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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장수 모범 가게라더니…백년가게, 10곳 중 1곳 '불량' 적발
-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은 소상공인 점포에 대해 정부가 선정하는 ‘백년가게’ 10곳 중 1곳은 식품위생법 위반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백년가게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선정된 백년가게 636곳 점포 중 61곳이 최근 3년(2017~2020년)간 식품위생법 등 법·규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과징금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도 각각 7곳과 6곳으로 드러났다.백년가게는 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업력 30년 이상 점포를 대상으로 제품·서비스의 차별성이나 영업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서울 ‘태극당’, 대전 ‘성심당’, 원주 ‘진미양념통닭’, 군산 ‘이성당’, 부산 ‘내호냉면’, 통영 ‘거구장갈비’ 등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점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2018년 6월부터 선정을 시작해 지난 8월 기준 총 1022곳이 선정됐다.정부는 백년가게로 선정된 점포에 인증서와 현판을 포함해 온라인 판로개척과 홍보, 전문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올해 지원 예산으로 약 60억원을 편성했다. 최근에는 이마트, 프레시지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백년가게 식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온·오프라인 판로 개척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자료=중기부, 권명호 의원실)그러나 지난해 중기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백년가게로 선정된 일부 점포들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백년가게 음식점 400곳 중 63곳(16%)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소 내 도박’과 ‘도박 방조’로 각각 과징금과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곳도 있었다.이에 중기부와 소진공은 지난해 11월 백년가게로 선정된 636곳 점포를 대상으로 식품위생 관련 행정처분을 포함해 산업재해, 임금체불, 불공정행위 등 이력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벌였다. 중기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식품위생법 등 법규를 위반한 업체 61곳을 식별하고, 과징금 이상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 13곳에는 ‘경고’ 조치했다.문제는 이처럼 다수 백년가게가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키지 못하고 과징금이나 과태료, 영업정지, 시정명령 등 이력이 있음에도 중기부는 경고 조치 외에 별다른 처분을 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당시 중기부와 소진공은 법 위반 사안이 무거운 경우 백년가게 지정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관련 규정 미비로 지정 취소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소진공 관계자는 “현재 부적격 업체는 백년가게 신규 선정을 제외하고 있으며, 식품위생법 관련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선정을 취소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백년가게 관리 감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권명호 의원은 “최소한의 식품위생 관련 기준조차 지키지 못한 업체에 제재를 하거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없는 부실한 관리 감독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돌아갔다”며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라는 본연의 목적에 맞는 정책 개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군산 ‘이성당’, 서울 ‘진주회관’ 등 80곳 백년가게로 선정
-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알려진 전북 군산의 ‘이성당’, 콩국수로 유명한 서울 중구 ‘진주회관’, 만화가 허영만의 식객에 소개된 부산의 ‘내호냉면’ 등 전국의 80개 점포가 백년가게로 선정됐다.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우수 소상공인 80개사를 ‘백년가게’로 추가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8년 6월부터 선정해온 전국의 백년가게가 모두 485개로 늘었다.백년가게는 30년 이상(국민 추천 시 2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온 소상공인 점포 중 중기부가 △경영자의 혁신의지 △제품·서비스의 차별화 △영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다. 백년가게로 선정되면 100년 이상 생존·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홍보 등을 제공한다.이번에 선정된 80곳 백년가게의 업종은 음식점업 44곳, 도소매업 14곳, 서비스업 11곳, 제조업 10곳, 숙박업 1곳 등이다. 군산의 ‘이성당’, 서울의 ‘진주회관’ 등 음식점업이 43개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떡 방앗간, 자동차 공업사, 제면소, 호스텔 등이 선정되면서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업종의 ‘백년가게’가 발굴됐다. 특히 지난 2월 처음 도입된 국민이 직접 추전하는 업체 30곳이 추가로 선정돼 국민추천제 백년가게는 총 49곳으로 늘었다.중기부는 이번 백년가게 선정과 함께 경품 이벤트를 이달 1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3주간 진행한다. ‘백년가게’를 찾은 손님이 방문 사진을 백년가게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컴퓨터, 온누리 상품권 등 푸짐한 경품을 지급할 예정이다.중기부 관계자는 “그동안 소상공인들이 켜켜이 쌓아온 시간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역사와 전통”이라며 “백년가게 브랜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백년가게가 다른 소상공인들의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세 그릇 합쳐 274세…원조 중 원조
-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요즘 ‘원조’ 맛집은 두 집 걸러 한 집꼴이다. 여기도 저기도 손님 몰이에 원조를 내거는 탓이다. 낯선 피서지에서 진짜 원조를 발라내기란 더 어렵다. 까딱하면 맛도 없는데 터무니없는 값과 서비스로 바가지 쓰기 십상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반가운 책 하나를 냈다. 전국 50년 이상 대물림한 원조 한식당 100곳을 소개했다. 전통과 원조를 내건 전국의 한식당들 속에서 검증된 진짜 원조집을 찾을 기회다.◇한여름 보양식, 냉면과 삼계탕에도 ‘명품’이 있다뼛속까지 찬기를 들여줄 ‘냉면’의 조상격은 저 멀리 부산에 있다. 해운대를 찾았다가 부담 없이 시원한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우암동 ‘내호냉면’이 제격이다. 무려 100세에 달하는 최고(最古) 집. 1919년 북한 흥남에서 ‘동춘면옥’이란 이름으로 태어나 피난 나선 창업주를 따라 부산까지 내려왔다.철저하게 정통 북한식 냉면을 고집하는 터라 실향민들이 주로 찾는다. 100% 국내산 고구마 전분을 이용해 뽑는다는 쫄깃한 면발, 한우암소의 사골과 아롱사태 고기를 넣어 진하게 우려낸 육수의 깊은 맛으로 하루 평균 500그릇이 뚝딱 팔린다. 함흥냉면이 대표이지만 부산의 별미 밀면도 간판 메뉴다.함흥식 냉면보다는 시원하고 깊은 육수와 메밀 면발의 구수한 평양식 냉면을 맛보고 싶다면 서울 서소문동의 ‘강서 면옥’을 추천한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적당히 끓인 육수와 순 메밀 면발로 벌써 6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청와대 냉면’이라고도 불린다는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이르기까지 20여 년간 냉면 육수를 청와대에 납품한 까닭이다. 냉면 육수를 우려냈던 현 80세 고령의 할아버지 김진형 씨가 감기에 걸리면 청와대에서 감기약까지 챙겨 보낼 정도였다 하니, 안 먹어도 그 맛은 짐작할 만하다.냉면에 더해 무더운 여름철, 원기를 되찾아줄 설렁탕에도 전설 같은 집이 있다. ‘이문 설농탕’은 올해로 100년하고도 8년이나 더 됐다. 무려 4대째 맛 내림으로 서울시 음식점 허가 제1호다. 그만큼 단골들도 위인급이다. 마라톤 귀재 손기정부터 김두한, 초대 부통령 이시영 등이 대표적.이 집에선 자연에서 방목한 한우를 주로 쓴다. 하루 반나절 이상을 끓여 국물을 우려내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니 그야말로 일품이다. 설렁탕 맛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을 한다면 큰 오산이다. 표준어인 설렁탕 말고 ‘설농탕(雪濃湯)’이란 이름을 그대로 쓰는 데도 흰 눈처럼 뽀얀 국물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다 한다. 하지만 주인인 전성근(67)씨의 비법 소개는 ‘쿨’하다. “좋은 재료와 오래 끓이는 정성, 그 이상의 비법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한 단계 더 고급화된 고단백 고철분 보양식, 영양탕의 원조는 60년을 꿋꿋이 버텨온 대전의 ‘평양옥’이 진리다.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그날그날 고기를 공급받아 신선도는 가히 최상이고 먹는 느낌도 부드럽고 쫄깃하다. 몇 가지 약재가 들어가 하루 24시간 이상을 우려내는 육수 때문에 일 년 내내 가마솥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한다.◇입 짧은 아이들이 좋아할 떡갈비, 불고기“한일관 불고기나 한번 배가 터지게 묵고 죽으면 내사 마 소원이 없겄다.” 조정래 대하소설 ‘한강’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일관’ 불고기는 여기뿐 아니라 문헌, 논문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일본강점기인 1939년 문을 열어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한데, 이 집에서 처음엔 쇠고기 장국밥과 너비아니를 팔다, 단시간에 조리할 수 있는 불고기로 대체한 것을 시초로 대중적인 불고기가 탄생했다고 한다.50년 전통 조리법으로 특허까지 받은 떡갈비는 전남 ‘덕인관’에서 맛볼 수 있다. 덕인관 만의 핵심 비결은 갈비뼈에 붙은 갈빗살에 무려 60번 정도의 잔 칼집을 내주는 것. 양념장이 잘 배고 먹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3차례의 양념 숙성과정을 거친 떡갈비는 특허로 출원되기도 했다니 떡갈비의 보증수표라 할 수 있다.1955년 이후 지금껏 연탄으로 돼지갈비를 구워와 매월 1000여 장의 연탄은 기본으로 쓴다는 ‘남들 갈비’. 연탄불에 은근히 익혀 기름을 뺀 돼지고기의 맛이 그렇게 연해 소갈비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되던 날 마지막까지 먹었다는 양념갈비 집으로 칠순을 넘긴 나이의 충남 예산 ‘소복식당’은 청와대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100인분 정도를 준비했다고 한다. 양념갈비뿐 아니라 곁들여 나오는 김치, 어리굴젓 등에 예로부터 내려오는 손맛이 그대로 담겨 있다. 11월부터 4월까지 나오는 서해 토종 굴회는 계절메뉴로 꼽힌다. 황수연 기자 ppangshu@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