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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새벽 깨운 비명…`송파 장모 살해` 참혹했던 현장
  • “살려주세요” 새벽 깨운 비명…`송파 장모 살해` 참혹했던 현장
  • 11일 장모를 살해한 후 아내를 데리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송파구 현장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태섭 수습기자)[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11일 조용하던 새벽, 서울 송파구 인근 주택가에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이 가득 찼다. 20대 남성 A 씨가 장모를 흉기로 찌른 뒤 아내 B 씨를 차량으로 끌고 가려 하자 B 씨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도움을 주러 내려오는 사람은 없었다.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5시 15분께 A 씨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인근의 한 거주지에서 아내 B 씨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장모인 50대 여성 C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데일리와 만난 목격자들은 A 씨가 현장을 뒤로한 채 아내를 차량으로 끌고 갔다고 전했다.당시 맞은편 건물 4층에서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을 듣고 잠에서 깬 목격자 D 씨는 A 씨가 B 씨를 끌고 가는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D 씨는 “잠결에 불량 학생들이 뛰어다니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더라”며 “창문을 열어 보니 위아래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끌려가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갔다”고 전했다.D 씨에 따르면 당시 끌려가던 B 씨의 앞에는 인근 주민으로 추정되는 노인이 있었다. 당시 B 씨는 노인에게 살려달라고 호소했으나 노인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고, 이후 B 씨는 체념한 듯 소리 지르기를 포기하고 그냥 끌려갔다고 D 씨는 전했다.새벽 5시 37분께 경찰에 신고한 주민 E(67·여) 씨도 “여자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하고 다급하게 비명을 질러 신고했다”며 “남자가 머리채를 잡고 끌고 가니 여자도 힘을 못 쓰고 끌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11일 장모 살해 후 아내를 데리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송파구 현장에 혈흔을 가리기 위해 모래가 뿌려져 있다. (사진=김태섭 수습기자)A 씨가 아내 B 씨를 데리고 사라진 살해 현장은 처참했다. 흉기에 찔린 A 씨의 장모 C 씨는 피를 많이 흘린 상태였고,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B 씨의 여동생은 살려달라고 이야기도 못하고 어머니의 손을 붙들고 울고 있었다고 D 씨는 전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8분께 송파구에서 “남자가 여자를 끌고 가려고 한다. 여자 1명이 쓰러져 있다”는 등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서는 A 씨의 장모인 5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A 씨는 장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이혼 관련 소송 중인 20대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원경찰청 등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께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차량과 함께 아내를 안전한 상태로 발견했다. 이후 주변 수색을 이어가 낮 12시 35분께 A 씨를 검거했다.A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며 아내에 대한 가정폭력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로 이송됐다. 수원권선경찰서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기존 접근금지 조치가 30일이 지나 종료된 뒤 경찰이 접근금지를 다시 신청했으며, 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6.10.11 I 김태섭 기자
"강남·잠실점 새단장"…롯데백화점, 상권 초격차 전략 본격화
  • "강남·잠실점 새단장"…롯데백화점, 상권 초격차 전략 본격화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롯데백화점이 리뉴얼(새단장)을 통해 핵심 거점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상권 초격차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리뉴얼로 점포당 생산성을 높여 국내 최다 점포 보유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롯데백화점 잠실점. (사진제공=롯데백화점)11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강남점과 잠실점 리뉴얼에 나선다. 강남점의 경우 지하 1층부터 8층까지 각 상품군의 맞춤형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하이퍼 로컬 점포로 새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점은 대치동 교육 상권의 배후 수요가 탄탄해 확대되고 있는 고급 수요를 감안했다. 먼저 강남점은 최근 지하 1층에 프리미엄으로 새단장한 식당가를 새롭게 선보였다. 강남점은 식당가에 △한식 △일식 △양식 등 전국 유명 맛집을 대거 유치하고 공용 식사 공간도 기존대비 2배 가량 확대했다. 강남점은 인기 브랜드의 메가 스토어 전환 및 영패션 카테고리도 강화한다. 기존 유니클로 매장은 키즈라인이 보강된 400평대 메가 스토어로 키운다. 강남점은 2030세대의 강력한 지지층을 가진 새터, 슈퍼 드라이 등 매장을 통해 영패션 조닝도 새롭게 조성한다. 이 밖에도 강남점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상품군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플래그십 매장으로 격상한다. 강남점은 가전, 가구 매장도 고급 품목을 확대하는 등 고객 경험을 한층 강화한다.롯데백화점은 매출 1위인 잠실점의 본관 식품관 전면 개편을 시작으로 럭셔리 등 다른 상품군으로 개편 범위도 차례로 확대한다. 잠실점은 배후 대단지 주거 수요와 광역 상권 고객 유입에 힘입어 2021년 이후 매년 15%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약 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년 연속 연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쇼핑·문화·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집적된 롯데타운 잠실의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매출 4조원 달성을 앞당기고 글로벌 프리미엄 랜드마크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롯데백화점 리뉴얼 효과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인천점의 지난해 매출은 8300억원으로 처음으로 8000억원을 넘어섰다. 인천점은 지난 5월 3년에 걸친 프리미엄 리뉴얼을 마무리했다. 인천점은 2023년 12월 식품관 푸드 에비뉴를 시작으로 2024년 8월 약 1200평 규모의 체험형 프리미엄 뷰티관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키즈관과 여성·럭셔리 패션관을 개편했다. 올해 4월에는 1층 럭셔리관 재정비를 완료했다. 그 결과 인천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인천점을 차기 연매출 1조원 점포의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인천점은 새단장에 이어 하반기부터 인천종합버스터미널 현대화 공사를 추진하고 향후 단지 복합개발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명동과 잠실에 이은 세 번째 프리미엄 롯데타운 인천을 조성해 수도권 서부 상권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노원점은 올해 8월 개점 이후 최대 규모의 리뉴얼을 마쳤다. 전체 영업면적의 80%에 해당하는 약 1만평을 새단장하는 데 17개월이 걸렸다. 노원점은 올해 2월 뷰티·주얼리 전문관, 올해 4월 신선 미식 전문관 레피세리를 열었다. 노원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신규 고객도 5만명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창동·상계 일대 개발과 서울아레나 조성 등에 따른 상권 확대에 맞춰 노원점을 서울 동북권과 경기 북부를 아우르는 거점 점포로 육성한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4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3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13개) △현대백화점(13개) △갤러리아백화점(5개)와 비교하면 점포 수가 최소 두 배 이상 많다.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은 점포별 리뉴얼을 통해 광역 상권을 겨냥한 거점 점포와 지역 수요에 특화한 점포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11 I 신민준 기자
`장모 살해·아내 납치` 20대 긴급체포…가정폭력 이력도(종합)
  • `장모 살해·아내 납치` 20대 긴급체포…가정폭력 이력도(종합)
  • 11일 장모 살해 후 아내를 데리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송파구 현장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사진=김태섭 수습기자)[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서 장모를 흉기로 찌르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20대 남성이 강원 양양에서 범행 7시간만에 긴급체포됐다. 이 남성은 앞서 가정폭력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낮 12시 35분께 강원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남성 A 씨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8분께 송파구에서 “남자가 여자를 끌고 가려고 한다. 여자 1명이 쓰러져 있다”는 등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서는 A 씨의 장모인 5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A 씨는 장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이혼 관련 소송 중인 20대 아내를 차량에 태워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원경찰청 등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께 양양군의 한 야산에서 차량과 함께 아내를 안전한 상태로 발견했다. 이후 주변 수색을 이어가 낮 12시 35분께 A 씨를 검거했다.A 씨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며 아내에 대한 가정폭력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건은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로 이송됐다. 수원권선경찰서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기존 접근금지 조치가 30일이 지나 종료된 뒤 경찰이 접근금지를 다시 신청했으며, 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사건 현장을 직접 본 인근 주민은 이날 이데일리에 “잠결에 소리가 들려 처음에는 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는 줄 알았다”며 “자세히 들어보니 ‘살려주세요’라고 해서 창문을 열었더니 여성이 끌려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여성이 근처에 서 있던 할아버지를 보면서도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정폭력 가해자 유치 신청 836건…8개월 만에 작년 추월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받던 피해자가 다시 강력범죄 피해를 본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2일 강원 고성에서는 전 남편이 이혼한 아내를 차량에 강제로 태우려다 저항하는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잠정조치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 지난해 4월 1일 경기 시흥에서는 편의점에서 일하던 여성을 전 남편이 찾아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가정폭력 가해자를 피해자와 격리하기 위한 조치 신청도 늘고 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해자를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유치하는 임시조치 5호 신청은 2021년 111건에서 2022년 274건, 2023년 436건, 2024년 562건, 지난해 785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1~8월 잠정 집계로 836건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6.10.11 I 이민하 기자
삼전닉스 고점 물린 개미, 팔까 버틸까…목대균 "지금은 버틸 때"
  • 삼전닉스 고점 물린 개미, 팔까 버틸까…목대균 "지금은 버틸 때"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금은 반도체주를 팔기보다 버텨야 할 구간입니다.”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업황이 나쁘지 않은 데다 기업 이익도 개선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발표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에서 영업이익 107조 4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 속도는 둔화했지만 펀더멘털이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신호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진단이다.목대균 KCGI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국내 1세대 해외펀드 매니저로 잘 알려진 목 대표는 최근 저서 ‘살 것인가, 팔 것인가, 버틸 것인가’를 펴냈다. 약 20년간 투자 현장에서 겪은 성공뿐 아니라 실패 경험을 함께 담았다. 책 제목처럼 투자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매수·매도·보유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지를 다룬다.그렇다면 현재 국내 증시, 특히 대장주인 반도체 업종은 살 것인가, 팔 것인가, 버틸 것인가. 목 대표의 답은 ‘버틸 것’에 가깝다.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상승을 다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서둘러 주식을 팔 이유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를 팔아야 할 시점은 주가 조정 자체가 아니라 업황을 떠받치는 조건이 달라질 때라고 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다음은 목 대표와의 일문일답.-삼성전자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하락했다.△이번 삼성전자 잠정 실적의 핵심은 107조원이라는 숫자보다 이익의 질이다. 원화 강세로 매출은 기대를 하회했지만 영업이익은 상회했다. 환율 역풍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와 장기계약에서 나온 가격 결정력으로 넘어선 셈이다. 잠정실적 발표날 주가가 하락한 건 실적이 아니라 기대와 할인율 때문이다. 100조원은 이미 시장의 기본값이었다. 같은 날 미국 10년물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외국인·기관 매도와 자사주 매입 종료까지 겹쳤다.주가는 이미 ‘이익이 언젠가 반토막 난다’는 가정을 깔고 있다. 하지만 2027~2028년 공급이 묶이고 장기계약이 바닥을 받치는 상황에서 그 가정은 너무 이르다. 오는 29일 삼성전자 확정실적에서는 4분기 가이던스와 HBM4 계약 조건, 주주환원 계획, 그리고 미국 장기금리를 봐야 한다. 한국 반도체의 재평가는 실적이 아니라 금리가 내려올 때 시작된다. 가격 상승률의 정점은 가까워도 이익의 정점은 아직 멀다. -현재 국내 증시는 ‘살 때, 팔 때, 버틸 때’ 중 어디에 해당하나.△지금은 버티는 구간이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익스포저(투자 노출 규모)를 최대치로 갖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 특히 고점에 진입했던 투자자라면 지금 매도할 경우 손절이 불가피하다. 손절하려면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 근거가 약하다. 반도체 업황이 아직 꺾이지 않았고 기업 이익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까지 매력적이라면 팔 수 있는 논리가 약하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은 늘고 있지만 증가율은 둔화하고 있는데.△맞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D램 가격 상승률도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이런 증가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증가율이 둔화하는 것과 펀더멘털의 절대 수준이 나빠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예컨대 오라클 등의 잔여계약가치(RPO)를 보면 향후 2~3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될 계약이 쌓여 있다. 현재 나타나는 자본지출 증가율 둔화만으로 향후 AI 인프라 수요까지 꺾였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려면 업황 자체가 나빠져야 한다. 메모리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해야 하는데 지금은 재고가 빠듯하며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이익의 증가 속도는 둔화했지만 펀더멘털의 절대 수준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그럼에도 ‘살 때’는 아니라고 진단한 이유는. △예전과 같은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상반기처럼 주가가 빠르게 올라가는 ‘고속도로 구간’은 이미 끝났다고 본다. 업황 자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증가율은 둔화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익에 기반해 가는 시장을 생각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비포장도로에 들어선 것과 같다. 길이 울퉁불퉁해도 갈 수는 있지만 예전과 같은 속도로 달릴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 사기보다는 보유한 주식을 버티는 구간이라고 본다.-그렇다면 반도체주를 팔아야 할 신호는 무엇인가.△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떨어지는지를 봐야 한다. 메모리 가격 흐름도 중요하다. 특히 주력 메모리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불편해질 수 있다.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뒤처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중국 업체들이 물량을 늘려 범용 메모리 가격을 누르고 그 결과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봐야 한다. 가능성만 갖고 얘기하기는 섣부르다.-중국 메모리 업체의 추격은 위협이 아닌가.△생산능력이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생각보다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 위협적인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금 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HBM이다. 이쪽은 여전히 기술적인 병목이 존재한다. 한국 기업들은 HBM부터 낸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메모리 전반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금리와 유가 등 대외 변수는 어떻게 보나.△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 수준 자체가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2008년 이후 부채가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높은 금리가 장기금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자본지출을 위해 장기채를 많이 발행한 만큼 장기금리 상승은 자금조달 비용을 높여 사업 수익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금리가 더 높아지는 것도 투자 측면에서는 부담이다. 한국은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구조인 만큼 고유가가 지속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 이익이 개선되는 상황에서의 금리 상승은 버텨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미국과 한국 모두 성장과 기업 이익 증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현 시점에서 ‘살 때’라고 판단하는 업종이 있다면. △전력기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발전부터 송·배전까지 전력 인프라에 대한 재투자가 필요하다. 반도체는 통상 1~3년의 사이클을 타지만 전력 인프라 투자는 10년 정도 이어질 수 있는 장기 사이클이라고 본다. 한국 기업들은 발전부터 송·배전까지 관련 기술을 갖추고 있고 납기와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이외에 주목하는 업종이 있나. △피지컬 AI다. AI가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단계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은 자동차와 로봇, 부품 등 관련 제조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있다.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이미 높은 만큼 결국 시장의 기대를 실제 실적으로 증명하는 기업을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목대균 대표는… △1975년생 △서울대 경영학 학사 △북경대 국가발전연구원 석사 △ 2002~2005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2005~2020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본부장 △2021~2023년 케이글로벌자산운용(현 KCGI대체투자운용) 대표이사 △2023년~현재 KCGI자산운용 최고정보책임자(CIO) △2025년~현재 KCGI자산운용 각자 대표이사(운용부문)
2026.10.11 I 김경은 기자
“내년에 만나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폐쇄, 겨울잠 모드로
  • “내년에 만나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폐쇄, 겨울잠 모드로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도로로 꼽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두쿠공루(독고공로)가 한정된 운영 기간을 마치고 겨울잠에 들어간다. 신장 지역은 최근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두쿠공루는 자동차 이용객이 방문하는 필수 코스다.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역 두쿠공루 전경. (사진=바이두 화면 갈무리)중국 두쿠공로에서 바라본 주변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1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신장위구르자치구 교통운수부는 “날씨와 도로 상태를 고려해 지난 8일 오후 8시 두쿠공루(도로명 G217)를 겨울철 폐쇄돼 개인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고 밝혔다.인민일보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8일 두쿠공루 터널 입구에서 유지보수 작업자들이 원격 조종기를 조작해 천천히 터널 셔터를 내렸으며 이에 따라 겨울 폐쇄 기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두쿠공루는 중국 서북부 두산쯔에서 시작해 중부 쿠차를 잇는 총 길이 561km 도로다. 도로가 신장 지역 중간을 가로지르는 톈산산맥을 관통한다. 사막과 초원, 삼림, 호수, 빙하 등 다양한 지형을 하나의 도로로 연결해 ‘하루에 사계절을 겪고, 10리(4km)마다 날씨가 다르다’는 말로 유명하다.해발고도가 높아 도로를 달리면서 만년설을 볼 수 있는데 굽은 구간이 많으며 기후 변화가 심하다. 겨울철 강설과 결빙은 주행 안전에 큰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일정 기간 휴면기를 가진다. 통상 매년 6월초부터 10월초까지 약 4개월 정도만 운행하기 때문에 이때 자동차 여행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중국 두쿠공루 유지보수 인원들이 지난 8일 도로를 폐쇄하며 인사하고 있다. (영상=웨이보 화면 갈무리)올해는 6월 1일 운행이 시작했다. 10월 8일까지 누적 통행 차량은 376만대 가량으로 전년동기대비 3.46% 증가했다.도로 옆에는 휴게소, 주차구역, 자율주행 캠핑장, 휴식구역, 주유소 등 서비스 시설 67곳이 있어 중간중간 쉬면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주차 공간은 총 4613개이며 53곳에 화장실을 갖췄다. 서비스 시설 9곳에서 신에너지차(전기차 등) 충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지보수 인력은 매일 도로를 순찰하고 낙석을 제거하며 노면을 청소한다.두쿠공로 유지보수 부서는 겨울철 폐쇄 기간 동안 지질 재해 지점에 대해 계속해서 맞춤형 유지보수를 실시하고 응급 구조 작업 준비를 갖출 예정이다.
2026.10.10 I 이명철 기자
봉준호 첫 장편 애니 ‘앨리’, 내년 7월 극장가 출격
  • 봉준호 첫 장편 애니 ‘앨리’, 내년 7월 극장가 출격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봉준호 감독이 첫 장편 애니메이션 ‘앨리’로 2027년 여름 세계 극장가를 찾는다. 실사영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제작 단계부터 다국적 제작진과 글로벌 배급사를 결합한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애니메이션 '앨리' 스틸컷.(사진=CJ ENM)‘앨리’는 내년 7월 14일 프랑스에서 개봉하고, 같은 달 국내 관객과도 만난다. 북미 개봉도 예정돼 있다. 특히 프랑스 개봉일은 현지 최대 국경일인 프랑스 혁명 기념일로, 여름 성수기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영화는 바닷속 협곡에 사는 심해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태양을 직접 보고 TV에도 출연하고 싶은 아기돼지오징어 앨리와 친구들은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바다에 추락하면서 위험에 빠진다. 이를 계기로 미지의 수면 위 세상을 향한 모험을 시작한다.‘앨리’는 봉 감독이 처음 연출하는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한국·프랑스·영국 등 12개국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영화 ‘잠’을 연출한 유재선 감독이 공동 각본을 맡았다. 목소리 연기에는 아요 에데비리, 브래들리 쿠퍼, 데이브 바티스타, 핀 울프하드, 레이첼 하우스 등이 참여한다.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조크도 성우진에 이름을 올렸다.제작진의 면면도 눈에 띈다. ‘토이 스토리 4’, ‘인사이드 아웃’ 등에 참여한 김재형이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를 맡았고, ‘클라우스’의 마르친 야쿠보프스키가 프로덕션 디자인을 담당한다. ‘인셉션’, ‘듄’ 등의 시각효과를 맡은 글로벌 스튜디오 디넥(DNEG)도 제작에 합류했다.글로벌 배급망도 일찌감치 구축했다. CJ ENM과 펜처인베스트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터키·인도네시아 배급을 맡는다. 공동 투자사인 프랑스 파테 필름은 프랑스·베네룩스·스위스·서아프리카 지역에 작품을 선보인다. 북미에서는 ‘기생충’을 현지에 배급한 네온이 다시 봉 감독과 손을 잡았다.‘앨리’는 봉 감독의 명성에 기대 해외 판매를 추진하는 통상적인 방식과 달리, 기획·제작부터 투자와 배급까지 세계 시장을 전제로 움직이는 작품이다. 봉준호라는 감독 지식재산권(IP)이 실사영화를 넘어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2026.10.10 I 윤기백 기자
입 벌리고 자는 우리 아이…코 막히면 키 성장도 위협
  • 입 벌리고 자는 우리 아이…코 막히면 키 성장도 위협[성장일기]
  •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아침마다 재채기를 연발하고, 콧물과 코막힘으로 킁킁거리는 아이들의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다. 흔히 “환절기 감기겠지” 하고 넘기기 쉽지만, 성장기 아이에게 비염은 단순한 콧병이 아니다. 방치하면 키 성장까지 가로막을 수 있는 복병이다.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시기에 늘어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코 점막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생긴다. 가을에는 잡초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등이 주된 원인이고, 여기에 미세먼지와 건조한 공기가 더해진다. 특히 환절기의 큰 일교차는 코 점막의 방어력을 떨어뜨려 증상을 더 심하게 만든다. 아직 면역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이런 자극에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의학에서는 코를 폐(肺)의 문으로 보아, 폐의 기운이 약하고 몸이 차가운 아이일수록 비염이 잦다고 본다.문제는 비염이 오래가면 다른 질환으로 번지기 쉽다는 점이다. 코 점막이 부으면 콧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부비동에 고여 축농증(부비동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귀와 코를 잇는 통로가 막혀 중이염이 반복되기도 한다. 기관지까지 예민해져 기침이 잦아지고 천식으로 발전하는 아이도 적지 않다. 이렇게 호흡기 질환이 꼬리를 물면 아이는 한 해 내내 아프다 말다를 반복하게 되고, 그만큼 성장에 쓸 수 있는 몸의 여력도 줄어든다.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직접적이다. 코가 막히면 아이는 입으로 숨을 쉬게 되고, 밤새 코를 골거나 자주 뒤척이며 깊은 잠에 들지 못한다.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 중에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데,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성장에 쓸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여기에 냄새를 잘 맡지 못해 입맛이 떨어지고, 낮에는 피곤과 집중력 저하로 활동량까지 줄어든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여야 크는 아이에게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셈이다. 진료실에서도 비염이 심한 시기에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둔해졌다가, 코 상태가 좋아지면서 다시 제 속도를 찾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무엇을 챙겨야 할까. 먼저 실내 습도를 40~60퍼센트로 유지하고 침구를 자주 세탁해 진드기를 줄여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씌우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로 코를 씻어주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찬 음식과 인스턴트식품은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으로 몸의 저항력을 키워야 한다. 증상이 한 달 이상 이어지거나 코골이와 입 벌리고 자는 습관이 뚜렷하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원인에 맞는 관리를 시작하기를 권한다.아이의 코가 열려야 숨이 편하고, 숨이 편해야 잠이 깊어지며, 잠이 깊어야 키가 큰다. 올가을 아이의 훌쩍이는 콧소리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성장의 문제로 바라봐 주시기 바란다.
2026.10.10 I 이순용 기자
  • 불면증 보다 수면무호흡 있는 교대근무자, 암 발생 가능성 높아
  •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수면의 질 저하와 일부 암 발생의 연관성이 보고되는 가운데, 수면무호흡에 따른 야간 저산소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주·야간 교대근무자는 생체리듬 변화와 수면 중 호흡 이상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수면무호흡증과 장기간 야간근무가 일부 암의 발생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연구가 보고되면서 교대근무자의 수면 건강 관리가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의대 벤저민 탄 연구팀은 2022년 미국수면의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메타분석에서 약 534만 명이 포함된 관찰연구 20편을 분석했다. 수면무호흡 환자 가운데 중등도와 중증 야간 저산소증이 있는 집단은 산소 수치가 정상인 집단보다 전체 암 발생 상대위험이 각각 약 28%, 43% 높았다. 야간근무에 따른 생체리듬 변화도 주목할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야간근무를 ‘인체 발암 추정 요인’인 2A군으로 분류했다. 사람에서 유방암·전립선암·대장암·직장암에 관한 제한적 근거와 동물실험 등을 종합한 판단이다.2024년 BMC Public Health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코호트 연구를 바탕으로 야간근무 30년 노출 시 여성 유방암 상대위험이 약 13%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반면 불면증 자체와 암 발생의 관계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야간근무보다 훨씬 불확실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수면의 질이 나쁜 여성에서 유방암 발생 위험이 소폭 증가한다는 결과가 있지만 증가폭은 크지 않다. 따라서 환자에게 “불면증이 있으면 암에 걸린다”라고 설명 할 근거는 없다.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기존 암환자나, 교대근무자가 잠을 자주 깨거나 피로를 느낀다면 근무 일정에 따른 수면 문제뿐 아니라 수면무호흡 동반 여부도 살펴야 한다”며 “코골이와 무호흡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호흡 이상과 산소포화도 저하를 확인하고, 생체리듬 문제까지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어 “수면장애가 암을 직접 만든다고 해석하거나 양압기 치료가 암을 예방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암에 대한 불안을 키우기보다 수면장애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수면무호흡증이 확진 됐다면 양압기 치료가 최선이다. 특히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증에서는 양압기 치료가 우선 권고되는 표준 치료다. 양압기는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방지해 반복적인 무호흡과 산소포화도 저하를 개선한다.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수면다원검사는 급여 기준에 따라 적용되며, 양압기는 처방과 등록 절차 등을 거쳐 대여료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인 적용 여부는 진료와 검사 결과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2026.10.09 I 이순용 기자
 무릎 관절염, 수술 늦추기보다 상태에 맞는 치료 시점이 중요
  • [전문의 칼럼] 무릎 관절염, 수술 늦추기보다 상태에 맞는 치료 시점이 중요
  •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 “무릎이 아프긴 한데 아직걸을 만하니까 수술은 좀 더 미뤄도 되겠죠?” 진료실에서 퇴행성 관절염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특히 인공관절의 수명에 대한 걱정 때문에 통증이 있어도 수술을 최대한 늦추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릎관절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수술시기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현재 관절 상태와 증상에 맞는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다. 무릎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손상되면서 통증과 뻣뻣함, 부종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체중 관리와 적절한 운동,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뿐 아니라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밤에 통증으로 잠을 이루기 어렵고 무릎이 심하게 붓거나 다리 변형이 나타나는 경우다. 특히 통증 때문에 걷는 거리와 활동량이 줄고 외출이나 일상생활까지 제한된다면 단순히 ‘수술은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기보다는 수술을 포함한 치료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릎관절염의 대표적인 수술 치료법인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면을 인공관절로 대체해 통증을 줄이고 무릎의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다. 수술 여부와 시기는 X-ray 등 영상검사 결과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의 정도, 보행과 일상생활의 불편, 관절 손상 정도, 환자의 나이와 전신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따라서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수술을 피하거나, 반대로 검사 상 관절염이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수술할 필요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환자의 무릎 상태를 바탕으로 수술 계획을 세우고, 인공관절의 위치와 정렬을 보다 정밀하게 구현하도록 돕는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무릎 관절염은 한 번 손상된 연골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초기부터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관절 손상이 심하고 통증과 기능 저하가 일상생활을 크게 제한한다면 수술을 지나치게 미루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무릎 관절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늦게 수술하느냐’가 아니라 ‘내 무릎 상태에 맞는 치료를 언제 시작하느냐’다. 반복되는 무릎 통증을 ㅎ한 노화로 여기고 참기보다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현재 관절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현재 상태에서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지, 수술이 필요한 시기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6.10.09 I 이순용 기자
李, CPTPP 연내 신청 보류…농심 달래기 먼저, 통상 실익은 미뤘다(종합)
  • 李, CPTPP 연내 신청 보류…농심 달래기 먼저, 통상 실익은 미뤘다(종합)
  • [이데일리 김상윤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을 올해 안에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오는 11월 CPTPP 장관회의에 맞춰 절차를 서두르기보다 농어민과의 신뢰 회복을 우선하겠다는 결정이다. 정부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 7000억원도 재정으로 확보해 과거 시장 개방 당시의 지원 약속부터 이행하기로 했다.가입 필요성을 열어두면서도 농어민과의 협의에 시간을 두겠다는 취지다. 다만 신청 보류가 장기화하면 추가 시장 개방과 역내 공급망 혜택을 확보하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농어업 피해를 줄일 보완책과 함께 수출·제조업의 통상 실익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과제로 남았다.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시한보다 농어민 신뢰”…연내 신청 보류 공식화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8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CPTPP 가입을 연내 신청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관련 부처에는 시한을 정해놓기보다 진정성을 갖고 농어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지속적으로 대화할 것을 당부했다.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는 CPTPP 가입과 관련한 보고와 토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는 올해 11월 열리는 CPTPP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가입 문제가 논의되려면 늦어도 10월 중순 관보에 공청회 개최 계획을 공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이 대통령은 이 같은 일정에 맞춰 절차를 진행하기보다 국내 공감대를 먼저 확보하도록 했다. 가입 신청 시점을 정하고 농어민을 설득하기보다 충분한 대화를 거쳐 추진 방향을 정하라는 주문으로 읽힌다.강 수석대변인은 “통상정책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며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과의 신뢰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CPTPP 가입은 제조업 전반의 생산 확대 효과가 예상되지만, 농림수산업에는 생산 감소 부담을 줄 수 있다. 산업통상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CPTPP 가입 영향분석 잠정치에 따르면 협정 발효 후 15년간 농림수산업 국내생산은 연평균 약 8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개방의 이익이 경제 전반에 돌아가더라도 부담은 특정 산업과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는 의미다.정부가 신청 보류와 함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확충을 제시한 것도 이런 우려와 맞닿아 있다. 정부는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약속한 기금 1조원 가운데 부족한 7000억원을 재정으로 확보할 예정이다.새로운 개방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전에 기존 지원 약속부터 이행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강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멕시코 시장·공급망 실익…양자협정도 별도 추진다만 CPTPP 가입에 따른 제조업의 기대 이익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CPTPP를 “글로벌 통상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선택지”라고 밝혔다. 같은 정부 분석은 CPTPP 가입으로 협정 발효 10년 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8%포인트 증가하고, 발효 후 15년간 제조업 국내생산은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농어업의 부담과 제조업의 성장 효과가 함께 예상되는 사안이다.특히 멕시코는 CPTPP 가입을 통한 신규 시장 개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국가다. 한국은 CPTPP 기존 12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와 양자 또는 다자 FTA로 연결돼 있다. 일본과도 별도의 양자 FTA는 없지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돼 있다.다만 CPTPP만이 멕시코 시장 접근을 확대할 경로는 아니다. 한·멕시코는 지난달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및 산업·자원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고 공동이익연구에 착수해 향후 무역협정 개시를 준비하기로 했다. CPTPP와 별도로 양자 협정을 통한 시장 개방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아직 협정 준비 단계여서 이를 CPTPP의 실익을 대신할 확정적인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양자 협정으로 멕시코 시장 접근을 개선하더라도 CPTPP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원산지 누적 혜택까지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CPTPP는 회원국산 원산지 재료를 다른 회원국의 생산에 사용하면 역내산으로 인정하는 원산지 누적 규정을 두고 있다. 여러 회원국에 걸쳐 부품 조달과 가공이 이뤄져도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최종 제품이 특혜관세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한국이 가입하면 기업들이 역내 생산망에서 이를 활용할 여지가 확대된다.다만 미가입국의 재료를 사용했다고 관세 혜택이 무조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비회원국산 재료가 포함돼도 품목별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면 특혜관세를 받을 수 있어 실제 영향은 제품과 공급망별로 달라진다.북미 시장 진출 효과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CPTPP 가입으로 한국과 멕시코 간 교역 조건이 개선되더라도,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특혜관세를 받으려면 해당 협정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진행 중인 USMCA 재검토는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미국은 지난 7월 공동 재검토에서 현행 협정의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고, 협정이 계속 유효한 가운데 원산지 규정과 자동차·철강 등을 둘러싼 후속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의 멕시코 생산·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제조업 내부의 이해득실도 엇갈린다. 지난 2일 산업부 간담회에서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분야 협단체들은 멕시코와의 신규 FTA 효과와 시험·인증 부담 완화 등에 기대를 나타냈지만, 일부 품목의 대일본 시장 개방 확대에는 우려를 제기했다. 농어업뿐 아니라 제조업도 업종별 영향을 따져야 하는 셈이다.연내 신청 보류 자체가 새로운 관세나 제재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경제효과 추정치도 가입 이후의 예상 효과이지 이번 유예에 따른 손실액은 아니다.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의 합의와 협상이 필요한 만큼 신청 지연이 실제 발효 시점을 얼마나 늦출지도 별도로 살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10.08 I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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