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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마르는 환자, 의료진은 `번아웃`…극한에 내몰리는 사람들(종합)
  • 피 마르는 환자, 의료진은 `번아웃`…극한에 내몰리는 사람들(종합)
  • [이데일리 송승현 김형환 기자] “피가 마른다는 표현이 딱 지금 같아요.”의정갈등이 본격화한 지 두 달째.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죽음’이라는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기약 없이 미뤄지는 수술에 혹시나 그동안 치료했던 것이 무위로 돌아갈까 불안해하고 있고 말기암 환자는 사실상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정부에서 암진료협력병원 운영 등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환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여기에 병원에 남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고 의사들은 체력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 1회 셧다운’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특히 서울대병원 강희경·안요한 소아신장분과 교수는 의대정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기로 했다. 이들은 본인 진료실에 ‘사직 안내문’을 붙이고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병원을 안내한 상태다. 소아신장분과는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체중 35㎏ 미만 소아에 대한 투석 치료를 진행한다. 만성 콩팥병 등으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전국에 100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절반이 넘는 소아 환자가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희경·안요한 교수가 사직을 하게 되면 서울대병원에서는 투석 치료가 불가능하게 된다.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 및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냥 죽으라는 건가요”…미뤄지는 수술, 피마르는 환자들60대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이모(34)씨는 지난달 예정됐던 아버지의 신장암 수술이 연거푸 미뤄지면서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3기인 탓에 다른 곳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다. 이씨는 “적어도 예정됐던 것은 해결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매일 뉴스만 보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항암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은 혹시나 암이 퍼지거나 애써 시작한 항암치료가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의 한 종합상급병원에서 암을 진단받은 A씨는 수술 후 방사선을 하기로 했으나 전공의 사직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2차 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했으나 방사선 치료를 할 여력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 그는 “사태가 종결되면 추후 다시 논의하자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누가 반쪽짜리 치료를 원하겠는가”라고 울상을 지었다. 심지어 말기암 환자들은 병원이 사실상 치료에 손을 놓으면서 죽음만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변인영 췌장암환우회 대표는 “수술 이후 재발을 한 뒤 전이가 돼 4기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었다”며 “제대로 된 병원 환경이었다면 항암치료를 받고 더 많은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장기 폐색이 왔다. 병원에서는 ‘호스피스를 알아보라’는 말을 했다. 그냥 죽으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현실이 될 경우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공의들의 사직 이후 이 같은 사태를 예견한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진료 보조(PA)간호사 제도화를 시작으로 △공보의·군의관 투입 △요양기관 의약품 처방 급여요건 한시적 완화 △암진료협력병원 운영 △개원의 상급종합병원 진료 등 대책을 내놨다. 전공의의 빈자리를 다른 인력으로 메우고 상급종합병원에 몰린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환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특히 암진료협력병원의 경우 큰 실효성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에 대해 상급종합병원과 일반 병원들이 가진 노하우와 대처법 자체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지금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긴 하겠지만 장 유착이 된다거나 협착이 오거나 그런 경우 과연 협력병원에서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간호교육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의정갈등 장기화에 의사·간호사도 ‘번 아웃’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총회를 열고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교수들이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이른바 ‘주 1회 셧다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미 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교수들은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휴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엔 응급실과 중환자실, 투석실 등 필수시설만 운영된다. 전의비는 이른바 ‘주 1회 셧다운’ 공식적 논의 이유에 대해 전공의 무더기 이탈 장기화에 따른 피로 누적이라고 설명했다. 의대정원을 둘러싼 갈등이 길어지면서 전공의들이 떠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의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다. 실제 성균관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속 교수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과 업무 강도,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은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부 정책으로 긴급 투입된 PA간호사들 역시 혹사당하고 있다. PA간호사는 사망 진단 등 대법원이 판례로 명시한 5가지 금지 행위와 엑스레이 촬영, 대리 수술,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9가지를 제외한 상당수 의료 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전공의들의 업무를 모두 PA간호사들이 떠안게 된 셈이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난 2월부터 ‘의료공백 위기 대응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46건에 달할 정도다. 백찬기 간호협회 홍보국장은 “간호사들은 전공의가 떠난 탓에 여전히 과로해 시달리고 있지만, 해소될 기미도 없고 과로에 대한 보상도 전혀 받고 있지 못다”고 지적했다.결국 이러한 문제로 발생하는 피해는 환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의 몫이다. 환자들은 결국 근본적인 의정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 시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라며 “현 사태의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으로 정부와 의료계 모두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2024.04.23 I 박기주 기자
"그냥 죽으라는 건가요"…미뤄지는 수술, 피마르는 환자들
  • "그냥 죽으라는 건가요"…미뤄지는 수술, 피마르는 환자들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피가 마른다는 표현이 딱 지금 같아요.”60대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이모(34)씨는 지난달 예정됐던 아버지의 신장암 수술이 연거푸 미뤄지면서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3기인 탓에 다른 곳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수차례 문의를 했지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다. 이씨는 “적어도 예정됐던 것은 해결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매일 뉴스만 보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두 달이 넘은 23일, 그 여파는 환자들이 오롯이 떠안고 있다. 암 환자들은 언제 올지 모르는 수술 날을 기다리며 전이를 걱정하고 있고, 말기 암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환자들은 쉽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은 겪고 있는 고통을 끝내기 위해서는 의정갈등이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 및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수술 연기되고 치료 못 받고…불안한 환자들앞서 몇차례 암 치료를 받은 바 있었던 A씨는 지난달 11일 유방양성종양 절제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료대란이 불거진 이후 병원에선 (악성이 아닌) 양성이라는 이유로 수술을 일방 연기했다. 그는 “내가 가진 희귀질환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이미 암을 2번 앓았기 때문에 너무 불안하다. 빨리 수술해주면 안되나 생각이 든다”고 호소했다.특히 항암치료 기다리는 환자들은 혹시나 암이 퍼지거나 애써 시작한 항암치료가 무위로 돌아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의 한 종합상급병원에서 암을 진단받은 B씨는 수술 후 방사선을 하기로 했으나 전공의 사직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 B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2차 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했으나 방사선 치료을 할 여력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 B씨는 “사태가 종결되면 추후 다시 논의하자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누가 반쪽짜리 치료를 원하겠는가”라고 울상을 지었다. 심지어 말기암 환자들은 병원이 사실상 치료에 손을 놓으면서 죽음만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변인영 췌장암환우회 대표는 “수술 이후 재발을 한 뒤 전이가 돼 4기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었다”며 “제대로 된 병원 환경이었다면 항암치료를 받고 더 많은 삶을 살 수 있었는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장기 폐색이 왔다. 병원에서는 ‘호스피스를 알아보라’는 말을 했다. 그냥 죽으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만약 오는 25일 이후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진다면 환자들은 불안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낄 것이라고 호소했다. 변 대표는 “설마 환자들의 마음을 제일 잘 알고 계신 교수님들이 환자들을 버리고 갈까하는 마음으로 버티고 있다”며 “결국 환자들을 버리고 간다면 중증환자들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교수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22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대 교수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암진료협력병원 등 대책 발표에도 “실효성 의문”전공의들의 사직 이후 이 같은 사태를 예견한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다. PA간호사 제도화를 시작으로 △공보의·군의관 투입 △요양기관 의약품 처방 급여요건 한시적 완화 △암진료협력병원 운영 △개원의 상급종합병원 진료 등 대책을 내놨다. 전공의의 빈자리를 다른 인력으로 메우고 상급종합병원에 몰린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환자들은 정부의 이같은 대책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특히 암진료협력병원의 경우 큰 실효성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에 대해 상급종합병원과 일반 병원들이 가진 노하우와 대처법 자체가 하늘과 땅 차이”라며 “지금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긴 하겠지만 장 유착이 된다거나 협착이 오거나 그런 경우 과연 협력병원에서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전공의 대신 투입되고 있는 PA간호사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60대 박모씨는 “과거 의사들이 했던 일을 간호사가 쉽게 대체할 수 있다고 하면 의사들이 그렇게 길게 학교를 다니는 이유가 뭐겠냐”라며 “믿음이 가지 않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변인영 대표 역시 “치료를 받다보면 의외의 부분에서 합병증 등이 발생하는데 그런 부분은 교수들이 봐줘야 한다”며 “믿는다기보단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결국 근본적인 의정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환자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 시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라며 “현 사태의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바라는 마음으로 정부와 의료계 모두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2024.04.23 I 김형환 기자
 무인로봇부터 아바타까지…AI 투자 봇물
  • [VC’s Pick] 무인로봇부터 아바타까지…AI 투자 봇물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이번 주(4월 8일~12일)에는 블록체인과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 및 액셀러레이터(AC)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산업용 특수 로봇과 챗봇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속속 유치하며 업계 관심을 모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족보행로봇 ‘칼만’산업용 특수로봇 스타트업 ‘칼만’은 더인벤션랩으로부터 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9월 4억5000만원을 투자한 후 7개월 만이다.칼만은 원자력발전소 냉각에 필요한 기기냉각해수(ESW) 관로 점검에 특화된 무인로봇 파이퍼를 개발한 회사다. 방사능 노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만큼, 작업자의 방사능 노출 및 밀폐공간 사고 위험 없이 배관 점검을 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여러 차례 기술실증(PoC)을 거쳐 현재 배관점검 작업에 활용 중이다.더인벤션랩은 칼만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칼만은 고성능 액추에이터를 자체 생산할 정도로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원자력발전소 선로 점검부터 해양 수중 임무, 사족보행 등 다양한 무인로봇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도 각광받을 것이란 기대다.한편 칼만은 지난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민간투자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프로그램 과제 수행으로 개발한 수중 로봇 ‘랍스터’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회사는 상용화를 통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AI 아바타·챗봇 레플리&AT일상대화 전문 AI 스타트업 레플리와 AI 에이전트 앳은 더벤처스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레플리는 일상대화 전문 AI 스타트업이다. 동명의 AI 아바타 서비스 ‘레플리(Reppley)’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카카오톡 대화를 바탕으로 일상대화 챗봇을 만들어 평소 상대방의 대화 내용이나 말투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앳은 업무를 도와주는 AI 에이전트 ‘에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에이스는 업무 진행상황을 팀원들에게 물어보고 이를 자동으로 협업 툴에 문서화한다.더벤처스는 “이번에 투자한 두 팀은 일상대화 AI와 AI PM으로 일상 생활과 업무라는 활용의 영역은 다르지만 AI 분야에서 개발과 운영의 실제 경험을 오랫동안 쌓아온 창업자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두 팀 모두 기술력과 잠재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술 적용 방안과 자사 서비스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주서 신약개발 ‘스페이스린텍’국내 우주 스타트업 ‘스페이스린텍’은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로부터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21년 설립된 스페이스린텍은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위성과 우주정거장 기반의 우주의학 연구 및 생산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다. 2026년 우주 의약품 생산을 목표로 하며, 올해 5월 지구 궤도에서 우주의학 플랫폼 실증에 나선다.투자사들은 스페이스린텍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 스페이스린텍은 NASA 등과 우주의학 연구를 수행해 온 윤학순 대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설립된 우주의학 기업인 만큼, 우주활용을 바이오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는 성장잠재력이 무한한 기업이라는 평가다.한편 회사 측은 개발한 플랫폼을 오는 5월 국내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의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 수혈용 혈액 생산 ‘아트블러드’수혈용 혈액 생산 스타트업 아트블러드는 파트너스인베트스먼트, 산업은행, 한국투자엑셀러레이터, 원앤파트너스, 흥국증권 등으로부터 6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트블러드는 국내외 체외 혈액 분야의 전문가인 백은정 한양대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사단의 스타트업이다. 골수의 혈액 생산 과정을 체외에서 구현해 실제 혈액세포와 동등하고 기능 확장이 가능한 ‘바이오블러드’를 독자적인 기술로 생산한다. 투자사들은 아트블러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트블러드의 세포 기반 혈액 개발 기술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연구 뿐 아니라 생산, 특허 등 상용화에 있어 필요한 전문 인력 역시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인공 혈액인 ‘바이오블러드’의 대량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2024.04.13 I 김연지 기자
‘플루빅토·엑스탄디·아키가’ 전립선암藥 삼총사로 부상...후발 퓨쳐켐 기술수출 막바지
  • ‘플루빅토·엑스탄디·아키가’ 전립선암藥 삼총사로 부상...후발 퓨쳐켐 기술수출 막바지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스위스 노바티스의 방사성 리간드 기반 전립선암 신약 ‘플루빅토’가 출시 2년 만에 시장 주도 약물인 ‘엑스탄디’의 매출을 따라 잡았다. 엑스탄디 개발사는 관련 병용요법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에 더해 2종의 항암제를 혼합한 ‘아키가’도 미국과 유럽 연합(EU)에서 지난해 승인됐다. 이들 3종 약물이 타깃 환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전립선암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퓨쳐켐(220100)이 제2의 플루빅토로 내세우고 있는 방사성 리간드 신약 후보물질 ‘FC705’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에서 임상 2a상 중인 FC705에 대한 기술수출 전략이 “중국 기업과 최종 논의를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며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타깃층 다른 ‘플루빅토·엑스탄디·아키가’ 동반 성장 전망 3일 노바티스에 따르면 플루빅토(성분명 177Lu-PSMA-617)의 매출은 지난해 9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화이자와 일본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의 매출은 11억9100만 달러(한화 약 1조6060억원)로 집계됐다.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각각 2022년 4월과 12월에 호르몬 치료가 소용없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치료제로 플루빅토를 승인받은 지 2년 만에 시장성을 확실하게 입증했다는 평가다.플루빅토는 최초의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였던 ‘조피고’(성분명 라듐-223염화물)에 이어 동종 약물 중 2번째로 시장에 등판했다. 이 약물은 무엇보다 조피고 대비 폭넓은 활용성으로 주목받았다. 조피고의 경우 내장전이 없이 골 전이된 mCRPC 환자에 국한돼 쓰였다. 반면 플루빅토는 내장을 포함해 체내 다른 부위로 전이된 mCRPC 환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두 약물인 엑스탄디는 플루빅토와 달리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이 약물은 △무증상 또는 경미한 mCRPC 1차 치료 단독요법 △도세탁셀에 반응하지 않는 mCRPC 2차 치료 단독요법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mHSPC) 환자 대상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 병용요법 △고위험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nmCRPC) 1차 치료 단독요법 △상동제조합복구(HPP) 유전자 변이 양성 mCRPC 환자 대상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와 병용요법 등 6종의 적응증을 미국과 EU 등 주요국에서 획득하고 있다. 플루빅토와 동종 계열 물질을 개발하는 퓨쳐켐 관계자는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진단시 1차로 탁셀 계열 항암제로 쓰고 2차로 항안드로겐제 같은 호르몬 약물을 쓴다. 그래도 재발한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사용할 약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호르몬제인 엑스탄디를 쓰고 나서 재발한 환자들에게 플루빅토가 주요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이전에 없던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 시장이 플루빅토를 통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부연했다.여기에 최근 주목받는 복합약물도 있다. 미국 얀센과 일본 다케다제약은 각각 보유한 ‘자이티가’(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와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를 섞은 ‘아키가’를 개발해 BRCA 변이 양성 mCRPC 환자 대상 치료제로 지난해 4월과 8월에 각각 미국과 EU에서 승인을 획득했다. 자이티가는 mCRPC와 mHSPC 적응증을 보유한 전립선암 분야 주요 약물 중 하나였으며, 제줄라는 난소암 치료제로 알려졌다.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립선암 치료 시장 규모는 2021년 105억5116만 달러(12조 원) 규모에서 2030년경 215억 달러(28조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3종 이외에도 얀센의 nmCRPC 대상 ‘얼리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mCRPC 대상 ‘린파자’ 병용요법 등 여러 옵션이 더 추가되고 있다. 최근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 단계별 옵션이 골고루 늘면서 해당 시장의 성장 시너지가 본격화 될수 있다는 관측이다. ◇“FC705 2a상 종료, 1년 더 필요...中기술수출은 현재진행형” 시장성을 빠르게 확대하는 플루빅토를 대적할 동종 계열의 후발 약물로 퓨쳐켐의 FC705가 꼽힌다. 회사는 현재 미국(1/2a상 진행)과 한국(2상 투약 완료)등에서 FC705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과 EU, 중국 등에서 해당 물질에 대한 특허도 등록했다. 퓨쳐켐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등 5개 기관에서 수행한 FC705의 글로벌 임상 1상 결과, 해당 약물 투여군의 절반에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50% 이상 감소했다. FC705 투여환자 중 최대 PSA 감소율은 88%로 나왔으며, 투여환자 모두에서 PSA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플루빅토의 PSA를 개선 수치(46%)를 소폭 상회한 것이다. 여기서 퓨쳐켐은 경쟁사인 노바티스의 플루빅토 임상 용량의 절반 가량을 설정해 FC705를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퓨쳐켐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플루빅토와 우리약물의 효능을 제대로 비교해 말하긴 어렵다”며 “대신 주목할 부분은 용량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루빅토는 200mCi씩 6회 투여해 1200mCi를 투여한다”며 “우린 그 절반을 목표로 한다. 이 두 물질이 모두 루테늄을 활용하는 것이고 해당 원소를 다른 제조사에서 구매해 약물을 만든다. 이런 관점에서 저용량으로 원하는 효능이 나온다면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미국 클리니컬 트라이얼의 따르면 FC705의 미국 내 임상 1/2a상은 올해 8월에 종료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앞선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 미국 2a상을 본격 개시했다”며 “미국 임상사이트에 올려진 시점은 임의로 설정된 것이고, 최소 1년 반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내년 상반기에나 FC705의 효능에 대한 미국내 2a상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퓨쳐켐은 지난해 4월 중국 HTA와 FC705의 공동개발과 독점판매권을 담은 텀싯 계약을 추진했다. 당시 1차 선급금 900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와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제공 조건이었다. 이에 대한 본계약은 지난해 10월 체결될 수 있으리란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다. 앞선 관계자는 “(본계약이 미뤄지는 것은) 계약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때문이다. 방사선 의약품이라는 신규 기전 약물에 대해 여러 데이터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기술수출 건은 최종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현재 오픈할 수 없지만 HTA 이외에도 여러 기업과 중국 이외 타지역 기술수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4.05 I 김진호 기자
디앤디파마텍, FAP 타깃 방사성의약품 원천 물질·용도특허 美 등록
  • 디앤디파마텍, FAP 타깃 방사성의약품 원천 물질·용도특허 美 등록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GLP-1 계열 비만·MASH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 디앤디파마텍은 자회사 프리시전 몰레큘러 (Precision Molecular, Inc.)가 개발 중인 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FAP·Fibroblast Activation Protein) 타깃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원천 물질특허와 용도특허를 미국에 등록했다고 2일 밝혔다. 디앤디파마텍 CI (사진=디앤디파마텍)FAP는 다양한 고형암에서 종양미세환경(TME·Tumor Microenvironment)에 분포해 있는 암연관섬유아세포(CAF·Cancer Associated Fibroblast)가 과활성화돼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CAF가 과도하게 암세포 주변에 분포하면 암세포를 보호하고 면역반응을 억제해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항암제 치료 효과를 무력화시킨다고 알려졌다. 현재까지 다양한 종류의 고형암에서 FAP의 과발현이 확인됨으로써 노바티스(Novartis)와 일라이 릴리(Eli Lilly)를 비롯한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FAP를 타깃하는 진단용 PET 조영제와 방사성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Johns Hopkins School of Medicine)에서 최초 출원한 것으로 FAP를 타깃하는 PET 이미징 및 방사성 치료제 물질특허와 그 물질의 활용 용도와 관련한 원천특허다. 특히 진단용 F-18을 비롯해 차세대 방사성 치료제 개발에 활용 가능한 베타·알파 방사성동위원소 등 다양한 종류의 동위원소에 적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디앤디파마텍의 자회사 프리시전 몰레큘러는 지난 2020년 3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해당 특허에 대한 글로벌 독점 실시권을 획득했다. 한편 프리시전 몰레큘러는 지난 2021년 9월 FAP 타깃의 PET 조영제 PMI07에 대해 방사성 영상 진단 개발 전문 기업인 글로벌 A사와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2022년 4월 FAP 타깃의 차세대 알파 방사성 항암 치료제 개발을 위해 오비메드(OrbiMed) 등 글로벌 투자기관이 설립한 젠테라(Zentera Therapeutics)와 조인트벤처 지-알파(z-alpha)를 설립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이번 FAP 특허 등록은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프리시전 몰레큘러가 개발 중인 물질의 선도적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매년 18% 이상씩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방사성 진단·치료 의약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달 25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오는 12~18일 5일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 22~23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2024.04.02 I 박순엽 기자
코오롱생명과학, 日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서 반전 노린다
  • 코오롱생명과학, 日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서 반전 노린다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일본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작년 매출 하락과 영업 손실 확대로 적자 전환했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초고령화로 인한 골관절염 환자 증가로 미국 유럽 대비 연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메디포스트(078160), 강스템바이오텍(217730) 등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일본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파트너사인 주니퍼테라퓨틱스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와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 ‘TG-C’(구 명칭 인보사)의 일본 임상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TG-C’는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골관절염 적응증 세포 유전자 신약 후보물질인 TG-C를 이용해 만든 국내 29호 신약이다.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인 1액과, 방사선 조사한 TGF-β1(염증억제 및 연골성분 생성 촉진인자) 유전자 도입 형질전환 세포로 이루어진 2액을 3대 1 비율로 혼합해 무릎의 관절강 내 주사하는 약제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 최근 해외 임상 데이터가 있을 경우 일정 부분 일본 본토 임상을 생략해주는 쪽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2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품목허가를 위한 절차를 어느 정도 생략할 수 있을지가 경쟁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어떻게 논의되느냐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의 일본 시장 진입이 더 빨라질 가능성도 생겨서다. ◇ 코오롱생명과학, 주니퍼테라퓨틱스와 일본 시장 공략...임상 절차 줄일까코오롱생명과학은 파트너사인 주니퍼테라퓨틱스(계약 당사자 주니퍼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니퍼테라퓨틱스 관계사인 주니퍼바이오로직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골관절염 및 항암제 분야 특화 기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22년 TG-C를 주니퍼에 기술이전했다. TG-C의 연구개발은 코오롱티슈진이 진행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판권을 보유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판권을 얻었다. 그러나 당시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로 이를 통한 사업 영위가 어려워지면서 기술이전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코오롱생명과학의 TG-C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총 7384억원이며 계약은 각 국가별 상업 판매가 시작된 후 20년간 지속된다.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임상 진행 타임라인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코오롱생명과학은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에 먼저 특허를 내고 시장 진입에 힘주고 있는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관련 ‘골관절염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일본에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회사 측이 일본 시장을 먼저 고른 건 시장 성장성이 빨라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일본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영국 등 유럽 주요 5개국은 세계 7대 골관절염 국가로 불린다. 이중 일본은 인구 초고령화로 7대 국가 중 가장 높은 골관절염 환자 증가율을 보이는 국가로 꼽힌다. 실제 일본은 초고령화로 인한 골관절염 환자 증가로 미국 유럽 대비 연평균 성장률이 8.5%로 가장 높다. 해당 시장은 2023년 약 1668억원에서 30년 약 3278억원까지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일본 특허 취득은 TG-C의 뛰어난 골관절염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제약 및 의료 선진국인 일본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일본은 인구 고령화로 골관절염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주요 해외 시장 중 한 곳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작년 적자 전환...매출 확대 절실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매출 회복이 시급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5.2% 감소한 1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24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2년까지 실적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작년 돌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꺾였다. 올 초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WS(수처리) 사업을 중단하며 매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었지만 주요 매출 사업 부문인 의약 사업 부문의 매출 감소, 엔저 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해외 사업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는 시점이 중요한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간 일본 제약사 등과 여러 부침을 겪었지만 모두 털어내고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사진=코오롱)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대법원에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처분의 부당함을 청구하는 행정소송의 상고장을 제출해 대법원에서 명예회복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에서 2019년 임상 과정에서 세포 착오를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코오롱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과 2심에서 법원은 식약처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TG-C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서는 소송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진행하고 있는 TG-C의 미국 임상 3상이 중요한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임상이지만 향후 상업화가 될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의 생산시설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 동력이 된다. 코오롱티슈진은 2018년 11월 환자 투약을 개시한 이후 현재까지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기준 마지막 150명에 대한 환자 등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2년간 추적 관찰 기간을 거쳐야 임상이 완료되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 임상 3상이 종료되는 시점은 2025년일 것으로 예상된다. FDA에 TG-C 품목허가(BLA) 신청은 2026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새로운 신약인 KLS-2031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으면서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KLS-2031은 요천추 신경근병증을 적응증으로 한 신약이다. 2019년부터 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KLS-2031의 경우 작년 중간결과 발표에 이어, 최종 결과가 올해 2분기 말~3분기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TG-C의 적응증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무릎 골관절염 뿐 아니라 고관절에 대한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FDA로부터 퇴행성 척추디스크 질환까지 적응증 확대를 승인 받은 바 있다.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TG-C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지역 판권을 획득해 수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주니퍼 측에서 현재 일본 보건당국인 PDMA와 일본 임상 신청에 필요한 상담 및 자료 제출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사 역시 라이센서로서 라이센시인 주니퍼의 원활한 임상 및 사업화에 필요한 사항들을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4.03.29 I 김승권 기자
퓨쳐켐, FC705 식약처 ‘GIFT 품목’ 대상 지정
  • 퓨쳐켐, FC705 식약처 ‘GIFT 품목’ 대상 지정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 퓨쳐켐(220100)의 전립선암 치료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C-705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GIFT) 품목 대상으로 지정받았다고 27일 밝혔다. 퓨쳐켐 CI (사진=퓨쳐켐)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GIFT)는 생명 위협 질환이나 중대한 질환 치료제 등 혁신성이 뛰어난 의약품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고 환자에게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지원체계다. 최대 90일 이내 신속 심사를 통해 빠른 허가가 가능할 뿐 아니라 안전에 직접 관련 없는 일부 자료는 시판 후 제출이 가능하다. 또 준비된 자료부터 먼저 심사가 가능한 수시 동반 심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제도로 심사자와 개발사 1:1 밀착 지원을 통한 전문 컨설팅 등 신속한 제품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제공된다. FC705는 전립선암에만 특이하게 발현되는 PSMA(prostate-specific membrane antigen·전립선 특이 세포막 항원)에 결합하는 펩타이드와 치료용 동위원소 LU-177을 결합하는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혈관을 통해 암세포까지 도달한 후 LU-177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로 암세포 사멸이 가능하다. 그동안 초기 호르몬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후 재발이나 전이가 된 환자에게는 적합한 치료 옵션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방사성 리간드 치료(Radioligand therapy)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퓨쳐켐의 FC705도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아울러 FC705는 임상 1상 결과에서 PSMA 타깃 방사성의약품 경쟁 물질들 대비 절반의 용량으로도 뛰어난 치료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현재 FC705는 국내 및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국내 임상 2상에서 대상 환자 전원 1회 이상 투여를 마쳤다. 퓨쳐켐 관계자는 “연내 반복 투여를 모두 마칠 계획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글로벌 혁신 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 품목 대상 지정과 함께 신속한 제품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3.27 I 박순엽 기자
 가장 빠른 AI신약 개발속도... 파로스아이바이오⑦
  • [바이오AI 강자들] 가장 빠른 AI신약 개발속도... 파로스아이바이오⑦
  •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꽁꽁 얼었던 국내외 자본 시장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풀리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의료기기 투자도 의료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추세에 보조를 맞추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바이오AI 기술이 무르익으며, 다수의 기업이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는 세상을 바꾸고 있는 국내 대표적 바이오 AI 기업 10곳을 집중 해부,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는 AI(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자체 개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약물 적응증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다. 특히 파로스아이바이오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중점 개발, ‘국내 최초’ 기록을 잇달아 확보하면서 주목을 받고있다.윤정혁 파로스아이바이오 대표. (사진=파로스아이바이오)많은 제약사가 AI 기술 이용을 시도하고 있지만, AI 개발사는 제약 경험이 부족하고, 제약사는 AI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일반적인 상황이다. 반면,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를 고도화하는 IT 기술력과 이를 활용해서 신약을 개발하는 역량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파로스아이바이오 설립자 윤정혁 대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단백질 구조 분석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다. 윤 대표는 목암생명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신이다. 그는 신약 연구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는 것이라 판단, 창업했다.2000년대 초 이 분야 기술전문가로 아이디알이라는 벤처기업 창업 멤버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Virtual screening을 이용한 신약개발’ 이라는 주제로 국내외에 논문을 발표해 단백질구조기반 신약개발의 유효성을 증명했다.윤 대표는 2016년 독자적인 3차원 단백질구조분석 관련 기술력과 혁신적인 빅데이터 및 AI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개발했다. 이후 같은 해 파로스아이바이오의 전신인 ‘파로스아이비티’를 설립한 뒤 사명을 파로스아이바이오로 변경했다.케미버스는 9개 모듈로 구성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대표적으로 독창성 있다고 평가받는 모듈로는 ‘켐젠’(ChemGEN)과 ‘딥리콤’(DeepRECOM)이 꼽힌다.‘켐젠’은 대용량 고속 데이터 처리 기술과, 약물작용발생단 기반의 생성 모델 알고리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신속한 타깃에 대한 유효 물질 디자인이 가능하다. ‘딥리콤’은 약물 정보와 세포 및 유전자 발현 정보와의 상호 작용을 분석해 새로운 타깃을 제안할 수 있는 케미버스의 바이오인포메틱스 모듈이다. 기존 파이프라인의 적응증 확대 등에 활용된다.파로스아이바이오는 현재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PHI-101’, 비소세포폐암 및 고형암 치료제 ‘PHI-201’, 전이성 난소암 치료제 ‘PHI-301’, 담관암 및 방광암 치료제 ‘PHI-401’, 대장암 치료제 ‘PHI-501’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파로스아이바이오의 PHI-101은 AI 알고리즘을 통해서 도출한 후보물질이 임상에 진입한 국내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상반기 내 급성골수성백혈병 적응증 대상 1b상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임상 2상 신청이 기대된다.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임상 1b상 환자 한두명 가량만 남은 상황”이라며 “올해 임상 2상에 들어간다면 국내에서는 AI 통해 도출한 후보물질 줄 가장 빠른 개발 속도로 역시 ‘국내 최초’ 타이틀 확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효과 확인…적응증 확대로 신약 가치 높여PHI-101의 치료 효과도 충분히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보한 데이터를 보면, 환자 약 60%에서 완전관해(CR)·불완전한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CR(CRi)·형태학적 백혈병이 없는 상태(MLFS)를 포함한 ‘종합 완전관해’(Composite Complete Response)가 확인됐다.PHI-101 투여를 통해 종양 크기가 줄거나 사라지는 객관적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은 80%로 나타났다. FLT3 돌연변이 환자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은 60%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약 30~35%가 FLT3 유전자 변이를 보이며, 이 변이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 대비 생존율이 약 2배 낮고 재발 위험은 높다고 알려져 있다.특히, 케미버스를 활용한 적응증 확대 전략도 눈에 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급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PHI-101 개발을 시작했다.이후 AI를 활용해 난소암, 삼중음성 유방암, 방사선민감제로까지 적응증을 확장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난소암의 경우 국내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1개 물질을 여러 적응증으로 개발하는 경우 물질의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PHI-101의 사례를 살펴보면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5704억원이지만 이후 추가된 난소암 치료제 시장규모는 5조3000억원,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는 2조2000억원, 방사선 민감제는 1조2000억원 가량이다. 타깃으로 하던 시장 규모가 5700억원에서 9조원 가량으로 늘어난 셈이다.파로스아이바이오는 PHI-101의 임상 2상 개발까지 완료한 후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제도’를 활용,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해서 PHI-101을 조기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PHI-101은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된 바 있다. 개발 중간 단계에서 좋은 조건의 요청이 있다면 상황에 따라 기술수출에도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향후 지속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임상 2상 후 조건부허가를 통한 판매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03.18 I 김진수 기자
‘희귀약 강자’ 이수앱지스, 치매약·항암제로 영역확장…연내 투트랙 기술이전 ‘도전’
  • ‘희귀약 강자’ 이수앱지스, 치매약·항암제로 영역확장…연내 투트랙 기술이전 ‘도전’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희귀질환치료제 전문 바이오텍 이수앱지스(086890)가 ‘애브서틴’과 ‘파바갈’ 쌍두마차를 앞세워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희귀의약품 이익 개선에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항암치료제로 올해 최소 1건 이상의 기술이전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창사 이래 첫 흑자를 낸 이수앱지스의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 706억원, 영업이익 93억원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수앱지스가 기술이전에 성공할 경우 컨센서스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치매약·항암제, 기술이전 투 트랙으로 진행이수앱지스가 기술이전을 추진 중인 후보물질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ISU203’과 표적항암제 ‘ISU104’다. 희귀의약품으로 흑자를 내고 있는 이 회사는 항암제, 알츠하이머 신약 등으로 연구개발 영역을 넓혀 신약개발사로서의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ISU203은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것이 아니라 ASM(Acid Sphingomyelinase)이라는 신규 타깃을 억제하는 항체를 활용한 약물이다. 향후 베타 아밀로이드 타깃의 기존 치료제들과의 병용 임상 등을 통한 치료 효능 확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기존 베타 아밀로이드 타깃 기전은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기가 힘들어 개발이 어렵고, 투과를 하더라도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부작용을 일으킨다. 반면, ISU203은 혈액 내 ASM 단백질 활성을 타깃하므로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지난해 ISU203의 비임상을 마친 이수앱지스는 임상 1상 진행 전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지난 2021년 임상 1상을 마친 ISU104도 기술이전 후보 중 하나다. ISU104는 특정 암세포에 과발현하는 ErbB3에 결합하는 ‘인간 IgG1 단일클론항체’다. 암세포 증식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ErbB3는 기존 항암제에 약물 내성을 갖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지만 아직까지 ErbB3를 타깃으로 한 항암제는 출시되지 않았다. ISU104는 ErbB3를 억제함으로써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요법 등 표준치료법에 내성이 생긴 암 환자들에게 유의미한 선택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이수앱지스는 재발성·전이성 두경부암 성인 환자에게서 ISU104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 바 있다.ISU104에 대한 재미한인제약인협회 ‘2022년 6월 KASBP 봄 심포지엄’ 이수앱지스 발표 자료 (자료=이수앱지스)회사 관계자는 “ISU104 항체를 단독으로 활용하기보다는 다양한 치료 모달리티(modality)와의 접목 등을 통해 효능 극대화를 추구해왔다”며 “현재는 ISU104를 △CAR-NK(키메라 항원 수용체-자연살해)와 결합시킨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안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기업과 협업해 ISU104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 이렇게 두 가지 개발 전략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캐시카우 삼형제도 순항 중…최대 실적 경신 목표회사의 캐시카우인 희귀의약품 △클로티냅 △애브서틴 △파바갈의 국내·외 사업도 순조롭다. 일각에서는 올해 최대 800억원을 넘는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나올 정도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먼저 가장 ‘큰 형’이지만 한동안 연 매출 40억원대 안팎에서 정체돼 있던 항혈전 항체치료제 클로티냅이 올해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클로티냅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국과 단가 협의를 통해 올해는 5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겠다는 계획이다.고셔병 치료제인 애브서틴의 경우 알제리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이란에서의 매출 상승이 또 다른 주목 포인트다. 이란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계약 물량의 상당량이 올해 상반기로 이연된 영향 등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1.5배를 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라크에서의 신규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지난해 125억원의 매출을 낸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의 올해 예상 매출은 180억원 안팎이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지난해 대비 높은 매출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연내 최소 1개 국가의 해외 추가 진출을 위한 작업도 진행 예정이다.특히 상반기 중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사무소를 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매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애브서틴과 파바갈의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확장을 위해서다. 기존 진출국에서 안정적으로 수주를 지속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시장을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지원하는 것이 이곳의 목적이다.한편 안정적인 매출 사업에 힘입어 이수앱지스는 지난해 첫 지정감사에서도 ‘적정’ 의견을 받았다. 2019년 도입된 주기적 지정감사 제도에 따라 회사는 6년간 자유롭게 감사인을 선임해 감사를 진행하지만 이후 3년은 금융당국이 지정한 감사인에 의해 감사를 받게 된다. 기업과 감사인의 유착을 막고 감사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지정감사는 규모가 작고 매출이 거의 나지 않는 바이오벤처에는 까다로운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진다.
2024.03.15 I 나은경 기자
의료 챗GPT 노리는 '루닛', 볼파라 인수가 중요한 까닭
  • 의료 챗GPT 노리는 '루닛', 볼파라 인수가 중요한 까닭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루닛(328130)이 볼파라 인수로 초거대 의료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루닛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사진제공=루닛)11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현재 볼파라 지분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분 인수 및 인수·피인수 관련 주총 등의 제반 절차는 오는 5월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서 루닛은 지난해 12월 볼파라 지분 100%를 1억9307만달러(252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볼파라는 뉴질랜드에서 설립된 의료용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주로 유방암 조영술에 특화된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 검진기관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곳 이상 의료 기관에서 볼파라 제품을 사용 중이다. 파라는 지난해 기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했다.볼파라는 120건 이상의 특허와 미국 식품의약국 (FDA) 승인 및 유럽 CE 인증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180만달러(290억원)를 기록했다. ◇ 1억장 데이터 확보, 의료 AI 플랫폼 전환 계기 루닛의 이번 볼파라 인수는 플랫폼 사업자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다.루닛 관계자는 “AI는 결국 데이터 사업”이라며 “볼파라가 현재 보유 중인 유방 촬영 사진이 1억장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루닛 인사이트에서 유방암 진단 제품 개발할 때 사용된 유방암 촬영 사진이 30만장”이라면서 “30만장과 1억장은 엄청난 차이”라고 덧붙였다.볼파라는 미국 등 서양권 여성 약 1억 장의 유방 촬영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데이터는 제품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 동의를 얻어 법적 분쟁 가능성을 모두 해소한 것이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 후 추가로 연간 2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그는 “루닛 목표는 애플리케이션 기업이 아니다”며 “플랫폼 기업이 최종 목표인데, 이런 데이터 확보는 계속해서 해야 할 과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볼파라 인수는 경쟁사 대비 우월한 지위를 갖게 된 계기”라고 강조했다.애플리케이션 기업과 플랫폼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 창출 방식에서 중요한 차이를 가진다. 애플리케이션 기업은 특정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개발하여 사용자나 다른 기업에게 직접 제공한다. 이들 기업의 주요 목표는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정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기업은 소프트웨어 판매, 구독 서비스,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에 비해, 플랫폼 기업은 다양한 사용자 그룹을 연결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이들 기업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플랫폼을 통해 다른 사용자나 기업이 상호작용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수익 모델은 거래 수수료, 구독료, 광고, 데이터 분석 판매 등 다양하다.◇ 진단 넘어 의료 챗GPT 꿈꿔루닛의 플랫폼 기업을 향한 실행계획은 구체적이다.루닛 관계자는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파운데이션 기초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플랫폼 기업이 되면 진단, 치료, 완치, 관리, 의약품 개발, 임상 등 다양한 워크플로우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이 모든 게 방대한 데이터가 확보돼야만 가능하다”며 “플랫폼이 되면 진단 이후 어떤 치료제가 더 유용한지, 환자별로 어떤 치료제가 더 적합한지, 특정 치료제 투약 이후 단계별 치료 진척도는 어떻게 되는지, 수술, 약물치료, 방사선치료 가운데 최선의 치료법은 무엇인지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을 곁들였다.AI 플랫폼 사업에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은 광범위한 데이터에서 학습해 만들어진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을 의미한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와 작업에 대해 학습되므로, 특정 작업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 걸쳐 응용할 수 있다.이 모델들은 대규모 데이터셋을 사용해 학습되므로, 새로운 데이터나 작업에 대해 추가 학습을 통해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즉,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범용성과 확장성을 겸비했다고 볼 수 있다.챗GPT, 바드 등이 대표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천억, 수조 단위의 데이터셋과 파라미터가 투입되는 초대형 생성 모델이다. 이를 기반으로 개별 기업들은 다시 자신의 용도에 맞게 미세조정, 각자의 맞춤형 AI모델을 구축한다.◇ 제품 기능, 매출처 달라...시너지 극대화볼파라는 유방암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한 것도 방대한 데이터 덕분이다. 볼파라는 현재 유방암 분야에서 덴서티, 리스크, 페이션트 허브, 애널리틱스 등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볼파라 덴서티는 유방 조직 밀도를 정량화해 유방암 위험 평가에 도움을 준다. 볼파라 리스크는 개인 맞춤형 유방암 위험 평가를 제공한다. 볼파라 페이션트 허브는 환자와 의료진 간에 의사소통을 통해 효율적인 치료를 돕는다. 볼파라 애널리틱스 객관적인 품질 지표 및 자동화된 보고서를 통해 효율적인 유방암 검진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다.루닛의 유방 관련 제품은 MMG(유방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 의심부위 검출), DBT(디지털 유방 단층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 의심부위 검출) 등으로 볼파라와 중첩되지 않는다. 매출 시너지도 분명하다. 그는 “현재 주력 매출원인 인사이트의 경우,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북미 지역, 특히 미국 매출은 미미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반면, 볼파라는 매출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4.03.13 I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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