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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전기 먹는 하마…뉴욕주, 데이터센터 건설 1년간 금지
  • 물·전기 먹는 하마…뉴욕주, 데이터센터 건설 1년간 금지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을 뒷받침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뉴욕주가 미국 50개 주(州)정부 중 최초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간 금지할 예정이다.14일(현지시간)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50MW(메가와트)를 초과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해 1년간 신규 허가 신청 접수를 중단하고, 현재 심사 중인 신청도 보류할 계획이다. 일반적인 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최소 100MW에 이른다. 뉴욕주 당국은 1년간의 건설 금지 기간에 전기요금 납부자를 보호할 방안을 마련하고,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예정이다.그는 “개발의 규모와 속도로 인해 에너지와 수자원에 전례 없는 수요가 발생했고, 공공요금이 오를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더 진행되기 전에 뉴욕 주민들을 보호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번 행정명령은 뉴욕주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과 비교하면 절충안에 해당한다. 주 의회 법안은 20MW를 초과하는 데이터센터 시설의 개발을 중단하도록 규정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사진=AFP)뉴욕주 전력망 운영기관인 뉴욕독립시스템운영자(NYISO)에 따르면 현재 총 12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신청이 계류돼 있다. 이는 포르투갈의 사상 최대 전력 수요와 대략 맞먹는 규모다.현재 뉴욕주에는 133개의 데이터센터가 있다. 버지니아주의 637개, 텍사스주의 504개와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기존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이번 행정명령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이 같은 조치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과 수자원 등 시설이 들어서는 인근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둘러싸고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정치권과 규제당국은 데이터센터 산업의 급격한 성장세를 어떻게 관리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4년 34.7GW에서 2035년 106GW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뉴욕주 외에도 조지아주, 미시간주, 펜실베이니아주 등을 포함한 14개 주가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메인주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조치를 도입하는 법안이 추진됐지만, 퇴임을 앞둔 재닛 밀스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데이터센터가 가장 밀집한 버지니아주는 최근 데이터센터 시설의 에너지 사용량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했다 그런가하면 백악관은 전일 전력회사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을 ‘전기요금 납부자 보호 서약’ 참여 대상에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서약에는 이미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오라클, 엑스(x)AI 등 주요 기술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확충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기로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초 “데이터센터 때문에 미국인들이 더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게 되는 일은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인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업체 퍼블릭퍼스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역사회의 반대로 최소 75개, 총 13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블랙스톤 산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QTS도 최근 버지니아주 프린스윌리엄카운티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철회해야 했다.
2026.07.15 I 김윤지 기자
움직이는 챗GPT 온다…“오픈AI 첫 기기는 스마트 스피커”
  • 움직이는 챗GPT 온다…“오픈AI 첫 기기는 스마트 스피커”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 업체 오픈AI가 이동 가능한 화면 없는 스마트 스피커로 소비자 기기 시장을 진출한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가정용 컴퓨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소식통에 따르면 오픈AI는 새 제품이 집 안 ‘AI 동반자’ 같은 역할한다는 목표 아래 기기를 개발 중이다. 오픈AI의 챗GPT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홈 가전을 제어하고, 미디어를 재생하며, 질문에 답하고, 메시지에 응답하는 것이다. 오픈AI가 소비자 기기 사업에서 성공할지는 시장에 얼마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오픈AI의 스마트 스피커는 외형상 통상적인 스피커와 큰 차이가 없지만 사용자의 주변 환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탑재된다. 일반적인 스마트 스피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첨단 AI 모델도 적용된다.특히 스피커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에 ‘개인화’되어 선제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예컨대 기기가 사용자의 필요를 미리 예측해 정보를 미리 제시하는 것이다. 스마트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집 안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됐지만, 충전식 배터리가 내장돼 집 안 곳곳으로 쉽게 옮길 수 있다.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진= AFP)오픈AI의 최종 목표는 이 기기가 챗GPT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동반자적 존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오픈AI는 기기의 고유한 성격이 형성될 수 있고 사람처럼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을 핵심적인 차별점으로 보고 있다. 스피커에는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기계적 요소가 포함돼 있어 단순히 명령에 반응하는 물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메일과 같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사용자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다만 회사가 제품 개발과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계획은 바뀔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기기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오픈AI가 이달 공개한 챗GPT 보이스 모드의 고도화 버전인 ‘GPT-Live’를 기반으로 작동할 예정이다. 새 음성 모드는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의 말을 들으면서 동시에 말할 수 있고, 대화 과정에서 더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오픈AI는 기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애플 디자인 총괄 출신이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 아이오 프로덕츠(io Products)를 65억달러에 인수했다.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픈AI와 애플 사이에서 소비자 기기 시장을 놓고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오픈AI가 소비자 기기 시장 진출함으로써 애플, 아마존, 구글 등 기존 빅테크 업체와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애플과의 소송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이달 10일 오픈AI와, 오픈AI로 자리를 옮긴 전직 애플 임직원 2명 등을 상대로 이들이 하드웨어 영업비밀을 탈취했다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북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는 자사가 개발 중인 기기가 현재 애플의 어떤 제품과도 상당히 다르며 이에 애플의 영업비밀을 침해했을 가능성도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2026.07.15 I 김윤지 기자
"AI발 대량 해고, 당장 대응해야"…노벨상 학자 등 200여명 촉구
  • "AI발 대량 해고, 당장 대응해야"…노벨상 학자 등 200여명 촉구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을 포함한 세계 경제학자 200여명이 인공지능(AI)의 대규모 실업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경고는 이미 늦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AI 때문에 해고당한 노동자만 10만명을 넘어섰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AFP)에릭 브린욜프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 등 전 세계 경제학자 200여명은 13일(현지시간) AI가 경제와 고용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며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AI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과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학자와 정책·기업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성명에는 브린욜프슨 교수를 비롯해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폴 크루그먼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이 이름을 올렸다.이들은 앞으로 10년간 AI의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거대한 경제 변혁이 극히 짧은 기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AI가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규모 고용 상실이 일어날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AI 기업 앤스로픽에 몸담고 있는 앤턴 코리넥 미 버지니아대 교수는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는 사회에 퍼지기까지 수십년의 여유가 있었지만 AI는 몇 년밖에 없을지 모른다”며 조기 대응을 촉구했다. 성명을 이끈 브린욜프슨 교수도 “AI가 인간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소수가 아닌 다수의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문제는 그 ‘몇 년’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미 재취업 알선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감원 44만 3604명 가운데 AI를 이유로 명시한 것이 10만 1743명에 달했다. 전체 감원의 23%가 AI를 직·간접적 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실제 AI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넉 달 연속 감원 사유 1위를 지켰다. 202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특히 지난 5월 한 달 AI를 이유로 한 감원은 3만 8579명으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만 해도 전체 감원의 7%에 그쳤던 AI 비중은 5월엔 40%까지 치솟았다.속도도 가파르다. AI를 이유로 한 감원은 지난해 1년치가 5만 4836명이었는데, 올해는 반년 만에 그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경고가 논의되는 사이 현실은 그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AI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기술업계가 해고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올해 상반기 미 기술기업들이 발표한 감원은 13만 9156명으로 1년 전(7만 6214명)보다 83% 급증했다. 미국 전체 감원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앤디 챌린저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 최고매출책임자는 “기술업계가 올해 감원의 진앙”이라며 “AI가 기업들이 인력 규모를 바라보는 방식을 계속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했다.개별 기업별로 보면 더욱 뚜렷하다. 오라클은 1년 새 인력이 2만 1000명가량 줄었다. 회사는 규제 당국에 낸 서류에서 AI 도입이 감원을 불렀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사무직 1만 6000명을, 메타는 지난 5월 8000명을 잘랐다. 세일즈포스는 고객서비스 인력 4000명을 줄였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뉴욕시립대 교수. (사진=AFP)성명에 이름을 올린 면면도 눈길을 끈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리드 호프먼 링크트인 공동창업자, 메타에서 일했던 저명 AI 연구자 얀 르쿤을 비롯해 오픈AI와 구글 등 AI 기업 소속 연구자들이 다수 서명했다. 대량 실업을 경고한 이들 상당수가 정작 그 실업을 만들어내는 산업의 한복판에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성명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남겼다.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과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론적 요구에 그쳤을 뿐, 대량 실업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방법이나 방향성은 담기지 않았다.
2026.07.14 I 방성훈 기자
알고릭스, 카카오벤처스서 프리시드 투자 유치
  • 알고릭스, 카카오벤처스서 프리시드 투자 유치
  •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 인프라 스타트업 알고릭스코퍼레이션이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알고릭스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멀티모달 데이터 통합 엔진을 고도화하고 기업 대상 기술검증(PoC)과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알고릭스는 기업 내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하나의 논리적 계층에서 통합 관리하는 데이터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텍스트와 표, 이미지, 관계 정보 등 형식이 다른 데이터를 자동으로 연결해 AI가 데이터 유형마다 별도 시스템을 오가지 않고 일관된 방식으로 조회·처리·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회사는 AI가 단순한 질의응답 도구를 넘어 시스템과 데이터를 직접 탐색·처리하는 에이전틱 AI로 발전하면서 기업 내부의 데이터 파편화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정형·비정형 데이터가 서로 다른 시스템과 기술 환경에 나뉘어 있어, 기업이 AI를 업무에 적용하려면 사람이 데이터를 직접 추출하고 연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알고릭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흩어진 데이터를 단순 검색 대상이 아닌 AI가 업무 과정에서 읽고 쓰며 연산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 계층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현재 복수의 기업 고객과 기술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소프트웨어 파트너십을 추진해 고객이 자체 클라우드 환경에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데이터 민감도가 높은 산업을 우선 공략한 뒤 아시아·태평양과 북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알고릭스는 대기업 AI 전환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권동한 대표와 대규모언어모델(LLM) 에이전트, 머신러닝, 데이터베이스, 백엔드 분야의 연구개발 경험을 쌓은 노수호 수석과학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조현익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알고릭스는 조직 곳곳에 흩어진 비정형 지식을 AI가 활용할 수 있는 구조화된 지식체계로 전환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기업 AI 전환의 핵심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권동한 알고릭스 대표는 “AI 전환이 본격화될수록 시스템의 경쟁력은 어떤 데이터 계층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AI가 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업무 흐름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계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6.07.14 I 신영빈 기자
'AI 결제 시대' 준비하는 정부…기술은 구현, 제도는 '아직'
  • 'AI 결제 시대' 준비하는 정부…기술은 구현, 제도는 '아직'
  •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AI에 결제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법·제도는 논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술은 파일럿 결제가 가능한 수준까지 구현됐지만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AI 에이전트 결제를 염두에 둔 표준과 결제 인프라 구축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사진=챗GPT)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개발(R&D) 전담 공공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지난 4월부터 AI 기반 블록체인 기술 고도화와 AI 에이전트 결제 등 관련 생태계 구현을 목표로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은 AI 데이터·모델 거래에 적합한 블록체인과 다양한 서비스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지능형 멀티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AI 에이전트 결제 분야는 파일럿 결제 실증(PoC)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 구현을 마쳤으며, 코인베이스의 X402, 구글 AP2 등 주요 국제 규격과의 호환성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다.이렇듯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술 구현만으로는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는 AI 에이전트에 결제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고, AI를 독립적인 결제 주체로 인정할지 여부도 관계 기관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기술은 준비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셈이다.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AI 에이전트 기반 결제·금융 서비스가 금융 리테일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AI가 금융거래를 직접 수행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전자금융거래법은 접근매체의 제3자 위임·대여를 제한하고 있고, 금융실명법 역시 본인 실명거래 원칙과 엄격한 대리 규정을 두고 있어서다.반면 해외에서는 AI 에이전트 결제를 전제로 한 기술 표준과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은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와 AP2(Agent Payments Protocol)를, 오픈AI는 스트라이프와 함께 ACP(Agentic Commerce Protocol)를 제안하며 AI 에이전트 간 거래 표준 마련에 나섰다. 코인베이스의 x402처럼 카드망을 거치지 않고 온체인에서 결제와 정산을 처리하는 결제 표준도 등장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역시 은행·핀테크와 함께 에이전트형 결제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며, 카이트AI(Kite AI)는 지난 4월 스테이블코인 기반 AI 에이전트 결제를 지원하는 메인넷을 출시하고, 아마존에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파일럿을 진행하고 있다. 카이트AI와 협력하고 있는 아발란체 개발사 아바랩스의 김용일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해외에서는 카이트AI 같은 프로젝트들이 AI 에이전트가 이커머스 구매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기술을 이미 구현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가맹점 인프라 확보에 용이한 기존 카드 네트워크와 호환 가능한 스테이블코인 카드를 활용하는 방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국내에서도 AI 에이전트 결제를 도입하려면 기술뿐 아니라 제도와 표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두 가지 과제를 꼽는다. 첫째는 AI를 어디까지 결제 주체로 인정할 것인지다. 이용자를 대신해 결제를 수행하는 ‘대리형 AI 에이전트’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제도적으로 어디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는 AI 에이전트가 어떤 결제망을 통해 거래를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표준이다. 블록체인 기반에서 승인과 정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식과 기존 카드·계좌 기반 결제망 위에 AI 에이전트 전용 표준을 추가하는 방식 등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장희수 숭실대학교 금융학부 교수는 “AI 에이전트 결제로 넘어가려면 이용자를 대신하는 에이전트와 판매자 측 에이전트가 서로 통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통신을 특정 플랫폼에서 구현할지, 인터넷처럼 개방된 환경에서 구현할지 등 표준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결제 인프라도 이에 맞춰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14 I 정윤영 기자
'탈모케어' 리필드의 대담한 도발 "탈모샴푸는 거짓"
  • '탈모케어' 리필드의 대담한 도발 "탈모샴푸는 거짓"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여러분, 세수할 때 좋은 성분이 들어있다고 해서 10만~20만원짜리 폼클렌저 쓰는 걸 선호하지 않을 겁니다. 폼클렌저는 얼굴을 깨끗이 씻어내고 피부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는 제 역할에 충실하면 되기 때문이죠. 샴푸도 마찬가집니다.”탈모케어 브랜드 리필드(Refilled)가 샴푸를 중심으로 형성된 탈모 관리(케어) 제품 시장을 도발했다. 탈모 샴푸만으론 탈모를 막을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공개하며 탈모 케어의 패러다임을 ‘씻어내는 관리’에서 ‘흡수시키는 관리’로 바꾸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필드를 전개하는 콘스탄트의 정근식 대표는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피도 피부처럼 관리할 수 있는 분야”라며 “‘탈모 케어는 탈모 샴푸’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관리 방법이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탈모 샴푸 20~30개를 써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스트레스 받던 자신의 20대를 떠올리며 “샴푸는 세정과 유수분 밸런스 기능에만 충실하면 되고, 그 다음 단계가 있을 것이라는 얘길 아무도 해주지 않았다”고 리필드의 시작을 설명했다. 정근식 콘스탄트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콘스탄트)탈모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한 리필드는 그 시작으로 탈모 기능성 샴푸 판매 중단을 선택했다. 그 대신 건강한 두피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이토카인 cADPR 스칼프 리셋 클렌저’를 출시했다. 양미경 리필드 연구소장은 “탈모 샴푸를 5분 이상 방치해야 좋은 성분이 침투된다고 하는데, 샴푸를 3분 이상 방치하면 두피 장벽에 과도한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좋은 성분이라면 바르는 게 낫지, 왜 빨리 씻어내야 하는 샴푸에 넣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두피도 얼굴 피부와 마찬가지로 깨끗이 씻어낸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정 대표는 봤다. 리필드가 2021년부터 핵심 성분인 ‘cADPR’(cyclic ADP Ribose)에 기반한 앰플에 집중한 배경이다. cADPR은 서울대병원 암 전문의 출신이자 30년 탈모 치료를 연구한 양미경 소장이 특허를 갖고 있다. 모발의 성장기를 유도하는 동시에 퇴행기를 막아주는 물질로 체내에 본래 있고 인체 대사에 관여하는 조효소(coenzyme)여서 안전성도 갖췄다고 양 소장은 설명했다. 정 대표는 “두피에 제대로 흡수돼 탈모를 케어할 수 있는 성분과 제형에 집중해왔다”며 “지난 5년간의 여정은 흡수시키는 관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고객에게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리필드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탈모케어 관점을 바꾸겠다는 포부다. 과학적 메커니즘에 기반한 ‘스칼프 사이언스 브랜드’로서 하반기부터 데일리 케어 제품을 넘어 임상 치료 단계까지 아우르는 모낭케어 라인업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에 이미 진출했고 미국 아마존과 틱톡샵, 얼타뷰티 등에 이어 코스트코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 중남미·중동·중남미·유럽까지 5대 권역을 동시 공략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탈모케어 인식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가져오면서 지난 3개년 연속 3배씩 성장해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며 “올해 매출액 목표는 300억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 인간의 모근 하나에서 나는 머리카락 수는 평균 15가닥이기 때문에 탈모 케어의 최선은 이 15가닥의 머리카락을 지켜내느냐의 싸움”이라며 “케어의 일상화를 리필드가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2026.07.14 I 경계영 기자
남성, 북미 유통망 기반 모빌리티 AI 디바이스 사업 확대
  • 남성, 북미 유통망 기반 모빌리티 AI 디바이스 사업 확대
  • [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차량용 AI 솔루션 전문기업 남성(004270)은 60여년간 축적한 전자·전장 기술과 북미 유통·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AI 디바이스 사업을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남성 AI. (사진=남성)회사는 자체 브랜드인 ‘Dual’, ‘Jensen’, ‘Axxera’를 앞세워 북미 카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해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차량용 오디오·비디오 중심의 사업을 AI 디바이스와 서비스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남성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월마트, 어드밴스 오토 파츠, 오라일리 오토 파츠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아마존과 월마트닷컴에서도 차량용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 리노와 일리노이주에는 3자물류(3PL) 거점을 운영하며 현지 물류와 공급망 관리 체계도 구축했다.회사는 이 같은 북미 유통·물류 역량을 활용해 차량용 AI 디바이스 ‘NS AI LINK’의 현지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NS AI LINK는 차량과 스마트폰의 생성형 AI 및 AI 에이전트를 연동해 차량 내 다양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품이다.남성은 기존 오프라인 거래처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확보한 뒤 온라인 채널로 유통을 확대하고, 향후 쇼핑·광고 등 맞춤형 AI 서비스를 접목해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남성 관계자는 “20여년간 구축한 북미 유통·물류 기반을 활용해 NS AI LINK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2026.07.14 I 이혜라 기자
스페이스X 주가, 공모가 코앞…한 달 새 시총 1246조원 증발
  • 스페이스X 주가, 공모가 코앞…한 달 새 시총 1246조원 증발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던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 턱밑까지 떨어졌다. 상장 한 달 만에 시가총액 8310억달러(약 1246조원)가 증발했다.(사진=AFP)◇한 달 만에 39% 폭락…시총 1246조 증발1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이날 장중 136.78달러(약 20만 5000원)까지 밀리며 공모가(135달러·약 20만 2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4.2% 내린 139.14달러(약 20만 9000원)로, 지난달 16일 장중 최고가 225.64달러(약 33만 8000원)보다 39.4% 낮은 수준이다.스페이스X는 지난달 주당 135달러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1조 7000억달러(약 2549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투자자들로부터 857억달러(약 128조 5000억원)를 끌어모아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웠다. 지난주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과 함께 올해를 ‘메가 IPO의 해’로 각인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하지만 상승 동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시총은 지난달 16일 2조 6700억달러(약 4004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8310억달러가 날아갔다. 미 기업 시총 순위도 6위에서 7위로 밀려 브로드컴에 자리를 내줬다. 상장 이후 줄곧 6위를 지켰고, 지난달 16일 하루는 아마존을 제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회사를 포기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 마이클 애슐리 슐먼 세리티파트너스 투자책임자는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 근처에 머무는 것은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공모가에 녹아 있던 ‘이야기의 값’이 단기적으로는 더 갈 곳이 없다는 신호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주가가 오를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고 상장한 다른 기업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세레브라스시스템즈도 지난달 잠시 공모가를 밑돌았다가, 13일 204달러(약 30만 6000원)로 공모가 185달러(약 27만 7000원)를 웃돌았다. 사상 최고가 386.34달러(약 57만 9000원)엔 여전히 못 미친다.◇적자 7조인데 몸값 4000조…실적 못 따라가 ‘거품’ 논란몸값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실적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매출 186억달러(약 27조 9000억원)를 올렸지만 49억달러(약 7조 30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반면 브로드컴은 직전 회계연도에 매출 639억달러(약 95조 8000억원), 순이익 231억달러(약 34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전문가들은 주가를 떠받쳐온 것이 실적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내건 원대한 청사진이라고 지적한다. 화성 개척, 위성 100만기 이상 궤도 배치, 달에 화물 발사 장치 설치 등이다. 스페이스X가 노리는 전체 시장 규모는 28조 5000억달러(약 4경 2739조원)에 달한다.월가도 기대를 부풀리는 데 한몫했다. 에디슨 유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스페이스X를 “문명적 야망의 정점”이라고 표현하며 목표주가 255달러(약 38만 2000원)로 분석을 개시했다. 레이먼드제임스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1000달러(약 15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마이크 딕슨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 리서치 총괄은 “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은 상장 초기의 열기가 아니라 이 회사가 가진 여러 사업을 근거로 주가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16일 스타십 13차 발사…반등 ‘분수령’최근 주가 하락은 나스닥100 지수 편입 일주일 만에 벌어졌다. 지수를 따라가는 자금이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주가가 빠진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엔 아직 들어가지 못했고, 시장에 풀린 주식 수가 적은 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주세페 세테 리플렉시비티 공동창업자는 주가 약세가 “질주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머스크 낙관론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당장 주가를 움직일 재료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스타십 13차 시험발사다. 스타십은 월가가 스페이스X를 평가하는 핵심 잣대여서 차질이 빚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 애널리스트는 “스타십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사업과 AI 로드맵에 결정적”이라며 “두 사업 모두 팰컨9으로는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적재 중량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고 짚었다.미 연방항공청(FAA)은 13일 시험발사를 승인하고, 화염에 휩싸인 폭발로 끝난 직전 발사의 사고 조사도 종결했다. FAA는 스페이스X가 슈퍼헤비 부스터를 잃게 된 원인을 고치기 위해 네 가지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16일 스타십에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V3) 20기를 처음 실어 보낸다. 이 위성들은 기존 위성망과 교신을 시도한 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소멸한다. 직전 발사 때는 모형 위성 20기와 개조 위성 2기를 실었다.
2026.07.14 I 방성훈 기자
아이폰값 45만원 오르나…AI가 부른 '메모리 대란'
  • 아이폰값 45만원 오르나…AI가 부른 '메모리 대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를 싹쓸이하면서 아이패드, 맥북, 닌텐도 스위치 등 전자기기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새 노트북이나 게임기를 살 생각이라면 지갑을 더 열 각오를 해야 한다는 전망이 잇따른다.(사진=AFP)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메모리 품귀에 따른 가격 인상 여파로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이 11.3% 줄고, 스마트폰 업계는 연간 기준 사상 최대 폭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스마트워치나 무선 이어폰처럼 메모리를 많이 쓰지 않는 기기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가격 인상은 이미 현실이 됐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PS5) 기본형 가격을 100달러 올려 649.99달러(약 97만원)로 조정했다. 휴대용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포털도 199.99달러(약 30만원)에서 249.99달러(약 37만원)로 뛰었다. 닌텐도 스위치2와 밸브 스팀덱, 아이패드·맥북 등 애플 제품도 최근 몇 달 사이 일제히 비싸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8월 엑스박스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했다.가격 인상의 배경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이 자리하고 있다. 메모리는 컴퓨터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꼭 필요한 부품인데,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들어서면서 수요가 급격히 불어났다. 반도체 업체들이 데이터센터와 소비자 기기에 들어갈 메모리를 모두 대지 못하게 되자 품귀 현상이 벌어졌고, 그 부담이 고스란히 제품 가격에 얹힌 것이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메모리 제조사엔 호재지만, 소비자에겐 악재다.문제는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메모리 대기업들이 새 공장을 짓고 있지만 품귀는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그 이후에도 가격이 품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아샤 샤르마 MS 엑스박스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감원과 조직 개편을 알리는 사내 이메일에서 메모리 품귀를 “역사상 가장 심각한 하드웨어 위기”라고 표현했다.그나마 최악의 고비는 넘겼을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소비자기기 리서치 디렉터는 “가장 큰 충격은 이미 지나갔다”며 “앞으로도 오르긴 하겠지만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세 자체는 멈추지 않는다는 얘기다.이란 전쟁 등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애플은 아직 아이폰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마이크 하워드 테크인사이츠 메모리 담당 부사장은 애플이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스마트폰 가격을 250~300달러(약 37만~45만원) 올려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1000달러(약 150만원)나 1200달러(약 180만원)짜리 아이폰이 아니라 1500달러(약 225만원)짜리 아이폰을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일부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구매할 것을 권한다. 하워드 부사장은 메모리 부품값이 떨어지더라도 그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다만 제품별로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예를 들어 기술기업들은 연말 대목을 앞두고 가을에 신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새 아이패드가 곧 나올 참이라면 굳이 비싼 값에 구형을 살 이유가 없다. 애플은 아이폰을 9월, 아이패드와 맥을 3월이나 10월에 내놓고,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1분기, 구글 픽셀은 8월에 나온다. 노트북은 1월이나 6월에 신제품이 몰린다.중고 시장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아마존과 애플, 삼성전자 등은 중고 제품을 점검·수리해 할인가에 되파는 인증 재생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조 세비야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반품된 새 제품들”이라며 재생품 성능이 새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너무 오래된 모델을 사면 머지않아 다시 바꿔야 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새 스마트폰을 사는 대신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추가로 사거나 배터리만 교체하는 것도 대안이다.메모리 품귀가 언제 풀릴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 반도체 공장을 지어 가동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과정도 만만치 않아서다. 하워드 부사장은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이제 모두가 그걸 알게 됐다”며 “엄청나게 복잡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제조업”이라고 짚었다.
2026.07.14 I 방성훈 기자
신세계인터 '연작', 美시장 집중 공략…현지 접점 확대
  • 신세계인터 '연작', 美시장 집중 공략…현지 접점 확대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화장품(뷰티)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코스모프로프 노스 아메리카'에 참가하는 연작의 부스 렌더링.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연작은 이달 북미 최대 규모의 기업향(B2B) 뷰티 박람회, 팝업스토어, 코스트코 온라인몰 입점 등에 나선다고 14일 밝혔다. 우선 1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코스모프로프 노스 아메리카’에 참가한다. 코스모프로프는 전 세계 1000여 개 브랜드와 113개국에서 약 2만 6000명이 찾는 뷰티 박람회다. 연작은 이곳에서 현지 유통 파트너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이후엔 미국 서부 주요 도시에서 3개월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LA 글렌데일 복합 쇼핑몰 ‘아메리카나 앳 브랜드’, 실리콘밸리 ‘산타나 로우’ 등에서 현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힌다. 이달 말엔 미국 코스트코 온라인몰에도 공식 입점한다. 최근 미국에선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색조)의 장점을 결합한 복합 기능성 K뷰티 베이스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습과 피부 관리는 물론 메이크업 밀착력과 지속력까지 높여주는 제품들이다.연작은 지난해부터 미국 아마존 중심으로 대표 제품인 ‘스킨 퍼펙팅 프로텍티브 베이스 프렙’ 판매를 확대하고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메이크업 전 피부 컨디션을 최적화하는 ‘프렙’(Prep)을 내세우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연작은 중국 중심이었던 해외 사업을 올해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에서 제품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북미 시장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중국 중심이었던 해외 사업을 일본,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국가별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7.14 I 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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