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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확실성 확인하자"…금리인하 한템포 쉬기로
  • "트럼프 불확실성 확인하자"…금리인하 한템포 쉬기로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성장에 무게를 두고 2연속 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리 인하 페달을 밟던 한국은행이 ‘잠시 멈춤’을 선택했다. 국내 정치 리스크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대외 균형이 무너질 위험이 큰데다 바로 다음주로 다가온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을 확인하고 가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신성환 위원 1명만이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5대 1이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결정으로 보이지만, 금통위 분위기는 ‘이번엔 잠시 쉬고 언제든 금리 인하를 재개할 수 있다’에 가까웠다. 실제로 금통위원 6명이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금통위원들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고 봤다”면서 “다만 이자율은 경기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고 워낙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영향을 같이 봐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환율과 미국 신(新) 행정부의 정책 변화였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결정의 배경으로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같은 경제적인 요인이 아니라 국내 정치 불안으로 과도하게 오른데다, 미국 신정부 정책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었다.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금리를 연달아 내린 만큼, 향후 대외 여건과 국내 경기 상황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 직후 한은이 다음 달에는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거의 인하에 가까운 동결”이라고 봤고,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환율을 고려한 원 포인트성 인하 보류”라고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금통위에 대해 “속도 조절’ 차원의 동결”이라며 “2월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2025.01.16 I 장영은 기자
권상우 "'히트맨2', '범죄도시'급 아녀도…알짜 시리즈되길"①
  • 권상우 "'히트맨2', '범죄도시'급 아녀도…알짜 시리즈되길"[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권상우가 5년 만에 ‘히트맨’의 속편 영화 ‘히트맨2’(감독 최원섭)로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과 시리즈 롱런에 대한 강한 의지, 코믹 액션 장르에 대한 굳건한 열의를 드러냈다. 권상우.배우 권상우가 영화 ‘히트맨2’(감독 최원섭) 개봉을 앞두고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 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 분)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다. ‘히트맨2’는 2020년 1월 코로나19 시기 개봉해 240만 관객을 동원했던 ‘히트맨’의 속편이다. 전작에 이어 권상우,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가 출연해 반가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뉴페이스로 배우 김성오와 한지은이 합류해 오리지널 멤버들 못지않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권상우는 전편에 이어 국정원 암살요원의 과거를 숨긴 채 웹툰 작가로 살아가는 ‘준’을 맡아 열년을 펼친다. 권상우는 5년 만에 설 연휴를 앞두고 속편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을 묻자 “어제 시사 끝난 뒤 뒤풀이를 늦게까지 하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달려왔다. 일반관 시사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기뻐서 스태프들과 관계자들과 술을 늦게까지 먹었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그는 코로나 당시 개봉했던 전편의 흥행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한 바 있다. 권상우는 “1편이 개봉했을 당시는 시기가 완전 코로나 직격탄이었다. 그래도 이후에 IPTV로 히트맨 1편을 봐주신 분들 사이에서 잘 봤다는 피드백들도 많았다. 그래서 더 아쉬웠던 것 같다. 시기만 좋았다면 더 좋은 스코어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했고, 2편을 통해 1편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씻어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털어놨다. 권상우에게 영화 시리즈물이 ‘히트맨’이 처음은 아닌다. 그는 앞서 성동일과 함께 출연한 영화 ‘탐정’ 시리즈로 알짜배기 흥행 결실을 거둔 경험이 있다. 제작 규모가 크지 않고 1편 개봉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실관람객들의 호평이 입소문으로 이어지며 성사된 2편이 1편보다 더 큰 흥행을 거두며 성공했다. 권상우는 “사실 ‘히트맨’의 성적이 애매하긴 했다. 이 영화가 ‘범죄도시’ 같았다면 2년 만에 속편이 나왔겠지만, 그러지 않았기에 속편까지 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고 솔직히 고백하면서도, “그래도 제가 ‘탐정’ 때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 그 영화도 제가 전성기에선 조금 밀려난 시기에 찍은 영화였는데 관객의 힘으로 1편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고 2편이 훨씬 더 흥행에 성공했다. 그 당시 배우로서 느낀 쾌감이 있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는 흥행 영화를 하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식으로 알짜배기로 흥행해 성공하는 영화가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계속 300만 이상의 흥행 성적을 내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물론 그 숫자가 적은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처럼 분위기 안 좋은 시기에 모두가 노력해서 이번에는 성과를 더 올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소망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히트맨2’는 전편에 출연한 원년 멤버들이 전부 그대로 출연해 더욱 반가움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권상우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영화에서 중요 배우 한 두 명만 안 한다 해도 성사될 수 없는 프로젝트인데 모두가 좋은 마음으로 응해줬다”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성과가 빛나진 않았지만, ‘히트맨2’로 뜻깊은 성과를 거둬 앞으로도 ‘히트맨’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권상우는 “기회만 된다면 ‘히트맨2’가 BEP를 넘겨 많은 사랑을 받고 점점 성장하는 시리즈가 됐으면 한다”라며 “흥행 스코어 면에서도 계단 오르듯 천천히 발전할 수 있는 영화가 된다면 더욱 성취감을 느끼지 않을까”라고 람을 전했다. 또 “현재 어렴풋이 제작사 대표님과 3편의 아이디어까지는 어느 정도 구상해둔 상태”라며 “배우로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액션 장르를 하고 싶은 만큼 마음으로는 4편까지도 쭉 가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코믹액션 장르를 향한 남다른 애착과 자신만의 철학도 밝혔다. 권상우는 “현장에서 촬영할 때는 물론, 관객의 입장에서도 코미디란 장르를 기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라며 “아직까지 세간에서는 코미디 장르를 하는 배우가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듯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연기, 연출 모든 면에서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게 정말 힘들다고 생각한다. 코미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특히 존경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권상우에겐 어릴 때부터 배우로 활동 중인 현재까지 우상이자 롤모델이 성룡(재키 찬)이라고. 권상우는 “재키찬과는 작품도 함께 했지만, 어릴 때 워낙 우상이었다. 이번 ‘히트맨’을 찍으면서도 그렇고 평소에 액션 찍을 때 재키 찬 작품을 보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캡쳐해 저장해두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남다른 의미를 지닌 배우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권상우는 독보적 운동 신경을 바탕으로 액션신을 촬영할 때 대역에 의존하지 않는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히트맨2’의 고난도 액션 장면도 거의 전부 권상우가 소화했다. 그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빠듯한 예산 때문에 한정된 스케줄 안에서 촬영을 소화하느라 2편 액션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라면서도, “며칠의 리허설 없이 현장에서 바로 합을 맞춰야 했다. 제가 가진 게 많이 없는 배우라 그런지 몰라도 관객분들에게 최대한 내가 가진 최대한의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다”라고 답했다. 이어 “솔직히 돈 내고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에게 그것이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도 생각한다. 현장에서 구르고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하려는 스스로의 만족감도 있다”라며 “아주 예전의 일이지만, 과거 촬영을 하다 보면 별것도 아닌 액션 찍다 엄살떠는 배우들이 있더라. 그걸 보며 큰 충격을 받은 적이 한 번 있다. 내가 봐도 저런 배우들의 액션을 보면 어색한데 관객들이 내 연기를 그렇게 본다면 너무 부끄러울 것 같더라. 그만큼 액션에 대해선 어떤 배우보다 열정이 있는 건 맞다”고 덧붙였다. 한편 ‘히트맨2’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2025.01.16 I 김보영 기자
의욕 앞섰던 정부…올해 가루쌀 재배면적, 목표치 57.5% 그쳐
  • [단독]의욕 앞섰던 정부…올해 가루쌀 재배면적, 목표치 57.5% 그쳐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가루쌀’ 정책이 결국 속도 조절에 돌입한다. 지속해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수발아(벼 이삭에 새싹이 생기는 현상) 문제로 인해 종자 확보에 차질이 생긴데다, 수요도 충분히 늘어나지 않아서다. 최근 정치 혼란 상황까지 덮치면서, 가루쌀 정책이 이대로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밥쌀 감소 대안으로 밀었지만…재배 목표치 낮춰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올해 가루쌀 재배면적을 9500ha로 확정했다. 앞서 올해 목표치로 제시했던 1만 5600ha의 57.5%에 그친다. 지난해 재배면적(8400ha)과 비교하면 13.1% 증가한 수준이다.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루쌀 생산량을 20만톤(t)으로 대폭 늘려, 연간 밀가루 수요량(200만t)의 10%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 셈이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종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애초 계획만큼 재배면적을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수요도 예상만큼 빨리 늘어나지 않아 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루쌀은 윤석열 정부가 밥쌀 소비 감소로 인해 매년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대안 중 하나다. 수확 방식이나 형태는 일반 쌀과 같아 농가 입장에서는 기존 쌀농사를 짓던 방식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밀가루처럼 가공이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일반 쌀은 물에 불려야지만 가루로 쓸 수 있지만, 가루쌀은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밥쌀 생산량을 줄이면서 동시에 수입 밀가루 의존도를 낮춰 식량 자급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윤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인 정황근 전 장관은 가루쌀을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까지 극찬하며 적극적으로 확대에 나섰다. 기존에 쌀을 재배하던 농가에서 가루쌀을 재배를 신청하면 1ha 당 200만원의 전략작물직불금을 지급하며 재배 전환을 유도했다. 가루쌀은 아직 도입 초기인만큼 정부가 지정한 가루쌀 전문 생산단지에서 공동으로 경작·경영을 하고 있다.◇ 수발아 문제 해결 못해…가격 경쟁력도 떨어져문제는 지난해 수발아 피해로 올해 목표했던 재배면적에 필요한 충분한 종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발아는 벼 이삭에 싹이 트는 현상으로, 쌀의 품질을 떨어뜨린다. 가루쌀은 일반쌀에 비해 쌀알 안에 구멍이 많기 때문에 수분 흡수가 빨라 수발아에 취약하다. 이런 문제점은 도입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늦더위에 폭우까지 기상여건까지 좋지 않아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가루쌀 수발아 피해는 전체 재배면적의 23%에 이른다. 빠르게 늘어나는 생산량을 뒷받침할 충분한 수요가 없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가루쌀이 기존 쌀가루보단 가공하기 편하지만, 여전히 식품 기업 등에서 밀가루를 대체해 사용하기에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 가공업체들은 가루쌀이 수입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2~3배가량 비싸다고 지적한다.수요보다 많은 양을 생산하면 결국 기존 밥쌀과 마찬가지로 가루쌀도 고스란히 정부 창고로 들어가면서 많은 보관·유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현재 가루쌀은 정부에서 전량 매입해서 기업에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루쌀은 연간 3200t이 팔렸다. 이는 대략 재배면적 1000ha에서 재배할 수 있는 물량에 불과하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남은 물량은 가공업체 및 주정업체에 판매를 했다.◇ 정치 혼란에 동력 상실 우려…전문가들 “장기 과제로 봐야”여기에 최근 탄핵 정국 등으로 가루쌀 정책이 동력을 상실하고 결국 좌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만 줄었을 뿐, 관련 예산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농식품부에 가루쌀 관련 예산은 전략작물 산업화 지원(196억원), 직불금(3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5.9%·60% 늘었다. 또 농식품부는 최근 가루쌀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가루쌀산업 육성 정책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루쌀 정책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긴 어렵기 때문에, 장기 과제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가루쌀은 기존 쌀가루나 밀가루와 공정이 달라서, 식품 기업에서 공정 과정을 개발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가루쌀 자체가 가진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아직 3년밖에 시행을 안 했는데, 이대로 동력을 잃고 주저앉아서는 안된다”며 “관련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5.01.14 I 김은비 기자
'귀신경찰' 신현준 "절친 정준호 카메오 캐스팅? 된통 당하란 마음"
  • '귀신경찰' 신현준 "절친 정준호 카메오 캐스팅? 된통 당하란 마음"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신현준이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 카메오로 든든한 지원사격을 펼친 절친 정준호의 캐스팅 비화와 함께 뜻밖의 복수담(?)을 밝혀 웃음을 안겼다. 배우 신현준이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13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 기자간담회에는 김영준 감독과 배우 신현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귀신경찰’은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 영화다.‘귀신경찰’은 신현준과 평소 남다른 의리를 자랑해온 오랜 연예계 절친 정준호가 카메오로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정준호는 극 중 주인공 민현준(신현준 분)의 숙적이자 악덕 조폭 보스인 ‘변준호’로 등장, 신현준과 함께 티키타카 구강 액션부터 묵직한 육탄 액션까지 선보인다. 신현준은 정준호의 특별출연 캐스팅에 대해 “정준호한테 시나리오를 주기 전에 먼저 특별출연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해놨다. ‘특별출연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비중이 크다’고 이야기했다”라며 “이전에도 사실 내가 정준호 드라마 카메오로 출연한 적이 꽤 많다. 정준호도 저한테 카메오라고 말해놓고 3주씩 출연시킨 적이 있다. 어떤 작품은 아예 대본에 이름 ‘신현준’이라고 써있던 적도 있다”라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정준호에게 내가 당했듯 언젠가 정준호도 내게 된통 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라며 “정준호는 사실 액션신이 있는 것도 모르는 채로 캐스팅됐다. (정준호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무술팀 열 몇 분이 대기 중이셨다. 그 자리에서 훈련을 열 몇 시간 받고 바로 싸움부터 했다. 하지만 준호가 최선을 다해준 덕에 멋진 액션이 나왔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저도 정준호가 뭐 하자고 하면 선뜻 해주듯 준호도 선뜻 해줘서 고맙게 생각을 한다. 사실 촬영 기간 내내 옆에 못 있을 정도로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였다”라는 너스레와 함께 “자기가 맡은 변준호 역할을 너무 변준호답게 잘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한편 ‘귀신경찰’은 설 연휴를 앞둔 1월 24일 개봉한다.
2025.01.13 I 김보영 기자
'귀신경찰' 故 김수미 열정→신현준 진심…코미디 대모의 뭉클한 유산
  • '귀신경찰' 故 김수미 열정→신현준 진심…코미디 대모의 뭉클한 유산[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생의 마지막까지 대중의 행복과 웃음을 생각한 코미디 대모. 고(故) 김수미의 소망과 마지막 열정을 담은 스크린 유산, 영화 ‘귀신경찰’이 따스한 가족애와 편안한 코미디로 새해 설 연휴 극장가를 데울 전망이다. 김영준 감독과 베우 신현준(오른쪽)이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고 김수미 등신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13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 기자간담회에는 김영준 감독과 배우 신현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귀신경찰’은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 영화다.‘귀신경찰’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故) 김수미의 유작이다. ‘귀신경찰’ 측은 언론배급시사회 이후 기자간담회에 앞서 고인을 기리는 헌정 영상을 상영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신현준은 “사실 제가 오늘 정준호와 같이 아침부터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즐겁게 찍으면서 홍보를 하고 다녔다. 홍보 하러 다니면서 준호랑도 웃으며 엄마(김수미) 이야기도 했다”라며 “그러면서 극장에 도착했는데 엄마랑 찍은 포스터를 보는데 순간 너무 먹먹해지더라. 사실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개봉 전날 너랑 나랑 프로그램 많이 하자’ ‘홍보 많이 하자’고 하셨는데, 극장에 도착하니 놓여져 있는 포스터 앞에 의자가 하나밖에 없어서 되게 기분이 먹먹했다”고 슬퍼했다. 그는 “지금도 무대에 들어오기 전 김영준 감독님과도 이야기했는데 저희 둘이 이렇게 영화 이야기를 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어머니와 같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야 하는데”라고 먹먹해 하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어머니 바람처럼, 소원하셨던 대로 그런 영화가 나왔고 어머니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구정에 영화가 상영했으면 좋겠다’ 하셨는데 바람처럼 됐다. 또 김영준 감독과 찍은 ‘마지막 선물’이란 영화도 있는데 저에게는 이 작품이 ‘마지막 선물’같은 영화”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현준은 고 김수미와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위기’, ‘귀신경찰’까지 세 차례 작품에서 모자(母子) 관계로 호흡을 맞췄다. 고 김수미와 신현준은 실제로도 모자처럼 각별하고 애틋한 인연을 자랑했다. 배우 신현준이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고 김수미 등신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특히 ‘귀신경찰’은 그 시작부터 김수미의 소망, 김수미와 신현준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기획될 수 있던 작품이라고. 신현준은 ‘귀신경찰’의 기획 과정을 묻자 “저랑 어머니(김수미)랑 만나면 어머니가 항상 ‘맨발의 기봉이’란 작품을 너무 그리워하셨다. 매번 저에게 ‘우리가 행복하니까 우리가 촬영 때 행복하니까, 그 행복한 감정이 관객분들에게 전해지는 것 같다’고 그러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맨발의 기봉이’로 무대인사 다닐 때도 대부분 영화관엔 관객들이 2인 단위로 와서 앉아계시는데, ‘맨발의 기봉이’는 다섯 명, 일곱 명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다 함께 보러 와주시니까 그게 보기 참 좋으셨었나 보다. 어머니가 이후로도 그런 영화를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하셨다. 저에게 숙제 같은 걸 주신 것”이라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귀신경찰’을 기획하게 됐다. 어머니가 제게 주신 숙제는 첫째 편안히 웃겼으면 좋겠다, 둘째 그 영화 속에서 잠깐이라도 가족애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게 제 숙제였다”고 덧붙였다. 신현준은 “그 숙제를 감당하던 중 어떤 유튜브를 보다가 번개를 맞아 초능력이 생긴 사람을 보게 됐다. 그런 사례가 실제로 있더라. 실제 있었던 일이고 지금도 일어나는 신기한 일 중 하나다”라며 “그래서 이런 초능력 소재를 합해 기획하게 됐다. 제가 평소 ‘하찮은’이란 표현을 좋아하는데 ‘빈틈이 많다’ ‘하찮다’ 능력이 있는데 하찮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 아이디어를 어머니께 이야기했더니 너무 좋다 해서 초고를 쓰게 됐다. 그때부터 저랑 김수미 엄마를 염두에 두고 감독님이 시나리오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우 신현준이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고 김수미 생각에 눈물을 흘리고고 있다.(사진=뉴스1)고 김수미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신현준은 “어머니가 우리 영화 잘 만들어서 시리즈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장면을 그래서 넣을까 뺄까 고민도 했다. 이제 어머니도 안 계시는데. 근데 김 감독이 그거 그냥 넣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대로 넣게 됐다”라며 ‘원래 저희는 2편에서 어머니가 초능력이 생기는 걸로 첫 시작을 생각하고 기획한 것”이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저희 모든 스태프들이 어머니가 출연하신 모든 부분을 하나라도 건드리지 말자 했다. 그래서 그대로 영상을 쓴 것도 있다. 엄마랑 처음 귀신경찰 할 때부터 프랜차이즈 코미디 영화를 생각해서 시작한 영화가 맞다”고 덧붙였다.신현준과 김영준 감독의 인연과 우정도 두텁다. 김영준 감독은 ‘비천무’부터 네 번째 스크린 연출작인 이번 ‘귀신경찰’까지 모든 영화 작품을 신현준과 함께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절친 사이라고. 연세대 체대 재학 시절 한양대 연극영화과 수업을 도강(도둑청강)하던 신현준이 한양대 영화과에 재학하던 김영준 감독과 수업에서 만난 인연이 수십 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영준 감독은 “스무살 때 처음 만났다. 나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신현준 씨는 체육을 전공해 학교도 달랐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이상하게 생긴 사람이 수업을 듣더라. 처음엔 선배인가 했는데 자기 학교 체육 전공을 놔두고 우리 학교에서 영화 수업을 듣더라”며 “그 인연으로 내가 군대가기 전 신현준 씨와 단편 영화 스태프로도 함께 참여한 기억이 있다. 내가 군대에 있던 중 신현준이 ‘장군의 아들’ 캐스팅된 것을 보고 ‘이 친구가 결국 배우의 길로 가는구나’ 알게 됐다. 이후 내가 감독 데뷔할 무렵 신현준이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나의 이름을 기억하고 찾아왔더라. 그때 인연이 다시 닿은 덕에 내 모든 영화에 신현준 배우가 다 출연하게 됐다. 인연같기도 운명 같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김영준 감독과 배우 신현준(오른쪽)이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귀신경찰’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신현준과 연예계 대표 절친인 배우 정준호가 특별출연 지원사격은 물론 홍보까지 함께 나섰다. 신현준은 “정준호 배우한테 이 시나리오를 주기 전에 ‘특별출연을 해줬으면 좋겠다, 근데 비중이 크다’고 귀띔을 했었다. 이전에도 내가 정준호 드라마에 카메오로 꽤 출연을 많이 했다. 정준호가 나한테 카메오라 하더니 드라마에 3주나 출연시킨 적도 있다”라며 “내가 당했듯 정준호도 이참에 된통 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정준호는 액션신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 캐스팅됐다. 현장에 도착했는데 무술팀 열 몇 분이 대기 중이셨고, 그 자리에서 바로 훈련을 거쳐 액션신을 만들었다. 준호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덕에 멋진 액션이 나왔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고마움도 표현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다른 한국 영화들을 향한 응원도 전했다. 신현준은 “‘검은 수녀들’ 나오는 송혜교 씨의 팬이다. 열렬한 팬이니 영화가 같이 잘되면 좋겠다. ‘히트맨2’는 우리 영화에 특별출연한 정준호가 돈을 제대로 받고 출연한 작품이라 잘돼야 한다”라며 “‘히트맨2’도 잘 돼 우리 영화사가 그에게 주지 못한 금액을 개런티로 받길 바란다”는 유쾌한 멘트로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김영준 감독은 “김수미 선생님 유작이란 무게감도 있다”라면서도, “다만 지금까지 영화 네 편 드라마 세 편 찍었는데 그 중 ‘귀신경찰’을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피곤함 없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현장에서도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웃음이 끊이지 않아 너무도 재밌게 찍은 현장이다. 이 작품을 했다는 아쉬움이나 후회는 전혀 없다. 최선을 다해 찍었다”고 전했다. 한편 ‘귀신경찰’은 오는 1월 24일 개봉한다.
2025.01.13 I 김보영 기자
건설업 부진 전망에 건자재·가구 등 건설 후방산업 긴장 고조
  • 건설업 부진 전망에 건자재·가구 등 건설 후방산업 긴장 고조
  •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상황이 많이 안 좋죠. 올해 최악의 실적이 예상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돕니다.”(시멘트 업계 관계자)“비상경영 해야죠. 기업간 거래(B2B) 시장도 워낙 안 좋고 부동산 거래량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보니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도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건자재 업계 관계자)건설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건자재·가구 등 건설경기 영향을 받는 ‘건설 후방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건자재·가구업계는 연초부터 불황 장기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한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일원의 건설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뉴스1)◇건설경기 ‘뚝’…시멘트 성수기 12~1월에도 수요↓통계청이 가장 최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건설기성’은 전월대비 0.2% 감소했다. 특정시점까지의 건설 공사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건설경기의 대표적 동행 지표다. 지난해 5~11월 7개월 연속 감소해 2008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로 역대 최장 감소 기록이다.지난 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경기종합지수도 11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75.6→70.9→66.9)를 보였다. 지난달 71.6으로 4.7포인트 상승했지만 이번 달 전망은 68.0으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10년 연도별 건설수주 중 12월 수주 비중 평균이 14.1%로 통상 수주가 가장 많은 달이라는 걸 고려하면 12월 지수가 약간 반등했다고 해서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리라 기대하긴 어렵다.시멘트 업계에서도 이러한 건설경기를 바로 체감한다는 반응이다.삼표산업 관계자는 “시멘트는 보통 12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수요가 많은데 지금은 건설 공급물량 자체가 없어서 수요가 많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진기업(023410) 관계자도 “지난해 수준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원부자재 가격까지 상승했다. 건설 경기는 어렵고 원가 구조는 무너지고 운반비까지 올라 삼중고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건설보다 더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상품군 다양화·신사업 발굴 고육지책창호·도료 등 다른 건자재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거나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등 대응을 한대도 최악의 상황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통상 5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거듭하는 건설경기 특성을 고려하면 올해나 내년쯤 상황이 나아져야 하지만 기미가 안 보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품력을 강화하고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대응책은 근원 처방이 되기 어렵다. 현재 상황을 이겨내려면 결국 경기가 돌아오고 경제적 불안정성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특히 최근 대내외적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고환율, 불안정성이 더해져 대응방안 마련이 더 어렵다는 분위기다.노루페인트(090350)는 2022년 유가 급등 사태 이후 2개월 치만 확보하던 원부자재를 6개월 치 확보로 확대했다.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지만 경기 영향으로 봄 성수기에 수요가 많이 떨어질까 염려가 크다. 건축용 도료뿐만 아니라 공업용·선박용·자동차용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KCC(002380)도 “지난해보다 무조건 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인다.삼표그룹은 지난해 셈페르엠이라는 스타트업과 함께 에스피앤모빌리티라는 자회사를 공동 출자해 로봇 주차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아주그룹도 아주산업의 건자재 불황과 안전문제 해결을 위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모두 신사업 발굴 단계라 올해는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어렵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시간차를 두고 건설경기 영향을 받는 가구업계도 올해 실적을 기대하진 않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큰 타격 없이 선방했지만 건설 경기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가격 인상 등을 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2025.01.12 I 김세연 기자
을사년, 올 한해 건강하게 보내려면?
  • 을사년, 올 한해 건강하게 보내려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푸른 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연 초에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데, 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건강관리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다른 질환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에도 힘써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시기별로 주의해야 하는 사항을 미리 익혀 대비한다면 건강한 2025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1월, 다이어트, 금연 도전매년 새해가 되면 다이어트를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성인 비만 유병률은 37.2%(남성 47.7%, 여성 25.7%)로 10년 전보다 더 악화되었다. 특히 30~4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으로 조사돼, 젊은 나이일 때부터 비만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1일 섭취 열량을 기존 섭취량에서 약 500~800kcal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되 금식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인 걷기, 자전거 타기, 고정식 자전거, 수영 등이 좋다. 약간 숨이 찰 정도 이상의 강도로 하루에 약 30~60분, 일주일에 3회 이상 실시한다.금연 또한 새해 단골 목표다. 하지만 조사 자료에 따르면 흡연율은 전년도보다 줄었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높아졌다. 금연을 하고 싶은 사람은 혼자서 결정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표현해보자.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가족들의 행복을 상상하며 과감히 시도하자.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고 생각되면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아 상담을 받고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2월, 건강검진 받기내 건강 상태를 잘 이해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검진을 받고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건강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암과 같은 무서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활습관병과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하여 건강을 잘 관리하기 위함이다.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고민할 때는 연령, 성별 등 일반적인 요소 외에도 가족력, 기존 병력 등 나만의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 본인에게 맞는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3월, 호흡기 질환, 미세먼지 주의1년 중 월별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3월에는 결막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한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폐렴 등 감염성 질환 발병률 또한 늘어난다. 호흡기나 심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 주의보(또는 경보)가 있을 때에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또한 고령층이나 어린이는 밖에 오래 나가 있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손을 씻는 습관을 가지고, 얼굴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또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4월, 알레르기성 질환 조심꽃가루가 날리고 황사가 심한 4월에는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이 대표적인데, 봄철 자작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강하게 일으킨다. 집먼지 진드기도 봄에 번식하면서 개체 수가 많아져 알레르기 비염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천식도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특히 환절기 기온 차가 큰 경우 감기도 잘 걸려서 설상가상으로 비염과 천식 모두 악화되기도 한다. 코막힘, 콧물, 눈 가려움, 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우선 수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5월, 해외여행 감염병 주의5월은 가정의 달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에는 흔히 발생하고 전파의 위험이 있는 감염병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모기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와 뎅기열을 주의해야 한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소매, 긴바지를 입으며 노출된 피부에는 모기 기피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전문의 상담 후 여행 전부터 귀국 후까지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홍역이 전 세계적으로 산발적으로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소아의 경우 출국 전에 예방접종을 꼭 시행해야 한다. 안전한 여행을 위해 여행 국가의 감염병 정보를 확인하고 예방수칙을 준수하며, 귀국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 방문해 의료진에게 해외 방문 이력을 알리고 신속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6월, 기립성 저혈압, 수족구병 주의여름에는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혈압 하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확장한다. 이때 자세에 변화를 주면 혈압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운 경우를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기립성 저혈압은 여름에 더 많이 발생한다. 고혈압 환자가 평소 혈관 확장제 성분이 든 감압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기립성 저혈압이나 혈압 하강에 따른 증상을 느끼기 쉽다. 심한 경우 실신이나 이에 따른 낙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섭씨 30도 이상의 고온과 습한 날씨가 장기간 이어질 때에는 장시간의 외부 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기온이 상승하는 초여름부터 영유아에게 많이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높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현재까지 예방 가능한 백신이 없어 아이들이 모이는 어린이집 등에서는 손 씻기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아이들 손과 발, 입에 수포성 발진과 함께 고열이 나타나는 등 수족구병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진료를 받도록 한다.◇ 7월, 습도 높은 여름철 식중독 조심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철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 식중독(식품매개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식중독은 음식물 섭취를 통해 소화기가 감염되어 배탈과 설사 등의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으로 발현되는 질환이다. 세균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 있다. 식중독 예방의 지름길은 음식의 선택·조리·보관 과정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다. 세균은 주로 섭씨 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저장은 4도 이하에서, 가열은 60도 이상에서 해야 하며 조리된 음식은 가능한 즉시 먹는 게 좋다. 또한 외출하거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손에 상처가 있다면 음식을 조리하지 않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8월, 폭염 속 온열질환 주의폭염이 지속되는 8월에는 온열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일사병,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이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5월 20일부터 9월 30일 동안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2818명(사망 32명)으로, 전체 온열질환자의 32.6%와 사망자의 43.8%가 8월 초순에 발생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고온다습한 날이 더욱 많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더위에 오래 노출된 사람이 실신 등의 증상을 보이면 빨리 그늘로 옮겨 머리 쪽을 낮추고 찬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면서 수분을 보충해준다. 날씨가 무더운 날 구토, 고열, 신경 및 정신이상을 보이면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신속히 체온을 낮추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 양산 등으로 햇볕 노출을 최소화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9월, 가을철 열성질환 조심추석 명절이나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9월에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과 설치류 매개 감염병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쯔쯔가무시증, 라임병 등이 있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은 쥐 배설물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가 건조되면서 사람의 호흡기나 상처에 유입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이 있다.이러한 감염병은 흔하지는 않지만 걸렸을 때 치명적일 수 있어 고열을 동반한 몸살, 감기 기운이 2∼3일 지속되면 꼭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산과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고, 잔디밭에 앉거나 눕지 않으며 옷을 풀밭에 벗어두지 않아야 한다.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10월, 독감 예방접종 시작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이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도 늦지 않게 맞기를 권장한다. 독감은 일반적인 감기와 다른 질병이다.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라는 특별한 바이러스로 보통 감기 바이러스와 다르다. 건강한 사람들은 독감을 독한 감기처럼 앓고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65세 이상의 노년층과 면역이 억제돼 있는 환자, 당뇨병이나 신부전을 앓고 있는 환자,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보통 감기와는 다르게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11월, 노로바이러스 주의겨울이 시작되는 11월에는 노로바이러스를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겨울철만 되면 유행하는 장관 감염증으로 오염된 물, 어패류 등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이미 감염된 환자와 접촉하면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12~48시간 내에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2~3일 내에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증상이 오래가고 만성 설사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거나 흐르는 물에 씻어 먹고, 물은 끓여 마시고, 칼이나 도마는 소독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12월, 한랭질환, 낙상 주의본격적인 강추위가 시작되는 12월에는 한랭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주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대표적이다. 외출 전에는 체감온도를 확인하고 추울 경우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노약자나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 시에는 방한용품을 착용하고 무리한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도 한랭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면서 지내야 한다. 또한 한겨울에는 빙판길 보행 시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다치는 낙상도 많이 발생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2025.01.10 I 이순용 기자
 미식학의 개척자, 다이어트를 말하다
  • [미식가의 세계] 미식학의 개척자, 다이어트를 말하다
  •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겸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미각의 생리학’에 들어간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의 초상 (사진=켈빈 스미스 도서관)◇금수저로 태어난 ‘브리야-사바랭’인간이 글귀 하나로 유명해지기는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본인은 알지도 못하는 가운데 수월하게 이루어낸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 1755년~1826년)이다. 그는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라는 글귀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 그의 명언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빈번하게 인용되며 때로는 그 의미가 본인이 의도한 바와는 상당히 다르게 왜곡되기도 한다. 여러 분야의 필자들이 용도에 따라 나름의 해석을 붙여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브리야-사바랭은 이 문구가 들어 있는 책 ‘미각의 생리학’이 세상에 나오고 두 달 뒤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 책에 상당한 애착심을 가졌고, 그 가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 책이 미식 담론의 경전으로 세계의 독자들이 애독하고 있는 걸 보면 그의 기대는 실현되었다 할 수 있겠다.브리야-사바랭은 프랑스 남동부, 뷔제 지방의 벨레에서 태어났다. 벨레는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마을로 스위스와도 가까운 곳이다. 그 지역은 다양한 민물 생선, 가재, 사슴, 멧돼지, 들새와 버섯 같은 식재료가 풍성하고, 부르고뉴와 가까워 와인도 풍부했다. 그는 명망 있는 법률가 집안 출신으로 자신도 디종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면서 화학, 약학 등에도 관심을 가졌다. 1778년에 이르러선 벨레 재판소 판사로 임명돼 법조인의 인생을 시작했다. ‘브리야-사바랭 치즈’ (사진=프랑스 그로노블의 프레데리크 보아생-드메리)그의 아버지도 지역의 법률가이자 유지로 음식을 즐기는 빼어난 미식가였다. 어머니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자식 교육에는 매우 엄했지 요리 솜씨가 뛰어났다. 브리야-사바랭가의 연회에는 그곳의 주교와 의사 등 명사들이 줄이어 참석했다. 그의 형제자매들도 뛰어난 미각의 소유자였다. 그 누이 피에레트는 100살까지 살았는데 침대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를 빨리 가져오라고 소리치다가 사망했다고 한다. 그 집안의 성은 원래 브리야였는데 재산가인 친척 할머니의 성, 사바랭을 잇는 조건으로 큰 부를 물려받으면서 두 성을 붙여 브리야-사바랭이 됐다.브리야-사바랭은 1789년 34세의 나이로 삼부회에 성직자, 귀족 외의 제3신분인 평민 대표 의원으로 선발됐고 이어 국민의회 의원이 됐다. 그 후 고향 벨레로 돌아가 시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나 프랑스 혁명 와중에 공포정치가 시작되자 생명의 위협을 느껴 1794년 스위스와 네덜란드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브리야-사바랭은 인품도 훌륭하고 겸손했으며 어려서부터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라틴어 외에도 그리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알았으며, 바이올린 연주는 전문가의 솜씨였고, 노래도 잘 불렀다. 그러한 재주가 그의 2년에 걸친 미국 생활을 견디게 해주었다. 그는 프랑스어와 바이올린 교습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극장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안락했던 것은 아니지만, 나름 잘 적응했고 망명 생활을 하는 프랑스인들을 격려하며 지냈다.페테르 클라스, 칠면조 파이가 있는 정물 (사진=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미식 담론의 경전 ‘미각의 생리학’1796년 9월 브리야-사바랭은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후 최고 법원인 파기원의 판사가 돼 여생 동안 그 자리를 지켰다. 그 무렵부터 그는 직무를 수행하는 시간 외에는 친구들과 미식 모임을 즐겼고,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염원해 왔던 ‘미각의 생리학’ 집필을 시작했다. 사바랭은 미식학을 하나의 학문으로 간주하고 그 이론적 기초를 확립하여 위상을 세우고자 했다. 그는 책의 저술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책의 구성은 지금의 안목으로는 짜임새가 부족하지만, 그 내용은 특이하고 방대하다. 책은 서문 앞에 배치한 20개의 잠언으로 시작된다. “치즈 없는 디저트는 마치 애꾸눈의 미녀와도 같다”와 같이 그를 논할 때면 빠짐없이 거론되는 명구들은 그 안에 다 들어 있다. 서두에 소개한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는 구절도 당연히 그중 하나다. 책은 감각과 미각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서 미식법, 식욕, 음식물 일반은 물론 미식가, 식사의 쾌락, 소화, 잠과 꿈, 레스토랑 경영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먹는다’는 행위에 관련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의 작용을 생리학적으로 설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시도였다. 그는 심지어 비만의 원인에 대해 논하면서 밀가루와 전분을 주범으로 지적했고, 탄수화물 대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권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의는 훗날 그를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계기가 된다. 그는 “미식법의 목적은 가능한 가장 좋은 음식을 수단으로 인간의 보존에 주의하는 것이다. 미식법은 음식물로 전환될 수 있는 사물들을 찾고 공급하고 요리하는 모든 사람을 지도함으로써 그 목적에 도달한다”고 정의했다. ‘미각의 생리학’은 1825년 12월에 발간됐다. 반향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평가는 엇갈렸다. 소설가 발자크는 “16세기 이래 그 어떤 작가도 브리야-사바랭만큼 문장에 넘치는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넣지는 못했다.”고 극찬했다. 작가 오라스 레송은 “그의 책은 많은 뛰어난 지식을 바탕으로 최대한의 논술을 전개하고 있으며 존경받을 만하다”라고 했다. 의사이자 작가였던 하인리히 호프만은 “천재의 빛으로 먹는 일의 기술을 조명한 신적인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샤를르 몽슬레는 “브리야-사바랭의 생각은 무엇 하나 믿을 만한 것이 없다. 그는 식욕과 마찬가지로 정신의 반짝임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작은 사람이다”라고 혹평했다. 시인 보들레르는 더 공격적이다. 그는 “여러분, 브리야-사바랭의 책을 읽지 말기를. 신은 사랑하는 자를 쓸데없는 독서로부터 지킨다”고 했다. ‘요리의 왕’ 카렘은 “그는 가스트로놈이 아니라 단지 대식가였다”라며 폄훼했다.페테르 클라스, ‘정물화’ (사진=시카고 미술관)◇한 권의 책으로 칭송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이렇게 칭송과 비판이 교차하는 상황은 이유가 있다. 당시 미식 문화가 꽃을 피우는 시점에 과학으로 포장된 그의 저작은 지식인, 문화인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지만, 그들의 지적 허영에 편승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브리야-사바랭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식통연감’의 발행인 그리모 드 라 레니에르와 자주 비교된다. 그리모는 사바랭보다 나이는 세 살이 어렸지만, 미식가로서의 활동은 훨씬 빨랐다. 그리모는 상업적이고 사바랭은 학술적이었다. 그리모는 성격이 기묘했고, 사바랭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하는 고상한 취향의 소유자였다. 그리모는 1780년에 미식모임인 ‘수요클럽’의 회원이 됐고, 1803년 ‘식통연감’을 간행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 브리야-사바랭이 혜성같이 나타나서 주목을 받자 미식계는 양분된 양상을 보인 것이었다. 사바랭은 그의 책에서 그리모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리모는 ‘미각의 생리학’을 비꼬는 심정으로 격찬했다. 일본의 식문화 연구자 야기 나오코는 그리모의 미묘한 반응은 브리야-사바랭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또 그녀는 그리모가 ‘식탁’을 지배하는 가스트로놈이었다면 사바랭은 ‘서재’의 가스트로놈이라고 했다. 1845년 파리의 유명 파티시에 오귀스트 줄리앙은 바바 반죽으로 만드는 케이크에 ‘사바랭’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1930년대 치즈 전문가 앙리 앙드루에 역시 트리플 크림치즈를 ‘브리야-사바랭 치즈’라고 명명하여 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1931년 미식가 한림원 회장 퀴르농스키는 브리야-사바랭이라 이름 붙인 좌석을 차지하고 그를 송찬하는 연설을 했다. “문명의 진보가 모름지기 우리의 욕구를 쾌락으로 바꾸는 것에서 비롯된다면, 브리야-사바랭은 새로운 쾌락을 낳고 그것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인류의 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책 한 권으로 이런 찬사를 받는 인물이 역사에 몇이나 될까.
2025.01.10 I 강경록 기자
비올, 해외시장서 펄펄...5년 연속 신기록 예고①
  • [2025 유망바이오 톱10]비올, 해외시장서 펄펄...5년 연속 신기록 예고①
  •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 콘텐츠 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매년 투자 유망한 바이오 기업 10곳을 자체적으로 엄선해 발표하고 있다. 팜이데일리가 지난해 선정한 유망 투자 바이오 기업 중 펩트론(087010)의 경우 주가가 지난 1년간 두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팜이데일리는 올해도 연초부터 총 10편에 걸쳐 ‘2025 유망바이오 기업 톱10’ 기사를 연재한다. 올해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투자 유망 기업들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바이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피부미용의료기기 기업 비올(335890)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린다. 비올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비올은 지난해 영업이익률(반기 기준)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비올은 주력 제품의 미국 및 아시아지역 공략 강화와 비침습, 고강도 초점초음파(HIFU) 신제품 등의 본격 판매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와 더불어 비올은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원천 기술과 관련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특허 침해 추가 소송에 따른 수익도 기대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영업이익률 62% 눈길…주력 제품, 美·아시아 수출 확대27일 피부미용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비올은 지난해 매출 589억원, 영업이익 317억원(한국투자증권 전망치)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비올은 2021년부터 4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게 된다. 비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늘어난 4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연간 매출 425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251억원을 거뒀다. 전년 연간 영업이익 224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이익률로 62%에 달한다. 국내 피부미용의료기기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30%인 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높은 셈이다. 비올은 올해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첨병으로 주력 제품인 스칼렛과 실펌엑스가 꼽힌다. 두 제품 모두 마이크로니들 고주파 방식을 사용한다. 마이크로니들 고주파 방식이란 소포품에 부착된 미세 바늘(마이크로니들)이 피부 속에 직접 주입돼 고주파 에너지를 피부 진피층에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고주파 및 초음파 방식의 시술과 차이점은 바늘이 직접 피부에 침투하는 만큼 미용 뿐만 아니라 주름과 모공, 흉터 등 병변 치료에도 뛰어난 효능을 보인다는 점이 꼽힌다. 스칼렛은 비올 제품 중 가장 이른 2010년에 출시됐다. 스칼렛은 △주름개선 △피부 리프팅 △여드름 △흉터치료 등에 시술 효과가 있다. 스칼렛은 피부에 복수의 비절연형 마이크로 니들을 삽입해 양극성 고주파 전기신호를 피부 진피에 속에 직접 전달해 피부 골라겐 및 엘라스틴 재형성을 유도한다. 스칼렛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2020년에 출시된 실펌 엑스(SYLFIRM X)는 시술 즉시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실펌엑스는 피부 탄력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무엇보다 통증이 최소화된다. 비올은 올해 스칼렛과 실펌엑스의 수출도 확대한다. 비올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95%에 달한다. 특히 비올은 수출 매출 비중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주와 아시아지역 공략을 강화한다. 미주와 아시아 지역은 전체 매출에서 각각 36%, 30%(지난해 기준) 비중을 차지한다. 비올은 글로벌 1위 마이크로니들 고주파 의료기기인 인모드의 모비우스8과 달리 보다 넒은 부위에 열 전달이 가능해 높은 시술 효과가 있는 비절연 니들의 강점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실제 비올은 미주지역 매출이 지난 2020년 29억원에서 2023년 147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다.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스킨부스터를 피부 속에 흡수시키는 시술이 인기를 끌었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고주파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미국 시장의 경우 약 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비올은 중국 실적 개선도 예상된다. 비올은 지난 2022년 스칼렛에 이어 지난해 3월 실펌엑스에 대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3등급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했다. 중국은 수입 의료기기 승인이 매우 까다로운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비올은 지난 2023년 중국 시후안그룹과 5년간 180억원 규모의 실펌 엑스 현지 독점 공급계약을 맺은 만큼 올해 본격적인 판매가 점쳐진다. 중국 시장리서치 컨설팅기업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의료·미용기기 시장은 규모는 2016년 1124억위안(약 22조 8000억원)에서 2025년 4108억위안(약 83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이상진 비올 대표.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비침습 등 신제품 출시 및 특허 침해 추가 소송 기대 비올은 신제품 출시 효과도 기대된다. 비올은 지난해 6월 비침습 고주파 신제품 셀리뉴 국내 출시에 이어 지난해 11월 고강도집속초음파(HIFU) 신제품 듀오타이트를 일본에서 선보였다. 셀리뉴는 고주파 에너지로 피부 진피층에 열을 발생시킨다. 이를 통해 셀리뉴는 콜라겐 수축과 진피층 리모델링을 촉진하고 타이트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셀리뉴는 고주파를 짧고 일정한 간격에 따라 연속 조사하는 반복 모드와 짧은 시술시간에도 피부 부위별 특성에 맞게 자동으로 출력을 조절하는 자동시스템을 통해 피부 탄력 효과도 더욱 증대시킨다. 셀리뉴는 미국 진출 절차를 밟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듀오타이트는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통해 근막층과 진피층을 동시에 타깃으로 열 응고점을 형성한다. 듀오타이트는 기존 고강도집속초음파 장비와 달리 한 번의 샷으로 두 층에 동시 초음파 조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듀오타이트는 시술 시간을 단축시키고 시술 효율을 극대화했다. 듀오타이느는 카트리지를 교체하지 않고도 타깃 깊이를 조정할 수 있어 시술자 편의성도 크게 향상했다. 듀오타이트는 일본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등에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비올은 마이크로니들 고주파 원천 기술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특허 침해 추가 소송에 따른 기술료 수입도 예상된다. 비올은 창업주 라종주 고문이 글로벌 최초로 개발한 바이폴라 고주파 비절연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 ‘나 이펙트(Na Effect)’를 보유하고 있다. 비올은 세렌디아엘엘씨와 △루트로닉 △카르테사 에스테틱(Cartessa Aesthetic) △에스테틱 바이오메디칼(Aesthetic Biomedical) △이루다 △큐테라(Cutera) △쉬앤비 △제이시스메디칼 △사이노슈어(Cynosure) △엔디메드(Endymed) 등 총 9개 업체를 대상으로 마이크로니들 고주파 원천기술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중 비올과 세렌디아엘엘씨는 엔디메드를 제외한 8개 업체와 합의했다. 비올은 엔디메디와 예비판결에서도 승소했다. 비올은 이번 소송에서 제외된 다른 업체들을 대상으로 특허 침해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 비올과 세렌디아엘엘씨의 계약에 따르면 비올은 세렌디아엘엘씨 순수익금의 90%를 배분받도록 돼있다. 비올은 지난해 소송 합의를 통해 100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입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올은 올해 매출 780억원, 영업이익 430억원이 각각 전망된다. 이상진 비올 대표는 “비올은 올해 미국과 중국시장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5.01.09 I 신민준 기자
환자가족까지 주기적 검사... '유전성 대동맥질환' 돌연사 막는다
  • 환자가족까지 주기적 검사... '유전성 대동맥질환' 돌연사 막는다
  • <편집자 주> 의정갈등 속 필수의료 분야에서의 의료공백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키며 중증 및 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의술에 땀 흘리는 대한민국 의사들을 조명하고자 ‘신의열전(信醫列傳)’을 연재합니다.이해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사진=이대서울병원)[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대동맥질환은 증상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대동맥박리증 또는 대동맥파열로 급사하는 경우가 많았던 질환이다. 특히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평생 모르고 살 수도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해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이러한 유전성 대동맥질환을 치료해 응급 상황을 방지하고, 환자와 환자 가족이 행복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고민하고 공감하는 의사다.◇환자 가족까지 돌보는 흉부외과 의사…전공 외 학술활동 ‘활발’이해 교수가 치료하는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말판증후군을 포함, 90여개의 유전 인자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금도 유전 인자는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1890년대 말판이라는 의사에 의해 보고된 말판증후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0년대 이후 발견됐다. 이해 교수는 “2000년대 이후로 발전한 분자유전학적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Generation Sequencing)’이 등장했고, 유전성 질환의 진단이 정교해지고 신속해졌다”며 “희귀질환에 대한 유전체 분석이 쉬워지면서 말판증후군을 제외한 다른 유전성 대동맥질환의 진단도 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유전성 질환은 평생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늘 당장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때문에 주기적 체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사망률이 50%가 넘는다. 이러한 초응급 상황에서 수술하는 것보다 주기적인 CT 촬영으로 징후가 보이는 시점에 수술을 진행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올라간다.이 때문에 이해 교수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까지 진료를 확대한다. 환자 자녀에게 관련 유전자가 있는지 알아내고, 그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CT 촬영으로 미리 응급 상황 이전에 수술 일정을 잡아 예방적 수술을 진행한다. 그 사이 이 교수는 주기적으로 환자를 상담한다. 이러다 보니 이 교수는 환자 한 명이라도 더 살릴 가능성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 흉부외과 교수임에도 대한의학유전학회에 유일하게 등록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관리하면 평균 기대 수명과 차이 없어…환자 선택 돕기 위해 최선그런 그에게 있어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 바로 ‘유전성 질환 환자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다. 그는 “사실 유전자 검사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양가적인 감정”이라고 했다.유전성 질환은 발현 시기와 속도를 특정하기 어렵다.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모르고 평생을 살 수도 있다. 물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이미 조치하기엔 늦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유전성 질환을 미리 알려줬을 때 환자 혹은 환자 가족이 심적인 타격을 받기도 한다. 그는 “환자가 진단받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과학기술이 발달해 너무 많이 알아버려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돼 고민에 빠진다”고 토로했다. 이런 고민 끝에 그는 최대한 자세하게 유전자 검사부터 증상, 삶의 방향성, 사망률과 예방 가능성 등 모든 것들을 환자에게 알려주고 환자 스스로 결정을 도와주도록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과 가끔 환자 혹은 환자 가족이 검사를 거부해도 환자를 위한 길이기에 크게 후회하진 않는다. 이해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사진=이대서울병원)유전성 대동맥질환은 더이상 갑자기 찾아오는 치명적 질환이 아니다. 그는 “보통 사람과 똑같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말판증후군 환자는 예전보다 수술 기법이 좋아져 조치 받으면 일반 인구 집단과 똑같은 수명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일부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특정 의료기술을 적용하면 유전 인자를 물려줄 걱정 없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2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는 “어떤 환자는 결혼을 안 하고 결혼한 환자는 자녀를 안 갖겠다 하는데 너무 슬픈 얘기”라며 안타까워했다.그는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산정 특례 적용 대상인만큼 경제적 부담없이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산정 특례는 희귀질환자로 확진된 환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면 환자 본인부담률이 10%로 경감되는 제도다. 그는 “유전성 대동맥질환을 진단받고도 희귀질환이라는 점을 잘 몰라 산정 특례 적용을 받지 못하는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와 의료진이 조금만 더 유전성 대동맥질환에 관심을 둔다면 환자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해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 의과대학 흉부외과 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흉부외과 임상연구조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흉부외과 임상조교수
2025.01.08 I 안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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