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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의 갱년기는 종합병원, 조심해야 할 질환들이 있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자연에 4계절이 있듯 우리 몸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보통 태어나 유아기를 거쳐 청소년기를 봄에, 20~40대 청장년기를 여름에, 50~60대 중년기를 가을에, 70대 이후 노년기를 겨울에 각각 비유한다.사추기(思秋期)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사춘기(思春期)에 빗댄 말로, 50세 전후 찾아오는 갱년기를 이르는 말이다. 실제 이때는 사춘기처럼 신체, 정신, 환경적 변화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특히 여성은 이 시기 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월경이 멈추고 생식 기능을 상실한다. 물론 남성 역시 갱년기를 겪는다. 다만 여성에 비해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고, 주로 성기능이 떨어지는 수준이다.최세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갱년기는 특히 여성에 있어 신체와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동반한다”며 “지난해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은 86.6세다.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는 사추기의 건강관리에 앞으로의 따스한 30여 년이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원인은 ‘폐경’… 보통 폐경 3~4년 전부터 시작이 시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폐경이다. 폐경은 임상적으로 월경을 규칙적으로 한 여성이 1년간 생리를 하지 않았을 때 진단한다. 폐경이행기, 즉 갱년기는 보통 폐경 3~4년 전부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폐경이 나타난 후 약 1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짧게는 2년, 길게는 8년까지 지속한다. 국내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이 2020년 기준 만 49.9세인 점을 감안하면 보통 40대 중후반부터 갱년기가 찾아오는 셈이다.최세경 교수는 “갱년기가 되면 질병 발생도 도미노처럼 이어지는데, 폐경 초기 여성의 75%는 열성홍조와 야간발한을 경험하고, 50대 중반엔 급격한 기분변화, 기억력감퇴, 성기능장애 등을 겪다가 후반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치매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급격한 신체·심리적 변화, 질병 발생 도미노로 이어져갱년기가 되면 특히 여성에게 다양한 변화가 나타난다. 먼저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양도 일정치 않게 되며 결국 폐경에 이르게 된다. 주름살이 부쩍 늘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진다. 또 자신감을 잃고 우울해하기 쉽다.갑자기 가슴을 시작으로 목·얼굴·팔에서 오한과 발한을 경험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뇌 속에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시력이 점차 흐려지고 안구가 쉽게 건조해진다.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이 지속하기도 한다. 특히 이 시기는 자녀가 집을 떠나는 시기와 맞물려 더 심해진다. 또 기억력이 떨어져 자주 깜빡하는 일이 생긴다. 인지·기억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 많은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질과 요로계도 영향을 받는다.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탄력성을 잃고 위축된다. 호르몬 부족 상태가 계속되면 질은 더욱 건조해져 성관계 시 통증이 생기고 손상을 받거나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돼 자연히 부부관계를 피하게 된다.아울러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요로 상피가 얇아지고 탄력성이 감소되며 방광을 지지하는 조직의 이완으로 방광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밤에도 여러 번 일어나 화장실을 찾게 된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긴장성 요실금이 나타나고 요도염이나 방광염에 쉽게 노출된다. 여성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부족해 근육량이 적은 편이다. 특히 갱년기 여성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심혈관질환 발생에도 주의한다. 폐경 전 여성은 동일연령의 남성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빈도가 3배 정도 낮다. 이는 여성호르몬이 보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몸에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은 낮아지고,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은 높아진다. 이러한 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로 폐경 후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즉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빈도가 남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은 폐경기 여성의 중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로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심혈관질환 사망이 암으로 인한 사망보다 약 2배 많다.골다공증도 조심한다. 골다공증은 갱년기 증상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 결핍의 결과로 골의 교체 속도가 증가하고 골 흡수와 형성 사이의 불균형이 커지지는 것이 원인이다. 폐경 1년 전부터 골 소실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 후 3년 동안 지속된다. 골 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 대퇴부, 골반부, 장골 등이다. 최세경 교수는 “골다공증이 심하면 척추에 압박 골절이 생겨 요통이 생기고 신장이 줄어들거나 등이 굽기도 한다”며 “특히 전에는 미끄러지면 고작 멍이 들었을 정도도 엉덩이뼈가 부서질 정도로 약해지는데 대퇴부 골절은 사망률이 15~20%에 이른다”고 했다.폐경 후 여성호르몬 부족은 치매(알츠하이머질환) 발생과도 관련된다. 대한폐경학회는 폐경 후 10년 내 비교적 젊은 폐경 나이에 호르몬요법을 시작하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권고한다. 또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가능한 조기 호르몬요법을 시행을 추천한다.◇적절한 여성호르몬 치료, 폐경 후 삶의 질 높여여성 갱년기 치료는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주로 진행한다. 초기 안면홍조, 발한, 수면장애 등은 먹는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 질 점막이 얇아지고 질이 좁아지며 건조해져 성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여성호르몬 질정이나 크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규칙적인 운동, 체중조절,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 금연 등으로 안면홍조는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운동으로 인한 근력 강화는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밀도 감소에 의한 골절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걷기, 등산, 수영, 요가 등을 추천한다.가족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미리 갱년기 증상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떨어지는 기억력은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이는 등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요실금은 평소 케겔운동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소변을 보다가 멈춘 듯 골반근육을 10초간 수축, 10초간 이완하는 운동을 반복적으로 시행한다.최세경 교수는 “국내 여성 중에는 여성호르몬 치료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갱년기 장애가 심하다면 득실을 따져 호르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히 호르몬치료를 한다면 폐경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어두운 곳에선 스마트폰 보지마세요... 녹내장 위험 높아져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은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갑자기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여러 증상이 발생하는데, 안압은 혈압과 마찬가지로 항상 일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한다. 특히 잘못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은 안압 상승뿐만 아니라 안구건조증, 근시 등을 유발하여 눈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녹내장은 일반적으로 시신경의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녹내장은 원발개방각녹내장 혹은 정상안압녹내장이다. 이와 달리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물(방수)가 지나가는 길인 전방각이 좁아지거나 폐쇄되어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해 발생하게 된다. 안압은 방수의 분비, 순환 및 배출을 통해 일정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특히 방수의 순환이 동공차단으로 막히면서 전방각이 좁아져 배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잘못된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눈의 구조가 좁은 사람이 어두운 곳에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게 될 경우, 근거리 조절을 통해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동공이 중간 정도로 커진 상태로 유지되어 동공차단이라는 폐쇄각녹내장을 유발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눈 안의 방수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데, 장시간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배출되지 못한 방수가 안압 상승을 유발해 급격한 시신경손상을 유발하는 급성 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급성 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할 경우 안압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두통,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각막부종에 따른 시력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집중 치료를 받으면 시력이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의 위험이 있어 정확한 진단 및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또한, 어두운 공간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지속적으로 보게 되면 잘 보기 위해 눈 깜빡임 횟수가 줄고, 눈이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고,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 안의 섬모체 근육이 긴장한 상태가 지속되면 눈의 피로도가 증가해 일시적으로 시야가 흐려 보이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화면의 빛이 동공으로 들어와 망막에 자극을 주어 눈부심과 빛 번짐을 일으키고 야간 근시가 발생할 수 있어 장기적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조도가 낮은 환경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려면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사용 시 주변을 밝게 하고, 엎드린 자세보다는 바르게 앉거나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자세에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어두운 곳에서 20분 이상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삼가야 하며, 눈이 충혈되고 침침해지면서 두통과 안구 통증, 오심, 구역 등의 이상증세가 있으면 빨리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유영철 센터장은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지만 빠른 진단과 치료를 통해 이를 예방할 수 있다.”며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습관을 통해 안압 상승을 예방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안과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어두운 공간에서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면 급성폐쇄각녹내장 등을 일으킬 수 있다.
- 당뇨보다 무서운 실명질환 당뇨망막병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당뇨병 병력 10년차인 김모씨(55세)는 최근 야간에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지속돼 녹내장을 의심하며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김씨의 진단명은 녹내장이 아닌 ‘당뇨망막병증’이었다. 김씨는 주치의로부터 병이 상당히 진행한 단계라는 말을 듣고 오랜 기간 별다른 증상이 없이 병이 진행해왔다는 사실에 놀랐다. 김씨를 당황하게 한 당뇨망막병증은 어떤 질병이며, 김씨는 왜 이를 더 일찍 발견할 수 없었던 걸까.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의 일종으로 망막조직에 문제를 일으켜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이다. 당뇨병 병력이 15년 전후인 환자의 약 60%~70%에서 나타나며, 혈당이 높거나 당뇨병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발병률이 증가한다. 하지만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진행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당뇨병 적정성 평가결과에 따르면, 당뇨병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저검사를 받은 환자는 최근 2년간 약 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 50대 환자의 검사 비율은 약 30%로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모르고 지나가거나 방치하기 쉽지만, 한번 생기면 혈당치가 정상으로 유지되어도 계속 진행되어 예방 및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혈당이 눈 속 혈관에 영향을 주면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액 속의 성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망막에 쌓일 수 있다. 혈관 밖으로 유출된 성분이 시세포가 밀집된 황반에 쌓이면 부종이 생기거나 망막 전반에 손상을 주어 시력저하를 일으키는데, 이를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이때, 눈앞에 먼지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 어두운 공간에서도 빛이 보이는 광시증, 흐린 시야, 일시적인 시력저하, 야간 시력저하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망막에 정상적인 혈액 공급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신생혈관이 생길 수 있는데, 신생혈관이 생기는 단계까지 진행한 당뇨망막병증은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신생혈관의 혈관벽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출혈을 일으키기 쉬워 유리체출혈, 망막앞출혈, 섬유화증식, 견인망막박리 등을 동반하여 심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증상을 느꼈을 때는 이미 병의 진행이 상당히 지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수술을 하거나 치료를 해도 이전의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고,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처럼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을 조기발견하고 시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이 있다면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당뇨망막병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안과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우선, 안저검사를 통해 망막출혈 여부, 삼출물의 정도와 신생혈관의 유무를 확인한 후, 형광안저촬영을 통해 혈관에서의 누출과 혈관폐쇄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병의 진행으로 안저의 관찰이 어렵다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그 정도를 파악하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빛간섭단층촬영으로 황반부종과 황반주름, 견인 등의 여부를 알 수 있으며, 그 밖에 망막의 기능 파악을 위해 망막전위도검사, 색각검사 및 대비감도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당뇨망막병증의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혈당조절이다. 안과적인 치료로는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주사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의 초기에는 황반부종 치료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항체를 눈에 주사하여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또, 증식성 망막병증으로의 진행을 방지하고 신생혈관을 퇴행시키기 위해 범망막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인한 유리체 출혈의 양이 많고 제거가 어려울 경우 유리체 절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최문정 전문의는 “당뇨망막병증은 한번 발생하면 완치하기 어렵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심각한 시력 손상을 50~60% 정도 방지할 수 있다”며 “당뇨가 있다면 안과를 가까이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비중식성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안저사진.
- 여성 갱년기 관리, 이후 30년 삶 좌우한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성은 50세 전후 신체, 정신, 환경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바로 이 시기에 찾아오는 갱년기 때문이다. 갱년기(更年期)는 ‘고치다’, ‘새로워지다’라는 의미의 한자어 ‘갱(更)’에서 보듯 본격적으로 노년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정의된다. 이맘때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월경이 멈추고 생식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물론 남성 역시 갱년기를 겪지만, 여성에 비해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문 편이다. 주로 성기능이 감퇴하는 현상이 나타난다.이 시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폐경이다. 폐경으로 접어드는 단계인 폐경이행기는 보통 폐경 3~4년 전에 시작하는데, 기간은 평균 4년 정도지만 짧게는 2년, 길게는 8년까지 지속하기도 한다. 국내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만 49.9세(2020년 기준), 우리 나이로 대략 51세다. 임상적으로 월경을 규칙적으로 한 여성이라면 1년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최세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국내 여성들의 평균 기대수명이 86.3세임을 감안하면 50세 전후에 찾아오는 갱년기는 이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갱년기 건강관리가 향후 30년 이상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여성 갱년기, 정신·신체적 큰 변화 가져와갱년기는 여성들에게 정신과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동반한다. 먼저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양도 일정치 않게 되며 결국 폐경에 이르게 된다. 주름살이 부쩍 늘고 질도 건조해진다. 성관계를 할 때 통증이 커지면서 부부관계도 뜸해진다.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쉽게 내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진다. 또 자신감을 잃고 우울해하기 쉽다.더불어 50세를 기점으로 질병 발생이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폐경 초기엔 여성의 75%가 열성홍조와 야간발한을 경험한다. 50대 중반엔 급격한 기분변화, 기억력감퇴, 성기능장애 등을 겪다가 후반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치매 등이 나타날 수 있다.△열성홍조·시력감퇴= 갱년기 여성은 갑자기 가슴부터 시작해 목·얼굴·팔에서 오한과 발한을 경험한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뇌 속에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술, 높은 실내 온도, 두꺼운 이불 등을 피한다. 더불어 시력이 점차 흐려지고 안구가 쉽게 건조해진다.△우울증·건망증·무기력증= 아무런 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 특히 이 시기는 자녀가 집을 떠나는 시기와 맞물려 더 심해지는데 미리 갱년기 증상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기억력이 떨어져 자주 깜빡하는 일이 생긴다. 이는 사람의 인지·기억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 많은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이는 등 떨어지는 기억력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질건조=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질과 요로계도 영향을 받는다.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탄력성을 잃고 위축이 오게 된다. 호르몬 부족 상태가 계속되면 질은 더욱 건조해져 성관계 시 통증이 생기고 손상을 받거나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돼 자연히 부부관계를 피하게 된다.△요실금=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요로 상피가 얇아지고 탄력성이 감소되며 방광을 지지하는 조직의 이완으로 방광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밤에도 여러 번 일어나 화장실을 찾게 된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긴장성 요실금이 나타나고 요도염이나 방광염에 쉽게 노출된다. 요실금은 평소 케겔운동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소변을 보다가 멈춘 듯 골반근육을 10초간 수축, 10초간 이완하는 운동을 반복적으로 시행한다.△근육감소= 여성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부족해 근육량이 적은 편이다. 갱년기 여성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걷기, 등산, 수영, 요가 등을 추천한다.△심혈관질환= 폐경 전 여성은 동일연령의 남성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빈도가 3배 정도 낮다. 이는 여성호르몬이 보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게 되면 몸에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은 낮아지는 반면,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은 높아진다. 이러한 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로 폐경 후에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즉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빈도가 남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은 폐경기 여성의 중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로 폐경 이후 여성의 경우 심혈관질환 사망이 암으로 인한 사망보다 거의 2배 많다.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식사, 금연이 필요하다.△골다공증= 갱년기 증상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골다공증이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 결핍의 결과로 골의 교체 속도가 증가하고 골흡수와 형성 사이의 불균형이 커지면서 골다공증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폐경 1년 전부터 골소실은 급격히 증가하고 그 후 3년 동안 지속된다. 골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 대퇴부, 골반부, 장골 등으로 심하면 척추에 압박 골절이 생겨 요통이 생기고 신장이 줄어들거나 등이 굽기도 한다. 특히 전에는 미끄러지면 고작 멍이 들었을 정도도 엉덩이뼈가 부서질 정도로 약해진다. 대퇴부 골절은 사망률이 15~20%에 이른다.△치매= 폐경 후 여성호르몬 부족은 치매(알츠하이머질환)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대한폐경학회는 폐경 후 10년 내 비교적 젊은 폐경 나이에 호르몬요법을 시작하면 치매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적절한 여성호르몬 치료, 폐경 후 삶의 질 높여여성 갱년기 치료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초기 안면홍조, 발한, 수면장애 등은 먹는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질 점막이 얇아지고 질이 좁아지며 건조해져 성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성욕도 떨어진다. 여성호르몬 질정이나 크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질 위축이 개선된다.최세경 교수는 “갱년기 장애가 심하다면 득실을 따져 호르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국내 여성 중에는 여성호르몬 치료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호르몬치료를 한다면 폐경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백내장 수술 시 인공수정체 잘 알고 선택하세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0년 주요 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이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 혼탁으로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으로, 백내장 수술 시 삽입해야 하는 인공수정체는 한번 삽입 후 다시 교체하기에는 위험도가 커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백내장 수술 경험자의 25%는 자신이 시술 받은 인공수정체의 종류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수정체에는 거리에 따라 모양체 근육을 수축 및 이완하는 조절력이 없기 때문에 특정거리의 초점을 맞춘 렌즈를 삽입하게 된다. 이에 렌즈에 따라 종류가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다초점 인공수정체 등으로 나뉘며, 선택 시 개인의 상태, 생활 습관, 직업 등을 고려해야 한다.근거리 또는 원거리 시력 중 한가지만 교정되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빛 번짐이 적고 적응이 빨라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가지 시력만 보완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돋보기나 원거리용 안경 착용이 필요하다. 한편,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여러 거리에 초점을 맞추어 백내장뿐만 아니라 근거리, 원거리 시력을 모두 개선하므로 노안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야간에 빛 번짐이 발생할 수 있으며, 비용이 비싸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다시 이중초점, 삼중초점, 연속초점 렌즈로 구분된다. 이중초점 렌즈는 근거리와 원거리에, 삼중초점 렌즈는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 모두에 초점을 맞춘 렌즈이다. 연속초점 렌즈는 원거리와 중간거리 시력이 우수하며, 시력의 끊김이 없으며 빛 번짐과 눈부심 정도가 덜하다. 인공수정체는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삽입한 인공수정체를 교체하는 것은 위험도가 크기 때문에 처음에 인공수정체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 고경민 전문의는 “환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하여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수술 후 결과와 부작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본인이 시력을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선택해야 백내장 수술 후에 최대한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내장 수술 시 삽입해야 하는 인공수정체는 개인의 눈 상태 등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사진은 백내장 수술 전 인공수정체 종류를 결정하기 위한 검사 장면
- 돌이킬 수 없는 3대 실명질환, 조기 발견이 중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한안과학회(이사장 이종수)는 제51회 눈의 날을 맞아 ‘3대 실명질환, ’안저검사‘로 한번에 빠르고 쉽게!’라는 슬로건 아래 안저검사로 정기검진을 장려하는 운동을 펼친다고 13일 밝혔다. 대한안과학회는 매년 10월 두 번째 목요일을 ‘눈의 날’로 정하고, 실명질환의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안저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올해는 10월 14일 눈의 날이 있는 셋째 주(10월 11일~17일) 눈 사랑주간 동안 국민들에게 안저검사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대한안과학회가 권장하는 ‘안저검사’는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 실명을 초래하는 3대 실명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눈검사이다. 안저는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신경부분인 망막, 망막혈관, 시신경유두 등을 종합하여 말하는 것이며, 안저검사는 이런 망막이나 시신경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기본 정밀 검사다.◇ 3대 실명질환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발견 늦으면 시력 회복 기대 어려워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될 수 있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위축돼 주변 시야부터 좁아지는 질환이다. 말기까지 중심 시야가 보존돼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기저질환을 앓는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은데, 악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약물, 레이저, 수술적 처치가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망막 미세혈관의 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는 당뇨 합병증이다. 2017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당뇨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을 가진 환자는 19.6%이고, 당뇨 투병기간이 11년 이상일 때 약 40%의 유병률을 보였다.당뇨망막병증을 앓으면 비문증(눈 앞에 먼지나 벌레 같은 것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는 증상), 변시증(사물이 비뚤어져 보이는 증상), 시야 흐림, 야간 시력 저하 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상당히 진행할 때까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철저한 혈당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필수적이다. 일정 단계 이상 진행 시 추가적인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약물, 레이저,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지만, 진단이 늦어져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가려 보이거나, 계단이나 바둑판 같이 직선으로 돼 있는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고령, 흡연, 유전인자 등이 원인으로 체지방지수,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 자외선 노출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황반변성은 항산화 효과가 있는 루테인, 비타민, 미네랄 포함제재 복용, 유리체 내 항체주사 등의 치료로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3대 실명질환 유병률 증가 추세인 반면 이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안과검진 인식 낮아질병관리본부와 대한안과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2017년~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세이상 국민의 주요 눈질환 유병률은 나이관련황반변성 13.4%, 녹내장 4.3%, 당뇨망막병증 18.7%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에서는 3.2명당 1명이 황반변성을 앓고 있었다.또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노화와 관련이 깊은 녹내장,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10년 전에 비해 각각 99.0%, 104.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녹내장은 70대 이상에서 147.1%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그러나 질병의 증가 추세와 달리 아직 국민들의 안과검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2010년에서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25%는 생애 한번도 안과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018년 조사에서도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합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검사를 받아본 사람은 23.5%에 불과했다.◇ ‘1초’ 안저검사로 실명질환 쉽고 빠르게 진단100세 시대, 국민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저검사는 안저 카메라로 동공을 통해 안구 내 구조물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약 1초면 검사가 끝난다. 무해한 빛으로 단시간 촬영하는 비침습적 검사이므로 후유증도 없다. 2018년 기준, 전국 안과의원 1천 5백여 곳에서 안저검사가 가능하므로, 관심이 있다면 쉽고 빠르게 진단을 받을 수 있다.3대 실명질환은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악화돼 실명을 일으킬 수 있지만, 조기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사전예방과 조기 발견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한안과학회는 몇 년 전부터 의료 형평성이나 보편적 건강보장 측면에서 국민의 눈 건강 증진을 위해 안저검사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주장해 오고 있다.대한안과학회 이종수 이사장은 “고령사회로 갈수록 유병률이 증가하는 3대 실명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 1초만에 시행되는 안저검사가 필요하다”며, “안 증상이 없더라도 중년기에 들어서는 경우엔 눈의 날을 맞이하여 예방 차원에서 가족들과 함께 안과에 방문해 한 번씩 안저검사를 받아 보시기를 권유한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정상, 당뇨망막병증(출혈 및 증식막, 신생혈관이 생긴 상태), 당뇨망막병증(심한 망막앞출혈) (사진=대한안과학회 제공)
- 귀성길 장시간 운전으로 눈이 피로하다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동하는 동안 장시간 운전이나, 기차, 버스 안에서 영상기기 사용으로 눈에 피로가 쌓일 수 있고, 벌초나 성묘 시 예초기에 의한 사고나 나뭇가지, 밤 가시 등에 눈이 찔리는 등 안외상이 발생할 수 있어 추석 연휴 즈음에는 눈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지난 설 연휴 귀성길, 귀경길 소요시간은 코로나 19의 여파로 과거 명절 연휴 때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록 이동시간이 전보다 단축되었다고 하더라도 장시간 운전은 피할 수 없다. 장시간 운전은 눈에 피로를 쌓이게 해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눈은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보면서 모양체가 번갈아 수축과 이완을 하는데, 운전자는 집중해서 한 곳을 오랫동안 보게 되므로 모양체가 오랫동안 수축하여 피로가 축적된다. 또한 야간운전을 할 때는 반대편 차량의 불빛 때문에 피로가 가중된다. 눈의 깜박임도 평소보다 약 1/5 정도 줄어들어 눈을 마르게 하고, 창문을 닫고 운전하다 보면 내부의 낮은 습도로 안구가 건조해져서 눈의 피로가 더욱 쌓인다.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움직이는 차 안에서 영상기기를 시청한다면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장시간 운전과 마찬가지로 집중해서 근거리 화면을 긴 시간 동안 보기 때문에 안구건조와 함께 시야까지 혼탁해질 수 있다. 특히, 좁은 차 안에서 장시간 이동하느라 지친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 및 영상기기를 쥐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안구의 성장이 끝나지 않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가성근시, 조절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안질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운전이나 영상시청으로 장시간 동안 한 곳만 집중해서 봤다면 쌓인 눈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1시간마다 한 번씩은 5분에서 10분 이상 눈을 쉬게 해야 한다. 눈을 감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등 수축한 모양체를 풀어주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양손을 빠르게 비벼서 따뜻하게 한 후 눈 위에 올려주거나 눈 주위를 마사지하는 것도 지친 눈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내부 환경도 건조해지지 않게 창문을 열어 환기해주고 인공눈물 점안으로 부족한 눈물을 보완하는 것이 좋다. 햇빛이 강하다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야간 운전 시 노란색 계열 렌즈의 안경이나 눈부심을 감소시켜주는 운전용 안경을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움직이는 차 안에서는 영상기기 시청을 최대한 삼가도록 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허용할 경우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를 50cm 정도로 유지하고, 장시간 시청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지도해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하는 벌초와 추석 연휴의 성묘 시에도 예상치 못한 사고로 눈을 다칠 수 있다. 벌초 작업 시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로 인해 돌이나 나뭇가지 파편이 튀어 눈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초기 사고는 특히 실명 등 시력의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초기를 이용해 벌초를 하다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 전에 예초기 장비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반드시 고글 같은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작업을 해야 하며, 예초기로 작업하는 사람과 15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나뭇가지나 밤 가시 등 뾰족한 물체에 찔리는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에 오를 때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밤 가시 등에 찔리면 단순히 각막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안구 조직 여러 군데가 동시에 손상될 수 있으며, 감염의 가능성도 있다. 드문 경우지만 실제로 밤 가시에 눈을 찔려 김안과병원을 찾은 60세 여성 환자의 경우, 외상이 발생한 뒤 각결막 부위의 염증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 외상 13주 후에 진균성 안내염과 이차성 백내장을 진단받고 4차례에 걸친 수술을 통해 시력을 보존한 경우도 있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김국영 전문의는 “장시간 운전이나 흔들리는 차 안에서의 영상시청은 눈의 피로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며 “추석 무렵에 예상치 못한 사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는데, 한 번의 사고가 실명 등 영구적인 시력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 미리 방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예초기를 이용해 벌초를 할 때는 반드시 고글 등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
- 삼성서울병원, 국내 최초 안과 유전자치료제 투여 성공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삼성서울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안과 분야 세계 유일 유전자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의 수술적 투여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럭스터나는 ‘레버선천흑암시(Leber’s Congenital Amaurosis)‘와 ’망막색소변성(retinitis pigmentosa)을 유발하는 여러 유전자 중 RPE65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성망막변성 치료제로 지난 2017년 미국 FDA에서 승인받았다. 레베선천흑암시는 망막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망막의 시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고 소실되어 어려서부터 심한 시력 저하, 야맹증, 안진(눈떨림)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거나 밝은 곳에서도 캄캄한 어둠 속에 등불 하나 켠 수준의 빛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외국에서는 10만명 중 2~3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RPE65는 망막에서 시각회로의 중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로서 1993년 미국 국립의료원 국립안센터의 마이클 레드몬드 박사팀에 의하여 처음 발견되었다.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빛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으로 전달되기 어렵게 되어,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협착 증상이 나타나고 점차 심해져 실명에 이르게 된다.럭스터나는 인체에 무해하도록 만든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복제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하여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임상 시험 결과를 보면 치료 후 정상 수준의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어도 영구적인 시력상실을 막고,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등 시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삼성서울병원 국내 최초 ‘럭스터나’ 투여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팀은 지난 7월 1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버선천흑암시 유전자치료제인 럭스터나를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한 눈에 투여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뒤 반대편 눈에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약물 투여는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여 망막과 망막 아래 망막색소상피세포층 사이에 공간을 만들며 약을 투여하는 고도로 정교한 과정으로 이번 수술에는 최첨단 유리체망막 수술 기법인 3D 디지털 보조 수술 방법이 이용되었다. 환자는 20대 장미지씨다. 생후 5개월 무렵 처음 저시력증 진단을 받았다. 창문을 멍하니 응시하거나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고 한다. 실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들었다. 장씨의 수술 전 시력은 양안 모두 0.1 이하였다. 안경 등의 도움을 받아도 더 이상 시력을 교정하는 건 어렵다. 시력뿐만 아니라 시야도 매우 좁아 중심부 아주 일부 시야만이 남아 있고 이마저도 점차 좁아지고 있었다. 간신히 사물을 구별하는 정도다. 그럼에도 쾌활한 성격 덕에 장씨 얼굴엔 늘 웃음이 머무른다. 글씨를 최대한 키워야 하지만 또래 청춘들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도 자꾸 눈길이 간다며 호탕한 목소리로 웃는다. 현재는 안마를 배워 국내 한 기업체에서 건강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런 장씨를 괴롭히는 건 극심한 야맹증이다. 해가 지면 바깥 출입은 아예 할 수 없을 정도다. 낮이라도 어두운 실내나 지하보도는 주변 도움이 필요하다. 이대로 환한 대낮에도 빛을 전혀 감지할 수 없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른다는 불안이 뒤따른다고 한다. 실제로 서서히 시기능이 저하되는 중이며 수년 내 완전 실명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선천성 시력이상으로 여겼던 장씨가 희귀 유전질환인 레버선천흑암시를 진단받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장씨를 어려서부터 진료해 온 오세열 삼성서울병원 소아 안과 교수는 유전성망막변성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함께 소아 환자 진료를 하고 있는 김상진 교수에게 환자를 부탁했다. 장씨를 유심히 살펴 본 김상진 교수는 환자의 증상과 망막의 미세 구조 이상 등을 토대로 장씨가 레버선천흑암시일 수 있다고 보고 유전 진단을 해보기로 했다. 김 교수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 방식으로 장씨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 RPE65 유전자의 병적 변이를 확인했다. RPE65 유전자 이상은 매우 드물고, 대부분 소아나 젊은 환자들에서 세심한 진료와 검사를 이용하여 발견되므로 환자 발견이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미국, 유럽 여러 나라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승인이 나질 않아 경과를 지켜보던 중 럭스터나 판권을 가진 노바티스에 김 교수가 도움을 요청했다. ◇“세상이 이렇게 환하네요”국내에서 럭스터나가 처음 투여된 탓에 장씨의 상태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평가할 방법도 김상진 교수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이번에 직접 만들었다. 수술 후 장씨의 시력도 다소 좋아지고 시야도 넓어지는 효과가 확인되었으나, 이것만으로는 야맹증의 호전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내에 2차원 평면 미로를 바닥에 설치하고 화살표를 따라 도착점에 다다르기까지 빛의 밝기(조도)와 소요된 시간을 종합해 환자의 빛 감지 능력과 주변 사물의 인식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매우 약한 조도에서 시작해 점차 밝기를 올려가며 어느 정도의 밝기에서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길을 찾아 통과하는지 검사한 결과, 장 씨는 럭스터나 투여 전 검사에서는 150럭스 (lux)까지 조도를 올려야 화살표를 따라 길을 찾아 걸을 수 있었으나 수술 후 훨씬 낮은 밝기인 10럭스 조도에서 스스로 화살표를 보며 길을 찾아 검사를 통과했다. 150럭스는 맑은 날 해 뜨기 30분 전 정도의 밝기이며, 10럭스는 도시에서 해가 지고 한 시간 정도 후의 밝기로 일상 생활을 위한 야간 시기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럭스터나를 투여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장씨는 “세상이 이렇게 환한 줄 미처 몰랐다”며 “평소 영화관을 가고 싶었지만 용기 내지 못했는데 혼자서 꼭 가보고 싶다”고 한다.김상진 교수는 “국내에선 안과 의사들도 유전성망막변성은 불치의 병이라고 단정하고 유전 진단을 시도하는 것조차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아직은 한 가지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만 나와 있지만, 수년내 여러 유전자 치료제들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정책적 배려가 더해진다면 해당 환자들에겐 말 그대로 한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안과에서는 김상진 교수와 함돈일 교수가 망막색소변성, 레버선천흑암시, 원뿔세포이상증 등 다양한 유전성 망막변성의 유전 진단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을 이용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안과 과장인 함돈일 교수는 미국 국립의료원 국립안센터에서 RPE65 유전자를 발견한 레이몬드 박사와 함께 RPE65 연구를 했었기 터여서 “이번 성과를 더욱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럭스터나 검사 모습.
- 강한 자외선은 백내장 유발·악화시켜 선글라스로 차단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자외선이 강해지는 계절이다. 강한 자외선은 우리 눈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이미 앓고 있는 백내장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눈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면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히고,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섬유조직이 자라 각막을 덮어 시력에 영향을 주는 군날개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자외선이 눈 속으로 침투할 경우, 수정체나 망막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로써 백내장이나 완치가 어려운 황반변성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백내장은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이다. 노화, 유전적 요소, 당뇨 같은 기저질환, 외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외부요인이 바로 자외선이다. 자외선이 눈 속에 활성산소를 생성해 몸의 산화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되어 수정체가 변하여 백내장이 진행된다. 이미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는 더욱 자외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자외선은 수정체의 노화를 촉진하므로 제대로 차단하지 않으면 노화로 인해 백내장 진행이 더욱 빨라진다.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의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혼탁이 동공 부위나 후극부에 있으면 밝은 곳에서 몹시 불편하고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며, 어두운 곳이나 야간에는 시력이 좋아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백내장 초기의 수정체 혼탁은 시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불편을 느끼기 어렵다. 그러다 더 진행되어 수정체 전체가 혼탁해지면 시력이 크게 떨어지며, 부분적으로 혼탁해지면 한쪽 눈으로 볼 때 사물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또한, 수정체핵이 경화되어 굴절력이 향상되면 근거리가 잘 보이는 경우도 생긴다.백내장에 걸리면 진행을 늦추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지만, 결국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수술치료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시력이 나빠졌을 때, 또는 백내장으로 인해 녹내장, 포도막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보일 때 진행한다.이처럼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자외선으로부터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 및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대부분 색이 짙은 렌즈가 자외선을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색의 종류와 짙고 옅음은 차단율과 관계가 없다. 오히려 색이 짙고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동공을 확장시켜 눈에 들어가는 자외선 양이 많아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따라서 선글라스 선택 시 UVB 99%, UVA 50% 이상 차단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안경원에서 검사를 통해 선글라스의 자외선 투과율을 정확한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사용할 경우 충분히 눈을 가릴 수 있는 크기를 선택해야 하며, 렌즈의 색, 도포 상태 및 흠집 여부를 꼼꼼히 확인 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권영아 센터장은 “강한 자외선을 오래 쬐는 것은 백내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이미 백내장을 앓고 있다면 백내장 진행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도 있다.”며 “요즘은 대부분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눈을 잘 보호하지만, 백내장 환자라면 선글라스 선택 등을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안과병원 제공
- 밤에 누워 휴대폰 보다 자면 피곤했던 이유가' 청광색?'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20대 남성 S씨. 눈에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밤에 잠이 들기 전까지 휴대폰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전자기기를 오래 사용하게 되면 눈 피로감, 시력 흐림, 압박감, 이물감과 같은 여러 비특이적 증상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를 통틀어 ‘디지털 눈 긴장증’이라고 한다. 휴대폰 화면을 오래 보고난 후 생기는 눈 피로감도 디지털 눈 긴장증 증상 중 하나이다. 작은 휴대전화 화면을 집중해서 보려면 눈에서는 근거리를 보기 위한 조절이 계속 이루어져야 하므로 조절근 피로에 의한 조절 기능 저하가 생기고, 눈 깜빡임 횟수가 적어지면서 눈 표면의 눈물이 쉽게 증발되어 눈물층이 불안정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것이다.디지털 눈 긴장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정해놓거나 틈틈이 휴식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눈을 감고 쉬어주거나 원거리 물체를 보면서 조절근의 피로를 풀어주고, 필요한 경우 인공눈물 등 윤활제를 점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휴대전화 LED 화면에서 배출되는 청색광(또는 블루라이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 중 파장이 400~490 nm에 해당하는 푸른 빛을 청색광이라고 하며, 적색과 녹색 빛에 비해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크다.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크다 보니 청색광이 눈에서 각막, 수정체를 통과하여 망막에 도달했을 때 세포 손상을 일으켜 황반변성과 같은 망막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전자기기의 청색광이 황반변성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고 밝힌 연구는 이루어진 것이 없어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청색광은 전자기기 화면에서뿐만 아니라 자연의 태양빛이나 실내 LED 등에서 방출되는 양만 비교한다면 휴대전화 LED 화면보다는 태양에서 나오는 청색광 양이 훨씬 많다. 밝은 태양을 직접 바라보면 광독성으로 인해 망막질환이 생길 수 있는 것과 같이 강한 밝기의 LED 전구를 가까이서 직접 바라볼 때는 문제가 되겠지만 일반적인 휴대전화나 전자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으로 인해 황반변성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반면, 청색광이 우리 몸의 생체리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망막에는 사물의 형태와 색깔을 인지하는 시세포 외에 빛을 감지함으로써 생체리듬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시세포도 존재한다. 야간에 청색광을 쬐면 우리 몸에서는 햇빛을 받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켜,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억제되는 것이다.이지혜 교수는 “만약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전에 휴대전화를 보는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눈 피로감과 시력 흐림 증상 등이 계속된다면 정확한 눈 상태 점검을 위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백내장 수술 시, 나에게 맞는 '인공수정체' 따로 있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백내장 수술 시 삽입되는 인공수정체는 환자의 눈 상태, 생활방식, 직업 및 눈을 이용해 보는 패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수정체는 크게 단초점, 다초점, 난시교정 인공수정체 등으로 구분되는데, 그중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세분화되어 있어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이다. 백내장 치료법은 초기에는 복용약이나 점안액으로 급속한 진행을 예방해 볼 수 있으나 어느 정도 진행되면 결국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을 통해 혼탁이 발생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 수정체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인공수정체의 종류에는 크게 근거리나 원거리 시력 중 하나를 위한 단초점,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교정되는 다초점 및 난시교정 인공수정체가 있다. 기술의 발달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사용 시의 여러 가지 불편한 점들을 최소화해주고 있는데, 이와 같은 장점과 함께 인공수정체별로 특징이 있어 잘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근거리와 원거리 중 한 곳에 초점을 맞춰주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할 때 보통은 원거리를 잘 보이게 하고 근거리는 돋보기 착용으로 보완하게 한다. 근거리를 잘 보이게 했다면 원거리는 안경을 껴야 한다. 수술 후 빛번짐이 적고 수술 후 적응이 다소 빨라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망막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많이 권유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단초점의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대부분은 근거리와 원거리가 함께 교정되어 백내장뿐만 아니라 노안 치료에도 활용한다. 종류는 연속초점, 이중초점, 삼중초점 등이 있다. 단초점에 비해 돋보기나 안경 등의 보완이 필요 없지만, 렌즈의 빛을 초점별로 나눠 쓰기 때문에 몸 상태가 안 좋거나, 야간 활동 시 선명도가 떨어지고 빛번짐이 있을 수 있다.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거나 스포츠, 레저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따라서 단초점과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본인의 생활방식에 맞는 수정체를 잘 선택해야 한다.다초점 인공수정체 중 연속초점 인공수정체는 비교적 중간 및 원거리의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렌즈를 통해 볼 때 상이 흐려지는 현상인 색수차를 최소화해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비교했을 때 원거리 시력이 월등히 향상되며 야간 빛번짐 현상도 크게 줄여준다. 다만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서류나 컴퓨터 등을 집중적으로 볼 때는 얇은 돋보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을 보는 정도의 거리는 문제없다. 따라서 야간 운전 등 야간활동이 많거나 야외활동 등을 즐기는 환자들이 고려해 보면 좋다.이중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 원거리 모두 잘 볼 수 있지만, 중간거리의 선명도가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빛번짐이 걱정된다면 선택할 만하다. 삼중초점은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 시력이 모두 교정된다. 다른 다초점 인공수정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거리에서 서류, 컴퓨터 등의 근거리 작업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하지만 원거리 시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실내활동이 많은 환자에게 좋다. 이외에도 각막의 표면이 일정하지 않고 일그러져 생기는 난시를 교정하는 난시교정 인공수정체(다초점 토릭 렌즈)를 삽입하는 수술도 있다. 백내장과 난시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어, 백내장 수술 후 난시 교정용 안경을 착용하는 불편을 겪는 환자 또는 스포츠, 야외활동을 즐기는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미국 FDA에 따르면, 수술 후 97%의 환자가 난시안경 없이 볼 수 있다고 보고되어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김안과병원 백내장센터 권영아 전문의는 “인공수정체의 종류가 다양해서 환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인공수정체 결정만큼 중요한 것이 수술시기이므로 백내장의 진행 정도, 환자의 불편 정도 등을 고려해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과 정밀검진을 통해 신중히 수술시기를 결정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 여성 갱년기 ‘사추기’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자연에 4계절이 있듯 우리 몸에도 봄·여름·가을·겨울이 있다. 흔히 50세 전후 중년을 사추기(思秋期)라고 부른다. 인생의 봄에 해당하는 청소년기에 찾아오는 사춘기(思春期)에 빗댄 말이다. 실제로 이때는 사춘기처럼 신체, 정신, 환경적 변화가 한꺼번에 몰려온다.이 시기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폐경이다. 국내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만 49.3세(2018년)로 우리 나이로 대략 51세다. 임상적으로 월경을 규칙적으로 한 여성이라면 1년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폐경으로 접어드는 단계인 갱년기는 이보다 보통 3~4년 전에 시작된다.최세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갱년기는 여성에게 정신·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동반한다”며 “먼저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월경 양도 일정치 않을 수 있다. 또 열성홍조, 발한, 수면장애, 심계항진, 두통, 피로감, 우울, 기억력감퇴 등의 단어와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했다.◇여성 갱년기, 정신·신체적 변화 동반50세 전후부터는 월경도 끊어지고 주름살이 부쩍 늘며 질도 건조해진다. 성관계를 할 때 통증이 커 부부관계도 뜸해진다.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기 쉽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진다. 또 자신감을 잃고 우울해하기 쉽다.더불어 나이 50세를 기점으로 질병 발생이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50세 전후 폐경 초기엔 여성의 75%가 열성홍조와 야간발한을 경험한다. 50대 중반엔 급격한 기분변화, 기억력감퇴, 성기능장애 등을 겪다가 후반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치매 등이 나타날 수 있다.◇열성홍조·시력감퇴갱년기 여성은 갑자기 가슴부터 시작해 목·얼굴·팔에서 오한과 발한을 경험한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뇌 속에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술, 높은 실내 온도, 두꺼운 이불 등을 피하면 증상을 다소 개선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력이 점차 흐려지거나 안구가 쉽게 건조해지기 쉽다.◇우울증·건망증·무기력증갱년기가 되면 아무런 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 특히 이 시기는 자녀가 집을 떠나는 시기와 맞물려 더 심해지는데 미리 갱년기 증상에 대해 가족에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기억력이 떨어져 자주 깜빡하는 일이 생긴다. 이는 사람의 인지·기억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 많은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이는 등 떨어지는 기억력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질건조 = 갱년기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게 되면 질과 요로계도 영향을 받는다.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그 탄력성을 잃고 위축이 오게 된다. 호르몬 부족 상태가 계속되면 질은 더욱 건조해져 성관계 시 통증이 생기고 손상을 받거나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돼 자연히 부부관계를 피하게 된다.△요실금 = 폐경 후에는 에스트로겐 감소로 요로 상피가 얇아지고 탄력성이 감소되며 방광을 지지하는 조직의 이완으로 방광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이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밤에도 여러 번 일어나 화장실을 찾게 된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긴장성 요실금이 나타나고 요도염이나 방광염에 잘 걸리게 된다. 요실금은 평소 케겔운동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소변을 보다가 멈춘 듯 골반근육을 10초간 수축, 10초간 이완하는 운동을 하루 세 번, 1회에 50~80회 반복한다.△근육감소 =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부족해 근육량이 적은 편이다. 갱년기 여성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걷기, 등산, 수영, 요가 등을 추천한다.△심혈관질환폐경 전 여성은 동일연령의 남성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빈도가 3배 정도 낮다. 이는 에스트로겐이 보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게 되면 몸에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은 낮아지는 반면,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은 높아진다. 이러한 콜레스테롤 수치의 변화로 폐경 후에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즉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빈도가 남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다. 심혈관질환은 폐경기 여성의 중요한 사망원인 중 하나로 폐경 이후 여성의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암으로 인한 사망보다 거의 2배 많다.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식사, 금연이 필요하다.△골다공증 = 갱년기 증상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골다공증이다. 여성은 30세를 전후해 골밀도가 최고치에 달하게 되고 이후에는 서서히 감소한다. 그러나 폐경 전까지는 그리 심하지 않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는 폐경기부터는 약 5~7년에 걸쳐 동일연령의 남성에 비해 10배 정도의 골손실이 일어난다. 골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 대퇴부, 골반부, 장골 등으로 심하면 척추에 압박 골절이 생겨 요통이 생기고 신장이 줄어들거나 등이 굽기도 한다. 특히 전에는 미끄러지면 고작 멍이 들었을 정도도 엉덩이뼈가 부서질 정도로 약해진다. 대퇴부 골절은 사망률이 15~20%에 이른다.△치매 =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부족은 치매(알츠하이머질환)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 대한폐경학회는 폐경 후 10년 내 비교적 젊은 폐경 나이에 호르몬요법을 시작하면 치매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갱년기 건강관리가 이후 삶의 질 결정여성 갱년기 치료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만큼 부족해진 에스트로겐을 보충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초기 안면홍조, 발한, 수면장애 등은 먹는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질 점막이 얇아지고, 질이 좁아지며 건조해져 성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성욕도 떨어진다. 여성호르몬 질정이나 크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면 질 위축이 개선된다.최세경 교수는 “갱년기 장애가 심하다면 득실을 따져 호르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국내 여성 중에는 여성호르몬 치료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호르몬치료를 한다면 폐경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은 86.3세다. 인생의 겨울을 준비하는 사추기의 건강관리에 따스한 30여 년이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굿닥터]근본 치료법 없는 황반변성, 망막박리 환자에게 '핫라인' 개방해 빠른 대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의사의 목소리에 유독 의존하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의사의 얼굴을 또렷하게 볼 수 없거나 전혀 볼 수 없는 안(眼) 환자들이다. 그래서 안과 전문의는 더 친절하고 더 잘 소통해야 한다고 말하는 안과 권위자가 있다. 낮에는 환자들에게 의학용어를 쓰지 않는 ‘쉬운 의사’ 로,한 밤 중에도 수술하는 안과 의사, 직원들과 소통하는 부원장, 세상에서 가장 바쁜 의사 중 하나인 이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를 만났다. ◇황반변성, 조기에 치료해야 시력 보전 이 교수는 황반변성과 망막박리 같은 망막질환에 정통한 안과 전문의다. 요즘은 백내장수술의 노하우를 쌓기 위해 망막 쪽에 지원하는 전공의가 많다. 하지만 이 교수가 수련할 때만 해도 망막은 좀처럼 도전하지 않은 어려운 분야였다. 백내장은 재수술의 기회가 있지만 망막은 실패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실명의 위험이 따른다. 백내장수술이 맹장수술이라면 망막수술은 대장암수술에 비견할 만큼 힘든 수술이다. 망막질환 중 특히 황반변성은 언제든지 시력 소실이 발생할 수 있는 난치 분야라서 전문의의 세심한 관심과 빠른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이성진 교수는 황반변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눈 속에는 망막이라는 얇은 필름이 벽지처럼 발라져 있다. 망막의 뒤쪽 중심부에는 갈색소가 진하게 뭉쳐 있는 황색반점(황반)이 있는데, 이곳에 사물의 초점이 맺히게 된다. 황반은 색을 구분하는 원뿔모양의 시(視)세포 600만개가 모여 있는 0.5mm의 작은 점이다. 노화로 황반 바닥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이것이 산소공급을 방해하게 돼 황반이 서서히 손상되는 병이 황반변성이다. 더 진행되면 산소가 모자란 황반을 돕기 위해 반갑지 않은 신생혈관들이 생겨 웅크리고 있다가 출혈을 일으켜 황반부의 시세포를 망가뜨리게 된다”황반변성 환자는 신생혈관이 생기면 갑자기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문장의 글자 중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밝고 어두운 정도를 구분하는 능력도 점차 떨어지게 된다. 황반변성은미국과 유럽에서는 실명 1위 질환이고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의 실명 원인 1위 질환이다. 대부분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청장년층에서도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황반변성의 가장 큰 문제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것이다. 출혈의 원인이 되는 신생혈관을 제거하기 위해 최근에는 신생혈관생성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를 눈 속에 주사하는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지만, 약효가 사라지면 신생혈관은 다시 살아난다. 시력을 보전하는 길은 신생혈관이 생기기 전이나 생긴 직후 출혈을 일으키기 전에 빨리 주사를 맞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부분을 환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용어로 설명을 해 준다. “환자가 이 병을 잘 이해해야 눈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이 병은 자외선, 담배, 콜레스테롤, 고혈압과 같은 위험 요인을 피해야 한다.” 특히 이 교수는 본인에게 주사를 맞은 환자들에게는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고 언제라나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검게 가리는 증상이 생기면 아무 날이나 빨리 안과로 오거나 다른 문제가 있으면 직접 연락하라고 당부한다. 이 교수는 “빨리 주사를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이 나빠질 때 의지할 수 있는 의사가 곁에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망막클리닉 원스톱·온콜 시스템 갖춰망막박리 수술도 이성진 교수에겐 응급이다. 스승인 권오웅 세브란스병원 교수에게 망막수술을 배울 때부터 지켰던 원칙이다. 가능하면 당일에 수술을 해 주고, 늦어도 24시간 내 수술을 해 주는 것이 원칙이다. 당장 생명이 위급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서둘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이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눈을 뜨고 있는데 검은 커튼이 서서히 내려와 세상이 점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끔찍하겠어요? 정말 ‘암담한’ 상황이죠. ‘이렇게 실명이 되는 구나’하는 음악선생님의 망막박리 경험을 중학생 때 들은 적이 있어요. 선생님을 생각해서라도 수술을 한시도 늦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성진 교수는 한밤중에도 수술을 집도하는 게 다반사가 됐다.이 교수의 노력으로 2018년 6월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는 망막박리수술 1,000례를 기록했다. 당시 조촐하게 감사의 행사를 열었다. 이 교수의 스승인 권오웅 누네안과 병원장은 당시 “이성진 교수를 보면 망막박리 수술을 하고 싶다며,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온 환자를 당일에 수술을 할 테니 보내달라고 떼쓰던 때가 생각난다.”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망막박리수술 1,000례라는 큰 업적을 이뤘다. 한 사람이라도 더 잘 보게 하기 위한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격려했다.순천향대 서울병원은 1991년 온영훈 교수가 처음 망막진료를 시행했고, 2001년부터 이성진 교수가 24시간 내 응급 망막박리수술을 시작해 연간 30~40건을 집도해 왔다. 2010년부터는 연간 100건 이상의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1주일에 두 번은 망막박리로 야간 응급수술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이다. 이 교수의 40대는 그렇게 응급망막박리 수술과 함께 흘러갔다. 이 교수가 이끄는 망막클리닉은 현재 원스톱(One-stop)· 온콜(On-call) 시스템을 갖추고 24시간 응급수술을 시행한다. 병원 차원에서도 망막진료와 망막박리 응급수술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밤늦은 퇴근을 마다하지 않는다.이성진 교수는 일단 진료를 시작해 인연을 맺은 환자는 언제든 그와 연결되고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수술한 망막 환자라면 누구든 이메일 주소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번호까지 알려준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증상에 변화가 생겨서 궁금하거나 걱정이 되면 아무 때나 망설이지 말고 연락하라고 주문한다. 대학병원이라 전문의를 다시 만나는 절차가 까다로울 거라 생각했던 환자들은 이런 ‘핫라인(hotline)’을 개통한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이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 교수가 망막에 이상이 생겨 내원한 환자의 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굿닥터]침침한 눈이 백내장.노안 탓... 다초점 인공수정체 미세삽입술로 선명하게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모니터 등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눈의 조절근에 대한 긴장 역시 지속된다. 또한 모니터를 보면서 작업에 집중할 때는 눈 깜박임이 무의식적으로 줄어들어 건조해지거나 충혈 되기 쉽고 그만큼 눈에 쌓이는 피로도 상당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바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눈을 혹사시키고 있다. 때문에 시력 저하속도가 빨라졌을 뿐 아니라 노안이나 백내장 발병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백내장 명의 현준영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젊은 나이라 하더라도 갑자기 앞이 뿌옇게 보이고 눈이 침침하고 답답한 느낌이 있다면, 혹은 안경을 써도 잘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겹쳐 보이는 증상이 있다면 바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 이상 노인병 아냐 우리 눈 속에는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되는 투명한 구조물인 수정체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 변성이나 유해산소가 축적돼 이곳 수정체에 혼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못해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질환을 백내장이라고 한다. 흔히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질병이라고 알고 있지만, 외상,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 사용, 눈과 관련된 수술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녹내장, 포도막염과 같은 안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의 전신질환과 관련돼 발생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자외선이나 흡연, 장시간의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도 눈의 노화를 앞당겨 백내장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생활 행태가 젊은 층에서 백내장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와 무관 하지 않다고 말한다. 백내장은 시력저하(야간시력저하), 대비감도 저하, 빛 번짐, 겹쳐 보임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백내장이 의심될 때는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다른 질환은 없는지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연령과 관련해 발생이 증가하는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태어나면서 부터 수정체에 혼탁이 있는 선천백내장은 유전, 약물, 감염과 연관돼 나타난다. 때로는 다른 선천적인 문제와 함께 나타나기도 하지만 약 30% 정도는 그 원인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 또한 소아에서도 스테로이드 약물, 외상, 포도막염 등으로 인해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선천백내장이나 소아백내장은 조기진단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심한 약시를 유발하기 때문에 나이와 상관없이 수술이 필요할 경우가 많다.◇현미경 미세수술로 회복속도 향상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로 높은 숙련도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수술이다. 하지만 눈과 관련한 수술 중 가장 큰 발전을 이루기도 한 것이 백내장 수술이다. 예전에는 백내장 수술을 받게 되면 눈에 붕대를 감고 오랜 기간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당일 수술이 가능해졌고,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가장 큰 요인이 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의 발전이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백내장은 어느 정도 단단해져야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었던 만큼, 백내장이 충분히 진행된 다음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세절개창을 통해 초음파로 수정체를 부숴 흡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한다. 때문에 너무 딱딱해지면 오히려 수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또한 인공수정체의 발달로 인해 수술 절개 창의 크기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현 교수는 “과거에는 눈의 절반에 해당하는 6~9mm 정도를 절개했다면, 최근에는 2.2㎜ 정도만 절개한 후 수술을 한다”며 “수술 후 봉합 과정도 거치지 않아 회복 속도도 훨씬 빨라졌는데, 이러한 변화들이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실명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백내장 외 노안까지 동시에 개선 현 교수는 최근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다초점인공수정체 임상시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보통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 제거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데, 일반적인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다음에는 근거리의 사물은 돋보기를 쓰고 봐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하게 되면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등 초점을 두 세 개로 만들거나 초점의 범위를 넓혀 돋보기 없이도 근거리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노안으로 불편을 느껴 돋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 아직까지 노안이 오지 않은 사람, 난시나 각막혼탁 등이 없는 환자에게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백내장 수술이 과거에는 시력저하를 회복하는 것에 중점을 뒀었다면, 이제는 시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노안, 근시, 난시 등 다각적인 요인을 함께 교정해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때문에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눈 상태, 시력 요구도, 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가장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 졌다. 이미 백내장이 시작됐다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위험 요인을 줄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우선 흡연과 자외선 노출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눈 건강을 위한 간단한 노력들이 더해진다면 좋다. 현 교수는 “근거리 작업이나 업무를 할 때는 수시로 먼 풍경을 본다든지, 틈틈이 눈을 감고 휴식을 준다든지, 적절한 조명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 외에 좋은 습관은 가급적 눈에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눈병은 대부분 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만큼 눈을 만지지 않으면 눈병 위험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현준영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가 백내장 환자에게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현 교수는 “이미 백내장이 시작됐다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위험 요인을 줄이는 습관이 필요하다”면서 “먼저 금연과 함께 자외선 노출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