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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웅조 상무 “롯데헬스케어, 알고케어와 사업 모델 달라”②
  • 우웅조 상무 “롯데헬스케어, 알고케어와 사업 모델 달라”②
  •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상무)는 13일 본사 사무실에서 자사 제품을 보여주며 아이디어 도용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사진=롯데헬스케어)[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는 사업 모델 자체가 다릅니다. 벤치마킹 대상도 아니고 사업 모델이 너무 다른데 어떻게 아이디어 도용이 될 수 있겠습니까?”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상무)은 13일 롯데월드타워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 같이 반문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달 알고케어가 자사 제품의 아이디어를 탈취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 등에 신고당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제공하는 디스펜서는 보편적인 아이디어에 속하기 때문에 아이디어 도용이 성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우 상무는 “디스펜서를 사용해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는 것은 알고케어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면서 해외 유사 사례를 소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의 개인맞춤형 건기식 디스펜서 ‘필키’는 어떤 알약도 사용 가능하게 리필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뉴트리코’나 미국의 ‘리비’, ‘히어로’ 등과 유사하다. 그는 “단지 국산화를 먼저 했다고 해서 해당 산업을 모두 차지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알고케어에서 생각하는 권리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그는 사업 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디어 도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펼쳤다. 롯데헬스케어는 1차적으로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 사업을 지향한다. 헬스케어와 관련된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키 역시 범용성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우 상무는 직접 필키의 카트리지를 꺼내 사업 모델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했다. 필키는 개별 포장된 필팟(Fillpot)에 다양한 제형의 알약을 넣을 수 있게 해 범용성을 높였다. 필팟에는 롯데 제품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업체의 알약을 넣을 수 있다. 자사 제품만 사용할 수 있는 밀폐형 카트리지로 구성된 알고케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우 상무는 “알약 디스펜서를 정수기라고 치면 우리는 롯데헬스케어는 보통의 정수기를 만드는 거고, 알고케어는 ‘얼음 정수기’를 만드는 셈”이라면서 알고케어의 4㎜비드렛(Beadlet) 형태를 얼음에 비유했다. 그는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의 4㎜ 비드렛 밀봉형 카트리지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이것과 관련해서는 사업 방향과 철학이 달라 처음부터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롯데헬스케어의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디스펜서 ;필키‘는 다양한 크기의 알약을 넣을 수 있는 범용성이 특징이다. (사진=롯데헬스케어)알고케어의 주장과 달리 디스펜서에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기술도 ‘주지관용의 기술’에 해당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특허법인으로부터 “정제 디스펜서에 적용된 교체 가능한 카트리지 관련 기술은 미국 등록 특허 제 9953140 B2호에 의해 2014년 9월 18일자로 전 세계적으로 공지된 기술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2021년 9~10월 세 차례의 미팅을 통해 협업에 대해 논의했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 시제품을 본 후 △높은 생산단가 △생산 불안정성 △AS망 부재 등으로 인해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에 디스펜서를 롯데그룹 계열사 캐논 코리아를 통해 생산하고, 알고케어가 판매 마진을 챙길 수 있도록 로열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알고케어 브랜드를 사용해도 되고, 코브랜딩(Co-Branding)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우 상무는 “세 번째 미팅에서 롯데가 제안한 내용 중에는 알고케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원한다면 코브랜딩 해도 된다는 게 있었다”며 “코브랜딩은 스타트업이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기 힘들테니 대기업인 롯데를 활용하라는 의미로 제안한 것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제품 다 잘 만들고 나서 제일 힘들어질 때가 마케팅할 때”라며 “서비스를 만드는 비용 만큼 마케팅 비용으로 들어가는데 여기에 큰 돈을 쓸 수 있는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우 상무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다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며 “그렇게 때문에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서 중요한 건 스타트업들을 안고 가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 상무는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8월 그랜드 오픈하는 시점에 협업하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TV 광고 등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며 “오픈 플랫폼으로서 스타트업들을 홍보해주고 그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제품을 많이 팔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화해의 여지도 어느 정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알고케어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 시장에서의 동지라고 본다”며 “비슷한 유형의 사업이 많을 수록 이 경쟁이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발전이 생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상무는 “유사성으로 인한 오해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흠집이 나서 아쉽다”며 “대체 이게 누굴 위한 논쟁이냐”고 토로하기도 했다.롯데헬스케어는 오는 4월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케즐’의 오픈베타 서비스 출시 후 8월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우 상무는 “(필키 등을 포함한 헬스케어 플랫폼의) 출시 일정을 미룰 계획은 없다”며 “시장에서의 오해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하되 사업 계획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롯데헬스케어의 헬스케어 플랫폼 ‘케즐’에서 필키는 홈케어 전략 차원에서 중요하다. 안마기, 피부관리기 등 홈케어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는 게 우 상무의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케어 시장은 2019년 7조원에서 지난해 10조원으로 3년 만에 40%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한편 1974년생인 우 상무는 보스턴대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 취득했다. 이후 LG전자,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을 두루 거치고 2021년 8월 롯데지주(004990) 헬스케어팀 상무로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헬스케어 사업을 이끌어왔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지주가 지난해 3월 7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로 설립한 회사다.
2023.02.14 I 김새미 기자
롯데헬스케어,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논란
  • 롯데헬스케어,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논란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롯데헬스케어의 제품이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베껴 개발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18일 헬스케어업계에 따르면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의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필키’가 자사의 인공지능(AI) 기반 개인맞춤 영양관리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키는 CES2023에서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과 함께 공개됐다.롯데헬스케어의 ‘필키’와 알고케어의 헬스케어 솔루션 제품 디스펜서 형태 (사진=알고케어)양사 주장을 종합하면, 롯데벤처스와 롯데헬스케어는 2021년 9월부터 알고케어에 투자·사업협력을 제안하며 몇 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롯데헬스케어는 같은해 10월 알고케어와 투자 논의가 종료된 이후 사업 방향에 맞는 자체 건강기능식품 디스펜서를 제작하기로 했다. 알고케어는 이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제품의 핵심인 카트리지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보고 있다.알고케어가 개발한 제품은 영양제 카트리지가 장착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에서 개인별 맞춤 영양조합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자체 생산한 영양제를 카트리지 형태로 디스펜서에 넣어 밀봉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CES에서 3년 연속으로 4개의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했으며, 올해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롯데헬스케어 측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술력 있는 기업과 미팅하는 과정에서 알고케어와도 만났다는 입장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이들 기업과 사업 논의 후 사업 방향이 맞을 경우 실제로 투자를 진행했다. 테라젠헬스, 아토머스 등 투자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했다.또한 롯데헬스케어는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건기식 소분 판매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오픈형 디스펜서 형태를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계획 하에 롯데헬스케어는 해외에서 출시된 디스펜서를 벤치마킹했다. 뉴트리코, 리비, 네슬레, 필립스, 메다큐브 등 다양한 업체들이 개인 맞춤형으로 건기식을 추천하고 ‘알약 디스펜서(Pill Dispenser)’를 활용해 섭취하도록 하는 모델을 사용해왔다.양사 건기식 제형 (사진=알고케어)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가 알약 토출 방식면에서도 콘셉트가 유사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알고케어는 4mm 이하 ‘비드렛(Beadlet)’ 형태의 알약 토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롯데헬스케어는 크기가 큰 알약 제형을 활용했다. 알고케어 측은 “영양제의 성분별 색상을 다채롭게 하고, 제형의 크기와 모양을 통일해 다종의 영양제 카트리지를 생산하는 전체 콘셉트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롯데헬스케어 측은 “알고케어의 비드렛 형태의 알약 토출 방식은 롯데헬스케어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아이디어 참고는 물론, 도입을 전혀 고려한 바 없다”며 “비드렛 형태가 독창적인 만큼 시중에 있는 다양한 기성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반대로 알약 제형에 상관없이 어느 제조사에서 만든 것도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필키를 설계해 CES2023에서 선보였다. 알고케어에는 없는 기능인 ‘잠금 기구(Locking Mechanism)’는 물론, 어느 제조사에서든 커스터마이즈를 통해 활용할 수 있게끔 오픈형 API 구조로 만들었다.롯데헬스케어 디스펜서 ‘필키’ 카트리지 윗면에 RFID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 (사진=롯데헬스케어)양사의 카트리지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는 게 롯데헬스케어 측의 설명이다. 알고케어는 제품 정보를 담은 메모리칩을 카트리지 내에 삽입하는 방식이지만, 롯데헬스케어의 카트리지는 RFID 스티커를 케이스 윗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RFID 스티커에는 제품 성분, 유통기한, 시리언 넘버, 용량 등 일반적인 정보만 포함돼 있어 교체 시기 알람이나 자동 배송, 영양제 잔량 트래킹 등이 가능한 알고케어 메모리칩과는 기능이 상이하다.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RFID 스티커는 저렴한 가격과 사용 편의성으로 카드키, 도어락, 핸드폰 등 현재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며 “유통업계에서 도소매 상품관리 시 사용하는 바코드 스티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와의 투자 논의 미팅 이후 1년여 만에 핵심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해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23.01.18 I 김새미 기자
  • (마켓피플@홍콩)②토마스 리 캔터피츠제랄드 이사
  • [edaily 하정민기자] `마켓피플@홍콩`의 두번째 주인공은 캔터피츠제랄드 홍콩 지점의 토마스 리 이사다. 이 이사는 뱅커에서 브로커로 전업한 후 원화 이자율 스왑시장의 태동기부터 활동해왔다. 이 이사는 "해외에서 일하면서 고객의 소중함에 대해 더욱 절실히 느끼게됐다"며 "브로커리지 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발전할수록 브로커리지 업무가 발전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시장의 `real demand & supply`는 브로커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 브로커가 되기 위한 그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캔터 홍콩 지점에서 언제부터 일했나. ▲85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 제조업체에서 잠깐 일했다. 이후 영국계 은행으로 옮겨 10년 넘게 트레저리 파트에서 일했다. 브로커로 전업한 것은 99년 11월이다. 툴렛 싱가폴 지점에서 코리안 트레저리 담당 브로커로 일하기 시작했고 캔터 홍콩지점에는 지난해 초에 왔다. -99년부터 원화 이자율 스왑 브로커리지 업무를 했다면 초창기부터 일한 셈인데. ▲한국 이자율 스왑시장의 태동기부터 몸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만해도 로컬 은행 2~3개, 외국계은행은 합병 전의 JP모건, 체이스, 도이치은행 정도였고 역외에서는 골드만삭스 정도가 참여했다. 과연 이 시장이 제대로 발달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도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러다가 시가평가제 도입, 국채선물 시장 개설을 기점으로 이자율 스왑시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자율 스왑은 궁극적으로는 발전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스왑이나 이를 매개로 한 다양한 트레이딩 스킬이 없으면 숏 포지션을 취할 길이 없으니까. 원화 IRS가 도입되기 전에는 한국 본드마켓에 스프레드 플레이가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스왑이 도입되면서 1-2, 2-3니 하는 장단기 스왑 스프레드 플레이가 가능해졌고 본드-스왑 스프레드 차이를 이용한 커브 플레이어도 나타났다. 현물-선물-스왑을 통한 삼각 거래가 활발해졌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초창기 시절의 스왑 트레이더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때는 하루에 스왑 1계약이 거래되기도 힘들었다. 시장참여자가 빤하다보니까 굳이 브로커를 통하지않고 다이렉트 딜을 할 수 있는데도 스왑 시장을 키워야한다며 브로커리지 하우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줬다. -한국에서 십 수년을 일하다가 해외에서 일하고있는데. 어떤 점이 차이가 있나. ▲일단 개인 신상에 관해 묻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성별, 나이, 출신지, 대학, 결혼 유무 등 사생활에 관한 것은 묻는 사람이 전혀 없다. 오직 그 사람의 커리어를 보고 "너 잘할 수 있냐"를 물을 뿐이다. "Yes I can" 하면 그만이고. 경쟁심이 저절로 생긴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지연, 학연 등을 따져서 대충 일하는 풍토가 남아있고 나 역시 그런 문화에 젖어있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 와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경쟁하다 보니 뒤지기 싫다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경쟁의식을 통해 고객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자주 느끼게 된다. 모든 브로커가 마찬가지겠지만 감사하는 마음의 크기가 훨씬 커졌다고나 할까. -처음 브로커리지 업무를 시작했을 때 어려움은 뭐였나.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했으니까 다 어려웠다. 브로커가 되고 나서 3개월만에 체중이 8킬로그램이나 줄었다. 싱가폴에서 일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모두 영어를 사용하지만 영국인, 호주인, 싱가폴인, 말레이시안 차이니즈 등 국가 별로 발음이나 억양이 너무나 달랐다. 외국계은행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영어를 새로 배우는 기분이었으니까.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중개업무를 하다가 실수한 적은 없나. 안타까움을 느낄 때는. ▲많다.(웃음) 스크린 플레이가 아니고 모든 것을 손으로 커버하다보니 실수는 필연적이다. 초창기에는 비드-오퍼 스프레드를 거꾸로 하는 초보적 실수를 종종 저질렀고 나중에는 유형도 갖가지로 늘어났다. 예를 들어 3-5년 스왑 스프레드가 5bp여서 고객이 "05" 라고 쿼트했는데 마침 3년 IRS가 5.05%여서 끝 두 자리가 비슷해 3년 아웃라이트 거래로 착각하고 말하는 식이다. 3년 아웃라이트가 5.04%여서 고객이 "오포"(zero four)라고 쿼트했는데 나는 offer라고 알아듣고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애써 가격을 붙여놨는데 다른 하우스에서 채 갈 때 가장 안타깝다. 안당해본 사람은 그 심정 모른다. 또 다른 데서는 중개를 쉽게 하는데 우리는 이상하게 잘 안 될 때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에게 항상 "신선이 돼라"고 말한다.(웃음) -실수했을 때는 어떻게 복구하나. 고객의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뭐 말할 필요도 없이 난리가 난다. "페널티로 1주일간 거래 없어" 정도는 양반이다.(웃음) 다시는 거래하지 않겠다거나 육두문자가 난무하기도 한다. 그게 중요하지는 않고 일단 실수했을 때는 빨리 정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객에게 실수했으니까 빨리 포지션을 꺾던가 선물 등으로 헤지하라고 신속하게 리포트한다. 브로커리지 피에서 얼마를 디스카운트 할 때가 많다. 이 모든 실수를 되풀이하지않고 언젠가는 고객에게 보답한다는 마음 자세를 지니는 것이 좋은 브로커임은 물론이다. -올들어 한국 스왑시장 거래 규모가 상당히 커졌는데. ▲아직도 시장이 너무 얇다. 싱가폴이나 홍콩 스왑시장의 일일 거래규모는 1조를 훨씬 넘는다. 본드 마켓의 자체 규모만 따지면 우리 나라가 크지만 FX 거래량이 뒷받침되지않다 보니 스왑 거래규모 증가에 한계가 있다. 스왑이 은행간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움직일 때 마다 은행이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일평균 5000억원 정도만 꾸준히 거래돼도 지금보다 훨씬 시장의 효율성이 커질 것이다. -올해 이자율 스왑을 해서 돈 번 하우스가 많지않다. 스왑의 필요성도 큰 편이 아니다. ▲그건 내가 대답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만 필요성의 문제를 말하자면 스왑은 `speculation`의 대상이 아니다. 트레이더가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tool` 중 하나다. 돈을 벌고 못 벌고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브로커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직업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것이겠지만 첫째는 성실성이다. 둘째는 체력과 목소리다. 고객과 항상 보이스 박스를 통해 만나는 직업의 특성상 신뢰감있는 목소리를 지니는 것은 필수적이다. 발성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감있고 처지지않은 목소리를 고객에게 들려줘야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강인한 체력은 필수 아니겠나. 그 외에 마켓을 보는 능력도 중요하다. 물론 신뢰도도 빼놓을 수 없다. 브로커리지 업무야 말로 사람 장사가 전부니까. 거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트레이더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기본 자세라고 생각한다. 거래가 뜸한 고객에게는 주니어 브로커에게 쿼트를 맡기는 식으로 한다면 얼마나 이 장사를 할 수 있겠나. 나는 부하 직원도 비싼 사람을 우선 채용하는 주의다.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한국 시장에 있는 모든 상품의 중개 업무를 하고 싶다. 선물이나 스왑 중개는 기본이고 신용파생상품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나 기후 등 다양한 상품이 분명히 거래될 것이다. 공해배출권도 거래되는 마당에 어떤 상품이 언제 나타날 지 누가 알겠나. 비단 아시안 마켓에서만이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관련 상품? 미스터 리에게 물어봐"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사실 브로커리지는 절대적인 marginal business다. 장사가 잘 되면 fee가 낮아지기 마련이고 장사가 안 되면 굶어야한다. 원화 IRS 스왑 fee도 초창기 1bp에서 최근 0.5bp까지 떨어졌다. 성장의 한계도 분명한 산업이다. 그러나 곧 브로커리지 시장도 개방될 것이고 그럴수록 더욱 해외에 나와있는 사람들이 노력해야한다. 우리 하우스의 경우 홍콩 지점에만 8명의 한국인이 있는데 "시장이 개방되면 너희가 큰 일을 할 사람들이니까 더욱 열심히 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는 브로커라는 용어 자체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에서는 `broker` 하면 불법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내가 브로커라서가 아니라 브로커리지는 정말 중요한 funtcion중 하나다. 금융이 발전할수록 exotics가 자꾸 나오니까 우리가 할 일도 자꾸자꾸 커진다. 우리는 시장 변화 그 자체다. 단말기에 나오는 숫자가 시장을 말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 시장의 "real demand & supply"는 우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2002.11.13 I 하정민 기자
  • (마켓피플@홍콩)②토마스 리 캔터피츠제랄드 이사
  • [edaily 하정민기자] `마켓피플@홍콩`의 두번째 주인공은 캔터피츠제랄드 홍콩 지점의 토마스 리 이사다. 이 이사는 뱅커에서 브로커로 전업한 후 원화 이자율 스왑시장의 태동기부터 활동해왔다. 이 이사는 "해외에서 일하면서 고객의 소중함에 대해 더욱 절실히 느끼게됐다"며 "브로커리지 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열심히 일해야한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발전할수록 브로커리지 업무가 발전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시장의 `real demand & supply`는 브로커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 브로커가 되기 위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캔터 홍콩 지점에서 언제부터 일했나. ▲85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 제조업체에서 잠깐 일했다. 이후 영국계 은행으로 옮겨 10년 넘게 트레저리 파트에서 일했다. 브로커로 전업한 것은 99년 11월이다. 툴렛 싱가폴 지점에서 코리안 트레저리 담당 브로커로 일하기 시작했고 캔터 홍콩지점에는 지난해 초에 왔다. -99년부터 원화 이자율 스왑 브로커리지 업무를 했다면 초창기부터 일한 셈인데. ▲한국 이자율 스왑시장의 태동기부터 몸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만해도 로컬 은행 2~3개, 외국계은행은 합병 전의 JP모건, 체이스, 도이치은행 정도였고 역외에서는 골드만삭스 정도가 참여했다. 과연 이 시장이 제대로 발달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도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러다가 시가평가제 도입, 국채선물 시장 개설을 기점으로 이자율 스왑시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자율 스왑은 궁극적으로는 발전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스왑이나 이를 매개로 한 다양한 트레이딩 스킬이 없으면 숏 포지션을 취할 길이 없으니까. 원화 IRS가 도입되기 전에는 한국 본드마켓에 스프레드 플레이가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스왑이 도입되면서 1-2, 2-3니 하는 장단기 스왑 스프레드 플레이가 가능해졌고 본드-스왑 스프레드 차이를 이용한 커브 플레이어도 나타났다. 현물-선물-스왑을 통한 삼각 거래가 활발해졌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초창기 시절의 스왑 트레이더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때는 하루에 스왑 1계약이 거래되기도 힘들었다. 시장참여자가 빤하다보니까 굳이 브로커를 통하지않고 다이렉트 딜을 할 수 있는데도 스왑 시장을 키워야한다며 브로커리지 하우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줬다. -한국에서 십 수년을 일하다가 해외에서 일하고있는데. 어떤 점이 차이가 있나. ▲일단 개인 신상에 관해 묻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성별, 나이, 출신지, 대학, 결혼 유무 등 사생활에 관한 것은 묻는 사람이 전혀 없다. 오직 그 사람의 커리어를 보고 "너 잘할 수 있냐"를 물을 뿐이다. "Yes I can" 하면 그만이고. 경쟁심이 저절로 생긴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지연, 학연 등을 따져서 대충 일하는 풍토가 남아있고 나 역시 그런 문화에 젖어있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 와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경쟁하다 보니 뒤지기 싫다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경쟁의식을 통해 고객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자주 느끼게 된다. 모든 브로커가 마찬가지겠지만 감사하는 마음의 크기가 훨씬 커졌다고나 할까. -처음 브로커리지 업무를 시작했을 때 어려움은 뭐였나.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했으니까 다 어려웠다. 브로커가 되고 나서 3개월만에 체중이 8킬로그램이나 줄었다. 싱가폴에서 일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모두 영어를 사용하지만 영국인, 호주인, 싱가폴인, 말레이시안 차이니즈 등 국가 별로 발음이나 억양이 너무나 달랐다. 외국계은행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영어를 새로 배우는 기분이었으니까.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중개업무를 하다가 실수한 적은 없나. 안타까움을 느낄 때는. ▲많다.(웃음) 스크린 플레이가 아니고 모든 것을 손으로 커버하다보니 실수는 필연적이다. 초창기에는 비드-오퍼 스프레드를 거꾸로 하는 초보적 실수를 종종 저질렀고 나중에는 유형도 갖가지로 늘어났다. 예를 들어 3-5년 스왑 스프레드가 5bp여서 고객이 "05" 라고 쿼트했는데 마침 3년 IRS가 5.05%여서 끝 두 자리가 비슷해 3년 아웃라이트 거래로 착각하고 말하는 식이다. 3년 아웃라이트가 5.04%여서 고객이 "오포"(zero four)라고 쿼트했는데 나는 offer라고 알아듣고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애써 가격을 붙여놨는데 다른 하우스에서 채 갈 때 가장 안타깝다. 안당해본 사람은 그 심정 모른다. 또 다른 데서는 중개를 쉽게 하는데 우리는 이상하게 잘 안 될 때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에게 항상 "신선이 돼라"고 말한다.(웃음) -실수했을 때는 어떻게 복구하나. 고객의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뭐 말할 필요도 없이 난리가 난다. "페널티로 1주일간 거래 없어" 정도는 양반이다.(웃음) 다시는 거래하지 않겠다거나 육두문자가 난무하기도 한다. 그게 중요하지는 않고 일단 실수했을 때는 빨리 정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객에게 실수했으니까 빨리 포지션을 꺾던가 선물 등으로 헤지하라고 신속하게 리포트한다. 브로커리지 피에서 얼마를 디스카운트 할 때가 많다. 이 모든 실수를 되풀이하지않고 언젠가는 고객에게 보답한다는 마음 자세를 지니는 것이 좋은 브로커임은 물론이다. -올들어 한국 스왑시장 거래 규모가 상당히 커졌는데. ▲아직도 시장이 너무 얇다. 싱가폴이나 홍콩 스왑시장의 일일 거래규모는 1조를 훨씬 넘는다. 본드 마켓의 자체 규모만 따지면 우리 나라가 크지만 FX 거래량이 뒷받침되지않다 보니 스왑 거래규모 증가에 한계가 있다. 스왑이 은행간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업체가 움직일 때 마다 은행이 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일평균 5000억원 정도만 꾸준히 거래돼도 지금보다 훨씬 시장의 효율성이 커질 것이다. -올해 이자율 스왑을 해서 돈 번 하우스가 많지않다. 스왑의 필요성도 큰 편이 아니다. ▲그건 내가 대답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만 필요성의 문제를 말하자면 스왑은 speculation의 대상이 아니다. 트레이더가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tool 중 하나다. 돈을 벌고 못 벌고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브로커의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직업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것이겠지만 첫째는 성실성이다. 둘째는 체력과 목소리다. 고객과 항상 보이스 박스를 통해 만나는 직업의 특성상 신뢰감있는 목소리를 지니는 것은 필수적이다. 발성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감있고 처지지않은 목소리를 고객에게 들려줘야한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강인한 체력은 필수 아니겠나. 그 외에 마켓을 보는 능력도 중요하다. 물론 신뢰도도 빼놓을 수 없다. 브로커리지 업무야 말로 사람 장사가 전부니까. 거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트레이더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기본 자세라고 생각한다. 거래가 뜸한 고객에게는 주니어 브로커에게 쿼트를 맡기는 식으로 한다면 얼마나 이 장사를 할 수 있겠나. 나는 부하 직원도 비싼 사람을 우선 채용하는 주의다.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한국 시장에 있는 모든 상품의 중개 업무를 하고 싶다. 선물이나 스왑 중개는 기본이고 신용파생상품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나 기후 등 다양한 상품이 분명히 거래될 것이다. 공해배출권도 거래되는 마당에 어떤 상품이 언제 나타날 지 누가 알겠나. 비단 아시안 마켓에서만이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관련 상품? 미스터 리에게 물어봐"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사실 브로커리지는 절대적인 marginal business다. 장사가 잘 되면 fee가 낮아지기 마련이고 장사가 안 되면 굶어야한다. 원화 IRS 스왑 fee도 초창기 1bp에서 최근 0.5bp까지 떨어졌다. 성장의 한계도 분명한 산업이다. 그러나 곧 브로커리지 시장도 개방될 것이고 그럴수록 더욱 해외에 나와있는 사람들이 노력해야한다. 우리 하우스의 경우 홍콩 지점에만 8명의 한국인이 있는데 "시장이 개방되면 너희가 큰 일을 할 사람들이니까 더욱 열심히 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는 브로커라는 용어 자체도 바뀌었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에서는 "broker" 하면 불법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내가 브로커라서가 아니라 브로커리지는 정말 중요한 funtcion중 하나다. 금융이 발전할수록 exotics가 자꾸 나오니까 우리가 할 일도 자꾸자꾸 커진다. 우리는 시장 변화 그 자체다. 단말기에 나오는 숫자가 시장을 말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 시장의 "real demand & supply"는 우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2002.11.13 I 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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