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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 "尹 계엄, 그 어떤 SF보다 초현실적…해외 제작진도 당황"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미키 17’의 개봉을 앞두고 ‘뉴스룸’에 출격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접했던 충격과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봉 감독은 지난 9일 방송된 JTBC ‘뉴스룹’의 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6년 만의 신작 ‘미키 17’의 촬영 과정 및 다양한 비하인드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뉴스를 보면 현실이 영화보다 더하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곤 하는데 지금 (나라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냐’는 시국 질문을 받았다. 봉 감독은 “그 어떤 SF 영화보다도 초현실적인 일이 지난달에 터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실 저희 세대는 제가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때가 1979년, 80년이었다.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던 그 시기다. 그때의 기억이 아련하지만 어렸을 때 계엄령에 관한 기억은 있다”라며 “그 후 사십 몇 년의 세 월이 지났는데 제 생애에서 그걸 다시 한 번 맞닥뜨릴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되게 황당하면서 어이없으면서 충격적이었는데 ‘미키 17’에 같이 일했던 해외 배우들이나 같이 일했던 프로듀서나 그런 분들도 되게 당황스러웠는지 저한테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무슨 일이냐’ 문자나 이메일이 많이 왔었다. 그래서 예. 사실 황당하다”라고 털어놨다. 또 “BTS,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가 이번 주는 몇 위야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계엄령이 나오니까. 이건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라고도 토로했다. 계엄령 당일 자신의 기억도 꺼냈다. 봉 감독은 “집에 있다가 (밤에) 갑자기 친구들이 문자가 와서 봤더니 처음에는 현실감이 잘 안나더라”며 “최근에 ‘시빌 워’라는 미국 영화도 개봉을 했다고 하는데 너무나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라고 떠올렸다. 한편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이후 약 6년 만의 신작인 ‘미키 17’로 관객 곁에 돌아온다.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 배우, 제작진과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최초로 베일을 벗는다.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을 맡았으며,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이 출연한다. 국내에서 오는 28일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 "尹 종신형"vs"헌재 역적"…쪼개진 여론 `전국 몸살`(종합)
- [이데일리 송주오 이영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공작’을 언급한 이후 맞이한 첫 주말은 서울 도심 곳곳이 교통 통제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 광화문에 이어 여의도와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까지 집회 구역이 확장돼서다. 대구와 광주, 부산 등 지역에서도 탄핵 찬반 집회를 개최하면서 전국이 탄핵 찬반 여론으로 갈렸다.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여의도·광화문로 갈린 보수단체…헌재 압박은 ‘한목소리’1일 광화문과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일부는 교통이 통제됐다. 보수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이날 정오부터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에서 국가 비상 기도회를 열어 경찰이 일대를 통제했다. 이런 탓에 10번 버스 등 시내버스들은 순복음교회 등 국회대로 주변 정류장까지만 차량을 운행했다.광화문에서 대한문까지 약 700m 거리의 모든 차선도 차량 접근이 막혔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이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신고했기 때문이다. 차량이 다니지 않은 도로는 집회 참가자들이 채웠다. 보수단체는 최근 내홍을 겪으며 ‘광화문파’, ‘여의도파’로 갈라졌지만 헌재 흔들기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세이브코리아 참가자들은 ‘헌법유린 중단하라’, ‘입법독재 국가 재앙’ , ‘헌법재판소는 국민 편에 서라’라고 적힌 피켓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전 목사는 재판관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전달한 USB를 헌재에서 틀기로 신청했는데 그 중 절반의 좌파 헌재 재판관들이 거부했다”면서 “윤 대통령이 지금 피고인인데 피고인의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헌재 좌파 재판관들은 빨리 꺼져라”면서 “헌재는 해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10차 범시민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尹, 사면 없는 무기징역 처해야”광화문 반대 집회 인근에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이날 오후 5시부터 경복역에서 탄핵찬성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이용길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 내란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실현됐다면 우리들은 영장 없이 체포, 구금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는 박정희이나 전두환, 군부 독재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란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형뿐”이라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사면 없는 무기징역, 절대적 종신형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같은 날 오후 3시 헌재 인근인 안국역에서는 촛불행동 주최의 탄핵찬성 집회가 열렸다.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거리에서는 전광훈 일당이 서부지법 폭동도 모자라 연일 헌재를 협박하고 공격을 선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은 이미 탄핵 불복의 명분을 조성하고 있다”고 부연했다.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주최 국가비상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대구 등장한 전한길 “尹 탄핵 땐, 헌재 재판관 5명 ‘을사오적’”이날 찬반 집회는 지방 곳곳에서도 열렸다. 특히 대구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의 국가 비상 기도회가 주목을 받았다.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가 참석했기 때문이다. 또 강대식·이인성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전 씨는 “불의한 좌파 우리법연구회 소속 헌법재판관 문형배·이미선·정계선과 대한민국의 주적을 북한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정정미, 사회주의 인민 노력 핵심 멤버인 마은혁은 민주주의의 역적”이라며 “제2의 을사오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조기대선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기고 60% 정도가 되면 헌법재판소 탄핵이 100% 기각될 것이기에 조기 대선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조기대선을 주장하는 이들을 ‘후레자식’이라고 표현했다.
- 이창용 "금리인하 부정적 측면도 고려…시장 변하면 정책조정해야"(종합)
- [이데일리 정두리 장영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줄어들고, 경제에 어느 정도 자극을 줄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환율에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모두 완화적인 정책을 펼칠 여력이 있다면서 금리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에 대해서는 관세 정책 이상의 폭넓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면서 시장이 변하는 만큼 관련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전략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이다. (사진= 블룸버그 인터뷰 동영상 캡처)이 총재는 지난 6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이번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그는 “금통위가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고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확정된 합의가 아니라 새로운 증거(자료나 변수 등)를 바탕으로 언제든지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줄어들고 경제에 어느 정도 자극을 줄 수 있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부정적 영향의) 하나는 자산 가격,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면서 “이는 환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빠르게 절하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는 것은 오히려 불을 지피는 것과 같을 수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결정의 경우) 경기 부양 효과뿐 아니라 외환시장 등 다른 분야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며 “하지만 확실히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 모두 좀 더 완화적인 정책을 펼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지금껏 이 총재는 비상계엄으로 경제 심리가 악화되고 내수가 꺾이는 현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일시적이고 타킷된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키고 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그는 현재 1400원대 중반인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묻자 “이것이 ‘뉴 노멀’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며 “분명히 앞으로 환율을 주시하겠지만 특정 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변화의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우리 환율이 다른 통화보다 훨씬 더 크게 절하됐고, 그것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점이 우리만의 독특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면 1월에는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더 나아졌다”면서 “비정상적인 요소가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원화의 절대적인 수준은 강한 달러 흐름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달 환율이 1470원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계엄령 선언 이전보다 약 70원 높은 수준”이라면서 “만약 환율이 1년 내내 이 수준에 머문다면, 당시 예상했던 인플레이션율 1.9%에서 약 0.15%포인트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그럴 경우 금리 인하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맞지만,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정책과 일본의 통화 정책 결정에 따라 환율은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엄령 선언으로 인해 환율이 약 30원 정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므로, 정치적 상황이 안정되면 그 부분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이 총재는 “한국 재정 당국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지난 몇년 간 매우 보수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해왔다”며 “경제가 잠재 성장률 아래로 향하고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더 많은 재정 자원이 남아 있다”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되고, 다양한 관세 위협이 등장한 시점에서 더 강력한 재정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그러면서 이 총재는 트럼프 신정부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목표는 1기 때와는 상당히 다르다”면서 “지금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단순히 관세 정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질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 총재는 “경제학자로서, 그리고 IMF에서 훈련받은 정책 결정자로서, 시장 변화를 놓치고 변명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시장이 변하면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일본은행(BOJ) 주최로 도쿄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원회(CGFS)와 지급·시장인프라 위원회(CPMI) 전문가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다. 이 총재는 CGFS의 의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