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에 응답 추궁한 '조국흑서' 팀 "文정권 최초 사과" (상보)

  • 등록 2021-01-22 오후 4:52:40

    수정 2021-01-22 오후 4:52:4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제기한 검찰의 재단 사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사과했다. 그동안 유 이사장의 ‘응답’을 추궁해온 ‘조국 흑서’ 팀은 제각각 반응을 보였다.

‘조국 흑서’로 불리는 책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 가운데 권경애 변호사는 22일 페이스북에 “유시민이 조국 사태 이후 행한 증인 회유, 거짓사실 유포, 음모론 유포들 중 명백한 허위사실로서 형사처벌의 위험성이 높은 노무현재단 금융거래 불법 조회 발언에 대해서만 콕 집어 한 사과”라고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이 정도도 김경율 회계사의 집요한 추궁이 없었다면 나오지 않았을 사과였을 테고, 사과의 진정성이 있으려면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위에서 노무현을 욕보인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어 놓는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할 터”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조국 사태 이후 만연했던 허위사실과 음모론 유포의 유력인사들 중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첫 사과를 낸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허위의 선동으로 여론을 조작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에게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응 평가해 줄만하다”고 평가했다.

사진=김경율 회계사 페이스북
김경율 회계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 입장을 평소 존경하는 교수님의 트윗으로 대체한다”며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의 2016년 12월 1일 트윗을 올렸다.

당시 조 전 장관은 “사람을 무는 개가 물에 빠졌을 때, 그 개를 구해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두들겨 패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개가 뭍에 나와 다시 사람을 문다”는 중국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김 회계사는 “유 이사장의 발언들로 고통을 겪는 많은 분들을 봤다”며 “저는 이 사과 못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유시민의 사과를 고깝게 보는 이가 많은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난 그의 사과가 고맙다”고 운을 뗐다.

서 교수는 “이건 내가 한때 그를 스승으로 모셨기 때문은 아니고, 사과문을 메운 그의 현란한 글솜씨에 홀린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문 정권을 내가 못견디게 싫어했던 이유는 명백한 잘못을 해놓고 뭐가 나쁘냐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인 그 뻔뻔스러움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의 사과는 내가 기억하기론 문 정권X들 중 거의 최초의 일인데, 그 사과에 그간 맺혔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린다”며 “그에게 이렇게 말하련다. 고마워요, 유시민”이라고 전했다.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사진=연합뉴스)
앞서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금융거래 정보를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유 이사장은 이날 “의혹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며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 사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리라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책임 추궁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후원회원들에게도 “입증하지 못할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노무현재단을 정치적 대결의 소용돌이에 끌어들였다”며 “용서를 청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어떤 경우에도 사실을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해야 한다”며 “저는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다.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누구와도 책임을 나눌 수 없고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많이 부끄럽다”며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24일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내 뒷조사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제 처의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7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검찰총장이나 한동훈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이 조국 사태 와중에 제가 (재단 유튜브인) 알릴레오를 진행했을 때 대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며 “그래서 ‘얘 이대로 놔두면 안 될 것 같다. 뭔가를 찾자’해서 노무현재단 계좌도 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실명제법상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으로 계좌를 조회하면 최장 1년 이내에 당사자에게 조회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이에 유 이사장과 ‘조국 사태’에서 대립 구도를 펼친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싱 동양대 교수의 유죄 판결 이후, 유 이사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언론 기고문을 통해 “그의 말은 검찰이 자신과 노무현재단에 대한 수사로 4·15총선에서 야당의 압승을 이끌어 내 대통령을 탄핵하려 했다는 허황한 음모론의 토대가 되어 주었다”며 “응답하라 유시민. 금융기관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는가”라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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