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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AI에 중국산 모델 썼다…배경훈 “독파모 모델로 바꾸겠다”
  • 공무원 AI에 중국산 모델 썼다…배경훈 “독파모 모델로 바꾸겠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범정부 AI 공통 기반에 중국산 AI 모델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나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국가대표 AI를 선정할 때는 국가 안보와 외부 통제 가능성을 따지면서 공공 AI 플랫폼에는 중국산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기준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사진=뉴스1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삼성SDS와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AI 공통 기반에 중국산 AI 모델이 포함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김 의원은 공통 AI 플랫폼에 중국 베이징인공지능연구원(BAAI)이 개발한 ‘BGE-M3’ 모델이 사용되고 있다며 “미국 상무부가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한 기관의 모델을 정부 AI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물었다.특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독파모)과 범정부 AI 플랫폼의 적용 기준이 다르다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독파모 1차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중국 알리바바 계열 모델의 비전 인코더와 가중치를 사용한 점 등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AI를 선정하면서 국가 안보와 외부 통제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반면 범정부 AI 공통 기반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모델이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은 “국가대표 AI를 뽑을 때는 안보와 외부 통제를 따지면서 전국 공무원이 사용하는 정부 AI 플랫폼에는 미국이 제재한 중국 기관의 모델을 사용하는 것은 잣대가 다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현재 범정부 AI 공통 기반에 적용된 모델은 독파모 1차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독파모 2차 평가 결과가 나온 만큼 국내 독자 AI 모델로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배 부총리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실제로 지금 많은 산업계와 공공에서 중국 AI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이어 “범정부 AI 공통 기반에 사용된 국내 AI 모델은 독파모 1차 결과”라며 “1차 결과보다는 2차, 3차에서 글로벌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2차 결과가 나왔고, 현재 4개 모델은 범정부와 공통 AI 기반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그것들을 교체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배 부총리는 “앞으로 공공 부문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2차 결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3차 때 더욱 확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만 김 의원이 네이버클라우드의 구체적인 모델 선정 과정과 엔비디아 모델 활용에 따른 기술 종속 가능성 등을 추가로 질의한 데 대해서는 “특정 기업에 관련된 사항이라 넘어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2026.10.06 I 김현아 기자
SOOP 수퍼스 공식 출범…김세진 감독과 첫 시즌 나선다
  • SOOP 수퍼스 공식 출범…김세진 감독과 첫 시즌 나선다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자 프로배구 신생팀 SOOP 수퍼스가 창단식을 열고 첫 시즌 출발을 알렸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SOOP은 지난 3일 광주 SOOP 스타디움에서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 지역 인사, 팬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단식을 열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연고지 협약을 맺고 창단 선언과 구단기 전달식을 진행했다.여자프로배구 신생팀 SOOP 수퍼스가 창단식. 사진=SOOP 수퍼스이날 구단 캐치프레이즈인 ‘BUILD TOGETHER, WIN TOGETHER’와 마스코트 ‘고고’ ‘구구’, 창단 첫 시즌 유니폼도 공개했다. 김세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팬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이민원 구단주는 “팬들에게 사랑받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배구를 통해 더 많은 즐거움과 감동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선수들에게는 “어려운 순간에도 서로를 믿고 끝까지 코트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우리 지역에서 프로배구가 멈출까 걱정했는데 SOOP이 이어받아 전남광주를 연고지로 선택해 줘 감사하다”고 했다. 이병호 단장은 “지역사회와 다른 프로구단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SOOP 수퍼스는 지난 6월 한국배구연맹(KOVO) 가입 승인을 받은 뒤 김세진 감독 선임과 선수단 구성을 진행했다. 이어 연고지를 확정하고 엠블럼과 멤버십을 공개하며 시즌을 준비해왔다. 오는 11일 여수에서 개막하는 KOVO컵을 통해 첫 공식 무대에 나선다.KOVO컵을 마친 뒤에는 11월 1일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로 2026~27시즌 V리그에 데뷔한다. 첫 홈경기는 11월 5일 SOOP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전이다.
2026.10.06 I 이석무 기자
‘장부상 착시’ 낀 저PBR…정부 주먹구구식 꼬리표 주의보
  • [마켓인]‘장부상 착시’ 낀 저PBR…정부 주먹구구식 꼬리표 주의보
  •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정부가 저평가 상장사에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꼬리표를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질적 분석 없는 일괄 분류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저PBR 기업이라도 순자산이 늘어난 배경에 따라 주주환원 여력이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쌓아 순자산이 늘어난 기업과 자산재평가로 장부상 가치만 커진 기업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2일 처음으로 저 PBR기업을 공표한다. 누적 3년 PBR이 업종별 하위 25% 이내인 코스피 기업과 하위 10% 이내인 코스닥 기업을 대상으로 산정할 예정이다. 이번 첫 공표의 PBR 기준일은 다음 달 22일이다.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의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회사가 보유한 순자산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통상 저PBR 기업은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으로 분류된다.문제는 PBR의 분모인 순자산이 어떤 경로로 늘었는지에 따라 지표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순자산이 커지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PBR은 낮아진다. 영업으로 번 돈을 쌓아 순자산이 늘어난 기업과 보유 자산의 장부가를 높여 순자산이 늘어난 기업이 같은 저PBR로 묶일 수 있는 구조다. PBR 수치만을 기준으로 기업을 일괄 분류할 경우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전문가들은 이익잉여금과 자산재평가를 핵심 구분 기준으로 꼽는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순이익 중 배당 등으로 외부에 유출하지 않고 회사 내부에 쌓아둔 금액이다. 이익잉여금이 풍부한 기업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자산재평가는 기업이 보유한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을 공정가치에 맞춰 다시 평가해 장부가액을 조정하는 회계 방식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재평가 차익이 자본에 반영된다. 반면 실제로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 한 기업에 들어오는 현금은 없다. 장부상 순자산만 커지고 PBR은 낮아지는 셈이다.상법도 이 같은 차이를 구분한다. 상법은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할 때 자산 평가로 늘어난 미실현이익을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산재평가로 늘어난 순자산은 자산을 매각해 이익이 실현되기 전까지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없다는 의미다.전문가들이 자산재평가로 PBR이 낮아진 기업을 '가치함정'으로 보는 이유다. 가치함정은 주가가 싸 보여 투자했지만 기업가치가 개선되지 않아 주가가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을 뜻한다.자본효율성 측면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주주의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냈는지 보여준다. 자산재평가로 자본만 늘어나면 이익에 변화가 없어도 ROE는 떨어진다. 건물처럼 감가상각 대상인 자산은 재평가 이후 감가상각비가 늘어 순이익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순자산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이 경우의 PBR 하락을 저평가 신호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시장에서는 자산재평가로 덩치만 키운 '무늬만 저PBR' 기업에까지 일괄적으로 저평가 꼬리표가 붙을 경우 투자자들의 착시와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 판단의 근거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같은 저PBR 기업이라도 순자산이 어떻게 늘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기업으로 봐야 한다"며 "영업으로 이익잉여금을 쌓은 기업과 자산재평가로 장부상 가치만 키운 기업을 한데 묶는 건 질적 분석이 빠진 분류"라고 지적했다.이어 "자산재평가로 늘어난 순자산은 실제 현금이 들어온 게 아니어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이런 기업까지 저평가 명단에 오르면 투자자들이 PBR 숫자만 보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투자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PBR 숫자를 맹신하기보다 실제 현금창출력과 자본효율성을 따져 기업의 펀더멘털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9.24 I 이건엄 기자
"억대 성과급 '그들만의 잔치' 아닌 기부로 연결하라"
  • "억대 성과급 '그들만의 잔치' 아닌 기부로 연결하라"
  • 우리 사회에 따뜻함을 전해온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가 대한민국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명사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들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겠습니다. <편집자주>1990년대 '9시 뉴스' 앵커석에 앉아 외환위기 등 격동의 한국 사회를 전했던 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이 예종석의 파워인터뷰를 찾았다.(사진=김태형 기자)[대담=예종석 명예대기자(한양대 명예교수)·정리=이지현 기자] 반도체 업계의 ‘역대급 성과급’이 화제다. 단순히 반도체 업종의 특정 회사를 넘어 소위 ‘N%성과급’을 둘러싼 문제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좋은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걸맞은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숫자가 ‘억’ 단위로 치솟으면 회사 밖의 시선은 복잡해진다. 성과의 과실을 어디까지, 어떻게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도 따라붙는다.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은 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퇴사자가 현재 회사 내부문제를 평가하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 했지만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3년 무렵 삼성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당시 삼성은 큰 이익을 냈다. 임직원에게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했다. 회사 내에서는 또 다른 고민이 나왔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언론에서는 ’삼성 그들만의 잔치‘라고 쓰겠지’라는 것.이런 우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임직원이 성과급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보태는 방식이었다. 참여율은 매우 높았다. 그렇게 모인 정성은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 같은 사업으로 이어졌다.이 이사장은 사회공헌을 단순히 ‘돈을 많이 벌었으니 얼마를 떼어 기부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돈 버는 부서와 돈 쓰는 부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봤다”며 “사회공헌에 담긴 가치를 모든 구성원이 내면화해야 한다. 사회공헌을 ‘가치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기업의 성과를 구성원의 보상으로만 끝내지 않고 사회적 가치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가 삼성에서 사회공헌을 맡으며 오래 고민했던 질문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이사장을 ‘삼성맨’으로 기억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기억은 단숨에 1990년대로 돌아간다. 1996년부터 MBC ‘뉴스데스크’를 봤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바로 그 목소리다. 그는 4년 동안 9시 뉴스 앵커석에 앉아 외환위기 등 격동의 한국 사회를 전했다.무거운 뉴스에서는 낮고 눌린 목소리로 큰 사건이 터진 날에는 긴박감을 실어 뉴스를 전했다. 당시 그의 얼굴과 목소리는 저녁 9시를 상징하는 익숙한 풍경 가운데 하나였다. 흥미로운 것은 정작 본인은 그 시절 자신의 목소리를 낯설게 느낀다는 점이다. 인터뷰 전날 우연히 1997년 11월 21일자 뉴스를 다시 봤다는 그는 웃으며 “제 목소리가 제 목소리 같지 않더라고요. 톤도 높고 말도 굉장히 빨랐다”고 했다.유명 앵커에게 정치권의 러브콜이 쏟아지던 시절이었다. 정치권에서 그에게도 러브콜은 보냈지만 그는 예상과 달리 정계가 아닌 재계로 방향을 정했다. 왜였을까.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은 앵커에서 물러난 뒤 정계의 러브콜을 받을 때마다 집안의 오래된 가르침을 떠올렸다. “1986년 아버지가 공직에서 퇴임한 뒤 내가 있던 미국에 오셨을 때 집안 이야기를 처음 자세히 들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남긴 ‘너는 당을 하지 말아라’는 말을 내게도 전해주셨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이후 정치부 기자를 하면서도 권력과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늘 경계했고 정계 진출 제안을 받을 때도 자연스럽게 그 말을 떠올렸다.”(사진=김태형 기자)-정계 러브콜을 왜 거절했나.△사람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나. 나는 정치에 대해서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가족사의 영향도 컸던 것 같다.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너는 당을 하지 말아라’고 하셨다. 공산당에 관여하지 말라는 뜻과 함께 정당 정치에도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삼성행을 택한 이유는.△기자는 본질적으로 ‘워처’(Watcher), 즉 밖에서 지켜보고 평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오래 할수록 ‘내가 전하는 게 정말 진실에 가까운가’ 하는 고민이 커졌다. 앵커 때 하루 스무 꼭지 안팎의 뉴스를 다루면서도 늘 몇 꼭지는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남의 결정을 지켜보는 사람보다 직접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플레이어’(Player)가 되고 싶었다. 마침 그때 삼성에서 제안이 왔다.-처음부터 홍보 업무가 마음에 들었나.△오히려 반대였다. 삼성에서 홍보를 맡기겠다고 했는데 나는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내가 당시 생각했던 홍보는 기자들과 평상시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회사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잘 좀 부탁합니다’라며 기사를 조금 덜 나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려면 술도 잘 마시고 골프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술도 잘 못하고 골프도 못 쳤다. 그래서 왜 나 같은 사람한테 홍보를 맡기느냐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뜻밖의 말이 돌아왔다. 과거의 그런 방식의 홍보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걸 함께 고민해달라는 취지였다. 그 말이 삼성행을 결심하는 데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삼성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신뢰’였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커지고 있는데 홍보팀 사람들이 무엇을 자부심으로 삼을 것인가를 생각했다. 부정적인 기사의 보도를 막고 줄이는 게 우리의 자부심일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직원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삼성을 향한 우리 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것으로 우리의 자부심을 삼자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동료들에게 ‘적어도 내가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지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회사가 모든 것을 공개할 수는 없다. 영업비밀도 있고 말할 수 없는 일도 있다. 하지만 밖에 말을 하는 이상 거짓말은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이인용 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그 약속이 시험받은 순간도 있었나.△2007년 기흥 반도체 공장 정전 때였다. 당시 이데일리에서 가장 먼저 화재 기사를 보도한 기억이 있다. 그전에는 큰일이 없었으니까 원칙을 말하기 쉬웠다. 그런데 정말 큰일이 터졌다. 기흥공장 내 6개 생산라인이 멈췄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반도체에서 전기는 생명줄이다. 6개 라인이 멈췄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해주면 언론도 난리가 나고 시장도 크게 흔들릴 상황이었다. 담당 차장이 와서 물었다. 그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을 때 ‘진짜 진실의 순간이 왔구나’ 싶었다.-숨기고 싶은 생각도 들었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사람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이런 문장이 떠올랐다.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복전 작업 중이며 복전작업을 마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설명하면 거짓말은 아니다. 그런데 기자들이 알고 싶은 건 하나도 없다. 기자들이 궁금한 것은 몇 개 라인이 멈췄는지, 피해는 얼마나 될지, 언제 정상화될지다. 그걸 빼고 얘기하면 ‘밥은 밥이다’라고 얘기하는 것과 똑같다.-결국 6개 라인 정지를 공개했다.△공식적으로 ‘기흥공장 내 6개 생산라인이 멈췄고 복전 작업 중이다’라고 설명할 것을 지시했다. 담당 차장은 ‘정말 그래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질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이 사실을 언론에 확인해줘도 되느냐와 이 정도의 큰 일을 전무 혼자 결정해도 되느냐는 뉘앙스였다. 하지만 지금 솔직히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고작 시간을 버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중에 사실이 알려졌을 때 ‘삼성이 사고를 은폐 또는 축소했다. 시장이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면 우리리가 평소 강조한 신뢰를 잃는 것이다. 기사가 커지고 반도체 시장이 불안해지고 고객들이 걱정할 것은 충분히 예상됐다. 그래도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결과는 어땠나.△홍보 업무 관점에서 보면 대참사였다(하하). 나쁜 기사를 줄이기는커녕 우리가 사실을 확인해줘서 기사가 훨씬 커졌다. 주요 방송뉴스에 나오고 다음 날 신문 1면에도 나왔다. 당시 시장에서는 피해액이 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우리는 현장에서 최대한 빨리 피해 규모를 계산했다. 실제로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판단했고 회사는 보수적으로 예상 피해액을 500억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피해는 그보다도 적었다. 정상화한 뒤에는 언론에 현장까지 공개했다. 해외 언론도 불러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생산라인을 보여줬다. 그러자 기사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고 자체는 악재였지만 대응은 투명했다, 위기를 잘 다뤘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조직 내부도 달라졌나.△많이 달라졌다. 직원들이 ‘교과서와 현실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교과서대로 했고, 결과도 좋았다’고 했다. 나는 그걸 ‘성공의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대로 대응해도 된다는 것을 조직이 직접 경험한 거다. 그 뒤로는 커뮤니케이션팀에 ‘회사에서 야당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리는 매일 언론과 사회를 만나니까 밖에서 삼성을 어떻게 보는지, 뭘 기대하는지, 뭘 걱정하는지를 가장 빨리 안다. 그러면 그걸 안으로 가져와야 한다. 때로는 듣기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 직원들에게는 ‘겸손하되 당당하라’라고 주문했다. 삼성에 대한 부러움도 있었지만 질시도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뻣뻣하게 보여도 회사 전체가 욕을 먹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비굴할 필요는 없었다. 태도는 겸손하게, 사실관계에서는 당당하게 하자는 뜻이었다. 나중에 회사를 떠날 때 직원들이 선물해 준 감사패에 그 말이 적혀 있었다. 거의 20년 전에 한 말인데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문구를 보면서 ‘아, 이 말이 그렇게 오래 남았구나’ 싶었다.-삼성전자의 대외협력과 사회공헌을 책임지는 CR 담당 사장도 했다. 사회공헌의 원칙은.△두 가지였다. 하나는 사회공헌을 단순히 돈 쓰는 일로 보지 말자는 것이었다. 회사 전체가 그 가치를 함께 가져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가치의 플랫폼’이라고 했다. 또 하나는 혼자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사회문제는 기업 하나가 풀 수 없다. 비정부기구(NGO)나 국제기구와 손잡아야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 위원장은 사회공헌 사업 가운데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한 장의 사진처럼 떠올렸다. “중학생 때 드림클래스에서 공부했던 아이가 대학에 간 뒤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왔다. 후배들 앞에서 ‘나도 5년 전에는 너희처럼 여기 앉아 있었어’라고 하는데, 내가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그 한마디가 훨씬 힘이 있었다. ‘저 선배도 여기서 시작했구나’ 하는 걸 아이들이 직접 보는 거다. 나중에는 드림클래스 출신 가운데 삼성전자 공채로 입사한 학생도 나왔다. 그게 나한테는 정말 보람 있는 일이었다.”(사진=김태형 기자)-왜 사회공헌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나.△당시 삼성은 정말 많은 사회공헌사업을 하고 있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았다. 문화예술계, 장애인, 이주민, 취약계층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곳에 조금씩 지원하고 있었다. 총액은 굉장히 큰데 1년, 2년, 3년 지나고 나면 무엇을 했는지 흔적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비유를 했다. 사막에 나무가 많이 있는데 모두 목이 말라 있다. 큰 물통을 들고 가서 이 나무에도 조금, 저 나무에도 조금씩 물을 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어디에 물을 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주제를 정하고 집중하자’고 했다.-그런데 왜 교육이었나.△양극화를 들여다보니 결국 교육격차가 문제였다. 특히 중학교 1,2학년 시절 영어·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생이 방과 후에 중학생을 가르치는 드림클래스를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중학생 때 드림클래스에서 공부한 아이가 대학생이 된 뒤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온 장면이다. 후배들에게 ‘나도 5년 전엔 너희처럼 여기 앉아 있었다’고 말하는 모습을 봤는데 내가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큰 힘이 있었다. 나중에는 삼성전자에 입사한 학생도 나왔다.-기업의 사회공헌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지.△훨씬 전문화해야 한다. ‘우리가 이익을 이만큼 냈으니 몇 퍼센트는 좋은 데 쓰세요’와 같은 주먹구구식은 안된다.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에는 돈만 있는 게 아니다. 기술도 있고 인재도 있고 조직도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있다. 정부 예산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가 많다. 기업이 NGO나 국제기구와 손잡고 자신들이 가진 기술과 실행력을 활용한다면 굉장히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K사회공헌’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지금은 왜 ‘가치성장’인가.△조직이 커지면 처음 가졌던 문화와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율촌도 수백 명의 변호사가 일하는 대형 로펌이 됐다. 그러면 ‘우리가 처음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계속 가져갈 것인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가치성장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가치라는 것은 말로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여러 사람이 한 팀을 이뤄 사건을 수행하면서 ‘아, 협업하니까 정말 좋구나’를 경험해야 한다. 가치는 실제 일하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온율은 어떤 일을 하나.△쉽게 말하면 ‘돕는 사람을 돕는 곳’이다.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돕는 NGO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법률 문제에 많이 부딪힌다. 법이 너무 오래돼 현실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소송이 필요한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럴 때 법률적으로 돕는다. 공익소송도 하고, 법이나 제도가 현실과 맞지 않으면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입법 개선을 추진하기도 한다. 온율에는 공익 전담 변호사들도 있다. 경제적인 보상만 생각한다면 대형 로펌에서 일할 수 있는 좋은 인재들이 공익 분야를 선택해 자기 전문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런걸 보면 굉장히 고맙다.-지금 가장 보람 있는 일은.△내가 아직 몰랐던 우리 사회의 그늘을 발견하는 일이다. 언론계에서 20년 넘게 일했고 기업에서 사회공헌 업무도 했는데 지금 공익활동을 하면서도 ‘내가 이런 것도 몰랐구나’ 하는 일이 굉장히 많다. 예를 들어 엄마나 아빠가 교도소에 들어갔는데 이모도, 고모도, 할머니도 없으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될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나는 그런 문제를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 걸 보면서 많이 반성한다. 우리가 아직 밝게 비춰보지 못한 곳이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곳을 하나라도 더 발견하고 힘닿는 데까지 돕는 것. 요즘에는 그런 일이 내게 또 하나의 보람이다.이인용 이사장과 예종석 대기자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이인용 이사장은…△1957년 경북 안동 △중앙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2002~2003년 미국 하버드대 니만 펠로우(Nieman Fellow) △MBC 보도국 기자·뉴스데스크 앵커·보도국 부국장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삼성전자 CR 담당 사장·고문·사회공헌총괄 △현 법무법인 율촌 고문 겸 가치성장위원장 △현 사단법인 온율 공동이사장
2026.09.24 I 이지현 기자
"노래하면 안 늙어요"…시니어 합창단의 무한도전
  • "노래하면 안 늙어요"…시니어 합창단의 무한도전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자, 악보는 오른손으로 받치고 왼손으로 넘기는 거예요. 프로답게요.”20일 서울 관악구 한 연습실에서 브라비시모콰이어 합창단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20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노래 연습실. 본격적인 합창 연습을 앞두고 김형우 지휘자와 브라비시모콰이어 합창단원들의 대화에서 화기애애함이 묻어났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도 잠시, 지휘자의 말에 따라 악보를 넘기는 단원들은 곧바로 웃음기를 지우고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반주가 시작되고 지휘자가 신호를 보내자 단원들이 서서히 고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시니어 합창단의 ‘무한도전’이곳은 60~70대 여성으로 구성된 시니어 합창단 ‘브라비시모콰이어’의 연습 현장이다. 이날 연습에선 발성부터 표정까지 세세히 챙기는 지휘자와, 매주 함께 노래를 불러온 단원들 사이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의 호흡에서 시니어 합창단이 5년간 쌓아온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브라비시모콰이어 합창단이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창단 5주년 기념 음악회를 연다.합창단은 가수 김호중의 팬모임에서 출발했다. 가수와 노래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에서 자연스럽게 합창으로 이어졌다. 지휘자 김형우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였던 2022년 합창단을 처음 만났다. 김 지휘자는 “처음엔 합창단이 아니라, 노래방 같았다”며 웃었다. 이어 “발성부터 다시 가르쳤다. 중간에 포기한 분들도 있지만, 재미없어도 꿋꿋이 남은 분들과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원은 20여 명에서 40명 수준으로 늘었고, 실력도 성장했다. 그래도 아마추어 합창단이 KBS홀에서 단독 공연을 여는 건 큰 도전이다. 김 지휘자가 처음 공연을 제안했을 때 단원들은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김 지휘자는 “처음엔 단원들이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며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아마추어 마인드를 말끔히 벗어냈다”면서 “단원들 사이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단원들의 취향도 반영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김 지휘자는 “단원들이 원해 김호중의 곡을 넣었다”면서도 “공연의 균형을 고려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 가곡 ‘별’, ‘오 솔레미오’ 등 관객들이 듣기 편한 곡들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11일 서울 관악구 한 연습실에서 브라비시모콰이어 합창단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임종 전까지 노래할 것”·“삶의 목표 생겨 기뻐”이날 연습에서 단원들은 곡마다 분위기에 맞는 표정과 에너지를 보여줬다. 김 지휘자는 ‘우정의 노래’를 부를 땐 경쾌한 곡 분위기에 맞춰 유쾌하게 리드했다. ‘댄싱 퀸’에서는 표정을 밝게 짓자는 지휘자의 주문이 나왔고, ‘행복을 주는 사람’에 이르러서는 감성이 풍부한 단원들의 몰입감이 느껴졌다. 단원들에게 합창은 취미 이상의 의미다. 단원 박성희(73)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잘 차려입고 올 곳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며 “나이가 들면 목표가 사라지는데, 합창과 공연이라는 새로운 삶의 목표가 생겨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박희(73)씨는 “노래하면 안 늙는다는 말처럼 단원들끼리 ‘이 모습 그대로 늙지 말자’고 이야기한다”면서 “노래를 잘하기 위해 운동을 하면서 더 건강해지고 활력이 생겼다. 임종 전까지 노래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창윤(74)씨도 “함께 연습하는 기쁨이 일주일을 채운다”며 “공연을 보러 오는 가족들의 응원과 기대를 받는 것도 큰 행복이다”고 미소지었다.20일 서울 관악구 한 연습실에서 김형우 지휘자가 브라비시모콰이어 합창단의 연습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김 지휘자는 “사회적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에게서 긍정적 변화가 보인다”면서 “자신감 있게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에는 구로구 지역아동센터 아동들로 구성된 ‘구구단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10대부터 80대까지 전 세대가 한 무대에 서는 셈이다. 이번 음악회는 나눔의 의미도 있다. 공연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 지휘자는 “60~70대 단원들이 품은 삶의 궤적과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자 희망”이라며 “가곡과 대중가요, 그리고 관객이 다 함께 부르는 싱어롱 무대를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뜨거운 위로와 기쁨을 선사하고, 수익금 기부를 통해 나눔의 가치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20일 서울 관악구 한 연습실에서 브라비시모콰이어 합창단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2026.09.21 I 손의연 기자
男女 선수 같이 자라고?…'혼숙' 배정한 日 촌극
  • 男女 선수 같이 자라고?…'혼숙' 배정한 日 촌극
  •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숙박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별도 선수촌 없이 크루즈선과 컨테이너형 가설 시설로 숙소를 대체한 가운데, 객실 부족으로 남녀 선수가 같은 방에 배정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나흘 앞둔 15일 일본 나고야항에 선수단이 숙소로 사용할 컨테이너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1)17일 일본 매체 재팬타임스는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극심한 숙박난이 이어지면서 남녀 선수가 한 방에 배정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개최국인 일본 대표팀조차 배정된 숙소 대신 별도로 확보한 외부 호텔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별도의 전용 선수촌을 건설하지 않았다. 대신 약 1만7000명의 선수와 관계자 수용을 위해 이탈리아 대형 크루즈선(4000여명 수용)과 나고야항 부두에 설치된 조립식 컨테이너 숙소(2000여명 수용) 등을 급조했다.그러나 입촌 과정 초기부터 파행이 잇따랐다. 일본 선수단 부단장 미즈토리 히사시는 기자회견에서 “출입 자격증 활성화 지연 등으로 일부 선수들이 입촌 과정에서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다”고 토로했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먹구구식 방 배정이었다. 조직위가 단순히 인원수에 맞춰 객실을 나누면서 남성 5명과 여성 5명으로 구성된 팀에 트윈룸 5개만 지급해 남녀 선수가 강제로 한 방을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선수가 코치나 지원 인력과 같은 방을 쓰는 경우도 속출했다.한국 대표팀 숙소 역시 열악한 환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AFP는 지난 14일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변준형이 숙소 세면대에서 물이 새고 바닥이 젖은 모습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15일 한국 농구 선수들이 눕기엔 침대 규격이 턱없이 작다는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사태가 확산하자 조직위는 “당초 참가 인원을 1만5000명으로 예상했으나 신규 종목 추가로 인원이 늘어 숙소난이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전에 숙소난을 예측한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자국 선수단용으로 나고야 시내 호텔을 미리 선점해 둔 사실이 알려지며 타국 선수단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미즈토리 히사시 JOC 집행위원은 “숙박 시설 배정 상황이 매우 빠듯하다고 들었다”며 “현재 가능한 범위에서 조정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조정이 너무 어려운 경우에는 일본 선수단이 사전에 확보해 둔 예비 숙소를 대체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9.18 I 김주환 기자
野 "세금이 벌금 돼" 與 "징벌 아냐"…대정부질문 부동산 정책 공방
  • 野 "세금이 벌금 돼" 與 "징벌 아냐"…대정부질문 부동산 정책 공방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회 대정부질문 사흘째 여야가 부동산 정책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1주택자에게 징벌적 세제를 적용하고 공급에도 실패했다고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은 실거주 중심의 과세 체계가 필요하다고 정부 정책을 옹호하면서 서울시가 오히려 주택 공급을 가로막고 있다고 반박했다.한성숙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7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세금을 벌금처럼 썼다”며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을 지적했다. 2029년부터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액에 10억원의 한도를 두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1주택으로 평생 살아 성공한 사람을 징벌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박 의원은 “세금은 벌금이 아니다. 1가구 1주택자는 세금 걱정이 없어야 한다”며 부동산 세제 개편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징벌하지 않는다. 보상 체계를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거주에 혜택을 주되 직장이나 취학 등 불가피한 사정은 예외로 인정한다”고 반박했다. “장기 거주한 1주택자 대부분은 오히려 부담이 줄고, 큰 양도차익에는 과세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주택 공급 문제를 놓고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아파트 가격이 11% 올랐다고 주장하며 “후보 시절 공급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했는데 대출부터 조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의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 200만~300만원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이 언제든 집을 살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한성숙 국무총리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공급 부족은 수년 전부터 누적된 문제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예측 가능한 주택 공급 계획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허가와 금융 문제를 함께 처리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통해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현재의 (주택) 부족 현상에는 이전 정부 당시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 있다”고 반박했다.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현 부동산 문제의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목했다. 복 의원은 서울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6곳이 정상 추진되면 1만 2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지만 서울시가 사전기획협의체를 운영하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 의원은 “6년 넘게 서울시를 운영하면서 아직도 이재명 정부 탓을 한다”며 “정부가 바뀌었다고 공급 정책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3대 메가특구 프로젝트를 둘러싼 설전도 이어졌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 반도체 사업의 세부 예산과 산출 근거가 부족하다며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특별법에 공무원 면책 조항과 주 52시간제 특례를 검토하는 것을 두고도 “특정 지역에만 예외를 적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언주·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메가특구를 인공지능(AI)·반도체 시대의 산업 인프라이자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투자라고 옹호했다.확장재정과 미래대응기금도 쟁점이 됐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빚을 내 기금을 조성하는 방식도 문제 삼았다. 이에 한 총리는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도 국가채무 우려를 고려해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공방도 계속됐다. 송 의원과 구 의원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용 후보자의 대미 투자 관련 발언을 거론하며 지명 철회 의사를 물었다. 한 총리는 제기된 문제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할 사안”이라며 “국회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전날 국무총리실 직원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일도 도마에 올랐다. 송 의원이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한 총리는 “사찰은 아니다”라면서도 “질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특히 일반인이라고 답해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한 점에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사찰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2026.09.11 I 장병호 기자
불법촬영물 지워달랬더니 개인정보 ‘줄줄’…성평등부, 구글 고발 검토
  • 불법촬영물 지워달랬더니 개인정보 ‘줄줄’…성평등부, 구글 고발 검토
  •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성평등가족부가 불법촬영물 삭제를 요청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외부 사이트에 유출한 혐의로 구글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해외 연구 프로젝트 사이트에 공개된 데 따른 조치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유리창에 부착된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성평등부는 9일 구글에 적용할 수 있는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폭력처벌법과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이 그 대상이다. 고발은 성평등부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구글과 협업하는 해외 연구 프로젝트 사이트에 불법촬영물 등의 삭제를 요청한 피해자 개인정보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정부와 피해지원 기관의 삭제 요청 정보도 게시됐다. 해당 정보는 성평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조치를 요청한 뒤 삭제·차단됐다.성평등부는 지난 4일 장관 주재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구글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다음날 구글코리아 관계자들과 대면회의를 열었고 7일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들과 후속 회의를 진행했다. 구글은 이번 사안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구글 측은 “피해자 정보를 해당 사이트와 공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일부 정보가 삭제 처리되지 않은 채 의도치 않게 데이터베이스에 공유된 사실을 확인한 즉시 해당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했다”고 했다.
2026.09.09 I 방보경 기자
경찰, 함운경 '구의원 금품 각출 의혹' 첫 강제수사
  • 경찰, 함운경 '구의원 금품 각출 의혹' 첫 강제수사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경찰이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사진= 연합뉴스)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전날 함 위원장이 설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사단법인 ‘시민과 함께하는 메가시티 연구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함 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압수수색 사실을 밝히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그는 “메가시티연구소는 재정경제부 장관이 인정한 공익 법인으로 모든 후원금에 대해 영수증을 발행한다”며 “계좌도 하나뿐이고, 후원금 내역 역시 이미 경찰에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빌미로 공천헌금과 선거법 위반이라는 죄명을 덧씌우려는 누군가의 ‘청부 수사’”라고 주장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4월 국민의힘 당원인 이경주 태극기무궁화사랑회 회장의 고발로 시작됐다. 이 회장은 함 위원장이 타인 명의로 사단법인을 설립한 뒤, 사무실 임대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구 구의원들로부터 돈을 강제로 걷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함 위원장은 고발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같은 달 7일 이 회장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2026.09.02 I 이유림 기자
민주당 특위 박상용 고발장 ‘가짜 판례’ 논란…“AI가 지어냈나”
  • 민주당 특위 박상용 고발장 ‘가짜 판례’ 논란…“AI가 지어냈나”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를 고발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고발장을 두고 ‘가짜 판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박 검사의 선서 거부가 위법하다는 근거로 제시된 대법원 판례가 실제로는 증언이나 선서 거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으로 확인되면서다.법조계에서는 단순히 판례번호 하나를 잘못 적은 문제를 넘어 박 검사에게 선서거부죄가 성립한다는 고발 논리 자체가 제대로 된 법률 검토를 거친 것이냔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4월 16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봉숙(32기) 서울고검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상용 검사에게 죄가 성립한다고 고발을 하려면 ‘위 법 규정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이러이러한 사유로 죄가 된다’고 설명해 줄 만한 특별한 논리가 필요하게 된다”며 “그래서 아마 판례를 넣은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인공지능(AI)조차 그런 판례나 논리를 찾을 수 없었는지, 지 마음대로 지어내 버렸다”며 “이것이 이번 가짜 판례 고발 사건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앞서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지난 5월 박 검사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박 검사가 지난 4월 3일과 14일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를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특위가 고발장에서 제시한 논리는 명확했다.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권은 증인이 선서를 마친 뒤 개별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권리이므로 ‘선서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문제는 이를 뒷받침한다며 제시한 ‘대법원 2009도10645’ 판결이었다. 해당 판결은 증언거부권이나 증인의 선서와 관련된 사건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이다. 특위가 고발장에 적은 법리 역시 해당 판결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반면 국회증언감정법은 특정한 경우 오히려 증인이 선서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국회증언감정법 제3조 제1항은 형사소송법 제148조 또는 제149조에 해당하는 경우 증인이 선서·증언 또는 서류 등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자신이나 친족 등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박 검사는 국정조사 당시 자신을 상대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관련한 감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선서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선서 거부 이유를 설명하려 했지만 서영교 당시 국조특위 위원장이 발언 기회를 주지 않고 퇴장을 명령했다는 게 박 검사 측 주장이다.공 검사 역시 “고발이라는 것은 특정한 사람을 특정한 범죄로 처벌해 달라고 수사기관에 요청하는 행위”라며 “박상용 검사는 법에 정한 선서거부권이 있고 국회에서 그 사유를 상세히 밝히려다 제지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 검사에게 선서거부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박상용 검사에게 죄가 성립한다고 고발을 하려면 ‘위 법 규정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이러이러한 사유로 죄가 된다’고 설명해 줄 만한 특별한 논리가 필요하게 된다”며 문제의 판례가 고발장에 들어간 배경을 짚었다.특히 공 검사는 전날에도 고발장에 존재하지 않는 법리가 기재된 사실을 두고 “고발장을 작성한 사람도 박 검사에게 무슨 죄가 있는지 찾지 못하다가 결국 AI 할루시네이션(환각)에 속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실제 고발장 작성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공 검사는 물론 당사자인 박 검사,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 간 날선 공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박 검사도 전날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거기에 들어가 있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전혀 관계없는 사건 판례 번호이고, 판례 내용은 어디에도 없는 내용이었다”며 “이걸 고발함에 있어서 얼마나 주먹구구로, 성의 없이, 엉터리로 하는가”라고 항변했다.그러면서 “국회 국조특위는 정말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선서 거부, 국회 모욕 이런 걸로 고발했고 경찰은 또 그 고발한 내용을 가지고 조사까지 추진한다고 한다”며 “국가의 역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사용돼야 하는 것이지 이런 데 수사권이 남용되고 수사력이 낭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이에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작 기소 버릇 못 버리고 고발 본질을 흐리는 최악의 빌런”이라고 박 검사를 비판했다.서 위원장은 “수많은 증인들이 국회에 출석해 법에 따라 선서하고 증언했는데 박상용 검사만 거부했다”며 “선서는 하지 않겠다면서 자기 말은 마음대로 하겠다는 정치검사의 추태였다”고 주장했다.그러자 공 검사는 이날 서 위원장을 겨냥, “제 생각에 ‘고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위원장님인 것 같다”며 “판례 그까짓 거 좀 잘못 썼다고 뭐가 대수냐, 선서거부한 놈이 큰소리냐는 말씀은 좀 안 하셨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무식하다’고 오해받는다”고 했다.법조계에서는 박 검사의 국정조사 당시 태도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인 만큼 범죄 성립 여부와 법적 근거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됐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형사 고발은 특정인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전제로 수사기관에 처벌을 요구하는 절차인 만큼 그 법적 근거는 엄격하게 검토돼야 한다”며 “특히 범죄 성립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판례가 해당 사건과 전혀 무관하고 고발장에 기재된 법리마저 실제 판결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판례번호 오기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고발장을 어떤 법적 검토와 검증을 거쳐 작성했는지 설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2026.08.28 I 백주아 기자
유용원 의원, 장병 급식비 ‘적정 단가’ 산정법 발의
  • 유용원 의원, 장병 급식비 ‘적정 단가’ 산정법 발의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장병 급식의 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물가 변동과 급식 운영 방식 등을 반영한 적정 급식 단가를 매년 산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군급식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현행 군급식기본법에는 군급식 단가를 산정하는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정부의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기획예산처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단가를 결정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나 실제 급식 여건의 변화를 단가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장병 1인당 하루 기본급식비는 2023년 1만3000원으로 오른 뒤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동결됐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2024년 3.9%, 2025년 3.2% 상승했다. 2년간 누적 상승률은 약 7.2%에 달한다. 2026년 기본급식비가 1만4000원으로 1000원 인상됐지만, 2027년에는 다시 동결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8월 10일 육군훈련소를 방문한 이두희 국방부차관이 훈련병들과 식사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군 급식이 직영과 민간위탁 방식으로 나뉘는데도 비용 구조의 차이를 단가 산정에 제대로 반영할 제도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군 직영급식은 기본급식비 대부분을 식재료 구입에 사용하고 조리병 등의 인건비와 급식시설 운영비는 별도 예산으로 부담한다. 반면 민간위탁급식은 식재료비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관리비, 업체 이윤까지 기본급식비에 포함된다. 같은 급식 단가를 적용하더라도 실제 식재료 구입에 투입되는 금액에는 차이가 날 수 있는 구조다.개정안은 국방부 장관이 전국 소비자물가 변동률과 실제 급식 여건 등을 고려해 적정 군급식 단가를 매년 산정하도록 했다. 직영급식과 민간위탁급식을 구분해 각각의 비용 구조에 맞는 단가를 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단가 산정 과정에서는 기획예산처 장관을 비롯한 관계 행정기관장과 사전에 협의하고, 필요한 경우 급식·영양·재정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학교급식이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물가와 급식 인원 등을 고려해 식품비와 운영비 지원단가를 조정하는 방식을 군 급식에도 도입하자는 취지다.유 의원은 “장병들이 체감하는 급식의 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급식 단가부터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산정해야 한다”며 “군 급식비를 주먹구구식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와 실제 급식 여건을 살펴 적절한 단가를 산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장병들이 양질의 급식을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출처=유용원 의원실)
2026.08.26 I 김관용 기자
태몽도 닭인 사나이의 혜안…황올한 K치킨, 57개국 날다
  • 태몽도 닭인 사나이의 혜안…황올한 K치킨, 57개국 날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제는 14억 인구의 인도다.” 제너시스BBQ가 미국·중남미에 이어 인도까지 발을 넓히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인도 벵갈루루에 1·2호점을 동시에 열면서다. 이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약 30개 점포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1995년 서울의 작은 치킨 프랜차이즈로 시작한 BBQ의 영토는 이제 세계 57개국, 800여개 매장으로 넓어졌다. 그 중심에는 “맥도날드를 뛰어넘는 세계적 프랜차이즈를 만들겠다”고 외쳐온 윤홍근(71)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있다.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카자흐스탄 MF 관계자들과 함께 BBQ 메가 알마아타(MEGA ALMA ATA)점을 찾은 현지인들에게 BBQ 치킨 메뉴를 설명하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요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다. 올들어 벌써 수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사회공헌 활동과 글로벌 사업을 직접 챙기며 질적인 도약을 겨냥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닭으로 성공한 윤 회장은 닭과 유별난 인연을 갖고 있다. 조선대 무역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1984년 미원(현 대상)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후 해외곡물수입부, 기획부, 총무부, 영업부 등을 거치며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1994년 미원이 인수한 닭고기 유통·가공업체 마니커 영업부장을 맡으면서 닭을 활용한 사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당시 닭고기 수요는 점점 한계점에 이르고 있었고, 돌파구가 절실했다. 마니커의 신규사업으로 소형 치킨전문점을 구상했지만 회사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윤 회장은 ‘치킨을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와 경영노하우를 판다’는 구상 하나로, 안정적인 대기업에 사표를 던지고 치킨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주변에서는 수많은 만류와 우려가 쏟아졌다. 당시 치킨 시장은 동네 호프집 중심의 주먹구구식 장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회장의 눈에는 남들이 보지 못한 ‘틈새’가 명확히 보였다. “여성과 어린아이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위생적이고 건강한 치킨을 만든다면, 치킨 역시 고부가가치 브랜드 산업이 될 수 있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확신으로 그는 1995년 9월 BBQ를 세웠다. 전셋집을 월세로 바꾸고 저축과 은행 대출로 1억원을 조달한 뒤, 부족한 4억원은 10여 명의 지인과 선·후배들에게 2000만~5000만원씩 투자를 받았다. 자금 조달 과정은 윤 회장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의리와 신뢰 하나로 지금까지 마니커로부터 닭을 공급받으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윤 회장의 도전정신과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BBQ는 과감한 투자와 철저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판을 흔들었다. 매장 운영의 표준화와 가맹점 확대를 통해 어느 매장에서 먹더라도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도 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3년 12월 발생한 ‘조류 독감’은 최악의 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명예퇴직을 한 많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가맹점 마케팅을 펼친 결과 창립 1년 만에 100호점, 2년 만에 500호점, 4년 만에 1000호점을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05년에는 올리브오일을 치킨 조리에 접목한 황금올리브치킨을 선보이며 주목 받았고, 치킨대학을 중심으로 교육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제품과 운영 전반에서 혁신을 이어왔다.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은 그의 시선은 곧바로 세계를 향했다.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세계 최대 외식 시장인 미국에 발을 디뎠다. 해외 진출 초기부터 윤 회장이 강조한 것은 ‘한국식 치킨의 현지화’였다. 한국에서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소비자의 입맛과 문화, 상권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BBQ만의 맛과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2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뚝심 있게 해외 시장에 공들인 결과, BBQ는 현재 전 세계 57개국에서 8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우뚝 섰다. 해외 매출도 전체의 약 30% 수준까지 확대됐다. 경쟁사인 bhc와 교촌의 해외 매출 비중이 각각 1~3%대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BBQ는 해외 시장을 이미 별도의 성장축으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다.“나의 태몽은 ‘춤추는 닭’이었다. ‘닭은 내 운명’이다.” 그가 농담처럼 던지는 이 말 속에는 그의 진심이 담겨 있다. 윤 회장은 최근 국내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BBQ의 31년은 위기 때마다 새로운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스스로 만들어 온 도전의 시간이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기 목표는 더욱 공격적이다. 윤 회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BBQ 매장을 5만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치킨 시장이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성장의 무대를 해외로 옮기겠다는 의미다. 얼마나 많은 국가에서 브랜드를 구축하고 현지 매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윤 회장이 지금도 해외 현장을 직접 챙기는 이유다.2023년 8월, 글로벌 현장경영을 위해 파나마에 방문중인 제너시스BBQ 그룹 윤홍근 회장이 현지 오픈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6.08.24 I 김미경 기자
덕수고, 봉황대기서 42대0…고교야구 전국대회 최다 득점 신기록
  • 덕수고, 봉황대기서 42대0…고교야구 전국대회 최다 득점 신기록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42대0’이라는 믿기 어려운 점수가 나왔다.고교야구 최강팀인 덕수고는 8일 서울 광진구 구의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신생스포츠클럽인 대구북구SC를 42-0, 5회 콜드게임으로 눌렀다.봉황대기 덕수고 대 대구북구SC 경기 기록표.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42득점은 고교야구 전국대회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유신고가 서울IT고를 상대로 기록한 41-0을 1점 넘어섰다. 최다 점수 차 기록도 함께 갈아치웠다.덕수고는 1회부터 5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2회 3점, 3회 10점을 추가해 18대0까지 달아난 뒤 4회에는 무려 21점을 몰아쳤다. 5회에도 3점을 보태 42점을 완성했다.덕수고 타선은 이날 장단 34안타를 터뜨렸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12개 얻었다. 상대팀인 대구북구SC는 수비 실책을 7개나 범했다.7번 타자 유격수 홍주용(2학년)은 4회에만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6타수 6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종혁(3학년)은 5타수 5안타, 조원빈(2학년)은 6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설재민(3학년)과 이건후(2학년)도 홈런을 보탰다.마운드에서는 선발 최희성이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5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볼넷 없이 무실점했다. 잡아낸 아웃카운트 15개 가운데 12개가 삼진이었다.덕수고는 지난 4월 신세계 이마트배와 지난달 대통령배까지 제패한 올 시즌 고교야구 최강팀이다. 이번 봉황대기에서도 우승하면 시즌 전국대회 3관왕에 오르게 된다.반면 대구북구SC는 2024년 창단한 스포츠클럽팀으로, 선수 대부분이 전통적인 엘리트 야구부 선수와는 다른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올해 치른 15경기에서 모두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봉황대기는 별도의 예선 없이 전국 고교팀이 참가할 수 있다. 고교야구 최대 축제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엘리트 야구 전통 강호와 신생 스포츠클럽 사이의 큰 전력 차가 다시 한번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2026.08.08 I 이석무 기자
  • [사설] 투표자 수 수정 시군구 22%, 이런 선관위는 해체해야
  •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전국 255개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 가운데 22%나 되는 56곳에서 투표자 수를 수정한다고 중앙선관위에 보고했다. 이런 사실은 중앙선관위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에게 제출한 ‘시간대별 투표수 수정보고 이력’을 통해 드러났다. 게다가 시군구 선관위에서 투표자 수 통계 오류를 발견하고도 중앙선관위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숫자 맞추기를 하고 끝낸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로 투표자 수를 수정한 시군구 선관위는 22%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수정한 내용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인천 검단구에서는 오후 4시까지 투표자 수가 5만 4665명이라고 보고했다가 나중에 이를 6만 1276명으로 수정했다. 무려 6611명이나 늘린 것이다. 경기 군포시에서는 오전 7시에 발생한 투표자 수 오류가 12시간이나 지난 오후 7시에야 수정됐다. 충북 진천군에서는 오후 6시까지 투표자 수가 오후 9시에야 수정됐다. 이 두 곳의 투표자 수 수정은 투표 종료 이후에 이뤄진 셈이다. 투표자 수는 투표 당일에 한 시간마다 전국적으로 합산돼 투표율과 함께 공표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기에 투표자 수 통계 집계는 신속하고도 엄밀해야 한다. 그런데도 실제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수정 이유도 ‘기재 누락으로 인한 정정’ 등으로 간략하게만 보고돼 통계 수정의 중대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드러냈다. 최근 중앙선관위 직원이 “최종 투표율만 맞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는데, 그게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이런 선관위를 그냥 놔두고는 선거를 주된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없다. 안 그래도 이번 선거 직후 일부 투표소의 투표 통계 조작 가능성이 제기돼 검찰과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검경은 철저한 수사로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금의 선관위는 해체하고, 선거관리 기구를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다시 조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여야가 국회에서 개헌 논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6.07.28 I 양승득 기자
"드릴 말씀 없다"…'투표율 조작' 파문에 선관위 前 직원 '분통'
  • "드릴 말씀 없다"…'투표율 조작' 파문에 선관위 前 직원 '분통'
  •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투표자 수치 허위 입력 파문이 확산하자 전직 선관위 직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이어 집계 조작 정황까지 드러나자 총체적인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는 모양새다.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자 수치 허위 입력 파문이 확산되자 전직 직원들이 행정편의주의를 비판하며 체질 개선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4일 전직 선관위 고위 관계자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이런 일이 또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와 지역 선관위에서 30여년간 근무한 B씨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부터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적했다. 특히 ‘최종 투표율만 맞추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직원들의 진술 태도에 대해 “선거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가 할 말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전직 관계자들은 이번 허위 입력 파문의 원인으로 무사안일한 ‘행정편의주의’를 지적했다. B씨는 “어차피 나중에 전국 투표록 수치와 맞출 것이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중간에 보정하려 한 듯하다”며 “잘못된 수치는 즉시 원인과 함께 보고해야 하지만 과정이 번거롭자 주먹구구식으로 일처리 했다”고 짚었다.A씨 또한 “잘못 입력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상적 수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자신의 실수를 은폐하거나 편하게 일을 끝내려다 사태를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들은 이번 사태를 선관위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B씨는 “선거라는 게 한 번 하고 ‘땡’이 아니라 계속 있는 일인데 체계적 직원 교육도 없다”며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도 사고가 날 수 있는 건데 너무 안일하게 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아울러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A씨는 “개인정보 유출과 법률 충돌 여부를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면 서버도 공개해야 한다”며 “고의적인 은폐나 부정이 없었다면 투명하게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불신을 잠재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2026.07.24 I 김주환 기자
'투표율 허위입력' 정황 포착…합수본,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 '투표율 허위입력' 정황 포착…합수본, 중앙선관위 압수수색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거관리위원회 실무자들의 통계 조작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를 상부 보고 및 결재 없이 실무자급 직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고쳐 은폐한 심각한 범법 행위마저 드러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사진은 지난 11일 서울시 선관위 1차 압수수색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23일 오전부터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와 송파구·강남구·서초구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압수수색 영장에는 공전자기록위작 및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가 기재된 것으로 파악됐다.합수본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관위,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들의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을 발견하고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합수본은 지역 투표소 관리를 담당한 선관위 실무자급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전산상 통계 수치를 임의로 수정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입력 발생 시 상부에 보고하고, 결재받아 수치를 수정해야 하는 절차를 무시한 채 실무자가 임의로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통계를 조작했다는 것이다.합수본은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를 신속히 규명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 달 9일 출범했다.출범 이틀만인 지난달 11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지난달 24일에는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시·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선거 당일 선관위 대응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합수본은 이후 압수물 분석 및 관련자 조사 과정에서 선거 당일 실무자들의 투표 통계 조작 정황을 확인하고 새롭게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 오입력을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임의로 조정해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선관위 직원들을 불러 투표율 허위 입력 등 조작을 벌인 경위를 확인할 방침이다.조사 결과 통계 조작이 실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 향후 합수본의 수사가 6·3 지방선거를 넘어 과거 치러진 선거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과거 다른 선거에서도 통계 조작 행위가 있었는지, 투표자 수 외에 다른 통계 지표에서도 임의로 수정이 이뤄졌는지 등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26.07.23 I 백주아 기자
정청래 손해에도 대승적 결정...당헌·당규 없는 '선호투표제' 밀어붙인 민주당
  • 정청래 손해에도 대승적 결정...당헌·당규 없는 '선호투표제' 밀어붙인 민주당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단 이틀 앞두고 당헌·당규에도 존재하지 않는 무리한 선거 규칙을 억지로 관철했다. 당의 대내외적 파국과 전대 일정 차질을 막기 위해 정청래 전 대표와 친정청래(친청)계가 불이익을 감수하고 대승적으로 양보했으나, 제도적 근거도 없이 특정 정파의 뜻에 따라 ‘룰’을 먼저 결정하고 규정을 사후 급조한 졸속 추진에 대한 당내 안팎의 비판과 여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형국이다.더불어민주당은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대표 선출 방식으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선호투표를 도입하는 선거 규칙 당무위 안건을 전격 부의·의결했다.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정치권과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선호투표제 도입 과정에 대해 “민주당의 ‘민주’라는 이름이 무색한 초법적 절차”라는 통렬한 지적이 쏟아진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당헌·당규상 하위 근거 조항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호투표제 도입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면서 촉발됐다.뒤늦게 제도적 시비가 일고 정 전 대표를 비롯한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당헌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자, 지도부는 14일 비공개 최고위를 소집해 뒤늦게 결선투표의 한 방법으로 선호투표를 억지로 명문화하는 당규 개정안을 부랴부랴 의결했다. 이 같은 ‘룰 선(先)지정 후(後)규정 급조’ 꼼수는 당내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는 거센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선호투표는 유권자가 후보들의 선호도를 1~3순위로 나눠 투표한 뒤, 1순위 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하위 탈락자의 2순위 표를 상위 후보에게 합산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복잡한 합산 방식이다. 현재 당권 구도가 친명계 복수 후보 대 정 전 대표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표 합산 시 정 전 대표가 결정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독소 조항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실제 친청계인 김영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호투표는 명백한 당헌 위반이며, 얄팍한 당규 개정 꼼수로 상위 규범인 당헌을 뒤엎을 수는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원칙과 규정을 짓밟은 초법적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최고위원직을 전격 사퇴하는 초강수로 지도부의 일방 독주에 엄중히 저항했다.이처럼 지도부 내부 과반을 장악하고 있던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표결을 거부해 판을 완전히 깰 수도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구두 합의 형식을 거쳐 안건을 부의한 것은 결국 ‘선당후사’의 정신에 근거한 정 전 대표의 뼈아픈 양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대 일정이 파행을 겪고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파국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할 말은 대단히 많으나 구태여 입을 열지 않고 당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내가 불리하더라도 대승적으로 독배를 받겠다”고 밝히며 확전을 극적으로 피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근거 규정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된 이번 졸속 룰 개정이 전당대회 이후 “선거 원인무효 소송” 등 법적 소송전으로 비화하며 전대 결과 불복 논란이라는 심각한 장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6.07.15 I 유진희 기자
박수영 "3년 전 호남 가뭄 물 계획, 반도체 용수로 둔갑"
  • 박수영 "3년 전 호남 가뭄 물 계획, 반도체 용수로 둔갑"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서남권 반도체 산단 조성의 핵심 변수로 용수 확보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일일 65만 톤 용수 세부 공급 방안이 지난 2022~2023년 당시 호남권의 극심한 가뭄 당시 정부가 세운 ‘가뭄대책의 일환’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은 2023년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당시 환경부)가 발간한 ‘영산강·섬진강유역 가뭄백서(2022~2023)(이하 가뭄백서)’를 분석해 7일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30일 기후부는 △동복댐 30만톤(여유량 5만톤 및 댐 증고 25만톤), △주암댐 5만톤(과다 배분 미사용량) △장흥댐 10만톤(여유량) △보성강댐 10만톤(발전용수의 공업용수 전환) △나주댐 10만톤(농업용수 대체공급 절약분)으로 총 일일 65만 톤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2023년 정부가 발간한 가뭄백서에 따르면, ‘동복댐·주암댐’의 경우 ‘여유’분 자체가 부족한 ‘고갈’수준이다. 광주의 핵심 식수원인 동복댐은 지난 2023년 3월 당시 제한급수 위기에 봉착했고, 영산강 하천수를 용연정수장으로 보내는 긴급공사로 저수위 도달 시점을 가까스로 미뤘다. 또한 2023년 4월 동복댐은 14년 만의 최저 저수율 19.1%(예년 57.8%)를 기록했다.주암댐은 지난 2022년 8월, 준공 이후 최초로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해 251일간 지속됐고, 2023년 4월에는 역대 최저 저수율 20.3%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서에서는 주암댐이 2015년 이후 5년간 가뭄 ‘주의’ 단계에 진입하는 등 “점점 더 가뭄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장흥댐 역시 지난 2023년 4월 유효저수율이 24.7%까지 떨어졌고, 나주댐은 2022년 당시 33.1% 최저 저수율을 기록했다. 보성강댐은 실제로 지난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발전을 멈추고 총 3070만톤을 주암댐에 긴급 지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장흥댐의 여유량 10만톤은 이미 지난 2023년 ‘영산강ㆍ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상 영산강유역 6개 시군(광주ㆍ목포ㆍ나주ㆍ화순ㆍ함평ㆍ영광 등)의 주민 물공급을 위한 기본대책으로 수립됐던 수량이다. 지난 30일 발표된 장흥댐 여유량은 이미 3년전 ‘가뭄 대책’에 따라 배정된 물량과 중복이라는 지적이다.이재명 정부가 밝힌 주암댐 여유량 역시 반도체가 아닌, 여수ㆍ광양산단 용수 공급을 위해 취수시설 및 도수관로 설치가 진행 중이다. 장흥댐을 통해 확보한 주암댐의 여유량은 지난해 3월 총사업비 2128억원 규모의 여수 지역 공업용수도(광양4단계)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의를 통과하면서 여수ㆍ광양 산단 용수계획으로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박수영 의원은 “불과 3년 전엔 ’비상 가뭄대책‘이었던 똑같은 물이 이번 ’호남 반도체 용수공급계획‘에 포함된 것”이라면서 “정부는 가뭄 시 광주ㆍ전남 주민들의 식수ㆍ생활용수 비상재원을 끌어다 반도체 용수로 쓰겠다는 끼워맞추기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한 “이번 호남 반도체 용수공급 방안 65만톤은 그야말로 졸속 발표에 불과하다”면서 “수백조 원이 투입될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업 기초 계획이, ’주먹구구‘도 되지 않는 수준’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26.07.07 I 노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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