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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정원박람회에서 '아이파크 가든' 선봬
  • HDC현대산업개발, 정원박람회에서 '아이파크 가든' 선봬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아이파크 가든을 선보였다고 17일 밝혔다.이번 박람회는 서울시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에서 개최한 행사로 개막식에서는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참여 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드닝 퍼포먼스, 정원공모전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서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참여 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드닝 퍼포먼스, 정원공모전 시상식 등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신왕섭 HDC현대산업개발 실장, 이현경 HDC현대산업개발 조경팀 매니저, 이주은 정원작가, 오세훈 서울시장, 권상민 HDC현대산업개발 조경팀장. (사진=HDC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 가든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서울시 관내 친환경 환경·사회·지배구조(ESG)정원 조성을 위한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동행정원 업무협약의 연장선으로 뚝섬한강공원 일대에 꾸며진 정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일상 속 쉼터가 되는 정원 경관을 지역사회 시민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2013년부터 매년 시행되어온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국제공모를 통해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작가정원부터 학생, 시민, 기업, 기관 등 다양한 주체가 수준 높은 정원을 조성해 ‘정원도시 서울’을 알리는 축제다. 이번 축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뚝섬유원지역 한강공원 초입부 약 180평 부지에 아이파크 브랜드의 디자인 가치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의 히든 네이처 콘셉트를 표현한 정원을 조성했다. HDC현대산업개발에서 준비한 아이파크 가든은 아이파크의 간결하고 모던한 이미지를 담은 진입부 공간을 지나, 천혜의 자연을 연상케 하는 숲속에 반짝이는 유리 블록 정원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친자연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정원을 선보인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착공을 목표로 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서 선보일 단지의 조경 콘셉트와 맞닿아 있다. 도심 속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도시, 중량천 등 주변의 자연환경과 연계한 산책로, 건축물과 사람, 자연, 그리고 도시환경이 공존하는 삶을 조경으로 그려나갈 계획이다. 아이파크 가든은 주간과 야간의 감상 포인트를 달리하여 24시간 지속 가능한 명소로 제작되며 국제정원박람회가 종료되는 10월 8일까지 약 5개월 동안 계절에 따라 아름답게 변화해가는 경관을 시민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파크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를 아름다운 정원으로 조성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아이파크의 매력을 한강공원에서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분들도 아이파크 가든을 볼 수 있도록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서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외에도 ‘자치구 매력정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도시 숲을 활용한 다양한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구 소재 민·관·학 연합 봉사체 ‘용산 드래곤즈’와 함께 용산역 앞 광장 약 1700평 규모의 정원형 녹지에 지역주민의 도심 속 휴게공간 조성을 위한 ‘용산구 매력 정원 조성’ 봉사활동을 시행했다. 앞으로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역공동체와 상생하고 아이파크의 브랜드 특성을 살린 맞춤형 ESG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2024.05.17 I 이윤화 기자
“창틀에 못박고 물도 안줘”…긴 연휴 ‘동물카페’ 가시나요?
  • “창틀에 못박고 물도 안줘”…긴 연휴 ‘동물카페’ 가시나요?[댕냥구조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개·고양이 카페’나 ‘실내 동물원’ 등 도심에서 동물을 전시·체험하는 시설들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된 관리 시스템은 부재해 동물 학대나 질병 전파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연광이 없는 부천의 한 실내 동물원에 갇혀 있는 곰의 모습. 이곳 동물들은 모두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동물자유연대)실내 동물원의 경우 그나마 관련 법 개정으로 등록제가 허가제로 바뀌고 법 위반시 영업 정지 등이 가능하지만,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카페의 경우 허술한 법망을 피해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물 안주고 자연광 못봐…92마리 1명 관리하기도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기준 ‘동물전시 업체’는 전국 약 529개로 추정된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따른 수치로 개와 고양이 카페 등도 포함된다. 앞서 동물자유연대가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 카페를 제외한 동물전시·체험시설의 수는 약 300여개다. 문제는 사육의 기본인 ‘급여·급수·휴식 장소 제공’ 등의 관리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곳들이 많단 점이다. 이런 전시 동물들은 갇혀 있는 자체로 스트레스가 높아져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위생에도 취약해 질병을 옮길 위험도 높다. 평생 자연광을 못 본채 갇혀만 지내는 동물 수도 적지 않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조사한 동물 전시업체 중 10%는 일부 사육장에서만 자연광이 제공되고 있었고, 모든 동물에게 자연광이 제공되지 않는 시설도 20%나 관찰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 2022년 발간한 ‘전시·체험형 동물시설 사육환경·질병관리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창문 없는 지하나 상가 내부에 위치해 자연광이 제공되지 않은 동물전시 업체가 61개소 중 14개소(17.1%)로 파악된다”고 조사한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정의한 채광의 범위에 인위적 채광도 포함된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어 이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해 사업등록시 기준 요건을 갖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제대로 된 물과 사료를 급여하지 않는 동물전시 업체도 상당수 발견됐다. 서울시는 보고서를 통해 “반려동물 관련 카페 총 61개소 중 물그릇에 물이 없거나 물이 오염된 곳은 17개소였고 물그릇이 아예 없는 곳은 4개소”라며 “특히 자율급식 환경의 동물들 경우 경쟁하면서 약한 개체가 밥그릇 근처를 가지 못해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자연광이 없는 부천의 한 실내 동물원에 갇혀 있는 백호의 모습. 이곳 동물들은 모두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동물자유연대)먹이 주기와 만지기 등의 프로그램이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건강상태를 악화하는 주범으로 지적됐으며 무엇보다 이 같은 체험은 사람들에게도 세균을 옮기게 할 수 있어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동물복지연구소 이혜원 소장은 “동물 전시업체들 중 현장 조사 결과 퇴장시 손 소독을 방문객에게 안내하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낮선 사람이 매일 새롭게 만지는 것이 동물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질병 감염 등의 문제로 확산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서울시 역시 보고서를 통해 “실제 조사된 동물전시 업체들 중 내부 기생충이 발견된 고양이 카페와 파충류 카페가 있었다”면서 “동물과 사람 간의 감염 위험이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해 동물별로 감수성 질병을 선정해여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관리 인력이 태부족한 상태다.동물자유연대가 지난해 발간한 ‘전시·체험형 동물시설 사육환경·동물상태 실태조사’ 보고서에선 “파악된 동물 마릿수 대비 동물 관리 종사자(업주 포함)를 살펴보면 1인당 최대 마릿수의 경우 92마리였으며, 평균적으로 1인당 총 53.5마리를 관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하고 있다.◇‘반려동물 카페’는 여전히 사각지대그나마 법이 개정되면서 10여 종, 50마리 이상을 보유한 동물원의 경우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어 보다 세세하게 기준을 잘 맞춰야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개나 고양이 카페는 여전히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동물자유연대가 시민의 제보로 지난달 19일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한 반려동물 카페는 “유기견 유기묘로 이루어진 보호소 카페”라고 홍보하고 있었지만 ‘동물 학대’ 정황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유기동물을 보호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해당 업체에는 곳곳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반려동물 카페는 급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열에서 밀린 아이들은 대부분 골반뼈나 등뼈가 드러나거나 앙상했으며 펫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3개월령 추정 품종견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특히 “동물들이 쉴 곳인 휴식실은 배설물이 들러 붙어 있었으며 창틀에는 고양이가 올라가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못들이 빼곡히 박혀 있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서울시가 실태 조사 후 작성한 이 보고서에선 “조사된 애견카페의 73.3%가 동물이 원할 때 방문객들로부터 숨거나 피할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이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배설물들이 치워지지 않은 채 방치된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다만 화성시는 이 같은 반려동물 카페 운영에 대해 위생 관리, 치료의무 불이행 등은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물전시업은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에 관리·감독 시 시민들이나 동물단체가 제공하는 증거 자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지자체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행정처분의 수위가 달라진다. 반려동물 카페는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여전히 곳곳에서 동물 학대나 비위생적인 상황에 노출 된 채 운영되고 있다. 동물호보단체 활동가는 “실제 조사를 위해 강아지 카페를 방문해 보니 수 많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카페를 방문해 즐기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제대로 관리 되지않는 동물 전시업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유기동물을 보호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해당 업체에는 곳곳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실제 지난 2022년에는 서울 마포구의 한 동물카페 주인은 카페에서 키우던 개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해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는데, 이 카페는 이 사건 이전에도 11개 종, 70여 마리의 동물을 동물전시업 등록을 하지 않은 가운데 열악한 환경에서 기르다 적발돼 서울시로부터 수차례 고발당했지만 벌금을 내는 수준에 그친 바 있다. 문제가 된 서울시 마포구 한 동물카페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 (사진=동물자유연대)문제가 된 서울시 마포구 한 동물카페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 (사진=동물자유연대)문제가 된 서울시 마포구 한 동물카페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 (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 보존과 교육 목적으로 이뤄져야”전문가들은 동물 전시를 단순히 이익 창출을 위한 사업으로만 보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위생과고 생명 존중이라는 가치를 지키면서 ‘동물 보존’과 ‘교육’을 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향으로 개선돼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한국동물복지연구소 이혜원 소장은 “관련법이 차츰 개선돼 만지기 등 체험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체험은 이뤄지고 있고, 조사 결과 다른 종을 체험하면서 혹은 체험 완료 후 제대로 소독을 할 환경을 갖춘 곳도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물 전시라는 게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주가 아닌 동물 보존과 교육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실태 조사 결과에 비해 현재는 많은 사업장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변화된 부분도 있다”며 “다만 여전한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실태 조사 이후 법 개정이 반영돼 지난해 12월부터 동물원과 수족관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됐으며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오락이나 흥행으로 목적으로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 공포, 스트레스를 주는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주기 등 무분별한 체험행위는 금지된 상태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유기동물을 보호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해당 업체에는 곳곳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
2024.02.09 I 박지애 기자
이준석 "신당서 표 떨어지더라도 대한민국 중차대한 문제 다루겠다"
  • 이준석 "신당서 표 떨어지더라도 대한민국 중차대한 문제 다루겠다"[전문]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룰 수 있는 신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제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한다”며 “어느 정치세력도 미래와 대안을 놓고 고민하지 않고 생산적 경쟁을 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가 하는 신당에선 (대한민국) 위기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얘길하겠다.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를 솔직하게 다루겠다”며 “누군가 또 다시 콜로세움에서 상대를 ‘빌런’으로 만드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그 사람의 멱살을 잡고 아고라로 들어와 다시 미래를 얘기하도록 강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내 임기 중에만, 내 정치 인생 중에만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그들의 정치가 어떻게 미래지향적 정치일 수가 있는가”라며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지금의 주장과 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 누가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음은 이준석 전 대표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미래로 가자>사랑하는 시민 여러분,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놓고, 지난 몇 달간 많이 고민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함께한 세월, 가볍지 않았던 영광의 순간들과 분루의 기억들은 교대로 제 팔을 양쪽으로 잡아끌었습니다.저를 대표로 선출해 주셨고 각자의 위치에서 대선과 지선 승리에 앞장서 주신 당원들께 그동안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습니다. 지난 대선과 지선의 연승은 당원들의 도움과 사랑 없이는 이뤄낼 수 없었습니다.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당내의 시대착오적 관성과 강하게 맞서야 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하셨던 당원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호사가들은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현 상황이 그토록 안 좋다면 지금은 때를 기다리고 기회를 보라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3년 전의 저라면 아마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와신상담, 과하지욕 등의 고사성어를 되뇌며 “당을 위해 헌신”과 같은 여의도 방언을 입 밖으로 내었을 것입니다.사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냐는 자세로 때로는 영달을 누리고 때로는 고생을 겪으며 만수산 드렁칡과 같이 얽혀 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습니다.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저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습니다.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입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습니다. 정확히는 대한민국이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습니다.저는 탄핵을 겪으며 비선은 있고 비전은 없는 대한민국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입니다.저는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반성합니다.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합니다. 모든 것이 제 부족한 탓입니다.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합니다.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합니다.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합니다.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상정하고 청산하는 것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고 합니다.하지만 마상득지, 마상치지(馬上得之 馬上治之)라고 했습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계속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까?정치는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노력입니다.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께서 수고롭지만,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우리 이제 다 같이 자세를 고쳐 앉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영논리에 휩싸여 우리 팀에 발생한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는 모습에 정작 미래를 고민해야 할 젊은 세대는 정치를 ‘내로남불’의 장으로 보며 외면하게 되었습니다.언제까지 우리는 학교에서 이상을 가르치면서 이상적이지 않은 현실을 강제하는 이중적인 대한민국으로 남아있어야 합니까? 참되어라 바르거라 선생님이 가르친 대로 살면 딜레탕트(dilettante)가 되어 조소를 받고, 교과서로는 민중 항거인 4·19와 5·18을 가르치면서 민주주의의 근본이 무너지는 현실을 놓고 투표장에서는 차악을 선택한다는 미명 하에 진영논리로 일관합니다. 배운 대로 살지 못한다면 배워서 무엇에 쓰겠습니까?과거 정치군인들은 북한의 위협을 항상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비상 선포를 통해 많은 자유를 억압했습니다. 놀랍게도 소위 직업군인인 그들은 실제로 쿠데타를 위해 전방사단까지 동원하는 등 국가 안보를 최우선에 두고 일을 처리하지도 않았습니다.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이 시대를 겪어내고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합니까?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 자녀의 미래, 손자·손녀의 미래가 단순히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에게 맡겨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황당한 검투사 간의 랠리를 이어가는 것입니까? 그 랠리를 여러분이 즐겨주니까 어느 정치세력도 미래와 대안을 놓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생산적인 경쟁을 하지 도 않습니다.대한민국은 현재 위기입니다. 절망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대한민국이 정체된 사이 우리에게 여러 가지 거부할 수 없는 도전들이 쌓여갑니다.제가 하는 신당에서는 이 위기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이야기하겠습니다. 해열제와 진통제를 남발하여 이제는 주삿바늘을 꽂을 혈관도 남아있지 않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솔직하게 다루겠습니다. 누군가가 또다시 콜로세움에서 상대를 빌런으로 만드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저는 일백 번 고쳐 죽는 한이 있어도 그 사람의 멱살을 잡고 아고라로 들어와 다시 미래를 이야기하도록 강제하겠습니다.몇 가지 생각나는 시급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한쪽에서는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반도체 웨이퍼와 포토마스크를 흔들며, 다른 한쪽에서는 의대 정원을 세배 가까이 늘리는 것을 검토한다면, 최상위급 이공계 인재들은 연구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의대생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액셀과 브레이크를 같이 밟으면서 고장 나는 대한민국의 성장 엔진은 과연 누구의 책임이어야 합니까?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등록 인원의 절반이 이름만 올려놓은 가짜 대학생인 학교가 늘어가고 있는데 시민의 세금을 대학 등록금 지원에 무조건 더 투입하겠다는 것이 교육개혁입니까? 사학재단과 교원들의 표만 두렵고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입니까?저출산의 여파로 전방을 지킬 병사가 부족하다면 적극적인 감군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일 것입니다. 감군 계획이 문재인 정부에서 나왔던 이야기라고 해서 논의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집입니다. 상대에 대한 극한 부정에서 나온 대안이 120kg이 넘는 고도비만자까지 군복을 입혀서 휴전선에 세워놓자는 생각이라면 그것이 무책임한 정치의 민낯입니다.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하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미적분과 기하마저 수능시험 범위에서 제한다고 한다면 학생들은 줄어든 평가범위 속에서 소위 “매력적인 오답”을 통해 변별력을 갖춰야 하는 것입니까? 벡터와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평가받지 못한 학생들은 해외의 이공계 인재들과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 것입니까?이제 누군가가 국민연금의 문제를 다룬다고 하면 또 결론은 뻔하게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는 방향으로 날 것이라고 다들 예측합니다. 이것이 해열제이지 어떻게 근본적인 연금 개혁일 수 있겠습니까? 적립식 국민연금이 저출산과 맞닥뜨려 한계에 도달했고, 지금 이대로 가면 지금 연금을 납부하는 세대는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부과식으로의 전환을 조금씩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왜 시작하지 못합니까?대한민국의 대통령 이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작 권력을 가진 그들은 앞으로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임기 중에만, 내 정치 인생 중에만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그들의 정치가 어떻게 미래지향적 정치일 수가 있습니까?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서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가 내는 대안과 제안이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습니까? 프랑스의 마크롱이 표 떨어질 각오로 연금 개혁에 몸을 던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결국 마크롱은 본인의 삶 언젠가 연금 고갈의 파고를 그대로 맞닥뜨릴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게 진실하게 나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논리와 이성은 사라지고 선악을 가르는 무부의 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써버리는 야만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절대 나대지 말고 큰 덩어리에 의지하라는 이야기를 할 겁니다. 오직 제가 믿는 것은 용기와 올바름의 힘입니다. 저는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그 칼날을 두려워하거나 순치되지 않겠습니다.오늘 제가 상계동에서 제 뜻을 밝히는 것은 정치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새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 고향 상계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20만의 상계동이고,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곳이기에 지금 듣고 계신 시민 누구나 높은 확률로 상계동에 지인이 있으실 겁니다.노력하는 사람들의 도시, 가진 것이 많기보다 꿈꾸는 미래가 많은 사람들의 도시입니다.서울시민이지만 가장 먼 거리를 출퇴근해야 하는, 좋은 학군을 찾아서 구축아파트에 사는 것을 감내하는 그 일상에는 지금의 불편함을 다소 감내하는 사람들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이 깃들어 있습니다. 제가 언제, 어디에서 정치하더라도 상계동 사람들의 바람대로, 내가 먹고 즐길 것을 아껴가며 댄 아이의 교육비가 가치 있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4호선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까지의 20분간의 부대낌 속에서 졸고 있는 가장의 고단함을 새기겠습니다.반드시 대한민국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공무원 임대아파트와 군인아파트를 끼고 있는 상계동에서 살면서 100만 공무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리는 미래 속에서 누구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교사로서의 소명 의식 외의 다른 것을 강요받지 않고, 국가를 지키는 군인이 국가와 국민 외에 충성해야 할 대상을 찾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아픈 사연과 박정훈 대령의 고난 서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하는데, 정치권은 이미 이슈로 이슈를 덮는 방식으로 해법 없이 잊혀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추진하는 신당은 일련의 아픔들과 부당함을 절대 잊고 지나가지 않겠습니다.몇 개의 의석을 만들어낼지 확실하지도 않은 누군가의 말에 신빙성이 없고, 실행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다면, 더 많은 의석을 만들어 주십시오. 여러분이 평생 사게 될 주식 중에 가장 큰 수익률을 담보하는 주식은 바로 이 신당에 투자하는 지지와 성원일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미래지향적인 대한민국을 상속세 없는 유산으로 남겨 주십시오.이준석이 정당을 끌어나갈 돈이 있느냐, 사람이 있느냐 설왕설래 합니다. 3천만 원으로 전당대회를 승리하는 방식이 정치개혁의 실증적 사례였던 것처럼, 나눠줄 돈과 동원할 조직 없이 당을 만들어 성공한다면, 정치의 문화가 확 바뀔 것입니다.대한민국 시민 여러분 모두를 미래의 정치로 초대하겠습니다. 참여하실 때 십시일반의 밥 한 숟가락씩만 주십시오. 노무현 대통령에게 모인 돼지저금통을 기억하는 우리가 20년이 지나 많은 것이 더 발달한 지금, 왜 그 방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합니까.거대 정당을 이끌어 본 제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믿는 구석이 있는 겁니다. 얼마 전에 방영된 JTBC 드라마 ‘재벌 집 막내아들’에서 새우가 고래를 이기는 방법을 진도준이 이야기 합니다.“새우 몸집을 키우는 거죠.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지 않을 만큼.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시간은 새우 편 아닐까요?”서로 물어뜯기 밖에 못하는 고래 두 마리가 싸우는 동안 담담하게 많은 시민들의 희망을 머금고 미래를 그리면서 여러분이 모아주시는 십시일반의 밥 많이 먹고 크겠습니다.시민 여러분, 모두가 움츠린 눈 덮인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막아보려고 해도 민주화는 필연이었습니다.상대 정치세력을 악의 상징, 빌런으로 만들어 콜로세움에 세우는 검투사 정치는 월륜(月輪), 즉 보름달과 같아지게 되어 있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생산적인 정치는 월신(月新), 초승달과 같이 차오릅니다. 자연의 섭리가 무서운 것은 이것이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점에 있습니다.눈은 항상 녹습니다.그래서 봄은 항상 옵니다.보름달은 항상 지고, 초승달은 항상 차오릅니다.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습니다. 희망의 언어로 미래를 키울 때, 다시는 투표용지가 킬러문항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내 나라를 위해 행복한 선택이 가능한 그날을 오늘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습니다.앞으로 저만의 NeXTSTEP 을 걷겠습니다. 변화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두고 이 길을 즐겁게 걷겠습니다. 훗날 오늘의 제 약속이 “상계동 마포참숯갈비 선언”이라고 위키 한 자락에 기록될 수 있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당신을 빼놓지 않도록.감사합니다.
2023.12.27 I 경계영 기자
“최소한의 사료·물만 공급”…빌라에 방치된 시츄 50마리
  • “최소한의 사료·물만 공급”…빌라에 방치된 시츄 50마리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경북 포항의 한 빌라에서 방치된 시츄 종의 개 50여마리가 포항시 동물보호팀과 동물보호센터 등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 23일 오후 포항시 남구 동해면의 한 빌라 인근에 구조된 시츄들이 모여 있다. (사진=포항시 제공)구조 작업을 진행한 포항시 동물보호팀 측은 지난 23일 오후 포항시 남구 동해면에 있는 한 빌라에서 방치된 시츄 50마리를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현장에 있던 50마리 중 한 마리는 이미 숨져 있었으며 또 다른 한 마리는 포항시 동물보호센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폐사했다. 포항시 동물보호팀에 따르면 구조된 시츄 48마리는 대부분 털 엉킴이 심한 상태였으며 일부는 안구에 상처가 나 있거나 다리가 휘어 있기도 했다. 당시 인근 주민이 악취와 개 짖는 소리가 심해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방치 상황을 확인한 뒤 시 측에 연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세대의 집주인은 10여일 전 A씨에게 집을 빌려줬으며 주민들은 A씨가 입주한 뒤 악취가 나고 개 짖는 소리가 심해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폐사한 두 마리의 사체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 의뢰한 상태다. A씨에 대해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 포항시 동물보호팀은 48마리에 대한 관리와 피부병을 치료하는 등 입양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암컷 9마리에 대한 중성화수술을 마쳤으며 나머지 개체들의 엉킨 털을 깎고 목욕을 시키는 등 센터 내 견사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성화수술은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미용 봉사자들이 센터에 방문해 털을 정리하는 등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 동물보호팀장은 이데일리에 “(주인은) 장기간 최소한의 사료와 물 정도를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츄 대부분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사육이 아닌 방치에 의한 학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개체가 포항시 동물보호센터에 들어왔지만 센터 내 넓은 공간에 수용한 상태라 일단 관리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며 “입양 또는 임시보호에 대한 문의가 오는 상황이고 전반적인 치료 등을 진행하며 입양을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3.07.27 I 이재은 기자
테라젠바이오, 고대 안산병원과 정밀 유전체 정보 생산 및 분석 MOU 체결
  • 테라젠바이오, 고대 안산병원과 정밀 유전체 정보 생산 및 분석 MOU 체결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글로벌 유전체 분석서비스 기업 테라젠바이오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과 6일 정밀 유전체 데이터 생산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협약식은 테라젠바이오 황태순대표 백순명소장,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주한연구부원장, 성화정혈액종양내과장, 최정윤교수 포함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판교 테라젠바이오 본사에서 진행됐다.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왼쪽)와 이주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연구부원장이 협약식 후 기념사진에 응하고 있다. (사진=테라젠바이오)이번 협약을 통해 테라젠바이오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유전체정보를 생산하고 제공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해당 데이터를 종양연구의 기반이 되는 연구결과로 활용할 계획이다. 테라젠바이오는 향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과 △정밀 유전체 데이터 생산 및 제공 △싱글 셀 유전체, 공간전사체 등 최신 정밀의료 서비스에 관한 협력 △공동 연구과제 발굴 및 협업 등을 위한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백순명 테라젠바이오 연구소장은 “암 연구에서 최신기술을 통한 양질의 유전체 정보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테라젠바이오가 제공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통해 고려대학교병원의 암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07.10 I 김승권 기자
천안함 의혹?…법원은 200쪽 판결 통해 "北 소행" 분명히 했다
  • 천안함 의혹?…법원은 200쪽 판결 통해 "北 소행" 분명히 했다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야권을 중심으로 천안함 피격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현 대법원을 비롯해 그동안 법원은 판례를 통해 ‘천안함 피격사건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천안함 피격사건을 둘러싼 법원의 판단을 자세히 볼 수 있는 판결은 대표적인 천안함 음모론자 중 한 명인 신상철씨의 명예훼손 사건이다. 2010년 기소돼 무려 12년 뒤인 2022년에야 최종 결론이 난 해당 사건에서 법원은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매우 구체적 판단을 내놓았다.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 전시된 피격 천안함. (사진=연합뉴스)2010년 8월 기소된 신씨에 대한 1심 판결은 그로부터 5년 5개월 후인 2016년 1월에 나왔다. 그 기간 재판부는 여러 과학적 의견을 분석하고, 현장 검증을 나서는 등 사실관계에 대한 매우 꼼꼼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판결문만 무려 221페이지 분량으로, 여기엔 북한의 소행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자세히 기재했다.1심은 “천안함은 수중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돼 침몰됐고, 폭발위치는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 정도이며 사용된 무기는 북한에서 제조된 CHT-02D 어뢰 또는 그와 같은 계열의 어뢰로 판단된다”고 결론 냈다.판단 근거도 자세히 열거했다. 1) 천안함의 절단면 분석결과 좌현 하부로부터 큰 폭발력에 의해 상부 방향으로 큰 곡면의 함체 소성변형이 있어나고, 이후 워트제트로 추정되는 강력한 외력에 의하여 전단파괴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절단이 시작된 위치는 용골의 좌현 1.9.m 지점으로 확인되었다. 2) 유실된 가스터빈실의 위치를 중심으로 한 선체의 디싱 현상, 특히 절단면 부근의 함안정기의 디싱현상은 그 부위에 강력한 압력이 작용하였음을 말해 준다. 함수 절단면 주변의 선저면, 가스터빈실의 선저면 등에 ‘둥근 물방울’ 모양과 ‘골’ 형태로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이른바 ‘버블흔’이 다수 발견된다. 3) 사고 당시 측정된 공중음파를 분석하면 2회의 공중음파가 확인되고, 지진파도 감지되었는데, 이는 수중폭발에 의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의 현상과 일치한다. 4)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고 좌현 견시대에 발목이 빠질 정도의 물이 고였다는 진술, 백령도 해안 초병이 2~3초 동안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을 관측했다는 진술 등은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 승조원의 상해 부위와 사체를 검안한 결과에 의하면, 파편상과 화상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골절과 열창 등이 관찰되어 충격파 및 버블효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과 일치한다.6) 천암함에서 발견된 채증물 357점에 대한 폭약성분 분석 결과 HMX는 연돌·함수절단면 등 28개소에서, RDX는 연돌·해저 토양 등 6개소에서, TNT는 함안정기 등 2개소에서 각 검출됨으로써 HMX, RDX, TNT가 혼합된 폭약성분임을 확인하였다. 특히 HMX는 천안함에 탑재된 무기체계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폭약성분이다. 7) 미국의 폭발유형 분석결과에 의하면, 수심 약 6~9m,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위치에서 총 폭약량 TNT 200~300kg 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고, 한국의 폭발유형 분석결과에 의하면, 동일 지점에서 총 폭약량 TNT 250~360kg 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북한산 CHT-02D 어뢰는 폭발장약이 250kg에 달하는 중어뢰이다. 8) 어뢰 추진체는 폭발 원점으로 추정되는 해역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부식 정도가 천안함 선체의 부식 정도와 유사하고, 추진체에 붙어 있던 흡착물질이 천안함 선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질과 동일한 성분임이 밝혀졌다. 9) 인양된 어뢰 추진체 중 특히 추진 후부, 프로펠러, 고정타, 방향타의 형태와 크기, 접합형태가 북한이 제조한 CHT-02D 어뢰의 설계도면과 일치하였다. 10) 인양된 어뢰 추진체 중 추진 후부의 내부에서 조립 과정에서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 “1번” 글씨가 발견되었다.천안함 피격을 둘러싼 대표적 음모론 중 하나인 좌초설·충돌설이 얼마나 비과적인지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충돌설에 대한 반박은 아래와 같이 적시했다.1) 선박의 항해 중 충돌이 있을 경우 피충돌선의 충격 부위의 외판이 찢어지고, 충돌선이 피충돌선 내로 진입함에 따라 파단부의 전체적인 형상이 충돌선의 형상과 유사하게 된다. 또한 피충돌선의 충돌시의 마찰, 충격으로 인해 충돌 부위에는 충돌선의 페인트 흔적이나 손상 부분 등의 잔류물이 남게 된다. 천안함 측부에 충돌선의 선수 형상이 없으며 충돌선의 잔해물이 발견되지 않은 점, 해군전술자료처리체계(KNTDS) 및 선박위치자동식별체계(AIS)에서 천안함으로부터 5.5마일 이내에 항해 중인 선박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 점, 사건 직후의 TOD 영상에서도 천안함 주변에 있던 선박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수상 선박과의 충돌 가능성은 없다. 2) 천안함의 전체적인 손상형태는 선체 하부로부터 큰 힘이 상방향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선저의 충격 형태는 둥근 물체가 충돌한 것이라고 볼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선체 내부 및 주갑판의 형상 부분에서는 둥근 물체가 충돌한 양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3) 천안함은 선저부 외판 패널에 유실된 가스터빈실 위치를 중심으로 하여 상당한 범위에서 소성처짐(디싱) 현상이 나타난다. 가스터빈실의 선저에서도 보강재(프레임)를 따라 선체의 판이 내부로 길게 들어간 형태로 디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절단면 부근의 함안정기는 아랫면과 좌우 측면이 모두 내부로 찌그러져 있는 전형적인 디싱현상을 보이고, 좌현 함안정기는 압력에 의하여 일부 찢어진 모습도 보인다. 위와 같은 디싱현상은 그 부위에 강력한 압력이 작용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만약 잠수함 등과 충돌한 것이라면 충돌 부위가 아닌 부위에 위와 같은 디싱현상이 발생할 수 없다.4) 함수 절단면 주변 선저면, 가스터빈실의 선저면 등에 ‘둥근 물방울’ 모양과 ‘골’ 형태로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이른바 ‘버블흔’이 다수 발견되는데, 위 버블흔은 피고인 주장의 좌초나 충돌 그 어는 것으로도 설명하기 어렵다. 5) 천암함에서 충돌선의 페인트 흔적이나 잔해물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선체 절단면 부위에 녹색 페인트로 보이는 흔적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진에 의하더라도 녹색의 형태는 휘어진 선체의 손상 부위에서부터 선체의 흘수선 부근을 따라 함체 끝까지 길게 이어진 모습을 볼 수 있고, 함미 인양 당시의 선체 사진에 의하면, 나아가 함미 뒷면의 흘수선 주변에서도 길게 짙게 드러나고, 함미 선저에서 전체적으로 푸르스름한 녹색을 띄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녹색 페인트라는 것은 녹색을 띠는 조류(藻類)이거나 페인트 표면이 일부 벗겨져 있는 모습이라고 추정된다.6) 천안함 사고 당시 측정된 지진파와 공중음파에서의 2회의 피크(버블주기)는 수중폭발이 있는 경우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으로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충돌로는 도저히 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7) 피고인은, 사고 당시의 TOD 영상에 의하면, 절단된 직후의 천암함의 선수 및 선미 사이에 조류의 방향과는 달리 움직이는 검은 ‘점’이 보이는데, 이는 잠수함의 코닝 타워 등의 일부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TOD 영상에 의하여 보이는 ‘검은 점’은 실제 크기가 1~2m 정도에 불과한 점, 막 절단되어 침몰 중인 함수와 함미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잠수함이 기동 중인 것으로 상정하기는 어려운 점, 사고 당시 남서풍이 20~25노트로 불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함체에서 떨어져 나간 프라스틱 재질의 구명정 등이 바람의 영향으로 주변을 떠다니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8) 승조원들은 해상에서 선박이나 잠수함 기타 어떠한 장애물이 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고 사고 직후는 물론 수년이 지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사고 이후 합조단의 선체 잔해물 인양 과정에서도 잠수함 파편 등의 잔해물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9) 또 다른 충돌설을 주장하는 A 교수는 천안함 우현 손상 부위의 폭이 7.2m 정도임을 볼 때 그 정도의 선폭이 되는 잠수함으로서 한국의 장보고급 잠수함 정도의 크기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의 장보고급 잠수함은 만재 배수량이 천안함과 유사한 1,200톤 정도에 불과하고, 너비 6.2m, 높이 5.5m, 길이 56m로 알려져 있다. 천안함의 손상 부위와 형태로 볼 때, 만약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라면 잠수함이 수직에 가깝게 부상하는 과정에 충돌하였다고 보아야 하는데, 잠수함의 경우 밸러스트 탱크에 채워져 있던 물을 외부로 배출함에 따라 그 만큼 부력을 얻게 되어 부상하게 되는 원리이므로, A교수가 언급했던 장보고급이 아니라 더 큰 잠수함이 급속 부상한다 하더라도 47m 정도의 저수심에서 부상하는 힘만으로 1,200톤급 천안함을 순식간에 두 동강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만약 충돌이 있었다면 잠수함도 필연적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곧바로 잠항하여 도주하였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10) 한미 해군이 2010. 3. 25. 10:00경부터 다음날 21:00경까지 대잠수함 훈련(미군 구축함 2척과 기타 군함들이 한국 해군의 잠수함을 타겟으로 한 기동 연습 훈련)을 실시하였으나 천안함 사고 지점으로부터 75마일(120km) 이상이나 떨어진 곳이었다. 다음은 기뢰 폭발설에 대한 반박이다.1) 기뢰는 부설된 위치에 따라 해저기뢰, 계류기뢰(줄로 일정한 곳에 매어 두는 기뢰), 부유기뢰로 나눌 수 있고, 폭발 방식에 따라 접촉 충격 등에 의해 기폭하는 접촉식 기뢰, 자장이나 수중음향 또는 압력 등 제반 물리적 변화를 감지하여 기폭하는 감응기뢰, 인위적인 판단에 의하여 기폭 여부를 결정하는 조정기뢰 등으로 구분된다.2)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천암함의 선체 손상 모습은 비접촉 폭발에 의한 손상 형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부유 기뢰 및 접촉방식에 의한 계류기뢰로 인한 접촉폭발의 가능성은 없고, 사고 지점이 수심 47m 정도인 점에서 해저지뢰일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다. 3) 사고 해역이 평균 유속이 3~5노트, 조수간만의 차는 4m, 수심 47m 정도로서 계류기뢰를 부설하거나 고정하기가 어려워 사용 가능성이 희박하다. 사고 당시의 조류가 2.89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조시 수심 7m 정도에 설치된 계류기뢰라도 조류에 의하여 편류되면 그 위치가 수심 18.3m(3노트시) 상당이 되어 감응이 어렵다. 4) 백령도 근해는 비수기인 11월에서 3월사이의 기간에도 1일 평균 40~50여척의 어선이 조업을 하고 있고, 백령도 서쪽 사고 해역은 2009. 11. 10. 대청해전 이후 작전구역으로 편입되어 이후 계속해서 초계함이 경계근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며, 2010. 3. 26. 사고 당일에도 시간당 1~2회 동일 지역에서 지그재그로 불규칙하게 경비활동을 하면서 침몰 지점 인근을 10회 이상 반복 운항하였다는 점에서 계류기뢰의 부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5) 기뢰는 전술적으로 단발로 부설하면 작전성공률이 희박하여 통상 여러 발을 동시에 부설하게 되나 사고 이후 발견된 다른 기뢰는 없었고, 계류기뢰 폭발 후 폭발 지점 부근에 남게 되는 앵카 및 계류색(繫留索)도 발견되지 않았다. 육상조정기뢰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일축했다.1) 국방부는 오래 전인 1977. 7.경부터 10.경까지 육상조정기뢰를 서북도서에 설치되었다가 2008. 8. 11.부터 2008. 9. 26. 회수한 바가 있는데, 위 육상조정기뢰 중 회수되지 않은 기뢰에 의한 폭발가능성도 검토된 바 있다. 2) 그러나 위 육상조정기뢰는 MK-6 폭뢰를 안전핀, 안전커버, 뇌홍(기폭화약), 톨을 제거하고 전기식 뇌관과 도전선을 연결한 기뢰로서 무게 190kg, 폭약량 136kg 정도이고, 적의 상륙을 저지할 목적으로 해안가에서 가까운 400~450m(수심 7~10m)에 설치되었는데, 기뢰를 고정하기 위한 철제 삼각받침대에 의하여 폭뢰가 고정된 상태에서 육상에서 기뢰를 폭발할 수 있도록 도전선이 연결된 형태였다. 위 도전선은 직경 약 1.6cm이며 합성수지로 피폭되어 장력을 강화시킨 강철선 8가닥과 합성수지로 피복된 구리선 2가닥으로 구성되어 있어 쉽게 구부러질 수 없으며, 중량(10m 기준 6kg)으로 인해 해저에 가라앉게 되어 있다. 3) 도전선 내부 피복 중 한 개의 층이 아연으로 도금된 그물망식 금속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구리 재질의 전선이 노출되면 볼타전지에 의해 전압이 발생하여 전기뇌관이 기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어 국방과학연구소가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하였으나, 바닷물 속에서 전원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바다로 방전되고 피복에 도금된 아연과 구리선에 의해 기폭에 필요한 충분한 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였다. 4) 살피건대, 무게 190kg으로 고정하기 위한 삼각 철재가 부착된 기뢰가 해안으로부터 400~450m의 설치 지점에서 2.5km 상당 떨어진 사건 발생 해역까지 이동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감응기뢰가 아닌 육상조정기뢰가 폭발에 필요한 전기가 발생하는 등 우연한 사정으로 폭발하고, 그 우연한 폭발로 인하여 항해 중에 있는 천안함에 충격을 준다는 것도 쉽게 상정하기 어렵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합조단의 폭발유형 분석과 선체 충격 해석에 의하면, TNT 136kg의 폭약이 수중에서 폭발하더라도 천안함 선체절단은 불가능하다. 폭발 후 폭발 지점 부근에 남게 되는 도전선, 기뢰 부품 등의 기뢰 잔해물도 발견되지 않았다.신상철씨가 주장했던 좌초 후 충돌설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1) 피고인은 함미 인양시의 영상과 사진에 의하면 함미 좌현 선저에 좌초의 흔적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함이 좌현 흘수선 아래쪽 세로방향의 흔적들은 일부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녹이 슨 부분일 뿐인데, 선체가 물에 젖은 상태여서 위 부분의 색상이 주변과 달라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2) 피고인은 천안함이 모래 위에 살짝 얹히는 정도의 가벼운 좌초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함미 좌현의 홀수선 아래의 붉은 부분이 좌초의 스크래치라는 자신의 주장과도 모순된다. 만약 위 붉은 부분이 좌초의 흔적이라면 프로펠러의 힘만으로 후진하여 좌초 상황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3) 함미 좌현의 선저 바닥 부분 중 절단면에 가까운 부위에 일부 긁힌 흔적(스크래치)이 발견된다. 그러나 함미 좌현 선저 바닥으로 이어지는 부분인 가스터빈실 선저 부위에는 아무런 긁힌 흔적이 없는 점, 인양 전 함미가 좌현으로 약 20도 기울어져 해저에 가라앉아 있었던 점, 함미 인양 당시 함미 추진축 부근(함미 끝 부분)에 먼저 체인을 연결한 후, 체인을 이용하여 위 추진축 부근을 들어 공간을 확보하고 나머지 체인 좌초로 인한 가로 방향이 아닌 선체의 세로 방향으로 변색되거나 녹슨 형상을 거는 방식으로 인양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함미 좌현 선저 바닥 부근의 스크래치는 침몰 후 바닥에 닿은 부분이 조류의 영향을 받아 쓸리는 과정에서 생겼거나 함미 인양 당시 함미 추진축 부근이 들어 올려지는 과정에서 바닥에 쓸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스크래치 부분은 길이 2m 정도로서 매우 경미하여 좌초의 흔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함정이 좌초로 손상을 입게 되면 통상적으로 길이 방향으로의 찢김 현상이 발생하는데, 천안함 절단면 부근의 선체 하부에서도 일부 찢어진 형상이 발견된다. 그러나 위 찢어진 부분으로 이어지는 스크래치가 없는 점, 찢어진 부위가 길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좌초에 의한 손상으로 보기 어렵다. 5) 함수 선저부에 튀어나와 있는 소나돔은 프라스틱 재질로서 함정의 최하부에 위치하여 항해 중에 좌초하게 되면 소나돔이 떨어져나가는 등 먼저 손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천안함의 소나돔은 소나돔의 뒤쪽의 선체와 연결되는 접합부위 부근에 인양시 체인에 의해 생긴 약간의 손상만이 있을 뿐이고, 그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좌초로 인한 손상이 전혀 없다. 피고인은 선체의 중간 또는 뒷부분이 암초에 걸려있는 사진을 제시하면서 소나돔이 손상되지 않으면서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선박의 운행 특성상 운행 중인 선박이 선저 최하부에 위치한 함수 부근의 소나돔을 피하여 선박 중간 부분만이 모래 등에 얹혀 좌초된다는 것은, 강한 태풍에 의하여 옆으로 휩쓸리는 등의 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하지 않는 한 쉽지 않다. 6) 천안함 스크루 손상은 좌초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7) 피고인은, 함안정기의 판재가 내부로 들어간 형상은 선박의 오랜 항해에 의하여 물의 압력에 의하여 발생하였거나 좌초 중 선박이 앞뒤로 운행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보강재 부위에 부식이 심하게 발생한 것은 좌초에 의한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함안정기는 함체의 외판보다 두껍고 보강재의 간격도 좁아 항해 중의 물의 압력만으로 디싱현상이 발생하기는 어렵고, 변형된 형태도 함안정기 내부로 깊숙이 들어간 모습이므로, 모래톱에 좌초된 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보강재 부분의 부식이 심해졌다고 하나 이는 보강재 부위에 폭발에 의한 충력파 등에 의한 응력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 응력부식에 의하여 녹이 발생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8) 증인으로 출석한 승조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천안함은 백령도 남서쪽에서 해안가로부터 약 2.5km 이격하여 정상적으로 항해 중이었고, 위 항로상에는 암초나 기타 장해물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생존자들은 당직근무를 하는 승조원을 제외하면 샤워를 하거나 취침을 하는 등 일상 활동 중이었고, 21:22경 이전 좌초, 경보 등의 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진술한다. 사망자들도 발견 당시 침실, 휴게실, 화장실 등에서 체육복, 근무복, 속옷 등 일과 이후의 일상복을 착용한 상태로 발견되는 등 침몰 직전 비상상황이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9) 해군전술자료처리체계(KNTDS)에 대한 검증결과에 의하더라도 사고 직전 천안함이 항로를 벗어나 해안가로 근접하거나 멈춰서거나 후진하는 등의 진행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10) 천안함의 작전해역 전체를 2010. 3. 28.부터 2010. 5. 8.까지 해군 소해함 4척 및 한국해양연구원 조사선 ‘이어도호’ 및 ‘장목호’를 이용하여 조사한 결과 작전구역의 최저수심은 8.6m이고, 사고지역 수심은 47m로 확인되었으며 천안함 항해경로에는 암초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신씨는 1심 판결과 관련해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해 침몰하였음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그대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항소했다.하지만 2심의 판단도 거의 비슷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심리에만 무려 4년 8개월이 걸릴 정도로 매우 꼼꼼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2심 역시 판결문만 248페이지에 달했다.2심 재판부는 “합조단의 분석결과 중 흡착물질, 스크루 휨 현상에 대한 부분은 과학적 사실로 그대로 채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면서도 “그러나 당시 합조단으로서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조속히 규명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자원을 투입하여 최선의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의 나머지 분석결과에 의하더라도 천안함이 다른 원인에 의하여 침몰하였을 가능성은 배제되며,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한 수중 비접촉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절단되어 침몰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대법원은 법률심인 만큼 2심의 사실인정을 그대로 받아들여 지난해 6월 신씨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선고했다.
2023.06.12 I 한광범 기자
결국 영구 미스터리 됐다…구미 여아 '친모' 바꿔치기 무죄 확정(종합)
  • 결국 영구 미스터리 됐다…구미 여아 '친모' 바꿔치기 무죄 확정(종합)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홀로 집에 방치됐다 숨진 구미 3세 여아와 관련해 친모 석모(50)씨가 18일 대법원에서 아이 바꿔치기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아이가 바꿔치기와 관련한 구체적 수법과 일시 등 검찰이 직접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 결국 무죄로 이어졌다. 석씨가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사라진 아이의 행방을 함구하고 있어 사건은 결국 영구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석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2021년 4월 2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숨진 여아의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사진=뉴스1)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날 미성년자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 대해 미성년자약취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2월 핵심 혐의인 미성년자약취 혐의에 대해선 무죄,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석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로 석씨는 구속 이후 약 2년 만에 석방됐다.이에 앞서 석씨는 경찰 수사를 받던 2021년 3월 구속된 후 1·2심에서 미성년자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사건은 2021년 2월 석씨의 신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석씨의 둘째 딸 김모(24)씨가 자신의 자녀로 알고 키우던 A양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한 석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전 남편과 이혼 후 홀로 A양을 키웠던 김씨는 2020년 초부터 다른 남성과 교제를 시작하며 A양을 집에 홀로 자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손자 숨졌다” 신고했던 외할머니가 ‘친모’자주 집을 비우던 김씨는 2020년 8월 출산이 임박하자, A양만 집에 버려둔 채 교제하던 남성 집으로 홀로 이사를 갔다. 김씨가 떠난 후 홀로 남겨진 A양은 아사했다. 아래층에 살고 있던 석씨는 2021년 2월 9일 임대인으로부터 김씨가 거주하던 집의 임대기간이 종료됐다는 연락을 받고 짐정리를 위해 김씨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A양 시신을 발견했다.구미 ‘여아 바꿔치기’ 사건의 친모 석모씨. (사진=뉴시스)석씨는 김씨의 처벌 등을 우려해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다가 A양에 대한 연민 등으로 이를 포기했다. 그는 하루 뒤 직접 경찰에 “외손녀인 A양 시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경찰은 김씨를 즉각 체포해 구속한 후 살인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후 사건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1년 2월 26일 경찰의 친생자 확인 감정 의뢰에 대해 “김씨는 A양의 친모가 아니고, 자매관계로 확인된다”는 결과를 통지한 것이다.경찰은 즉각 석씨와 석씨 남편 등의 DNA를 채취해 감정을 다시 의뢰했고, 국과수는 5일 뒤인 2021년 3월 3일 “A양과 석씨만 친자관계가 성립한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친모, DNA 증거에도 출산 사실도 부인하지만 석씨는 경찰에 구속된 후에도 출산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김씨 역시 이 같은 결과를 믿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국과수에 한 차례 더 DNA 검사를 의뢰했지만 같은 결과를 받았다. 이후 법원의 의뢰로 진행한 대검찰청 DNA·화학분석과도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친모, DNA 증거에도 출산 사실도 부인수사기관은 석씨가 김씨와 비슷한 시기 출산을 했고, 김씨의 출산 당일 밤이나 다음 날 새벽 사이에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판단했다. A양과 바꿔치기한 김씨 친자녀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지만 정황 증거로서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검찰은 자녀로 알았던 A양을 숨지게 한 김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친모 석씨에겐 아이 바꿔치기에 대해선 미성년자약취,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 했던 부분에 대해선 사체은닉미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1·2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그대로 확정됐다.숨진 여아를 집에 홀로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김모씨. 김씨는 숨진 여아를 자신의 친딸로 알았으나, 경찰 조사 결과 이부자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수사기관에서부터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인정한 석씨는 DNA 감정 결과도 인정하지 않는 등 출산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설령 출산했다고 하더라도 약취에 대한 증거도 없다”고 주장하며 미성년자약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1·2심의 판단은 징역 8년형 유죄였다. 재판부는 “친딸과 친딸의 친딸을 바꿔치기한 것도 모자라 외할머니 행세를 하는 전대미문의 비상식적 행각인 만큼,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꿔치기한 아이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약취 전후 사정까지 가정적으로 범죄사실에 포함해 양형사유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친모라면 바꿔치기 유죄? 구체적 바꿔치기 방법 입증 안돼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이 같은 1·2심 판단이 심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려진 섣부른 결론이라며 미성년자약취 혐의를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유죄 입증을 위한 심리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DNA 감정을 통해 석씨와 숨진 여야 A양의 모녀 관계가 인정되지만,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직접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석씨에 대한 미성년자약취 혐의를 유죄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대법원은 “석씨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며 1·2심 판결의 구체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또 유죄 판결을 위해 추가적으로 입증이 필요한 내용을 열거하기도 했다.사건을 넘겨받은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검찰에 대법원이 지적한 심리미진 부분에 대한 추가 입증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선 키메라 증후군 여부에 대한 심리는 물론, 석씨의 회사생활 등 행적, 산부인과 간호사 및 수사 경찰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논란이 된 아이 사진 속 귀 모양에 대한 판독도 이뤄졌다.하지만 석씨의 요구로 이뤄진 추가 DNA 검사 결과 외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해외 기관에 의뢰해 이뤄진 DNA 검사 결과의 경우, 이미 앞선 대법원 판결에도 이전 검사 결과를 받아들인 만큼 재판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결국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검찰이 아이 바꿔치기 혐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23.05.18 I 한광범 기자
결국 바뀐 아이 못찾나…구미 여아 사건, 18일 대법 선고
  • 결국 바뀐 아이 못찾나…구미 여아 사건, 18일 대법 선고[사사건건]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홀로 집에 방치됐다 숨진 구미 3세 여아와 관련한 ‘아이 바꿔치기’ 사건의 친모 석모(50)씨에 대한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이 오는 18일 나온다. 바꿔치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은 석씨가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사라진 아이의 행방이 영구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석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2021년 4월 2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 정문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숨진 여아의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사진=뉴스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번달 18일 오전 미성년자약취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한다. 석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지난해 6월에 이은 두 번째다. 당시 대법원은 1·2심이 유죄로 판단한 아이 바꿔치기 혐의(미성년자약취)에 대한 심리가 부족하다며 징역 8년의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 사건을 심리한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검찰에 아이 바꿔치기 혐의에 대한 추가적인 증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검찰이 사실상 추가적인 증명에 실패했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2월 핵심 혐의인 아이 바꿔치기 혐의를 무죄로 보고,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21년 3월 구속된 이후 줄곧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오던 석씨는 당시 집행유예 판결로 23개월 만에 석방됐다.◇“손자 숨졌다” 신고했던 외할머니가 ‘친모’앞서 대법원이 한 차례 결론을 내렸던 사건인 만큼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전망이다. 이 경우 사건의 실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석씨가 입을 열지 않는 한 바꿔치기 돼 사라진 아이의 행방은 영구 미스터리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2021년 2월 석씨의 신고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석씨의 둘째 딸 김모(24)씨가 자신의 자녀로 알고 키우던 A양이 숨져있는 것을 확인한 석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전 남편과 이혼 후 홀로 A양을 키웠던 김씨는 2020년 초부터 다른 남성과 교제를 시작하며 A양을 집에 홀로 자주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자주 집을 비우던 김씨는 2020년 8월 출산이 임박하자, A양만 집에 버려둔 채 교제하던 남성 집으로 홀로 이사를 갔다. 김씨가 떠난 후 홀로 남겨진 A양은 아사했다. 아래층에 살고 있던 석씨는 2021년 2월 9일 임대인으로부터 김씨가 거주하던 집의 임대기간이 종료됐다는 연락을 받고 짐정리를 위해 김씨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A양 시신을 발견했다.석씨는 김씨의 처벌 등을 우려해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다가 A양에 대한 연민 등으로 이를 포기했다. 그는 하루 뒤 직접 경찰에 “외손녀인 A양 시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경찰은 김씨를 즉각 체포해 구속한 후 살인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후 사건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21년 2월 26일 경찰의 친생자 확인 감정 의뢰에 대해 “김씨는 A양의 친모가 아니고, 자매관계로 확인된다”는 결과를 통지한 것이다.구미 ‘여아 바꿔치기’ 사건의 친모 석모씨. (사진=뉴시스)경찰은 즉각 석씨와 석씨 남편 등의 DNA를 채취해 감정을 다시 의뢰했고, 국과수는 5일 뒤인 2021년 3월 3일 “A양과 석씨만 친자관계가 성립한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친모, DNA 증거에도 출산 사실도 부인하지만 석씨는 경찰에 구속된 후에도 출산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김씨 역시 이 같은 결과를 믿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국과수에 한 차례 더 DNA 검사를 의뢰했지만 같은 결과를 받았다. 이후 법원의 의뢰로 진행한 대검찰청 DNA·화학분석과도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수사기관은 석씨가 김씨와 비슷한 시기 출산을 했고, 김씨의 출산 당일 밤이나 다음 날 새벽 사이에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했다고 판단했다. A양과 바꿔치기한 김씨 친자녀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지만 정황 증거로서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는 결론이었다.검찰은 자녀로 알았던 A양을 숨지게 한 김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친모 석씨에겐 아이 바꿔치기에 대해선 미성년자약취, 시신을 몰래 매장하려 했던 부분에 대해선 사체은닉미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1·2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그대로 확정됐다.수사기관에서부터 사체은닉미수 혐의만 인정한 석씨는 DNA 감정 결과도 인정하지 않는 등 출산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설령 출산했다고 하더라도 약취에 대한 증거도 없다”고 주장하며 미성년자약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숨진 여아를 집에 홀로 방치했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김모씨. 김씨는 숨진 여아를 자신의 친딸로 알았으나, 경찰 조사 결과 이부자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1·2심의 판단은 징역 8년형 유죄였다. 재판부는 “친딸과 친딸의 친딸을 바꿔치기한 것도 모자라 외할머니 행세를 하는 전대미문의 비상식적 행각인 만큼, 준엄한 법의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바꿔치기한 아이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약취 전후 사정까지 가정적으로 범죄사실에 포함해 양형사유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친모라면 바꿔치기 유죄? 구체적 바꿔치기 방법 입증 안돼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이 같은 1·2심 판단이 심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려진 섣부른 결론이라며 미성년자약취 혐의를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유죄 입증을 위한 심리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었다. DNA 감정을 통해 석씨와 숨진 여야 A양의 모녀 관계가 인정되지만, 석씨가 아이를 직접 바꿔치기 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석씨에 대한 미성년자약취 혐의를 유죄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대법원은 “석씨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며 1·2심 판결의 구체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또 유죄 판결을 위해 추가적으로 입증이 필요한 내용을 열거하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검찰에 대법원이 지적한 심리미진 부분에 대한 추가 입증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선 키메라 증후군 여부에 대한 심리는 물론, 석씨의 회사생활 등 행적, 산부인과 간호사 및 수사 경찰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논란이 된 아이 사진 속 귀 모양에 대한 판독도 이뤄졌다.하지만 석씨의 요구로 이뤄진 추가 DNA 검사 결과 외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해외 기관에 의뢰해 이뤄진 DNA 검사 결과의 경우, 이미 앞선 대법원 판결에도 이전 검사 결과를 받아들인 만큼 재판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결국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검찰이 아이 바꿔치기 혐의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23.05.02 I 한광범 기자
'개 집단 폐사' 등 동물학대 심각…정부, 반려동물 관련 법 강화
  • '개 집단 폐사' 등 동물학대 심각…정부, 반려동물 관련 법 강화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최근 개 수백마리가 사체로 발견되는 등 동물학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부가 동물학대 범죄 및 반려동물 영업관리를 강화한다. (사진=서울시)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소유자 준수사항 확대 및 영업 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전부개정법률’을 내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3일 경기 양평군 소재의 한 주택에서는 1000마리가 넘는 개와 고양이가 사체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60대 A씨는 2020년 2월부터 최근까지 애완동물 번식장 등에서 ‘개나 고양이를 처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데려온 동물들에게 밥을 주지 않고 굶겨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어 같은달 26일에는 경기 광주 소재의 한 육견농장에서 다수의 동물 사체와 방치된 개 수십 마리가 발견됐다.농식품부는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법·편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동물 생산·판매업 등 영업장에 대해서도 단속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자체와 함께 합동·기획조사를 진행해 동물생산업의 모견 관리(개체관리카드), 번식능력이 없는 동물의 처리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다음은 내주 농식품부 주간계획(4월24일~4월28일)이다.◇주요 일정△24일(월)08:30 국무회의(장관, 세종)09:30 간부회의(장·차관, 세종)14:00 농해수위 전체회의(장·차관, 국회)△25일(화)14:00 법사위 전체회의(차관, 서울)16:30 농림축산식품부-충청남도 정책간담회(장관, 충남 홍성)△26일(수)13:50 농촌협약식(장관, 세종)△27일(목)08:00 차관회의(차관, 서울)10:00 국회 생생텃밭 개장식(차관, 서울)10:30 가루쌀 미래 비전 선포식(장관, 서울)△28일(금)-◇보도계획△23일(일)11:00 벼 농작물재해보험 판매 시작11:00 어린이날 간식은 농촌융복합제품으로 준비하세요!11:00 청년농업인, 판매가 더 쉬워진다△24일(월)11:00 농식품 모태펀드, 2023년 상반기 1286억 원 규모 농식품 펀드 결성 추진11:00 2023 K-Food 바이어초청 수출상담회(BKF) 성과 홍보11:00 제11회 APTERR(아세안+3 비상쌀 비축제) 위원회 회의 개최△25일(화)11:00 2023년 대한민국 축산대전 개최11:00 2023년산 국산 밀 정부비축 계획 발표11:00 가정의 달 5월, 화훼류 원산지 표시 꼭! 확인하세요!11:00 (동정자료)정황근 장관, “충남농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협력”△26일(수)06:00 전략작물직불 등록 마감(4.20.) 및 하계 추가신청(~5.10.)10:00 동물보호법 전부개정법률 시행11:00 농림축산검역본부, 세계 식물건강의 날 포스터 공모전 우수작 선정11:00 제48호 ‘A-벤처스’를 소개합니다11:00 농식품부와 ‘곡물체험학교’를 함께할 초등학교를 모집합니다11:00 농촌진흥청 융복합협업 통한 R&D 혁신가치있고 살고싶은 농촌공간 조성을 위해 농식품부-지자체 ‘농촌협약’ 체결△27일(목)11:00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 6기 보육생 모집 공고11:00 가루쌀 미래비전 선포식 및 가루쌀 연구·제품개발 사업 출범식 개최11:00 농업·농촌 발전을 이끈 농업인 유공자를 찾습니다 11:00 검역본부 2022년 우수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기관 시상식 개최△28일(금)-
2023.04.22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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