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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국회 달굴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제…금융권 "왜 우리만"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보이스피싱 무과실 책임제에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명분엔 공감하지만, 자칫 금융권에만 책임과 비용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배상 책임 주체 확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 관련 법안 심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금융권이 가장 주목하는 법안 중 하나는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책임제를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다. 현재 국회에는 강준현·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의 고의·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상 한도는 최대 5000만원 범위 내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피해자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둔다.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하는 수준으로 진화하면서 이미 개인의 ‘주의’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무과실 배상 책임제에 대해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피싱 범죄에 대한 금융권 책임성 강화와 피해자의 실효성 있는 구제를 위한 무과실 책임 도입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반면 금융권은 피해자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회사에 비용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에 우려를 나타낸다. 보이스피싱은 계좌이체를 통해 최종적으로 범죄가 완성되지만, 시작은 대포폰·스미싱 등 통신망을 매개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금융회사에만 책임을 묻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상 한도가 최대 5000만원으로 정해질 경우 은행 등 금융권 전체가 떠안아야 할 배상액은 연간 약 28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회사와 통신업계, 정부가 공동으로 재원을 조성하는 기금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비용 분담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통신사 반발도 예상된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보이스피싱은 통신망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하고, 금융망을 통해 자금을 탈취하는 구조적 범죄”라며 “금융권의 배상 책임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범죄의 전 과정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정부, 금융회사, 통신사, 대형 플랫폼 기업이 공동으로 재원을 출연하는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공동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며 “책임을 공유해야 각 단계별 방어벽이 촘촘해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민법상 과실 책임주의에 비춰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금융회사가 과실이 없는 경우까지 손실을 부담할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등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금융권은 자기부담금 제도 도입, 반복 수령 제한 등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도 지난 3월 검토보고서를 통해 무과실 배상 책임제가 자기책임 원칙 훼손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여당과 금융당국이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제도 도입 논의 자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보상 한도와 예외 규정, 면책 요건뿐 아니라 통신사 등 다른 참여 주체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입법 과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檢 폐지 위헌" vs "수사·기소 분리 시대 요청"…전문가 격론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오는 10월 2일 개청할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둘러싸고 법학자와 법조인들 사이에서 팽팽한 시각 차이가 드러났다. 검찰청 폐지 자체의 위헌성을 정면으로 제기하는 목소리부터 수사·기소 분리를 시대적 흐름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 등 보완수사권 미비, 중수청 독립성 부족, 수사권 중복·충돌 우려 등 제도 설계상 허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5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법무연수원(원장 직무대리 박진성)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원장 정웅석)은 25일 오후 서울 양재동 소재 엘타워에서 “대변화의 시대, 형사사법의 방향”을 주제로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 법조계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을 개최했다.이날 자리에서 헌법학 권위자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교수는 제정 공소청·중수청법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차 교수는 헌법 제89조 제16호가 ‘검찰총장’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검찰청 폐지는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헌헌법 당시부터 검찰청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는 기관이었으며, 이를 법률로써 바꿀 수 없다”며 “공소청법은 검찰총장을 사문화하고 있어 위헌성이 문제된다”고 강조했다.차 교수는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다드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 세계 형사사법절차를 찾아봐도 이런 식의 기계적 분리는 사인소추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극소수 국가에서만 발견된다”며 “오히려 사인소추주의를 택해 경찰권 오남용 문제가 심각했던 영국에서도 중대비리수사청(SFO)에 검사를 두어 수사와 기소를 융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중수청의 독립성 문제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중수청 수사관의 근평권을 갖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 중수청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해 “수사의 정권 종속을 제도화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의 수사 지휘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중수청에는 인정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며 “정치검사 문제를 정치경찰 문제로 치환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보완수사권 문제에 대해서도 차 교수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을 기계적으로 기소할 수밖에 없게 되고 형사재판에서 무죄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공소청 검사의 신분보장이 현행 검찰청 검사보다 약화된 점을 들어 “부당한 외압에 굴하지 않고 소신껏 공소유지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무너진다”며 “검찰개혁의 진정한 목표가 수사·기소·공소유지의 정권 종속화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수사권 충돌 문제와 관련해 중수청법 제43조의 이첩요청 조항이 현실에서 수많은 해석 논란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중수청이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중대범죄 인지 통보를 받은 시점에 아직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경우에도 ‘중복’ 상황으로 볼 수 있는지 법문상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이를 허용할 경우 사실상 ‘사건 가로채기’를 제도화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첩요청 시기에 대한 제한도 없어 다른 수사기관이 수사를 상당 부분 진행한 뒤 중수청이 뒤늦게 이첩을 요청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중수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간 관계에서도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고위공직자가 중대범죄를 저지른 경우 공수처는 중수청에, 중수청은 공수처에 각각 통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가 중수청에 이첩요청을 할 경우 중수청은 이에 응해야 하지만, 반대로 중수청이 공수처에 이첩요청을 해도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어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고 분석했다.양 변호사는 “2026년 10월 중수청 출범 전에 관련 규정을 개정하거나 형사소송법에서 수사관할 조정에 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전원 교수는 중수청의 수사범위 설정 과정의 졸속성을 비판했다. 1차 제정안에서 9개 범죄로 출발했다가 2차 제정안에서 6개로 줄었고, 최종적으로는 법률에 직접 나열하는 방식으로 바뀐 과정이 ‘즉흥적’이란 평가다.이 교수는 형법 제39장과 40장의 죄, 즉 사기·공갈과 횡령·배임의 죄가 금액 등 아무런 제한 없이 중대범죄에 포함된 것에 대해 “중대범죄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수사본부가 소속된 행안부 산하에 독립성도 보장되지 않는 중수청을 별도로 설치하는 이유 자체를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다.이 교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업무 과중으로 고소·고발장 접수 거부, 수사 핑퐁, 수사 지연 등 문제가 잇따랐음에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없이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 “헌법상 검사에게만 영장신청권이 있는데 이는 검사가 수사기관으로서 직접 혹은 수사지휘를 통해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이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따라서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이 교수는 “국가의 기본법이며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형사소송법이 시행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개정안이 국민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너무나 비정상”이라며 조속한 공개와 충분한 논의를 촉구했다.반면 한상훈 연세대 법전원 교수는 네 명의 토론자 중 수사·기소 분리의 방향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을 취했다. 한 교수는 “검사에게 수사권, 영장청구권, 기소권이 모두 주어진다면 정치적·이념적 편향에 의한 수사권 오남용의 폐해가 그대로 남는다”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 자체는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교수는 검사에게 일체의 수사권을 부정하는 강경론과 제한적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온건론 모두 한계가 있다며 절충안을 제시했다. 공소청 검사에게 수사권은 부정하되 임의적·수평적 성격의 ‘범죄조사권’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수사는 강제수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심리적 강제력을 내포하지만 조사는 피의자나 참고인이 불응하더라도 강제수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 "중수청 관할범죄 '중대성' 기준 없어…수사권 중복·충돌 불가피"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오는 10월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시행을 앞두고 중수청의 관할범죄 설정 방식이 수사권 중복·충돌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으며, 수사 독립성 보장 장치도 미흡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경찰 수사 진행 단계에서 검사와 경찰의 협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25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에서 박경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법제연구본부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25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에서 박경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법제연구본부장은 ‘제정 공소청·중수청법의 내용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지난 3월 제정된 공소청법·중수청법의 문제점을 짚고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박 본부장은 “중수청법 제2조가 ‘중대범죄’를 정의하면서 어떤 특성·속성을 가진 범죄를 중대범죄로 볼 것인지 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죄명만 단순 나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대성의 의미와 기준이 없다 보니 예컨대 사기·공갈, 횡령·배임 등 형법 제39장·40장의 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등 해당 법률상 모든 범죄가 일률적으로 ‘중대범죄’로 분류된다. 즉 행정법범의 성격을 가진 경미한 범죄까지 중대범죄에 포함되는 셈이다. 박 본부장에 따르면 영국 국가범죄수사청(NCA)의 근거법률은 ‘조직범죄 및 중한 범죄’를 관할범죄로 규정하고,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법은 ‘주를 초월하는 범죄, 국제적 범죄 또는 현저한 중요성을 가지는 범죄’라는 기준을 먼저 명시한 뒤 관할범죄를 나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준 없이 죄명만 열거한 우리 중수청법과는 대조적이라는 설명이다.박 본부장은 “가능한 한 다른 기관과의 수사권 중복·경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대범죄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박 본부장은 중수청법상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죄명으로 검찰이 처리한 인원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사건 처리 인원 대비 중대범죄 처리 인원이 약 20~30%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다른 수사기관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할 사건이 연간 수십만 건(인원 기준 연 30만명 이상)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법정 공휴일·주말을 제외한 근무일을 250일로 보면 매일 평균 1200건씩 통보받는 셈이어서 중수청이 이첩요청 여부를 판단하는 데만 상당한 행정력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현행 중수청법 제43조는 수사권 중복·경합 시 해결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박 본부장은 이 조항만으로는 현실의 충돌 상황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우선 사기·공갈, 횡령·배임 등 형법 제39장·40장의 죄, 직권남용을 제외한 공무원 직무관련 범죄 등은 중수청과 경찰국가수사본부 모두 수사할 수 있어 중복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자본시장법 위반의 경우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관리도 수사권을 가져 3중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의 관계에서도 공통으로 해당하는 죄명이 적지 않아 고위공직자가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경우 양 기관이 동시에 수사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아울러 중수청의 수사 독립성 보장 장치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 9인 중 6인이 행정안전부 장관 임명·위촉 대상이고, 수사관 근무성적 평정권자도 행안부 장관이다. 행안부 산하의 인사위원회·적격심사위원회도 위원 과반수가 행정부 영향권 인사로 구성된다. 행안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중수청장과 소속 직원 전체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박 본부장은 “국수본의 경우 행안부 장관의 수사 지휘·감독권을 인정하지 않는데 중수청에는 인정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치검사 문제를 정치경찰 문제로 치환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박 본부장은 수사·기소 분리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경찰 수사 진행 단계에서의 검사·경찰 협력 강화를 꼽았다.그에 따르면 현재 수사준칙 제7조는 ‘중요사건 협력절차’를 규정하고 있지만 조기조언이 요구되는 범죄 범위가 영국에 비해 좁고 절차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사망 사건, 강간 등 중한 성범죄, 대규모 사기 등 다양한 사건 유형에서 경찰이 수사 진행 중 검찰에 ‘조기조언(early advice)’을 구하도록 상세히 규율하고 있고 전자사건시스템을 통해 28일 이내 처리하는 절차도 갖추고 있다.박 본부장은 “현행 형사소송법은 경찰의 1차 수사종결 후 통제에 중점을 두고 있어 부실수사·수사 지연의 구조화를 막기 어렵다”며 “향후 형사소송법 등 개정 시 조기조언이 필요한 범죄군을 확대하고 구체적인 방법·절차를 현재보다 상세히 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고의적·중대 회계부정 기업, 신속한 상장폐지 필요"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한 회계 심사·감리 주기가 평균 20년으로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회계 심사·감리제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고의적·중대 회계부정이 적발된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상장폐지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앞줄 왼쪽부터 안성희 가톨릭대 교수, 오명전 숙명여대 교수, 박종성 숙명여대 교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기영 한국회계학회장, 박경진 명지대 교수, 윤정숙 금융감독원 회계 전문심의위원이 24일 열린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금융감독원(금감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2층 강당에서 회계투명성 제고와 자본시장 건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계 심사·감리제도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기영 한국회계학회장, 박종성 숙명여대 교수, 박경진 명지대 교수, 오명전 숙명여대 교수 등 학계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7년 회계개혁 이후 감사품질 등에 의미 있는 발전이 있었으나, 반복되는 회계부정 사건이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구조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회계부정을 조기에 식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적 감독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이날 ‘회계 감리체계의 실효성 진단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 발표에 나선 박경진·오명전 교수는 해외 사례와 국내를 비교하면서 우리나라의 심사·감리 주기가 길어 적발의 적시성 및 억제력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전문인력 확충 및 감리수단 고도화를 통한 감리 주기의 획기적 단축 △고의적·중대 회계부정이 적발된 기업에 대한 신속한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박 교수는 “회계부정은 횡령·배임·시세조종과 복합 결합되기 때문에 단일 감독기구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금융실명법 개정을 통해 증권선물위원회의 회계감리 단계에서 계좌추적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오 교수 또한 “고의성과 중대성이 이미 확인된 사안에서도 회생 가능성이 기본값으로 작동해 시장 격리가 지연된다”며 “중대한 회계부정은 개선이 아니라 신속한 퇴출이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이들은 감리 대상 기업을 위험도에 따라 다층적으로 구분해 심사주기를 차등화하고 상장사 감리 주기를 현행 평균 20년에서 코스피는 10년, 코스닥은 5년 수준으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또한 감리 전담 부서를 현행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심사는 임의조사를 유지하되 감리는 강제 조사수단을 일부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아울러 감리 결과가 상장폐지에 신속하게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심사·감리 주기 단축과 인력 확충에 공감하며 AI(인공지능) 기반 위험도별 차등 심사와 전문 인력 확보 필요성을 언급했다. 감리대상 기업을 위험기반으로 다층 구분하고, 각 구분그룹별로 심사주기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외에도 급격한 주기 단축(코스피 10년·코스닥 5년 목표)으로 불필요한 기업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계적 실행방안 등 정교한 설계·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감원은 이날 세미나를 바탕으로 향후 회계 심사·감리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추진할 계획이다.
- 서진시스템 대주주에 차익 챙겨준 증권사, 자본시장법 위반 논란[only 이데일리]
-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서진시스템(178320)의 최대주주 전동규 대표가 증권사 측으로부터 주가 상승 차익 일부를 정산받은 거래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측 특수목적법인(SPC)이 보유하던 서진시스템 지분의 매각 차익 일부가 개인 최대주주에게 돌아간 만큼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 성격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증권사는 주식 매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일정 수익률만 확보하고 이면계약을 통해 나머지 초과이익을 최대주주에게 넘겼다. 형식은 차익 정산이지만, 경제적 실질은 최대주주에게 경영권 방어 자금을 대고 고정수익만 받은 구조에 가깝다는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개인 대상 신용공여는 자본시장법에서 금하는 사안이다.[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서진시스템 최대주주 차익배분 이면계약...자본시장법 위반소지17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지난 1월 서진시스템의 기존 재무적투자자(FI) 풋옵션 대응을 위해 3500억원 안팎의 브릿지성 자금을 지원했다. 두 증권사는 각각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서진시스템 지분 총 1000만주가량을 확보했다. 당시 체결된 브릿지성 자금 지원 계약에는 SPC가 보유 지분을 매각해 얻은 차익을 전 대표에게 정산해주는 조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기사 ☞ 서진시스템 최대주주, 리스크 덮고 주가 차익 챙겼다[only 이데일리]그러나 이후 서진시스템 주가가 급등하면서 SPC 보유 지분의 경제적 가치가 커졌고, 전 대표 측은 콜옵션 포기와 하방 보호 제공 등을 근거로 주가 상승분에 대한 차익 정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릿지론 과정에서 확보한 지분의 매각 차익은 원칙적으로 증권사 측 SPC에 귀속되는 구조였던 만큼, 전 대표 측과 두 증권사는 차익 배분 여부를 두고 한동안 이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결국 전 대표 측과 두 증권사는 지난 3월 기존 브릿지론 계약과는 별도로 양해각서(MOU)를 작성해 추가 합의를 맺었다. MOU에는 신한·하나 측 SPC가 보유한 서진시스템 주식을 신한·하나·SKS가 만든 사모펀드(PEF)로 넘기는 것을 전제로, 투자자들이 내부수익률(IRR) 12%를 우선 확보하면 초과수익을 최대주주 측과 3대7로 나누는 내용이 담겼다.문제는 이 추가 합의가 자본시장법상 개인 신용공여 규제 우회 성격이 짙다는 점이다. 자본시장법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는 엄격히 제한된다. 증권사 측 SPC가 주가 변동 위험을 부담하고 지분을 보유했다면 매각 차익은 원칙적으로 SPC에 귀속돼야 한다. 그럼에도 별도 MOU를 통해 투자자는 사실상 IRR 12% 수준의 고정수익을 우선 확보하고, 나머지 초과수익 상당 부분은 최대주주 개인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형식상으로는 SPC가 보유 주식을 매각한 뒤 차익 일부를 정산한 거래다. 그러나 경제적 실질을 따져보면 증권사가 전 대표의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일정 수익률만 확보한 뒤 주가 상승에 따른 초과이익을 다시 개인 최대주주에게 돌려준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전 대표가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풋옵션 대응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경영권에 부담이 생길 수 있었던 만큼, 증권사 자금이 결과적으로 최대주주 개인의 경영권 방어 재원으로 활용된 셈이다.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개인 대상 신용공여를 제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감독 과정에서 이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보다 경제적 실질을 중시할 경우, 이번 거래는 SPC를 앞세운 주식 매입·매각 거래가 아니라 최대주주에게 경영권 방어 자금을 제공하고 고정수익을 받은 거래로 볼 여지가 있다. 신용공여 금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우회 구조를 활용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신한은 전액 지급 vs 하나는 추가 정산 거부…김앤장-광장 판단도 엇갈려사후 차익 정산 문제를 두고 두 증권사의 판단은 엇갈렸다. 하나증권은 콜옵션이 붙어 있던 일부 물량에 대해서만 정산을 진행했고, 전 대표 측의 추가 정산 요구는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매입한 지분을 SPC의 투자자산으로 보고, 주가 변동에 따른 매각 차익도 원칙적으로 SPC에 귀속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하나증권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를 인지하고 추가정산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측은 광장과 세종 등 복수 로펌의 검토를 거쳐 남은 물량에 대한 추가 정산은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SPC가 주식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초과수익 상당 부분을 최대주주 개인에게 넘길 경우, 경제적 실질상 자본시장법에서 제한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개인 신용공여로 해석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차익 정산을 진행했다. 전 대표가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투자자의 회수 리스크를 부담했고, 금융기관이 일정 수익률을 확보한 뒤 초과수익을 최대주주와 나누는 구조가 사모대출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이라는 논리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신한 측 자문을 맡은 김앤장은 정산금 지급이 배임이나 신용공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SPC가 정산금을 지급하더라도 기존 MOU상 거래보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선관주의의무 위반이나 업무상 배임으로 보기 어렵고, 정산금은 지급 후 반환의무가 없어 SPC가 최대주주의 신용위험에 노출되는 구조도 아니라는 논리다.이와 관련 신한증권 측은 "전 대표가 (브릿지 조달 자금 딜에) 하방 보호를 제공하고 콜옵션을 포기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협의를 한 것"이라며 "차익 공유는 크레딧 펀드들이 흔히 하는 관행적인 구조인데다, 이번 차익 정산이 최대주주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나 사후 특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김앤장 법률 자문도 받았다"고 주장했다.하나증권 측은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사안에 대해 세부 조건을 설명할 수 없다"면서도 "콜옵션 권리분에 대해서만 정산했고, 그 범위를 넘어서는 추가 정산 요구는 위법 소지가 있어 응하지 않았다. 추가 정산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다만 시장에서는 김앤장 판단만으로 자본시장법상 쟁점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에 무게를 둔다. 증권사가 거액의 주가 상승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내부수익률(IRR) 12% 수준의 고정수익만 취하고, 나머지 초과수익 상당 부분을 최대주주 개인에게 넘겼다면 경제적 실질은 주식투자보다 자금공급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한 PEF 업계 관계자는 "크레딧 펀드들이 일정 수익률을 초과한 업사이드를 최대주주와 나누는 구조를 짜는 경우는 있지만, 애초에 투자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주가가 급등한 뒤 사후적으로 초과수익 배분 구조를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가 주식 보유에 따른 변동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음에도 사후적으로 계약 조건을 바꿔준 데다, 일정 수익률만 확보하고 초과수익의 상당 부분을 최대주주에게 넘겼다면 단순한 크레딧솔루션 관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원헌드레드 등 3사 임직원 "차가원, 장기 임금 체불 조속히 해결해야"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레이블·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INB100 일부 임직원들이 장기 임금 체불 피해를 호소하며 차가원 측에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차 회장 측은 관할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의 시정 지시에 따라 미지급 임금을 정해진 기한 내 지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재원도 전액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사진=뉴스1)3사 피해 임직원 모임은 16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차 회장 측이 최근 유튜브 등에 사과문을 올리며 장기 임금 체불 사태를 곧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뒤로는 처벌불원서를 미끼로 삼고 피해자들을 조롱했다. 이 같은 차 회장 측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이들은 “차 회장 측은 처벌불원서에 서명을 하면 임금을 입금해주겠다고 하고 있으나 직원들에게 처벌불원서를 요구하기에 앞서 밀린 임금부터 지급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이어 “차 회장이 고가의 외제차를 타며 화려한 삶을 누리는 동안 임직원들은 수개월째 밀린 월급도 받지 못하고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임금에는 어떠한 조건도 붙어서는 안 되며, 임직원의 선의로 해결되어야 할 처벌불원서를 임금 지급의 미끼 삼아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차 회장 측의 법률대리인 현동엽 변호사가 일부 임직원들이 악의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며 조롱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3사 피해 임직원 모임은 “수백억 원의 회사 자금이 차 회장 개인 혹은 차 회장 관계회사의 계좌로 넘어갔고, 이로 인해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직원들의 임금과 거래처 비용, 아티스트 정산금 등에 관한 피해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이 같은 범죄 혐의 사실에 대해 수사당국에 지속적으로 수사를 요청할 것”이라고도 했다.또한 이들은 “현재 임직원 100여 명이 4대 보험 미납, 임금 체불, 퇴직금 미정산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는 차 회장 측이 마땅히 지불해야 할 월급 등에 처벌불원서를 요청하는 등의 단서를 붙이는 이 행위가 노동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구성원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는 각종 조롱과 2차 가해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저희들이 기댈 수 있는 적절한 행정적 조치가 과연 없는 것인지 살펴봐 달라”고 촉구했다.(사진=원헌드레드레이블)이와 관련해 차 회장의 법률대리인 현 변호사는 이날 “당사는 관할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의 시정 지시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을 정해진 기한 내 지급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재원 역시 전액 확보된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일부 이사진의 악의적인 선동으로 인해 선량한 직원분들이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정당한 임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일부 인사들의 근거 없는 선동에 현혹되지 마시고, 당사가 마련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속히 급여를 지급받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처벌불원서와 관련해서는 “본 건 시정 지시와 관련해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더라도, 실제 임금이 지급되었음을 증명하는 ‘이체확인증’이 첨부되지 않는 한 해당 처벌불원서는 어떠한 법적 효력도 발생하지 않는다. 당사는 이 점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안내해드린 바 있다”며 “이와 관련한 더 이상의 사실 왜곡과 잘못된 정보 전달이 중단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한편 차 회장은 300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차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차 회장은 소속 연예인의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사업을 주식회사 노머스에 제안해 계약을 체결한 뒤 242억 원의 선급금을 받았지만 실제 사업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이와 별개로 차 회장은 지인과 ‘서로 소유한 주택에 전세 계약을 맺자’고 약속해 보증금 54억 원을 받아 챙긴 뒤 정작 자신은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에 대해 차 회장 측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성이 확인되어 준항고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수사팀장 및 수사관을 조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를 사유로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