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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원금보장·신사업 내건 투자 사기 기승…금감원, 경찰 수사 의뢰
  • 고수익·원금보장·신사업 내건 투자 사기 기승…금감원, 경찰 수사 의뢰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최근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로 민생경제 침체 그림자가 길어지는 가운데 원금보장은 물론 초고수익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유사수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이 같은 유사수신행위를 주의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에게 “고수익·원금보장 유혹에 넘어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소비자 유의사항 및 대응요령’을 각별히 숙지해주시고 유사수신행위 피해를 입거나 의심시 적극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금감원은 지난해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유사수신 관련 신고·제보는 410건으로 재작년(328건) 대비 25%(82건) 증가했고, 이중 혐의가 구체적인 35개 업체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유사수신 행위란 인가·허가·등록 등 없이 원금 이상의 지급을 약정하며 불특정 다수로부터 출자금, 예·적금 등의 명목으로 자금 조달을 업으로 하는 행위다. 수사의뢰한 유사수신 유형으로 신기술·신사업 투자(17건, 48.6%), 가상자상 및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 투자(12건, 34.3%) 및 부동산 투자(6건, 17.1%) 등 정상업체를 가장·빙자한 다양한 형태의 불법 자금모집 행위가 있었다. 최근에는 고수익보장을 미끼로 SNS등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며 투자금 편취 후 바로 잠적하는 불법 자금모금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원금보장’, ‘고수익’, ‘재태크’, ‘연금’, ‘부수입’, ‘전도유망’, ‘신사업’ 등의 키워드를 내걸며 투자금을 모집한다. 최근에는 사기행위가 점점 고도화·디지털화되고 있으므로 불법 자금모집 유형, 소비자 유의사항 및 대응요령을 숙지하고 유사수신업체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거나 피해를 입은 경우 적극 신고해야 한다.◇‘전도유망’ ‘실전 투자’ ‘연금’ 내걸고 투자자 모집…이후 시간 두고서 잠적금감원은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를 토대로 대표적인 유사수신행위도 소개했다.첫째는 온라인에서 유망 사업체로 가장해 자금을 모집하는 경우다. 유튜브, 블로그 및 인터넷 신문 등에 가짜 투자성공 후기 등을 허위로 게시해 홈페이지로 유인하고, 투자금을 모집한 후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잠적하는 수법이다. 투자금 모집기간(2~3개월) 동안에는 수익금을 소액 지급해 투자자를 안심시켜 추가 투자를 유도하지만, 이내 홈페이지를 폐쇄하고 자금 편취 후 잠적한다.부동산 경매학원 수강생을 대상으로 부동산 실전 투자를 빙자한 자금 모집도 성행 중이다. 경기침체로 부동산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매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며 부동산 경매학원이나 컨설팅 회사 등에서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다. 경매학원에서 경매 관련 강의를 하며 특정 지역의 개발계획을 과장되게 안내하고, 수강생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 경매물건에 대한 공동투자를 명목으로 경매낙찰대금을 모집한다. 이후 가치가 없는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잠적해 고수익은 커녕 원금까지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세번째로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 모집 방식의 자금 모집이 있다. 고정수입이 없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평생 연금처럼 확정 수익이 발생한다고 홍보하며 자금을 모집하고 지인 소개시 모집수당도 추가로 지급하는 전형적인 다단계 방식이다.어르신에게 다소 생소한 가상자산사업자로 가장하거나 코인 발행재단 임·직원을 사칭하며 상장 예정 코인에 투자하면 수십배의 고수익을얻을 수 있다며 자금을 모집한다. 이 과정에서 가짜 코인 지갑을 만들어 실제 코인이 입고된 것처럼 투자자를 기망한다. 또는 핀테크 사업자로 가장해 고령층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투자금액의 120~150%를 현금으로 전액 인출 가능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포인트로 지급한다며 자금을 모집한다. 일정 기간은 하루 출금액에 상한을 두어 소액을 출금해주며 정상 핀테크 업체로 가장하지만 이내 계좌 폐쇄 등 출금을 미루고 잠적한다.네번째로 금융업계 종사자를 이용해 재테크를 가장한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다. 금융지식과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보험설계사 등을 모집인으로 이용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월급관리, 재무설계 등 재테크 상담을 해주겠다고 접근시킨 후 고수익을 미끼로 유사수신업체에 투자하도록 유인한다.◇금감원 “고수익이며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는 없다”금감원은 고수익이며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온라인에서 접하는 투자 성공 후기는 불법업체의 유인수단일 가능성을 유념하라고 했다. 또 가치평가가 어려운 대상에 투자할 경우 더 꼼꼼히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며, 지인이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를 권유하더라도 유사수신·사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또 보험설계사 등 금융·보험업계 종사자도 맹신하지 말고 불법 유사수신 행위로 의심되면 신속하게 제보할 것을 당부했다.금감원은 앞으로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소비자경보를 적극 발령해 유사수신행위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에 앞장설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금융소비자의 제보가 매우 중요하므로, 유사수신업체로부터 피해를 입거나 의심될 경우 지체없이 신고·제보해달라”고 했다. 한편 금감원은 유사수신업자 검거에 기여한 제보자에 대해 심사를 거쳐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2025.02.11 I 이수빈 기자
"국내 최초 일회용 한방침 출시 등 독보적 기술 보유"
  • "국내 최초 일회용 한방침 출시 등 독보적 기술 보유"[동방메디컬 대해부②]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동방메디컬은 국내 일회용 한방침과 부항컵 등 한방의료기기시장에서 왕좌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한방침과 부항컵 등과 관련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방메디컬은 흡수성 리프팅실(봉합사)와 필러 등과 관련된 차별화된 기술도 개발해 미용의료기기시장도 장악해나갈 예정이다. *일회용 한방침 등 한방의료기기 기술 소개. (자료=동방메디컬)◇국내 한방의료기기시장점유율 독보적 1위 동방메디컬의 주력 제품으로는 일회용 한방침과 부항컵, 흡수성 리프팅실, 필러 등이 꼽힌다. 동방메디컬은 국내 일회용 한방침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55%(2023년 기준)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밑바탕에는 4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독보적인 기술이 있다. 일회용 한방침은 자체 개발한 설비를 이용해 균일하고 매끄러운 침끝 형상을 보유하고 있다. 동방메디컬은 침의 삽입단계별 저항값을 낮게 관리해 환자의 통증도 최소화한다. 동방메디컬은 고품질 스테인리스 침선을 사용해 한방침을 생산하고 있다. 동방메디컬의 한방침은 △스프링 △파이프 △플라스틱 △중국형 등 다양한 침병 모양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환자 개인에 맞는 침병을 선택해 편리한 시술이 가능하다. 김근식 동방메디컬 대표는 “동방메디컬은 국내 최초로 침을 수동에서 자동으로 연마한 뒤 멸균한 일회용 한방침을 출시했다”며 “재래식인 수동 방식으로 침끝을 연마하면 균일하고 매끄럽기가 어렵다. 동방메디컬은 이를 자동화해 침끝을 균일하고 매끄럽게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한방침은 피부를 뚫고 경락지점에 도달해야 하는 만큼 한의사가 품질을 바로 알 수 있다”며 “동방메디컬은 의료용 실리콘을 극소량 코팅해 피시술자의 2차 통증을 최소화하는 완성도 높은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동방메디컬은 자동화 공정 개발에도 주력했다. 동방메디컬은 침끝 자동 연마장치 등 제품 제조에 필요한 설비를 시작으로 △침의 손잡이에 해당하는 침병의 코일을 자동으로 만드는 장치 △침병과 침체를 자동으로 조립하는 장치 △자동 포장장치 등 여러 공정을 자체 개발했다. 동방메디컬은 구축한 공정의 90% 이상이 자체 개발한 설비로 구성돼 있다그는 “동방메디컬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방침과 부항컵 생산을 모두 자동화했다”고 말했다. 동방메디컬은 국내 부항컵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 61%(2023년 기준)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동방메디컬의 부항컵은 부품 단순화와 적합 소재의 사용을 통해 일회용으로 설계됐다. 동방메디컬의 부항컵은 동종업계 제품 중 유일하게 에틸렌옥사이드 가스(EO Gas) 멸균 처리돼 있어 임상에서의 사용빈도가 매우 높다. 동방메디컬은 업계 최초로 일회용 부항컵의 벨브 자동 체결과 포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품질을 균일화해 감염 예방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HA필러 등 미용의료기기 차별화 기술 보유동방메디컬은 미용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동방메디컬은 국내 최초로 흡수성 리프팅실을 개발해 출시했다. 동방메디컬은 멸균과정에서 바늘 구멍과 리프팅실에 흡수된 수분을 기술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을 적용해 습기로 인한 취약성을 극복했다. 동방메디컬은 니들(바늘) 가공 기술과 자체 연구를 통해 자동 가공장비를 개발했다. 동방메디컬은 혈관 손상과 신경세포 절단 방지, 피부 진입저항을 최소화하는 니들을 개발해 리프팅실에 적용하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동방메디컬은 국내 유일의 3차원(3D) 이중사출 몰딩과 다양한 원료를 입히는 제조방식을 활용해 안전·지속성과 치료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했다.동방메디컬은 히알루론산 가교 기술도 갖추고 있다. 필러의 주원료인 히알루론산은 인체 친화적이고 안전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반감기가 짧아 조직을 수복하고 주름을 개선하는 필러로서 적합한 물리화학적 성질을 갖지 못한다. 필러가 물리화학적 성질을 보유하기 위해 가교제를 통한 가교 기술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동방메디컬의 히알루론산 가교기술은 피네트(PNET) 기술로서 최소한의 가교제를 사용해 히알루론산의 변형을 최소화한다”며 “잔류 가교물질(BDDE)은 세척 공정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이드라인 기준을 충족해 미검출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동방메디컬의 필러는 피네트 기술을 통해 높은 점탄·응집·지속성과 시술 편의성을 갖는다”며 “동방메디컬의 필러는 각종 시험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동방메디컬은 국내 유일 메조 니들(필러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니들 바늘) 자체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방메디컬은 캐뉼러 트렘스(TLEMS) 종합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금속박편관 기술(TMPT) △정밀 레이저빔 용접기술(LBWMT) △전기, 화학 폴리싱 연마기술(EPT) △정밀 고압수 세척기술(MPWT)로 구성돼 있다.그는 “동방메디컬의 강점은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와 더불어 한방의료기기와 미용의료기기의 지난해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0%, 90%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위주의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02.11 I 신민준 기자
박주민 "오세훈, 중중의료센터 예산 허위사실 유포 인정"
  • 박주민 "오세훈, 중중의료센터 예산 허위사실 유포 인정"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수련센터 예산 이슈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지=박주민 의원 SNS 갈무리)박주민 의원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잘못했으면 우선 사과부터 하시라”며 이같이 밝혔다.박 의원은 오 시장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남 탓부터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오 시장이 중증외상 수련센터 예산 삭감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지원 예산 9억 원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라고 한 적이 있다”며 “국회 복지위원회에서 해당 예산 증액 의견을 낸 의원 중 하나가 바로 저”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정부 예산안이 이미 0원이었고 복지위에서 증액했다 팩트체크하자 오늘은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삭감이라는 말꼬리 붙잡고 가짜뉴스 운운한다’고 한다”고 밝혔다.박 의원은 오 시장이 사과부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 시장님 잘못했으면 우선 사과부터 하시라”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어떻게 바로 잡느냐에서 그 사람의 그릇이 드러나는 법”이라고 밝혔다.또 “명백한 가짜뉴스였고 본인도 이제 아는 듯 한데 이렇게 책임을 피하는 모습은 너무도 소인배스럽다”며 “매우 실망스럽습다”고 밝혔다.이어 “그리고 보완책 말씀하셨는데 이재명 대표 덕질을 하면서 오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못보셨나보다”며 “2025년 예산의 취약점을 보완할 추경을 이미 언급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박 의원은 증액 협상을 거부한 정부 여당 탓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5년 예산안이 감액된 채 통과된 것은 검찰 특활비 복원 등 주장하며 증액 협상을 거부한 정부 여당 탓이 크다”며 “우원식 의장님께서 12월 10일에 다시 예산 합의안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12월 3일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무산됐다는 점도 상기시켜 드린다”고 비꼬았다.
2025.02.10 I 신민준 기자
'이젠 사랑' 주병진, 신혜선에 핑크빛 고백…"그냥 좋다고요"
  • '이젠 사랑' 주병진, 신혜선에 핑크빛 고백…"그냥 좋다고요"
  •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 주병진의 마지막 데이트가 그려진다.(사진=tvN STORY)10일 방송되는 tvN STORY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이젠 사랑’)에서는 주병진과 신혜선의 데이트가 펼쳐진다.주병진은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 방송 초기부터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중한 모습으로 맞선에 임한 주병진은 신혜선을 최종 선택했다.주병진이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서로 대화와 합이 잘 맞던 두 사람이기에 반가움을 더하는 가운데, 바로 오늘 방송되는 14화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의 데이트 현장이 공개된다.주병진의 차를 타고 바닷가 데이트를 가는 두 사람은, 시원하게 뻥 뚫린 도로를 달리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신혜선이 “(저희) 회 먹으러 가는 거예요? 좋아요”라고 하는 대답에, 뜸 들이던 주병진은 소년처럼 “그냥 좋다고요” 은근슬쩍 고백해 눈길을 끈다. 신혜선은 주병진의 “뭐가 묻었어요?”라는 장난에 “사랑”이라고 화답하며 남다른 케미를 자랑한다.두 사람은 유머 코드, 관심사, 인간관계론, 인생관까지 공감대를 형성한다. 주병진은 들뜬 기분에 “기분 좋은가 봐요. 제가”라고 운을 떼고 신혜선이 “좋으셔야죠. 저랑 같이 있는데”, “내일부터 집 알아볼까요”라고 답해 눈길을 끈다.이들은 연애 스타일, 이성을 볼 때 중요시하는 포인트, 고백 경험, 프러포즈 받아본 경험 등 가감 없이 이야기하며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진중한 인생관을 털어놓으며 서로에게 다가간다.‘이젠 사랑’은 10일 오후 8시 방송된다.
2025.02.10 I 최희재 기자
이재명 "회복과 성장으로 대한민국 일으키자"
  • 이재명 "회복과 성장으로 대한민국 일으키자" [전문]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 연설을 했다. 이날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약 40분 간 연설을 했다. 그는 기존 ‘먹사니즘’과 함께 ‘잘사니즘’을 강조하면서 성장을 위한 사회개혁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음은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원내교섭단체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우원식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국무위원 여러분,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입니다.대한민국은 지금 유례없는 위기, 역사적 대전환점에 서 있습니다.식민지에서 해방되어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세계 10위 경제력, 세계 5위 군사력을 자랑하며k-컬쳐로 세계문화를 선도하던 문화강국, 이 자랑스런 대한민국에서 예측조차 망상으로 치부될 만큼비상계엄은 상상조차 불가한 일이었습니다.그런데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통령의 친위군사쿠데타’가 현실이 되었습니다.국민과 국회에 의해 주동세력은 제압되었지만, 내란잔당의 폭동과 저항이 70여 일 계속되며 대한민국의 모든 성취가일거에 물거품이 될 처지입니다.권력욕에 의한 친위군사쿠데타는 온 국민이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송두리째 파괴중입니다.‘군의 정치적 중립 보장’, ‘헌정질서 파괴와 기본권 제한 금지’라는 1987년의 역사적 합의를 한 줌 티끌로 만들었습니다. 세계가 인정하던 민주주의,경제, 문화, 국방 강국의 위상은 무너지고일순간에 ‘눈 떠보니 후진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안 그래도 힘겨운 국민의 삶은 벼랑 끝에 내몰렸습니다.외신의 아픈 지적처럼 “계엄의 경제적 대가를 오천만 국민이 두고두고 할부로 갚게” 되었습니다.수십, 수백조원의 직접 피해는 물론,신뢰 상실, 국격 훼손 같은 계산조차 불가능한 엄청난 피해였습니다. 무엇보다 큰 상처는,언제 내전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극단주의’ 가 광범하게 배태(胚胎)되었다는 사실입니다.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까지,헌법기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폭력이 난무합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헌법원리를 부정하는 ‘반헌법, 헌정파괴 세력’이 현실의 전면에 등장했습니다.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무수한 동료들은 확신합니다.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망치며 비루한 사익과 권력을 좇던 ‘헌정파괴세력’이 여전히 반란과 퇴행을 계속중이지만,우리의 강한 민주주의는 이 어둠과 혼란을 걷어내고 더 밝은 미래와 더 활기찬 희망을 만들어낼 것입니다.산이 높을수록 바람은 더 세지만더 높이 올라야, 더 멀리 볼 수 있습니다.군사정권을 통한 영구집권시도,어처구니 없는 친위군사쿠데타가세계를 경악시켰지만,이제 그들은 대한민국 민주공화정의 회복력과대한국민의 저력에 다시 놀랄 것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서슬 퍼런 권력에 온몸으로 맞선 국민의 의지를 모아 전진해 왔습니다.5천년 한반도 역사에서 위기를 만든 것은 언제나 무책임하고 무능한 기득권이었지만위기를 이겨내고 새 길을 연 것은 언제나 깨어 행동하는 국민들이었습니다.더불어민주당은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헌정수호연대’를 구성하고, ‘헌정파괴세력’에 맞서 함께 싸우겠습니다.국민과 함께, 무너진 국격과 신뢰, 경제와 민생, 평화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습니다.국민에게 희망의 길을 제시하고,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며, 공정한 성장으로 격차완화와 지속성장의 길을 열겠습니다.1980년, 불의한 권력이 철수한 찰나의 광주에서 모두가 꾸었던 꿈, 함께 사는 ‘대동세상’의 꿈은 2016년 촛불혁명을 지나 2024년 ‘빛의 혁명’으로 이어집니다.1894년 우금치 고개를 넘지 못한 동학군의 꿈은 2024년 마침내 남태령을 넘었습니다.지금 이 순간에도 광장을 물들이는 ‘오색 빛들’의 외침은 우리를 다시 만날 새로운 세계,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세계사에 유례없는 최악의 출생률과 자살률, 희망이 사라지고, 삶을 포기할만큼 처절한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외칩니다.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다시 희망이 펄떡이는 나라,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이 튼튼한 나라’를 가리킵니다.안타깝게도 우리 경제가 1%대 저성장에 들어섰습니다.자칫 역성장까지 가능한 상황입니다.기회와 자원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격차와 양극화가 성장을 막는 악순환이 지속됩니다.저성장으로 기회가 줄어드니, 경쟁 대신 전쟁만 남았습니다.‘오징어게임’ 주인공처럼, 사회적 약자가 된 청년들은 협력과 공존이 아닌 죽여야 사는 극한경쟁에 내몰립니다.경쟁 탈락이 곧 죽음인 사회가 서로 죽이자는 극단주의를 낳았습니다.국가소멸 위기를 불러온 저출생은 불안한 미래와 절망이 잉태했습니다.공동체의 존망이 걸린 출생과 양육은 이제 부모 아닌 공동체의 몫이어야 합니다.AI로 상징되는 첨단기술시대는 전통적인 노동 개념과 복지 시스템을 근본에서 뒤바꿀 것입니다. AI와 신기술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대신, 노동의 역할과 몫의 축소는 필연입니다.AI와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창의와 자율이 핵심인 첨단과학기술 시대에 장시간의 억지노동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양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착취로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조차 어렵습니다.우리는 OECD국가 중 장시간노동 5위로 OECD평균(1752시간)보다 한달 이상(149시간)더 일합니다.(2022년 기준)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노동시간을 줄이고 ‘주4.5일제’를 거쳐 ‘주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특정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해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대가 회피수단이 되면 안됩니다.‘첨단기술분야에서 장시간 노동과 노동착취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형용모순입니다. 누구나 일할 수 있음을 전제로예외적 탈락자만 구제하는 현 복지제도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의 주축이 되는 첨단기술 사회에선 한계가 뚜렷할 것입니다.이제 우리는 초과학기술 신문명이 불러올 사회적 위기를보편적 기본사회로 대비해야 합니다.주거, 금융,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국민의 기본적 삶을 공동체가 함께 책임짐으로써미래불안을 줄이고 지속성장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이 과제들을 해결하려면 ‘회복과 성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희망을 만들고, 갈등 대립을 완화하려면,둥지를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합니다.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입니다.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입니다.새롭고 공정한 성장동력을 통해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해야만‘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성장해야 나눌 수 있습니다.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습니다.국민의 기본적 삶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나라,두툼한 사회안전망이 지켜주는 나라여야혁신의 용기도 새로운 성장도 가능합니다.당력을 총동원해 ‘회복과 성장’을 주도하겠습니다.‘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를 설치하겠습니다.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제가 이 자리에서 ‘먹사니즘’과 함께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잘사니즘’의 비전을 제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우리가 만들어갈 변화는 너무 크고 막중하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대립과 갈등을 넘어 힘을 모아야 합니다.우리 앞의 난제들을 피하지 맙시다.쟁점과 논란에 정면으로 부딪쳐,소통과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만들고,그 성과로 삶과 미래를 바꿉시다.정치가 앞장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는진정한 사회대개혁의 완성, 그것이 바로 ‘잘사니즘’의 핵심입니다.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충돌하는 이해를 조정해야 합니다.실재하는 갈등을 피하지 말고, 대화하고 조정하며 타협해야 합니다.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봅시다.성장과 분배는 모순 아닌 상보 관계이듯,기업 발전과 노동권 보호는 양자택일 관계가 아닙니다.일자리가 유일한 복지이고,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실한 현실에서기업은 경쟁력을 위해 ‘노동유연성’을 요구하지만, 노동자들은 ‘해고는 죽음’을 외칩니다.고용경직성을 피해 비정규직만 뽑으니, 생산성 향상도 한계가 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 악화됩니다.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대화와 신뢰축적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늘리고,국가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며,노동유연성 확대로 안정적 고용을 확대하는 선순환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합니다.AI시대를 대비한 노동시간 단축,저출생과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비하려면‘정년 연장’도 본격 논의해야 합니다.연금개혁처럼 당장 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만시지탄이지만 국민의힘이모수개혁을 먼저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더 이상 불가능한 조건 붙이지 말고, 시급한 모수개혁부터 매듭지읍시다.보험료율 13%는 이견이 없고,국민의힘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는 민주당의 최종안 45%와 1% 간극에 불과합니다.당장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개혁의 물꼬를 틔워봅시다.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입니까,민생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입니까.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합시다.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입니다.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을 포함하여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을새로운 비전으로 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스스로 변하지 못하는 민주당이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라는엄중한 물음 앞에 거듭 성찰합니다.우리 더불어민주당이 겹겹이 쌓인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희망과 열정으로 온전히 바꿔내지 못했습니다.살을 에는 추위를 견디며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자를 몰아냈지만권력의 색깔만 바뀌었을 뿐내 삶이나 사회는 변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겸허히 수용합니다.맨몸으로 장갑차를 가로막고 총과 폭탄을 든 계엄군과 맞서싸우며다음은 과연 더 나은 세상일 것이냐는 질문에 더 진지하게 응답하겠습니다.국민의 주권의지가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되도록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습니다. 색색의 응원봉이 경쾌한 떼창과 함께 헌정파괴와 역사퇴행을 막아내는 현장에서주권자들은 이미 우리가 만들 ‘더 나은 세상’을 보여주었습니다.정치란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합니다.민주당이 주권자의 충직한 도구로 거듭나꺼지지 않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습니다.국민이 나라의 주인으로 책임지고 행동한 그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공복의 사명을 새기며,‘민주적 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그 첫 조치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습니다.회복과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를 살릴 응급처방, 추경입니다. 한국은행이 성장률을 두 달 만에 또 하향조정했습니다.계엄 충격으로 실질 GDP 6조원 이상이 증발했고,한 달 만에 외국인 투자자금 5조7천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정부는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합니다. 상생소비쿠폰, 소상공인 손해보상, 지역화폐 지원이 필요하고, 감염병 대응,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등 국민안전 예산도 필요합니다.공공주택과 지방SOC,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도, AI, 반도체 등 미래산업을 위한 추가투자도 필요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추경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습니다.A. AI(인공지능) 중심 첨단 기술산업을 육성합시다.박정희 시대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산업화의 초석이었습니다. 김대중 시대의 초고속 인터넷망은 ICT 산업 발전의 토대였습니다. 비록 우리가 뒤처졌지만,AI산업에는 후발주자도 기회가 있다는 희망을 딥시크가 보여줍니다. AI혁명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합니다. 우선 국가 AI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10만장 이상의 AI반도체 GPU를 가진,AI데이터센터로 AI산업을 지원합시다. 연구자, 개발자, 창업기업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인프라를 구축하면 AI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이 발전할 것입니다.수준 높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AI 부트캠프(전문인력 집중양성기관)를 만들고,AI 기술 인력을 10만 명까지 양성해AI 산업을 전략자산으로 키워야 합니다. 과학 기술이 국가의 미래입니다.미래를 주도할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대폭 강화되어야 합니다.B. Bio 바이오 현재 국내 10위 기업 중 2개가 바이오 기업입니다. 향후 5대 바이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국가투자가 필요합니다.인천과 충청권 등, 권역별 특화 발전 전략으로 R&D 및 금융 지원, 바이오특화 펀드 등 투자 생태계 구축,관련 의학자 등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강화합시다. C. Contents & Culture 문화 컨텐츠“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이 높은 문화의 힘”.백범 김구선생의 꿈, 문화강국은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었습니다.영화, 드라마, 게임, 웹툰, K팝, K푸드까지 한국문화가 세계를 사로잡습니다.K콘텐츠 수출이 이차전지도, 전기차도 넘어선 시대문화가 곧 경제이고, 문화가 미래 먹거리입니다. K팝 열풍은 K뷰티 열풍으로 이어졌고,한국어 학습수요가 증가하면서한국어학습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얼마 전 ‘흑백요리사’의 인기에 힘입은‘K미식여행’이 관광업의 새 활로가 되었습니다. K컬쳐 관광 5천만 시대, ‘버킷리스트 한국관광’을 통해 국제적 한국문화 열풍을 매출증대와 좋은 일자리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문화는 융합이 쉬운 만큼,브랜드, 디자인 등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지원해야 합니다. 문화예술 예산의 대폭 확대,적극적 문화예술 지원으로 K콘텐츠가 세계 속에 더 넓고 더 깊게 스며들게 합시다.D. Defense 방위산업세계에서 가장 높은 군사밀도, 군사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이오늘날 괄목할 방위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합시다.다변하는 미래 전장과 기술 환경에 맞춰 드론과 로봇, 장비 등의 연구개발에 지속투자하고, 방위산업 협력국을 지속 발굴해야 합니다.지정학적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갑시다.E. Energy 에너지 23년 기준 우리의 에너지믹스 현황은원자력29%, 재생에너지9%, 천연가스28%, 석탄33%입니다.에너지공급은 안정성, 친환경성, 경제성이 핵심입니다.우리나라는 에너지원 대부분을 수입하고, 전력망이 고립된 사실상의 섬이어서, 에너지자립과 에너지안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석탄 비중은 최소화하고 LNG 비중도 줄여가되,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늘려야 합니다.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합니다. 전력생산지의 전력요금을 낮춰바람과 태양이 풍부한 신안, 영광 등 서남해안 소멸위기 지역을 에너지산업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F. Factory (제조업 부활 지원)수출과 내수의 고리가 끊긴 지 오래입니다. 기업매출 증가가 국내 재투자, 고용, 임금인상에 연결되지 않습니다. 기업이 해외투자에만 집중하면, 대한민국은 산업공동화에 직면할 것입니다.강력한 국내산업 진흥책을 적극추진할 때입니다. 국내 공급망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형 마더팩토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마더팩토리를 거점으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지원하고, 산학협력 등 혁신생태계를 조성합시다. 특정 대기업에 대한 단순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눕시다. 최근 한국 주력산업인 철강과 석유화학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국산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에 미국수출이 막힌 중국의 밀어내기가 겹쳤습니다.이들 산업은 지역경제의 주축입니다.관련 기업이 폐업하면 지역경제는 쑥대밭이 됩니다. 포항, 울산, 광양, 여수, 서산, 당진이 바로 그곳입니다. 긴급 지원이 필요합니다.산업의 재구조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실증사업 지원이 필요합니다. 직업전환 훈련 등 노동자 대책과 지역상권 활성화 등 구조적 해법을 여야가 함께 논의합시다. 우선 이 지역들에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선포를 제안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 하나는 국내무대에 갇히지 않은 것입니다.그들은 처음부터 세계로 향했습니다. 대륙과 해양이 겹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도 같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합시다.해양과 육지의 끝이 아닌 시작점이고,해륙의 충돌지가 아니라 해륙 융합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항로의 항해가능 기간이 늘고, 물동량도 증가중입니다. 동남권 발전의 발판이 될 북극항로에 긴 안목으로 관심을 가지고 준비할 때입니다.남북을 관통한 대륙철도 연결, 그 출발지의 꿈을 잊지 맙시다. 북미회담이 진척되면 남북간 강대강 대치도 대화와 협력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는 생물이고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고 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세계에서 부울경으로 모인 화물이 대륙철도와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갈 미래비전을 가지고 준비해야 합니다. 사천-창원-부산-울산-포항으로 이어지는 동남권을 해운-철도-항공의 트라이포트와 그 배후단지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나라 안으로는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라있고, 밖으로는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국제질서가 빠르게 재편중입니다.미국은 중국에 10%,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예고하며 무역전쟁의 서막을 열었습니다.자국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각자도생 시대 개막으로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더 어렵습니다.시계제로 상황이지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정치가 앞장서 통상위기에 대응해야 합니다. 국회 차원의 통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다시 제안합니다.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이며, 첨단기술 협력과 경제발전을 위한 주요자산입니다.민주주의를 공동가치로 하는 한미동맹은 친위군사쿠데타라는 국가적 혼란 앞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의 노력에 변함없는 신뢰와 연대를 보냈습니다. 자유민주진영의 도움으로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성장발전해 온 우리는 앞으로도 자유민주진영의 일원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강경일변도 대북정책에 따른 남북관계 파탄과 북러밀착으로 한반도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사라진 대화 속에 평화는 요원해졌습니다.어느 때보다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고, 북핵 대응능력을 제고하는 한편,소통창구는 열고 대화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의지를 밝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북측에 대화복귀를 촉구하고, 북미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불법계엄 관여로 국군의 사기가 말이 아니라 합니다.어이없는 군사쿠데타에 일부 고위 장성의 참여는 사실이고, 이에 대한 책임 추궁은 불가피합니다.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국군장병을 믿고 사랑합니다.국민과 국회가 계엄을 신속하게 막은 것도 대통령의 불법 명령에 사실상 항명하며 국가와 국민에 충성한 계엄군 장병덕분입니다.국군은 대통령 아닌 국민과 국가에 충성해야 합니다.다시는 군이 정치에 동원되면 안됩니다.불법계엄 명령 거부권 명시, 불법계엄 거부자와 저지 공로자 포상 등 시스템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반만년 역사가 우리를 지켜봅니다.위대한 선조들이 우리를 내려봅니다.우리 앞의 역경은 전례 없이 험준하지만,그동안 이겨낸 수많은 위기에 비하면극복하지 못할 일이 아닙니다.우리 국민은 환란 때마다 하나로 뭉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습니다.일제의 폭압에 3.1운동으로 맞서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고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포화위에 산업화를 이뤄냈습니다.무자비한 독재에 맞서민주주의를 쟁취했고, 아름다운 촛불혁명으로 국민권력을 되찾았습니다.IMF 위기에도 굴복하지 않았고,위기를 경제개혁 기회로 삼아 복지국가와 IT강국의 초석을 다졌습니다.이 모든 성취는 ‘더 나은 나라를 물려주겠다’는 통합된 국민의지의 산물입니다.우리 국민은 내란조차 기회로 만들만큼,용감하고 지혜롭습니다.더불어민주당은 더 낮은 자세로정치의 사명인 ‘국민통합’의 책무를 다하겠습니다.공존과 소통의 가치를 복원하고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되살리겠습니다.국가와 국민만을 위한 탈이념·탈진영 실용정치만이 국민통합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자,회복과 정상화, 성장과 재도약의 동력이라 믿습니다.굴곡진 우리 역사가 그랬듯 더디고 끝난 것처럼 보여도, 무력감에 잠시 흔들려도,역사는 전진 해 왔고 또 전진할 것입니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역사와 국민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두려움 없이 나아가는 것입니다.1945년 광복 직후, 가난과 빈곤에 힘겨웠던 선대들에게‘대한민국이 세계 10위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 말했다면 어땠을까요?군부독재 폭력으로 희생된 선열들에게 ‘대한민국이 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적 민주국가가 될 것’이라 말했다면 어땠을까요?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고군사쿠데타의 아픈 기억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렸듯이,2025년의 우리 국민이 우리의 미래를 구할 것입니다.오늘의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포하고내란마저 극복한 대(大)한국민’임을 마침내 증명할 것입니다.‘모두의 질문Q’를 시발로연대와 상생, 배려의 ‘광장’에서 펼쳐질 ‘국민중심 직접민주주의’는‘제2의 민주화’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지금부터 시작될 ‘회복과 성장’은 사라진 꿈과 희망을 복원하는 ‘제2의 산업화’가 될 것입니다.민주당이 앞장서겠습니다.꺼지지 않는 오색의 빛으로 국민이 가리킨 곳을 향해 정진하겠습니다.좌절과 절망을 딛고 대한국민과 함께 다시 일어나다시 뛰는 대한민국 꼭 만들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25.02.10 I 김유성 기자
디알텍,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美FDA 인증 획득…"북미·유럽 등 진출"
  • 디알텍,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美FDA 인증 획득…"북미·유럽 등 진출"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디지털 영상의료기기 전문기업 디알텍(214680)이 만든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시스템 제로알파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디알텍은 제로알파를 비롯한 치과용 영상의료기기 판매 호조를 앞세워 올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시스템 제로알파. (사진=디알텍)◇제로알파, 美FDA 승인 획득디알텍은 제로알파가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통해 북미를 비롯한 유럽, 일본 등 선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0일 밝혔다.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시스템이란 치아 전체가 아닌 국소 부위 몇 개 치아·치근을 촬영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시스템은 별도 엑스레이실로 이동할 필요 없이 신속한 촬영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디알텍 관계자는 “제로알파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톱티어 치과용 엑스레이 업체들이 제로알파가 성능과 디자인 등에서 경쟁사 제품보다 월등하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기존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는 필라멘트를 가열해 전자를 방출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로 인해 가열하고 냉각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인체에 유해한 엑스선을 방출한다.반면 제로알파는 카본나노튜브(CNT) 기술을 적용해 가열 없이 바로 전자를 방출하는 냉음극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제로알파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디지털 파형 제어가 가능해 피폭량을 줄일 수 있다.제로알파는 기존 치과용 포터블 엑스레이 장비보다 충전 속도가 매우 빠르며 가벼우면서도 흔들림을 방지하는 구조적 특정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이 한 손으로 쉽게 진료할 수 있다. 기존 다수 포터블 엑스레이는 공개된 환경에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최근 엑스레이 차폐 관련 강화된 규격에 미달한다. 반면 제로알파는 글로벌 최초로 납이 아닌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차폐 기술로 강화된 표면누설 규격을 통과했다.디알텍 관계자는 “방사선 노출과 영상품질은 치과 진료에 있어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며 “제로알파는 이러한 부분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환자 안전과 진료 효율성 모두를 고려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익스피드 등 다른 치과용 제품 판매도 호조디알텍은 제로알파를 포함한 전반적인 치과용 영상의료기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세계 최초로 산화물 반도체(IGZO) 기술을 적용한 치과용 컴퓨터단층촬영(CT)·파노라마 동영상 디텍터 익스피드를 지난해부터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들에게 납품하고 있다. 익스피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각지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익스피드는 고해상도 3차원(3D) 입체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빠른 영상처리 속도와 낮은 방사선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디알텍은 영상 노이즈를 획기적으로 제거하는 인공지능(AI) 영상처리 데파이(DepAI), 특허 받은 고선명 기술인 트루뷰아트(TruvewART)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제공한다.디알텍은 파노라마·세팔로 촬영을 위한 산화물 반도체 라인센서도 유럽, 중국 등에 공급하고 있다. 디알텍은 치과용 영상의료기기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치과용 제품 매출이 전년보다 28% 늘어났다. 디알텍은 향후 제로알파를 포함한 치과용 영상의료기기 제품군을 앞세워 유럽과 미국, 일본 시장에 판매량을 확대할 예정이다.디알텍 관계자는 “미국, 일본 디텍터 업체가 주도해온 글로벌시장에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성능 제품으로 본격 진입했다”며 “최상위권 치과용 엑스레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디알텍은 제품 판매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 공장 증설을 마무리했다. 디알텍은 최근 중국 공장을 완공한 뒤 시험가동에 착수했다.디알텍 관계자는 “지난해 시스템 사업 본격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능력(캐파) 확장, 마케팅 확대, 인력 확충 등 적극적인 선행 투자로 손익 측면에서 아쉬웠다”며 “올해 이러한 투자 결과물이 본격적인 경영 성과로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10 I 신민준 기자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는 왜 그렇게 길까
  •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는 왜 그렇게 길까[특파원리포트]
  • [이코노미스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춘절(음력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저장성 항저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유명 관광지인 쓰후(西湖·서호) 입구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이 흘러나온다. 가까이 가보니 긴 연휴의 끝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는 듯 몰려든 사람들이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화려한 분수 쇼를 감상하고 있었다.항저우는 최근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신(新) 1선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춘절 연휴와 맞물린 영향인지 항저우 도심의 번화가는 늦은 저녁에도 수많은 인파가 오가고 있었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에서 온 기자도 놀랄 만큼 많은 사람이 큰 도로와 골목 곳곳을 가득 채웠다.지난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쓰후(서호) 주변에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중국에서 춘절 연휴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중국인들은 사실상 음력 기준 설을 새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고, 경제 측면에서도 한해의 흐름을 가늠할 시기인 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춘절이 가지는 경제적 의미는 무엇일까.◇작년보다 하루 늘어난 연휴, 모두가 ‘여행 모드’올해 중국 춘절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8일간 지속됐다. 춘절 연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7일이었는데 올해부터 음력 설 전날인 섣달그믐부터 쉬기로 결정하면서 휴일이 하루 늘었다.중국 정부는 춘절 앞뒤로 춘절 특별 수송기간(춘윈)을 결정해 교통 대책 등을 세운다. 이번 춘윈은 1월 14일부터 2월 22일까지 40일간 이어진다. 땅 넓이가 큰 만큼 1주일 내 고향을 다녀가기 어려운 사람들의 수요를 반영해 넉넉한 기간의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춘윈 때 전국 지역간 이동이 연인원(중복 포함) 90억명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춘윈은 84억명 가량이 이동했는데 이보다도 많은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봤다.엄청난 규모의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면서 이에 따른 경제 효과는 크다. 중국은 정부와 관영 매체들이 춘절 연휴를 앞두고 주요 관광지와 대도시를 방문할 것을 적극 독려했다. 춘절 기간 단순히 고향 방문을 넘어 국내 여행을 함으로써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노리는 것이다.중국 문화관광부는 이번 8일간 춘절 연휴 기간 전국적으로 집계된 국내 여행은 5억100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행 총액은 같은 기간 7.0% 증가한 6770억위안(약 13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연휴 기간 여행을 통해서만 한화로 130조원대 지출이 이뤄졌다.중국 여행 플랫폼인 씨에청(씨트립)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 기간 성(省)간 여행 주문은 전체 62%를 차지했다. 하나의 성 안에서 다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장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중국이 외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확대하면서 해외에서 중국 여행(인바운드)이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출입국관리국은 이번 연휴 때 국경 통과는 총 1437만건이 이뤄졌는데 이중 외국인의 입·출국은 95만8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2.9% 늘었다.여행에 따른 부가가치 파급 효과도 이어진다. 중국 국가세무총국 자료를 보면 춘절 연휴 기간 전국 소비 관련 산업의 하루 평균 판매 수익은 지난해 춘절 연휴 때보다 0.8% 증가했다. 이중 상품과 서비스 소비는 같은기간 각각 9.9%, 12.3% 늘었다.관광 관련 서비스 판매 수익의 경우 1년새 37.5%나 급증했다. 이중 여가·관광, 공원 서비스, 놀이공원 서비스는 각각 81.9%, 59.5%, 14.1% 늘었다.지난달 30일 오전 중국 베이징 베이징남역 출구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번 춘절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식 등재된 후 처음 열린 것으로 사찰 방문, 등불 축제, 종이 깎기, 옻칠 부채 등 전통 활동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보도했다.우리나라에서 설이나 추석 연휴가 극장가의 대목이듯 중국 또한 춘절 연휴 때 영화 시장이 급성장한다. CCTV에 따르면 이번 연휴 8일 동안 중국 박스오피스는 97억위안(약 1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춘절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너자(나타)의 바다 악마 소년’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개봉 7일만에 50억위안(약 9932억원)의 박스오피스를 달성하며 최고 흥행 영화로 떠오르기도 했다.◇춘절 연휴 적극 홍보하는 정부·관영 매체, 왜?중국이 춘절 연휴 앞뒤로 여행, 문화 등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적극 홍보하는 이유는 연초 중국 경제의 굳건함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저성장에 직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만 해도 10%를 웃돌았으나 2011년 이후로는 한 번도 두자릿수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5%의 경제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고 막판 4분기 반등에 힘입어 5% 턱걸이 성장했다.올해는 미국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정말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이달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보편 관세를 매기며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불확실한 대외 환경에서 중국이 기댈 수 있는 곳은 바로 내수 시장이다. 14억명의 인구가 창출하는 내수 시장은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 진작의 해’로 지목하고 적극적인 소비 진작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부터 중국 내 강력한 소비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기가 춘절 연휴인 것이다.중국은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같은 주요 경제 지표를 집계할 때 매년 1월과 2월은 한꺼번에 묶어 발표한다. 1월 소매 판매의 전년동월대비 얼마나 증가했다가 아니라 1~2월 소매판매를 전년 1~2월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는 음력 기준인 춘절 연휴가 1월 또는 2월에 포함되는 때가 달라 통계 착시 효과를 최소화하는 조치다. 그만큼 춘절 연휴가 연초 중국 경제에 차지하는 영향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지난해 춘절 연휴가 포함된 1~2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다. 이후 3월부터 12월까지와 비교하면 연중 최고 증가폭이다.연초 중국의 경제 지표를 최대한 높여야 연중 경제 회복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만난 한 경제 전문가는 “국내총생산(GDP)을 봐도 그렇고 중국은 전월대비 경제 지표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전월의 기저효과를 높여놔야 이후에도 그만한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말과 연초 경제 지표에 신경 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올해 중국의 1~2월 경제 지표가 나오기까지는 한달 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지금 중국 경제를 섣불리 예측하긴 불가능하지만 대다수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중국의 올해 경제 향방을 미약하게나마 예측할 수 있는 시기는 연초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3월이 될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연초 경제 흐름을 지켜본 후 3월 열리는 연중 최대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주요 경제 정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춘절 경제 효과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이유다. 연휴가 끝났지만, 아직 중국의 춘절은 계속되고 있다.
2025.02.10 I 이명철 기자
‘기대주’ 이나현, 김민선 0.004초 차로 제치고 빙속 100m 금
  • ‘기대주’ 이나현, 김민선 0.004초 차로 제치고 빙속 100m 금
  •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스피드 스케이팅 ‘기대주’ 이나현(한국체대)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신 빙속 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나현(사진=연합뉴스)이나현은 8일 중국 하얼빈의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대회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10초 50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나현은 선배 김민선을 제치고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중 가장 먼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나현은 지난 2023~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한국 주니어 신기록(37초 48)을 세운 차세대 빙속 간판이다. 지난해 12월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에서 여자부 전 종목을 휩쓸기도 했다.바로 다음 조에서 경기를 펼친 김민선은 10초 505의 기록으로 이나현에게 불과 0.004초 뒤진 은메달을 획득했다.이나현과 김민선은 나란히 10초 50을 기록했지만 이하 단위까지 기록을 따져본 결과, 0.004초 차로 이나현이 앞선 것으로 판정됐다.앞서 열린 남자 100m에선 김준호(강원도청)가 9초 62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스피드스케이팅 100m는 동계올림픽에서는 공식 종목이 아니다. 개최국인 중국이 자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매스스타트 대신 100m를 이번 대회 정식 종목에 포함했다.그러나 여자 100m에서 이나현과 김민선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획득했고, 대만의 첸잉추가 10초 510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나란히 4~6위를 기록했다.남자부에서는 중국의 고팅위(9초 35)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2025.02.08 I 주미희 기자
에르메스가 반도체를?…반도체 만드는 '명품' 기업들은
  • 에르메스가 반도체를?…반도체 만드는 '명품' 기업들은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보통 에르메스의 주황색 로고와 가방을 떠올리기 쉽지만 에르메스와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있다. 바로 인도 에르메스 반도체, 대만 에르메스-에피텍(Epitek) 기업이다. 명품 브랜드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처럼 흥미로운 속뜻을 지닌 반도체 기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인도의 벵갈루루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반도체 기업 에르메스 반도체.(사진=에르메스 반도체)7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설립된 에르메스 반도체는 인도의 벵갈루루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반도체 기업이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무선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임베디드(내장형) 설계 서비스, 맞춤형 설계자산(IP) 개발 등 각종 서비스를 지원한다. 에르메스-에피텍은 1977년에 설립된 대만의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이들은 금속 유기화학 기상 증착(MOCVD) 등 핵심 반도체 공정 장비를 개발하고, 화합물 반도체(3세대 반도체)와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자의 양산 기술도 확보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령의 신 ‘에르메스’와 반도체 기술을 뜻하는 ‘에피텍시(Epitaxy)’를 결합한 이름으로 풀이된다. 에피텍시는 ‘정렬시켜 위로 올린다’는 라틴어로 웨이퍼 표면에 높은 순도의 필름을 증착하는 기술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속도의 신’을 의미하는 에르메스처럼 업계에서 빠른 기술 개발로 승부를 보겠단 의지를 담은 기업명이다. 에르메스 반도체 측으 “에르메스는 자신의 (빠른) 속도로 다른 신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신들의 메신저’가 됐다”며 “AI·머신러닝(ML), 자동차 및 통신 분야에서 고속 및 고대역폭 차세대 칩을 개발하겠단 뜻을 내포한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제우스 대표이사. (사진=제우스)반도체 기업들 중에선 에르메스처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이름을 차용하는 등 흥미로운 기업명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경기 화성에 본사를 둔 ‘제우스’가 있다. 제우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용 로봇, 밸브 시스템 등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다. 제우스는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이끈 기업으로 2006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최근 AI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AI’는 영화 매드맥스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이다. 영화 속 퓨리오사는 기득권에 저항하는 용감한 여전사다. 퓨리오사AI는 1세대 제품도 영화 등장인물인 ‘워보이’의 이름을 따서 출시했다. 워보이는 영화 속에서 충성스러운 부하들로 등장하며,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겠단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사진=퓨리오사AI)
2025.02.08 I 조민정 기자
8년 만에 돌아온 '亞겨울스포츠 축제'...역사적 도시 하얼빈서 개최
  • 8년 만에 돌아온 '亞겨울스포츠 축제'...역사적 도시 하얼빈서 개최
  •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마스코트 빈빈(왼쪽)과 니니. 빈빈과 니니는 2023년 9월 하얼빈시에 호랑이 보호 목적으로 조성된 ‘동북호림원’에서 태어난 새끼 호랑이 2마리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사진=연합뉴스중국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설치된 안중근 의사 동상. 사진=연합뉴스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키 및 스노보드 종목이 열리는 헤이룽장성 야부리 리조트.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47억 아시아인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막을 올린다.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하얼빈의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4일까지 8일간 열전을 펼친다.동계아시안게임은 1986년 일본 삿포로에서 1회 대회를 연 이래 이번 하얼빈 대회가 제9회째다. 하얼빈은 199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동계아시안게임을 개최한다. 우리나라는 1999년 강원도에서 제4회 대회를 연 바 있다.중국 하얼빈은 한국과 관계가 깊은 장소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조국의 독립과 동양평화를 지키기 위한 초대 조선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 바로 하얼빈역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안중근 의사의 인생을 담은 영화 ‘하얼빈’이 개봉해 우리 국민들에게 더 친숙하다. 하얼빈역에는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기념관이 2014년 문을 열어 지금도 운영 중이다.이번 대회는 2017년 삿포로 대회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이다. 당초 동계 아시안게임은 2021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최지 선정에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까지 겹쳐 열리지 못했다. 앞서 2017년 삿포로 대회도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카자흐스탄) 대회 후 개최국을 찾지 못하다 6년 만에 간신히 열었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은 하얼빈이 단독 유치 신청했다. 2023년 7월에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됐고, 1년 7개월 여 준비 기간을 거쳤다.이번 대회 슬로건은 ‘氷雪同夢, 亞洲同心(겨울의 꿈, 아시아의 사랑)’이다. 마스코트는 ‘빈빈(수컷)’과 ‘니니(암컷)’다. 2023년 9월 하얼빈시 동북호림원에서 태어난 새끼 시베리아호랑이 2마리를 모티브로 제작했다. 개회식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았던 샤샤오란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이번 대회는 동계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다인 34개국 약 1275명이 출전한다. 빙상,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산악스키 등 6개 종목, 11개 세부 종목에 총 64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동계스포츠와 거리가 먼 캄보디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처음으로 동계 아시아게임에 참가한다.대한민국은 총 222명(선수 148명, 경기 임원 52명, 본부 임원 22명) 선수단을 파견한다. 직전 삿포로 대회 때 금메달 16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로 종합 2위에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도 종합 2위가 목표다. 한국의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6개를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개, 알파인스키와 프리스타일 스키, 컬링에서 각각 1개씩 등 최소 11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선수단장을 맡은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은 “선수들이 많이 기다려온 동계 아시안게임인 만큼 갈고닦은 실력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동계 스포츠 투자를 많이 하면서 격전이 예상되지만, 종합 2위 수성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7일 열리는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아이스하키 이총민(블루밍턴 바이슨스)과 컬링 김은지(경기도청)를 기수로 입장한다. 개막일인 7일부터 우리의 ‘메달밭’으로 여겨지는 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진다.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는 8일부터다.한국은 쇼트트랙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강 듀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가 앞장서는 여자 쇼트트랙은 내심 전 종목 석권까지 노린다. 남자부도 2023~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이 다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스피드스케이팅은 ‘新(신) 빙속 여제’ 김민선(의정부시청)과 남자 단거리 에이스 김준호(강원도청)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피겨스케이팅에선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남녀 싱글에서 일본의 간판스타 가기야마 유마, 사카모토 가오리와 금메달 경쟁을 펼친다.스키, 스노보드 등 설상 종목은 하얼빈에서 200㎞가량 떨어진 헤이룽장성 야부리 리조트에서 열린다. 2023년 스노보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선 최초로 우승한 ‘하프파이프 간판’ 이채운(수리고)이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 2관왕에 도전한다.우리 선수단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만큼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충만하다. 다만 개최국 중국의 텃세는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영하 20도 안팎의 기온이 이어지는 하얼빈의 살벌한 혹한 역시 선수단이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큰 변수로 꼽힌다.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후 겨울 국제종합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북한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메달 획득 가능성이 있는 피겨스케이팅에만 선수 3명을 파견한다. 삿포로 대회에서 피겨 페어 종목 동메달을 차지한 렴대옥은 새로운 파트너 한금철과 함께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노린다.
2025.02.07 I 이석무 기자
10명 중 8명이 바꼈다…수장교체로 '담금질' 나선 10대 건설사
  • 10명 중 8명이 바꼈다…수장교체로 '담금질' 나선 10대 건설사
  • [이데일리 남궁민관 최영지 박경훈 기자] 국내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연결기준 지난해 1조 220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국내 건설업계 내외 큰 충격을 던졌다. 국내외 정세 불안에 따른 공사원가 급상승과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결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이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한꺼번에 손실 처리한 데 따른 결과다. 주목할 대목은 이같은 실적 발표가 이뤄진 지난달 22일 현대건설의 주가가 전날 종가(2만6200원) 대비 2250원 오른 2만 8450원에 거래를 마친 데 이어 이달 6일 정오 기준 3만1600원까지 올라섰다는 점이다. 이번 실적발표가 ‘큰 욕조에서 묵은 때를 씻어낸다’는 뜻의 ‘빅배스’ 전략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은 이한우 대표를,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우정 대표를 각각 선임한 만큼 새 출발과 함께 기존 손실을 최대한 털어내고 향후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수장 교체를 통해 전기 마련에 나선 곳은 비단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무려 8곳이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 최근 건설업계를 둘러싼 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한 업종 수위권 업체들의 대표가 한꺼번에 대대적으로 교체되는 건 흔치 않은 사례로, 그만큼 국내 건설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극심하다는 얘기다. 10대 건설사 CEO 면면 재무건전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에 능통한 ‘재무통’과 수익성을 담보한 일감 확보 능력을 갖춘 ‘주택통’이 전면에 포진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현금흐름 막히면 바로 ‘털썩’…‘재무통’ 중용당장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빅배스 전략은 업계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의 결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인 주 대표는 현대제철에서 경영관리실장, 기아에서 재경본부장을 지낸 재무통으로, 지난해 12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로 선임됐다.다른 주요 건설사들 역시 재무통 CEO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방 주택사업 미분양과 공사비 급등에 따른 미청구공사 규모 등이 늘면서 각 건설사의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또한 여전해서다.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와 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도 재무통으로 이름 난 CEO들이다. 서울대 법과대학 출신인 정 대표는 HDC현대산업개발 경영기획본부장, HDC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을 이끌게 됐다. 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 역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SK그룹 내 알아주는 재무 전문가다. 지난해 6월 대표로 신규 선임되기 전 SK E&S에서 재무부문장을 맡은 인물이다.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알려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건’으로 부동산 PF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당시 선임된 박현철 대표가 지난해 말 연임을 확정했다. 직전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맡아 온 롯데그룹 대표 재무 전문가로, 롯데건설 재무건전성 확보에 지속 공을 들일 전망이다.◇일감 때 놓치면 바로 공백…‘주택통’이 챙긴다10대 건설사 중 주택통을 수장으로 둔 건설사도 삼성물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 4곳에 이른다. 제때 사업성 좋은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 곧장 사업 공백과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이들 CEO를 내세우게 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우선 2021년 3월부터 삼성물산을 이끌고 있는 오세철 대표는 지난해 말 연임이 확정, 2027년 3월까지 임기가 늘었다. 최근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라 불린 총 공사비 1조 5695억원 규모 한남4구역 시공권을 따내는 등 알짜 사업을 선별해 수주하는 데에 십분 역량을 발휘하면서다.오 대표와 서울대 건축학과 선후배 지간으로 지난해 12월 현대건설을 새로 이끌게 된 이한우 대표는 과거 주택사업본부 건축주택지원실장,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맡았던 사내 대표적 주택통으로 꼽힌다.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역시 지난해 말 건설사 본질에 집중한 인사를 단행했다. 그간 비(非)건설인 출신 CEO를 세 차례 연속 선임했던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박상신 대표를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한 뒤 주택 사업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베테랑이다. 재무통이 이끌던 포스코이앤씨도 지난해 12월 주택통 정희민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인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정 대표는 줄곧 건축사업본부에서 중책을 맡아온 인물이다.◇오너가 직접 챙긴다…‘책임경영’ 두 건설사 어디대우건설과 GS건설의 경우 오너일가가 지난해 대표직에 오르면서 업계 이목을 끌기도 했다. 위기의 때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먼저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다. 2021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합병 과정을 총괄했고 이후 고문과 총괄부사장을 연이어 맡으며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공군사관학교 36기로 32년간 공군에서 복무하다 2020년 1월 준장으로 예편했다.2005년 입사해 GS건설에서 꾸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허윤홍 대표는 2023년 말 CEO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3월 대표로 공식 선임됐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GS건설에서 플랜트 관련 부서를 거쳐 신사업부문에 몸담았으며 올해 아파트 브랜드 ‘자이(xi)’ 리브랜딩에 초점을 맞춰 책임경영을 펼칠 전망이다. 허 대표는 1979년생 ‘젊은피’로도 이목을 끈다. 올해 10대 건설사를 이끌 CEO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로, 이외에도 1970년생으로 이한우 대표와 김형근 대표가 젊은 피에 속한다.
 홍탁, 간장게장에 반해 한국 100번 찾은 '식신'
  • [미식가의 세계] 홍탁, 간장게장에 반해 한국 100번 찾은 '식신'
  • [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및 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 남자는 7홉(약 420g)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요즘 공깃밥의 두 배 규모다.예부터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인당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 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20년 전만 해도 식탁에서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선 부대찌개, LA갈비와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과 배달 음식의 소비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다.추아람 (사진=추아람 페이스북)◇영세 식당엔 관대했지만 기업형엔 가차없었다 공부의 신은 드라마로도 나오고, 야구의 신은 언론에 가끔 거론되는 유명한 분이 있다. 검신은 웹소설의 제목으로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음식의 신이라는 의미의 ‘식신’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 잘 쓰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호칭을 흔히 ‘식재향항(食在香港): 먹을거리는 홍콩에 다 모였다’라고 자부하는 고장에서 얻은 사람이 있다. ‘네발 달린 건 책상, 걸상 빼고 다 먹고, 날개 달린 건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인들조차 음식의 천국으로 손꼽는 홍콩에서 그런 별칭을 얻는다는 건 그야말로 먹는 것에 통달한 인물이 아니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아무리 과장법을 즐겨 쓰는 중국인들이라도 말이다. 그런 사람이 바로 유명한 추아람(蔡瀾, 채란, 만다린(중국어)으로는 차이란, 1941년~)이다. 그의 이름 앞에는 통상 ‘식신’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추아람은 싱가포르 태생이지만 주로 홍콩에서 활동했는데 그의 행동반경은 대단히 넓다. 그는 음식 평론가로 각종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수많은 TV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TVB(무선전시)의 인기 식도락 여행 프로그램 ‘추아람의 맛’ 진행과 중국중앙방송(CCTV)에서 방영한 요리 프로그램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까지 진행했던 아시아 TV의 토크쇼는 주윤발이나 성룡같은 스타들이 초대 손님으로 나오면서 시청률 신기록을 수립할 정도였다. 추아람은 책도 많이 썼는데 그 목록은 끝도 없이 길다. 1983년의 ‘추아람 수필’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거의 매년 3~4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1998년에는 10권, 1999년에는 9권의 서적을 출판했을 정도이다. 2007년에는 ‘추아람의 한국에서 유행하는 모든 것’이라는 수필집을 홍콩에서 펴냈고,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미식방랑기’ 번역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의 저서는 음식과 여행에 관한 것이 많지만, 인문학 관련 서적도 다수이다. 추아란이 진행한 토크쇼 ‘오늘밤은 무방비’에서 장국영이 출연한 모습 (사진=오늘밤은 무방비)◇승승장구하다 ‘훠궈’ 비판하며 수난 그는 원래 영화계 출신으로 쇼브라더스 영화사에서 프로덕션 매니저를 역임했으며, 골든하베스트로 옮겨서는 부사장으로 많은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다. 성룡(청룽)이 출연한 영화 중에는 그의 손을 거친 것이 많다. 그는 일본대학 예술학부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그곳에서 수년간 지내며 홍콩에 관한 여러 권의 책과 식당 가이드를 출간했다. 그는 또 후지 TV의 ‘요리의 철인’ 시리즈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서예에도 일가를 이루어 전시회도 빈번하게 하고 전각가로도 명성을 떨친다. 이런 다양한 재능으로 인해 그는 ‘홍콩의 4대 인재’로 꼽힌다. 4대 인재에는 무협 소설 작가로 유명한 루이스 차(김용), 전설적인 작사가 제임스 웡(황점), 소설가 겸 시나리오 작가 니쾅(예광) 등이 있는데 추아람 외에는 모두 작고했다. 홍콩에서 그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그의 말 한마디에 식당이 벌떡 일어서기도 하고 문을 닫기도 한다. 음식점 평가에 관한 한 그는 공정하고 객관적이다. 먹은 음식값 계산은 그의 철칙이며, 식당으로부터 어떤 혜택도 받지 않는다. 영세한 식당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관대한 평가를 하려고 애쓰지만, 기업형 레스토랑의 평가에는 가차 없다는 평을 듣는다. 홍콩의 식당 주인들은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손님을 끄는 부적’쯤으로 여기고 앞다투어 영업장에 걸어놓는다. 1990년대 중반, 추아람은 요식업에 진출하여 보보차를 비롯한 다양한 보보 시리즈 제품과 고추기름, 어간장 등 각종 소스, 숙취해소음료, 월병 등을 출시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심천, 마카오, 홍콩 등지에 식당들을 개업하고, 여행사를 설립했으며 방송활동은 더욱 활발하게 전개하였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경영하는 레스토랑은 한창때 수십 곳에 달했다. 근년에 와서는 홍콩의 유력인사와 부호들 2,000여 명으로 구성된 미식 동호회를 조직해 아시아는 물론 여타 지역의 음식을 섭렵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했다.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수난은 찾아왔다. 그는 2019년 중국 후난 위성 TV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사회자로부터 “세상에서 한 가지 요리를 사라지게 할 수 있는 특권이 생긴다면 어떤 요리를 없애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서슴지 않고 “그것은 훠궈”라고 답했다. 추아람는 나아가서 “훠궈는 문화적 중요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요리이며 단지 재료들을 냄비에 넣고 끓여 먹는 음식이다. 결코 맛있는 요리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훠궈 애호가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요리사들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사족까지 덧붙였다.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했다. 함께 출연한 패널들부터 “많은 사람이 훠궈를 좋아하는데 무슨 소리냐”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고, 누리꾼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그를 성토했다. 한 누리꾼은 “훠궈는 육수에서부터 재료를 넣는 순서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문화적 중요성을 갖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추아람은 맛있는 훠궈를 먹어보지 못한 것 같다”라며 빈정거렸다. 심지어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까지 “홍콩의 식신이 훠궈를 비판하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라고 논란을 소개할 정도였다. 홍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식신’은 한국통이자 친한파였다추아람은 대단한 한국통이며 친한파이기도 하다. 그의 한국과의 인연은 무려 60년, 내력은 추아람의 20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영화계에 종사하던 시절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 그때 홍어회와 막걸리를 맛보고 한국 음식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 추아람는 수시로 한국을 찾았고 지금까지 100번 넘게 방한했다. 2006년에는 홍콩의 춘절 연휴를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홍콩의 항공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상상 초월 초고가 미식 상품’ 관광객 120명과 함께 방한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그를 만나 한식 세계화를 위해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자, “세계화의 비법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한 맛을 지키는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관광공사는 추아람을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는 중화권에는 한국 음식이 불고기와 김치 정도밖에 홍보가 안 되어있다며 갈비찜과 굴비, 육회, 매생이, 삼합, 짚불곰장어, 전복 요리 등이 중국인들 입맛에 잘 맞을 것이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삼계탕, 돼지갈비찜, 호박, 전복, 오리구이, 민어 등을 좋아하고 간장게장이 나오면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에 해박하다.추아람은 2010년 9월에 홍콩의 대표적 일간지 ‘빈과일보’에 총 8회에 걸쳐 ‘한국음식기행’을 연재하기도 했다. 그 칼럼에서 그는 “중국 사람들은 한국 음식이 불고기 빼고는 먹을 게 없다고 하는데, 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평가하면서 남도 음식을 중심으로 한식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중국요리로 튀긴 두부와 생선 소스를 곁들인 숙주나물 볶음을 꼽은 바 있는데, 그의 음식에 대한 철학도 매우 소박하다. 그는 “사람의 입맛은 어머니가 만든 음식에 길든다”라며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음식을 맛보았으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음식보다 맛있는 것은 없었다”라고 다소 낭만적인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인생의 이상이 “매일 맛있는 것을 먹고 마시는 것”이라는 그가 작년에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그의 아내가 집안에서 쓰러졌는데 그녀를 구하려다 그 자신도 넘어져 크게 다친 것이다. 아내는 그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그는 휠체어를 타면서 8명이나 되는 보조 인력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그가 빨리 회복해서 한국을 다시 찾아, 편안하게 먹고 마실 수 있기를 기원한다.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2025.02.06 I 강경록 기자
“빨리 대피하세요”…분당 상가 화재 피해 막은 시민들에 감사패
  • “빨리 대피하세요”…분당 상가 화재 피해 막은 시민들에 감사패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지난달 3일 경기 성남시 야탑동 복합상가건물 화재 당시 현장에서 초기 진화 및 대피 유도에 나서 큰 피해를 막은 시민들이 감사패를 받았다. 지난달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야탑동 BYC 빌딩 화재 당시 현장에서 인명 피해를 막은 시민들이 경찰과 소방 당국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분당경찰서)5일 분당경찰서와 분당소방서는 야탑동 복합상가건물 화재 당시 신속하고 적극적인 초기 대응에 나선 시민 4명에게 각각 감사패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화재 건물 6층에 있던 ㈜그린웹서비스 직원 이수지 씨(45)와 신동주 씨(34), 수영장 대표 곽병현 씨(60), 안경점 원장 정민 씨(45)다.이 씨와 신 씨는 당시 불이 나자 같은 층에 있는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화재 사실을 알려 건물 옥상으로 재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당시 건물 안에는 300명 이상이 있었으나 옥상으로 150여명 정도가 대피해 이들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이 씨는 “큰 화재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과 소방에서 구조활동을 펼쳐주신 덕분에 건물 내 300여명의 사람들이 구조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또 건물 지하 1층에서 수영장을 운영하고 있는 곽 씨는 신속한 판단으로 아이들을 비롯한 수영장 이용객 대피를 유도했다. 그는 당시 1층에서 불이 나 지상으로 이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비상계단을 통해 지하 주차장으로 30여명을 대피토록 했다. 이들은 인명검색 중인 소방대원들에 의해 지하 5층 주차장에서 안전하게 구조됐다.곽 씨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대피 유도에 잘 따라준 덕분에 구조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건물 1층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정 씨는 바로 옆 김밥집 주방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는 곧장 소화기를 분사하는 등 초기 불길을 잡는데 역할을 했다. 정 씨가 초기 진화에 나서면서 건물 내부 등으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정진관 분당경찰서장과 유재홍 분당소방서장은 “위험을 무릅쓰고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용기 있게 초기 대응에 나선 건물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이와 함께 성남시는 홍진영 성남소방서장과 유재홍 분당소방서장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성남소방서 이준 소방교, 김민태 소방교와 분당소방서 곽동수 소방경, 홍승훈 소방교, 문태주 소방교에게는 재난 유공 표창패를 수여했다.신상진 성남시장은 “소방공무원 여러분들의 신속하고 헌신적인 대응과 관계 기관의 협력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인명피해 없이 당시 화재가 진압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앞서 지난달 3일 오후 4시 37분쯤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의 복합상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건물 안에는 약 310명이 있었고, 70여명은 자력으로 대피, 240여명은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이들 중 35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었으며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2025.02.05 I 강소영 기자
“尹 데리고 나오자”던 전광훈…법원 폭동 ‘배후설’ 부인
  • “尹 데리고 나오자”던 전광훈…법원 폭동 ‘배후설’ 부인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른바 ‘광화문 집회’를 이끌며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의 배후로 지목 받는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씨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씨는 당시 폭력 사태와 무관하며 당시 미신고 집회를 벌이던 일부 유튜버들이 집회 참가자들의 폭력행위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부지법 난동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전씨는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내란 선동 혐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년간 광화문 집회를 열어왔으나 그동안 폭력 사고는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경찰과 충돌하거나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고, 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발생할 당시엔 현장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전씨는 서부지법 폭력 사태가 자신과 무관하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다. 전씨는 “(사태 당일) 서부지법에 가서 연설할 때 ‘경찰과 충돌하지 마라’, ‘폭행하지 마라’ 등 경고했다”며 “몸이 좋지 않았던 데다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가야 해 연설 직후 바로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전씨를 변호하는 구주와 변호사는 “서부지법 사태에서 내란을 일으킨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내란 선동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고, 배후가 있었다면 경찰이 구속된 이들의 휴대전화를 조사했을 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모든 범죄는 동기와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서부지법 사태를 통해선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점에서 배후 역시 존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나와야 한다’, ‘국민저항권을 행사하자’는 전씨의 발언이 집회 참가자들의 폭력행위를 선동했다는 지적에 대해 “구치소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나오자는 발언은 불법 체포·구속 행위가 부당하니 적법하게 석방돼야 한다는 취지의 규탄 발언이지, 진짜 구치소를 가서 대통령을 강제로 모시고 나오자는 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학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국민저항권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한 헌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국민의 기본권이지만, 폭력 행사를 전제로 하지 않고 폭력과도 무관한 것”이라며 국민저항권은 폭력 사태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명예교수는 또 “광화문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폭력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씨는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입건된 사랑제일교회 전도사 2명이 구속된 데 대해선 “2019년 당회장직을 그만뒀기 때문에 교회 행정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우리 교회에 다니면서 가끔 인사할 정도의 관계지, 원로 목사로서 그런 애들하고 대화할 군번이냐”며 이들과의 관련성에 선을 그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통일당 당사에서 열린 내란 선동 혐의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아울러 기자회견에선 서부지법 사태 당시 폭력을 부추긴 인물이 전씨가 아닌 다른 유튜버들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전씨와 함께 집회를 이끄는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사태 당일 서부지법에서 미신고 집회를 주도하던 일부 유튜버들이 평화 집회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계속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우리 집회는 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전날 오후 8시 30분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으로 이동한다고 방송하면서 남아 있는 이들에게 경찰과 몸싸움·말싸움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경찰이 불법 미신고 집회를 진행한 이들을 수사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성도 없는 전씨를 불러서 수사하는 것은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2025.02.05 I 박순엽 기자
'귀신경찰' 김병만 "신현준=형·멘토…박달도령 제안에 바로 OK"
  • '귀신경찰' 김병만 "신현준=형·멘토…박달도령 제안에 바로 OK"[일문일답]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코미디언 김병만이 고(故) 김수미와 신현준의 코미디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에 박달도령 역으로 출연해 유쾌한 연기력을 뽐냈다. 이에 ‘귀신경찰’ 측이 김병만의 인터뷰를 4일 공개했다. 영화 ‘귀신경찰’은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다.고 김수미의 마지막 웃음 선물 ‘귀신경찰’이 설 연휴 가족 관객들과 중장년층의 큰 사랑을 받은 가운데 신현준과의 인연으로 영화에 출연해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에 ‘귀신경찰’ 측은 김병만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특히 김병만은 방송 스케줄상 ‘귀신경찰’의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에 연휴 게릴라 무대 인사에도 함께 하는 등 신현준과 끈끈한 의리를 선보여 더욱 화제다.◇김병만 인터뷰 일문일답-‘귀신경찰’에서 어떤 역을 맡으셨나요?△‘귀신경찰’에서 ‘박달도령’ 역을 맡았습니다. 점쟁이 역할을 맡았는데 거기에서 약간 사이비인 거죠. 영화에서 신현준이 점을 보러 왔을 때 속 마음이 들리는 능력이 있으니까 제가 사기치는 걸 들켰고 벼락을 맞아 신통력을 얻게 된다는 걸 알고 자기도 벼락을 맞고 싶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할입니다.-앞으로 김병만이라는 배우를 기대해도 되는 것인가요?△저는 원래 배우로 시작을 했습니다. 96년도에 연극 배우로 시작을 했고 배우가 꿈이었어요. 배우가 되기 위해서 코미디언을 선택을 한 것이었고요. 지금도 저는 희극 배우라고 생각을 해요. 김병만은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가능하다면 다양한 역을 해보고 싶어요, 희극 배우로 코미디를 영화 속에 녹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이코패스 역도 한번 해보고 싶고 정말 독한 악역도 해보고 싶습니다.-깜짝 게릴라 무대인사도 참여하고 신현준과 의리를 보여주셨는데 어떤 관계인가요?△신현준 형님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이라는 영화를 찍게 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저에게 멘토이면서 친형 같은 그런 존재입니다. ‘귀신경찰’에서 ‘박달도령’ 역을 제안했을때도 바로 OK 했어요. 그리고 역할을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지, 그 아이디어만 1시간 이상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현준이 형은 계속 웃고 저는 계속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재미 있는 시간이었어요.-본인을 캐스팅하고 싶어할 감독들에게 어필을 부탁합니다.△저는 말을 많이 하는 역보다는 약간 찰리 채플린을 생각 연상케 하는 그런 역도 해보고 싶고요. 뭔가 웃길 것 같으면서도 끝까지 안 웃기는 그런 역을 해보고 싶어요. ‘시무라 켄’의 코미디를 봤을 때 뭔가 한 번은 웃기겠지? 했는데 끝까지 안 웃기더라고요. ‘개그맨이 안 웃기고 슬픈 연기만도 할 수 있구나’ 라는 걸 봤었고 약간 킬러 역도 해보고 싶고, 로빈슨 크루소의 실제 그런 캐릭터 그런 콘텐츠의 어떤 생존자 역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일단 김병만을 쓰면 참 가성비 좋다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의 피해가 가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될 자신 있습니다.-‘귀신경찰’ 속편이 제작된다면 출연할 의사가 있나요?△저는 액션 신을 어떻게 해야 될지 사실 예전에 제가 드라마로 출연하면서 거기에 무술 감독님이 안 계셨는데 제가 무술 감독 역할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정도로 액션에 대한 관심도 많고 해서 벌써 시즌 2에 출연하면 어떤 캐릭터로 출연할 건지 무술 액션은 어떤 액션으로 이렇게 하면 좋을 건지 까지도 다 생각해 놨습니다.-김수미 어머니와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진짜 어머니세요. 그리고 같은 동향이기도 하고, 우리 김수미 어머님이 예전에 ‘정글의 법칙’에 출연했을 때 저에게 김치도 싸 주시고, 제가 밥을 너무 잘 먹으니까 옆에서 김치를 계속 찢어 주시고, 저희 친엄마가 생각날 정도로 정말 따뜻한 그냥 어머니보다는 엄마 느낌이 강한 분이셨어요.-‘귀신경찰’을 보러 오실 관객분들께 인사 부탁합니다.△먼저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합니다. <귀신경찰>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라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소소하게 맛있는 영화 맛 집?’ 이런 걸 생각하시고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냥 편안하게 영화를 즐겨야지 하고 오시면 정말 즐겁게 편안하게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영화입니다.
2025.02.04 I 김보영 기자
"이제 집회 안 나가"…尹 기소 후 분열하는 보수세력
  • "이제 집회 안 나가"…尹 기소 후 분열하는 보수세력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 기소 이후 설 연휴가 지나며 보수세력이 분열되는 양상이다. 보수 유튜브 채널인 ‘신남성연대’는 보수집회 불참을 선언했고, 대표적인 보수 채널인 ‘신의한수’는 특정 보수세력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 기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의 법적 책임이 가시화되면서 주춤했던 보수세력이 윤 대통령 기소로 구심력까지 잃는 모습이다.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지난 27일 ‘더 이상 집회 및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배 대표는 그동안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측과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등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인물이다.배 대표는 보수세력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에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는 “왜 같은 진영에서 ‘네가 광화문에서 춤추고 검찰청 앞에서 집회 안 해서 대통령이 구속기소 당했다’고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너 때문에 대통령이 구속됐다’, ‘너 때문에 이런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고 하는 데 이제 집회 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자신을 향한 거짓 정보에 대해서도 분노를 터트렸다. 그는 “‘배인규는 화교 출신이다. 중국에서 돈을 받는다’ 등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뜨고 싶으면 네가 해라. 난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배 대표와 다툰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는 지난 30일 서울구치소 앞을 찾았다가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쫓겨나기도 했다.대표적인 보수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운영하고 있는 신혜식 대표는 지난 26일 ‘국힘 세력이 윤석열 구속했다’란 영상에서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가 전광훈 목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갈등을 드러냈다. 해당 메시지는 ‘개XX 오늘 너는 끝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 너에게 두 번 속겠냐’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 지지운동의 대표 인사인 손 목사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참석했다.신 대표는 서울서부지법 폭동과 관련해 경찰이 전광훈 목사를 상대로 수사전담팀을 구성한 것과 관련 “계략이 꾸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목사 측이 수사기관과 ‘전 목사 죽이기’에 나섰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도 공격했다. 그는 “윤상현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힘 세력이 밑에 있는 애들 동원해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보수세력의 내분은 지난 26일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기소 이후 본격화했다. 앞서 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후 보수 유튜버를 상대로 후원금 환불 요청이 쇄도하는 등 갈등 양상이 보이는 데 그쳤지만, 윤 대통령 구속 기소 이후로 보수세력 내 불만과 갈등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구심점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2025.01.31 I 송주오 기자
"1등이 우승하는 거 아냐" 달라진 '대권주자' 김동연의 말(言)
  • "1등이 우승하는 거 아냐" 달라진 '대권주자' 김동연의 말(言)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 “1등 하는 팀이 우승하는 거 아니다.” “경제는 누구보다 비교우위에 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수사(修辭)가 점점 명료해지고 있다. 언어의 탈(脫) 관료화다. SBS 유튜브 채널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SBS뉴스 유튜브 채널 캡쳐)이재명 대표 일극체제인 자당을 향한 각종 메시지로 파문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츰 빨라지는 대선시계 속 대권주자 김동연의 초침도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달라진 김동연의 말(言)자타공인 ‘경제통’인 김동연 지사의 경기도정 외적 발언은 그간 경제 분야에 중점을 뒀었다. 12·3 비상계엄사태 이전에도 김 지사는 정부 예산안을 비판하면서 ‘30조원 이상 슈퍼추경’을 촉구했고, 계엄에 이은 탄핵정국 속에서 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슈퍼추경과 트럼프2.0 대응 등 ‘대한민국 비상 경영 3대 조치 제안’을 내놓으며 경제 분야에 치중했다. 그나마 간간이 나왔던 정치적 발언은 주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신(新) 삼김(김동연·김부겸·김경수)’ 또는 ‘플랜B’로 부각되면서도 산적한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내 주류 여론과 다른 목소리를 낸 게 있다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방식 정도다. 이마저도 ‘선별’이라는 단어 대신 ‘보다 촘촘하고 두텁게’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조심스러웠다. 그랬던 그가 달라졌다. 정확히 이번 설 연휴가 기점이다.스위스 다보스포럼 출장을 마치고 24일 귀국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지난 24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김 지사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신뢰의 위기다. 민심이 떠나고 있다. 민주당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있을 때 공표된 여론조사가 원인이다. 일부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여러 조사에서도 탄핵 이후 벌어졌던 수치가 크게 좁혀졌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당내에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여기에 김 지사는 “지금 여론조사검증위원회가 아니라 민심바로알기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도 걱정이지만 과연 민주당이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할 수권정당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또 “이제 경제의 시간이다. 이 경제의 시간에 책임지고 이곳을 맡을 수 있는 유능함이 민주당에 필요하다”는 제언도 남겼다.며칠 뒤 김동연 지사의 발언은 한층 더 강해졌다. 27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한 김 지사는 ‘당내 민주화’ 문제를 꺼내 들었다. 그는 “당이 지난번 총선 이후 겪으면서 어쨌든 간에 단일화된 목소리와 또 하나의 단일화된 구조로 가는 것에 대해서 너무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당내 이재명 일극체제를 직격한 것이다.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 기소까지 됐고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한고비를 넘겼다면 이제부터는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될지 비전은 무엇인지 어떤 정책을 해야 될 것인지 국민통합은 어떻게 이룰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해서 당내에서 고민하고 거기에 대한 해법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을 위해서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세력들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당내 분위기 이런 것들이 만들어져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지난 28일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서는 “성급하게 대선에서 또는 정권의 쟁취에 너무 성급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이거나 또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우선 민주당이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경제와 글로벌, 누구보다 비교우위”대권 도전에 대한 숱한 질문에 김동연 지사의 대답은 늘 ‘지금은 그런 말 할 때가 아니다’였다.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외신들 앞에서도 그는 “수레를 말 앞에 놓을 수는 없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물론 여지는 남겼다. 이같은 태도도 설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김 지사는 1%대에 놓인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거기에 이렇게 깊게 연연해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실망하지 않는다. 어차피 옥석가리기 나올 것”이라며 “자신 있다”고 말했다.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야구에서 1등 하는 팀이 우승하는 거 아니다.” 이재명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을 짚은 패널에게 맞받아친 김동연 지사의 말이다. 김 지사는 “미국 예를 들면 대학 축구에서 이번에 우승한 팀은 8등 하는 팀이 우승했다. 결국 플레이오프라고 한다”며 “나라와 국가를 위해서 그리고 역량을 보여주면서 뚜벅뚜벅 제 갈 길 가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자신했다.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1월 21일 수원 못골시장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호떡을 나눠 먹고 있다.(사진=경기도)김동연 지사는 이재명 대표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국민과 공감 능력’ ‘경제 전문가’ ‘비전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머리’를 꼽았다. 김 지사는 “저는 어려운 시절 거치고 힘든 분들, 덜 배운 분들 이런 분들 속에서 살면서 나름대로의 공감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에 대한 건 제가 굳이 얘기 안 해도 경제와 글로벌에 대한 두 가지는 어느 누구보다도 제가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제가 경제부총리까지 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를 총괄했던 경험과 또 국정 전반을 다뤘던 실제 경험이 오랫동안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다른 후보보다 비교우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김동연 지사는 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 “만약에 2심에서 당선 무효형 선거가 나온다면 상당히 그것 때문에 (대선 출마에) 지장은 있을 거라고 저는 예측은 한다”며 “물론 당내에서 단단한 지지 기반을 통해서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지지도 최근의 상황을 놓고 볼 적에 또 국민들의 도덕성이나 사법리스크에 대한 정서로 봤을 적에 만약에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온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최대약점 ‘행정가 이미지’... 해법은?설 연휴를 기점으로 달라진 김동연 지사가 보여준 언어의 ‘탈 관료화’는 결국 대권을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치평론가들은 대권주자로서 김동연 지사의 약점으로 ‘행정가 이미지’를 꼽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중도층에서 바라볼 때 김동연 지사의 품격이나 업무능력, 도덕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김 지사의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도 “약점은 행정가 이미지”라고 분석했다.박 평론가는 “이재명 대표는 바로 치고 들어가서 결단을 내린다. 우리 사회가 평상시라면 몰라도 지금은 준전시, 전체적인 내전상태다. 이럴 땐 강력한 카리스마를 원한다”며 “그런데 김동연 지사는 그런 (스타일의) 리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이종훈 정치평론가 또한 “김동연 지사 같은 경우 정치인보다는 그냥 행정 관료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으로 아직 머물러 있다”고 바라봤다. 이 평론가는 “(김동연 지사의) 행정역량은 충분하다. 그런데 정치인 또는 대선 후보로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정치적인 판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부족한 것과 대표상품이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이종훈 평론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과 대운하, 이재명 대표는 기본사회 등 대표상품이 있는데 김동연 하면 뭔가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 이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와 같은 논쟁거리가 될 상품이 있어야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다. 단순히 성실하고 열심히 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김 지사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의견도 있었다. 다만 이재명 대표의 대선 불출마라는 전제가 깔린다. 박상병 평론가는 “만약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올 경우에는 대선에 못 나올 수 있다. 민주당 플랜B가 나올 땐 김동연이 1순위”라며 “민주당 외 중도층에서도 지지할 것이기 때문에 김동연 지사가 후보로 나오게 되면 대선에서는 압승을 거둘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2025.01.30 I 황영민 기자
“너무 많이 썼나?” 설 명절 지출 예산 아끼는 방법
  • “너무 많이 썼나?” 설 명절 지출 예산 아끼는 방법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설 명절입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가기 전부터 선물 구입에 교통비, 또 명절 음식 준비에 세뱃돈까지 챙기다보면 계획했던 예산을 초과하기 일쑤입니다. 이번 설 명절, 효율적으로 금전 계획을 세우는 팁을 소개합니다.(사진=게티이미지)◇세뱃돈 20만원, 용돈 30만원…지출 전 계획 세우기효율적인 지출의 첫 걸음은 바로 계획입니다. 설 명절 예상 지출 항목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보세요. 대표적으로 선물비, 교통비, 명절 음식비, 세뱃돈, 용돈 등이 있습니다. 여기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쓸 외식비, 문화생활비도 있겠지요. 각 항목별 한도를 정해둔다고 하더라도 카드를 쓰다 보면 얼마를 쓴건지 헷갈리게 됩니다. 토스뱅크의 통장 쪼개기 기능을 활용해 용도별로 자금을 분리하거나, 뱅크샐러드처럼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꼼꼼히 기록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참고로, 세뱃돈을 5만원으로 정해두셨던 분들은 예산 조정이 필요하겠습니다. 요즘 10대의 60%는 적정 세뱃돈을 10만원이라고 봤다는 조사 결과가 있거든요.◇쏠쏠한 상품권·카드 혜택 챙기기설 명절 대목을 맞아 상품권과 카드 혜택도 많으니 미리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대표적인 상품권으로는 온누리상품권이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앱에서 20만원 상품권을 17만원(할인율 15%)에 충전할 수 있고요. 해당 상품권을 전통시장에서 쓰면 최대 2만원(환급률 15%)을 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은 내달 10일까지 최대 200만원 한도에서 15% 할인된 가격으로구매할 수 있어요. 환급은 총 4회에 나눠 진행되는데 카드와 모바일형으로 각각 누적결제액 기준 1인당 최대 2만원 한도로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카드사들도 명절 시즌에 맞춰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삼성카드는 오는 29일까지 이마트에서 설 선물세트 등 행사상품 구매시 최대 50% 할인된 행사가로 구매할 수 있어요. 행사상품을 제외한 품목을 구매할 떄에도 이용금액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신세계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결제할 때에도 결제 금액에따라 최대 250만원의 농촌사랑 상품권을 받을 수 있고요.롯데카드도 오는 29일까지 롯데마트에서 선물세트를 결제하면 최대 30% 즉시 할인 또는 결제금액 구간별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어요. 홈플러스와 하나로마트에서도 유사한 혜택을 제공합니다.하나카드는 스피드메이트에서 국산차 엔진오일 교환 시 2만2000원 즉시 할인, S-OIL 5만원 이상 결제시 3000원 청구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니까 꼭 챙겨보세요.◇가족과 함께 영화 한 편, 끝나고 식사까지 모두 아끼는 방법돌아오실 땐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오피넷’에서 휘발유 가격을 비교하고 가장 저렴한 주유소가 어딘지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각 정유사가 운영하는 자체 앱을 통한 포인트와 주유 할인 쿠폰도 한번 챙겨보시고요.가족들과 문화생활을 즐길 예정이시라면 31일에 방문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영화 관람료가 7000원이지만, 이달은 설 연휴로 인해 29일이 아닌 31일로 변경됐거든요.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외식하기 좋은 패밀리레스토랑에서도 통신사·카드사 혜택이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패밀리레스토랑인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SKT T멤버십, KT멤버십 회원들은 최대 15% 할인 받을 수 있어요. 그 외에도 신한카드 Mr.Life 카드는 오후 9시부터 오전 9시까지 결제한 한식·중식·일식·양식·뷔페·일반대중음식·패스트푸드·커피전문점 업종 이용 시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요. KB국민 My WE:SH 카드도 음식점과 편의점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답니다.
2025.01.29 I 이수빈 기자
설 연휴 취업 눈치…‘신의 직장’ 한국은행 도전해볼까
  • 설 연휴 취업 눈치…‘신의 직장’ 한국은행 도전해볼까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역대급으로 긴 설 연휴로 인해 모처럼 긴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됐지만, 연휴가 그리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청운의 꿈을 품은 구직자들이다. 최근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정세로 인해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니다.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연휴를 활용해 취업 준비를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1477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취업준비 계획’을 조사한 결과, 59.4%가 ‘취업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직 형태별로는 신입 구직자(62.9%)가 경력 구직자(57.8%)보다 취업준비를 한다는 응답이 소폭 많았다. 특히 설 연휴 때 할 구체적인 취업준비 활동은 ‘채용공고 탐색’(78.4%)이 1위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한국은행, 채용도 더 늘린다는데…도전할까취준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직장은 무엇이 있을까. 민간기업중에서는 삼성, LG, SK 등 국내서 손꼽는 대기업들이 단연 눈에 띄지만 안정적인 미래를 위한 첫걸음으로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한국은행도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과 물가 안정을 통한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1950년 설립된 한국은행은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이다. 국가의 모든 돈을 발행하고 관리하는 은행의 은행으로, 소위 폼나는 직장으로 분류되는 곳 중 하나다. 한국은행은 정치적 중립을 통해 외부의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통화·신용 정책의 연구 및 결정을 비롯해 화폐의 발행, 국내외 경제·금융 조사, 금융 시스템 건전성 관리, 지급결제시스템 관리, 경제통계 산출, 외환보유액의 관리, 국제금융기구와 협력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경기 침체와 불확실한 정세로 인해 취업문턱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 여타 대기업과 달리 한국은행은 최근 신입행원을 늘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채용을 통해 조사·연구·정책수립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종합기획직(G5) 신입 행원을 85명 뽑았다. 1982년 85명 채용 이후 최대로, 2023년 63명과 비교하면 22명이나 늘었다.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2011년 이후 2360명으로 묶여 있던 정원도 올해부터 2480명까지 120명을 단계별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진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경제를 컨트롤하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조직개편에서도 경제통계국 개편 및 사업 확대 등을 통해기존 13국(局)·12실(室)·3원(院)에서 15국·12실·3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G5 신입 행원은 매년 8~9월경 정기채용을 실시하고, 익년 1월 초 입행한다. 채용 절차를 살펴보면 지원 자격의 경우 학력·연령은 제한은 없으나, 필기시험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모집부문은 일반과 지역전문으로 나뉘며 필기 응시과목은 △경제학 △경영학 △법학 △통계학 △컴퓨터공학 등 중 택일해야 한다. 지난해의 경우 △7월~8월 지원서 접수→△8월 서류전형 합격자 선발→△9월 필기시험→△10월 1차 합격자 선발→△10~11월 면접→△11월 중순 잠정합격자 선발→△신체검사→△12월 중순 최종합격자 선발 등의 채용 절차를 거쳤다.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안정성 높지만…처우는 시중은행 대비 아쉬워한국은행이 취준생들에게는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지닌 선망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히지만, 처우에서는 시중은행에 밀리는 형국이다.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7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억 60만원, 2021년 1억 30만원, 2022년 1억 330만원에 비해 크게 오르지 못한 수치이다. 반면 2023년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 1600만원에 달하며, 2020년 9800만원에서 시작해 2021년 1억 550만원, 2022년 1억 1280만원으로 비교적 가파르게 상승했다.한은 직원들의 처우가 시중은행에 뒤처지기 시작한 2021년을 전후로 한은 직원들의 이탈 현상도 두드러졌다. 한은의 퇴직자 수는 2020년 132명, 2021년 136명에서 2022년에는 160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4~5급(과장~조사역) 직원의 퇴직도 증가했는데, 2020년 62명, 2021년 71명에서 2022년에는 80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미뤄보면 민간 금융회사와 처우 경쟁력 면에서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2025.01.28 I 정두리 기자
  • 기름진 음식으로 소화기질환 늘어나는 설 명절, 예방하려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민족 대명절 설이 다가오고 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과 나누는 명절 음식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지만, 과식과 기름진 음식 섭취로 인해 소화기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건강한 설 명절을 위해 최영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소화기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 습관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명절 음식은 대체로 열량이 높고 기름진 경우가 많다. 전, 갈비찜, 잡채 등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이 많은 명절 음식은 소화 과정에서 위장에 부담을 준다. 특히 과식할 경우 복부 팽만감이나 속 쓰림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간식과 야식을 반복하며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는 것도 소화기 건강을 악화하는 주요 요인이다. 최영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명절 음식의 과다한 섭취로 위장에 과부하가 걸리면 소화불량 등 소화기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밤늦게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절에 흔히 나타나는 소화기질환에는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위장관염 등이 있다. 소화불량은 명절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로 복부 팽만감, 속 쓰림, 상복부 통증, 식후 포만감 등이 대표적이다. 과식과 기름진 음식 섭취가 주된 원인이다. 잦은 간식과 불규칙한 식사도 소화불량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밤늦게 또는 과도한 음식 섭취 등으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속 쓰림, 가슴 통증, 신물 역류 등이 주요 증상이다.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명절 음식의 대량 조리와 상온 보관으로 위장관염 환자도 급증하는데 구토와 설사, 복통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명절 소화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이 필요하다. 우선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 음식은 풍성하고 다양해 과식하기 쉽다. 식사할 때는 먹을 만큼만 개인 접시에 담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기름진 음식을 섭취할 때는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어 소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은 위산 역류와 복부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어 꼭 피해야 한다. 식후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소화를 방해하지만, 가벼운 산책이나 일상 활동은 소화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절에는 지루함에 간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밤늦게 간식 섭취는 자제하고 물이나 따뜻한 차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음식 위생 관리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명절 음식은 대량으로 준비하고 보관하기 때문에 상하기 쉽다. 음식은 적정 온도에서 보관하고, 섭취 전 충분히 가열해야 하며, 조리 도구와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기본적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과일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디저트로 과일을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과도한 섭취는 혈당을 높일 수 있다. 최영희 교수는 “설 명절은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기회지만, 소화기 건강을 돌보지 않으면 즐거운 시간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적정량의 음식 섭취, 규칙적인 식사와 위생 관리, 간단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명절을 보내고 새해를 활기차게 맞이하자”고 당부했다.
2025.01.27 I 이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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