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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00일' 성적표 받은 트럼프…관세완화 카드 꺼낸다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100일인 29일(현지시간) 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임기 100일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 집회 참석에 앞서 자동차 관세 완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지지율마저 곤두박질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의제인 관세 정책에서 일부분 후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과 학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정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무법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2025년 슈퍼볼 챔피언 필라델피아 이글스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사진=AFP)◇ 중복 관세 막고 부품 관세 낮추고…車관세 완화 28일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에 따른 자동차 산업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완성차에 대한 중복 관세를 막고, 외국산 부품에 대한 일부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내용을 다음날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납부한 기업들은 25%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을 추가로 내지 않아도 된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조치가 소급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트럼프 정부는 내달 3일부터 25% 부과가 예정된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일부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마련한다. 관세 시행 1년간은 미국산 자동차 가격의 최대 3.75%에 해당하는 금액, 두 번째 해에는 최대 2.5%에 해당하는 금액이 환급되고, 그 이후 폐지된다고 WSJ는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가격 인상, 소비 급감을 초래할 것이란 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는 국내에서 이미 제조하는 기업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미국에 대한 투자와 미국 제조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제조업체들에게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끈 무역 정책의 중대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은 금융 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에 대혼란을 안겼다. 미국은 이달 9일 상호관세를 전면 발효한 지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90일간 관세를 유예했으나 10%의 기본관세는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145%에 달한다. 이에 따른 충격은 경제 지표로도 확인된다. 이날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보고서에 따르면 4월 텍사스 지역의 제조업 일반활동지수가 마이너스(-) 35.8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댈러스 연은이 텍사스 제조업체 87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것으로, 미국 전체 제조업 동향 파악에 주로 사용된다. 텍사스는 미국 전체 제조업의 약 10%를 차지한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보다 0.5%포인트 낮은 2.8%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앞다퉈 다루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18∼22일 미국 성인 24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일 발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2%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39%, ‘부정적’은 55%였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거 어느 대통령 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미 CNN 방송이 조사업체 SSRS와 함께 지난 17∼24일 미국 성인 16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오차범위 ±2.9%포인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1%로 집계됐다. 최근 80여년래 100일차 신임 대통령 중 가장 낮은 수치라고 CNN은 지적했다. 언론과 학계의 평가도 부정적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주요 대학의 법학자 35명 인터뷰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0일간 미국의 사법 및 헌법 체계를 무시하고 대학, 언론 등을 탄압하는 ‘무법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참모진들 또한 강경일변도인 트럼프 마음을 돌리기 위해 진땀을 빼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참모들은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 때문에 어리석고 위험하거나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무력화하기 위한 ‘설득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세 정책이 대표적으로, 백악관 보좌관이나 내각 각료,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간접적인 수단과 각종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관을 바꾸도록 조언하고 아첨하는 등 매일 같이 노력하다”고 전했다.◇ “국가와 세계 운영” 만족감 표한 트럼프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시사 잡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첫 번째 임기 때는 부패한 사람들이 있어서 국가를 운영하며 생존해야 하는 2가지 일을 해야 했다”면서 “집권 2기 땐 국가와 세계를 운영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번 집권 2기 들어선 충성파 위주로 인선을 구성해 관세 정책, 불법 이민 대규모 추방 등 자신의 주요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미국 헌법이 금지한 대통령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것은 큰 파열을 불러오겠지만 내가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는 30일 백악관에서 ‘미국에 투자하라’ 행사를 열고 현대차, 엔비디아, 존슨앤드존슨, 토요타자동차, 소프트뱅크 등 20명 이상의 기업인들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 집권 2기 100일 동안 국방·기술·헬스케어·소비재 산업 부문 등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성과를 홍보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성과로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2조달러(약 2878조원)에 이르는 투자 약속을 받아낸 것을 내세우고 있다. 무역 협상도 서두르고 있다. 이날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발효 이후 진행된 각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인도와는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국가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았고, 이를 검토 중”이라며 “나는 한국과의 협상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말해왔다. 일본과도 매우 실질적인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 긴장 완화와 관련해 “해결 여부는 중국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미국보다 5배나 많은 제품을 우리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며 “이처럼 120%, 145%에 달하는 관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달러 5% 빠질 때, 환율 고작 1%대 하락…“디커플링 지속”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에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면서 달러 가치도 급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하지만 달러 급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중반대에서 멈춰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됐던 달러 강세 국면이 올해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에도 환율은 ‘달러 약세’ 수혜를 온전히 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달러화-원·달러 환율 ‘엇박자’2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달 초 1487.6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최근 1410원대까지 낮아졌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8일까지 한 달 새 원화 가치는 1.7% 올랐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에서 99로 4.9% 하락했다. 장중에는 98까지 낮추기도 했다. 달러가 5% 가까이 하락했지만, 환율은 고작 1% 정도만 하락을 반영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4월 9일 상호 관세 부과 직전, 3개월의 유예기간을 가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다소 완화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지난 14일부터 현재까지 달러인덱스는 저항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 환율은 1420원대에서 1440원대로 차츰 상단을 높여가고 있다.◇신뢰 흔들리는 달러 자산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사임과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미국 정부에서도 이를 의식한 듯, 중국에 대한 협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 일본,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 관세 협의를 진행했다.하지만 여전히 중국과의 직접적인 관세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특히 이번주부터 발표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고용 등 미국 경제 지표에서 관세 여파가 확인되며 부진할 것이란 경계감이 크다. 사진=마켓워치◇산적한 원화 약세 요인환율이 달러화와 연동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달러 약세가 원화 같은 신흥국 통화 선호로 이어졌다기보다, 유로나 엔화 등 다른 비(非)미국 안전 통화로 옮겨 갔다는 점이 원화 값 상승 폭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원화는 비슷한 신흥국 통화인 중국 위안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중국은 미국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값을 의도적으로 절하시키고 있다. 또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환율에 상방 압력을 주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0일과 25일, 단 이틀을 제외하고 줄곧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많아져, 커스터디(수탁) 매수세가 커져 환율에 상승 요인이다. 여기에 국내 정부 공백에 따른 더딘 내수 부양도 환율 1400원대를 고착화하는 요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정국 불안은 대부분 해소됐지만, 6월 3일 차기 대통령 선거를 거쳐 정부가 안정기에 들어서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 공백으로 인해 추가경정예산도 늦어지고 있고,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도 부재한 상황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남은 2분기에도 달러와 환율의 디커플링 현상은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달러는 하락, 기타 통화는 강세 추세를 이어나갈 것이고 환율도 달러 약세 속에서 1400원대 초반 또는 13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국내에서 선거 이후 추경 등 경제 안정화 정책까지의 시차, 그리고 미중 관세 전쟁의 전개와 중국의 위안화 약세 용인 레벨 등 불확실성 등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원화 강세를 유도해도 원화의 구조적인 약세 요인은 여전하다”며 “원화 저평가가 고착화 된 상황 속, 미국의 금리 인하가 동반된 달러 약세가 확인 돼야 환율도 추세적인 하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관세 부과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2분기에도 환율은 1400원 중반이 적정 수준”이라며 “다만 한미 통상 협상에서 환율이 본격적으로 논의된다면 환율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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