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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뱅크런 온다"…美지역은행들 클래리티법 반대 대규모 캠페인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지역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 이자지급(=보상)을 사실상 허용하는 법안인 가상자산 시장구조법, 일명 클래리티법(CLARITY Act) 입법을 막기 위한 대규모 반대 캠페인에 나섰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 경우 지역은행 예금이 대거 이탈해 미국 지방경제와 중소기업 금융 시스템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레베카 레이니 ICBA 회장이 면담하고 있다.한적한 미국 중서부 소도시의 여름 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성조기와 함께 아버지가 아들에게 트랙터 운전법을 가르쳐주고, 평화롭게 산책하는 부부의 모습이 화면에 등장한다. 그러나 곧 양복을 입은 ‘가상자산 내부자들’의 흐릿한 이미지가 나타난다.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공개된 30초짜리 공익광고 영상에서 내레이션은 “미국의 가정들은 자신의 돈으로 실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일자리와 성장, 그리고 이용 가능한 대출이며, 가상자산에 특혜가 주어지면 지역사회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 광고는 미국독립지역은행협회(ICBA)가 시작한 수십만 달러 규모의 광고 캠페인의 일환이다. 약 4000개의 미국 지역은행을 대표하는 ICBA는 미국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체계를 결정할 핵심 법안인 클래리티법 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ICBA는 특히 클래리티법이 스테이블코인 사용자들에게 각종 보상과 인센티브 지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이다. 주로 전통금융과 가상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중개 수단으로 활용된다. ICBA는 이러한 인센티브가 예금자들의 자금을 지역은행에서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지역은행 업계는 이로 인해 최대 1조3000억달러(원화 약 1770조원)의 예금이 빠져나갈 수 있으며, 결국 고객 예금에 기반해 제공되던 약 8500억달러 규모의 중소기업 및 농업 대출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레베카 로메로 레이니 ICBA 회장은 “지역은행들은 미국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60% 이상, 농업 대출의 80%를 담당하고 있다”며 “지역은행은 지역 예금을 지역 대출로 연결해 경제 성장을 창출하는 핵심 엔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현재 형태대로 클래리티법이 통과된다면 미래에는 이러한 대출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유지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 JP모건과 같은 대형 은행들은 이미 클래리티법의 일부 조항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 등 가상자산 업계와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ICBA의 이번 캠페인은 월가를 넘어 미국 지방사회까지 논쟁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 정책이 실제 미국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이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념적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가상자산 산업을 주류 금융으로 편입하려는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농민과 지방 중소기업 차입자들의 이해관계를 우선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워싱턴D.C에서 1000마일 이상 떨어진 루이지애나주 북동부에서 영업 중인 개런티은행(Guaranty Bank & Trust)의 트로이 리처즈 행장은 새로운 법안이 지역은행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번 법안은 지역은행 산업 역사상 가장 큰 파괴적 변화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런티은행은 이미 가상자산 열풍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9개 지점을 운영하며 총자산 3억3000만달러 규모인 이 은행에서는 최근 90일 동안 고객 계좌에서 약 4만달러가 가상자산 투자로 빠져나갔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리처즈 행장은 이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 유출의 전조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로서는 작은 규모지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나 거래소가 예금에 대한 이자나 보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예금 유출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은행들이 서서히 예금을 잃어가며 쇠퇴하는 ‘조용한 뱅크런(silent bank run)’이 발생할 수 있느냐가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예금이 감소할 경우 지역은행들은 더 비싼 자금 조달 수단을 찾아야 하며, 이는 결국 지역 주민과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 감소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40년 넘게 지역사회와 함께해 온 리처즈 행장은 “가상자산 발행사들은 우리 지역사회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농부나 소상공인과 직접 만나 사업 조언을 하지 않고, 지역 어린이 야구팀을 후원하지도 않으며, 지역 학교 졸업앨범 광고를 사지도 않고, 지방세도 납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러한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업계 단체인 디지털체임버(Digital Chamber)의 코디 카본 CEO는 “ICBA의 캠페인은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사업 모델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업계는 클래리티법을 통해 명확한 연방 규제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지만, ICBA는 미국인들이 금융 혁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확한 규제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가상자산을 보유한 7000만명의 미국인들에게 투명하고 공정한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ICBA 측은 경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예금을 유치하려는 모든 사업자가 동일한 규제와 자본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처즈 행장은 “우리는 핀테크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혁신해 왔다”며 “공정한 경쟁이라면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업계는 이미 자신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며 “이제는 우리의 차례”라고 강조했다.
- [자본中심] 홍콩, 2조 디지털채권 띄웠다…자본시장 '토큰화' 속도
- 세계 최대 생산기지이자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인 중화권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자본시장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자본中심' 은 중국과 중화권 자본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상하이·선전의 본토 시장부터 홍콩의 달러 유동성 창구, 대만의 반도체 밸류체인까지 중화권을 관통하는 자금의 흐름을 짚고,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중화권 시장의 현재 온도와 방향을 담습니다. [편집자주][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홍콩의 디지털자산 정책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에 이어 채권·파생상품 결제 인프라까지 넓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발행사를 규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채권을 발행하고 대금을 주고받는 방식까지 디지털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에는 파생상품 야간거래 증거금 납입에도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하는 실험이 시작됐다.홍콩 빅토리아하버 너머로 보이는 금융가 전경.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이어 디지털채권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 / 사진 = 로이터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채권시장이다. 홍콩주택금융공사(HKMC)는 이달 120억홍콩달러(약 2조3600억원) 규모의 공모 디지털채권을 발행했다. 홍콩 공공부문 기관이 디지털채권을 발행한 첫 사례다. 이번 채권은 2년물·5년물 홍콩달러 채권과 3년물 역외위안화 채권으로 나눠 발행됐으며, 100개가 넘는 계좌에서 약 240억홍콩달러(4조 7000억원) 규모 주문이 들어왔다.이번 발행은 정부가 주도하던 토큰화 채권 실험이 공공기관의 실제 자금 조달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홍콩 정부의 채권 토큰화 실험은 몇 년 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2021년 국제결제은행(BIS) 혁신허브와 채권 토큰화 개념검증을 진행했으며, 2023년 세계 최초로 정부 토큰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어 2024년에는 홍콩달러와 위안화, 달러, 유로 등 다통화 디지털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뿐 아니라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까지 진전이 이뤄졌다. 홍콩 정부는 3차 디지털 그린본드를 발행하면서 홍콩달러 채권에는 홍콩달러 디지털화폐(e-HKD), 위안화 채권에는 중국 디지털위안화(e-CNY) 결제 옵션을 붙였다. 이전까지의 실험이 채권을 디지털 형태로 발행하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이때부터는 투자자가 채권을 살 때 내는 돈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홍콩달러 디지털화폐, 즉 e-HKD는 일반 소비자가 결제앱처럼 쓰는 화폐라기보다 토큰화 자산 결제와 금융기관 간 결제등에 활용할 수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다. 민간 스테이블코인보다 결제 안정성이 높고, 은행 영업시간 밖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홍콩은 약 9년전인 2017년부터 디지털화폐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그동안 여러 차례 파일럿을 통해 토큰화 자산 결제와 온라인·오프라인 결제 가능성을 시험해 왔다. 최근에는 채권에서 확인된 디지털화폐의 활용 가능성을 파생상품 시장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홍콩거래소(HKEX)는 이달 파생상품 야간거래 시간대 사전 증거금 납입에 도매형 홍콩달러 디지털화폐(e-HKD)를 활용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실험은 파생상품 거래 자체를 디지털화폐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야간거래 중 필요한 증거금 납입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파생상품은 정규 장이 끝난 뒤에도 거래가 이어지지만 실제 자금을 옮기고 확인하는 절차는 은행 결제망 운영 시간에 영향을 받는다. 홍콩 당국은 24시간 작동 가능한 e-HKD를 활용해 이 시간차를 줄일 수 있는지 시험한다는 계획이다. 홍콩 당국은 이 같이 여러 분야에서 디지털 화폐의 활용도를 넓혀나가는 동시에 자산 토큰화의 안착을 위한 제도 정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이달 HSBC, 스탠다드차타드, JP모건, UBS 등 글로벌 금융회사와 해시키, 앤트디지털 등 디지털자산 기업 등으로 구성된 토큰화 채권 전문가그룹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토큰화 채권의 발행·거래·결제 과정에서 필요한 법적 기록, 시장 관행, 기술 표준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다만 홍콩의 실험이 곧바로 자본시장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HKD를 활용한 파생상품 증거금 납입은 아직 파일럿 단계이고,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규제 승인과 청산참가자의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토큰화 채권도 공공부문과 일부 기관투자자 중심에서 민간 발행시장으로 넓어져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채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한데 묶으려는 홍콩의 구상은 분명해졌지만, 당분간은 시장 검증과 제도 정비가 함께 진행되는 과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 쪼그라든 가상자산 채용…제도화 맞춰 결제·규제분야는 늘었다
-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인공지능(AI) 부문으로 인재가 몰리면서 디지털자산 채용시장이 지난 2022년 고점 이후 회복하지 못한 채 위축되고 있다. 다만 시장 전반의 채용 공고는 급감한 가운데서도 거래소 운영, 컴플라이언스,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등 직무 수요는 오히려 두드러지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월 주요 신규 채용공고는 전년동월대비 약 80% 줄었다. 지난해 기준 디지털자산 신규 일자리는 6만6494건으로 전년 대비 47% 반등했지만 2022년 고점과 비교하면 약 48.9% 줄어든 수준이다.디지털자산 채용 시장은 지난 2021년 말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가장 활발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대체불가토큰(NFT)과 디파이(DeFi), 게임파이(GameFi)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거래소와 프로젝트들이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렸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이후 시장 침체와 FTX 붕괴가 겹치며 채용 공고는 급감했다.(표=타이거리서치)올 들어 감원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컨센시스는 지난해 하반기 감원을 단행했고 올해 들어 코인베이스, 제미니, 크립토닷컴, 크라켄 등 주요 거래소로 구조조정이 확산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제미니, 크립토닷컴, 알고랜드, OP랩스, PIP랩스, 메사리 등 6개사가 동시에 감원을 발표하기도 했다.반면 같은 기간 AI 산업의 채용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PwC의 ‘2026 글로벌 AI 일자리 바로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AI 관련 기술을 요구하는 채용공고는 약 112만건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다. 디지털자산 채용 공고 안에서도 AI 스킬 언급 비율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53.1%로 상승했다.채용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디지털자산 시장 흐름을 반영한 일자리의 성격은 변화 중이다. 타이거리서치가 2026년 6월 기준 활성화된 글로벌 암호화폐 채용 공고 2932건을 분석한 결과 엔지니어링 직무가 999건으로 34.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컴플라이언스·법률 직무는 10.4%로 단독 2위에 올랐다.특히 거래소에서는 규제 대응 인력 수요가 뚜렷했다. 거래소 채용 공고 904건 중 엔지니어링은 275건으로 30.4%를 차지했고 컴플라이언스·법률은 145건으로 16.0%를 기록했다. 사업개발(BD)·영업은 61건으로 6.7%에 그쳤다. 컴플라이언스 채용이 BD·영업보다 2.4배 많은 셈이다.(표=타이거리서치)타이거리서치는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법(MiCA) 전면 시행과 한국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등 주요국 규제 정비가 컴플라이언스 채용 확대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컴플라이언스 채용 비중은 18.4%로 글로벌 평균인 10.4%를 크게 웃돌았다.섹터별로는 중앙화거래소(CEX)가 904건으로 전체의 30.8%으로 집계됐다. OKX, 바이비트,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가 채용을 주도했다. 스테이블코인·결제 부문은 392건으로 13.4%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다만 이 중에서도 테더가 224건, 리플이 104건을 차지해 소수 대형사 채용으로 집중됐다. 2022년 채용을 이끌었던 게임·NFT 부문은 71건으로 2.4%에 그쳤다. 과거 토큰 세일과 커뮤니티 확장을 중심으로 움직였던 시장이 거래소, 결제, 규제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토큰을 홍보하고 커뮤니티를 키우는 인력보다 거래소 운영,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 온체인 리스크 관리, 규제 대응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수요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타이거리서치는 “암호화폐 채용시장 변화는 산업이 투기의 시대를 지나 제도권 안으로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장은 이제 화려한 신기루를 만드는 사람 대신 현실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증명할 전문가를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보험업계, 지수형 보험 등 '스테이블코인' 도입 추진 활발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당국이 연내 망분리 전면 해제 등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보험업계가 ‘에이전틱 AI’와 결합할 결제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보험료·보험금의 결제 및 정산, 심사 자동화 등에 활용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또 항공기 결항이나 풍수해 등 지수형 보험에 적용하면, 손해사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그래픽=이데일리 AI 생성)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보험료·보험금 자동 청구·지급 △임베디드(내장형) 보험 △실시간 정산·감독 등을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 분야로 꼽고 있다. 특히 보험료·보험금 자동 청구·지급은 실제 기술 구현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다. 해외에서는 올 3월 글로벌 보험중개사 ‘에이온(Aon)’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보험료 결제에 성공하기도 했다.국내 보험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이 최근 업계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인프라 전문 기업 ‘EQBR’과 협력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보험료 수납과 보험금 지급 서비스의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이번 기술검증은 기존 보험 시스템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연계해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 프로세스 구현에 중점을 뒀다. 디지털 지갑에 보유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보험료를 자동 납부하고, 해당 거래 내역은 교보생명의 기존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거래 과정이 블록체인에 기록돼 수납·지급 내역 추적·확인이 쉬워지고, 중개 비용 절감, 거래 오류 및 위·변조 위험 감소, 업무 처리의 효율·안정성 제고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별도의 계좌 이체나 카드 결제 절차 없이 디지털 지갑을 활용해 보험료를 내고, 납부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며 “보험금도 디지털 지갑을 통해 받을 수 있어 금융거래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보험연수원은 올 2월 국내 교육기관으로 처음 도입한 수강료 스테이블코인(달러 기반) 결제를 지난달부터 ‘크립토 리터러시(암호화폐 문해력)’ 강좌 15개 과정에 확대 적용했다. 수강생은 업비트 거래소 지갑을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연수원 지갑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수강료를 낼 수 있다. 연수원은 디지털자산을 실제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실증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현재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원화 기반으로 전환할 예정이다.스테이블코인과의 결합에 최적화된 보험 분야로는 ‘지수형 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지수형 보험은 사전에 정한 지표에 도달하면 복잡한 심사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형태의 상품이다. 항공기 지연 지수형 보험은 여객기 출발이 지연되면, 지연된 시간별로 차등을 두어 보험료를 자동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형 보험과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하면 지수 데이터 입력부터 보험금 지급 조건 판단, 즉시 정산까지 생성형 AI를 통한 전면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앞서 보험사들의 선제적 역량 확보 필요성도 제기된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스테이블코인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과 내부 전문성을 단계적으로 축적해 나가야 한다”며 “디지털자산 생태계는 기술·운영·거버넌스 역량을 결합한 영역이라 선제적으로 준비한 보험사가 시장 표준과 운영 방식을 선점할 경우, 후발 보험사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한우·음원보다는 SK하이닉스…토큰화 본질은 상품 수요와 국경 허물기"
-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아무 자산이나) 토큰화한다고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먼저 식별하고, 그 자산을 토큰화하는 것이 우선입니다.”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 (사진=프레스토리서치 제공)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국내 토큰증권(STO)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현재 국내 STO 논의가 한우·음원·미술품 등 조각투자 자산의 토큰화에 집중되고 있지만, 토큰화의 본질은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정 센터장은 토큰화를 증권화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화는 시장성 없는 자산을 채권처럼 래핑해 거래 용이성을 높이는 행위”라며 “토큰화는 그걸 한 단계 더 효율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내 STO 법제화 방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센터장은 “기존 틀 안에서 조각투자를 토큰화하는 식으로 가고 있다”며 “조각투자 대상은 한우·음원·미술 같은 것들인데, 이는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전문 플랫폼에서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말했다.그는 토큰화의 핵심 효용이 국경 간 거래에서 나타난다고 봤다. 정 센터장은 “블록체인의 핵심 이점은 중개인을 제거해 마찰을 없애는 데 있다”며 “그 중개인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건 국경을 넘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한우나 음원은 국경을 넘나들 일이 없으니 토큰화의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토큰화는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대상으로 할 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정 센터장은 이를 ‘에셋 퍼스트, 토큰화 레이터(Asset First, Tokenization Later)’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그는 “토큰화한다고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SK하이닉스 등 최근 해외에서 각광받는 국내 대표 기업 주식 등을 토큰화해야지, 수요가 없는 상품을 토큰화한다고 갑자기 글로벌 수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STO에 이어 주식, 채권, MMF 정형 증권 토큰화로 범위를 차차 넓혀가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사업자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각투자부터 먼저 시작한 다음 정형 증권으로 단계적으로 가겠다는 방향 자체는 이해한다”면서도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나야 버틸 수 있는데, 수익도 안 내고 미리 해보라고 하면 버틸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 센터장은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으로 합류하기 전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서 지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약 5년 반 동안 근무했다. 코빗에서는 사업개발(BD) 헤드로 합류한 뒤 리서치센터 설립과 조직 구축을 이끌었다. 코빗 이전에는 골드만삭스, UBS, 크레딧스위스,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20년 가량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세일즈 업무를 담당했다.다음은 정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현재 프레스토리서치는 어떤 분야에 집중하고 있나.△전통금융과 가상자산이 만나는 지점을 주로 연구한다. 코빗에 있을 때부터 결국 가상자산 산업은 전통금융과 연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봤다. 프레스토 고객 대부분도 해외 기관들이다. 최근에는 실물연계자산(RWA)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연구와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코빗 시절에는 국내 거래소 중 드물게 리서치센터를 운영했다. 당시 리서치센터를 만든 이유는 무엇이었나.△당시에는 기관투자가 시장이 곧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개인투자자 시장은 이미 경쟁 구도가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 가상자산에 대한 오해와 정보 부족도 많았던 시기라 시장 참여자와 정책 당국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자는 목적도 있었다.-당시 기대와 달리 기관투자가 시장 개방은 예상보다 늦어졌다.△기관투자가 진입과 전통 금융권의 참여가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리서치 조직을 축소하거나 없앤 곳도 있다. 다만 결국에는 법인·기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 시장이 열리면 금융당국도 업계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창구가 필요할 텐데, 리서치센터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국내에서도 최근 코인 시황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에 대한 논의를 더 활발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향후 가상자산 시장 지형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보는지.△지금 시장 시가총액이 2조3000억달러 정도인데 그 중 비트코인이 1조2000억달러로 절반쯤 된다. 그다음이 이더리움, 테더(USDT), 바이낸스코인(BNB), 서클(USDC) 순이다. 상위 5개만 봐도 시장 윤곽이 드러난다. 블록체인이 ‘대체 어디에 쓰이느냐’는 오랜 질문에 답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첫째는 가치 저장 수단인 비트코인이다. 둘째가 스테이블코인이다. 한국에선 리테일 시장에서 결제할 때만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디파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쓰는 사람이 3분의 2 정도, 나머지 3분의 1이 결제·송금에 쓴다. 다만 주로 자국 화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체감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예를 들어 홍콩 무역회사들이 미국 수출 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 이를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크다. 셋째는 이런 스테이블코인이 작동하게 해주는 인프라, 즉 이더리움·BNB 같은 레이어1이다.-스테이블코인의 성장 여력은 어느 정도로 보나.△아직 극초기다. 미 달러만 봐도 통화량이 20조달러 정도인데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다. 미 달러 통화량의 1.5%만 토큰화된 셈이니 앞으로 클 여지가 굉장히 많다. 또 스테이블코인을 그냥 들고 있으면 이자가 안 붙으니 잉여 자금은 원금 보장 이자를 찾아 흐른다. 그 수요를 받아주는 것이 디파이다. 다만 오래 검증된 대형 디파이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유니스왑 같은 곳이다. 그 다음 축은 거래소, 특히 파생상품 거래소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프리딕션 마켓(예측 시장)이다.-STO 시장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한국은 STO 가이드라인 프레임을 중심으로 내러티브가 형성됐는데, 왜 토큰화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토큰화는 증권화의 연장이다. 증권화는 시장성 없는 자산을 채권처럼 래핑해 거래 용이성을 높이는 행위인데, 대표적인 예가 주택저당증권(MBS)이다. 은행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그대로 들고 있으면 30년간 유동성이 묶이는데, 매달 현금흐름이 들어오는 이 자산들을 모아 채권 형태로 만들면 시장에서 거래되고 가격이 매겨지면서 유동성이 생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리츠도 같은 원리다. 토큰화는 그걸 한 단계 더 효율화하는 것이다. 증권 거래는 증권사 계좌를 열고 고객확인절차(KYC)를 받아야 하고 나라별 제약도 많은데,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되면 이런 마찰을 다 해소할 수 있다.-한국의 STO 법제화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기존 틀 안에서 조각투자를 토큰화하는 식으로 가버렸다. 조각투자 대상은 한우·음원·미술 같은 것들이다. 이는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전문 플랫폼에서 얼마든지 구현되는 자산이다. 다만, 토큰화의 핵심 이점은 블록체인이 중개인을 제거해 마찰을 없앤다는 건데, 중개인이 가장 큰 장애물이 되는 건 국경을 넘을 때다. 국내에서만 가치를 인정받는 한우·음원은 국경을 넘나들 일이 없으니 토큰화하는 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토큰화는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대상으로 할 때 의미가 있다. 즉, ‘에셋 퍼스트, 토큰화 레이터(Asset First, Tokenization Later)’다. 토큰화한다고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게 아니다. 거꾸로 글로벌 수요가 있는 자산을 먼저 식별하고 그걸 토큰화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STO 프레임워크는 이걸 거꾸로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정형 증권으로 단계적으로 나아간다고 하지만, 사업하는 입장에선 당장 수익이 나야 버티는데 수익도 없이 미리 해보라면 버틸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다.-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제도적 과제는 무엇인가.△한 가지만 해결한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다. 여러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우선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 동시에 금융회사의 참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금융권의 시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 경험을 통해 노하우가 쌓이는데 못 하게 막아두니 할 줄 아는 인력이 거의 전멸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시장조성자(MM)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가운데 전문적인 시장조성 역량을 갖춘 곳을 찾기 쉽지 않다. 역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제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국내 사업자들이 충분한 경험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해외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가상자산 기본법을 통해 시장 규칙을 명확히 하는 한편, 금융 시스템 전반의 개방성을 높여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리서치센터의 향후 운영 방향은.△그동안은 시장 수요에 맞춰 알트코인이나 시장 분석 콘텐츠와 전통금융 관련 연구의 균형을 맞춰왔다. 하지만 이제는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의 연계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는 리서치도 그 부분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 같다. 전통금융과 디지털자산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도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 다만 전통금융 분야는 각종 인허가와 규제가 필요한 영역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도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앞으로는 단순히 리서치 콘텐츠를 만드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거나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역할도 함께 하게 될 것 같다. 리서치와 사업 개발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조직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토큰화가 대세…'가상자산 비판론자' 루비니도 ETF 토큰 내놓는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명성을 얻었고 이후 신랄한 가상자산 비판론자로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가 자신이 운용하는 투자상품을 토큰화해서 블록체인으로 옮긴다. 전통금융자산의 토큰화가 활성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이 같은 토큰화가 기존 금융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엘 루비니루비니는 자신이 설립한 아틀라스캐피탈에서 출시해 직접 운용하고 있는 1700만달러 규모의 상장지수펀드(ETF)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토큰 ‘USAFi’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ETF는 나스닥에 ‘USAF’라는 티커로 상장돼 있으며, 미국 국채와 금, 부동산투자신탁(REITs)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월가가 전통 금융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상에서 표현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토큰화(Tokenization)는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이전할 수 있는 디지털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USAFi는 미국 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계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 가상자산규제당국(VARA)의 감독 아래 출시될 예정이다. 블랙록이 투자한 토큰화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관련 기술을 제공하며, 토큰은 VARA의 규제를 받는 거래소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가상자산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루비니의 변화된 행보를 보여준다. 루비니는 과거 비트코인을 “자기실현적 거품(self-fulfilling bubble)”이라고 비판했으며, 비트코인이 결제수단으로도, 가치저장 수단으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그는 아틀라스캐피탈과 협력해 달러 대체 자산을 목표로 하는 토큰화 금융상품 개발에 참여했다. 루비니는 과거 인터뷰에서 비트코인과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투기적 성격이 강하고 사기에 악용될 위험이 있으며 화폐나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적절하지 않지만,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훨씬 더 유용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자산은 통화가 아니며, 좋은 가치저장 수단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더 나은 담보자산과 더 나은 준비자산, 그리고 더 나은 가치저장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루비니와 아틀라스캐피탈 연구진은 ‘테크노달러(Technodollars)’라는 개념을 담은 연구보고서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전통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반 투자상품이 가상자산 지지자들이 추구하는 일부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실질적 가치가 검증된 자산에 기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큰화 자산에 대한 관심은 최근 금융업계 전반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 데이터 제공업체인 rwa xyz에 따르면 토큰화 자산 규모는 2025년 초 약 60억달러에서 현재 약 320억달러로 증가했다. 블랙록(BlackRock)과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금융기관들도 전통 금융상품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이전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큰화가 기존 금융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파 라자 카본 VARA 부회장은 “토큰화 기술은 지금까지 소수 투자자에게만 열려 있던 자산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다”며 “더 많은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BTS 봐, 이거 대박이야"…'eSIM 다단계 사기' 피해자만 수백명 [only 이데일리]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K 콘텐츠 등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을 이용한 다단계 사기로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자들은 외국인 대상 한국 이심(eSIM·스마트폰에 내장된 디지털 유심) 판매 사업을 내세운 이 업체가 외화벌이 사업과 고수익 복리 구조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현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 수익을 지급하는 이른바 다단계 사기(폰지 사기) 구조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논란이 된 이심(eSIM) 판매 사업 업체가 사업을 홍보할 당시 쓴 자료(왼쪽)와 출금 지연을 알리는 공지. (출처= 제보자, 피해자 단톡방 모임)24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 같은 내용의 A 사와 관련된 신고를 여러 건 접수하고 현재 수사에 착수했다. 강남경찰서에도 관련 고소장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 역시 피해자 관할 경찰서로 순차 배당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강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관련 고소장이 여러 건 접수돼 수사팀에 배당했다”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일부 피해자들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관련 청원도 제기했다. 청원인은 “eSIM 판매 사업을 내세워 회원을 모집한 뒤 출금이 중단됐다”며 수사기관의 신속한 진상 규명과 피해 구제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동의 시작 첫날 100명 이상의 찬성 요건을 충족해 국회청원심사규칙에 따라 공개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피해자의 규모는 수백명을 훌쩍 넘는다. 현재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카카오톡 대화방 2곳에는 총 800명 이상이 참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 피해자를 모집 중인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전체 피해 금액이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의뢰인 피해액만 합쳐도 2억원 정도이고 소액 피해자도 많다”고 말했다.◇복리 수익·추천 수당 내세워 회원 모집피해자들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이심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라고 홍보하며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 모집은 주로 기존 가입자가 가족이나 지인 등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심 1장을 판매하면 7~10%의 마진을 지급하고, 하부 회원을 모집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다단계 구조로 운영됐다.올해 2000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을 유혹했다는 설명이다. 한 피해자는 “BTS(방탄소년단) 콘서트 등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다. 관광객들에게 판매할 이심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식으로 투자 권유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회원 등급은 1레벨부터 시작해 모집 실적에 따라 상승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방식이었다. 업체는 6레벨 이상이 되면 월급과 등급수당, 하부 조직 인센티브 등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판매 수익은 복리 방식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고 회원 유치를 위한 등급 승급 이벤트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문제는 이달 중순부터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업체가 지난 3일 연례회를 이유로 추가 마진과 상품을 내걸어 자금을 더 모집한 뒤, 16일쯤부터 “회사 통장이 정지됐다”는 이유로 정산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업체는 22일 오전까지만 해도 출금을 정상 처리하겠다고 공지했지만, 같은 날 오전 출금을 원하는 회원들에게 보유 자산의 20%를 세금 명목으로 가상화폐 테더(USDT)로 먼저 납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오후 3시께 사이트 운영이 중단됐고 현재까지 출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피해자들은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해오다 자금 흐름이 막히자 추가 입금을 요구했고, 이후 사이트를 폐쇄한 폰지 사기라고 보고 있다. 피해자 손모 씨는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전산상 판매 실적이 보였고 실제 이심 사업자도 많아 정상 사업으로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과 남편 명의로 총 1100만원을 투자해 약 500만원을 회수했지만 나머지 금액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했다.국세청 사업자등록 정보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2024년 인천 연수구에 설립된 법인이다. 등록 업태와 종목은 서비스업, 도·소매업, 상품권 매매업, 전자제품 유통업, 전자상거래 소매업 등으로 기재돼 있다.
- 비트코인은 왜 여러 갈래로 나뉘었을까
-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비트코인(BTC)은 2009년 등장 이후 암호자산 시장의 중심에 서 왔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역사는 하나의 흐름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비트코인의 역사에는 여러 차례의 하드포크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비트코인캐시(BCH), 비트코인SV(BSV), 비트코인골드(BTG), 이캐시(XEC)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모두가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비트코인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존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토시는 2008년 비트코인 백서를 발표하고 2009년 네트워크를 가동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2010년경 개발 일선에서 물러난 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사라졌다. 그 결과 비트코인에는 창시자도, 최고경영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창시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특정 인물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가장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비트코인 역시 성장 과정에서 확장성 문제에 직면했다.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거래 처리 속도가 느려지고 수수료가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약 10분마다 블록을 생성하지만, 블록에 담을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은 제한돼 있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두고 커뮤니티는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블록 크기를 확대해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하자고 주장했고, 다른 한쪽은 블록 크기는 유지하면서 세그윗(SegWit)과 라이트닝 네트워크 같은 기술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사진=챗GPT)결국 2017년 8월 하드포크가 발생했다. 기존 체인은 비트코인(BTC)으로 남았고, 블록 크기 확대를 주장한 진영은 비트코인캐시(BCH)를 출범시켰다. 비트코인캐시는 블록 크기를 확대해 더 많은 거래를 온체인에서 직접 처리하고, 수수료를 낮춤으로써 비트코인이 원래 지향했던 개인 간 전자 화폐 시스템(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을 되살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그러나 비트코인캐시 내부에서도 다시 갈등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캐시를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둘러싼 의견 차이였다. 2018년 비트코인캐시는 다시 두 갈래로 나뉘었다. 기존 비트코인캐시(BCH) 진영은 실용적인 기술 개선과 업그레이드를 추진하자는 입장이었다. 반면 다른 진영은 사토시가 설계한 원형에 최대한 가깝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비트코인SV(BSV)다. 여기서 SV는 ‘Satoshi Vision’, 즉 ‘사토시의 비전’을 의미한다. 비트코인SV는 블록 크기를 더욱 크게 확대하고 프로토콜 변경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자신이 사토시라고 주장하던 크레이그 라이트라는 특정 인물의 영향력이 컸다. 이후 영국 법원이 “크레이그 라이트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다”라고 판단하면서 비트코인SV 진영이 내세운 정통성 주장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공개 블록체인이지만 사회적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중앙집중적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비트코인캐시의 분열은 2018년 비트코인SV(BSV)의 탄생으로 끝나지 않았다. 2020년에는 개발 방향과 개발자금 조달 방식을 둘러싸고 또 다른 갈등이 발생했다. Bitcoin ABC 팀은 채굴보상의 일부를 개발자금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상당수 커뮤니티 구성원은 이를 사실상의 ‘개발자 세금’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Bitcoin ABC 진영은 비트코인캐시에서 분리됐다. 그 코인은 비트코인캐시ABC(BCHA)라고 불렸다가 이후 이캐시(XEC)로 이름을 바꾸었다.이캐시는 기존 작업증명(PoW) 채굴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아발란체(Avalanche) 기반의 스테이킹·합의 레이어를 결합해 거래 확정성을 높이는 방향을 선택했다. 즉 블록 생성은 여전히 작업증명에 의존하되, 아발란체의 사전 합의(pre-consensus)와 사후 합의(post-consensus) 메커니즘을 통해 거래 확정 속도와 보안성을 보완하려는 독자적인 혼합형 구조를 지향한 것이다.한편 2017년 비트코인에서 직접 분리된 비트코인골드(BTG)는 비트코인캐시나 비트코인SV와는 성격이 다르다. 당시 비트코인 채굴은 아식(ASIC)이라는 고가의 특수 장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다. 비트코인골드는 이러한 구조가 탈중앙화 정신에 어긋난다고 보고, 그래픽카드(GPU)로도 채굴할 수 있도록 채굴 알고리즘 자체를 변경한 “ASIC 저항형 작업증명” 방식을 채택했다. 비트코인캐시가 거래 처리량 문제에 집중했다면, 비트코인골드는 특정 장비에 의한 채굴 권력 집중 문제에 주목했던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골드는 이후 수차례 51% 공격을 받으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되는 등 영향력이 크게 축소됐다.흥미로운 점은 이들 프로젝트가 저마다의 기술 노선과 철학을 두고 갈라섰음에도 비트코인의 핵심적인 경제 구조는 상당 부분 공유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비트코인 계열 프로젝트는 ‘총발행량 2100만 개’라는 희소성의 원리를 공유한다. 약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메커니즘도 기본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다만 이캐시는 액면분할을 통해 표시 단위상 총발행량이 21조개가 됐지만, 이는 단위 표시 방식이 달라진 것일 뿐 사토시 단위로 환산한 희소성 구조는 비트코인과 정확히 대응된다. 비록 하드포크 이후 각 체인의 연산 속도와 난이도 조정 방식에 따라 실제 반감기가 도래하는 날짜에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공급량이 주기적으로 제어되는 거시적 경제 규칙만큼은 동일하게 적용된다.하지만 비트코인(BTC)과 비트코인에서 분리된 비트코인캐시(BCH), 비트코인SV(BSV), 비트코인골드(BTG), 이캐시(XEC)의 현재 시장에서의 위상은 상당히 달라졌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며 기관투자자와 국가 차원의 관심을 받는 글로벌 핵심 자산이 됐다. 비트코인캐시는 전자화폐 기능을 강조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SV와 비트코인골드는 한때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 시장 내 영향력은 크게 축소됐다. 이캐시는 앞서 언급한 혼합형 합의 알고리즘이라는 독자적인 기술 노선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하지만, 이들 프로젝트를 단순히 성공과 실패의 관점으로만 평가할 필요는 없다. 이들은 모두 블록체인이 직면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을 제시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확장성을 우선할 것인가, 탈중앙성을 우선할 것인가. 전자화폐가 될 것인가,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인가 등 비트코인 계열 프로젝트들의 역사는 결국 이러한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실험의 역사라고 봐야 한다.특이하게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비트코인은 창시자가 완전히 사라진 프로젝트다. 반면 후속 프로젝트들은 저마다 분명한 지도자와 개발 주체를 갖고 있다. 이 사실은 블록체인이 진정으로 탈중앙화되려면 기술만 공개되어 있어서는 부족하고, 실제 운영 방향도 특정 인물이나 개발팀이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결국 비트코인의 진정한 혁신은 정해진 규칙 외에 그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지배하지 않는 거대한 경제 시스템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한 데 있다.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전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현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