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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로더' 이재욱, 누명 벗었다…이준영 악행에 반격
  • '로얄로더' 이재욱, 누명 벗었다…이준영 악행에 반격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로얄로더’ 이재욱과 이준영의 정면승부가 남았다.지난 27일 공개된 디즈니+오리지널 시리즈 ‘로얄로더’ 9, 10화에서는 사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복무 중이던 한태오(이재욱 분)가 탈옥했다는 뉴스 속보가 그려졌다. 또한 그를 탈옥시킨 것이 다름 아닌 강중모(최진호 분) 회장이었다는 사실로 놀라운 반전을 선사했다.한태오는 흩어졌던 기억의 조각들을 맞춘 끝에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된 살인사건을 사주한 배후가 다름 아닌 강인하(이준영 분)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고, 그로 인해 깊은 배신감을 느낀 한태오와 강 회장은 다시 한번 손을 잡고 강오를 사수하기 위한 칼날을 갈기 시작한다.(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강인하는 나혜원(홍수주 분)을 납치해 정신 병원에 가두는가 하면, 자신과 설전을 벌이던 중 지병으로 쓰러져가는 강 회장을 외면하는 등 역대급 폭주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한태오, 나혜원과 함께 계획했던 일들을 홀로 추진해 강오 그룹을 독차지할 마음을 품었다.하지만 한태오는 강인주(한상진 분) 살인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 누명을 벗었을 뿐만 아니라, 강인하에게서 완전히 돌아선 나혜원이 차근차근 작업해둔 물밑작업을 통해 본격적인 복수에 나서며 반격을 예고했다.특히 10화의 엔딩에선 입원 중인 강 회장의 산소호흡기를 떼려는 강인하 앞에 그를 제지하려는 한태오가 등장하며 두 사람이 극적으로 재회, 남은 에피소드에선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정면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로얄로더’는 오는 4월 3일 마지막 11, 12화를 공개한다.
2024.03.28 I 최희재 기자
“가로등 유리 안쪽도 닦아”…선수들이 마스터스를 사랑하는 이유
  • “가로등 유리 안쪽도 닦아”…선수들이 마스터스를 사랑하는 이유
  •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티샷하는 존 람(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마스터스는 정말 완벽하다. 한 남자가 가로등 유리를 빼 안쪽까지 닦는 걸 본 적이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가로등일 뿐인데 말이다.”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37·호주)가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대해 한 말이다.미국 골프위크는 28일(한국시간) “세부적인 관심의 차이가 마스터스를 최고의 대회로 만들었다”고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골프위크는 “마스터스를 주관·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전설적인 수준”이라며 “대회장에서 쓰레기 한 조각조차 결코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관계자들이 코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선수들을 어떻게 응대하는지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다. 전설적인 선수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는 코스 안에 잡초가 있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누군가 잡초를 발견했다면 그 그린 관리인은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밤새 폭풍우로 인해 거대한 나무가 쓰러지는 걸 봤는데 다음날 그 자리에 갔더니 마치 폭풍 피해가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고 회상했다.빌리 호셜(미국)은 “모든 디봇은 다음날 갓 자른 듯한 잔디로 대체돼 있다”고 말했고,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코스 관리인들은 연습 라운드 때 선수들이 주로 어떤 거리를 남겨놓고 샷을 하는지 측정한다.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만족해했다.닉 프라이스(남아공)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모든 걸 완벽하게 수행한다. 연습 시설도 별 5개의 품질을 갖추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은 “그들이 하는 일 중 감동을 주지 않는 건 하나도 없다”고 극찬했다. 잭 존슨(미국)은 “정제된 코스”라며 “좋은 샷은 보상받고 좋지 않은 샷은 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코스 외적인 부분에 감동 받은 선수들도 많다. 해리스 잉글리시는 “로커룸을 관리하는 분들이 우리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지 않았는데 나에 대해 다 아는 것 같다”고 밝혔고, 리키 파울러(미국)는 “내가 무엇을 잘 먹는지 스태프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디오픈 챔피언 브라이언 하먼(미국)은 “로커룸 안에 크리스피 도넛을 갖다놓는다”고 덧붙였다.
2024.03.28 I 주미희 기자
강렬한 액션, 핏빛 비린내 가득한 느와르 뮤지컬
  • 강렬한 액션, 핏빛 비린내 가득한 느와르 뮤지컬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화에서 볼법한 강렬한 액션 느와르가 무대에 펼쳐지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파과’다. 기존 뮤지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액션 연기가 공연 내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대 위에 피가 직접 등장하진 않지만, 어디선가 핏빛 비린내가 진동하는 듯 하다.뮤지컬 ‘파과’의 한 장면. (사진=페이지1)‘파과’는 작가 구병모가 2013년 출간한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 소설은 60대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출간 이후 11개국에 판권이 판매됐고,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공연계 대표 연출가 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이지나 연출과 함께 ‘곤 투모로우’,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등을 선보여온 공연제작사 페이지1(PAGE1)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작품의 주인공은 65세 여성 킬러 ‘조각’이다. 40여 년간 청부살인업(작품 속에선 이를 ‘방역업’으로 표현한다)에 종사한 조각은 한때 ‘손톱’이라 불릴 정도로 냉철하고 예리하게 맡은 일을 처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노쇠한 나머지 퇴물 취급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매일 묵묵히 일하며 살고 있다. 조각은 20년 전 보모로 위장해 한 남자를 죽였다. 그 남자의 아들 ‘투우’가 조각을 향한 복수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이지나 연출의 최근 작품들은 추상적인 서사에 다양한 무대 연출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총체극을 내세웠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국립무용단과 작업한 무용극 ‘호동’, 지난해 서울예술단을 통해 발표한 창작가무극 ‘순신’ 등이 그러했다. ‘파과’는 이들 작품에 비하면 기승전결이 명확한 서사를 보여준다. 뒤늦게 자신의 진짜 인생과 마주하는 조각, 그런 조각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가는 투우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흥미롭게 펼쳐진다. 원작 소설이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무대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뮤지컬 ‘파과’의 한 장면. (사진=페이지1)1막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액션 장면은 ‘파과’의 백미다. 액션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 스타일리시하다. 무술감독 서정주가 참여해 태권도, 유도, 검도, 특공 무술 등을 공연에 접목했다. 조각이 자신을 ‘방역업’으로 이끈 류와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는 장면, 투우와 벌이는 마지막 액션 장면에선 점멸하는 조명과 슬로모션 연기를 활용해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을 표현했다.나이 든 여성의 서사 또한 ‘파과’가 보여주는 색다는 점이다. 제목인 ‘파과’는 부서지거나 흠집이 난 과일(破果)이라는 뜻과 함께 여자 나이 16세의 가장 빛나는 시절(破瓜)을 의미한다. 주인공 조각은 나이가 들면서 흠집이 난 과일 취급을 받지만, 자신의 마음에 남들과 같은 희로애락이 있음을 발견하고 새롭게 태어난다. 핏빛 느와르 속에서 찾아낸 한줄기 희망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아쉬운 점은 음악이다. 극 전반의 분위기와는 잘 어울리지만, 귀를 사로잡는 넘버가 부족하다. 음악을 통한 인물의 감정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조각과 투우가 독백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연출도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다. 원작 소설이 지닌 문학성을 보여주는 요소지만, 해설이 과하다는 느낌이 들어 인물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차지연·구원영이 조각 역으로 출연한다. 투우 역에는 신성록·김재욱·노윤이 캐스팅됐고, 류 역으로는 지현준·최재웅·박영수가 출연한다. 어린 조각 역은 유주혜·이재림이 맡는다. 공연은 오는 5월 26일까지 이어진다.뮤지컬 ‘파과’의 한 장면. (사진=페이지1)
2024.03.26 I 장병호 기자
투게더아트, ‘조지 콘도 작품’ 투자계약증권 일반청약 개시
  • 투게더아트, ‘조지 콘도 작품’ 투자계약증권 일반청약 개시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투게더아트의 두 번째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일반청약이 개시된다. 케이옥션(102370)의 자회사 투게더아트는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조지 콘도, ‘The Horizon of Insanity(광기의 지평선)’의 청약을 이날 오전 10시부터 내달 1일까지 7일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투게더아트가 발행하는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기초자산은 21세기 피카소로 불리는 ‘조지 콘도’의 작품이다. 투게더아트 Ci (사진=투게더아트)투게더아트 관계자는 “조지 콘도는 아트페어 대부분의 대표작 출품과 동시에 경이로운 판매량 기록, 1년 동안 경매 낙찰가가 12% 상승하는 등 현대 미술작가들 사이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대중성 있는 훌륭한 작품을 가격경쟁력을 갖춰 예술 작품 소장 기회는 물론 투자 매력까지 높여 투자자와 컬렉터 모두가 만족하는 공모가 될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청약은 투게더아트가 운영하는 아트투게더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며, 청약 참여자는 NH투자증권(005940)의 조각투자전용계좌를 실명으로 개설해야 한다. 공모 총액은 10억2800만원으로 투게더아트가 10%인 1억280만원을 선배정 받고, 나머지 90%인 9억2520만원은 일반청약자에게 배정된다.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되는 증권 수량은 총 9252주이며, 주당 가액 10만 원으로 최대 300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는 내달 3일 경쟁률에 따라 최종 배정 수량과 투자자 명부가 확정된다.일반투자자는 최초 청약 금액 이외에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없으며, 기초자산 청산 시 매각 차익은 공동사업 수익으로 투자자에게 귀속하게 된다. 발행사인 투게더아트는 청약 종료 후 투자자 명부와 청약 관련 서류를 인증하고 별도로 투자자 보호 기금을 적립한 후 이를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이번 공모를 통해 미술품을 사랑하는 개인 투자자들께 비교적 소액으로도 함께 훌륭한 미술품에 투자하실 기회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이 건전한 미술 시장과 새로운 미술품 투자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안전한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우량한 미술품 기반으로 미술품투자계약 증권 발행을 정례화해 투자자와 함께 새로운 미술 시장 성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3.26 I 박순엽 기자
홍콩에 컬렉터 몰려온다…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 개막
  • 홍콩에 컬렉터 몰려온다…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 개막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인 ‘아트 바젤 홍콩’이 26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규모로 열린다.2013년부터 시작된 ‘아트바젤 홍콩’은 전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참여한 가운데 매년 8만여 명이 방문하고 1조원 규모의 미술품이 거래되는 행사다.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2021년에는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2022년에도 홍콩 입국 때 격리 의무가 계속되면서 갤러리 인력이 입국하지 못한 채 ‘위성 부스’를 설치하는 등 파행을 겪다가 지난해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관객을 맞기 시작했다.지난해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모습(사진=아트바젤).올해는 40개 국가와 지역에서 243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2019년(242개 갤러리)과 같은 규모다. 참가 갤러리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 갤러리로, 한국에서는 1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즈’에는 아라리오갤러리와 갤러리바톤, 학고재, 조현화랑, 국제갤러리, 리안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PKM갤러리, 우손갤러리 등 한국 갤러리 9곳이 참여한다.PKM갤러리는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구정아를 비롯해 가수와 배우로도 활동하는 백현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유영국 등의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조현화랑은 이배·김종학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갤러리는 조각가 김윤신의 나무 조각을 비롯해 하종현·김용익·최재은 등의 작업을 보여준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동양화의 전통 채색 기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이진주 작가의 신작과 재불작가 김순기의 1980∼1990년대 영상 작품 등을 전시한다. 갤러리바톤은 배윤환·이재석 등을, 리안갤러리는 이건용·김근태 등을 소개한다.신진·유망 작가들이 아트바젤 홍콩을 위해 제작한 작품을 소개하는 ‘디스커버리스’ 섹션에는 휘슬갤러리가 참여해 사진작가 김경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 개인전 형식으로 구성되는 ‘카비네트’ 섹션에서는 조현화랑이 지난해 별세한 박서보 작가의 후기 색채 연필 묘법 8점을 소개한다. 대형 설치작 16점을 전시하는 ‘인카운터스’ 섹션에서는 국제갤러리가 양혜규와 호주 작가 다니엘 보이드의 작품을 소개한다.해외 갤러리들이 전시하는 한국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벨기에 화랑인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는 김수자의 작품을 필름 섹션에서 선보인다. 미국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는 카비네트 섹션에서 강석호 작가를 소개한다.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박영숙의 작품도 홍콩 갤러리가 카비네트 섹션에서 전시한다.한편 ‘아트바젤 홍콩’은 27일까지 VIP 프리뷰를 진행하고 28∼30일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김윤신 작가의 작품들(사진=국제갤러리).
2024.03.26 I 이윤정 기자
 세상의 아침을 바꾼 음식 '식빵'
  • [이우석의 '식사'(食史)] 세상의 아침을 바꾼 음식 '식빵'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빵 속에 달달하게 조린 밤을 넣은 리치몬드 밤식빵[글·사진=놀고먹기연구소 이우석 소장] 세상의 아침을 바꾼 음식이 있다. 식빵(Loaf bread)이다. 글자 그대로 덩어리 빵. 밀가루와 소금, 효모, 물만 가지고 만든 빵이 무슨 재주로 세상을 바꿨단 말인가. 식빵의 역사를 되새겨보면 이해가 간다. 식빵은 영국에서 유래했다. 18세기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이 일어나며 인류의 생활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농민과 소작농이 줄어든 만큼 공장 노동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많은 이들이 이른바 ‘출근’을 하게 된 것. 문명은 확 바뀐 생활 패턴에 맞춰 다양한 것들을 발명해 냈는데 이를테면 원거리 출근을 위한 증기기관차나 노동자를 위한 값싼 기숙사 같은 것이다.빵 속에 달달하게 조린 밤을 넣은 리치몬드 밤식빵◇유통기간 길고 보관 편한 ‘식빵’, 미국을 사로잡다이때 식빵이 등장했다. 다른 빵보다 굽기 쉽고 유통기간이 길어 보관이 편한데다 도시락으로 쓰기 좋았던 까닭이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값이 저렴한 데다가 며칠씩 놔뒀다 구워 먹어도 괜찮았다. 마침 식민지에서 들여온 사탕수수 덕에 설탕이 대량으로 풀리면서 대중화된 잼을 발라 먹으니 맛도 꽤 있었다.미국으로 건너간 식빵은 순식간에 신대륙을 장악했다. 19세기 산업화의 열풍에 힘입어 가장 보편적인 식재료가 됐다. 빨리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현장으로 출근해야 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최고 음식이었다.식빵이 생활 속에 자릴 잡은 데는 발명가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1912년 식빵을 편리하게 자를 수 있는 자동절단기가 보석가공업자 오토 로웨더에 의해 발명됐다. 이어 1919년엔 획기적인 자동 토스터까지 세상에 나왔다. 가만 보면 신기하게도 그 형태나 원리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그 유명한 토머스 에디슨도 몇 종류의 전기 토스터를 고안했을 정도로 토스터는 단숨에 시장을 사로잡았다. 식빵 절단기와 토스터는 당시 주부들의 가사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줬고, 1차 대전 시기 여성이 노동 시장에 진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식빵은 이처럼 세상의 아침 문화를 바꿨다. 오죽하면 요즘도 미국에는 뭔가 획기적인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자른 식빵 이후 최고의 발명품(the greatest thing since sliced bread)”이라고 한다.식빵에 파스타를 채워넣기도 한다.역설적으로 음식이 별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에서 만든 빵이 세계인의 식탁을 정복한 것이다. 그래서 자국의 빵 문화를 교조적으로 자부하는 프랑스에선 특히나 식빵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원래부터 대대로 프랑스인은 영국인에게 ‘맛없는 음식을 먹는 나라’라고 놀려왔다.죽어도 ‘영국 빵’의 인기를 인정하기 싫었던 탓인지 프랑스인들은 식빵에 우유와 달걀옷을 입혀 다시 구워낸 ‘프렌치토스트’로 재해석(?)해서 먹는다. 사실 프렌치토스트는 프랑스의 뺑 페르뒤(pain perdu)를 부르는 이름인데, 딱딱히 굳은 식빵을 이런 식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에서는 독일식 토스트(German toast)라 불렀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독일이 사이가 나빠지면서 은근슬쩍 프렌치토스트라 바뀌게 됐다. 어쨌든 프랑스인의 멸시와는 달리 ‘맛없는 영국 빵’은 금세 세계적인 식품으로 자릴 잡았다.식빵은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에 전해진다. 일본의 쇼쿠팡(食パン)으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식빵의 이름을 갖게 된다. 뜻은 밥처럼 먹는 빵. 서양의 문물이 일본에 전해질 당시, 빵은 대부분 과자로 인식됐다. 카스텔라나 크림빵, 케이크 등 달달한 빵이 알려진 후, 주식인 밥처럼 먹는 빵이라 해서 쇼쿠팡이 된 것이다.백색 일색이었지만 요즘은 다양한 컬러의 식빵이 나오고 있다.◇산업화 이후 전 세계의 아침을 지배하다산업화가 고도화된 이후 마침내 식빵은 전 세계 아침을 지배하게 된다. 어느 외국의 호텔을 가더라도 조식이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식빵과 토스터다. 식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양복저고리의 팔을 꿰는 장면은 바쁜 현대인의 출근길을 표현하는 영상의 클리셰(cliche)로 자주 쓰이고 있다.소금과 이스트(yeast). 단순한 재료와 그저 그런 맛의 식빵은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백지’처럼 무궁한 변신이 가능했다. 그대로 굽기만 하는 토스트는 물론, 샌드위치와 파니니 등으로 변신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식품이 된 것. 부엌 찬장을 지키기도 하고 학생의 등굣길에 마중도 나갔다. 또 광부의 런치 박스에 실려 수백 미터 깊이 갱도에 들어가고 기내식으로 상공 7000m에서 분배되기도 한다.식빵은 크루아상이나 뺑 오 쇼콜라, 브리오슈 등 그대로 먹어도 맛있는 빵과는 전혀 다르다. 한식에서 밥의 개념이라 따로 ‘반찬’이 필요하다. 버터나 잼, 꿀, 파테 등을 바르거나 달걀, 햄, 치즈, 연어, 훈제육 등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아예 식빵을 굽기 전 반죽 안에 우유, 설탕, 버터를 넣거나 밤, 호두 등 견과류나 건포도를 넣는 경우도 있다.요즘은 부재료 없이 식빵 자체 맛 그대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대신 반죽을 잘해 촉촉하고 존득하게 잘 찢어지는 식빵을 특별히 선호한다. 그래서 제빵사들 사이에선 식빵이 가장 쉽고도 어려운 빵이라고 입을 모은다.중식요리에 식빵을 쓴 것이 있다. 새우살을 끼워넣은 멘바오샤워낙 친숙한 빵이라 별칭도 많다. 직육면체 식빵은 단면이 네모나 샌드위치를 하기 좋은데, 이를 풀먼 빵(Pullman bread)이라 부른다. 풀먼은 기차를 디자인한 사람이다. 긴 객차를 닮았대서 그리 불렀다. 윗부분이 둥그렇게 부푼 식빵은 따로 오픈탑이라 부른다.종주국 영국에선 전기 토스터가 발명된 후에도 프라이팬에 빵을 굽는다. 베이컨을 구운 후 흘러나온 기름에 달걀을 부치고 마지막에 식빵을 올려 한쪽 면만 구워 먹는다. 영국 뉴캐슬 출신 가수 스팅의 히트곡 ‘뉴욕의 영국인’(Englishman in New York) 첫 소절에서도 “난 커피 대신 차를 마시고 토스트는 한쪽 면만 구운 것을 좋아하지(I don‘t drink coffee, I’ll take tea my dear. I like my toast done on one side)”란 가사로 단호히 영국인의 식빵 취향을 언급하고 있다.대한민국 회사원들의 든든한 아침을 책임지고 있는 토스트 노점은 ‘영국식’이다. 토스터가 아닌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직접 굽는 방식이다. 달걀과 햄을 부치고 채 썬 양배추와 치즈를 끼워 먹는다. 외국 토스트보다 푸짐하다. 한국식 토스트는 차라리 샌드위치, 그중에서도 구워낸 크로크무슈(croque-monsieur)에 가깝다. 아침 토스트는 회사원의 공복을 책임지며 대한민국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든든히 지원하고 있다.홍콩의 차찬탱에서 즐길 수 있는 얌차(飮茶) 메뉴 중에는 두껍게 썬 토스트 한 조각을 밀크티와 곁들이는 것이 있다. 광둥어로 또우시(多士)라 불리는 토스트에는 카야 잼을 바르거나 버터만 녹여 바르고 손에 들고 먹는다. 토스트는 한 장짜리지만 샌드위치는 두 장 이상이다. 꼭 식빵이 아니더라도 두 장의 크래커나 빵 사이에 뭘 끼운 것을 줄여서 ‘샌드’(sand)라고 부른다.대한민국의 길거리 토스트는 이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다.(을지로입구역)◇졸지에 도박중독자가 된 ‘샌드위치 백작’샌드위치의 역사를 논할 때 억울해할 만한 사람이 한 명 있다. 18세기 중반 영국에 살았던 존 몬터규 샌드위치 백작이다. 그의 이름이 야사로 전해지는데, 평소 카드놀이를 좋아하던 그는 게임 중 식사할 시간을 아끼려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고안했는데 그것이 바로 ‘샌드위치’가 됐다는 것. 이 얘기가 널리 퍼지며 존 몬터규 샌드위치는 졸지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박중독자’가 됐다.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작 그는 해군성 장관과 국무장관을 역임했을 만큼 다재다능한 군인이자 정치가였다. 존 몬터규는 카드놀이가 아닌 업무에 몰두하느라 빵에 고기와 채소를 끼워달라고 주문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훗날 밝혀졌지만 이미 전 세계에 그의 이름은 ‘도박벽의 대명사’로 퍼져나간 후였다.샌드위치는 식빵과 바게트 등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바싹 구워낸 프랑스 크로크무슈, 바케트와 하몽을 쓴 스페인 보카디요(bocadillo de jamon), 중국 광둥의 고기 빵 주파바오(猪?包), 쌀 바게트에 고기와 채소를 끼워 넣은 베트남 바인미(banh mi), 잼과 연유를 바르고 치즈와 햄을 끼워 넣은 대만 싼밍치(三明治), 빵 한 장짜리 오픈 샌드위치인 노르웨이 스뫼르레브뢰(smørrebrød), 고등어를 구워 넣은 튀르키예 발릭 에메크(Balik Ekmek) 등 다양한 나라별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세상이다.이처럼 순식간에 우리 삶 속에 뿌리를 내린 식빵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제2의 주식’일 뿐 아니라 별미로도 만날 수 있다. 아침엔 토스트로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엔 샌드위치, 식빵 테두리 크러스트(crust)와 이를 튀긴 러스크(rusk)는 간식으로, 저녁엔 중식당에서 새우 빵 멘바오샤(面包蝦)와 맥주 한잔을 기울일 때도 식빵은 함께한다.사람들의 비상식량으로, 봄날 피크닉의 점심, 때론 오 헨리의 작품 속 화가의 지우개로, 삼겹살 곱창집 번철의 기름 제거제 등 다양한 목적과 모양새로 우리 일상에 포진하고 있는 식빵의 행렬. 가히 세계인의 생활을 바꾼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홍콩의 얌차에 빠지지 않는 토스트 밀크티 세트◇식빵 맛집▶아침 토스트=버터가 미끄러져 지나간 번철 위에 채소를 썰어 넣은 달걀부침이 지글지글 익는다. 식빵이 옆에 눕고 햄과 치즈가 차례로 빵 위에 오를 준비를 한다. 차곡차곡 쌓이면 완성이다. 뜨거운 토스트를 말아 종이컵에 담아준다. 뜨거운 김을 타고 영양이 몸 안에 채워진다. 단숨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유지방, 섬유소, 비타민까지 섭취했다. 이 집은 소스도 그리 달지 않아 더욱 좋다. 모자란 단맛은 딸기우유나 두유로 채우면 된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 앞. ▶멘바오샤=진진가연. 예전에도 ‘면보햐’라는 이름으로 중국집 차림표에 있던 메뉴지만 뭔지 잘 모르다가 이제 와서 너무도 유명해진 메뉴다. 멘바오(面包)는 빵을 뜻하고 샤(蝦)는 새우를 이른다. 식빵 사이에 다진 새우를 채우고 그걸 다시 튀겨낸다. 진진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중국요릿집. 왕육성 셰프와 황진선 셰프가 책임지는 주방에서 멘바오샤를 튀겨낸다. 한입 베어 물면 바로 ‘바사삭’ 소리가 울려 퍼지는 빵 속에 육즙 가득한 새우가 들었다. 씹는 맛을 위해 일부러 칼로 다져 넣는다.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23.▶밤식빵= 리치몬드 과자점 성산본점. 보통은 그냥 먹는 식빵. 하지만 누군가 처음 식빵에 달달라게 조린 밤을 넣을 생각을 했다. 잼이나 시럽 따위 없이 그냥 먹기에 퍽 좋다. 그 누군가가 바로 이 집이다. 업력이 무려 45년. 1979년 창업한 서부지역 대표 베이커리 노포다. 수백 종의 다양한 제과제빵 상품을 판매하는데 이중 시그니처로 꼽히는 것이 밤 식빵. 누릇하니 잘 구워낸 겉면엔 아몬드 칩이 다닥다닥 붙었고 부드럽게 성긴 속살에는 달콤하고 고소한 밤 알갱이가 쑥쑥 박혔다. 주식, 간식, 후식으로도 모두 좋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86.북유럽에서 자주 먹는 오픈 샌드위치
2024.03.22 I 강경록 기자
‘현대 테라스 커미션’ 첫 번째 전시 개막…내년 초까지 개최
  • ‘현대 테라스 커미션’ 첫 번째 전시 개막…내년 초까지 개최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자동차와 미국 뉴욕 휘트니 미술관의 10년 장기 파트너십으로 신설된 ‘현대 테라스 커미션’ 첫 번째 전시가 20일(현지시간)부터 내년 초까지 개최된다.현대 테라스 커미션 전시 전경.(사진=Photo Steven Probert, 현대차 제공)‘현대 테라스 커미션’은 현대차와 휘트니 미술관이 예술가와 큐레이터에게 기존과는 다른 창조적 실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는 전시 프로젝트다. 휘트니 미술관의 야외 전시장 중 가장 큰 규모인 5층 야외 테라스 전시장에서 매년 새로운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조각, 퍼포먼스, 멀티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현대 테라스 커미션’은 야외 전시장의 장소 특성에 따라 미술관 내외부 모두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적 경험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현대차 아트 파트너십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현대 테라스 커미션 전시 전경.(사진=Photo Steven Probert, 현대차 제공)‘현대 테라스 커미션’의 첫 번째 작가로 참여한 토크와세 다이슨은 1973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디아스포라의 관점에서 현재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생태, 인프라, 건축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조각,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테라스 커미션: 토크와세 다이슨’전에서 작가는 빛과 공간을 작품의 구성 요소로 활용한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기하학적 구성과 야외 전시장 특성에 따라 자연광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하며 추상적인 형태로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또한 ‘수도를 위한 놀이터’라는 부제에 맞춰 토크와세 다이슨은 관객들이 작품을 만지고 안에 들어가 앉아 보기도 하면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함으로써, 자유는 움직임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는 공간적 관점에서의 해방 전략에 대한 작가의 신념을 담아냈다.2024 휘트니 비엔날레 전시 전경.(사진=Photo Steven Probert, 현대차 제공)‘현대 테라스 커미션’ 전시는 격년으로 진행되는 휘트니 미술관의 대표 프로그램인 ‘휘트니 비엔날레’와 연계 개최된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휘트니 비엔날레의 공식 후원사로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예술가들의 실험과 비평적 담론 형성이 지속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미술관 테라스 너머의 주변 환경과 반응하며 미술관 안팎의 경계를 허물어 보다 많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4.03.21 I 공지유 기자
숨은 '파랑새' 찾기…상상을 부르는 '애정'
  • 숨은 '파랑새' 찾기…상상을 부르는 '애정' [e갤러리]
  • 황예랑 ‘실내에서 나무와 새를 기르는 방법’(2024 사진=페이지룸8)[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손길이 많이 간듯, 잘 다듬은 화초가 돋보이는 화분이 나란히 놓인 테이블. 슬쩍 보이는 창문이 아니어도 집밖이 아닌 집안의 공간처럼 보인다. 붉은 열매와 하얀꽃, 뾰족한 초록잎 분재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런데 단순히 정물화적 구상은 아닌가 보다. 슬쩍 들여다본 작품명이 ‘실내에서 나무와 새를 기르는 방법’(2024)이니까. 예쁘고 참한 전경을 옮겨다 놓은 그 이상의 의도가 숨어 있는 듯하단 얘기다. 작가 황예랑(31)은 ‘작은 존재’에 관심이 많다. 작가 자신의 시공간에 잠시 머무는 생물에 대한 애정인데. 꽃과 나무, 새와 나비 등 살아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상의 사물에까지 생명력을 심어 화면으로 불러내는 거다. 때론 정밀한 묘사로 한눈에 들어오게, 때론 거친 묘사로 상상을 동원하게 하는 작업에 더 독특한 것은 ‘햐얀’이 가진 상징성을 뿌려두는 거다. 흰먹과 백묵을 재료로 즐겨쓰는 것 외에 순수·무결 등의 의미를 슬쩍 흘려둔단다. 역시 ‘하얀’천이 도드라진 작품에서, 그렇다면 작품명이 암시한 ‘새’는 과연 어디에 있나. 하얀천 아래, 흘려보지 않아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철제 새장 그 안쪽이다. 좌우로 한 마리씩, 작은 발과 긴 꼬리로 존재를 알리고 있다. 4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11길 페이지룸8서 여는 개인전 ‘숨을 참는 버릇’에서 볼 수 있다. 한국화 21점, 조각 3점 등 24점을 꺼내놨다. 한지에 먹·백묵·동양화물감. 72.7×90.9㎝. 페이지룸8 제공. 황예랑 ‘숨을 참는 버릇’(2024·19.5×25㎝), 한지에 먹·백묵·동양화물감(사진=페이지룸8)
2024.03.18 I 오현주 기자
윤영달 회장 "깜짝 놀란 '밤양갱' 인기, 문화예술의 힘이죠"
  • 윤영달 회장 "깜짝 놀란 '밤양갱' 인기, 문화예술의 힘이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밤양갱’ 때문에 요즘 기분이 좋습니다. 허허허.”윤영달(79)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메세나협회 신임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가수 비비(BIBI)의 노래로 인기인 ‘밤양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회장은 “노래 덕분에 ‘밤양갱’도 인기가 늘었다”며 “문화예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밝혔다.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협회 중점 사업 및 기업의 예술지원의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 회장이 ‘밤양갱’의 인기를 반가워하는 배경에는 그만의 예술경영 철학이 있다. 한 곡의 노래가 ‘밤양갱’을 구매한 고객에게 즐거움이 됐듯, 기업은 문화예술을 통해 고객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고객이 없는 기업은 없다.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고객이 행복해야 한다”며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문화예술은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윤 회장이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달 20일 열린 한국메세나협회 정기총회에서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올해부터 3년간 협회를 이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기업 회원을 기반으로 경제와 예술의 균형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았다.한국메세나협회의 주요 사업은 기업과 예술단체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기업·예술단체 결연’, 그리고 기업의 예술단체 지원금액에 비례해 정부의 문예진흥기금을 추가 지원하는 ‘예술지원 매칭펀드’다. 협회는 2006년부터 이들 사업을 통해 총 1124억원(기업지원금 877억원, 정부지원금 247억원)을 예술계에 지원했다.윤 회장 또한 기업과 문화예술계의 ‘연대’를 강조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의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상호 파트너 관계를 통해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윤 회장은 “많은 기업이 메세나 활동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데, 기업의 발전을 위해선 문화예술로 고객을 즐겁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단 예술가들을 만나서 식사도 하고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서로 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협회 중점 사업 및 기업의 예술지원의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 회장은 국악·조각·시(詩)를 꾸준히 지원해왔다. 공연·미술·문학에서도 상대적으로 지원이 부족한 분야들이다. 특히 윤 회장은 ‘국악 애호가’로 유명하다. 중국, 일본에서도 자국의 음악을 ‘국악’(國樂)이라고 표현한다는 점에서 우리만의 표현인 ‘한음’(韓音)이란 단어를 만들 정도로 애정이 깊다. 국악 영재를 발굴·지원하는 ‘영재한음회’, 국악 명인들을 위한 ‘양주풍류악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이 주최하는 최대 규모의 전통음악 공연 ‘창신제’도 2004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크라운해태 직원들에게는 국악기와 판소리를 배우는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적극 권장해왔다.윤 회장은 “과자 가격을 깎는다면 고객은 일시적으로 좋아하겠지만 기업은 존속하기 어려워진다”며 “적정 수준의 이익을 내면서 그 안에서 고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국악과 조각, 시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악 공연에 초대를 받은 거래처에서 공연을 즐겁게 본 뒤 판매대에 우리 과자를 하나라도 더 진열해준다면 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국악 덕분에 직원들도 창의적으로 바뀌는 등 성과가 있다”고 덧붙였다.한국메세나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2022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은 인프라(57.1%), 미술전시(14.9%), 클래식 음악(8.1%)에 쏠려 있다. 국악·전통예술의 경우 2.0%에 불과하며, 다른 장르 또한 지원이 미약하다. 윤 회장은 “이번 기회에 국악의 매력을 기업에 더 많이 알릴 것”이라며 “문화예술 전반과 기업이 끈끈하게 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3.12 I 장병호 기자
6인6색 작품세계 한 자리에…스페이스수퍼노말 기획전
  • 6인6색 작품세계 한 자리에…스페이스수퍼노말 기획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6명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세계를 한 자리에 모은 그룹전이 3월 12일부터 4월 23일까지 스페이스수퍼노말 갤러리에서 열린다. 한남동에서 성북동으로 새 둥지를 틀면서 마련한 기획전이다.류재춘 작가의 ‘달님’(사진=스페이스수퍼노말).이번 전시에서는 권재나, 김자연, 류재춘, 박혜숙, 지석철, 심승욱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뉴욕에서 작품복원가와 컬러리스트로도 일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온 권재나 작가는 회화와 입체를 넘나드는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려낸 김자연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개인전 48회, 단체전에 360회 이상 참여한 바 있다.한국화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류재춘 작가는 전통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현대 한국화의 미학적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고 있다. 박혜숙 작가는 미국 미술계에서 인정받으며 미국은 물론 프랑스, 중국, 타일랜드 등에서 30년이상 작품활동을 해왔다. 지석철 작가는 극사실회화로 유명하며 의자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심승욱 작가는 사회적·개인적 상황을 조각, 설치, 사진으로 재해석하면서 작품 안에 고귀함과 천박함, 희극과 비극 등 양가적인 요소를 담아낸다.김자연 작가의 ‘자연풍경’(사진=스페이스수퍼노말).
2024.03.11 I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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