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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 캔서엑스 가입…온디바이스 AI 암 진단기기, 해외공략 본격화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노을(376930)이 ‘캔서엑스(CancerX)’ 가입을 발판 삼아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암 진단 제품을 앞세워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이뤄낼지 주목된다.캔서엑스 멤버 구성에 노을이 포함돼 있다. (자료=CancerX)21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노을은 지난달 암 정복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 파트너십인 ‘캔서엑스(CancerX)’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캔서액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현재 캔서엑스에 참여 중인 국내 기업으로는 △딥바이오 △랩지노믹스(084650) △루닛(328130) △싸이토젠(217330) △HLB(028300) △HLB파나진(046210) △엔젠바이오(354200)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젠큐릭스(229000) △지씨셀(144510)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등이 있다.노을 관계자는 “노을은 지난달부터 캔서엑스에 가입하고 캔서 문샷 이니셔티브의 핵심 파트너로서 협력하게 됐다”며 “암과 디지털 헬스 분야의 선도 기업들과 손을 잡고, 캔서 문샷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우선순위와 실천 방안을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암진단·치료 분야의 기관·기업들과 교류하면서 암치료에 중요한 진단기술을 개발해 암정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노을, 캔서액스 파트너 중 첫 온디바이스 AI의료 기업노을이 캔서액스 파트너로서 갖는 차별성은 ‘의료 분야 최초 온디바이스 AI의료 기업’이라는 점이다. 노을은 이러한 강점을 살려 캔서액스를 통해 자사의 다양한 암 진단 제품을 해외에 소개할 방침이다. 노을 관계자는 “미국내 이해관계자들에게 노을의 온디바이스 AI, 고체염색 기술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암 제품을 소개하는 통로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노을은 캔서엑스에서 의료 분야 최초 온디바이스 AI 의료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온디바이스 AI 기술은 기기 내에서 AI를 구현하는 기술로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기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한다. 클라우드 기반 AI보다 작업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낮다는 강점이 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끊어져도 구동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기술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진단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시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노을의 AI 기반 혈액·암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은 고체염색 기술에 온디바이스AI 기술을 결합해 암 진행 단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노을의 고체염색기술은 사용자의 숙련도와 상관없이 암세포와 암조직의 균일한 염색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또 마이랩 장비에는 엔비디아 칩셋이 내장돼 있어 온디바이스 AI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개발도상국 타기팅한 마이랩, 엔데믹 오자 수출 ↑노을의 마이랩은 의료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선진국보다는 의료 인프라가 미흡한 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마이랩이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활용한 것도 언제 어디에서나 적은 전력으로 암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노을은 대부분 진단업체와 달리 엔데믹으로 인한 실적 타격이 크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혜를 입고 엔데믹으로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진단업체들과 달리 노을은 엔데믹으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노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연됐던 수출이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4.5% 급증했다. 아프리카 지역 내 말라리아 진단제품인 ‘마이랩 MAL(miLab MAL)’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금융투자업계에선 노을의 매출이 앞으로 3년간 이와 비슷한 추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6년에는 흑자 전환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노을의 이번 캔서엑스 가입이 암 진단 제품의 해외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개발도상국뿐 아니라 북미 시장 등 수출 지역이 다변화될 여지도 있다. 캔서엑스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기관과 교류하며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암진단 R&D 강화 조직 신설…바이오마커도 연구노을은 말라리아 진단뿐 아니라 혈액분석 솔루션과 자궁경부암 솔루션 보급에도 힘쓸 계획이다. 자궁경부세포 진단제품 ‘마이랩 CER 카트리지(miLab CER Cartridge)’뿐 아니라 면역화학조직(Immunohistochemistry)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처방을 결정하는 바이오 마커 분석 기술도 연구 중이다.노을의 AI 기반 혈액·암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과 이를 구동 중인 연구원들의 모습 (사진=노을)노을은 지난해 4분기 암 진단 분야 연구개발(R&D)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으로 ‘항암 그룹(Oncology Group)’을 신설했다. 항암 그룹은 노을의 세포·조직 염색 기술을 바탕으로 AI 암진단에 대해 연구개발하는 전담 조직으로, 암진단 제품개발 부서와 암진단 신기술 연구부서로 구분돼 있다.노을 관계자는 “Oncology Group은 AI 전문가와 박사를 포함한 바이오 또는 바이오공학을 전공한 연구원들, 임상병리 전문가들로 구성해 임상과 AI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며 “향후 의과학자(MD) 등의 채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답정너' 트와이스, '10연속 히트' 미션도 '예스!'[김현식의 서랍 속 CD]
- 트와이스 ‘예스 오어 예스’ 쇼케이스(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트와이스(TWICE·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가 2018년 11월 5일 발매한 6번째 미니앨범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입니다. 트와이스가 앨범 발매 당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언론 쇼케이스를 열었을 때 받은 CD입니다.‘예스 오어 예스’는 트와이스가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며 쉴틈 없는 ‘열일’(열심히 일하다의 준말) 행보를 이어갈 때 내놓은 앨범입니다. 트와이스는 2018년에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왕성한 음반 활동을 펼쳤는데요. 일단 국내에서는 ‘예스 오어 예스’를 내기 전인 4월과 7월에 각각 5번째 미니앨범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와 스페셜 앨범 ‘써머 나이트’(Sumer Night)를 냈고요. 12월에는 3번째 스페셜 앨범 ‘디 이어 오브 예스’(The year of YES)를 추가로 선보였습니다. 그 해 일본에서도 싱글 2장, 정규 앨범 1장, 리패지키 앨범 1장을 내고 바쁘게 내달렸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무려 8장의 음반을 발매했던 건데요. 워낙 바쁜 나날을 보내며 연일 이슈를 뿌리던 트와이스였기에 언론 쇼케이스 땐 체력 관리는 잘하고 있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죠. 당시 팀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모모는 “먹는 걸 좋아하는 멤버가 많다. 잘 먹고 다니고 있으니 건강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답변으로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습니다.‘예스 오어 예스’는 트와이스가 한창 강력한 음원 파워를 자랑하던 시기에 발매한 앨범이기도 하죠. 앨범에는 ‘예스 오어 예스’, ‘세이 유 러브 미’(SAY YOU LOVE ME), ‘라라라’(LALALA), ‘영 앤드 와일드’(YOUNG & WILD), ‘선셋’(SUNSET), ‘애프터 문’(AFTER MOON), ‘BDZ’ 한국어 버전 등 총 7개의 트랙을 수록했는데요. 트와이스는 수록곡 중 앨범과 동명의 곡인 ‘예스 오어 예스’를 ‘10연속 히트’를 달성하기 위한 타이틀곡으로 내세웠습니다.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 / 하나만 선택해 어서 YES or YES - ♩’앨범 타이틀곡인 ‘예스 오어 예스’는 당찬 사랑 고백을 주제로 다룬 신스팝 장르 곡입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넌 ‘예스’라고 대답만 하면 된다고 말하며 ‘답정너’ 스타일로 고백하는 상황을 표현한 노랫말이 재미 포인트인 노래죠. 가사는 트와이스와 꾸준히 호흡을 맞춘 심은지 작사가가 썼습니다. 작곡은 트와이스의 ‘하트 셰이커’(Heart Shaker)를 쓴 데이비드 엠버와 앤디 러브가 맡았는데요. 신스팝 사운드에 모타운, 레게, 아레나 팝 요소 등을 가미해 트와이스 특유의 매력에 걸맞은 활력 넘치는 곡을 완성시켰습니다.나머지 곡들 중에서는 멤버들이 작사에 참여한 곡들이 눈에 띕니다. 정연이 ‘라라라’를, 지효가 ‘선셋’을 단독 작사했고, 채영은 ‘영 앤드 와이들’ 작사에 참여했습니다. 이 중 우선 ‘라라라’는 바쁜 일상은 잠시 잊고 밤새도록 음악을 들으며 춤추며 즐기자는 메시지를 주제로 다룬 발랄한 레트로풍 댄스 곡입니다. 정연은 작업기를 돌아보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음악이다’라는 이야기를 가사에 풀어냈다”며 “이 노래를 듣고 많은 분이 힘을 내셨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선셋’은 멤버들의 시원시원한 보컬과 레트로 신스팝 사운드가 인상적인 미디움 템포 곡인데요. 지효가 쓴 가사에는 노을처럼 붉게 타오르는 사랑의 감정이 녹아있습니다. 이 곡에 대해 지효는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갔을 때 노을을 보며 가사를 쓴 곡”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영 앤드 와일드’는 ‘힙’한 비트와 랩 가사가 매력적인 곡인데요. ‘아직 젊고 아름답기에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자유롭게 행복을 찾으며 즐겁게 살자’는 메시지가 곡의 주제입니다. 채영은 “힘들어도 이 상황을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은 가사로 저희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건네고 싶었다”고 했죠. 트와이스는 앨범 활동에 나선 뒤 타이틀곡 ‘예스 오어 예스’를 인기곡으로 만들어내며 ‘10연속 히트’에 성공했습니다. ‘예스 오어 예스’는 멜론 일간차트에서 6차례 정상을 찍었고요. 차트에 258일 연속 진입하면서 이듬해까지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편 ‘예스 오어 예스’를 낼 땐 트와이스가 데뷔 3주년을 맞은 시점에 낸 앨범이었는데요. 이들은 어느덧 햇수로 데뷔 10년차 걸그룹이 되어 지난 23일 13번째 미니앨범 ‘위드 유-스’(With YOU-th)로 컴백했습니다. 이젠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삼아 글로벌 ‘원스’(팬덤명)와 만나고 있기도 하죠. 트와이스는 현재 5번째 월드투어에도 한창인데요. 계속해서 잘 먹고 다니며 건강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길 응원하겠습니다.
- 비극까지 지켜낸 남한산성…굴곡진 성벽따라 역사 걷기[여행]
- 남한산성을 찾은 등산객들[경기 광주=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은 아름다운 산세와 유려한 성벽이 한데 어우러져 호젓한 걷기 여행이 제격인 수도권 명소다. 조선시대엔 수도 한양을 지키던 난공불락의 요새였지만 지금은 언제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넉넉한 품을 열어두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이 물러가는 시기에 맘 편히 다녀오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200여 개에 달하는 문화재를 품은 산성의 옛이야기에 관심을 둬보자. 약간의 지적 호기심만 발휘하면 된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으로 ‘동거춘래(冬去春來)’ 여행을 떠나보자.◇적 공격에 맞서 47일간 사투 벌인 역사의 현장남한산성 성곽길을 걷는 등산객.1626년(인조 4년)에 축성을 마친 남한산성은 해발 480m가 넘는 험준한 지형에 구축된 철옹성이었다. 조선의 16대 왕 인조는 병자호란 당시 이곳에서 47일간 청나라의 공격에 맞섰다. 종당엔 내부 물자가 바닥나면서 투항했지만, 전력의 열세를 무릅쓴 항전이 가능했던 건 방어력을 극대화한 남한산성의 덕이 컸다. 지금도 직접 마주한 남한산성에선 험준한 산세와 어우러진 단단한 모습에서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쳐들어온 적들의 난감했을 얼굴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남한산성의 기원은 따져보면 거의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672년 통일신라 문무왕 때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해 산성을 지은 것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실제로 남한산성 행궁 터에서는 발굴 중 통일신라 시대 기와와 석축이 출토되기도 했다.축성 10년 후인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쫓기듯 급히 움직인 탓에 물자는 부족했고 병력도 열세였다. 네덜란드제 홍이포를 앞세운 청의 거센 공격을 47일 동안 견뎌내던 인조는 추위와 굶주림에 결국 성문을 열고 나와 삼전도에서 항복하기에 이른다.남한산성의 성곽 길이는 12㎞에 달한다. 단 하루 만에 주파하기 쉽지 않은 거리다. 산행 전, 현지 문화관광해설사의 집에 들러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를 묻자 바로 ‘1코스’라는 답이 돌아왔다. 산성로터리에서 출발해 북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남문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다. 걷기에 편하고 날씨만 좋으면 한눈에 서울의 전망을 볼 수도 있단다. 길이는 약 3.8㎞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2021년 해체·보수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1월 재개방된 남한산성 북문.산성로터리를 출발해 카페와 식당이 모여 있는 거리를 지나 450m 정도를 오르니 북문이 나타났다. 2021년 해체·보수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1월 재개방된 북문은 원형을 충실하게 살린 깔끔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1779년(정조 3년) 개축하면서 북문은 전승문(全勝門)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다시는 전쟁에서 패하지 말자’는 의미를 담았다.남한산성 서문. 산성 4대문 중 규모가 가장 작다.북문에서 1㎞ 떨어진 서문부터는 성 밖으로 펼쳐진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엔 서문 전망대에서 한강과 잠실 롯데타워, 멀리 남산까지 볼 수 있다.인조는 남한산성에 들어올 때 가장 크고 넓은 남문(지화문)을 통했으나, 청나라에 항복하러 갈 때는 가장 작은 서문으로 나갔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묵묵히 내려다봤을 서문 앞에 서니, 좁디좁은 입구가 처량한 인조의 가슴을 더욱 움츠리게 했을 것만 같다.지휘와 관측의 군사적 목적으로 지은 수어장대.서문에서 700m 정도 내려가면 나오는 수어장대는 지휘와 관측의 군사적 목적으로 지었다. 장수가 지휘를 위해 높은 곳에 세운 건물을 장대라고 하는데 남한산성 장대 5곳 중 유일하게 남아 있다. 인조 때 단층이던 수어장대는 영조 대에 이르러 2층으로 개축하면서 지금의 화려함에 웅장함을 갖추게 됐다. 인조가 겪은 시련과 8년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효종의 원한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지시해 걸어두었던 무망루(無忘樓) 편액은 수어장대 오른편 보호각에서 볼 수 있다.청량당의 전경수어장대 근처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호인 청량당이 있다. 남한산성의 동남쪽을 책임졌던 이회의 넋을 위로하는 사당이다. 축성 당시 이회가 워낙 꼼꼼하게 쌓아서 기일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했고 공사비도 부족했다. 공사비를 횡령했다는 누명을 쓴 이회는 참수형을 당했다. 이회는 처형 전, 자신이 무죄라면 매가 날아올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정말 매가 날아와 그의 죽음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후에 누명이 벗겨지고 그가 쌓은 부분의 공사가 가장 잘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운 그의 넋을 기리고자 사당을 지은 것이 청량당이다. ◇춤추듯 유려한 성곽 따라 쭉쭉 뻗은 청송남한산성 서문에서 남문으로 가는 길. 마치 용이 산을 감싼 듯한 모습이다.수어장대에서 남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1코스의 하이라이트다. 콘크리트로 잘 닦인 도로 대신 성곽을 따라가면 산등성이를 감싸며 춤을 추는 듯 유려한 곡선을 뽐내는 성벽이 쭉쭉 뻗은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져 있다. 바삐 지나다 눈앞에 펼쳐진 이곳 풍경을 보면 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인생샷을 위해 일행들끼리 서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남한산성 남문에서 서문 방향으로 오르는 등산객.남한산성은 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소나무 숲을 갖고 있다. 이곳에 고목이 많고 나무가 무성한 것은 1927년 성내 벌목을 막고 황폐해진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주민들이 나무를 지키자는 ‘금림조합’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솔바람을 맞으면서 남한산성을 걷게 됐다. 남문(지화문)은 왕이 다니는 문답게 남한산성 4대 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하며 유일하게 현판이 남아 있는 문이다. 지금도 성남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1㎞를 더 내려가면 남한산성 행궁이 나온다. 왕의 업무 공간으로 쓰인 남한산성 행궁의 외행전.남한산성 행궁은 전시에 지어진 왕의 임시 거처로 병자호란 당시 임시궁궐로 사용됐던 곳이다. 임시로 지은 별궁인 탓에 서울 4대 고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곳곳에 왕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내부에는 왕의 침소인 내행전과 집무를 보던 외행전을 비롯해 정전, 영녕전 등 역대 왕의 신위를 모신 사당도 있다. 남한산성 행궁의 정문에 해당하는 누각인 한남루행궁의 정문에 해당하는 한남루는 2층 구조로 정조 22년에 광주 유수 홍억이 행궁의 대문이 번듯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해서 세웠다고 전해진다. 한남루의 주련(기둥이나 벽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글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비록 원수를 갚아 부끄러움을 씻지 못할지라도, 항상 그 아픔을 참고 원통한 생각을 잊지 말지어다”병자호란의 뼈아픈 역사가 담긴 남한산성 행궁과 산성은 예약을 하면 해설사와 동행하며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비용은 무료, 단 인원이 10명 이상일 때에만 신청 가능하다. 경안천생태습지에서 월동 중인 고니들.남한산성을 둘러본 뒤엔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경안천생태습지도 가볼 만하다. 팔당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오염을 막기 위해 조성한 인공저수지로 멸종 위기종인 금개구리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겨울엔 천연기념물 고니가 찾는 월동지로, 노을이 질 때 방문하면 장엄한 주홍빛을 배경으로 헤엄치는 고니 모습을 찍으려는 사진가들의 장사진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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