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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최대주주' CBC 그룹 "4500억 펀드 만들어 국내 IP로 뉴코 만들겠다"
  • '휴젤 최대주주' CBC 그룹 "4500억 펀드 만들어 국내 IP로 뉴코 만들겠다"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CBC 그룹의 목표는 로컬 기업을 글로벌 시장플레이어로 성장시키는 데에 있다. 휴젤(145020)에 투자한 것도 그러한 맥락이며 앞으로 더 많은 한국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경한수 CBC그룹 북미 총괄 대표·글로벌 프라이빗 크레딧 및 로열티 부문 대표)"한국은 연구·기술력이 좋지만 중국과 비교했을 때 자본의 한계로 인한 '병목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투자공사(KIC)를 앵커로 4500억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의 IP로 '뉴코'를 만들어 고부가가치 딜을 일으키겠다."(조기철 사모펀드 부문 시니어 매니징디렉터 겸 공동 가치 창출 부문 대표)약 4년 전 미용의료기기 회사 휴젤 인수를 주도해 국내 투자업계에 존재감을 알린 CBC그룹이 GHO캐피탈과 결합을 통해 '세계 최대 헬스케어 투자사'로 분한다. 오로지 헬스케어에만 투자하는 투자사 가운데 가장 큰 210억 달러(약 32조원)의 운용자산(AUM)으로 태평양과 대서양 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유일한 플레이어라는 내용이다. 특히 국내 시장을 주요한 투자처로 보고 있다.CBC 그룹은 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계획과 비전을 소개했다. 이데일리 프리미엄 제약·바이오 플랫폼 팜이데일리가 내용을 들었다.왼쪽부터 CBC그룹의 조기철 대표, 경한수 대표(사진=임정요 기자)◇휴젤 이사회 공동의장들 출동…경한수·조기철 대표CBC 그룹의 경한수 대표와 조기철 대표는 함께 휴젤의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경 대표는 지난 2021년 CBC 그룹이 GS, IMM, 무바달라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휴젤을 인수한 데에 중추적인 의사결정자였다.경 대표는 코넬대학교 의학박사를 졸업한 신경외과 전문의다. 그는 포톨라 캐피탈 파트너스 공동창립자 겸 매니징 파트너(2013년~2017년)를 지냈으며,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 사장(2013년~2015년)으로 재직했다. 국내 제넥신(095700)의 대표(2015년~2017년)를 맡았고 2017년 부터 CBC 그룹에 몸담고 있다.조 대표는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와튼 스쿨 MBA를 졸업했다. 시티그룹에서 아시아 헬스케어 IB 헤드(2011년~2018년)을 맡았고 중국 상하이 소재 자이랩(Zai Lab)의 재무총괄임원(2018년~2023년)을 지냈다. 지난 2023년 CBC그룹에 합류했다. 경 대표는 "(제가) CBC 그룹에 9년 재직해 두번째로 오래 근무한 직원이다. CBC에서 누적 20건,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 중 한국에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가 바로 휴젤"이라며 "휴젤은 CBC 회사 역사상 가장 큰 투자로, CBC의 제일 중요한 포트폴리오"라고 말했다.휴젤은 기존 최대주주이던 베인캐피탈이 2022년 4월 싱가포르 CBC그룹, 국내 GS그룹과 IMM PE, 중동 무바달라 그룹으로 구성된 '아프로디테 인수조합'에 CB포함 556만6791주(44.19%)를 주당 28만원가, 총규모 1조 5587억원에 경영권을 넘겼다. 올 3월말 기준 휴젤은 아프로디테 인수조합이 43.53%를 보유했으며 이 인수조합의 구조를 해부하면 CBC그룹이 휴젤의 18.33%, GS그룹이 11.46%, IMM이 6.88%, 무바달라가 6.87%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휴젤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3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휴젤 매각 계획이나 시점을 묻는 기자에게 경 대표는 "휴젤은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길을 나아가고 있다"며 충분한 수익을 실현할 때까지 매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경 대표는 "캐리 스트롬 글로벌 대표와 장두현 국내 대표 등 좋은 경영진을 영입했으며 이런 경험자들이 휴젤을 잘 끌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휴젤은 이제부터 미국에 직접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목표는 계속 회사를 키우는 것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볼트온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휴젤이 직접 대답해야할 사안이다. 회사가 성장하는 길에는 유기적(organic), 비유기적(inorganic) 두 방향이 모두 있을 테고 많은 기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국내에 누적 1조 투자…'중요한 시장'CBC 그룹이 한국에 투자한 주요 내용으로는 휴젤 투자 외에도 셀트리온(068270)의 동남아 포트폴리오를 2억 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한 것, 그리고 에이비엘바이오(298380)의 이중항체를 CBC 그룹의 포트폴리오인 노바브릿지(옛 아이맵)가 1억 달러(약 1500억원)에 기술도입한 것이 있다. 경 대표는 "다른 투자사들과 공동으로 투자한 것까지 합하면 국내 시장에 15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했고, CBC 그룹 단독으로만 봐도 1조원 가까이 투자했다"며 "공개하지 않은 내용도 많으며 곧 발표될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CBC 그룹은 한국투자공사(KIC)와 3억 달러(약 4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들도 라인업 해뒀으며 올 여름 2억 달러 가량으로 1차 클로징을 예상한다. 당장 1차 클로징에 맞춰 투자할 대상도 어느 정도 선별이 되어있는 상황이다.구체적으로는 국내 바이오텍의 IP를 도입해 뉴코를 설립할 계획이다. 뉴코란 특정 신약 후보물질의 빠른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설립한 '기획형' 바이오 회사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자리 잡은 사업모델이지만, 국내에는 비교적 최근 인지도를 쌓고 있다. 일례로 국내 디앤디파마텍(347850)이 미국 뉴코인 멧세라에 비만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으며, 작년말 멧세라가 빅파마인 화이자에 약 15조원에 인수되면서 화제가 됐다.경 대표는 뉴코를 만들어 핵심 IP를 도입하면, CBC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0년~30년 경력을 가진 개발 적임자들을 쉽게 연결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경 대표는 "(CBC 그룹의) 전략은 간단하다. 첫번째는 중소형사(SME)를 글로벌화시키는 것이다. 두번째는 큰 대기업 안의 여러 회사 중 하나를 인수해서 독립된 법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번째는 시장 안에서 작은 회사들을 많이 사서 합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 세 전략 중 글로벌화 전략을 펼친다"고 말했다.그는 "헬스케어란 규제, 과학, 사업모델, 국가별 양상을 모두 파악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그 길을 'A to Z' 도와줄 수 있는 것은 CBC가 유일"하다고 말했다.경 대표는 "CBC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규모 헬스케어 투자사이며, 여기에 유럽에서 제일 큰 헬스케어 전문투자사 GHO캐피탈과의 통합을 통해 헬스케어에 집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사가 탄생한다"며 "다른 사모펀드, 투자사들 중 헬스케어만 투자하는 펀드가 크지 않다. 질병은 국경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한 나라에만 포커스하는게 아니라 글로벌하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CBC 그룹과 GHO의 결합은 내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다. ◇중국 대비 10배 평가절하…업사이드 크다한국을 유심히 보는 이유는 중국 대비 평가절하된 딜 테이블 때문이기도 하다.조 대표는 "한국은 바이오 연구력과 기술력이 강하지만 투자와 임상시험 단계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펀딩이 부족해 조기에 기술이전을 선택하는 것이 아쉬움"이라며 "반면 중국은 좀 더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자본적 여력이 있기에 딜 사이즈를 키울 수 있다. 중국 기업이 기술이전 선급금으로 확보하는 현금만 평균적으로 3500억원~400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이는 확실히 최근 오스코텍(039200)이 세비도플레닙을 아지오스에 기술이전하면서 선급금을 370억원, 한미약품(128940)이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일라이릴리에 기술이전하면서 선급금 1129억원을 수령한 것과 대비되는 액수다. 조 대표는 "함께 손 잡아 임상 1, 2상까지 개발시킨다면 밸류 증폭이 가능할 것이다. 중국 딜과 한국 딜의 규모가 10배 차이나는 현상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바이오텍에 투자할 때는 과학 외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용화될 시장이라고 본다. 빅파마의 포트폴리오 니즈가 뭔지 살펴보면 큰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글로벌 관점에서의 중매(matchmaking)인 셈"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는 항암, 신경질환, 면역·염증성 질환, 안과질환 등 주요 치료 영역 전반에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행사들을 참여하면서 직접 네트워킹을 통해 딜 소싱을 하고 있다"며 "국내 사무실에 전무급 2명, 부장급 2명의 인력이 있으며 활발히 추가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26.06.12 I 임정요 기자
신성섭 KSBL 전무 “기술·생산·판매망 꿰어 나노항암제 글로벌 시장서 승부”
  • 신성섭 KSBL 전무 “기술·생산·판매망 꿰어 나노항암제 글로벌 시장서 승부”
  • [사진·글=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KSBL)는 제조 난도가 높은 컴플렉스 제네릭(Complex Generic) 특히 나노항암제 영역에서 기술·생산·판매망을 하나로 꿰어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신성섭 KSBL 최고운영책임자(COO·전무)는 최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신성섭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KSBL) 최고운영책임자(COO·전무)는 최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사무실에서 팜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새미 기자)◇제조 난도 높은 나노항암제 'SNA-001' 글로벌 경쟁력 ↑국전(307750)의 자회사인 KSBL은 나노입자 항암제 SNA-001을 앞세워 글로벌 완제의약품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KSBL은 2023년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SN BioScience)와 국전의 조인트벤처로 설립됐다.SN바이오사이언스는 나노입자 항암제 기술과 파이프라인을 제공한다. 국전은 원료의약품(API) 사업을 통해 축적한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생산, 공급망 관리(SCM), 의약품주성분파일(DMF) 역량을 결합한다. 여기에 동아에스티(170900)와의 생산 협력, 국가별 파트너사의 현지 허가·판매망을 붙여 글로벌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KSBL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SNA-001이란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 제형의 나노입자 항암제를 말한다. SNA-001은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브락산 제네릭을 겨냥한다.신성섭 전무에 따르면 기존 파클리탁셀은 난용성 약물 특성상 용매 사용에 따른 과민반응 등 부작용 부담이 있었다.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은 알부민을 활용해 약물 전달성을 높이고 기존 파클리탁셀의 한계를 개선한 제형으로 평가된다.신 전무가 주목하는 지점은 단순 제네릭이 아니라 제조 난도가 높은 컴플렉스 제네릭이다. 그는 "일반 제네릭은 이미 인도 등 저가 생산국 제품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후발주자가 승부하기 어렵다"며 "제형 구현과 스케일업, 품질 안정성이 필요한 컴플렉스 제네릭 정도가 돼야 해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SNA-001 사업의 관건도 제형 안정성과 상업용 생산이다. 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은 같은 성분을 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입자 크기와 안정성, 제조 재현성, 스케일업 이후 품질 유지가 핵심으로 여겨진다.신 전무는 "알부민 기반 항암제는 제조공정 난도가 높고 대량생산 전환 과정에서 품질 편차를 관리하기 어렵다"며 "KSBL은 기술 도입 이후 상업 생산과 글로벌 허가에 필요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KSBL과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9월 글로벌 항암제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대표(왼쪽 다섯 번째), 홍종호 KSBL 대표(왼쪽 네 번째), 신성섭 KSBL COO(왼쪽 세 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SBL)◇기술·생산·판매망 잇는 사업모델…"구슬 꿰는 역할"이를 위해 KSBL은 동아에스티(170900)와 협력해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KSBL은 동아에스티를 위탁생산업체(CMO)로 활용해 SNA-001의 글로벌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사업모델도 단순 기술이전보다는 완제품 수출과 현지 파트너 판매를 결합한 구조에 가깝다. 동아에스티가 제조를 맡고 KSBL이 수출 주체로서 국가별 파트너와 허가·판매 전략을 조율한다. 한마디로 검증된 의약품을 컴플렉스 제네릭으로 빠르게 개발한 뒤 위탁생산과 해외 파트너망을 활용해 신속하게 매출로 연결시키는 전략이다.그는 "동아에스티는 글로벌 GMP 제조역량을 갖고 있고 해외 파트너사는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대 수요가 있다"며 "KSBL은 밸류체인의 중간에서 제품 개발, 허가 지원, 공급·라이선스 계약, 글로벌 마케팅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기술과 생산, 판매망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해외 진출은 신 전무의 전문 영역이기도 하다. 신 전무는 대웅제약(069620)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팬제노믹스(현 헬릭스미스(084990)) 사업개발(BD) 담당을 거쳐 삼양홀딩스(000070) 의약부문 해외사업을 총괄했다. 신 전무는 항암제 원료·완제의약품 해외사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았고 미국·유럽·일본·중국·동남아·중동·북아프리카·러시아·중남미 등 50여 개국에서 사업을 추진한 이력을 갖고 있다.KSBL은 이 같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동남아, 유럽, 일본, 미국 등으로 SNA-001의 공급·라이선스 계약을 확대할 방침이다. KSBL은 동남아 칼베(Kalbe), 유럽 아크비다(AqVida) 등과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허가와 발매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미국·중동·남미 등에서도 파트너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기술을 사업으로"…조기 사업화 모델 지향그는 "첫 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면 후속 제품의 진입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며 "초기 파트너십을 통해 항암제 영업망과 허가 경험을 확보해두면 이후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KSBL은 SNA-001의 매출 잠재력도 크게 보고 있다. 아브락산의 글로벌 매출은 2023년 기준 약 2조3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용도 특허는 2026년 만료된다.SNA-001이 아브락산 글로벌 시장의 20%를 점유한다고 가정하면 최종 판매액 기준 약 46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다만 제조·기술·유통 파트너와의 수익 배분을 감안하면 KSBL 몫의 매출은 최대 연간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KSBL은 SNA-001을 시작으로 희귀암 치료제, 비마약성 진통제 등 기존 CMO 제조처와 글로벌 네트워크에 접목할 수 있는 신규 제품군도 검토하고 있다.신 전무는 "바이오 신약처럼 장기간 대규모 임상을 감당하는 모델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검증된 약물과 고난도 제형 기술, 안정적인 생산, 글로벌 판매망을 결합하면 더 빠르게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했다. 이어 "KSBL은 기술을 사업으로 바꾸며 빠르게 수익을 내는 회사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2026.06.12 I 김새미 기자
앤스로픽 CEO "AI, 사람 죽일 수 있다…정부가 차단 권한 가져야"(종합)
  • 앤스로픽 CEO "AI, 사람 죽일 수 있다…정부가 차단 권한 가져야"(종합)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이 초래할 위험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AI 모델 출시를 차단할 권한까지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조차 ‘클로드’가 지난 2월 어린이 120여명이 숨진 이란 초등학교 미사일 공습에 사용됐는지 모른다고 시인했다. AI 기업들이 군에 점점 더 강력한 도구를 팔면서도 그것이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정부가 출시 차단 권한 가져야”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모데이 CEO는 이날 공개한 장문의 에세이에서 “AI가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그 출시를 차단하거나 억제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모델이 사이버보안 위협이나 생물무기 제작 지원 등 여러 범주에 걸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제3자에 의한 의무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AI 기업 상당수가 혁신을 명분으로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선두 기업 수장이 오히려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이제 투명성을 넘어 더 진지하고 구속력 있는 AI 규제로 나아갈 때”라며 “가장 적절한 비유는 자동차나 항공기, 의약품이라고 본다. 현대 경제에 필수적인 강력한 기술이지만, 잘못 설계되거나 운용되면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들”이라고 경고했다.아모데이 CEO는 AI가 촉발할 대규모 실업 문제도 짚었다. 그는 AI가 과거 어떤 기술 혁신보다 크고 오래가는 노동시장 충격을 부를 수 있다며 “상당한 규모로 지속적인 일자리 손실이 빚어질 가능성이 꽤 높다”고 내다봤다.이에 그는 일자리 대체를 추적할 통계 정비, 고용을 늘리는 정책 인센티브와 함께 “보편적 기본소득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재원은 관련 기업에 대한 과세나 자본이득세 인상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봤다. 앤스로픽은 이날 AI가 일자리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2억달러(약 3050억원) 규모 초기 투자도 발표했다.◇“인간이 최종 결정”…통제 사각지대 드러나아모데이 CEO는 같은 날 공개된 블룸버그 인터뷰 프로그램 ‘더 서킷 위드 에밀리 창’에서 결이 다른 고민도 드러냈다. 지난 2월 28일 이란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를 겨냥한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약 120명이 숨진 것과 관련, 앤스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가 쓰였는지 그조차 알지 못한다고 고백했다.그는 해당 공습을 “끔찍한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미 국방부 네트워크에) 접근 권한이 없어, 이 모델들이 정확히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세운 원칙은 인간이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며, 이번 공습에서도 그 원칙은 지켜졌다고 본다”며 회사 정책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의혹의 배경에는 미군의 AI 표적 지원 체계가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팔란티어가 13억달러(약 1조9800억원) 규모 국방부 계약으로 구축한 ‘마븐 스마트 시스템’을 운용 중인데, 이 플랫폼은 클로드 등 AI 도구를 활용해 표적을 생성하고 전략적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미 국방부는 공습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예비 보고서는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아모데이 CEO는 다만 이민세관단속국(ICE)·세관국경보호국(CBP)의 이민 단속이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등에는 클로드가 사용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믿는 일에만 관여하도록 범위를 정하는 데 매우 신중하다”고 힘주어 말했다.(사진=AFP)◇“미국 믿느냐의 문제”…군사 활용은 옹호아모데이 CEO는 이날 AI 및 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하면서도 미 국방부의 군사 작전에 클로드가 쓰이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때 반전 입장을 보였던 그는 ‘클로드가 더 많은 사람을 더 빨리 죽이는 데 일조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본질적으로 ‘이 나라를 믿느냐’고 묻는 셈”이라며 자신은 애국자로서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더 강력한 행위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AI로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대만·우크라이나 공격에 AI를 쓸 수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방어할 수 없는 세상을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다만 기술기업이 특정 군사 작전을 허용하거나 금지할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군사 정책은 결국 군 의사결정권자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한편 아모데이 CEO는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준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의 일반 공개를 미뤄온 이유도 밝혔다. 앤스로픽은 전날 미토스에서 사이버보안 기능을 뺀 ‘클로드 페이블 5’(Claude Fable 5)를 공개했다.그는 “초기에 미토스를 (시범) 사용한 기업들 가운데 ‘이건 초강력 무기다. 사용하려면 총기 허가증이 필요할 정도다. 제발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반응한 곳도 있었다”고 전하며 “미토스 공개를 늦추면서 상업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선도적 위치에 있어 감내할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2026.06.11 I 방성훈 기자
앤스로픽 CEO "정부가 AI 출시 사전 차단 권한 가져야"
  • 앤스로픽 CEO "정부가 AI 출시 사전 차단 권한 가져야"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이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그 출시를 차단하거나 억제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장문의 에세이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AI 개발사가 특정 위험을 안고 있는 새 모델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막을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이에 따라 AI 모델이 사이버보안 위협이나 생물무기 제작 지원 등 여러 범주에 걸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평가하기 위해 제3자에 의한 의무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아모데이 CEO는 강조했다. AI 기업 상당수가 혁신을 명분으로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가운데, AI 선두 기업 수장이 오히려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관련 기술이 고도화·가속화하는 가운데 아모데이 CEO는 AI에 대한 더 엄격한 규제를 지속 요구해 왔으며, 이날 발언은 가장 강도 높은 축에 속한다는 평가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막기 위해 정부와 AI 개발사가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출 시점을 함께 결정하는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아모데이 CEO는 “이제 투명성을 넘어 더 진지하고 구속력 있는 AI 규제로 나아갈 때”라며 “적어도 현재의 기하급수적 발전 단계에서 가장 적절한 비유는 자동차나 항공기, 의약품이라고 본다. 현대 경제에 필수적인 강력한 기술이지만, 잘못 설계되거나 운용되면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들”이라고 경고했다.오랫동안 책임감 있는 AI 개발사를 자처해온 앤스로픽은 핵심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내 악용할 수 있는 ‘미토스’라는 강력한 AI 모델을 발표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회사는 이 도구의 출시를 일부 협력사로 제한하기로 했고, 전날에는 사이버보안 기능을 뺀 ‘클로드 페이블 5’(Claude Fable 5)를 공개했다.아모데이 CEO는 이날 에세이에서 미토스를 “AI의 엄청난 힘과 그 위험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는 한편 “우리는 이제 전 세계가 집단적으로, 느리고 삐걱대는 정책 장치를 가동해 앞으로 놀라울 만큼 빠르게 누적될 위험과 기회에 대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행정명령을 통해 AI가 제기하는 사이버보안 위협 대응에서 손을 떼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미 정부에 AI 모델을 자발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개발사가 명시적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2026.06.11 I 방성훈 기자
허가 늘어나는 K디지털치료제…비급여·심사 적체는 ‘여전’
  • 허가 늘어나는 K디지털치료제…비급여·심사 적체는 ‘여전’
  •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국내 디지털 치료제(DTx)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 사례가 잇따르며 산업 기반이 갖춰지고 있어서다. 다만 의료 현장에서 활용은 여전히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강보험 급여 체계를 적용받지 못해 대부분 제품이 비급여 시장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치료제 허가 신청 건수가 급증하면서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도 업계 부담으로 꼽힌다.(이미지=챗GPT, 출처=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선진국 사례 집약…韓, 세계 첫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11일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제는 총 15개다.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 허가는 2023년 2월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제 솜즈가 받았다. 이후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며 지난해에만 10개 제품이 새로 허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2월 마인즈에이아이의 치유포레스트가 3등급 디지털 의료기기 제조 허가를 받았다.디지털 치료제의 정식 명칭은 디지털 치료기기다. 의약품처럼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 의료기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이 활용되고 있다. 기존 1세대 합성의약품과 2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이어 3세대 치료제로도 불린다.정부 역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의료제품법을 시행하며 디지털 의료기기를 독립 분류 체계로 분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의료기기 규제 체계, 유럽은 유럽 의료기기 규정(CE MDR) 체계 내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관리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이에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한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허가·심사 기준은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도 상당히 정교한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한 디지털 치료제업체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오래전에 규제 체계를 구축해온 만큼 참고할 만한 선례"라며 "국내 식약처의 허가·심사 기준은 이 같은 사례들의 장점을 상당 부분 반영해 만든 만큼 규격 수준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실제 국내 디지털치료제의 임상시험 설계 가이드라인은 선진국 수준 이상이다. 식약처의 디지털치료기기 임상시험 설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의 임상시험은 전향적 임상시험을 원칙으로 하며 무작위배정 방식(단순·층화·블록) 등 세부적인 임상 설계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 FDA의 미국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가이드라인이 임상 평가를 △임상적 타당성(질환과의 의학적 연관성) △분석·기술적 검증(알고리즘 정확성 및 안정성) △임상적 검증(실제 치료 효과) 등 원칙적으로 구성한 것보다 훨씬 더 세밀화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비급여 '벽'에 막힌 디지털 치료제…"허가만으론 시장 안 커져"문제는 그 이후다. 현재 국내 디지털치료제는 건강보험 급여 체계에 편입되지 못했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되더라도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비급여 형태로 사용된다. 사실상 환자가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업계에서는 디지털 치료제는 일정 기간 반복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비급여 체계가 더 큰 장벽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불면증·우울증·인지치료 등 정신건강 영역은 지속 사용이 중요한데 비급여 구조에서는 환자 부담이 커 실제 처방 확산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이미 해외 주요국들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보험 체계 편입 논의가 본격화했다. 대표적 사례는 독일이다. 독일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치료제 급여 제도인 '디가'(DiGA)를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DiGA 목록에 등재된 디지털 치료제는 의사 처방을 통해 법정 건강보험(GKV)으로 환자가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이에 독일 GKV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2024년 말까지 총 86만1000건의 DiGA가 사용됐고 누적 급여 비용은 2억3400만유로(약 4120억원)에 달했다. 특히 2024년 DiGA 급여 지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미국에서도 디지털 치료제의 보험 적용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보험청(CMS)과 FDA는 지난해 FDA의 의료기기 허가 절차인 510(k) 또는 신규 인가 절차인 '드 노보'(De Novo) 승인을 받은 디지털 정신건강 치료기기에 대해 메디케어 비용 지급을 허용했다. 또 이를 위해 디지털 정신건강 치료기기를 위한 신규 미국 의료비 청구 시스템(힙픽스·HCPCS) 코드 3종(G0552·G0553·G0554)도 신설했다.물론 현재 적용 범위가 우울증 등 정신건강 분야 중심으로 제한돼 있어 경도인지장애(MCI) 영역 디지털 치료제 등에 대한 별도 급여 체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디지털 치료제가 제도권 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이밖에 일본에서도 일부 디지털 치료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큐어앱의 니코틴 의존증 치료 앱 '큐어앱 SC'는 2020년 11월 보험 적용을 받았고, 고혈압 치료 앱 '큐어앱 HT' 역시 2022년 일본 공공보험 체계에 포함됐다.◇늘어나는 신청 건수…심사 적체도 과제디지털 치료제 심사 체계가 과거보다 정비됐음에도 여전히 실제 시장 진입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디지털 의료기기 신청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식약처와 유관기관의 심사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현재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는 위험도에 따라 심사 체계가 나뉜다. 상대적으로 고위험군인 3·4등급 의료기기는 식약처가 직접 심사를 진행하며, 2등급 품목은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맡는다. 여기에 기기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혁신의료기기 지정이나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등의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하는데, 신청 건수가 빠르게 늘면서 기관별 심사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한 디지털치료제 개발기업 대표는 "예전보다 제도가 많이 정비됐고 통합심사 체계도 도입되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디지털 의료기기 신청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현장에서는 대기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 시장 진입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실제 식약처는 2022년 10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를 도입해 식약처의 혁신의료기기 지정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요양급여대상·비급여대상 여부 확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혁신의료기술평가를 합동 심사해 기존 최대 390일까지 걸리던 의료 현장 진입 시기를 80일 수준까지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인력 문제 등으로 체감 개선 효과는 제한적인 분위기로 파악된다.
2026.06.11 I 손민지 기자
항소심 승리 이오플로우...김재진 대표 “이제 다시 달릴 때, 1000억 자금 조달 돌입”
  • 항소심 승리 이오플로우...김재진 대표 “이제 다시 달릴 때, 1000억 자금 조달 돌입”
  • [사진·글=이데일리 임정요, 김진수 기자] "승리를 확신했다. 그간 믿어주는 분들이 있어 적시에 투자가 이뤄지며 버텨왔다. (인슐렛 측이) 항소심 자체에서의 불복절차를 진행하고 미국 연방대법원에 상고도 제기할 수 있지만 모두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앞으로 2~3개월 이내로 항소심에서의 추가 불복 절차가 일단락되면 국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재개한다. 이를 위해 두 차례에 나눠 10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일으킬 계획이다."최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난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가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임정요 기자)◇2023년 8월 시작된 인슐렛의 특허침해소송…"이제 끝"이오플로우는 국내 의료기기기업으로 1형 당뇨 환자 대상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 기구를 개발했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17년 해당 제품인 '이오패치'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받고 판매해왔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3년 5월 미국 메드트로닉에 기업매각을 추진했지만 같은 해 8월 미국 인슐렛이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딜이 무산됐다.당시 메드트로닉과 이오플로우의 딜은 1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화제였다. 메드트로닉은 김재진 대표와 루이스 말레이브 이오플로우 미국법인 사장이 보유한 이오플로우 주식을 각각 1962억원, 180억원에 매수하고 여기에 추가로 공개매수를 통해 이오플로우 발행주식 전량을 주당 3만원에 사들이는 내용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총 인수대금은 7억3800만달러(971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추가로 메드트로닉이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오플로우에 3149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는 내용이었지만 특허소송으로 모두 취소했다. 이후 이어진 약 3년의 법적공방은 이오플로우를 존폐 위기로 내몰았다. 이오플로우는 지난해 4월 본심 판결에서 인슐렛에 5940만달러(약 895억원)를 배상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오플로우는 이에 불복하고 같은 해 5월 항소를 제기했다. 인슐렛이 특허침해를 인지하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소기간이 이미 만료되었다는 주장이었다.이오플로우는 항소 비용을 대기 위해 김재진 대표의 최대주주 지위도 회사의 핵심 특허도 환매조건부로 양도했다. 최대 120명이던 회사 직원 수도 50명으로 축소했고 본점 소재지도 옮겼다. 이오플로우의 고육지책 결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오플로우는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으로부터 인슐렛 측의 특허 청구가 사실상 무효로 기각됐다는 판단을 받았다. 즉, 원심판결이 파기되는 것이다.항소법원은 인슐렛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 시효가 만료되었기 때문에 이오플로우가 인슐렛의 특허침해 청구에 대해 승소취지의 법률 판결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2와 인슐렛의 옴니팟은 다르다. 개발 과정에서 옴니팟을 많이 뜯어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는 합법적인 리버스 엔지니어링 차원"이라며 "우리 개발자들이 밤새 고생하며 개발한 제품이 마치 다른 제품을 그대로 베낀 것처럼 보여지는 부분들이 그간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현지 법률대리인 측에서 승소가 가장 확실할 것으로 예상된 제소기간 경과 전략을 강하게 어필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우리 직원이 미국 법원에서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베낀 것이 아니라고 반론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한국어로 발언하고 통역하는 모습 자체가 해외기업이라는 점을 부각해 재판 현장에서는 좋지 않게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오플로우와 인슐렛의 소송은 항소심에서 '인슐렛이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2 판매를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라는 판결이 선고됐다. 하지만 인슐렛 측이 마지막으로 불복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항소심에서의 불복절차가 종료되면 1심 법원에 대해 항소심 판결대로 이행하라는 명령이 발령된다. 이 과정에 2~3개월 정도는 소요된다. 일단 명령이 내려가면 7일 안에 판매금지를 명령한 1심 판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주게 돼있다. 이 경우 미국 소송은 이오플로우의 승리로 마무리된다.(그래픽=김일환 기자)◇'반전에 반전'...앞으로의 전망은?이오플로우는 지난해 7월 본심 판결의 효력 정지 결정으로 유럽 및 한국의 기존 고객층에 한해 제품 판매를 계속할 수 있었다. 신규고객 대상으로는 판매금지 명령이 유지됐다. 이오플로우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지 못해 매출이 대폭 줄었다. 당장 올해 1분기 매출은 9790만원으로 상장유지 요건인 분기매출 3억원에 미달했다. 김 대표는 "1년 넘게 신규사용자 확보를 못하면서 매출이 많이 감소했다"며 "반자동화 라인에서 자동화 라인으로 넘어가는 와중에 불량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에 전부 무상교체를 원칙으로 응대했다. 이제는 불량을 모두 잡아냈고 다시 제대로 된 품질관리로 입소문을 타겠다"고 말했다.이오플로우는 유럽에서는 항소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오플로우는 특허를 회피해 설계한 새로운 제품으로 출시를 할 계획이다. 유럽 출시는 자금이 확보된 이후가 될 예정이다. 이오플로우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회사에 남은 현금이 10억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지난달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에이티넘 오퍼튜니티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제4호를 통해 이오플로우의 3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한 현금은 오는 10일 납입된다. 이로 인한 미전환·미상환 CB 잔액은 누적 160억원에 이른다.현금 40억원으로 언제까지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 묻자 김 대표는 "다음 자금 조달이 되기 전까지 버틸 자금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 대표가 목표로 한 자금 조달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이오플로우는 환매조건부 계약으로 80억원에 넘겼던 총 66건의 특허(△미국 등록된 특허 17건 △미국 출원된 특허 33건 △PCT 출원된 특허)를 오는 10월 24일까지 260억원에 되사와야 한다. 여기에 300억원의 적자 등 자본잠식을 보완하고 앞으로의 마케팅 등 사업확장에 쓸 돈을 마련해야 한다. 김 대표는 "1000억원을 한꺼번에 모으겠다는 것은 아니며 두 번에 나눠서 꽤 빠른 속도로 모으는 것을 추진하려 한다"며 "일반주 신주발행 형태로 구상하고 있다. 공모 또는 사모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지만 거래재개가 되지 못한 상태에서 공모조달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오플로우는 1490원에 거래가 정지됐다. 하지만 이오플로우는 이번 항소심 결과에서 승기를 잡았기에 유상증자 주당발행가는 거래정지 직전 최고가였던 1만2000원에 근접하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이오플로우의 최대주주는 미국 헷지펀드 시타델(Citadel)로 600만주(14.41%)를 보유했다. 김 대표는 270만7044주(6.51%)를 보유한 2대주주로 파악된다.시타델은 지난해 12월 이오플로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주당 1200원, 총 72억원을 투자했다. 시타델의 보유 지분은 1년의 보호예수 의무가 있으며 이 기간은 오는 12월 17일 종료된다.김 대표는 "시타델이 지분을 더 늘릴 의사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충분히 새로운 투자를 좋은 조건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6월 4일 거래소 상폐심사 개시김 대표는 거래재개 기대 시점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는 안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일단 중요한 것은 항소심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거래소가 여러가지를 봐야했지만 이제는 재무제표 쪽만 살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플로우는 지난해 3월 주당가격 1490원에 거래가 정지됐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4년과 지난해 2년 연속 거래정지가 발생해 외부감사인의 의견 거절과 자본잠식 등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이달 4일 이와 관련해 거래소가 심사를 개시한다.김 대표는 분기 매출 미달에 대해 "회사의 매출은 감사보고서 적정이 나오고 나면 그 후 변화되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며 "당사의 특수한 상황을 참작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당장 제품 주문이 들어와 있지만 미국 법원 명령 때문에 채우지 못하던 것이 있어 매출 일부는 곧바로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오플로우가 소송에 묶여있던 사이 국내 시장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그간 이오패치가 유일한 국산 웨어러블 인슐린 패치였던 것에서 최근에는 경쟁제품이 속속 출연하고 있다. 당장 지난달 케어메디의 케어레보 제품이 국내에 출시됐다. 큐어스트림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으며 빠르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경쟁제품이 나오는 것이) 이오플로우에 나쁜 일이 아니다. 이오패치가 보험적용을 받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독점 이슈 때문이었다"며 "특혜로 비춰지기 때문에 보험적용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제 유일한 제품이 아니니 보험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업체가 많아질수록 국내 저변이 확대되는 것"이라며 "이오플로우 출신 개발자들이 번져나가 산업계가 커지는 현상을 좋게 본다"고 말했다.이오플로우 또한 차세대 제품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연속혈당측정기(CGM)과 인슐린펌프가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디바이스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오플로우의 중국 파트너사인 사이노케어(Sinocare)의 CGM과 이오패치의 차세대 버전인 7일 지속, 인슐린 3㎖ 제품이라면 수익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6.11 I 임정요 기자
아미코젠, 프로틴A 레진 ‘하이퓨어에이’ 연구 성과 국제학술지 게재
  • 아미코젠, 프로틴A 레진 ‘하이퓨어에이’ 연구 성과 국제학술지 게재
  • 아미코젠 로고 (사진=아미코젠)[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아미코젠(092040)은 차세대 프로틴A(Protein A) 레진 '하이퓨어에이'(HiPureA™)의 항체 정제 성능에 대한 연구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고 10일 밝혔다.논문 제목은 '약산성 용출 조건에서 항체 기반 바이오의약품 정제에 적용 가능한 고성능 프로틴A 레진'(High performance Protein A resin for antibody-based biopharmaceuticals at mild pH elution)이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바이오테크놀로지 앤드 바이오프로세스 엔지니어링'(Biotechnology and Bioprocess Engineering) 온라인판에 실렸다.이번 논문은 아미코젠과 인하대학교 연구진이 공동 수행한 연구 결과다. 연구진은 하이퓨어에이와 기존 상용 프로틴A 레진을 비교해 항체와 에프씨(Fc) 융합단백질 정제 공정에서의 회수율, 불순물 제거 능력, 제품 품질 유지 가능성 등을 평가했다.프로틴A 레진은 항체의약품 생산 공정에서 항체를 선택적으로 붙잡아 분리·정제하는 핵심 바이오소재다. 기존 프로틴A 레진은 일반적으로 pH 2.5~3.5 수준의 산성 조건에서 항체를 떼어내는 용출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 변형, 응집, 분해 등 품질 저하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바이오업계에선 항체 손상을 줄일 수 있는 약산성 조건의 정제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논문에 따르면 하이퓨어에이는 pH 3.5~5.0의 다양한 용출 조건에서 98% 이상의 높은 회수율을 유지했다. 특히 pH 4.5 이상 조건에서 기존 상용 프로틴A 레진은 뚜렷한 용출 피크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하이퓨어에이는 pH 5.0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항체 용출과 높은 회수율을 나타냈다.불순물 제거와 제품 품질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하이퓨어에이는 약산성 용출 조건에서도 숙주세포단백질(HCP)과 숙주세포 유래 디엔에이(DNA)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단일클론항체 정제 평가에서는 pH 5.0 조건에서도 단량체 비율 96% 이상, 분해산물 수준 3% 미만을 기록했다.단일클론항체는 특정 항원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만든 항체의약품이다. 단량체 비율은 정제된 항체가 본래 구조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제품 품질 유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에프씨 융합단백질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도 하이퓨어에이의 정제 성능은 유사하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이퓨어에이는 단일클론항체뿐 아니라 Fc 기반 바이오의약품 등 다양한 항체 기반 치료제 정제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프로틴A 레진 시장은 2022년 13억6000만달러(2조6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22억4000만달러(3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약 6.49%로 예상된다.아미코젠은 이번 논문 게재가 하이퓨어에이의 기술적 차별성과 정제 공정 적용 가능성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한 성과라고 보고 있다. 약산성 조건에서도 높은 회수율과 낮은 불순물 수준, 제품 품질 유지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향후 바이오의약품 정제 공정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아미코젠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지 게재는 하이퓨어에이가 바이오의약품 정제 공정에서 요구되는 수율, 순도, 제품 품질 유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프로틴A 레진임을 보여준 성과"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계기로 하이퓨어에이의 기술적 우수성을 국내외 바이오업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2026.06.10 I 김새미 기자
엔솔바이오,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 3상 스타트...'근본치료제 정조준’
  • 엔솔바이오,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 3상 스타트...'근본치료제 정조준’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코넥스 시장의 바이오 벤처기업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엔솔바이오)가 퇴행성 질환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도전을 본격화한다. 엔솔바이오는 세계 수천만명의 환자가 고통받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전무한 무릎 골관절염 영역에서 마침내 최종 임상 단계의 첫 깃발을 꽂는다. 김해진 엔솔바이오 대표. (이미지=엔솔바이오)◇제한된 치료 옵션에 갇힌 'KL 3등급' 환자군 집중 공략2일 업계에 따르면 엔솔바이오는 자사가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E1K'(엔게디1000)의 국내 임상 3상 시험에서 첫 환자 투약 등록(First Patient In·PFI)을 이달 시작하고 상업화를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통증을 일시적으로 경감하는 기존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의 한계를 넘어 연골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근본적 골관절염 치료제(DMOAD·디모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점에서 과학계와 자본시장의 이목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이번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는 E1K 국내 임상 3상 시험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활성대조 형태로 설계됐다. 임상 대상은 무릎 골관절염의 방사선학적 진단 기준인 켈그렌-로렌스 등급(Kellgren-Lawrence Grade) 중 3등급(KL3)에 해당하는 중등도 환자들로 구성됐다.KL3 등급은 관절 간격이 눈에 띄게 좁아지고 골극(뼈 돌기) 형성 등 연골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단계의 환자들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기존의 보존적 요법에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받기 전까지 선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극도로 제한적이어서 미충족 의료 수요가 가장 높다.엔솔바이오가 채택한 이번 임상 설계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환자 반응 기반 치료 지속 설계가 꼽힌다. 이는 투약 후 환자가 나타내는 실질적인 효능과 안전성 지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최적의 치료 주기를 검증하는 고도화된 방식이기도 하다. 임상 3상의 1차 평가지표는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통증 수치 변화 및 관절 기능 개선 효과가 활용된다. 이와 함께 자기공명영상(MRI)과 엑스레이(X-ray) 등 영상학적 진단 도구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관절 내부의 구조적 변화까지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통증 경감이라는 단기적 목표와 연골 구조 개선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동시에 증명하겠다는 포석이다.E1K의 파괴력은 엔솔바이오가 독자 구축한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발굴 플랫폼 에이사이드(ESAIDD)에서 도출된 합성 펩타이드 물질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생체 유래 물질인 펩타이드는 부작용 위험이 적고 특정 표적에만 정밀하게 작용하는 장점이 있다.E1K의 핵심 작용 기전은 신호경로 선택적 조절(신선조™) 기술이다. 우리 몸속의 전환성장인자-베타1(TGF-β1)은 평상시 연골 조직의 항상성과 대사를 조절하는 필수적인 성장인자다. 하지만 골관절염이 발병하면 이 신호 전달 체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연골 파괴와 염증을 촉진하는 특정 경로(SMAD1/5/9)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다. 기존의 다국적 제약사들은 TGF-β1 전체를 차단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연골 유지 기능까지 모두 마비되는 독성 부작용을 극복하지 못해 이 영역은 바이오업계의 금단의 영역으로 불려왔다. 반면 E1K는 TGF-β1과 결합해 연골을 손상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병리적 신호 전달 축만 정밀하게 차단한다. 정상적인 연골 보존 및 재생에 기여하는 유익한 신호 경로는 그대로 살려두는 독창적인 이중 효능을 발휘한다. 실제로 골관절염 분야의 최고 권위 학회인 국제골관절염연구학회(OARSI) 공식 저널(Osteoarthritis and Cartilag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두 가지 동물 모델에 E1K를 투여한 결과 통증 유발 핵심 인자인 신경성장인자(NGF)의 발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동시에 연골 분해 마커인 'MMP13'과 'COL10A1'의 수치가 급감하며 연골 구조가 회복되는 기전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미국 FDA 가이드라인 선점... 글로벌 기술수출 몸값 1조 상회엔솔바이오의 시선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향하고 있다. 엔솔바이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E1K의 미국 임상 3상 진입을 위한 사전 임상시험계획(Pre IND) 미팅의 최종 서면 답변을 확보했다. 이는 글로벌 대형 기술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한 가장 강력한 퍼즐 조각이 맞춰졌음을 뜻한다.FDA의 답변 중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화학·제조·품질관리(CMC) 분야의 규제 완화다. 미국 보건당국은 한국의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시설에서 생산된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미국 임상 3상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임상 3상 승인을 위해 요구되는 배치(제조단위) 자료의 기준도 완제품 2개 라인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 줬다. 비임상 단계에서 수행된 한국의 유전독성 데이터 역시 초기 IND 제출을 지원하기에 충분하다는 공인을 받았다. 이로 인해 미국 임상 추진 시 소요되는 수백억 원의 추가 비용과 수년의 준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마련됐다.자본시장에서 평가하는 E1K의 가치도 크다. 엔솔바이오가 최근 국내 중견 제약사인 리더스코스메틱과 체결한 한국 독점 판권 계약 규모는 고정기술료 기준 1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의약품 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임을 감안할 때 영토 밖의 글로벌 판권 가치는 수십 배 이상인 최소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미국 임상 3상을 독자 진행하기보다 이번에 확보한 FDA 가이드라인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글로벌 빅파마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이나 대형 딜을 완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약 개발의 고질적인 리스크인 임상 실패 가능성을 낮춰주는 든든한 버팀목도 존재한다. 버팀목으로 E1K와 완전히 동일한 분자 구조 및 작용 기전을 가진 반려견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트벡스의 시판 데이터가 꼽힌다. 조인트벡스는 지난 2020년 국내 출시 이후 전국 1000여 개 동물병원에서 연간 1만 병 이상 처방되며 동물 의약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엔솔바이오가 6년간 42개 품종, 950마리의 환자견을 대상으로 축적한 방대한 판매후시장조사(PMS) 결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조인트벡스를 투여받은 반려견의 87.6%에서 파행 증상 완화 등 뚜렷한 임상적 개선 효능이 관찰됐다. 장기 투여 시에도 이렇다 할 독성이나 신경학적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수의 임상 현장에서 찍힌 대규모 엑스레이 데이터를 통해 단순 통증 완화가 아닌 연골 구조의 실질적 개선이 눈으로 확인됐다. 동물의 몸을 통해 디모드로서의 유효성을 1차적으로 완벽히 증명해낸 셈이다. 이러한 수치적 확신은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전국 20개 대형 의료기관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인간 대상 국내 임상 3상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과학적 귀결이자 글로벌 빅파마들의 심사를 움직이는 핵심 병기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조에티스의 반려견 치료제 리브렐라가 부작용 이슈로 FDA의 경고 문구가 강화된 틈을 타 엔솔바이오는 바이알 용량을 기존 20㎖에서 처방 문턱을 낮춘 5㎖ 소용량으로 리뉴얼해 국내 유통망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엔솔바이오는 E1K의 임상 3상 첫 환자 등록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모멘텀 삼아 오는 3분기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재신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술평가에서는 전환성장인자 타깃 약물이라는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수단)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보수적 접근 탓에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올해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P2K'(미국명 SB-01)의 미국 3상 재개 준비, E1K의 국내 판권 계약 수익 실현, 미국 프리(Pre)-IND 획득 등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제기된다.자금력 면에서도 배수진을 쳤다. 바이오 투자 혹한기 속에서도 알테오젠(196170)의 초기 성공을 이끈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최대주주로서 약 600억원에 달하는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헐값에 기술을 매각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제값을 받아내겠다는 뚝심의 원천이다.김해진 엔솔바이오 대표는 "올해 하반기는 코넥스를 넘어 코스닥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루는 역사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바이오 벤처에 머무르지 않고 검증된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환자들의 삶을 바꾸는 글로벌 신약 엔진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6.10 I 유진희 기자
  • 바이오株도 못 피한 ‘검은 월요일’…대원제약 강세 '눈길'[바이오맥짚기]
  •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8일 국내 증시는 미국발(發) 반도체 쇼크와 금리 인상 우려 등이 겹치며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서킷 브레이커와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이에 제약·바이오 종목 역시 '검은 월요일'의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한미약품(128940)(-16.40%)과 한올바이오파마(009420)(-12.95%)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제이에스링크(127120)(-20.78%)와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18.41%) 에이프릴바이오(397030)(-18.33%) 삼천당제약(000250)(-18.15%), 올릭스(226950)(-17.74%)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종목이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물론 시장 급락 속에서도 일부 종목은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대원제약이 10% 넘게 상승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비보존제약이 7% 가까이 올랐다.8일 한미약품 주가 추이. (이미지=KG제로인 엠피닥터)◇호재보다 강했던 증시 충격…한미약품, 16% 급락이날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16.40%(8만1000원) 내린 41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미국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총 1조9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5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지만, 이날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1일 미국 일라이 릴리와 지속형 GLP-2(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2) 신약 후보 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Sonefpeglutide·HM15912)'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총계약 규모는 최대 12억6000만달러(약 1조8973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이 중 7500만달러(약 1129억원)는 선급금(업프론트)으로 즉시 받고,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 성과 등 단계별 조건(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11억8500만달러(약 1조7844억원)를 받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연간 순매출액에 연동된 별도의 로열티(경상기술료)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한미약품 측은 "마일스톤과 경상기술료의 세부 사항은 공개 불가"라고 설명했다.이에 증권가에서는 주가 급락에도 한미약품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하나증권은 이날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64만원에서 7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HM15275(삼중작용제), HM17321(근육증가),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와 같은 후보물질이 연내 추가 기술이전(L/O)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판단"이라며 "HM17321은 SAD를 마쳤고, 이르면 7-8월경 데이터 공개를 하는 행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바이오株도 못 피한 '검은 월요일'…에이비온은 하한가, 대원제약은 강세 [바이오맥짚기]◇대원제약, 차세대 비만신약 기대감에 '강세'반면 대원제약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시장 급락 속에서도 강세를 나타냈다.이날 대원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10.32%(1160원) 상승한 1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일에는 5.23%, 5일에는 29.94%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대원제약은 5~8일(현지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되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해당 후보물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가스트린(Gastrin)을 동시에 표적하는 4중 작용제다.최근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차세대 치료제로 다중작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대원제약이 공개한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은 식이 유도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투여 22일 만에 대조군 대비 최대 50% 이상 체중이 감소했다.
2026.06.10 I 손민지 기자
'창업주 별세' 오스코텍, 경영 개선 구원투수로 라데팡스 참여
  • '창업주 별세' 오스코텍, 경영 개선 구원투수로 라데팡스 참여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가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참여한다.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데팡스는 오스코텍(039200) 및 제노스코 창업주 고 김정근 회장의 상속인인 김성연씨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안정화 작업에 착수한다. 라데팡스는 김성연씨를 대리하는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다.앞서 지난 2월 오스코텍 지분의 12.45%를 보유한 최대주주 고 김정근 회장의 별세 후 경영 불안정에 노출돼왔다. 최대주주 지분승계와 자회사 제노스코를 둘러싼 가치 평가 이견 문제 때문이다. 이에 라데팡스 측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안정화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라데팡스 관계자는 "이번 참여는 특정 대주주의 사익이 아니라 지분에 비례한 전체 주주의 공통 이익에 있다"며 "창업주 상속인인 대주주를 대리하는 것은 협상 창구를 일원화해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신속히 진전시키기 위함일 뿐, 회사와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라면 누구와도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오스코텍 관계자는 "라데팡스는 오스코텍이 선임한 자문사가 아니며, 해당 보도 내용과 관련해 회사 차원의 공식 의사결정이나 합의가 있었던 건 아니"라며 "개별 주주의 자문 관계는 회사가 관여하거나 확인할 사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이어 "주요 경영 판단에 있어 이사회 중심의 투명한 절차를 따르고,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장기 성장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며 "회사 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관련 법규와 공시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안내하겠다"고 말했다.한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앞서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 우군로 활약했다. 당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안을 설계했다 무산된 이후 모녀 측 지분을 매입하며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었고 분쟁은 모녀 측 승리로 마무리됐다.
2026.06.09 I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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