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6,426건

  • [증시입체진단①]KOSPI, 봉우리 높인다
  • [edaily 한형훈기자] 거래소시장이 또다시 네자리수 시대의 도래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911테러가 만든 저점을 출발점으로 쉼없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꿈의 지수대라고 불리는 1000포인트에 바짝 다가서면서 시장도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열기를 반영하듯 증시일각에서는 1000선이 고지가 아니라 지지선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루칩들에 대한 "강력매수" 의견이 시장에서 큰 무리없이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에 걸맞는 테마와 논리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한국증시에 있어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에 다가갈 때 마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추가 상승논리가 등장하곤 했다. 그러나 이전의 그럴듯했던 상승논리들은 1000선만 맛본 채 추가반등의 현실화에는 실패했다. 이번에도 과거의 흐름이 반복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세흐름을 창출할 것인가. 아직은 후자쪽에 무게의 중심이 실리고 있다. 최근 상승장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리벨류에이션 테마와 경기회복이 맞물려 있다. 경기회복 테마는 주가가 경기에 약 6개월 선행한다는 통상적인 이론이다. 그러나 리벨류에이션이라는 주제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상승논리다. ◇고민하는 투자가들.."1000포인트 = 지수고점" 투자가들은 테러이후 계속 애매한 입장에 직면하고 있다. 미테러 당시 투자가들은 벤치마킹할 경험이 없어 보유중인 주식을 황급히 처분하는데 급급했다. 주식을 사지 못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최근 지수가 900선을 넘나 들면서 투자가들이 다시 한번 고민에 빠졌다. 시장은 분명 활황장인데 주식을 매수하기기 영 찝찝한 상황이다. 과거 "1000포인트 = 지수고점"이라는 등식을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수업료가 꽤나 비쌌던 교훈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난 99~2000년 당시 "닷컴신드롬"에 편승해 지수가 900선을 넘었을 당시 "이번에는 좀 다르다"는 시장전망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당시 인터넷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것이라는 논리하에 심지어는 2000포인트를 넘는 지수예측이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2000년초 1000포인트를 고점으로 지수는 흘러내리기 시작했고 닷컴열풍에 혹했던 투자가들은 대부분 손해를 보고 시장을 떠났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에서 "리벨류에이션"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왔다. 투자가들은 또 혼란스럽다. 리벨류에이션 테마는 이전의 열풍이나 붐과 느낌을 달리하고 있다. 주식투자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펀더멘탈과 연관된 차분한 상승논리를 펼치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승엔진.."리벨류에이션" 테마 최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리벨류에이션(Re-Valuation:주식시장의 재평가)" 테마이다. 리벨류에이션이란 한국기업들이 가치가 역사적 평균치보다 할인된 상태이고 이 할인폭에 대한 회복이 상승논리의 주된 내용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의 구조조정과 감원, M&A를 통한 산업통합, 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은행시스템의 자율성 확보, 현금흐름과 주가 등에 대한 경영진의 의식변화 등도 리벨류에이션 논리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월초기준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20사의 평균 PER은 18.36배로 38.07배인 미국시장의 50%에도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한국시장은 미증시에 대비 80% 정도의 주가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 역사적 평균치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로 이 수치가 낮을 수록 주가가 저평가) 리벨류에이션 테마는 이러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기업들이 가치 재평가를 통해 해소되고 이를 근거로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것이라는 논리다. 미래에셋증권 김현욱 스트래지스트는 지난달까지는 경기와 재평가 논리가 주식시장을 이끌었지만 3월들어서는 경기보다 재평가 논리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반도체 경기의 약세를 염두해 두고 삼성전자을 주로 순매도하고 있지만 저평가 논리에 근거 여타 우량주들에 대해서는 대규모의 매도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상승모멘텀으로 경기보다 재평가에 무게가 더 실릴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톤 넘기는 경기모멘텀.."내수주→수출주" 최근들어 내수성장에 대한 한계가 조심스레 제기되며 경기성장의 새로운 엔진으로 수출모멘텀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수시장의 힘으로 지수가 900선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수출경기가 회복국면으로 들어선다면 추가상승의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별 수출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이후 지난 2월까지 12개월째 수출증가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감소율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전문가들은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하는 시기는 확신할 수 없지만 올해안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경기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데 대체로 입을 모으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팀장은 "상반기중에는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대외여건 호전에 따른 수출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경기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자원부도 3월중에는 수출감소율이 한자리수로 둔화되고 오는 4월에는 전년동월대비 기준으로 플러스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GI증권의 윤세욱 이사도 "수출경기의 회복시기가 전문가들의 예상인 올해 하반기보다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경험적으로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하는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락 수출의 감소세가 멈추고 감소폭이 줄어드는 국면이 주가의 매수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2월 수출누계치가 전년동기대비 13.2% 감소해 지난해 하반기 평균 수출감소율인 19.0%에 비해 감소폭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윤 이사는 기존의 내수위주의 경제성장에서 수출까지 빠르게 회복된다면 경제성장이 가속화돼 국내증시의 상향 리레이팅(Rerating)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기의 경기의 선순환 사이클이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더욱 견고해지고 이에 힘입어 4월중에 1000포인트에 대한 도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호한 기술적 지표.."강세조정"+"6개월양봉" 최근 시장의 또다른 특징을 든다면 들뜨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수상승에도 불구 거래량이 과열양상을 띄지 않고 있고 각종 기술적 지표들도 과열신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거래소시장의 기술적 지표들이 과거 랠리때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우선 조정의 폭이 깊지 않다는 점을 뚜렷한 특징으로 꼽고 있다. 지수가 조정을 받더라고 고점과 저점이 높아지는 소위 "강세조정"으로 상승세를 연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8일에서 2월20일까지 진행된 조정국면을 살펴보면 이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두번의 단기조정을 받았지만 고점과 저점이 모두 높아지는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다. 엄밀히 말하면 조정다운 조정이 아니라 상승파동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윤 스트래지스트는 "지난 85~89년의 강세장에서 이런 강세조정이 나타난 적이 있는데 당시 다이내믹한 강세장이 펼쳐졌다"며 "단기적으로 이런 강세조정 국면이 이어지면서 오는 4월까지는 확장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6개월연속 양봉출현 가능성도 투자자들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차장은 "이번달에도 양봉이 나타난다면 지난 86년에 이후 16년만에 6개월연속 양봉을 만들게 된다"며 "보통 월봉상 양선이 이어진다는 것은 투자가들이 강세국면에 대한 지속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고 설명했다.
2002.03.29 I 한형훈 기자
  • (edaily리포트)LG그룹에 무슨 일이?
  • [edaily] 최근 일부 신문에 LG그룹 총수일가인 구씨 일가가 화학, 전자, 정보통신, 금융 계열사를, 허씨 일가는 유통, 건설 부분을 관할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81년 동안 동업한 양가 집안이 진짜 갈라서는 걸까요? 산업부 문주용 기자가 올해이후 펼쳐질 LG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했습니다. 제가 LG그룹 가계도를 여러분께 상기시켜 드린 건 지난해 11월 1일이었습니다. 그때도 edaily리포트로, "관심끄는 LG 총수일가 가계도"라는 제목으로 말입니다. 기억하세요? 양가의 분가 작업은 지난해 시작해서 올해에 아마 본격적인 꿈틀거림이 감지될 것같습니다. 가족사회에서는 분가이고, 기업경영상에는 계열분리이고, 공정거래법상으로는 계열제외가 될 LG그룹 총수일가의 주식이동은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 보도에 대한 LG의 공식 입장은 NCND, 즉 긍정도 부정도 안하겠다입니다. 사실 최고위층이 아니고서는 총수 일가들의 재산 분할에 대해 확실하게 대답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80년 넘게 한 배를 타온 양 집안 문제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운 거죠. 그렇지만 공식 입장은 공식 입장이고, 저는 LG의 비공식적 입장을 모아서 LG그룹 분할작업의 실상에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짐으로써 장님도, 코끼리도 유명해진 아이러니를 상기하면서. 최근 저는 한통의 전화를 LG 관계자로부터 받았습니다. "문 형, 그거 올해 쓰면 안돼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올해는 아무것도 없단 말이요." "잘 몰라서 안썼는데요. 이렇게 전화까지 하시니, 진짜 궁금증이 생기네요. 돌아가는 사정 좀 알려주시죠?" "글쎄 올해는 없어요. 올해 쓰면 오보예요" 난데없이, 무작정 올해 쓰면 오보라니? 이런 연막을 뚫고 확인이 되는 건 상당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분할 작업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입니다. LG는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문제를 본격적으로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주력인 화학과 전자를 각각 지주회사-사업자회사 체제로 전환해나가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이 때도 제일 궁금했던 것은 화학과 전자에 속하지 않는 계열사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은 "나머지는 서포트 기능을 하는 회사들인 만큼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은 채 그룹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본다면 이런 서포트 기능의 회사인 건설, 상사, 유통 등이 구씨일가의 방계, 허씨 일가에게 돌아갈 몫이 될 것같습니다. 두번째는 어쨌든 올해에 뭔가 움직임이 있을 거라는 점입니다. 일단 LG전선의 계열분리 작업과 대주주간 지분 이동이 본격적으로 있을 겁니다. 자사주를 포함, 총 24.17%인 특수관계인 지분이 올해부터 2~3년내 구인회 창업주의 세째, 네째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고문에게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또 구평회 고문의 구자열 부사장이 공동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도 챙길 전망입니다. 3월 주총에서 LG건설 경영진도 바뀝니다. 허창수 LG전선 회장이 건설 회장을 맡고, 허씨 일가와 가까운 김갑렬 부사장이 대표이사 CEO에 오를 예정입니다. 올해 확실한 변화는 LG그룹의 유통부문 통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마 7월전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연말 LG상사의 LG마트(할인점), LG유통의 편의점(LG25) 및 슈퍼마켓 부문을 각각 본사에서 떼어낸데 이어 올해 7월께 LG백화점과 통합, 단일의 유통전문 회사가 된다는 겁니다. 이 회사는 허씨일가의 기대주, 허승조 LG백화점 사장이 공동대표이사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세번째 이런 지분이동은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LG계열사 주식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분가와 관련되지 않더라도 LG계열사들의 매각 등이 올해에 많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한 예로 지난해 7월 거래소에 상장된 LG석유화학의 지분 이동입니다. 69.73%나 됐던 LG 대주주 주식은 보호예수기간 6개월이 지난, 1월하순부터 서서히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대주주의 지분은 63.47%로 줄었는데 더 팔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4월중 상장되는 LG카드 주식도 일부가 보호예수기간이 지나면 나오겠지요. 이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시기가 늦춰진 것도 있습니다. LGCI의 생명공학부분 분할입니다. 당초 이 부문은 올해초 퀴놀론계 항생제인 "팩티브"가 미 FDA승인을 받으면 하반기중에 확실한 매출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초에 LGCI에서 분할될 가능성이 점쳐졌습니다. 분할 때 외자를 유치하고 나스닥 상장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건 좀 지연될 것같습니다. 하반기에 맞춰 분할되려면 뭔가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는 진행되는 작업이 거의 없습니다. 연말이 되어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는 더욱 뚜렷한 사건이 있습니다.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인 LGCI와 LGEI(전자 지주회사)의 통합입니다. 2003년중에 통합한다고 밝혔으니까 가장 유력한 시기는 내년 4월1일자입니다. LG는 이를 통해 모든 자회사를 관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구본무 회장이 될 것이 유력합니다. 이런 일이 올해에서 내년중에 LG에 일어날 지배구조와 관련한 변화입니다. 이중에는 아마 실제와는 다른 얘기도 있을 겁니다. LG 관계자는 "2~3년내 구체화될 것은 분명하지만 그림을 그리다보면 밑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상황도 올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확정됐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설명합니다. 제 생각에는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가 직접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다 그려놓았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그림을 완성시키려면 외부의 도움이 꼭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게 뭐냐구요? 바로 주가입니다. LG주가는 지난해부터 올들어 무척 올랐습니다. 중저가 대중주에 딱 떨어지는게 LG계열사 주식이라는 평가 덕분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너무 오르면 대주주들이 주식을 내놓고, 다른 주식으로 바꾸는 게 어려워질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도움이 있어야 두 집안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2002.03.11 I 문주용 기자
  • (edaily리포트)세종대왕과 컴퓨터 바이러스
  • [edaily] 메일함을 열기가 겁날 정도로 컴퓨터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백신도 여러 가지가 개발됐지만 늘 바이러스는 한 수 위인 듯 합니다. 산업부 이진우 기자가 컴퓨터 바이러스 홍수속에서 느꼈던 세종대왕의 고마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늘 이메일을 끼고 사는 저지만 요즘처럼 메일함을 열어보기가 겁났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스팸메일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닙니다. 스팸메일은 차라리 귀엽기나 하죠. 요즘은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이메일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상한 제목으로 위장을 한 터라 호기심에 살짝 열어보면 그 순간 영락없이 바이러스가 작동합니다. 잘못 걸린 전화는 가끔 통화중이라도 되지만 잘못 열어본 메일은 꼭 대가를 치르게 되죠. 예전에 명함을 주고 받았던 사람들중에는 "바이러스 때문에 데이터를 날렸다"며 명함을 다시 달라고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습니다. 컴퓨터로 해야할 일이 좀 안풀리거나 일을 제시간에 못 맞췄을 경우는 "바이러스에 걸려서…"라고 하면 꽤 그럴듯한 핑계로 인정해주기도 하죠. 약속시간에 늦었을 때 "교통이 막혀서"라는 핑계를 대는 것과 비슷하죠. 그만큼 바이러스는 이제 일반화된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해 기업들이 입는 손실이 50조원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요즘 바이러스중에는 잘못걸리면 하드디스크를 몽땅 밀어버리고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다시 깔아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는 사실 우리나라보다 미국 등 외국에서 더 난리라고 하더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위대한 임금, 세종대왕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메일로 전해지는 컴퓨터 바이러스는 대개 아주 자극적이거나 유혹적인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이런 겁니다. - Hot clips for U. - A very new game. - Congratulations! 어떻습니까? 자극적인가요? 사실 이게 영어로 쓰여 있으니까 좀 어색해보여도 실제 속뜻을 생각해보면 매우 유혹적입니다. 열어보지 않을 수 없죠. 바로 이런 뜻이니까요. - 당신을 위한 뜨거운 동영상. - 최신 게임을 드립니다. - 축하합니다. 당첨되셨습니다. 2년전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러브바이러스의 위력도 바로 제목(I love You)에서 느껴지는 고혹스러움에서 나온 겁니다. 누군지 모르는 미지의 이성이 나를 사랑한다는데 그냥 넘어갈 사람은 없겠죠. 요즘 돌아다니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그 아류작입니다. 그런데 한국에 사는 우리는 피부로 느끼지는 못할 지라도 영어를 안쓰는 덕에 바이러스의 피해에서 상당 부분 자유로운게 사실입니다. 적어도 나를 사랑하는 "영자"나 "말식이"가 보낸 메일이라면 "사랑한다" 또는 "오늘 오빠가 너무 보고싶어" 정도면 되지, 굳이 못하는 영어로 "dear my love" 따위를 적을 리가 없기 때문이죠. 짐작하시겠지만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오신 분들이나 영어에 익숙하신 분들은 바이러스에 더 자주 걸린다고 하네요. (역시 세상은 공평한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바이러스가 돌면 "이상한 영어제목의 메일은 열어보지 마세요"라고 공지하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만약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정말 대책이 없었을 겁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낸 메일은 열어보지 마세요"가 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메일을 보내는 사람의 절반 이상은 모르는 사람 아닙니까? 요즘은 스팸메일이나 성인용 사이트 광고메일이 이런 수법을 사용합니다. "오빠 오늘 나한테 죽었어" "Re: 부디 저를 도와주세요", "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립니다", "한달 후 당신에게 6억을…" 이런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쏟아지는 메일은 그러려니 하면서도 한 두 개씩은 열어보지 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아마 컴퓨터 바이러스 메일이 한글제목을 달고 돌아다녔다면 저는 하루에도 수십 번 씩 컴퓨터를 다시 깔고 있었을 겁니다. 솔직히 사나이가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부디 도와달라"는데,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데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영어 때문에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고 살지만, 어학연수가 의무교육의 하나고 이민 가는 것이 공통된 꿈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영어를 못하는 덕(?)을 볼 때가 바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만날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종대왕을 왜 항상 "대왕"이라고 부르는지 요즘에야 좀 알 것 같습니다. "나랏말이 미국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맏디 아니할세 어린 바이러스가 이루고져 할뻬 이셔도 제뜯을 시러 펴디 못할 노미 하니라..." 한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영어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으십니까? 컴퓨터 바이러스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으십니까?
2002.02.07 I 이진우 기자
  • (사이버패트롤)벤처정신은 이어져야
  • [edaily]◇국민의 희망 벤처기업 벤처기업은 한 때 국민과 기업가들의 희망이었다. 몇 년전부터 대기업에서 일하던 우수한 인력들이 벤처기업을 하기 위하여 사표를 던졌고, 대학의 연구소에 종사하던 유능한 연구원들도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벤처기업으로 몰려갔다. 또한 외국의 유수한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소에 근무하던 인재들도 벤처 대열에 합류하였다. 그래서 한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우는 강남의 테헤란 밸리가 형성되었다. 이 같은 시류에 편승하여 대기업들조차도 회사 내부의 능력있는 직원들의 벤처기업행을 막기 위하여 커다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했고, 회사와 관련성이 있는 벤처기업을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대기업들이 얼마나 벤처기업을 두려워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했다. 또한 벤처기업을 하기만 하면 모두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이러한 와중에서 사이비 벤처와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은 돈을 쫓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속성이라면 당연히 치러야할 대가(?)인지도 모를 일이다. ◇벤처기업의 신화 수익모델과 자신들의 성실성 그리고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기초한 실력만 가지고 벤처기업을 하고 있는 기업가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벤처신화를 일구어 낸 사람들은 많은 자금을 가지고 못했기 때문에 정부당국에서도 지원을 하였던 것이고, 이러한 환경은 국민과 국가경제를 회복 내지 성장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IMF를 극복하는데 어느 정도 일조하였다 점을 부인할 없다. 성공한 벤처기업은 대부분 수익모델이 확실한 기업이었다. 1회성 소비에 그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외국에 제품을 수출하여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모델을 가진 기업이었던 것이다. 분위기에 편승하여 그럴 듯한 도메인 네임이나 하나 잡아놓은 후 사무실의 집기만 갗추어 놓고 제대로 된 수익모델은 없이 각계의 힘있는 자들의 비호나 받으려고 로비나 해대는 자들이 어찌 벤처기업가란 말인가? ◇벤처기업의 비리(?) 요새 "윤태식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윤씨가 한국의 대표적인 벤처기업가도 아니었는데 윤씨 사건으로 인해 모든 벤처기업이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이것은 잘못 된 것 같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진정한 벤처기업들이 기업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 지고 있으니 말이다. 필자는 윤씨는 벤처기업가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윤씨는 진정한 벤처기업가들이 갖추고 있는 벤처정신도 갖고 있지 못했던 것 같다. 또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기보다는 로비에 의존해서 사업을 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잘 못 꼬인 것인지를 분명히 짚고 난 후 문제를 풀어나가야 된다. 윤씨가 문제가 있으니 윤씨의 회사인 "패스 21"도 문제가 있고 따라서 모든 벤처기업가들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는 논리는 옳지 않다. 윤씨의 개인적인 잘못을 가리자는 말이다. 문제가 있는 벤처기업을 가려내어 속아내자는 말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패스 21"이라는 회사를 보고 진정으로 투자한 일반 서민이 있다면 이들도 피해자이다. 이들은 엉터리 투자를 하여 형사처벌이 예정된 자들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마치 "패스 21"에 투자를 한 사람들은 모두 윤씨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착각도 정리되어야 한다. ◇벤처정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물적자원도 많이 가지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진정한 벤처기업들이 많아야 한다. 가진 것이라고 우수한 인적자원들 뿐이요, 좋은 제품을 수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여야 먹고 살 수 있는 우리 나라의 환경에는 벤처기업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엉터리 벤처, 사이비 벤처를 이 번 기회에 완전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진정한 벤처정신이 발휘될 수 있다. 이것이 이 나라에서 진정한 벤처기업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2002.01.25 I 이상복 기자
  • 한화 김승연회장, 대생인수 "금융사업 그룹성장축"
  • [edaily]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2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그룹을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먼저 의식을 혁신, 무사안일주의, 패배주의, 적당주의, 냉소적 태도 등의 병적 요소를 이번 기회에 뿌리째 털어내자고 말했다. 또 조직을 혁신, 조직구조를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조직 내 또는 타 부서간 경계가 없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사업구조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며 "유통 레저 사업군은 분야별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기존의 제조 사업군은 글로벌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재편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 사업군은 그룹의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형 성장산업에서도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네트웍 구축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2002년도(창립 50주년) 신년사 전문이다.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임오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한화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50년전 전쟁의 화염속에서 고고성(呱呱聲)을 울리며 시작된 한화의 역사는 조국 근대화를 위해 투신해 온 집념의 세월이자 땀과 눈물로 쌓아 올린 영욕의 반세기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국가기간산업의 기틀을 확고히 다져 놓았고 국가의 번영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신의와 분수와 최선이라는 덕목을 가지고 이 땅에 한화만이 가진 뛰어난 문화를 꽃피워 왔습니다. 때로는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도 있었으나 한화가족 모두가 똘똘 뭉쳐 그 시련과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한화를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희생하고 수고한 모든 종업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한화인 여러분!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가야만 합니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사회,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서 있습니다.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우리 주위를 빠르게 엄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 주던 기본적인 것들이 모두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를 사람들은 위기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야말로 기회인 것입니다. 옛 질서가 무너지고 새 질서가 자리잡는 과도기적 상황은 현실에 집착하고 안주하는 자에게는 위기가 되겠지만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화인 여러분! 지금 우리는 새로운 길로 들어설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역사가 변화를 요구할 때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워온 가장 중요한 교훈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길은 늘 다녔던 길이 아니기에 몹시도 낯설고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용기와 결단을 가지고 도전하는 추진력과 하나로 뭉쳐 어떤 난관도 뚫어나갈 수 있는 탄탄한 결속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2002년은 창업반세기를 뛰어 넘어 또 다른 50년, 100년에 도전하는 영생의 원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화인 여러분! 올해의 1년이 향후 한국의 십년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중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 사회적인 전환기를 맞아 열리는 월드컵 대회와 지방선거, 대선 등은 한국의 향후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은 안으로는 내실경영을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가는 한편 그룹의 백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성장기회를 적극 발굴함으로써 새 역사의 창조적인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금년은 그룹을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나비 애벌레가 그 모습을 고집하는 한 결코 나비가 될 수 없고 자기의 껍질을 몇 번이고 벗어야 비로소 아름다운 나비로 탄생할 수 있듯이 우리 그룹도 혁신하고 또 혁신하지 않으면 결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의식의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타성에서 벗어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과거에 대한 단절과 철저한 성찰, 더 나아가 자기부정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다는 혁신의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의식의 혁신이 선행되지 않으면 다른 부문의 혁신도 함께 부실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50년간 부지불식간에 고착화된 무사안일주의, 패배주의, 적당주의, 냉소적 태도 등의 병적 요소를 이번 기회에 뿌리째 털어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조직의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조직구조를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조직 내 또는 타 부서간 경계가 없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원들의 아이디어가 폭 넓게 공유되고 사원들의 창의력이 활성화되며 의사결정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바깥세계의 변화 속도보다 빠르지 못하면 결코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사업구조의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유통 레저 사업군은 분야별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기존의 제조 사업군은 글로벌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재편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금융 사업군은 그룹의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형 성장산업에서도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네트웍 구축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제반 혁신을 통해 사업구조와 경영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NEW HANWHA"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룹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룹 이름을 바꾸는 것을 포함해 그 어떤 파격이나 변화의 시도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장변화에 보다 순발력 있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개방적인 회사, 업무추진 과정이 단순하고 빠른 회사, 정형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회사가 "NEW HANWHA"의 모습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로 올려 놓겠다는 "NEW HANWHA"에 대한 꿈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떨쳐 버리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향하게 해야 합니다. 이제 열린 마음으로 "NEW HANWHA"를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룹의 또 다른 50년이 지금 보다 몇 배, 몇 십배 더 발전한 모습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변화에 앞장서 주십시오. 저 또한 모든 한화인들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자기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자랑스런 한화인 여러분! 앞으로 50년 후의 후배 한화인들에게 오늘의 우리가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될지는 지금부터 우리가 뿌릴 "변화의 씨앗"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가슴속에 모든 것을 바꾼다는 "개혁의 씨앗", 우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씨앗"을 키우십시오. 그럴 때 "NEW HANWHA"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 오게 될 것입니다. 임오년 새해에도 여러분 가정에 항상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02년 새해아침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2002.01.02 I 문주용 기자
  • (인터뷰)"글로벌 마케팅으로 승부"-누리텔 조송만 사장
  • [edaily] 누리텔레콤은 작지만 큰 기업이다. 누리텔레콤은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등록했다.올해 매출 목표는 250억원 정도다.이런 점에서 본다면 누리텔레콤은 아직은 "작은" 기업이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향한 누리텔레콤의 꿈을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전산자원 통합관리 시스템 "나스센터(NASCenter)'로 "글로벌 마케팅"을 꿈꾸는 누리텔레콤은 분명 "큰" 기업이다. 나스센터란 전산자원을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무실 내에 여기저기 분산돼 있는 전산기기를 통합해 중앙 센터에서 관리하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다. 이 시장은 그간 IBM, 휴렛팩커드, CA 등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지닌 다국적 기업들의 독무대였다. 누리텔레콤은 세계시장의 거인들을 상대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난 2월 일본에 협지법인을 설립하고 나스센터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어로 나스센터의 유닉스버전, 리눅스버전, NT버전을 이미 출시했습니다. 곧 미국에도 현지법인을 세웁니다" 누리텔레콤 조송만 사장은 "올해가 누리텔레콤 글로벌마케팅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일본 시장은 국내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또 중국시장도 거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구요" 해외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없다는 게 조 사장 생각이다.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는 이유에 대해 조 사장은 우물안 개구리가 돼서는 누리텔레콤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필요한 사업자금은 현지 IR을 통해서 마련할 생각입니다. 인력도 물론 모두 현지인으로 충원할 계획입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로만 '현지'법인이 아니라 그곳에 완벽하게 동화된 기업으로 키운다는 것. 이렇듯 조 사장의 해외 진출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실제 일본 현지법인의 인력은 대부분 일본의 대형 IT업체 유니시스 출신이다. 누리텔레콤의 또 다른 성장 엔진은 원격검침시스템 "파워 AMR"이다. 원격검침시스템은 기계식 계량기를 디지털 계량기로 교체한 뒤 원격으로 검침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전산자원 통합관리시스템이 세계시장을 노크하는 "무기"라면 원격검침시스템은 국내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원격검침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3~4개 업체 정도이고 이들 업체들의 제품은 고가에 유통됩니다. ABB사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검침시스템 설치를 위해서는 가구당 200만원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우리는 원격검침시스템을 기존 업체들에 비해 1/10도 안 되는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조 사장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인다. 누리텔레콤은 최근 한국전력이 제주도지역 1500여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원격검침시스템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조 사장은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전체 5조원 규모의 원격검침 프로젝트 관련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원격검침시장은 전기 뿐만 아니라 수도, 가스, 심지어 자동판매기로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원격 검침시스템을 이용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진출도 적극 모색 중입니다". 역시 조 사장의 머리 속은 온통 "글로벌"과 "해외"로 가득차 있다. 그런 점에서 R&D는 누리텔레콤 성장의 주요한 원동력이다. 조 사장은 "지금이야말로 투자의 적기"라며 그 이유를 "불황 땐 IT 인력을 훨씬 싼 비용으로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도나 실리콘밸리 IT인력을 종전의 30%정도의 인건비만 주면 고용할 수 있습니다". 설계는 본사에서 하고 연구개발은 인도 등으로 하청을 주는 방식이다. "공모자금을 이제 제대로 쓸 기회가 온 셈이죠". 코스닥 등록으로 인한 공모자금 200여억원을 아직 한푼도 쓰지 않았다는 조 사장은 "귀하게 모은 돈인민큼 귀하게 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이 꼭 줗은 것만은 아니었다. 우선 사업이외에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진 것이다. 포럼 참가, 세미나 참가 등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등록 후 행동반경이 너무 좁아졌어요. 가족들과 같이 할 시간이 더 줄었습니다. 넥타이 풀고 당구도 마음대로 칠 수 없고.." 조 사장은 부자가 됐다는 주위의 시선도 반갑지 않다. 등록 후 보호예수기간이 지났지만 보유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현재 조 사장및 특수관계인의 보유지분은 65.6%에 달한다. "코스닥 대주주가 무슨 원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대주주가 주식을 조금이라고 팔면 난리가 납니다.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소액주주들이 대주주를 보는 시각에 대해선 나름대로 불만도 있는 조 사장이다. "등록 후 역시 가장 좋은 점은 신뢰도가 향상됐다는 점입니다. 영업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산자원관리분야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누리텔레콤,또 이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는 조송만 사장.조 사장과 누리텔레콤 직원들이 빚어낼 "글로벌 기업"의 모습이 어떤 것일지 자못 궁금하다.
2001.12.03 I 김문석 기자
  • (기업탐방)"맛과 서비스의 퓨전을"-신세계푸드
  • [edaily] "당신 회사의 구내 식당은 어떻습니까. 아직도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맛 없고 영양가 없는 식사를 하고 계십니까?" 단체급식 전문업체 신세계푸드시스템이 고객들을 향해 던지는 질문이다. 신세계푸드시스템의 하장근 사장은 "그동안 단체 급식의 이미지는 주로 한 끼를 떼운다는 식이었죠. 음식이 무엇이냐 보다는 먹을 것을 내놓는다는 데에 더 의미를 두었습니다"라며 말을 시작한다. 그러나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철학적인 얘기이긴 하지만 인간의 본질과 상통하는 것 아닌가? 오죽하면 "밥은 법이다"란 말도 있을까? "아무거나""되는대로""그냥 있는것" 하 사장은 우리의 음식문화는 개성이나 창조성 보다는 획일성이 강조돼왔다고 꼬집는다. 이같은 급식문화에서 신세계푸드시스템은 "맛과 영양을 겸비한" 음식으로 단체급식시장 진출을 선언했다.여기에다 서비스까지 첨가해 단체 급식의 "전문화"를 외쳤다.물론 식자재의 유통과정을 단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단체급식시장에서 신세계푸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위생"이다.위생은 단체급식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이다. "위생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신경을 써야 갖춰지는 것입니다. 조리장에 들어갈 때에는 반드시 조리복을 입고 모자를 쓰며 손 소독 기계를 통해 손을 씻도록 하는 등 사전관리부터 철저히 감독해야 하죠" 하 사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게 "위생"이라고 말한다. "신문 사회면에 식중독 기사만 봐도 가슴이 철렁합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신세계푸드는 97년 ISO9002 인증을 획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까다롭다는 'HACCP 인증'도 따냈다.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인 HACCP는 3개월간 시범 사업장에서 꾸준한 개선작업과 교육, 시설보강 등을 통해 얻어낸 성과다. 그렇지만 위생은 그저 기본일 뿐이다.못하면 안되는 것이지만 잘한다고 해서 튀지도 않는다.경쟁자보다 앞선 경쟁력이 되기는 힘들다.그렇다면 전문 급식업체의 플러스 알파는 무엇일까? 바로 "맛과 서비스"여야 한다는 게 하 사장의 지론이다. "보통 직영 구내식당 음식은 맛도 없고 또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무표정해 음식 더 달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급식도 엄연한 서비스 산업입니다" 그래서 신세계푸드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고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교육과 이벤트를 개최한다. 매년 두차례에 걸쳐 사내 조리경연대회를 개최, 우승한 조리사에게는 포상을 하고 출품된 음식은 메뉴로 개발돼 고객들 앞에 선보이게 된다. 또 일본 급식전문업체인 MEFOS와 업무제휴를 맺고 메뉴개발과 구매, 식단운영 노하우 등을 공동개발 뿐만 아니라 직원 교환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에게 직원들의 친절도나 음식 맛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고객만족'을 추구하기도 한다. 위생과 맛, 서비스의 3박자를 갖춘 전문 급식업체라고 해서 모두 성장할 수 있었을까?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와 발전 정도에 따라 크게 영향받았다"고 하 사장은 귀뜸한다. "IMF 이후에 아웃소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많아지더군요. 투자나 관리면에서 아웃소싱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특히 단체 급식분야가 관리나 경영측면에서 무척 낙후돼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외부로부터 급식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단체 급식시장이 커져가면서 신세계푸드의 고객도 하나둘씩 늘어갔다. 현재 신세계푸드는 주로 기업체나 학교를 대상으로 급식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최근 병원 급식시장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만 해도 지난해 1개에 불과했던 병원 급식 사업장이 올해들어 8개로 늘어났죠. 또 중소기업들은 사업체 규모가 작아서 단체급식을 도입하기 어려웠지만 최근 벤처빌딩이나 아파트형 공장 등이 생기면서 작은 기업들이 한 곳에 모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도 하죠" 작은 틈새시장도 놓치지 않겠다는 하 사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급식 시장만이 신세계푸드의 영역이 아니다. 외식사업과 식자재 유통사업 등 연관 사업에서 영역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할인점인 이마트 내에 패밀리 레스토랑인 이투게더를 운영하고 있다. 이투게더는 가족들이 이마트에 쇼핑 와서 식사할 수 있도록 저렴한 가격에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18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내에 추가로 2개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투게더는 자주 가기는 어렵더군요.자주 가면 사장이 감시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나 또 다른 외식 브랜드인 까르네스테이션은 즐겨 찾는 편입니다. 뷔페식이라 정해진 비용 안에서 마음껏 먹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30대를 대상으로 회식이나 모임 등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차별성을 갖고 있죠" 하 사장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성공 비결은 정확한 타겟 고객층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누가 우리 고객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을 파악해야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까르네스테이션은 IMF를 맞으면서 위축되기도 했지만 정확한 타겟 마케팅 덕에 올들어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신세계푸드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여 10월까지 이미 작년 매출액을 넘어선 105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도시락 사업에도 진출했다. 일본 이또추 상사 및 패밀리마트와 연내에 합작법인 패밀리푸드를 설립하고 도시락 생산 공장을 건립키로 한 것이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곳입니다. 이또추 상사의 노하우를 빌어 도시락 사업에서도 한번 '전문성'을 발휘해 볼 생각입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하 사장은 장기적으로는 유통사업도 전개, 신세계푸드를 종합 식품업체로 키울 계획이다. "급식을 위해 산지에서 자재를 직구매하게 됩니다. 급식사업장에 10만명분의 쌀을 공급해야 한다면 한꺼번에 20만명분의 쌀을 구입해서 나머지 10만명분의 쌀은 유통마진을 받고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시작된 유통사업의 꿈은 단순한 유통이 아니라 원재료를 가공하고 여기에 자체 브랜드를 달아 유통시킴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으로까지 연결됐다. 신세계푸드는 이를 위해 서울 근교에서 유통센터 및 식품가공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부지를 탐색 중이다. 이처럼 하 사장이 유통까지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것은 신세계백화점에서 오랫동안 유통을 담당했던 경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75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신세계백화점에서 일한 시간만 20여년이다. 신세계 백화점 내 특판사업부가 분리돼 신세계푸드시스템으로 설립되면서 당시 법인 사업부장이었던 하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유통은 현장에 무게를 둬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꼭 현장에 나간다는 하 사장은 유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사업을 전개하는 '전문업체'로 신세계푸드의 비전을 조망했다.
2001.12.03 I 권소현 기자
  • (환리스크관리의 주역들)LG칼텍스 박용철(하)
  • [edaily] 이번주 "환리스크관리의 주역들" 대상자는 LG칼텍스 박용철 대리입니다. (중편에서 이어집니다) -거래상품 비중은 어떻게 됩니까. ▲현물환이 절대 다수죠 뭐. 배에 싣고오는 원유가 다 달러니까 이걸 살때 현물환으로 결제합니다. 전체적인 포지션에 변화가 있다면 큰 움직임이 일어날 때는 저희도 재빠르게 움직여야 하니까 그때 옵션과 스왑거래를 합니다. -재미있었던 거래는 어떤 게 있습니까. ▲2000년도에 가장 유행했던 거래가 타겟포워드(target forward) 옵션이었습니다. 작년말이 되기 전까지 환율이 꾸준히 빠지니까 비싸게 팔고 싶은 사람들이 생겨난거죠. 이 상품은 비싸게 팔 권리를 주는 겁니다. 지금 환율이 1200원인데 1250원에 팔 수 있게 만들어준 대신 1250원 넘어가면 두배로 팔아야하는 구조입니다. 1350원까지는 천만달러를 팔면 1350원 넘어가면 이천만달러를 파는 식이에요. 그런데 그만큼 달러를 넉넉히 가진 곳이 많겠습니까. 연말에 가니까 환율은 이미 기준선을 넘어가서 달러를 팔아야하니까 더 사들이게 되고. 타겟포워드가 유행한 게 작년 환율 급등의 원인이죠. 상식적으로 우리나라는 달러 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금융기관 종사자들도 달러팔자는 생각을 거의 안해요. 작년에 유행했던 또다른 거래가 어큐멀레이트 포워드(accumulate forward)입니다. 어떤 업체가 매일 5000만달러씩 팔아야한다고 가정해보죠. 그러면 1년 365일 1000만불씩이라도 똑같은 환율로 팔 수 있게 만들어주는 상품이 어큐멀레이트 포워드에요. 더 먹지는 못해도 일정부분 손실은 막을 수 있는 구조죠. 이런 식의 상품들이 손익계산서 차원에서는 가장 완벽한 상품이지만 타겟포워드 이후 파생상품시장이 완전히 죽어버려서 크게 빛을 발아지는 못했습니다. 모 대기업의 CEO가 "2002년에는 원화환율이 1100원이라고 가정한 후 경영해라"라고 말했습니다. 이 업체야 하루 수출액이 수천만달러니까 일정 환율에 꾸준히 얼마만큼을 팔아치울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겠죠. ◇시장은 언제나 기회를 준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환율급등은 미리 인지하셨나요. ▲작년말 환율상승 주범이 저희 정유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만 저희가 대비를 전혀 안한 건 아닙니다. 원유 매입대금말고 다른 쪽 부채도 줄였고요. 이미 작년 여름무렵부터 경고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300원 갈 거라는 얘기, 대만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속도가 무섭다는 얘기들이 심심찮게 돌았었죠. 그러한 경고가 나와도 실제 달러 물량공급이 충분했으니까 사람들이 인지를 잘 못했어요. 결정적으로는 지난해 9월 포드가 대우인수를 포기하면서 난리가 시작됐습니다. 외자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완전히 무너진 겁니다. 주식시장은 이미 여름부터 죽어버렸으니 말할 것도 없고요. SK텔레콤이니 외환카드니 그 다음부터 진행된 외자유치들이 계속 삐걱대는데 그걸 왜 몰랐겠습니까.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죠. 파생상품시장만 봐도 그렇습니다. 타겟포워드가 기본적으로 달러매도초과(숏)이잖아요. 근데 숏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니까 반작용(환율 급등폭)이 더욱 커진 겁니다. 그러면서 시장이 완전히 바뀐 거에요. 연초에 보던 장이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장이 등장한 겁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시장은 언제나 기회를 줍니다. 한 방향으로 막 가지는 않아요. 저는 대한민국 외환시장이 최초로 엘리어트 파동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실제 이런 식으로 움직여왔고요. 어떻게보면 작년이 가장 시장다운 시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상승장이랄까요. 시장다운 시장을 작년에 경험했으니 현재 침체기가 오는 건 일정부분 타당한 면도 있습니다. -업무 분장은 어떤 식으로 이뤄집니까. ▲딜은 전적으로 제가 알아서 하고 팀장님은 뒤에서 말리는 역할을 하십니다.(웃음) 손절매나 거래규모 한도도 팀장님이 정해주시죠. 시장에 들어가면 중독성이 있으니까 한번씩 쉬고가자는 말씀을 해 주십니다. 관련 업무규정도 마련돼있고요. -목표한도는 연초에 정합니까. ▲시점에 관계없이 항상 조정합니다. 그러면 제가 그 안에서 계속 움직이고. 딜링때문에 회사 업무가 방해받아선 안 됩니다. 저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되도록 뒷받침하는 사람이니까요. ◇이제는 "신용"이 돈을 버는 시대 -환거래를 통한 이익이 목적이 아니란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돈을 잃어서도 안 됩니다. 농담이 아니고 그래도 저희가 한국 외환시장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큰 손인데 돈을 잃어서 되겠습니까. 특별히 무리하지 않으면 시장에게 진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 진짜 저희가 사면 환율이 오른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투기가 아니라 일상적인 원유 매입자금 결제를 위해 달러를 사는 데도 그렇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시장이 움직인다고 해서 저희가 하던 일을 멈출 수는 없잖아요. 돈을 얼마나 버느냐를 떠나서 저희는 한국 기업중 최상의 크레디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그런 크레디트를 쌓아올린 건 LG칼텍스 30년 역사인데 아직 그걸 가지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하진 못했어요. 하지만 전 다릅니다. 크레디트는 힘이고 크레디트가 돈을 버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러니 제가 하는 딜링은 아무 것도 아니에요. 저희가 우리나라 정유사 중에서는 부채구조가 좋은 편인데 돈을 못 번다면 제가 물러나야죠.(웃음) -매우 자신만만한 말씀이네요.(웃음) ▲저희 팀장님이 이런 저런 강연회를 많이 다니시는데 한 강연회에서 "이론적으로는 금융시장에서 차익거래(arbitrage)가 없는거나 다름없다"는 말을 들으셨다더군요. 설사 차익거래의 기회가 있어도 40초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요즘은 통신매체가 발전하면서 독점정보가 없어져 더욱 그렇죠. 그렇지만 제가 딜을 해보니까 기회가 눈에 보여요. 저희 회사 이름을 걸고보면 그게 보인단 말입니다. 매일은 아니지만 보이는 날이 있습니다. 이건 딜러의 역량과는 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옛날에는 잘 몰랐습니다. 어쩌면 위험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용도 관리일 수 있습니다. 단순한 헤지보다는 이런 식으로 환위험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죠. 회사 크레디트가 좋다는 건 어마어마한 자산이고 어떤 딜러가 와도 이만큼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놔야 합니다. 그것이야 말로 회사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죠. 옵션거래도 아무 기업이나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그게 회사의 힘이죠. 이건 트레이딩을 해서 얼마를 버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달러부채를 발행할 건지 원화부채를 발행할 건지 회사 재무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1285원에 잡아 1290원에 먹는 단순한 거래야 뭐...그렇게 딜을 잘하면 금융기관에 가면 됩니다. 실질적으로 환거래에서 생긴 이익이 회사전체로 봤을 때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요. 지금까지는 저희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자기 회사의 자산, 부채규모, 크레디트에 관해 계량화하려는 노력을 안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게 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던 거에요. 반면 언더라인이나 크레디트도 없으면서 시장이 저기 있으니까 뛰어들어가서 돈 벌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모 지방은행이 대표적인 예였죠. 이런 사례는 개인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어봤자 얼마나 벌겠습니까. 잃지않으면 다행이죠. 저희가 가진 신용도 가치가 얼마인지를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이걸로 장사를 하니까 돈 벌길이 보입니다. 코카콜라가 가진 브랜드 네임의 파워와도 비슷하죠. 저희도 저희가 가진 잠재능력을 사실 잘 몰랐는데 "이제는 이걸 한 번 이용해 보자" 하고 시장에 나갔더니 확실히 유리했습니다. 남들이 함부로 대하지못하고 무서워하고. 그러니 우리는 일상적인 달러결제 거래를 해도 "정유사가 샀다더라" 하고 시장에서 난리가 나는 겁니다. 물론 우리가 사면 따라오는 세력들도 생기지만요. 점점 비즈니스 경계영역이 없어지는 시대가 오고 있잖습니까. 옛날에는 야먀하라면 사람들이 전부 수공예 피아노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전자피아노거든요. 듣는 사람이야 소리가 똑같으니까 모를뿐이지 공장 가보면 천양지차입니다. 목수가 하던걸 기계장비가 대신하는데 엄청난 차이죠. 산업이 점점 발전하면 이익을 창출하는 부분이 어떤 곳이든 무조건 돈을 벌어야 합니다. 정유회사라고 기름팔아서 돈 벌 필요는 없어요. 그게 바람직한 방향이고 그러기위해서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게 은행 딜러들과의 저와의 차이점이죠. 어쨌든 훌륭한 마켓리더가 되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가상(virtual) 위험을 파악하는 것이 진정한 위험관리 -위험관리의 정의는. ▲실질적으로 기업이 주목해야 할 위험은 경제학상의 위험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유럽의 스키장이 입을 수 있는 위험을 주목해야 합니다. 경제학상의 위험은 가상의 위험이지만 이게 진짜 위험변수입니다. 진실은 항상 가려져 있지만 가려진 위험요소를 판별해내는 게 진짜 위험관리입니다. 물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도 필수겠죠. 손익계산서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들어오는 부분과 나가는 부분을 맞추는 것 말입니다. 컨설팅을 받을 수 있지만 회사 나름의 무언가도 필요해요. 그게 경영층의 역할이자 능력이고요. 가상 손익계산서에서 외환 매출과 코스트를 일치시켜야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합니다. 경영자는 회계상에 나타나는 숫자가 아닌 그 버추얼 대차대조표를 매일매일 관리해야 합니다. 완벽한 계량화는 불가능할지 몰라도 회사 존립을 위협하는 위험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 -처음 입사하고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1년동안 대구지사에서 주유소 영업 판촉을 담당했습니다. 달력 나눠주는 일 말입니다.(웃음) 그 후 경리팀에 잠깐 갔다가 팀장님한테 쫓겨나고 국제금융팀으로 옮겼어요. 재미있는 건 그때 저를 쫓아낸 경리팀장님이 지금 자금팀장님이십니다. 하하. 국제금융팀에서는 유전스(usance, 무역결제에 있어 어음의 지급기한을 지칭하는 용어. 어음지급인이 지급약속을 하고 일정기간 후 어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담당했습니다. 유전스도 대표적 막일 중 하나거든요. 요즘은 안 그런데 맨날 장부쓰고 도장찍는 게 일이었습니다. 당시 관계규정도 복잡해서 대표적인 기피직종이었어요. 원래 1~2년 정도만 그 일을 하려했는데 외환위기가 나는 바람에 더 오래하게 됐습니다. 기본적인 중요업무였지만 인식은 그렇지않았는데 외환위기를 겪고 갑자기 중요해졌어요. 그리고 99년에 딜링팀으로 옮겼습니다. -LG칼텍스에 입사한 이유는.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당시만해도 취업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호황기라 수요도 많았죠. LG칼텍스는 봉급 많이 준다고해서 왔습니다. 이곳이 제가 뽑힌 회사 중 월급이 제일 많았거든요. 요즘에는 안 그런 것도 같습니다만.(웃음) -국제금융팀으로 옮긴 건 전공때문인가요. ▲경영 전공했으니까 재무 쪽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겠죠.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수는 누구였습니까. ▲특별히 없습니다. 전에 딜을 담당하시던 분들이 바쁘셔서 전문적인 도제교육을 받진 못했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임성민 아나운서라고 쓰셨군요. ▲지금은 아나운서가 아니라 엔터테이너죠. 지난번에 공연한 연극 "한여름밤의 꿈"도 보러 갔을 정도입니다. 한국에서 제일 섹시한 여자 연예인이라고 생각해요. 하하 -향후 목표는. ▲일단 기업에 입사했으니까 CFO는 한 번 해 봐야죠.(웃음) -외환시장이 발전해야할 방향에 대해서 한 마디 해주신다면. ▲현물환 거래는 기본적으로 사이버 거래로 바꿔야한다고 보고 외환시장 규모를 키우는게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우리 정부가 시장관리는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작년에 원화가치가 빨리 절하된 게 올해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거든요. 그러나 규모를 늘리는데 좀더 신경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시장관리가 시장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나타난 것이 국내시장의 문제니까요. 참가자가 적을수록 시장불균형이 커지기때문에 사실 저희같은 사람이 먹기는 더 좋아요. 그렇지만 그래서는 안 되잖습니까.(웃음) (박용철 대리 약력) 1970년 출생(본적 경북 영천) 1989년 경북대 사대부고 졸 1989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입학 1995년 LG칼텍스 입사
2001.11.21 I 하정민 기자
  • (정동희의 핫스팟)95대5의 법칙
  • [edaily] 대박은 이제 풋옵션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들『대박의 꿈』을 가지고, 주식시장에 모여든다.대박의 꿈은 어떻게 구상되고 현실화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겠는데, 나름대로 가장 설명력이 높다고 생각하는 방법은 『철저한 역발상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Richard Koch가 지은 『80/20 법칙』라는 책은 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보는 방향성 속에서는 큰 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Robert Kiyosaki가 지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오히려 한 술 더 떠 『90/10 법칙』 정도가 되어야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소위 대박의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95/5 법칙』정도는 되어야겠다. 지난 주 중반 한 일간지(11월15일자)에서 시황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서베이한 결과는, 『95/5 법칙』 가능성을 웅변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즉, 20명의 시황 전문가 중 11명이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바닥 징후에 따라 현 상황이 상승 초기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고, 9명이 저점을 540∼550, 고점을 620∼650으로 보는 긍정적 박스권 장세를 예상한 반면, 단 1명만이 연내 500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했다. 그 1명의 당사자로서, 오히려 『대박의 꿈』을 굳이 현실화 시키고자 고민한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차라리 풋 옵션을 집중 공략하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 『수급논리의 약발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11월14일자로 IMF가 발간한 『Emerging Market Financing』자료 속에,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다. 즉, Emerging Market 직접투자 측면에서는 안정성을 그런대로 유지했으나,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추이 측면에서는 올해에는10년 만에 순유출로 나타나고 있다. 1996년에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규모가 2천3백억 달러에 달한 것에 비교할 때, 상당히 놀라운 현상이다. 이처럼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추이 측면에서 3분기에 10년 만에 순유출로 반전되었음에도 한국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매우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세 이후의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10월의 경우만 해도 외국인 투자가가 Emerging Market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19억3천만 달러 중에서 56%에 해당하는 10억7천만 달러를 한국 주식시장에 소위 “몰빵” 투자하는 패턴을 보였는데, 외국인 투자가가 일본 주식시장에서 10월 순매수한 금액이 7천8백만 달러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무리수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집중적인 매수세를 계획하면서 차익실현의 시나리오도 나름대로 구상했을 텐데. 그 차익실현 시나리오가 당초의 예상과는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다.즉,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전의 전형적인 선취매 성격 패턴으로 정보 수집력에 있어서 또 한번 탁월한 능력을 보여 주기는 하였으나, 수급 논리를 너무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 한 때 4천억원에 육박했던 매도차익잔고가 60% 청산되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투자 매수세가 외국인의 물량 이전 주체로 기대했을 수 있으나, 지난 번 연기금 주식투자가 외국인의 총알받이 역할을 한 바 있는 연기금은 신규 매수 유입 이전에 기존 펀드자금의 해지를 슬슬 해가며 “약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수급 논리 측면에서 머니 게임의 원동력을 찾아온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뚜렷한 매수주체도 그렇게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조금씩 깨달을 것 같다. ▶ 『콜옵션의 지나친 高 평가』 9월11일 테러 발발 직후 풋 옵션에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한 동안 선물을 매도하거나 풋 옵션을 매수하는 쪽으로 강박관념을 가지고 쫓아다녔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한 때 1만 계약이 훨씬 넘는 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고, 풋 옵션 프리미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쉬지 않고 올라가면서, 어느 순간 강박 관념이 반대편으로 돌아서고 있다. 즉 개인투자자가 선물시장에서 구축하고 있는 매도 포지션은 3천 계약 미만으로 급속하게 줄었고, 옵션시장에서는 콜 옵션만을 일방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콜 옵션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치솟고 있다. 【그림 1 : Put/Call Ratio 변화추이(미국 주식시장)】 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Put/Call Ratio가 테러 직후 1.4까지 올라갔으나 이제는 0.6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옵션 12월물 가격을 콜과 풋을 대조해서 비교해보면, 콜 프리미엄이 현재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 어짜피 카지노 장세라면, 방향성 투자에서 잭팟을 현재의 시장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종합주가지수가 600Pt대를 회복하며, 별다른 조정 없이 460Pt대에서 쉬지 않고 달려와 30% 이상 급등해 있다.. ② 채권·외환시장의 참여자도 주식시장의 머니게임 정서에 휩쓸리며, 주식시장만 지켜보고 있다. ③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역할이 커지면서, 사실상 “엿장수 마음대로”할 만큼 주도권을 잡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 물량을 받아갈 뚜렷한 주체를 (일부 흥분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다. ④ 『95/5 법칙』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각종 미디어의 주식시장에 대한 보도가 흥분되어 있고, 시황 전문가의 절대 다수도 Upside 가능성만 이야기하고 있다. ⑤ 당초 4천억원에 육박하던 매도차익잔고가 7일 연속 청산되면서 1천억원대로 급격하게 줄었고, 매수차익잔고가 매도차익잔고보다 오히려 약1천3백억원 더 많아졌다. ⑥ 연기금 투자주체도 지난 6월처럼 외국인 투자가의 매물 소화 주체로 역이용 되지 않기 위해, 기존의 설정된 펀드 중 수익률이 양호한 펀드를 선택적으로 미리 해지해가고 있다. 【그림 2 : 한국·일본·대만 주가지수 비교 차트】 ⑦ Emerging Equity Market 각국의 주식시장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아시아에서 2분기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중국 주식시장이 3분기에는 최악으로 반전되었고, 한국 주식시장은 특히 연초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사실상 가장 높은 YTD(Yield to date)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여타 신흥국가 주식시장에 비해 연초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월등하게 높다는 측면에서 상대 가격 메리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상승 장세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투자주체는 외국인 투자가일 것이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보다 한단계 상향 조정한다는 뉴스」 등을 최고급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듯한 외국인 투자가는 수급 상의 매수 물량 공세로 쉴 틈을 주지 않는 랠리를 만들어갔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도 강도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일지 단정하기 힘들어 향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외국인의 견인 전략이 점차 수확체감의 법칙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다.그런데 외국인 투자가가 “돌격 앞으로”를 한참 외치며 앞만 바라보며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갔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니 웬만하면 같이 따라올 것 같았던 한국 국내투자자가 일부 흥분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저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방향성 투자를 하는 파생금융상품시장은 무서운 곳이다.하지만 어짜피 카지노 장세라면, 현물 추격 매수보다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방향성 투자에서 잭팟을 찾는 방법이 오히려 유리하지 않을까?. ※ 금주 시장 판단과 관련된 4가지 주요 참고 자료 ①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성장률 예상치 추가 조정 : 국제통화기금(IMF)이 오타와에서 개최되는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결정위원회 회의를 위해 2001년과 2002년의 미국, 일본, 유럽 그리고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다음과 같이 일제히 조정했다. ② DRAM 공급과잉 2002년에도 지속될 지 여부 : · 최근 日 닛케이(日經) 마켓액세스의 서베이 결과 ③ 압도적인 매도 차익 우위에서 매수차익 우위로 급반전 : 한 때 4천억원에 육박했던 매도차익잔고가 60% 청산되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약1천3백억원 가량 더 많아졌다. 외국인 매수세와 더불어 또 다른 수급논리가 되었던 압도적인 매도 차익잔고 우위가 이제는 그 약효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11월 이후 매도차익잔고와 매수차익잔고의 변화 추이】 ④ 새롬기술 사례가 던져주고 있는 교훈 : 미국 다이알패드의 경영이 파산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롬기술의 주가가 이틀 연속 가격 제한 폭까지 하락했다. 많은 기업보고서가 윈도XP에 다이알패드 탑재를 계기로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고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바닥이 확인되었다는 둥, 또는 인터넷 전화 유료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새롬기술에 대해 “Buy”의견을 경쟁적으로 내던 때가 바로 한 달 전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이알패드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분법 손실 규모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탁상공론일 가능성을 증명해주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러한 사례가 새롬기술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겠다. 2000년 상반기까지 비교적 주식시장 주변에 자금이 유입될 때 『Equity Financing』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미래의 막연한 성장성”이라는 선전 카드 이면에 실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고민은 결국 내년의 반등이 주식시장에서 논의되는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제한되고 초라한 그리고 지체된 반등일 수 있다는 살아있는 고민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소 및 코스닥 양 시장에 모두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겠다.
2001.11.19 I 정동희 기자
  • (CEO인터뷰)빌링은 컨텐츠의 인프라-퓨쳐테크
  • [edaily]"인터넷 빌링 솔루션이 뭐냐고요? 인터넷 상에서의 모든 지불과 과금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인터넷 기업들이 유료 컨텐츠를 제공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말합니다" 퓨쳐테크는 인터넷 컨텐츠기업들에겐 없어선 안될 기업이다.컨텐츠 제공 기업들에겐 "인프라 스트럭처"와도 같은 인터넷 빌링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퓨쳐테크 사장은 "인터넷에서의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은 이제 점점 사라질 것"이라며 "질높은 컨텐츠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돈을 벌 수 있어야 하고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과금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과금형식엔 여러가지가 있다.전화료 같이 사용시간에 따라 돈을 내야 하는 "시간 종량제 과금"에서부터 조회 건수에 따라 돈을 내는 "건수 종량제 과금" ,아예 일정액을 내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정액제" 등등. 과거 PC 통신에선 주로 시간종량제 과금방식이 채택됐지만 인터넷 환경에선 여러가지 다양한 과금 형식이 필요하게 된다.그래서 탄생한 것이 퓨쳐테크의 "앳빌"솔루션이다. 이 사장의 전공은 기계공학이다.대학을 졸업하고 몸담았던 직장(현대전자,삼천리기계)에서도 기계나 플랜트의 해외영업을 담당했었다.도대체 인터넷과는 거리가 있어도 한참 먼 일이었다.그런데 어쩌다가 "인터넷 컨텐츠",그것도 과금 솔루션에 관심을 두게 됐을까? "기계쪽 일을 하면서도 한계가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주로 상대하던 기업들이 독일 미국 쪽의 선진기업이었는데 국내 기술과는 한 20년-30년 격차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이러다간 평생을 주변적인 일만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장의 잠재해있던 도전의식을 깨운 것은 빌게이츠였다."평소에 고민만 했을 뿐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 데 빌 게이츠의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을 굳혔습니다.당시 성공한 이들의 자서전을 많이 읽었었는데 빌 게이츠의 책이 특히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 사장은 삼천리기계를 "대책 없이" 그만두고 자기사업을 결심하게 된다.그러면서 사업화의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첫째,선진국과 기술적 격차가 많이 나지 않는 아이템을 고를 것 둘째,시설과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업종을 고를 것 셋째,지식과 관련된 지식산업에서 아이템을 찾을 것 등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원칙이었을 뿐 실제로 사업 아이템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96년 삼천리기계를 그만 둔 이 사장은 38살의 나이로 전산학원에 등록을 했다."뭘 알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일단은 배우자".그때의 심정은 이처럼 단순했다고 한다.96년초부터 만 1년간 이 사장은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자기보다 10년 이상 연하의 학생들과 "놀며 공부하며" 지냈다.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때였다."당시 PC통신이 인기였는데 인터넷이 PC통신을 대체할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뭐가됐건 인터넷으로 승부해야 겠다고 마음먹었죠" 처음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 퓨쳐테크를 설립하고 나서 벌인 일은 웹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여기에 과금을 하는 시스템.그러나 아이디어만 있을 뿐 "기술도 돈도 없던" 이 사장의 사업이 잘 될 리 없었다.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나면 수주가 없고,수주를 따오면 직원들이 나가고 이런 식의 악순환이 계속됐다.이때 전기를 마련한 것은 친구이자 사업동지인 이관희 부사장을 미국 벨연구소에서 영입한 것.이 부사장의 영입으로 퓨쳐테크의 과금 솔루션 개발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곧 IMF관리체제가 닥쳤고 퓨쳐테크는 그야말로 직원들 월급주기도 힘들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일본에 일부 솔루션을 수출했는데 거래선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돈을 못받았고,국내에서도 몇몇 거래선이 부도를 내 타격을 입었습니다.8개월 동안 일이 하나도 없었을 때도 있었죠.그때 가족들과 친척들에게 못할 짓 많이 했습니다" 99년 중반에 웹DB사업을 접고 개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마침내 본격적인 인터넷 빌링 솔루션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이름도 "앳빌"이라고 붙였다.인터넷의 @을 본따 "@bill"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과금 솔루션 개발이 알려지면서 펀딩도 이루어졌다.산은캐피탈을 비롯해 강원벤처펀드 조흥은행 등에서 투자에 나선 것.자금에도 조금 숨통이 트였다.2000년 2월엔 KAIST가 펀딩에 참여했다.마침내 2000년 4월 완성된 형태의 최종 버전인 "@bill"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이상원 사장은 "앳빌의 개발이 끝난 것은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퓨쳐테크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약 50억원,순익은 약 1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당초 매출 목표를 약 100억원으로 예상했었으나 인터넷 업체들의 유료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매출목표도 수정했다.내년엔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쯤엔 코스닥 등록도 계획중이다. 이 사장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직원들과 "꿈"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를위해선 CEO가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한다. 신뢰의 바탕엔 이 사장 특유의 경영스타일이 있다.퓨쳐테크 직원들은 매일 아침 직원 조회를 연다.여기선 이 사장도 그저 한사람의 직원으로 참여한다.CEO는 역할이 다를 뿐 회사의 조직원이란 생각에서다. 이 사장은 가끔 조회석상에서 "CEO 수칙"을 외워야 한다.경영진 수칙은 "기술과 경영환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을 수립한다""문제의 핵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등 5가지다.이 사장의 책상위엔 "CEO수칙"이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붙여져 있다. 부서장들에게도 수칙이 있다."권한보다 의무를 우선하고 건전한 책임의식을 갖는다" "직원들에게 바라는 본보기를 설정하고,그 모델이 된다" 등이다.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건전한 책임의식""경영진과 리더에 대한 믿음" 등 6가지 수칙을 갖고 있다.이같은 역할 모델을 정립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뢰감"은 자연스럽게 싹튼다는 것이 이사장의 지론이다. 현재 퓨쳐테크의 고객은 빌링 솔루션을 판매한 회사와 ASP 서비스(일종의 임대서비스)를 받고 있는 회사 등을 합해서 모두 50여개.iMBC를 포함해 유수의 신문사 닷컴과 e신한,e모든닷컴,야후 등이 고객들이다. 퓨쳐테크의 지향점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가는 것이다.내년 사업계획중에서도 해외진출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다."일단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하겠지만 궁극적으론 미국이나 선진국 시장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인터넷 빌링은 우리가 가장 앞서 있는 분야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디지털 컨텐츠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그것이 퓨쳐테크 직원들과 저의 공통된 바램입니다".장기비전을 말하는 이상원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2001.11.08 I 이의철 기자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하)
  •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는 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입니다. (중편에서 이어집니다) ◇외국계를 뛰어넘어 -일 자체의 어려움말고 구조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은 없습니까. 국민은행도 꽤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조직인데요. ▲외환위기가 올줄 알았으면 국민은행으로 안 왔을지도 모르죠. (웃음) 하지만 외국계은행에서 배운 기술을 시중은행에 성공적으로 옮겨놓고 있다는 자부심이 상당합니다. 전 항상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우리" 기업의 리스크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제가 "우리" 기업이라고 말하는 것에 제 모든 진심이 녹아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중은행 중 파생상품 영업을 큰 규모로 하는 곳이 저희와 산업은행 둘 뿐이지만 산업은행을 마케팅 경쟁자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외국은행들은 마케팅은 열심히 하지만 대부분이 북을 여기다 두지도 않아요. 그냥 물건 떼다가 파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상품에 대한 지식은 물론, 고객을 상대하는 마음가짐도 시중은행직원보다 떨어지죠. 시중은행은 뭐가 문제겠습니까. 외국계은행은 신용도가 좋은 큰 기관이고 마케팅 능력도 대단해요. 저희가 한달쓰는 섭외비래 봤자 그 쪽 하룻밤 술값밖에 안되거든요. 그 사람들은 어떤 경우 술 한번 마시고 천만원이상을 쓴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다만 어떤 세일즈건 결국 사람장사기 때문에 한 번 맺은 인간관계를 죽을 때까지 가지고가는게 중요합니다. 무슨 장사든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인건 사실이지만 그 다음은 세일즈에요. 아직도 은행 내부의 마인드가 이런 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좀 아쉽습니다. -외국은행에 뒤지는 점은 어떻게 극복하십니까. ▲평소에 밥, 술 사는건 못 따라가니까 다른 쪽으로 뚫었죠. 평소에 고급 경제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잘 주고, 가격경쟁력 및 사후 서비스를 철저하게 하는 것에 승부를 겁니다. 어떤 경우에는 기업의 담당자가 스스로 해야 할 기업 내부리포트를 대신 작성해 준 적도 있습니다. 팀원들도 잘 따라주고 있고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산업은행이라는 경쟁자가 실제 있고 준비하는 국내은행도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텐데요. ▲현재 후발 시중은행들이 많은 준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파생상품 장사를 하려면 북을 가져야하는데 북 운영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 다른은행들은 좀 뒤쳐져있는 게 사실입니다. 북은 없지만 열심히 하는 곳이 한두군데 정도는 있어요. ◇파생상품 영업이야말로 최고의 부가가치 사업 -파생상품 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무엇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 건가지고 엄청난 이익을 낸 적도 있습니다. 보통마진보다 10배를 더 먹었어요. 저희가 바가지씌운 것도 아닌데 상황이 그렇게 변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있을 수 있고요. 파생상품 영업은 준비자금이나 거창한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쪽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없으면 저희도 없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죠. 저희가 성장하게 된 계기는 외환위기 후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환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니까요. 이 일이 은행으로선 안해도 그만인 사업일 수도 있지만 시작하면 어쨌든 수익이 나는 사업이거든요. 합병 후 국민은행이 세계 60대 은행안에 들어가는데 그 위상에 걸맞는 파생상품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상품 마진은 어떻게 됩니까. ▲파생상품 마진은 국제결제은행(BIS) 규정에 따라 어느 정도 룰이 정해져있습니다. 금리거래는 1년에 1%, 환율거래는 1년 2%, 2년은 5%, 3년은 8% 정도에요. 거래방법에 따라 ROC(return on capital) 개념을 부여합니다. 물론 목표마진은 고객마다 다릅니다. -올해 현재까지 벌어들인 돈은 얼마인가요. ▲40억원 정도입니다. 저까지 포함해 팀원이 6명인데 거의 맨땅에 헤딩한 거죠. 돈 빌려주고 수익받는 장사가 아니니까요. 작은 금액일진 모르겠지만 저희가 몸으로 뛰어다니면서 한 걸 생각하면 대단한 금액입니다. 상당수 외국계은행보다 실적도 좋을 거라고 봅니다. 어차피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경쟁력은 비슷해집니다. 그럼 결국 세일즈 싸움이죠. 아까 공기업 거래때 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렇게 시중은행이 유리한 구조일때 딜을 못 따내면 비단 국민은행뿐 아니라 국내 금융기관의 자존심 문제라고요. 밥 사주고 술 사주는 건 못해도 파생상품 세미나라도 자주 열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시장확대에 기여하는 길이니까요. ◇헤지 필요성 인식은 기업 경영층부터 -국내 기업체들은 왜 헤지를 잘 안할까요. ▲가장 큰 문제는 경영층의 인식부족입니다. 사실 헤지를 왜 하냐는 질문자체가 말이 안되거든요. 외화거래가 전혀 없는 기업이 헤지를 하는 것은 투기지만 그렇지않은 경우 이건 기업의 생존문제 차원에서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한쪽만 봐요. 예를 들어 수출기업이 수출헤지를 위해 선물환을 매도했다 치죠. 그러면 "매도선물환" 이라는 외화부채가 생기는데 평가 후 계리할 때 달러를 미리 팔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나지만, 외화자산쪽인 수출쪽에서는 이익이 생기잖습니까. 이게 헤지입니다. 문제가 뭐냐면 기업들이 장부상에서 양쪽 이익-손실을 같이 고려하지 않고 파생상품 쪽 손실만 부각시킨다고요. 수출쪽에서 실제 이익난 건 생각안하고 말이죠. 이 관행을 벗어나지 않으면 대한민국 기업들은 절대 헤지못해요.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이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유야 어쨌든 파생상품쪽에 손실이 계리되면 주총때 시끄러워지니까 귀찮고.. 무지한 것도 있겠죠. -헤지를 해서 손실을 회피했다기보다는 사고가 나는 것만 부각시키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더 심화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100% 관리잘못이죠. 과도한 헤지를 했거나 하는 등..그런건 얼마든지 막을 방법이 있어요. 헤지할 부분이 50인데 헤지를 100을 했다거나 그러면 당연히 문제가 생깁니다. -헤지해서 이익났다는 보도자료는 업체쪽에서도 안 돌리더군요. 헤지해서 왕창 손실났다는 기사는 많이 나오는데 말이죠. (웃음) ▲삼성전기 포르투갈 법인은 헤지를 과도하게 해서 문제가 된 경우입니다. 저는 거래할 때 그 기업이 오버헤지한다 싶으면 당장 알려줍니다. 통상적인 경우 환리스크를 가진 기업이 100%나 아니면 0% 헤지한다는 건 말이 안되거든요. 물론 실무적으로 헤지와 투기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장기간으로 투기해서 돈 번 한국기업, 단 하나도 없습니다. 단기간 돈 좀 벌었어도 결국 다 날렸어요. 헤지라는 게 돈 벌려고 하는게 아니잖습니까. 투기나 헤지해서 돈 번다면 그 사람은 외국계은행에 가서 딜링해야죠. 우리기업은 헤지에 대한 안목을 깨우쳐야해요. 공기업가서 헤지 설명회하면 CFO란 사람이 뭐라는 줄 아십니까. "헤지가 왜 필요하냐, 우리는 환율이나 금리변동에 맞춰 원가조정하면 된다고 한다"고요. 이게 말이 돼야죠. 원가조정이 뭡니까. 결국 국민부담으로 되돌아간다는 건데 명색이 공기업에 근무하면서 이 정도 인식을 가져야 되겠습니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환율 떨어지면 가격 내리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환율 올랐을 때 그만큼 가격 안 올랐으니 안 내린다고 변명이나 하고... 저희는 항상 위험고지를 합니다.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까 헤지한다고 헤지거래에서 꼭 손실 안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입니다. -헤지해주고 흐뭇했던 경험은요. ▲저희 주요고객인 SK글로벌 재무담당자가 업무처리를 똑 부러지게 해요. 헤지결과가 좋으니까 그룹회장실에 올라가서 칭찬도 듣고 승진도 빠르고. 지켜보는 저희도 보람이죠. 현대차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현대차의 경우 헤지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동안 충분히 효과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 이계안 사장이 물러나고 변화가 있나요? ▲아직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요. 현대차는 이 시장에서 여전히 거대고객이에요. 가보면 외국계은행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더군요. 요즘에는 조선사들도 헤지를 많이 합니다. 조선사들은 수주대금을 다 2~3년간 나눠서 나중에 받으니 위험이 엄청나죠.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등등 있지만 굉장히 적극적으로 헤지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만큼 회사 안에서 컨센서스가 확립된 거죠. 일전에 모 경제신문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헤지를 잘 안한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습니다. 삼성기업은 경영 재무관리에 상당히 열심일 것 같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상당히 다른 얘기죠. 외화거래 규모가 큰 일부 계열사의 경우 헤지에 소극적인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 환율이 낮을 때 달러 셀을 했던 것이 환율이 오른 후 만기가 돌아오면 헤지거래에서 손해를 보지않습니까. 그래서 안 한다는 거에요. 결과가 나쁘니까. 삼성같은 대기업들도 그 정도로 소극적인 것이 좀 아쉽습니다. 또 헤지를 지속적으로 안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다 안하니까 깨지거든요. 늘 헤지를 하면 100% 매치는 안돼더라도 위험부담이 급감하거든요. 진정한 경영이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헤지를 적극적으로 할만한 환경도 못됩니다. 최근 은행들이 시행중인 기업 환리스크 관리기준에 보면 회사규모가 크면 헤지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규정을 만들었어요. 오픈 포지션 중 얼마를 헤지해야 한다고 명시해야 하는데 전체 자기자본중 오픈포지션이 얼마 식으로 해놨거든요. 10년전부터 제가 똑같은 얘기를 말하고 다녔는데 아직까지도 안 먹힌다는게 정말 속상합니다. 요즘들어서 그나마 좀 나아지긴 했지만... -의외입니다. 소위 말하는 삼성의 이미지와 다르군요. ▲전혀 안한다기 보다는 최근에 소극적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죠. 현대차는 자동차 그룹으로 분리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딜러들도 공통적으로 그렇게 말합니다. -저는 국민은행과 같은 시중은행이 파생상품 영업팀을 오래전부터 꾸려왔다는 사실에도 놀랐습니다. ▲제가 왔을때만 해도 "누가 새로왔으니 새로운 거 해서 돈이나 벌어봐라" 라는 정도의 인식에 불과했습니다. 많이 달라졌죠. 저희 팀이 자리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고 봅니다. 아무리 매커리은행과 업무제휴를 했다해도 고객들에게 팔지못하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세일즈 파워가 없으면 이 장사는 말짱 황이라는 뜻이죠? ▲기업들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정말 노력 많이했는데 결정적 순간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현물환이야 전화한 번 해도 거래하지만 스왑이나 옵션은 거래를 트기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모럴해저드가 많이 없어지면서 접대 문화가 줄어든 건 저희한텐 이익이죠. 그리고 외국계은행에서 세일즈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시중은행 사람들보다 특별히 나을 것은 없다고 봅니다. 학벌이나 연수경험, 업무능력이 월등한데 외국계처럼 좋은 조건 하의 플레이그라운드가 없어서 못하는 것 뿐입니다. -맥커리와 업무제휴 당시 함께 시작한 처음 제휴팀 인원을 다 뺏기셨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러니까 뺏기는 겁니다. 그런 능력있는 친구들이 뛸만한 공간이 없다는 거죠. 안타깝죠. ◇능력있는 후진을 키우는 것이 꿈 -97년에 국민은행으로 오셨군요.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하셨구요. 졸업은 언제하셨습니까? ▲84년 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77학번이고요. -꿈이 후진양성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강연다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전 직장생활을 오래할 마음은 없습니다. 자리에 연연하지도 않을 거고..나중에는 이쪽에서 종사할 후진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일을 할 겁니다. -책 쓰실 계획은요. ▲실무서를 쓰면 잘 쓸 자신은 있는데(웃음)...아직은 시간내기 어렵군요. -외국계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까. ▲그냥 보수가 좋으니까 간 거죠. 요즘 외환딜러가 선호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뭐 일견 타당한 측면도 있어요. 우리나라가 고정환율제를 도입하지 않는 한 트레저리 업무는 계속 발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성돈 팀장 약력) -58년 출생(본적 경기 김포) -77년 인창고 졸업 -84년 외국어대 영어교육과 졸업 -86년 외국어대 무역대학원 경영학 석사 -84년 Marine Midland Bank 서울지점 입행 -86년 HSBC 서울지점 -97년4월 국민은행 국제금융부
2001.11.02 I 하정민 기자
  • (정동희의 핫스팟)잠 못 이루는 친구에게
  • [edaily] 잠 못 이루는 친구에게 ▶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 지금으로부터 7∼8년 전 법대를 졸업하고 증권회사 영업직에 사회 첫 발을 내딛은 (죽마고우인) 당신에게 대뜸 나는 “이왕에 시작한 고시 공부 좀 더 계속하지, 증권회사에는 왜 들어가느냐?”고 반문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때 당신은 “고시 공부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이왕 취직할 바에는 증권업종에 종사하는 게 집안의 장남으로 경제적 여유를 빨리 도모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 같다”며 나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세월은 지나 97년 후반 IMF위기가 닥친 후 불행하게 문을 닫은 몇몇 증권회사에 소속된 당신은 他 증권사로 수평 이동을 한 차례 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더욱 강건하게 늘 공부하는 주식 영업맨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멀리서 받았다. 그 동안 우리는 자주는 못 만났지만, 만나게 되면 「주식쟁이」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뭐가 재미 있다고 주식 이야기를 한 참이나 하며 “당신은 주식 영업브로커의 꿈, 나는 애널리스트의 꿈”을 그런대로 키워온 것 같다. 하지만 지난 주 후반 정말 오랜 만에 당신에게서 전화를 받고, “요즈음 잠이 안 온다,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아닌데…”라는 이야기를 전해 받고 한참동안 잔잔한 슬픔에 동감하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마저 절실하게 든다. 나는 스트래티지스트(Strategist)란 직업이 내 천성(天性)이라고 순간적으로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로, 의욕적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사실 요즈음은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한다. 당신이 한 때 경제적 여유를 빨리 도모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던 증권 영업에 종사하면서, 결과적으로 빚만 늘었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성격은 다르겠지만 나도 한 때 매일 열성적으로 출연했던 모 증권 케이블TV 방송국에 들어가서 시황을 말하기가 두려워, 방송국 주변의 동네를 몇 바퀴씩 돌고 나서야 겨우 스튜디오에 들어갔고, 이젠 이것도 지쳐 그만 두었다. 현실적으로 당신과 내가 몸 담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생존의 방법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서, 시장에서 지금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또 어떻게 대처해 가야 되는지 고민해 보기로 하자. ▶ 첫번째 의문점: 「비트 크로스 전략」은 결국 모두가 흉내낼 수 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NEC·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 등 일본 4개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자국 정부에 반덤핑관세 부과를 요구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와의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256Mb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소위 「비트 크로스 전략」등을 통해 가격 정책에 있어 공격성을 띠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놀라워 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겠다. 최근 외국인 투자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공격적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반도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주장하는 외국계 보고서의 주요 논리 중의 하나가 「한국 반도체 재고의 감소세 반전」이 중요한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256Mb 생산 비중에 적극적으로 증대시키는 「비트 크로스 전략」이 다른 경쟁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별 어려움 없이 모방할 수 있는 전략이라, 자칫 256Mb 중심의 공급과잉 부담 요인을 높여 재고정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올해 들어 경기선행지수 측면에서도 저점 확인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국내외 경기선행지수가 다시 꺾이며, 상반기 경기선행지수 확인 신호가 「잘못된 신호」였음을 보였다. 이와 같이「한국 반도체 재고의 정점 확인 가능성」이 『(무리한 비트 크로스 전략 등) 끝나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간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인해, 다시 한번 도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4분기에 영업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많지만, 반면에 시장에서는 소위 「내년도 경기 반전 기대」를 너무나 공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내년도 경기 반전 기대」가 실제로는 초라한 반등일 가능성이 많다. 즉,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출하액 기준) 전년비 32.1% 감소한 1,338억 달러 전망하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 당장 美 테러사건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상업전이 불발로 끝날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반면에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반도체 주가의 게릴라전은 적중으로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 의문점 :「미국만의 10월 금리인하」,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League) 어찌 되었든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흥분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선취매한다는 식으로 시장 논리를 풀어가고 있으나, 너무 궁색한 듯 한 인상이다. 미국의 9월 경기선행지수가 약 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8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내며 9.11 테러 사건이 있기 전부터 이미 경기 침체에 빠져 있었다. 특히 공급 과잉을 미국을 기점으로 한 수요 감소가 개선될 조짐도 없고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경기선행지수마저 다시 꺾이고 있는 양상에서, 작년 이후 지겹게 반복되면서 속아왔던 「경기 반전 선취매」란 녹음 테이프를 또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있었던 ECB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아 결국 10월에는 「미국만의 금리인하」가 된 셈이다.하지만 미국 집중 체제 시스템에 길들여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그들만의 리그(League)」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을 계속적으로 믿으려는 모양이다. ▶ 세번째 의문점 :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새로운 블랙홀(Black Hole) 성격이 강한 “강원랜드”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증가된 매도차익 잔고로 인해 베이시스가 축소 될 경우 청산을 시도하며 현물 매수를 유발할 수 있는 등 유동성에 의존한 시장 힘도 만만찮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동성 유입에 대한 기대』가 현 시점에 시장 상승 모티브(Motive)가 되었다고 볼 때, 결국 『유동성 유입에 대한 현실 파악』이 결자해지(結者解之)란 격언차원에서 가장 확실한 시장 하락 모티브(Motive)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25일 코스닥에 등록되어 매매거래가 개시된 강원랜드가 제한된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Black Hole)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잠복 되어 있다. 강원랜드가 시가총액이 3조원대를 벌써 기록하여 KTF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직등록으로 인해 「양도소득세와 관련된 세원노출」문제를 해결한 기존주주의 차익실현 자금이 성격상 주식 유통시장으로 재 유입된다는 보장이 약하다. 이런 관점에서 강원랜드의 직등록은 실질적인 주식시장의 유동성 재분배 차원 측면에서 약 5천억원 가량의 유동성 감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벤처업종은 결국 진입장벽이 없는 업종으로 정의할 수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진입장벽이 하늘같이 높은 카지노 업종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어 제한된 유동성을 빨아들인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닌가 쉽다. 최근 강원랜드와 관련하여 적정주가를 낮게 제시하거나 주가 전망에 소극적인 애널리스트 등(저를 포함)에게 협박전화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 주식시장의 슬픈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네 번째 질문 :『(돈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재의 외국인 투자가」는 어떤 성격이 강한가? 세계의 금융 자본의 핵심을 이루는 미국 금융 자본의 많은 부분이 유대계에 의해 장악된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이야기이다. 돈의 힘에 의해 정치논리마저 영향을 받는 자본주의 속성에 의해, 유대계의 세계적인 자본은 이미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례로, 이스라엘은 지금도 미국으로부터 연간 30억달러 이상을 지원 받는 「미국의 최대 원조 수혜국」이 되고 있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최근 지칠 줄 모르고 한국 주식시장을 공략하는 외국인 투자가의 정체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는 International Equity Fund 유출입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하고 헤지펀드 성격의 자금과 같이 어우러져야만 설명이 되는 수준이다. 사실 많은 헤지펀드 자금이 유태계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말레이지아 마하티르 총리가 그 당시 그렇게 조지 소로소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사실은 어쩌면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지아와 유대교에 속한 조지소로소」간의 보이지 않는 심리 불일치였는지도 모른다. 지난 9월11일 테러 이후 『미국의 군사 보복 개시 이후 아시아시장에서 보여준 회교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지아의 反美 정서에 당혹한 국제금융 자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돈의 힘”에 의존하여 금융 공습을 단행하는 듯하게 적극적인 양상이다. 하지만 현재의 외국인 투자자금의 적지 않은 부분이 헤지펀드 성격이 강한 자금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입된 자금의 한국 내 체류기간』이 뮤추얼 펀드보다는 짧을 수 있다는 점을 조금씩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친구야, 『주식시장은 결국 부익부 빈인빈(富益富 貧益貧)의 세계』인 것 같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도 강도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거나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외부변수에 대해 이렇다 할 이야기를 주장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9월11일 테러 이전의 주가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여 가격 메리트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 이 지수대에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적극적으로 기대하기 힘들고, 실질적으로 고객예탁금의 증가세도 답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금주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외국인의 견인 전략이 점차 수확체감의 법칙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다. 하지만 현 장세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가 한 가지 중요한 실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즉, 수급의 논리와 펀더멘탈의 논리가 혼재되면서 가장 유리한 쪽으로 자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는 머니 게임의 논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스쿠루지 영감처럼 너무 그들만의 잔치를 투기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주목 받는 논리가 결국은 강자가 관심을 가지는 논리일 때가 많듯이, 『주식시장은 결국 부익부 빈인빈(富益富 貧益貧)의 세계』라는 걸 이제는 절실히 깨닫는다. 하지만 미국 집중 체제의 세계 경제 체제로 요약되는 「세계화 시스템」에 이슬람 일부 국가가 너무 소외된 사실이 결국 현 세계 불안의 시발점이 되었듯이, 주식시장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잔칫상을 모두 휩쓸려는 과욕은 또 다른 무리수를 야기시킬 수 있다. 지난 주 친구가 들려준 “요즈음 잠이 안 온다,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아닌데…”라는 이야기가 자꾸만 머리 속에 맴돈다.
2001.10.29 I 정동희 기자
  • (증시포커스)"나를 따르라" 그리고 "이판사판"
  • [edaily] 주식시장이 사흘만에 고개를 숙였다. 사흘째 이어진 뉴욕증시의 하락세와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장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증시에너지의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빛은 발하지 못하고 있다. 예탁금은 아직 화중지병의 형국이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하루 전보다 6.48포인트(1.3%) 떨어진 480.27포인트로 끝마쳤고, 코스닥지수도 1.10포인트(2.18%) 하락한 49.36포인트로 되밀렸다. 선물지수도 1.25포인트(2.09%) 떨어진 58.60포인트로 내려앉았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하락 종목수가 573개에 달했지만, 시가총액 2~4위 권에 랭크된 SK텔레콤과 한국통신, 한국전력 3종목이 선방하면서 지수 하락폭을 크게 둔화시켰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가장 견조한 시세흐름을 보이고 있는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테러 사태가 발생한 직후 시장이 열린 12일 9.18%의 급락세를 보인 뒤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4일 단하루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이후 나흘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의 20일 마감 주가는 4500원(2.12%)이 오른 21만6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지분율도 47.01%로 높아졌다.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이 47%를 회복한 것은 지난 6월12일(47.02%) 이후 근 1백일만의 일이다. 이와 관련 오늘은 "나를 따르라" 종목의 존재 유무가 주는 의미를 알아본다. 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현실에 비추어 "이판사판"이 담고 있는 교훈도 짚어본다. "나를 따르라" 종목은 한마디로 주도주를 말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일컬어 "폴(Pole)대 종목"이라고도 말한다. 사실 주도주는 강세장에서 어울리는 용어다. 약세장에선 그저 "틈새종목"으로 불리는 게 적당하다. 강세장과 약세장을 구분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사람마다 잣대도 다르다. 그러나 주도주와 주도세력의 존재여부는 강세장과 약세장을 구분하는 공통 가늠대로 활용되곤 한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는 주도주가 있게 마련이고, 주도주의 추세가 살아있으면 추가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해진다. 그러나 주도주가 꺽이면 시장흐름도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반대로 약세장에서 독야청청하는 종목이 있다면 앞으로 "불씨"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틈새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인지 나름대로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SK텔레콤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이와 관련 "불씨"역할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커다란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신관련주들이 세계 주요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상황인 만큼 추가상승의 한계를 드러낼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이 SK텔레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론 나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내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환매에 따른 매물 출회 우려감을 낳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금 증시가 처한 현실은 특정 종목과 업종이 "불씨" 역할을 해내기에는 역부족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경기침체와 미 테러 사태 이후 전쟁 발발 가능성 등 불확실성의 증폭에 따른 시장의 체계적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등 통신주의 버팀목 역할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비록 통신주의 "불씨"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시장에 희망(틈새종목)이 있는 것과 없는 것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희망의 존재는 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와닿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SK텔레콤 등 통신주를 주목해보자. 정부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리도 내리고 유동성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거듭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주가는 떨어지는데 예탁금은 연일 폭증, 19일 현재 8조8884억 원을 기록중이다. 테러 사태 이후 무려 1조3000억 원 이상 늘은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원금을 살찌우는 투자자보다 까먹는 투자자들이 허다한 실정이다. "이판사판"의 심정에 사로잡힌 투자자들도 한 둘이 아니다. 관련업계도 죽을 맛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 있어 개인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판사판"의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흔히 "이판사판"은 막다른 판단을 해야할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배수의 진"이라는 의미보다는 "될 때로 되라"는 자포자기성 뜻을 더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불교에서 유래된 말로 부정적이거나 나약한 뜻을 담고 있지 않다. 이판사판은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라는 불교용어에서 유래됐다. 이사무애법계는 이법승(理法僧)과 사법승(事法僧) 그 어느쪽에도 막힘이 없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법승은 수도승을 의미하고 사법승은 사찰의 행정을 맡아보는 승려를 뜻한다. 비유하자면 흔한말로 업무는 업무대로, 놀이는 놀이대로 모두 잘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도 강세장과 약세장을 넘나들며 수익률을 챙길 수 있을까. 물론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가능도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투자고수라도 강세장에선 몰라도 약세장에서도 줄곧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최근처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선 그야말로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 확률은 더욱 낮아지게마련이다. 투자자로서 "이사무애법계"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면 약세장에선 생존전략을 세워보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시장이 피곤함을 호소할 땐 조심스러운 장세 접근이 요구된다. 대박의 꿈은 유혹적이지만, 아직은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어떤 광고의 카피처럼 꼭집어 주도주와 주도세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주변여건도 불투명하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때를 기다려 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다시금 생각해 볼 시점이다.
2001.09.20 I 김진석 기자
  • (증시포커스)증시도 중복맞이 보신할까(26일)
  • [edaily] 주식시장의 급락세는 일단 멈췄다. 시장이 하루만에 고개를 숙였지만 낙폭은 미미했다. "사자"와 "팔자"가 거의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미국증시의 속락세에도 불구하고 서울증시는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25일 거래소시장은 삼성전자가 버팀목 역할을 해냈고, 코스닥시장은 국민카드와 LG텔레콤 등이 지주목 역할을 담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520선에서, 코스닥지수는 64선에서 각각 사흘째 머무르고 있다. 옆으로 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지수의 정체현상은 위를 향한 워밍업의 과정인지, 아니면 톱니형 하향추세속의 일시적인 꿈틀거림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주가의 방향성을 논하기에는 여전히 증시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어수선한 모습이다. 이제 7월도 영업일 수로 불과 나흘만을 남겨 놓고 있고, 26일은 중복이다. 과연 증시도 중복맞이 보신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시장흐름을 살펴보자. ◇거래소/코스닥 낮은 일교차 종합주가지수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일 보다 0.54포인트 내린 526.08포인트로 마감했다. 지수 일교차는 8포인트에 불과할 만큼 시장흐름은 장중내내 잔잔했다. 코스닥지수도 0.43포인트 떨어진 64.10포인트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역시 지수 일교차는 2포인트에 그쳤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나란히 3억7천여만주를 나타냈다. 거래대금은 각각 1조1732억원과 1조3403억원으로 코스닥시장이 거래소를 웃돌았다. 그러나 절대적인 규모는 두 시장 모두 취약한 모습이다. 거래소시장은 외국인(+322억원)과 개인(+213억원)이 받쳤고, 코스닥시장은 개인(+81억원)이 홀로 사자에 나섰다. ◇일봉챠트 해머형 출현후 이틀째 양봉 거래소와 코스닥지수는 살짝 꼬리를 내렸지만, 일봉챠트상 양봉을 그려냈다. 연이틀(24~25일) 양봉을 나타낸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마감지수(526P)가 시초가(519P)를 웃돌았고, 코스닥지수도 시초가(63P)를 극복하면서 마감(64P)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일봉챠트가 전일(24일) 해머(Hammer)형을 출현시킨후 또다시 양봉 하나를 보탬에 따라 추세반전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하락장에서 발생한 해머형 일봉은 반등의 신호로 인식되곤 한다. 여기에 양선이 보태질 경우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게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날 지수 하락폭(0.43P)이 전일의 상승폭(0.39P)을 웃돌았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5일선 회복 이날 거래소시장의 "빅5종목"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보다 5000원(2.88%) 오른 17만850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올랐다. 삼성전자는 주가 5일 이평선(17만5600원)도 뚫고 올라섰다. 최근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5일선이 20일선(17만9750원)을 밑에서 위로 꿰뚫는 단기 골든크로스의 발생도 내주초쯤 가능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론 몸을 추스리는 모양세를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 경기의 바닥논쟁이 진행중에 있고,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감 등이 상존하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여부는 속단할 수 없는 일이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17만주, 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영업일 기준으로 열흘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일간 사들였고, 3일간 처분해 매수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철강금속과 금융주 7일째 매도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공세(?)를 다시금 펼치고 있지만, 반대로 포항제철이 소속된 철강금속업종과 금융주에 대해선 각각 7일째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주에 대해선 지난 16일이후 25일까지 7일동안 118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철강금속도 같은기간 342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포항제철은 닷새연속 처분하고 있다. 이날 포철의 주가는 전일 보다 3500원(3.95%) 하락한 8만5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5일 이후 6개월 20일만의 최저수준이다. 시황분석가들은 이처럼 외국인이 철강금속업종을 연일 매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철강업종의 경우 업황이 어려운데 따른 실적악화 우려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진단을 내리고 있다. 실제 포철은 이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주의 매도에 대해선 "증시침체로 인한 증권업계의 실적악화와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은행권의 잠재부실이 증가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선물, 이틀째 백워데이션 선물지수는 이날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막판 매수세의 유입으로 결국 0.10포인트 오른 65.15포인트로 마감했다. 나흘만의 반등이다. 그러나 시장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03포인트로 전일에 이어 백워데이션 상태를 이어갔다. 백워데이션으로 인해 이날도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805억원 달한 만큼, 이같은 여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매물부담을 떠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물시장의 취약한 수급구조를 고려할 때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은 위력적일 수 밖에 없다. 당분간 선물시장을 눈여겨 볼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편, 외국인은 이날 신규매도와 전매에 나서 하루전 4645계약에 달했던 매수포지션을 95계약으로 대폭 축소했다.반면 개인은 전일 대규모 매도(3084 계약)에서 1011계약 매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기술적 접근.."믿을 것은 실적" 앞서의 지적대로 지수는 빨래줄 처럼 옆으로 기고 있다. 방향성을 모색하는 듯한 모양세다. 그러나 시장의 질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메릿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인 반등은 유효한 상황이지만, 추세전환은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누가 주식을 사줄 것이지. 또 주도주는 어떤 업종과 테마가 될 것인지. 이같은 물음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릴 수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게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복날 몸보신은 실제 효과보다 심리적인 효과가 강하다. 체력관리는 평소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증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기술적반등으로 몸을 단기간 추스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추세반전은 수급과 재료, 정책변수는 물론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일 때만이 가능하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녹록한게 없다. 이런 와중에 석유수출기구(OPEC)가 오는 9월부터 1백만 배럴을 감산키로 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또다른 부담이 아닐수 없다. 때문에 아직은 방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이든, 단기적 관점에서든 매매에 나설 요량이라면 철저하게 실적이 뒷받침된 종목에 투자를 국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정석이 최우선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01.07.25 I 김진석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⑮지동현 조흥은행 상무(중)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조흥은행의 지동현 상무 입니다. (인터뷰 상편에서 이어짐) <’은행장이 꿈’..실제 은행경영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 -조흥은행으로 옮기신 건 언제입니까. ▲99년에 조흥은행 사외이사가 됐습니다. 마침 금융연구원에서 안식년을 맞이한 때라 출근하는 사외이사직을 맡았죠. 위성복 행장께서 제게 요청하신 분야가 있었거든요. 당시 조흥은행이 DR발행과 사업부제로 조직개편을 준비하던 때라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외이사가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요. 사외이사에서 조흥은행 상무로 변신하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뭐 정확한 것은 저도 잘 모르지만 누군가 저를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가 왔습니다. 사실 당시 제일은행에서도 똑같은 요청을 받았었는데 그곳보다는 조흥이 낫겠다 싶어서 온 겁니다. 조흥은행으로 직장을 옮긴 이유는 음...어쨌든 사외이사는 primary job이 아닌 second job이잖아요. 아주 예전부터 은행장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위 행장께서 "실제 경영진으로서 같이 한번 일해보자"고 제안하셨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위 행장을 처음 만나신 건 언제인가요. ▲93년 금융연구원에서 조흥은행 컨설팅을 해줬어요. 그때 처음 만났습니다. -현재 맡고있는 업무는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까 아니면 위 행장께서 지시한 사안입니까. ▲2월에 입행했으니까 이제 다섯달이 다 돼가는군요. 제의를 받은 것은 작년 연말이었는데 "어떤 자리를 줄테니 와라" 이런 말씀은 전혀 안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런 자리 주십시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상무 취임하는 첫 날 제 부서를 알았습니다. 위 행장께서도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겁니다. 제가 온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는 뜻인데 누구를 내보내야 하나, 또 저에게는 어떤 일을 맡겨야 하나...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으니까요. 제가 담당하는 부서가 소위 말하는 profit center(수익창출부서) 아닙니까. 이 일을 맡기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영업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후선에서 연구조사만 해 왔으니 걱정도 많이 하셨겠죠. 그런데 제게 profit center를 맡겨주시니 우선은 놀라웠고 그 배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구원 생활만 10년 넘게 했는데 은행에 와서도 비슷한 일을 한다면 제가 왜 직장을 옮기겠습니까. 변신을 하려면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위 행장께서는 risk taking을 하신거고, 운이 좋아서 그랬지만 아직까지 제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죠 뭐.(웃음) 우리 은행의 채권부문이 타 은행보다 성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조흥은행에 5개 본부가 있는데 우리 본부가 올해 달성해야할 이익목표가 1750억원 입니다. 진도율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채권쪽에서 잘한 것이 크게 작용했죠. <취임하자마자 “채권투자 규모 2조5000억원을 3000억원으로 줄입시다” 설득> 제가 취임한 날이 2월 16일 목요일이었습니다. 첫 주에는 인사다니고 정신없이 보냈는데 그 다음주 목요일, 금요일에 채권수익률이 30bp이상이 오르더니 이틀 사이에 700억원이 날라갔어요. 아찔했죠. 우리 트레이더들을 불러모아 긴급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듀레이션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4년 정도라고 대답하더군요. 채권부문 총 자산이 2조5000억원인데 금리가 1%가 움직이면 1000억이 왔다갔다 하는거 아닙니까. 저는 그당시만해도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700억원을 이틀만에 까먹고 200억 정도 남았는데 1000억을 손해보면 사실상 만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헤지가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국채선물 매도에 들어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트레이더들이 "우리 물량이 너무 많아서 매도를 왠만큼 해서는 헤지가 안된다"고 말하더군요. 그럼 팔라고 했더니 파는 건 더 안된대요.(웃음) "우리가 국채선물 시장의 큰 손인데 팔아대기 시작하면 더 떨어집니다. 왜 자기 발등을 도끼로 찍습니까"라고 말하는데 난감했죠. 당시만해도 국채선물 시장규모가 그렇게 작은 줄도 몰랐었고 헤지는 안된다고 하니 답답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 어떡하냐고 물어봤더니 방법이 없다고 대답하더군요. 하하. "세상에 방법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 시장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씩 팔아치워라"고 말하니까 트레이더들이 무척 싫어하는 눈치에요. 잘 아시겠지만 트레이더들은 누가 팔아라 사라 지시하는 걸 무척 싫어하죠. 물론 저라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걸 이해하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었어요. 말도 안하고 뚱한 기색이 역력하길래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우리 본부의 손익을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냐" 고 말이죠. 저라고 대답해요. "그럼 난 뭘 해야되냐"고 되물으면서 "최소한 포지션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은 나한테 있는거 아니냐"고 밀어부쳤습니다. "나는 3000억 이내로 줄일테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고 그 범위에 맞추라"고 세게 나갔어요. -2조5000억원을 3000억원으로 말입니까. 하하. 갈등이 많았겠군요. ▲물론입니다. 없을 수가 없죠. 그러나 저희 본부가 원화채권 분야에서 이익을 내야하는 최소단위가 1050억인데 이걸 맞추려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트레이더들을 설득했어요. "사고 싶을 때 나에게 근거제시만 합리적으로 해라. 그 때는 한도를 왕창 늘려주겠다. 일년 내내 똑같은 포지션을 들고가야할 이유가 도대체 뭐냐. 상황에 따라 줄이거나 늘릴 수는 있는 거 아니냐. 전체규모는 내가 정할테니까 그 한도 안에서는 뭐든 하고싶은 대로 해도 좋다" 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것이 역할분담인데 납득시키는 것은 엄청 어렵더군요. 트레이더들은 1년에 1번 포지션을 정하면 고수해야된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당시 상품계정에 2조를 배정해줬어요. 2조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어디서 개뼉다귀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3000억으로 줄이라니 그 사람들도 황당했겠죠.(웃음) -하하. 설득비법은 뭡니까. ▲2주 동안 사정도 하고 야단도 치고, 빌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하여간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위 행장께서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으셨는지 제게 "트레이더들을 너무 한 쪽으로 몰고 가지 마라. 방향 설정만 해주면 된다"고 세번이나 말씀하시는 겁니다. "아무리 지 박사가 이론이 강하다고 해도 실무경험은 없지 않느냐. 동물적 감각으로 이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인데 너무 윽박지르면 안 된다"고 말이죠. 그래서 당초 의도했던 것 만큼 못 줄였어요.(웃음) 1조6000억원 정도만 팔았습니다. 채권수익률이 올라가다가 다시 떨어지니까 그렇게 큰 규모로 안 줄여도 될 것 같았어요. 그 다음에는 알아서 하라고 자율권을 줬습니다. <5월에 채권을 사야했던 3가지 이유> -돈은 언제 버셨나요. ▲규모를 줄이고 나서 4월까지 두 달 동안은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벌 수가 없죠. 5월에 많이 벌었습니다. 전 정말 우리 트레이더들을 업고 다니고 싶어요. 얼마전 손을 털고 나오면서 우리 은행은 매매이익을 실현했고 다른 곳에서는 오히려 평가이익을 까먹었으니까요. 현재 저희는 기회가 오면 다시 지를 수 있는 충분한 힘을 비축했습니다. 매달 말이 되면 다음달 운용전략에 대해 미팅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금리가 7%에 진입하면 왕창 실으려고 했는데 7%에 못 가서 기회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5월 미팅을 하는데 트레이더들이 중순쯤에 3000억원 어치를 다 샀다고 말하는 거에요. 왜 샀냐고 물어보니 지금이 사야할 때라면서 포지션을 1조5000억원까지 늘려달래요.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말했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습니다. 첫째, 물가불안 위험요인은 거의 다 사라졌다. 둘째, 경기회복이 된다고는 하지만 미, 일, 유럽쪽 상황이 너무 안좋기 때문에 경기회복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릴 거다. 셋째, 은행들의 현재 퍼포먼스가 상당히 나쁜데 6월 반기결산을 맞추려면 어떻든 시장에 다시 들어올 수 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들어보니 다 맞는 얘기 아닙니까. 그래서 한 마디했죠. "질러라" 5월말 1주일동안에 1조5000억원을 다 채웠습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우리 트레이더들의 공이에요. 저는 이유를 듣고 허락만 했을 뿐이죠. -걱정은 안 했습니까. ▲걱정 많이했죠. 잠도 안와요. 까딱 잘못하면 그동안 벌어놓은 것도 다 날릴 판인데 태연할 수가 없죠. 포지션을 늘린 다음 위 행장께 "이러저러해서 늘려습니다"고 보고하니 이번에는 아무말씀도 안하시더군요. 그동안 조금 믿음이 생기신 모양인지...하하. -현재 가지고 있는 포지션은 얼마나 됩니까. ▲2000억원 정도? 없어요. 6월 들어와서 이익실현하고 다 정리했습니다. 제가 와서 채권분야에 두 가지 큰 결정을 내렸는데 두 번째는 트레이더들이 전적으로 주장한 것입니다. 처음결정은 제가 했으니까 저와 우리 트레이더들은 비교적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웃음) 직원들 덕분에 제 마음이 무척 편한 상태고 우리 트레이더들도 저 때문에 지를 수 있는 힘을 비축했으니까 서로서로 좋은 거죠. <” 전 정말 우리 트레이더들을 업고 다니고 싶어요.”> -2월에 금리가 4.98%까지 내려갔다가 급격한 상승반전을 이룬 적이 있죠? 그 때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국고채시장 과열"이라고 발언하신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조흥은행도 한 몫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보채를 무자비하게 팔았던 걸로 아는데요. 그 때는 이미 이익을 실현한 후였죠?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우리가 팔았다는 신호만 낸 겁니다. 사실 그 전부터 단계적으로 팔았는데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뿐이에요. 트레이더들에게 "살살 해라. 난 재경부에서 오는 전화받기 싫다"고 말했는데도 말이죠.(웃음) 사실 그때 저는 잘 몰랐어요. 그날 이데일리 김병수 기자가 "조흥은행이 3000억 던졌다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전화로 물어봐요. "난 모르는 일인데 알아보고 전화주겠다"고 우선 대답했습니다. 담당 트레이더 대답이 걸작입니다. "제가 팔고 싶어서 판 게 아닙니다. 한은 총재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영 시원찮고 더는 못들고 있겠습니다. 3000억원 한도는 지켰습니다. 그 안에서는 제 마음대로 합니다" 라고. 하하. -손발이 척척 맞았던 거군요. ▲우리 트레이더들은 지금도 금리가 6%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채권투자를 해 본적은 없지만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격언이 있죠? 그것이 채권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다 먹으려는 건 욕심이니까요. "우리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나도 6% 깨진다고 생각하지만 거기까지 기다릴 거 뭐있냐. 지금 이익실현하고 나오자"고 말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매일매일 전투를 치르지만 지 상무께서는 1년간의 전쟁을 준비하시잖아요. 전략수립은 어떻게 합니까. ▲큰 흐름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 흐름을 파악하려면 잔잔한 파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니까 항상 주의깊게 시장을 관찰하죠. 시장이 열리는 동안에는 한시도 눈을 떼지 않습니다. 입사직후 채권시장에서 나름대로 이름났다고 하는 분들을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라고 말하고 많은 조언을 들었어요. <”첫째도 위험관리, 둘째도 위험관리”> -은행쪽 사람도 만났습니까. ▲은행 쪽은 못 만났고 투신이나 증권회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하는 얘기는 다 똑같아요. 첫째도 위험관리, 둘째도 위험관리라고 하더군요.(웃음) 그럼 위험관리를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한도관리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디다. 똑같이 1조를 운용해도 듀레이션이 1년이냐 5년이냐에 따라서 금액은 5배가 차이난다고 말이죠. 그래서 위험부담은 100억이내로 가져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00억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제가 채권에서 내야할 수익이 1050억이니까 100억은 10%에 해당하죠. 이 정도는 깨져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더 많이 깨지면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100억 정도 손실나면 정신차리고 원상복구에 달려들겠는데 몇 백억씩 깨지면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제 나름의 "감" 이었습니다. -한도를 정할 때 "3년짜리 얼마, 5년짜리 얼마" 라는 식의 디테일한 개입도 하십니까. ▲네. 큰 덩어리는 정해주는 편입니다. 5월달에 사들일때는 5000억원은 장기물로, 1조는 2년 이내로 사라고 말해줬습니다. (인터뷰 하편으로 이어짐)
2001.06.22 I 정명수 기자
  • (초점)감원태풍 맞는 현대건설맨들의 심정
  • [edaily] "가산을 탕진하고 직장마저 잃는 비참한 신세다" 경영진교체후 물밑에서만 머물던 감원 태풍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현대건설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들이다. "올 것이 왔다"며 애써 덤덤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쓰라린 배신감은 감원 태풍속에서 살아남든 희생되든간에 쉽게 지워질 게 아닌 성싶다. 노조 게시판에는 이런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가능한 한 모자란 놈 내보내고 똑똑한 놈 남게하기 위해 순서를 매겨서 명예퇴직을 받는다는 논리에 강한 똥침을 날리지 않을 수 없다. 뒷줄에 선 당신이나 앞줄에선 나나 일하는거, 회사에 보탬되거나 안되는거 다 똑같다. 무슨 건설이 고도의 하이테크닉 사업도 아니고.... 딴데 갈데있고 계획있는 사람들은 먼저 손들고 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에게 고마와하고, 그 대가로 위로금을 지급하고 그것이 맞다. 당장의 생활이 매우 어렵고 힘든 사람의 경우 잘림(감축)에서 제외해주기도 하고 그런거다. 삼성에서 사람칠때 사내커플부터 쳤는데, 그게 잘한일이든 못한 일이든, 그 근간의 논리는 평가할 수도 없는 능력 나부랭이에 우선해서 개인적 사정을 먼저 고려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하자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을 해야하는 마당에 줄을 세워서 명퇴를 받고 안받고 하겠다는 한심한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고과와 영어점수 나쁜 사람들이 진급들을 잘해서 회사가 이모냥이 된것이 아니듯이, 앞줄에 선사람이 남아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명퇴를 추진해야한다. …손들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고마와하고 박수쳐주는 명퇴를 추진해야지, 비참하게 짤려나가는 사람에게 명퇴라는 되도않는 위로를 뒤집어 씌우지 말자는 말이다" 명예퇴직을 실시하겠다는 회사의 입장에 대해 직원들은 두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퇴직위로금의 지급이다. 그리고 명퇴 희망 숫자가 적을 때 고과, 영어시험 점수로 평가하는 강제퇴직 방식에 대해선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또 내부 인력을 줄이는 마당에 외부 인사를 계속 들여 앉히는 것도 문제라는 주장이다. 채권단으로부터 2조9000억원의 출자전환을 받는 회사 입장에서 무슨 명예퇴직 위로금이냐는 외부의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그렇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주장에 귀기울일 대목이 없지 않다. 명예퇴직은 자신의 희생으로 회사를 구하고,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를 때 확실한 것은 "명예"를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게되는 동료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위로금은 명예를 지키고 동료의 고통분담을 적게하는 최적의 선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동진 노조위원장은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가 가장 본질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건설 직원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 이들은 IMF위기후부터는 해마다 연말에 상여금 일부를 반납해왔고 임금인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 가산을 쏟아 부어 회사의 주식을 샀다가 탕진한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2년전 건설의 유상증자 당시 직원들은 회사의 융자알선 덕분에 주당 6350원하는 우리 사주를 대거 샀다. 또 5년전 유상증자때는 주당 2만7000원으로 증자에 참여했다. 이 주식은 거의 휴지가 되다시피했다. 지금 건설주가는 835원(8일종가)이며 또 이달중에 84% 감자될 운명이다. 주당 2만7000원으로 증자에 참여한 직원도 있다. 한 직원은 7년간 해외 건설현장 근무하면서 번 돈 전부를 건설 증자때 쏟아부었다가 억대가 넘는 돈을 몽땅 날렸다고 한다. 가산 탕진에 이어 이제는 일자리까지 쫓겨나는 신세가 된 셈이다. 문제는 회사가 위로금을 지급할 여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채권단에 가서 이를 협의해야겠지만 2조9000억원을 쏟아붓는 채권단 눈에 퇴직위로금이라는 것이 고와 보일리 만무하다. 때문에 회사나 노조 모두 고민중이다. 임 노조위원장은 "채권단에 이 문제를 아직 협의하지 않았다"며 "채권단의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명퇴 희망자가 모자랄 경우 강제 퇴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지 궁금해 하는 직원들은 명예퇴직을 실시해야하는 마당에 굳이 우수사원과 비우수 사원을 가리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 문제제기한다. 어짜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칙 아닌 법칙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텐데, 우수사원은 남게하고 비우수사원은 퇴직케 하려는 회사측 의도가 관철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구분을 할 게 아니라 다른 기준으로 명퇴자를 선정하고 일괄적으로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쪽에선 인력 감축을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외부인력을 영입하는 것도 문제다. 심현영 사장 취임후 지난달 25일 부사장급으로 3명의 현대건설임원출신을 다시 불러들였다. 또 상근의 특별보좌역으로 현대건설에서 고위임원을 지낸 5명을 영입했다.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원로들이 나섰다는 점에서 이들 영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그후 현대산업개발출신 2명이 전무 등 고위임원으로 추가 영입되면서 사내 여론은 비판적으로 바뀌고 있다. 건설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산업개발 출신이 어떻게 건설 정상화에 적임자라는 지적도 있고 내부의 젊고 유능한 사람을 키우지 않고 연로한 원로만 찾느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가 구조조정을 해야하고 인원을 축소해야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모두 수긍한다. 하지만 보다 명쾌한 원칙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퇴직자들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회사를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상 감원 태풍이 바로 앞에 닥치면 이같은 이성적인 주장도 힘을 잃을 것이 틀림없다. 자신의 문제이고 바로 옆 동료의 문제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생산적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낼지 주목된다.
2001.06.08 I 문주용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⑭조민식 한신평 이사(하)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한국신용평가의 조민식 이사 입니다.(인터뷰 중편에서 이어짐) -그 과정에서 토론이 일어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기업가치와 부채가치는 정말 중요해요. 또 신용등급 하향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도 주요 이슈가 됩니다. 단계적으로 내릴 것이냐, 한번에 왕창 내릴 것이냐의 여부부터 시작해서 내릴때 투자적격 등급을 유지할 것이냐 말 것이냐도 고민대상입니다. 저희의 토론과정은 상상보다 훨씬 격렬합니다. 직원들 모두 자기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고 전문 애널리스트 이상의 수준을 갖췄기 때문에 "말"로 밀리면 가차없어요.(웃음) 직급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등급에 대한 논리적 기반이 약하면 타인의 등급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죠. -지난해 신평사 중 하나가 현대건설 등급을 낮췄더니 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몰려와서 항의한 적이 있었죠? "정부의 우회적인 압력이 등급 하향조정으로 나타난 거 아니냐"는 식의 언쟁도 크게 벌어졌었구요. 사실 그런 의문을 품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재벌구조조정과 관련해서 신평사와 정부가 "이심전심"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하는 견해가 많았는데요. "정부가 옆구리를 쿡 찌르는 식으로라도 신평사를 조종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게되는 게 사실입니다만.(웃음) ▲정말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와 저희는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디스에서는 "제도를 만들어 시장을 그 안에 가두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요. 그렇다고 해서 정부와의 관계를 단절할 수는 없으니까 불가근 불가원이 되는 거죠. 이헌재 재경부 장관시절, 그 분께서 한신평에 계셨던 인연때문에 다른 회사보다 특히 그러한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희가 신용등급을 세게 치고 나가면(큰 폭으로 하향조정하면) 사람들이 "이거 다 이 장관하고 암묵적으로 연계된 것 아냐?"라는 식의 곱지않은 눈초리를 보내곤 했으니까요. 솔직히 저 정도의 시니어가 등급결정에 참여한다면 눈치를 전혀 보지않을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저만해도 지금 관리업무에만 주력할 뿐 등급결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실질적인 업무는 모두 젊은 직원들이 합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어디 그렇게 호락호락합니까. 장관의 눈치를 살피며 등급결정하는 분위기가 절대 아닙니다. 게다가 저희 직원들은 반골기질이 무척 강해요(웃음). "잘 되는 기업에 대해 잘 된다고 칭찬은 못해주지만 안 되는 건 확실하게 말한다" 이 말입니다. 오히려 우회적으로 압력이 들어오면 젊은 연구원들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더군요. "야 이것봐라? 이런 식으로 로비까지 할 정도면 이 회사 진짜 문제가 심각한 것 같은데...낮춰야겠군" 허허. <정크본드 시장에 대한 관심, 본격적인 “리스크-리턴 게임”의 무대> -최근 신용등급 단수평가와 관련해서 문제가 좀 있었죠? ▲그랬습니다. 금감위에서 제도 문제와 관련해서 말도 많았구요. 하지만 다 발전을 위해 겪어야만 하는 과정이 아니겠습니까. 평가사들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해줘야 합니다. 은행이 말 못하는 것이랑은 전혀 차원이 달라요. -현재 단수평가제도는 어떤 식으로 진행중입니까. ▲발행쪽은 복수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유통부분은 복수로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금 단수평가제를 실시하면 2년안에 신용등급평정이라는 제도는 과거로 후퇴해버릴 겁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rating 제도를 없애버려라"라는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정부얘기를 하다보니 이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군요. 최근 나온 정크본드에 관한 대책발표를 살펴보니 정부는 기업들의 현재 신용등급이 역버블 상태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 기업가치보다 등급이 좀 짜다"는 식 말이죠. 정크본드 시장이 활성화되면 BBB급 회사채가 새롭게 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요. BBB급은 기본적으로 정크본드가 아니라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결국 refunding risk를 줄이라는 이야기죠. 저희도 정크본드 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채권시장이 발전하려면 정크본드 시장이 커져야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리스크-리턴(risk return) 게임이 안 되죠. 정크본드(high yield bond)는 기본적으로 부도(default)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것 아닙니까. 시장수익률이 10%일때 20%로 프라이싱이 된다면 할만한 게임일 거에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불가능하단 말이에요. 금융권에서도 꺼려하고. 처음에는 물론 초과이득이 생기겠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부도업체 수가 하나만 늘어나도 피해는 막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부도율을 보수적으로 잡고 업체선별을 엄청나게 중요시합니다.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는 풀링(pooling)이 가능해야 하니까요. -그럼 풀링이 가능한 정크본드가 나오면 아무 생각없이 사도 되겠네요.(웃음) 정크본드에 투자한다는 비과세펀드도 처음 신상품이니까… ABS(자산담보부채권)도 처음에는 매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죠? ▲제가 기억하는 것 중에 어떤 ABS는 마지막 후순위채권이 5년후 2배의 수익률이 나는 시스템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기관들은 "무슨 정크에 투자하느냐"며 사지 않았습니다. 주식에 비해서 채권은 단시간에 큰 이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만 정크를 잘 다룬다면 초과수익을 내기가 매우 유리할 겁니다. <”회사채 신용등급 상승추세”> -요즘 경제전반에서는 경기회복론이 서서히 나오기도 하는데요. 회사채 신용등급은 어떻습니까.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인가요 아니면 좀더 기다려야 합니까. ▲올라가는 추세라고 봅니다. 그동안 등급평가가 보수적으로 진행된 부분도 있구요. -그 말씀은 아까 정부의 역버블론을 일부분 인정한다는 의미입니까. ▲인정한다기보다는 펀더멘털한 측면에서 과도하게 하향조정한 면은 있다는 거죠. 무디스의 경우 반도체가 굉장히 경기에 민감한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등급은 무척 안정적으로 주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등급평가에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거에요. 삼성같이 잘 나가는 회사의 등급은 점점 좋아지는데 반해 낮은 등급 회사들은 올라갈 기미가 거의 안 보입니다. -작년 신용경색 현상이 일어났을 때도 A급 회사채는 품귀였었죠? ▲그렇습니다. 저는 저희가 벤처캐피탈리스트와 다르다고 늘 말합니다. 벤처캐피탈리스트야 100개중에 1개만 터져도 대박이 나지만 저희는 달라요. 10개 중에 1개 터지면 쪽박찹니다. -등급 조정이 사전에 누출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만약 한신평 직원이 담당업체의 친구라면 "너희 회사 이번에 이렇게 바뀔거다"라고 넌지시 언질을 줄 수는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평가사 등급은 후행성이 강합니다. 그러니 별 의미가 없어요. 시장에서 “어떤 회사가 좋아지고 있다더라”하고 소문이 돌면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건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립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신평사에서는 펀더멘털이 모든 것을 우선합니다. 소문에 의해 많이 좌우되는 주식시장과는 달라요. 오히려 이 업계에서는 기업에 대해 펀더멘털과 관계없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것이 문제가 됩니다. 저는 주식투자를 전혀 안해요. 집사람이 자기 혼자 하는 정도죠(웃음). -주식투자를 전혀 못하십니까. ▲사규로 금지돼있습니다. 신고를 하면 막지는 않겠지만 신고까지 해가면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신용평가를 잘 받는 법, 채권과 주식의 차이를 이해해야> -기업들이 신용평가를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미국에는 RAS(Rating Agency Service)라고 해서 기업과 신용평가기관 사이를 연결해주는 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무디스 같은데서 오래 일한 사람들이 담당하죠. 기업이 신용평가를 받을 때 당신의 업종 특성상 어떤 부분을 강조해라, CEO인터뷰를 할 때 이런점을 주의해라, 기업의 비젼을 설명할 때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라 코치를 해주는 거죠. 이런 코치는 주식투자설명회를 할 때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한번은 어떤 벤처기업이 평가의뢰를 해왔어요. 벤처 열풍때 유상증자로 현금을 많이 확보한 기업이었죠. 자기들 현금만 믿고 AA등급쯤 받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추더라구요. 저희는 돈 많은 기업이 정말 무섭습니다. 이 기업이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신용평가는 부채 상환 능력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 “우리회사의 비전이 이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이다.” 설명하면서 유상증자를 액면의 100배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아무리 현금이 많아도 수익모델을 위해 비슷한 다른 기업을 사들인다면 현금의 절대규모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주식과 채권의 차이가 바로 이겁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벤처전용 프라이머리CBO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겁니다. 주식하고 채권하고 접근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크레딧 리서치 전문가를 기르는 것이 꿈> -87년 입사해서 15년 동안 변함없이 한 직장에 근무하고 계신데요. 이 업종을 택하고나서 보람을 느낀 것은 언제입니까. ▲이 길을 선택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남을 평가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하죠. 저희라고 타인에게 나쁜 소리 하는 것을 즐기겠습니까. 기본적으로 저희 업무는 투자자들에게 경고신호를 보내주는 거에요. 신용평가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도 최소 5년 정도는 시간이 흘러야 할 겁니다. -개인적인 바램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을 좀 키우고 싶어요. 확고한 논리체계를 갖춘 사람들이 한국 금융계에 대거 포진해야하는데 똑똑한 인재들이 자꾸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신용평가(rating)라는 건 각국의 경제수준을 결정하는 인프라 중 하나에요. 그러나 크레딧업무와 관련한 국제적인 전문가가 한국에 몇명이나 있습니까. 인재양성은 필수적입니다. 미국에서도 그렇지만 저희 업무는 실무가 앞서나가는 분야인데 우리나라에선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인력이 무척 부족합니다. 아직까지는 신용평가사 내부에서도 크레딧 리서치와 관련된 인재들을 전문적으로 양성하지 못했구요. 가능하다면 비영리 레이팅 스쿨을 설립해서 회계이론부터 시작, 구체적인 공부를 시켜주고 싶어요. 어찌됐든 한국 자금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조민식 이사 약력) -60년 출생(본적 서울) -80년 우신고등학교 졸업 -84년 서울대 경영대학 졸업 -83년 삼일회계법인 -87년 한국신용평가(연구조사팀, 평가팀 등) 현재 조사국 이사
2001.06.08 I 선명균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⑬박광철 금융감독원 팀장(하)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의 박광철 팀장입니다. (인터뷰 중편에서 이어짐) <”투신사들은 MMF를 전략상품이 아닌 유동성 지원상품 중 하나로 인식해야”> -올해 4월 MMF 사태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죠. 시가평가와 관련된 문제인데요. 금리가 상승할 때 대비책이 왜 마련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MMF를 장부가방식으로 평가한 이유를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MMF에 편입되어 있는 자산들은 CP든 회사채든 90일 기준으로 듀레이션의 가중평균을 맞춰야합니다. 신용등급도 BBB+ 이상을 투자적격으로 해야하고 회사채의 경우 1년물 이상은 MMF에 편입할 수 없어요. 1년 미만짜리 회사채나 CP는 시가와 장부가 사이에 별 차이가 없어요. 즉 장부가와 시가의 개념이 동일한거죠. 그럼 왜 둘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느냐(장부가와 시가의 차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석달짜리를 단기채권이라고 합니다. 1년물만 돼도 장기채권으로 보죠. 당연히 시장의 불안정 요소가 극대화될 수 밖에 없고 진폭도 무척 심해요. 금리변동의 진폭이 커지면 MMF에 편입된 자산의 변동성도 자연히 커지게 됩니다. 이 진폭을 줄이기 위해 작년 12월 급히 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건 바로 "장부가와 시가와의 괴리율이 1% 이상일때 가격조정의무”를 부여한 것이었죠. 다시말해 가격조정이라는 것은 수익증권의 가격을 조정한다는 것입니다. 올 1~2월 금리가 낮을 때 투신들이 비싼 가격으로 채권을 사서 펀드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게 3~4월 금리변동에 노출되면서 완전히 깨졌죠. 4월 MMF 환매사태가 일어났을 때 문제가 된 건 이들 펀드에요. 2000년도에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한 펀드는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금도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무리한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한다는 겁니다. 제시 수익률을 맞추려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지사죠. 국공채 2년짜리를 억지로 밀어넣는 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시중자금이 MMF에만 몰리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환매요구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기 쉽다는 MMF의 기본적인 성격을 고려한다면 투신은 MMF를 유동성 지원상품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전략상품으로 생각하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니 문제가 커질 수 밖에요. 투신들이 MMF를 단독 펀드로 운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는 달리말해 금리 네고를 한다는 거에요. 현재 MMF 펀드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데 금리 네고로 책임지기 어려운 수익률을 제시하는 거죠. 소형, 단독펀드는 금리변동에 노출될 경우 대처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투신권에서 CBO 발행할 때 풋백옵션 조항도 잠재적 부실요인이 아닌가요. ▲풋백옵션은 판매회사가 책임을 지지만요. CBO 발행시 시장불신이라는 문제가 크게 부각됐습니다. 신탁재산안에 부도채권이 있어서 자금유입도 안되고 이것이 환매로 연결된 거죠. 투신권에 또 다시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신탁재산 안에 있는 부실채권이나 부도자산을 어떻게 제거할 것이냐"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CBO가 나온거죠. 어려움은 선순위와 후순위를 발행할 때 어떤 식으로 신용보강을 해줄 것이냐는 문제였습니다. 후순위채권중 쿠폰 레이트가 없는 것은 인수해서 소각했고 CCC급 중 일부는 선별해서 남겨뒀어요. 기본자산(underline asset)만 잘 관리된다면 후순위채권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편집자 주 : 1)풋백옵션(Put Back Option)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풋 옵션이라고 한다. 풋백옵션은 원래 매각자에게 되판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2)채권담보부증권(CBO, 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신규로 발행하는 신용등급 B~BBB 회사채를 증권사가 먼저 총액 인수하여 이를 유동화 전문회사(SPC)에 매각하고 유동화 전문회사가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 신용등급이 낮아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경우 공동으로 위험을 부담해 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금융기법이다. <” 시장이 깨지도록 놔뒀을 때 파장과 후유증을 한국경제가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간단치가 않습니다.”> -투신권의 현대건설 지원이 논란인데요. ▲그 일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투신권이 보유한 회사채중 많은 부분이 공모사채가 아닌 사모사채라는 사실입니다. 투신만이 홀로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미국에 연수갔을 때 가장 감명깊었던 점은 어느 장소, 어떤 사람들일지라도 난상토론 후 결정이 나면 두말없이 그 결정을 따른다는 거죠. 의사결정이 나도 자신이 찬성하지 않았다면 "난 못해"하고 탈퇴해버린다면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해관계가 복잡하면 결정에 따르기 어렵죠. 그러나 자본주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결정은 존중된다는 거죠. 이런 점이 참 아쉽습니다. -금융기관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현대건설 살리자고 한 건 아니잖습니까. ▲그러나 시장 자체가 무너지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대우사태때도 판을 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테두리안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깨지도록 놔뒀을 때 그 파장과 후유증을 과연 한국경제가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간단치가 않습니다. 시장의 룰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크본드 활성화 중요> -올 하반기 채권만기 물량이 상당한데요. 그것은 부담되지는 않겠습니까. ▲그 문제는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재경부에서 정크본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되면 채권가격평가회사들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겁니다. 올바른 평가모델을 설립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회사채 시장의 노하우가 정크본드 시장과 접목되고 채권시장 인프라가 확대구축되면 발행시장(primary market)에서 채권을 사서 유통시장에서 내다팔 수 있어요. 연계가 이뤄진단 말이죠. 우리 회사채 시장은 정크본드가 거래될만큼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이 발달돼 있지 않습니다. 정크본드가 유통될 여지가 없으면 primary market의 기능도 축소됩니다. 프라이머리 CBO에 부분보증을 넣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secondary market의 기능을 살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크본드 시장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긴 하겠죠. 어쨌든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는 secondary market과 primary market에 연쇄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겁니다. 회사채 만기 차환(롤 오버)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좀 가벼운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증권감독원 입사 당시 업무를 잘 모르셨다고 했는데요. 입사 후 "아 이 일은 내가 해야할 일이다"라는 생각을 느끼게 된 것은 언제입니까. 고시의 꿈을 포기하게 만든 계기랄까요. ▲입사하자마자 삼보증권의 완매사태를 겪었는데 이 사건은 나라 전체를 뒤흔든 엄청난 금융스캔들이었어요. "장영자-이철희 사건"이 바로 이 문제랑 관련됐다는 거 아닙니까. 잘못된 환매시스템을 어떻게 고칠 것이냐하는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는데 그 때 담당과장님과 함께 고민고민하면서 개선방안을 만들었고 위에다 보고를 했습니다. 다행히 위에서 "좋다. 이 방법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평가해주셔서 시행될 수 있었어요. 그 때 작업한 제도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보람을 느꼈죠. 그 경험이 제가 지금도 이 자리에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봅니다. <늘 지껄이면서 껍질을 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좌우명이 무척 어렵습니다. ▲줄탁동시(줄(口변에 卒)啄同時)입니다. 지껄일 줄, 쫄 탁, 같을 동, 때 시. 같은 시간에 지껄여주고 쪼아준다. 닭이 계란에서 부화할 때 껍질을 깨야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잖습니까. 껍질을 깨지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데 바깥에서 어미닭이 껍질을 깰 수 있도록 쪼아줍니다. 그런데 껍질을 깨야할 이 타이밍을 어미닭이 기가 막히게 알고 그 곳을 쪼아서 숨통을 틔워주거든요. 이렇듯 인간도 서로 도와가며 껍질을 벗어야 지속적인 레벨-업이 가능하다…뭐 그런 의미입니다. -존경하는 인물로 아인슈타인 쓰셨어요. ▲기존 생각을 거부하고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것을 입증해 낸 점을 존경합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점이 위대하다고 봅니다. -재테크 방법은 무엇을 사용하십니까. ▲재테크 할 돈도 없고 이 쪽 시장에 접근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돈 관리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습니다. -만약 아드님도 아버지 처럼 감독업무를 하겠다면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제가 하는 일은 맷집도 좋아야하고 판단력도 뛰어나야합니다. 하하. 그 외에도 여러가지 많지만 어쨌든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춘다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하겠다면 반대할 이유야 없습니다. (박광철 팀장 약력) -54년 출생(본적 서울) -75년 덕수상고 졸업 -75년 건국대학교 법학과 입학 -82년 7월 증권감독원 공채 3기로 입사 -유통시장지도국, 검사총괄국, 정보분석과, 조사국, 분쟁조정국, 검사3국(투신담당) -98년 자산운용감독국
2001.06.01 I 정명수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⑬박광철 금융감독원 팀장(상)
  • [edaily]금융감독원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을 현장에서 직접 처리한 조직이다. 정책구상은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위원회에서 하더라도 금융시장의 실태와 정책의 실질적인 집행 방법 등은 금감원의 실무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조율됐다. 금감원의 자산운용감독국은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투신산업의 문제를 처리하고 시장의 질서를 만들어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의 박광철 팀장이다. 박 팀장은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사건과 사고가 있는 곳”에 늘 나타나서 일을 처리한 베테랑 ‘해결사’다. 증권감독원 시절, ‘이철희-장영자 사건’으로 촉발된 삼보증권 사태를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외환위기 이후에는 투신권 구조조정, 대우사태, 시가평가제도 적용 등을 담당했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투신권은 IMF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폭풍의 눈’이었다. 투신권의 자금이 어떻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권이 초긴장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올 2월 채권수익률이 급등할 때도 투신권의 MMF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감돌아 시장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박 팀장은 “투신사들이 MMF를 마치 전략상품처럼 생각하는 풍토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된다”며 “일반 국민들이 신탁상품의 특성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금융시장이 고도화되고 자산운용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금융권에 흩어져 있는 규정들을 하나로 아우르고 연기금을 활성화 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금융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연금과 보험권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우니라나 금융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투신권의 변화를 현장에서 바라봤고 새로운 정책시행을 주도했던 박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박광철 팀장 약력은 인터뷰 기사 하단 참조) <반골기질 강한 법학도, 증권감독원에 입사> -증권감독원에 입사하신 것은 몇 년도입니까. ▲1982년 7월입니다. 1982년 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한답시고 엉뚱한 일을 하다가(웃음) 입사가 좀 늦었어요. 석박사는 입사 후에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것은 언제인가요. ▲1975년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그해에 건국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습니다. -75년 당시 덕수상고를 졸업하셨다면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취업해서 예정된 코스를 밟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제가 약간 반골기질이 있어서요. 누가 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제가 고집해서 덕수상고를 들어가긴 했는데 입학하고 나니까 저랑 영 안맞는 겁니다. 졸업조건이니까 주산, 부기자격증도 따고 했는데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친구들이 좋은 은행에 취직하는 것을 보면서도 말이죠. 대학을 가겠다고 결심은 했는데 그 당시 상업고등학교의 과목 중 대학입시와 관련된 것은 영어 하나였습니다. 수학같은 과목은 아예 수업을 들어본 적도 거의 없어요. 그래서 혼자 영어공부만 하다가 장난삼아서 재학중 공무원 시험을 봤는데 덜컥 붙어버린 겁니다. 그런데 상고에서는 3학년 때는 취업이 되면 학교수업을 제대로 듣지않아도 감안이 되거든요. 그래서 "됐다. 이제는 대학공부만 해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입시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군대는 언제 마치셨나요. ▲학교 입학하자마자 군대에 갔죠. 1975년 7월인가 8월에 말입니다. 78년에 제대하고 그 이듬해 복학했습니다. -대학졸업 후 6개월 동안 무슨 공부를 하셨습니까. 사법고시 준비인가요. ▲물론입니다. 증권감독원 입사 후에도 계속한걸요. 계속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증감원 입사 후 업무에 젖어들다 보니 어느 순간 그 꿈과 멀어졌어요. 제가 증감원에 입사하자마자 "증권산업 전산화"가 시작됐습니다. 당시가 82년이었으니까 국보위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였죠. 국보위가 국가 전산작업을 추진하면서 일본에서 유니백 시스템을 도입했어요. 기기를 들어오게 된 배경에는 구구한 설이 있지만 어쨌든 그 비싼 기기를 들여와서 활용할 길을 찾다가 "증권산업 전산화에 사용하자" 고 결론이 났던 겁니다. 업무를 담당하면서 위탁자원장과 신용거래장까지 모두 제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석사는 언제부터 시작했습니까. ▲처음에 들어와서는 업무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어요. 사법고시에 대한 미련도 포기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고시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자 "아 이래선 안되겠다. 공부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85년에 석사공부를 시작했습니다. 88년에 석사를 마치고 일이 바빠서 한 해 쉬다가 89년 다시 박사코스를 밟았죠. 그런데 일 때문에 아직까지 학위논문을 못 쓰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허허 -사법고시를 준비하시던 분이 어쩌다가 증권감독원에 들어오게 됐나요. 궁금합니다. ▲제가 법학을 공부하면서 만난 두 분의 은사가 계십니다. 한 분은 지금도 건국대학교에서 상법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이시고 다른 한 분이 바로 양병회 교수님이시죠. 제가 양 교수님을 무척 따랐는데 양 교수님이 적극적으로 입사를 권하셨습니다. 추천서가 왔는데 거기 가라고 말씀하시면서요. "거기 들어가서도 고시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증권감독원 공채 3기로 입사했습니다. 그런데 들어와서 보니까 공부할 시간이 전혀 없더군요.(웃음) -그럼 증권감독원이 뭐하는 곳인지를 모르고 입사하셨군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시험볼 때는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들어와서 일을 하다보니 공부가 더 필요한 직장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석사를 양 교수님 밑에서 마쳤죠. 그런데 박사과정에 진학하려고 하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제가 해온 공부가 좀 달랐어요. 대부분 석사와 박사를 같은 지도교수님 밑에서 밟지만 저는 박사는 다른 교수님 밑에서 했습니다. 일과 관련된 쪽으로 공부방향을 바꾼 거죠. -유니백 시스템 업무를 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당시 저는 유통시장국에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윗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상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선 법학을 전공한 제가 유용하다고 느낀 것 같아요. 회계와 법을 동시에 아는 사람이 드물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 무렵 삼보증권의 완매사태가 터졌습니다. <사건이 있는 곳에 늘 나타나는 해결사> -그것이 언제죠? ▲82년입니다. 81년에 그 사건이 터져서 82년까지 계속됐어요. 요즘 환매조건부채권있죠? 그것을 당시에는 완매채라고 불렀습니다. 일명 전매라고도 하죠. *편집자 주 : 환매조건부채권(RP, Repurchase Agreements) 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사주는 조건으로 팔고 경과 기간에 따라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을 말한다. 채권 투자의 약점인 환금성을 보장한 것으로 지난 1981년 미국에서 예금은행의 단기자금 조달방식으로 처음 도입됐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중앙은행과 예금은행간의 유동성 조절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은 행인 한국은행과 예금 은행사이에 시중 통화 수위와 예금은행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수시로 RP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RP 만기는 보통 1∼15일 이내이며 자금 결제는 주로 한국은행에 예치된 지급준비금의 대차거래로 이뤄진다. 채권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빌린 돈은 점점 늘어나 채권을 다 팔고도 돈을 갚을 수 없게 됐습니다. 평가손실이 이자부분만큼 계속적으로 누적됐고 이것이 뻥하고 터져버린 것이 바로 삼보증권 완매사태입니다. 이 사건이 회계시스템을 금융거래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고 그 업무에 매달렸습니다. -그 때도 어쨌든 채권과 관련된 일을 하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증권업계 전산화 업무도 같이 했으니 정신없었죠 뭐. 원장 만드는 일, 대체전표 다루는 일 등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일을 시작하려니 무척 힘들었어요. -그 다음 다른 부서로 이동한 건 언제입니까. ▲삼보사태 처리 후 검사총괄국에서 잠깐 근무했습니다. 검사국에 있으면서 대리 승진시험을 봤는데 시험성적이 나쁘지않은 편이어서 상사 중 한 분이 정보분석과로 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당시가 증권감독원의 조사국이 막 창립되려는 단계였어요. 조사국에서 초기화단계 업무정립을 하고 다시 검사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검사국에서 2년 정도 일하자 이번에는 분쟁조정위원회 신설이라는 것과 마주치게 됐어요. 분쟁조정위원회로 갈때 과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분쟁조정위원회의 제도를 도입하고 규정을 일일이 만들고 겨우 한숨 돌리고 나니 투신 각서파동 사태와 직면했습니다. -투신 각서사태가 몇 년도인가요. ▲95년에 터졌습니다. 그 당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수습하느라고 이리뛰고 저리뛰었습니다. 96년까지 계속 그 뒤치닥거리를 했는데 위에서 공부를 더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국으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어느 지역에 있었습니까. ▲콜로라도였어요. 콜로라도 주 덴버에 1년 동안 있었습니다. 제 자랑 같습니다만 1년 동안 43학점이나 땄죠. 그 곳의 학제는 1년이 3학기로 이뤄져있는데 매학기마다 3학점 과목을 서너개씩 듣곤 했습니다. 골프도 배웠구요.(웃음) <외환위기의 한가운데에서 투신사 구조조정을 담당> -귀국해서 맡은 업무는 어떤 일이었나요. ▲97년 돌아오니 바로 고려증권 일이 터졌어요. 증권업계에 IMF 여파가 들이닥친 것이죠. 대통령 선거와 관련돼 증감원의 계좌추적 사건도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어요. 청문회 열리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 때 일을 마무리하고 고려증권, 동서증권이 터지면서 현장으로 파견을 나갔습니다. 대책반에서 기획업무를 맡으면서 자금조달, 수습방법 제시를 하다가 "현장감독이 필요하니 현장으로 나가라"고 하셔서 나가게 된 겁니다. 이번엔 신세기 투신이 터진다고 해서 인천으로 가라고 해서 인천으로 갔죠. 금감위가 98년 4월 2일부로 발족되니 그 업무를 이관받으라고 해서 98년부터 또 투신과 일하게 됐어요. 한남투신 사태가 터졌구요. 현대투신과 맞물려서 일하던 중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에서 4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터지는 곳에만 있었던 셈이죠. (인터뷰 중편으로 이어짐)
2001.06.01 I 정명수 기자
  • (CEO탐방)온고지신의 자세로-브리앙그룹 오혁 대표
  • [edaily] 요즘 "사나이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가 장안의 화제다. 이 영화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사가 몇 가지 있는데, "내가 니 시다바리가?(내가 네 하수인인가)"라는 말이 그 하나다. 수평적 관계인 우정이 아닌, 상하 수직적이면서 굴종적인 관계라면 향후 상호 관계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복선으로 들린다. "시다바리"라는 말은, 다시 돌아보면 독립적 미래를 지향하는 말이기도 하다. 달마다 일의 대가를 받아 살아가는 봉급 생활자로서, 글쎄 "시다바리"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떠올리지 않은 사람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벤처 창업"의 붐이 그야말로 놀랍도록 일었던 것은. 인터넷 벤처창업 열기가 달아오르기도 전인 96년 인터넷 경매시장에 진출, "옥션"이라는 브랜드로 생소했던 "인터넷 경매" 시장을 개척한 오혁 사장은 올초 이베이에 회사를 넘기자 마자 다소 "황황하게" 회사를 떠났다. 떠난 시점을 두고 당연히 뒷말이 무성했다. 그러나 오사장은 떠나는 날 찾아갔던 기자들에게 과거에 대한 미련에 대해서는 함구했고, 새로운 출발에 대해서만 얘기했었다. 따라서 또다른 창업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지만, 자기가 낳은 자식을 떠난 심정이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은 내내 남았다. "새 사업을 구상했던 것은 이미 지난해 이베이와 협상이 무르익을 무렵부터였습니다. 옥션을 퇴임하는 것도 이미 계획돼 있었습니다. 다만 시점은 소문이 먼저 나는 바람에 서둔 감도 없지 않습니다만" 오사장이 이베이와 접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7월부터였다고 한다. 옥션은 참모들을 산호세로 직접 보내 이베이와 접촉, 지분 투자를 비롯한 제휴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이베이는 아시아 진출 의사가 뚜렷했고 51%의 지분을 요구했지만, 이는 옥션 대주주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 어려운 조건이었고, 따라서 제휴는 무산됐다. 이후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하던 차에 대주주가 직접 나섰고, 인수협상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창업자가 반드시 계속해서 주인이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옥션을 통해 저는 창업부터 공동대표 체제 운영, 대주주와의 관계, 코스닥 등록과 인수협상까지 정말 많은 것을 체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옥션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제가 떠나도 될만큼.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으니 새로운 방법으로 또 성장을 계속해야겠죠." 오사장의 말에서 애써 감춘 섭섭함이 배어난다. 이전 사업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분야의 사업에 착수한 것 또한 아쉬움과 섭섭함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오사장이 새출발하면서 내놓은 카드는 여러 가지다. 친구가 지어줬다는 "빛난다"는 뜻의 "브릴리언트(Brilliant)"에서 유래한 "브리앙 그룹"은 디스플레이 전자소자 제조업체 "브리앙 NDM", 금속업체 "가야 AMA"와 "브리앙 골드", 전자상거래와 B2B 솔루션업체 "브리앙5"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브리앙 NDM은 LG화학에서 나노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던 팀을 중심으로 구성, 일반 프린터용 잉크에서부터 옥외광고용 특수잉크 등을 제작한다. 곧 TFT-LCD 용 색소자도 개발, 생산할 계획이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컬러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야 AMA는 기능성 소재부품 제조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분말 야금 미세소자를 개발하고 있으며, 브리앙 골드는 부식되지 않으면서 금에 가까운 금속을 개발중이다. "브리앙 상사"는 지주회사격으로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 및 해외수출 등을 돕는다. 이외에도 최근 인수한 멀티미디어 온라인 게임업체 "인디 21"을 비롯, "포탈 아트넷", 차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을 표방한 "이타이드", "브리앙 엔터테인먼트"가 그룹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타이드의 경우 "온-오프라인 결합"이라는, 온라인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던 오사장의 오랜 꿈을 실현해 줄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이타이드는 소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오프라인 통합 대리점을 개설하고, 온라인에서 주문을 받아 거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한 분야들입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상관없습니다. 물론 제품을 생산해 내는 사업을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의 실체를 통해 부가가치를 일으키는 것이 사업하는 불안을 해소해 줄거라는 생각도 있었던 거죠." 이런 사업 하나하나를 설명하는데 각각 반시간 넘어 걸릴만큼 오사장의 의욕은 넘쳐났다. 대체로 국내 기업의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라기 보다는 창업자가 대주주이자 경영자로서 모든 능력을 발휘하려는 구조 아니냐고 물어 봤다. 오사장이 자신의 능력중 방점을 두는 부문은 어떤 것일까 들어보기 위해서였는데, 다른 의미의 현답(賢答)을 받았다. "오너냐 전문경영인이냐의 논란은 의미 없다고 봅니다. 얼마나 기업이 잘 움직일 수 있는 체제인가가 문제가 되는 것이죠.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치밀한 계획, 그리고 원리원칙에 입각한 경영을 통해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CEO가 할 몫입니다." 오사장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덕목은 신뢰. "경영투명성이 보장되는 확실한 지원이라면 투자를 받거나 인수됨으로써 주인이 바뀐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 활동이란 결국 인간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 아닙니까?" 섣부른 해석일 수 있겠으나, 오사장의 과거 마음고생, 그리고 옛것을 거울 삼아 신중한 발걸음을 내딛겠다는 이면(裏面)을 읽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말이다. <증권산업부 김윤경 기자 s914@edaily.co.kr> <오혁 사장 이력> 1980년 동성고등학교 졸업 1982년-1989년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졸업 1989년-1996년 삼도데이타시스템 과장 1996년 3월 일사랑정보(옥션 전신) 창업, 대표이사 1998년 12월 인터넷경매(옥션 전신) 대표이사 사장 1999년 인터넷 경매, 옥션으로 상호변경 1999년 10월 한국 100대 벤처기업인 선정. 1999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EC 최고경영자과정 1기 수료 2001년 1월 옥션 대표이사 사임 2001년 2월 브리앙5 대표이사 사장
2001.05.28 I 김윤경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