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8,924건
- "창의적 시선으로 비상"…곽재선문화재단 1기 청년작가 4인의 포부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요즘 청년 작가들이 자신의 그림을 내세우고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곽재선문화재단을 통해 스스로를 홍보할 기회를 얻게 돼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김리나 작가)창의적인 예술감성으로 무장한 청년작가 김리나, 손서희, 이지웅, 이화정이 힘찬 비상을 시작한다. 이들은 곽재선문화재단이 주최한 제1회 청년작가 공모전 ‘플라이, 영 아티스트’(FLY, YOUNG ARTIST)에서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혜택으로 2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전시의 기회를 얻었다. 오는 4월 19일까지 서울 중구 KG타워 아트스페이스 선에서 열리는 ‘2024 청년작가전-4인4색’에서 이들의 회화·설치 작품 총 40점을 선보인다.28일 KG타워에서 열린 시상식 및 오프닝에서 이화정 작가는 “좋은 작가들과 재밌는 전시를 꾸릴 수 있어서 좋다”며 “이번 수상으로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업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뽑았다. 정소라 서울시립미술관 학예부장은 “심사기준은 예술적 독창성, 분명한 주제의식,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미래 가능성, 작품의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수상을 출발점으로 좋은 작가가 되는 여정을 떠날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곽재선문화재단 이사장인 곽재선(왼쪽 세번째) KG그룹 회장과 수상자 김리나(왼쪽부터), 손서희, 이화정, 이지웅이 28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제1회 청년작과 공모전 ‘플라이 영 아티스트(FLY YOUNG ARTIST)’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꿈·광화문 의자, 예술의 소재로무엇보다 이들은 독창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예술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홍익대 동양화과에 재학 중인 김리나 작가는 꿈에서 마주하는 은연한 심상들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눈부신 고립’ ‘유독 선명했던 그날의 안개’ 등 그의 작품은 꿈을 꾸는 것처럼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김 작가는 “사진, 영상, 녹음기 등으로 기록이 쉬운 현대 사회에서 촬영이 불가능한 꿈은 제게 미개척 세계이자 미지의 영역처럼 다가왔다”며 “꿈의 모호성과 비개연성, 휘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석채’를 주재료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에 재학 중인 이지웅 작가는 일상적인 모습과 정치·사회 등 시사적인 뉴스에 관심이 많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검은숲을 연상시키는 이 작가의 ‘광화문에 플라스틱 의자’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이 추상화처럼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줄을 맞춰 나열된 플라스틱 의자의 형상이 보인다.이 작가는 “화려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축제이지만 그 준비 과정은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 인상깊어서 나만의 표현 방법으로 그때의 느낌을 그려봤다”며 “관람객들이 내 작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 생각을 곱씹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김리나 작가의 ‘눈부신 고립’(사진=곽재선문화재단).◇유리로 표현한 클라이밍…도자에 담은 추억유리나 도자 등의 소재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작품들도 있다. 빈 응용예술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손서희 작가는 사진과 도자기에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담아 소개한다. ‘아이 씽크 아이 빈트’(I think I binked) 시리즈는 시간 속에 갇힌 순간들을 담아낸 포토 내러티브 프로젝트다. 작가는 소중한 추억과 다양한 경험을 슬라이드 필름에 수집한다. 이 순간들을 종잇장처럼 얇은 포슬린(자기와 아트의 합성어)에 옮겨 사진과 도자기의 예술적인 융합을 만들어낸다.뜨개질 작업을 벽에 전시해 놓은 ‘롱 래스팅 시리즈’(Long Lasting Series)도 눈길을 끈다. 손 작가는 “뜨개질 중 실수를 발견하면 실을 풀고 다시 시작해야 하고, 도자 작업 중 오차를 발견하면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과정이 닮았다”며 “두 가지 다른 매체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에 매력을 느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이화정 작가는 블로잉 기법을 활용한 유리 공예를 선보인다. ‘블로잉 기법’은 1200도가량의 뜨거운 기계로 녹여낸 유리를 공예용 긴 대롱으로 떠내서 입으로 불어 작업하는 방식이다. ‘3,1,2’는 원하는 형태로 만든 유리를 마치 클라이밍 벽의 홀더처럼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이 작가는 “중력과 온도, 시간에 연약한 물성을 지닌 유리는 작업을 하는 매 순간 긴급한 판단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작가이자 기술가의 태도로 유리 재료를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곽재선문화재단 이사장인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예술을 창작한다는 것은 결국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선발된 청년 작가들은 누구보다 왕성한 호기심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만큼 앞으로도 정신적인 나이를 끊임없이 젊게 만드는 멋진 작업을 선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지웅 작가의 ‘광화문에 플라스틱 의자’(사진=곽재선문화재단).손서희 작가의 ‘I think I binked’ 시리즈(왼쪽)와 이화정 작가의 ‘3,1,2’(사진=곽재선문화재단).
- [단독]‘가짜 유재석' 리딩방 진화에…금감원 조사기간만 1년 넘어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감독원이 불공정 거래 등과 관련 사건당 조사 기간이 지난해 처음으로 1년을 넘어섰다. 조사 인력을 늘렸음에도 교묘하고 조직적인 증권범죄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유명인을 사칭한 불법 리딩방 등이 기승을 부리며 금융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 유재석을 사칭한 페이스북 광고(사진=페이스북 캡처)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이 처리 중인 사건의 ‘1건당 조사기간’이 396일로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23일)보다 23%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금감원에 적체 중인 사건(조사 중+대기 사건) 건수는 전년(415건)보다 19% 증가한 493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다 수준이다.‘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유사모)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범죄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방송인 황현희,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미경 강사, 방송인 송은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사진=연합뉴스)특히 조사 인력을 늘렸음에도 처리 기간은 오히려 길어졌다. 금감원 집계 결과 조사 인력(조사 1·2·3국)이 2022년말 69명에서 작년 말 79명으로 증가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교묘하고 복잡한 수법을 쓰는 지능·조직 범죄가 늘면서 ‘1건당 조사기간’이 증가했다”며 “사건별 조사기간이 길어져 적체 중인 사건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당국은 주식투자 리딩방이 급속하게 늘면서 지능 범죄가 늘어난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손꼽는다. 지난해 주가조작 온상으로 지목된 유사투자자문업은 2018년 587개에서 현재(2024년 3월27일 기준) 2213개로 6년 만에 4배가량 증가했다. 라덕연 일당의 경우 유사투자자문업·투자자문업 등록과 폐업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유사투자자문업을 주가조작 통로로 악용했다. 최근에는 유명인을 사칭한 불법 피싱·리딩방까지 속출하고 있다. 유명인 사칭해 가짜 기업공개(IPO) 정보를 유포하는 일도 발생한다. 사칭 피해를 본 방송인 유재석, 엄정화, 김미경, 송은이, 황현희 등 유명인 137명은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해결을 위한 모임’(이하 유사모)을 결성하고 지난 22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피해 방송인들과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유명인을 사칭해 재테크 책을 무료로 증정한다는 광고 글로 투자자를 유인했다. 이후 증권사 임직원, 교수 등을 사칭해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을 수 있다거나 투자자문을 해준다며 가짜 주식거래 앱을 설치하게 하는 수법을 썼다. 가짜 수익률을 보여주다가 환불을 요구하면 계정이나 대화방을 폐쇄한 뒤 잠적했다.기준금리 인하 기대, 뜨거운 IPO 분위기와 맞물려 갈수록 교묘해진 증권범죄가 속출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대책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위·금감원 등은 지난해 9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증권범죄에 활용된 계좌의 동결, 범죄 혐의자 통신조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법 개정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분식회계를 통한 불공정거래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외감법상 금감원이 회계감리 과정에서 계좌추적을 할 수 없어, 사건 처리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금융위 자문교수인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범죄 일당은 해외 서버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교묘한 수법을 쓰기 때문에 불법 리딩방이나 증권범죄의 사전 적발이 어렵다”며 “금융당국 차원에서 통신조회나 계좌추적·동결로 작전 세력의 자금 흐름을 신속히 포착·차단할 수 있게 하고, 금전적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