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이커머스) 패권을 두고 겨루는 동종 업계 적수지만 쿠팡이라는 대형 경쟁자에 맞서기 위해 손을 맞잡을 준비에 나선 것이다. 이커머스 거래량 3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향후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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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자사주 교환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의미한 관계 형성 등을 감안하면 2000억~3000억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이번 협업을 이커머스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쿠팡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주식 공모가는 35달러(약 3만9862원)로 정해졌다. 쿠팡이 전날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32~34달러)의 상단마저 넘어선 금액이다. 쿠팡이 이번 기업공개(IPO)로 조달하는 금액만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 규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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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쿠팡은 물류센터 임대 형식이 아닌 자체 물류센터 추가확보를 통해 완전한 물류 시스템 구축을 노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핵심 지역에 A급 물류센터를 사들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물류·배송 추가 인력 확보를 통해 세간에 불거진 업무 효율성 개선에도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이밖에 배달앱인 쿠팡이츠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쿠팡플레이, 온라인 편집숍인 C에비뉴 등 신사업 힘 보태기에도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와 이마트가 반(反)쿠팡연대를 꾸렸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 시장 1위 기업인 신세계와 거래액 기준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인 네이버의 협업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신선식품과 패션 분야에 정통한 반면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와 연계하면서 충성 소비자를 늘려가고 있다. ‘위기를 같이 헤쳐나가자’는 마음이 지분 교환으로 이어진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종 사업군에 있는 전략적투자자(SI) 입장에서는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관심 있게 지켜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