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돈줄 마른 스트래티지, 보통주 찍고도 비트코인 안 샀다…현금보유만 늘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이 이끌고 있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트레저리인 스트래티지(Strategy Inc.)가 보통주 발행을 통해 약 4억6700만달러(원화 약 7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로써 가용 가능한 현금 보유액을 약 30억달러(원화 약 4조5000억원)까지 늘렸다. 다만 스트래티지는 이번 주에는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거나 매도하지 않았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이사회 의장시장에서는 스트래티지가 장기적인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약세장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강화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이날 보통주 발행을 통해 현금 확충에 나섰다. 이번 공시는 스트래티지가 지난주 2억16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각한 직후 나왔다. 이날 자금 조달은 최근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투자 전략을 뒷받침하는 자금 조달 구조를 전면 개편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새 체계는 경영진이 필요에 따라 비트코인을 매각하거나 증권을 재매입하고, 유동성을 보다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시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이달 12일까지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을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았다. 대신 보통주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면서, 여전히 보통주 발행이 회사의 핵심 자금 조달 수단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는 최근 자금 조달 수단을 다양화했음에도 기존 전략에는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다. 다만 회사가 확대하려 했던 또 다른 자금 조달 창구인 우선주 시장은 아직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고 있다. 현재 스트래티지의 우선주는 신규 발행에 유리한 가격 수준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어, 회사가 우선주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스트래티지가 보통주 발행 의존도를 낮추려던 계획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회사는 새로운 자본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을 처분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스트래티지가 그동안 보여왔던 ‘가격에 관계없이 비트코인을 꾸준히 사들이는 최대 기관 매수자’라는 역할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공시는 최근 비트코인 매각이 일상적인 매도 전략의 시작이 아니라 일시적인 자금 운용 차원의 조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일부 안도감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앞으로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추가 매입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이날 스트래티지 주가는 2.7% 하락한 92.1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비트코인 가격도 약 3% 하락한 6만220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스트래티지 주가는 약 80%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약 47% 하락했다. 스트래티지의 연간 우선주 배당과 부채 이자 비용은 약 17억6000만달러 수준이다. 현재 확보한 현금은 이를 기준으로 약 20개월 동안 지급 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해 새로운 저점을 기록할 경우에는 현재의 현금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스트래티지가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거나 비트코인을 추가 매각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우선주와 보통주에 모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스트래티지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경제학자 피터 시프는 “회사가 불필요하게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이를 장기 전략 변화가 아닌 자본관리 차원의 대응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비트코인이 과거와 같은 4년 주기를 반복한다면 올해 하반기, 특히 10월 무렵 순환적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 확실한 예측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지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현금 확보가 단순한 유동성 관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트래티지는 최근 영구 우선주인 ‘스트레치(STRC)’를 발행하며 우선주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충분한 달러 준비금을 확보함으로써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우선주 배당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회사도 필요할 경우 최대 12억5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각해 우선주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TRC는 약 8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6월 말 기록했던 70달러 안팎의 저점에서는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여전히 액면가인 1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과 유동성 위험에 대한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지표인 기업가치 기준 순자산가치 배수(mNAV)도 약 1.02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MSTR 주가가 회사 순자산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로, 과거와 같은 높은 프리미엄은 상당 부분 사라진 상태다. 결국 스트래티지가 최근 보여주는 전략은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입보다 현금 확보와 재무 안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장기 보유 전략은 유지하되, 약세장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에도 우선주 배당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EOD 터널' 뚫은 신도림 디큐브시티…4900억 조달 끝내고 이달 '첫 삽'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의 '신도림 디큐브시티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를 극복하고 이달 중순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이 사업은 올해 초 리파이낸싱(차환)에 난항을 겪으며 사업 차질 우려가 제기됐지만, 4900억원 규모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성공하면서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사업지 바로 앞 신도림역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 개통이 예정된 만큼 이 사업이 이지스자산운용의 대표 밸류애드(가치부가)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옛 현대백화점, 복합오피스로 변신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시티 리모델링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다. 준공 목표 시점은 내년 7월이다.신도림 디큐브시티 (사진=김성수 기자)이 사업은 서울 구로구 경인로 662에 위치한 신도림 디큐브시티 내 옛 현대백화점 점포를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이 결합된 복합 오피스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현대백화점 철수로 발생한 공실을 해소하고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서 자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리모델링 이후 건물은 저층부(지하 2층~지상 1층, 지상 2층 일부)와 별관, 지상 6층을 기존처럼 상업시설로 운영한다.당초에는 지하 2층~지상 1층에 신세계그룹의 도심형 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 빌리지'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리테일 시설 비율과 외관 변경 불가 요청 등을 수용하다보니 스타필드 빌리지 조성은 어려워졌다. 또한 지상 3~5층은 업무시설로 전환돼 오피스 기능이 강화된다. 종전에는 업무시설을 지상 2~6층에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주민들이 판매시설을 더 늘려줄 것을 요구해서 업무시설 비중이 줄어들었다.새로 들어설 업무시설은 '그라운드 스크래퍼' 형식으로 지어진다. '그라운드 스크래퍼'는 수평으로 넓게 펼쳐진 업무공간을 말한다.높은 건물에 층마다 사람들이 분리돼 들어가는 '스카이 스크래퍼'와 대조적으로 넓은 면적을 활용해서 업무 효율과 협업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애플 신사옥 '애플파크' (자료=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실제로 구글, 애플, 아마존 등은 그라운드 스크래퍼 건축물을 사옥으로 채택하고 있다. 디큐브시티의 오피스 1개층 전용면적은 최대 약 4600㎡(약 1400평)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층당 300명 이상이 일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오피스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새 건물의 정식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의 오피스 브랜드 '타임워크(Timewalk)'를 적용한 '타임워크 웨스트(Timewalk West)'라는 가칭으로 불리고 있다.타임워크 웨스트는 신도림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신도림역은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이자 향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 개통이 예정된 광역 교통 요충지다. 풍부한 배후 주거 수요와 업무 수요를 모두 갖추고 있다.GTX-B노선은 작년 상반기에 착공을 시작해서 오는 2031년 8월 개통을 목표로 본공사가 진행 중이다. GTX-B가 개통되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신도림까지 약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신도림이 송도에 위치한 생명공학, 테크, 첨단기술 기업들의 임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게 된다.또한 서울역 및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로 서울역~용산~여의도~신도림까지 연결되는 업무지구 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자료=이지스자산운용)◇'4900억 본PF 조달'로 사업 정상화신도림 디큐브시티 복합시설 리모델링 사업은 타임워크웨스트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이하 리츠)가 주도하고 있다. 해당 리츠의 출자자는 보통주 76.7%, 전환우선주 23.3%를 보유한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68-2호다.리츠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692번지 일원의 6234㎡ 및 그 지상 건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지스자산운용과 자산관리계약을 체결해서 부동산의 취득·관리·개량 및 처분, 부동산 개발 및 임대차 등으로 자산을 투자·운용해 얻은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한다.이 프로젝트는 올해 초만 해도 난항을 겪었다. 고금리와 부동산 금융시장 경색으로 리파이낸싱이 지연되면서 EOD 우려까지 제기돼서다.앞서 리츠는 지난 2월 20일 공시를 통해 신도림 디큐브시티 복합시설 담보대출의 기한이익상실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존 대출 만기일인 지난 2월 19일까지 리파이낸싱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한 것이다.당시 시장에서는 사업 지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리츠는 대주단들과 대출기한에 대한 연장 합의를 통해 지난 5월 19일까지 대출기한을 연장시켰다.또한 리츠는 기존 대출원리금 상환과 필수 사업비 확보를 위해 우선수익권 등을 담보로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고, 결국 본PF를 성사시키며 사업 정상화에 성공했다.지난 5월 체결된 대출약정에 따라 리츠는 복수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4900억원 한도의 PF 대출을 조달했다. 만기는 오는 2028년 1월 19일까지다.대출 구조는 △트랜치A 약정금 3560억원 △트랜치B 약정금 1200억원 △트랜치C 약정금 140억원으로 구성됐다. 상환 우선순위 역시 트랜치A, 트랜치B, 트랜치C 순으로 설정됐다.특수목적법인(SPC) 허삼신도림제일차는 트랜치A 대주로 참여해 830억원 규모 대출을 실행했다.해당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이 발행되고 있다. 허삼신도림제일차는 유동화증권의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5월 삼성증권과 '사모사채 인수 및 대출채권 매입 등에 관한 확약서'를 체결했다.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서울 서남권 대표 복합시설인 디큐브시티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 리테일 공실을 오피스로 전환하는 대표 사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특히 신도림역은 향후 GTX-B노선이 개통될 경우 수도권 광역교통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F 조달이 마무리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상업시설과 오피스를 결합한 복합 자산으로 재탄생하면 임대 경쟁력과 자산가치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코스피 추가 급락 진정”…반도체 쏠림 풀며 기간 조정 전망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코스피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당분간 지수의 빠른 반등보다는 기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하락이 경기나 기업 실적 악화 때문이라기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소수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던 수급이 풀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만큼, 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코스피는 지난달 19일 장중 9114선에서 이달 8일 7246선까지 20.5% 하락했다”며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평균적인 조정 수준에 도달한 만큼 추가 하락세는 진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표=유진투자증권)최근 증시 급락을 국내 경기와 기업 펀더멘털의 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국내 반도체주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제외하면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대규모 조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상승장에서 심해진 반도체 쏠림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다. 올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해외 주요 시장보다 크게 확대된 배경으로는 소수 종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지목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등락률 표준편차는 각각 4.9%, 5.6%에 달했다. 반도체주 변동성이 높았던 일본과 대만에서도 시장 전체 변동성은 1~2%대에 그친 반면, 국내 증시 변동성은 일본과 대만의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승분의 78.3%를 차지했다. 대만 TSMC의 증시 상승 기여율은 38.9%, 일본 키오시아와 소프트뱅크의 합산 기여율은 36.8%였다. 미국의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이 증시 상승에 기여한 비율도 13.4%에 그쳤다. 두 반도체주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달 25일 한때 58%까지 치솟았다. 대만 증시에서 TSMC 비중이 약 42%로 높지만 연초와 큰 차이가 없고, 미국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의 비중도 32~37% 수준에서 움직였다는 점과 대비된다. 국내 증시가 소수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과정에서 지수의 하방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설명이다. 주가 급등으로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배당수익률이 낮아진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7월 2.1%에서 이달 0.8%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크게 하락해도 배당 매력을 보고 유입되는 장기 자금이 과거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이전 고점을 회복하기보다 기간 조정을 거치며 반도체 초집중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는 4000선을 밑도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최근 반도체주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나머지 업종의 상대적인 소외 현상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 부분 낮아졌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7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예상 PER은 4~5배로 낮아졌고, 두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업종의 예상 PER도 8.6배로 지난해 4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반도체뿐 아니라 다른 업종의 가격 매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지난달 21일 고점 이후 정보기술(IT) 하드웨어와 반도체, IT 가전, 기계, 조선 등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반면 소비 관련주와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허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기간 조정에 들어가는 동안 반도체와 함께 추가 업종에 대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조정 폭이 컸던 기계와 조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소비주와 은행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오리온, 해외 성장세 견조…하반기 이익 증가폭 확대 전망-한투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오리온(271560)에 대해 중동 전쟁에 따른 비용 부담 등 악조건에도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관련 비용 부담이 완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증가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Buy)’, 목표주가는 19만5000원을 유지했다.(자료 제공=한국투자증권)13일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 성장을 이어갔다”며 “성장채널 중심의 판매전략이 제품 경쟁력과 시너지를 내고 있는 가운데 원화 약세 효과까지 더해졌다”고 밝혔다.6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1%, 16% 증가했다. 해외 법인은 올해 들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6월 매출은 중국이 전년 동월 대비 29%, 베트남이 13%, 러시아가 42% 각각 증가했다. 국내 사업도 특정 할인점 납품 제한에도 이커머스 중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10% 늘었다.수익성은 예상에 다소 못 미쳤다. 국내 법인에서 임금 인상 소급 적용분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국내 영업이익도 지난해 수준을 소폭 웃돈 것으로 추산했다.베트남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틸리티와 원부자재 비용 부담에도 지난해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중국과 러시아 법인은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각각 34%, 64% 증가했다.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조정을 감안한 오리온의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359억원으로 추정했다. 지역별 영업이익은 국내 413억원으로 14% 감소하고, 중국은 648억원으로 24%, 러시아는 154억원으로 57%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은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전사 영업이익률은 15%로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일회성 요인과 전쟁 피해를 감안하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원화 약세 효과를 제외해도 해외에서 수요 기반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향후 마진 개선 여력은 높다”고 분석했다.이어 “전쟁 관련 비용 부담도 완화되는 만큼 3분기 수익성은 다시 반등할 것이다”라며 “증시 환경이 도와주지 않고 있을 뿐, 오리온의 성장 모멘텀은 변함없다”고 평가했다.최 연구원은 “같은 음식료 업종 안에서도 전쟁 리스크를 한 발 먼저 극복할 것이다”라며 “K푸드 차별성에 대해 재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이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다시 연초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그 사이 해외 증설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으며,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노력도 강화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토큰증권 발행·유통 분리, 초기 유동성에 부담…다음 관문은 하위규정"
- [이데일리 정윤영 서민지 기자] “자본시장법 안에서 토큰증권(STO)을 열어준 것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방식이 시장 초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최윤영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장이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한화투자증권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투자증권 제공)최윤영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장은 서울 영등포구 한화투자증권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토큰증권 제도의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제도의 문이 열린 것은 긍정적이나, 세부 설계에 따라 시장 초기 유동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토큰증권이 시장에 나와 거래되기까지는 크게 두 단계를 거친다. 증권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처음 파는 ‘발행’과, 이미 발행된 증권을 투자자끼리 사고파는 ‘유통’이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올해 2월 공포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발행 측에 발행인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토큰증권을 분산원장에 등록·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을, 유통 측에 다자간 장외거래를 중개하는 ‘장외거래 중개업’을 각각 두도록 했다. 발행 인프라와 유통 인프라가 별도 인가·주체로 설계된 것이다.최 팀장은 “하반기 STO 시장의 관건은 하위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마련될지, 특히 발행과 유통을 어떻게 열어줄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유통을 분리하면 초기 이해충돌은 해결할 수 있지만, 미국과 달리 국내는 시장 초기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작은 초기에는 참여자와 거래가 적은데, 발행과 유통 인프라가 나뉘어 있으면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취지다.그는 미국이 시장을 빠르게 키운 배경도 발행·유통 구조에서 찾았다. 최 팀장은 “토큰화 주식은 블록체인에서 출발한 영역”이라며 “토큰화 상품을 발행하는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주주 명부까지 관리하는 명의개서 업무를 함께 맡는 식으로, 발행과 유통이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국채·머니마켓펀드(MMF) 수요가 이미 확립돼 있어 이 구조가 자연스러웠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제도를 후행적으로 여는 국내는 후발주자로서 초기 유동성이 흔들릴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돼 있는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장병호 대표 선임 이후 중장기 목표로 ‘디지털 자산 전문 증권사로의 전환’을 제시하고 ‘글로벌 넘버원 RWA 허브(Hub)’ 비전을 선포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STO·온체인 사업과 글로벌 확장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디지털혁신실을 부문 단위로 격상해 플랫폼 기획과 개발 기능을 통합하는 등 디지털 자산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자산 전담 리서치 조직도 새롭게 꾸렸다. 전 코빗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최 팀장은 해당 조직을 이끌고 있다.다음은 최 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증권사 중 디지털자산 전담 리서치 조직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디지털자산 리서치팀에 대해 소개한다면.△디지털자산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이전에는 관련 연구가 디지털자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시기적으로 맞물린 STO, 실물연계자산(RWA) 시장 등 제도적으로 열리는 분야를 많이 보고 있다. 팀은 지난해 12월 만들어졌고, 최근 연구원 한 분이 합류하는 등 팀을 계속 구축해 나가는 단계다.-해외에서는 블랙록·JP모건 같은 곳이 전통 자산 토큰화를 제도권 인프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는 앞으로 어떻게 하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나.△자본시장법 안에서 STO를 열어준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하위규정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하반기 국내에서는 하위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마련될지, 특히 발행과 유통을 어떻게 열어줄지를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과 장외거래 중개업을 통해 발행·유통을 분리하는 것은 초기 이해충돌은 해결할 수 있지만, 시장 초기에는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 이 대목은 미국 지니어스(GENIUS)법과 유사하다. 지난해 7월 법이 제정될 때는 금방 열릴 것 같았지만, 세부 규정은 지금 나오고 있다. 국내도 법 개정은 됐지만 다음 단계인 세부 규정이 중요하다.-미국 등 해외는 토큰화 상품 시장을 어떻게 키웠나.△해외 토큰화 시장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 위에서 먼저 성장했다. 블랙록의 비들은 블랙록이 자산을 운용하고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토큰발행과 명의개서를 담당하며 BNY Mellon이 수탁을 맡는다. 전통금융의 역할 분담은 유지하되, 이를 온체인 인프라 위에서 연결한 구조다.미국 상품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이미 대규모 수요가 존재했던 단기 국채, MMF 시장이 있다. 여기에 달러 기반 자산에 대한 수요 등이 결합되면서 토큰화 상품이 성장할 수 있었다.-국내 증권사·거래소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떤 전략이 가장 중요한가.△토큰화 시장이 열리는 데 있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력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미국 브로커리지 인프라 기업 알파카 시큐리티(Alpaca Securities)는 투자자가 토큰화 주식을 매수했을 때 그 기반이 되는 기초 주식을 매입·수탁하는 인프라 역할을 한다. 시큐리타이즈가 토큰화 버전의 발행·관리를 맡는다면, 알파카 시큐리티는 발행된 토큰화 주식의 기초 주식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국내 증권사도 이런 인프라 단의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제도가 아직 미비할 뿐, 인프라 작업 준비는 가능한 영역이다.-코스피가 강세인 반면 디지털자산 시장은 침체돼 있다. 하반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암호화폐 시장이 부진했던 이유부터 말하면, 5~6월쯤 매크로 불확실성이 있었고 위험 회피 심리가 강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도 3주 연속 유출됐고, IPO·AI 관련주로의 자금 순환매도 겹쳤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이슈들만 잦아들면 얼마든지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유동성과 매크로에 가장 민감한 자산이므로 이 요인이 중요하고, 정책 이슈는 길게 봐야 하기 때문에 하반기 전망에서는 별도로 두는 편이다.-최근 스트래티지(Strategy)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던 회사가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이 술렁였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배당 재원 확충 이슈가 배경이다.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던 기조가 바뀌는 점이 시장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처음과 달리 매도가 반복되면서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다만 대량 매도 가능성은 여전히 낮게 본다. 안 팔던 기업이 매도를 반복하면서 우려는 커졌고 단기 압력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장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기본적으로 유동성과 매크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상반기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 등으로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됐는데, 하반기 들어서는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고, 언제쯤 흐름이 돌아설 것으로 보나.△자금 순환매, 매크로 불확실성, 위험자산 회피 등이 영향을 준 것 같다. 다만 그 규모도 줄어들고 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 등을 보면 과도한 레버리지가 정리되며 관망세로 가고 있다. 지난해처럼 큰 호재가 없고 주식 시장으로 자금 순환매가 나오면서 관망 심리로 가고 있는데, ETF 쪽의 대규모 유출은 정리되는 흐름이라고 본다. 새로운 악재가 터지면 다시 빠질 수 있겠지만, 지금 추세로는 정리되는 국면이다. 자금이 다시 유입되려면 매크로와 유동성이 관건이다. 비트코인 주도의 장세가 유지된다는 가정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잦아들고 인상 우려가 나오면 비트코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달러 스테이블코인 연합 OUSD에 국내 대기업 여러 곳이 참여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보나.△국내 굵직한 기업들이 참여 리스트에 올라 처음엔 놀랐는데, 이후 공식 협업은 없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 모델이 시장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발행사의 주요 수익원이 국채 등 준비자산 운용수익인데 이를 참여사에 나눠주겠다고 하면서 서클(Circle) 같은 발행사 중심 모델이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기업 참여를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부진에 따른 우회로 보기는 어렵다. 첫째, 운용수익을 어떻게 나눠줄지 구체적 계획이 하나도 나온 게 없다. 둘째, 이름값 있는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것과 테더·서클이 과반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실제 채택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나눠주겠다고 발표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실제 채택과 활용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 비트코인의 다양한 분류
-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비트코인을 둘러싼 논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은 “비트코인은 상품인가, 증권인가”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은 회계상 금융자산인가”라는 질문까지 더해지면 논의가 복잡해진다.상품과 증권의 구분,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의 구분은 같은 차원의 분류가 아니다. 전자는 누가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가를 정하는 법적 분류이고, 후자는 비트코인을 재무제표에 어떤 자산으로 인식하고 평가할 것인가와 관련된 회계적 분류다. 따라서 미국법상 상품인지 증권인지의 구분과 국제회계기준상 금융자산인지 여부는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없다.(사진=챗GPT)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미국의 디지털자산시장 명확화법, 이른바 클래리티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식 명칭은 ‘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of 2025’이다. 2025년 7월 미국 하원을 통과했으며, 2026년 7월 현재 상원에서 심의 중이어서 아직 법률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 디지털자산 규제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클래리티법안의 핵심은 암호자산을 일률적으로 증권으로 취급하지 않고, 자산의 성격과 발행·거래 방식에 따라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을 구분하는 데 있다. 디지털상품의 현물시장과 관련 거래플랫폼·중개업자는 원칙적으로 CFTC가 감독한다. 반면 그 자산 자체가 증권에 해당하거나 디지털상품의 발행·판매가 투자계약을 구성하는 경우에는 SEC가 해당 증권 또는 발행·판매 과정을 규율하는 구조다.증권 여부를 판단할 때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하위테스트(Howey Test)가 사용된다. 금전의 투자, 공동사업에 대한 투자, 이익에 대한 합리적 기대, 그 이익이 타인의 본질적인 경영 노력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요건이 충족되면 투자계약에 해당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코인 자체보다 어떤 방식으로 발행·판매되었고, 투자자가 누구의 노력에 기대어 수익을 예상했는가이다.따라서 암호자산 자체와 발행·판매 과정에서 형성된 투자계약을 구별해야 한다. 토큰 자체는 증권이 아니더라도 특정 재단이나 사업자가 사업의 성공과 가격 상승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했다면 그 판매관계는 투자계약에 해당할 수 있다.반면 토큰의 가치가 특정 사업자의 지속적인 경영 노력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이용과 기능, 시장의 수요·공급에 주로 의존하고 특정 사업자에 대한 계약상 권리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이후의 거래는 투자계약이 아닌 디지털상품 거래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진다.비트코인은 증권이 아니라 상품으로 평가되는 대표적인 자산이다. 발행자가 없고, 보유자에게 배당청구권이나 잔여재산분배청구권도 부여되지 않는다. 특정 경영진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하는 구조도 아니다. 미국 CFTC는 2015년부터 비트코인을 상품거래법상 상품으로 보아 왔다.다만 현행법상 CFTC가 비트코인 현물시장 전체에 포괄적인 감독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상품 현물시장에 대한 CFTC의 등록·감독 권한을 확대하려는 법안이다.이더리움도 CFTC에 의해 상품으로 취급돼 왔으며, 현재의 네트워크 구조와 이용 형태를 고려할 때 비증권 암호자산 또는 디지털상품으로 평가되는 방향이 우세하다. 다만 초기 발행과 판매의 성격, 재단과 개발주체의 역할 등 개별 거래관계에 대해서는 별도의 증권성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다른 암호자산에도 상품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러나 탈중앙화를 선언하거나 거래소에 상장했다고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특정 개발회사나 재단이 운영을 지배하는지, 보유자가 사업자의 노력에 의존해 수익을 기대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암호자산의 발행·개발 주체에게 증권과 상품의 구분은 사업의 존속을 좌우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증권으로 분류되면 등록, 공시, 투자자 보호 등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하고, 거래플랫폼도 증권거래소나 브로커·딜러에 준하는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의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는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기 어렵다.상품으로 분류된다고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상품 거래소와 중개업자 등에 등록, 고객자산 분리, 이해상충 방지, 정보공개와 시장감시 의무를 부과하려 한다. 다만 블록체인의 특성에 맞는 별도의 시장규율을 적용하고 규제기관의 관할과 적용 요건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 있다.법적 분류와 회계상 금융자산 분류는 별개의 문제다. 국제회계기준에서 금융상품은 한 기업에는 금융자산을, 다른 기업에는 금융부채나 지분상품을 발생시키는 계약을 의미한다. 금융자산도 현금이거나 다른 기업으로부터 현금 또는 다른 금융자산을 받을 계약상 권리 등에 해당해야 한다.비트코인은 특정 상대방과의 계약에서 발생한 자산이 아니며, 보유한다고 해서 특정 상대방에게 현금을 청구할 권리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현행 국제회계기준에서는 비트코인을 금융상품이나 금융자산으로 보지 않는다.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는 통상적인 영업과정에서 판매하기 위해 보유한 가상자산에는 IAS 2 ‘재고자산’을,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IAS 38 ‘무형자산’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통상적인 영업과정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IAS 38에 따른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한다.그러나 이러한 회계처리가 비트코인의 경제적 실질을 충분히 반영하는지는 의문이다. 회계기준은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자산의 독자적 성격을 반영한 별도의 회계기준이나 측정범주가 마련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금융자산의 기존 정의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비트코인은 특허권이나 상표권과 달리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이 실시간으로 형성된다. 상당수 기업도 이를 투자 수단으로 보유한다. 비트코인과 주요 암호자산이 금융시장의 투자대상으로 정착하고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확대된다면 장기적으로 별도의 디지털자산 기준이나 공정가치 평가체계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비트코인은 특정 상대방에 대한 계약상 청구권이 없어 현행 규정상 기존 금융상품 개념에 곧바로 포함시키기 어렵다.미국에서 비트코인의 상품 지위와 현물시장 규율이 법률로 명확해지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다. 규제기관의 관할과 거래플랫폼의 등록요건이 분명해지고 수탁·위험관리 기준이 정비되면 은행, 보험회사, 자산운용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 직접투자를 검토할 여건이 마련된다. 현재도 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가능하지만,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직접 보유와 수탁, 담보 활용을 포함한 제도권 편입도 점차 확대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일부 대형 기관이 투자를 확대하면 다른 기관의 참여와 장기자금의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미국에서 비트코인을 상품으로 분류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을 공급하는 것이 부가가치세법상 곧바로 재화의 공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commodity’는 CFTC의 규제대상을 정하기 위한 개념이고, 우리 부가가치세법상 ‘재화’는 과세대상을 정하기 위한 개념이기 때문이다.필자는 오래전부터 비트코인이 현행 국제회계기준상 금융자산의 정의에는 해당하지 않더라도, 경제적 실질에서는 금융자산에 가까운 성격을 지닌다고 주장해 왔다. 비트코인이 투자와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거래되고 가격이 시장에서 실시간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일반적인 무형자산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한편 기획재정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가상자산의 공급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이 미국법상 상품으로 분류되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우리나라 부가가치세법상 비트코인의 공급이 재화의 공급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비트코인의 정체성은 하나의 이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미국 시장규제에서는 상품일 수 있고, 현행 국제회계기준에서는 무형자산일 수 있으며,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제에서는 그 공급이 과세대상인 재화의 공급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제도가 서로 다른 목적에서 사용하는 분류인 만큼, 각 분류의 목적과 맥락을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을 상품이나 금융자산 중 무엇으로 부를 것인지가 아니다. 어떠한 규율을 적용해야 기술혁신과 투자자 보호가 조화를 이루고, 그 경제적 실질을 회계와 세제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클래리티법의 메시지도 디지털자산에 하나의 이름을 붙이는 데 있지 않다. 증권·상품·금융자산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지털자산의 특성에 맞춰 각 제도도 그 목적에 부합하는 분류체계를 운용해야 한다.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전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현 한국조세정책학회 이사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 하루 배송 넘어 교환까지…패션플랫폼도 ‘속도 전쟁’
-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패션 플랫폼간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문 상품을 빠르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교환 기간까지 단축하며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패션플랫폼의 빠른 배송 경쟁 관련 AI 생성 이미지. (사진=ChatGPT 생성 이미지)12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1~3위를 차지하는 무신사와 에이블리, 지그재그의 배송 경쟁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빠른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에 이어 최근 빠른 교환 서비스 ‘직진교환’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직진배송 상품을 교환하려면 환불한 뒤 다시 주문해야 했지만,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별도의 재주문 없이 교환할 수 있게 됐다. 교환에 걸리는 시간도 줄였다. 직진배송 상품을 받은 고객이 교환을 신청하면 평균 3.5일 안에 새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지그재그는 반품과 회수 과정을 효율화해 올해 말까지 평균 교환 소요 시간을 3일로 단축할 계획이다.직진교환 도입은 패션 플랫폼들의 배송 속도 경쟁이 구매 이후의 고객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그재그는 주문 이후 사입과 검수, 배송을 거치면서 상품 도착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던 동대문 패션 시장 상품에 2021년부터 빠른 배송을 접목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협력사인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판매자가 상품을 물류센터에 미리 입고하면 주문 즉시 출고하는 식이다. 직진배송은 도착 시간에 따라 당일배송과 내일배송, 새벽배송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서비스 규모도 꾸준히 확대했다. 직진배송 입점 스토어는 2021년 말 800여 곳에서 현재 1만 2700여 곳으로 늘었다.지그재그 관계자는 “빠른 배송으로 구매 확정과 리뷰 작성 시점이 앞당겨지고, 빠르게 축적된 리뷰가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교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반품·회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에이블리도 출발 시점을 넘어 실제 도착 시점 보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에이블리는 지난달 익일 배송 서비스 ‘도착보장’을 시작했다.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은 다음 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10시 이전 주문 상품의 익일 도착을 보장하는 서비스다.기존 빠른 배송 서비스 ‘오늘출발’이 판매자가 정한 마감 시간 이전에 주문 상품을 당일 출고하는 것이라면, 도착보장은 고객이 실제로 상품을 받는 시점까지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입점사가 상품을 에이블리의 물류 파트너인 아워박스 물류센터에 미리 입고하면, 주문에 맞춰 포장과 출고가 이뤄지는 구조다.무신사 무료배송 당일발송 서비스 '무배당발' 론칭 이미지.(사진=무신사)무신사는 배송 처리 역량을 높이기 위해 물류 자동화와 풀필먼트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3월 경기 여주 물류센터에 프랑스 물류 자동화 기업 엑소텍의 3차원 물류 솔루션 ‘스카이팟’을 도입했다. 스카이팟은 로봇이 창고의 지상과 수직 공간을 오가며 상품을 운반하는 시스템으로, 한정된 공간에서도 상품 보관량과 물류 처리량을 높여 주문 증가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무신사가 지난해 6월 무료배송과 당일 발송을 결합한 ‘무배당발’을 론칭했을 당시 200여 개였던 참여 브랜드는 현재 1300여 개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무배당발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150% 증가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전체 거래액에서 무배당발이 차지하는 비중을 2배 이상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W컨셉도 주문당일 상품을 발송하는 ‘오늘출발’ 상품을 늘리고 있다. 오늘출발 대상 상품은 올해 6월 약 8만개까지 확대됐다. 현재 전체 일일 주문에서 오늘출발 상품의 비중은 30%다. W컨셉이 브랜드와 협의해 빠른 출고가 가능한 상품을 서비스 대상으로 선정한다. 입점사가 택배사를 통해 직접 상품을 보내는 구조로 물류 과정을 효율화했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축적된 물류 경험이 패션 분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의 배송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며 “상품 도착 속도가 구매 전환율과 재구매율, 고객 충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하락장서 갈린 펀드 성적표…롱숏·고배당만 웃었다[펀드와치]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과 코스닥 성장주 급락이 겹치며 국내 주식형 펀드는 한 주 만에 평균 6%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코스피200 선물 매수와 코스닥150 선물 매도를 결합한 롱숏 상품을 비롯해 일부 고배당·커버드콜 펀드는 오히려 상승했다. 시장 전반이 흔들린 가운데 편입 자산과 운용 전략에 따라 성과가 뚜렷하게 갈렸다.(일러스트=챗GPT 생성 이미지)1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1주일(7월 3~9일)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롱코스닥150숏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5.90%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7.27%, 연초 이후 수익률은 98.94%에 달했다.해당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을 매수하는 동시에 코스닥150 선물을 매도해 두 지수의 상대적인 성과 차이에 투자한다. 한 주간 코스피200이 4.09% 내린 반면 코스닥150은 10.28% 급락했다. 매수한 코스피200의 낙폭이 매도한 코스닥150보다 작아 두 포지션 간 격차가 벌어졌고, 이 같은 롱숏 전략이 수익으로 이어졌다. 2위는 KB자산운용의 ‘RISE 200고배당커버드콜ATM’ ETF로 한 주간 3.09% 상승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고배당주’ ETF가 2.34%, ‘KODEX 주주환원고배당주’ ETF가 2.30%, 한화자산운용의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ETF가 1.4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간 성과 상위 5개 가운데 4개가 배당이나 주주환원 전략을 활용한 상품이었다.KG제로인 집계 대상 국내 주식형 펀드 3861개 가운데 수익을 낸 상품은 48개로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펀드도 799개로 다섯 개 중 한 개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 대형주와 코스닥 성장주가 함께 흔들리면서 상당수 펀드가 약세를 피하지 못했고, 일부 방어형 상품만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국내 주식형 펀드 전반의 부진은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와 외국인 수급 이탈이 겹친 영향이 컸다. 인공지능(AI)·반도체 랠리 이후 단기 과열 부담이 쌓인 상황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삼성전자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반도체 이익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이 기간 코스피는 4.66% 하락했다. 대형주지수는 4.58%, 중형주지수는 6.28%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8.39% 급락하며 코스피보다 낙폭이 컸다. 반도체 소부장과 이차전지, 바이오 등 성장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한 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 상승 부담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표=KG제로인)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선 배당주식형 펀드가 한 주간 3.75% 하락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K200인덱스 펀드는 4.14%, 일반주식형 펀드는 5.99% 내렸고 중소형주식형 펀드는 8.36% 하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이 2.92% 올라 강세를 보인 반면 건설업은 10.02%, 기계업은 10.37%, 의료정밀업은 16.02% 급락했다.국내 채권형 펀드도 안전자산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전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주간 평균 수익률은 -0.07%였다.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물가 우려로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오르면서 우량채권형 펀드는 0.63%, 중기채권형 펀드는 0.26% 하락했다. 반면 만기가 짧은 초단기채권형 펀드는 0.07% 상승했다.해외 주식형 펀드도 AI 관련 기술주 차익실현과 원화 강세 여파로 약세를 나타냈다.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한 주간 -4.82%였다. 유형별로는 아시아태평양주식 펀드가 8.45%, 일본주식 펀드가 7.22%, 중국주식 펀드가 5.97%, 글로벌주식 펀드가 5.71% 각각 하락했다. 섹터별로는 헬스케어 펀드가 -0.23%로 가장 선방했다.개별 해외 펀드 중에서는 중국 H주 관련 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KODEX 차이나H레버리지’ ETF가 14.19% 올라 1위를 차지했고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 ETF가 11.31%,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1.5’ 펀드가 8.97% 상승했다. KG제로인 집계 대상 해외 주식형 펀드 5611개 가운데 수익을 낸 상품은 359개에 그쳤다. 글로벌 증시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원화 환산 기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41%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44%, 유로스톡스50지수는 1.20% 내렸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만 0.19% 올라 보합권을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이 한 주간 3.19% 하락하는 등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인 점도 해외 펀드의 원화 환산 성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자금 흐름을 보면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한 주간 1319억원 증가한 20조962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순자산액은 시장 하락의 영향으로 3조1310억원 감소한 59조1461억원으로 줄었다.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5841억원 증가한 32조149억원, 순자산액은 5676억원 늘어난 31조9578억원으로 집계됐다.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한 주간 7조6830억원 증가한 178조2418억원을 기록했다.
- 업황 따라 희비…중앙그룹 흔들릴 때 HD현대·LS는 날았다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 상반기 신용평가사 정기평정에서는 주요 그룹별 신용도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업종의 업황과 재무체력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1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상반기 정기평정 결과 중앙그룹은 계열 전반의 유동성 우려가 현실화되며 신용위험이 급격히 확대됐고, 롯데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 반면 HD현대와 LS, 다우키움 그룹 등은 주력 사업의 실적 개선과 재무안정성 회복을 바탕으로 신용도 상향 흐름을 탔다.회사채 장기신용등급은 원리금 상환 능력에 따라 투자등급(AAA~BBB-)과 투기등급(BB+~D)으로 구분된다. AA급 이상은 상환 능력이 매우 우수한 우량채, A·BBB급은 경기 변동 리스크가 있는 투자등급 채권으로 분류된다. BB급 이하는 투기등급, D등급은 채무불이행 상태를 뜻한다.[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중앙그룹, 유동성 우려가 현실로올해 상반기 정평에서 가장 뚜렷한 하방 사례는 중앙그룹이었다. 지난 6월 JTBC의 유동화 차입금 상환 불이행을 계기로 계열 전반의 재무위험이 빠르게 현실화했다. 앞서 JTBC는 미르제이차 56억원, 제일티비씨제이차 150억원 등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 상환을 이행하지 못했다.이후 신용평가사들은 중앙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디폴트(D) 수준으로 낮췄다. 한신평은 중앙일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을 모두 D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JTBC의 신용등급도 D로 낮췄다. 계열사별 개별 실적 부진을 넘어 그룹 차원의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신용등급에 직접 반영된 셈이다.중앙그룹 계열사인 SLL중앙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SLL중앙의 신용등급은 기존 'BBB(안정적)'에서 'B-(하향검토)'로 강등됐다. 투자등급이던 신용도가 단기간에 투기등급으로 내려오면서 계열 재무위험 전이가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롯데도 하방 압력…석화·유통 부담 겹쳐롯데그룹도 상반기 정평에서 하방 압력이 두드러졌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코리아세븐과 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사업재편을 통해 영업손실을 일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적 부진으로 재무부담을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유가 상승과 긍정적 래깅 효과 등에 힘입어 연결기준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지만 신평사들은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재차 저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유통·부동산 계열의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코리아세븐(A0)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롯데물산(AA-)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유통·부동산 계열의 수익성 부담이 겹치면서 그룹 전반의 신용도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다.◇HD현대, 조선·전력기기 호조에 상향반면 HD현대그룹은 상반기 정평에서 뚜렷한 신용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HD현대, HD현대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나란히 상향됐다. 신용평가 3사는 HD현대와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룹 핵심 사업인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지주사와 계열사 전반의 재무안정성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HD현대는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의 순현금 규모 확대에 힘입어 차입부담이 완화되는 추세다. 배당수입 증가와 보유 지분 기반의 재무적 융통성도 자체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와의 합병 시너지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선가 물량 중심의 수주잔고를 감안하면 높은 수익성이 중단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북미 중심의 전력기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업기반이 커지고 영업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박현준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등급 상향 배경에 대해 "그룹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을 중심으로 중단기 우수한 영업수익성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LS·다우키움도 상방 흐름LS그룹도 신용도 상향 기대가 커진 대표 그룹이다. LS전선(A+)과 LS(A+)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고압 전력선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이 늘면서 이익창출력이 개선될 것이란 판단에서다.신용평가업계는 전방시장 확대와 고부가 제품 비중 상승을 바탕으로 LS전선의 외형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LS전선의 연결기준 수주잔고는 2021년 말 2조7000억원에서 2026년 3월 말 8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이예찬 한기평 연구원은 "우호적인 수요 환경 속 원활한 판가 반영이 원가 부담을 흡수하는 한편, 고부가 제품 위주의 수주 물량이 매출로 반영되며 종전 대비 이익창출력이 한층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다우키움그룹도 상향 흐름에 이름을 올렸다. 신평 3사는 키움증권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하고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중개를 기반으로 상품운용과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개선되며 역대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한 점이 반영됐다. 키움캐피탈의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올라섰고, 키움F&I 역시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됐다.신용평가3사의 상반기 정평 결과는 전체 수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용도 차별화를 보여줬다. 그룹별로 업황과 재무체력에 따라 온도 차가 컸단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부담이 큰 그룹은 유동성 이벤트 하나만으로도 신용위험이 급격히 확대됐고, 반대로 주력 사업의 구조적 성장성과 현금창출력이 확인된 그룹은 신용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며 "하반기에도 업황 회복의 지속성, 차입 만기 대응 능력, 계열 지원 여력에 따라 그룹별 신용도 양극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