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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건우 "한평생 영화 위해 살아온 배우 윤정희, 오래도록 기억해주길"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프랑스에서 별세한 배우 윤정희의 남편이자 피아니스트인 백건우가 “배우 윤정희를 오래도록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백건우는 20일 이메일 입장문을 통해 “제 아내이자 오랜 세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윤정희가 2023년 1월 19일(현지시간) 오후 5시, 딸 진희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며 “생전 진희엄마의 뜻에 따라 장례는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어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2010년 영화 ‘시’까지, 한평생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며 살아온 배우 윤정희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피아니스트 백건우(오른쪽)와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별세한 배우 윤정희(사진=이데일리 DB).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던 윤정희는 79세의 나이에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1944년생인 고인은 지난 1967년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출연한 영화 ‘청춘극장’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대종상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 신인상 트로피를 8개나 쓸어담으며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특히 문희, 남정임과 함께 ‘충무로의 트로이카’로 불리던 1970년대 대표 여배우다. 데뷔 이후 7년 동안 무려 30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했다. ‘안개’, ‘장군의 수염’, ‘독 짓는 늙은이’ 등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아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여러 곳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전성기 시절 엄청난 인기로 ‘은막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왕성히 활동하던 중 돌연 학업에 매진해 유학길을 떠난 적도 있다. 파리 칸 영화제 각본상까지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고인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서 연기 활동이 더이상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9년 언론 보도를 통해 증상이 악화됐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다. 2020년에는 윤정희의 동생들이 ‘백건우가 치매에 걸린 윤정희를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백건우가 윤정희 동생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성년후견 대상인 윤정희가 사망하면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 사건은 추가 심리 없이 각하될 전망이다.다음은 백건우의 입장문 전문이다.안녕하세요 백건우입니다.제 아내이자 오랜 세월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윤정희가 (프랑스시간) 2023년 1월 19일 오후 5시, 딸 진희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 진희엄마의 뜻에 따라 장례는 파리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치를 예정입니다.1967년 영화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2010년 영화 <시>까지, 한평생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간직하며 살아온 배우 윤정희를 오래도록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감사합니다.백건우 배상
- "하늘에서도 작품하시길"…영화계, 故 윤정희 사망 애도 물결 [종합]
- 지난 2016년 9월 22일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영화배우 윤정희 특별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 영화사의 발전을 함께한 은막의 스타, 영화배우 윤정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영화계 및 누리꾼들 사이에선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영화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던 윤정희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안타까운 비보에 영화계는 슬픔에 빠졌다. 신정균 감독은 고인의 죽음에 ‘별이 졌다’고 표현하며 그를 추모했다. 신정균 감독은 고 윤정희와 생전 ‘삼일천하’, ‘효녀심청’, ‘궁녀’, ‘평양폭격대’ 등 작업을 함께한 고 신상옥 감독의 아들이다. 신 감독은 “신상옥 감독과도 많은 작품을 하셨던 여배우 윤정희 여사님, 우리 어머니 생전에 마지막으로 방문하셨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결국 알츠하이머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과의 이별을 고했다”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먼저 가신 동료 선후배 영화인들과 함께 영면하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처스 대표도 SNS로 추모의 뜻을 전했다. 원 대표는 “1990년 ‘한샘’의 모델이셨고 그 광고의 조감독으로 선생님을 뵈었다”고 고인과의 첫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이창동 감독님의 ‘시’ 시사회장에서 만나 그 인연을 말씀드리니 ‘꼭 작품 같이 해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수 없지만”이라고 덧붙이며 비통한 심정을 덧붙였다. 원로배우 한지일 역시 자신의 SNS에 “대배우 선배들과 연기를 한다는 게 참 힘들었던 저에게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신 선배님”이라며 “‘죽는 날까지 영화를 하시겠다’던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시고 너무 빨리 하늘나라로 가셨다. 파리에 계시면서도 늘 영화배우의 끈을 놓지 않고 귀국 때마다 영화 배우 선후배들과의 만남, 영화계 큰 어르신인 신영균 선배님과 동료 배우들과의 교우를 끊지 않으셨던 선배님”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하늘나라에서도 그토록 사랑하셨던 영화 많이 많이 출연하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영화 기관들도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공식 SNS 계정에 “배우 윤정희 님께서 별세하셨다”며 “‘청춘극장’(1967)부터 ‘시’(2010)까지 280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마지막 영화로 많은 여우주연상을 받으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1944년생인 고인은 지난 1967년 1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출연한 영화 ‘청춘극장’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대종상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 신인상 트로피를 8개나 쓸어담으며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특히 문희, 남정임과 함께 ‘충무로의 트로이카’로 불리던 1970년대 대표 여배우다. 데뷔 이후 7년 동안 무려 300편에 가까운 영화에 출연했다. ‘안개’, ‘장군의 수염’, ‘독 짓는 늙은이’ 등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아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여러 곳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전성기 시절 엄청난 인기로 ‘은막의 여왕’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왕성히 활동하던 중 돌연 학업에 매진해 유학길을 떠난 적도 있다. 그는 1974년 돌연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뒤 파리 제3대학에서 영화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6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와의 결혼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다만 결혼 이후에도 2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 연기에 대한 꾸준한 열정을 보였다. 1994년 영화 ‘만무방’ 출연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16년 만인 지난 2010년에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통해 화려하게 귀환했다. ‘시’는 당시 칸 영화제 각본상까지 수상했다. 윤정희는 이 작품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인생 마지막 여우주연상, 각종 공로상들을 휩쓸었다.다만 ‘시’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고인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서 연기 활동이 더 이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2019년 언론 보도로 그의 알츠하이머 증상이 악화됐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다. 당시 남편인 백건우는 이에 대해 “사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게 그렇게 좋은 뉴스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제는 더 숨길 수 없는 단계까지 왔고 윤정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사실 다시 화면에 나올 수도 없는 거고 해서 알릴 때가 됐다 생각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20년에는 윤정희의 동생들이 ‘백건우가 치매에 걸린 윤정희를 방치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백건우가 윤정희 동생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급기야 프랑스 및 한국에서 윤정희의 후견인 지위를 둔 법적 다툼까지 빚어졌다. 당시 윤정희의 성년후견인은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였다. 백진희는 프랑스 법원에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어머니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고 2020년 국내 법원에도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윤정희의 동생들이 딸 백 씨를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생들은 2심 결과에도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하지만 성년후견 대상인 윤정희가 사망하면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이 사건은 추가 심리 없이 각하될 전망이다.
- 원로배우 한지일, 故 윤정희 사망에 "다정한 분, 잉꼬부부였는데.." [인터뷰]
- (사진=한지일 페이스북)[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원로배우 한지일이 배우 윤정희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며 고인을 애도했다. 한지일은 20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또 한 명의 소중하고 뛰어나신 선배님이 떠나시니 참 쓸쓸하고 가슴이 아프다”라며 “윤정희 선배님은 누구보다 다정다감하신 분이었고, 한국 영화계의 발전을 다진 뛰어난 배우이셨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앞서 한지일은 지난 2019년 고인의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SNS에 고인과 함께한 16년 전 사진을 올리며 쾌차를 기원하기도 했다. 한지일은 고(故) 윤정희와 영화 ‘자유부인81’(1981)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자유부인’은 유교 문화가 남아있는 보수적인 가족 사회에서 바람난 교수 부인의 이야기를 다룬 파격 줄거리로 당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자유부인81’은 ‘자유부인’을 재제작한 작품으로, 파리에 살던 윤정희가 연기를 위해 한국에 귀국한 뒤 처음 선보인 영화였다. 한지일은 “당시 나는 젊은 대학생 준호 역을 맡아 주인공인 윤정희 선배를 처음 만났다”며 “따뜻하신 분이었던 기억이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의 미국 공연에 선배님이 늘 함께하셨던 장면이 떠오른다”며 “저렇게 서로를 아끼는 잉꼬 부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두 분의 사이는 각별했다”고 했다. 이어 “공항에서 짐을 내리며 서로를 배웅해주고 마주하며 아껴주는 그 모습을 보는 게 저는 굉장히 보기 좋았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알츠하이머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한지일은 “2017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때 윤정희 선배님을 다시 만났다”며 “알츠하이머 투병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이전이었지만, 사실 그때 이미 선배님의 말투, 행동 등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침부터 갑작스러운 비보에 경황이 없고 마음이 안 좋다”며 “소중한 선배님이 또 한 분 가시니 마음이 외롭다. 선배님이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길, 그 곳에선 편안하시길 빈다”고 덧붙였다. 20일 영화계에 따르면, 윤정희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오랜기간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었다. 고인은 2017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후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 백진희 씨와 함께 프랑스에 거주해왔다. 백건우가 2019년 방송 등 입장을 통해 “사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게 그렇게 좋은 뉴스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제는 더 숨길 수 없는 단계까지 왔고 윤정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사실 다시 화면에 나올 수도 없는 거고 해서 알릴 때가 됐다 생각했다“고 처음 공식적으로 이를 알린 바 있다. 고인의 대표작은 ‘신궁’(1979), ‘자유부인1981’(1981), ‘위기의 여자’(1987), ‘만무방’(1994) 등이 있다. 그는 이창독 감독의 영화 ‘시’(2010)를 마지막으로 배우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다만 이 작품으로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한편 고 윤정희는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활동해왔으며, 지난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슬하에 딸 백진희 씨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