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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이냐 SK하닉이냐…반도체 소부장, 공급사 따라 희비
  • 삼전이냐 SK하닉이냐…반도체 소부장, 공급사 따라 희비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반도체 산업. 때문에 반도체 관련 업종은 늘 매력적인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꼽히곤 한다. 올들어 구조조정과 허리띠 졸라매기가 기업들 화두긴 하지만 그래도 신사업에 목마른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주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정책적으로 출자사업이 진행되면서 사모펀드 중에서 반도체 분야를 타깃으로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를 소진해야 하는 곳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소부장 분야 M&A는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사진=이데일리 TV)◇ 조 단위 거론되는 매물 2개나15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조단위 규모의 반도체 소부장 M&A 매물이 2건 이상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반도체 매물로 SK실트론이 꼽힌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나서며 계열사 매물을 줄줄이 내놨다. 이 중 국내 유일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업체 SK실트론이 올해 SK그룹사 매물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SK실트론 몸값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SK실트론 매각설은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현금 약 1조 40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오면서 제기됐다. 최태원 회장의 재산분할금 재원 1순위로 그룹 지배력에 영향력이 없는 비상장회사 SK실트론 지분이 주목받으면서다. SK는 SK실트론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SK가 LG로부터 실트론을 인수할 적에 지분 29.4%를 인수했다.이외에도 반도체 전공정 선두기업 HPSP(403870)가 업계 기대를 한몸에 받는 조 단위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며 HPSP 지분 40.9% 매각에 나섰다. HPSP의 몸값은 최대 2조원까지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크레센토에쿼티파트너스는 풍산그룹으로부터 지난 2017년 약 100억원에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PSMC) 장비사업팀을 인수했다. 해당 팀이 지금의 HPSP가 됐다. HPSP는 시가총액 2조 8115억원에 달하는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0위 기업이다. 반도체 전 공정에 필요한 열처리 공정 장비를 제조하고 공급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까지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한국판 ASML’로 불리기도 한다.IB 업계는 올해 각종 반도체 분야 중에서도 특히 ‘패키징’에 대한 관심이 시장에서 상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 대표는 “반도체 첨단 패키징에 대한 기업의 투자 욕구가 강하다”며 “중국에 밀리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나 경영승계를 위해 신사업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기업들이 중심이 돼 관련 매물을 눈여겨보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정책 자금 집행도 반도체 관련 업체 M&A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반도체생태계펀드 출자사업을 주관하고 위탁운용사(GP) 2곳을 선발, 각 150억원씩 총 300억원을 출자했다. 정부는 올해 해당 펀드 규모를 12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표=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SK냐 삼성이냐…희비 가르는 기준업계는 국내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둘 중 어느 곳을 고객사로 두느냐에 따라서도 M&A 성패 여부가 갈리고 있다고 평가했다.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 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는 대폭 늘었지만,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29.19% 줄었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고객사가 삼성전자일 경우 함께 고전할 수밖에 없어 M&A 거래에 힘을 쏟지 못할 거라는 시장 분석이 나온다.실제로 두산그룹 계열사이자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둔 두산테스나(131970)도 M&A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두산그룹이 반도체 사업 확장을 노리고 두산테스나를 통해 지난해 초부터 패키징 솔루션 SFA반도체와 테스트 전문업체 ITEK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가 불발됐다. 최근에는 세미파이브 인수 협상도 중단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진이 이어지며 함께 고전한 영향 탓이다.반면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생태계에 편입되면서 고객사들도 수혜를 누리는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대만 TSMC와 삼각동맹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SK하이닉스에 6600억원대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최종계약을 체결하면서 호재가 겹쳤다.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산업에 AI 기술이 접목돼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 수요가 늘며 시장 규모가 커져 지난해부터 국내외 투자사들의 신규 먹거리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SK하이닉스 실적이 좋다 보니 협력사들도 덩달아 실적이 좋고, 반면 삼성전자는 그렇지 못하니 협력사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어 인수전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5.01.16 I 박소영 기자
삼성·SK·LG가 작심한 꿈의 ‘유리기판’ 윤곽 나온다
  • 삼성·SK·LG가 작심한 꿈의 ‘유리기판’ 윤곽 나온다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인공지능(AI)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고사양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유리 기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기(009150), LG이노텍(011070), SKC(011790) 등 국내 기업들도 출사표를 낸 가운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윤곽이 드러나면서 차세대 유리 기판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삼성전기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1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 AMD,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유리 기판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인텔은 유리 기판에 10억달러를 투자해 203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브로드컴 역시 최근 유리 기판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들어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사양 반도체에 걸맞은 기판이 요구되고 있고, 그 중 유리 기판이 첨단 반도체에 대응할 수 있는 ‘꿈의 기판’으로 여겨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억달러(3조3630억원)에서 2034년까지 42억달러(6조1412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때는 기판과 반도체 칩 사이 실리콘 소재의 중간 기판(인터포저)을 넣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판과 반도체를 원활히 연결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실리콘 인터포저는 제조 비용이 비싸고 복잡한 공정으로 생산량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이에 초고성능 반도체 기판(FC-BGA)에 있는 플라스틱 기반의 코어(중심부) 기판 자체를 유리로 대체하는 유리 기판 기술이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유리 기판은 표면이 매끈해 플라스틱 소재보다 회로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열과 휨에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 인터포저도 필요 없어 패키징 두께를 25% 줄일 수 있다.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일본 아사히글라스, 미국 특수유리 제조사 코닝, 독일 쇼트 등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SK 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내 기업 중에서는 SKC가 가장 앞서 있다. SKC는 지난 2021년 세계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유리 기판 합작사 앱솔릭스를 설립했다. 앱솔릭스는 지난해 상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유리 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했으며,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유리 기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올해 고객사들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2027년 이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리 기판 제조를 위한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회사들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도 올해 말부터 구미사업장에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시제품 양산에 돌입한다.업계 관계자는 “SKC 등 국내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강조하는 건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부터 국내 기업들의 유리 기판 사업 윤곽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15 I 공지유 기자
석화사들, 장기 불황 늪 벗어나는 중…“작년 말부터 턴어라운드”
  • 석화사들, 장기 불황 늪 벗어나는 중…“작년 말부터 턴어라운드”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장기 불황 늪에 갇힌 석유화학주들의 주가가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으로 모처럼 반등했다.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글로벌 증설 조절 효과로 올해부터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4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화학 업종이 전일 대비 2.07% 상승한 가운데, 대한유화(006650)(2.52%), LG화학(051910)(1.45%), 롯데케미칼(011170)(1.58%)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패키징에 필요한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SKC(011790)도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해 전거래일 대비 4.84% 올랐다. SKC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범용 석유화학 기업들 주가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급균형이 무너지자 재무적 리스크로 전이되며 진퇴양난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근접했다. 반도체 수혜를 받고 있는 SKC(4.3배)를 제외하면 0.2~0.7배 사이로 청산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0.2배, 대한유화는 0.3배로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고, LG화학도 창사 이후 최저치인 0.6배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전망에 대해 작년 4분기까지도 적자지속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는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글로벌 증설이 크게 줄어드는 점에 주목했다. 에틸렌 순증설 규모는 2022년 1011만t으로 뛰어오르면서 수급 불균형의 주요 배경이 됐다. 중국 업체들도 글로벌 전체 업황 악화의 유턴을 맞으면서 신증설 계획을 지연했고, 증설 규모는 2024년 558만t, 2025년 206만t으로 낮아지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초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며 “작년 말부터 에틸렌의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작년 12월 이후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유가도 하향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과 누적된 중국 경기 부양책 효과가 더해지며 마진 개선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가면서 증설물량 감소와 중국 부양책 누적 효과 출현 등으로 수급밸런스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유가(나프타) 역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지 사업부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차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는 소식에 에코프로(086520)(5.62%), 에코프로비엠(247540)(7.79%), LG에너지솔루션(3.02%) 등 2차전지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 주가는 이날 급등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능력도 본격 확장된다. SK온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121기가와트(GW)에서 271GW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300GW 규모에서 올해는 540GW로 늘어난다. 삼성SDI는 구체적인 총 생산능력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미 지역에서만 최소 75GW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사들은 신사업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진출해있다. 대한유화는 분리막용 초고순도 레진을 판매하고 있고,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생산해 넘기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동박 생산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2025.01.14 I 김경은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제28대 대한핸드볼협회장 당선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제28대 대한핸드볼협회장 당선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13일 제28대 대한핸드볼협회장에 당선됐다.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단독 입후보한 곽 사장에 대한 심의 절차를 거쳐 협회장 당선인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이날 공고했다.곽노정 신임 대한핸드볼협회장. 사진=대한핸드볼협회임기는 4년이며, 곽 사장은 협회 정기대의원총회가 열리는 2월 12일부터 협회장직을 공식 수행할 예정이다.곽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장으로 일하면서 한국 핸드볼에 쏟아온 관심과 지원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를 맡은 2008년 이후 1500억원 이상을 지원해왔다. 또한 곽 사장은 “국내 실업 리그인 H리그의 경기력 향상, 전 경기 생중계, 스포츠 마케팅 등에 힘을 쏟아 임기 내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인기 스포츠로 만들겠다”면서 “국가대표팀이 아시아 맹주의 지위를 되찾고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앞서 한국 핸드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8년 12월부터 16년 간 맡았던 대한핸드볼협회장 직을 내려놓았다. 대신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곽 사장이 중책을 이어받았다.
2025.01.13 I 이석무 기자
  • [데스크의 눈]삼성의 숙제와 52시간 족쇄
  • [이데일리 이준기 산업에디터] “한국의 젠슨 황”작년 11월 말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을 이렇게 추켜세운 적이 있다. AI 붐으로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록스타’급 인물이 됐는데, 최태원 회장도 삼성전자의 그늘에서 벗어나 엔비디아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공 시대를 썼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실제로 10일(현지시간) 폐막한 CES에서의 주인공은 단연 황 CEO였지만, 최 회장의 영향력도 이에 못지않았다고 한다. 최 회장은 3년째 직접 CES를 참관하며 기존 황 CEO와의 ‘AI칩 동맹’을 ‘물리적(Physical) AI’ 혈맹으로 확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엔비디아 요구보다 빨리 “H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자신감에 찬 그 한 마디는 한 달여 전 블룸버그의 극찬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R&D에 몰방해도 모자랄 판황 CEO와 최 회장의 ‘투맨쇼’를 절치부심하며 지켜봐야 하는 국내 기업도 있다. 이번 CES에서 황 CEO와 별다른 접점을 보여주지 못한 삼성전자 얘기다. 작년 한 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HBM 공급을 하지 못한 삼성은 황 CEO에게서 이런 숙제까지 받아야 했다.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한다.” 그간 CES에서 한국기업의 맨 앞자리는 늘 삼성전자의 몫이었기에, 어찌 보면 굴욕적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AI 칩 왕좌’의 자리를 탈환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결국 이를 위해선 삼성이 HBM 연구개발(R&D) 분야에 온 힘을 쏟아야만 가능한 데, 당장 주 52시간 근무제의 허들 앞에서 단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려운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대만 TSMC R&D팀은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되는 데 반해 삼성은 때가 되면 사무실 불을 꺼야만 한다. 물론 대만도 주 40시간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노사 합의 땐 하루 근무를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해 삼성전자와 마주한 처지는 다르다. 반도체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 주문이 신속하게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가교역할을 맡은 R&D팀이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하지만 고객이 반도체에 문제 제기를 했을 때 R&D팀의 부재로 움직이지 못한다면, 누가 삼성전자를 믿고 일감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업의 특성상 R&D 인력 없이 생산을 늘렸다가 불량이 나면 천문학적 손실을 낼 수밖에 없는 데다, 고객마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정치권 직무유기, 당장 멈춰야국가 미래가 걸린 반도체 경쟁은 이제 ‘국가대항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선전해주고 있으니 괜찮다는 인식은 안일하기 그지없다. 정치권은 하루빨리 반도체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 담긴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양 날개로 한 팀코리아, 즉 반도체강국으로의 비상을 도와야 한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정쟁은 어쩔 수 없이 벌이더라도, 직무유기는 피해야 한다. 미래산업을 두고 글로벌 패권전쟁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에게 할당된 시간은 촉박하다.
2025.01.13 I 이준기 기자
젠슨 황 무대된 CES…드러난 韓기업의 현실
  • [기자수첩]젠슨 황 무대된 CES…드러난 韓기업의 현실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올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는 말 그대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독무대였다. 황 CEO를 위한 축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는 말 한마디로 인공지능(AI) 등 전 산업을 좌지우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 메모리 GDDR을 생산하지 않는다.” 황 CEO가 기자간담회에서 내뱉은 한 마디가 논란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엔비디아가 이번 신제품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미국 마이크론의 GDDR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GDDR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한국 기업들과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특히 삼성전자는 GDDR을 세계 최초로 생산한 기업이기도 하다.업계 전반에서 논란이 일자 황 CEO는 하루 만에 공식 성명을 통해 “RTX 50에 삼성전자의 GDDR7을 탑재한다”고 밝히며 실언을 정정했지만 큰 충격을 안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한국의 대표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글로벌 빅테크 수장의 시선을 확인한 셈이기 때문이다.업계에선 단순 해프닝으로 마무리 짓는 모양새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그 안에 어떤 회사의 칩이 들어가는지 디테일까지 황 CEO가 다 외우고 있을 순 없다”고 개의치 않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한국도 ‘메모리 1위’라는 위상에만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력만으로 앞서기엔 미국은 ‘팀 아메리카’로 똘똘 뭉치고 있고, 중국의 테크 굴기도 만만치 않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미국 내 한국의 입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영업과 마케팅에서도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인 세일즈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
2025.01.13 I 조민정 기자
어닝시즌 업종별 순환매…유통·바이오株 주목
  • [주간증시전망]어닝시즌 업종별 순환매…유통·바이오株 주목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어닝시즌이 본격 시작한 가운데 업종별 순환매 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같이 향후 실적 전망과 가격 매력에 따라 주가 등락이 좌우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의 매크로(거시경제) 불안으로 지수 상단이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증권가에선 단기 이벤트와 정책 모멘텀을 보유한 개별 종목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1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스피는 2515.78로 마감해 전주(1월3일, 2441.92) 대비 3.02%(73.8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1.72%(12.13포인트) 올랐다.지난주 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띤 것은 실적 둔화 우려에도 저평가 매력이 부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005930)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7조7096억원) 대비 15.7% 하회했다.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오히려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에 비용을 대폭 반영하면서 12개월 선행 실적 전망치가 바닥에 도달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덕이다.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은 나머지 IT 기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여기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 행사도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담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SK하이닉스는 20만원을 재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업을 예고하면서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등도 주가 상승에 동참했다.이번 주 국내 증시는 실적 시즌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전히 매크로 불확실성이 계속돼 상방으로의 흐름이 제한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견조한 경기로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의 부담이 지속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세 부과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을 앞두고 경계심리가 고조될 수 있다.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2440~2570선을 제시했다. [이데일리 김다은]증권가에선 기업 실적에 따라 대응을 하면서도 단기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개최되는 만큼 바이오주들이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참가 기업들은 현장에서 파트너십, 기술 이전 등에 대한 논의를 모색할 예정으로 향후 신규 계약 체결을 기대해 볼 수 있어 지속적인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설 연휴를 앞두고 소비 진작 정책 발표가 기대되고 관광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수주와 여행주에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설 연휴를 앞두고 소비 및 관광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고물가로 내수가 부진하지만 여행, 유통업종 중 주가가 많이 하락한 종목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5.01.12 I 김응태 기자
“엔비디아 요구 뛰어넘어”…반도체 테마 수익률↑
  • [펀드와치]“엔비디아 요구 뛰어넘어”…반도체 테마 수익률↑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폭스콘의 호실적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소식,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과의 만남까지 반도체주를 둘러싼 호재가 이어지며 지난주 반도체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펀드 시장에서는 반도체 테마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1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지난주(3~9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지리’ ETF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일주일 간 29.02%의 수익률을 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레버리지’(28.13%),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소부장’(18.40%)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엔비디아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호실적과 MS의 인공지능(AI) 데이터투자센터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발표가 반도체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개선했고, CES에서 젠슨 황 CEO와 최태원 회장의 만남도 모멘텀으로 작용하며 반도체주의 주가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최 회장은 8일(현지시간) 젠슨 황 CEO와 만남 뒤 “그동안은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개발 속도보다 조금 뒤처져 있어서 상대편(엔비디아)의 요구가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 이런 정도의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 크게 부각되며 주가를 지지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5.06% 올랐고, SK하이닉스는 19.88%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12%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최근 하락세에 반도체 및 2차전지 업종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했고, 코스닥은 로봇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주간 평균 수익률은 0.01%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유럽신흥국의 수익률이 2.03%로 가장 높았고, 섹터별로는 에너지섹터의 상승폭(3.05%)이 가장 컸다. 개별 상품 중에선 삼성자산운용의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의 수익률이 7.64%로 가장 높았다. 한 주간 세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S&P 500은 ISM 제조업 지수가 6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개선된 것에 힘입어 주요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상승했다. 다만 고용지표 및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영향에 상승세는 제한됐다. NIKKEI 225는 반도체 관련주가 조정을 받으며 하락했다. EURO STOXX 50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완화 보도에 투자 심리가 개선되며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상승했다. 상해종합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제재와 무역 제재 리스크가 커지며 하락했다.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527억원 감소한 18조 1668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조 3393억원 증가한 34조 21억원,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23조 6216억원 증가한 148조 3703억원으로 집계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SK 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5.01.12 I 원다연 기자
라스베이거스 중심에 서다, ‘30만닉스’ 기대 키운 최태원
  • [증시핫피플]라스베이거스 중심에 서다, ‘30만닉스’ 기대 키운 최태원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지난이행’(知難而行)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을 맞아 그룹 구성원에게 보낸 신년사의 한 구절이다. 지난이행은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한다’는 의미다. 지정학적 변수가 커지고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는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격변하는 가운데 솔선수범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SK 전시 부스에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재도약을 다짐한 최 회장의 의지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화했다. 3년 연속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5’에 참석한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통해 AI 반도체 기술 경쟁에 중심에 있음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SK하이닉스(000660)의 기술 개발력이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빨라지고 있다”는 발언은 당분간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지난해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최 회장의 행보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17% 넘게 상승했다. 지난 6일에는 9.84% 오르기도 했다.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가치 150조원에 달하는 종목이 하루 만에 9%대 오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 회장은 아울러 엔비디아향 유리기판 공급까지 시사하며 SKC(011790) 등 관련주의 주가 상승도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의 성장과 HBM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45% 증가한 100조원, 영업이익은 최대 4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HBM 기술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통해 경쟁사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부문의 실적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증권가에서는 20만원대인 SK하이닉스의 주가가 30만원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속적으로 유입하고 있는 외국인 수급이 동력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은 올해들어 SK하이닉스를 8000억원 넘게 순매수 중이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30만원대로 제시한 증권사는 SK증권(30만원), BNK투자증권(31만원), 상상인증권(30만원) 등이다. 나머지 증권사도 20만원대 후반대로 목표가를 잡았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 단기 감익 구간을 거친 후 2분기부터 증익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경기 방어력이 확인된다면 저점에 대한 기준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강세 속 경쟁사의 더딘 진입으로 HBM 사업에서 고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수요환경 개선 등을 고려하면 ‘30만닉스’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5.01.11 I 이정현 기자
친구처럼 대화 나누고 일 돕고…눈길 끈 AI로봇들
  • 친구처럼 대화 나누고 일 돕고…눈길 끈 AI로봇들[CES 2025]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다양한 생성형 AI 기술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미래 로봇들이 주목을 받았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중국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AI 로봇 ‘에이미’ 시연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피지컬(Physical·물리적) AI’와 ‘로봇의 챗GPT 시대’를 강조하면서 로봇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더욱 고조됐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량 등 하드웨어 내 임바디드(Embodied·체화형) 및 제너러티브(Generative·생성형) AI 구현을 통해 물리적 환경에서 행동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는, 한마디로 ‘움직이는 AI’를 지칭한다.이를 증명하듯 이번 CES 2025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로봇 △헬스케어 로봇 △농업 로봇 △산업용 협동로봇 △사족보행 로봇 △컴패니언(동반자) 로봇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연구·개발한 로봇이 시연되며 눈길을 끌었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5에 등장한 미 로봇 기업 리얼보틱스(Realbotix)의 인간과 대화는 물론, 사람의 키와 피부 등 외모까지 비슷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리아(Aria)’.(사진=연합뉴스)미국 로봇기업 리얼보틱스는 사람의 얼굴과 신체 등 생김새가 한층 유사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리아’를 전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제 살갗과 같은 피부를 가지고 있고 눈도 깜빡 거리며, 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꽤 성숙한 대화도 가능하다. 다만 아직 다리로 스스로 이족보행은 하지 못하고, 앉아 있거나 바퀴가 달린 선반 위에 서서 주행한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인 7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 엔비디아 전시관에서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중국 로봇기업 중에서는 유니트리가 이족보행을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G1’과 사족보행 로봇 개 ‘GO2’를 선보였다.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 기술을 탑재한 G1은 관람객에게 악수를 건네고 춤을 추거나 공중제비(덤블링) 등 여러 동작이 가능하다. 가전업체 TCL는 귀여운 외형의 동반자 로봇 ‘에이미’를 처음 공개해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집사 로봇’으로도 불리는 에이미는 스마트홈 허브로 작동해 가정에서 집안일을 돕는 역할을 한다.CES 2025 개막 이틀째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일본 로봇기업 믹시(Mixi) 전시관에서 대화형 로봇 ‘로미’가 전시관 관계자와 소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일본에서는 일본 바이오닉엠이 장애인용 의족 웨어러블 로봇 ‘바이오 레그(Bio Leg)’를, 스즈키가 물류를 도와주는 배송 로봇을 공개했다. 믹시는 고령자를 위한 대화형 컴패니언 로봇 ‘로미’, 유카이엔지니어링은 핸드백 등에 액세서리처럼 달고 다닐 수 있는 귀여운 미니 로봇 ‘미루미’를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 잡았다.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이틀 앞둔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25’에서 스마트 AI 컴패니언 ‘볼리’가 전시 관계자가 질문한 내용에 관해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국 주요 기업들도 로봇에 대한 관심과 향후 계획을 드러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전자(005930)는 CES에서 올 상반기 AI 컴패니언 로봇 ‘볼리’ 출시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LG전자(066570)는 이동형 AI 홈 허브 로봇 ‘Q9’를 공개하고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계획을 밝혔다.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엔비디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는 ‘아이작 GR00T 블루프린트’ 시연 모습.(사진=엔비디아)한편 엔비디아는 CES 2025에서 새로운 AI 로봇·모빌리티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 출시 발표에 이어, 산업용 로봇의 디지털 트윈 구축을 돕는 옴니버스 블루프린트 ‘메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는 ‘아이작 GR00T 블루프린트’를 각각 공개했다. 실제 시설에 배포하기 전 로봇의 개발 및 최적화 테스트와, 모방 학습을 위한 방대한 합성 모션 데이터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로봇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AI 에이전트 시대 도래와 함께 다양한 목적 및 용도를 위한 로봇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결국 로봇은 인간을 돕기 위해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2025.01.10 I 김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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