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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3' 대망의 톱10 결정전…안성훈X정서주X오유진 뭉친다
  • '미스트롯3' 대망의 톱10 결정전…안성훈X정서주X오유진 뭉친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TV조선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사상 최초로 혼성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찾아온다.‘미스트롯3’오는 15일 방송되는 TV조선 ‘미스트롯3’ 9회는 대망의 TOP10 결정전인 5라운드가 막이 오른다. 준결승전을 향한 마지막 관문인 5라운드는 1차전 삼각대전과 2차전 라이벌 매치로 진행된다.‘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 사상 최초로 혼성 컬래버레이션 무대인 삼각대전이 지상 최대 트롯쇼에 걸맞게 화려하게 펼쳐진다. ‘미스터트롯2’ TOP7인 안성훈, 박지현, 진해성, 나상도, 최수호, 진욱, 박성온이 예비 트로트 여제들과 3인 1조로 무대에 서는 것.5라운드부터는 그야말로 벼랑 끝 승부다. 추가 합격이 없다. 4명은 무조건 탈락, 단 10명만이 TOP10이 돼 준결승전에 올라간다.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혼성 컬래버레이션 무대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예정. 특히 ‘쓰리진’의 만남이 성사되며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미스터트롯2’ 영광의 진 안성훈과 3, 4라운드 연속 진인 ‘첫눈 보이스’ 정서주, 2라운드 진인 ‘러블리 트롯퀸’ 오유진이 어벤져스를 결성한다. ‘쓰리진’ 안성훈, 정서주, 오유진이 보여줄 레전드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녹화 당시 무대를 마친 후 ‘미스트롯3’ 진정한 상위 포식자인 정서주가 눈물을 보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쓰리진’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도 궁금증을 안긴다.뿐만 아니다. ‘미스터트롯2’ 선인 박지현과 ‘정통 트롯 강자’ 나영, ‘명품 끼 패키지’ 김소연, ‘미스터트롯2’ 미인 진해성과 ‘해남 처녀 농부’ 미스김, ‘트로트 임수정’ 염유리의 무대도 공개된다.‘미소천사’ 나상도 & ‘고막 여친’ 정슬 & ‘난초 보이스’ 곽지은, ‘밀크보이’ 최수호 & ‘사이다 고음’ 천가연 & ‘폭포수 보이스’ 김나율, ‘실크미성’ 진욱 & ‘꺾기 인간 문화재’ 배아현 & ‘나로호 6단 고음’ 복지은, ‘두 감성천재의 만남’ 박성온&빈예서 그리고 ‘기적의 불사조’ 윤서령까지 특별한 합동 무대가 찾아온다.TV조선 ‘미스트롯3’ 9회는 오는 15일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2024.02.14 I 김가영 기자
김희선의 진심, 현대미술 거장 6인 움직이다
  • 김희선의 진심, 현대미술 거장 6인 움직이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박서보 선생님은 젊은 시절부터 고령의 나이가 된 지금까지도 언제나 한국미술의 ‘힙’함을 담당하는 살아있는 전설답다. 여전히 도전 정신이 넘치고,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우리 선생님은 영화 ‘자이언트’의 ‘제임스 딘’을 떠오르게 했다.”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배우 김희선이 바라본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작가의 모습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에 대해서는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의 마술사 같다며 영화 ‘시네마 천국’의 ‘필립 느와레’가 생각난다고 했다. 원로 조각가 박석원 작가를 만나보고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의 마력을 지녔다며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의 ‘로빈 윌리엄스’ 같은 분이었다고 칭했다. 김희선이 데뷔 후 처음으로 아트 콘텐츠 디렉터로 변신했다. 뚯깊은 30주년을 만들기 위해 작가 섭외와 구성까지 직접 발로 뛰며 전시를 기획했다. 거장들을 설득하기 위해 때로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 작업실을 찾아가 직접 전시 의도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게 박서보, 이우환, 박석원, 김강용, 강형구, 이이남 등 현대미술 거장 6인을 한자리에 모았다. 오는 10월 15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열리는 ‘현대 미술 거장 6인-ATO; 아름다운 선물’전에서다. 김희선의 노력은 이들 거장의 작품 130여점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최근 더현대 서울 ALT.1에서 만난 김희선은 “든든한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혼자서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훌륭한 그들의 작품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말했다. 그는 “50년 이상 한 길만 걸어온 선생님들 덕에 많이 배우고 겸손해졌다”며 “이들의 깊은 작품 세계가 관람객들에게도 선물처럼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배우 김희선이 강형구 작가가 그린 자신의 자화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드라마 출연 계기 미술에 관심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한명 한명이 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이다. 박서보와 이우환은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앞당기며 세계미술의 정상에 선 작가들이다. 박서보는 국내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인물로 대표작 ‘묘법’ 시리즈를 통해 단색화 고유의 특성과 개성을 국제 미술계에 소개했다. 이우환 역시 국내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등의 작품이 유명하며 국내 생존 작가 중 작품 가격이 가장 높은 작가로 꼽히고 있다.‘적의’ 시리즈로 유명한 원로 조각가 박석원은 한국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돌, 쇠, 나무 등 자연을 근원으로 하는 재료의 순수한 물성에 축적의 기법을 더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벽돌화가’ 김강용은 일찍부터 벽돌 시리즈 작업을 해왔다. 벽돌을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그것을 다시 인식하고, 숙고하게 만든다. 김 작가는 “우연히 벽돌 더미를 봤는데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모여 벽돌을 이루고 있었다”며 “작은 한 사람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서양화의 거장 강형구는 극사실주의 화법을 구사한다. 빈센트 반 고흐, 앤디 워홀,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까지 한 시대의 아이콘을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작품에 담아왔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김희선의 자화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그가 동양 미인을 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 작가는 “그간 수많은 얼굴을 그려왔는데 동양 미인들을 그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전시 기간 전시장 한켠에서 라이브로 그림을 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이남은 포스트 백남준 작가로 불리며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디지털 기술과 동서양 고전을 절묘하게 접목한 미디어 아트로 현대 미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가 된 폭포’를 비롯해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을 소재로 한 ‘평화의 길목’ 등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시가 된 폭포’에 대해 “DNA 정보를 폭포로 형상화한 작품”이라며 “실제와 가상이 섞여있는 문자가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배우 김희선이 김강용 작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한명 만나기도 힘든 이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건 아트 디렉터 김희선의 힘이었다. 2017년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서 우아진 역을 맡으면서 미술 전시와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전시를 기획하는 2년여간 부지런히 국내외를 오갔다. 이우환 작가를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김희선은 “작가님의 작업실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도 대접해 주셨다”며 “따님이 내가 출연한 드라마 ‘토마토’를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며 반가운 마음을 내비쳤다.6명의 작가를 직접 만나본 그가 작품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꼽은건 ‘순수함’이다. 김희선은 “작가님들이 정말 순수하시더라”며 “오로지 그림만 생각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전시를 기획하는 모든 순간이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며 이 벅찬 감정을 관람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이우환 작가의 ‘점으로부터’(사진=에이치아트이엔티).박석원 작가의 ‘적’ 시리즈(사진=에이치아트이엔티).
2023.10.05 I 이윤정 기자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올해 가본 최고의 '폭포 7'
  • [여행]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올해 가본 최고의 '폭포 7'
  • 전북 완주의 위봉폭포(사진=강경록 기자)[글·사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 물줄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폭포의 또 다른 매력은 ‘공기의 비타민’으로도 불리는 산소 음이온이 많이 발생한다는 점. 그래서 폭포를 보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을 가뿐하게 다스릴 수 있다. 폭포는 주로 깊은 숲과 계곡을 지니고, 그 끝을 따라가자면 큰 강과 바다가 이어져 있어 에어컨이나 냉장고는 흉내 내지 못할 청량감과 장쾌함을 느낄 수 있다. 올해 이데일리가 다녀온 폭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폭포들을 모아 소개한다.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삼척 ‘미인폭포’강원 태백에서 삼척으로 넘어가는 38번 국도인 통리재길. 이 고개를 넘어가면 통리협곡이 있다. 흔히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한다. 생성 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비슷해서다. 사실 과장된 표현이다. 그렇다고 못 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미인폭포가 있어서다. 이 폭포는 삼척이 그동안 꼭꼭 숨겨온 곳. 오랜 시간 첩첩이 쌓인 퇴적암의 수직 바위를 타고 옥빛 물줄기가 쏟아진다. 그 비단처럼 우아한 자태의 모습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미인’(美人)이다.강원도 삼척의 미인폭포하늘에서 바라본 삼척 미인폭포폭포는 그 이름처럼 여성적이다. 대부분의 폭포가 굵은 물줄기로 우르릉대며 쏟아져 남성미를 과시하는 데 반해, 미인폭포는 가녀리고 우아한 미인의 자태를 보여준다. 50m 높이의 적벽 협곡 사이를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아래쪽의 바위를 타고 분수처럼 갈라져 퍼진다. 맑은 날이면 벼랑 이곳저곳에는 드문드문 단풍이 반짝여 운치를 더해주고 흐린 날이면 안개나 구름으로 뒤덮여 신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폭포 아래 고여 있는 오묘한 물색이다. 마치 코발트 물감에다 우유를 부은 듯한 색감이다. 본디 석회암이 녹아 들어간 물색이 푸른빛을 띤다는데 그 색감이 더없이 이국적이다.강원도 삼척의 무건리 이끼폭포. 사진은 상단폭포인 제2폭포◇가장 깊게 숨겨진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강원도 삼척의 도계읍 무건리 이끼폭포는 아름다운 경관에 비해 유명세는 요란하지 않다. 폭포로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한 탓이다. 최고의 오지로 꼽히는 육백산(1200m) 자락인 두리봉과 삿갓봉 줄기 사이 깊숙한 협곡에 폭포가 있어서다.일단 폭포까지의 여정은 멀고 험하다. 대중교통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곳도 이끼폭포로 이어지는 임도까지다. 여기서 가파른 산길을 두발에 의지해 2시간여 발품을 팔아야 한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10여분쯤 우렁찬 물소리를 따라가면 폭포가 보인다.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처럼 생긴 폭포와 그 옆의 이끼가 가득한 폭포,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있는 폭포 등 크게 세 개의 폭포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강원도 삼척의 무건리 이끼폭포. 사진은 하단폭포인 제1폭포안내판에는 둥글고 너른 바위 위를 물이 치마처럼 흘러내리는 하단 폭포를 ‘제1 이끼폭포’, 바위 위의 깊은 협곡 안쪽에서 길게 떨어지는 상단 폭포를 ‘제2 이끼폭포’로 이름 붙여 놓았다. 평소에는 이렇게 물줄기가 이끼를 적시지만 비가 온 뒤에는 협곡의 곳곳에서 비단으로 만든 커튼을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물줄기가 퍼져 초록의 이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강원도 홍천 가령폭포◇더위 물러가는 웅장한 소리 압권인 홍천 ‘가령폭포’강원도 홍천과 인제의 경계에 솟은 백암산. 그 오지를 따라 내촌천이 흘러내린다. 이 계곡의 물길에 수묵화로 그려 넣은 듯한 운치 있는 폭포가 걸려 있다. 기암절벽에서 유연한 물줄기를 드리우고 있는 가령폭포다. ‘홍천 9경’ 중에 다섯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외지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가령폭포는 홍천의 내촌면에서 인제의 상남면으로 이어지는 451번 지방도로에서 불과 1.5㎞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한여름 행락객들이 몰리지만 않는다면 차로 폭포 앞의 절집 연화사까지 들어갈 수 있다. 거기서 초록의 터널 같은 부드러운 숲길을 따라 500m만 걸으면 폭포 아래 닿는다. 폭포로 이어지는 숲길은 한쪽은 맑은 계곡물이, 다른 쪽은 도열한 낙엽송이 늘어서 있는데, 20분 남짓의 거리가 짧아 아쉬울 정도다.하늘에서 본 강원도 홍천 가령폭포가령폭포는 짧은 산행 거리와 아담한 계곡의 규모와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다. 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폭포는 훌륭하다. 초록이 하늘을 가린 숲길을 걷다가 물소리에 놀라 문득 고개를 쳐들자 거기 폭포가 걸려 있었다. 폭포는 물을 쏟아내면서 바람까지 밀어내는데, 폭포 앞에 서자 폭포가 흩뿌리는 차가운 습기와 서늘한 바람으로 금세 땀이 식었다. 가령폭포는 인근 주민들만 알음알음 찾아오는 곳이라 평일이라면 한여름에도 인적이 드물다. 휴가철 피크 시즌만 피한다면 이렇듯 근사한 폭포를 독차지할 수도 있다.전북 완주의 위봉폭포◇판소리 명창도 이곳에서 득음한 완주 ‘위봉폭포’전북 완주 위봉산 자락에는 한적하게 즐기기 좋은 위봉폭포가 있다. 조선시대부터 완산 8경으로 명성이 높았던 폭포다. 높이 60m의 2단 폭포로 자체의 위용도 대단하지만, 주위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웅장해 풍류를 즐기는 가객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권삼득 선생이다. 우리나라 판소리 8대 명창으로 꼽히는 인물로, 조선시대 정조와 순조 때 활약했다.위봉사를 지나 작은 터널을 통과하자, 위봉폭포로 가는 길이 나온다. 표지목을 따라 나무덱 계단길로 내려가면 시선의 끝에 폭포수 줄기가 보인다. 폭은 넓지 않지만 높은 곳에서부터 각을 이루며 힘차게 흘러내리는 모습이 시원하다. 수량이 풍부한 여름이면 계단을 내려갈수록 점점 더 커지는 폭포 소리에 귀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위봉산을 찾았다가 폭포에 감탄하고 가는 이들이 많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사실 위봉폭포는 산에 들어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길에서 보는게 더 아름다운 폭포다. 길에 서서 건너편 산자락에 내걸린 위봉폭포를 마주하면 마치 멋진 산수화를 내건 병풍을 보는 것 같다.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광대 부부의 슬픈 전설 담긴 연천 재인폭포경기도 연천에는 제주의 천지연폭포와 비견되는 폭포가 있다. 바로 재인폭포다. 검은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의 웅장함이 천지연폭포와 비슷해서다. 재인폭포는 현무암을 뚫고 자라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한 협곡 끝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 약 18m의 폭포수가 너비 30m, 길이 100m의 소 위로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소의 길이도 무려 20m에 이른다. 다이아몬드 기둥처럼 떨어져 내리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소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가 거대한 동굴처럼 파인 현무암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좁은 바위 사이를 지나 곧은 기둥이 되어 쏟아지는 물소리가 그 모습만큼이나 경쾌하면서도 시원스럽다.재인폭포는 원래 평지였던 곳이 갑자기 움푹 내려앉으며 지장봉에서 흘러내리던 계곡물이 폭포를 이루게 되었다. 폭포는 지금도 보이지 않게 변화하는 중이다. 폭포의 물살이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를 조금씩 침식시켜 나갔고, 폭포도 조금씩 뒤로 물러앉게 되었다. 현재의 위치는 강변에서 350m 정도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변화는 자연의 순리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재인폭포가 얼마나 더 뒤로 멀어질지도 궁금해진다.경기도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천혜의 비경 품은, 포천 비둘기낭 폭포경기도 포천에는 은밀하게 숨어있는 비둘기낭폭포가 있다. 폭포는 길을 걷다가 숲속 절벽 아래로 내려서면 폭포가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고 협곡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폭포 주변으로 하식 동굴과 절리 등 수직 절벽이 채워졌다. 비둘기낭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두 가지 사연에서 비롯됐다. 예부터 비둘기들이 폭포 협곡의 하식 동굴과 수직 절벽에 서식했다는 얘기도 있고, 동굴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이어서 명명됐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비둘기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현무암 침식으로 폭포가 형성되어서인지 독특한 지형과 함께 청량한 비경을 자랑한다. 현무암 동굴에 감춰진 폭포의 모습이 더 운치 있다. 특히 비가 내리면 비둘기낭 폭포의 굵직한 아우성을 만드는데, 그 소리가 천둥소리만큼 크다. 여기에 현무암 절벽과 동물에 휩싸여 감춰진 폭포가 운치를 더한다.경기도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이 폭포는 한국전쟁 당시 수풀이 우거지고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마을 주민 대피 시설로 이용했다. 이후에는 인근 군부대에서 알음알음 휴양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폭포의 존재는 한탄·임진강지질공원이 정착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드라마의 명장면을 촬영한 포인트인 점도 한몫했다. 드라마 ‘추노’ ‘선덕여왕’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폭포 초입에 관련 포스터를 전시해놓았다.강원도 철원의 매월대폭포◇수정처럼 맑은 물이 또로록 ‘매월대 폭포’ 강원도 철원의 복계산에도 훼손되지 않은 청정 그대로의 폭포가 있다. 매월대 폭포다. 이 폭포는 등산로 입구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천천히 걸어도 10여분이면 넉넉히 닿는다. 폭포로 난 계곡은 작고 소담하다. 고만고만한 돌들 위로 초록 이끼가 내려앉았고, 그 사이로 수정처럼 맑은 물이 ‘또르르’ 굴러간다. 개다리소반에 맑은 약주 한 잔이 어울릴, 그런 풍경이다. 계곡에 들면 진한 초목의 향기가 풍겨온다. 세상 그 어느 유명 향수와도 바꾸지 않을 향이다. 복계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이곳 폭포에서 떨어진 물을 수통에 받아다 그대로 마셨다. 그 모습을 보곤 따라서 물을 받아 마셨다.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매월대폭포의 원래 이름은 ‘선암’(仙巖) 폭포. 폭포에서 약 200m 정도 오르면 마치 산을 뚝 잘라놓은 듯 40m의 층암절벽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을 ‘선암바위’라고 불렀고, 일명 ‘매월대’라고 했다.매월대폭포는 매월대와 사선으로 마주한 등산로 입구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폭포는 계곡을 닮았다. 작고 소담하다. 이리저리 물줄기를 휘돌리는 모양새가 앙증맞다. 폭포 앞 너럭바위는 앉아 쉬며, 주변 풍경을 눈에 담기 맞춤한 곳이다. 머리 위 진초록 나뭇잎 사이로 암봉 하나가 옹골찬 자태를 드러낸다. 좀처럼 보이지 않던 매월대다. 뒤집어 보면 매월대에 서야 폭포 전경이 한층 또렷하게 보인다는 뜻일 터. 폭포와 암봉은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다.강원도 철원의 매월대폭포
2022.08.20 I 강경록 기자
“광복절 맞아 독도 풍경과 파도소리를 VR로”
  • “광복절 맞아 독도 풍경과 파도소리를 VR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울릉도 해안도로에서 360도 카메라로 찍은 일출▲울릉도 해안도로에서 360도 카메라로 찍은 일출SK텔레콤이 광복절을 맞아 360도 카메라로 독도 망향대와 울릉도의 풍광과 소리를 담은 VR 여행콘텐츠 ‘신선배송’ 독도·울릉도편을 내놓았다.360도 VR카메라로 독도 망향대와 울릉도내 주요 관광지를 소개한 것이다. ‘점프VR’앱에서 여행 콘텐츠로제공된다. 진행자들의 설명을 줄이고 자연에 집중하는 힐링형 5G 기반 VR 콘텐츠로, 촬영 다음날 업로드해 ‘따끈따끈’한 현지 모습을 보여준다. ‘코로나19’와 장마로 여행지를 찾지 못하는데 여행지의 풍광과 함께 폭포수 및 소울음·벌레 등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독도 망향대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모습을 360도 카메라에 담았으며, 독도의 파도소리와 새소리 등을 전달한다. 또 울릉도의 해안 산책로와 바닷속 아쿠아리움인 ‘천부 해중전망대’ 등을 소개한다. ‘신선배송’은 지난 5월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 사내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담당 매니저들이 강원도 낙산사를 찾아 설명과 자막없이 바로 다음날 올렸던 VR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지금껏 총 6회의 ‘신선배송’이 탄생했다. ‘신선배송’ 시리즈 1회는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낙산사를 방문해 청량한 목탁소리를 선보였으며, 2회는 충남 당진의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서산목장 들판, 삼봉해수욕장에서 수레 국화밭과 해변동굴 등을 잔잔한 석양과 함께 보여줬다.이어 3회는 삼척 포카리 폭포로 알려진 미인폭포를 찾아 여름 휴양지에 맞는 청량감 넘치는 폭포 영상을 보여줬다. 4·5회는 123층 롯데월드타워 루프에 올라 잠실 야구장, 코엑스 등 주변 뿐 아니라 남쪽으로 분당과 판교 그리고 멀리 인천의 포스코 타워까지도 소개했다.‘신선배송’은 VR 헤드셋을 이용할 경우 ‘점프 VR’ 내의 여행 채널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는 5G ‘점프 VR’ 앱에서 볼 수 있다. 영상 프로듀싱 작업을 했던 SK텔레콤 김창현 매니저는 “망망대해에서 우뚝 솟아 있는 독도의 모습은 웅장했다”며 “앞으로도 전국 각지의 숨은 여행지를 찾아 360도 카메라에 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신선배송’의 인기는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VR콘텐츠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며 “현장감을 살리고,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실감미디어 제작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0.08.16 I 김현아 기자
 상서럽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폭포를 찾아가다
  • [여행] 상서럽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폭포를 찾아가다
  • 이른 더위에 장호해수욕장을 찾은 여행객삼척해상케이블카 장호역 산책로에서 바라본 장호항 바다와 기암괴석[삼척(강원)=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동해안 최남단 도시인 삼척. 경북 울진과 접한 해안 도시다. 수도권에서 보면 멀고도 외진 곳. 그만큼 덜 알려진 탓에 원시의 모습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 많다. 삼척의 수많은 볼거리를 뒤로하고 이번에 다녀온 곳은 물길·산길 두루 아름다운 원덕읍 이천리 호산천과 도계읍 삼포리의 통리 골짜기. 각종 개발 논란에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깨끗한 물길과 울창한 숲길 따라 걷고 쉬며 지친 눈과 귀를 씻고 오기 좋은 곳이다. 아담한 폭포들과 깨끗한 물웅덩이, 이끼로 감싸인 바위들과 쓰러져 흙내를 풍기며 삭아가는 고목들을 눈으로 즐기고 싶은 이라면 이곳에 들러 한적한 외딴 산길 산책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지 중의 오지인 강원도 삼척의 호산천 계곡◇때 묻지 않아 아름다운 이천폭포호삼천 계곡의 이천폭포삼척의 깊은 산중. 사람의 발길은 물론이고, 입에도 잘 오르지 않는 곳이 있다. 원덕읍 이천리 사금산 물골계곡 아래 호산천이다. 이 깊은 곳에 사람 발길 뜸한 숨겨진 폭포가 있다. 이천 폭포다. 폭포의 이름은 물길 아랫마을인 이천리의 지명을 땄다. 옛날에는 마천·가천·오천 등으로 불린 물길이다. 이천리는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때 마천(마흔천)과 수리 두 마을을 합해 만들어졌다. 하류에서 중류 쪽으로 이천2리, 이천1리, 이천3리 마을이 차례로 이어진다.폭포는 호산천 물길을 끼고 거슬러 올라가는 마지막 마을인 수터에서 사금산 자락으로 더 깊이 들어간 자리에 있다. 계곡의 지형이나 산세는 순한 편. 하지만 물길이 이어지는 계곡의 길이는 꽤 길다. 어림잡아도 20km가 족히 넘는다.이천폭포는 사금산 임도 차단기 앞에 자리하고 있다. 폭포를 만나려면 물을 건너 폭포 위쪽의 전망대까지 가야 한다. 다행히 나무 덱이 놓여있어 전망대까지 가는 길은 편하다. 아쉬운 점은 폭포 아래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천폭포는 다른 폭포와 달리 위에서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봐야 한다. 그래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폭포의 모습은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힘차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쾌한 물줄기를 토해내는 모습과 폭포 아래로 입을 딱 벌리고 있는 푸른 소를 바라보면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다.폭포에 얽힌 옛이야기도 있다. 갓 시집온 색시가 폭포 위에서 빨래하다 빠뜨린 결혼반지를 주우려다 급류에 휩쓸려 폭포 아래로 떨어졌다. 이때 천년 묵은 뱀이 색시를 삼키고 긴 꼬리를 끌고 바위에 기어 올라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다. 그때 푹 파인 발자국과 꼬리 자국은 폭포 위 바위에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그 뒤로 가뭄이 들면 죽은 색시의 한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한다.이천폭포 위쪽 물골계곡으로도 멋진 비경이 숨어 있다. 하지만 사금산 임도 차단기 앞에서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차단기 너머로 원시림의 숲속을 흐르는 계곡의 물길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천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주의할 점도 몇 가지 있다. 바위골이 좁고 길어 폭우 때는 낙석 위험과 도로 유실 위험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걸어서 오르는 탐방이라도 장마철이나 태풍 시기, 폭우 직후에는 삼가는 게 좋다. 물길 상류 골짜기에는 민가도 없고, 안내판도 없다. 심지어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식수와 간식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강원도 삼척의 통리계곡◇비단처럼 우아한 자태의 미인폭포강원 태백에서 삼척으로 넘어가는 38번 국도인 통리재길. 이 고개를 넘어가면 통리협곡이 있다. 통리협곡은 흔히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한다. 생성과정이나 지질학적 특성이 비슷해서다. 두 협곡 모두 붉은빛의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어서다. 협곡의 지층이 붉은빛을 띠는 건 강물이 마른 뒤 퇴적층이 건조한 공기를 만나 산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화강암 절벽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붉은빛 수직곡의 느낌은 낯설다.통리협곡을 그랜드캐니언에 비유하는 것은 사실 과장한 표현이다. 두 협곡의 크기부터 비교하지 못할 수준이다. 길이 445.8㎞에 달하는 그랜드캐니언과 달리 통리협곡의 길이는 10㎞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못 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미인폭포가 있어서다. 미인폭포는 삼척이 그동안 꼭꼭 숨겨온 곳. 오랜 시간 첩첩이 쌓인 퇴적암의 수직 바위를 타고 쏟아지는 옥빛 폭포다. 비단처럼 우아한 자태의 모습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미인’(美人)이다. 이름의 또 다른 유래는 남편을 잃은 미인이 이 절벽에서 투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삼척에서 미인폭포를 찾아가는 길도 쉽지 않다. 우선 자그마한 절집 여래사부터 찾는 게 순서다. 태백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통리삼거리에서 427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해 왼쪽 소로를 찾아 들어가면 여래사 입구다. 여래사 입구에 차를 대고 협곡 저 아래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한참 내려가면 작고 초라한 절집인 여래사가 있다. 여래사 경내의 요사채를 지나서 만나는 법당 앞이 협곡과 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자리.강원도 삼척 통리계곡에 숨겨진 미인폭포여래사에서 바라보는 미인폭포는 그 이름처럼 여성적이다. 대부분의 폭포가 굵은 물줄기로 우르릉거리며 쏟아져 남성미를 과시하는 데 반해, 미인폭포는 가녀리고 우아한 미인의 자태를 보여준다. 50m 높이의 적벽 협곡 사이를 수직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아래쪽의 바위를 타고 분수처럼 갈라져 퍼진다. 맑은 날이면 벼랑 이곳저곳에는 드문드문 단풍이 반짝여 운치를 더해주고 흐린 날이면 안개나 구름으로 뒤덮여 신비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인폭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폭포 아래 고여 있는 오묘한 물색이다. 마치 코발트 물감에다 우유를 부은 듯한 색감이다. 본디 석회암이 녹아 들어간 물색이 푸른빛을 띤다는데 그 색감이 더없이 이국적이다.강원도 삼척 통리계곡에 숨겨진 미인폭포◇여행메모△가는길= 미인폭포는 태백에서 삼척 쪽으로 넘어가다 통리삼거리에서 427번 지방도로 우회전해 1㎞쯤 가서 왼쪽 샛길로 들어서 여래사를 찾아가면 된다. 이천폭포는 삼척 호산항으로 흘러드는 호산천의 물길을 왼쪽으로 끼고 옥원이천로를 줄곧 따라가다가 이천2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 끝까지 가면 된다.△잠잘곳= 삼척의 폭포와 계곡을 찾아간다면 삼척의 바다 쪽보다 내륙에서 묵는 것이 좋겠다. 미인폭포에서 태백 황지동의 오투리조트가 멀지 않다. 오투리조트에서 미인폭포까지는 12㎞ 남짓. 시간은 40분 정도 걸린다.
2020.06.05 I 강경록 기자
 어디가 숲이고, 강인지…신록 춤추는 길에 서다
  • [여행] 어디가 숲이고, 강인지…신록 춤추는 길에 서다
  • 강원도 화천의 파로호 산소 100리길 중 백미인 숲으로다리[화천=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고장, ‘화천’(華川). 빛나고 아름다운 하천이라는 의미다.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산등성이와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그리고 반짝이는 파로호가 화천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1944년 화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호수 ‘파로호’.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호수에 특별한 길이 생겼다. 파로호 산소 100리 길이다. 북한강변을 따라 조성한 길로 대부분 길이 평탄해 누구나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는 자전거길이자, 걷기 길이다. 호수와 주변 산자락에서 뿜어내는 상쾌한 공기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길이다.거레리 사랑나무◇북한강변을 따라 강으로, 숲으로 달리다파로호 산소 100리길. 시작점은 이 길의 서쪽 끝인 서오리지 연꽃단지다. 여기서부터 붕어섬~숲으로다리~꺼먹다리~딴산유원지를 거쳐 화천댐까지 이어진다. 총 42km의 짧지 않은 길이다. 정해진 출발지와 목적지가 없는 원 형태로 이어져 있기에 어디에서 시작해도 좋다. 물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에도, 자전거를 타고 원없이 달리기에도 좋다.자전거가 없다면 붕어섬 입구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서 빌릴 수 있다. 1만원을 내고 자전거를 빌리면 반납할 때 ‘화천사랑 상품권’을 내어준다. 화천군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파로호 산소 100리길을 자전거로 신나게 달리고 출출해지면 마을 식당이나 화천 시장에서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춘천댐 건설로 섬 아닌 섬이 된 ‘붕어섬’대여소 바로 옆 붕어섬은 춘천댐 건설로 섬 아닌 섬이 된 곳. 월엽편주(수상자전거), 카약, 카누, 레일바이크, 씽씽 카트레일카, 하늘 가르기(집라인), 자전거 등 화천의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말 그대로 지루할 틈 없는 레저 천국이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체험은 물 위를 달리는 자전거 월엽편주(月葉片舟)다. ‘달 모양의 작은 조각배’라는 뜻으로, 소설가 이외수가 직접 타보고 이름 붙였다. 씽씽 카트레일카도 많이 찾는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카트레일카는 페달을 굴러 앞으로 나아가는 레일바이크와 달리 무공해 전기 동력을 이용해 육로와 철길을 동시에 달린다.붕어섬을 나와 연꽃단지로 향한다. 산소길 서쪽 끝인 이 단지까지는 약 8km. 주변 풍경을 즐기는 동안 금세 도착한다. 19만8400㎡ 터에 13만2300㎡ 연밭을 조성했다. 한여름 피어날 연꽃을 상상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온 길로 되짚어간다.자전거 대여소 아래 자전거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4km 정도 가면 미륵바위를 만난다. 전설에 따르면 조선 후기 이곳에 절이 있었다고 한다. 다섯 개 중 가장 큰 미륵은 높이 170cm, 둘레 130cm다. 나머지 네 개는 작은데, 바위들이 나란히 북한강을 바라보는 형상이다. 화천읍 동촌리에 사는 장씨 선비가 이 바위에 극진한 정성을 들여 과거에 급제하고 양구현감까지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소금을 운반하던 선주들이 안전한 귀향과 장사가 잘되기를 바라며 제를 올린 곳이라고도 한다.숲으로다리◇파로호 위를 걸어 숲으로 향하다 ‘숲으로 다리’미륵바위에서 강 건너편을 보면 물 위에 긴 다리가 놓여 있다. 물 위에 뜬 다리다. 강을 건너서 강을 따라 길게 이어진 물 위에 뜬 다리로 접어든다. 이 다리 이름이 ‘숲으로다리’다. 화천에서 만나는 길 중에서 가장 독특한 길이다. 북한강에 떠 있는 부교로, 소설 ‘칼의 노래’ 작가 김훈이 이름을 지었다. 이름대로 숲속 길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다리가 끝나는 구간부터 1km 가량 그윽한 숲길이 이어진다. 숲으로다리는 물 위에 뜨는 튜브 형태의 폰툰 보트를 띄우고 그 위에 나무 바닥을 촘촘히 얽어 만들었다. 걸음을 디딜 때마다 물결의 파동이 느껴진다. 강줄기도 워낙 잔잔해 산이 그리는 풍경을 그대로 데칼코마니처럼 반사한다. 숲으로다리한여름엔 짙은 녹음 속을, 가을엔 알록달록한 단풍 속을 유영하듯 걸을 수 있다. 일교차가 큰 봄·가을엔 안개가 짙게 내려앉아 몽환적인 안개 속을 걸을 수도 있다. 다리는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물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조금만 힘차게 발을 떼도 강물의 흔들림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이곳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이른 아침과 해 질 무렵. 특히 물안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새벽녘 가장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가벼운 산책로 같은 숲이라 자전거를 타고 지날 수도 있고 흙의 온기를 느끼며 걸어가기에도 불편함이 없다.꺼먹다리숲으로 다리를 지나면 꺼먹다리가 나타난다. 꺼먹다리는 화천댐과 화천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놓인 다리다. 상판이 검은색 콜타르 목재라서 ‘꺼먹다리’라 불리기 시작했다. 이 다리는 3개국의 손을 거쳐서야 완성했다. 교각은 일제가 세웠고, 광복 이후 러시아(옛 소련)가 철골을 올렸다. 한국전쟁 후 우리의 손으로 상판을 얹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독특한 이력과 역사성으로, 다리는 등록문화재 제110호로 지정됐다. 까뭇한 다리 곳곳엔 시간의 흔적이 꾹꾹 담겼다. 교각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포탄과 총알 흔적이 그대로 남아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상처를 입고 말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있는 모습에 진한 애잔함이 느껴진다.여기서 섬 같이 홀로 뚝 떨어진 ‘딴산’도 그리 멀지 않다. 실제로는 높이가 165m에 불과해 산보다는 아담한 동산에 가깝다. 주말이면 인공폭포가 바위벽을 타고 쏟아지는 모습을 보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특히 산 앞쪽 개울은 폭이 넓고 수심이 낮아 물놀이와 낚시를 즐기고 싶은 이들도 많이 찾는다.국제평화아트파크◇여행메모▲가는길= 춘천고속도로로 춘천을 딛고 가는 게 빠르다.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갈림목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춘천나들목으로 나간다. 46번 국도를 따라 소양6교를 건너 간척사거리까지 가서 화천 오음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오음사거리에서 다시 화천 방면으로 좌회전, 간동면사무소와 파로호관광지를 지나 대붕교를 건너면 화천읍이다. ▲먹을거리= 직접 만든 두부를 재료로 한정식을 차려 내는 ‘콩사랑’이나 새콤한 닭육수에 닭고기를 찢어넣고 먹다가 막국수를 말아먹는 초계탕으로 이름을 날리는 ‘평양막국수’가 화천에서 이름난 식당들이다. 용화산 자락의 하남면 삼화리에서 닭찜과 삼겹살 등을 내는 용화산가든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2020.05.22 I 강경록 기자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이제와 청춘이 희망이 다 뭐겠나…고릴라만 아니었다면
  • 사석원의 ‘꽃’(2016). 험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 가운데서 줄타기를 하는 고릴라.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그의 눈빛이 비장하다. “인생이란 항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이 시대 가장의 비애를 표현했다”고 작가는 말한다(사진=가나아트).[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쳐 보였다. 시차 탓이라고 했다. 어디 먼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그는 시간 사이의 간격에 놓여 힘겨운 싸움 중이었다. 오전 11시. 몇 십 년을 뒤집힌 밤낮으로 살았다니 그럴 만했다. 그런데 말이다. 엉킨 시간 사이에서 힘들게 버둥거리는 건 비단 밤낮이 뒤바뀐 탓만은 아닌 듯하다. 맞다. 그이는 지금 역행하는 세월이 만든 시차를 감내하는 중이다. 이미 다 지난, 오래전 ‘바이바이~’했다고 생각한 옛 시절이 밀고 들어와 간격을 벌려놨다. 쉰여덟. 몇 십 년을 시간이 시킨 대로 살았을 터. 이 또한 이해가 됐다. 작가 사석원(58)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희망낙서: 청춘에게 묻다’를 열고 있다. 신작 40여점으로 꾸린 3년 만의 개인전에 그는 의아한 주제를 가져다 놨다. ‘청춘’이다. 사실 당황스럽다. 이런 건 그가 할 얘기는 아닐 줄 알았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희망이라니, 청춘이라니. 뒤를 돌아보기에 너무 많이 가진 건 아닌가. 그 의심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가장 활발했던 그 시절,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던 그 시절의 청춘에게 물어본 것을 그림으로 풀어냈다”고. 사석원의 ‘가족’(2018).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당나귀 가족을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 청춘을 테마로 그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법한 거대한 ‘동물의 왕국’을 역시 거대한 화폭에 펼쳐놓고, 지난 회오 또 앞으로의 희망을 애써 불러일으킨다. 예전부터 그가 즐겨 가져온 소재였던 호랑이·부엉이·소·닭·당나귀 등을 다시 소환해 청춘시절 에너지와 열망의 상징체로 해석한 거다. 돌아보면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점점이 기록한 노트에 의하면 ‘에너지와 열망’의 청춘만은 아니었다. 스무 살 그의 청춘은 “불안과 불온, 허기와 갈증. 취했고 늘 숙취에 시달렸다”고, 대학 졸업 무렵엔 “누가 청춘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대라고 그랬는가. 노인들이 부러웠다”고 썼다. 불과 몇 년 뒤인 서른 즈음 그는 “호주머니에 주먹을 쑤셔 넣은 채 흐느적거렸던 내 청춘의 끝물”이라고, 그 이후는 물음투성이다. “수평선에 태양이 눕고 내 청춘은 당나귀 타고 총총히 사라졌다. 스스로 물었다. 당신은 어른인가. 당신의 삶은 어떠한가.” △고릴라에서 어버지를, 가장을 봤다 사 작가를 수식하는 타이틀 중에는 ‘동물화가’가 있다. 그는 동물을 기가 막히게 잘 그리는 작가로 꼽힌다. ‘풍경’도 그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동물을 세우기 위한 배경일 뿐. 하지만 이번 동물은 유난스러웠다. 특히 고릴라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왜 하필 고릴라인가. 묘하게도 그는 고릴라의 어깨에 가장의 무게를 얹어뒀다는 건데. 가장의 삶을, 그들을 짓누르는 책임·의무감을 고릴라를 통해 봤다는 거다. “파도와 격랑에 맞서야 할 책임이 있는 듯하다, 가장의 삶에는.”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희생’(2016)을 설명하고 있다. 가장의 무게를 덧씌운 고릴라가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는 장면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험한 파도 앞에서 양·염소·토끼를 끌어안은 채 외줄타기를 하고(‘꽃’ 2016), 악어와 닭 등이 잔뜩 올라탄 배를 온몸으로 지켜내고(‘바람’ 2016), 십자가에 매달린 채 폭포 같이 떨어지는 강한 물줄기를 막아서기도 한다(‘희생’ 2016). 고릴라, 아니 어느 가장의 일대기가 이보다 더 적나라할까. 진지하다 못해 비장한, 처연하다 못해 측은한 그 눈빛 앞에서 사 작가는 “어른이 된다는 건 가장이 된다는 것”이라고 읊조렸다. 그 표현을 위해 그는 평소 쓰지 않은 세필로 ‘한땀 한땀’ 고릴라털을 고르기도 했다.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 우선은 아버지. 공적 사적 자리에서 굳이 감추지 않은 그의 아버지 상태가 그 하나다. “아들도 못 알아보는 치매환자로 수년째 병상에 계신다”고. 그 아버지를 지켜보며 아들은 자신이 점점 쇠락해 소멸해가는 걸 느끼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그 자신도 큰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이다.” △뭉텅이물감 포기하고 ‘지우기 작업’ 수묵화의 필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사 작가는 그 필법을 비단 한지에 가둬두지 않았는데. 팔레트 없이 원색의 유화물감을 캔버스에 직접 짜내 올려 가공하지 않은 적나라한 생명력을 단단히 박아두는 거다. 동양화를 전공한 그가 서양물감을 뭉텅뭉텅 캔버스에 발라놓으니 이런 농담이 따라붙을 수밖에. “좀 사시나 보네요. 물감을 이렇게 원 없이 쓰시니.” 사석원의 ‘꽃과 당나귀’(2017). ‘동물화가’와 더불어 ‘당나귀 작가’라고도 불릴 만큼 작가는 당나귀를 즐겨 그린다. 화려한 꽃바구니를 짊어진 당나귀를 ‘지우기 기법’으로 그렸다(사진=가나아트).그런 사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내보인 가장 중요한 변화라면 두꺼운 물감의 입체감을 포기한 것, 이른바 ‘지우는 작업’이다. 물감을 짜내고 얹는 과정을 생략한 게 아니라 짜내고 얹은 뒤 죄다 긁어낸 거다. 나무틀로 밀어서 지우고 그 위에 엷게 덧칠하는 식이다. 물감 두께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채 마르지도 않은 그림을 내다 걸어야 했던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어찌 보면 이 과정까지 사 작가에겐 어떤 의식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라도 과거를 청산해보자는, 그래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길 테니까. “지운다고 다 지워지지도 않는다. 흔적도 남고. 하지만 그걸 바탕으로 다른 시도를 하자. 그게 희망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사석원 작가의 동물이 더욱 강렬해 보이는 까닭은 ‘정면’ 승부에 있다. 캔버스 앞에서 바로 뛰쳐나올 듯한 이들과 눈맞추기를 할 구도를 만드는 거다. 누구는 피해버린다는 정면구도를 그는 트레이드마크로 삼는다. 동양화 그중에서도 인물화로 등단한 것과 무관치 않단다(사진=가나아트).이렇게 ‘지워서’ 작업한 작품은 ‘고릴라’와는 좀 다르다. 그가 유독 좋아하는 당나귀가 꽃바구니를 싣고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꽃과 당나귀’ 2017), 산 같은 덩치에 뿔을 단 소가 순진한 눈망울로 정면을 응시하고(‘황소’ 2017), 비로소 자신의 세계와 시대를 만난 닭(‘왕이 된 닭’ 2018)과 부엉이(‘왕이 된 부엉이’ 2018)도 있다. 길이 1m를 넘긴 붉은 바닷가재(‘태평양’ 2017)는 덤이라고 할까.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공간’이 슬쩍 사라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 옛 고궁에서 동물과 달그림자를 함께 밟는다는 뜻의 ‘고궁보월’(2015)이나, 산의 심장인 전국 명산의 폭포를 찾아 헤맸던 ‘산중미인’(2012), 금강산의 사계절 풍경을 화폭에 옮겨온 ‘만화방창’(2007) 등 지난 10여년을 이어온 개인전 테마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사석원의 ‘태양과 호랑이와 여인’(2018). 원색적인 색감과 강렬한 필선으로 완성한 작가의 첫 누드작품이다. 청춘이란 테마로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기꺼이 이해할 수 있는 야생성이고 열망이고 또 원초적 힘이라고 할까(사진=가나아트).‘희망낙서’의 마지막은 ‘누드’로 맺었다. 그의 그림에서 참 쉽지 않은 사람이고 여성인데 게다가 벗은 여인이라니. 그를 잘 아는 이들이라면 의아해하겠지만 청춘이라지 않나. 청춘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다. 그래도 동물은 따라붙었다. 태양빛 아래 전라의 여인과 호랑이를 배치해 두곤 “지배하고 싶은 수컷의 본능을 표현했다”고 하니(‘태양과 호랑이와 여인’ 2018). 그 끝에서 사 작가는 “어떤 이유로든 그림을 못 그리게 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계획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더 치열한 붓질을 해나가는 듯하다고. 그래. 그의 청춘앓이가 부디 덧나지 말기를, 여전히 호방한 희망세상에 제대로 안착하기를. 전시는 10일까지. 작가 사석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연 개인전 ‘희망낙서’에서 자신의 작품 ‘코뿔소’(2018) 옆에 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06.04 I 오현주 기자
한국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품다
  • 한국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품다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PC방 온라인 게임 최강자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개발·유통사 라이엇게임즈가 LoL 캐릭터를 한국화로 표현한 ‘리그오브레전드 : 소환展’을 25일부터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었다. 이번 전시는 다음달 7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미국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는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실시간전략게임(RTS)다. PC방 게임 점유율 38%(게임 트릭스 집계)로 174주째 1위를 질주중이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라이엇게임즈는 LoL이 단순한 온라인 게임이 아닌 젊은 세대의 놀이 문화로 자리잡은 점에 착안했다. 문화가 된 LoL을 한국 전통 문예와 접목시키자는 취지에서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라오미, 신미경, 신영훈, 유갑규, 이동연, 임태규 작가가 참여했다. LoL 내의 배경과 챔피언(캐릭터) 등의 요소를 재해석한 20여종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이날 전시회 인삿말에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LoL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자리잡길 바랬다”면서 “한국 미술과 외국 게임간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림 속 인물들의 내면 속에는 삶의 긴장감이 들어있다”며 “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캐릭터)들도 겉으로는 당당해보이지만 전장에서 싸워야하는 ‘커다란 태풍’이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엇게임즈와 작가들은 이런 인물들의 내면 세계를 굽이쳐 흐르는 폭포, 절벽, 소나무 한 그루 등으로 표현했다. 민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라오미 작가의 ‘일월장생도’는 LoL의 ‘룬테라’와 ‘소환사의 협곡’을 동양의 유토피아로 표현했다. 이동연 작가의 ‘호접지몽 미인도’신미경 작가는 기존 민화에 등장하던 호랑이, 해태, 용, 잉어를 ‘티모’, ‘룰루’, ‘아무무’, ‘피즈’와 함께 표현했다. 신영훈 작가는 수묵화에서 게임속 챔피언들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모습을 표현했다. 국내외 유명 프로게이머의 초상화도 그림 안에 넣었다. 유갑규 작가는 ‘빙폭·격동기세(擊動機勢)’라는 주제로 얼음으로 뒤덮인 ‘프렐요드’ 지역 챔피언들의 강렬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품 3점을 전시했다. 이동연 작가는 ‘호접지몽(胡蝶之夢) 미인도(美人圖) 시리즈’로 게임 속 여전사들의 모습을 전통적인 미인도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임태규 작가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아이오니아’의 세 챔피언인 ‘야스오’, ‘리 신’, ‘마스터 이’를 세 친구로 표현한 ‘세한삼우(歲寒三友)’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승현 대표는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분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LoL을 사랑하는 플레이어들과 일반 관객들 모두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누리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5.11.25 I 김유성 기자
 예가 무릉도원이어라…동해 무릉계곡
  • [e주말] 예가 무릉도원이어라…동해 무릉계곡
  • 무릉계곡의 쌍용폭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동해시는 산과 바다, 계곡을 두루 갖춘 이상적인 피서지다. 망상, 대진, 추암 같은 청정 해변을 비롯해 산세가 빼어난 두타산과 청옥산, 트레킹과 물놀이 장소로 각광받는 무릉계곡까지 입맛대로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이중 동해안의 내로라하는 해변을 제치고 강원도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된 곳이 두타산과 청옥산 등반의 들머리인 무릉계곡이다. 이곳의 이름은 신선이 노닐었다는 중국의 무릉도원에서 따왔다. 매표소부터 약 3km 구간에 맑고 풍부한 계곡물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이름값을 한다. 하이라이트는 계곡 트레킹 끝 무렵 등장하는 쌍폭이다. 바위를 타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앞에 서면 이마의 땀은 어느새 사라지고 팔뚝엔 오스스 소름이 돋는다. 쌍폭까지 한 시간 안팎 걸리는 트레킹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하다. 울창한 나무 터널이 뜨거운 햇볕을 가려 시원하고, 무릉반석과 삼화사, 학소대, 선녀탕 등 변화무쌍한 절경이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3단 폭포인 용추폭포의 하단.△무릉계곡의 명물 ‘무릉반석’ 매표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거대한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1000명이 앉아 쉴 수 있다는 무릉계곡의 명물 ‘무릉반석’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나선 피서객이 곳곳에 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위를 적시며 흐르는 계곡물엔 빨갛고 노란 튜브가 가득하다. 텐트만 치지 않으면 자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선인들도 이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풍류를 즐긴 모양이다. 바위에는 조선 전기 4대 명필 중 한 사람인 봉래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있을 때 썼다는 석각을 비롯해 수많은 시인 묵객의 시가 새겨졌다. 무릉반석을 지나면 두타산과 청옥산을 병풍 삼아 아늑하게 들어앉은 삼화사를 만난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삼화사 적광전에는 철조노사나불좌상(보물 제 1292호)이 봉안되었고, 적광전 앞마당에 삼층석탑(보물 제 1277호)이 있다. 템플 스테이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삼화사 경내를 둘러보고 울창한 숲길을 10분쯤 걸으면 깎아지른 바위를 타고 폭포가 쏟아지는 학소대의 장관이 펼쳐진다. 감탄사는 아껴둘 것. 발걸음을 재촉해 물빛이 옥처럼 맑은 옥류동,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했다는 선녀탕을 지나면 이윽고 쌍용폭포의 압도적인 자태가 드러난다. 왼쪽 폭포는 계단 형태 바위를 타고 층층이, 오른쪽 폭포는 단숨에 내리꽂히며 절묘한 이중주를 선보인다. 감탄사는 이곳에서 터뜨리자. 아닌 게 아니라 쌍폭 앞에서 너도나도 휴대폰을 꺼내 촬영에 여념이 없다. 주변에 안전을 위한 난간이 설치되어 마음 놓고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쌍폭에서 2분 더 올라가면 용추폭포다. 3단으로 구성된 용추폭포의 마지막 단에는 깊은 소가 형성되어 있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앉아 폭포와 소를 바라보면 찬 기운이 온몸을 감싸 지금이 여름인가 싶다. 국내 유일하게 도심 한복판에 있는 ‘천곡동굴’△더위야 물렀거라 ‘천곡동굴’폭포 못지않게 오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또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복판에 있는 천곡동굴이다. 4억~5억 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동굴은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동굴 안 조명을 모두 끄고 헤드 랜턴만 가지고 동굴을 관람하는 ‘천곡동굴 야간 공포체험’ 프로그램이 7월 25일~8월 23일에 진행된다. 천둥과 번개, 귀신 출현 등 공포감을 극대화한 이벤트다. 동해시에는 멋진 해변도 즐비하다. 울창한 솔숲과 눈부신 백사장, 수심이 얕은 바다가 매력인 망상해변이 대표적이다. 국내 1호 오토캠핑장인 망상오토캠핑리조트는 오토캠핑 사이트뿐만 아니라 캐러밴, 캐빈 하우스, 아메리칸 코티지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을 갖춰 휴가철이면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망상해변 남쪽 대진해변은 서핑을 즐기는 청춘 남녀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삼척과 경계에 위치한 추암해변은 기암괴석과 촛대바위가 만드는 수려한 풍경이 일품이다. 조선 세조 때 강원도 제찰사로 있던 한명회는 그 풍경에 반해 능파대(미인의 걸음걸이)라 부르기도 했다. 묵호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논골담길’△시원한 물회 먹고 논골담길에서 벽화보고바닷가에 왔으니 싱싱한 회 한 접시, 시원한 물회 한 그릇 맛보자. 묵호항 활어판매센터에서 횟감을 구입할 수 있고, 횟집명소거리에 맛있는 물회를 내는 식당이 많다. 물회는 그날 잡힌 재료를 쓴다. 요즘은 오징어, 붉은가자미 등이 제철이다. 묵호에 가면 묵호등대와 논골담길에 꼭 들러야 한다. 푸른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묵호등대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등대 바로 아래 펜션을 겸하는 예쁜 카페가 있다. 묵호항의 역사와 묵호항을 배경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벽화로 표현한 논논골담길은 묵호의 과거와 현재를 알려주는 감성 충만한 공간이다. 논골1·2·3길과 등대오름길로 구성되는데, 어느 길로 올라가든 묵호등대에서 만난다. 끝 자리 3?8일에 열리는 북평오일장은 장날에 맞춰 여행을 계획해도 좋을 만큼 전통시장 특유의 재미와 활기가 넘친다. 1700년대 말에 시작됐다는 북평장은 강원도에서 가장 큰 오일장답게 큰길가에서 안쪽 골목까지 농산물, 수산물, 임산물, 공산품 등이 빼곡하다. 소머리국밥, 메밀전병, 묵사발, 어묵, 족발, 찹쌀 도넛, 찐빵 등 군것질거리도 넘쳐난다.◇여행메모△여행코스=무릉계곡(주차장-무릉반석-삼화사-학소대-두타산성 입구-쌍폭-용추폭포)→추암해변→천곡동굴->망상해변->(숙박)-> 묵호항→묵호등대→논골담길△가는길▷대중교통= [버스] 서울-동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여 회(06:30~23:30) 운행, 약 3시간 5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0여 회(6시30분~21시35분)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자가용= 동해고속도로 동해 IC→7번 국도(삼척 방향)→효가사거리 우회전(정선 방향)→42번 국도→삼화삼거리 좌회전→무릉계곡 주차장△잠잘곳=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033-530-0700), DQ모텔(033-535-2903), 뉴동해관광호텔 (033-533-9215), 동해현진관광호텔(033-539-2000), 망상오토캠핑리조트(0330539-3600~2, 묵호등대펜션(033-531-6777)△먹을곳= 동북횟집(물회, 회덮밥, 033-532-7156), 부흥횟집(모둠회,물회, 033-531-5209), 천곡해물탕(해물탕,해물찜, 033-533-7013), 보리밭(산채비빔밥,백반?,옻닭, 033-534-7051)
2015.08.08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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