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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가 쏘아올린 ‘B2B 자율주행 시장’…2030년 16.4조원 규모 전망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인간 운전자가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완전자율주행’은 불가능의 영역일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올해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기술이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2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부터 스타트업까지 뛰어든 자율주행은 크게 개인을 대상으로 한 B2C 시장과 기업 간 거래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기반의 B2B 시장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으며, 각 영역에서 치열한 기술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개인 교통혁명을 예고하는 B2C 분야와 물류·제조·운송 혁신에 초점을 맞춘 인프라 기반의 B2B 분야는 서로 다른 경로로 발전하고 있으나, 기술적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미래 산업 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테슬라)◇B2C 분야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성큼...로보택시 시대 열린다B2C 자율주행 시장은 개인 차량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미 레벨 2 수준의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차선 유지와 자동 긴급 제동,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은 국내외 완성차 모델에 속속 적용되고 있다. 테슬라, 웨이모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은 레벨 3~4 단계로의 기술 업그레이드를 서두르고 있다.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완전 자율주행(FSD)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다. 테슬라는 FSD 소프트웨어를 통해 도시 주행까지 포괄하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머스크 CEO는 지난 29일(현지시각) 테슬라 4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6월에 텍사스 오스틴에서 운전자 감독이 없는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유료 서비스로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머스크 CEO는 “우리는 올해 말까지 미국 몇몇 다른 도시들에서, 아마도 내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완전히 자율주행하는 테슬라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2026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자율주행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무인 택시인 웨이모는 로보택시 운행 지역을 확장하며 실증 테스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적 규제와 안전성 검증이라는 난관이 남아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되면 개인 차량의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이자,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곳으로 꼽히며, 자율주행 분야 역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중국 내 대규모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기업으로는 기술 대기업 바이두(Baidu)의 자회사인 아폴로 고(Apollo Go)를 필두로 포니.ai(Pony.ai), 웨라이드(WeRide) 등 기술 강점을 가진 스타트업부터 전기차 업체 샤오펑(Xpeng), 니오(Nio),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 대기업들의 활발한 협업, 지방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지원 정책 등을 바탕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주차를 스스로 해주는가’는 소비자가 차량을 선택할 때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자율주행 시장에서 ‘주차 자동화(Auto Parking)’가 있는지 여부가 해당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더불어 자동 주차 서비스(AVP)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혼잡한 도심 주차 환경을 해결하고, 고급 차량 시장에서 편의 기능으로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열기도 뜨겁다. 이러한 편의 기능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면, 이동 중 엔터테인먼트·업무 처리·쇼핑 등 차량 내부에서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수요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2030년 인프라 기반의 B2B 자율주행 분야 시장 규모(사진=서울로보틱스 IR자료)◇B2B 자율주행 분야,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16.4조원 시장 주도”지난달 SNS를 뜨겁게 달군 영상이 있다. 테슬라 차량이 생산라인에서 지정된 선적 도크까지 자율주행을 통해 이동하는 영상이다. 새로나온 이 무인 자율주행(FSD) 기술을 본 사람들은 테슬라의 혁신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실제 2025년 현재 인프라 기반의 B2B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사례로는 ‘완성차 탁송 과정 자동화’가 꼽힌다. 산업용 자율주행 분야 리딩 기업인 서울로보틱스가 EY컨설팅에 의뢰해 조사하고, IR자료를 통해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2030년 인프라 기반의 B2B 자율주행 분야 시장 규모는 약 16조4000억원(112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일반적으로 자동차는 공장에서 생산한 직후, ‘탁송’이라는 배송 과정을 거친다. 조립이 완료된 자동차는 공장 내 주차장에서 집결한 뒤, 수출용은 항만을 거쳐 배에 실리고, 내수용은 운반용 차에 실려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때 생산라인에서 주차장으로, 주차장에서 배와 차로 이동할 때 자율주행 기술이 사용된다.원래 해당 과정에서는 기사가 직접 차에 탑승, 일일이 운전해서 차량을 옮기지만, 인프라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면 기사가 차를 운전할 필요가 없다.개별 자동차의 센서에 의존하지 않고 건물이나 가로등 같은 시설 주변의 인프라에 배치된 센서들이 차량 위치와 장애물을 감지하며, 주행 계획 소프트웨어는 무선 통신을 통해 운전자가 없는 차량에 주행 명령을 전송한다. 해당 차량은 조립 구역에서 물류 구역까지 스스로 이동한 후 운송을 위해 대기한다. 특히, 고정 모니터링 센서를 통해 실제 환경을 디지털 트윈(가상 모형)으로 완벽히 구현하며, 객체 분류 및 차량 위치 파악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날씨 필터링 AI를 탑재해, 폭설·폭우 같은 혹독한 기상 조건에서도 문제없이 정확히 이동한다.관련 서비스 제공 업체들은 ‘탁송’이 1번 이뤄질 때마다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계약을 맺는다. EY컨설팅은 이 시장이 2030년 약 4조 3천억원(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건당 배송 서비스 가격이 약 1만 4천 원(10달러) 수준으로, 기존 운전자 인건비(약 7만 2천 원, 50달러) 대비 약 80%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자율주행, 물류센터 ’스마트화‘ 이끈다...연 11조6000억 시장자율주행 기술은 물류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대규모 물류센터에서 차량 입출고, 주차, 충전 관리는 인력 의존도가 높아 비효율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물류센터 내 SDV 주차 서비스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창고 내 차량의 이동, 주차, 충전 관리를 자동화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관련 업체들은 트럭 1대당 연간 약 87만 원(600달러)의 비용의 서비스로 상용화를 하고자 하며, 이는 기존 트럭 운전자 1시간 인건비의 약 7% 수준에 불과하다. 2030년에는 약 11조6000억원(8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업계 전문가는 “자율주행 기반 창고 관리는 비용 절감은 물론, 오배송, 지연 등의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물류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돈이 중한가요?"…美시총 1조달러 '증발'시킨 中개발자[파워人스토리]
- 딥시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량원펑과 딥시크의 기업로고. [딥시크 홈페이지][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흥미로운 일은 돈으로만 측정할 수 없습니다”딥시크의 창립자 량원펑이 2023년 5월 중국 기술 전문지 중국36kr과 나눈 인터뷰 기사이다. 2023년 5월은 량원펑이 자신이 설립한 ‘환팡퀀트’(high flyer·幻方量化)라는 헤지펀드의 자회사였던 인공지능(AI) 연구소를 독립시켜 ‘딥시크’를 설립할 때이다.헤지펀드가 왜 이런 막대한 돈이 필요한 일에 뛰어드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량원펑은 “집에서 피아노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첫째는 구매할 여력이 있고, 둘째는 피아노로 연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은 철저히 ‘AI를 연구하고 싶다는 동기로 뭉쳐진’ 연구집단이라는 것이다.◇2021년부터 GPU 1만장 확보…2019년 첫 AI모델 발표량원펑과 딥시크라는 세 글자가 세상을 흔들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와 딥시크의 행보는 오랫동안 준비돼 온 것이었다. 2019년 환팡퀀트는 AI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체 개발한 딥러닝 학습 플랫폼 ‘환팡 1호’를 출시했다. 총 투자액은 약 2억위안(398억원)으로 1100개의 그래픽카드(GPU)가 장착됐다. 이후 2년 후 ‘환팡 2호’는 투자 규모가 10억위안(1800억원)으로 늘었으며 약 1만개의 엔비디아 A100 GPU를 장착했다.이때는 미국이 중국 AI 경쟁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엔비디아의 A100, H100과 같은 고성능 AI칩 등에 대한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 전이었다. 이전부터 AI에 관심을 가지고 2014년부터 엔비디아 GPU를 확보하기 시작한 환팡은 2021년 당시 1만장의 GPU를 확보한 상태였다. 중국 내에서 GPU를 1만장 이상 확보한 기업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빅테크를 비롯해 6곳이 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이같은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량원펑은 2012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알렉스넷’(AlexNet)을 이유로 들었다. 알렉스넷은 딥러닝을 활용해 컴퓨터가 인간처럼 볼 수 있도록 훈련해 AI의 새로운 전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AI모델이다. 이를 계기로 “AI 능력에 대한 한계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으며 더 좋은 성능으로 더 큰 실험을 하고 싶어 가능한 많은 컴퓨팅 능력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량원펑은 “퀀트 투자 때문에 AI투자에 집중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퀀트 투자만을 목적으로 하면 사실 그렇게 많은 GPU가 필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금융시장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찾을 수 있는지, 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금융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 다양한 모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이러한 모델이 금융 시장 외 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데 유지보수, 인건비, 전기료 등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가라는 질문에도 “전기료와 유지보수 비용은 하드웨어 구매 비용의 1% 정도”라면서도 “인건비는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건비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이라며 “우리는 호기심 많고 연구에 열정적인 인재를 선발하고, 이들은 진정으로 연구에 몰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딥시크 R1 가격 30분의 1…오픈웨이트로 ‘활용 가능’돈에 구애받지 않는 량원펑의 행보는 파격적인 가격정책에서도 드러난다. 딥시크는 2024년 5월 7일 ‘딥시크 V2’를 출시하는 데 이는 당시 최고 모델로 평가받던 오픈AI의 GPT-4 터보와 비슷한 성능을 나타내면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비용을 100만 토크당 입력비용 1위안(0.14달러), 출력비용 2위안(0.28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GPT-4터보(10달러, 20달러)나 구글의 제미나이 1.5프로(7달러, 21달러)는 물론, 같은 중국 AI인 알리바바의 큐원1.5(2.76달러, 2.76달러), 즈푸AI의 GLM-4(13.8달러, 13.8달러), 바이두의 어니4.0(16.56달러, 16.56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이같은 딥시크의 초저가 가격 정책은 중국의 AI시장에 피바람 같은 가격 경쟁을 일으켰다. 알리바바는 API 이용요금을 최대 97%, 즈푸는 80% 인하했고 바이두는 보급형 모델을 무료 공개했다. 또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챗봇인 도우바오를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역시 API출력 비용을 0.6위안(0.08달러)로 확 낮췄다.이번에 출시한 딥시크 R1의 API 서비스 가격 역시 100만 토큰당 출력 기준 16위안(2.19달러)로 GPT o1(60달러)과 비교하면 30분의 1 수준이다.이와 관련 량원펑은 “우리는 코스트를 계산해 적정한 가격을 책정했다”며 “우리의 원칙은 적자를 내지도 폭리를 취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는 이유에 대해 “차세대 모델 구조를 연구하며 비용 절감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API든, AI든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보편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딥시크는 최신 AI모델에 대한 보고서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순수한 GPU 사용금액은 557만 6000달러(81억원)으로 밝힌 바 있다. 이는 오픈AI가 새로운 AI모델을 개발할 때 5~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알려진 것과 비교해 훨씬 적은 수준이다. 물론 서버비용과 연구개발 비용 등을 고려하면 훨씬 더 많은 돈이 투입됐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다만 딥시크의 557만달러가 최종훈련비용만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딥시크가 보여준 성과는 미국 기술계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 톰슨 스트래테커리 창립자는 미국정부가 중국정부에 최첨단 AI칩 수출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상황에서 딥시크가 H800의 제한된 메모리 대역폭과 통신속도를 극복하기 위해 쿠다(CUDA) 레벨이 아닌 PTX(Parallel Thread Execution)라는 저수준 GPU 명령어까지 최적화한 “미친 수준의 집념”을 지적한다. 이같은 최적화를 통해 GPU간 데이터 병목이 최소화되고 연산효율성을 높아지면서 낮은 훈련비용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중국의 AI산업 추격을 막기 위해 해왔던 것들이 오히려 높은 수준의 혁신을 일으키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아이러니’이기도 하다.게다가 딥시크는 챗GPT의 최고급 추론(AI모델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것) 모델인 ‘o1’에 맞먹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모델의 가중치(학습된 매개변수)를 공개해 연구자와 개발자와 자유롭게 사용하고 수정하는 오픈웨이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코드나 훈련데이터를 공개하진 않지 않아 완벽한 ‘오픈’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는 추론을 할 수 있는 고도의 AI를 기업, 연구소, 스타트업들이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같은 나이·다른 선택…미중 AI천재 행보 대조 재미있는 것은 미중 AI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량원펑과 오픈AI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 모두 1985년생이라는 것이다. 량원펑은 중국 광둥성에서 태어나 저장대에서 학부·석사를 졸업한 ‘중국 본토 엘리트’로 졸업 이후에도 바로 취직하지 않고 퀀트 트레이딩 기법을 연구하다가 친구와 함께 투자관리회사를 창업한다. 이후 2015년 설립한 황팡퀀트는 딥러닝을 이용한 퀀트투자로 운용규모가 2016년 10억위안(1991억원)에서 2021년 최대 1000억위안(19조원)까지 늘어나며 ‘중국 권트 4대 천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황팡펀트는 딥시크의 출자자로서 딥시크가 투자나 수익성에 구애를 받지 않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반면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던 오픈AI는 영리법인 전환을 추진하며 더 많은 자본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년 내 영리법인 전환을 조건으로 66억달러(8조 7000억원)을 조달했고, 최근 소프트뱅크그룹을 필두로 최대 250억달러(36조원) 추가 자금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더 많은 자본을 끌어모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우위를 공고화하겠다는 것이다.이번 딥시크의 등장에 샘 올트먼은 “제작 비용을 고려한다면 인상적”이라면서도 “우리가 훨씬 더 뛰어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며 성능에서는 딥시크를 확실히 눌러줄 것이란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후 오픈A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신 추론소형모델인 ‘o3 미니’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무료 사용자에게 접근을 허용했다. 딥시크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API 서비스 가격 역시 입력 토크 100만개당 0.55달러, 출력토큰 4.40달러로 크게 낮췄다.이번 딥시크의 등장이 미중을 포함한 글로벌 AI경쟁에 새로운 전환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딥스크의 여파로 미국 AI주도권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미국 기술주에서 약 1조달러 사라지는 폭락 속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AI반도체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AI ‘오픈소스’가 뭐길래…美 통제시 韓 AI 취약해질 가능성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미국 국가안보위원회(NSC)가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seek)의 국가 안보 위험을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칩(GPU) 통제뿐 아니라 오픈소스 통제까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픈소스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학습에 사용된 누적 연산량을 기준으로 고성능 AI 모델의 오픈소스 공개를 제한하거나, 안전 사용을 위해 미국 클라우드에서만 사용토록 하는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대부분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AI 모델이나 서비스를 개발 중인 한국 기업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 될 수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미중 AI기술교류 금지법안 준비중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들은 ‘미중 AI 기술교류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기업들의 중국과의 AI 기술 공유가 제한되거나 금지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AI 칩 수출 규제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조치로, 오픈소스 제한 정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지난 13일, AI 칩에 대해 3단계 수출 규제 시스템을 발표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18개 미국 동맹국에는 AI 칩 수출 통제가 없지만, 러시아, 중국, 이란, 쿠바, 북한 등에는 미국에서 개발된 AI 칩 수출이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또한 싱가포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120여 개 국가는 국가별 할당량에 따라 미국 AI 칩을 구매할 수 있다.오픈소스는 소스 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이를 열람하고 수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작동 원리를 명확히 이해하고, 사용자의 요구에 맞게 수정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활용해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세계적인 오픈소스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에는 공개된 AI 모델이 100만 개를 넘고, 활동하는 AI 개발자 수도 700만 명을 초과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중국이 주도하는 오픈소스AI 전문가들이 미국의 AI 칩 수출 통제에 이어 오픈소스 규제까지 걱정하는 이유는 중국이 오픈소스 AI 분야를 주도하며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어서다. 딥시크의 R1 모델이나 알리바바의 큐원(QOne) 등은 모두 오픈소스 AI 모델로, 한때 엔비디아 주가를 17%나 폭락시킨 바 있다. 클레망 들랑 허깅페이스 대표이사(CEO)는 “2025년은 중국의 오픈소스 AI가 부상하면서 글로벌 AI 경쟁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언급했으며,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오픈소스 경쟁에서 미국 모델이 승리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중국의 추격을 인정했다. 같은 맥락에서 허깅페이스는 딥시크의 R1 모델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오픈-R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미국 연구진이 R1 모델을 역설계해서 동일한 성능을 갖춘 오픈소스 모델을 제작하려는 시도를 의미한다.오픈소스 AI 통제 시, 미중 외 국가들 개발 어려움국내 AI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미중 AI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오픈소스 AI에 대한 규제 여부에 주목했다. 국내 기업들 중 다수는 메타의 ‘라마’ 모델을 파인튜닝하거나,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통해 전 세계 개발자들과 협력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픈소스 AI에 통제가 이뤄지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캐나다, 싱가포르, 영국, 프랑스,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은 AI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AI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업체 포티투마루의 김동환 CEO는 “중국이 오픈소스로 개발된 AI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바이든 정부는 작년 5월부터 오픈소스 금지까지 검토해 왔다”며 “당시에는 명분이 없어 실행되지 않았지만, 딥시크 사태를 계기로 오픈소스 자체를 차단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충분히 이를 실행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네이버클라우드 하정우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중국이 오픈소스 AI를 키우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사상을 학습한 AI 모델을 전 세계에 배포해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오픈소스를 금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테면 누적연산량이 10의 25승을 넘는 고성능 AI 모델에 대해서는 오픈소스 공개를 제한하거나, 미국 클라우드에서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거나, 오픈소스 고성능AI에는 학습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의 통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中성공공식 새로써야" AI·커머스·콘텐츠서 新기회 보는 기업들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지난달 중국 산동성 산동제1의대에서 열린 국제치의학 학술대회에는 약 1000명의 중국 치과의사들이 모여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한국의 치과 AI 진단 솔루션 기업인 ‘디디에이치’가 선보인 치과 AI 솔루션 ‘파노’에 대한 발표를 듣기 위해서였다. 디디에치는 중국 산동성 제남시의 임상 패스트트랙을 완료한 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최근 중국 산동성 산동제1의대에서 열린 국제치의학 학술대회에서 디디에치가 치과AI 솔루션 ‘파노’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디디에이치)[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4일 ICT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대한 첨단산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 ICT 기업들이 미국 규제의 영향을 덜 받거나, 중국에서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의료 AI, 핀테크, 게임,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기술력만을 믿고 진입하기보다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허수복 디디에이치 대표는 “구강암 같은 중대 질환도 아닌 단순한 충치 치료의 허가를 한국 식약처에서 받는 데 4년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고 하니, 올 상반기까지 6개월 내로 패스트트랙으로 허가를 해주겠다고 한다”고 중국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이어 “중국 정부는 전문의가 아닌 간호사도 경력만 쌓으면 치과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수준이 한국보다 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있었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도움으로 중국 산동성 제남시와 협업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중국 정부는 허가뿐만 아니라 역외 펀드를 조성해 우리 기업에 대한 투자도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커머스 사업을 하는 스카이랩은 최근 칭다오에 지사를 설립했다. 스카이랩은 한국에서 중국 제품을 소싱하기보다는 중국을 거점으로 삼아 커머스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 진출했다.박종일 스카이랩 대표는 “중국 기업들은 과거에는 한국 제품의 고객이었지만, 이제는 제조 수준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한국의 경쟁자가 됐다”며 “한국 기업은 중국 커머스 플랫폼과 경쟁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 커머스를 활용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저희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에 지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이런 움직임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협력해 중국 커머스를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또한, 네이버페이는 지난달 중국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와 손잡고 중국 핀테크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연동을 계기로 네이버는 위챗페이, 유니온페이, 알리페이플러스 등 3대 QR 결제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유일한 국내 간편결제사가 됐다.2024년 7월 중국 상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차이나 조이 2024’ 현장. 국내 게임회사 넥슨,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이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참가했다(사진=차이나조이 조직위원회)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IP(지적재산권) 활용 콘텐츠 산업에서도 한동안 막혔던 중국 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한국 게임 3종에 대한 서비스 허가인 ‘외자판호’를 발급하며, 2017년 이후 8년 만에 최대로 판호가 허가됐다. 이는 중국에서 ‘사드 보복’과 ‘한한령’으로 막혔던 판호 활로가 다시 열리기 시작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해석된다.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지난해 5월 중국 출시 직후 애플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동시에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연말까지 약 1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모바일 게임 ‘고양이와 스프’로 지난해 판호를 받은 네오위즈 관계자는 “중국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게임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철저한 분석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라비티의 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지난해 3월 중국 출시 첫날부터 전체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중국 사용자에 맞춰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단오절 등 중국의 특성에 맞춘 광고와 마케팅을 펼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문위원은 “중국은 테크놀로지 기반 콘텐츠(게임, 실감 콘텐츠 등)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지만, 크리에이티브 기반 콘텐츠(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하며, “중국 시장은 규제와 제한이 많지만, 성공적으로 유통되기만 한다면 엄청난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중국 MZ세대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콘텐츠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SAMG엔터(419530)의 ‘사랑의 하츄핑’은 중국 시장에 개봉해서 20만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했다. 현지에서는 영화외에 ‘캐치!티니핑’ 시리즈가 방영되면서 중국 내 IP(지적재산권) 인지도가 오르고 있다. 덕분에 중국시장에서 티니핑 관련 MD 및 라이선스 매출도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캐릭터 IP 분야에서는 잔망루피와 몰티즈가 중국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후 다양한 IP 콜래보 전략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23년부터 작년까지 상해, 청두, 우한 등에서 진행된 몰티즈 팝업스토어는 방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작년 10월 중국 음악 스트리핑 플랫폼 왕이윈뮤직과 K팝 유통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카카오 소속의 아이유, FT아일랜드, 엔플라잉 등 카카오 소속 아티스트의 음원이 왕이윈뮤직을 통해 정식 서비스 할 수 있게 됐다.이처럼 소프트웨어 수출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력만으로 진출하기보다는 현지 업체와의 협력과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적이다. 황재원 중국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장은 “중국 지방정부는 기술력이 있는 한국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그러나 기술을 뺏기지 않도록 기술 보호 장치와 이윤 배분 방안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궁극적으로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늘리려면 한중 FTA 서비스 및 투자 부문 개방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중 양국은 2015년 FTA를 발효했지만, 서비스·투자 부문 개방에 대해서는 수년간 협의가 지연됐고, 작년 후속 협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서비스 부문이 개방되면 문화, IT, 클라우드, 헬스케어, 법률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중 교역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 이현태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중국과의 제조업 경쟁에서는 이제 밀리고 있으니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짜야 한다”며 “한중 관계는 정치적 사안을 제쳐두고, 전면적인 비즈니스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메타, 한국 디지털 광고 싹쓸이…2.5조, 쿠팡·삼성·테무가 최대 광고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디지털 광고를 싹쓸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 기준으로는 쿠팡이 1위였고, 삼성, 테무가 상위권에 올랐다.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센서타워(Sensor Tower)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한국 시장 디지털 광고 인사이트 리포트’를 발표했다.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시장의 총 디지털 광고 지출 금액은 17억5000만 달러(2조 5449억원)에 달했으며, 총 노출 수는 약 4800억 건에 이른다. 가장 많은 광고 노출을 기록한 카테고리는 쇼핑, 그 뒤를 FMCG(소비재), 미디어 & 엔터테인먼트 등이 차지했다. 광고주 기준으로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1위를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삼성’과 ‘테무’가 상위권에 올랐다.2024년 11월에는 디지털 광고 지출이 급증해, 1월 대비 1.6배 증가한 2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성장이 두드러졌으며, 이 플랫폼에서의 누적 광고 노출 수는 3240억 건을 넘어서며 페이스북을 제쳤다. 쇼핑 브랜드는 2024년 동안 전체 광고 지출의 33%를 차지하며 큰 비중을 기록했다.‘쿠팡’은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147억 건의 디지털 광고 노출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 LG, 올리브영 등 다양한 한국 브랜드들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글로벌 브랜드인 ‘테무’와 ‘알리바바’, ‘어도비’ 등도 상위 광고주로 등장했다.센서타워는 이와 함께, 쇼핑, 게임, 건강 & 뷰티 등의 카테고리가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게임 분야에서는 ‘Habby’가 신작 게임의 강력한 프로모션 덕분에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은 광고 노출을 기록했다.이번 리포트는 한국 디지털 광고 시장의 주요 트렌드와 주요 광고주들의 전략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센서타워의 웹사이트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 美, 中 AI업체 등 27곳 추가 제재…신규 반도체 규제도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관련 업체 등 중국 기업 20여곳을 추가 제재했다. 미 정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대(對)중국 제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AI 관련 중국 업체 25곳과 싱가포르 기업 2곳을 우려 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추가했다. 이 목록에 있는 기업들은 라이선스 없이는 상품이나 기술 수출을 받을 수 없다.이번 제재 대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대규모언어모델 개발업체인 즈푸AI다. 이 회사는 중국 알리바바·텐센트가 투자자로 참여한 곳으로, 다른 9개 제재 대상과 함께 AI 연구를 통해 인민군의 현대화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프고 및 16개 기업은 중국의 첨단 무기 체계, 대량살상무기, 첨단 감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칩 개발과 관련해 제재를 받았다. 이들 칩이 미 정부 제재 대상인 화웨이로 전용될 위험이 있어서다. 화웨이는 2019년 미 정부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로 소프고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TSMC 칩을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 AI 시스템에서 발견된 칩이 소프고가 TSMC에서 주문한 칩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서다. 로이터는 “미 정부가 화웨이로 칩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흐름 통제를 강화했다”고 짚었다. 미 정부는 새로운 규제도 내놨다.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또는 16nm 이하 반도체는 별도 글로벌 통제에 따라 제한을 받게 되며, 이를 중국 등에 판매하려면 미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기존 ‘7나노 이하’에서 제재 강도가 강화한 것이다. 새 규제는 삼성전자와 인텔, TSMC, 글로벌파운드리, ASE 등 BIS가 승인한 반도체 조립·테스트업체 24곳에 적용된다. AI 프로세서용 고대역폭 메모리 제조에 필요한 D램에도 보다 엄격한 제한이 부과됐다. 로이터는 D램 규제 강화가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제재 방망이를 휘둘러 중국 등 기업의 정상적 권익과 시장 규칙, 국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전형적인 경제적 압박이자 횡포,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 중국 기업·개인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즈푸AI도 위챗을 통해 성명을 내고 “사실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또 제재 목록에 등재된다고 해서 사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라이브커머스, 자율규제해야…中사업자 위협적”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라이브커머스 사업에 대해 자율규제를 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판매자가 많아지면서 서비스 품질과 판매상품 품질, 응대 등 신뢰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틱톡 유저가 라이브를 통해 의류 판매 홍보를 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연구용역을 마친 ‘라이브커머스 시장 실태연구’ 보고서는 라이브커머스가 단순 판매 수단을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콘텐츠로 발전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대한 기존 TV홈쇼핑 방식의 방송법을 통한 강력한 규제보다는, 사업자들의 창의적 활동을 보장하는 자율규제 모델이 더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다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점에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분류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라이브커머스 사업자를 ‘콘텐츠’와 ‘쇼핑’ 중심으로 나누는 방식의 예가 언급됐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사업자뿐 아니라 유튜브, 틱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이 콘텐츠와 함께 자연스럽게 판매하는 방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각각의 플랫폼 특성에 맞는 맞춤형 규제를 적용해서,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와의 협력해서 모바일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보고서는 “해외 사업자들에게 직접적인 규제 정책을 적용할 수 없다면 국내 사업자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고 외국 기업과 공종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규제 완화를 기반으로 하는 원칙을 형성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중국 사업자가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보고서는 “이미 중국의 산업이 초기보다 약해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가 제품으로 경쟁하며 무분별한 라이브커머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들을 규제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네이버라이브쇼핑에서 비타민 제품을 라이브로 소개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실제 많은 판매자들은 틱톡을 활용해서 자신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톡 스토어로 유입을 하고 있다. 이런 방송의 경우 식품위생법,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등에 대해 사전 제약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플랫폼 차원에서도 자율규제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또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은 알리바바와 중국 1위 쇼핑 플랫폼인 ‘테무’ 등 중국 업체가 향후 라이브커머스에 진입할 경우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구매처는 네이버(49.1%), 쿠팡(15.1%), 인스타그램(9.1%), 카카오(7.9%), 유튜브(6.4%) 순이다.공정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 연구를 토대로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허위광고를 비롯해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을 보고 있다. 아직 정확한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국내 라이브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모니터링과 정책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식약처 판매 금지 상품을 사전에 확인하고, 판매자 신고기능과 이용자 악플에 대한 제재 기능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