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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으로 몰려오는 글로벌 거물들…그들이 탐내는 것은
-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거물들이 최근 연이어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대부분 한 차례 방문에 그치지 않고 수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다시 한국을 찾는다. 왜 그럴까.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MS 공동창업자이자 차세대 원전 기술기업 테라파워를 설립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한국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과 차세대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게이츠 이사장의 방한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이다.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과 2025년 8월 22일 만나 SMR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이번 방한을 계기로 테라파워가 개발하는 나트륨 SMR의 제작·공급망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 구체화됐다. 테라파워는 SMR 핵심 역량을 갖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원전 관련 설계·조달·시공(EPC) 경험과 사업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양측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게이츠 이사장은 지난해 8월 방한 당시 “차세대 SMR의 빠른 실증과 확산을 위해 한국 정부의 규제 체계 수립과 공급망 구축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기업이 테라파워 SMR 사업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파트너이기 때문이다.한국을 찾는 글로벌 거물은 게이츠 이사장뿐만이 아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 이후 약 7개월 만인 지난 6월 3박4일 일정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방한 기간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네이버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갖고 있다.(사진 = 이데일리DB)황 CEO는 방한 기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한 삼겹살 식당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만나 화제가 됐다. 소맥을 제조한 최 회장과 고기를 구운 구 회장, 골든벨을 울린 이 의장의 역할 분담도 회자됐다.황 CEO의 협력 대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 그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과는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팩토리 협력을 모색했다. LG그룹과는 AI 팩토리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 네이버와는 AI 클라우드와 서비스 분야의 협력을 강화했다.그의 한국 방문은 엔비디아의 사업 확장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디지털트윈으로 영역을 넓히려면 AI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할 제조기업이 필요하다. 디지털트윈이란 현실의 사물과 공간, 환경을 가상세계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황 CEO가 반도체와 자동차, 로봇, 가전 기업이 밀집한 한국을 최적의 파트너로 판단한 셈이다.챗GPT로 유명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지난해 2월과 10월 두 차례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2월에는 삼성전자와 SK그룹, 카카오 경영진을 만나 AI 인프라와 서비스 협력을 논의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경영진을 만나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올트먼 CEO는 올해 6월에도 방한을 추진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예정보다 이른 딸 출산으로 방한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사진=AFP)또 인공지능(AI) 모델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지난해 4월 한국을 찾았다. 허사비스 CEO는 당시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들과 연쇄 회동했다. AI 반도체부터 로봇·피지컬 AI까지 전방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거물의 잇단 방한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는 AI다. AI 산업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 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필요하다. 또 로봇과 자동차, 가전, 공장 등 AI를 실제 산업에 적용할 제조 기반도 갖춰야 한다. HBM을 비롯한 첨단 반도체부터 자동차와 로봇, 가전, 원전까지 폭넓은 제조 생태계를 보유한 한국이 전략적 거점으로 떠오른 배경이다. 한국이 ‘AI 풀스택(Full-Stack) 파트너’라는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황 CEO 역시 지난 6월 방한 당시 한국 기업과의 협력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과 제조 역량, AI 경쟁력 등을 꼽으며 “이런 역량들의 결합은 한국이 AI 혁명을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고 평가했다.
- 아진엑스텍, 상반기 영업익 흑자전환…반도체·스마트폰 회복에 실적 반등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정밀 모션제어 전문기업 아진엑스텍(059120)이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요 전방산업 회복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개선했다고 14일 밝혔다.아진엑스텍 CI.(사진=아진엑스텍)아진엑스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62억 9300만원, 영업이익 20억 1000만원, 당기순이익 19억 54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105억 2800만원 대비 54.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각각 22억 3300만원, 23억 100만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2분기 실적 개선 폭은 더욱 컸다. 2분기 매출액은 88억 7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5%, 전분기 대비 19.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억 1100만원, 당기순이익은 17억 4300만원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20.4%로 1분기 2.7%에서 크게 상승했다.실적 개선은 주력 사업인 모션제어 부문이 이끌었다. 모션제어는 산업용 기계나 장비의 모터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이다. 상반기 모션제어 매출은 156억 55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96.1%를 차지했다. 전방산업별로는 반도체가 83억 4600만원(51.2%), 스마트폰이 71억 3400만원(43.8%)을 기록했다.아진엑스텍은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가 장비 및 모션제어기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중국·인도 등 글로벌 생산거점의 신규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와 카메라모듈 검사장비, 디스펜싱장비 수요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아진엑스텍은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용 모터 제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모션제어 칩·모듈·시스템과 로봇제어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모션제어 전용칩(CAMC) 시리즈 모션제어 주문형반도체(ASIC)를 기반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제조·검사 자동화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아울러 아진엑스텍은 본업 회복을 바탕으로 고급 모션제어와 산업용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정밀 모션제어 알고리즘과 시스템온칩(SoC) 기반 플랫폼 개발을 이어가는 한편, 자체 모션제어 기술을 활용한 로봇제어기와 산업용 로봇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도 추진한다. 향후 제조 현장에 적용될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한 모션제어기 제품화도 준비할 예정이다.한편, 아진엑스텍의 6월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185억원으로 지난해 말 약 151억원에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0.2% 수준이며,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46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 최태원 "메모리는 전쟁"…CNBC가 본 SK하이닉스 '1000조원 베팅'
-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를 짓기 위해 7200억달러(약 1023조원)를 쏟아붓고 있다. 언론 최초로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CNBC는 내년 2월부터 이곳에서 생산이 시작된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회의장-대한상공회의소 경제대도약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50층 건물 높이”…메모리 호황·불황 사이클 정면 승부CNBC가 방문한 용인 클러스터 1호 팹은 절반가량 벽체가 올라간 상태였지만, 완공되면 50층 아파트 높이에 이를 예정이다. 대만 TSMC나 인텔의 애리조나 공장이 단층으로 넓게 퍼진 구조인 것과 달리, 용인 팹은 6개 클린룸이 여러 층에 걸쳐 연결되는 구조라고 CNBC는 전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AI 반도체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D램을 쌓아 만든 메모리)에 D램 물량이 대거 투입되면서 소비자 가전용 메모리 공급까지 압박받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업들은 통상 단기 계약이 관행이던 메모리 시장에서 수년 단위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년 새 5배 넘게 뛰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000660)가 58%로 1위였고, 삼성전자(005930)와 미국 마이크론이 각각 21%로 뒤를 이었다.◇나스닥서 37조원 조달…주가는 한달새 21% 급락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예탁증서(ADR)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해 265억달러(약 37조6500억원)를 조달했다.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달 14일 195달러 부근 고점을 찍은 뒤 12일 154.41달러로 마감하며 21%가량 밀렸다. AI 관련주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 한국 증시 조정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그럼에도 대규모 증설 계획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발표한 ‘메모리 생산능력 5년 내 2배 확대’ 국가 계획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의 신규 메가팹 건설과 최소 2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패키지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최태원 “이건 전쟁”…엔비디아 “더 만들어달라”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전쟁과 같다”며 “모두가 메모리 칩을 사고 싶어 한다. 그게 없으면 AI 컴퓨팅과 AI 칩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이 너무 빨리 올랐다”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주요 고객사들과 10건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안정적인 HBM 공급을 확보했다”며 SK그룹과 차세대 메모리 공동개발을 포함한 500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었는데, 여기에는 2027년까지 SK텔레콤(017670)과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최 회장은 CNBC에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더 많이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는 메시지를 남긴 웨이퍼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사티아 나델라, 구글 순다르 피차이, 메타 마크 저커버그 등 빅테크 수장들과 종종 만난다고 전했고, 최근 황 CEO와 리사 수 AMD CEO도 메모리 관련 논의차 방한했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황민석 리서치 디렉터는 “빅테크 기업이라면 이름만 대면 다들 계약을 맺으러 한국에 와 있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팹 인근 호텔이 전부 예약 마감 상태라고 전했다.◇변수는 중국…美 신공장 부지는 “아직 물색 중”SK하이닉스는 중국에도 3개 팹을 운영 중이지만, 미국의 수출통제로 최선단 HBM은 중국 내 판매가 금지돼 있다. 중국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자체 메모리 업체를 키우고 있고, CXMT는 최근 상하이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황 디렉터는 “이제 경쟁 상대는 중국”이라며 “이게 세상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위험한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에서도 증설 경쟁이 한창이다. 마이크론은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500억달러를 들여 신규 팹 2곳을 짓고 있으며 첫 웨이퍼 생산은 2027년으로 예정돼 있다. 뉴욕주 클레이에는 최대 4개 팹을 갖춘 1000억달러 규모 캠퍼스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40억달러를 투입해 첫 미국 생산시설을 짓고 있는데, 전공정이 아닌 패키징(메모리를 쌓아 배선하는 후공정) 전용이며 완공은 2028년이다. 이 밖에 2020년 인텔 낸드 사업부를 90억달러에 인수해 만든 새크라멘토 소재 자회사 솔리다임, 올 1월 재편해 출범시킨 100억달러 규모 ‘AI 컴퍼니’ 등 기존 미국 사업도 있다.최 회장은 미국 내 전공정 반도체 공장 부지에 대해 “한 달 넘게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문제는 정말 맞는 부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메모리 산업이 지금 ‘변곡점’에 있다며, AI 반도체와 함께 설계하는 커스텀 HBM으로의 전환이 다음 기술 도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대 HBM5를 중심으로 이런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엔비디아도, 구글도 각자 맞춤형 HBM을 원한다”며 “이제 단순한 범용재(commodity)가 아니라 메모리 칩의 위상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 애플 공급망 넘보는 중국 CXMT D램…YMTC 낸드는 세계 3위로
-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생산능력을 집중한 사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모바일 D램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PC용 제품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애플의 아이폰·맥북용 메모리 테스트까지 받으며 스마트폰용 저전력 D램으로 추격 범위를 넓히고 있다.CXMT 메모리 반도체. (사진=뉴시스)1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HP와 에이서는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에 CXMT D램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 등에서 CXMT 제품을 시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판매할 일부 기기에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초기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CXMT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은 올해 들어 빠르게 진전됐다. 지난 2월만 해도 HP와 델은 CXMT 제품의 품질을 인증하고 에이서와 에이수스는 조달 가능성을 살펴보는 단계였다. 그러나 D램 3사가 HBM과 서버용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PC·스마트폰용 D램 공급이 빠듯해지자 글로벌 제조사들이 공급처를 넓혔고, CXMT의 실제 제품 탑재도 앞당겨졌다.CXMT는 이를 모바일 시장 진입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5월 8.5Gbps와 9.6Gbps급 LPDDR5X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최대 10.7Gbps급 제품의 고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 매체에서는 최대 12.8Gbps급 LPDDR6의 연구개발 검증을 마치고 일부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다만 CXMT는 개발 단계나 양산 일정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제품 개발이 곧 안정적인 대량 공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 매체를 중심으로 CXMT의 17나노급 DDR5 수율이 90%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모바일용 LPDDR5X와 LPDDR6 수율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모바일 D램은 속도뿐 아니라 전력효율과 발열, 장시간 작동 안정성 등 고객사 요구가 까다로워 수율과 양산 안정성이 실제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그럼에도 CXMT의 외형 성장은 뚜렷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매출 기준 CXMT의 세계 D램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4%에서 올해 2분기 7%로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9%,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각각 26%, 25%를 기록했다.중국의 추격은 낸드플래시에서 더 위협적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를 보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올해 2분기 비트 출하량 기준 점유율 14%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2%, 전 분기보다 5% 늘었다. YMTC는 267단 3D 낸드를 대량 생산하고 300단 이상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아직 소비자용 비중이 높아 매출 기준으로는 5위지만, 향후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확대하면 중국의 추격이 물량에서 고부가 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CXMT가 정확한 생산능력과 수율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매체가 제시한 90%라는 수치를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중국 업체들이 생산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만큼 실제 출하량과 고객 인증, 공정 수준을 기준으로 추격 속도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 AI 공장 15억달러 수주…인도 업체들, 美 데이터센터까지 짓는다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의 수혜가 반도체를 넘어 실제 시설을 설계·시공하는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도 최대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인 라슨앤드투브로(L&T)가 엔비디아 AI 팩토리 건설 프로젝트를 10억달러 이상 규모로 수주한 데 이어, 인도계 디지털 인프라 업체 블랙박스(Black Box)도 미국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따냈다. AI 인프라 경쟁의 병목이 GPU 확보에서 전력·네트워크·건설 실행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엔비디아 칩(사진=연합뉴스)13일 로이터에 따르면 L&T는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건설 프로젝트를 1000억~1500억루피(약 10억5000만~15억7000만달러) 규모로 수주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발주처 외에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이번 계약은 지난 2월 L&T와 엔비디아가 인도 정부의 ‘IndiaAI Mission’ 아래 인도 최대 규모의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를 공동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이 실제 수주 단계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에는 사업 추진 계획만 공개됐지만, 이번에는 10억달러가 넘는 실제 공사 계약으로 구체화됐다.같은 날 인도계 디지털 인프라 기업 블랙박스도 미국의 신규 Tier-1 하이퍼스케일러와 1억3100만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약 3년이며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 발표 이후 블랙박스 주가는 장중 8.2% 상승했다.두 건의 계약은 AI 투자의 수혜 범위가 반도체 공급업체에서 실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EPC(설계·조달·시공), 네트워크 통합, 전력·냉각 설비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는 GPU뿐 아니라 전력 공급, 냉각 시스템, 광통신망, 서버 설치까지 동시에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시공 역량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특히 블랙박스의 수주는 인도 기업이 자국 AI 인프라 구축을 넘어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공급망에도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AI 투자의 핵심 수혜 기업은 엔비디아와 메모리 업체, 서버 제조사에 집중됐지만 데이터센터 증설이 본격화하면서 실제 공사를 수행하는 기업들의 수주 잔고도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다만 실제 매출 인식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 블랙박스는 과거에도 광섬유와 GPU, 전력 장비 공급 부족으로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된 사례가 있었다. AI 데이터센터는 GPU뿐 아니라 전력망과 냉각 설비가 동시에 확보돼야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공급망 병목이 이어질 경우 매출 인식 시점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이번 흐름은 국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AI 팩토리 구축이 본격화되면 엔비디아 GPU 증설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수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변압기와 배전 설비 등 전력기기 업체, 냉각 설비 기업, 광통신 장비 업체들도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계약에서는 GPU 모델과 메모리 공급사, 전력 용량 등 세부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국면이 초기 반도체 확보 경쟁을 지나 실제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빠르게 완공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AI 투자 확대의 핵심 지표도 반도체 판매량뿐 아니라 시공업체의 수주 잔고와 공정 진행 속도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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