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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aily리포트)LG그룹에 무슨 일이?
- [edaily] 최근 일부 신문에 LG그룹 총수일가인 구씨 일가가 화학, 전자, 정보통신, 금융 계열사를, 허씨 일가는 유통, 건설 부분을 관할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81년 동안 동업한 양가 집안이 진짜 갈라서는 걸까요? 산업부 문주용 기자가 올해이후 펼쳐질 LG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를 예상했습니다.
제가 LG그룹 가계도를 여러분께 상기시켜 드린 건 지난해 11월 1일이었습니다. 그때도 edaily리포트로, "관심끄는 LG 총수일가 가계도"라는 제목으로 말입니다. 기억하세요?
양가의 분가 작업은 지난해 시작해서 올해에 아마 본격적인 꿈틀거림이 감지될 것같습니다. 가족사회에서는 분가이고, 기업경영상에는 계열분리이고, 공정거래법상으로는 계열제외가 될 LG그룹 총수일가의 주식이동은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 보도에 대한 LG의 공식 입장은 NCND, 즉 긍정도 부정도 안하겠다입니다. 사실 최고위층이 아니고서는 총수 일가들의 재산 분할에 대해 확실하게 대답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게다가 80년 넘게 한 배를 타온 양 집안 문제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운 거죠.
그렇지만 공식 입장은 공식 입장이고, 저는 LG의 비공식적 입장을 모아서 LG그룹 분할작업의 실상에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짐으로써 장님도, 코끼리도 유명해진 아이러니를 상기하면서.
최근 저는 한통의 전화를 LG 관계자로부터 받았습니다.
"문 형, 그거 올해 쓰면 안돼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올해는 아무것도 없단 말이요."
"잘 몰라서 안썼는데요. 이렇게 전화까지 하시니, 진짜 궁금증이 생기네요. 돌아가는 사정 좀 알려주시죠?"
"글쎄 올해는 없어요. 올해 쓰면 오보예요"
난데없이, 무작정 올해 쓰면 오보라니? 이런 연막을 뚫고 확인이 되는 건 상당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분할 작업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입니다. LG는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문제를 본격적으로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주력인 화학과 전자를 각각 지주회사-사업자회사 체제로 전환해나가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이 때도 제일 궁금했던 것은 화학과 전자에 속하지 않는 계열사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은 "나머지는 서포트 기능을 하는 회사들인 만큼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은 채 그룹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본다면 이런 서포트 기능의 회사인 건설, 상사, 유통 등이 구씨일가의 방계, 허씨 일가에게 돌아갈 몫이 될 것같습니다.
두번째는 어쨌든 올해에 뭔가 움직임이 있을 거라는 점입니다. 일단 LG전선의 계열분리 작업과 대주주간 지분 이동이 본격적으로 있을 겁니다. 자사주를 포함, 총 24.17%인 특수관계인 지분이 올해부터 2~3년내 구인회 창업주의 세째, 네째 동생인 구태회, 구평회 고문에게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또 구평회 고문의 구자열 부사장이 공동대표이사에 오르면서 경영도 챙길 전망입니다.
3월 주총에서 LG건설 경영진도 바뀝니다. 허창수 LG전선 회장이 건설 회장을 맡고, 허씨 일가와 가까운 김갑렬 부사장이 대표이사 CEO에 오를 예정입니다.
올해 확실한 변화는 LG그룹의 유통부문 통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아마 7월전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연말 LG상사의 LG마트(할인점), LG유통의 편의점(LG25) 및 슈퍼마켓 부문을 각각 본사에서 떼어낸데 이어 올해 7월께 LG백화점과 통합, 단일의 유통전문 회사가 된다는 겁니다.
이 회사는 허씨일가의 기대주, 허승조 LG백화점 사장이 공동대표이사중 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세번째 이런 지분이동은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LG계열사 주식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분가와 관련되지 않더라도 LG계열사들의 매각 등이 올해에 많이 발생할 전망입니다.
한 예로 지난해 7월 거래소에 상장된 LG석유화학의 지분 이동입니다. 69.73%나 됐던 LG 대주주 주식은 보호예수기간 6개월이 지난, 1월하순부터 서서히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대주주의 지분은 63.47%로 줄었는데 더 팔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4월중 상장되는 LG카드 주식도 일부가 보호예수기간이 지나면 나오겠지요.
이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시기가 늦춰진 것도 있습니다. LGCI의 생명공학부분 분할입니다. 당초 이 부문은 올해초 퀴놀론계 항생제인 "팩티브"가 미 FDA승인을 받으면 하반기중에 확실한 매출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초에 LGCI에서 분할될 가능성이 점쳐졌습니다. 분할 때 외자를 유치하고 나스닥 상장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건 좀 지연될 것같습니다. 하반기에 맞춰 분할되려면 뭔가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는 진행되는 작업이 거의 없습니다. 연말이 되어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에는 더욱 뚜렷한 사건이 있습니다.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인 LGCI와 LGEI(전자 지주회사)의 통합입니다. 2003년중에 통합한다고 밝혔으니까 가장 유력한 시기는 내년 4월1일자입니다. LG는 이를 통해 모든 자회사를 관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구본무 회장이 될 것이 유력합니다.
이런 일이 올해에서 내년중에 LG에 일어날 지배구조와 관련한 변화입니다. 이중에는 아마 실제와는 다른 얘기도 있을 겁니다. LG 관계자는 "2~3년내 구체화될 것은 분명하지만 그림을 그리다보면 밑그림을 지우고 다시 그리는 상황도 올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확정됐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설명합니다.
제 생각에는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가 직접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다 그려놓았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그림을 완성시키려면 외부의 도움이 꼭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게 뭐냐구요?
바로 주가입니다. LG주가는 지난해부터 올들어 무척 올랐습니다. 중저가 대중주에 딱 떨어지는게 LG계열사 주식이라는 평가 덕분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너무 오르면 대주주들이 주식을 내놓고, 다른 주식으로 바꾸는 게 어려워질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도움이 있어야 두 집안은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한화 김승연회장, 대생인수 "금융사업 그룹성장축"
- [edaily]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2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그룹을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먼저 의식을 혁신, 무사안일주의, 패배주의, 적당주의, 냉소적 태도 등의 병적 요소를 이번 기회에 뿌리째 털어내자고 말했다. 또 조직을 혁신, 조직구조를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조직 내 또는 타 부서간 경계가 없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 것을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사업구조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며 "유통 레저 사업군은 분야별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기존의 제조 사업군은 글로벌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재편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 사업군은 그룹의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형 성장산업에서도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네트웍 구축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2002년도(창립 50주년) 신년사 전문이다.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임오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는 한화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해입니다.
50년전 전쟁의 화염속에서 고고성(呱呱聲)을 울리며 시작된 한화의 역사는 조국 근대화를 위해 투신해 온 집념의 세월이자 땀과 눈물로 쌓아 올린 영욕의 반세기였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사업보국의 일념으로 국가기간산업의 기틀을 확고히 다져 놓았고 국가의 번영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신의와 분수와 최선이라는 덕목을 가지고 이 땅에 한화만이 가진 뛰어난 문화를 꽃피워 왔습니다. 때로는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도 있었으나 한화가족 모두가 똘똘 뭉쳐 그 시련과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한화를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희생하고 수고한 모든 종업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한화인 여러분!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가야만 합니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사회, 새로운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서 있습니다.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우리 주위를 빠르게 엄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 주던 기본적인 것들이 모두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를 사람들은 위기로 인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야말로 기회인 것입니다.
옛 질서가 무너지고 새 질서가 자리잡는 과도기적 상황은 현실에 집착하고 안주하는 자에게는 위기가 되겠지만 용기를 갖고 도전하는 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화인 여러분!
지금 우리는 새로운 길로 들어설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역사가 변화를 요구할 때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배워온 가장 중요한 교훈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길은 늘 다녔던 길이 아니기에 몹시도 낯설고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용기와 결단을 가지고 도전하는 추진력과 하나로 뭉쳐 어떤 난관도 뚫어나갈 수 있는 탄탄한 결속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생할 수 있습니다.
이제 2002년은 창업반세기를 뛰어 넘어 또 다른 50년, 100년에 도전하는 영생의 원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화인 여러분!
올해의 1년이 향후 한국의 십년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중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 사회적인 전환기를 맞아 열리는 월드컵 대회와 지방선거, 대선 등은 한국의 향후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은 안으로는 내실경영을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가는 한편 그룹의 백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성장기회를 적극 발굴함으로써 새 역사의 창조적인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금년은 그룹을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나비 애벌레가 그 모습을 고집하는 한 결코 나비가 될 수 없고 자기의 껍질을 몇 번이고 벗어야 비로소 아름다운 나비로 탄생할 수 있듯이 우리 그룹도 혁신하고 또 혁신하지 않으면 결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로 의식의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타성에서 벗어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과거에 대한 단절과 철저한 성찰, 더 나아가 자기부정을 통해 새롭게 거듭난다는 혁신의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의식의 혁신이 선행되지 않으면 다른 부문의 혁신도 함께 부실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50년간 부지불식간에 고착화된 무사안일주의, 패배주의, 적당주의, 냉소적 태도 등의 병적 요소를 이번 기회에 뿌리째 털어내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조직의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조직구조를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조직 내 또는 타 부서간 경계가 없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원들의 아이디어가 폭 넓게 공유되고 사원들의 창의력이 활성화되며 의사결정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바깥세계의 변화 속도보다 빠르지 못하면 결코 살아 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사업구조의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유통 레저 사업군은 분야별로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기존의 제조 사업군은 글로벌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사업을 재편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금융 사업군은 그룹의 성장축이 될 수 있도록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전념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형 성장산업에서도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인적, 물적 네트웍 구축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제반 혁신을 통해 사업구조와 경영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NEW HANWHA"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룹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룹 이름을 바꾸는 것을 포함해 그 어떤 파격이나 변화의 시도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장변화에 보다 순발력 있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개방적인 회사, 업무추진 과정이 단순하고 빠른 회사, 정형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회사가 "NEW HANWHA"의 모습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로 올려 놓겠다는 "NEW HANWHA"에 대한 꿈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은 떨쳐 버리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향하게 해야 합니다. 이제 열린 마음으로 "NEW HANWHA"를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룹의 또 다른 50년이 지금 보다 몇 배, 몇 십배 더 발전한 모습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변화에 앞장서 주십시오. 저 또한 모든 한화인들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자기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자랑스런 한화인 여러분!
앞으로 50년 후의 후배 한화인들에게 오늘의 우리가 어떠한 모습으로 기억될지는 지금부터 우리가 뿌릴 "변화의 씨앗"에 달려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가슴속에 모든 것을 바꾼다는 "개혁의 씨앗", 우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씨앗"을 키우십시오. 그럴 때 "NEW HANWHA"는 우리 앞에 성큼 다가 오게 될 것입니다. 임오년 새해에도 여러분 가정에 항상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02년 새해아침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 (정동희의 핫스팟)95대5의 법칙
- [edaily]
대박은 이제 풋옵션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들『대박의 꿈』을 가지고, 주식시장에 모여든다.대박의 꿈은 어떻게 구상되고 현실화될 수 있을까?
그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겠는데, 나름대로 가장 설명력이 높다고 생각하는 방법은 『철저한 역발상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Richard Koch가 지은 『80/20 법칙』라는 책은 단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보는 방향성 속에서는 큰 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Robert Kiyosaki가 지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은 오히려 한 술 더 떠 『90/10 법칙』 정도가 되어야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소위 대박의 꿈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95/5 법칙』정도는 되어야겠다.
지난 주 중반 한 일간지(11월15일자)에서 시황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서베이한 결과는, 『95/5 법칙』 가능성을 웅변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즉, 20명의 시황 전문가 중 11명이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바닥 징후에 따라 현 상황이 상승 초기 국면일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고, 9명이 저점을 540∼550, 고점을 620∼650으로 보는 긍정적 박스권 장세를 예상한 반면, 단 1명만이 연내 500선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했다.
그 1명의 당사자로서, 오히려 『대박의 꿈』을 굳이 현실화 시키고자 고민한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차라리 풋 옵션을 집중 공략하자고 제안하는 바이다.
▶ 『수급논리의 약발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11월14일자로 IMF가 발간한 『Emerging Market Financing』자료 속에,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다. 즉, Emerging Market 직접투자 측면에서는 안정성을 그런대로 유지했으나,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추이 측면에서는 올해에는10년 만에 순유출로 나타나고 있다. 1996년에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규모가 2천3백억 달러에 달한 것에 비교할 때, 상당히 놀라운 현상이다.
이처럼 Emerging Market에 대한 자본 유입 추이 측면에서 3분기에 10년 만에 순유출로 반전되었음에도 한국 주식시장에 상대적으로 매우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세 이후의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10월의 경우만 해도 외국인 투자가가 Emerging Market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19억3천만 달러 중에서 56%에 해당하는 10억7천만 달러를 한국 주식시장에 소위 “몰빵” 투자하는 패턴을 보였는데, 외국인 투자가가 일본 주식시장에서 10월 순매수한 금액이 7천8백만 달러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무리수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집중적인 매수세를 계획하면서 차익실현의 시나리오도 나름대로 구상했을 텐데. 그 차익실현 시나리오가 당초의 예상과는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다.즉,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이전의 전형적인 선취매 성격 패턴으로 정보 수집력에 있어서 또 한번 탁월한 능력을 보여 주기는 하였으나, 수급 논리를 너무 과대평가했을 수 있다.
한 때 4천억원에 육박했던 매도차익잔고가 60% 청산되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훨씬 많아지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투자 매수세가 외국인의 물량 이전 주체로 기대했을 수 있으나, 지난 번 연기금 주식투자가 외국인의 총알받이 역할을 한 바 있는 연기금은 신규 매수 유입 이전에 기존 펀드자금의 해지를 슬슬 해가며 “약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볼 때 수급 논리 측면에서 머니 게임의 원동력을 찾아온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뚜렷한 매수주체도 그렇게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조금씩 깨달을 것 같다.
▶ 『콜옵션의 지나친 高 평가』
9월11일 테러 발발 직후 풋 옵션에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한 동안 선물을 매도하거나 풋 옵션을 매수하는 쪽으로 강박관념을 가지고 쫓아다녔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한 때 1만 계약이 훨씬 넘는 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고, 풋 옵션 프리미엄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쉬지 않고 올라가면서, 어느 순간 강박 관념이 반대편으로 돌아서고 있다. 즉 개인투자자가 선물시장에서 구축하고 있는 매도 포지션은 3천 계약 미만으로 급속하게 줄었고, 옵션시장에서는 콜 옵션만을 일방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콜 옵션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치솟고 있다.
【그림 1 : Put/Call Ratio 변화추이(미국 주식시장)】
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Put/Call Ratio가 테러 직후 1.4까지 올라갔으나 이제는 0.6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옵션 12월물 가격을 콜과 풋을 대조해서 비교해보면, 콜 프리미엄이 현재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 어짜피 카지노 장세라면, 방향성 투자에서 잭팟을
현재의 시장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종합주가지수가 600Pt대를 회복하며, 별다른 조정 없이 460Pt대에서 쉬지 않고 달려와 30% 이상 급등해 있다..
② 채권·외환시장의 참여자도 주식시장의 머니게임 정서에 휩쓸리며, 주식시장만 지켜보고 있다.
③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의 역할이 커지면서, 사실상 “엿장수 마음대로”할 만큼 주도권을 잡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 물량을 받아갈 뚜렷한 주체를 (일부 흥분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발견하지는 못하고 있다.
④ 『95/5 법칙』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각종 미디어의 주식시장에 대한 보도가 흥분되어 있고, 시황 전문가의 절대 다수도 Upside 가능성만 이야기하고 있다.
⑤ 당초 4천억원에 육박하던 매도차익잔고가 7일 연속 청산되면서 1천억원대로 급격하게 줄었고, 매수차익잔고가 매도차익잔고보다 오히려 약1천3백억원 더 많아졌다.
⑥ 연기금 투자주체도 지난 6월처럼 외국인 투자가의 매물 소화 주체로 역이용 되지 않기 위해, 기존의 설정된 펀드 중 수익률이 양호한 펀드를 선택적으로 미리 해지해가고 있다.
【그림 2 : 한국·일본·대만 주가지수 비교 차트】
⑦ Emerging Equity Market 각국의 주식시장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아시아에서 2분기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중국 주식시장이 3분기에는 최악으로 반전되었고, 한국 주식시장은 특히 연초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사실상 가장 높은 YTD(Yield to date)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여타 신흥국가 주식시장에 비해 연초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 월등하게 높다는 측면에서 상대 가격 메리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상승 장세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투자주체는 외국인 투자가일 것이다.
「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보다 한단계 상향 조정한다는 뉴스」 등을 최고급 정보를 사전에 파악한 듯한 외국인 투자가는 수급 상의 매수 물량 공세로 쉴 틈을 주지 않는 랠리를 만들어갔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도 강도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일지 단정하기 힘들어 향후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외국인의 견인 전략이 점차 수확체감의 법칙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다.그런데 외국인 투자가가 “돌격 앞으로”를 한참 외치며 앞만 바라보며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갔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보니 웬만하면 같이 따라올 것 같았던 한국 국내투자자가 일부 흥분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저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방향성 투자를 하는 파생금융상품시장은 무서운 곳이다.하지만 어짜피 카지노 장세라면, 현물 추격 매수보다는 (무리하지 않는 수준의) 방향성 투자에서 잭팟을 찾는 방법이 오히려 유리하지 않을까?.
※ 금주 시장 판단과 관련된 4가지 주요 참고 자료
①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성장률 예상치 추가 조정 :
국제통화기금(IMF)이 오타와에서 개최되는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결정위원회 회의를 위해 2001년과 2002년의 미국, 일본, 유럽 그리고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다음과 같이 일제히 조정했다.
② DRAM 공급과잉 2002년에도 지속될 지 여부 :
· 최근 日 닛케이(日經) 마켓액세스의 서베이 결과
③ 압도적인 매도 차익 우위에서 매수차익 우위로 급반전 :
한 때 4천억원에 육박했던 매도차익잔고가 60% 청산되며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약1천3백억원 가량 더 많아졌다. 외국인 매수세와 더불어 또 다른 수급논리가 되었던 압도적인 매도 차익잔고 우위가 이제는 그 약효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11월 이후 매도차익잔고와 매수차익잔고의 변화 추이】
④ 새롬기술 사례가 던져주고 있는 교훈 :
미국 다이알패드의 경영이 파산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롬기술의 주가가 이틀 연속 가격 제한 폭까지 하락했다. 많은 기업보고서가 윈도XP에 다이알패드 탑재를 계기로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고 지난 2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바닥이 확인되었다는 둥, 또는 인터넷 전화 유료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새롬기술에 대해 “Buy”의견을 경쟁적으로 내던 때가 바로 한 달 전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이알패드 커뮤니케이션 관련 지분법 손실 규모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탁상공론일 가능성을 증명해주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러한 사례가 새롬기술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겠다.
2000년 상반기까지 비교적 주식시장 주변에 자금이 유입될 때 『Equity Financing』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미래의 막연한 성장성”이라는 선전 카드 이면에 실제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 고민은 결국 내년의 반등이 주식시장에서 논의되는 분위기와 달리 상당히 제한되고 초라한 그리고 지체된 반등일 수 있다는 살아있는 고민일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소 및 코스닥 양 시장에 모두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겠다.
- (CEO인터뷰)빌링은 컨텐츠의 인프라-퓨쳐테크
- [edaily]"인터넷 빌링 솔루션이 뭐냐고요? 인터넷 상에서의 모든 지불과 과금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인터넷 기업들이 유료 컨텐츠를 제공한 이후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모든 방식을 말합니다"
퓨쳐테크는 인터넷 컨텐츠기업들에겐 없어선 안될 기업이다.컨텐츠 제공 기업들에겐 "인프라 스트럭처"와도 같은 인터넷 빌링시스템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퓨쳐테크 사장은 "인터넷에서의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은 이제 점점 사라질 것"이라며 "질높은 컨텐츠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돈을 벌 수 있어야 하고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과금시스템"이라고 강조한다.
과금형식엔 여러가지가 있다.전화료 같이 사용시간에 따라 돈을 내야 하는 "시간 종량제 과금"에서부터 조회 건수에 따라 돈을 내는 "건수 종량제 과금" ,아예 일정액을 내면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정액제" 등등.
과거 PC 통신에선 주로 시간종량제 과금방식이 채택됐지만 인터넷 환경에선 여러가지 다양한 과금 형식이 필요하게 된다.그래서 탄생한 것이 퓨쳐테크의 "앳빌"솔루션이다.
이 사장의 전공은 기계공학이다.대학을 졸업하고 몸담았던 직장(현대전자,삼천리기계)에서도 기계나 플랜트의 해외영업을 담당했었다.도대체 인터넷과는 거리가 있어도 한참 먼 일이었다.그런데 어쩌다가 "인터넷 컨텐츠",그것도 과금 솔루션에 관심을 두게 됐을까?
"기계쪽 일을 하면서도 한계가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주로 상대하던 기업들이 독일 미국 쪽의 선진기업이었는데 국내 기술과는 한 20년-30년 격차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이러다간 평생을 주변적인 일만 하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장의 잠재해있던 도전의식을 깨운 것은 빌게이츠였다."평소에 고민만 했을 뿐 실천에 옮기지 못했는 데 빌 게이츠의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을 굳혔습니다.당시 성공한 이들의 자서전을 많이 읽었었는데 빌 게이츠의 책이 특히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이 사장은 삼천리기계를 "대책 없이" 그만두고 자기사업을 결심하게 된다.그러면서 사업화의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첫째,선진국과 기술적 격차가 많이 나지 않는 아이템을 고를 것 둘째,시설과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 않는 업종을 고를 것 셋째,지식과 관련된 지식산업에서 아이템을 찾을 것 등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원칙이었을 뿐 실제로 사업 아이템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96년 삼천리기계를 그만 둔 이 사장은 38살의 나이로 전산학원에 등록을 했다."뭘 알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일단은 배우자".그때의 심정은 이처럼 단순했다고 한다.96년초부터 만 1년간 이 사장은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자기보다 10년 이상 연하의 학생들과 "놀며 공부하며" 지냈다.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때였다."당시 PC통신이 인기였는데 인터넷이 PC통신을 대체할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뭐가됐건 인터넷으로 승부해야 겠다고 마음먹었죠"
처음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 퓨쳐테크를 설립하고 나서 벌인 일은 웹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하고 여기에 과금을 하는 시스템.그러나 아이디어만 있을 뿐 "기술도 돈도 없던" 이 사장의 사업이 잘 될 리 없었다.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나면 수주가 없고,수주를 따오면 직원들이 나가고 이런 식의 악순환이 계속됐다.이때 전기를 마련한 것은 친구이자 사업동지인 이관희 부사장을 미국 벨연구소에서 영입한 것.이 부사장의 영입으로 퓨쳐테크의 과금 솔루션 개발엔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사다마일까? 곧 IMF관리체제가 닥쳤고 퓨쳐테크는 그야말로 직원들 월급주기도 힘들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일본에 일부 솔루션을 수출했는데 거래선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돈을 못받았고,국내에서도 몇몇 거래선이 부도를 내 타격을 입었습니다.8개월 동안 일이 하나도 없었을 때도 있었죠.그때 가족들과 친척들에게 못할 짓 많이 했습니다"
99년 중반에 웹DB사업을 접고 개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마침내 본격적인 인터넷 빌링 솔루션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이름도 "앳빌"이라고 붙였다.인터넷의 @을 본따 "@bill"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과금 솔루션 개발이 알려지면서 펀딩도 이루어졌다.산은캐피탈을 비롯해 강원벤처펀드 조흥은행 등에서 투자에 나선 것.자금에도 조금 숨통이 트였다.2000년 2월엔 KAIST가 펀딩에 참여했다.마침내 2000년 4월 완성된 형태의 최종 버전인 "@bill"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이상원 사장은 "앳빌의 개발이 끝난 것은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퓨쳐테크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약 50억원,순익은 약 1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당초 매출 목표를 약 100억원으로 예상했었으나 인터넷 업체들의 유료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매출목표도 수정했다.내년엔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쯤엔 코스닥 등록도 계획중이다.
이 사장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직원들과 "꿈"을 공유해 나가는 것."이를위해선 CEO가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한다.
신뢰의 바탕엔 이 사장 특유의 경영스타일이 있다.퓨쳐테크 직원들은 매일 아침 직원 조회를 연다.여기선 이 사장도 그저 한사람의 직원으로 참여한다.CEO는 역할이 다를 뿐 회사의 조직원이란 생각에서다.
이 사장은 가끔 조회석상에서 "CEO 수칙"을 외워야 한다.경영진 수칙은 "기술과 경영환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을 수립한다""문제의 핵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등 5가지다.이 사장의 책상위엔 "CEO수칙"이 가장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붙여져 있다.
부서장들에게도 수칙이 있다."권한보다 의무를 우선하고 건전한 책임의식을 갖는다" "직원들에게 바라는 본보기를 설정하고,그 모델이 된다" 등이다.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건전한 책임의식""경영진과 리더에 대한 믿음" 등 6가지 수칙을 갖고 있다.이같은 역할 모델을 정립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뢰감"은 자연스럽게 싹튼다는 것이 이사장의 지론이다.
현재 퓨쳐테크의 고객은 빌링 솔루션을 판매한 회사와 ASP 서비스(일종의 임대서비스)를 받고 있는 회사 등을 합해서 모두 50여개.iMBC를 포함해 유수의 신문사 닷컴과 e신한,e모든닷컴,야후 등이 고객들이다.
퓨쳐테크의 지향점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가는 것이다.내년 사업계획중에서도 해외진출을 가장 중요하게 꼽고 있다."일단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하겠지만 궁극적으론 미국이나 선진국 시장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인터넷 빌링은 우리가 가장 앞서 있는 분야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디지털 컨텐츠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그것이 퓨쳐테크 직원들과 저의 공통된 바램입니다".장기비전을 말하는 이상원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하)
- [edaily] 이번주 "금융시장의 연금술사"는 국민은행 이성돈 외화시장팀 차장입니다.
(중편에서 이어집니다)
◇외국계를 뛰어넘어
-일 자체의 어려움말고 구조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은 없습니까. 국민은행도 꽤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조직인데요.
▲외환위기가 올줄 알았으면 국민은행으로 안 왔을지도 모르죠. (웃음) 하지만 외국계은행에서 배운 기술을 시중은행에 성공적으로 옮겨놓고 있다는 자부심이 상당합니다. 전 항상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우리" 기업의 리스크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제가 "우리" 기업이라고 말하는 것에 제 모든 진심이 녹아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시중은행 중 파생상품 영업을 큰 규모로 하는 곳이 저희와 산업은행 둘 뿐이지만 산업은행을 마케팅 경쟁자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외국은행들은 마케팅은 열심히 하지만 대부분이 북을 여기다 두지도 않아요. 그냥 물건 떼다가 파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상품에 대한 지식은 물론, 고객을 상대하는 마음가짐도 시중은행직원보다 떨어지죠.
시중은행은 뭐가 문제겠습니까. 외국계은행은 신용도가 좋은 큰 기관이고 마케팅 능력도 대단해요. 저희가 한달쓰는 섭외비래 봤자 그 쪽 하룻밤 술값밖에 안되거든요. 그 사람들은 어떤 경우 술 한번 마시고 천만원이상을 쓴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다만 어떤 세일즈건 결국 사람장사기 때문에 한 번 맺은 인간관계를 죽을 때까지 가지고가는게 중요합니다.
무슨 장사든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인건 사실이지만 그 다음은 세일즈에요. 아직도 은행 내부의 마인드가 이런 쪽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좀 아쉽습니다.
-외국은행에 뒤지는 점은 어떻게 극복하십니까.
▲평소에 밥, 술 사는건 못 따라가니까 다른 쪽으로 뚫었죠. 평소에 고급 경제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잘 주고, 가격경쟁력 및 사후 서비스를 철저하게 하는 것에 승부를 겁니다. 어떤 경우에는 기업의 담당자가 스스로 해야 할 기업 내부리포트를 대신 작성해 준 적도 있습니다. 팀원들도 잘 따라주고 있고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산업은행이라는 경쟁자가 실제 있고 준비하는 국내은행도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할텐데요.
▲현재 후발 시중은행들이 많은 준비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파생상품 장사를 하려면 북을 가져야하는데 북 운영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 다른은행들은 좀 뒤쳐져있는 게 사실입니다. 북은 없지만 열심히 하는 곳이 한두군데 정도는 있어요.
◇파생상품 영업이야말로 최고의 부가가치 사업
-파생상품 영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무엇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 건가지고 엄청난 이익을 낸 적도 있습니다. 보통마진보다 10배를 더 먹었어요. 저희가 바가지씌운 것도 아닌데 상황이 그렇게 변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있을 수 있고요.
파생상품 영업은 준비자금이나 거창한 지원이 필요한 사업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쪽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고객이 없으면 저희도 없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을 관리하는 일이죠. 저희가 성장하게 된 계기는 외환위기 후 환율이 급변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환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니까요. 이 일이 은행으로선 안해도 그만인 사업일 수도 있지만 시작하면 어쨌든 수익이 나는 사업이거든요. 합병 후 국민은행이 세계 60대 은행안에 들어가는데 그 위상에 걸맞는 파생상품팀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상품 마진은 어떻게 됩니까.
▲파생상품 마진은 국제결제은행(BIS) 규정에 따라 어느 정도 룰이 정해져있습니다. 금리거래는 1년에 1%, 환율거래는 1년 2%, 2년은 5%, 3년은 8% 정도에요. 거래방법에 따라 ROC(return on capital) 개념을 부여합니다. 물론 목표마진은 고객마다 다릅니다.
-올해 현재까지 벌어들인 돈은 얼마인가요.
▲40억원 정도입니다. 저까지 포함해 팀원이 6명인데 거의 맨땅에 헤딩한 거죠. 돈 빌려주고 수익받는 장사가 아니니까요. 작은 금액일진 모르겠지만 저희가 몸으로 뛰어다니면서 한 걸 생각하면 대단한 금액입니다. 상당수 외국계은행보다 실적도 좋을 거라고 봅니다.
어차피 시장이 커질수록 가격경쟁력은 비슷해집니다. 그럼 결국 세일즈 싸움이죠. 아까 공기업 거래때 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렇게 시중은행이 유리한 구조일때 딜을 못 따내면 비단 국민은행뿐 아니라 국내 금융기관의 자존심 문제라고요. 밥 사주고 술 사주는 건 못해도 파생상품 세미나라도 자주 열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시장확대에 기여하는 길이니까요.
◇헤지 필요성 인식은 기업 경영층부터
-국내 기업체들은 왜 헤지를 잘 안할까요.
▲가장 큰 문제는 경영층의 인식부족입니다. 사실 헤지를 왜 하냐는 질문자체가 말이 안되거든요. 외화거래가 전혀 없는 기업이 헤지를 하는 것은 투기지만 그렇지않은 경우 이건 기업의 생존문제 차원에서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한쪽만 봐요. 예를 들어 수출기업이 수출헤지를 위해 선물환을 매도했다 치죠. 그러면 "매도선물환" 이라는 외화부채가 생기는데 평가 후 계리할 때 달러를 미리 팔았는데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나지만, 외화자산쪽인 수출쪽에서는 이익이 생기잖습니까. 이게 헤지입니다.
문제가 뭐냐면 기업들이 장부상에서 양쪽 이익-손실을 같이 고려하지 않고 파생상품 쪽 손실만 부각시킨다고요. 수출쪽에서 실제 이익난 건 생각안하고 말이죠. 이 관행을 벗어나지 않으면 대한민국 기업들은 절대 헤지못해요.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의 회계투명성이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겁니다. 이유야 어쨌든 파생상품쪽에 손실이 계리되면 주총때 시끄러워지니까 귀찮고.. 무지한 것도 있겠죠.
-헤지를 해서 손실을 회피했다기보다는 사고가 나는 것만 부각시키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더 심화된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100% 관리잘못이죠. 과도한 헤지를 했거나 하는 등..그런건 얼마든지 막을 방법이 있어요. 헤지할 부분이 50인데 헤지를 100을 했다거나 그러면 당연히 문제가 생깁니다.
-헤지해서 이익났다는 보도자료는 업체쪽에서도 안 돌리더군요. 헤지해서 왕창 손실났다는 기사는 많이 나오는데 말이죠. (웃음)
▲삼성전기 포르투갈 법인은 헤지를 과도하게 해서 문제가 된 경우입니다. 저는 거래할 때 그 기업이 오버헤지한다 싶으면 당장 알려줍니다. 통상적인 경우 환리스크를 가진 기업이 100%나 아니면 0% 헤지한다는 건 말이 안되거든요. 물론 실무적으로 헤지와 투기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장기간으로 투기해서 돈 번 한국기업, 단 하나도 없습니다. 단기간 돈 좀 벌었어도 결국 다 날렸어요. 헤지라는 게 돈 벌려고 하는게 아니잖습니까. 투기나 헤지해서 돈 번다면 그 사람은 외국계은행에 가서 딜링해야죠.
우리기업은 헤지에 대한 안목을 깨우쳐야해요. 공기업가서 헤지 설명회하면 CFO란 사람이 뭐라는 줄 아십니까. "헤지가 왜 필요하냐, 우리는 환율이나 금리변동에 맞춰 원가조정하면 된다고 한다"고요. 이게 말이 돼야죠. 원가조정이 뭡니까. 결국 국민부담으로 되돌아간다는 건데 명색이 공기업에 근무하면서 이 정도 인식을 가져야 되겠습니까.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환율 떨어지면 가격 내리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환율 올랐을 때 그만큼 가격 안 올랐으니 안 내린다고 변명이나 하고...
저희는 항상 위험고지를 합니다.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까 헤지한다고 헤지거래에서 꼭 손실 안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입니다.
-헤지해주고 흐뭇했던 경험은요.
▲저희 주요고객인 SK글로벌 재무담당자가 업무처리를 똑 부러지게 해요. 헤지결과가 좋으니까 그룹회장실에 올라가서 칭찬도 듣고 승진도 빠르고. 지켜보는 저희도 보람이죠. 현대차도 마찬가지에요. 사실 현대차의 경우 헤지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동안 충분히 효과를 봤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 이계안 사장이 물러나고 변화가 있나요?
▲아직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요. 현대차는 이 시장에서 여전히 거대고객이에요. 가보면 외국계은행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더군요.
요즘에는 조선사들도 헤지를 많이 합니다. 조선사들은 수주대금을 다 2~3년간 나눠서 나중에 받으니 위험이 엄청나죠.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등등 있지만 굉장히 적극적으로 헤지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만큼 회사 안에서 컨센서스가 확립된 거죠.
일전에 모 경제신문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헤지를 잘 안한다는 기사가 난적이 있습니다. 삼성기업은 경영 재무관리에 상당히 열심일 것 같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상당히 다른 얘기죠. 외화거래 규모가 큰 일부 계열사의 경우 헤지에 소극적인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 환율이 낮을 때 달러 셀을 했던 것이 환율이 오른 후 만기가 돌아오면 헤지거래에서 손해를 보지않습니까. 그래서 안 한다는 거에요. 결과가 나쁘니까. 삼성같은 대기업들도 그 정도로 소극적인 것이 좀 아쉽습니다.
또 헤지를 지속적으로 안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다 안하니까 깨지거든요. 늘 헤지를 하면 100% 매치는 안돼더라도 위험부담이 급감하거든요. 진정한 경영이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헤지를 적극적으로 할만한 환경도 못됩니다. 최근 은행들이 시행중인 기업 환리스크 관리기준에 보면 회사규모가 크면 헤지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규정을 만들었어요. 오픈 포지션 중 얼마를 헤지해야 한다고 명시해야 하는데 전체 자기자본중 오픈포지션이 얼마 식으로 해놨거든요.
10년전부터 제가 똑같은 얘기를 말하고 다녔는데 아직까지도 안 먹힌다는게 정말 속상합니다. 요즘들어서 그나마 좀 나아지긴 했지만...
-의외입니다. 소위 말하는 삼성의 이미지와 다르군요.
▲전혀 안한다기 보다는 최근에 소극적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죠. 현대차는 자동차 그룹으로 분리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딜러들도 공통적으로 그렇게 말합니다.
-저는 국민은행과 같은 시중은행이 파생상품 영업팀을 오래전부터 꾸려왔다는 사실에도 놀랐습니다.
▲제가 왔을때만 해도 "누가 새로왔으니 새로운 거 해서 돈이나 벌어봐라" 라는 정도의 인식에 불과했습니다. 많이 달라졌죠. 저희 팀이 자리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고 봅니다. 아무리 매커리은행과 업무제휴를 했다해도 고객들에게 팔지못하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세일즈 파워가 없으면 이 장사는 말짱 황이라는 뜻이죠?
▲기업들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정말 노력 많이했는데 결정적 순간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현물환이야 전화한 번 해도 거래하지만 스왑이나 옵션은 거래를 트기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모럴해저드가 많이 없어지면서 접대 문화가 줄어든 건 저희한텐 이익이죠. 그리고 외국계은행에서 세일즈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시중은행 사람들보다 특별히 나을 것은 없다고 봅니다. 학벌이나 연수경험, 업무능력이 월등한데 외국계처럼 좋은 조건 하의 플레이그라운드가 없어서 못하는 것 뿐입니다.
-맥커리와 업무제휴 당시 함께 시작한 처음 제휴팀 인원을 다 뺏기셨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러니까 뺏기는 겁니다. 그런 능력있는 친구들이 뛸만한 공간이 없다는 거죠. 안타깝죠.
◇능력있는 후진을 키우는 것이 꿈
-97년에 국민은행으로 오셨군요.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하셨구요. 졸업은 언제하셨습니까?
▲84년 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77학번이고요.
-꿈이 후진양성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강연다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전 직장생활을 오래할 마음은 없습니다. 자리에 연연하지도 않을 거고..나중에는 이쪽에서 종사할 후진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일을 할 겁니다.
-책 쓰실 계획은요.
▲실무서를 쓰면 잘 쓸 자신은 있는데(웃음)...아직은 시간내기 어렵군요.
-외국계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까.
▲그냥 보수가 좋으니까 간 거죠. 요즘 외환딜러가 선호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뭐 일견 타당한 측면도 있어요. 우리나라가 고정환율제를 도입하지 않는 한 트레저리 업무는 계속 발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성돈 팀장 약력)
-58년 출생(본적 경기 김포)
-77년 인창고 졸업
-84년 외국어대 영어교육과 졸업
-86년 외국어대 무역대학원 경영학 석사
-84년 Marine Midland Bank 서울지점 입행
-86년 HSBC 서울지점
-97년4월 국민은행 국제금융부
- (정동희의 핫스팟)잠 못 이루는 친구에게
- [edaily] 잠 못 이루는 친구에게
▶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
지금으로부터 7∼8년 전 법대를 졸업하고 증권회사 영업직에 사회 첫 발을 내딛은 (죽마고우인) 당신에게 대뜸 나는 “이왕에 시작한 고시 공부 좀 더 계속하지, 증권회사에는 왜 들어가느냐?”고 반문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때 당신은 “고시 공부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이왕 취직할 바에는 증권업종에 종사하는 게 집안의 장남으로 경제적 여유를 빨리 도모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 같다”며 나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세월은 지나 97년 후반 IMF위기가 닥친 후 불행하게 문을 닫은 몇몇 증권회사에 소속된 당신은 他 증권사로 수평 이동을 한 차례 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더욱 강건하게 늘 공부하는 주식 영업맨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멀리서 받았다.
그 동안 우리는 자주는 못 만났지만, 만나게 되면 「주식쟁이」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뭐가 재미 있다고 주식 이야기를 한 참이나 하며 “당신은 주식 영업브로커의 꿈, 나는 애널리스트의 꿈”을 그런대로 키워온 것 같다.
하지만 지난 주 후반 정말 오랜 만에 당신에게서 전화를 받고, “요즈음 잠이 안 온다,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아닌데…”라는 이야기를 전해 받고 한참동안 잔잔한 슬픔에 동감하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마저 절실하게 든다.
나는 스트래티지스트(Strategist)란 직업이 내 천성(天性)이라고 순간적으로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로, 의욕적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사실 요즈음은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한다.
당신이 한 때 경제적 여유를 빨리 도모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던 증권 영업에 종사하면서, 결과적으로 빚만 늘었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성격은 다르겠지만 나도 한 때 매일 열성적으로 출연했던 모 증권 케이블TV 방송국에 들어가서 시황을 말하기가 두려워, 방송국 주변의 동네를 몇 바퀴씩 돌고 나서야 겨우 스튜디오에 들어갔고, 이젠 이것도 지쳐 그만 두었다.
현실적으로 당신과 내가 몸 담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생존의 방법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서, 시장에서 지금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고 또 어떻게 대처해 가야 되는지 고민해 보기로 하자.
▶ 첫번째 의문점: 「비트 크로스 전략」은 결국 모두가 흉내낼 수 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NEC·도시바·히타치·미쓰비시 등 일본 4개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자국 정부에 반덤핑관세 부과를 요구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와의 차별화 전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256Mb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소위 「비트 크로스 전략」등을 통해 가격 정책에 있어 공격성을 띠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일본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놀라워 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겠다.
최근 외국인 투자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공격적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반도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주장하는 외국계 보고서의 주요 논리 중의 하나가 「한국 반도체 재고의 감소세 반전」이 중요한 비중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256Mb 생산 비중에 적극적으로 증대시키는 「비트 크로스 전략」이 다른 경쟁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별 어려움 없이 모방할 수 있는 전략이라, 자칫 256Mb 중심의 공급과잉 부담 요인을 높여 재고정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올해 들어 경기선행지수 측면에서도 저점 확인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국내외 경기선행지수가 다시 꺾이며, 상반기 경기선행지수 확인 신호가 「잘못된 신호」였음을 보였다. 이와 같이「한국 반도체 재고의 정점 확인 가능성」이 『(무리한 비트 크로스 전략 등) 끝나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간의 서바이벌 게임』으로 인해, 다시 한번 도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4분기에 영업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이 많지만, 반면에 시장에서는 소위 「내년도 경기 반전 기대」를 너무나 공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려는 분위기이다. 하지만「내년도 경기 반전 기대」가 실제로는 초라한 반등일 가능성이 많다. 즉, WSTS(세계반도체시장통계)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출하액 기준) 전년비 32.1% 감소한 1,338억 달러 전망하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 당장 美 테러사건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상업전이 불발로 끝날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반면에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반도체 주가의 게릴라전은 적중으로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두번째 의문점 :「미국만의 10월 금리인하」, 그리고 그들만의 리그(League)
어찌 되었든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흥분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선취매한다는 식으로 시장 논리를 풀어가고 있으나, 너무 궁색한 듯 한 인상이다. 미국의 9월 경기선행지수가 약 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고 있는데다, 8월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내며 9.11 테러 사건이 있기 전부터 이미 경기 침체에 빠져 있었다. 특히 공급 과잉을 미국을 기점으로 한 수요 감소가 개선될 조짐도 없고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경기선행지수마저 다시 꺾이고 있는 양상에서, 작년 이후 지겹게 반복되면서 속아왔던 「경기 반전 선취매」란 녹음 테이프를 또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있었던 ECB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아 결국 10월에는 「미국만의 금리인하」가 된 셈이다.하지만 미국 집중 체제 시스템에 길들여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그들만의 리그(League)」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을 계속적으로 믿으려는 모양이다.
▶ 세번째 의문점 :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새로운 블랙홀(Black Hole) 성격이 강한 “강원랜드”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고 증가된 매도차익 잔고로 인해 베이시스가 축소 될 경우 청산을 시도하며 현물 매수를 유발할 수 있는 등 유동성에 의존한 시장 힘도 만만찮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동성 유입에 대한 기대』가 현 시점에 시장 상승 모티브(Motive)가 되었다고 볼 때, 결국 『유동성 유입에 대한 현실 파악』이 결자해지(結者解之)란 격언차원에서 가장 확실한 시장 하락 모티브(Motive)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 25일 코스닥에 등록되어 매매거래가 개시된 강원랜드가 제한된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Black Hole)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잠복 되어 있다. 강원랜드가 시가총액이 3조원대를 벌써 기록하여 KTF에 이어 2위로 뛰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직등록으로 인해 「양도소득세와 관련된 세원노출」문제를 해결한 기존주주의 차익실현 자금이 성격상 주식 유통시장으로 재 유입된다는 보장이 약하다. 이런 관점에서 강원랜드의 직등록은 실질적인 주식시장의 유동성 재분배 차원 측면에서 약 5천억원 가량의 유동성 감소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코스닥시장의 대표적인 벤처업종은 결국 진입장벽이 없는 업종으로 정의할 수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진입장벽이 하늘같이 높은 카지노 업종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어 제한된 유동성을 빨아들인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닌가 쉽다. 최근 강원랜드와 관련하여 적정주가를 낮게 제시하거나 주가 전망에 소극적인 애널리스트 등(저를 포함)에게 협박전화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우리 주식시장의 슬픈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네 번째 질문 :『(돈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재의 외국인 투자가」는 어떤 성격이 강한가?
세계의 금융 자본의 핵심을 이루는 미국 금융 자본의 많은 부분이 유대계에 의해 장악된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이야기이다. 돈의 힘에 의해 정치논리마저 영향을 받는 자본주의 속성에 의해, 유대계의 세계적인 자본은 이미 미국의 대외정책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례로, 이스라엘은 지금도 미국으로부터 연간 30억달러 이상을 지원 받는 「미국의 최대 원조 수혜국」이 되고 있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최근 지칠 줄 모르고 한국 주식시장을 공략하는 외국인 투자가의 정체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는 International Equity Fund 유출입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하고 헤지펀드 성격의 자금과 같이 어우러져야만 설명이 되는 수준이다. 사실 많은 헤지펀드 자금이 유태계 성격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말레이지아 마하티르 총리가 그 당시 그렇게 조지 소로소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사실은 어쩌면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지아와 유대교에 속한 조지소로소」간의 보이지 않는 심리 불일치였는지도 모른다.
지난 9월11일 테러 이후 『미국의 군사 보복 개시 이후 아시아시장에서 보여준 회교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지아의 反美 정서에 당혹한 국제금융 자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돈의 힘”에 의존하여 금융 공습을 단행하는 듯하게 적극적인 양상이다.
하지만 현재의 외국인 투자자금의 적지 않은 부분이 헤지펀드 성격이 강한 자금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입된 자금의 한국 내 체류기간』이 뮤추얼 펀드보다는 짧을 수 있다는 점을 조금씩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친구야, 『주식시장은 결국 부익부 빈인빈(富益富 貧益貧)의 세계』인 것 같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현물 매도 강도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거나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외부변수에 대해 이렇다 할 이야기를 주장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9월11일 테러 이전의 주가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여 가격 메리트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 이 지수대에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적극적으로 기대하기 힘들고, 실질적으로 고객예탁금의 증가세도 답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금주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외국인의 견인 전략이 점차 수확체감의 법칙에 들어가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겠다.
하지만 현 장세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가 한 가지 중요한 실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즉, 수급의 논리와 펀더멘탈의 논리가 혼재되면서 가장 유리한 쪽으로 자의적 해석이 난무하고 있는 머니 게임의 논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스쿠루지 영감처럼 너무 그들만의 잔치를 투기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주목 받는 논리가 결국은 강자가 관심을 가지는 논리일 때가 많듯이, 『주식시장은 결국 부익부 빈인빈(富益富 貧益貧)의 세계』라는 걸 이제는 절실히 깨닫는다.
하지만 미국 집중 체제의 세계 경제 체제로 요약되는 「세계화 시스템」에 이슬람 일부 국가가 너무 소외된 사실이 결국 현 세계 불안의 시발점이 되었듯이, 주식시장에서 너무 일방적으로 잔칫상을 모두 휩쓸려는 과욕은 또 다른 무리수를 야기시킬 수 있다.
지난 주 친구가 들려준 “요즈음 잠이 안 온다,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아닌데…”라는 이야기가 자꾸만 머리 속에 맴돈다.
- (증시포커스)"나를 따르라" 그리고 "이판사판"
- [edaily] 주식시장이 사흘만에 고개를 숙였다. 사흘째 이어진 뉴욕증시의 하락세와 외국인의 매도세가 시장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증시에너지의 바로미터인 고객예탁금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빛은 발하지 못하고 있다. 예탁금은 아직 화중지병의 형국이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하루 전보다 6.48포인트(1.3%) 떨어진 480.27포인트로 끝마쳤고, 코스닥지수도 1.10포인트(2.18%) 하락한 49.36포인트로 되밀렸다. 선물지수도 1.25포인트(2.09%) 떨어진 58.60포인트로 내려앉았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하락 종목수가 573개에 달했지만, 시가총액 2~4위 권에 랭크된 SK텔레콤과 한국통신, 한국전력 3종목이 선방하면서 지수 하락폭을 크게 둔화시켰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가장 견조한 시세흐름을 보이고 있는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테러 사태가 발생한 직후 시장이 열린 12일 9.18%의 급락세를 보인 뒤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4일 단하루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이후 나흘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의 20일 마감 주가는 4500원(2.12%)이 오른 21만6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지분율도 47.01%로 높아졌다.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이 47%를 회복한 것은 지난 6월12일(47.02%) 이후 근 1백일만의 일이다.
이와 관련 오늘은 "나를 따르라" 종목의 존재 유무가 주는 의미를 알아본다. 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현실에 비추어 "이판사판"이 담고 있는 교훈도 짚어본다.
"나를 따르라" 종목은 한마디로 주도주를 말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일컬어 "폴(Pole)대 종목"이라고도 말한다. 사실 주도주는 강세장에서 어울리는 용어다. 약세장에선 그저 "틈새종목"으로 불리는 게 적당하다.
강세장과 약세장을 구분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사람마다 잣대도 다르다. 그러나 주도주와 주도세력의 존재여부는 강세장과 약세장을 구분하는 공통 가늠대로 활용되곤 한다.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때는 주도주가 있게 마련이고, 주도주의 추세가 살아있으면 추가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해진다. 그러나 주도주가 꺽이면 시장흐름도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반대로 약세장에서 독야청청하는 종목이 있다면 앞으로 "불씨"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틈새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인지 나름대로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SK텔레콤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이와 관련 "불씨"역할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커다란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신관련주들이 세계 주요증시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상황인 만큼 추가상승의 한계를 드러낼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이 SK텔레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론 나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내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환매에 따른 매물 출회 우려감을 낳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금 증시가 처한 현실은 특정 종목과 업종이 "불씨" 역할을 해내기에는 역부족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경기침체와 미 테러 사태 이후 전쟁 발발 가능성 등 불확실성의 증폭에 따른 시장의 체계적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등 통신주의 버팀목 역할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비록 통신주의 "불씨"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시장에 희망(틈새종목)이 있는 것과 없는 것는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희망의 존재는 시장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상당한 부담으로 와닿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SK텔레콤 등 통신주를 주목해보자.
정부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리도 내리고 유동성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거듭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주가는 떨어지는데 예탁금은 연일 폭증, 19일 현재 8조8884억 원을 기록중이다. 테러 사태 이후 무려 1조3000억 원 이상 늘은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투자원금을 살찌우는 투자자보다 까먹는 투자자들이 허다한 실정이다. "이판사판"의 심정에 사로잡힌 투자자들도 한 둘이 아니다. 관련업계도 죽을 맛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 있어 개인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판사판"의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흔히 "이판사판"은 막다른 판단을 해야할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배수의 진"이라는 의미보다는 "될 때로 되라"는 자포자기성 뜻을 더 많이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불교에서 유래된 말로 부정적이거나 나약한 뜻을 담고 있지 않다. 이판사판은 "이사무애법계(理事無碍法界)"라는 불교용어에서 유래됐다. 이사무애법계는 이법승(理法僧)과 사법승(事法僧) 그 어느쪽에도 막힘이 없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법승은 수도승을 의미하고 사법승은 사찰의 행정을 맡아보는 승려를 뜻한다. 비유하자면 흔한말로 업무는 업무대로, 놀이는 놀이대로 모두 잘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도 강세장과 약세장을 넘나들며 수익률을 챙길 수 있을까. 물론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가능도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투자고수라도 강세장에선 몰라도 약세장에서도 줄곧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최근처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선 그야말로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 확률은 더욱 낮아지게마련이다.
투자자로서 "이사무애법계"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아니라면 약세장에선 생존전략을 세워보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시장이 피곤함을 호소할 땐 조심스러운 장세 접근이 요구된다. 대박의 꿈은 유혹적이지만, 아직은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어떤 광고의 카피처럼 꼭집어 주도주와 주도세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주변여건도 불투명하다. 현실을 직시하면서 때를 기다려 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다시금 생각해 볼 시점이다.
- (증시포커스)증시도 중복맞이 보신할까(26일)
- [edaily] 주식시장의 급락세는 일단 멈췄다. 시장이 하루만에 고개를 숙였지만 낙폭은 미미했다. "사자"와 "팔자"가 거의 균형을 이룬 모습이다.
미국증시의 속락세에도 불구하고 서울증시는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25일 거래소시장은 삼성전자가 버팀목 역할을 해냈고, 코스닥시장은 국민카드와 LG텔레콤 등이 지주목 역할을 담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520선에서, 코스닥지수는 64선에서 각각 사흘째 머무르고 있다. 옆으로 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지수의 정체현상은 위를 향한 워밍업의 과정인지, 아니면 톱니형 하향추세속의 일시적인 꿈틀거림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주가의 방향성을 논하기에는 여전히 증시를 둘러싼 주변환경은 어수선한 모습이다.
이제 7월도 영업일 수로 불과 나흘만을 남겨 놓고 있고, 26일은 중복이다. 과연 증시도 중복맞이 보신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시장흐름을 살펴보자.
◇거래소/코스닥 낮은 일교차
종합주가지수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일 보다 0.54포인트 내린 526.08포인트로 마감했다. 지수 일교차는 8포인트에 불과할 만큼 시장흐름은 장중내내 잔잔했다.
코스닥지수도 0.43포인트 떨어진 64.10포인트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역시 지수 일교차는 2포인트에 그쳤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나란히 3억7천여만주를 나타냈다. 거래대금은 각각 1조1732억원과 1조3403억원으로 코스닥시장이 거래소를 웃돌았다. 그러나 절대적인 규모는 두 시장 모두 취약한 모습이다.
거래소시장은 외국인(+322억원)과 개인(+213억원)이 받쳤고, 코스닥시장은 개인(+81억원)이 홀로 사자에 나섰다.
◇일봉챠트 해머형 출현후 이틀째 양봉
거래소와 코스닥지수는 살짝 꼬리를 내렸지만, 일봉챠트상 양봉을 그려냈다. 연이틀(24~25일) 양봉을 나타낸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마감지수(526P)가 시초가(519P)를 웃돌았고, 코스닥지수도 시초가(63P)를 극복하면서 마감(64P)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일봉챠트가 전일(24일) 해머(Hammer)형을 출현시킨후 또다시 양봉 하나를 보탬에 따라 추세반전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하락장에서 발생한 해머형 일봉은 반등의 신호로 인식되곤 한다. 여기에 양선이 보태질 경우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게 분석가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의 경우 이날 지수 하락폭(0.43P)이 전일의 상승폭(0.39P)을 웃돌았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5일선 회복
이날 거래소시장의 "빅5종목"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보다 5000원(2.88%) 오른 17만8500원을 기록하며 이틀째 올랐다.
삼성전자는 주가 5일 이평선(17만5600원)도 뚫고 올라섰다. 최근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5일선이 20일선(17만9750원)을 밑에서 위로 꿰뚫는 단기 골든크로스의 발생도 내주초쯤 가능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단기적으론 몸을 추스리는 모양세를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 경기의 바닥논쟁이 진행중에 있고,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감 등이 상존하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여부는 속단할 수 없는 일이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17만주, 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영업일 기준으로 열흘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일간 사들였고, 3일간 처분해 매수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철강금속과 금융주 7일째 매도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공세(?)를 다시금 펼치고 있지만, 반대로 포항제철이 소속된 철강금속업종과 금융주에 대해선 각각 7일째 매도우위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주에 대해선 지난 16일이후 25일까지 7일동안 118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철강금속도 같은기간 342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포항제철은 닷새연속 처분하고 있다. 이날 포철의 주가는 전일 보다 3500원(3.95%) 하락한 8만5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5일 이후 6개월 20일만의 최저수준이다.
시황분석가들은 이처럼 외국인이 철강금속업종을 연일 매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철강업종의 경우 업황이 어려운데 따른 실적악화 우려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진단을 내리고 있다. 실제 포철은 이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주의 매도에 대해선 "증시침체로 인한 증권업계의 실적악화와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은행권의 잠재부실이 증가 우려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선물, 이틀째 백워데이션
선물지수는 이날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 막판 매수세의 유입으로 결국 0.10포인트 오른 65.15포인트로 마감했다. 나흘만의 반등이다.
그러나 시장 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03포인트로 전일에 이어 백워데이션 상태를 이어갔다. 백워데이션으로 인해 이날도 프로그램 순매도 규모가 805억원 달한 만큼, 이같은 여건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매물부담을 떠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물시장의 취약한 수급구조를 고려할 때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은 위력적일 수 밖에 없다. 당분간 선물시장을 눈여겨 볼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편, 외국인은 이날 신규매도와 전매에 나서 하루전 4645계약에 달했던 매수포지션을 95계약으로 대폭 축소했다.반면 개인은 전일 대규모 매도(3084 계약)에서 1011계약 매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기술적 접근.."믿을 것은 실적"
앞서의 지적대로 지수는 빨래줄 처럼 옆으로 기고 있다. 방향성을 모색하는 듯한 모양세다. 그러나 시장의 질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메릿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인 반등은 유효한 상황이지만, 추세전환은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누가 주식을 사줄 것이지. 또 주도주는 어떤 업종과 테마가 될 것인지. 이같은 물음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릴 수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는게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복날 몸보신은 실제 효과보다 심리적인 효과가 강하다. 체력관리는 평소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증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기술적반등으로 몸을 단기간 추스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추세반전은 수급과 재료, 정책변수는 물론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일 때만이 가능하다. 그런데 어느 것 하나 녹록한게 없다.
이런 와중에 석유수출기구(OPEC)가 오는 9월부터 1백만 배럴을 감산키로 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또다른 부담이 아닐수 없다.
때문에 아직은 방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이든, 단기적 관점에서든 매매에 나설 요량이라면 철저하게 실적이 뒷받침된 종목에 투자를 국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정석이 최우선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⑮지동현 조흥은행 상무(중)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조흥은행의 지동현 상무 입니다. (인터뷰 상편에서 이어짐)
<’은행장이 꿈’..실제 은행경영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
-조흥은행으로 옮기신 건 언제입니까.
▲99년에 조흥은행 사외이사가 됐습니다. 마침 금융연구원에서 안식년을 맞이한 때라 출근하는 사외이사직을 맡았죠. 위성복 행장께서 제게 요청하신 분야가 있었거든요. 당시 조흥은행이 DR발행과 사업부제로 조직개편을 준비하던 때라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외이사가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요. 사외이사에서 조흥은행 상무로 변신하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뭐 정확한 것은 저도 잘 모르지만 누군가 저를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가 왔습니다. 사실 당시 제일은행에서도 똑같은 요청을 받았었는데 그곳보다는 조흥이 낫겠다 싶어서 온 겁니다.
조흥은행으로 직장을 옮긴 이유는 음...어쨌든 사외이사는 primary job이 아닌 second job이잖아요. 아주 예전부터 은행장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위 행장께서 "실제 경영진으로서 같이 한번 일해보자"고 제안하셨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위 행장을 처음 만나신 건 언제인가요.
▲93년 금융연구원에서 조흥은행 컨설팅을 해줬어요. 그때 처음 만났습니다.
-현재 맡고있는 업무는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까 아니면 위 행장께서 지시한 사안입니까.
▲2월에 입행했으니까 이제 다섯달이 다 돼가는군요. 제의를 받은 것은 작년 연말이었는데 "어떤 자리를 줄테니 와라" 이런 말씀은 전혀 안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런 자리 주십시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상무 취임하는 첫 날 제 부서를 알았습니다.
위 행장께서도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겁니다. 제가 온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는 뜻인데 누구를 내보내야 하나, 또 저에게는 어떤 일을 맡겨야 하나...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으니까요.
제가 담당하는 부서가 소위 말하는 profit center(수익창출부서) 아닙니까. 이 일을 맡기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영업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후선에서 연구조사만 해 왔으니 걱정도 많이 하셨겠죠. 그런데 제게 profit center를 맡겨주시니 우선은 놀라웠고 그 배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구원 생활만 10년 넘게 했는데 은행에 와서도 비슷한 일을 한다면 제가 왜 직장을 옮기겠습니까. 변신을 하려면 확실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위 행장께서는 risk taking을 하신거고, 운이 좋아서 그랬지만 아직까지 제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천만다행이죠 뭐.(웃음) 우리 은행의 채권부문이 타 은행보다 성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조흥은행에 5개 본부가 있는데 우리 본부가 올해 달성해야할 이익목표가 1750억원 입니다. 진도율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채권쪽에서 잘한 것이 크게 작용했죠.
<취임하자마자 “채권투자 규모 2조5000억원을 3000억원으로 줄입시다” 설득>
제가 취임한 날이 2월 16일 목요일이었습니다. 첫 주에는 인사다니고 정신없이 보냈는데 그 다음주 목요일, 금요일에 채권수익률이 30bp이상이 오르더니 이틀 사이에 700억원이 날라갔어요. 아찔했죠. 우리 트레이더들을 불러모아 긴급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듀레이션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4년 정도라고 대답하더군요. 채권부문 총 자산이 2조5000억원인데 금리가 1%가 움직이면 1000억이 왔다갔다 하는거 아닙니까. 저는 그당시만해도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700억원을 이틀만에 까먹고 200억 정도 남았는데 1000억을 손해보면 사실상 만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헤지가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국채선물 매도에 들어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트레이더들이 "우리 물량이 너무 많아서 매도를 왠만큼 해서는 헤지가 안된다"고 말하더군요. 그럼 팔라고 했더니 파는 건 더 안된대요.(웃음) "우리가 국채선물 시장의 큰 손인데 팔아대기 시작하면 더 떨어집니다. 왜 자기 발등을 도끼로 찍습니까"라고 말하는데 난감했죠. 당시만해도 국채선물 시장규모가 그렇게 작은 줄도 몰랐었고 헤지는 안된다고 하니 답답하기가 이루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 어떡하냐고 물어봤더니 방법이 없다고 대답하더군요. 하하. "세상에 방법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 시장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금씩 팔아치워라"고 말하니까 트레이더들이 무척 싫어하는 눈치에요. 잘 아시겠지만 트레이더들은 누가 팔아라 사라 지시하는 걸 무척 싫어하죠. 물론 저라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그걸 이해하고 넘어갈 상황이 아니었어요.
말도 안하고 뚱한 기색이 역력하길래 제가 한 마디 했습니다. "우리 본부의 손익을 책임지는 사람이 누구냐" 고 말이죠. 저라고 대답해요. "그럼 난 뭘 해야되냐"고 되물으면서 "최소한 포지션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은 나한테 있는거 아니냐"고 밀어부쳤습니다. "나는 3000억 이내로 줄일테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고 그 범위에 맞추라"고 세게 나갔어요.
-2조5000억원을 3000억원으로 말입니까. 하하. 갈등이 많았겠군요.
▲물론입니다. 없을 수가 없죠. 그러나 저희 본부가 원화채권 분야에서 이익을 내야하는 최소단위가 1050억인데 이걸 맞추려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트레이더들을 설득했어요.
"사고 싶을 때 나에게 근거제시만 합리적으로 해라. 그 때는 한도를 왕창 늘려주겠다. 일년 내내 똑같은 포지션을 들고가야할 이유가 도대체 뭐냐. 상황에 따라 줄이거나 늘릴 수는 있는 거 아니냐. 전체규모는 내가 정할테니까 그 한도 안에서는 뭐든 하고싶은 대로 해도 좋다" 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것이 역할분담인데 납득시키는 것은 엄청 어렵더군요. 트레이더들은 1년에 1번 포지션을 정하면 고수해야된다고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당시 상품계정에 2조를 배정해줬어요. 2조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에게 어디서 개뼉다귀 같은 사람이 나타나서 3000억으로 줄이라니 그 사람들도 황당했겠죠.(웃음)
-하하. 설득비법은 뭡니까.
▲2주 동안 사정도 하고 야단도 치고, 빌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하여간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위 행장께서 어디서 무슨 소리를 들으셨는지 제게 "트레이더들을 너무 한 쪽으로 몰고 가지 마라. 방향 설정만 해주면 된다"고 세번이나 말씀하시는 겁니다.
"아무리 지 박사가 이론이 강하다고 해도 실무경험은 없지 않느냐. 동물적 감각으로 이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인데 너무 윽박지르면 안 된다"고 말이죠. 그래서 당초 의도했던 것 만큼 못 줄였어요.(웃음) 1조6000억원 정도만 팔았습니다. 채권수익률이 올라가다가 다시 떨어지니까 그렇게 큰 규모로 안 줄여도 될 것 같았어요. 그 다음에는 알아서 하라고 자율권을 줬습니다.
<5월에 채권을 사야했던 3가지 이유>
-돈은 언제 버셨나요.
▲규모를 줄이고 나서 4월까지 두 달 동안은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돈을 벌 수가 없죠. 5월에 많이 벌었습니다. 전 정말 우리 트레이더들을 업고 다니고 싶어요. 얼마전 손을 털고 나오면서 우리 은행은 매매이익을 실현했고 다른 곳에서는 오히려 평가이익을 까먹었으니까요. 현재 저희는 기회가 오면 다시 지를 수 있는 충분한 힘을 비축했습니다.
매달 말이 되면 다음달 운용전략에 대해 미팅을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금리가 7%에 진입하면 왕창 실으려고 했는데 7%에 못 가서 기회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5월 미팅을 하는데 트레이더들이 중순쯤에 3000억원 어치를 다 샀다고 말하는 거에요. 왜 샀냐고 물어보니 지금이 사야할 때라면서 포지션을 1조5000억원까지 늘려달래요.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말했더니 이런 대답이 나왔습니다. 첫째, 물가불안 위험요인은 거의 다 사라졌다. 둘째, 경기회복이 된다고는 하지만 미, 일, 유럽쪽 상황이 너무 안좋기 때문에 경기회복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릴 거다. 셋째, 은행들의 현재 퍼포먼스가 상당히 나쁜데 6월 반기결산을 맞추려면 어떻든 시장에 다시 들어올 수 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들어보니 다 맞는 얘기 아닙니까. 그래서 한 마디했죠. "질러라" 5월말 1주일동안에 1조5000억원을 다 채웠습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우리 트레이더들의 공이에요. 저는 이유를 듣고 허락만 했을 뿐이죠.
-걱정은 안 했습니까.
▲걱정 많이했죠. 잠도 안와요. 까딱 잘못하면 그동안 벌어놓은 것도 다 날릴 판인데 태연할 수가 없죠. 포지션을 늘린 다음 위 행장께 "이러저러해서 늘려습니다"고 보고하니 이번에는 아무말씀도 안하시더군요. 그동안 조금 믿음이 생기신 모양인지...하하.
-현재 가지고 있는 포지션은 얼마나 됩니까.
▲2000억원 정도? 없어요. 6월 들어와서 이익실현하고 다 정리했습니다. 제가 와서 채권분야에 두 가지 큰 결정을 내렸는데 두 번째는 트레이더들이 전적으로 주장한 것입니다. 처음결정은 제가 했으니까 저와 우리 트레이더들은 비교적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웃음)
직원들 덕분에 제 마음이 무척 편한 상태고 우리 트레이더들도 저 때문에 지를 수 있는 힘을 비축했으니까 서로서로 좋은 거죠.
<” 전 정말 우리 트레이더들을 업고 다니고 싶어요.”>
-2월에 금리가 4.98%까지 내려갔다가 급격한 상승반전을 이룬 적이 있죠? 그 때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국고채시장 과열"이라고 발언하신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조흥은행도 한 몫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보채를 무자비하게 팔았던 걸로 아는데요. 그 때는 이미 이익을 실현한 후였죠?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우리가 팔았다는 신호만 낸 겁니다. 사실 그 전부터 단계적으로 팔았는데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뿐이에요. 트레이더들에게 "살살 해라. 난 재경부에서 오는 전화받기 싫다"고 말했는데도 말이죠.(웃음)
사실 그때 저는 잘 몰랐어요. 그날 이데일리 김병수 기자가 "조흥은행이 3000억 던졌다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전화로 물어봐요. "난 모르는 일인데 알아보고 전화주겠다"고 우선 대답했습니다.
담당 트레이더 대답이 걸작입니다. "제가 팔고 싶어서 판 게 아닙니다. 한은 총재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영 시원찮고 더는 못들고 있겠습니다. 3000억원 한도는 지켰습니다. 그 안에서는 제 마음대로 합니다" 라고. 하하.
-손발이 척척 맞았던 거군요.
▲우리 트레이더들은 지금도 금리가 6%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동의합니다. 제가 채권투자를 해 본적은 없지만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격언이 있죠? 그것이 채권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해요. 다 먹으려는 건 욕심이니까요. "우리 너무 욕심부리지 말자. 나도 6% 깨진다고 생각하지만 거기까지 기다릴 거 뭐있냐. 지금 이익실현하고 나오자"고 말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매일매일 전투를 치르지만 지 상무께서는 1년간의 전쟁을 준비하시잖아요. 전략수립은 어떻게 합니까.
▲큰 흐름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 흐름을 파악하려면 잔잔한 파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니까 항상 주의깊게 시장을 관찰하죠. 시장이 열리는 동안에는 한시도 눈을 떼지 않습니다. 입사직후 채권시장에서 나름대로 이름났다고 하는 분들을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라고 말하고 많은 조언을 들었어요.
<”첫째도 위험관리, 둘째도 위험관리”>
-은행쪽 사람도 만났습니까.
▲은행 쪽은 못 만났고 투신이나 증권회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하는 얘기는 다 똑같아요. 첫째도 위험관리, 둘째도 위험관리라고 하더군요.(웃음)
그럼 위험관리를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한도관리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디다. 똑같이 1조를 운용해도 듀레이션이 1년이냐 5년이냐에 따라서 금액은 5배가 차이난다고 말이죠. 그래서 위험부담은 100억이내로 가져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00억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제가 채권에서 내야할 수익이 1050억이니까 100억은 10%에 해당하죠. 이 정도는 깨져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더 많이 깨지면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100억 정도 손실나면 정신차리고 원상복구에 달려들겠는데 몇 백억씩 깨지면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제 나름의 "감" 이었습니다.
-한도를 정할 때 "3년짜리 얼마, 5년짜리 얼마" 라는 식의 디테일한 개입도 하십니까.
▲네. 큰 덩어리는 정해주는 편입니다. 5월달에 사들일때는 5000억원은 장기물로, 1조는 2년 이내로 사라고 말해줬습니다.
(인터뷰 하편으로 이어짐)
- (초점)감원태풍 맞는 현대건설맨들의 심정
- [edaily] "가산을 탕진하고 직장마저 잃는 비참한 신세다" 경영진교체후 물밑에서만 머물던 감원 태풍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현대건설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들이다.
"올 것이 왔다"며 애써 덤덤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쓰라린 배신감은 감원 태풍속에서 살아남든 희생되든간에 쉽게 지워질 게 아닌 성싶다. 노조 게시판에는 이런 직원의 글이 올라왔다.
"가능한 한 모자란 놈 내보내고 똑똑한 놈 남게하기 위해 순서를 매겨서 명예퇴직을 받는다는 논리에 강한 똥침을 날리지 않을 수 없다. 뒷줄에 선 당신이나 앞줄에선 나나 일하는거, 회사에 보탬되거나 안되는거 다 똑같다. 무슨 건설이 고도의 하이테크닉 사업도 아니고....
딴데 갈데있고 계획있는 사람들은 먼저 손들고 나가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에게 고마와하고, 그 대가로 위로금을 지급하고 그것이 맞다.
당장의 생활이 매우 어렵고 힘든 사람의 경우 잘림(감축)에서 제외해주기도 하고 그런거다. 삼성에서 사람칠때 사내커플부터 쳤는데, 그게 잘한일이든 못한 일이든, 그 근간의 논리는 평가할 수도 없는 능력 나부랭이에 우선해서 개인적 사정을 먼저 고려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하자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을 해야하는 마당에 줄을 세워서 명퇴를 받고 안받고 하겠다는 한심한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고과와 영어점수 나쁜 사람들이 진급들을 잘해서 회사가 이모냥이 된것이 아니듯이, 앞줄에 선사람이 남아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명퇴를 추진해야한다. …손들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고마와하고 박수쳐주는 명퇴를 추진해야지, 비참하게 짤려나가는 사람에게 명퇴라는 되도않는 위로를 뒤집어 씌우지 말자는 말이다"
명예퇴직을 실시하겠다는 회사의 입장에 대해 직원들은 두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퇴직위로금의 지급이다. 그리고 명퇴 희망 숫자가 적을 때 고과, 영어시험 점수로 평가하는 강제퇴직 방식에 대해선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또 내부 인력을 줄이는 마당에 외부 인사를 계속 들여 앉히는 것도 문제라는 주장이다.
채권단으로부터 2조9000억원의 출자전환을 받는 회사 입장에서 무슨 명예퇴직 위로금이냐는 외부의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그렇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주장에 귀기울일 대목이 없지 않다.
명예퇴직은 자신의 희생으로 회사를 구하고,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를 때 확실한 것은 "명예"를 지킬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게되는 동료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위로금은 명예를 지키고 동료의 고통분담을 적게하는 최적의 선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동진 노조위원장은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가 가장 본질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현대건설 직원들에게는 회사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 회사가 어려울 때 이들은 IMF위기후부터는 해마다 연말에 상여금 일부를 반납해왔고 임금인상은 꿈도 꾸지 못했다. 가산을 쏟아 부어 회사의 주식을 샀다가 탕진한 직원들이 한둘이 아니다.
2년전 건설의 유상증자 당시 직원들은 회사의 융자알선 덕분에 주당 6350원하는 우리 사주를 대거 샀다. 또 5년전 유상증자때는 주당 2만7000원으로 증자에 참여했다. 이 주식은 거의 휴지가 되다시피했다. 지금 건설주가는 835원(8일종가)이며 또 이달중에 84% 감자될 운명이다.
주당 2만7000원으로 증자에 참여한 직원도 있다. 한 직원은 7년간 해외 건설현장 근무하면서 번 돈 전부를 건설 증자때 쏟아부었다가 억대가 넘는 돈을 몽땅 날렸다고 한다.
가산 탕진에 이어 이제는 일자리까지 쫓겨나는 신세가 된 셈이다. 문제는 회사가 위로금을 지급할 여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채권단에 가서 이를 협의해야겠지만 2조9000억원을 쏟아붓는 채권단 눈에 퇴직위로금이라는 것이 고와 보일리 만무하다. 때문에 회사나 노조 모두 고민중이다. 임 노조위원장은 "채권단에 이 문제를 아직 협의하지 않았다"며 "채권단의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명퇴 희망자가 모자랄 경우 강제 퇴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지 궁금해 하는 직원들은 명예퇴직을 실시해야하는 마당에 굳이 우수사원과 비우수 사원을 가리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 문제제기한다.
어짜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칙 아닌 법칙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텐데, 우수사원은 남게하고 비우수사원은 퇴직케 하려는 회사측 의도가 관철되겠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구분을 할 게 아니라 다른 기준으로 명퇴자를 선정하고 일괄적으로 위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쪽에선 인력 감축을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외부인력을 영입하는 것도 문제다. 심현영 사장 취임후 지난달 25일 부사장급으로 3명의 현대건설임원출신을 다시 불러들였다. 또 상근의 특별보좌역으로 현대건설에서 고위임원을 지낸 5명을 영입했다.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원로들이 나섰다는 점에서 이들 영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그후 현대산업개발출신 2명이 전무 등 고위임원으로 추가 영입되면서 사내 여론은 비판적으로 바뀌고 있다. 건설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산업개발 출신이 어떻게 건설 정상화에 적임자라는 지적도 있고 내부의 젊고 유능한 사람을 키우지 않고 연로한 원로만 찾느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가 구조조정을 해야하고 인원을 축소해야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모두 수긍한다. 하지만 보다 명쾌한 원칙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퇴직자들이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회사를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상 감원 태풍이 바로 앞에 닥치면 이같은 이성적인 주장도 힘을 잃을 것이 틀림없다. 자신의 문제이고 바로 옆 동료의 문제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생산적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낼지 주목된다.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⑬박광철 금융감독원 팀장(하)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의 박광철 팀장입니다. (인터뷰 중편에서 이어짐)
<”투신사들은 MMF를 전략상품이 아닌 유동성 지원상품 중 하나로 인식해야”>
-올해 4월 MMF 사태에 관해서 이야기해보죠. 시가평가와 관련된 문제인데요. 금리가 상승할 때 대비책이 왜 마련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MMF를 장부가방식으로 평가한 이유를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MMF에 편입되어 있는 자산들은 CP든 회사채든 90일 기준으로 듀레이션의 가중평균을 맞춰야합니다. 신용등급도 BBB+ 이상을 투자적격으로 해야하고 회사채의 경우 1년물 이상은 MMF에 편입할 수 없어요. 1년 미만짜리 회사채나 CP는 시가와 장부가 사이에 별 차이가 없어요. 즉 장부가와 시가의 개념이 동일한거죠.
그럼 왜 둘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느냐(장부가와 시가의 차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석달짜리를 단기채권이라고 합니다. 1년물만 돼도 장기채권으로 보죠. 당연히 시장의 불안정 요소가 극대화될 수 밖에 없고 진폭도 무척 심해요. 금리변동의 진폭이 커지면 MMF에 편입된 자산의 변동성도 자연히 커지게 됩니다.
이 진폭을 줄이기 위해 작년 12월 급히 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그건 바로 "장부가와 시가와의 괴리율이 1% 이상일때 가격조정의무”를 부여한 것이었죠. 다시말해 가격조정이라는 것은 수익증권의 가격을 조정한다는 것입니다.
올 1~2월 금리가 낮을 때 투신들이 비싼 가격으로 채권을 사서 펀드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게 3~4월 금리변동에 노출되면서 완전히 깨졌죠. 4월 MMF 환매사태가 일어났을 때 문제가 된 건 이들 펀드에요. 2000년도에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한 펀드는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지금도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무리한 수익률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한다는 겁니다. 제시 수익률을 맞추려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지사죠. 국공채 2년짜리를 억지로 밀어넣는 한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시중자금이 MMF에만 몰리는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환매요구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기 쉽다는 MMF의 기본적인 성격을 고려한다면 투신은 MMF를 유동성 지원상품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전략상품으로 생각하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니 문제가 커질 수 밖에요.
투신들이 MMF를 단독 펀드로 운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는 달리말해 금리 네고를 한다는 거에요. 현재 MMF 펀드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데 금리 네고로 책임지기 어려운 수익률을 제시하는 거죠. 소형, 단독펀드는 금리변동에 노출될 경우 대처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투신권에서 CBO 발행할 때 풋백옵션 조항도 잠재적 부실요인이 아닌가요.
▲풋백옵션은 판매회사가 책임을 지지만요. CBO 발행시 시장불신이라는 문제가 크게 부각됐습니다. 신탁재산안에 부도채권이 있어서 자금유입도 안되고 이것이 환매로 연결된 거죠. 투신권에 또 다시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신탁재산 안에 있는 부실채권이나 부도자산을 어떻게 제거할 것이냐"는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CBO가 나온거죠.
어려움은 선순위와 후순위를 발행할 때 어떤 식으로 신용보강을 해줄 것이냐는 문제였습니다. 후순위채권중 쿠폰 레이트가 없는 것은 인수해서 소각했고 CCC급 중 일부는 선별해서 남겨뒀어요. 기본자산(underline asset)만 잘 관리된다면 후순위채권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편집자 주 :
1)풋백옵션(Put Back Option)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풋 옵션이라고 한다. 풋백옵션은 원래 매각자에게 되판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2)채권담보부증권(CBO, 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신규로 발행하는 신용등급 B~BBB 회사채를 증권사가 먼저 총액 인수하여 이를 유동화 전문회사(SPC)에 매각하고 유동화 전문회사가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채권. 신용등급이 낮아 개별 기업이 자체적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경우 공동으로 위험을 부담해 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금융기법이다.
<” 시장이 깨지도록 놔뒀을 때 파장과 후유증을 한국경제가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간단치가 않습니다.”>
-투신권의 현대건설 지원이 논란인데요.
▲그 일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투신권이 보유한 회사채중 많은 부분이 공모사채가 아닌 사모사채라는 사실입니다. 투신만이 홀로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겁니다. 미국에 연수갔을 때 가장 감명깊었던 점은 어느 장소, 어떤 사람들일지라도 난상토론 후 결정이 나면 두말없이 그 결정을 따른다는 거죠. 의사결정이 나도 자신이 찬성하지 않았다면 "난 못해"하고 탈퇴해버린다면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해관계가 복잡하면 결정에 따르기 어렵죠. 그러나 자본주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결정은 존중된다는 거죠. 이런 점이 참 아쉽습니다.
-금융기관이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현대건설 살리자고 한 건 아니잖습니까.
▲그러나 시장 자체가 무너지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대우사태때도 판을 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테두리안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깨지도록 놔뒀을 때 그 파장과 후유증을 과연 한국경제가 감당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간단치가 않습니다. 시장의 룰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크본드 활성화 중요>
-올 하반기 채권만기 물량이 상당한데요. 그것은 부담되지는 않겠습니까.
▲그 문제는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재경부에서 정크본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되면 채권가격평가회사들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겁니다. 올바른 평가모델을 설립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회사채 시장의 노하우가 정크본드 시장과 접목되고 채권시장 인프라가 확대구축되면 발행시장(primary market)에서 채권을 사서 유통시장에서 내다팔 수 있어요. 연계가 이뤄진단 말이죠.
우리 회사채 시장은 정크본드가 거래될만큼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이 발달돼 있지 않습니다. 정크본드가 유통될 여지가 없으면 primary market의 기능도 축소됩니다. 프라이머리 CBO에 부분보증을 넣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secondary market의 기능을 살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크본드 시장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긴 하겠죠. 어쨌든 정크본드 시장 활성화는 secondary market과 primary market에 연쇄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겁니다. 회사채 만기 차환(롤 오버)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좀 가벼운 얘기를 여쭤보겠습니다. 증권감독원 입사 당시 업무를 잘 모르셨다고 했는데요. 입사 후 "아 이 일은 내가 해야할 일이다"라는 생각을 느끼게 된 것은 언제입니까. 고시의 꿈을 포기하게 만든 계기랄까요.
▲입사하자마자 삼보증권의 완매사태를 겪었는데 이 사건은 나라 전체를 뒤흔든 엄청난 금융스캔들이었어요. "장영자-이철희 사건"이 바로 이 문제랑 관련됐다는 거 아닙니까. 잘못된 환매시스템을 어떻게 고칠 것이냐하는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는데 그 때 담당과장님과 함께 고민고민하면서 개선방안을 만들었고 위에다 보고를 했습니다. 다행히 위에서 "좋다. 이 방법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평가해주셔서 시행될 수 있었어요. 그 때 작업한 제도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습니다. 보람을 느꼈죠. 그 경험이 제가 지금도 이 자리에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봅니다.
<늘 지껄이면서 껍질을 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좌우명이 무척 어렵습니다.
▲줄탁동시(줄(口변에 卒)啄同時)입니다. 지껄일 줄, 쫄 탁, 같을 동, 때 시. 같은 시간에 지껄여주고 쪼아준다. 닭이 계란에서 부화할 때 껍질을 깨야 세상밖으로 나올 수 있잖습니까. 껍질을 깨지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데 바깥에서 어미닭이 껍질을 깰 수 있도록 쪼아줍니다. 그런데 껍질을 깨야할 이 타이밍을 어미닭이 기가 막히게 알고 그 곳을 쪼아서 숨통을 틔워주거든요. 이렇듯 인간도 서로 도와가며 껍질을 벗어야 지속적인 레벨-업이 가능하다…뭐 그런 의미입니다.
-존경하는 인물로 아인슈타인 쓰셨어요.
▲기존 생각을 거부하고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것을 입증해 낸 점을 존경합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점이 위대하다고 봅니다.
-재테크 방법은 무엇을 사용하십니까.
▲재테크 할 돈도 없고 이 쪽 시장에 접근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돈 관리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습니다.
-만약 아드님도 아버지 처럼 감독업무를 하겠다면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제가 하는 일은 맷집도 좋아야하고 판단력도 뛰어나야합니다. 하하. 그 외에도 여러가지 많지만 어쨌든 필요한 조건을 두루 갖춘다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하겠다면 반대할 이유야 없습니다.
(박광철 팀장 약력)
-54년 출생(본적 서울)
-75년 덕수상고 졸업
-75년 건국대학교 법학과 입학
-82년 7월 증권감독원 공채 3기로 입사
-유통시장지도국, 검사총괄국, 정보분석과, 조사국, 분쟁조정국, 검사3국(투신담당)
-98년 자산운용감독국
- (CEO탐방)온고지신의 자세로-브리앙그룹 오혁 대표
- [edaily] 요즘 "사나이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가 장안의 화제다. 이 영화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사가 몇 가지 있는데, "내가 니 시다바리가?(내가 네 하수인인가)"라는 말이 그 하나다. 수평적 관계인 우정이 아닌, 상하 수직적이면서 굴종적인 관계라면 향후 상호 관계에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복선으로 들린다.
"시다바리"라는 말은, 다시 돌아보면 독립적 미래를 지향하는 말이기도 하다.
달마다 일의 대가를 받아 살아가는 봉급 생활자로서, 글쎄 "시다바리"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떠올리지 않은 사람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벤처 창업"의 붐이 그야말로 놀랍도록 일었던 것은.
인터넷 벤처창업 열기가 달아오르기도 전인 96년 인터넷 경매시장에 진출, "옥션"이라는 브랜드로 생소했던 "인터넷 경매" 시장을 개척한 오혁 사장은 올초 이베이에 회사를 넘기자 마자 다소 "황황하게" 회사를 떠났다. 떠난 시점을 두고 당연히 뒷말이 무성했다. 그러나 오사장은 떠나는 날 찾아갔던 기자들에게 과거에 대한 미련에 대해서는 함구했고, 새로운 출발에 대해서만 얘기했었다. 따라서 또다른 창업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지만, 자기가 낳은 자식을 떠난 심정이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은 내내 남았다.
"새 사업을 구상했던 것은 이미 지난해 이베이와 협상이 무르익을 무렵부터였습니다. 옥션을 퇴임하는 것도 이미 계획돼 있었습니다. 다만 시점은 소문이 먼저 나는 바람에 서둔 감도 없지 않습니다만"
오사장이 이베이와 접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7월부터였다고 한다. 옥션은 참모들을 산호세로 직접 보내 이베이와 접촉, 지분 투자를 비롯한 제휴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이베이는 아시아 진출 의사가 뚜렷했고 51%의 지분을 요구했지만, 이는 옥션 대주주들의 입장을 감안할 때 어려운 조건이었고, 따라서 제휴는 무산됐다. 이후 계속해서 관계를 유지하던 차에 대주주가 직접 나섰고, 인수협상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창업자가 반드시 계속해서 주인이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옥션을 통해 저는 창업부터 공동대표 체제 운영, 대주주와의 관계, 코스닥 등록과 인수협상까지 정말 많은 것을 체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옥션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제가 떠나도 될만큼.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으니 새로운 방법으로 또 성장을 계속해야겠죠."
오사장의 말에서 애써 감춘 섭섭함이 배어난다. 이전 사업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분야의 사업에 착수한 것 또한 아쉬움과 섭섭함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오사장이 새출발하면서 내놓은 카드는 여러 가지다. 친구가 지어줬다는 "빛난다"는 뜻의 "브릴리언트(Brilliant)"에서 유래한 "브리앙 그룹"은 디스플레이 전자소자 제조업체 "브리앙 NDM", 금속업체 "가야 AMA"와 "브리앙 골드", 전자상거래와 B2B 솔루션업체 "브리앙5"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브리앙 NDM은 LG화학에서 나노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던 팀을 중심으로 구성, 일반 프린터용 잉크에서부터 옥외광고용 특수잉크 등을 제작한다. 곧 TFT-LCD 용 색소자도 개발, 생산할 계획이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컬러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야 AMA는 기능성 소재부품 제조시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분말 야금 미세소자를 개발하고 있으며, 브리앙 골드는 부식되지 않으면서 금에 가까운 금속을 개발중이다.
"브리앙 상사"는 지주회사격으로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 및 해외수출 등을 돕는다. 이외에도 최근 인수한 멀티미디어 온라인 게임업체 "인디 21"을 비롯, "포탈 아트넷", 차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을 표방한 "이타이드", "브리앙 엔터테인먼트"가 그룹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타이드의 경우 "온-오프라인 결합"이라는, 온라인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던 오사장의 오랜 꿈을 실현해 줄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이타이드는 소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오프라인 통합 대리점을 개설하고, 온라인에서 주문을 받아 거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한 분야들입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상관없습니다. 물론 제품을 생산해 내는 사업을 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오프라인의 실체를 통해 부가가치를 일으키는 것이 사업하는 불안을 해소해 줄거라는 생각도 있었던 거죠."
이런 사업 하나하나를 설명하는데 각각 반시간 넘어 걸릴만큼 오사장의 의욕은 넘쳐났다.
대체로 국내 기업의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라기 보다는 창업자가 대주주이자 경영자로서 모든 능력을 발휘하려는 구조 아니냐고 물어 봤다. 오사장이 자신의 능력중 방점을 두는 부문은 어떤 것일까 들어보기 위해서였는데, 다른 의미의 현답(賢答)을 받았다.
"오너냐 전문경영인이냐의 논란은 의미 없다고 봅니다. 얼마나 기업이 잘 움직일 수 있는 체제인가가 문제가 되는 것이죠.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치밀한 계획, 그리고 원리원칙에 입각한 경영을 통해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CEO가 할 몫입니다."
오사장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덕목은 신뢰.
"경영투명성이 보장되는 확실한 지원이라면 투자를 받거나 인수됨으로써 주인이 바뀐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 활동이란 결국 인간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 아닙니까?"
섣부른 해석일 수 있겠으나, 오사장의 과거 마음고생, 그리고 옛것을 거울 삼아 신중한 발걸음을 내딛겠다는 이면(裏面)을 읽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말이다.
<증권산업부 김윤경 기자 s914@edaily.co.kr>
<오혁 사장 이력>
1980년 동성고등학교 졸업
1982년-1989년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졸업
1989년-1996년 삼도데이타시스템 과장
1996년 3월 일사랑정보(옥션 전신) 창업, 대표이사
1998년 12월 인터넷경매(옥션 전신) 대표이사 사장
1999년 인터넷 경매, 옥션으로 상호변경
1999년 10월 한국 100대 벤처기업인 선정.
1999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EC 최고경영자과정 1기 수료
2001년 1월 옥션 대표이사 사임
2001년 2월 브리앙5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