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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의 최종 병기, '순대'
  • 칭기스칸의 최종 병기, '순대'[이우석의 '식사'(食史)]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글·사진= 이우석 먹고놀기연구소 소장]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음식문화는 태평성대, 또는 강력한 권력에 의해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류가 혼란을 겪는 전쟁을 할 때면 늘 새로운 음식이 탄생했다. 비스킷과 건빵, 그리고 통조림이 그랬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전쟁 역시 식후에나 가능한 것이었다. 병참의 기본이 군량이라 악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음식이 발명됐다.대학로의 순대전문식당 ‘순대실록’이 고증을 통해 재현한 전통순대.(사진=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뜨거운 물만 넣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광둥성 명물 이푸몐(伊府麵)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푸몐은 현재 세계인들이 먹는 인스턴트 라면의 근간이 됐다. 전쟁 기간에 탄생한 대부분의 ‘전투식량’(MRE)은 현재 일상 메뉴, 아니 요리가 되기도 했다. 식품공학은 전쟁 기간 눈부시게 발전한 셈이다.13세기 유라시아 북부 유목민의 서진(西進) 침략전쟁에서 육포와 순대가 전 세계에 퍼졌다. 말리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원리의 육포. 그리고 고기와 부산물을 오랫동안 저장하도록 한 순대는 인류의 요리사에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순대와 서양의 소시지는 그 맥락이 유사한, 아니 같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지금 한국에선 허드레 고기 요리로 간식거리나 국밥 재료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순대는 한때 세계를 정복한 유목 제국의 대표 전투식량이었다. 느린 가축 떼를 끌고 원정을 떠날 수 없는 유목제국의 기마병단은 순대를 고안했다. 가축을 모조리 도축해 육포와 순대를 만들어 이를 둘둘 말아 안장에 차고 출정했다. 육포와 순대는 고기를 상하지 않게 보관하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고열량 음식이어서 전투식량으로 더할 나위 없었다. 18세기 병조림과 통조림이 개발되기 1전까지 순대(소시지)는 동서양 모두에게 매우 유용한 병참 물품으로 각광받았다.생각해보면 순대의 제조 원리는 매우 그로테스크하다. 가축을 도축해 살과 내장 따위를 발라낸 뒤, 다시 그 내장에 피와 함께 채워 넣는다. 동물은 자신의 겉과 속이 뒤집히는 일을 겪는 셈이다.순대실록의 ‘순대 스테이크’누가 상상했을까. 살과 혈액을 되레 제 창자에 집어넣는 이런 작업을. 어찌 됐든 주변에 온통 풀밭밖에 없는 환경에서 발휘된 유목민들의 창의성은 당대 최고 포장재를 개발해 냈다. 적당히 투과되고 또 적당히 밀폐되는 창자는 운반과 조리가 간편하다는 이점 이외에도 그 자체로도 맛이 좋다는 결정적 장점을 갖고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껏 훌륭한 포장재로 활용되고 있다. 현대의 ‘콜라겐 케이싱’ 따위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풍미’까지 있다.과연 효과는 최고였다. 양쪽을 실로 밀봉하면 휴대하기에 편했다. 그을려 두면 따로 조리하지 않고도 그대로 썰어 먹을 수도 있었다. 영양가도 충분했다. 고기의 단백질과 지방의 열량, 피의 무기질에다 함께 넣은 푸성귀의 섬유소까지 들었다. 가축의 내장 속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소화효소도 남아 있었다. 초원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염분까지 혈액 속에 있으니 한마디로 완전식품이었다. 최강 몽골 기마병의 가공할 만한 진격 속도는 당시 최고의 전투식량 ‘순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동고트 에르마나리크 왕이나 아바스의 칼리파 알무스타심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고작 순대에 당한 셈이다. 파죽지세로 몰아치는 강력한 기마병에 견고한 유럽의 성곽은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속절없이 당했다. 잿더미가 된 터에 결국 순대만 남았다. 유럽판 순대(소시지)의 탄생이었다. 사실 이 대목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중국 둥베이 순대 ‘샹창’몽골 전래설과 배치되는 의견은 유럽 자생설이다. 애초 그들도 낙농과 유목을 했고 육식을 했다. 또한 기나긴 겨울을 나야 했기 때문에 창자에 고기를 넣어 보관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는 이론이다. 그리스·로마 시대에 이미 피순대와 유사한 내장 요리가 생겨났다는 기록도 있다.유럽과 아시아가 침략과 전쟁이라는 상호 접촉을 통해 서로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가설은 소시지와 순대 관계 해석에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곡물과 채소를 넣고 창자를 말리는 방식은 중앙아시아에서 만들어져 전해졌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현재도 매우 유사한 원리로 만들어진 각국의 전통 순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우리 찹쌀순대와 외양이 비슷한 모르시야(스페인), 부댕(프랑스), 피순대 격인 블랙푸딩(영국), 비롤도, 부리스토(이탈리아), 해기스(스코틀랜드), 슈바르츠부어스트(독일) 등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순대가 존재한다. 이외에도 헝가리나 슬로베니아, 체코 등에서 순대와 형태와 맛에서 흡사한 소시지 종류를 발견할 수 있다.결국 소시지와 순대는 제조와 섭취법에 있어 그 궤를 같이해 왔다. 마치 국수와 파스타처럼, 각각 발달해 지금에 이르렀다. 특히 선지와 곡물을 함께 넣은 소시지는 누가 봐도 순대와 똑같다. 유럽의 ‘유사 순대’는 독자적 발전을 통해 훌륭한 식문화 장르를 개척했고, 지금은 그들의 ‘찬란한 전통 식문화’가 됐다.용인 백암순대서양에만 전래된 것이 아니다. 북적(北狄)의 음식으로 자연스레 중국에 전파된 순대는 샹창(香腸)과 라창(臘腸)의 형태로 각각 발전했다. 둥베이(東北) 지방의 샹창은 그곳에 살던 조선족의 피밥(선지찹쌀순대)과 함께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둥베이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광둥(廣東) 지방의 라창은 촉촉한 샹창과는 달리 바싹 말라 있다. 보존이 어려운 습한 기후 탓이다. 라창은 소시지처럼 잘게 썰어 볶음밥 재료로 쓰거나 삶아서 먹는다.‘그 군대’는 한반도에도 내려왔다. 이때 우리 땅에 순대가 전래됐다. 만주어로 셩지 두하(senggi duha·피와 창자)는 발음이 바뀌어 ‘선지 순대’가 됐다. 농경 정착사회인 한국에서의 순대는 유목민과는 달리 곡물과 푸성귀를 많이 넣는 형태로 발전했다. 메밀이나 찹쌀을 넣고 아예 채소를 듬뿍 썰어 넣기도 하는데 대부분 선지는 들어간다. 선지와 쌀만 넣거나(혹은 오직 선지만 굳혀 넣는다), 케이싱으로 대창을 쓰는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근대에 들어 시꺼먼 당면순대가 등장하면서 순대 하면 떠오르는 지금의 형태가 대중에 인식됐지만, 구황식품에 가까운 당면순대는 한민족의 순대 역사에서 매우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세계적으로 순대가 상용되고 있지만 거의 유일하게 탕류로 끓여 먹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서민들의 국밥을 대표하는 순댓국은 싼 가격에 든든한 한 끼를 책임지는 별미로 사랑받고 있다. 장이 서면 늘 순댓국집이 붐빈다. 고깃국 중에 가장 저렴하고 푸짐한 까닭이다. 푸짐한 전골로 변신하면서 맛좋고 든든한 안줏감으로서 별미의 지위를 계승하고 있다.순대는 한민족에 유독 인기를 끈 덕에 많은 다양성을 낳았다. 경기도 용인 백암순대, 충청남도 천안 병천순대, 전라북도의 피순대, 전라남도 암뽕(대창)순대, 강원도 속초 아바이순대(그 이전에 함경도 순대), 제주 메밀 순대(수애) 등 지역색을 선명히 드러내며 각자 자리를 잡았다.전남 곡성 피순대와 암뽕각 지역에서 많이 나는 재료를 이용해 각각 특색 있는 순대를 고안했고 세월이 흐르며 뿌리를 내렸다. 특히 국내 여행이 활성화된 2000년대 이후 지역 별미로 입소문을 탔다. 이 중 대창이나 막창을 쓰는 것은 속초 아바이순대와 전남 암뽕순대, 제주 수애다. 실제 창자 부위라 두툼하고 고기 맛이 지배적이라 일반 소창 순대보다는 고급 요리로서 이미지가 강하다.이름에도 나타나 있듯 아바이순대는 원래 함흥의 것이다. 6·25전쟁 당시 실향민이 대거 월남하며 고기소가 꽉 찬 아바이순대를 이남에 알렸다. 돼지가 귀할 때 쓰는 오징어순대나 명태순대는 생선을 쓰는데 ‘속을 채워 넣는다’는 순대의 원리만 빌려온 이름이다.암뽕순대는 사실 암뽕(새끼보)과는 상관없다. 순댓집에서 막창으로 순대를 만들어 내주는데 곁들이는 고기류에 따로 암뽕을 끼워줘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순대의 제주 방언인 수애는 막창 속에 메밀이나 보릿가루를 선지에 섞어 넣어 겉은 존득하며 속은 죽처럼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용인 백암순대는 선지 대신 다진 고기와 채소를 터질 듯 두둑이 넣은 것이 특징인데 푸성귀가 많이 들어 특유의 담백한 맛으로 사랑받는다. 한입 깨물면 마치 고기만두처럼 가득한 소가 입안에서 터지며 만족감을 준다. 선지를 거의 넣지 않아서 색도 밝아 순대에 거부감이 있는 이들에게 문턱이 낮다.‘아우내(竝川) 장터순대’로 유명한 병천순대는 채소가 많이 들어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신선한 선지에 채소와 찹쌀 등을 다져 넣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국밥에 넣으면 풍미가 더욱 좋아진다.피순대는 처음 맛보는 이들에겐 그 존재감이 대단하다. 막창 순대 안에 선지 덩어리만 들었다. 전주한옥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졌지만, 사실 전북에선 순대 하면 피순대를 떠올리는 게 보편적이다. 쫄깃한 막창과 부드러운 선지 덩어리를 함께 씹을 때 터져 나오는 진한 풍미에 길들어지면 고기나 채소를 넣은 순대는 싱겁게 느껴진다.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른 정복자의 식량 순대는 전란이 끝난 후에도 유물로 남아 인류의 식탁을 여전히 점령 중이다.전북 피순대국밥◇순대 요리 맛집▶순대실록 =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대학로에서 따끈하고 고소한 순대국밥을 맛있게 말아내는 집으로 유명하다. 국내산 돼지머리 고기와 직접 만드는 순대가 적절히 들어가고 사골에서 우려낸 국물이 이를 넓게 포용한다. 진하지만 의외로 깔끔한 국물에 제법 묵직한 꾸미 맛이 조화를 이룬다. 강한 맛이 아니어서 오히려 질리지 않는다. 손님층이 젊고 재방문객이 많다. 달군 철판에 올려내는 순대 스테이크와 볶음 등 안줏거리도 다양하다. 서울 종로구 동숭길 127. 9000원.▶2대째 순대집 = 두툼한 대창에 선지만 가득 채운 전라도식 피순대를 판다. 요즘은 관광객도 어찌 알고 찾아들지만 원래는 지역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장날이든 평일이든 인산인해를 이룬다. 대창은 자체가 씹는 맛이 좋아 속에 부드러운 선지만 채워 넣어도 식감 대비가 좋다. 한 번에 툭 터지는 선지와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을 뿜는 대창이 조화를 이룬다.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58. 8000원. 새끼보 4만원.
2024.03.15 I 강경록 기자
한동훈 “제3지대 통합, 영주권 얻기 위한 위장결혼”
  • 한동훈 “제3지대 통합, 영주권 얻기 위한 위장결혼”
  • [이데일리 김형환 조민정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제3지대의 통합에 대해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결혼 비슷한 것”이라고 평가했다.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서 “(개혁신당은) 선거에서 금배지를 다는 방법을 위해 만들어 지향점과 정체성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영화 ‘건국전쟁’ 관람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앞서 지난 9일 개혁신당·새로운미래·새로운선택·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는 통합 신당을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하고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가 당을 이끌어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정당은 지향점과 정체성은 같아야 한다”며 “우리 당의 경우 김경율 비상대책위원도 있지만 오른쪽에 치우친 인물도 있다. 그렇지만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자유경제를 지킨다는 지향점이 같다”고 말했다.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날 ‘검찰 독재 종식의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조 전 장관이 국회의원 되고 싶다는 것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문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라고 지적했다.한 위원장은 “우리당이 주장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조 전 장관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다”며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야합으로 관철하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는 틈이 보인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는 “이 대표 때문에 극단적으로 도덕성이 낮아진 곳에서조차 조 전 장관의 공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 조 전 장관이 뒷문으로 우회해서 (금배지를) 달 수 있는 제도가 바로 이 제도다. 얼마나 문제 있는 제도인지 그것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한 위원장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운동권 청산 논리는 독립운동가를 청산한 친일파 논리’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국뽕’ 정치를 위해 친일파와 일본을 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그는 “독립운동가들이 재벌에게 뒷돈 받고 룸살롱에서 여성에게 욕을 했는가”라며 “이번 총선을 한일전이라고 하는데 그런 식의 말은 정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와 나라에 해를 끼치는 정치”라고 꼬집었다.
2024.02.13 I 김형환 기자
술자리 잦은 연초...간편한 속풀이 돕는 '해장템' 주목
  • 술자리 잦은 연초...간편한 속풀이 돕는 '해장템' 주목
  • 오뚜기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각종 모임이 이어지는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숙취’다. 숙취를 다스리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음식을 통한 해장이다. 지난해 7월 롯데멤버스가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주로 먹는 해장 음식은 국물류로 나타났다. 1위는 ‘콩나물국, 북엇국 등 해장국류(23.7%)’, 2위는 ‘라면, 짬뽕 등 빨간 국물류(22.6%)’, 3위는 ‘쌀국수, 칼국수 등 맑은 국물류(9.3%)’가 차지했으며, ‘파스타, 피자 등 기름진 음식류(9.2%)’,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7.7%)’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저마다의 취향에 맞는 음식으로 쓰린 속을 달래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간편한 해장템으로 쏠리고 있다. 국물류는 대표적인 해장 음식으로 꼽히지만, 숙취를 이겨내고 해장국을 끓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조리와 휴대가 간편한 컵밥이 직장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오뚜기 ‘황태콩나물해장국밥’은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황태, 콩나물 등을 활용한 컵밥으로, 개운하고 칼칼한 황태국물과 아삭한 콩나물이 조화를 이룬다. 컵밥 형태의 짬뽕밥도 눈길을 끈다. 오뚜기 ‘진짬뽕밥’은 인기 제품인 진짬뽕에 말아먹는 짬뽕밥을 컵밥으로 구현한 제품으로, 칼칼하고 진한 국물에 특유의 불향이 어우러진다. 오뚜기 컵밥도 있다. 오뚜기는 컵밥에 포함된 밥의 양이 적어 아쉽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2020년 업계 최초로 컵밥 전 제품의 밥 양을 20% 늘렸다. 내용물이 손에 묻지 않도록 기존 제품보다 긴 슬라이드 스푼을 동봉해 취식 편의성도 높였다. 과음한 다음날 쉽고 빠르게 조리 가능한 라면을 찾는 이들도 많다. 오뚜기는 얼큰하고 자극적인 국물 대신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을 내세운 라면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8년 오뚜기가 선보인 쇠고기미역국라면은 미역국을 라면에 접목시킨 제품으로,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듬해 내놓은 오뚜기 ‘북엇국라면’도 있다. 북어에서 우러나오는 고소한 풍미를 담은 국물 맛이 특징이다. 파스타, 피자 등 기름진 음식이나 달콤한 디저트도 해장 메뉴로 인기다. 최근 풀무원식품은 이탈리아 파스타 브랜드 ‘바릴라’와 공동 개발한 서브 브랜드 ‘아티장(Artisan)’의 파스타 및 소스를 선보였다. 파스타면은 스파게티, 링귀니, 푸실리, 통밀스파게티 등 4종으로 최상급 듀럼밀을 사용했으며, 알 덴테(Al dente) 식감을 구현했다. 함께 선보인 파스타 소스는 이탈리아 정통 레시피를 활용한 냉장 소스다.지난해 동원F&B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 회사인 제스트코와 손잡고 가공유 ‘덴마크 초코초코 우유’의 아이스크림 버전 ‘덴마크 초코초코콘’을 선보였다. 2015년 출시한 덴마크 초코초코 우유 맛을 그대로 살린 제품으로, 초코칩을 더해 바삭한 식감과 달콤한 초콜릿 풍미를 극대화했다.식품업계 관계자는 “새해를 맞아 각종 모임, 회식 등 술자리가 늘면서 간편한 해장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4.01.23 I 문다애 기자
스피어에 '삼성 갤럭시' 광고, 국뽕 차올라…마블도 등장
  • [영상]스피어에 '삼성 갤럭시' 광고, 국뽕 차올라…마블도 등장[CES 2024]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A New Era of Galaxy AI is Coming(‘갤럭시 AI’의 새로운 시대가 온다)”세계 최대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구형 공연장에 마블 캐릭터와 함께 ‘삼성 갤럭시’란 문구가 함께 떠올랐다. 오는 17일(현지시간) 열리는 ‘갤럭시 언팩(제품 공개)’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광고 영상으로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불빛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구형 공연장 ‘스피어’에 삼성 갤럭시 언팩 광고가 상영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삼성전자(005930)는 9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10일 오전 3시까지 약 18시간 동안 갤럭시 언팩 광고를 상영한다고 밝혔다. 홍보물은 90초 분량으로, 10초가량의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연속 상영된다.광고엔 마블의 히어로인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가 먼저 등장한 뒤 ‘캡틴 마블’이 멀티버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마지막으로 이번 언팩 행사명인 ‘Galaxy Unpacked 2024: Opening a New Era of Mobile AI(갤럭시 언팩 2024: 모바일 AI 새 시대 개막)’ 문구가 광고를 마무리한다. 구체적인 광고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피어 광고비는 하루 최소 45만 달러(약 6억 원)로 알려져 있다. 고가의 가격에도 스피어의 광고 효과가 큰 탓에 6일(현지시간)엔 중국 대표 가전업체이자 ‘CES 2024’ 후원사인 TCL의 로고를 표출하는 광고도 이뤄졌다.스피어는 지난해 9월 개장해 한 번에 1만 7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 공연장이다. 외벽은 5만 3884㎡로 축구장 2개 반을 합쳐놓은 듯한 크기로 높이는 아파트와 비슷한 111m, 지름은 157m에 달한다. 미국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이 7년 전부터 기획해 총 23억 달러(약 3조원)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라스베이거스 구형 공연장 ‘스피어’에 삼성 갤럭시 언팩 광고가 상영되고 있다.(영상=조민정 기자)
2024.01.09 I 조민정 기자
'노량' 허준호 "도망가려다 김한민 감독에 홀려…쇠질·벌크업까지"①
  • '노량' 허준호 "도망가려다 김한민 감독에 홀려…쇠질·벌크업까지"[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노량’ 배우 허준호가 명나라의 장수 등자룡을 연기하기 위해 고대 중국어 대사를 연습하고, 체격을 벌크업한 과정을 털어놨다. 허준호는 지난 20일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 개봉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0일 개봉한 ‘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을 거쳐 10년 만에 완성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허준호는 영화가 개봉한 소감을 묻자 “이 시리즈에 들어간 배우로서 참 영광스러웠다”면서도,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관객으로서 실화를 재밌게는 보지만, 내가 (출연) 하는 건 조금 도망다니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다. 여러 실화 이야기에 출연했지만 할 때마다 부담은 엄청났다. 내가 표현하는 인물은 물론, 그분의 가족, 주변 지인분들까지 아플 수 있기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순신 3부작의 첫 작품인 ‘명량’은 2014년 개봉 당시 1700만 관객들을 ‘국뽕’ 열기에 빠뜨리며 약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개봉한 박해일 주연의 ‘한산: 용의 출현’도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집결시켰다. 두 작품 연속 좋은 평가를 받으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만큼, 유종의 미를 장식할 ‘노량’에 쏠린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주인공 이순신 역의 김윤석을 필두로,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박훈, 이무생, 이규형, 안보현 등 연기력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세대별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도 한몫한다. 허준호는 명나라의 부총병으로 당대 위대한 장수였던 ‘등자룡’ 역할을 맡아 첫 고대 중국어 연기에 도전했다. 등자룡은 자신보다 어린 상사인 도독 ‘진린’(정재영 분)을 모시지만, 연륜과 지혜,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춘 장군으로 당시 명나라 백성들에게 큰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진린조차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며, 진린과 마찬가지로 조명연합체로서 7년 전쟁을 함께한 조선의 장군 이순신을 마음 깊이 친애하며 존경하는 캐릭터다. 진린이 조선을 빠져나가려는 왜군을 보내주고 이 전쟁을 그만하자고 이순신 장군을 종용할 때도, 등자룡은 상사 진린의 명령을 거부하면서까지 이순신의 전투를 지원사격한다. 허준호는 “역사를 잘 모르는데 대본을 보고서 (이 인물을) 알게 됐다”며 “사실 이 작품을 처음에 시작할 땐 중국어를 해야 해서 도망갈 구멍을 보며 김한민 감독을 만났다. 그가 앉은 자리에서 두시간 반 만에 날 홀려놨다”고 출연 계기를 털어놨다. 그는 “이순신 장군님과 관련해선 분 초 단위까지 이야기하며 전쟁을 다 꿰고 있더라.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싶었다”며 “등자룡과 관련한 자료는 처음에 몇 개 찾아보다 그냥 덮었다. 당시 명나라 사람들에게도 그가 굉장한 인물이었더라. 자료에 의지해 내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릴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역사적, 사실적인 고증 면은 연출부와 기획팀에 맡긴 채 대본으로 바로 들어갔다”고 캐릭터에 몰입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나로선 이 사람이 왜 이순신을 도와줬을까 그 마음이 우선이었다. 왜 이 사람들이 관계가 있었을까, 뭘까. 그러기엔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면서도, “목숨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를 도와준 건 거의 이 사람을 혈연과 다를 바 없이 느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역사적으로 다루기 힘든 분들이니 그렇게 일단 상상했다”고도 덧붙였다. 고대 중국어 연기에 도전하는 건 베테랑 배우인 그에게도 어려운 과제였다. 허준호는 “외우느라 너무 힘들었다. 그냥 외웠다”며 “한 번이라도 호흡을 생각하면 안됐다. 생각하면서 이야기하는 수준이 아니고, 툭 치면 쭉 나와야 하는 말이었다. 그 정도가 가능하게끔 외웠다. 뉘앙스나 음율이나 띄어쓰기, 숨표 같은 건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 분들이 내 중국어 연기를 보시고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다”며 “아무리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해도 그들이 보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 우리끼린 틀려도 모르고 넘어가지만, 본토 분들은 바로 아시지 않나. 하지만 틀려도 조용히 넘어가주셨으면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갑옷을 입고도 액션을 무리 없이 수행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체격을 만들었다고도 전했다. 허준호는 “그런 경험을 많이 해봤는데도 갑옷을 입고 안 움직여지니 힘들더라”며 “웬만한 팔 힘으론 안되어서 계속 헬스를 다니며 쇠질했다. 벌크업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차기작 ‘광장’ 때문에 ‘노량’ 때와 비교해 20kg 정도 살을 뺀 상태”라고 덧붙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허준호는 ‘노량’을 비롯해 올 한 해 드라마,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으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났다.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2’,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으며, 추석에 개봉한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에도 출연해 연휴 내내 극장 무대인사를 바삐 누볐다. 내년 역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 등 다양한 작품들로 대중을 만날 준비 중이다. 허준호는 “한동안 배우를 할 생각이 없던 때가 있었다. 배우 생활을 완전히 접고 다른 생활을 하던 중 신앙을 만나 마음이 바뀌었다”며 “하느님을 만나며 많은 걸 느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렇게 배우를 다시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렇게 다시 기회가 다가올 줄 몰랐다. 그래서인지 나를 찾아준다는 사실들 만으로 너무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한 사랑을 계속 받고 있는 듯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불과 1, 2년 전만 해도 극장에 가면 보이는 게 빨갛고 파란 좌석 색깔밖에 없었다”며 “‘천박사’ 때까지만 해도 극장에 사람이 없어서 객석이 채워지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 오죽하면 무대인사하러 극장에 가면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게 맞나’ 싶어서 극장 건물의 쇼핑몰들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서울의 봄’이 잘되며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주시니 그야말로 ‘땡큐 썰’(Thank You Sir)인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노량’으로 개봉 전 부산, 여수 무대인사를 다녀왔는데 아기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가득 채운 객석을 참 오랜만에 봤다. ‘노량’은 전 연령대가 다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라 좋다”고 전했다.
2023.12.21 I 김보영 기자
'노량' 김윤석 "최민식·박해일과 동병상련 느낌으로 이순신에 매달려"①
  • '노량' 김윤석 "최민식·박해일과 동병상련 느낌으로 이순신에 매달려"[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노량’ 배우 김윤석이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에서 최후의 이순신을 연기한 소감과 성웅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느낀 깨달음, 앞서 이순신 역할로 활약한 최민식, 박해일에게 느낀 동질감 등을 털어놨다. 김윤석은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개봉을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20일인 오늘 개봉한 ‘노량’은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을 거쳐 10년 만에 완성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노량’에선 ‘명량’ 최민식, ‘한산: 용의 출현’ 박해일에 이어 배우 김윤석이 이순신 장군의 말년과 최후를 입체감있게 표현했다. 김윤석과 김한민 감독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 김윤석은 마침내 ‘노량’이 개봉한 소감에 대해 “2년이 넘었다. 드디어 개봉하는 날이 오긴 오는구나 싶다”라며 “여름에 개봉하느냐 겨울에 개봉하느냐 말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3부작의 마지막이고 노량해전은 겨울에 일어났던 전쟁이다. 그 전에 명량과 한산은 여름 전쟁이었다. 겨울 전쟁이었던 만큼 그에 맞게 겨울에 개봉하고 싶었다. 그리고 장군님이 돌아가신 날 며칠 차이로 개봉하게 됐다. 감개무량한 마음도 있고 떨리는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노량’은 개봉일 예매량이 32만 장을 돌파, 전작들을 뛰어넘는 시리즈 사상 최고의 예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의 첫 축포를 터뜨렸다. 김윤석은 “예매율이 1위라곤 하지만 그거갖고 막 좋다고 할 수도 없는 듯하다. 앞으로의 추이를 보고 좀 더 성원이 있어준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소망을 밝혔다. 2014년 개봉한 최민식 주연의 첫 작품 ‘명량’을 시작으로 피날레인 ‘노량’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린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는 하나의 시리즈 주인공에 세 명의 다른 배우를 캐스팅한 파격적인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시도였다. 특히 첫 작품인 ‘명량’은 당시 1700만 관객들을 ‘국뽕’ 열기에 빠뜨리며 약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개봉한 박해일 주연의 ‘한산: 용의 출현’도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집결시켰다. 두 작품 연속 좋은 평가를 받으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만큼, 유종의 미를 장식할 ‘노량’에 쏠린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김윤석은 처음 시나리오를 제안받았을 당시를 “명량과 한산이 나왔을 때 ‘아 이 사람(김한민 감독)이 노량까지 가겠구나’ 이 생이 들었다. 처음엔 ‘명량’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기어코 ‘한산’을 만들어냈다. ‘노량’은 특히 장군님의 마지막 가장 중요한 해전이었다. 그 대본이 나에게 왔을 때 굉장히 부담스럽기도 하고 호기심이 컸다”고 기억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봤는데 역시나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명량은 명량, 한산은 한산이고, 노량은 노량이기 전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의미다”라며 “명의 입장이 있다. 이때부터 드디어 명나라가 나오기 시작해서 삼국(조선, 명, 왜군)의 관계가 중요했다. 시나리오에서 드러난 드라마의 밀도가 참 좋았다”고 덧붙였다. 성웅 이순신의 못지 않게 시나리오와 시리즈 자체가 가진 무게와 부담감도 컸다. 김윤석은 “앞서 두 분(최민식, 박해일)이 훌륭히 작품을 해주셨지만 더 중요한 건 이순신 장군님 자체다. 두 배우님과 저는 똑같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그 앞에서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심전심으로 수고가 많다 서로 이야기해줄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정재영 등 ‘노량’을 함께한 배우들은 현장에서 고뇌에 빠져있던 김윤석의 자태가 이순신 장군의 모습 자체였다고 입을 모아 말하기도. 다만 김윤석은 이에 대해 “아군이라고 고맙게 말씀해주신 거 같다. 부끄럽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 ‘노량’에서의 이순신 장군님은 워낙에 말수가 적고 감정을 겉으로 절대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계속 고민하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장은 빡세고 즐거웠지만 이전에 참여한 영화에서처럼 동료들과 담소를 나눌 분위기는 아니었다. 워낙 비장한 장면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특히 10년간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를 이끌며 누구보다 많은 연구와 고민을 거친 김한민 감독에 대한 신뢰가 출연하기로 결심을 굳힌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윤석은 “시나리오로 러브레터를 보내셨다. 제가 읽어보고 감독님과 만나 하루동안 시나리오 전체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며 “이 시나리오의 모든 글과 페이지를 한 장 한 장씩 넘기며 왜 이 장면을 넣었고 이런 것들을 쫙 설명해주셨다. 우선 제가 그 자리에 나갔다는 것은 글만 보고도 이 작품에 매력을 느낀 거다. 그러지 않았다면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브리핑을 듣고 나니 모든 취지에 충분히 공감됐다. 그때부터 남은 건 둘이 함께 오로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는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김윤석은 김한민 감독을 믿고 ‘온전히 이순신 월드에 자신을 맡기겠다’고 선언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김윤석은 그 이유를 묻자 “브리핑을 들은 후 대한민국에서 이순신에 대해 김한민 감독만큼 아는 사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모르는 게 하나도 없다. 장군님의 가족부터 부하 장수들의 가족들까지 다 알고 있더라. 또 이 영화는 거의 모든 부분에 VFX가 들어간다. 사전에 CG팀부터 촬영, 조명, 감독까지 완벽히 서로 합의 하에 그렇게 큰 사이즈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모든 절차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혼란이 생긴다. 그 계산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일 사람에게 배우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당신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이었다. 그게 가장 현명한 촬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영화 ‘미성년’으로 장편 영화 연출 경험이 있다. 연출을 해본 감독의 입장에서도 김한민 감독은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김윤석은 “정말 배짱 좋다. 지그시 기다리며 하나하나씩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볼 때 역시나 저 사람은 진짜 굉장히 대단한 감독 중 한 사람이구나 생각한다”며 “화살 쏘는 모양 하나까지 급한 와중에도 차분히 이야기하고 뜯어고치면서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봤다. 사실 영화를 찍다 보면 압박이 온다. 촬영일수에 대한 압박도 오고. 그런 압박들을 버텨내면서 원하는 걸 이루어나간다는 게 대단하다. 끈기는 감독이 가져야 할 굉장히 중요한 능력인데 이를 지녔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존경을 표했다. 한편 ‘노량’은 20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2023.12.20 I 김보영 기자
이태신이 이순신 동상 봤듯…'노량'·'서울의 봄' 쌍끌이 잭팟?
  • 이태신이 이순신 동상 봤듯…'노량'·'서울의 봄' 쌍끌이 잭팟?[스타in 포커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순신 3부작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 이하 ‘노량’)가 개봉일인 20일 예매량 32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의 첫 축포를 힘차게 쐈다. 이는 전작인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의 예매량을 모두 넘는 시리즈 최고 기록이다. 최근 900만을 넘어 천만을 향해 흥행 중인 영화 ‘서울의 봄’의 개봉일 예매량(19만 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의 희망을 선사한 ‘서울의 봄’의 배턴을 ‘노량’이 이어받아 쌍끌이 연말 흥행을 터뜨릴지 주목된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실시간 예매율이 오전 7시 기준 49.3%, 사전 예매량 32만 444장을 기록하며 전체 영화 예매율 1위를 수성 중이다. 이는 지난 해 전작 ‘한산: 용의 출현’의 개봉 당일 오전 7시 기준 예매량 31만 4310장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로써 ‘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 ‘한산: 용의 출현’까지 이순신 3부작 전편을 모두 뛰어넘는 시리즈 최고 사전 예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한 만큼 9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지난 17일(일) 전체 예매율 1위에 오른 ‘노량: 죽음의 바다’는 개봉 전 5일 동안 가파른 예매량 상승세로 흥행의 불씨를 지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을 시작으로 ‘한산: 용의 출현’을 거쳐 10년 만에 완성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다. 2014년 개봉한 최민식 주연의 첫 작품 ‘명량’을 시작으로 피날레인 ‘노량’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린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는 하나의 시리즈 주인공에 세 명의 다른 배우를 캐스팅한 파격적인 기획으로 주목받았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시도였다. 특히 첫 작품인 ‘명량’은 당시 1700만 관객들을 ‘국뽕’ 열기에 빠뜨리며 약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개봉한 박해일 주연의 ‘한산: 용의 출현’도 팬데믹을 뚫고 726만 관객을 집결시켰다. 두 작품 연속 좋은 평가를 받으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만큼, 유종의 미를 장식할 ‘노량’에 쏠린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순신 역의 김윤석을 필두로,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김성규, 박훈, 이무생, 이규형, 안보현 등 연기력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세대별 명품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도 한몫한다. (왼쪽부터)김한민 감독, 김성수 감독.개봉 시기상으로도 유리하다. 앞서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뜨거운 극찬과 입소문을 낳으면서 저조했던 한국 영화 상황에 먼저 활기를 불어넣은 것. 업계에선 팩션(실화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야기) 무비인 ‘서울의 봄’ 덕분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그대로 ‘노량’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눈치다. 동시에 개봉하는 외화 ‘아쿠아맨2’을 제외하고, ‘외+계인’ 2부가 개봉하는 1월 10일 전까지 ‘노량’을 위협할 특별한 경쟁작이 없다는 점도 청신호다. 이번 주말부터 크리스마스인 25일(월) 연휴가 포함돼는 만큼 첫 주 스코어에 기대가 쏠리는 상황. 의도치 않게 형성된 ‘서울의 봄’과의 연결고리,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과 ‘노량’ 김한민 감독의 상부상조도 관객들에게 ‘노량’을 챙겨볼 재미를 느끼게 한다. ‘서울의 봄’에서는 극 중 주인공 이태신(정우성 분)이 부대를 이끌고 전두광(황정민 분)의 반란을 막기 위해 광화문으로 진격하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이태신이 진격하기 직전 광화문의 이순신 동상을 지그시 바라보는 장면이 눈길을 끈 것. 이 장면이 ‘서울의 봄’ 바로 다음 주자로 개봉할 ‘노량’의 쌍끌이 흥행을 기대케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서울의 봄’에 악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박훈(문일평 역), 안세호(장민기 역) 등 조연들이 ‘노량’에도 출연, 이순신 곁에서 정의와 충성을 지킨 조선의 장수들로 등장한다는 점도 관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한민 감독은 인터뷰에서 “‘서울의 봄’에서도 이순신 동상이 나오더라. 마침 이태신 장군의 이름이 한글자 빼고 이순신 장군님과 두 글자나 겹친다”며 “‘서울의 봄’에서 쌓인 분노 게이지를 ‘노량’에서 완벽한 위안으로 치환되는 작업이 됐으면 한다. 의도치 않았지만 운명적인 인연인 것 같다. 저 역시 기분이 묘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김한민 감독이 앞서 한 달 전 ‘서울의 봄’의 GV에 참석해 김성수 감독을 지원사격한 이후, ‘노량’ GV로 김성수 감독과 재회하게 된 점도 반가움을 자아냈다. 김한민 감독은 “‘서울의 봄’ 메가토크 당시 우스갯소리로 ‘서울의 봄’과 ‘노량’이 한국 영화 점유율을 높여주지 않겠냐는 이야길 했었는데 ‘서울의 봄’의 배턴 터치를 받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넘어서야 할 난관들도 있다. 가장 큰 숙제는 153분의 긴 러닝타임이다. 모두가 기다리는 해전 액션신과 이순신 장군의 최후 모습이 그려지기 전까지 조선과 왜군, 명나라 등 삼국의 관계성, 7년 전쟁의 변화 등을 설명하는 장면들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다. 시사 이후 대체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막, 설명신으로 소비되는 초중반부가 상당히 루즈하다는 지적역시 제기된다. 그럼에도 시리즈 사상 최장 시간인 100분에 걸친 야간 해전신 등 CG 기술과 연출, 배우들의 열연으로 탄생한 화려한 볼거리와 압도적 스케일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우려를 극찬으로 바꿀 긍정적 요소들이 훨씬 많다. 올 겨울 ‘노량’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을 감동의 바다로 빠뜨릴지 주목된다. ‘노량’은 오늘(20일)부터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2023.12.20 I 김보영 기자
'혐오논쟁' 빠질 시간 없다…韓게임 '노' 저어야 할때
  • '혐오논쟁' 빠질 시간 없다…韓게임 '노' 저어야 할때[생생확대경]
  • ‘더게임어워드’서 노미네이트됐던 ‘P의 거짓’(왼쪽)과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네오위즈, 넥슨)[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올해 한국 게임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매번 국내에만 갇혀 있던 한국 게임이 처음으로 해외시장에서 주목받는 모습들은 다소 낯설면서도 뿌듯했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다. 오랜만에 게임 분야에서 ‘국뽕’(자국 찬양을 뜻하는 온라인 신조어)을 느낄 수 있었던, 많은 게임 이용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2023년이다.지난 8일 ‘게임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 한 해를 마무리하며 글로벌 트리플A(AAA)급 대작들이 ‘올해의 게임’(GOTY) 타이틀을 노리며 서로 경쟁하는 자리다. 단순 시상식을 넘어 신작 독점 공개,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축제이기도 하다. 이런 큰 자리에 한국 게임 2개가 처음으로 명함을 내밀었다. 바로 네오위즈(095660)의 ‘P의 거짓’,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다. ‘P의 거짓’은 미술상과 롤플레잉 게임상에, ‘데이브’는 인디게임상 후보작에 올랐다. 물론 수상까지는 하지 못했다. ‘발더스 게이트3’, ‘젤다의 전설:왕국의 눈물’, ‘파이널 판타지16’ 등 대작들이 올해 집중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단순 후보작에 오른 것만 하더라도 의미는 있다. 매번 내수에서만 놀았던 한국 게임이 이제 막 알을 깨고 밖(글로벌)으로 나가는 신호탄 같다고나 할까. ‘P의 거짓’과 ‘데이브’를 통해 많은 해외 게임 이용자들이 한국 게임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만해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어 지난 15일엔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가 주최하는 게임어워드에서 넥슨의 ‘데이브’가 ‘올해의 게임’ 최종 후보 60종에 선정되기도 했다. BAFTA 어워드는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과 견줄 정도의 권위를 가진 시상식이다. 한국 게임은 이처럼 깐깐한 북미와 유럽 시장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 나가는 과정에 서 있다.이처럼 한국 게임 산업의 변화 측면에서 지금은 참으로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최근 국내 게임 업계에 난데 없는 ‘혐오’ 논쟁이 터졌다. 게임 내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는 모 외주 스튜디오에서 ‘남성 혐오’를 뜻하는 ‘손 표현’을 교묘히 숨겨 게임사들에게 공급했다는 의혹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들고 일어났고, 문제 영상을 쓴 게임사는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하다. 어찌 보면 피해자인 해당 게임사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확실치도 않은데 외주 스튜디오를 압박해 해당 직원을 퇴사시켰다”는 식이다. 냉정하게 보면 게임사가 전혀 의도치 않은 표현을 하청업체가 자의로 넣어 문제를 일으켰고 원청인 게임사가 고스란히 유무형의 피해를 떠안은 사례다. 잘못한 대상은 누가 보더라도 분명하다. 여기엔 남녀간 갈등이라는 소모적 논쟁이 붙을 이유가 없다. 매번 사회적 논란이 있을 때마다 아무 이유 없이 게임이 두들겨 맞았던 그간의 아픈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한국 게임은 이제 본격적으로 노를 저어야 할 때가 왔다. 올해가 시작이라면 내년, 내후년은 미지의 세상으로 더 힘껏 나가야 한다. 이런 시점에 ‘혐오’와 같은 소모적 논쟁에 빠져 있을 시간은 없다. 게임사는 고객인 ‘게이머’들만 바라보면 된다. 논쟁을 일으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엔 단호히 발을 빼고 글로벌시장을 향한 항해에만 집중했으면 한다.
2023.12.17 I 김정유 기자
" ‘물뽕’ 한 방울에 스티커 색깔이"…치안기술 한 데 모였다
  • " ‘물뽕’ 한 방울에 스티커 색깔이"…치안기술 한 데 모였다[르포]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스마트폰 뒷면에 1㎝짜리 원형 스티커를 붙여 주세요. 손가락으로 ‘물뽕(GHB·감마하이드록시 낙산, 대체 시료)’을 톡하고 찍은 뒤 스티커에 묻혀보세요. 이렇게 색깔이 살구색에서 녹색으로 변하면 물뽕 성분이 있는 거에요.”본지 기자가 18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구수의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스티커형 진단키트를 이용해보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필메디)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이 열린 지난 18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수구의 송도컨벤시아 내의 한 부스. 이 제품은 의료용 기기 업체인 필메디가 개발한 것으로, 강남 클럽 등을 중심으로 성범죄에 악용된 신종 마약인 물뽕의 성분을 구분해 내는 검사 키트다. 의심이 가는 술이나 음료를 손가락으로 찍어 검사용 스티커 표면에 묻히면 1분 이내에 색 변화 여부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방식이다. 물뽕 이외에도 필로폰(MET), 코카인(Cocaine) 등의 성분을 걸러낼 수 있는 동일한 방식의 진단 키트도 있다. 민홍기 필메디 선임연구원은 “스티커형 진단 키트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나 아마존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2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다”면서 “아마존에서는 월 800~900개 정도가 팔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균관대 등과 협업해 마약 성분 10가지를 검출할 수 있는 경찰 전문가용 스트립 진단 키트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오는 21일까지 4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84개사, 부스 816개가 운영된다. 지난해 열렸던 행사와 비교하면 전시규모는 11% 증가했다. 장비도 △개인장비·대테러 △모빌리티·로보틱스 △교통장비·시스템 △교육훈련·지원솔루션 △범죄수사·감식장비 △사회안전·통합관제 △마약예방대응 등 다양한 주제로 구분돼 전시됐다.18일 오전 10시께 인천 연구수의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회 ‘국제치안산업대전’에는 저위험 권총과 음주운전 방지 장치 등이 전시돼 있다.(사진=황병서 기자)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제품은 글로벌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NT모티브가 선보인 ‘저위험 권총’이었다. 이 총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고 말하며 관심을 끌었다. 저위험 총과 함께 사람의 피부·근육의 밀도와 유사한 젤라틴 블록,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총알 등도 전시돼 있었다.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 소속 경찰 관계자는 “저위험 총은 38권총 등보다 가벼워 반동이 적을 뿐 아니라 레이저 사이트도 있어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다”며 “권총보다 저위험 총이 쏘는 사람에게 부담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SNT 관계자는 “경찰청에 저위험 총 100정을 납품했다”면서 “현재는 저위험 총알에 대한 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몰래 카메라계 보안관’으로 불리는 제품도 있었다. 첨단 보안기술 업체 지슨이 선보인 ‘상시형 불법촬영 탐지 시스템’은 몰래카메라가 내뿜는 열을 감지해 적발하는 방식으로, 주로 여성화장실과 민원실 등에 이용되고 있었다. 원형 형태의 탐지 모듈과 원격 컨드롤러로 구성된 시스템은 24시간, 365일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조달청의 혁신제품으로 선정돼 서울경찰청 산하 21개 경찰서의 민원실 등에 설치돼 있으며, 서울특별시청 등 지방정부와 서울대학교 등 대학교 등에도 갖춰져 있다. 김정우 지슨 전략사업 팀장은 “이 시스템은 한 곳에서 이동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열을 25~30도 정도 발생하는 제품을 구분해 내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내년부터 도입예정인 음주운전 방지 장치도 이번 박람회에 선을 보였다. 음주운전 측정기 제조업체인 센텍코리아는 이용자들이 직접 이 장치를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자동차에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설치돼 있는데 소주를 물에 소량으로 희석된 액체를 마신 뒤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2~3초간 숨을 불어 넣는 방식이었다. 음주 상태인 것이 발각돼 이 제품에 ‘실패(Fail)’란 문구가 뜨며 자동차 엔진을 켤 수 없었다.
2023.10.19 I 황병서 기자
오랜만에 본 ‘K-게임의 희망’…시작이 반이다
  • [생생확대경]오랜만에 본 ‘K-게임의 희망’…시작이 반이다
  • 네오위즈 ‘P의 거짓’. (사진=네오위즈)[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국 게임 산업은 단기간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 엔씨소프트(036570), 넥슨, 넷마블(251270) 등 소위 ‘3N’으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도 탄생했고, 국내 콘텐츠 수출에서도 67%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분명히 한국 게임은 외형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가 아닌,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게임의 존재감은 어떨까. 아쉽게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특히 콘솔 플랫폼 수요가 많은 북미, 유럽 등에선 특히나 더 그렇다. ‘우물 안 개구리’라고나 할까. 산업적으로 급성장시킨 건 한국 게임사들의 노력 때문이겠지만 냉정하게 콘텐츠 측면에서 보면 한국 게임의 이미지와 정체성은 글로벌 기준과는 상당히 동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사실 한국 게임은 특정 장르(MMORPG)와 특정 플랫폼(모바일) 중심으로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BM)을 덧입히며 성장한 케이스다. 해당 분야에서 한국 게임사들의 기술은 상당하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도 먹히는 소위 ‘트리플A’(AAA)급 게임을 만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기가 어렵다. 글로벌 게임 시장, 특히 콘솔 시장은 북미, 유럽, 일본 등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의 게임’(GOTY) 등도 매번 그들만의 잔치다. 내수 기반으로 성장했던 한국 기업은 외국에선 아직 변방으로 취급받는다. 한국 게임사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올해 콘솔 게임에 본격 도전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는 이유다.이런 측면에서 지난달 네오위즈(095660)가 산하 개발사 라운드8을 통해 출시한 ‘P의 거짓’은 ‘K-게임’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적인 게임이다. 오랜만에 게임 분야에서 ‘국뽕’(자국 찬양 의미의 신조어)을 느꼈다. 국내가 아닌,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는 등 한국 게임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린 작품이기 때문이다.물론 ‘소울라이크’(일본 프롬소프트의 ‘다크소울’과 비슷한 장르의 게임) 장르여서 유사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지만, 이는 장르적 한계다. ‘P의 거짓’은 소울라이크 기반으로 다양한 차별성을 부여했고, 무엇보다 게임 이용자들이 가장 민감한 최적화에서 있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메타크리틱(게임 평가 사이트)에서도 81점으로 준수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이 같은 호평에도 네오위즈의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기대가 너무 큰 것이었는지, 아니면 모바일보다 콘솔 게임의 매출 외형이 작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2만 3000~4000원 대를 오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서도 “과도한 저평가”라는 보고서를 내고 있지만, 시장에선 움직임이 없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중견 게임사 창업주는 ‘P의 거짓’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P의 거짓’이 분명히 호평을 받았지만, 콘솔 패키지 게임은 모바일 게임보다 들어가는 품에 비해 돈이 덜 되는 것도 사실이다. “철저히 ‘수치’를 보는 시장은 달리 생각할 수 있을 거다. (네오위즈) 경영자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당연히 매출과 수익을 올리려면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모바일 게임에 여러 BM을 붙여 출시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P의 거짓’은 편안한 길을 버리고 도전을 했다. ‘P의 거짓’은 첫걸음일 뿐이다. 향후 제2·제3의 ‘P의 거짓’이 나와 글로벌 시장에 한국 게임에 대한 존재감을 각인시켜려면 시장에서의 따듯한 관심도 필요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당장의 수익성을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 회사가 어떤 지향점을 갖고 움직이는지, 앞으로 한국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 등 다양한 각도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건 욕심일까.‘P의 거짓’ 외에도 넥슨이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통해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도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나와 글로벌 시장에 신선함을 안겨주는 등 한국 게임사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성공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향한 K-게임의 도전이 끊기지 않기를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소망한다.
2023.10.16 I 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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