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6,788건

"도박 중독 `청소년 뇌`…어른돼선 베팅하듯 고위험 투자에 빠져"
  • "도박 중독 `청소년 뇌`…어른돼선 베팅하듯 고위험 투자에 빠져"
  • 온라인 도박이 청소년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휴대폰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침투하고 있는 온라인 도박은 학업을 망치고 가정을 파괴하는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더 나아가 청소년 도박을 근절하기 위해 경찰청과 이데일리가 함께 ‘청소년 도박 뿌리뽑자’ 연중기획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최삼욱 진심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12일 청소년 도박 중독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청소년 때 도박에 노출되잖아요? 성인이 되면 더 취약해져요. 그럼 베팅하듯 코인이나 파생상품에 투자하게 되는 거에요.”19년째 도박 중독 환자를 치료해온 최삼욱 진심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청소년 도박 중독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했다. 단순히 한 시절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반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박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지침서 ‘어쩌다 도박’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최 원장은 스마트폰 등 온라인 환경이 만연해지면서 도박을 접하기 쉬운 환경이 됐고 이 때문에 중독의 시기와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소년들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내 손안에 도박…더 일찍, 빠르게 빠지는 도박 중독 최 원장이 도박 중독환자를 본격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다. 당시 많은 중년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10대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온라인 도박이 생긴 후 모든 곳이 ‘강원랜드화’ 됐다고 했다. 도박 중독 환자들의 나이도 크게 낮아지고 중독의 속도 또한 빨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40대 환자도 젊은 편이었는데 요즘엔 도박 경험 연령이 10대로 낮아졌다”며 “과거엔 강원랜드 근처에 살지 않는 한 처음 도박을 접해서 중독될 때까지 10~20년이 걸렸는데 지금은 1년~2년 안에도 이 기간과 비슷할 만큼 중독의 진행속도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적 도박’과 ‘도박 및 내기 관련 문제’로 병원을 찾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267명으로 2020년(98)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만 14세 이하 청소년은 같은 기간 동안 1명에서 24명으로 24배 늘었다. 여기에 중독 환자 대부분이 중독 사실을 숨기고 도박 중독의 경우 불법 도박에 빠진 사례가 많아서 실제 중독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식·코인 중독으로 이어지는 도박중독…“학교·가정의 관심 필요”문제는 중독시기가 빨라질수록 재발뿐 아니라 다른 중독에 노출될 위험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그의 저서엔 도박중독자들의 뇌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알코올중독과 동일하게 도박 관련 정보를 보여주면 뇌의 보상회로 부분이 과도하게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청소년들은 이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발달하기 전이라 중독에 더 취약하다”며 “건강하지 않은 방향으로 뇌 발달이 이뤄지면 생활뿐 아니라 인간관계나 건강, 사회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모든 중독에 일찍 노출되면 다른 중독에 더 쉽게 노출된다”며 “어릴 때 도박을 끊었다가 대학생이 된 뒤 주식이나 코인 등 다른 행위중독에 빠져서 오는 경우가 잦다. 대부분 선물, 파생상품, 코인으로 다시 중독돼 온다”고 했다. 이 때문에 최 원장은 가정, 학교의 관심과 조기개입을 강조했다. 그는 “성인은 알아서 하겠지 하고 두는 경우가 많지만 학생들은 부모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고 조기에 증상을 발견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정 기복 △잦은 스마트폰 사용 △성적 저하 등 행동변화 △금전 및 교우 관계 이상과 같은 신호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예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원장은 “병원은 나중 문제이고 발달학적 측면에서 성장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예방”이라며 “학교 단위에서 어릴 때부터 예방교육을 하고 고위험군을 선별해서 조기에 개입해야 한다. 이건 학교에서만 할 수는 없고 정부 차원에서 교육부, 복지부, 법무부 등 다른 기관과 협력하는 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위험군을 단계별로 나눠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일환 기자)◇이미 중독됐다면 ‘도박은 90일병’…“가족도 마음 열어야”도박중독은 ‘90일’병이란 말이 있다. 평균적으로 도박을 멈춘 뒤 90일이 지난 안정기에 재발할 위험이 크다는 의미에서 붙은 별명이다. 재발한 중독자는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도박을 끊기 더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미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의 경우 도박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차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원장은 “청소년들은 학교 안팎에서 친구들과 무리지으면서 또래 안에서 도박을 반복해서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며 “그런 교우관계 안에 있는 친구들은 네트워크가 견고해서 90일을 못 견딘다”고 짚었다. 아울러 최 원장은 가족도 도박 예방 교육을 받아 학생과 신뢰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가족이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주로 배신감과 분노이고 학생을 이해하지 못해서 야단친다”고 했다. 이어 “도박은 숨기는 병이고 이 과정에서 재발하기 때문에 비난하면 더 숨기게 된다”며 “공감적인 경청으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도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에게 주위에 도움을 청하라고 말했다. 그는 “어른들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조금만 마음을 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나 국가기관이 있으니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고민을 털어놓으라”고 당부했다.
2025.05.19 I 이영민 기자
아이씨티케이, 210억 규모 CB 발행…"보안 기업 전략적 출자 목적"
  • 아이씨티케이, 210억 규모 CB 발행…"보안 기업 전략적 출자 목적"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차세대 보안 팹리스 기업 아이씨티케이(456010)는 21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전환가액은 1만 7533원으로, 납입일은 이달 23일이다.아이씨티케이(ICTK)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출자의 주요 목적은 보안 분야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적 출자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인증보안 분야에서 PQC표준활동을 통한 중장기적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출자를 위해 검토 중인 대상은 IAM(Identity and Access Management, 계정 및 접근관리)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서 국제 표준활동을 해오고 있다. IAM 기술에 아이씨티케이의 VIA PUF(복제불가기능) 및 PQC(양자내성암호)기술이 접목되면 강력한 하드웨어 기반 보안성이 추가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전개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양사 간의 기술적 융합은 단순 사용자 인증을 넘어 제로트러스트 환경에 최적화된 차세대 보안 체계를 갖추는 기반을 제공한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기반 인증 시스템과 대비할 때 훨씬 높은 보안성 및 위변조 방지 능력으로, 대상 기업 전반의 보안 체계가 근본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출자 대상과 자세한 정보는 확정되는 대로 별도 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이정원 아이씨티케이 대표이사는 “VIA PUF와 PQC는 기존 보안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보안 분야의 핵심 기반 기술로 다양한 보안 솔루션에 접목될 수 있다”며 “이번 IAM 분야와의 결합을 시작으로 다양한 융합 사례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아이씨티케이는 현재 복제 불가능한 VIA PUF 기술과 더불어, 양자내성암호(PQC)를 접목한 보안 솔루션을 기반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으며, 인증 중심의 차세대 보안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5.05.16 I 신하연 기자
'양우식 성희롱 논란'에 대신 고개 숙인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 '양우식 성희롱 논란'에 대신 고개 숙인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시흥3)이 최근 불거진 양우식 경기도의원의 직원 대상 성희롱 발언 논란에 대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은 단순 사과에만 그치지 않고, 성희롱을 비롯해 갑질,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제보 가능한 온라인 창구 개설도 약속했다.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사진=경기도의회)반면 사건 발생 초기 양우식 의원을 옹호하는 내용의 입장을 냈던 도의회 국민의힘은 경기도당에서 양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16일 김진경 의장은 “최근 경기도의회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의회사무처 공직자 여러분과 경기도민께 큰 우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김 의장은 이어 “경기도의회는 이 사안을 결코 가볍게 여기고 있지 않으며 ‘누구나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라는 가치에 따라, 피해를 호소한 직원의 보호와 회복을 위해 최선의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아울러 성희롱을 비롯한 직장 내 인권 침해 및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이나 관용도 있을 수 없다는 대원칙 아래, 앞으로도 필요한 대응들에 철저히 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실제 경기도의회는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전체공람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 등 비위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안내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의회는 성희롱 등 비위행위와 갑질, 직원 간 괴롭힘 등을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헬프라인 창구를 오는 6월 의정포털시스템에 개설할 계획이다.김진경 의장은 “경기도의회는 도민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대의기관입니다. 그 구성원 중 누구라도, 도민의 뜻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신뢰를 저해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경기도의회는 불미스러운 이슈로 도민 신뢰를 떨어뜨린 지금의 현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자성과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그러면서 “동료 의원님들께도 당부드린다. 의회사무처 직원들은 경기도의회를 함께 이끌어가는 동료이자 협력자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문화야말로, 신뢰받는 의회를 만드는 첫걸음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이같은 김 의장의 사과 및 대처와 달리 도의회 국민의힘은 사건이 공론화된 날 지난 12일 입장문을 낸 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당시 도의회 국민의힘은 “문제가 된 발언은 비공식적인 남성 간 대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당시 정황과 표현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볼 때 특정 성(性)을 겨냥하거나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양 의원을 옹호하면서 ‘2차 가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이후 권성동 비상대책위원장 권한대행의 지시로 경기도당이 지난 15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양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과 당직 해임이라는 징계 처분을 내린 이후에도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은 묵묵부답인 상태다.국민의힘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번 징계가 ‘솜방망이’라는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등의 지적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동안 양우식 의원은 전당대회를 비롯한 어떠한 당무에도 참여할 수 없다. 솜방망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2025.05.16 I 황영민 기자
바이오플러스, 1600억 투자 음성공장 준공…연매출 1조 자신
  • 바이오플러스, 1600억 투자 음성공장 준공…연매출 1조 자신
  • [음성=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바이오 컴플렉스는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닙니다. 바이오플러스의 미래를 열어갈 핵심 생산기지이자 지속 성장이 가능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정현규 바이오플러스 회장은 15일 오전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정현규 바이오플러스(099430) 회장은 15일 오전 충청북도 음성군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바이오플러스는 해당 공장을 통해 2030년 연매출 1조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필러뿐 아니라 비만약, 톡신 생산까지…1600억원 과감히 투자바이오 컴플렉스는 충청북도 음성군 대소면 성본산업단지 내 연면적 4만9134㎡(1만5000평)에 지상 5층 규모로 준공됐다. 바이오 컴플렉스는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 A동과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할 바이오 B동, 의료기기와 화장품을 생산할 복합동으로 구성됐다. 해당 생산시설은 히알루론산(HA) 필러를 연간 4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성남 공장의 연간 생산량 600만개보다 600% 이상 확장된 수치다. 뿐만 아니라 비만치료제 4000만개, 보툴리눔 톡신 3600만개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국내 바이오업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충북 음성 성본산업단지 내 위치한 바이오플러스의 신공장 ‘바이오 컴플렉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이처럼 과감하게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신공장을 세운 데에는 이미 바이오플러스의 기존 공장 가동률이 올해 1분기 기준 98.88%(히알루론산 응용제품 부문)에 달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와 함께 자체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비만치료제, 보툴리눔 톡신 등을 신사업으로 추가하겠다는 야심도 신공장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동력이 됐다. 바이오플러스는 음성 신공장 건설에 1600억원을 투자했다. 바이오플러스의 지난해 연매출이 66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이다.윤민호 바이오플러스 전략기획실장은 “(해당 시설은) 바이오플러스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우리가 단순 위탁생산(CMO)이나 PB(Private Brand)를 한다고 치면 공장에 이렇게 투자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바이오플러스는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특허로 갖고 있는 회사”라며 “단순히 HA 필러를 생산하는 회사를 뛰어넘어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을 활용한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바이오플러스의 ‘비전 2030’은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2030년 의약품과 의료기기로 각각 4000억원, 코스메틱으로 2000억원의 매출을 각각 내면서 연평균 매출 성장률 46%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바이오플러스는 2023년까지는 HA 필러 등 의료기기 매출만 있었지만 지난해 코스메틱 사업에 진출하면서 화장품 매출이 창출됐다. 올해에는 의약품 매출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예정이다. 바이오플러스는 아예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할 곳으로 B동을 지어둔 상태다. 아직 보툴리눔 톡신이 전임상 단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선제적인 투자이다.바이오 컴플렉스 B동에 위치한 배양실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의약품 신사업 이끌 비만약·톡신 상용화 기대 시점은?바이오플러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포인트는 의약품 신사업을 펼칠 보툴리눔 톡신과 비만치료제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균주 논쟁에서 자유로운 신약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비만치료제의 경우 제네릭을 통한 빠른 상용화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바이오플러스의 보툴리눔 톡신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을 활용해 대장균을 통해 생산됐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은 대부분 균주 출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홀A하이퍼(Hall A hyper)도, ATCC3502도 아닌 대장균을 쓰면서 이 같은 균주 출처 논란에서 벗어난 셈이다.바이오플러스는 최근 대장균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을 재조합·생산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바이오플러스는 보툴리눔 톡신의 분자 구조 중 주름을 펴주는 경쇄(Light-Chain) 부분만 떼어내 재조합 방식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퓨어(Pure) 톡신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도 확보하게 됐다. 퓨어 톡신은 내성의 원인이 되는 비(非)독성 단백질을 제거한 보툴리눔 톡신으로 세계에서 독일 멀츠의 ‘제오민’, 메디톡스(086900)의 ‘코어톡스’만 상용화된 상태이다. 재조합 톡신은 퓨어 톡신과 달리 중쇄(Heavy-Chain) 부분을 더 줄여 무(無) 내성에 도전한다.바이오플러스는 퓨어 톡신은 내년 2분기에 수출 허가를 획득하고, 재조합 톡신은 2027년 1분기 수출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퓨어 톡신은 전임상 중이며, 이를 통해 비열등성을 입증해 내년 2분기에 수출 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다. 재조합 톡신의 경우 내년 3분기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선도물질 최적화 단계에 와있다. 2027년 1분기에는 수출 허가를 획득하고 동시에 임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올해부터 발생할 의약품 매출 스타트는 ‘삭센다 제네릭’부터바이오플러스 의약품 매출의 첫 출발은 비만치료제 제네릭 ‘아니톤’(Anniton)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삭센다’ 제네릭인 아니톤은 올해 3분기 수출 허가 획득 후 바로 해외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위고비’ 제네릭인 ‘아니오베’(Anniobe)는 2027년 1분기 수출 허가 획득 후 해외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이 2026년이기 때문에 이듬해 곧바로 수출 허가부터 받겠다는 것이다.윤 실장은 “(두 비만치료제 제네릭이) 세계 최초로 대장균 기반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수율을 극대화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바이오플러스는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도록 전임상 후 바로 수출 허가부터 획득하는 전략을 택했다. 제네릭이나 바이오베터(개량신약)의 경우 전임상을 통해 기존 비만치료제와 동등성만 입증하면 수출 허가를 획득할 수 있는 국가들이 있어 가능한 전략이다. 이후 미국 등에서도 허가를 받기 위해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이세현 바이오플러스 영업부문 대표는 “전임상 후 바로 수출하는 국가들의 시장 규모가 미국, 중국 등에 비해 작다고만은 할 수 없다”면서 “두바이나 태국 같은 경우 미용 시장이 굉장히 크지 않나. 국가별로 인허가 규제가 다르기 때문에 전략을 달리 해서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5.16 I 김새미 기자
비정형 EGFR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폐암 대상 레이지티닙 효과 확인
  • 비정형 EGFR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폐암 대상 레이지티닙 효과 확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레이저티닙이 비정형 EGFR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폐암에 가지는 효과를 밝힌 임상 결과가 나왔다.연세암병원 폐암센터 홍민희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와 함께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레이저티닙이 비정형 EGFR 변이를 대상으로 보인 객관적 반응률이 50%에 달했다고 16일에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폐암연구협회 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에 게재됐다.EGFR 유전자 변이는 아시아인이 많이 보이는 변이다. 대부분은 엑손 19 결손 또는 L858R 변이지만 약 10~20%는 G719X, L861Q, S768I 등 비정형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정형보다 표준치료제에 대한 반응률이 낮고 치료 옵션이 부족하다.연구팀은 비정형 환자군을 대상으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번 임상은 국내 5개 병원에서 시행한 다기관 2상 연구로 치료 이력이 없는 비정형 EGFR 변이 환자 36명이 참여했다.30% 이상 종양 감소를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과 종양 감소와 종양이 커지지 않는 환자를 합친 지표인 질병 조절률은 각각 50%, 88.9%에 달했다. 비정형 환자 70~80%가 보이는 G719X, L861Q, S768I 등 변이의 반응률은 54.8%였다. 특히, 임상 참가자 중 가장 많이 유형을 차지하는 G719X 단일 변이 환자가 나타낸 반응률은 61%,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0.3개월에 이르렀다.환자가 보인 부작용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환자 33.3%가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분류한 1~5등급 부작용 중 3등급 이상을 보였지만 약물 감량이나 중단 없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변이 유형별 종양 감소 비율. 가장 많은 감소를 보인 환자 변이는 G719X 단일 변이였다.이와 함께, 연구팀은 치료 전후 혈액 검사를 통해 레이저티닙 내성 기전을 탐색했으며, 일부 환자는 EGFR이 아닌 APC, TP53, RET, ERBB2 등의 유전자 변이를 보여 후속 치료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서를 제시했다.홍민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비정형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 레이저티닙이 실질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전향적 연구”라며 “레이저티닙 단독요법뿐 아니라 다른 치료제와의 병용요법 등 치료 성적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5.05.16 I 이순용 기자
박해수 "10년 무명시절, 피에로 풍선 알바까지" (유퀴즈)
  • 박해수 "10년 무명시절, 피에로 풍선 알바까지" (유퀴즈)
  •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배우 박해수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사진=tvN)14일 방송되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93회에는 미디어 전문가인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 교수와 배우 박해수,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인생의 꿀팁을 전수하는 김지훤 선생님, 42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명학 선생님이 출연한다.(사진=tvN)대한민국이 유튜브 시청 시간 세계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유현재 교수가 ‘유 퀴즈’를 찾는다. 카피라이터 출신으로 ‘유쾌 상쾌 통쾌’라는 유명한 광고 문구를 탄생시킨 유 교수는 이날 무분별한 가짜 뉴스와 악플, 알고리즘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한다.유재석이 매일 종이신문을 보는 이유와 함께 유 교수가 알려주는 알고리즘 디톡스법도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 유현재 교수가 미디어의 영향력에 관심을 갖게 된 남다른 속사정과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유튜브를 대상으로 한 법률적 규제의 필요성도 관심을 더한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오징어 게임’, ‘수리남’ 그리고 ‘악연’까지 출연작마다 글로벌 흥행을 터트리는 배우 박해수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식사는 잡쉈어?”라는 자신의 유행어로 인사를 전한 박해수는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악연’ 속 살벌한 연기와 달리 실제로는 낯을 가리며 가끔은 관심을 즐기는 타입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낸다.선물 주는 산타 할아버지부터 풍선 만드는 피에로까지, 내성적이었던 박해수의 화려한 아르바이트 경력 ‘썰’을 비롯해 숨겨왔던 노래 실력도 이날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지금의 박해수를 만든 10년의 무명 시절 이야기도 몰입을 전한다. “발버둥 쳤죠. 오리처럼”이라며 그동안 내공을 쌓은 여정과 함께 37살에 만난 첫 주연작 ‘슬기로운 감빵생활’ 오디션 비하인드도 들어볼 수 있다.이외에도 ‘넷플릭스 공무원설’에 대한 속마음 그리고 박해수의 아빠 모멘트와 아들을 ‘오징어 보이’라고 부르게 된 사연 등이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넘기 힘든 선을 넘어 박해수의 시대를 연 그의 모든 이야기를 본 방송에서 만나본다. (사진=tvN)아이들의 삶을 채워주는 명언으로 어른들의 마음까지 울린 김지훤 선생님(춘천 후평초)의 이야기도 관심을 모은다. 김지훤 선생님은 매일 아침 아이들과 소통하는 조회시간 영상으로 누적 조회수 7,300만을 달성한 주인공. “‘유 퀴즈’는 나의 꿈이었다”라는 김지훤 선생님은 등장부터 넘치는 긍정 에너지로 유재석, 조세호 두 자기를 미소 짓게 만든다.이날 김지훤 선생님은 세대 불문 일상 속 난제인 사과하는 법과 거절하는 법을 풀어내 이목을 집중시킨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법의 주문과 함께 어른들까지 감동시킨 김지훤 선생님의 인생 꿀팁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사진=tvN)5년 전 ‘용수철’의 한자 뜻을 알려준 이명학 선생님이 42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유 퀴즈’에 재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녹화 내내 격조가 흘러 넘치는 유머로 유재석을 사로잡은 이명학 선생님의 남다른 입담과 함께 다시 돌아온 신기한 한자 교실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모교인 중동고의 교장직을 맡으며 학부모들에게 단체 편지를 보낸 사연과 함께 ‘송곳 교장’으로 거듭난 스토리도 흥미를 전한다.‘서울대 많이 보내는 게 명문고’라는 틀을 깨고 교육의 터전에서 그가 이룬 몇 가지 혁신과 기억에 남는 학생의 특별한 사연 그리고 화제를 모았던 중동고 응원단의 근황도 관심을 모을 예정. ‘꼴찌도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외쳤던 참된 스승 이명학 선생님의 남다른 교육관을 비롯해 이 시대 학생들에게 전하는 ‘진짜 조언’이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유퀴즈’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2025.05.14 I 최희재 기자
"세계 어디서든 화웨이 칩 쓰지 말라"는 美…中 막을 수 있나
  • "세계 어디서든 화웨이 칩 쓰지 말라"는 美…中 막을 수 있나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어디에서든 화웨이의 ‘어센드 칩’(AI반도체)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것이다.”(美 상무부)미국이 전 세계에 사실상 ‘화웨이 칩 금지령’을 내렸다. 기존 규제로는 화웨이의 추격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화웨이가 엔비디아에 필적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수출규제가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웨이. (사진=AFP)◇美 “세계 어디서든 화웨이 어센드 쓰면 수출 통제 위반”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13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겨냥해 화웨이 AI반도체인 어센드 칩을 쓰지말라고 엄포를 놨다. BIS에 따르면 화웨이 어센드 3종(910B, 910C, 910D)이 해당 규정을 적용받는다. BIS는 이들 칩이 미국산 기술로 설계됐거나 미국산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제조 장비로 생산됐거나 둘 다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기술로 개발된 장비나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화웨이 어센드 칩은 이 규정을 위반해 만들어졌다고 본 것이다. BIS는 중국이 우회적으로 미국 AI 칩을 확보하는 데 대응해 미국 기업의 공급망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도 제시했다. 엔비디아·AMD 등 AI 칩 개발 업체에 대한 수출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미국은 또 미국산 AI 칩을 중국 AI 모델의 학습 및 추론에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할 예정이다. BIS는 바이든 정부 시절 만든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수출통제 정책은 폐기하고, 새로운 대체 규칙을 향후 발표하겠다고 했다.미 상무부는 성명에서 “새로 마련될 규제는 미국의 AI 기술에 대한 대담하고 포괄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면서 “전 세계의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 함께 미국의 AI 기술을 공유하겠지만, 적대국의 손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 차세대 모델 ‘어센드 920’ 선보여…美제재 아랑곳다만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의 기술 발전을 저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화웨이가 칩을 공급하는 고객사가 대부분 중국 기업인데다 수년동안 이어진 제재에 대한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수출규제로 엔비디아 칩을 구할 수 없게 된 중국 기술 기업들을 공략하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국영 통신사와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 댄스 등에 공급하기 위해 올해만 80만개 이상의 어센드 910C 칩을 출하할 계획이다. 센스타임, 아이플라이텍 등의 중국 AI 기업들이 어센드 910 시리즈를 활용해 AI 모델을 훈련하고 있다.화웨이 어센드 910C의 성능은 미국 엔비디아의 칩 H100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어센드 910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가 아닌 중국 기업 SMIC가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해 생산했다. 화웨이는 이전 모델보다 40% 이상 성능을 개선한 차세대 모델 어센드 920도 최근 공개했다. SMIC는 어센드 920을 6나노 공정으로 하반기부터 생산할 전망이다. 화웨이는 독자적인 생산 체계도 구축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선전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 3곳의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화웨이가 이 중 한 곳을 운영하고 있고, 나머지 두 곳은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인 시캐리어와 메모리칩 제조업체 스웨이슈어가 운영한다. 이날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캐리어는 28억달러(4조원)을 조달해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 제재에 부딪힐 때마다 기술 자립 움직임을 반복해왔다. 2019년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을 구할 수 없게 되자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자체 설계한 기린 칩을 생산해냈다. 2023년에는 7나노 공정 기반의 ‘기린 9000S’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을 출시하며 미국을 놀라게 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 의지를 자극하고 있다고 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기술 자립 움직임이 더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5.05.14 I 김겨레 기자
"돈도 인력도 없다"…성폭력 전담인력 대학당 0.38명
  • "돈도 인력도 없다"…성폭력 전담인력 대학당 0.38명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전국 대학 대부분이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를 두고 있지만 예산·인력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인 운영에는 큰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과 젠더 감수성, 성폭력 사건 대응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 해도 예산이 부족해 정규 인력 채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담기구 설치는 했지만 운영은 ‘미비’14일 교육부의 ‘2024년 대학 성희롱·성폭력 전담조직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전담조직 설치율은 100%다. 총 478개 대학(대학원대학 등 포함) 중 428개교가 조사에 참여한 결과다. 그러나 전담기구의 실질적 운영은 예산·인력 부족 탓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조사 결과 전국 대학 전담기구의 평균 성희롱·성폭력 사안(성폭력 사안) 담당 인력은 2.96명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성폭력 사안 업무만 전담하는 인력은 평균 0.3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인력은 대부분 성폭력 사안 외에도 인권침해 대응이나 일반 행정 등 두 가지 이상의 업무를 겸직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이 세 가지 업무를 모두 겸직하는 인력도 평균 1.75명에 달했다. 직책별 겸직 현황을 보면 ‘소장·센터장’의 겸직률이 80.6%로 가장 높았고 ‘기타’ 직책이 73.1%, ‘상담원·연구원’은 59.1%, ‘행정직원’은 57.2%로 뒤를 이었다.전담기구 운영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전문 인력 부족’(42.1%)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정규직원 부족’(23.1%), ‘재정 부족’(13.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규모 대학에서는 ‘전문 인력 부족’ 응답 비율이 44.6%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으며, ‘정규직원 부족’은 사립대보다 국공립대에서 더 높은 비율로 응답됐다.운영상 어려움으로 ‘재정 부족’을 꼽은 대학(13.6%)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가 조사에서는 45.1%가 ‘인건비 부족으로 전담 인력 채용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23.0%는 ‘법률 등 외부 자문비 부담’, 18.3%는 ‘전문성 있는 심의위원 섭외의 어려움’을 꼽았다. 대학 유형별로 보면 사립대는 ‘인건비 부족’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으며 국공립대는 ‘외부 자문비 부담’이 30.8%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대학 노력만으론 한계…정부 지원 병행을”전담기구의 운영 형태에도 차이가 컸다. 응답 대학 중 75.5%는 인권센터 소속으로 전담기구를 운영하고 있었고 별도 독립기구 형태는 2.6%에 그쳤다. 기구의 독립성 확보와 권한 부여 수준에서도 편차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런 이유로 사건 처리의 일관성·객관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조선대 신입생 MT에서 러브샷 강요와 성희롱성 발언이 잇따라 폭로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일이 있었다. 신입생에게 입으로 술을 넘기게 하거나 성기 지칭 용어를 사용하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가 드러나며 학내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 측은 인권윤리센터 직권조사를 검토 중이다. 교육계에선 대학 내 성희롱·성추행 사례가 잇따르는 만큼 전담기구가 실질적인 예방·대응 역할을 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학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정부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전문인력과 충분한 시간이 확보돼야 피해자에게 체계적인 상담이 가능하다”며 “디지털 성범죄나 위계에 의한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선 대학의 의지뿐 아니라 교육부의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연구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어야 대학의 미래도 지속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보고서 역시 “전문 인력의 안정적 확보, 전담기구의 독립성 보장, 소규모 대학에 대한 맞춤형 예산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5.05.14 I 김윤정 기자
이준석 "시도별 닥터헬기 의무화"…이국종 만나 아이디어
  • 이준석 "시도별 닥터헬기 의무화"…이국종 만나 아이디어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인력 고용부터 소송 대응까지 권역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완전히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이준석 후보가 14일 부산 동래역 내성교차로에서 출근길 피켓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개혁신당)이 후보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 공약을 발표했다. 개혁신당 선대위 정책본부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외상의료 현장을 국가가 책임짐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이 후보는 기존 17개 권역외상센터를 광역거점센터 5~6개로 통합하고 고용·운영부터 소송 대응까지 국가가 전면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공약했다. 인력이나 예산 등이 한정된 상황에서 현행 17개 권역외상센터 체제는 정책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완전책임제를 도입하면 인건비 등 고정 지원 예산 외에 운영시 추가 인력 충원이나 당직비·병상 관리·의약품 비용은 각 기관이 부담하는 지금 같은 상황을 해소할 수 있다.이 후보는 전원 수가나 가산 수가, 수술실 수가 등 응급환자 수용 병원에 직접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미국 응급의료법(EMTALA) 같은 한국형 응급진료 가이드라인를 만들어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법적 보호도 강화한다. 이 후보는 “의료인의 적극적 의료행위 응원, 의료인들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환자 이송 체계 강화 방안도 이 후보 공약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시·도별 닥터헬기 1대 이상 배치와 도심 긴급 착륙 지역 확보를 의무화하고 의사가 탑승하는 119응급의료헬기 시범사업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개혁신당은 이 후보가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과 면담하며 공약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속한 환자 이송을 위해 환자 상태 평가와 최적 이송 수단 선택 등을 하는 중앙집중형 조정센터 구축도 추진한다.이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 의료계와의 간담회에서 “ 지역 의료는 (의대 증원 등) 낙수 정책을 통해서 떠밀려 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려운 일을 맡아서 하시는 분들에 대한 지원책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5.05.14 I 박종화 기자
“6개월 시한부였는데 완치”…말기환자 살린 ‘약물’은
  • “6개월 시한부였는데 완치”…말기환자 살린 ‘약물’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폐암 4기에 암이 뇌까지 전이돼 있었던 만큼 간병인을 비롯해 주변에서는 ‘6개월 정도 살겠지’라고 했습니다. 치료를 위해 교수님 지시에 따르면서 렉라자라는 약을 먹었는데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약이 저한테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안준홍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오른쪽)와 환자 강성원씨.(사진=영남대병원)지난 2023년 가을, 강성원(63세)씨는 국내 여행을 하는 등 일상 생활 도중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자 급하게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말이 어눌해지는 경우 대부분 뇌졸중, 뇌출혈 등에 의한 경우가 많은 만큼 의료진은 가장 먼저 뇌 관련 질환을 의심했다. 그러나 검사 결과 뇌 질환이 아닌 폐암 4기 및 암의 뇌전이 때문으로 확인됐다.1960년생인 강씨는 젊은 시절 하루에 담배를 세갑씩 피울 정도로 골초였다. 그의 흡연 경력은 30년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강씨는 폐암을 진단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폐암 4기에 이미 뇌까지 암이 전이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강씨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삶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강씨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충분한 식사와 수면을 취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강씨의 치료는 안준홍 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맡았다. 안 교수는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술보다 약물 치료를 우선 실시했다. 그는 여러 치료제 중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선택했으며, 결과적으로 최고의 판단을 내린 셈이 됐다. 렉라자 투여 후 약 6~7개월 뒤 실시된 영상학적 검사에서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가 확인된 것이다. 폐에 있는 암 뿐 아니라 뇌에 전이된 암세포도 모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이후 안 교수는 혹시 모를 암의 재발 등을 막기 위해 다학제 진료를 거쳐 폐와 임파선 등의 절제 수술까지 실시했다.강씨는 “안 교수님이 병변이 있던 부위를 자르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나 또한 교수님이 하자는 대로 해달라 말씀드렸고, 바로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두 번 수술을 받았으며, 렉라자는 지금도 꾸준히 복용 중에 있습니다”.이하 안 교수와 일문일답.안준홍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영남대병원)Q. 폐암에서 뇌전이가 발생하는 경우 치료 과정이 일반적인 폐암과 다른가? 또 폐암 환자 중 뇌전이가 동반되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뇌전이가 있다고 해서 치료 방향이 반드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치료 전략은 ▲뇌전이 병변의 개수 ▲증상 유무 ▲국소 치료 가능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 별개로 전신 약물 치료는 항상 기본적으로 시행된다.폐암으로 처음 4기 진단을 받는 환자 중 약 20%는 뇌전이를 동반하고 있다. 특히 동양인에게 흔한 EGFR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의 경우, 뇌전이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4기 폐암 환자라 하더라도 뇌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르고 생존 기간이 짧은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의 예후가 더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Q. 이번 환자의 경우 렉라자 투여만으로 폐 뿐 아니라 뇌전이까지 완전관해가 이뤄진 건가? 완전관해가 확인됐음에도 수술을 실시한 이유는 무엇인가?그렇다. 이 환자는 폐, 뇌, 종격동 임파선에 각각 병변이 있었으며 렉라자 투여 후 모두 완전관해(CR)에 도달했다. 다발성 전이가 있는 4기 폐암은 수술보다는 1차 치료로 약물 치료가 우선시 된다. 해당 환자의 경우 EGFR 돌연변이가 확인돼 렉라자를 통한 치료를 시작했다. 렉라자 투여 약 6~7개월 뒤 CT, MRI, PET 검사상 모든 병변이 소실돼 영상학적·대사학적 완전관해가 확인됐다.이후 영상검사나 PET 검사로는 보이지 않는 미세 잔존 암세포까지 제거해, 암 재발 및 내성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전략적 수술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렉라자는 20개월 전후로 내성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환자처럼 병소를 완전히 제거한 경우 2배 이상인 40개월 이상 약제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이 좋다면 10년 이상 생존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약물 반응이 우수한 환자에게 수술을 병행하는 접근법은 공식 가이드라인에는 없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점차 고려되고 있는 전략이다.Q. 이번 사례에서 환자의 치료 전략을 구상할 때, 3세대 국산 표적항암제인 렉라자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인가?이 환자가 가진 EGFR 돌연변이 유형이 레이저티닙에 더 잘 반응하는 21번 L858R 치환 변이였기 때문이다. EGFR 돌연변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19번 엑손 결손과 21번 L858R 치환 변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19번 변이는 약물 반응이 좋고 비교적 덜 공격적인 반면, 21번 L858R 변이는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약제 내성도 빨리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은 21번 변이에 대한 반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렉라자는 21번 변이에서도 우수한 반응률과 더 뛰어난 항종양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임상 연구에서 보고돼 있다. 다만 그만큼 약이 강해 부작용 발생 빈도도 조금 더 높은 약제이기 때문에, 환자의 체력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고려해 결정했다.Q.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레이저티닙의 객관적 반응률은 어느 정도인가? 또 부작용은 어떤가?정확한 수치를 통계 내 보지는 않았지만 임상 경험상 약 70~80% 정도의 반응률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약을 처방하면 5명 중 4명은 명확한 효과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 임상시험 데이터를 넘어,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춘 맞춤 치료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뇌전이 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3세대 EGFR TKI인 렉라자의 경우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 등의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에 비해 뇌 전이에 대한 반응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임상 연구에서 높게는 80% 이상의 뇌 내 반응률을 기록한 바 있다. EGFR은 피부 상피세포의 성장과 관련된 세포 수용체이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피부 건조, 발진, 각질 탈락 등 증상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을 중단해야 할 정도의 중증 부작용은 아닌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동반되는 수준으로 대부분 치료와 병행하며 충분히 조절 가능한 수준의 부작용이며, 약물 효과를 감안했을 때 감수할 수 있는 정도다.Q. 폐암 치료제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면?폐암 치료는 이제 단일 치료법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 방사선 치료, 수술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이 발전하고 있고 이들을 환자 상태에 맞게 병합하는 전략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진다.암세포는 이질성(heterogeneity)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병이 잘 조절되더라도 일부 병소만 약물에 반응하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뇌전이 병소가 여러 개인 경우, 특정 병소 하나만 계속 자라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 등 국소 치료를 병행해 해당 병소를 조절하고, 전반적인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적극적인 추적 관찰과 병합 치료 전략이 뇌전이 환자의 장기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방사선종양학과, 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과가 긴밀이 협업하는 다학제 진료 체계를 갖춘 병원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저 역시 진료 현장에서 다학제 협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이 환자의 수술 여부와 방사선 치료의 필요성을 여러 진료과가 함께 논의해 지금의 치료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2025.05.14 I 김진수 기자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