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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용' 내세우며 지지율 발판된 외교의 힘[李정부 반년]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지난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도 손을 잡겠다는 철저한 ‘국익 중심’의 외교를 선언했다. 취임 6개월간 이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확인하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도 경주에서 성사시키며 주요국들과의 우호 관계를 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3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튀르키예를 방문하며 올해 마지막 순방 일정을 마쳤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2주 만에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의장국인 캐나다를 포함 유럽연합(EU) 지도부·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일본·인도·호주·멕시코 정상 등과 10차례 양자 정상회담을 마쳤고, 이어 일본과 미국을 방문했다. 특히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라 말하기도 했다. 이후 유엔(UN) 총회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선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도 최종 타결했다. 10월31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미국으로부터 핵연료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승인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서도 한화오션 제재 1년 유예 등 성과를 냈다. 계엄과 탄핵 등으로 APEC 준비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행사 자체는 내실있게 꾸렸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도 열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취임 이후 6번의 공식 해외 순방을 마쳤고 한국에서 개최된 APEC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외교’는 이번 정부의 힘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 긍정 평가 1위로 ‘외교’(43%)가 꼽힐 정도다. 다만 다가오는 과제는 많다.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북미대화가 성사되더라도 ‘핵 없는 한반도’라는 원칙을 전제로 한국의 역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펴면서 한국을 배제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극복하고 한국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첫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만을 두고 중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주변국 사이에 어떤 균형을 잡아갈지도 중요하다. 정부는 한일관계와 한중관계 모두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를 생각하면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고 대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과거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택하느냐, 좀 더 명확한 태도를 보이느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환율·관세 이어 법인세마저 高高高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다음은 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환율·관세 이어 법인세마저 高高高-국민연금, 환율 방패 역할론에 외환시장 동원 임박-“우리 경제 빠르게 회복…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 지정”-특검, 김검희에 징역 15년·벌금 20억 구형-“우리 경제 빠르게 회복…12월 3일 국민주권의 날 지정”-내년 선진국 재정위기” 경고, 강 건너 불로만 봐도 되나[사설]-고환율이 부른 고물가 충격, 이대론 민생 안정 어렵다[사설]△종합-민관이 놓은 ‘취업 사다리’ 비전공자도 특급호텔 셰프로-‘미니 스타필드’가 만든 실세권…“파주 운정에도 랜드마크 생겨”△李정부 출범 6개월-4000피·플러스 성장은 ‘성과’…확장재정 연착륙, 집값 잡기는 ‘숙제’-한고비 넘긴 관세협상…리스크로 떠오른 환율-지지율 받쳐준 ‘실용 외교’…총 6번 해외 순방하며 다자외교 강화△2026년 예산안-“내년 사업 어쩌나”…법인세 인상, 국내 투자·고용 위축 부메랑-‘서울대 10개 만들기’에 8855억…AI 인재 양성 1258억 투입-주 4.5일제 중소기업에 1인당 80만원…전기차로 교체면 보조금 100만원-보건복지부 내년 예산 137조…통합돌봄·지역의료 지원 확대△환율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환율 방어 동원되면 독립성 훼손…日연금처럼 ‘저수익 늪’ 빠질 우려-“연금 투입보단 경제 체질 전환…국내 투자 유인해야”△종합-삼성 노태문·LG 류재철, CEO 데뷔전…혁신 AI 가전 들고 CES 출격-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주는…‘금융·통신株’ 시선 집중-서울 전역서 전세 품귀…강북까지 1000만원 ‘고액 월세’ 확산-美↓·日↑ 또 엇갈린 금리 신호…엔캐리 트레이드 정산 긴장 고조△정치 -李 대통령 “내란은 현재 진행중”…가담자 엄중처벌 강조-추경호 영장 기각…반격 기회 잡은 국힘, 내란프레임 제동걸린 與-“표적감사 있었다” 고개 숙인 감사원-국힘 의원 30여명 “계엄 사과 드립니다”-李 대통령 만난 조희대 “사법제도 충분한 논의 거쳐야”△경제-‘불장’에 찬밥 개인투자용 국채…정부, 이달 중 당근책 내놓는다-서울 올라온 지방청년, 연봉 23% 뛰었네-소비 늘고 건설업도 회복…올해 ‘1%대 성장’ 유력△금융-예금금리 3%대 돌아오자…예테크족 돌아왔다-7000건→19건…코인 급락에도 빚쌈 강제청산 한달새 급감, 왜?-“복잡한 청약요건 AI가 해결…이젠 AI뱅커로 불러주세요”-‘대출금리 법적비용 제외’ 은행법 개정안, 법사위 통과 △Global-“잠재적 연준 의장”… 비둘기파 ‘해싯’ 띄우기 나선 트럼프-“中 희토류에 휘둘리지 말자” 8개국에 깐부 제안한 미국-“국민 건강 해쳤다”… 샌프란市, 11개 식품기업 상대 소송-中 올해 최고 유행어… 회복력 뜻하는 ‘런신’△산업-美 홀린 현대차·기아 HEV… 3.6만대 판매 신기록-안전수칙 위반 즉시 출입 제한하고…단속 강화해 숙취 작업자 원천차단-“세련된 산업정책 펼치는 中… AI·배터리서 이미 한국 앞질러”-고환율 시름 LCC… 중·일 다툼에 숨통 트이나-올 350억달러… SK하이닉스 최고 ‘수출의 탑’ 영예△ICT-지역화폐 연계 ‘진짜 쓰는’ 스테이블코인 만든다-KT 차기 CEO 1차 후보군 내부 6명·외부 1명으로 압축-송경희 개보위원장 “쿠팡에 징벌적 손해배상 강구”-“가상자산 2단계 입법 서둘러야… 육성 중심 전략 담아야”△산업-흔들리는 로켓신화…“재도약하려면 조직문화 혁신부터”-“동장군 왔다”…다시 뜨거워진 히터·가습기-코아스·이화전기, 경영권 분쟁 마무리되나…“전략적 협력”△과학카페-제주 “우주 시대, 우리도 있다”-제주 한림공고, 내년 한림항공우주고로 전환 △부동산-강남·분당 vs 비규제 지역… 청약통장 어디 넣을까-“정부 주도 물량 확보는 한계… 주택 공급 80%는 민간이 담당해야”-터널 공사·하수관 누수까지…명일동 땅꺼짐, 인재였다△증권-관세 넘은 자동차주 “질주는 계속된다”-‘9연상’ 천일고속… 시장은 “안전띠 꽉 매라”-금 혼합 ETF 뜬다-“일라이릴리도 반한 RNA 기술… 글로벌 파트너십 가속”△전국-파주 ‘용주골’ 폐쇄 눈앞… “요양시설·도서관 지어 시민에 돌려줄 것”-서울시, 연말 심야택시·버스 늘린다-외로운 당신… 인천시가 사다리 될게요 -‘취업명문’ 경기도기술학교, 수강생 50%가 조기취업 성공-성남시 “야구 전용구장 2028년 개장”△계엄 1년, 문화계는 지금-다시 두 쪽 난 극장가… “잊지 말자, 내란의 밤” vs “되새기자, 박정희 업적”-에세이·증언록… ‘그날의 기록’ 쏟아진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김인호 산림청장)-숲에서 사람으로… 산림정책 새 패러다임 심겠다-교수 시절부터 학교·도시숲 운동 주도… “숲이 현대인 치유할 것”△오피니언-문제는 노동시간이 아니라 생산성[이근면의 사람이야기]-‘종합 처방전’ 필요한 한국 영화산업[생생확대경]-김태협 ‘그럼에도 불구하고’[e갤러리]△피플-삼성전자 ‘GDDR7’, 현대차·기아 ‘저탄소기술’… 나란히 대통령상 영예-반도체기업 찾은 황기연 수은행장 “AI 금융지원 확대”-“산골 아이들 웃음꽃” 배민방학도시락, 대한민국광고대상 특별상-권익위 소식지, 韓 커뮤니케이션대상 ‘최우수’△사회-특검 “김건희, 대한민국 법 위에 있었다”… 金 “억울한 점 많지만 반성”-비대면 진료 가능해졌지만… 약 배송 도입은 하세월-보이스피싱·전세사기, ‘징역 최대 30년’으로 상향-비상계엄 1년, 다시 뜨거워진 국회 앞 가보니-동덕여대 “2029년부터 남녀공학 전환”… 총학생회 “끝까지 싸울 것” 강력 반발
- “美 원전 시장에 올인해야…韓, ‘화룽 1호 전략’ 필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중국은 과거에 웨스팅하우스와 15년간 불공정 계약을 유지했음에도, 이를 국산화 전략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이 결과 ‘화룽 1호(Hualong One)’ 독자 모델을 완성하고 해외 수출까지 성공했습니다. 한국도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세워 미국 원전 시장을 뚫어야 합니다.”최근 방한한 김신우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 팀장(외국변호사)은 서울 강남구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미국의 원전 시장에 올인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며 “웨스팅하우스 불공정 계약에 움츠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을 게 아니라 ‘화룽 1호 전략’으로 원전 수출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 D.C.에서 주로 활동하는 김 변호사는 산업계(한전KPS·POSCO), 규제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을 두루 경험한 흔치 않은 경력의 전문가다. 미국 법·정책·규제를 바탕으로 원전 수출 전략 등을 조언해오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논란도 김 변호사가 집중해서 보는 분야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앞서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웨스팅하우스가 올해 초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종료 합의문에는 한국이 해외 원전 수출 시 1기당 조 단위 로열티를 최대 50년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협약에 따라 우리나라가 유럽 시장에 독자 수출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련해 김 변호사는 웨스팅하우스 논란을 타개할 참조 사례로 중국의 화룽 1호 개발·수출 과정을 설명했다. 화룽 1호는 중국이 독자 설계한 3세대 원자로다. 중국은 웨스팅하우스와 불공정 계약을 맺었으나 15년간 체계적인 로드맵을 세워 원전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는 파키스탄 등의 국가에 화룽 1호를 수출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단기·중기·장기 과제를 정한 뒤 10년 이상의 국산화 로드맵을 짤 것을 주문했다. 그는 5년 이내 단기 전략으로 ‘상호 이익 구조’를 제안했다. 한국이 웨스팅하우스의 3세대 원전(AP1000)에 대해 설계·조달·시공(EPC) 및 프로젝트 관리를 맡고, 동시에 우리가 독자 개발한 APR1400을 미국 내 신규 원전 프로젝트에 도입하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재협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 변호사는 중기(5~10년) 과제로는 미국 시장은 미국 기업과 협력하고,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는 한국형 모델로 독자 수출하는 ‘이중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10년 이후)으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대형·중형·소형 등 다양한 기술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라며 “원전 수출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의 원전 시장에 올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5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400GW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고, 미국 정부가 한국을 유력한 파트너로 평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변호사는 “미 워싱턴 D.C. 인근인 버지니아에 데이터센터와 SMR을 함께 짓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일본은 적극적으로 미국과 원전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일본에 원전 프로젝트를 뺏기지 않으려면,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과 본격적인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제조업 비중, 전력다소비 업종 비율 등 우리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기저부하의 일정 부분은 중장기적으로도 원전이 맡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탈원전 vs 친원전’ 프레임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경쟁 관계가 아닌 역할 분담으로 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김신우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 팀장(외국변호사)은 주로 미 워싱턴 D.C.에서 활동하면서 원자력 관련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는 “기술과 법, 한국과 미국, 공공과 민간, 정책과 비즈니스 사이를 잇는 하이브리드 역할을 하는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1976년생 △강릉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공학사) △미 뉴욕주립대 물리학 석·박사 △미 코네티컷 로스쿨 △한림국제대학원 미국법학과 석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교 전문박사(수료) △한전 KPS UAE원전수출사업실 △POSCO 원자력사업반 △원자력안전위원회 △H.C.Park & Associates, PLC USA △Fairfax strategy partner △현 Ergo 원자력 자문 △현 EMCC Global Virginia USA 고문 △현 한미산업협력협회 사무총장 △현 Excel Service Corporation USA 고문 (사진=김신우 변호사 제공)-한국의 원자력 기술·산업·정책을 바라보는 미 행정부나 워싱턴 정가 시각은?△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한국 원자력 기술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지만 한국 원자력 전략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우선 기술·산업 역량에 대한 평가는 기대 이상이다. 미 에너지부(DOE), 의회 보좌진, 민간 원전 기업,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공통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우선 한국은 제때, 예산 안에 원전을 지어본 거의 유일한 파트너라는 점이다. 둘째로는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설계·조달·시공(EPC) 및 시운전까지 완주한 경험이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셋째로는 한국이 자체 개발해 수출한 APR1400의 시공·운영 경험이 쌓이면서 ‘한국은 입증된 공급자(proven provider)’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미국은 한국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고, 함께 글로벌 공급망을 구성할 핵심 국가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2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원전 건설 지원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그런데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 전략에 대해선 왜 의문을 제기하고 있나? △미국은 한국의 원자력 정책·전략에 대해선 몇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로는 한국이 미국과 어떤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시장을 미국 기업과 협력할지, 어떤 시장을 독자적으로 가려는지가 한미 간에 뚜렷하게 공유돼 있지 않다. 한미가 함께 갈 제 3국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양국 간에 없는 상황이다. 둘째로는 정기적인 고위급 소통 채널이 없다는 점이다. 일본, 프랑스의 경우 민간 CEO와 장관급이 워싱턴 D.C.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전략 브리핑을 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반면 한국은 산업통상부나 공기업 임원들이 개별 방문하는 경우만 있을 뿐이다. 한미 원자력 파트너십에 대한 정례적인 대화의 틀이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로는 미국 시장에 대한 한국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미국 내에 신규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에선 ‘한국이 정말로 미국 본토 시장에 파이프라인을 만들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사람이 많다. 단순 기자회견이 아니라 구체적인 프로젝트 제안, 조인트벤처(JV) 구조, 투자 계획이 보이길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이 먼저 ‘미국과 함께 어디까지 갈지’, ‘어떤 방식으로 갈지’ 등에 대해 정치·외교·산업 차원의 분명한 메시지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다.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의 원전 시장에 올인해야 한다.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공정 계약 때문에 원전 독자 수출이 힘들지 않나?△중국은 과거에 웨스팅하우스와 15년간 불공정 계약을 유지했음에도, 이를 국산화 전략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이 결과 ‘화룽 1호(Hualong One)’ 독자 모델을 완성하고 해외 수출까지 성공했다. 한국도 계약 위반을 하지 않는 선에서 원전 부품의 국산화 튜닝을 단계적으로 하면서 자립에 나서야 한다. 중국은 15년간 이같은 ‘화룽 1호 전략’을 세워, 표준모델과 금융 패키지 및 외교력을 동원해 일관되게 밀고 나갔다. 한국도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세워 미국 원전 시장을 뚫어야 한다. 2018년 1월 28일 중국 푸젠성 푸칭의 중국핵공업그룹(CNNC)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압력용기가 설치되고 있다. 화룽 1호는 중국 국영 원전 기업인 중국핵공업그룹(CNNC)과 중국광핵그룹(CNC)이 공동 개발한 3세대 원자로다. (사진=신화통신)-‘화룽 1호 전략’을 반영한 단기·중기·장기 전략이란?△단기적(5년 이내)으로는 이미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와 진행 중인 입찰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법적 분쟁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계약 구조, 프로젝트 회사, 라이선스 구조를 재점검해 ‘소송은 소송대로, 사업은 사업대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에 대해 설계·조달·시공(EPC) 및 사업 관리를 해주고, 동시에 우리의 APR1400을 미국에 건설하는 방안을 병행하는 주고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웨스팅하우스와 재협상도 해야 한다. 중기적(5~10년)으로는 수출 모델을 이중화해야 한다. 이는 미국, 나토(NATO) 시장에서는 미국과 협력 모델로 진출하고 비동맹, 중립권,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는 한국 독자 모델로 가는 방식이다. 투 트랙을 동시에 설계해 둬야 법·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80% 이상 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장기적(10년 이후)으로는 APR1400 같은 대형 원전뿐만아니라 다양한 기술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 특히 앞으로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시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SMR 도입 시기를 빨리 앞당겨야 한다. 정리하자면 ‘전략적 이중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법·정책·동맹 구조의 리스크를 분산하고, 기술·금융·비지니스 모델도 하나의 길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이 작업을 시작하지 않으면, 한국이 향후 10~20년에 한 번뿐인 글로벌 원전 리빌딩 사이클에서 공급망의 중심이 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가 모여 있는 장소를 동그랗게 표시한 결과 버지니아, 워싱턴 D.C., 버지니아, 오하이오, 텍사스, 조지아에 데이터센터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자료=알리 이자디(Ali Izadi) 블룸버그 NEF 아시아 태평양 대표, 사진=최훈길 기자)-미국은 데이터센터 옆에 SMR을 함께 짓는다고?△미 워싱턴 D.C. 인근인 버지니아에 데이터센터와 SMR을 함께 짓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으로 전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워싱턴 D.C.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현재 일본은 적극적으로 미국과 원전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일본에 원전 프로젝트를 뺏기지 않으려면,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과 본격적인 논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1~2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트럼프 임기 중에 굵직한 기둥을 박아놔야 한다. -이재명정부의 에너지정책 관련해 제언하자면?△에너지 정책은 안전과 환경(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안보와 공급 안정성, 경제성·산업 생태계라는 세 가지 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세 가지 중 하나만 강조하면 나머지 두 가지에서 반드시 비용을 치르게 돼 있다. 관련해 4가지 과제를 제언하고 싶다. 첫째, ‘탈원전 vs 친원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높은 원전 비중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 수요관리, 효율 향상이 모두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몇 퍼센트냐가 아니라 대통령이 강조한 실용적 차원에서 ‘어떤 시간표로 어떤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전환할 것인가’다. 둘째, 12차 전기본은 정치적 선언문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기술·재무 계획이어야 한다. 계속운전, 신규 원전 건설 여부는 국내 전력수요, 기후목표, 균형발전, 산업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포트폴리오 결정이어야 한다. 전기본에는 계속운전, 단계적 감축, 신규 대체 등 발전소 개별 단위의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 셋째,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내년부터 포화에 도달하는 부지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정치적 논쟁과 별개로 물리적 한계가 닥친다. 중간저장시설, 건식저장, 중간저장, 심층처분 등 옵션에 대해 전국 단위 사회적 합의 매커니즘을 가동해야 할 시점이다. 독립적인 사용후핵연료 관리기구 설립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경쟁 관계가 아닌 역할 분담으로 봐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크지만 원전은 장주기 안정출력이 강점이다. 제조업 비중, 전력다소비 업종 비율 등 우리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기저부하의 일정 부분은 중장기적으로도 원전이 맡는 것이 현실적이다. 원전 비중이 높을수록 안전 규제, 사고 대응, 투명성 확보, 지역사회 상생 구조를 더 강화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에너지정책의 찬반 구도를 넘어서 데이터, 리스크, 시간표에 기반한 국가 에너지 전략으로 논의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원전은 그 전략 안에서 중요한 축이지만 유일한 해답만은 아니다. 재생에너지, 가스, 수소, 저장장치, 수요관리, 송·배전망 강화 등과 함께 ‘한국형 복합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 7박10일 순방 마친 李대통령, 외교성과 구체화 당부(종합)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방위산업 강화, 우주 개발 도약, 예산안의 신속한 국회 처리 등을 핵심 국정 메시지로 내세웠다. 국제 정세의 불안정 속에서 국력을 키우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 대통령은 27일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국가 원수들 대부분이 방위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새로운 신무기 체계 도입 또는 대한민국과의 방위산업 협력에 대해 예외 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력을 키우는 게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며 “국력에는 경제력이 있고 방위산업 역량을 포함한 군사력도 있다”고 강조했다.이번 순방에 대해선 “G7 정상회의를 필두로 유엔총회, 아세안, APEC, G20, 중동·아프리카 방문까지 정부는 숨가쁘게 달려왔다”며 “그 결과 우리 외교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외교 지평도 넓어졌다는 게 체감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외교 노력의 최종 목적은 결국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첨단 과학기술, K컬처, 방산 등 전 분야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더욱 확실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순방 성과의 실행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는 지난 6개월 동안의 외교 성과를 구체화·실질화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며 “비서진 여러분께서도 이를 충분히 숙지해 관련 부처와 협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예산 심사 막판을 맞은 국회를 향해선 신속한 법정 처리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막바지 예산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예산 심의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바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과감하게 채택하고, 필요한 요구가 문제되지 않는다면 상당 부분 수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다만 “억지스럽거나 어거지 삭감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나름의 합리성이 있는 주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경제 상황 관련해서는 “IMF 등 국제 기구에서도 한국의 재정 운용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내년 성장률 전망도 이전보다 대폭 상향 조정하는 기관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생 경제 회복을 가속화하고 내년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뒷받침하려면 예산의 즉시 통과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이 대통령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 성공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발사는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공동 참여한 최초의 민관 프로젝트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연구진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진정한 우주 강국을 향한 도약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과학기술인들이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인재가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李대통령, 7박 10일 순방 마무리…“UAE 50조 경제성과·G20 의장국 수임”
- [앙카라=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튀르키예 국빈 방문을 끝으로 7박 10일 간의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첫 순방지였던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방산과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350억달러(약 50조원) 규모 경제협력 상과를 냈다. 중동 중심국가 중 하나인 UAE·이집트에 이어 튀르키예와 연쇄 회담을 진행하며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한국이 미래 성장 비전을 소개했다. 참여 국들에 다자주의 회복과 국제사회 번영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UAE에서 시작한 중동 외교…방산 성과 두드러져 이 대통령은 지난 17~19일 UAE 방문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UAE가 오픈AI와 추진 중인 3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자원 분야에서는 석유 공급 위기 시 한국이 UAE 원유를 우선 구매할 수 있는 원유 비축 사업 규모를 기존 40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무기 공동 개발과 현지 생산을 토대로 제3국 공동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AI 협력 200억 달러, 방산 수출 150억 달러, K컬처 704억 달러 등 총 1000억 달러가 넘는 성과가 기대된다”며 “경제 동맹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양국은 이날 ‘한-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하정우 대통령AI미래기획수석은 브리핑에서 “양국은 AI 대전환을 뒷받침하는 AI·에너지 인프라,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공급망, 로봇·피지컬 AI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집트와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CEPA는 FTA와 유사한 통상 협정의 하나로, 관세 인하를 넘어 양국 간 상품·서비스·지식재산권·인력 교류 등을 포괄하는 경제 협력 제도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CEPA 본격 추진을 위한 공동선언을 준비 중이며, 기술적 문제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CEPA가 체결되면 시장 개방이 넓어지고 무역이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양국은 방산 협력에서도 K-9 자주포 공동 생산 경험을 기반으로 FA-50,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협력 확대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K-방산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압델 파타흐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역시 한국 방산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 연설에서도 ‘평화·번영·문화’ 3대 축의 중동 외교 구상인 ‘샤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는 안정과 조화, 혁신, 네트워크, 교육으로 구체화되며 중동·한반도 평화 협력, 방산·첨단 기술 협력, 인적 교류 확대 등을 담고 있다.◇G20, 다자주의 확대 주도 남아공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다자주의 강화, 개도국 지원,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 안정적 핵심 광물·공급망 구축 등을 강조했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외연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하며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 참여 의지를 밝혔다. 중견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동을 주재하고, 민주주의·국제법 준수 등 공동 가치를 위한 역할 강화를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한국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수임함에 따라 국격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방문을 통해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등 3건을 체결하며 경제적 성과를 이어갔다. 이번 양해각서는 튀르키예가 신규 추진 중인 원전 사업에 한국 기업이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향후 사업 수주로 이어질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도로 분야 양해각서를 통해서도 중동·유라시아 등 제3국 도로 PPP 사업 공동 진출의 토대를 확보했다. 앞서 이집트에서는 약 4조원 가량 카이로 공항 확장 프로젝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인도로부터는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 구체적인 요청을 받았다. 다자외교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 대통령은 G20 기간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동해 방산과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회동도 이어졌다. 중일 관계가 경색 국면에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동아시아 중간자’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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