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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개월간 600억달러 유입…WGBI가 환율 흐름 바꿀까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가운데,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외환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오는 4월부터 8개월간 진행되는 WGBI 편입으로 대규모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예정돼 있지만, 환율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를 두고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1500원 바라보는 환율…빠른 편입에 환율 하락 기대2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정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71.3원)보다 1.4원 내린 1469.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해 말 1439.0원에서 새해 들어 2% 이상 올라, 다시 1500원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말 정부의 수급 대책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은 2026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당초 1년에 걸쳐 편입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단축되면서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집중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WGBI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가운데 약 600억달러(88조 6620억원)가 한국 국채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편입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분명한 강점이다. 앞서 WGBI에 편입된 중국은 36개월에 걸쳐 지수 반영이 이뤄지며 월별 자금 유입 강도가 희석됐다. 반면 한국은 8개월 동안 압축 편입이 진행된다. 이를 거래일 기준(월 20일 가정) 일평균 유입액으로 환산하면 중국은 하루 평균 약 1억 8000만달러 수준이었던 데 비해, 한국은 약 3억 7500만 달러에 달한다. 단순 비교만 놓고 보면 원화 강세에 가해질 수급 압력이 중국 사례보다 두 배 이상 크다는 계산이 나온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WGBI 편입이 중기적으로 환율에 20~30원 수준의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핵심 벤치마크인 WGBI 특성상 연기금·중앙은행 등 장기 자금이 자동으로 유입되면서 외환시장의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WGBI 편입이 확정된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잔액은 70조 1000억원으로 큰 폭 증가했다. ◇환헤지에 줄고, 해외투자에 새는 달러다만 WGBI 자금이 곧바로 환율의 하락 재료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제약 요인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변수는 환헤지다. 글로벌 국채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헤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환헤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현물환 시장에 직접 공급되는 달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표면적으로는 600억달러가 유입되더라도 그 전부가 원화 강세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더 근본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자본 유출 흐름이다. 지난해 11월까지 한국 자본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규모는 1294억달러에 달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는 504억달러에 그쳤다. 유출이 유입의 2.6배에 달한 셈이다. 해외직접투자에서도 달러 유출은 359억달러로, 유입(112억달러)의 세 배를 웃돌았다. 개인, 기업, 기관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해외 투자 흐름을 WGBI 자금만으로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계절적 변수도 부담이다. 매년 4월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집중된다. 특히 지난해 국내 증시 강세로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늘어난 만큼, 배당금을 달러로 환전해 가져가려는 수요가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WGBI 편입 자금이 환율에 게임 체인저는 아닐 듯 하지만 하루 평균 3억 7000만달러 안팎의 달러 공급 효과는 의미가 있다”며 “새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하루 평균 2억 7000만달러가량 순매수해온 점을 감안하면 WGBI 자금만으로도 상당 부분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은재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올해 외국인 국내 증권자금 유출입은 WGBI 추종 채권자금에 힘입어 전반적인 유입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주식자금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 등으로 높은 유출입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법 전합 "산재법상 제3자 기준, 보험료 부담관계 아닌 위험공유 여부"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건설공사 하수급인이 건설기계를 임차하고 운전노무까지 맡겼다가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해당 건설기계 임대인 및 운전기사를 상대로 산업재해보험금 지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동일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하고 있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대위권 행사 범위에 속하는 ‘제3자’로 볼 수 없다는 설명으로, 이는 기존 판례를 뒤집은 판단이기도 하다.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스1)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 주심 대법관 노택악)는 22일 근로복지공단이 지게차 운전기사 A씨와 지게차 임대인 B씨를 상대로 산재보험금을 물어내라며 낸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확정 판결(파기자판)했다.앞서 상주-영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 하수급인은 건설기계 대여업자인 B씨로부터 지게차를 임차하고, A씨의 운전노무까지 제공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2017년 2월 해당 건설 현장에서 지게차로 철근 하역 작업을 하던 중 철근 묶음 일부를 떨어뜨려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재해근로자)가 부상을 당하는 사고를 냈다. 근로복지공단은 재해근로자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지급한 후, A씨와 B씨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재해근로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주장하며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산재보험법 87조는 제3자의 행위로 산업재해가 발생해 공단이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건설기계 임대인 및 운전기사가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셈이다.1심과 2심은 모두 이들을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근로복지공단 손을 들었다. A씨는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아니고 건설기계 대여업을 운영하며 지게차를 전적으로 사용·관리하던 B씨가 운전기사로 A씨를 제공한 것인 만큼, 보험가입자인 원수급인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설령 A씨가 임대계약의 내용에 따라 하수급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작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산재보험법상 제3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다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대위권의 행사 범위는 보험료 부담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 또는 노무제공자들이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즉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제3자의 범위를 파악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이는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판단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가해자가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 또는 그 하수급인의 직·간접적인 지휘·명령 아래 작업함으로써 사업장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했고 그 위험이 현실화돼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재해근로자와 직·간접적 산재보험관계가 없어 산재보험법상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본 대법원 앞선 판결 및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대상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모두 변경한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복지공단의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한 대위권 행사를 허용한 종전 판례의 입장에 대해 학계의 비판이 제기돼 왔었다”며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근로복지공단의 대위권 행사의 상대방이 되는 제3자의 판단기준을 재정립한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 4분기 역성장에 지난해 1% 그친 성장률…올해는 1.8% 기대(종합)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가 4분기 역성장을 기록하며 연간 성장률이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건설투자 부진과 기저효과가 겹치며 성장 흐름이 크게 제약됐지만, 올해는 건설 부문의 부담 완화와 소비·수출 회복을 바탕으로 성장률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4분기(10~12월)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1.0%에 그쳤다.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0.97%로 사실상 0%대 성장이다. 연간 성장률이 1%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분기 기준으로 GDP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1분기(-0.2%) 이후 3분기 만이다. 감소 폭 역시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22년 4분기(-0.4%) 이후 가장 컸다.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1.3%로 예상보다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연말 건설 경기가 당초 전망보다 크게 부진한 점이 4분기 역성장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사진=뉴시스◇기저효과에 건설 부진 겹쳐…“중립적이었다면 2.4%”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배경으로 높은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부진을 동시에 지목했다.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1.3%에 달했는데,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5%를 웃돌아 4분기에는 성장률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설명이다.여기에 건설투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성장률을 추가로 끌어내렸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건설투자는 연간 기준 9.9% 감소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3.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이 국장은 “만약 건설 부문이 성장에 중립적인 수준만 유지했더라도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 수준까지 높아졌을 것”이라며 “지난해 성장 부진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다만, 성장 흐름 자체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는 평가도 내놨다. 이 국장은 “재작년 2분기 이후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미약했고, 지난해 1분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역성장이 나타났지만 이후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빨랐다”며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해 왔다”고 설명했다.◇수출은 반도체가 버텼다…내수는 여전히 부담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성장은 수출이 떠받쳤다. 연간 수출은 4.5% 증가했지만, 분기별 흐름은 엇갈렸다. 4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줄어들며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한은은 4분기 수출 감소와 관련해 “물량 증가보다는 가격 상승 효과가 컸고, 일부 품목에서 기저효과와 수요 둔화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해외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설비투자는 연간 기준으로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2.0%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8% 감소하며 다시 조정을 받았다. 이 국장은 “1~3분기에는 법인용 자동차 투자가 설비투자를 견인했지만, 4분기에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말했다.민간소비는 지난해 연간 1.3% 증가했지만, 분기별로 보면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3분기에는 정책 효과가 반영되며 반짝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증가 폭이 다시 둔화됐다. 정부 소비는 재정 지출 확대 영향으로 연간 2.8% 늘었다.사진=한국은행◇“올해는 건설 부담 완화”…성장률 1.8% 전망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높은 1.8%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정부 예산 증가도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특히 지난해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 부문의 부담이 올해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국장은 “공사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지방 부동산 여건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건설투자는 점차 중립 수준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반도체 공장 증설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 등은 상방 요인”이라고 말했다.다만, 그는 “건설투자 개선 여부에 따른 성장률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오는 2월 경제전망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5일 “올해 성장률은 작년 11월 전망치인 1.8%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며 “상방 리스크는 다소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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