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1,339건

'버핏 단짝'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 별세…향년 99세
  • '버핏 단짝'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 별세…향년 99세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워런 버핏 회장과 함께 40년 넘게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어 온 찰리 멍거 부회장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사진=AFP)버크셔는 멍거 부회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병원에서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이날 밝혔다. 향년 99세. 오랜 동료인 버핏은 “찰리의 동참과 그의 영감, 지혜가 아니었다면 버크셔는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고인을 애도했다.1924년 미 네브래스카 오마하에서 태어난 멍거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65년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투자자로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59년 우연히 식사자리에서 만난 버핏과도 1960년대 투자 조언을 주고받으며 관계가 깊어졌다. 1978년 버크셔 부회장으로 합류한 멍거는 40년 넘게 버핏과 호흡을 맞췄다.멍거 생전에 버핏은 멍거가 현재 버크셔의 투자법을 창시했다고 치켜세웠다. 과거 버핏은 부실기업을 헐값에 사들여 나중에 되파는 방식을 선호했지만 멍거는 ‘공정한 가격’을 주더라도 좋은 기업을 인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CNBC 인터뷰에서 “모든 현명한 투자는 가치투자가 돼야 한다”며 “주식 가치를 평가하려면 기업 가치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멍거는 최근엔 중국 배터리 회사 비야디(BYD)와 이스라엘 기계회사 이스카에 대한 투자를 이끌었다.그는 자신이 미덥지 않아 하는 산업에는 비판과 독설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월 멍거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암호화폐 규제를 촉구하며 비트코인을 ‘쥐약’, ‘쓰레기 같은 활동’이라고 표현했다. 최근엔 “인공지능에 대한 일부 과장된 광고에 개인적으로 회의적”이라고 말했다.‘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펀드매니저처럼 멍거도 그의 거주지에서 착안해 ‘패서디나의 현인’으로 불렸다. 펀드매니저 휘트니 틸슨은 “가치투자자에게 버핏이 교황이라면 멍거는 수석 대주교”라고 표현했다.멍거의 유산은 연초 기준 23억달러(약 3조원)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전 버핏만큼 자선 활동에 적극적이진 않았지만 아마추어 건축가로서 종종 학교 건축엔 거금을 쾌척했다.
2023.11.29 I 박종화 기자
베이조스, 1조원 규모 아마존 주식 매각 추진…주가 1.5%↓
  • 베이조스, 1조원 규모 아마존 주식 매각 추진…주가 1.5%↓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1조원이 넘는 아마존 주식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진=AFP)21일(현지시간) 미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조스가 소유한 아마존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각하고 있으며, 예상 매각 규모는 800만주에서 1000만주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주식이다. 베이조스의 지분 매각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은 전날보다 1.53% 하락한 143.9달러(약 18만5770원)에 마감했다. 베이조스는 지난주에도 약 2억4000만달러(약 3098억원) 규모의 아마존 주식을 처분했다. 관련 서류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이 주식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했으나, 해당 단체가 어디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베이조스는 2021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난 이후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도 노숙자를 돕는 자선단체에 1억8000만달러(약 2324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하와이 마우이섬 화재 복구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기부했다.아울러 그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에 자금을 대기 위해 매년 최소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어치의 아마존 주식을 팔겠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 약 9억8800만주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회사 전체 지분의 10%에 달한다. 베이조스의 개인 재산은 1560억달러(약 201조원) 수준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자다. 다만 베이조스는 자산 규모에 비해 기부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이조스가 기부한 금액은 총 30억달러(약 3조8700억원)로, 그의 자산의 2%에 불과하다. 베이조스는 세계 억만장자들의 기부 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공동 설립한 더 기빙 플레지에는 28개국 억만장자 230여 명이 이름을 올려 재산의 절반 이상 기부를 약속했으며, 베이조스의 전처 매켄지 스콧도 동참 중이다.
2023.11.22 I 김겨레 기자
디즈니,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지분 확보…‘가치상승 기대’ (영상)
  • 디즈니,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지분 확보…‘가치상승 기대’ (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이날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전월대비 0.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 감소다. CPI와 PPI 모두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12월 FOMC에서의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금리도 전날 8.07%에서 7.77%로 낮아지면서 8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긴축 우려 완화로 증시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내년 증시 전망치를 공식 발표했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S&P500 목표치는 4700이다. 이는 작년 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4796.6)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전략가는 “상반기에는 큰 변화없이 움직이다가 연준의 금리정책과 미국 선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연말쯤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 7개 기업의 주가는 더 강한 매출성장과 더 높은 마진, 탄탄한 재무안정성 등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시장수익률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에 주식을 53억달러 순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AAPL),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코카콜라(KO), 아멕스(AXP) 지분에는 변동이 없었고 셰브론(CVX), HP(HPQ)는 각각 20억달러, 5억달러 매도했다. 이밖에 제너럴모터스(GM)와 프록터&갬블(PG), 존슨앤드존슨(JNJ), UPS(UPS) 등은 지분을 전량 매각하거나 일부 축소했고 미공개된 금융주(12억달러 매수)와 시리우스 XM(SIRI, 0.44억달러)은 신규 매수했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디즈니(DIS, 93.93, 3.1%) 종합 엔터테인먼트 및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기업 디즈니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이날 외신보도에 따르면 행동주의 헤지펀드 밸류액트 캐피탈은 상당한 규모의 디즈니 지분을 확보했다. 밸류액트 측은 디즈니에 대해 “테마파크와 소비재 사업만으로도 주당 80달러의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며 “향후 10년간 600억달러 투자 계획을 고려할 때 더 높은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투자자가 지분 인수시 기업의 가치 개선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이날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밸류액트는 또 여행서비스 예약 플랫폼 운영기업 익스피디아(EXPE) 지분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영향으로 오늘 익스피디아 주가는 6% 넘게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타겟(TGT, 130.46, 17.8%)미국의 대형마트 체인 운영 기업 타겟 주가가 18% 가까운 폭등세를 기록했다. 이날 타겟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2% 감소한 254억달러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예상치 253억달러는 웃돌았다. 동일매장매출 성장률은 -4.9%로 역시 예상치 -5.3%보다 양호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대비 36% 급증한 2.1달러를 기록했다. 예상치 1.47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타겟은 이어 4분기 조정 EPS 가이던스를 1.9~2.6달러, 동일매장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한자릿수 중반 감소로 제시했다. 예상치(각각 2.23달러, -4.7%)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재고 문제가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타겟이 절도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해 제품에 잠금장치 처리를 했음에도 유의미한 고객 이탈이 없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팔로알토(PANW, 256.18, -1.9%, -5.7%*) 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 솔루션 업체 팔로알토 주가가 정규 거래에서 2% 가까이 하락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6% 내렸다. 팔로알토는 이날 장마감 후 2024회계연도 1분기(8~10월)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18억8000만달러, 조정 EPS는 1.38달러로 시장예상치 각각 18억4000만달러, 1.16달러를 웃돌았다.다만 이연 매출이 포함된 청구액은 20억2000만달러로 예상치 20억5000만~20억8000만달러를 하회했다. 팔로알토는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81억5000만~82억달러를 제시해 예상치 81억9000만달러에 조금 미흡했고 청구액 가이던스도 예상보다 낮게 제시했다. 다만 조정 EPS 가이던스는 종전 5.27~5.4달러에서 5.4~5.53달러로 상향조정하면서 예상치 5.32달러를 웃돌았다. 회사 측은 “전례 없는 해킹 공격으로 사이버보안 시장의 강력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월가에서는 청구액이 예상을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월~금 오전 7시40분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3.11.16 I 유재희 기자
'투자 귀재' 버핏 이끄는 버크셔, GM·P&G 전량 처분
  • '투자 귀재' 버핏 이끄는 버크셔, GM·P&G 전량 처분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3분기 말 현금 보유액을 역대 최대규모인 1572억달러(약 206조원)로 늘린 가운데 내다 판 주식 종목은 ‘제너럴 모터스(GM)’와 ‘프록터앤갬블(P&G)’, ‘아마존닷컴’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로이터)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크셔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주식 보유현황 서류에 지난 9월 30일 기준 GM과 P&G에 대한 보유 지분이 없다고 보고했다.앞서 버크셔는 지난 6월 말 기준 GM 주식 8억4800만달러, P&G 주식 4800만달러 규모를 보유했었다.또 버크셔는 아마존에 대한 보유 지분 5%를 줄였으며, 특수소재회사 ‘셀라니즈’의 지분 6억2100만달러도 매각했다고 보고했다.이어 버크셔는 쉐브론에 대한 대규모 투자 일부를 포함해 70억달러 규모 주식을 매각했다.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애플이다. 다만 애플 주가가 12% 하락한 3분기에는 17억달러만 매입했다.올 들어서 버크셔가 매수한 주식보다 매도한 주식이 236억달러 더 많았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순매도로 인해 3분기 말 기준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1572억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말 1474억달러보다 7% 늘었으며, 2년 전 1492억달러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애플 지분 1568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이처럼 현금 보유액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건 증시 흐름상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버크셔는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미 국채에 단기 투자했으며, 이 부문 투자는 작년 말 약 930억 달러에서 지난 3분기 말에는 1264억 달러로 약 36% 증가했다.버크셔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비디오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을 매각하고 생명보험사 ‘글로브 라이프’의 지분을 줄였다. 이밖에 보험 및 투자회사인 ‘마켈그룹’의 지분 약 3분의 2를 매각했다.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이 이 회사를 ‘미니 버크셔’로 간주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2023.11.15 I 이소현 기자
워런 버핏, 선행매매 논란…"버크셔 투자한 주식 미리 사고팔아"
  • 워런 버핏, 선행매매 논란…"버크셔 투자한 주식 미리 사고팔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주식을 부정거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가 특정 주식을 거래하기 전에 개인 계좌로 해당 주식을 미리 매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AFP)미국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는 9일(현지시간) 자체 입수한 미 국세청(IRS) 내부 자료를 인용해 버핏 회장이 버크셔가 투자한 주식 가운데 일부를 개인 계좌를 통해 미리 사거나 팔았다고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가 입수한 IRS 자료에는 버핏의 개인 계좌 거래 데이터 20년치가 담겼으며, 버핏 회장이 최소한 세 차례에 걸쳐 선행매매를 진행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버핏 회장은 버크셔가 주식을 거래하기 전에 투자 대상을 호평해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개인적으로 최소 4억 66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거래했다. 이 가운데 웰스파고 주식 거래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2009년 4월 말 2000만달러 상당의 웰스파고 주식을 개인 계좌로 매각했다. 거래가 이뤄지기 며칠 전 그는 미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웰스파고의 경영을 칭찬했고, 이에 따라 웰스파고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도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2000년 경부터 보유하고 있던 웰스파고 주식을 지난해 1~3월 전량 처분했다. 2021년에도 버크셔가 존슨앤드존슨 주식 매도를 공시하기 전에 버핏 회장이 개인적으로 존슨앤드존슨 주식 3500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공시는 같은 해 10월에 이뤄졌고, 버핏 회장의 주식 거래는 3분기(7~9월)에 진행됐다. 월마트의 주식을 매각한 시점도 버크셔의 거래 시기와 맞물렸다.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버핏 회장은 비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회사의 이익상충 규정 및 법 위반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논란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버핏 회장이 과거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다”고 공언한 데다, 그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데이비드 소콜이 개인적인 주식 거래로 버크셔 내부 규정을 위반해 2011년 사퇴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3.11.10 I 방성훈 기자
가치투자의 정석
  • [김학균의 투자레슨]가치투자의 정석
  •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와 투기를 다음과 같이 구별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 받는 행위이고,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이다.’ 이 정의에서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 받고자 함’은 돈을 걸고 행해지는 모든 행위에 내재돼 있는 희망사항이기 때문에 그레이엄의 생각은 ‘철저한 분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그레이엄은 투자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앎’의 유무가 투자와 투기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고 본 것이다.그레이엄은 또다른 두 가지 중요한 개념을 제시했는데, ‘미스터 마켓(Mr.market)’과 ‘안전마진(safty margin)’이 그것들이다. ‘미스터 마켓’은 시장이 늘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미스터 마켓이라는 가상의 인물은 어떤 때는 내게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겠다고 제안하고, 어떤 때는 아주 낮은 가격에 팔겠다는 제안을 하는 일관성이 없는 존재이다. 그레이엄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모여 시장을 구성하고, 이들은 욕심과 공포라는 감정에 휘둘리는 불완전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에 늘 합리성이 투영돼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런 관점은 1980년대 이후 시장의 전능함을 강하게 설파했던 ‘합리적 기대 이론’이나 ‘효율적 시장 가설’ 등 주류 경제학의 입장과 대척점에 서는 주장이었다. 반면 경제학에 심리학이 접목되면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행동 경제학’의 성과와는 조응하는 측면이 있다. 그레이엄의 시각으로는 조울증 환자와 같이 움직이는 주가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은 무망한 일이다. 지난 10월에 한국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가 7%, 코스닥이 12% 넘는 조정을 받았다. 만신창이가 될 정도의 하락세가 나타나던 와중에 최근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로 코스피는 134포인트 급등했다가, 다음 날 58포인트가 하락했다. 단기 변동성이 유별나게 높기는 했지만, 이런 시장의 행보를 어떻게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레이엄은 가늠하기 힘든 주가가 아닌 투자 대상에 대해 깊이있는 이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말대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기업의 적정 가치에 대한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미스터마켓을 이용할 수 있다. 시장이 울증에 빠져 과도하게 하락하면 주식 매수의 기회가 생기고, 반대로 조증에 빠져 강하게 오르면 유리한 가격에 주식을 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가치투자자들은 투자의 핵심이 주가의 등락에 대한 예측이 아닌, 기업의 적정가치를 잘 추정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적정가치를 어떻게 추정해야 할까? 구체적인 방법론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치투자자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철저하게 분석한 적정가치 조차 ‘확실한 답’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주가 전망을 비롯해 인간의 행동이 결부된 사회과학적 예측은 자연과학에서와 같은 인과율이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가정들을 바탕으로 추론해 볼 따름이다. ‘안전마진’은 최선을 다한 분석을 했음에도 나의 분석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데서 나온 개념이다. 스스로 추정한 적정 가치가 1만원인 가상의 기업의 예를 생각해 보자. 내가 계산한 가치가 1만원이지만, 이 수치는 100%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힘든 미래에 대한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이 기업의 주가가 8000~9000원에 형성돼 있다면, 이는 가치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대상이 아니다. 나의 분석 오류로 실은 적정가치가 8000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적정 가치를 1만원으로 추정한 기업의 주가가 5000원이라면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내 적정가치 산정에 다소의 오류가 있더라도, 현재 주가와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크게 낭패를 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가치투자는 ‘앎’에 천착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모르는 영역이 존재하고, 나의 앎에도 한계가 있다는 겸손의 철학이 내재돼 있다. 주가의 움직임은 알 수 없는 영역이라 범위를 좁혀 투자 대상에 대한 깊이있는 앎을 추구하지만, 그 마저도 확실하지는 않기 때문에 안전마진을 고려하는 것이다.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투자자는 생각은 많이 하고, 행동은 적게 해야한다. 내가 잘 아는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야하기 때문이다. 잘 알기 위해서는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하고, 안전마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좋은 가격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레이엄의 제자인 워런 버핏은 투자자들이 너무도 부주의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핏은 ‘내 인생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20번으로 제한돼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주식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가치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 것도 안하는 것도 투자’이다. 모르는 종목을 사는 것은 투기이고, 안전마진이 확보되지 않은 종목을 사는 것은 투자의 승률을 현저히 낮춘다. 시장에는 정보가 너무 많고, 그 정보는 대부분 소음인 경우가 많다. 워런 버핏이 왁자지껄한 월스트리트가 아닌 조용한 시골도시 오마하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도 부주의한 행동을 유발하는 과도한 자극을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본다.가치투자자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을 어떻게 볼까? 이들 기업이 가치투자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치투자의 기본은 ‘앎’이다. 투자 대상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다면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들도 가치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피셔는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 투자로 큰 부를 일군 사람이다. 피셔는 그레이엄과 동시대 인물이지만, 투자의 방식은 전혀 달랐다. 그레이엄은 담배꽁초 주식으로 불릴 정도로 싼 주식에 천착했고, 필립 피셔는 모토롤라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과 같은 당대의 성장주들에 투자해 부를 쌓았다. 필립 피셔가 쓴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라는 책은 매우 흥미롭다.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 투자가가 ‘보수적’이라니. 결국은 깊이있는 앎이 본질이다. 피셔도 앎에 천착했다.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해서는 정말 샅샅이 분석했다. 내부자들의 인터뷰, 경쟁사들에 대한 조사, 마케팅 전략 등등. 가치에 대한 확고한 분석과 믿음이 있었으니, 변동성 높은 주가의 중단기 등락에 연연하지 않았던 것이다. 핵심은 ‘앎’이고,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다.
2023.11.09 I 송길호 기자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