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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간 유성온천 지킨 ‘유성호텔’, 기록으로 남긴다
  • 58년간 유성온천 지킨 ‘유성호텔’, 기록으로 남긴다
  •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시는 지난달 영업을 종료하고 올해 철거에 들어가는 ‘유성호텔’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유성호텔 VIP실. (사진=대전시 제공)1966년 개장해 58년간 유성온천을 지켜온 유성호텔의 폐업은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왔다. 유성온천의 쇠락을 실감하게 만드는 사건인 동시에 1960~70년대 신혼여행지 등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장소의 소멸이라는 상실감이 더해져 유성호텔 숙박 챌린지로 관심이 이어지기도 했다.대전시가 추진하는 기록화 사업은 사진과 영상촬영, 도면화 작업 등과 함께 숙박부, 객실 번호판 등 유성호텔의 경영과 운영 상을 보여주는 각종 기록물에 대한 수집, 마지막까지 유성호텔을 지켰던 직원들과 이용객들에 대한 구술채록 등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그 대상으로 한다.특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VIP실 313호에 대한 조사와 기록이 이뤄질 예정이다. 1970년대 특별히 조성된 이 방은 여느 객실과 달리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방으로 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등 한국 근현대사의 거물 정치인들이 머물다 간 곳이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엔틱가구와 샹들리에 등이 남아 있는데 보존 상태도 양호해 이번 기록화사업의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이번 기록화 사업은 유성호텔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유성호텔과 호텔 리베라(전신 만년장)로 상징되는 유성온천 전반에 관한 기록으로, 유성온천이 근대도시 대전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도 기록할 예정이다. 노기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은 “유성온천은 보문산과 함께 오랫동안 대전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도심 휴양공간”이라며 “올해 기록화사업 결과물은 대전 0시 축제 기간에 옛 충남도청사 내에서 특별전시실을 조성해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15 I 박진환 기자
시간이 멈춘 그곳. 국내 최고 칵테일바 '다희'①
  • 시간이 멈춘 그곳. 국내 최고 칵테일바 '다희'[주주총회]①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여의도 샛강역 인근 번화가. 화려한 거리 사이 어느 건물 지하로 내려가면 시간이 멈춘듯한 2.5평(8.2㎡)짜리 작은 칵테일바가 나온다. 이 바의 수용인원은 많아야 10여명 남짓. 퇴근 시간을 조금만 지나면 줄 서기 일쑤이다. 이곳의 매력은 ‘가장 힙한 레트로’랄까.이명렬 바텐더가 칵테일을 조주 중이다. (사진=박경훈 기자)◇“금요일 밤을 위하여 신입을 위하여”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다희’(多喜)바는 국내 최고령 바텐더인 이명렬(77) 사장이 운영하는 칵테일바다. 1986년에 만들어져 그 어느 ‘바’보다 오래됐지만, 그 어느 바보다 힙하다. 이곳의 첫 잔은 “세계에서 제일 맛있다”는 진토닉이다. 재료는 봄베이 사파이어에 진로 토닉워터, 그리고 레몬슬라이스로 다른 그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허나 이명렬 바텐더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진토닉 비율은 1대(진) 4(토닉워터)인데 우리는 2대 4, 더블로 들어가니 진하고 맛있어. ‘블랙러시안’(보드카와 커피리큐르 조합)도 더블이고 우리는 다 더블샷이야.”그가 칵테일을 조주하면 어느새 바에는 모두가 함께 박수와 함성을 내지른다. 이명렬 바텐더는 “땡큐~!”라는 말과 함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할렐루야. 금요일밤을 위하여 신입을 위하여~!”라는 말로 손님들에게 건배를 제의한다. 어느새 바 손님들은 남녀노소 관계없이 친구가 되어 있다.“내 옛날 얘기는 잘 얘기 안 하려 했는데, 자네가 오니 하게 되네 허허”이명렬 바텐더는 1947년 충남 서천군 판교면에서 태어났다. 해방 전후 우리네 사정이 다 그렇듯이 그의 삶 역시 녹록치 않았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가정이 다 복잡해. 나는 6살 때 노량진에 올라왔지.”이후 창신동, 의왕 부곡동, 상도동을 거치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어려운 형편으로 생계전선에 일찍 뛰어들게 된다. 스웨터 짜는 기술을 배우던 그는 성년이 되자 해군으로 입대한다.“당시 김신조(1.21 사태) 때문에 3개월이 연장돼서 39개월을 근무했어. 나와서 보니 동네 친구가 워커힐 호텔에서 일하는데 주머니에 ‘쩐’이 많더라고. 부러워서 나도 관광호텔에 들어가고 싶었지.”이명렬 바텐더는 신설동에 위치한 관광학원 6개월 코스를 수료하고 관광관리종사원 자격을 취득한다. 이후 1974년 명동 사보이 호텔 ‘구디구디’에 들어가 ‘헤드 바덴더’까지 진급한다. 그는 현재 다희 자리 옆에 있던 ‘달라스’라는 바에 들어가 3년간 바텐더 생활을 더 한다.이것이 계기가 돼 1983년 현재 자리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30만원을 주고 바를 차리게 된다. 이후 1986년, 5000만원을 들여 인수해 지금의 다희가 됐다. 이명렬 바텐더는 “당시 경기은행 직원 손님이 있었어. 그 사람 덕분에 집 담보 반, 현찰 반으로 지금 이 자리를 샀다”고 회고했다.다희는 사실 지금처럼 사람이 몰리는 업장은 아니었다. 그 역시 “옛날에는 웨이팅도 없었고 단골 손님위주였다”고 말했다. 손님 중에는 여의도 KBS와 MBC에서 일하는 ‘탈렌트’(연기자)도 있었다.이명렬 바텐더가 칵테일을 조주 중이다. (사진=박경훈 기자)◇인터넷 모르는 주인장, SNS으로 뜬 업장“나는 아직도 인터넷을 할 줄 몰라.”역설적으로 다희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0년 후반 SNS로 입소문을 타면서 ‘힙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곳에는 광주·대구·부산 등 지방에서 오는 손님은 물론, 갓 성년이 된 고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걔네들을 보면 손주들 같아. 내가 늙을 새가 없지 허허.”다희는 오후 9시면 문을 닫는다. 초창기 밤 12시인 마감시간에 비하면 3시간이나 일러진 것. 이곳에서는 오후 8시 30분이 지나면 김광석의 ‘일어나’가 여지없이 울린다. 본인을 오래 보고 싶으면 빨리 집에 가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의미에서다.이명렬 바텐더가 창업 이후 휴식을 취한 건 코로나19에 걸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쉰 3주가 전부다. 그 흔한 해외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다.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하루도 못 쉰다”면서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지. 오늘은 누가 올까 기다려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2024.04.13 I 박경훈 기자
유인촌 장관 “모든 산업과 콘텐츠, 관광으로 연결하자"
  • 유인촌 장관 “모든 산업과 콘텐츠, 관광으로 연결하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내나라 여행박람회를 찾아 참여기관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국내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협회중앙회 제공)[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국내의 모든 산업과 콘텐츠가 관광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4 내나라여행박람회’ 행사와 함께 열린 국내관광활성화 간담회 자리에서 “새로운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상품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유인촌 장관은 박람회에 참가한 지자체와 기관을 격려하고 관광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국립공원공단, 제주관광협회, 강원관광재단, 충남관광협회, 부산관광공사, 여행공방, 스트리밍하우스 등의 기관 및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워케이션, 자전거여행, 여행박람회, 지역 관광 이슈 등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전달했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28~29일에 방문했던 경남 창원과 통영의 사례를 들며 ‘모든 것의 관광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례로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국가 산단에서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의견을 전했다. 유 장관은 “올해로 창원국가산업단지가 50년이 됐는데 이를 활용한 ‘팩토리 관광’ 상품 개발을 추진하자는 의견을 전했다”며 “현재 일부 대기업의 경우 유료로 공장 견학을 실시하고 담당자가 안내하는데 비슷한 방안을 지자체나 산업단지에서도 도입해 프로그램화하면 국내관광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내나라 여행박람회를 찾아 참여기관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국내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협회중앙회 제공)또한 각종 축제는 물론 버려진 자원까지도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인촌 장관은 “폐조선소를 탈바꿈시켜 관광지로 만드는 것은 어떤가”라며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것의 관광자원화’는 유인촌 장관이 꾸준히 전하고 있는 메시지다. 지난해 12월 통영에 방문했을 때 유 장관은 “통영국제음악제의 경우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과 같이 내국인만이 아니라 세계인이 찾는 음악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티켓 오픈 시기를 1년 전부터 일찍 이뤄지도록 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행기, 숙박 등을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여행사도 관련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0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내나라 여행박람회를 찾아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국관광협회중앙회 제공)간담회 이후 유인촌 장관은 내나라여행박람회 행사장을 방문해 부스를 운영하는 지자체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또한 지역의 무장애 관광, 야간관광, 템플스테이 등의 테마를 살펴보고 부스별 이벤트에 직접 참가하는 등 관광 분야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유인촌 장관은 “앞으로 어떤 목적으로 지방에 방문하더라도 관광산업을 함께 챙길 것”이라면서 “올해 외래관광객 2000만명 돌파를 위해 지역의 고유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담은 관광콘텐츠를 발굴하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다채로운 지역관광으로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4.03.31 I 김명상 기자
경기도·고양시 '국제해양·극지공학회 콘퍼런스' 유치 외
  • 경기도·고양시 '국제해양·극지공학회 콘퍼런스' 유치 외 [MICE]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종합 경제 일간지 이데일리가 매주 수요일 ‘마이스’(MICE) 지면을 통해 국내외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 현장과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소개합니다. ‘마이스 브리프’ 코너를 통해 400만 이데일리 독자에게 최신 소식과 행사 정보를 전하고 싶은 지자체 등 기관·단체, 기업, 학교 등은 이데일리 편집보도구 문화부 여행·MICE팀으로 보도자료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국제 해양·극지공학회(ISOPE) 콘퍼런스 실사단 방문 (사진=경기관광공사·고양컨벤션뷰로)◇경기도·고양시 ‘국제 해양·극지공학회 콘퍼런스’ 유치 경기도와 고양특례시가 2025 국제 해양 및 극지공학회(ISOPE) 콘퍼런스 유치에 성공했다. 1989년 미국에서 설립된 ISOPE는 50개국 해양·극지 공학 전문가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 학술단체다. ISOPE 주최의 국제 콘퍼런스가 국내에서 열리기는 2005년 서울, 2014년 부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전 세계 50개국에서 1000여 명(외국인 800명) 전문가가 참여하는 행사는 내년 6월 1일부터 6일까지 엿새 동안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다.서울시, 서울관광재단, 충청남도, 충남문화관광재단 마이스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식 (사진=서울관광재단)◇서울·충남 ‘플러스 시티즈’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서울시와 충청남도, 서울관광재단, 충남문화관광재단이 22일 마이스 공동 마케팅을 위한 4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지역과의 상생, 국제행사 유치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9년 도입한 ‘플러스 시티즈’ 도시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서울시와 충남도는 지역특화 콘텐츠를 연계한 도시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외 B2B 마이스 전시회에 공동 참가해 신규 행사·단체 유치를 위한 설명회와 상담회도 열 예정이다.(사진=이즈피엠피)◇‘오투미트’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 획득마이스 행사 자동화 플랫폼 ‘오투미트’(O2MEET)가 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을 획득했다. CSAP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평가해 부여하는 정부 인증이다. 민간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프로그램을 정부, 공공기관에 공급하려면 이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오투미트는 이번에 참가자 정보를 암호화해 전송하는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 데이터 접근 권한을 수요에 맞춰 부여하는 분리 보안 기술로 13개 분야 79개 인증 항목을 통과했다.서울 국제 생산제조기술전(심토스) 디지털 제조·뿌리산업 콘퍼런스 (사진=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내달 4~5일 ‘디지털 제조·뿌리산업 콘퍼런스’디지털 제조·뿌리산업 콘퍼런스가 다음달 4일과 5일 고양 킨텍스 7·8홀 콘퍼런스룸(A)에서 열린다.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킨텍스 전관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생산제조기술전(심토스) 부대행사로 열리는 산업 콘퍼런스다. 디지털 제조(4일)는 AI(인공지능) 제조 혁신과 디지털 트윈, 뿌리산업(5일)은 디지털 전환(DX)와 스마트팩토리가 주제다. 참가비는 현장 등록은 11만원(부가세 포함), 온라인 사전등록은 5만5000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심토스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2024.03.27 I 이선우 기자
출국할 때 내는 '그림자 세금' 개편안 이번주 나온다
  • 출국할 때 내는 '그림자 세금' 개편안 이번주 나온다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부가 이른바 ‘그림자 세금’으로 불리는 법정부담금 개혁 방안을 내주 발표한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이 부담금 전수조사를 지시한 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 91개 항목 전체를 원점 검토한 결과다. 사실상 준조세 성격이 강한 데다가 시대 변화와도 맞지 않는 만큼 국민 부담이 줄어드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세수 감소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정부 재정에는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주 대대적인 규모의 부담금 개편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간 부담금은 평가단 권고 등에 기반해 항목별 소관부처에서 정비가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기재부가 18개 정부부처로부터 부담금 개혁안을 받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업과 관계있는 사람에게 걷는 게 아닌 국민 모두에게 직간접적으로 부과하는 부담금 상당수가 수술대에 오를 것”이라며 “2002년 부담금관리기본법 제정 이후 이 정도 규모로 손질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부담금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이 특정 공익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담금 관리 기본법에 따라 걷는 돈이다. 납부가 의무라는 점에서 세금과 비슷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일상 속에서 모르고 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권을 발급할 때 1만5000원(1년 유효 복수여권 기준) 징수되는 국제교류기여금과 해외여행을 갈 때 1만1000원 출국납부금, 영화관 입장권 가액의 3%가 매겨지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등이 대표적이다.부담금은 1961년 제도 도입 이후 조세법률주의 같은 통제 없이 징수돼 왔다. 전체 부담금 수는 1960년대 7개에서 2000년대 102개까지 늘었다가 이후 신설·폐지가 이어져 현재 91개가 됐다. 지난해 기재부가 발간한 ‘2024년 부담금운용종합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징수될 예정인 부담금은 24조6157억원으로, 2002년(7조4000억원) 대비 3배 넘게 늘어났다. 이중 86.6%는 중앙정부 기금(18조146억원)과 특별회계(3조2956억원)에 귀속될 예정이다.다만 세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부담금을 폐지할 경우 정부 재정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해당 부담금이 담당하고 있는 사업도 함께 없애지 않는 이상, 예산 조달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산업통산자원부는 올해 3개 부담금으로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 1조9000억원을, 환경부는 11개 부담금으로 환경개선특별회계 6453억원을 충당할 계획이었다. 전력산업기반기금(3조2028억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2조9264억원),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2조5441억원) 등도 부담금을 통해 귀속되는 중앙정부 기금들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결국 지출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은 일반회계에서 재원을 끌어오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결손의 그림자가 아직 걷히지 않은 데다가, 올해도 법인세 등 주요 세원의 여건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부담금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정비가 어려었던 건 부담금에 다 이유와 용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줄어드는 수입을 어떤 재원으로 마련해야 할지 종합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03.25 I 이지은 기자
장미란 문체부 차관 "국민이 국내여행 하고 싶게 만들 것"
  • 장미란 문체부 차관 "국민이 국내여행 하고 싶게 만들 것"
  •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 15일 ‘3월엔 여기로’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충남 태안의 신두리 해수욕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태안=글·사진 김명상 기자] “저기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 좀 보세요. 너무 멋지네요. 자연이 만든 미디어아트 아닌가요?”지난 15일 장미란(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충남 태안 만리포 전망타워에서 해수욕장 일대 풍경에 감탄하며 “아름다운 지역의 자연 자원과 먹거리 등을 잘 개발해 더 많은 국민들이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 차관은 ‘3월엔 여기로 여행가는 달, 기차로 떠나는 로컬여행’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함께 만리포해수욕장, 신두리해수욕장 등을 둘러보고 맨발 걷기와 족욕 체험에 나섰다. 최근 가족과 함께 제주, 강릉, 여수, 덕유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소개한 장 차관은 “여행지에서 정책 관련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예전엔 볼거리에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어디를 가든 관광 관련 상품을 꼭 직접 이용해 본다”고 했다.장 차관은 국내여행 활성화를 올해 정부 목표인 외래 관광객 2000만명 달성의 선결과제이자 하나의 해법으로 꼽았다.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적인 홍보, 상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내국인이 즐겨 찾는 인기 국내 여행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내국인이 즐겨 찾는 인기 여행지는 자연스럽게 볼거리와 즐길거리, 숙박시설 등을 갖추게 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필요한 수용태세를 강화하는 선순환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장 차관은 “국민들에게 해외여행을 즐기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국내여행을 가고 싶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여행 저변을 넓히기 위한 스포츠관광 활성화 방안의 한 가지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년별로 꼭 가봐야 할 산 목록을 만들어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지난 15일 ‘3월엔 여기로’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한 충남 태안에서 문화관광해설사에게 만리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4.03.22 I 김명상 기자
'기적의 땅' 태안에서 지구를 맨발로 만나다
  • '기적의 땅' 태안에서 지구를 맨발로 만나다 [여행]
  • 만리포 전망타워에서 내려다 본 만리포 해수욕장 전경. 젊은 여행객들은 서핑 명소인 미국 캘리포니아에 빗대 ‘만리포니아’라고 부른다.[태안=글·사진 김명상 기자] 충남 태안은 전 국민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곳이다. 2007년 12월 태안군 인근 해상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엄청난 기름이 바다로 유출됐다. 푸른 바다는 시커먼 원유를 뒤집어썼고 생명의 기운을 잃어갔다. 환경 재해 앞에서 기적은 시작됐다. 전국 각지에서 123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태안으로 몰려 들었다. 인간의 오만함, 부주의로 훼손된 바다에 참회라도 하듯 양동이로 기름을 퍼내고 바위에 낀 기름을 손으로 닦아냈다. 정부는 사고 2년 만인 2009년 태안국립공원의 해양 수질이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기적의 땅’ 충남 태안을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코레일관광개발이 마련한 당일 기차여행 프로그램 ‘3월엔 여기로’를 통해서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해안 생태길을 따라 걷는 서해바다 태안여행. 다시 만난 태안 앞바다는 본래의 푸른 빛을 뽐내고 있었다. 하마터면 다시는 볼 수 없을 뻔한, 그야말로 찬란한 푸른 빛이었다.◇서핑 성지로 떠오른 ‘만리포니아’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여행객. 태안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에 선정된 곳이다.첫 방문지는 서해안 최초의 해수욕장이자 백사장 길이가 약 2.5㎞에 달하는 만리포해수욕장. 만리포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명나라 사신을 전송하면서 무사히 잘 돌아가라는 의미의 ‘수중만리 무사항해’를 기원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최근 만리포는 ‘만리포니아’로 불린다. 서핑의 명소인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수시로 몰아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숙박시설만 줄지어 있던 거리에 서핑족이 몰리고 관련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도시 전체가 이전과 다른 활기찬 모습으로 변모했다. 가수 박경원의 ‘만리포사랑’(1958)의 가사를 새긴 만리포사랑 노래비만리포해수욕장의 가운데 지점에는 ‘만리포사랑 노래비’가 있다. “똑딱선 기적 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으로 시작하는 노래의 가사가 적혀 있다. 어깨춤이 절로 나는 흥겨운 멜로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가수 박경원의 ‘만리포사랑’(1958)의 가사를 새긴 기념비다.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비 옆에 서서 사진을 찍는 장년층 방문객도 여럿 볼 수 있다. 만리포해수욕장의 막힘없이 뻗은 해안선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만리포 전망타워를 찾아가면 된다. 2021년 개장한 타워는 높이가 37.5m에 달하는데 아파트 13층 정도의 높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상층부에 오르면 통유리를 통해 해수욕장 주변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다. 저 멀리 오른쪽 방향에 있는 뭍닭섬부터 왼쪽 끝 포구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전경이 인상적이다. 전망대에선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바다로 빛을 쏘는 레이저쇼도 구경할 수 있어 밤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건강을 위한 한 걸음…맨발로 지구를 걷는 ‘어씽’태안 신두리 해수욕장에서 맨발로 땅을 밟으며 걷는 ‘어씽’ 체험을 하는 여행객들“‘어씽’은 땅(earth)과 현재진행형(ing)의 합성어로, 지구와 직접 접촉하는 교감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어씽’ 체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맨발 걷기’다. 체험 장소는 만리포에서 북쪽으로 11㎞ 정도 떨어진 신두리해수욕장. 특별히 어려운 과정도 없다. 안내에 따라 신나는 음악에 맞춰 간단히 몸을 푼 뒤 파란색 주머니에 신발을 넣고 맨발로 해안가를 걷기만 하면 된다. 이 간단한 행위도 처음엔 낯설고 어색하지만 이내 고운 모래의 부드러운 감촉이 전기 흐르듯 온몸을 타고 흐름을 느낄 수 있다.파도가 만든 물결 모양으로 패인 모래사장에는 작은 조개처럼 생긴 황해비단고둥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널려 있다. 기껏해야 1~2㎝ 정도의 해양생물체를 밟으며 걷는 것은 발을 마사지하는 효과가 있다. 황해비단고둥의 껍질이 단단한 데다 모래가 곱고 부드러워서 사람 발에 밟혀도 깨지거나 죽지 않는다고 하니 안심이다. 어씽은 간단해 보이지만 몸에는 보약이 된다. 맨발로 땅과 접촉하면 신체 내로 음전하가 들어와 우리 몸에 해를 주는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고 세포의 에너지 밸런스를 맞춰서 각종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 갈 때마다 맨발로 뛰어다니던 것이 사실은 건강에 좋은 행동이었다니 의외다. 생각해 보면 인류는 오랜 기간 맨발로 걷고 뛰었다. 어씽은 신발과 콘크리트로 차단됐던 지구와 직접 만나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행위인 셈이다.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어씽 체험 종착 지점엔 천연기념물 431호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가 있다. 해변을 따라 길이 약 3.4㎞, 폭이 약 1.3㎞에 이르는 거대한 모래언덕이다. 해변 모래가 강한 바람에 날려 쌓이면서 형성된 것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한국의 사하라 사막’이라고 해도 무방한 이곳엔 짧게는 40분에서 한 시간, 길게는 2시간 길이의 산책코스가 마련돼 있다. 통보리사초, 모래지치, 갯매꽃 등 평소 보기 힘든 희귀식물을 만날 수 있는 생태학습의 장이기도 하다. 팜카밀레의 안내판마지막 코스는 ‘팜카밀레 허브농원’이었다. 약 2만㎡ 규모 땅에 200여 종 허브와 500여 종의 야생화, 그라스, 습지식물 150여 종의 관목들이 서식하는 국내 최대 규모 관광농원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충남의 첫 웰니스 관광 시설이기도 하다. 아네모네, 삼지닥나무 등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보며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힐링카페 안에는 족욕 체험장도 있어 따뜻한 물에 지친 발을 담그고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려보는 것도 좋다.팜카밀레에서 족욕체험을 하는 방문객
2024.03.22 I 김명상 기자
문체부·관광공사, 우수 지역관광추진조직(DMO) 시상식 개최
  • 문체부·관광공사, 우수 지역관광추진조직(DMO) 시상식 개최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2023년 우수 지역관광추진조직(이하 DMO) 시상 및 성과워크숍’을 개최한다. DMO란 주민과 업계, 지자체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관광의 역량을 결집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조직이다. 공사는 2019년 이후 현재까지 40개의 DMO를 발굴했고 지역 자립도 향상을 위한 전문가 컨설팅, 우수사례 벤치마킹, 공동 홍보마케팅 등의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행사에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선정된 DMO를 포함, 지자체 및 업계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해 뛰어난 성과를 낸 DMO에 시상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지난해 선정된 21개 DMO 중 최우수 2곳, 우수 5곳에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을 시상한다. 최우수 DMO에는 △(사)동해문화관광재단(강원 동해시) △(주)행복한여행나눔(충남 홍성군)이 선정됐다. 우수 DMO에는 △(재)밀양문화관광재단(경남 밀양시)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 협동조합(경남 하동군) △(재)완주문화재단(전북 완주군) △전주관광마케팅주식회사(전북 전주시) △부산관광공사(부산광역시)가 이름을 올렸다.성과워크숍에서 동해문화관광재단은 지역 특색을 살린 야시장 ‘망상달빛 샌드마켓’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 외에도 홍성군과 전주시 DMO에서 지역 숙박 문제나 오버투어리즘 등 지역의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참석자 간 소통을 통해 경험과 노하우를 교류하는 선·후배 DMO 간 네트워킹 시간이 마련된다. 이상민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실장은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 해결 방안으로 관계인구, 나아가 생활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는 로컬 관광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행사는 지난해 우수 DMO의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DMO의 역할을 함께 고민하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03.20 I 김명상 기자
'3만원에 기차여행· 한우 식사까지'…'갓성비'로 남원을 누리다
  • '3만원에 기차여행· 한우 식사까지'…'갓성비'로 남원을 누리다[여행]
  • ‘호남제일루’라고 적힌 현판이 걸려 있는 남원 광한루 전경.[남원=글·사진 김명상 기자] “어젯밤에 난 네가 미워졌어~ 어젯밤에 난 네가 싫어졌어~”전북 남원으로 가는 새마을호 기차 안에서 난데없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핑크색 옷에 갓을 쓴 남성이 기타를 치며 80년대 댄스그룹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를 열창한다. 촌스러운 몸빼바지를 입은 또 다른 남성은 승객들과 즉석 가위바위보 대결을 펼친다. 자신을 이긴 승객에겐 깜짝 선물도 준다. 뒤이어 이제는 사라진 간식 카트가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추첨을 통해 선발한 관광객 80명을 태우고 지난 8일 남원으로 떠난 당일치기 기차여행 ‘3월엔 여기로’ 일정의 한 장면이다.김덕균 코레일관광개발 처장은 “기차로 떠나는 로컬여행 ‘3월엔 여기로’ 여행상품은 관광, 체험, 식사, 교통, 공연 등을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며 “정가는 12만~13만원에 달하지만 당첨자는 3만원에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어 신청자가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3월엔 여기로’ 특별 열차 내에서 열린 ‘7080 음악’ 공연◇달떡부터 흥부잔치밥까지 이색 별미체험 서울역에서 출발한 특별 열차는 4시간 만에 남원역에 도착했다. 이동하는 동안 기차 안에선 공연, 이벤트가 이어져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중간엔 간식으로 출출함도 달랠 수 있었다.남원의 첫 일정은 인월면에 자리한 ‘달오름마을’이었다. 전북도와 남원시가 휴양과 힐링, 체험을 선도하는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육성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마을이 있는 인월면은 고려 말(1380년) 이성계 장군이 약탈과 살인을 일삼던 왜구를 상대로 대승리를 거둔 황산대첩의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그믐밤이라 어두워서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어려웠는데 이성계의 간절한 기도에 밝은 보름달이 떠올랐고, 화살로 적장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고 한다. 이성계의 기도로 달을 끌어올렸다고 해서 인월(引月)이라는 지명이 생겼다. 남원시 인월면에 자리한 달오름마을의 달떡만들기 체험달떡 만들기는 마을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 중 하나. 참기름과 밀대, 떡 반죽, 팥앙금 등 장비와 재료를 이용해 떡을 만들면서 천연 색소인 비트와 치자로 색도 입힐 수 있다. 떡을 만드는 참가자들의 얼굴이 이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충남 논산에서 온 최신향 씨는 “보통 이런 체험은 사전 신청이 필수라 번거로워서 좀처럼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결혼한 딸과 함께해 더 즐겁고 색다른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달떡 만들기 체험 후에는 ‘흥부 잔치밥’을 먹기 위해 바로 옆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화관광해설사가 흥부의 고향이 남원이라고 말하자 몰랐던 참가자들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남원시 인월면이 흥부와 놀부의 출생지이고요, 흥부가 제비를 물고 온 박씨를 심어 부자가 된 마을은 남원시 아영면 성리마을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고사리와 무채, 콩나물, 표고버섯, 당근채, 시금치, 고추장 등을 커다란 바가지에 넣고 무심한 듯 쓱쓱 비벼 먹는 흥부 잔치밥의 맛은 별미였다. ◇신나는 전통 국악…흥겨운 전통 공연에 ‘얼쑤’‘흥보가’를 부르는 판소리 명창“흥보 씨를 만나 죽을 목숨이 살었으니 어찌하면 은혜를 갚소리까.” 한복을 차려입은 명창이 판소리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대목을 구성지게 부르자 객석에서 “얼씨구! 좋다!”하는 추임새가 더해진다. 무대를 마친 명창은 웃으면서 “이렇게 호응이 좋을 줄 몰랐는데 당황스럽다”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남원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춘향가’와 ‘흥보가’의 배경이 된 국악의 산실이다. 이를 계승하고자 조성된 남원 ‘국악의 성지’는 운봉읍에 있는 박물관이자 전시관이다. 이날 2층 국악 공연실에서는 ‘3월엔 여기로’ 참가자를 위한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남원 ‘국악의 성지’에서 펼쳐진 화선무 공연흥보가에 이어 꽃이 그려진 부채로 나비와 만개한 꽃의 아름다움을 형상화한 화선무를 비롯해, 잔치판이나 놀이판에서 참석자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추는 ‘예기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민요들을 모은 ‘팔도민요연곡’ 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유려한 춤사위와 신명나는 장단에 관객들은 탄성을 터트렸다.대미는 남원시립국악단의 국악관현악 ‘달항아리’ 공연이 장식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퓨전 국악으로 10분이 넘도록 우아하면서도 폭풍처럼 힘 있는 연주를 들려줬다. 연주에 몰입하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갈채를 보내며 “앙코르”를 연호했다. 한 청소년 참가자는 “국악은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도 모르게 푹 빠져들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와보고 싶다”고 했다.전남 남원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광한루 앞 연못 위로 오작교가 놓여 있다.마지막 일정은 남원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광한루원. 광한루원은 광한루가 있는 정원 일대를 통칭하는데, 조선시대 최고의 멜로 소설로 불리는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성춘향의 그네 타는 모습을 보고 반한 곳이다. 두 사람이 사랑을 속삭이며 걷던 오작교, 춘향의 영정이 있는 춘향사당도 있다. 한 마디로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예로부터 광한루는 평양의 부벽루, 진주 촉석루, 밀양 영남루와 더불어 전국 4대 누각으로 불렸고 지금은 남원의 으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남원시는 해마다 5월에 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난 날을 기념해 광한루원 일원에서 ‘춘향제’를 열고 있는데 올해는 94회째를 맞이한다. 춘향사당에 있는 춘향 영정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설명을 이어갔다. 여행지에 숨은 곳곳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자유여행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이다.“광한루 앞에 연못은 은하수를 상징합니다. 여기엔 3개의 섬이 있어요. 전설의 삼신산을 상징하는 봉래산, 영주산, 방장산을 이렇게 표현해 놨습니다. 송강 정철 선생님이 남원부사와 만든 합작품입니다. 평소엔 올라갈 수 없는 광한루 누각 내부는 이달 29일부터 31일까지 단 사흘 동안만 개방합니다.”귀경 전 식사는 한우 불고기 낙지전골이었다. 친구와 서울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여행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3만 원으로 다양한 체험에 별미도 맛볼 수 있는 ‘갓성비’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단돈 3만원 ‘갓성비’ 기차여행…6월에도 진행‘3월엔 여기로’ 남원 일정 중 저녁 메뉴로 나온 한우불고기낙지전골‘3월엔 여기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코레일관광개발이 공동 진행하는 당일 기차여행 프로그램이다. 총 1700명을 대상으로 단돈 3만원에 전국 21개 소도시 당일 기차여행 기회를 제공한다. ‘여행가는 달’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받아 100% 추첨을 통해 뽑는다. 운이 좀 필요하지만 뽑히면 대박이다. 인당 3만 원에 왕복 열차표를 비롯해 식사, 관광지 입장료, 체험료 등이 모두 제공된다. ‘3월엔 여기로’의 3차 이벤트는 오는 17일까지 ‘여행가는달’ 홈페이지에서 접수할 수 있다. 당첨자는 29일에 하동, 구례, 보성으로, 30일에는 태백, 삼척, 괴산 등을 방문한다. 3월에 뽑히지 않았더라도 상반기에 기회가 또 있으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오유나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마케팅팀장은 “현재 1700명 모집에 9만 명이 신청했고, 이달 말까지 약 10만 명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에 이어 오는 6월에도 당일 기차여행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03.15 I 김명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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