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6,267건

집에서도 수면무호흡 ‘실시간’ 진단 가능해진다
  • 집에서도 수면무호흡 ‘실시간’ 진단 가능해진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공동 교신저자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계속해서 끊기며 렘(REM) 수면과 여러 단계의 비렘(NREM) 수면을 오가는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이 흐트러지면서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 환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해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두통, 집중력 저하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으며, 장기간 방치될 시 심뇌혈관질환, 인지장애(치매) 등의 위험이 크게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285만 명에 이른다.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위험성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율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러한 수면무호흡의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하고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보완 및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발표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이를 ‘실시간’ 수면무호흡 진단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주목받고 있다.기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수면무호흡 진단기기의 경우 하루 밤을 모두 자고나서 진단이 가능하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시 바로 이를 확인할 수 있어, 향후 실시간으로 수면 중 자세를 교정해 무호흡을 줄여주는 침구류 등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원천 기술을 마련한 데서 의미가 깊다.연구팀은 정확한 실시간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에서 얻은 1,000여 개의 숨소리 데이터에 더해, 에어컨 등 가전 소음이나, 외부에서 들리는 차량 소음 등 2만 개 이상의 소음 데이터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했다. 그 결과, 각종 생활 소음이 있는 수면 환경에서도 정확도가 86%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나타난 수면무호흡증 결과와 연구팀의 AI 모델의 비교 결과, 중증(a), 경증(b) 모두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가정 환경 소음 22,500개는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음“이라며 “병원 환경과 달리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슬립테크(Sleep-tech) 분야의 중요한 원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첨단 헬스케어 분야의 최고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최근 게재됐으며,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무료 어플리케이션 ‘슬립루틴(Sleep Routine)’에 적용 및 배포해 일반인들의 수면무호흡증 자가 진단과 생활습관 교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2023.04.11 I 이순용 기자
끝까지 가는 코로나 백신 개발 4사...누가 가장 유리할까
  • 끝까지 가는 코로나 백신 개발 4사...누가 가장 유리할까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코로나19 유행이 다소 잠잠해졌지만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상황에서 백신접종이 정기화되는 경우 등을 고려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고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한국바이오협회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분석기관 에어피니티(airfinity)에 따르면 2021년 코로나19 백신 시장 규모는 656억달러(78조원)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한 나머지 백신 시장 330억달러의 2배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정기화되는 경우 시장 규모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백신 개발사들에게는 주요 시장이 될 전망이다.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백신 연례 접종을 본격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코로나19 백신을 독감 백신처럼 정기적으로 접종 받도록 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할 예정이다.국내 코로나 백신 개발 현황. (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상업화 속도에선 ‘유바이오로직스’, 시장성은 ‘아이진’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206650)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유코백-19, 셀리드(299660) 바이러스벡터 오미크론 대응 백신 AdCLD-CoV19 OMI, 아이진(185490) mRNA 기반 EG-COVID 및 오미크론 예방백신 EG-COVARo, 진원생명과학(011000) DNA백신 GLS-5310 등이 국내외에서 임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유바이오로직스 유코백-19는 올해 1월 콩고와 필리핀에서 진행한 임상 3상 투약까지 마쳐 상업화에 가장 근접했다. 콩고에서 진행한 임상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함이며 필리핀 임상은 수출 허가 획득이 목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에 국가별로 유코백-19의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시장성 측면에서는 아이진이 개발 중인 EG-COVID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북미와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미 상당히 이뤄져 접종률이 늘지 않지만 아프리카 등 백신 유통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여전히 백신에 대한 수요가 있다.아이진의 mRNA 백신은 다른 mRNA 백신과 달리 동결건조가 가능해 초저온 유통 및 보관 문제를 해결했다. 이에 기존 코로나19 백신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대상으로 해 백신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백신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중화항체 형성’ 측면에서 보면 항체가 생기는 비율(양전율)이 기존에 허가된 제품 대비 낮은 모습이다.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중 모더나·화이자 100%, 아스트라제네카 99%, 얀센 90%의 양전율을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경우에도 임상에서 면역증강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중화항체 형성률 100%를 기록했다.그러나 유바이오로직스 유코백-19 항체양전율은 접종전 대비 중화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하는 기준에서는 95%다. 정량한계 하한 고려시에는 99%다. 진원생명과학의 GLS-5310는 투여 후 4주 후 95.5%의 항체 생성률을 기록했다. 셀리드의 AdCLD-CoV19(기본 바이러스 백신)는 중용량군과 고용량군에서 각 94.92%, 98.25%의 항체양전율을 보였다. 아이진 EG-COVID는 항체양전율이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진 관계자는 “아직까지 임상 중간 단계에 있어 항체양전율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영장류 대상 임상에서 3차 투여 후 항체가 더 많이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플랫폼 등 기술 확인 목적도이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멈추지 않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각 사가 보유한 플랫폼 등의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백신개발 성공으로 플랫폼 기술이 확보되는 경우 코로나19 이후 다음에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했을 때 빠른 대응이 가능하며 다양한 백신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유바이오로직스는 유코백-19 개발 과정에서 면역증강제 생산기술(EuIMT) 플랫폼과 면역증강제 EcML 성능을 확인 중이다. 면역증강제는 백신 항원 단독으로는 충분한 면역반응을 얻을 수 없을 때 첨가해 효과를 높이는 물질이다.면역증강제 생산기술은 글로벌 제약사 GSK, MSD, 노바티스 등 극히 일부만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GSK의 면역증강제를 사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바이오로직스가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통해 면역증강제까지 안정적으로 생산한다면 백신 개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미 호흡기융세포융합 바이러스, 대상포진 바이러스 등 백신 파이프라인 등에 EuIMT를 활용 중이다.유코백-19에는 또 다른 플랫폼 기술도 포함돼 있다. 유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한 미국 팝바이오텍(POP Biotech)의 항원디스플레이기술(SNAP) ‘코팝’(CoPoP)은 면역세포들이 항원을 빠르게 인식해 항체를 더 잘 만들도록 돕는다.아이진 역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 핵심 기술인 ‘양이온성리포좀 구조’ 활용 mRNA 전달체 시스템 ‘EG-R’을 적용했다. 인체 내에 주입되는 mRNA를 보호해 타깃 세포 안으로 온전하게 전달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기존 지질나노입자(LNP) 기반 mRNA 백신의 주요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심근염 등의 발생 위험도 없다.진원생명과학은 GLS-5310 임상에서 자체 개발한 흡인작용 피내 접종기 ‘진덤’(GeneDerm)을 최초 적용했다. DNA는 세포 안으로 잘 전달되지 않는 특징이 있어 DNA 백신을 주사하기 위해서는 전기천공기가 필요하다.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진덤은 기존 DNA 백신 접종에 이용되는 전기천공기기와 달리 투여 부위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GLS-5310 임상에서도 세포 내 전달과 항원 발현을 우수하게 유도했으며 면역반응을 높은 수준으로 올려줬다.백신 업계 관계자는 “한 번 만들어진 플랫폼 기술은 여러 백신에 적용이 가능해 추후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만큼 정부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3.04.11 I 김진수 기자
삼성전자도 살아나는데…네카오, 언제 오를까
  • 삼성전자도 살아나는데…네카오, 언제 오를까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마침내 나온 감산 결정에 ‘국민주’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자 개미들은 또 다른 국민주 카카오(035720)와 네이버를 초조한 눈빛으로 보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 평균 상승률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싹튼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카오(035720)는 전 거래일보다 500원(0.85%) 하락하며 5만8100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역시 400원(0.21%) 내린 19만3000원에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0.87% 오르며 4개월 만에 2500선을 돌파한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카카오(035720)와 네이버는 올 들어 각각 9.42%, 8.37%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평균 상승률 12.33%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네카오’(네이버·카카오)에도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먼저,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035720)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24.24% 증가한 721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로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매출액 역시 같은 기간 15.11% 증가해 8조1806억원을 가리킬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역시 올해 영업익은 작년보다 10.88% 증가한 1조4465억원을 기록하며 감익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두 기업 모두 검색 인공지능(AI) 엔진을 통해 광고 수익을 늘리고 전자상거래(커머스) 등을 활성화해 경쟁력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기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개선한 ‘하이퍼클로바 엑스(X)’를 올 7월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역시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Ko-GPT)에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계속될 줄 알았던 미국의 금리 인상 역시 서서히 둔화해 연내 인하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단기 성과보다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를 견인하는 성장주는 타격을 입는다. 현재 미국 선물시장이나 페드워치(Fed watch)는 연말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50bp(1bp=0.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하락은 결국 성장주 선호도를 다시 강화할 것”이라며 “매크로 환경이 IT에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고 기업 측면에서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업종으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게 전술적으로 타당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3.04.11 I 김인경 기자
고유가에 못 웃는 정유사, 실적 개선보다 수요 위축될라
  • 고유가에 못 웃는 정유사, 실적 개선보다 수요 위축될라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추가 감산 방안을 내놓자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들은 내달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원유 생산량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하루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한 것과 합치면 총 감산 규모는 하루에 366만 배럴에 이를 전망이다.갑작스러운 OPEC+의 감산 소식에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 가격이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4월 첫째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7.3달러 오른 배럴당 84.7달러를 기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제 유가가 오르자 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첫째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600.9원으로 전주보다 7.3원 상승했다. 주간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16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이후 4개월 만이다.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유사 수익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국제 유가를 따라 상승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유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제품 가격 상승이 더디게 나타나면 오히려 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정제마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수요 위축으로 정유사들이 유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마진이 오히려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실제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고유가 상황 속에서도 배럴당 5.3달러를 기록하며 전주(7.7달러) 대비 2.4달러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선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계산한다.업계에서는 실적 악화와 별개로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정유사를 향한 여론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말 유류세 인하(휘발유 25%·경유37%) 조치를 종료해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이 치솟을 경우 유류 도매가 공개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서다.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사진=연합뉴스)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유류 도매가격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오는 14일 개정안 심의를 진행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휘발유 판매 가격 상승 체감 효과 더 커질 수 있다”며 “유류 도매가 공개에 대한 여론 형성 계기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2023.04.10 I 김은경 기자
'엎친데 덮친격'..업황 부진한 석유화학·해운업계 '울상'
  • '엎친데 덮친격'..업황 부진한 석유화학·해운업계 '울상'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최근 주요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플러스(+)의 깜짝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해운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톤(t)당 685.1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631달러까지 떨어졌던 나프타 가격이 OPEC 감산 소식 이후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 석유화학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 차)는 224.87달러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300달러)을 하회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 신규 크래커 증설로 공급 과잉 이슈가 있는 상황으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수요가 회복돼야 한다”면서 “수요가 늘어나면 제품 가격에 유가 상승 비용을 반영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원가 부담만 늘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요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아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중국 수출액은 전년대비 37.9% 줄어든 1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3월 초 중국 양회 이후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대중 수출액은 전달(12억3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년간 주요 NCC(나프타 분해 설비)업체들이 공장가동률을 낮추거나 정기보수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는 공급조절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전년대비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 영향이 사라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물동량이 줄어든 해운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류비가 전체 비용의 10~25%를 차지하는 해운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높은 화물운임으로 유류비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56.93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던 SCFI 지수는 지난 2월 손익분기점인 1000선이 붕괴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906.55까지 하락하며 9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컨테이너선 운임 약세는 HMM의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조원에 육박하는 HMM의 경우 90% 이상이 컨테이너 부문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CFI지수가 5000대를 나타냈을 때는 유가가 올라도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안됐는데 최근처럼 운임이 하락한 상황에서는 유가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4.10 I 하지나 기자
둔촌주공 공사비, 이번엔 ‘독소조항’ 논란
  • [단독]둔촌주공 공사비, 이번엔 ‘독소조항’ 논란
  • [이데일리 박지애 신수정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추가 공사비 1조1400억원에 대해 검증을 맡은 한국부동산원의 결과 통보로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의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부동산원은 지난해 말 조합에 추가 공사비 1조1385억원 중 약 1630억원(14%)만 검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남은 9700억원은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사적으로 협상해야 하는 데 조합과 시공단은 서울시 중재에 따라 지난해 공사비 검증 결과를 계약서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업계 “총회서 결의…무효 쉽지 않을 것”문제는 여기서 촉발했다. 지난해 양측이 합의한 합의문에는 ‘부동산원의 검증 불가 시, 시공사업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야 한다’고 표기했다. 이를 두고 조합에서는 시공단이 공사 중단 가능성 등의 상황을 이용해 해당 조항을 강제로 추가했다며 ‘독소조항’(법률이나 공식 문서 등에서 본래 의도하는 바를 교묘하게 제한하는 내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공단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양측이 합의한 사안이라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부동산원의 검증 불가 선언 이후 해당 합의문 조항이 도마 위에 오르며 ‘독소조항’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당 조항을 두고 법조계와 건설업계에서는 생소한 조항이라며 총회에서 결의했기 때문에 ‘독소조항’으로 분류해 무효로 하기는 쉽지 않겠다고 내다봤다.둔촌주공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10일 “부동산원이 검증을 제외한 항목과 관련해선 작년에 이미 합의한 사안이라 더는 조합과 협의할 만한 것이 없다”며 “부동산원이 검증을 제외한 항목은 분양지연에 따른 추가금융비용, 물가 상승분, 중단기간과 공사재개에 따른 손실비용 등으로 해당 기관의 검증 영역이 아닐뿐더러 공사를 재개하고 수행하기 위해 명백히 투입한 비용이다”고 선을 그었다.이 관계자는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변경 공사비에 이미 합의했고 그에 따른 변경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공사를 다시 중단할 일도 없고 합의한 계약에 따라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시공사업단이 주장한 ‘변경계약’은 지난해 10월 조합이 총회를 열고 합의문에 ‘제4조(기타)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불가·유보·미대상 등의 항목은 시공사업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른다’는 조항을 추가했다.둔촌주공 공사현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양측 이달 12일 회의…‘접점’찾을까이에 대해 조합 측은 공사 중단에 대한 트라우마로 조합원들 사이에선 공사부터 마무리 짓자는 의견이 많아 시공단의 추가 조항을 일단 넣어주자는 의견이 당시엔 많아 이뤄진 계약이라며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조합 측은 “현재 공사비 격차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만큼 서로 협의점을 찾아보겠다”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합은 시공단과의 협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법적 효력이 있는 대한상사중재원에 공사비 검증 중재 요청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합은 시공사업단과 이달 12일 만나 공사비 접점을 찾기 위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법조계에서는 독소조항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대한상사중재원 중재로 갈 확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검증 기관과 검증 대상에 대해 양측이 합의해야 하기 때문에 중재 요청까지 시일이 걸릴뿐더러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으로 비화할 수 있다.법무법인 바른 백광현 변호사는 “총회에서 결의한 부분은 독소조항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정비 전문 법무법인 윤강의 허제량 변호사도 “만약 애초에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사비를 책정됐다면 관리처분계획 행정상 취소, 무효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양측의 합의로 통과한 조항이어서 무효 여부는 더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2023.04.10 I 박지애 기자
기업 관심 높은데 국가간 협약은 아직 2곳뿐…갈 길 바쁜 온실가스 국제감축
  • 기업 관심 높은데 국가간 협약은 아직 2곳뿐…갈 길 바쁜 온실가스 국제감축
  •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가 지난 3월21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부문·연도별 감축량 목표치를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윤석열정부의 첫 로드맵이다. 문재인정부와 비교해 기업들의 부담을 대폭 줄이고, 원전·재생에너지 확대와 미래 기술, 국제협력 등으로 부족분을 상쇄해 7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는 윤 정부가 ‘2030 NDC’를 통해 제시한 각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실현 가능성과 보완점 등을 총 5회에 걸쳐 긴급 점검했다. <편집자 주>(그래픽=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온실가스 국제감축 부문 목표치를 33.5%(3350만t)에서 37.5%(3750만t)로 4%포인트(400만t) 높여 잡았다. 국제감축은 해외의 탄소감축 사업을 지원하고, 그에 따른 감축량을 인정받는 제도를 일컫는다. 다만 국제감축이 인정되는 국가간 협약이 고작 2건뿐인 데다, 정부 지원도 부족해 목표 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감축실적 확보와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국제감축 부문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국제감축 개도국 문턱 높아지며 경쟁 ‘치열’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베트남·몽골 2곳과 온실가스 감축실적(ITMO) 기본협정을 맺고, 온실가스 감축 실적 이전을 위한 세부 규정·지침 협의를 시작했다. 가봉, 아랍에미리트(UAE)와 가서명하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 인도, 방글라데시 등과도 협상했지만, 현 시점에서 국제감축을 위한 실적 이전이 가능한 나라는 2곳이 전부다. 온실가스 국제감축은 기업이 국외에서 진행한 온실가스 감축사업 실적을 상대국 동의를 전제로 이전받을 수 있게 한 제도다. 자금과 기술력을 갖춘 선진국이 자체 감축 노력에 더해 개발도상국의 감축 노력을 지원함으로써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을 보다 효과적으로 촉진하겠다는 취지다.하지만 경쟁국과 비교해 우리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일찌감치 국제감축을 준비해 온 일본은 이미 25개국과 협약을 맺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점에 준비에 나섰던 스위스와 싱가포르는 각각 11개국, 6개국과 협정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건 국제감축 사업 기회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파리협정이후 개도국도 감축 의무를 부담하면서 국제 감축분을 가져가기 힘들어졌고, 일본 등 경쟁국이 개도국 사업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개도국에서는 벌써부터 국제감축 이전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정부 목표 높였으나 지원은 日의 10분의 1 수준정부가 국제감축 목표를 늘린 것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개도국과 협약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기업들의 관심도 크다. 발전·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에 속한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비용 증가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적용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의 기술력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국제감축을 통해 시간을 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2021년 기준 연 감축량 2000만t 규모의 124개 해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1997년 교토의정서 청정개발체제(CDM) 하에 감축 실적을 인정받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지만, 작년 파리협정 체제에서 당사국 간 합의(상응조정) 개념을 확립 국가 간 실적 이전이 가능해졌다. 국제감축 시장에서 기업들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선도국 격인 일본은 2011년부터 5000만~1억t의 국제감축을 목표로 관련 사업에 착수해 매년 자국 기업에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작년에만 36건의 신규 사업에 약 2000억원을 새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프로젝트를 더하면 총 234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58억원이었던 지원사업 예산을 192억원로 늘렸다고 하지만, 일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산업부가 오는 14일 마감하는 온실가스 국제감축 시범사업에는 100여개사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부 예산은 60억원으로, 최대 4개사를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해외 신·재생 발전 사업을 추진하려면 많게는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푸념이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국제감축은 국내에서의 감축 한계를 극복하면서 개도국에서 기술·비용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만들 기회”라며 “정부가 목표 상향조정을 계기로 좀 더 적극적으로 국가 간 협약 확대와 기업 참여 촉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4.10 I 김형욱 기자
사장님 마음대로 일주일에 69시간까지 일 시킬 수 있을까
  • 사장님 마음대로 일주일에 69시간까지 일 시킬 수 있을까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주 69시간제를 시행하면 전주에 일을 많이 했다고 이번 주에 일을 줄이고 빨리 퇴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까 의문입니다. 야근이 충분히 길어질 수 있는 문화를 가진 회사들은 악용할 거 같아요.”-30대 제조 중소기업 근로자“연장 근무를 하면 휴가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체 근무 시간만 더 늘어날 거 같아요. 초과근로에 대한 보상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보상 체계가 잘 정착돼야 할 것 같아요”-30대 광고업체 근로자]민주노총 청년 활동가들이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근로시간 기록·관리 우수 사업장 노사 간담회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를 향해 주69시간제 폐기를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주 최대 69시간제’라 불린 근로시간 제도개편안이 거센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정부가 대규모 여론 조사에 나섰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특히 사업주가 마음대로 일주일에 69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없도록,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선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으로 합의해야 하도록 했다.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주 최대 69시간제를 할 수 없도록 했는데도, 왜 이렇게 반발 여론이 심한 걸까.◇69시간제 ‘부익부 빈익빈’…中企 ‘결사반대’ vs 대기업 ‘무관심’이데일리가 노동 현장에서 만난 MZ세대 근로자들은 여전히 근로시간 제도개편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취업 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지난달 14일부터 28일까지 2030세대 회원 30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93.1%(2819명)에 달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앞서 고용노동부는 일주일 기준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 단위 다양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는 취지였다. ‘일이 많을 때 몰아서 일하고, 일이 없을 때 푹 쉬자’는 취지로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는 취지다.MZ세대 근로자의 부정적 인식의 근간에는 개편안이 사용자(사업주)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특히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일수록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외국계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영업사원 A씨는 “야근이 일상이었지만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특정 시간이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든지 근무를 강제하는 문화가 없어졌다”며 “주52시간제에서 월말에는 조금 더 일찍 퇴근할 수 있었는데 69시간제가 도입되면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전했다.게임회사에 다니는 20대 후반 여성 B씨는 “업데이트 등의 이슈가 있을 때 늦은 밤에 퇴근하는 일이 잦은데 주 52시간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며 “69시간으로 늘어나면 늦게 퇴근하는 날이 더 늘어날 것 같아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피력했다.반면 대기업 근로자들은 개편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주52시간제가 정착했고, 포괄임금제도 폐지돼 일한 만큼 수당이나 대체 휴무도 문제 없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IT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여성 C씨는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할 뿐만 아니라 초과 수당도 분(分)단위로 지급하다 보니 별로 동요는 없다”며 “이번 달 법적으로 근무가 가능한 시간을 중간에 알려주고 휴식을 취하라는 알림도 보낸다.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기 전에 PC가 강제로 꺼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현장서 여전히 힘없는 근로자들…“근로자대표제 개선부터”사실 주 최대 69시간제는 사용자가 마음대로 도입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 ‘주’ 단위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 단위 등으로 바꿔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수기 때문이다. 회사에 노조가 있다면 노조위원장이, 노조가 없다면 근로자대표를 선출해서 합의해야 한다.(그래픽= 김정훈 기자)노사가 대등하게 근로시간 제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근로자대표가 정말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86%는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근로자 대표를 선출해야 하지만 선출을 위한 제대로 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용자가 근로자대표를 입맛대로 임명하고 합의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노조의 힘이 강한 대기업에서 개편안에 큰 관심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노조가 있더라도 비주류 근로자라면 자기가 원하는 선택지를 고를 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이에 전문가들은 우선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사용자가 대등한 위치에서 합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근로시간 제도를 개편하기 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도 근로자대표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출방식을 명문화하는 등 개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 최대 69시간제가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근로자대표제 개선작업까지 멈춘 상태다.고용부 관계자는 “근로자대표제는 근로시간 제도개편안을 보완하는 제도이다 보니, 개편안과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제도가 들어오면 선출방식 등 규정되고 사용자의 개입이나 방해 금지 방식 등이 규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중요한 건 회사의 잘못된 인사노무관리를 사내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고, 근로자대표제 강화는 그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민주적으로 근로자대표를 선출할 방법을 마련하면, 노사는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결정하고, 이행 여부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3.04.08 I 최정훈 기자
10兆 투입 인공섬에 오픈 카지노… 세계 관광·마이스시장 패권 노리는 日
  • 10兆 투입 인공섬에 오픈 카지노… 세계 관광·마이스시장 패권 노리는 日
  •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2018년 오픈 카지노 합법화로 시작된 일본의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 개발이 5년 만에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오사카와 나가사키 두 지역이 추진 중인 대형 복합리조트 개발 승인 여부를 이달로 예정된 지방선거 이후 결정 내기로 하면서다. 교도통신은 최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사카와 나가사키 두 지역이 제출한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지구개발계획안에 대한 국토교통성의 최종 승인이 지방선거가 끝나는 이달 23일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접수받은 지 1년여 만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의 패권을 잡으려는 일본의 야망이 오픈 카지노 합법화 5년 만에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선 복합리조트 개발로 아시아 관광·마이스 시장의 무게추가 일본으로 급격히 쏠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리적으로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카지노를 비롯해 쇼핑, 공연 등 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리조트가 미주, 유럽은 물론 아시아권의 관광객을 모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어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IR 개발에 오사카 10조, 나가사키 4조 투입현재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일본 정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지역은 오사카와 나가사키 두 곳이다. 도쿄와 요코하마, 홋카이도, 와카야마 등이 개발 의사를 밝혔지만 오픈 카지노를 반대하는 지역 여론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했다. 오사카는 2025년 세계엑스포가 열리는 오사카 해변의 인공섬 유메시마에 대단위 복합리조트 건립을 계획 중이다. 제주도 면적의 1/5인 390만㎡ 크기의 유메시마는 2015년 오픈 카지노 합법화 이전부터 오사카시와 간사이경제동우회 등이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던 곳이다. 미국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에 이은 세계 2위 카지노호텔 체인 엠지엠 리조트 인터내셔널(이하 엠지엠)이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21년 개발·운영사에 선정됐다.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은 유메시마섬 약 50만㎡ 부지에 2500개 객실의 특급호텔 3개, 코엑스보다 큰 규모(6만8000㎡)의 전시컨벤션센터, 카지노, 공연장, 쇼핑몰 등을 조성하는 지구개발계획을 지난해 4월 일본 국토교통성에 제출했다. 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엠지엠·오릭스 컨소시엄은 전시컨벤션 시설을 단계적으로 10만㎡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건립에 들어가는 예산은 약 83억달러(약 10조8000억원)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60억달러(약 7조9000억원)보다 40%가량 큰 규모다. 당초 2029년이던 완공시기는 일본 정부의 계획안 승인 지연으로 2030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히로후미 요시무라 오사카 지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에서 카지노 시장의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오사카는 한국, 동남아 등 전역에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시”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나가사키는 오사카보다 2년 앞선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나가사키현은 올해 복합리조트 개발이 본격화될 것을 예상해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5배 많은 1140억달러(약 150억원)를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시세보시 인근 테마파크 하우스 텐 보스에 들어서는 나가사키 복합리조트는 유럽 카지노 기업 카지노 오스트리아 인터내셔널(이하 CAI)이 개발과 운영을 맡는다. 부지 매입과 카지노 리조트 건립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오사카의 1/3 수준인 33억3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 CAI가 전체 건립비용 가운데 8억달러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금융기관 투자와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최근 투자사 중 하나가 유동성 위기를 맞은 크레디트스위스(CS)로 알려지면서 자금조달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UBS 인수가 결정되면서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일본 나가사키 하우스 텐 보스 일대에 들어서는 복합리조트 조감도. 유럽 카지노 기업 ‘카지노 오스트리아 인터내셔널(CAI)’가 33억3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를 투입하는 나가사키 복합리조트는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CAI)◇韓 대규모 투자 유치·인프라 확충 고민해야오사카와 나가사키는 복합리조트 개발로 관광객은 물론 재정 곳간을 채워줄 세수 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사카는 유메시마 복합리조트가 문을 열면 세계 각지에서 연간 2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지노 입장료 등 매년 각종 세금과 수수료로 얻는 수익도 연 8억달러(약 1조5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CAI는 지난해 나가사키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하우스 텐 보스 복합리조트 개발로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최소 24억달러(약 3조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의 복합리조트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국내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개장 효과로 인한 한국여행 수요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내국인의 일본여행 수요는 늘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은 줄어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느는 관광수지 적자의 악순환이 더 고착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관광객 수, 재방문 비율 등 대부분 지표에서 일본에 뒤처지는 상황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둘째치고 아예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며 “개장까지 남아 있는 4~6년 안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일본, 싱가포르는 물론 태국 등 동남아 국가와의 인프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싱가포르와 마카오는 파격적인 조건에 카지노 운영권(10년)을 연장해주면서 샌즈와 겐팅 그룹이 4조~8조원을 들여 기존 복합리조트 시설을 확장하기로 했다. 태국은 정부와 의회가 나서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오픈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카지노호텔 기업들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혜진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오픈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개발에 나서는 건 내수와 경제 활성화 등 실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인프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관광·마이스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2023.04.07 I 이선우 기자
본업도 '적자'면서…너도나도 '2차전지' 묻지마 사업 확장
  • 본업도 '적자'면서…너도나도 '2차전지' 묻지마 사업 확장
  • [이데일리 이용성 양지윤 기자] ‘2차전지’가 마법의 단어가 됐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와 엮이기만 하면 주가가 튀어 오르기 때문이다. 사업 목적을 추가하거나 신사업 발표하는 족족 주가가 오르다 보니 2차전지 수혜를 입기 위해 너도나도 관련 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문제는 일부 기업들의 경우 영업적자에 허덕이면서도 무리하게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모의 경제가 효과를 내는 장치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매출액 1000억원대 안팎 적자 기업들의 잇따른 2차전지 사업 진출은 신사업 확장보다 주가를 띄우기 위한 목적이 노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바이오기업이 2차전지?…너도나도 ‘묻지마’ 사업 확장 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2차전지 소재 및 부품·장비사업 등에 출사표를 던진 상장사는 15곳(코스피·코스닥 시장)으로 파악됐다. 이중 △한국테크놀로지(053590) △세원이앤씨(091090) △에이티세미콘(089530) △셀피글로벌(068940) △셀루메드(049180) △소니드(060230) △에스엘바이오닉스(214310)(에스엘에너지로 사명 변경) △알파홀딩스(117670) △대한그린파워(060900) △제이스코홀딩스(023440) △자이글(234920) 등 11개 기업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거나 감사보고서 지연, 주식 거래정지 등의 상태것으로 나타났다.이들 기업은 본업과 연관성이 없는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력인 셀루메드는 지난해 하반기 2차전지와 전기 이륜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관련 분야를 사업목적에 추가해 2차전지 사업 확장의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기보다 “뜬구름 잡는 계획”이라며 냉랭한 반응이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든 지 불과 2년여도 안 된 시점에 전혀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탓이다. 2차전지 소재 니켈 채굴 사업에 뛰어 든 제이스코홀딩스는 철강재 제조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철강재를 가공하는 압연 사업에서 발생했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2021년 그래핀 첨단부품 소재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연구소 설립을 통해 철강제품에 그래핀을 이용한 첨단 나노 세라믹 금속표면 코팅 기법을 도입, 신소재 철강 제품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는 연구개발 담당조직과 개발비, 연구개발 실적이 전무했다.화공약품류 및 전자재료, 전자부품의 제조 판매 기업인 소니드는 납축전지 재활용 업체 영한금속을 인수하며 2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했다. 영한금속은 2차전지 전처리 설비가 가능한 납축전지 재활용 업체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소니드 역시 매출의 82%가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와 소재에서 나온다. 나머지 매출도 근거리 무선통신(NFC) 부품, 부동산사업, 전자결제 등에서 발생해 2차전지 사업과 접점을 찾기 힘들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막대한 투자비 대야하는데 ‘적자 투성이’본업과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자가진단키트·샤오미 전자제품 유통사인 한국테크놀로지는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 지 불과 넉 달 만에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이 회사가 지난해 11월 2차전지 핵심 소재 리튬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사업 추진을 대외적으로 공표할 당시 3분기 누적 적자는 107억원에 달했다. 세금 납부 전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세전 계속사업 이익의 경우 지난해까지 5년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 비율도 매년 증가해 531.45%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신사업 확장은 애초에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그린파워는 지난 2021년 흑자 전환한 것을 제외하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세원이앤씨는 2020년과 2021년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도 25억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현재 회계처리 등 감사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감사보고서 제출이 오는 7일까지로 미뤄진 상태다. 알파홀딩스 역시 2021년까지 수 년째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 감사가 완료되지 않아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 에이티세미콘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소니드와 자이글은 2021년과 지난해 적자를 이어갔다. 셀루메드도 지난해 2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셀피글로벌은 지난해 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모처럼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이 회사는 현재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주권매매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에스엘바이오닉스도 지난 2021년까지 수 년째 적자 수렁에 빠진 가운데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 ◇테마 따라 사명도 세탁 재무건전성이 나쁜 기업들이 많다 보니 사명 세탁 기업도 적지 않다. 에스엘바이오닉스는 최근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을 변경했다. 반도체에너지→세미콘라이트→에스엘바이오닉스→에스엘에너지로 네 번이나 이름을 바꿨다. 소니드 역시 네 번째 바뀐 사명이다. 대한그린파워는 최근 세 번째 사명인 DGP로 탈바꿈했다. 이밖에 제일제강은 제이스코홀딩스로, 아이씨케이는 셀피글로벌로 변신했다. 사명은 회사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주로 거래정지나 자본잠식, 횡령 등 악재가 있는 기업이 부정적 이미지를 감추기 위해 바꾸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테마주에 편승하기 위해 노골적으로 사명을 바꾸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소재나 산업군을 아예 사명에 끼워 넣어 테마군을 못 박는 식이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과거부터 테마에 편승하려는 기업들 대부분이 성공하지 못한 점을 상기시키며 2차전지에 뛰어든 기업 역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바이오 산업 등 열풍이 불 때 신사업을 추가하는 기업들이 코스닥에서 빈번하게 나왔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며 “기존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선언적인 수준에서 끝났던 만큼 투자자들은 분명한 평가를 해야 하고,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4.07 I 이용성 기자
되살아나는 ‘스판덱스’ 시황…효성티앤씨, 연속 적자 끊는다
  • 되살아나는 ‘스판덱스’ 시황…효성티앤씨, 연속 적자 끊는다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 2021년 사상 최대 호황 이후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대규모 증설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던 스판덱스 시황이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다. 이에 따라 스판덱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씨가 지난해 하반기 부진한 실적을 뒤엎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증권가에 따르면 스판덱스 가격(중국 40D 기준)은 지난해 12월 킬로그램(kg)당 6.7달러에서 올해 1월 6.9달러, 2월 7.5달러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두 달 연속 스판덱스 가격이 오른 건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처음이다. 업계·증권가에선 올해 2분기부터는 스판덱스 가격이 추세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는 전 세계 스판덱스 수요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중국 내 스판덱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계 시장에 풀리는 중국 물량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스판덱스 가격은 자연스레 오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판덱스 업체들이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데도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재고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가 전체적으로 위축돼 시황이 최악에 달했던 지난해 7~8월 50일 치를 웃돌았던 중국 내 스판덱스 재고는 최근 30일 내외까지 줄었다”며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난해 7~8월 평균 50~60%에 그쳤던 스판덱스 공장 가동률이 올해 3월 현재는 85%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스판덱스 시황 회복은 현재 30% 안팎의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로 업계 1위 점유율을 꿰차고 있는 효성티앤씨(298020)엔 호재로 평가된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하반기 연속 두 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스판덱스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게 주요 원인이었다. 스판덱스는 인조섬유의 한 종류로, 운동복과 수영복·요가복·스타킹 등 신축이 필요한 의류에 쓰인다. 요즘엔 교복·양복·청바지 등 일상복 소재로도 활용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편안한 옷을 선호하는 추세에 스판덱스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이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1분기 스판덱스 시황 회복으로 지난 2개 분기를 이어온 적자 고리를 끊어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는 직전 분기(-433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422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스판덱스 시황의 빠른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이달 중 중국 닝샤 지역과 인도 스판덱스 공장을 증설을 완료하고 올해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증설은 지난해 업황 부진 속 일부 중국 업체들이 증설을 지연 또는 철회하는 상황에서 추진됐다는 점에서 더욱 수혜를 보리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BDO(부탄다이올)-PTMEG(폴리테트라메틸렌에더글리콜)-스판덱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수익성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효성티앤씨의 강점이다. 효성티앤씨는 오는 6월까지 베트남 동나이 PTMEG 플랜트 증설을 완료해 원재료 자급률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올해 1~2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3.5%로 지난해 12월에서 큰 폭의 개선을 보이면서 리오프닝 효과를 드러냈다”며 “전방 수요 회복이 이어지면서 점진적인 스판덱스 스프레드 상승이 예상되고, 중국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추가 점유율 확대로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를 얻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효성의 스판덱스 크레오라(creora®) 원사 (사진=효성)아울러 효성티앤씨는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 △100% 재생폐기물로 만든 리사이클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리젠’으로 만든 원단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 ‘리젠’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친환경 방진복으로 제작됐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리사이클 섬유를 포함해 바이오·생분해 섬유 등 차세대 친환경 섬유에 대한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섬유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며 “효성티앤씨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ESG 경영이 확대될 수 있도록 친환경 기술 개발과 적용 확대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2023.04.06 I 박순엽 기자
'구영배' 큐텐, 위메프 인수…이커머스 돌풍 불까
  • '구영배' 큐텐, 위메프 인수…이커머스 돌풍 불까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위메프를 인수했다. 지난해 1세대 이커머스 티몬 인수에 이어 지난달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까지 품은 큐텐은 해외시장에서의 강점을 살려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은 세 번째 국내 이커머스 기업 인수다. 새 대표에는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큐텐은 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만든 지난 2010년 만든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소비자들에게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현재는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동북아·유럽·미주 등 11개 언어, 24개국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위메프는 매해 실적이 악화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위메프는 넥슨코리아가 2019년 원더홀딩스에 투자한 3500억원 중 2500억원을 가져다 썼지만 이후 추가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원더홀딩스는 위메프 지분 86.2%를 보유 중으로 큐텐은 여기에 더해 넥슨 지주회사 엔엑스씨 등이 보유한 위메프 나머지 지분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위메프 창업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는 위메프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적자 기업 품어 몸집 키워…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구축큐텐의 국내 이커머스 인수는 적자 기업을 품어 규모를 확대해 흑자 전환하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구 대표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 이커머스 인터파크에 입사해 1년 후 ‘구스닥’이란 사내 벤처를 설립, 이후 이를 G마켓으로 키워 2년 만에 거래액 1조원을 넘기며 옥션을 제치고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이커머스 신화’를 썼다. 큐텐 설립 당시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구상이었지만 10년 경업 금지 기한이 끝난 이후 지난해 티몬을 인수하고 지난달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했다. 위메프 인수로 1세대 이커머스가 모두 큐텐의 품에 들어오게 됐다. 큐텐은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위메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고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실제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인 지난해 4분기 티몬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60%가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하며 큐텐과의 시너지를 증명했다. 큐텐은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을 통해 그룹사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큐텐 관계자는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글로벌 커머스 큐텐 등 각 계열사들이 가진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극대화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큐텐이 보유한 경쟁력 있는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지원한다. 국내 셀러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며 모두와 동반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로 자리잡아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 업계 지각 변동 올까큐텐은 네이버(035420), 쿠팡, 신세계(004170)에 이어 국내 4위 이커머스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약 10% 수준으로 향후 상위 업체 간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큐텐의 ‘큐익스프레스’가 가진 물류망을 활용해 해외 직구 시장을 공략하면 시너지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큐텐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도 계획 중이다.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유통환경 특성상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오프라인 유통 파워가 견고하다”며 “이마트, 롯데, 쿠팡 등이 대대적으로 자동화 물류, 멤버십 투자에 나서는 만큼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23.04.06 I 백주아 기자
새빗켐, 전지급 수산화리튬 회수기술 확보 추진
  • 새빗켐, 전지급 수산화리튬 회수기술 확보 추진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새빗켐(107600)은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과 ‘폐리튬이차전지에서 리튬의 선택적 분리, 농축 및 전지급 수산화리튬 제조를 위한 막분리 기술 개발’의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새빗켐과 한국화학연구원의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강호철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김정훈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박민규 새빗켐 대표이사, 박정원 새빗켐 연구소장 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새빗켐)새빗켐은 폐리튬전지 재활용 업계 최고 수준의 고순도 정제 기술과 고객 맞춤형 튜닝 기술을 개발해 하이니켈에 최적화된 전구체 복합액 양산에 성공했다. 폐전지원료 재활용공정 초기 단계에서 탄산리튬을 경제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력도 확보해 특허 등록 및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황이다.이러한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력에 더해 이번에 화학연과의 공동개발로 니켈·코발트·망간(NCM), 탄산리튬에 이어 수산화리튬 포트폴리오 확보로 양적 질적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이번 연구는 이달 5일부터 오는 2026년 4월4일까지 총 3년에 걸쳐 진행되며, 투입되는 연구비는 총액으로 9억원이다.박민규 새빗켐 대표이사는 “해당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분리막 원천소재 및 막분리 정제 기술의 기술력을 보유한 화학연과 연구계약 체결 및 협력 체제 구축을 통해 전지급 고부가가치 수산화리튬 제조 및 해외에서 수입되는 고가의 분리막 원천소재 및 막분리 정제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리튬 회수율 90% 이상, 리튬순도 99.5% 이상을 달성하고 조기에 스케일업 실증 및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4.06 I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 부실대출 1년 새 40% '쑥'···"테일리스크 우려"
  • [단독]저축은행, 부실대출 1년 새 40% '쑥'···"테일리스크 우려"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국내 저축은행들의 ‘부실여신’이 1년 새 40% 이상 늘어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내어준 대출 가운데 앞으로 회수가 불확실하거나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로 판명난 대출금액이 단기간 내 급증했다는 의미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 앞 (사진=연합뉴스)저축은행 업계는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부실여신 증가 속도 자체가 빠를 수는 있지만 절대 규모는 크지 않은 수준인 데다 유동성 비율도 넉넉히 관리하고 있어서다. 다만 고금리·경기하강 기조가 계속되는 만큼 위기 전염으로 인한 ‘테일 리스크’(확률 낮지만 발생 땐 큰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다중채무액 급증…취약층 부실 우려5일 업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저축은행 상위 10곳(SBI·오케이·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상상인·모아·다올·OSB저축은행)의 부실채권액은 2021년 말 1조9815억에서 2022년 말 2조7876억으로 40.67% 증가했다. 부실채권은 저축은행의 총대출잔액 중 ‘회수불확실(고정+회수의문)’과 ‘회수불가능(추정손실)’로 분류되는 대출을 말한다. 통상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으로 묶여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을 뜯어 보면 환수불확실 대출액의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다. 고정과 회수의문 대출액을 합한 규모는 1년 만에 51.06% 증가한 2조1493억원을 기록했다. 회수불가능 대출 규모는 6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1% 증가했다. 건전성 최하 단계인 ‘추정손실’ 증감을 개별사로 보면 오케이·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모아·OSB저축은행 등 7곳은 1년 전에 비해 늘었고, SBI·다올·상상인저축은행 등 3곳은 감소했다. 추정손실 여신액의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모아저축은행으로 전년 대비 54.99% 상승했다. ‘고정’과 ‘회수의문’에선 너나 없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주의대출 역시 25.35% 증가했다. 저축은행 대출은 자산건전성분류기준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단계로 나뉜다. 요주의대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고정이하여신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연체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대출도 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반자금대출’ 추정손실액이 증가한 저축은행도 과반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통상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액을 일반자금대출에 계상한다. 차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돈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저축은행은 고객 특성상 ‘다중채무자’가 적지 않아 가파른 금리인상기에 늘어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저축은행권의 노년층 다중채무액은 2조1000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78.1% 급증했다. 청년층 다중채무액 규모도 71.1% 급증한 1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저축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전년 대비 0.89%포인트 상승한 3.40%를 나타냈다.◇전문가 “개별사의 역량 차이 커”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권은 다른 금융업권보다 경기를 타는 특징이 있어 대내외환경 변화에 민감한 편”이라며 “고정이하여신 증가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나 절대액은 아직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업권 관계자들은 유동성 비율 등 리스크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전성 우려설’을 일축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개별사의 자산 및 관리 역량에서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잠재된 위험’은 여전히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지만 한 번 일어나면 경제나 사회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테일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축은행 전반으로 보면 아직은 부실 위험이 가시화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별 역량에서 차이가 크고 부실대출액 증가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시장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면서 위기가 전염되면 위험 상황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23.04.06 I 유은실 기자
온실가스 감축 ‘최후의 보루’ CCUS, 지원 줄이고 목표만 늘렸다
  • 온실가스 감축 ‘최후의 보루’ CCUS, 지원 줄이고 목표만 늘렸다
  •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가 지난 3월21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부문·연도별 감축량 목표치를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윤석열정부의 첫 로드맵이다. 문재인정부와 비교해 기업들의 부담을 대폭 줄이고, 원전·재생에너지 확대와 미래 기술, 국제협력 등으로 부족분을 상쇄해 7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데일리는 윤 정부가 ‘2030 NDC’를 통해 제시한 각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실현 가능성과 보완점 등을 총 5회에 걸쳐 긴급 점검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나온 이산화탄소(Carbon)를 모아서(Capture) 각종 산업의 원료로 다시 활용하거나(Utilization), 땅속 깊이 묻어(Storage) 온실가스를 줄인다.’온실가스 감축 ‘최후의 보루’로 꼽히는 CCUS의 기본 개념이다. 전 세계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철강이나 석유화학, 시멘트 산업은 원료 특성상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쉽지 않기에 이 기술이 주목받는 것이다.우리 정부도 지난달 21일 발표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을 통해 CCUS를 통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늘렸다. 문제는 정부가 목표 상향과 대조적으로 최근 관련 조직·인력이 축소하며 정책 추진 기반이 더 약화했다는 점이다. 목표를 늘린 만큼 이를 다시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담팀 없애놓고 목표만 상향조정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연말 CCUS 관련 기술개발·상용화를 추진해 온 온실가스감축팀을 없앴다. 정부의 CCUS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총괄 추진할 주체가 사라진 것이다. 관련 인력과 기능은 에너지기술과 등을 통해 유지했으나 이곳에선 원자력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기술을 모두 다루는 만큼 법·제도 개편 대응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정부는 2년 전만 해도 한국CCUS 추진단을 설립하고 CCUS 기술혁신 로드맵을 만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여 왔다. 포집한 탄소를 활용·저장하기 위한 실증사업을 위해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절차 준비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가시적 성과는 아직이다.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 온 기술개발과 소규모 실증사업 예산도 추세적으론 늘었으나 올해는 792억원으로 지난해 973억원에서 181억원 줄었다.한국석유공사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통합실증사업 개념도. (그림=산업통상자원부)정부의 실행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CCUS를 통한 2030년 탄소감축 목표를 기존 1030만t에서 1120만t으로 높여 잡았으나 실제 기존 계획대로면 CCUS를 통한 온실가스 목표 달성은 어렵다. 정부는 약 1조원을 들여 고갈된 한국석유공사 동해가스전에 포집 탄소를 저장하려는 CCS 실증사업을 기획 중이지만 아직은 예타 신청 이전 단계다. 그 사이 실증 규모를 연 40만t에서 120만t으로 세 배 늘렸으나 2026년부터 운영한다는 계획은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지금부터 서둘러도 2031년에나 가능하리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CCU 기술로 포집 탄소를 활용한다는 상용화 역시 이에 필요한 관련법 제정 작업은 2년 전부터 이뤄졌으나 올 2월 들어서야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최지나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 정책과 제도에 큰 변화가 없다면 2030년까지 1000만t 감축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CCUS 추진단장을 맡은 권이균 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정부의 CCUS 정책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대규모 실증이나 상용·산업화에 성공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그만큼 해야 할 일도 많고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법·제도 뒷받침 없인 상용화 어려워CCUS의 온실가스 감축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2050년 탄소중립의 CCUS 기술 기여도를 27%라고 전망했다. 전동화나 신·재생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핵심적인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꼽은 것이다. 세계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는 추세인 만큼 곧 많은 기업이 탄소배출권 구매 대신 CCUS를 활용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이미 북미와 EU를 중심으로 전 세계 30여곳에서 포집 탄소를 저장할 곳이 확보해 놓고 매년 4500만t의 탄소를 배출 없이 저장하고 있다. 현재도 30여 곳에서 CCS 설비를 건설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나 GS칼텍스 등 국내 기업도 CCUS 시장 확대 기대감에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기술력만큼은 선도국 대비 약 80%, 4~5년가량의 격차로 쫓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전세계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설비 운영·개발 현황. (그림=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문제는 CCUS가 상용화하려면 정부의 초기 정책 지원이 필수라는 점이다. CCUS 선도국 중 하나인 미국은 정부가 2018년 ‘45Q 택스 크레딧’이란 법안을 제정해 CCUS 기술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분만큼의 세제 혜택을 주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는 이 혜택을 추가 확대했다. EU도 2020년 CCS를 친환경 산업으로 규정해 놓고 각종 환경 규제에서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정부도 지난달 CCUS 목표 상향과 함께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범부처 총괄협의체 구성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의 관련 기술개발과 상용화도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가 목표 상향을 계기로 관련법 제정과 제도적 지원을 더 서둘러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최지나 연구원은 “아직까진 기업이 CCUS 사업에 뛰어들 비용적 유인이 없는 만큼 초기엔 정부 지원 정책이 필수”라며 “목표를 늘린 만큼 관련 투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 확대나 CCU 활용 연료 사용 의무화 제도 도입 등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이균 교수도 “CCS에 필요한 각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상용화하려면 굉장히 여러 분야의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 실증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법·제도 정비가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4.06 I 김형욱 기자
물가 둔화에도 장바구니 부담 여전…채소·가공식품 가격 고공행진
  • 물가 둔화에도 장바구니 부담 여전…채소·가공식품 가격 고공행진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 초반대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폭으로 둔화했다. 하지만 채소·가공식품 등 식품 가격은 고공행진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농축수산물 할인 대책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4.2% 올라 2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3월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석유류 가격이 전년동월비 14.2% 하락한 영향이 크다. 2020년 11월(-14.9%)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반면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쉽게 체감하는 농·수산물 등 마트 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가격이 많이 뛴 것은 채소류다. 채소류 가격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13.8%에 달했다. 작년 10월(21.6%)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양파(60%), 풋고추(46.2%), 파(29%), 오이(31.5%)로 각각 급등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겨울철 한파와 폭설로 작황이 부진한 데다 난방비 상승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시설재배 작물 가격이 오른 것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정부에서 가격 인상을 누르고 있는 가공식품 물가도 9.1%나 올랐다. 지난 2월(10.4%)과 비교해선 상승폭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공식품 물가는 작년 1월(4.2%)에 4%대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 12월(10.3%)부터는 10%대를 넘어서는 등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밀가루(19.8%), 부침가루(18.7%), 라면(12.3%) 등이 일제히 오르면서다. 이같이 소비자들의 식품 가격 부담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내수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주요 농축수산물 품목에 대한 할인 지원 및 7개 품목에 대한 관세율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놨다. 앞서 정부가 3월부터 대대적으로 한우 할인 행사를 벌이면서 국산쇠고기(-6.1%), 수입쇠고기(-7%) 등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등 효과를 보이면서다.구체적으로 이번 달부터 오는 6월까지 주요 농축수산물 품목에 대해 170억원 규모의 할인을 지원한다. 할인 품목은 1~2주마다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대형·중소형 마트, 지역 하나로마트, 친환경 매장, 로컬푸드 직매장 등 오프라인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20%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서민경제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먹거리 물가 부담을 줄이고 농·어가 등의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최근 가격이 높아진 7개 품목에 대해서 5월부터 관세율도 인하한다. 닭고기, 감자칩 제조용 감자, 대파, 무, 종오리 종란 등은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명태와 냉동 꽁치는 조정관세에서 제외한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달부터는 올해 재배한 채소들이 시장에 나오고 할인행사 및 할당관세 등도 적용하면서 채소류 가격 등은 다소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가공식품의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이 누적돼 있어 상황을 지켜 봐야 하긴 하지만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어 소비자 부담도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04.05 I 김은비 기자
‘힌남노’ 악몽 씻었다…韓 철강 조강생산 드디어 반등
  • ‘힌남노’ 악몽 씻었다…韓 철강 조강생산 드디어 반등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덮치며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조강(쇳물) 생산량이 7개월 만에 전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침수 피해를 입었던 포스코(005490) 포항제철소가 올해 1월 정상화되고 업황도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철강업계가 다시 활기를 되찾아가는 모습이다.5일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올해 2월 한국 조강 생산량은 520만톤(t)으로 전년 동기(514만5000t) 대비 1.1% 증가했다. 한국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1월부터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힌남노가 상륙하기 직전 달인 8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610만t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하지만 9월 6일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되며 가동을 중단하자 그달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505만t) 대비 15.4% 감소한 460만t으로 확 떨어졌다. 포항제철소가 포스코 전체 조강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지난해 4분기 내내 10%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조강 생산량은 올해 1월 20일, 135일 만에 제철소가 정상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550만t으로 회복됐다.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올해 1월 20일 정상 조업체제로 전환해 조강 118t, 제품 106만t을 생산했으며 2월에는 조강 112t, 제품 109만t의 생산량을 기록했다. 제철소 침수 전인 8월 조강 136t, 제품 115만t과 근접한 수준이다. 현재는 포항제철소 내 총 17개 공장에서 118개 공정이 정상 가동되면서 생산과 품질, 설비 전 영역이 복구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냉천 범람에 따른 포항제철소 침수가 포스코그룹 손익에 미친 영향은 1조34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지난해 4분기만 9045억원에 이른다. 조강 생산량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2475억원, 4254억원의 영업적자를 나타냈던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20조2329억원, 영업이익 67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포스코 경북 포항제철소 제 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사진=포스코)업황도 조금씩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글로벌 전체 조강생산은 1억424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글로벌 철강 생산 1위를 기록 중인 중국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8010만t을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철강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1% 성장한 18억t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중국의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되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중국 부동산이 회복 국면에 진입하면 건설용 철강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리오프닝(재개장) 영향이 아직까지는 기대보다는 미미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은 있다”며 “다만 중국의 강한 경기 부양 의지와 부동산 지표 반등 등 긍정적인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04.05 I 김은경 기자
한국판 스페이스X···누리호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은 누가?
  • 한국판 스페이스X···누리호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은 누가?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부가 러시아의 힘을 빌렸던 나로호, 독자 우주 기술 개발의 시작을 알린 누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빠르면 이달 중순께 최대 10년 동안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을 이끌 연구책임자를 선정한다.오는 8월까지는 공고를 거쳐 발사체 설계부터 운용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한국형 스페이스X’인 체계종합기업도 선정한다. 누리호 반복발사 사업을 놓고 한차례 경쟁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다시 한 번 맞붙게 될 전망이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차세대발사체 개발에 약 2조 투자앞서 정부는 지난달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제46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차세대발사체 개발계획을 확정했다.차세대발사체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에서 2032년 달착륙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한 발사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체계종합기업이 주관해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 동안 총 2조 132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다.누리호 보다 3배 이상의 높은 성능을 지닌 2단형 로켓으로 개발해 2030년(성능검증선), 2031년(달 연착륙 검증선) 발사를 한 뒤 2032년에 달착륙선을 탑재해 총 3회 발사할 계획이다.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의 핵심인 재사용 발사체 기술과 관련이 있는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재점화 기술도 개발해 적용한다.발사까지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누리호를 1톤급 중형 위성이나 300kg급 소형 위성 발사 수요에 활용하고, 차세대발사체는 달착륙선 발사, 대형 위성 발사에 활용할 수 있다.최환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소장은 “우리나라가 나로호·누리호도 발사했지만 탑재중량 한계 등으로 위성 산업의 수요에 맞추지 못했다”며 “차세대발사체는 위성 수송 능력이 개선됐고, 달·화성착륙까지 고려했다는점에서 미래 우주탐사를 위한 중요한 발사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국판 스페이스X 진정한 시험대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직전인 4월 중순까지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이끌 연구책임자를 선정하고, 한 달 가량 사업 공고 기간을 둘 예정이다. 항우연이 사업책임자 후보를 뽑기 위한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연 결과, 차세대발사체연구소 소속 연구자 8명이 지원해 이 중 7명이 과기정통부에 무순위로 추천됐다. 지난해 누리호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현재 누리호 반복발사 책임을 맡았던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으로 선정평가위원회에서 연구책임자를 최종 선정하면 체계종합기업 선정 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체계종합기업 선정 계획은 우주발사체 사업추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누리호 반복발사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따냈지만, 별도 가산점 없이 원점에서 시작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누리호보다 경제성이 있는 발사체이면서 달·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고려한 발사체 개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주요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반복발사를 통해 발사체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경험을 쌓는 만큼 사업 참여에 적극적이다. KAI도 지난해 누리호 반복발사 사업인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내줬지만, 실질적인 누리호 체계총조립을 해왔고, 기술과 경험을 보유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여기에 지난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참여했던 대한항공, 철도 운송에서 핵심 기술을 가진 현대로템 등이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업계 관계자는 “누리호가 독자개발 발사체의 첫 포문을 열었다면 차세대발사체는 경제성을 갖춘 경쟁력 있는 발사체를 정부가 의지를 갖추고 개발하겠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2032년 달 착륙, 42년 화성 탐사와 맞물려 심우주 탐사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우주산업에서 중요한 사업이며,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도 많다”고 했다.누리호 발사에 따라 일정 영향사업 공모와 평가는 누리호 3차 발사가 5월 중순으로 예정돼 핵심 인력들이 발사 성공을 위해 참여하는 만큼 발사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민간 우주경제 시대가 오면서 나로호·누리호와 달리 설계부터 발사운용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체계종합기업을 공모, 선정할 예정”이라면서도 “연구책임자의 의견을 반영해 체계종합기업 선정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체계종합기업 선정은 누리호 발사와 휴가일정 등을 고려해 누리호 발사 직후부터 8월까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04.05 I 강민구 기자
'이건희의 신수종' 삼성메디슨, 올해 사상최대 실적 경신 유력
  • '이건희의 신수종' 삼성메디슨, 올해 사상최대 실적 경신 유력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초음파 영상진단기 등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삼성메디슨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도전한다. 의료기기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10년 제시한 5개 신수종사업(의료기기·태양광·자동차용 배터리·발광다이오드(LED)·제약 및 바이오) 중 하나다. 삼성메디슨은 올해 중급형 신제품 출시와 현지화 생산 전략 강화 등을 통해 실적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올해 사상 첫 영업익 1000억 달성 기대30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851억원, 8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973억원, 605억원)대비 22%, 38%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최근 기세가 이어진다면 삼성메디슨은 올해 사상 첫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영상진단기 등 의료기기의 제조와 판매를 주된 사업 목적으로 1985년에 설립됐다. 삼성메디슨은 2011년 삼성전자(005930)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회사명을 기존 메디슨에서 삼성메디슨으로 변경했다.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인수 후 세 차례 영업적자를 나타냈지만 2021년 흑자로 전환된 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이동형 초음파 ‘HM70 에보’와 프리미엄 제품 ‘V8’의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메디슨의 전체 매출에서 초음파기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9%를 차지하고 있다.특히 삼성메디슨은 중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의 지난해 아시아지역 매출액은 170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비중의 35%를 나타냈다. 뒤를 이어 유럽이 1480억원으로 31%의 비중을 기록했다. 삼성메디슨의 아시아와 유럽지역의 매출액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이다. 국내 매출액은 673억원으로 13%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메디슨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과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과 튀르키예와 인도 등 아시아지역에서 다수의 입찰을 수주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8월 고급형 ‘V7’과 프리미엄 제품 ‘V8’에 성인 심장 자동측정 기능을 추가로 장착하는 등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V8과 V7의 ‘V’는 다용도와 다목적을 의미하는 ‘버서타일(Versatile)’의 약자를 뜻한다. 산부인과를 비롯,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심장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기능을 갖췄다. V7과 V8은 영상의학과용으로 초음파 횡파 탄성을 이용해 간경화나 종양 등을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스 쉬어웨이브 이미징(S-Shearwave Imaging™)’과 ‘에스 퓨전(S-Fusion™)’을 탑재했다. 이 기능을 통해 실시간 초음파 영상과 컴퓨터단층촬영(CT)ㆍ자기공명영상법(MRI) 영상 데이터를 정합, 병변의 위치를 파악해 진단 효율을 높이고 진단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V7과 V8은 통증 부위 신경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너브 트랙(NerveTrack™) 기능도 적용돼 근골격계 질환 진료에도 활용된다. 23.8형 발광다이오드 모니터와 14형 고감도 터치 패널을 도입했다.삼성메디슨은 V7과 V8에 진료과 별로 특화된 프리미엄 진단 기능들을 대거 적용해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기기를 구비하기 어려운 중소형 병원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올해 중급형 제품인 ‘V6’을 출시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첫 선보인 프로브 기술 등 의료기기 첨단화도 삼성메디슨은 해외 현지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해지면서 자국산 우대정책을 시행하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메디슨은 지난해 중국에서 현지화를 추진했다. 올해는 카자흐스탄 등 여러 국가와 현지화를 협의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억달러(약 26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전체 의료기기의 약 90%를 수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점은 삼성메디슨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0년 4291억달러(약 557조원)에서 2024년 5137억달러(약 667조원) 규모로 연평균 4.6%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삼성메디슨을 비롯해 △필립스 △제너럴일렉트릭 △지멘스 △후지필름 △캐논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삼성메디슨은 의료기기 첨단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지난 23일~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38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서 최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메디슨은 전립선 초음파 검사 시 환자의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아주 작은 크기의 프로브(초음파 신호를 송수신하는 부분, miniER7)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삼성메디슨이 지난해 9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지방간 초음파 검사기술인 ‘티에이아이(TAI™)를 이용해 간의 지방량을 백분율로 보여주는 기술도 소개했다.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의료기기기업들간 신제품 출시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는 차세대 모델 개발과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하고 현지화 국가를 확대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3.04.05 I 신민준 기자
69시간제 '부익부 빈익빈'…中企 '결사반대' vs 대기업 '무관심'
  • 69시간제 '부익부 빈익빈'…中企 '결사반대' vs 대기업 '무관심'
  • [이데일리 정병묵 김영환 김정유 김응열 기자] “주말 근무 수당은 커녕 야근 수당도 못받는데 근로시간이 주 69시간으로 늘어나면 일을 더 많이 할 뿐 수당도 더 못받을 가능성이 큽니다.”(중소가전업계 재직 중인 A씨)“분 단위로 출·퇴근 기록이 정확히 남고 법으로 정해진 휴일 수당도 제대로 받고 있어요. 69시간으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공짜 야근’이 있을 수 있나요?”(대기업 재직 20대 B씨)정부가 검토 중인 근로시간 확대 개편안에 대해 MZ세대 직장인 상당수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이유는 사측의 악용 가능성과 실효성 때문이다. 특히 근로시간제도 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이 강한 중소기업계와 게임·정보기술(IT)·광고 등 근로시간이 일정치 않은 업종에서도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큰 상황이다. 다만 이미 주 52시간 근로제가 정착해 추가근무 수당과 대체 휴무가 잘 지켜지는 대기업 사원들은 개편 여부에 큰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기업 규모나 업종에 따라 온도차가 매우 달라 더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중기업계 “지난주에 일 많이 했다고 이번 주에 조기 퇴근이 되나?”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 3월 14~28일 20~39세 개인회원 30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휴무가 안 지켜지고 총근로시간이 길어질 것 같아서’가 8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야근·초과근무가 만성화될 것 같아서(73.6%) △법을 악용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 같아서(7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잘 지켜지고 있다(63.8%)’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36.2%)’는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이번 개편안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MZ세대는 소규모의 회사일수록 적정근로시간 준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한 제조 중소기업에 다니는 C씨는 “주 69시간제를 시행하면 전주에 일을 많이 했다고 이번 주에 일을 줄이고 빨리 퇴근할 수 있는 분위기가 과연 될까 의문”이라며 “야근이 충분히 길어질 수 있는 문화를 가진 회사들은 이를 악용할 것”이라고 말했다.한 외국계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영업사원 D씨는 “야근이 일상이었지만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되면서 특정 시간이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진다든지 근무를 강제하는 문화가 없어졌다”며 “주 52시간제에서 월말에는 조금 더 일찍 퇴근할 수 있었는데 69시간제가 도입되면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전했다.IT 업계에서도 업의 특성상 야근이 잦지만 굳이 69시간까지 늘릴 필요는 없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 전부터 자율 출퇴근제가 정착해 현재도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서다.한 게임회사에 다니는 20대 후반 여성 E씨는 “업데이트 등의 이슈가 있을 때 늦은 밤에 퇴근하는 일이 잦은데 주 52시간 내에서 해결 가능하다”며 “69시간으로 늘어나면 늦게 퇴근하는 날이 더 늘어날 것 같아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피력했다.한 중견 소프트웨어 기업에 다니는 30대 후반 남성 F씨는 “소프트웨어 개발은 자율성과 창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길다고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회사도 직원들이 오래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한 광고업체에 다니는 G씨는 “연장 근무 시 휴가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다. 전체 근무 시간만 더 늘어날 것 같다”면서 “초과근로에 대한 보상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보상 체계가 잘 정착돼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성수기, 비수기가 명확한 패션업계에서는 일부 찬성 의견도 있었다. 한 패션회사에서 근무하는 여성 H씨는 “일이 몰아치는 성수기 시즌이 있는데, 이 때 법적으로 한 주에 12시간 이상을 법적으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었다”며 “개편이 된다면 고용을 더 할 수 없는 중소기업이나, 연장 근무로 더 많은 수당을 벌고 싶어하는 근로자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게임업체에서 팀장급으로 일하는 30대 남성 H씨는 “게임 출시 막바지에 근로시간을 지켜가면서 일하고, 조직 관리하는 것도 스트레스였다”며 “휴식만 확실히 보장된다면 몰입도 있게 일하는 시기와 쉬어가는 시기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을것 같다”고 찬성했다.민주노총 청년회원들이 3월 1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근로시간 기록, 관리 우수사업장 노사간담회장에 들어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뒤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대기업 “이미 52시간제로 충분”…업종간 논의 선결돼야반면 대기업 직원들은 주 69시간 근로제 개편에 대해 관심이 적은 편이다. 정부가 주 69시간제를 홍보하면서 언급한 ‘공짜야근’ 우려가 이미 없다고 판단해서다.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근무시간을 정확히 준수하고 이에 맞춰 수당이나 대체휴무도 지급하고 있다.실제 삼성전자(005930)는 2018년 정부의 ‘포괄임금제 원칙적 폐지’ 방침에 따라 한 달에 20시간 연장근로를 가정한 고정시간 외 근무 수당을 지급하고 기존 포괄임금제도를 폐지한 상태다. 이 수당은 월 20시간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받을 수 있다. 월 20시간이 넘어가면 추가로 급여를 지급한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초과근무한 만큼 다른 날에 단축근무할 수도 있다. 한 달 기준으로 총 근무시간만 맞추면 된다. IT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여성 I씨는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할 뿐만 아니라 초과 수당도 분(分)단위로 지급하다 보니 별로 동요는 없다”며 “이번 달 법적으로 근무가 가능한 시간을 중간에 알려주고 휴식을 취하라는 알림도 보낸다.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기 전에 PC가 강제로 꺼지기도 한다”고 설명다.다만 MZ세대 근로자들은 주 69시간제 논의가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유통업계 종사자인 J씨는 “업계마다 다 상황이 다른데 성급하게 주 69시간제라는 의제를 던져 놓고 사회적 혼란만 야기한 것 같다”며 “도입이 필요하다면 사전에 충분한 조사를 거쳤어야 혼란이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3.04.05 I 정병묵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