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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두 형상이 마주보고 있다. 사람은 분명하나 사람이라기엔 석연찮은 모습들이다. 윤곽은 있되 형체는 없는, 차라리 ‘덩어리’(mass)라 해야 할 거다. 그래선가. 제대로 이름도 못 갖췄나 보다. ‘X14’ & ‘X15’(2020)다.
조각가 김세일(63·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은 덩어리를 탐구하고 빚는다. 40년 남짓 추구해온 조형미학이다. 변천사가 있다. 처음은 나무를 깎고 다듬는 작업이었다. 2000년대 들어선 불현듯 철사구조물로 촉각을 불러내는 ‘불가촉’ 연작으로 옮겨갔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바람덩이’ 연작이다. 석고덩어리에 바람구멍을 숭숭 내고, 결국 가시만 남긴 듯한 작품들을 나란히 내놨다.
24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2길 갤러리가비서 여는 개인전 ‘X-매스’(X-mass)에서 볼 수 있다. 석고. 10×10×50㎝(‘X14’), 10×10×52㎝(‘X15’). 작가 소장. 갤러리가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