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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장근로 '주 12→10시간'으로…국민 마음 얻어 노동개혁 되살려야”[ESF2023]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이 ‘주 69시간제’라는 늪에 빠졌다. 일자리 개선, 정년연장 등 산적한 노동현안은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과로사 조장’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청년 등을 비롯한 근로자들의 반발만 사고 말았다. 정지원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노동·연금 등 3대 개혁은 타이밍과 아젠다가 맞다”면서도 “다만 풀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 다툼과 혼선이 있어 생각했던 것만큼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지원 율촌 상임고문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정부와 여당은 입법기관인 국회의 여소야대 상황이 걸림돌이 됐다며 탓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노동개혁안을 담은 법안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주 69시간제’ 논란 이후 노동개혁은 ‘그대로 멈춰라’다. 현장에서는 노동개혁이 가능할까에 대해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어디서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을까?◇ 노동개혁 불씨 살릴 묘책은노동개혁 과제는 크게 3가지다. 근로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 노사법치주의다. 정지원 상임고문은 “근로시간의 경우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과제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임금체계 개편의 경우 오래 일할수록 보수가 높은 구조인 ‘연공제’를 직무성과급제로 개편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런데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근속연수가 짧아 이들에게 임금체계 개편은 사실상 먼 나라 이야기에 가깝다. 노사법치주의도 그동안 노조에 면죄부를 줬던 것을 앞으로 정부가 법대로 해나가겠다는 것인데 현재 근로자의 노조 가입률은 14%에 불과하다. 전체 근로자를 아우르지 못하는 의제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 근로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당초 정부의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근로자들이 1주일에 52시간까지만 일하게 한 현행 제도를 바쁠 땐 최대 69시간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대신 장기 휴가 등을 이용해 쉴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특히 ‘주’ 단위의 연장근로 단위를 노사 합의를 거쳐 ‘월·분기·반기·연’으로도 총량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분기 연장근로시간은 현재 156시간에서 140시간으로 10%가 줄어든다. 반기로 보면 312시간 연장근로 해야 하는 것이 250시간으로 20% 줄어든다. 연간으로 보면 30% 정도 연장근로 한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하는 것 아니냐”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정 상임고문은 “근로시간 제도를 세련되게 만드는 과제인데, ‘유연화’라는 이름을 가져오면서 장시간 근로에 면죄부를 주는 것처럼 비치고 말았다”며 “정책 입안자는 억울하겠지만, 설명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일은 늘어나고 정당한 보상은 받지 못할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정 상임고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이 현실적으로 다름에도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다 보니 근로시간 칸막이를 없앤 혜택이 대기업과 공공기관 근로자에게만 쏠리는 게 아니냐는 상대적 박탈감도 (69시간제 반대에) 담겨 있다는 걸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원 율촌 상임고문이 2023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 릴레이 인터뷰에서 노동개혁에 불씨를 살릴 방법에 대해 제안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일단 윤석열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라며 보완을 지시한 상태다. 정 상임고문은 “연장근로를 더 줄일 수 없을까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더 논의해야 한다”며 주 12시간 연장근로시간 단축안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봤다.연장근로 주 12시간은 1953년 근로기준법이 처음 제정된 이후 70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주 6일 근무제여서 소정근로시간 주 48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이 적용돼 주 60시간이 일반적이었다. 이후 소정근로시간은 1989년 44시간, 2003년 주 40시간에 단축됐지만, 연장근로시간 만큼은 12시간이 변함없이 유지됐다.정 상임고문은 “아마도 주 6일을 적용해 하루 2시간씩 연장근로시간을 산정해 1주에 총 12시간까지를 연장근로가 가능하다고 본 것 같다”며 “그렇다면 주 5일제인 현 상황에선 연장근로시간도 주 10시간으로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를 적용하면 연장근로시간을 한 달에 8시간, 1년 96시간이나 줄일 수 있다. 정 고문은 “연장근로시간 축소에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 관심이나 MZ세대의 수용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꺼져가는 노동개혁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 인구 감소…女 일자리 유지가 답 정부가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인구감소에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50년 대한민국 인구가 약 4577만1000여 명으로, 지난해(약 5181만 6000여 명)보다 11.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2050년 생산가능인구는 2398만4000여명으로, 지난해보다 34.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인구감소 속도가 총인구 감소보다 약 3배 빠른 것이다.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비중이 1% 감소하면 GDP는 0.59% 줄어드는데 2050년 대한민국의 GDP는 2022년 대비 28.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 노동구조 대수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정 상임고문은 노동개혁을 통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고령자와 여성이 다시 일터로 복귀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출산과 육아가 일하는 여성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고문은 “워킹맘이 계속 일할 수 있는 노동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경력단절 후 다시 일터에 복귀시키는 것보다 유지하게 해주는 게 더 쉬운 방법”이라고 짚었다.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질수록 출산율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스웨덴은 경단녀 근절을 위해 공보육제도 정비, 자녀양육부담 경감 등을 중점 추진해왔고 여성 경제활동참여율을 2021년 80.8%까지 끌어올렸다. 출산율도 2020년 1.66명으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여성이 사회활동을 유지하면서도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경력단절을 우려한 결혼· 출산 기피를 없앤 것이다. 참고로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59.9%다. OECD 국가 중 31번째다.그는 “여성 근로자 확보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며 “모성보호 차원에서 근로시간 단 축 등 정부 정책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 버스노선이 하나 생기는 것까지 이뤄져야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모두가 참여한다면 작은 해법을 하나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노동개혁을 만들어가기 위해선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봤다. 지금까지 노동개혁을 주도해온 것은 정부였다. 1996년 김영삼정부 이후 크고 작은 총 6번의 노동개혁이 추진됐다. 근로자 파견제 도입·시행, 기간제 도입, 복수노조 전면 시행, 주 52시간제 시행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번이 정부주도의 7번째 노동개혁이다. 정 고문은 “우리나라 노동개혁은 현장 목소리가 위로 닿는 바텀업(상향식)이 아닌 정부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노동과제를 선정하고 전문가를 통해 솔루션을 찾아가는 탑다운(하향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노사가 유불리에 따라 찬반 논쟁을 벌이며 절반의 결과를 얻는데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제를 발굴하고 바텀업방식으로 노동개혁과제를 발굴 추진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국민 공감대가 더 잘 만들어질 수 있다”며 “생산자가 잘 만들었다고 만족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지원 율촌 상임고문이 2023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 릴레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정지원 상임고문은△경북 영천 △영남대 학사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사 △행시 34회 △주미합중국대사관 노무관 △고용노동부 대변인 △대통령비서실 노동비서실 선임행정관 △근로기준정책관 국장 △노사협력정책관 국장 △부산고용노동청 청장 △현 법무법인(유) 율촌 상임고문
-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 70억 규모 재해구호사업 나선다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가 위해 재난취약계층과 재난피해지역을 집중 지원하는 총 70억원 규모의 종합 재해구호 사회공헌사업에 나선다.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는 25일 행정안전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와 재해구호분야 민관협력을 위한 사회공헌사업 협약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송필호 전국재해구호협회 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협약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손해보험협회)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는 25일 행정안전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재해구호분야 민관협력을 위한 사회공헌사업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는손해보험의 사회적 책임 실천과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의체로 협회 및 19개 손해보험사 대표이사로 구성됐다. 3개 기관은 재해구호 분야에서 각 기관의 전문성에 기반한 공동 협력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재난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재난 발생시 조속히 생활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 사업은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가 올해 3월 취약계층 지원 등을 위해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한 대형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3년간 총 7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이번 기금은 집중호우 피해 예방을 위한 차수막 설치, 이재민들을 위한 임시주거시설(희망하우스) 제공, 재난취약지역 풍수해보험 가입 지원 사업 등 재난 예방부터 복구까지 지원하는데 활용될 예정이다.행정안전부는 재난발생시 재해구호 상황을 총괄하며, 침수위험 지역 및 대상자 선정 등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제공, 행정지원 등 협조 및 지원에 나선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사업수행 기관으로 임시주거시설 제작 지원, 집중호우 피해 예방을 위한 침수예방시설 설치 지원, 재난 취약계층 풍수해보험 가입 지원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정지원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 의장은 “최고의 안전대책은 예방이지만 재난이 발생한다면 현장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복구지원에 손해보험업계가 앞장서겠다”라며 “이번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에는 매년 반복되는 집중호우로 인한 재난 피해가 줄고, 이재민들이 조속하게 안전한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번 종합 재해구호 사회공헌사업과 같이 손해보험 본연의 역할과 특색을 살린 취약계층 지원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지속 발굴·추진해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저출산 위기극복을 위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눈물빼는' 로맨스물…카카오웹툰 ‘바니와 오빠들’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카카오웹툰 ‘바니와 오빠들’뻔한 로맨스 물인줄 알았다가 나도 모르게 ‘풉’ 소리를 내며 웃었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창의적인 드립. 상황은 너무나 판타지스럽지만 여주인공의 모습은 극현실적. 현실성과 판타지가 ‘반반’ 묻어있다고나 할까. 이처럼 절묘하게 줄타기를 하니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된다. 카카오웹툰 ‘바니와 오빠’들 이야기다.사실 이 웹툰 카카오 진영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2019년 9월 첫 연재를 시작해 카카오웹툰내에선 꾸준히 팬덤을 모아왔다. 누적 조회 수만 1억5000만회 이상이다. 카카오웹툰의 대표 로맨스 웹툰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실제로 감상해보니 그럴만 했다. 요새 수많은 로맨스 판타지만 봐왔던 기자에게 상당한 웃음과 재미를 던져줬다.배경은 캠퍼스다. 20대의 첫 연애를 끝낸 여주인공 ‘바니’가 꽃미남 5명을 만나 엮이는 로맨스를 그렸는데, 그저 그런 뻔한 전개가 아니다. 이유는 주인공의 태도에 있다. 바니는 극중에서 ‘감히 자신이 이 꽃미남들과 로맨스로 엮일 일이 없다’는 철학 하에 철저하게 자신을 부정하는데, 현실 속 독자들이 공감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이처럼 철저히 자신을 부정하다가, 즉시 꽃미남들과의 만남을 망상하는 바니. 우리도 이런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거다. 잘 생긴 남자나 예쁜 여자가 자신한테 관심을 보일 때 ‘나한테 이성감정은 없을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며 망상하는 경험. 부끄럽지만 기자는 있다. 극중에서는 5명의 꽃미남 황재열, 정지원, 강현오, 박경휘, 조성훈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매력이다. 건장한 체대생부터 같이 수업을 듣는 미대 오빠.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많은데 이중에서도 가장 매력있는 건 주인공 바니다. 언제나 밝고 씩씩하며 드립력(?)도 충만하다. 극의 유머코드와 로맨스코드를 동시에 갖고 있다. 작화도 깔끔하고도 화려한 스케치로 호평을 받는다. 지루한 구간 자체가 없다. 중간중간 작가의 유머코드가 빛을 발한다. 여기에 각양각색 등장인물들과의 섬세한 로맨스 스토리 라인도 잘 꾸렸다. 장수 웹툰이 될 만한 모든 것을 갖춘 작품이다. 한편, ‘바니와 오빠들’은 앞서 가수 백아연, 임슬옹, 유승우, 양다일 등 유수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웹툰 OST 음원을 차례대로 공개한 바 있다.
- [이모저모]"한·베 금융 협력 마중물 기대"···열기 뜨거웠던 IBFC 개회식
-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유은실, 박순엽 기자] “지난 2019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에도 참석했는데 이렇게 다시 오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그 사이에 한국과 베트남은 더 긴밀한 협력관계가 된 것 같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향후 양국의 디지털 금융 환경과 상호 협력을 통한 성장 가능성 등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한국 카드사 직원)[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이 16일 베트남 인터컨티넨탈 하노이 랜드마크72에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컨퍼런스(IBFC)’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베트남이 여는 디지털금융, 혁신 그 이상을 넘어’란 주제로 열린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컨퍼런스(IBFC)’는 디지털금융의 혁신 방향 및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을 점검하며 금융, 산업, 문화,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가 4년 만에 베트남에서 막을 올렸다. 16일 열린 IBFC 개회식엔 한국·베트남 경제·금융권, 학계, 정부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이번 IBFC는 디지털금융 혁신과 협력을 점검하는 자리인 만큼 참가자들은 ‘디지털 금융 혁신 파트너’로서 성장할 양국의 관계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이날 열린 행사엔 곽재선 KG·이데일리 회장, 오영주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이익원 이데일리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강영구 한국화재보험협회장 등 국내 금융협회장들이 모여 자리를 빛냈다. 유광열 서울보증보험(SGI) 대표, 허창언 보험개발원장, 안철경 보험연구원장 등 국내 보험업계를 이끄는 리더들의 참석도 눈에 띄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자리했다.베트남에선 응우옌 킴 아잉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와 쩐 주이 동 기획투자부 차관이 참석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 역할을 하는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참석해 건배사를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박항서 전 감독은 이날 환영 만찬 건배사를 통해 “저희가 2018년도 U-23 중국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을 때 ‘최선을 다했으니 고개 숙이지 마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어떤 태도를 가지느냐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또 “오늘 이 컨퍼런스를 통해 분명 양 국간 금융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이 자리가 한·베 금융 발전에 첨병이자 핵심의 시작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이번 행사의 키워드는 ‘디지털 금융 혁신 파트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디지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베트남에서 참석한 관계자들 모두 디지털을 통로로 양국간 경제·금융 협력이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베트남 주재 한국 금융사 관계자는 “4년 만에 베트남과 한국의 경제·금융 상황을 조망하고 전망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 기쁘다”며 “베트남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는데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마중물을 삼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늘 제12회 IBFC 개막 “한-베 디지털금융, 혁신 그 이상을 넘어”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이데일리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여는 제12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의 서막이 16일 열린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 교류가 재개되면서 지난 2019년 이후 4년만에 다시 베트남에서 여는 이번 IBFC는 ‘한국-베트남이 여는 디지털금융, 혁신 그 이상을 넘어’를 주제로 진행한다. ‘세계의 공장’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한국의 제1 협력 파트너다. 두 나라는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대(對)베트남 교류 및 투자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금융의 혁신 방향 및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 등을 점검한다. 아울러 금융, 산업, 문화,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찾고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첫날 개회식에는 한국에서 이명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등이 참석한다. 베트남에서는 팜 띠엔 중 중앙은행 부총재와 쩐 주이 동 기획투자부 차관을 포함해 레 반 끄엉 국가금융위위원회(NFSC) 대표, 레 꽁 디엔 증권위원회(SSC) 국장, 응우옌 탄 롱 증권거래소(VNX) 이사회 의장 등 200명 안팎의 양국 경제·금융·산업 부문 각계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다.오프닝 세션에서는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이 두 나라의 디지털 금융혁신 파트너십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둘째날 기조연설은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레 아잉 중 베트남 중앙은행 결제국 부국장이 각각 한-베 경제·금융 발전 방안과 베트남 디지털금융 정책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 이어 금융 및 정보통신기술(ICT) 세션을 통해 은행의 디지털 혁신 방안, 현지 금융기업들의 디지털 전략 및 양국 협력 방안, 핀테크 기업들의 상호 연계, 콘텐츠를 활용한 금융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강연과 토론을 진행한다.IBFC에 참석하는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 대사는 개회식에 앞서 “수교 이래 30년간 한국과 베트남은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가 됐다”며 “다양한 경험과 식견이 교환돼 금융협력의 새로운 분야가 개척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 알고케어vs롯데헬스케어 ‘아이디어 도용 논란’ 쟁점은①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벤처기업인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는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디스펜서의 아이디어 도용 여부를 두고 서로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같은 사안을 두고 서로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을 이데일리가 쟁점별로 정리해봤다. 롯데헬스케어(좌)와 알고케어(우)의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디스펜서 (사진=알고케어)양사는 2021년 9월 8일, 9월 29일, 10월 14일에 3차례의 미팅을 거쳤으며, 같은해 10월 25일 최종적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올 초에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3’에서 각자 자사의 개인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시제품을 전시했다. 이 기간에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헬스케어 부스에 방문해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제품을 베꼈다고 판단했다. 결국 정 대표는 지난달 17일 이러한 의혹에 대해 대대적으로 폭로했다.◇핵심 아이디어 도용 vs 보편적 아이디어알고케어의 ‘나스’와 롯데헬스케어의 ‘필키’는 개인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라는 공통점이 있다. 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제품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별 카트리지로 조합해 공급하는 방식이라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한 게 핵심적인 아이디어인데 이를 베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헬스케어 측은 개인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는 보편적인 아이디어라고 반박하고 있다.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CES 현장에서 캐즐 부스와 알고케어 모두를 방문했던 사람들은 ‘그냥 똑같던데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사용자 경험이 완전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롯데 제품은 알고케어와 디스펜서의 형태·원리·구조는 물론이고, 사용자 경험 흐름까지 유사하다”면서 “알고케어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단순히 4㎜ 크기의 영양제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카트리지 형태로 해서 위생성과 사용성을 모두 해결한 데 있다. 우리의 핵심 아이디어는 해외 다른 디스펜서들과 확실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롯데 측은 해외에는 건기식 디스펜서가 정수기처럼 보편화된 모델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구글이나 유튜브에 ‘뉴트리션 디스펜서(nutrition dispenser)’로 검색해보면 디스펜서 비슷한 것도 안 나온다”고 주장했다.반면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은 “디스펜서를 사용해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는 것은 알고케어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다. 롯데헬스케어는 어떤 알약도 쓸 수 있게 리필도 고려했다는 점에서 미국 ‘히어로’ 디스펜서의 개념과 차이가 없다”면서 “향후 리필까지 고려한 롯데헬스케어의 방식은 알고케어의 카트리지보다는 이스라엘의 ‘뉴트리코’나 미국의 ‘리비’와 더 가깝다. 미국에서는 알약을 우리나라처럼 소분해주지 않고 통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복약 중심 알약 분배기가 일찌감치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단지 국산화를 먼저 했다고 해서 해당 산업을 독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알고케어에서 생각하는 권리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롯데가 건기식 디스펜서 사업 아이디어를 취득한 시기는?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 측이 건기식 디스펜서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사와 미팅을 진행하기 전엔 없었다고 보고 있다.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와 만난 뒤 이를 베끼기 위해 유사한 해외 사례를 찾았을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추측이다. 롯데헬스케어 측은 알고케어와 만나기 전부터 해당 사업 모델에 대한 사전 조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정대표는 “알고케어를 만나기 전에 기획했으면 기획 문서를 한 번만 내라. 그러면 다 해결되지 않겠나. (우 상무가) 아이디어가 본인 머리 속에 있었다는 식으로 자꾸 얘기하는데 대기업으로 기획할 때 문서 한 장 없이 그렇게 하나?”면서 “우 상무는 삼성 있을 때도 영양 관리 분야는 전혀 담당하지 않았고 바이오리듬, 생체리듬 이런 분야에서 일했던 걸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 상무가 영양제 디스펜서에 대한 아이디어를 머릿 속으로 생각했을 순 있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된 해명인가?”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우본부장은 “우리가 건기식 디스펜서 사업에 대해 전혀 몰랐다면 알고케어를 찾아내서 만날 이유가 없다. 해당 사업에 대해 사전 조사를 마치고,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이 이런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워서 만나게 된 것이다”면서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만나기 이전부터 해외 디스펜서에 대해 리서치를 하고 있었고, 개인 맞춤형 영양제 제공 사업 모델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지주 산하 신성장3팀을 조직하기 전인 2021년 5월에 유명 컨설팅 업체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사업을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완성했다”고 강조했다.◇롯데가 알고케어의 NDA 요구를 거부했나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가 영업비밀에 대한 내용 공개를 요구하고, 비밀유지계약(NDA) 체결을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롯데헬스케어 측은 알고케어와 3회의 미팅을 진행하는 동안 알고케어가 NDA를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정대표는 “롯데헬스케어 측이 NDA를 알고케어가 체결하자고 한 적이 없다. 그래서 안 한거다. 본인들은 체결하려고 했다고 하는데 말이 안된다. 우리가 2021년에 체결한 NDA만 14개다. 특히 2021년 8월에 카카오손해보험하고도 미팅을 했는데 카카오손해보험이 법인 설립이 안된 상태라 대신 카카오페이랑 NDA를 체결했다”면서 “2021년 9월에 롯데헬스케어를 만났는데 롯데한테만 NDA를 체결하자고 안 했을 리가 없다. 당연히 요청했고, 우 상무님이 ”롯데는 아직 법인이 없어서 체결하려고 해도 할 수 없어요“라고 말한 게 저는 분명히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우본부장은 “롯데헬스케어 법인이 설립되지 않아서 NDA를 체결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롯데지주 신성장3팀은 유전자검사 기업 ‘테라젠바이오’와도 투자 논의 중이었고, 이 기업은 롯데지주와 NDA를 맺은 기록이 있다”면서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로부터 사업소개서를 받은 게 전부이며, 영업비밀을 요구한 적이 없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검토해봤을 때는 그 어떤 메일이나 녹취록에서도 NDA 요청을 발견한 적이 없다. 어떤 대기업이 NDA를 일부러 거부하겠나. 적어도 롯데의 모든 자료상으로는 NDA를 요청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롯데가 알고케어 브랜드 사용을 거절했나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 브랜드 사용을 거부해서 사업 협상이 결렬됐다고 했다. 2021년 10월 롯데헬스케어가 돌연 입장을 바꿔 ‘알고케어에 라이선스피를 줄테니 롯데헬스케어에서 론칭할 자체 제품을 만들겠다’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 브랜드명을 그대로 쓰는 것은 물론, 코브랜딩(Co-Branding)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는 입장이다.정대표는 “이에 대한 증거는 다 갖고 있다. 사업 협상이 결렬됐을 때 전화, 이메일을 한 번씩 했는데 그 내용을 보라고 하고 싶다. (2021년) 10월 25일자 이메일에 브랜드를 2개로 가져가는 건 맞지 않는 것 같고 알고케어가 (디스펜서를) 만들어서 (롯데에) 넘기면 안되냐고 기재돼 있다”면서 “롯데가 그럼 안되겠다고 답변했는데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왜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이에 우본부장은 “알고케어가 사무실에서 시제품(Prototype)을 시연해준 것은 2021년 9월 29일이다. 롯데헬스케어 측은 당시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알고케어의 디스펜서 가격이 너무 높고, 디자인 면에서도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할 것을 논의했다”면서 “(같은해 10월 14일에 진행된) 세 번째 미팅에서 롯데가 제안한 내용 중에는 알고케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도 된다, 원한다면 코브랜딩 해도 된다는 게 있다. 코브랜딩은 스타트업이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기 힘들테니 배려 차원에서 대기업인 롯데를 활용하라는 의미로 제안한 것이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 롯데헬스케어, 스타트업 아이디어 도용 논란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롯데헬스케어의 제품이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베껴 개발됐다는 논란이 제기됐다.18일 헬스케어업계에 따르면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의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 ‘필키’가 자사의 인공지능(AI) 기반 개인맞춤 영양관리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키는 CES2023에서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과 함께 공개됐다.롯데헬스케어의 ‘필키’와 알고케어의 헬스케어 솔루션 제품 디스펜서 형태 (사진=알고케어)양사 주장을 종합하면, 롯데벤처스와 롯데헬스케어는 2021년 9월부터 알고케어에 투자·사업협력을 제안하며 몇 차례 미팅을 진행했다. 롯데헬스케어는 같은해 10월 알고케어와 투자 논의가 종료된 이후 사업 방향에 맞는 자체 건강기능식품 디스펜서를 제작하기로 했다. 알고케어는 이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자사 제품의 핵심인 카트리지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보고 있다.알고케어가 개발한 제품은 영양제 카트리지가 장착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에서 개인별 맞춤 영양조합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자체 생산한 영양제를 카트리지 형태로 디스펜서에 넣어 밀봉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CES에서 3년 연속으로 4개의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수상했으며, 올해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롯데헬스케어 측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술력 있는 기업과 미팅하는 과정에서 알고케어와도 만났다는 입장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이들 기업과 사업 논의 후 사업 방향이 맞을 경우 실제로 투자를 진행했다. 테라젠헬스, 아토머스 등 투자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했다.또한 롯데헬스케어는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건기식 소분 판매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오픈형 디스펜서 형태를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계획 하에 롯데헬스케어는 해외에서 출시된 디스펜서를 벤치마킹했다. 뉴트리코, 리비, 네슬레, 필립스, 메다큐브 등 다양한 업체들이 개인 맞춤형으로 건기식을 추천하고 ‘알약 디스펜서(Pill Dispenser)’를 활용해 섭취하도록 하는 모델을 사용해왔다.양사 건기식 제형 (사진=알고케어)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가 알약 토출 방식면에서도 콘셉트가 유사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알고케어는 4mm 이하 ‘비드렛(Beadlet)’ 형태의 알약 토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롯데헬스케어는 크기가 큰 알약 제형을 활용했다. 알고케어 측은 “영양제의 성분별 색상을 다채롭게 하고, 제형의 크기와 모양을 통일해 다종의 영양제 카트리지를 생산하는 전체 콘셉트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롯데헬스케어 측은 “알고케어의 비드렛 형태의 알약 토출 방식은 롯데헬스케어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아이디어 참고는 물론, 도입을 전혀 고려한 바 없다”며 “비드렛 형태가 독창적인 만큼 시중에 있는 다양한 기성 제품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반대로 알약 제형에 상관없이 어느 제조사에서 만든 것도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필키를 설계해 CES2023에서 선보였다. 알고케어에는 없는 기능인 ‘잠금 기구(Locking Mechanism)’는 물론, 어느 제조사에서든 커스터마이즈를 통해 활용할 수 있게끔 오픈형 API 구조로 만들었다.롯데헬스케어 디스펜서 ‘필키’ 카트리지 윗면에 RFID 스티커를 부착한 모습 (사진=롯데헬스케어)양사의 카트리지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는 게 롯데헬스케어 측의 설명이다. 알고케어는 제품 정보를 담은 메모리칩을 카트리지 내에 삽입하는 방식이지만, 롯데헬스케어의 카트리지는 RFID 스티커를 케이스 윗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RFID 스티커에는 제품 성분, 유통기한, 시리언 넘버, 용량 등 일반적인 정보만 포함돼 있어 교체 시기 알람이나 자동 배송, 영양제 잔량 트래킹 등이 가능한 알고케어 메모리칩과는 기능이 상이하다.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RFID 스티커는 저렴한 가격과 사용 편의성으로 카드키, 도어락, 핸드폰 등 현재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며 “유통업계에서 도소매 상품관리 시 사용하는 바코드 스티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와의 투자 논의 미팅 이후 1년여 만에 핵심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는 행위는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해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 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 “10년 안에 글로벌 유니콘 기업 100개 키울 것”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실리콘밸리처럼 많은 경륜과 혜안을 얻을 수 있는 글로벌 전문가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센드버드 김동신 대표)“해외 투자자들이나 글로벌 기업들이 신뢰할 수 있는 ‘크레디트 마크’로 역할을 해야 하죠.” (쿼드벤처스 김정우 대표)본투글로벌센터가 지난 16일 스타트업 생태계 주요 관계자들을 초청,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알룸나이 나이트’ 행사를 열었다.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노변정담’(fireside chat) 시간에는 국내 대표 벤처 캐피털(VC)과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 센터의 글로벌 진출 지원 사업 성과와 개선점을 진단하고 앞으로 센터의 역할을 주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1부에서는 투자자 입장에서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 전략에 대한 조언들이 오갔다.비전벤처파트너스 김샛별 대표는 “글로벌 진출의 전제 조건은 기술과 제품의 경쟁력 확보 여부”라며 “단순히 제품, 서비스를 현지화하거나 유통하는 것에 멈추지 않으려면 언어 등의 글로벌 역량뿐 아니라 유연한 사고가 필수”라고 말했다.쿼드벤처스 김정우 대표는 “비즈니스의 시작은 신뢰”라면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초기에 사업 기회를 찾으려면, 해외 공공기관의 협력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센터처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2부에서는 센드버드, 그린랩스, 루닛 등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기업 대표들을 패널로 참석해 테크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센터 역할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토론 진행을 맡은 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은 “변화된 환경에 맞는 피보팅은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센터의 생존·성장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며 “사업 전략 변화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글로벌 유니콘 기업 100개를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의 기술 수요를 먼저 발굴해 우리 기술 기업들을 중개하는, 일종의 ‘리버스 피칭’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센드버드 김동신 대표는 “글로벌 IR이나 국제 박람회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는 사업 의사 결정권을 가진 고객을 만날 수 없다”며 “상시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존 지원 프로그램들을 정비하고 글로벌 네트워킹 지원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그린랩스 신상훈 대표는 글로벌 네트워킹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PMF, PoC, 글로벌 진출 전략 등 현장에서 부딪치며 쌓은 지혜와 지식이 콘텐츠화하고 유통되는 플랫폼으로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루닛 장민홍 이사는 루닛의 암 진단 소프트웨어가 건강보험 수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센터가 지원한 사실을 언급하며 “기존 시장의 스테이크 홀더들이 새로운 기술혁신을 제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공 기관으로서 더욱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조언도 아낌없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내 시장의 협소한 규모를 생각할 때 기업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행사 참석자들이 노변정담 2부 본투글로벌센터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갑 센터장,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 루닛 장민홍 이사행사에는 스타트업 행사장에서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외교 사절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부 패널로 참석한 알프레도 바스쿠(Alfredo Carlos Bascou)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는 본투글로벌센터와 미주개발은행(IDB)이 공동 추진한 한-중남미 스타트업 조인트벤처 성과를 소개했다.그는 아르헨티나 물류 기업인 Avancargo가 한국의 코코넛사일로와 성공적으로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우루과이에 진출했다면서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기술력이 높은 한국 기업들이 중남미의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와 본격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은 두 가지를 약속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그는 ▲먼저 국가별, 산업 섹터별, 기술별로 글로벌 전문가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우리 스타트업들에 실질적인 멘토링을 제공하고 ▲두 번째로 해외 정부 기관이나 국제기구 등과 글로벌 프로젝트 수요를 발굴, 우리 스타트업을 참여시켜 글로벌에서 신뢰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만들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한해의 사업 성과를 마무리하는 시상식에서는 클라썸(대표 이채린, 최유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그린랩스(대표 신상훈, 최성우, 안동현)가 최우수상, 리벨리온(대표 박성현)·센트비(대표 최성욱)·데이터라이즈(대표 김성무)·파블로항공(대표 김영준)·에어스메디컬(대표 이혜성)·포에스텍(대표 이승원)·센드버드(대표 김동신), 모라이(대표 정지원, 홍준)가 우수상을 받았다. 이상 10개 기업은 프리패스 자격을 얻어 2023년도 본투글로벌센터 지원 프로그램에 우선 참여할 수 있다. 올해 코스닥 상장해 지원 프로그램을 ‘졸업한’ 루닛(대표 서범석)은 특별상을 받았다.본투글로벌센터는세계 각국의 투자 기관 및 혁신 기술 스타트업 육성 기관과 협력하며 우수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조인트 벤처형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본투글로벌센터가 2013년 9월 개소 이후 2021년 12월까지 지원 기업에 투자 유치를 연계한 금액은 2조2020억원, 컨설팅 건수는 1만6365건에 달한다. 이 밖에도 해외 법인 설립 97건, 해외 사업 계약·제휴 654건, 해외 지식 재산권 출원 956건 등을 지원했다.
- 흰 우유 이어 발효유도 가격 인상..'밀크플레이션' 본격화[주간식품]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 주(11월 13~18일) 식품업계에서는 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음료·식품 가격이 줄인상하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현실화했다. 발효유 일부 품목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빵이나 아이스크림, 커피 등 가격 인상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한편 올 3분기 국내 라면업계 주요 3사 중 농심·오뚜기의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삼양식품은 늘어났다. 최근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에 따른 수입·수출 효과가 이들의 희비를 가른 주요인으로 꼽힌다.이 밖에도 푸르밀이 앞서 극적으로 사업종료를 철회했지만 희망퇴직 신청인원이 예상보다 많으면서 인력의 대거 이탈 우려과 함께 경영 정상화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SPC그룹은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난달 발생한 SPL 산업재해사고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푸드테크 분야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CJ제일제당 FNT사업부문 사업 구조. (사진=CJ제일제당)지난 13일 CJ제일제당(097950)은 조직개편을 통해 하이테크 기반 ‘FNT(Food&Nut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의 미생물 발효, 균주개발을 비롯한 원천기술 플랫폼과 생산 인프라 등 차별화 경쟁력에 식품의 마케팅, 품질관리 역량 등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DNA를 결합해 혁신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지난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최고경영자(CEO) 레터를 통해 “그룹 4대 성장엔진인 문화·플랫폼·건강지향·지속가능성(C.P.W.S) 기반의 미래혁신 성장의 전략방향 아래 CJ제일제당이 크게 도전해 볼 사업분야로 이들 사업 영역을 선정하게 됐다”며 “이들 분야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FNT, 피드앤케어의 4개 사업부문으로 재편됐다. 특히 FNT 사업부문 안에 기획·운영과 신사업개발부터 마케팅, 연구개발(R&D) 조직까지 갖춰 하나의 사업체로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장과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FNT사업부문을 2025년까지 식품 영양 분야 토털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원료 경쟁력 강화, R&D 고도화와 전략적 투자 등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사업부문 매출을 2025년에는 2조원 이상으로 키우는 등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한편 CJ제일제당은 3분기 영업 실적 공시를 통해 별도기준 매출액 5조1399억원과 영업이익 386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약 21.7%(9156억원), 20.0%(645억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62%를 넘어서면서 식품과 바이오 등 글로벌 사업의 꾸준한 성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연결기준(자회사 CJ대한통운 포함)으로는 매출액 8조119억원과 영업이익 4842억원을 냈다. 전년대비 각각 약 16.9%(1조1578억원), 11.8%(510억원) 늘었다.◇SPC, 안전경영위원회 출범…산재사고 후속대책 박차정갑영 SPC그룹 안전경영위원회 위원장. (사진=SPC)지난 14일 SPC그룹은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위원장으로 정갑영(71·사진) 전 연세대 총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안전경영위원회는 SPC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해 감독과 실행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SPC는 각 계열사와 서비스 공유 협약을 체결해 전 계열사에 대한 안전경영위원회의 독립된 활동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SPC는 위원회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위원 4명과 내부위원 1명으로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분야별 실무자로 구성된 안전경영사무국을 별도로 설치해 실행력을 갖췄다. 위원회는 지난 18일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출범 초반에는 수시로 모여 안전경영 개선 작업에 총력을 집중키로 했다.위원장으로 선임된 정갑영 전 총장은 감사원 감사혁신위원회 위원장, 대검찰청 검찰미래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한항공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등 정부 및 사법기관, 기업의 개혁과 쇄신을 위한 외부 자문기구를 이끌어 온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밖에 천영우 인하대 환경안전융합과 교수, 정지원 전 부산고용노동청장,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등이 안전경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SPC는 지난 21일 발표한 ‘안전관리 강화 대책’에 따라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4개의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전사 안전 진단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11월 말 안전 진단이 완료되는 대로 안전경영위원회를 통해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정기적인 모임 주기를 정해 안전경영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수행할 계획이다.◇농심·오뚜기 영업이익 줄고 삼양식품만 늘어난 이유(자료=각 사 분기보고서)지난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은 지난 3분기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8130억원과 영업이익 2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약 20.8%(1400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6%(18억원) 줄었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도 매출은 지난해 1조9553억원에서 올해 2조3055억원으로 약 17.9%(3501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8%(88억원) 감소했다.오뚜기(007310)도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7068억원에서 올해 8216억원으로 약 16.2%(1148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0억원에서 442억원으로 16.5%(88억원) 감소했다. 다만 올 3분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3533억원과 영업이익 151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약 15%(3065억원), 8.3%(116억원) 늘었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까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3분기 들어 큰 폭으로 줄었다.반면 삼양식품(003230)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115억원과 193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약 30.8%(499억원), 27.2%(41억원) 증가했다. 3분기 누적으로도 매출(6690억원)과 영업이익(712억원) 모두 전년보다 약 48.9%(2198억원), 62.5%(274억원) 대폭 늘었다.이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지난 3분기에 특히 치솟은 원·달러 환율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율은 올 들어 계속 오르면서 지난 6월말 1300원을 넘긴 데 이어 8월말에는 1440원까지 돌파했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가와 유가 및 물류비가 오른데다 환율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라면의 주원료 소맥분(밀가루)와 팜유(식용유) 등 가격이 오르며 생산 원가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실제 농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원가는 전년대비 약 23.1%(3120억원) 늘었다. 특히 소맥분 수입 구매가격(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소맥 선물가격 단순평균 단가)이 지난 2020년 메가톤(MT) 당 202달러(약 26만6317원, 이하 이날 환율 1318.40원 적용 기준)에서 올 3분기 302달러(39만8217원)까지 1.5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팜유 수입 구매가(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팜유 현물가격 단순평균 단가)도 메가톤(MT) 당 627달러(82만7013원)에서 1005달러(132만5595원)으로 약 1.6배 치솟았다.반면 삼양식품은 생산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 효과를 입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제품가는 비싸지지만, 국내에서 수출하는 제품의 해외 현지가격은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어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한류와 함께 K-푸드 확산세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대표 라면 브랜드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실제 삼양식품의 올 3분기 ‘면스낵’ 품목 누적 매출액은 6505억원으로 전년 동기(4345억원)대비 약 49.7% 증가했다. 특히 수출액이 2619억원에서 4505억원으로 약 7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흰 우유 이어 발효유도 가격 인상…‘밀크플레이션’ 본격화지난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사진=뉴시스)지난 17일 hy(옛 한국아쿠르트)는 내달부터 발효유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했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은 소비자 가격 기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메치니코프’는 1300원에서 14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오른다. 12월 1일부터 유통 채널별로 순차 적용한다. 당류, 분유류 등 주원료의 경우 11월 기준 전년 대비 최대 70% 이상 높아지는 등 원부재료 및 물류, 인건비 등의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가격 인상조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낙농진흥회가 지난 3일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49원씩 올리기로 하면서 우윳값 줄인상이 예고됐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267980), 남양유업(003920), 빙그레(005180), 동원F&B(049770) 등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일제히 흰 우유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서울우유 ‘흰 우유 1000㎖’ 가격은 6.6% 올라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가 됐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240㎖)’ 편의점 가격은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약13.3%(200원) 뛰었다.이날 hy의 발효유 인상은 밀크플레이션의 본격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커피 및 제빵업계는 이번 우윳값 인상을 보면서 제품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푸르밀 희망퇴직 몰려..인력 ‘엑소더스’에 사업 정상화 ‘오리무중’(그래픽= 문승용 기자)지난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전날인 16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10일 푸르밀 경영진이 사업종료 및 정리해고 계획을 전격 철회하고 노조 측이 제안한 기존 인력 30% 희망퇴직 감원 등 구조조정안을 합의하면서다. 회사는 희망퇴직에 따른 법정 퇴직금 및 미사용 연차수당 지급과 함께 위로금으로 본사 및 공장 ‘일반직’ 직원에게는 통상임금 및 상여금 2개월분 지급을 제시했다. 대부분 노동조합 소속인 공장 ‘기능직’ 직원들은 근속 연수에 따라 5~7개월분의 월급을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받는다.푸르밀이 이날 집계한 결과 서울 본사 임직원 100여명과 대구·전주공장 250여명을 합한 총 350여명 중 30~40%(130명 안팎) 인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측이 제시한 50% 인력 감축보다는 적고 노조가 요구한 30%선보다는 조금 웃도는 규모다. 접수 마감 전까지 희망퇴직 의사를 표현하거나 신청한 푸르밀 임직원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희망퇴직을 신청했지만 주변의 설득 등으로 일단 남기로 한 직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부서의 경우 부서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전원 희망퇴직을 신청함에 따라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측은 희망퇴직 절차를 마무리한 뒤 부서간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업계에서는 푸르밀의 경영정상화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력 이탈 가속화로 사업 재개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사업종료 수순을 밟았다가 다시 원자재 수급과 유통망 등 거래선 복구부터 직원·대리점 및 소비자 신뢰 회복까지 다시 처음부터 해결해야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또 회사의 누적 적자가 상당한 데다가 유제품 소비 감소,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적 악조건도 발목을 잡는다. 푸르밀은 지난 4년간 누적 적자가 300억원에 달하고 올해도 180억원 이상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면서 누적 적자가 5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