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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월간 맥짚기] 美서 K바이오 주목…알테오젠, 키트루다SC 출시 시점 가늠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6월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의약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무대에서 성과를 뽐낸다. 6월초 세계 3대 암 학회로 꼽히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를 시작으로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미국 당뇨병학회(ADA) 무대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전이 기대된다.또 6월에는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196170) 파트너인 MSD(머크)가 할로자임의 특허에 대해 제기한 ‘등록 후 특허취소심판’(PGR) 개시 여부가 결정된다.6월 제약·바이오 주요 일정.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美서 K-바이오 ‘주목’…비만치료제 총 출동가장 먼저, 6월 3일까지 열리는 세계 3대 암학회 중 하나인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항암제 개발사 뿐 아니라 의료 AI 기업 루닛까지 참가하면서 K-제약·바이오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ASCO는 환자 치료에 직접적이거나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데이터를 중시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매우 크다. 전임상 데이터보다는 후기 임상 데이터에 대한 발표가 주를 이뤄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실제로 지난해 ASCO에서는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최우수 연구결과로 선정됐고 이후 두 달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올해는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 이뮨온시아(424870), 대화제약(067080), 루닛(328130) 등이 ASCO에 참가한다. 먼저,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네수파립’ 임상 데이터 2건을 발표한다. 전이성 췌장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1b·2상과 자궁내막암 환자 대상 2상 연구 데이터다.이뮨온시아는 IMC-002 임상 1b상 초기 결과에 관한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다. IMC-002는 면역관문 단백질 CD47을 타깃하는 단클론항체다. LG화학은 미국 자회사 아베오(AVEO)를 통해 FDA 품목허가 받은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의 옵디보 병용요법 등의 데이터를 발표한다.대화제약은 경구용 항암제 리포락셀액의 유방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특히 해당 연구가 ‘초록 발표’(Oral Abstract Session)에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초록발표는 ASCO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발표 형식 중 하나로 꼽힌다. 제출된 수천건의 초록 중에서도 과학적 완성도와 임상적 중요성이 높은 연구라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다.루닛은 인공지능(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총 12편의 연구 데이터를 발표한다. 루닛은 일본 국립암센터(NCCE)와 공동진행한 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2(HER2) 양성 담도암 환자 대상 ‘엔허투’ 연구를 통해 HER2 발현 세포막 특이도가 환자의 치료 반응을 더 잘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AI를 활용한 세포막 특이도 분석 방식이 기존 방식보다 더 많은 엔허투 치료 반응 환자를 식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학회에서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어 6월 중순 열리는 바이오USA에서 주목할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USA에 12년 연속 단독부스로 참가하면서 CDMO 수주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년 바이오USA를 통해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23년에는 제5공장의 조기 가동 계획을 밝혔으며, 지난해에는 신규 CDO 플랫폼 ‘에스-텐시파이’(S-Tensify)를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올해는 또 어떤 소식을 투자자들에게 전해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첫 계약을 시작으로 지난 5개월 동안 공시기준 총 4건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누적 수주 금액 3조원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총 수주 금액이 5조4035억원이었는데, 5개월 만에 전년도 전체 수주 60%를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마지막으로 6월 2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당뇨병학회(ADA)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인 비만치료제 관련 각종 연구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번 학회에 총 출동해 기술수출 등 실질적 성과를 위한 초석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먼저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 후보 파이프라인 ‘HM15275’ 미국 임상 1상 데이터와 ‘HM17321’ 전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HM15275와 HM17321 둘 모두 경구용으로 개발되고 있다.HM15275는 GLP-1과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한 비만 치료 삼중작용제다.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비만대사 수술 수준의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며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중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안전성 결과 및 4주 내 비만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HM17321는 비만 치료와 동시에 근육 증가까지 기대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1 등 기존 인크레틴 계열이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며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 근육을 늘려 신개념 비만치료제로도 불린다. 올해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공개될 데이터에서는 근육의 감소 개선 또는 증가 여부 및 다른 비만치료제와 병용이 가능할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이어 디앤디파마텍과 인벤티지랩 역시 비만치료제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다. 디앤디파마텍은 ‘멧세라’를 통해 비만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한다. 멧세라는 지난해 3월 디앤디파마텍의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MET-002o’(DD02S), ‘DD14’, ‘MET-GGGo’(DD15), ‘MET-AMYo’(DD07) 등의 임상 개발 등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멧세라는 올해 ADA에서 MET-097o 임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장기 지속형 GLP-1 타깃 물질이다. 디앤디파마텍의 경구 펩타이드 기술 ‘ORALINK’와 장기 지속형 기술 ‘HALO’를 동시에 접목해 경쟁 제품 대비 낮은 용량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대량 공급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인벤티지랩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IVL3027’ 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포스터 발표한다.인벤티지랩이 최근 발표한 동물실험(비글) 결과에 따르면, IVL3027의 흡수율은 노보노디스크의 GLP-1 경구형 당뇨치료제 ‘리벨서스’의 전임상과 비교했을 때 73배 높다. GLP-1 계열 중 경구용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은 리벨서스가 유일한 상황에서 인벤티지랩은 리벨서스 대비 높은 흡수율과 주 1회 복용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수출을 위한 미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인벤티지랩 관계자는 “학회 이름은 ‘당뇨병 학회’이지만 같은 기전을 가진 비만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도 매우 많다”고 말했다.◇알테오젠 파트너 MSD, 할로자임 상대 PGR 개시될까알테오젠 파트너 MSD(머크)가 할로자임을 상대로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제기한 등록 후 특허 무효심판(PGR) 개시 여부는 6월 10일 안팎으로 결정된다. 이번 PGR 개시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키트루다SC’ 출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MSD는 알테오젠의 SC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개발명 ALT-B4)을 활용해 글로벌 1위 의약품 ‘키트루다’의 SC(피하주사)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과정에서 MSD는 할로자임의 ‘엠다제’ 특허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특허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PGR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MSD는 할로자임의 특허에 대해 지난해 11월 첫 PGR을 제기했으며, 올해 3월에는 할로자임이 이에 대한 예비답변서를 제출했다. 특허심판원(PTAB)은 MSD와 할로자임의 주장을 듣고 3개월 내 PGR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6월 내로 PGR 개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PGR이 개시된다는 것은 특허심판원이 할로자임의 특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대로 PGR이 개시되지 않았다면 할로자임의 특허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할로자임은 키트루다SC 제품 출시를 늦추기 위해 올해 하반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PGR이 진행 중이라면 법원이 이를 인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키트루다SC 출시는 문제가 없다. 반면, PGR이 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할로자임이 가처분 신청에 나선다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키트루다SC 출시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알테오젠 관계자는 “특허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다면 PGR은 개시된다”며 “할로자임이 특허 소송에도 나섰지만 해당 소송 재판관들은 PGR 결과를 보고 소송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알테오젠 파트너 MSD, 할로자임에 PGR 7건 ‘파상 공세’ 의미는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알테오젠(196170)의 파트너인 MSD(머크)가 할로자임을 상대로 특허 무효심판(PGR)을 연이어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MSD는 할로자임의 대응에 맞춰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MSD가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는 ‘키트루다SC’ 출시다. MSD는 올해 안으로 키트루다SC를 출시하겠다고 공표한 만큼 출시 시점이 미뤄지지 않도록 이후 추가적인 PGR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5일 미국 특허상표청에 따르면. MSD는 지난해 11월 할로자임에 첫 PGR을 제기한 데 이어 현재까지 총 7건의 PGR을 제기했다. PGR은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유·무효성을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서 다시 검토하는 특허 심판 제도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MSD는 할로자임의 특허에 대해 지난해 11월 2건, 12월 2건, 1월 1건, 2월 2건의 PGR을 제기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21일 PGR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MSD가 제기한 PGR 현황. (사진=미국 특허상표청)MSD가 가장 먼저 제기한 PGR은 지난해 11월 12일 미국등록특허번호 US 11,952,600(심판번호 PGR2025~0003)에 대한 것이다. 할로자임이 등록한 해당 특허는 ‘엠다제’(MDASE)로 불리며 기존 특허인 ‘인핸즈’가 포함하지 않았던 약 1000여개의 아미노산을 치환하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 특허들의 존속기간은 2032년 12월까지다.MSD가 다수의 PGR을 제기하는 것은 할로자임의 특허 보호 전략 때문이다. 할로자임은 최우선 출원에 기반해 등록료 납부 또는 출원 포기 전 단계인 ‘출원 계속’ 상태를 유지하다 경쟁자가 등장하면 그에 맞춰 권리범위를 만들어 출원하고 이를 등록 받아 경쟁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방어 중이다. 할로자임이 현재 등록 중이거나 심사 중인 미국 특허·출원은 총 20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MSD는 키트루다SC의 안정적 출시를 위해 알테오젠의 피하주사제형 플랫폼 ‘하이브로자임’에 사용되는 ‘ALT-B4’와 유사하거나 향후 할로자임이 특허 소송 근거로 삼을 수 있는 특허 여러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셈이다.알테오젠 관계자는 “MSD 입장에서 비유하자면 신발 안에 작은 돌멩이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며 “신발에서 돌멩이를 빼지 않아도 걷거나 뛰는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혹시 모를 상황 또는 성가신 부분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MSD의 PGR 제기, 언제까지?PGR이 신청되면 이후 PTAB은 특허권자에 그 사실을 알리고 3개월 내 예비 답변을 요구한다. 할로자임은 답변서를 통해 MSD 주장에 대한 반박과 PGR 신청 적법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MSD가 지난해 11월 초 PGR을 신청했기 때문에 3개월 뒤인 올해 2월, 답변서 준비 및 송달 시간까지 포함해 3월 초에는 PTAB에 할로자임의 답변서 도착이 예상된다.다만, 할로자임 답변 시점은 최대 3개월 가량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MSD가 지난달 말까지 제기한 7건이 PGR이 모두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할로자임이 해당 PGR건을 모두 병합해서 답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합 답변의 경우 마지막 PGR 제기 이후 3개월 내 제출하면 되는 만큼 이 경우 할로자임의 답변은 올해 6월로 예상된다.PTAB은 특허권자인 할로자임의 답변서가 도착하면 다시 3개월 내 PGR 신청을 받아들일지 결정한다. 이에 MSD의 PGR 심리는 늦어도 11월 안으로 시작될 전망이다.알테오젠 관계자는 “아직까지 할로자임이 병합해서 대응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라며 “별도의 이야기가 없으면 개별 대응이 기본 원칙인 만큼 곧 할로자임의 답변서가 도착할 것으로 예상 중”이라고 말했다.특히, MSD는 키트루다SC 허가 및 출시 시점을 고려해 더 이상의 PGR은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GR 진행 중 특허 침해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 법원은 침해 혐의 특허 유효성을 우선 확인하기 위해 PGR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소송을 진행하지 않는다. MSD는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MSD는 올해 말 키트루다SC 허가 및 출시를 예상 중인데, 이전에 PGR 심리가 시작되도록 해 특허 소송에 대한 리스크를 없앤다는 것이다.알테오젠과 MSD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할로자임의 특허 포기다. MSD가 7건의 PGR을 제기한 것도 할로자임이 특허를 포기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경우에 따라 ALT-B4에 특허 침해를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 특허 포기, 합의는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알테오젠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밝혔지만 다양한 루트를 통해 ALT-B4가 할로자임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MSD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특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특허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 알테오젠, 1550억원 RCPS 발행 성공...기관투자자들은 머크를 믿었다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알테오젠(196170)이 15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에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대거 참여하면서 코스닥 1등 업체인 알테오젠과 글로벌 파트너사 머크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번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면서 알테오젠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알테오젠 본사 및 연구소 전경 (사진=알테오젠)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4일 알테오젠은 155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43만4848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35만6433원이며, 납입일은 오는 19일이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 키움증권, LS증권, 한양증권, JB우리캐피탈, BN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케이비나우스페셜시츄에이션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 등 24개사다.알테오젠의 이번 RCPS 발행으로 오랫동안 주가 상승을 억눌러왔던 자금 조달 이슈가 해결됐다. 이번 증자는 알테오젠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구성됐음에도 24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CB 대신 RCPS 발행, 2% 할증까지…그럼에도 흥행한 이유?당초 알테오젠은 자금조달 방식으로 전환사채(CB) 발행을 고려했다. 이후 전환우선주(CPS)로 조정했다가 최종적으로는 RCPS 발행을 택했다. CB가 일정한 조건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주식 관련 사채라면, CPS와 RCPS는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는 우선주로 전환주식에 속한다. 따라서 회계상으로 CB는 부채, CPS와 RCPS는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기업의 부채비율을 늘리지 않는다.알테오젠이 최종적으로 RCPS 발행을 결정한 이유는 지분 희석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RCPS는 전환 조건을 조절해 일정 기간 주식 전환을 막거나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RCPS를 발행한 것은 최대한 기존 주주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RCPS는 CB보다 발행하는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선 불리한 점이 많다. CB는 채권이기 때문에 이자가 지급되지만 RCPS는 대신 배당을 지급한다. 문제는 이사회 결정에 따라 배당이 제한될 수도 있기 때문에 배당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CB는 만기가 되면 원금 회수가 가능하지만 RCPS는 기업이 상환을 거부할 경우 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뿐만 아니라 이번 증자에서 신주발행가액은 35만6433원으로 기준주가(34만8370원) 대비 2.3% 할증됐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특허 관련 이슈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알테오젠의 성장과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베팅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특허 이슈에도 향후 성장에 베팅…“빅파마 머크 믿고 투자”알테오젠의 추가 기술이전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알테오젠은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물질이전 계약(MTA)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빅파마만 해도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등 쟁쟁한 곳들이다. 빠르면 올해 1분기 내 새로운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나 길리어드랑 곧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알테오젠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앞서 알테오젠은 지난해 11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사용된 제형 변경기술이 경쟁사 할로자임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라시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곧 머크가 할로자임에 엠다제(MDASE) 관련 특허에 대해 등록 후 특허취소심판(PGR)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또 하락했다. 한때 45만원선까지 올랐던 알테오젠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20일 27만4000만원까지 떨어졌다.기관투자자들은 머크가 알테오젠 대신 할로자임과 대리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알테오젠의 지원군인 머크를 믿고 이번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은 코스닥 1등 기업으로 이미 검증된 기업”이라며 “글로벌 빅파마인 머크가 파트너사인데다 할로자임 특허 이슈도 머크가 대응하고 있지 않나. 사실상 머크를 믿고 투자한 것”이라고 언급했다.◇알테오젠, 빅파마로 도약할 실탄 마련…조만간 L/I 나설까이번 자금 조달으로 알테오젠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우선 알테오젠은 550억원을 공장 설립에 투자하면서 위탁생산(CMO) 업체에 맡겼던 플랫폼 ‘ALT-B4’(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으로 생산할 공장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빅파마가 요구한 물량이 크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자체 생산을 통한 수익성 제고도 기대되는 측면이다.또 다른 포인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1000억원을 운영자금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본사 이전을 하는데 들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1000억원은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신규 물질을 기술도입(라이선스인)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자금적 여유가 생기면 임상 1~2상 단계의 물질을 라이선스인해 개발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파이프라인 인수나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알테오젠 관계자는 “라이선스인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로 실행하게 되면 차차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 알테오젠-MSD 특허취소심판, 내달 내 할로자임 답변…‘명시성’이 핵심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알테오젠(196170)과 협력 관계인 글로벌 제약사 MSD(머크)가 미국 바이오 기업 할로자임테라퓨틱스(이하 할로자임)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 무효심판(PGR)에 대한 법적 검토가 내달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MSD의 PGR에 따른 할로자임의 답변서가 곧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알테오젠의 SC제형 변경 플랫폼 ‘하이브로자임’(개발명 ALT-B4)을 통해 제품을 개발 중인 MSD는 할로자임의 특허에 대해 “광범위한 특허 청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할로자임의 청구항 등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지가 법적 논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22일 알테오젠 등에 따르면 할로자임이 MSD의 PGR에 대해 작성한 예비 답변이 2월 내로 PTAB에 도착한다.PGR은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유·무효성을 PTAB에서 다시 검토하는 특허 심판 제도 중 하나다. PGR이 신청된 이후 PTAB은 특허권자에 그 사실을 알리고 3개월 내 예비 답변을 요구한다. MSD가 지난해 11월 초 PGR을 신청했기 때문에 3개월 뒤인 올해 2월 초에는 할로자임이 PTAB에 답변서를 제출해야한다. 할로자임은 답변서를 통해 MSD 주장에 대한 반박과 PGR 신청 적법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특허권자인 할로자임의 답변서가 도착하면 PTAB은 다시 3개월 내 PGR 신청을 받아들일지 결정하고, 신청이 받아들여진 이후 1년 이내에 심리가 종료된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늦어도 2026년 5월에는 결론이 나오는 셈이다.알테오젠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특허권자의 답변서가 보내진 뒤 해당 문서가 전달 및 도착하는 시간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2월 중순 정도에는 할로자임의 답변서가 미국 특허심판원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미국(연방)법전 제35편 특허 제112조◇특허 명세서 ‘상세한 설명’이 포인트MSD는 할로자임이 엠다제(MDASE) 특허 명세서 이 외 효과를 예측할 수 없는 범위까지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엠다제의 특허 적용 대상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지나치게 광범위 하다는 것이다.미국에서 진행 되는 특허 소송은 ‘미국(연방)법전 제35편 특허’를 근거로 한다. 해당 법전은 발명의 유용성(101조), 신규성(102조), 자명성(103조), 상세한 설명(112조)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MDS에 따르면 할로자임의 특허는 상세한 설명이 부족한 만큼 112조 ‘상세한 설명’에 대한 법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112조는 특허 출원 시 명세서 작성에 대한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주로 명세서의 충분성을 확보하고, 발명이 실제로 존재하고, 실현 가능함을 입증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발명의 범위가 정확히 무엇인지를 설명해 특허권자가 발명에 대해 얼마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MSD의 소송 대상인 ‘엠다제’는 할로자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여러 분야에 응용하기 위해 만든 포괄적 특허다. 기존 특허인 ‘인핸즈’가 포함하지 않았던 약 1000여개의 아미노산을 치환하는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인핸즈는 특허가 미국에서 2027년, 유럽 2029년 만료되지만 엠다제는 아미노산을 치환하는 방식으로 미국 특허 기간을 2034년까지, 미국 외 국가는 2032년까지 늘렸다.이와 관련해 김선아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할로자임이 등록한 미국 특허(US 11,952,600) 권리 범위 요소 중 일부는 명세서에서 주요한 변이로 설명하지 않았다”라며 “권리범위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특허는 최초 출원시 의도대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점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권리범위로 등록된 특허며, 매우 넓은 권리범위를 갖고 있는 만큼 공격 받을 수 있는 요소는 더 많을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실제로 과거 암젠은 사노피가 항체 관련 특허를 침해 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당시 법원은 암젠의 특허 명세서에 항체 관련 명확한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사노피의 손을 들어줬다.이어 미국(연방)법전 제35편 103조에 명시된 ‘자명성’ 측면에서도 법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모두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PH20’ 효소를 기반으로 한다. 이 중 할로자임의 특허는 PH20의 변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변이 자체가 이미 공개된 기술로부터 착안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김선아 연구원은 “특허분쟁에 임하는 할로자임의 태도는 아직 심사 중인 출원의 등록 현황과 PGR이 제기된 특허 보정 등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할로자임이 MSD의 무효심판에 대응하기 알테오젠의 플랫폼 기술 ALT-B4에 침해를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화 아직인데...셀트리온, 지속 투자 이유는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기술 및 파이프라인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마이크로바이옴이지만, 신약 최초 출시 이후에도 관련 기업들의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매년 마이크로바이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미생물 생균 치료제 개발 기업 바이오미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공동 개발을 위한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지분투자 계약은 시리즈 A(Series A) 투자를 통해 바이오미가 보유한 다제내성균감염증 치료 신약 후보 균주 ‘BM111’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향후 결과에 따라 신약에 대한 권리나 수익을 배분하는 것이 골자다.셀트리온은 지난해 바이오미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BM111 효능 검증에 나선 바 있는데, 어느 정도 효능을 확인한 만큼 지분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에는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에이치엠파마(HEM Pharma)에 약 10억원을 투자했고, 기술이전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2월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스와 경구형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에는 고바이오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과민성대장증후군,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후 계약이 만료됐지만 연장해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이다.지난달 27일 홍콩 현지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성장 동력으로 ADC, 다중항체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을 언급했다.(사진=파이낸스스코프)◇문제는 개화 안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셀트리온 의중은셀트리온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신약을 꼽고 있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모탈리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 다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이 매번 언급되고 있다. ADC와 다중항체 분야 역시 마이크로바이옴처럼 다양한 기업과 공동개발 계약 및 지분투자 등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달 홍콩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IR)에서 “ADC 신약과 다중항체 다음으로 마이크로바이옴, mRNA, 펩타이드 순이 될 것”이라고 말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들여다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의 경우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지만, 고대하던 신약이 출시됐음에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해 페링 파마슈티컬스가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리바이오타’를 상용화했고, 세레스 테라퓨틱스가 경구용 치료제 ‘보우스트’를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부진한 매출과 또 다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임상 개발 부진이 겹치면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관계자는 “기대했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시된 신약 외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의 성과가 없었던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은 그 어떤 신약보다 가장 앞서나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의 R&D 기술력에 가능성 있는 파이프라인이 확보된다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외에도 다양한 신약 모달리티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단계”라며 “당장은 ADC와 다중항체가 메인이고,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파트너 기업과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마이크로바이옴, CDRMO 활용 가능성도셀트리온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신약뿐만 아니라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CDMO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 회장은 홍콩 투자자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셀트리온 CDMO 사업은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mRNA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고,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CRDMO는 임상시험수탁(CRO) 및 위탁개발생산(CDMO)을 포함, 약물 발굴부터 연구. 제조까지 원스톱 의약품 개발 서비스를 뜻한다. 글로벌 CDRMO 시장은 2023년 1970억 달러(약 275조원)에서 연평균 9.1% 성장해 2028년 3020억원(약 422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한국에 20만ℓ 생산시설과 필요시 해외에 생산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위탁생산 또는 위탁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CDMO 시장은 2021년 4180만 달러(약 555억원)에서 2028년 3590만 달러(약 8444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기업 중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에 나선 곳은 미국 리스트랩을 인수한 지놈앤컴퍼니(314130)와 마이크로바이옴 CDMO 전용 설비를 구축한 종근당바이오(063160), 네덜란드 CDMO 기업 바타비아를 인수한 CJ제일제당(097950) 정도다.마이크로바이옴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 임상 물질 생산 수요는 연평균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CDMO 생산시설은 공급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제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알테오젠,비독점 전략으로 대박...큰 수익은 이제부터[기술수출 대해부]④
- 기술수출 대해부는 의약품 기술수출 양적 측면 및 계약 상대방 분석을 통한 질적인 측면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 특히 여러 차례 기술수출을 성공한 제약 바이오사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 이들 기업의 기술 경쟁력, 경제적 이익, 글로벌 브랜드 밸류 그리고 연구개발 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분석했다. 기술수출 이후의 임상단계 진전과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 가능성, 기대 수익에 대한 해부는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에 있어 중요한 통찰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취재는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지원했다.[편집자]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10년 후에 어떤 기술이 나올지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비독점 방식의 기술수출 전략을 택한 이유입니다.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항체 등 다양한 기술에 접목하고,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의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입니다.”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연말 모임에서 박순재 알테오젠(196170) 대표는 성공적인 기술수출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전 유성구에 자리한 알테오젠 본사 전경. (사진=알테오젠)◇후발주자이지만 차별화된 기술수출 전략으로 약점 극복그의 말처럼 알테오젠은 세계적으로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의 후발주자이지만, 차별화된 기술수출 전략으로 약점을 극복해냈다. 이는 2014년 코스닥 상장 당시 1451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나드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알테오젠의 정맥주사(IV) 의약품을 SC 제형으로 바꿔 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원천기술에 대한 수출 계약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알테오젠은 2019년 포함한 최근 6년간 지난해를 제외하고 ALT-B4에 기반해 매년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이달까지 무려 3건이나 글로벌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주요 협력사들로 머크(MSD), 산도즈, 다이찌산쿄 등이 포함돼있다. 누적 기술수출 실적은 62억 5000만 달러(약 8조 8000억원)에 달한다. 미공개 내역과 제품 매출의 일정비용을 받게 되는 로열티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이들 계약 대부분이 비독점 방식의 기술수출로 이뤄졌다. 알테오젠이 세상의 주목을 받기 전까지 사실상 관련 시장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의 독주체제였다. 세계 최초라는 프리미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로자임의 SC 약물 전달 기술로는 생체 효소 기반의 인간 히알루니다제인 ‘rHuPH20’을 활용한 SC 약물 전달 기술 ‘인핸즈’가 있다. 다케다, 화이자, 존슨앤존슨, 애브비, 일라이 릴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과 SC 제형 플랫폼 기술 협력도 대부분 계약이 타깃 독점 형태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할로자임과 알테오젠뿐이다. 할로자임의 관련 기술에 대한 최초 출원은 2003년이다. 최초 출원만 따지면 알테오젠이 15년가량 늦다. 알테오젠은 ALT-B4에 대한 최초 출원을 2018년에 했다. 하지만 최근에 할로자임이 이렇다 할 빅딜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독점 방식의 계약이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항체치료제가 중심이었던 당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과 시장 개척자로서 당시 할로자임의 독점 전략을 틀렸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계약들이 할로자임의 기술수출 확장성을 떨어뜨리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할로자임은 상황이 불리해지자 최근 알테오젠과의 전장을 특허 부문으로 바꿨다. 추가 기술을 더해 특허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의 기술수출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발간된 미국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사용된 제형 변경기술(ALT-B4)이 할로자임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머크는 이를 2020년 알테오젠으로부터 기술이전받은 바 있다. 양사 간 총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43억 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 현재 머크는 알테오젠을 대신해 할로자임과 대리전을 하고 있다. 최근 엠다제 특허에 대해 ‘등록 후 특허취소심판’(PGR)을 미국 특허청(USPTO)에 제기했다. PGR은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의 유·무효성을 특허심판원(PTAB)에서 다시 검토하는 특허 심판 제도 중 하나다. 앞서 할로자임은 변이체 엠다제(MDASE)에 대한 특허를 냈으며, 이 특허는 2034년에 만료된다. 박 대표는 “몇 년 전에 (소송을) 할 수도 있었지만, 할로자임이 광범위한 특허를 갖고 있어 전략적으로 판단했다”며 “(엠다제의) 특허가 잘못됐다는 확실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일환 기자)◇성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온다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의 성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MSD와 개발한 ‘키트루다 SC’를 시작으로 성과가 속속 베일을 벗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MSD는 키트루다 SC의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해당 임상은 IV와 SC 제형 키트루다를 비교하기 위해 진행됐다. 임상 결과 1차 평가변수인 약동학(PK)을 충족하며 키트루다 SC가 IV 제형과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2차 평가지표인 효능과 안전성도 모두 양호했다. 세부적인 분석 결과는 추후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MSD는 이번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파트너사가 알테오젠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알테오젠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의 주인공이 될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키트루다는 주요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PD-L1 바이오마커를 타깃하는 면역항암제다. 지난해 연매출 250억 달러(약 35조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매출 1위에 등극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올해 연매출은 300억 달러(약 4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MSD는 2028년까지 기존 키트루다 IV에서 키트루다 SC로 50%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알테오젠이 장기적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판매 로열티를 수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조리 그린 MSD의 글로벌 임상개발 책임자(수석 부사장)는 키트루다 SC의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 발표 당시 “2~3분 만에 투여 가능한 SC 제형은 환자 편의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환자와 의료계 종사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전 세계 규제 당국과 이러한 결과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이이찌산쿄의 ADC 항암제 ‘엔허투 SC’ 개발도 알테오젠의 몸값을 키우고 있다. ADC를 SC 제형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이다. 업계에서는 엔허투 SC의 로열티가 키트루다 SC보다 높을 것으로 분석한다. ADC의 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엔허투 SC의 비열등성을 입증할 임상 1상은 내년 개시돼 2028년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엔허투 SC 상용화 후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알테오젠이 1조원 이상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엔허투의 지난해 매출은 25억 7000만 달러(3조 4600억원)를 기록했다. 2029년 예상 매출은 100억 달러(약 14조원)에 이른다.알테오젠 관계자는 “이밖에도 현재 5~6곳의 빅파마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한 상태로 기술이전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MSD와 협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이들 계약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사진=알테오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