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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특징주] 트럼프의 틱톡 구하기 시도에 메타·스냅 주가↓
  • [이데일리 정지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내 틱톡 금지 또는 강제 매각을 막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6일(현지시간) 경쟁 SNS 기업 메타(META)와 스냅(SNAP) 주가가 하락했다.이날 오전 10시 8분 기준 메타의 주가는 0.62% 하락한 613.29달러, 스냅의 주가는 3.04% 하락한 11.48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쇼우 지 츄 틱톡 CEO는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대통령 당선인 자문단이 틱톡과 협력해 앱이 금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15일 트럼프 당선인이 틱톡의 금지 또는 강제 매각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행정명령은 법안 시행을 60~90일간 연기할 수 있는 조치다.트럼프-밴스 인수위원회 대변인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틱톡을 구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틱톡 측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틱톡의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앱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틱톡을 미국 전역에서 금지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매각 시한은 1월 19일까지이며 대법원은 이번 주 해당 법안을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행정명령만으로는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의회는 이러한 명령을 무효화할 수 있으며 여야 모두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틱톡 금지를 지지하고 있다.
2025.01.17 I 정지나 기자
 KLPGA 루키 서교림 "마지막에 환하게 웃고 싶어요"
  • [주목 이 선수] KLPGA 루키 서교림 "마지막에 환하게 웃고 싶어요"
  •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올 시즌이 끝났을 때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202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루키 서교림(19)이 웃으며 시즌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새해를 시작했다. (사진=골프in 조원범 기자)뉴질랜드에서 전지훈련 중인 서교림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전 8시 훈련을 시작해서 저녁까지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프로 데뷔가 설레고 기대되지만, 시즌 마지막에 활짝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2023년 국가대표를 지낸 서교림은 지난해 8월 KLPGA 투어에 입문해 프로로 첫발을 내디뎠다. 드림투어에서 활동을 시작해 시즌 절반도 안 되는 9개 대회밖에 뛰지 못했으나 상금 랭킹 10위로 올해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냈다.드림투어와 달리 정규투어엔 강자들이 많아 신인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더 어렵다. 서교림은 2021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처음 프로 대회를 경험해 지난해까지 12개 대회에 참가해 예비고사를 치렀다. 아마추어로 정규투어 무대에 나가 프로 선배들과 경기했던 것은 큰 경험이 됐지만,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아는 계기가 됐다. 서교림은 “아마추어 경기 코스보다 핀의 위치가 더 까다롭고 그린의 스피드 등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난이도가 높았다”며 “미리 경험하면서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프로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프로 무대 적응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쇼트게임이다. 롱게임 등 기술적인 부문에선 자신이 있지만, 스코어를 만들고 지켜내는 쇼트게임에선 아직 프로 선배들과 비교해 약점을 보였다는 자평이다. 170cm 큰 키의 서교림은 230m에 이르는 장타력을 갖췄다. 드라이버샷은 누구보다 정확하게 칠 수 있다는 게 그가 꼽은 장점이다.그는 “프로 무대에서 박지영 선배 등과 경기하면서 쇼트게임을 편하고 쉽게 하면서도 타수를 지켜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반면 저는 당황해서 제대로 경기하지 못한 적이 있다”면서 “전지훈련을 통해 100야드 이내,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 등 다양한 쇼트게임 기술을 익혀 타수를 줄이고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완성도를 높여 가겠다”고 강조했다.목표는 신인왕이다. 서교림은 “루키 자격으로만 받을 수 있는 상이 있다. 생애 한 번밖에 없는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서교림은 뉴질랜드에서 2024년 KLPGA 투어 신인왕 유현조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먼저 프로 무대를 경험한 선배의 응원도 받았다. 서교림과 유현조는 삼천리스포츠단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고 있다.서교림은 “유현조 선수가 주눅들지 않고 자신 있게 경기하면 충분히 신인상을 받을 실력을 갖췄다고 응원해 줬다”며 “같은 삼천리스포츠단 소속인 유현조 선수에 이어 2년 연속 신인상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고 다짐했다.오는 3월 13일부터 태국 푸켓에서 열리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식 프로 데뷔전에 나설 예정인 서교림은 “데뷔전이 설레기도 하고 부담도 된다”면서도 “하지만 프로골퍼로 신나는 골프, 즐거운 경기를 하는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2025.01.17 I 주영로 기자
‘빛바랜 6호 골’ 토트넘, 손흥민 골에도 맞수 아스널에 역전패
  • ‘빛바랜 6호 골’ 토트넘, 손흥민 골에도 맞수 아스널에 역전패
  •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득점포에도 북런던 더비에서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손흥민(토트넘). 사진=AFPBB NEWS토트넘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5분 터진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역전패했다.2연패에 빠진 토트넘(승점 24)은 여전히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최근 리그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의 늪에서도 헤어나지 못했다. 또 2022년 5월 승리 이후 아스널과 6차례 만났으나 1무 5패로 무승을 이어갔다.북런던 더비의 시작을 알린 건 손흥민이었다. 전반 25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냈다. 손흥민은 높게 떴다가 떨어지는 공을 정확히 발 안쪽에 맞혀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공이 상대 수비수 맞고 굴절돼 아스널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손흥민의 리그 6호 골이자 시즌 8호 골. 지난달 16일 사우샘프턴과의 리그 경기 이후 한 달 만에 나온 득점이었다. ‘아스널 킬러’의 명성도 이어갔다. 손흥민은 아스널과의 공식전 21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 3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무승 고리를 끊지 못했다. 전반 40분부터 4분 사이에 2골을 내주며 1-2로 무릎을 꿇었다.경기 후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78분을 뛰며 1골,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77%, 지상 경합 승률 43%(3/7), 피파울 1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 7.1점으로 토트넘 선수 중 루카스 베리발(7.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토트넘 선수단에 악평한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을 향해 “선제골을 넣었으나 다른 토트넘 공격수들처럼 어려움을 겪었다”고 평했다. ‘이브닝 스탠더드’도 “선제골 외엔 거의 영향력이 없었다”고 전했다. 손흥민도 실망감이 역력했다. 그는 ‘TNT 스포츠’를 통해 “북런던 더비는 우리 팀과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며 “이렇게 실점하는 건 고통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토트넘의 계속된 부진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주장 손흥민은 선수단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은 옳았으나 우리가 너무 소극적이었다”면서 “항상 높은 곳에서 압박하고 플레이해야 하는데, 전반전에 너무 소극적이었다”며 선수단의 분발을 촉구했다.
2025.01.17 I 허윤수 기자
"시신 위 뛰며 엽기행동" 파타야 살인 3명 중형
  • "시신 위 뛰며 엽기행동" 파타야 살인 3명 중형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태국 파타야에서 일면식도 없던 한국인 관광객을 유인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일당 3명이 중형을 선고받았다.(사진=태국 매체 amarintv 캡처)16일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28)와 B씨(40)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각각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C씨(27)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령했다.이들은 지난해 5월 3일 태국 방콕 클럽에서 만난 피해자 D씨(35)를 유인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D씨의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그를 렌터캉 태워 파타야로 납치, 살해하고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를 넣어 인근 저수지에 유기했다. 특히 숨진 D씨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이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D씨가 사망했음에도 그의 가족에 연락해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다. D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37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범행 후 이들은 캄보디아와 베트남, 한국 등으로 도주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붙잡혔고 C 씨는 국내에서 검거됐다. 범행 144일 만이었다.수사 결과 이들은 태국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다가 생각보다 수익이 나지 않자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는 범행을 저지르기로 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해외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한국인 관광객 중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이는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범행을 계획·공모하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다”며 “진지한 반성은 커녕 다른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꾸짖었다.특히 재판부는 A씨에 대해 “4차례나 실형 전과가 있고 강도살인 범행을 주도했다”며 “사망한 피해자 시체 위에 올라가 욕설을 하며 뜀박질을 하는 엽기적인 행동을 하면서 극단적 인명 경시 성향이 드러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5.01.17 I 김혜선 기자
'기적의 사나이' 유승민은 어떻게 체육인의 마음을 잡았나
  • '기적의 사나이' 유승민은 어떻게 체육인의 마음을 잡았나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게이트볼을 체험하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사진=유승민 당선인 측루지 종목을 체험하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사진=유승민 당선인 측양궁을 체험하는 유승민 당선인. 사진=유승민 당선인 측[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된 유승민(42)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기적의 사나이’로 불린다.유 당선인의 인생에선 잘 알려진 두 번의 ‘기적’이 있었다. 선수 시절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최강’ 왕하오(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딴 장면이 그 첫 번째 기적이었다.유 당선인은 선수인생을 통틀어 왕하오를 딱 두 번 이기고 18번 졌다. 아테네 올림픽 결승전 이전까지는 6전 전패였다. 그런데 그 2승 중 1승이 바로 올림픽 결승전이었다. 그때 유 당선인은 깨달았다. 달걀로 바위를 열심히 치다보면 언젠간 깨진다는 것을.유 당선인의 금메달은 사실 운도 따랐다. 한때 세계 최강자였지만 아테네 대회 당시엔 한물간 선수 취급을 받았던 티모 발트너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마린(중국)과 티모 볼(독일)을 잇따라 꺾었다. 당시 유 당선인은 마린에게 7전 전패, 티모 볼에게 3전 전패로 절대적 열세였다. 반면 발트너에게는 강했고, 여러번 이긴 적이 있었다. 결국 4강에서 발트너를 이기고 결승에 안착할 수 있었다.유 당선인의 두 번째 기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선거였다.선거 초반만 해도 인지도가 너무 떨어져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유 당선인은 매일 똑같은 하늘색 셔츠와 흰색 바지를 입고 선수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선수촌, 경기장 등 선수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오죽하면 ‘선수촌 버스 정류장은 유승민의 홈그라운드’라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결국 유 당선인은 예상을 뒤엎고 2위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면서 한국 스포츠 외교에 큰 획을 그었다.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IOC 선수위원 선거 만큼이나 ‘대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그냥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는 것이 옳다.유 당선인의 선거 전략은 철저한 ‘밑바닥 훑기’였다. 다른 후보들이 선거 기간 동안 시도체육회장들을 만나는데 주력한 반면, 유 당선인은 실무자와 현장 지도자, 선수들을 접촉했다. 그들의 고충과 애환을 직접 들어주고 이를 공약에 반영했다. 유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가장 강조한 것도 ‘일선 지도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었다.특히 젊은 체육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낸 결정적인 한방이 있었다. 대한체육회 가맹 68개 전 종목을 체험하고 짧은 영상(쇼츠)을 제작해 온라인에 공유한 것. 40대 초반의 젊은 엘리트 선수 출신인 유 당선인의 강점을 잘 보여준 선거운동이었다.선거 과정에서 체육회장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선거 하루 전 현행 선거 방식이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선거인단 사이에선 기득권에 유리한 선거방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됐다. 그런 분위기는 유 당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의 선전도 유 당선인에게는 행운이었다. 강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216표를 받아 3위를 차지했다. 체육계에선 서울시체육회를 이끌며 만만치 않은 조직력을 갖춘 강 회장이 이 회장의 표를 제법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당선인 입장에선 강 회장이 아테네 올림픽 당시 발트너와 같은 존재였다. 35.4%라는 낮은 지지율에도 당선될 수 있었던 힘이 됐다.유 당선인은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고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떤 리더가 될지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이제까지 경험하고 보여드린 과정보다 두 세 배의 진정성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체육 현장을 모른 채 공약을 낼 수 없다는 생각에 수많은 체육인과 소통했다”고 밝힌 유 당선인은 선거와 스포츠를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예상 이상의 결과, 이변이 나올 수 있는 게 비슷하다”며 “중요한 것은 종목에 대한 관심과 열정,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선수 시절 대회를 앞두고 약간의 후회가 남는데 이번 선거에선 모든 걸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유 당선인은 ‘기적의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앞으로 대한민국 체육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을 향해 뛰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5.01.17 I 이석무 기자
"2025 코리아그랜드세일, 방한 관광 활성화 마중물 기대"
  • "2025 코리아그랜드세일, 방한 관광 활성화 마중물 기대"
  • 장미란 제2차관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행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의 일상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문체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리아그랜드세일이 관광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지난 15일 중구 명동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2025 코리아그랜드세일’(Korea Grand Sale 2025) 개막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11년 시작된 코리아그랜드세일은 겨울철(1~2월)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촉진하기 위해 항공과 숙박, 쇼핑 관련 민간 기업과 진행하는 방한관광 캠페인이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80여 개 기업체가 참여했다. 이날 개막행사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 여행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주제 영상 상영으로 시작했다. 장 차관은 먼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했다. 이어 2025 코리아그랜드세일의 기획과 운영을 맡은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이부진 위원장과 기업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 차관은 “관광은 관광 자원과 콘텐츠뿐만 아니라 출입국 항공, 교통, 숙박, 결제 등 여러 분야가 연계된 종합 산업이며 우리 생활 그 자체”라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행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하고 폭넓은 쇼핑 혜택, K컬처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장미란 제2차관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행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의 일상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진=문체부)관광산업은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산업이라고 안타까워한 장 차관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나가면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발전을 이뤄내자”고 당부했다.올해 정부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K-ETA(전자여행허가제) 한시 면제 연장, 관광교통협의체 운영,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시범 시행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 콘텐츠 발굴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한 ‘가성비, 가심비’ 소비 트렌드와 K컬처 열풍을 연계해 한국의 일상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모든 것을 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 장 차관은 “동시에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맞춰 개별 관광객의 체험 욕구와 개인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면서 “2025 코리아그랜드세일을 계기로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이 평소 즐겨 찾는 장소에서 쇼핑을 즐기고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한국의 일상을 경험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2025.01.17 I 강경록 기자
한화호텔앤리조트, 인천에 대규모 테마파크 짓는다
  • 한화호텔앤리조트, 인천에 대규모 테마파크 짓는다
  •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부지에 들어설 ‘테마파크’ 조감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부지에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한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인천시는 지난 1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도권매립지(승마장 부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대상 부지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드림파크 승마경기장이다. 축구장(7140㎡) 24개 크기로 면적만 17만㎡에 달한다. 아시안게임 당시 장애물, 마장마술,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종목의 승마 경기가 열렸지만 이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승마 대회 개최 횟수는 연평균 1.5회 수준으로 사실상 방치돼 왔다. 이에 수도권매립지공사가 최근까지 수차례 운영 사업자 공모를 실시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유정복 인천시장(왼쪽),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이 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여을 하고 있다.(사진=한화호텔앤리조트)이번 프로젝트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되며 기존 부지를 활용한 승마 경기장을 포함해 다양한 레저 문화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위해 자회사인 아쿠아플라넷(아쿠아리움), 한화넥스트(승마 경기장), 한화푸드테크(식음 서비스) 등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방문 관광객 규모에 비해 레저 시설이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복합 문화 공간 조성은 물론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2014년 온 국민의 주목을 받았던 아시안게임 개최지에 새 랜드마크를 조성할 수 있게 돼 매우 뜻 깊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놀이 문화공간 조성으로 이곳이 다시 한번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1.17 I 강경록 기자
"혼자 보낼 수 없어"…이름없이 숨진 8살 딸 따라간 아버지
  • "혼자 보낼 수 없어"…이름없이 숨진 8살 딸 따라간 아버지 [그해오늘]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2021년 1월 17일 자신의 딸이 친모 A(당시 44세)씨에게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된 친부 B(당시 47세)씨가 사건 관련 조사를 받고 집에 귀가한 뒤 숨졌다. A씨(47)가 남긴 유서에는 ‘딸을 보호하지 못한 죄책감’ 등이 담겨 있었다.8살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어머니 A(44·여)씨가 2021년 1월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사건 발생 10여 년 전부터 사실혼 관계였던 A씨와 B씨는 2013년 첫 딸 C양을 낳았다. 당시 A씨가 전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아 C양 출생신고가 어려웠고, C양은 이 때문에 어린이집도 학교도 가지 못했다.B씨는 딸에 대한 출생신고와 초등학교 입학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A씨가 차일피일 미루자 2020년 6월 별거에 이르렀다. A씨는 별거 이후 B씨를 향한 복수심에 친딸인 C양을 질식해 숨지게 했다.살해 이후 일주일간 C양을 방치한 A씨는 지난 1월 15일 오후 3시 37분께 “딸이 죽었다”며 119에 신고한 뒤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후 퇴원했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6개월 전 집을 나가자 배신감 등 정신적 충격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서 C양을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뒤늦게 딸 사망 소식을 접한 B씨는 15일 경찰 조사를 받은 후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사망했다. 그는 남동생에게 “딸을 혼자 보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사망신고서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채 무명녀로 기록됐던 C양은 사건을 맡은 검사가 A씨를 대리해 C양이 생전에 불리던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마친 뒤 사망 신고도 함께했다.검찰은 “피고인은 갈등을 빚던 동거남이 더 큰 충격을 받게 하려는 복수의 일환으로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징역 30년을 구형했다.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동거남이 딸만 아끼고 사랑하면서 피고인 자신의 경제적 지원 요구 등은 들어주지 않지 동거남이 가장 아낀 딸의 생명을 빼앗았다”면서 “피해자를 동거남에 대한 원망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일부 감형한 징역 22년을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평소 앓던 당뇨 합병증과 이로 인한 우울증, 무력감도 영향을 미친 측면이 있다”며 “수사받던 중 합병증으로 인한 괴사로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등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2025.01.17 I 채나연 기자
 "미식 꽃피우고 단식으로 저물다"…미식가 '무라이 겐사이'
  • [미식가의 세계] "미식 꽃피우고 단식으로 저물다"…미식가 '무라이 겐사이'
  • 무라이 겐사이와 그의 부인 무라이 다카코 (사진=히라쓰카시 박물관)[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겸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 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무라이 겐사이 ‘식도락-여름’ 한글판 표지 (사진=지식을만드는지식)◇日서 미식 열풍 일으킨 소설 ‘식도락’1903년 일본에서 음식 열풍을 일으킨 소설이 나왔다. 무라이 겐사이(1864~1927년)가 쓴 ‘식도락’이다. ‘호치신문’에 1년간 연재된 이 소설은 독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연재 중 발간한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권의 단행본도 선풍적인 인기로 서점가를 달구었다. 봄 편은 6개월 만에 30판을 기록하며, 4만 5000부 넘게 팔렸다. 시리즈 누계로 50만 부 가까이 판매했으니 당시 기준으로도 대단한 베스트셀러였다. 1911년 평론가 우치다 로안은 메이지 시대에 가장 많이 팔린 두 편의 소설 중 하나로 ‘식도락’을 꼽았다. 그때는 연재 소설이 그 신문의 얼굴 역할을 하는 신문 소설 전성시대였다. ‘식도락’의 인기는 신문 소설이라는 장르가 정착하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식도락’은 ‘낚시 도락’, ‘주도락’, ‘여도락’에 이은 겐사이의 ‘도락 시리즈’ 제4편으로 집필된 것이었다.‘식도락’은 일본 미식 문화의 시발점이 됐다. 소설의 성공은 시대적 상황과도 연관이 깊다. 음식문화에 관심이 좀 있는 일본 사람들은 메이지유신(1868년)을 흔히 ‘요리유신’이라고 말한다. 7세기 덴무의 ‘살생과 육식을 금지하는 칙서’ 이후 무려 1200년 동안 지켜온 육식 금지의 율법을 메이지 천황이 유신 선포와 함께 풀었기 때문이다. 육식 해금은 당시 일본인들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었던 모양이다. 해제를 반대하는 진영의 자객 열 명이나 궁에 난입해 네 명이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할 정도였다. 그들은 육식이 신성한 땅을 더럽힌다고 믿었다. 그런데도 메이지는 일본인의 체형 개선을 위해 서양 요리를 도입하고, 우에노의 양식당 세이요켄에 신하들을 대동하고 가 고기 먹는 시범을 보이는 등 육식 보급에 앞장섰다. 개화의 물결과 함께 새로운 음식과 식재료가 쏟아져 들어왔다. 19세기 말에는 도쿄에만 양식집이 1500곳에 이르렀다고 하니 ‘식도락’의 출간은 그 타이밍이 절묘했던 셈이다.◇600여 가지 일본과 서양, 중국 요리법 담겨 1904년 러일전쟁에 수뢰정 정장으로 참전했던 일본 전쟁 문학의 선구자 미즈노 히로노리의 ‘이일전(此一戰)’에도 ‘식도락’이 등장한다. 당시 전함에는 요리사가 없었기 때문에 병사들이 ‘식도락’을 참고해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다. 미즈노는 개전을 앞두고 매일 이순신 장군의 영령을 향해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한 인물이다. 사실 ‘식도락’은 계몽을 목적으로 독자에게 올바른 식생활을 알리고자 집필한 것이었다. 소설에는 “매일 먹는 음식이 건강한 재료로 만든 것이어야 하고 이를 만드는 과정도 위생적이어야 한다”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 연장선상에서 겐사이는 먹는 것도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식육론’을 주창하기도 했다. 그 요체는 체육의 근본도 음식에 있고, 지육의 근본도 음식에 있으므로 체육이나 지육보다도 식육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식도락’은 그 내용에 일본, 서양, 중국의 요리 600여 종류를 언급하고 있다. 중간중간 요리법도 소개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처음에는 주로 겐사이의 처 다카코가 집에서 만드는 요리 중에서 채택했다. 그 후에는 다카코의 당숙이자 미식가인 오쿠마 시게노부 백작이 “소설에서 다루는 요리가 그래서야 쓰겠냐”며 자기 집의 요리사들을 진귀한 식자재와 함께 보내와 직접 시범을 보이도록 하며 도움을 줬다. 총리대신을 두 번이나 지낸 오쿠마 시게노부는 지금의 와세다 대학을 설립하고 총장도 지낸 인물이다. ‘식도락’ 봄 편의 서두에 오쿠마 저택의 부엌이 삽화로 나오는데, 그 넓이가 25평(83㎡)에 이르며 매일 평균 50인분 이상의 음식을 차려내는 규모라고 설명한다. 겐사이는 “문명 생활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문명화한 부엌이 필요하다”라고 했는데 삽화의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겐사이는 집에도 미국 공사관의 요리사로 7년 근무한 가토 마쓰타로를 고용해 서양 음식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일본 요리와 중국 음식에 대해서도 유명 주방장들의 도움을 얻어 집필에 임했다고 한다. 소설에는 닭고기 커틀릿이나 와플, 수플레, 필라프, 동파육, 가다랑어 요리, 김말이초밥, 고모쿠초밥 등 다양한 음식에 대한 자세한 요리법이 나온다. 무대가 1903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겐사이의 치밀하고 용의주도한 준비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다.요리사들의 조언을 받기는 했어도, 완성된 음식을 가정에서 조리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은 부인 다카코가 도맡았다. 그 외에 겐사이의 집필 활동에 필요한 서적과 신문 기사 등 자료의 수집과 검증도 그녀의 몫이었다. 다카코가 ‘식도락’의 실질적인 공저자였던 셈이다. 향토사 연구가 마루시마 다카오는 다카코와 겐사이의 협업을 “수레의 양 바퀴 같은 관계였다”고 술회한 바 있다. 겐사이 자신도 이러한 다카코의 공헌에 대해 ‘식도락’ 속편 서문에서 “소설 성공의 절반은 그대의 공로로 돌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피력했다. 덧붙여 ‘식도락’의 주인공 오토와도 다카코를 모델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무라이 겐사이의 히라쓰카 광대한 저택에 마련된 채소밭 (사진=무라이 겐사이 ‘식도락-겨울’)◇35일간 장기단식 ‘겐사이식 단식요법’ 출간무라이 겐사이는 1864년 현재의 아이치현 도요하시시에 있던 요시다 번의 지위 높은 유학자 가문에서 태어났다. 교육열이 유별났던 겐사이의 아버지 기요시는 아들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 도쿄로 이주했다. 겐사이가 여덟 살 되던 해였다. 아버지의 배려로 영재 교육을 받은 겐사이는 열두 살 나이에 지금의 도쿄외국어대 러시아어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져 학교를 중퇴하고 우울증까지 앓게 된다. 그때 에이지신문 공모에 낸 논문이 당선돼 신문사 후원으로 스무 살에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된다. 1년여 후 귀국해 ‘호치신문’에 객원기자로 있으면서 소설과 논설을 발표하고, 지금의 와세다대에서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03년 ‘식도락’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자, 막대한 인세로 히라츠카시에 1만 6000평(5만 3000㎡)이 넘는 광활한 부지를 사들인다. 그는 그곳에 모든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유토피아를 건설한다.넓은 땅에 집을 짓고 과수원과 채소밭, 축사, 화단 등을 만들었다. 과수원에는 복숭아, 감, 비파, 무화과, 매실, 석류를 심었다. 채소밭에는 무, 오이, 가지, 파슬리, 셀러리, 상추,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등과 아티초크 같은 귀한 채소도 심어 재배했다. 축사를 짓고 닭, 토끼, 염소 등을 사육했다. 아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치기 위해 말을 기르고, 테니스장도 만들었다. 겐사이는 자신이 ‘식도락’에서 주장한 이상적인 가정생활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겐사이의 집은 ‘미식의 전당’으로 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식품과 요식업계의 다양한 인물들이 몰려들었다. 아지노모토나 모리나가 제과 등의 창업자와 유명 요리사들이 찾아왔고, 식품회사들은 겐사이의 평가를 듣기 위해 신제품을 앞다퉈 보내왔다.그는 그즈음부터 문단과는 담을 쌓고 식품으로 각기병과 난치병을 치료하는 연구에 몰두한다. 그 후 겐사이는 나무뿌리나 과일, 콩, 메밀가루 등을 날로 섭취하는, 이른바 ‘목식’을 실천하기도 했다. 1920년에는 산속에 토굴을 파고 반년간 그곳에서 천연식품만 먹으며 생활했다. 그는 또 35일간의 장기 단식을 실천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정리해 ‘겐사이식 단식 요법’이라는 단행본도 출간했다. 이처럼 기인 같은 생활을 이어가던 겐사이는 건강이 점점 나빠졌다. 그런데도 의사의 진료를 거부하고 단식 요법 같은 자신의 치료 방법에만 의존하다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미식 열풍의 주인공이 단식으로 생을 끝냈다는 게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2025.01.17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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