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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화사들, 장기 불황 늪 벗어나는 중…“작년 말부터 턴어라운드”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장기 불황 늪에 갇힌 석유화학주들의 주가가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으로 모처럼 반등했다.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글로벌 증설 조절 효과로 올해부터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화학 업종이 전일 대비 2.07% 상승한 가운데, 대한유화(006650)(2.52%), LG화학(051910)(1.45%), 롯데케미칼(011170)(1.58%)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패키징에 필요한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SKC(011790)도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해 전거래일 대비 4.84% 올랐다. SK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범용 석유화학 기업들 주가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급균형이 무너지자 재무적 리스크로 전이되며 진퇴양난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근접했다. 반도체 수혜를 받고 있는 SKC(4.3배)를 제외하면 0.2~0.7배 사이로 청산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0.2배, 대한유화는 0.3배로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고, LG화학도 창사 이후 최저치인 0.6배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전망에 대해 작년 4분기까지도 적자지속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는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글로벌 증설이 크게 줄어드는 점에 주목했다. 에틸렌 순증설 규모는 2022년 1011만t으로 뛰어오르면서 수급 불균형의 주요 배경이 됐다. 중국 업체들도 글로벌 전체 업황 악화의 유턴을 맞으면서 신증설 계획을 지연했고, 증설 규모는 2024년 558만t, 2025년 206만t으로 낮아지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초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며 “작년 말부터 에틸렌의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작년 12월 이후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유가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과 누적된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가 더해지며 마진 개선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가면서 증설물량 감소와 중국 부양책 누적 효과 출현 등으로 수급밸런스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유가(나프타) 역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지 사업부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는 소식에 에코프로(086520)(5.62%), 에코프로비엠(247540)(7.79%), LG에너지솔루션(3.02%) 등 2차전지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 주가는 이날 급등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도 본격 확장된다. SK온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21기가와트(GW)에서 271GW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300GW 규모에서 올해는 540GW로 늘어난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총 생산능력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미 지역에서만 최소 75GW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사들은 신사업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진출해있다. 대한유화는 분리막용 초고순도 레진을 판매하고 있고,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생산해 넘기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동박 생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 [데스크의 눈]삼성의 숙제와 52시간 족쇄
- [이데일리 이준기 산업에디터] “한국의 젠슨 황”작년 11월 말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이렇게 추켜세운 적이 있다. AI 붐으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록스타’급 인물이 됐는데, 최태원 회장도 삼성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엔비디아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공 시대를 썼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실제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CES에서의 주인공은 단연 황 CEO였지만, 최 회장의 영향력도 이에 못지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3년째 직접 CES를 참관하며 기존 황 CEO와의 ‘AI칩 동맹’을 ‘물리적(Physical) AI’ 혈맹으로 확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엔비디아 요구보다 빨리 “H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찬 그 한 마디는 한 달여 전 블룸버그의 극찬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R&D에 몰방해도 모자랄 판황 CEO와 최 회장의 ‘투맨쇼’를 절치부심하며 지켜봐야 하는 국내 기업도 있다. 이번 CES에서 황 CEO와 별다른 접점을 보여주지 못한 삼성전자 얘기다. 작년 한 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HBM 공급을 하지 못한 삼성은 황 CEO에게서 이런 숙제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 그간 CES에서 한국기업의 맨 앞자리는 늘 삼성전자의 몫이었기에, 어찌 보면 굴욕적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AI 칩 왕좌’의 자리를 탈환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국 이를 위해선 삼성이 HBM 연구개발(R&D) 분야에 온 힘을 쏟아야만 가능한 데,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의 허들 앞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대만 TSMC R&D팀은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되는 데 반해 삼성은 때가 되면 사무실 불을 꺼야만 한다. 물론 대만도 주 40시간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노사 합의 땐 하루 근무를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 삼성전자와 마주한 처지는 다르다. 반도체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 주문이 신속하게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가교역할을 맡은 R&D팀이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하지만 고객이 반도체에 문제 제기를 했을 때 R&D팀의 부재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누가 삼성전자를 믿고 일감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업의 특성상 R&D 인력 없이 생산을 늘렸다가 불량이 나면 천문학적 손실을 낼 수밖에 없는 데다, 고객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치권 직무유기, 당장 멈춰야국가 미래가 걸린 반도체 경쟁은 이제 ‘국가대항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선전해주고 있으니 괜찮다는 인식은 안일하기 그지없다. 정치권은 하루빨리 반도체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담긴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양 날개로 한 팀코리아, 즉 반도체강국으로의 비상을 도와야 한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쟁은 어쩔 수 없이 벌이더라도, 직무유기는 피해야 한다. 미래산업을 두고 글로벌 패권전쟁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은 촉박하다.
- 친구처럼 대화 나누고 일 돕고…눈길 끈 AI로봇들[CES 2025]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미래 로봇들이 주목을 받았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중국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AI 로봇 ‘에이미’ 시연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피지컬(Physical·물리적) AI’와 ‘로봇의 챗GPT 시대’를 강조하면서 로봇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더욱 고조됐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량 등 하드웨어 내 임바디드(Embodied·체화형) 및 제너러티브(Generative·생성형) AI 구현을 통해 물리적 환경에서 행동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는, 한마디로 ‘움직이는 AI’를 지칭한다.이를 증명하듯 이번 CES 2025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로봇 △헬스케어 로봇 △농업 로봇 △산업용 협동로봇 △사족보행 로봇 △컴패니언(동반자) 로봇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연구·개발한 로봇이 시연되며 눈길을 끌었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 등장한 미 로봇 기업 리얼보틱스(Realbotix)의 인간과 대화는 물론, 사람의 키와 피부 등 외모까지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리아(Aria)’.(사진=연합뉴스)미국 로봇기업 리얼보틱스는 사람의 얼굴과 신체 등 생김새가 한층 유사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리아’를 전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제 살갗과 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고 눈도 깜빡 거리며, 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꽤 성숙한 대화도 가능하다. 다만 아직 다리로 스스로 이족보행은 하지 못하고, 앉아 있거나 바퀴가 달린 선반 위에 서서 주행한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인 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 엔비디아 전시관에서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중국 로봇기업 중에서는 유니트리가 이족보행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G1’과 사족보행 로봇 개 ‘GO2’를 선보였다.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 기술을 탑재한 G1은 관람객에게 악수를 건네고 춤을 추거나 공중제비(덤블링) 등 여러 동작이 가능하다. 가전업체 TCL는 귀여운 외형의 동반자 로봇 ‘에이미’를 처음 공개해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집사 로봇’으로도 불리는 에이미는 스마트홈 허브로 작동해 가정에서 집안일을 돕는 역할을 한다.CES 2025 개막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일본 로봇기업 믹시(Mixi) 전시관에서 대화형 로봇 ‘로미’가 전시관 관계자와 소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일본에서는 일본 바이오닉엠이 장애인용 의족 웨어러블 로봇 ‘바이오 레그(Bio Leg)’를, 스즈키가 물류를 도와주는 배송 로봇을 공개했다. 믹시는 고령자를 위한 대화형 컴패니언 로봇 ‘로미’, 유카이엔지니어링은 핸드백 등에 액세서리처럼 달고 다닐 수 있는 귀여운 미니 로봇 ‘미루미’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 잡았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5’에서 스마트 AI 컴패니언 ‘볼리’가 전시 관계자가 질문한 내용에 관해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국 주요 기업들도 로봇에 대한 관심과 향후 계획을 드러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전자(005930)는 CES에서 올 상반기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 출시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LG전자(066570)는 이동형 AI 홈 허브 로봇 ‘Q9’를 공개하고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계획을 밝혔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엔비디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는 ‘아이작 GR00T 블루프린트’ 시연 모습.(사진=엔비디아)한편 엔비디아는 CES 2025에서 새로운 AI 로봇·모빌리티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 출시 발표에 이어, 산업용 로봇의 디지털 트윈 구축을 돕는 옴니버스 블루프린트 ‘메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는 ‘아이작 GR00T 블루프린트’를 각각 공개했다. 실제 시설에 배포하기 전 로봇의 개발 및 최적화 테스트와, 모방 학습을 위한 방대한 합성 모션 데이터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AI 에이전트 시대 도래와 함께 다양한 목적 및 용도를 위한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결국 로봇은 인간을 돕기 위해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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