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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K·현대차·LG 등 UAE 총출동…AI·에너지·방산 협력 확대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000880) 그룹 부회장 등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에너지·방산 등 3대 미래 전략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9일(현지시간) 한국경제인협회는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에서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기간 중 마련됐다. (사진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경협)이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주제는 ‘미래 파트너십: 혁신, 지속가능, 공동번영(Partnership for Future: Innovation, Sustainability and Shared Prosperity)’을 주제로 한국의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UAE의 대외무역부 및 아부다비 상의(Abu Dhabi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회의에는 양국 정부·기업인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차 방한했던 칼리드 왕세자가 직접 참석한 고위급 경제 교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은 인프라 건설 협력을 토대로 기반을 다져왔고, 이번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AI·첨단산업, 케이팝, 케이푸드 등 소프트파워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의에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SK, 현대차, LG전자, 한화,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한국전력공사, 네이버, LIG넥스원 등 한국 경제 대표 산업의 기업과 기업인들이 총출동했다. 유영상 SK수펙스추구위원회 AI위원장,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석 HD현대 부회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신익현 LIG 넥스원 사장, 이석준 CJ 부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등도 자리했다.류진 한경협 회장은 “한국의 기술력과 UAE의 혁신 역량이 결합되며 양국은 에너지·인프라·방산 분야에서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가 됐다”며 “UAE는 2030년대 글로벌 AI 리더를 목표로 하고, 한국은 AI 반도체·실용화 기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만큼 양국이 함께 세계적 AI 혁신 허브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한 손으로는 박수를 칠 수 없다’는 아랍 속담을 인용해 경제계 공동 번영을 당부했다.UAE에서는 무바달라(Mubadala, 국부펀드)를 비롯해 방산, 신재생에너지, 유통·식품 등 등 주요 기관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전세계 전략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투자사이자 아부다비 경제정책의 핵심 축인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알 스와이디 투자부 장관·알 제유디 대외무역장관·알 하제리 외교부 국무장관 등 UAE 고위 리더십이 함께하며 양국 협력을 직접 지원했다.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오른쪽)과 압둘라 사이프 알 누아이미 주한UAE 대사가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경협)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첨단산업 △방산·에너지·인프라 △컬처(식품·뷰티·콘텐츠 등) 등 세 분야에서 힘을 모으기로 미래 비전이 공유됐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삼성, 현대차, LG전자, SK, 네이버 등이 참여해 UAE와 함께 AI 중심의 미래 혁신 허브 구축 의지를 밝혔다. 데이터·AI·스마트시티 등 미래 기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SK는 UAE를 ‘중동의 핵심 전략 파트너’로 규정하며 AI 시대의 새로운 전략 동반자 모델을 제안했다.방산·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는 GS에너지가 청정수소·저탄소 암모니아 등 에너지 전환 사업 협력 방향을 제시했으며, 한국전력은 아부다비 국영원자력공사(ENEC)와 함께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라카 원전 협력을 기반으로 가스복합·초고압직류송전(HVDC)·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차세대 전력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의지를 밝혔다. UAE 측에서도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 UAE국방산업지주회사(EDGE), 국방경제위원회(타와준위원회) 등 방산 핵심 기관이 참여해 방산·안보 기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문화·소프트파워 분야에서는 CJ가 2016년 아부다비서 열린 첫 중동 KCON 사례를 비롯 K콘텐츠 글로벌 확장을 소개하고, 향후 콘텐츠는 물론 K푸드 및 뷰티제품 유통 등 UAE와의 협력에 대한 단계적 확장 전략을 발표했다. 삼양식품은 UAE 내 K푸드 수요 증가에 따라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체험형 콘텐츠 확대, 할랄 인증 공급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UAE에서는 인근 걸프지역 GCC의 유통망 대표주자 루루그룹(Lulu Group)을 비롯해 UAE내 식음료 등 유통회사 사르야 홀딩스(Sarya Holdings) 등 주요 식품·유통기업이 참석해 K푸드 및 소비재 분야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 관람객 몰린 휴머노이드···임문영·최태원·제임스 김 “AI 시대, 韓 승부수"
- [이데일리 강민구 김승권 안유리 기자] 19일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 현장은 사전 참가자와 현장 등록을 합쳐 500여 명이 몰리며 오전부터 활기를 띠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관절을 바쁘게 움직이며 춤을 추는 로봇의 동작에 여기저기서 웃음과 박수가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로봇에게 말을 걸거나 악수를 청하며 휴대폰으로 촬영하느라 분주했다.대학생 정수영 씨는 “로봇이 구르기도 하고 뛰어다니는데 정말 신기하다”며 “나중에 제가 안 해도 되는 집안일을 대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은주 씨는 “AI와 로봇 기술이 이렇게 발전하는 게 놀랍다”면서도 “앞으로 AI 때문에 취업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펠릭스 상 유니트리 로보틱스 선임이사가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중국 빅테크의 AX전략과 확장’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은 생성형 AI 이후의 실질적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주요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별 AI 활용 전략과 국가 차원의 AI 자립 비전을 공유한다.AI가 에이전틱AI에서 피지컬AI로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GAIF 2025’ 행사가 올해 12회차를 맞았다. ‘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 국내외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 세계 동향을 공유하고, 한국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 곽재선 KG·이데일리 회장,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백선희 조국혁신당 국회의원,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박지민 36KR코리아 공동대표,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 염성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리링위 엑스탈파이 전략개발총괄, 펠릭스 상 유니트리로보틱스 선임이사, 캐런 문 스팽글AI 공동창립자 겸 최고사업책임자, 스테파니아 드루가 전 구글 딥마인드 연구과학자 등이 참석했다.GAIF는 이날 막이 오른 순간부터 AI 기술이 곳곳에 자리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개회사에서 “조금 전 개회사는 사실 챗GPT에 부탁해 작성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자, 참석자들은 폭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관람객들이 현장등록을 하고 있다.‘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은 생성형 AI 이후의 실질적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주요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별 AI 활용 전략과 국가 차원의 AI 자립 비전을 공유한다.국내 AI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주목받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인프라와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을 넘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타트업 생태계로 꼽았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 스타트업 시장은 AI의 규모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진짜 AGI를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세대는 기존 기업에서 나오기 힘들다. AI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의 시장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AI 시대를 맞아 한국이 AI를 미래 산업으로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한국의 산업적 토대가 AI 대전환의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AI 대전환 시점을 맞아 범용 모델 경쟁을 넘어 각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 AI’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각국은 자국의 산업 구조에 맞는 AX 전략을 국가 경쟁력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경주 APEC 정상회의부터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한국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임스 김 회장은 “한국은 반도체 리더십, 세계적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 미래지향적 기업(SK, 현대, LG, 삼성 등)을 보유한 나라”라며 “글로벌 표준을 수립하고 책임 있는 인공지능(AI)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해 있어 앞으로 미국 기업들과 협력해 특별한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곽재선 회장의 환영사를 경청하고 있다. ‘버티컬 AI와 AX(AI Transformation):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은 생성형 AI 이후의 실질적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로 국내외 주요 AI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별 AI 활용 전략과 국가 차원의 AI 자립 비전을 공유한다.
- 한국, AI ‘상강(上强)’ 선언… 미·중과 대등한 경쟁국으로 도약 노린다[GAIF 2025]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상강(上强)’을 향한 여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초강대국 사이에서 단순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이들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춘 핵심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우리는 1·2위를 뒤쫓는 주변 플레이어가 아니라, 그들과 같은 체급의 AI 상강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술 경쟁을 넘어 경제·산업·국가 시스템 전체의 구조 전환을 예고하는 선언으로 해석된다.한국 정부는 향후 3년간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AI 기본법 시행 △전 산업의 AX(AI 대전환) 추진 △글로벌 AI 규범 선도 등 다층적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임 부위원장은 글로벌 AI 환경 변화와 한국 산업의 재도약 가능성, 그리고 ‘지식 리더십’ 중심의 새로운 국가 성장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그는 한국의 AI 기업 육성 전략이 특정 기업을 선택해 예산을 몰아주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기업을 경쟁시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국가대표 AI’로 자리 잡도록 설계된 생태계 전략이라는 것이다.정부는 네이버·SK텔레콤·LG AI연구원·업스테이지·NC AI 등 다섯 곳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팀으로 선정해 장기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각 기업은 서로 다른 기술 철학과 모델 구조를 바탕으로 경쟁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공공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의료 등 특화 영역에서는 전문 기업이 수행하는 별도 AI 프로젝트도 병행된다.임 부위원장은 “국가대표 AI 기업은 정부가 지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쟁과 혁신 과정 속에서 스스로 탄생하는 것”이라며 “미·중과 다른 한국형 전략은 시장 경쟁을 통해 전체 생태계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AI포럼(GAIF 2025)’에서 ‘AI시대의 지식 리더십’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AI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인 GPU 확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5만 장 규모의 GPU 확보를 단기 목표로 제시해 왔는데, 임문영 부위원장은 “초기 목표로 삼았던 5만 장 수준의 물량에 사실상 도달했다”고 밝혔다. 국가 AI 생태계가 본격 작동하기 위한 최소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미다.정부는 광주에 약 4200억원 규모의 국가 AI 데이터센터(AI큐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민간에서도 SK가 울산 지역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공식화한 데 이어, 추가 데이터센터 설립이 예정돼 있어 국가 차원의 AI 컴퓨팅 인프라는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여기에 블랙독의 한국 투자 검토,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인프라 투자, 엔비디아의 국내 공급 확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도 병행되고 있다. 임 부위원장은 “이런 글로벌 투자가 한국에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AI 수도’가 될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논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국의 AI 정책 체계도 새롭게 정비됐다. 지난 9월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국가 AI 전략을 최종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20명 안팎의 민·관 전문가가 8개 분과와 3개 소위원회로 나뉘어 활동하며, 향후 AI 정책·예산·규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부처 차관급으로 구성된 CAIO(Chief AI Officer) 협의회도 설치돼 전략 집행력을 강화한다. 전략위원회가 방향을 세우면, CAIO 협의회가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 배치를 책임지는 구조다. 임 부위원장은 “AI 전략위원회가 정책의 수문이라면, CAIO 협의회는 실제 물길을 여닫는 장치이자 ‘실행 엔진’”이라고 설명했다.임 부위원장은 AI 경쟁의 본질이 기술·데이터·자본의 양적 확보가 아니라 ‘지식 리더십’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 자리 잡은 “우린 안 된다”, “소버린 AI는 불가능하다”, “GPU도 없고 인재도 없다”는 인식부터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을 가진 나라이고, 유일하게 자체 문자를 만든 민족이며, 반도체부터 모델·서비스까지 풀스택을 갖춘 국가”라며 “‘할 수 있다’는 지식 리더십을 회복해야 상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한국 사회 전체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AX(AI 대전환)에 대해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레거시 시스템, 고착된 관행과 조직의 관성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부위원장은 “AX에는 대규모 예산보다 인내가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국가 성장 동력을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내년 1월부터 한국은 EU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AI기본법’을 시행하는 국가가 된다. 강화된 AI 안전성 검사, 고영향 AI 규정, 투명성·워터마크 표시 의무, 데이터·저작물 사용 규제의 단계적 개편 등이 도입된다. 정부는 시행령 제정과 법·제도 정비를 병행해 AI 발전 속도에 맞춰 규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임 부위원장은 “AI 혁신을 가로막지 않도록 규제의 사각과 과잉을 모두 살펴보겠다”고 밝혔다.강연의 마지막에서 임 부위원장은 AI를 비행기에 비유했다. “수백 톤의 비행기가 왜 나는지 과학적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어도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한다”며 “AI도 마찬가지로, 작동 원리를 100% 이해하지 못해도 우리에게 전혀 다른 시야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35th SRE][Best Report]미국 우선주의와 중국 공급과잉에 직면한 주요 그룹 이슈: SK·롯데·LG·포스...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다음은 36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베스트 리포트 부문 2위를 차지한 ‘미국 우선주의와 중국 공급과잉에 직면한 주요 그룹 이슈: SK·롯데·LG·포스코’ 리포트 요약본이다. (왼쪽부터) 리포트를 작성한 송동환, 신호용, 문아영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SK그룹은 반도체 부문이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2024년 25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반도체 부문은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로 그룹 전반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배터리와 화학 부문은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면서 저조한 실적이 이어졌다. 배터리 부문은 수요 성장세 둔화와 미국 정책 변화로, 사업 환경 개선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전방수요 둔화와 공급경쟁 심화가 나타나며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SK그룹은 2025년에도 반도체 부문의 개선된 이익창출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자산매각 등을 통한 비영업현금흐름 유입이 지속되며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 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부진한 실적이 장기화될 경우 신용도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그룹은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며, 그룹의 재무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그룹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으나, 비우호적 수급환경 조성으로 2022년 이후 3개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24조8000억원 규모에서 2024년 말 37조8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며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석유화학 등 주요 사업의 부정적 사업환경을 감안하면 높아진 채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장기적인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그룹의 높아진 채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LG그룹 석유화학 부문은 2023년 이후 영업적자를 시현하며 부진한 실적 추이를 보이고 있다. 최대 전방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며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2019년 이후 누적된 대규모 증설로 공급 부담이 가중되며 전반적인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가 크게 하락한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은 과거 대비 저조한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다. LG그룹은 배터리 부문의 투자 부담을 고려하면 높은 채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배터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에 설비 투자가 지속되면서 그룹 전체 순차입금은 2018년말 18조4000억원에서 2024년말 43조1000억원으로 134% 증가했다. 향후에도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예정으로, 이익창출력 대비 높아진 채무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철강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70% 내외를 창출하며 그룹의 이익창출력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2022년 이후 국내 건설경기 저하,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 확대에 따른 롤마진 감소 등 시황저하 상황이 지속되며 영업수익성은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부문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라 실적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투자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요 전기차 시장인 중국, 유럽, 북미지역에서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이 모두 둔화됐다.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한 이차전지소재부문 그룹사들의 경우 아직 투자가 진행중인 상황이거나, 가동 초기단계로 본격적인 매출 발생 전단계에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경우, 단기간 내 부문의 실적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약화된 이익기반과 이차전지소재부문의 투자 부담이 단기적으로 유지될 전망인 점을 감안하면 차입부담 증가추세는 불가피하다. 다만, 철강 부문에서 수익성 저하를 방어하고 있으며, 인프라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이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 저하를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6th SRE][Worst]신용 리스크 여전한 SK온, 시장 평가는 회복
-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SK온이 여전히 채권시장에서 냉정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전문가 상당수가 SK온의 현재 신용등급이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하며 신용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공모채 발행에 약 2년여간 나서지 않은 점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다만 지난해 ‘워스트레이팅’ 1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다소 내려가며 시장의 시각이 일부 개선된 모습이다.◇ SK온, 워스트레이팅 3위…작년보다 2계단 하락SK온은 36회 SRE에서 채권시장 전문가 222명 중 75명(33.8%)이 현재 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응답해 워스트레이팅 3위로 선정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SK온의 신용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평가한 75명 중 85%가 넘는 64명은 현재 등급보다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14.7%에 해당하는 11명은 상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줬다.직군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CA) 25명 전원이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비(非) 크레딧 애널리스트(비CA) 50명 중 39명도 같은 의견을 냈다. 즉 신용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의견은 모두 비CA에서 나온 셈이다. SK온은 34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13위로 진입했다. 이후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 돼 지난해 35회 조사에서는 1위까지 올랐다. 현재 한국기업평가(한기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 NICE신용평가(NICE신평)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SK온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SK온에 대한 채권시장의 우려가 여전한 것은 이차전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캐즘이 최근 일부 해소되긴 했지만 SK온은 최근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 개선 폭은 미미한 상황이다. SK온은 올해 3분기 통합법인 기준 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도 252%로 적정 수준을 웃돌고 있다.여기에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되는 변수가 추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공화당 주도로 의회를 통과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서명,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2032년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신·중고 전기차 세액공제를 9월 30일까지만 유지하기로 했다. ◇ 지난 2년 간 공모채 전무…시장 신뢰 반영 못해특히 SK온이 비교적 우량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간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던 점도 워스트레이팅 평가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SK온은 약 2년간 공모채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신용등급만 놓고 보면 충분히 시장에 도전해볼 만했지만, 부진한 실적과 재무 여건 탓에 투자 수요를 자신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SK온이 SK엔무브와의 합병을 마친 직후인 오는 19일 공모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SK온(A+)은 2년물과 3년물 공모채를 합쳐 총 1,500억 원 규모로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도 가능하도록 한도를 설정했다. 공모 희망 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에 -40~+4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수요예측은 오는 19일, 실제 발행은 27일로 예정돼 있다.SRE자문위원은 “SK온은 A+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모채 대신 사모채만 발행하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사실상 채권 발행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현 신용등급이 시장 신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다만 시장의 시각에는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SK온을 더 이상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향후 개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워스트레이팅 순위가 지난해보다 하락하고 현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부 제시된 점에서 확인된다. 실제 지난해 조사에서는 단 한 명도 SK온의 신용등급에 대해 상향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올해는 소수나마 등급 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이처럼 SK온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변한 것은 전기차 캐즘이 일부 해소된 상황에서 SK엔무브와의 합병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며 재무 부담을 덜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연간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온 SK엔무브가 흡수되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SK온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SK온은 지난 1일자로 SK엔무브와의 합병을 공식 완료했다. 지난 7월 30일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엔무브 이사회는 SK온의 SK엔무브 흡수합병안을 의결했다. SK온은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SK엔무브와의 합병 시너지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2000억원 이상의 추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발언대>이데일리 SRE 항목 중 하나인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은 국내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견해를 묻는 설문이다. 이데일리는 설문 분석의 공정성을 위해 워스트레이팅 상위 득표를 기록한 기업(계열)에 ‘발언대’ 형식으로 반론보도문을 요청해 왔다. 다음은 36회 SRE SK온의 발언대 전문이다.SK온은 지난해 11월 1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을 시작으로 올 2월 1일 SK엔텀, 11월 1일 SK엔무브와의 합병을 완료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총 1조 5천억 원 수준의 추가 EBITDA 창출이 기대되며, 2조 원 규모의 즉각적 자본 확충 효과도 누리게 됐다.재무 외에 기술, 사업적 측면에서의 시너지도 발휘될 전망이다. SK온은 SK엔무브의 액침 냉각 플루이드(Immersion Cooling Fluids) 기술과 자사 셀투팩(Cell-to-Pack) 기술을 통합한 패키지 설루션의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경우 배터리 원소재 트레이딩 등 비즈니스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배터리사업 원가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SK온 통합법인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와 배터리사업의 지속적 운영효율 및 원가경쟁력 제고를 통해 최근 2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SK온은 지난해 11월 5천억 원, 올 8월 2조 원 등 2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 및 재무건전성 제고 효과를 거뒀다. 운전자본 감축 등 현금흐름 개선 활동 역시 적극 추진하며 재무구조 강화에 나서고 있다.또 2025년을 기점으로 블루오벌SK, 현대차그룹 북미 JV 등 배터리사업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듦에 따라, 2026년부터는 Capex가 대폭 감소할 예정이다.시설투자 소요에 대해서도 미국 에너지부(DOE)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 ECA 파이낸싱 등 장기 저리 정책 자금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재무부담을 완화시키고 있다.지난 7월 통과된 미국 OBBBA에서 국내 배터리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45X)가 원안대로 유지됨에 따라, SK온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의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아울러 핵심 고객사의 미국 신규 완성차 공장(메타플랜트)이 올 상반기 가동에 돌입해 현지 생산 및 판매를 본격화하며, SK온 미국 공장도 수혜를 누리고 있다.그 결과 SK온의 올 1~3분기 누적 AMPC 수령액은 61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2.4% 증가했으며, 3분기만에 종전 연간 최대 금액인 2023년의 6170억원을 넘어섰다.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다소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SK온은 ESS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수익성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그 일환으로 ESS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에서 올 9월 플랫아이언(Flatiron)과 1기가와트시(GWh) 규모 ESS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 6.2GWh 물량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2026년 하반기 납품이 목표로, 기존 라인을 전환해 미국 내에서 ESS용 LFP 파우치셀을 양산할 계획이다.SK온은 지난달 말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플랫아이언 외 다수 미국 고객들과 최대 10GWh 이상 규모의 ESS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라 밝히기도 했다. ESS용 배터리 생산에 미국 내 합작법인(JV)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고객 수요에 적시 대응하고자 만전을 기하고 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36th SRE][Worst]신용등급 흔들리는 석화…상위권 ‘싹쓸이’
-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여천NCC를 필두로 석유화학 업체들의 신용등급 조정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업황 둔화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화업체들이 36회 SRE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주요 그룹 중에서는 여전히 롯데와 SK가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CJ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 여파로 다수 이름을 올렸던 건설사와 증권사들은 이번 조사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워스트레이팅 10위권에는 롯데건설만이 남았고, 증권사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36회 SRE 워스트레이팅 1위는 여천NCC가 차지했다. 지난 8월 대주주인 DL과 한화의 지원으로 부도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석화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현재 신용등급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천NCC는 지난해 석화업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도 워스트레이팅 6위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으나 올해 부도 사태를 겪으며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2위는 32회 SRE 이후 줄곧 3위권을 지켜온 CJ CGV가 차지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자회사로 편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익 개선이 미미해 우려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3위는 지난해 1위를 기록했던 SK온이 이름을 올렸다.워스트레이팅이란 기업별 신용등급 수준 적정성을 묻는 항목으로 회사채를 분석하고 운용하는 시장전문가들이 기업 펀더멘털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이 어디인지 응답하는 것이다. 2005년 시작한 SRE는 그동안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신용등급 거품(등급 쇼핑)을 지적했고 STX, 동양, 금호, 웅진, 대한전선, 한진해운, 현대상선(HMM), 두산 등 많은 기업 신용위험을 선제적으로 경고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당 기간 워스트레이팅 기업은 신용등급 고평가 기업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24회 SRE부터는 등급 적정성과 등급 방향성을 함께 묻고 있다.◇ 응답자 절반 이상 “여천NCC 신용등급 적절치 않아”여천NCC는 36회 SRE에서 총 222명 가운데 115명(51.8%)의 선택을 받아 현재 신용등급이 가장 적절하지 않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115명 중 여천NCC의 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선택한 인원은 4명에 불과한 반면 등급 하향 의견은 11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여천NCC의 현재 등급이 실제 신용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준다.세부적으로 보면 크레딧애널리스트(CA)는 총 72명 중 47명(65.3%)이 여천NCC의 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봤다. 특히 47명 모두 등급하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비(非) 크레딧애널리스트(비CA)의 경우 150명 중 68명(45.3%)이 여천NCC 등급에 의문을 표했다. 이 중 64명이 하향, 4명이 상향 의견을 남겼다.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씩 출자해 설립한 여천NCC는 나프타를 열분해해 석화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업체다. 한때 조(兆)단위 영업이익을 내는 등 알짜기업이었으나 중국발 공급과잉 사태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지난 2022년부터는 4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운영자금 부족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다가 대주주의 긴급 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SRE자문위원은 “여천NCC의 워스트레이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신용 구조상 근본적인 문제가 반영된 결과”라며 “신용등급 조정 속도가 시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2위는 지난 34회 SRE부터 2위를 유지하고 있는 CJ CGV가 차지했다. 득표수는 85표, 득표율은 38.3%를 기록했다. CJ CGV는 지난 30회 워스트레이팅 7위에 이름을 올린 이후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으며 31회와 32회에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3회에서 3위로 잠시 내려갔지만 34회에서 2위에 오른 이후 3년 연속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용리스크 해소 못하는 CJ CGVCJ CGV가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이후 멀티플렉스 산업 전반의 침체뿐 아니라 무리한 해외투자 실패로 적된 손실이 재무부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SRE자문위원은 “CJ 올리브네트웍스를 흡수합병하며 일시적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듯 보였지만 본업의 적자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이 기대감으로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됐지만 적자가 이어지면서 그 효과가 희석됐다”고 말했다.지난해 1위였던 SK온은 올해 총 75표(33.8%)를 득표해 두 계단 내려온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신용등급 상향의견이 눈에 띄게 늘어나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75명 중 11명이 SK온의 신용등급 상향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 지난해 단 한 명도 상향 의견을 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시각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SK온은 34회 SRE 워스트레이팅에서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13위로 진입했다. 이후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돼 지난해 35회 조사에서는 1위까지 올랐다. 올해 순위가 내려간 것은 캐즘이 일부 해소되면서 실적이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SK온은 올해 3분기 통합법인 기준 1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SRE자문위원은 “SK온은 ‘A+’ 등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채권 발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용등급이 시장 신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건설·증권 사라지고 석화가 지배36회 SRE에서는 워스트레이팅 40개 기업 가운데 19개사가 신규로 편입됐다. 32회에 5개사, 33회에 8개사, 34회에 12개사, 35회에서 16개사가 새로 편입된 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수치다. 36회에서는 지난해 위험 신호가 감지됐던 석화 업종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지난해 10위권 내에 다수 포진했던 증권사들은 자취를 감췄다.실제 워스트레이팅 10위권 내에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LG화학, 효성화학 등 석화업체 4곳이 포함됐다. 여기에 석화업체를 모회사로 둔 SK온까지 더하면 총 5곳으로,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이 석화 및 이차전지 업종에 속한다. 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이 올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은, 석화업계 전반의 침체가 그만큼 깊어졌다는 것을 방증한다.20위권에도 한화솔루션(13위)과 HD현대케미칼(15위), SK지오센트릭(16위), LG에너지솔루션(20위) 등 다수가 포진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내년을 기점으로 석화업체들의 신용등급 줄하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PF 위기로 워스트레이팅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건설사와 증권사들은 대부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거나 자취를 감췄다. 건설사 중에서는 롯데건설(4위)을 제외하고 10위권 내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20위권 안에 있었던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각각 23위, 34위로 하락했다. 증권사는 40위권 내에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PF 시장이 연착륙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련 업종의 신용 불안이 완화된 결과로 풀이된다.응답자 모두가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고 투표한 곳은 SLL중앙, CJENM, SK이노베이션, 이랜드월드, 코리아세븐, 동화기업, 포스코, 세아베스틸지주·세아제강 등이다. 그룹사 중에서는 단연 롯데그룹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롯데건설(4위)을 비롯해 롯데케미칼(5위)과 롯데하이마트(6위)가 뒤를 이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5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고, 롯데케미칼은 전년 11위에서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특히 롯데하이마트는 이번 조사에서 신규로 워스트레이팅 명단에 포함되자마자 6위에 오르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워스트레이팅 기업 어떻게 선정하나워스트레이팅 후보군은 ‘AAA~BBB-’ 사이 투자적격등급을 보유한 기업 가운데 40개사를 선정한다. 후보군 선정은 직전 설문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기업(계열)은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유지한다. 자문위원단 의견을 취합해 △발행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이거나 △시장의 관심이 큰 기업 △최근 등급 변동이 있었거나 평가사간 등급이 다른 기업 △채권 수익률(MIR)과 신용등급간 괴리가 있는 기업 위주로 추린다. SRE 설문에서는 40개 후보군 가운데 응답자별로 5개 이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기업에 한해 등급 방향을 추가로 표기한다.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에 각각 표기하는 방식이다. 평가사별 등급이 다른 스플릿 기업의 경우 높은 등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 낮은 등급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면 ▼를 선택하면 된다. 이번 설문에 새롭게 포함된 후보군은 롯데하이마트와 삼척블루파워, 한온시스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SK지오센트릭, 호텔신라를 포함해 총 19개사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6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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