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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 전문가시각(3일)-깜짝쇼의 효과 얼마나?
- 새해 벽두부터 월가가 정신없이 바빠지고 있다. 21세기 첫 거래일을 폭락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는 이튿날 전격적인 금리인하라는 뜻밖의 선물에 힘입어 폭등세로 돌변했다.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대규모로 오르고, 다우지수도 300포인트가까이 폭등했다.
일단 3일 시장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결정을 대환영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이렇다 할 상승계기가 없어 쩔쩔매고 있던 판국에 시기적으로도 예상외였고, 인하폭도 당초 예상했던 0.25%포인트보다 훨씬 큰 0.5%포인트에 달하는 금리인하가 나타남에 따라 앞 뒤 가릴 것없이 주식 매수에 나서는 듯한 모습였다.
FRB의 깜짝쇼가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않았다.
이날 금리인하 및 주가 폭등에 대해 웨덜리증권의 수석투자전략가 배리 하이먼은 "시장의 투자심리를 바꾸겠다는 FRB의 의도가 최대한의 효과를 거둔 것같다"고 평가했다.
포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빈슨는 무엇보다도 타이밍에 놀랐다고 밝혔다. FRB가 임시회의를 소집,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5일(금요일)의 실업률 통계를 보고나서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봤는데, 실업률 통계가 나오기도 전에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줄은 몰랐다는 얘기다.
어제 발표된 NAPM(전국구매관리자)지수가 91년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오고 주가도 폭락세를 나타내자 이틀후면 나올 실업률 통계조차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FRB가 다급해졌다는 것이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언 세퍼드슨은 31일에 또 금리인하가 이뤄질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세퍼드슨은 "어제 발표된 NAPM지수가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불러온 것같다"며 "경기가 더 둔화될 가능성이 적지않다는 FRB의 성명서 내용은 31일에 또한번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일단 이날의 시장분위기를 바꿔놓은데는 분명히 성공했다. 또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볼 때 FRB의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FRB에 맞서 싸우지 말라"는 증시 격언은 FRB의 금리인하때도 적용되는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이날 금리인하는 역사적으로 증시 강세장이 시작됨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신호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메릴린치의 수석투자전략가 크리스틴 캘리스는 "FRB가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증시가 계속 유지되고 경제성장도 지속적으로 이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금리를 전격적으로, 그것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금리인하가 시작된후 3개월동안 S&P 500 지수는 평균 10%정도 올랐다는 것이다. 또 6개월후에는 19%, 12개월후에는 23.6%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캘리스는 주장했다.
이날 시장이 금리인하에 얼마나 반색했는지는 반도체주가에서 잘 나타났다.
모건스탠리 딘위터,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이 이날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알테라, 자이링스 등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러나 시장은 금리인하라는 반가운 소식에 이들의 보고서를 무시하고 반도체주식의 대거 매수에 나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7.51%나 폭등했다.
그렇지만 시장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는 전문가도 적지않다.
리먼 브러더서의 애널리스트 댄 나일스는 "FRB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현재 경제상황이 정말로 좋지않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급격한 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일반적인 인식보다도 훨씬 크기 때문에 FRB가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나일스는 이번 금리인하로 경기침체 가능성은 다소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나스닥의 첨단기술주를 괴롭히고 있는 실적 부진의 우려는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고 충고했다. 많은 기업들의 IT(정보기술)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추세는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며 이는 곧바로 첨단기술주의 실적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경고다.
특히 이번 금리인하가 개인 소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기업의 투자활동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게 나일스의 주장이다.
하이테크 스트래티지 뉴스레터의 프레드 힉키 편집장은 첨단기술주의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는 현재 시장상황이 한두차례의 금리인하로 인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스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100에 이르고 S&P 500 대기업의 PER가 25에 이르는 상황에서 소프트랜딩은 곧 PER의 점진적인 하향안정화를 의미할 뿐이라는게 힉키의 주장이다. 이는 달리 말해 지나치게 고평가된 첨단기술주의 주가가 폭락은 아니더라도, 계속 하향세를 보일 수 밖에 없으며 이를 통해 소프트랜딩(연착륙)이 가능해지는 것아니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