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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터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신청…가입 전 챙겨야 할 꿀팁은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가입을 생각하고 있다면 오늘 판매사와 신청 방법을 정해두는 게 좋다. 30일부터 6000억원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데, 은행과 증권사마다 전용계좌 미리 가입 여부, 신청 가능 시간 등이 다르다. 국민참여성장펀드 가입 첫날인 지난 5월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점에 한도소진으로 인한 판매종료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차 펀드는 은행 10곳과 증권사 14곳에서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판매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국민에게 모은 자금을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5년 만기 상품이다. 원금 보자정부가 국민 투자금의 20%에 해당하는 자금을, 각 운용사도 자체 자금 일부를 후순위로 함께 투자하기 때문에 원리금 손실은 사실상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와 운용사가 각각 재정 및 자체자금을 후순위로 함께 투자하기 때문에 자펀드에 손실이 나면 이 자금부터 줄어든다. 그렇다고 투자자의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후순위 자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은 투자자에게도 돌아온다.세금 혜택은 가입을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용계좌로 투자하면 투자금 3000만원까지는 40%, 3000만원 초과~5000만원은 20%, 5000만원 초과~7000만원은 1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액은 최대 1800만원이다. 배당소득에는 투자일부터 최대 5년간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소득공제는 투자금 자체를 돌려받는다는 뜻은 아니며, 실제 절세액은 개인별로 다르다.가입할 금융사를 고를 때는 온라인으로 신청할지, 영업점에 갈지부터 생각해볼 만하다. 판매 첫 5영업일인 3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은행은 판매액의 40%, 증권사는 60%까지만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온라인 신청을 원한다면 온라인 배정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증권사를 살펴볼 만하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가입하려면 창구 판매 몫이 큰 은행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배정 비율만으로 어느 쪽이 반드시 가입에 성공한다고 볼 수는 없다.신청 시간을 앞당기고 싶다면 증권사별 시작 시각을 확인해야 한다. NH·대신·삼성·신한투자·하나증권은 영업점과 온라인 모두 오전 8시부터 가입을 받는다. 유안타증권은 온라인만 오전 8시에 열고 영업점은 오전 9시부터다. 미래에셋증권은 오전 8시 30분, KB증권은 오전 8시 45분부터 신청할 수 있다. 은행 10곳은 모두 오전 9시에 판매를 시작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오전 9시 30분부터다.계좌 개설도 미리 해둘 수 있다. 증권사는 판매가 시작되기 전에 전용계좌를 만들 수 있지만, 은행은 판매 당일 계좌 개설과 펀드 가입을 함께 진행한다. 특히 우리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29일부터 사전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다만 오늘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해 계좌를 만들려면 ISA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 또는 증명서 발급번호를 직접 준비해야 한다.판매 당일에도 예외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아이엠증권·유안타증권 영업점에서 가입할 때는 소득증빙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한다. 다른 판매사는 대체로 고객 동의를 받아 전산으로 소득정보를 확인한다. 키움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영업점 판매 없이 온라인으로만 가입을 받는다.판매 종료 시각도 제각각이다. 농협·기업·광주은행은 오후 4시에 온라인과 영업점 판매를 마치지만, 국민·신한·우리·부산은행은 오후 5시까지 가입을 받는다. 하나증권 온라인 신청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중단된다. 업무를 마친 뒤 신청할 생각이라면 이용할 판매사의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최소 가입금액도 판매사에 따라 10만원 또는 100만원이다.소득 요건에 해당한다면 서민 전용 물량을 살펴볼 만하다. 첫 5영업일에는 전체 모집액의 절반인 3000억원이 서민에게 배정된다.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가 기준이며, 근로소득 외 다른 종합소득이 있다면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일반 물량도 첫날부터 함께 판매한다.1차 펀드에 실제 투자했다면 이번에는 가입할 수 없다. 계좌만 만들고 투자하지 않았다면 2차 가입이 가능하다. 선착순 판매에 서두르기 전에 투자 기간도 따져야 한다. 이 펀드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으로, 5년 동안 중도 환매할 수 없다. 거래소 상장 후 다른 사람에게 팔 수는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고, 투자 후 3년 안에 팔면 감면받은 세금도 추징된다.1차 펀드의 수익률 역시 아직은 초기 성과다. 29일 기준 KB자산운용 상품의 기준가는 1003.48원으로 최초 설정가 1000원보다 약 0.35% 높다.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도 비슷한 수준이다. 출시된 지 석 달여 지난 만큼 현재 수익률만으로 만기 성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금융위 관계자는 “최소한의 환금성을 보장하고자 거래소에 상장된 이후에는 양도가 가능하다”면서도 “투자 후 3년 안에 양도하면 감면세액 상당액이 추징되고, 유동성이 낮아 거래가 안 될 수 있어 만기까지 보유할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 [사설]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 논란, 제도 준비 더 점검해야
- 정부가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 중인 가운데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다시 유예·폐지론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대로라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연간 소득 중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소득세 20%,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가 부과된다. 정부는 투자자의 상당수가 기본공제 범위에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문제는 세금을 매길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이 아니다. 과세를 하려면 무엇보다 공정하고 집행 가능한 제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국내 거래소 거래는 비교적 파악하기 쉽지만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 탈중앙화 거래까지 들어가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국제 정보교환 체계만으로는 상당한 온체인 거래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취득가액을 어떻게 확인할지, 국내외 거래 손익을 어떻게 합산할지, 토큰 증권 등 다른 디지털 자산과의 과세 형평성은 어떻게 맞출지도 여전히 논란이다. 더구나 정부는 시행을 불과 석 달 앞둔 시점까지도 2027년 예상 세수와 징세비용을 제대로 추계하지 못했다. 과세의 행정비용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가늠하지 못한 채 제도부터 시행한다면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그렇다고 국회가 선거와 여론을 의식해 유예만 되풀이하는 것도 옳지 않다. 가상자산 과세는 이미 여러 차례 미뤄졌다. 지금도 여당 일부는 유예를 요구하고 야당은 폐지까지 주장한다. 이런 식이면 투자자는 물론 시장도 제도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투자소득에 합리적으로 세금을 매기되, 동일한 소득에는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고 과세 사각지대는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세제를 정합적으로 맞추고 해외거래 추적, 취득가액 산정, 손익통산, 신고·징수 시스템을 먼저 완성해야 한다. 준비가 부족하다면 보완 일정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고, 준비가 됐다면 더 이상 정치적 계산으로 흔들어서도 안 된다. 가상자산 과세의 핵심은 ‘빨리 걷는 것’도 ‘계속 미루는 것’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납득 가능한 기준을 만들고 사각지대 없이 집행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는 일이다. 과세 원칙과 제도 준비, 둘 중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
- 톰 리 “반도체 인프라에 자본 쏠리듯…이더리움, 토큰화 시대 중심 될 것”
- [이데일리 정윤영 서민지 기자] “인공지능(AI)이라고 하면 다들 엔비디아와 반도체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곳은 서버와 전력,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입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산 토큰화가 확산할수록 그 기반인 이더리움이 수혜를 입을 것입니다. 이더리움은 이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땅이자 건물과 같습니다.”톰 리 비트마인(Bitmine) 이사회 의장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진행한 '이더리움 코리아 1'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세계 최대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 비트마인의 톰 리(Tom Lee) 이사회 의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이더리움 코리아 원’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자산 토큰화가 확산하면 그 수혜는 기반 인프라인 이더리움으로 향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물경제에서 이런 인프라는 전체 경제활동의 20~5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리 의장은 토큰화의 배경으로 돈과 자산의 디지털화를 꼽았다. 그는 “미래는 돈이 디지털이 되는, 즉 소프트웨어가 되는 방향”이라며 “주식, 채권, 부동산, 항공 마일리지 등 다른 많은 것들도 미래에는 돈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흐름으로 자산을 평가한다는 믿음이 지나치게 강하다”며 “가장 성과가 좋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을 보면 그건 가치저장”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은 이런 것들이 가치저장 자산으로 인정받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리 의장은 두 번째 축으로 AI 에이전틱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아직 AI 에이전트를 두고, 이론에 그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하지만 결국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건, 에이전트의 능력이 커지고 피지컬 AI, 드론과 로봇이 AI 능력을 갖게 되면 이들이 경제를 만들고 대금을 받고 지급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그는 국내 토큰증권 체계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는 접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표준 모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리 의장은 “정책은 여러 이해관계를 저울질한다”며 “하나는 정부의 주권과 과세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가 중요하다고 보는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한국은 인터넷 상거래나 이동통신 표준 등 많은 분야에서 그런 접근을 취해 왔다”고 짚었다. 국내 체계는 증권 원장을 프라이빗(허가형)으로 두고, 원장 간 증권 이전과 가치를 지닌 가스 토큰을 금지한다. 그는 “한국은 이미 크립토 선도국이지만, 국내 규제 접근이 타 국가가 택하는 기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울러 그는 15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비트마인 주주들에게 “크립토 윈터로 이더리움 가격이 떨어지면서 실망한 분들이 있다는 걸 안다”며 “이 기간 비트마인은 크립토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행했고, 부채 없이 약 598만 ETH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샤프링크와 비트마인 모두 올해 이더리움 수익률을 의미 있는 폭으로 웃돌고 있다”며 트레저리가 기초 자산보다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마인은 약 598만 이더리움(ETH)를 보유하고 있다.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약 4.9%다.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이자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 컨센시스의 창업자인 조셉 루빈(Joe Lubin)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기술과 규제 환경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한국 기관의 이더리움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병목을 묻자 그는 ”여러 가지가 조금씩 다 있다“며 ”기관의 준비 상태, 규제 확실성 혹은 규제 당국의 불확실성 해소, 기술의 가용성과 성숙도“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기관의 참여를 가능하게 할 적절한 수준과 시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진단했다.영지식증명(ZK Proof)을 활용해 퍼블릭·프라이빗 블록체인 간 자산과 유동성을 연결하면서 기관이 원하는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루빈 공동설립자는 ”기관에 어떤 거래를 프라이빗 체인에 올리고 어떤 거래를 이더리움 레이어1이나 레이어2에 올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는 기관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확장된 이더리움 생태계의 일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드리안 리(Adrian Li) 이더리움 재단 APAC 생태계 개발 리드도 이날 개회사에서 기관의 퍼블릭체인 도입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그는 이더리움의 오랜 운영 경험과 탈중앙화가 기관에 신뢰를 줄 수 있다면서도 ”기존 규제와 시스템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어떻게 연결할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수요는 분명하다“며 ”문제는 지금 어떻게 퍼블릭 블록체인까지 가느냐“라고 덧붙였다.
- 투자자 반발 속 여당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정부 입장 바뀔까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 출석한다. 가상자산 과세시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이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내년에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유예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정부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이형일 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이는 이 부총리가 지난 22일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재경위에 참석해 여야 의원들과 만나는 것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날 이 부총리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이 부총리는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필요성을 제기하자, “2024년 국회 논의 후 2027년 시행하는 것으로 시간을 미뤄놓은 상황”이라며 내년 1월 과세 방침을 공식화 했다.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후보자 신분이었던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세(20%)와 지방소득세(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는 전체 투자자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이 대상이다. 이 부총리는 “(이익이 250만원일 경우) 기본공제가 250만원이기 때문에 대부분 (투자자들이) 면세점에 있거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이라며 “지금 (가상자산 과세를) 출발하는 게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하지만 최근 들어 여당에서도 유예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가 법은 느리고 과세만 빠르다’라는 지적을 벗어나기 위해선 과세 시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에 할 것을 제안한다”며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 의원은 “원칙대로 과세하려면,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한다”며 “지금은 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박민규 민주당 의원도 지난 23일 페북에 ‘디지털자산 과세, 지금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디지털자산기본법조차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년 1월부터 과세를 시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유예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정보 자동교환체계(CARF)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전에 우리부터 과세를 시행한다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디지털자산 거래의 해외 이탈을 부추기고 국내 디지털자산시장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국민의힘은 지난 21일 5대 원화거래소와 간담회를 열고 과세 시행은 시기상조라며 ‘과세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취득가액 산정, 새로운 거래 유형의 과세 기준 설정, 과세 시스템 준비 등을 이유로 현행 과세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국세청이 마련 중인 가상자산 과세 관련 세부 기준을 확인한 뒤 당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지난 15일 페북에 “과세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과세를) 막겠다”고 예고했다.(자료=재정경제부, 국세청)투자자들도 충분한 과세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웹3 전문 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가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와 협력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의 과세 인식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9%가 현행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데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부 항목에서는 세율(22%)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73.5%, 연 250만원 기본공제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65.2%였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72.1%, 손실 이월공제가 없는 점에 대한 부정 응답은 65.9%로 집계됐다. 거래내역과 취득가액 확인 부담에 대해서도 70.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의 과세 행정·전산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66.4%에 달했다. 응답자의 69.7%는 가상자산 과세를 할 경우 가상자산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71.8%는 주식·펀드 등 다른 금융자산으로 자금을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업비트·빗썸·코인원의 연간 거래대금은 올해 약 860조원에서 내년에 약 602조원으로 약 258조원(3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도 약 1조330억원에서 7282억원으로 약 3048억원(29.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타이거리서치는 취득가액 산정과 정보 보고,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거래 확인 체계를 충분히 정비하지 않으면 과세 형평성과 세원 포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광호 연구원은 “국내 거래가 위축되는 동시에 일부 거래가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세수가뭄' 시달리는 中…부유층 역외자산 대대적 단속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국 세무당국이 자국내 부유층과 대기업들로부터 세수 확충 총력전에 나섰다. 역외 신탁 관련 규정을 개정한데 더해 수년만에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미납 세금 추징을 꾀하는 상황이다.중국 상하이 루자쭈이금융무역구에 휘날리는 중국 오성홍기. (사진=AFPBB/로이터)28일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부유층의 자산을 추적하고 과세하기 위한 특수 전담반을 대거 편성했다”며 “이중 일부는 일부 부유층을 전담 밀착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전담반은 지자체 공무원, 세무 조사 전문가, 금융 규제 당국자들까지 총동원돼 합동 작전을 펼치고 있다.중국 부유층은 역외 신탁에 대한 가산세 없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시한을 다음달 말까지로 통보받은 상태다. 이에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 세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느라 비상이 걸렸다. 일부 중국인들은 당국이 출국세를 부과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외국 여권을 취득하려 움직이고 있고, 일부는 보유 주식을 처분하거나 해외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의 주요 외식업체 ‘하이디라오’의 슈핑 공동창업자가 대표적인 예다. 슈 창업자는 최근 패밀리 신탁을 통해 약 3억 5000만 달러 상당의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블룸버그는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은 조치는 슈 창업자의 가문에 예상치 못한 세금 폭탄이 떨어진 직후 이뤄진 조치”라고 짚었다. 다만, 하이디라오 측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일부 자산가들은 중국 당국에 응하지 않고 반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광저우의 한 기업 대주주는 1억 위안(약 190억원)의 세금 고지서를 받자 상하이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압박, 결국 지자체로부터 과세액을 500만 위안(약 9억 5000만원)으로 대폭 감면받기도 했다. 일부는 중국 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을법한 중소형 해외 은행을 물색해려는 시도도 있다.중국 정부의 이같은 대대적인 세수 확보 작업은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정부 재정이 어려워진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한때 지방정부 연간 수입의 1조 1000억 달러 이상을 차지했던 토지 매각 대금은 현재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더불어 중국은 미국과의 인공지능(AI) 경쟁을 위해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 구축에만 약 300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로서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 법학 교수는 “돈이 될 만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자금을 쥐어짜내고 있다”고 분석했다.중국 세무당국은 서한과 전화를 통해 징수 통보를 쏟아내고 있다. 구체적인 액수를 통보받은 이들도 있지만, 단순히 “스스로 미납 세금을 추산해 신고하라”는 모호한 메시지를 받은 이들도 많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조만간 상속세를 신설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를 표방하는 중국은 수십년간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수십년간 중국 세무당국은 엄격한 법 적용보다는 관행적인 암묵적 허용을 유지해 왔다”면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연간 해외 송금 한도를 5만 달러로 제한하면서도, 부유층이 해외에 수백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줬고, 해외 주식 차익에 대한 과세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틴 웡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에는 세수 목표치만 채우면 세법을 엄격히 집행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당국에 돈이 너무 없다”고 지적했다.실제 지난해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출은 수입보다 1조 9000억 달러나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세금을 내는 부유층도 나오고 있다. 창업자의 세금 납부를 돕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대출을 제공하는 기업도 등장했다.이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뜻밖의 단기 특수를 누리는 모양새다. 중국 부유층들이 세금 마련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개인 제트기, 주식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고 있어서다. 바클레이스 분석가들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홍콩내 부유층 자산에서만 최대 1000억 달러(약 130조원)가 세금으로 징수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 “토큰증권·스테이블코인 함께 가야…코인과세 분쟁 우려”[일문일답]
- [이데일리 최훈길 서민지 정윤영 기자] 토큰증권발행(STO), 디지털자산기본법, 가상자산 과세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토큰증권, 스테이블코인, 과세를 종합적으로 보고 시기·내용 등에 정합성을 맞춰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현근 웹3 전문 컨설팅 기업 인사이트3(INSIGHT3) 대표이사와 김태림 엑시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는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와의 좌담회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인사이트3, 한국웹3블록체인협회 등은 오는 28일 오후 2시에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강준현·민병덕 의원과 함께 ‘토큰증권(STO) 이후, 실물자산 토큰화(RWA) 입법과제 모색’ 정책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에서 단계별 ‘토큰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이달 말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는 오는 11월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전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윤현근 대표·김태림 변호사는 금융위의 ‘토큰정책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 분산원장 간 연결·결제를 금지하는 폐쇄형 구조에서 벗어날 것을 제언했다. “토큰증권 문은 열었으나 통로는 막는 구조로 가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참조 9월24일자 <“토큰증권 멈춰있는 자산 안되려면, 원장간연결·결제 허용해야”>)이어 이들은 같은 분산원장 위에서 거래되는 자산인데 토큰증권은 ‘증권’·가상자산은 ‘기타소득’으로 제각각 분류하는 현행 체계를 개편해 정합성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정 없이 이대로 가면 향후 과세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참조 9월25일자 <“가상자산 모두 기타소득 과세 안돼…토큰증권과 체계 맞춰야”>)특히 이들은 “증권을 토큰화 하는 법은 2027년 2월에 시행되는데, 그 값을 치를 스테이블코인·예금토큰의 법은 아직 국회에 있다”며 “두 입법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조 9월26일자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공격용…토큰증권법과 속도 맞춰야”>) 다음은 좌담회 일문일답 전문이다.윤현근 웹3 전문 컨설팅 기업 인사이트3(INSIGHT3) 대표이사(왼쪽)와 김태림 엑시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겸 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이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금융위가 공표한 지난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 관련해 총평하자면.△(윤현근) 분명한 진전이다. 지금까지 국내 토큰증권 논의는 부동산·음원 조각투자에 갇혀 있었는데, 이번에 주식·채권·펀드까지 확장을 공식화했다. 조각투자 시장과 채권·펀드 토큰화는 규모의 단위 자체가 다르다. 시장 규모의 상한이 달라진 발표다. 분산원장 표준요건과 평가 절차를 미리 공개해 사업자가 준비할 시간을 준 점도 긍정적이다. 9월 말 시행령 입법예고, 2027년 2월 1단계 개시라는 일정이 나왔으니 사업자 입장에서는 비로소 좌표가 생겼다.다만 시장의 눈으로 보면 발행의 그림은 그려졌는데, 그 자산이 실제로 돌아가는 데 필요한 결제와 원장 간 연결은 뒤로 미뤄져 있다. 발행됐지만 멈춰 있는 자산이 되지 않으려면 다음 단계가 빨리 따라와야 한다.△(김태림) 방향은 옳다. 토큰증권을 조각투자의 도구로 한정하지 않고, 정형증권까지 분산원장으로 발행하고 유통하는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만들겠다고 처음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개정 전자증권법 시행일인 2027년 2월 4일에 맞춰 1단계를 열고, 하위법규 사항은 9월 말 시행령 입법예고에 담는다는 일정까지 제시했다.다만 문을 여는 것과 그 문으로 들어가 실제로 쓰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같은 날 별첨으로 나온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은 허가형 원장을 전제로 하고, 하나의 증권을 다른 원장으로 옮기는 것과 원장에서 가상자산을 생성하거나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런데 로드맵 3단계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한 온체인 결제를 목표로 한다. 결제 토큰이 증권과 같은 원장 위에서 움직여야 온체인 결제가 성립하는데, 현행 가이드라인 문언으로는 그 경로가 닫혀 있다. 이번 발표를 완성이 아니라 출발선이라고 본다.-내년 2월 STO 관련 법이 시행된 이후 우리나라 시장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나.△(윤현근) 관건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실제로 상품을 내놓느냐다. 인프라는 예탁결제원과 증권사 협업으로 구축되지만, 기존 금융기관이 상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시장은 서지 않는다. 대형사가 1단계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사모사채 발행에 얼마나 빨리 들어오느냐가 시장의 속도를 정할 것이다.시행 첫해는 기관 사모 상품과 조각투자 중심의 시범 운영 성격이 강할 것으로 본다. 일반 투자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조각투자 상품의 공모 확대와 장외거래소를 통한 거래 정도다. 상장주식이나 온체인 결제는 그다음 국면이다. 폭발이 아니라 계단식 확대를 예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다만 한 번 인프라가 깔리면 발행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기 때문에, 2단계로 넘어가는 순간의 확장 폭은 지금 조각투자 시장으로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클 수 있다.△(김태림) 시행일에 열리는 것은 1단계다. 펀드와 채권은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와 사모사채, 주식은 전자증권으로 발행된 비상장주식을 예탁결제원이나 신탁업자에 신탁한 뒤 발행하는 신탁수익증권, 공모 조각투자증권이 대상이다. 정부 스스로 2단계와 3단계 이행 시점은 1단계의 안정성, 시장 참여자의 기술혁신 속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여부에 따라 가변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모 MMF와 사모사채는 개인이 아니라 기관투자자만 살 수 있다. 토큰증권이라는 새 방식이 안전하게 돌아가는지 확인되기 전에 일반 투자자를 먼저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뜻이다. 투자자 보호 면에서는 맞는 접근이지만, 기관만 참여하면 초기 거래 규모는 작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행 첫해는 시범 운영에 가까울 것이다. 제도 쪽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1단계의 신탁 구조다. 비상장주식을 곧바로 토큰화 하지 않고 신탁수익증권 형태를 취하는 방식은 국채 등 다른 자산에도 확장할 수 있는 틀이다. 이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장외거래소 인가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이 얼마나 빨리 마무리되는지가 이후 단계의 속도를 좌우할 것이다.-국내외 토큰증권·실물자산(RWA) 시장에서 주시하는 트렌드나 기업이 있다면.△(윤현근) 글로벌에서는 무게 중심이 발행에서 담보와 결제로 넘어갔다. RWA 집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온체인 RWA는 9월 기준 약 335억달러이고, 그중 토큰화 미국 국채가 약 159억달러로 가장 크다. 블랙록(BlackRock)의 비들(BUIDL), 온도(Ondo), 프랭클린 탬플턴(Franklin Templeton) 모두 국채 상품이다. 안전자산의 토큰화가 기관 자금의 진입 통로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주목할 기업은 세 부류다. 발행에서는 Ondo, 기관 인프라에서는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캔톤(Canton) 계열, 결제 자산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입니다. 자산은 발행되는데 실제 담보로 활용되는 양은 20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있다. 발행됐지만 멈춰 있다는 것이 지금 글로벌의 숙제다. 전통 거래소가 직접 들어오는 것도 큰 흐림이다. 지난 9월1일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은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와 손잡고 런던 상장 100대 종목을 토큰화(xStocks)해 24시간 거래소 LSE 24에서 2027년부터 거래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들어 나스닥이 페이워드와 토큰화 주식 게이트웨이를 개발하고, NYSE의 모회사 ICE가 OKX에 투자해 NYSE 종목 토큰화를 추진하며, 도이체뵈르제가 페이워드에 2억달러를 투자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토큰화 주식 시장은 최근 집계로 최근 한 달 15% 늘어 약 25억달러, 보유자 245만명 규모다. 국내 정책방향도 NYSE·나스닥 파일럿을 참고해 한국거래소 중심의 장내 토큰화 파일럿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국내에서는 증권사들이 저마다 다른 원장을 준비하는 흐름, 금 기반 비증권형 토큰화처럼 증권의 경계 밖에 있는 자산이 눈에 띈다. 9월 28일 국회도서관 세미나에 Ondo, 리플(Ripple), 섬섭(Sumsub)과 국내 증권사, 금 토큰화 사업자를 함께 부른 것도 발행·결제·인프라·검증의 축을 한자리에서 보기 위해서다.△(김태림) 제도 쪽에서 보는 트렌드는 토큰화 시장의 자금세탁방지(AML)·법인 신원 확인(KYB) 책임 문제다. 발행인이 누구인지, 누가 검증하는지를 규제 준수 인프라로 푸는 접근이 나오고 있고, 국내 토큰증권이 해외 투자자와 만나려면 이 부분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 국내에서는 증권이 아닌 실물자산 토큰의 법적 분류가 아직 비어 있다는 점을 함께 보고 있다.(그래픽=챗GPT)-그렇다면 토큰증권 1~3단계 로드맵별로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김태림) 1단계의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관 전용이라는 울타리다.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문을 좁게 연 것인데, 그만큼 초기 시장 규모도 제한된다. 다른 하나는 신탁이라는 장치다. 비상장주식을 곧바로 토큰화 하지 않고 신탁수익증권 형태를 취하는 이유는 의결권·배당·증감자 같은 권리관계를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에 남겨 두고 수익권만 원장에 올리기 위해서다. 함께 나온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모범규준은 현행 전자증권 형태의 조각투자에 즉시 적용되므로, 조각투자 업계는 시행일을 기다릴 것 없이 지금부터 증권신고서 수리 기준이 달라진다.2단계는 공모 증권과 상장주식으로 넓히는 단계인데, 정부가 이행 시점을 못 박지 않았다. 주식의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과 연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단계의 실질은 예탁결제원의 전자등록 시스템과 증권사 원장 사이의 연계 표준을 어떤 수준으로 정하느냐에 달려 있고, 여기서 상호운용성 요건이 정해지면 3단계의 폭도 함께 정해진다.3단계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연계한 온체인 결제다. 앞서 말씀드린 가이드라인의 원장 간 이전 금지, 가상자산 생성·거래 금지 규정과 정면으로 만나는 지점이고,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선행 조건으로 명시되어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결제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의 지위와 증권 원장과의 연결 방식이 담기지 않으면 3단계는 출발점에 서기 어렵다.△(윤현근) 시장 쪽에서는 단계마다 보는 지표가 다르다. 1단계는 기관 사모 상품을 누가 먼저, 얼마나 내놓느냐다. 장외거래소 인가단위와 일반투자자 거래 한도가 9월 말 입법예고에 담기므로, 한도 수준이 1단계 유통 규모를 정한다. 2단계는 사실상 자본시장의 본류인데, 이미 국내 주식과 연계된 상품이 역외에서 거래되고 있어 국내 제도가 늦으면 수요가 밖으로 나간다.3단계가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늦다. 3단계가 맨 뒤에 있다는 것이 이번 로드맵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라고 본다. 자산은 토큰화하는데 그 값을 치를 돈은 3단계에서야 온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행과 결제가 함께 가야 시장이 작동한다. 결제 수단이 없으면 앞의 1·2단계도 반쪽이다.-로드맵에 제시된 신탁 구조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김태림) 신탁은 내 재산을 믿을 만한 기관에 맡기고 그 기관이 대신 관리하되 이익은 내가 받는 구조다. 여기에는 재산을 맡기는 사람(위탁자), 맡아 관리하는 기관(수탁자), 이익을 받는 사람(수익자) 셋이 등장한다. 이익을 받을 권리를 수익권이라 하고, 이 수익권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증권으로 만든 것이 수익증권이다. 지금 시장의 부동산 조각투자가 바로 이 구조다. 건물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임대료 받을 권리를 수익증권으로 쪼개 파는 것이다. 1단계의 비상장주식은 이 구조를 주식에 적용한 것이다. 주식 자체를 토큰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주식을 예탁결제원이나 신탁회사에 맡기고 거기서 나오는 이익을 받을 권리를 수익증권으로 만들어 토큰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주주 자리에는 수탁 기관이 앉고, 의결권 행사와 배당 수령, 증자·감자 처리는 수탁 기관이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에서 하던 대로 한다. 투자자는 주주가 아니라 수익자이고, 수익권 토큰을 갖는 사람이다.왜 이렇게 돌아가느냐를 풀이해보면, 주식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회사와의 관계다. 주주명부에 이름이 올라야 하고, 주주총회 의결권, 배당, 증자·감자에 따른 주식 수 변동까지 따라온다. 이 처리를 지금은 예탁결제원의 전자증권 시스템이 하고 있고 회사들도 거기에 맞춰 일한다. 주식을 통째로 새 원장(블록체인)에 올리면 이 처리를 새 원장에서 전부 다시 만들어야 하고 회사와 기존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정부가 상장주식 토큰화를 2단계로 미룬 이유도 같다. 주식은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책 방향에 나온 설명이다.신탁을 쓰면 이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주식은 기존 시스템에 그대로 두고 수탁 기관 한 곳 이름으로 관리되니, 회사 입장에서는 주주가 한 명 있는 것과 같다. 새 원장에 올라가는 것은 수익권이라는 새로 만든 증권 하나뿐이라 기존 시스템과 부딪히지 않는다. 대신 투자자는 주주가 아니어서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지 못하고 배당도 수탁 기관을 거쳐 받는다. 그래서 이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투자자 권리가 어떻게 보호되는지가 1단계에서 지켜볼 지점이다. 자리를 잡으면 국채 같은 다른 자산에도 같은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김태림 엑시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겸 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이 조만간 공개되는 토큰증권 시행령 개정안 관련해 "원장 간 이전을 전면 금지하지 말고 예외를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진=서민지 기자)-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모범규준이 조각투자와 연결되는 이유는.△(김태림) “기준이 달라지니 우려된다”가 아니라 “기준이 지금부터 달라지니 조각투자 업계는 시행일을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부터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려가 아니라 시점의 문제다. 연결고리는 이렇다. 지금 시장의 부동산, 음원 등 조각투자 상품은 설명 드린 것과 같은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구조다. 다만 토큰이 아니라 기존 전자증권 형태로 발행되고 있을 뿐이다. 이 증권을 공모로 팔려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금융위가 9월 4일 정책 방향과 함께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모범규준’을 내놨다. 이 모범규준은 토큰이냐 아니냐를 가리지 않고 신탁수익증권 발행 자체에 적용되기 때문에, 내년 2월 토큰증권 시행일과 관계없이 즉시 시행돼 조각투자 증권신고서 심사에 바로 적용된다. 조각투자 사업자가 오늘 신고서를 내면 이미 새 기준으로 심사를 받는다는 얘기다.내용은 규제를 조이는 쪽보다 정리하고 넓히는 쪽에 가깝다.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초자산의 범위와 발행 기준을 정비했다. 같은 종류·같은 권리의 자산 여러 개를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집합화와 장래매출채권처럼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건에 연계된 자산의 활용도 일정 요건 아래 허용했다. 개별 규모가 작아 증권화하기 어려웠던 자산을 묶어 상품화할 길이 열린 것이다. 다만 집합화의 기준과 목적이 명확해야 하고, 투자자가 개별 자산의 가격과 위험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정리하면, 사업자 입장에서 상품 설계와 신고서 작성 기준이 이미 바뀌었으니 새로 열린 부분은 지금부터 쓸 수 있고 새 요건은 지금부터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토큰증권 시행 전이라도 조각투자 실무는 이미 새 국면에 들어갔다는 뜻이다.-‘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 등 토큰증권 정책에서 보완이 필요한 점은.△(김태림) 보완의 핵심은 하나다. 원장 간 이전을 전면 금지하지 말고, 예탁결제원이 총량을 통제하는 감독된 이전에 예외를 여는 것이다. 이것을 포함해 9월 말 입법예고와 가이드라인 정비 과정에서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첫째, 원장 간 이전의 예외 요건을 둬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하나의 증권은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하고, 발행 후 다른 원장으로 옮기지 못하게 했다. 초과발행과 이중기재를 막기 위한 안전 설계라는 취지는 존중한다. 다만 이전 금지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목적이 초과발행 방지라면 그 위험이 통제되는 이전까지 막을 이유는 없다. 원칙은 유지하되 안전이 입증된 경로에 한해 예외를 여는 방식을 제안한다.예외의 경로는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전자등록기관을 거치는 이전이다. 당국이 이전을 막은 이유는 브릿지를 통한 이전이 해킹과 이중기재에 취약하기 때문인데, 예탁결제원이 총량을 통제하는 방식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한 원장에서 소각하고 예탁결제원 장부에서 확인한 뒤 다른 원장에서 재발행하면 두 원장에 동시에 존재하는 순간이 없다. 예탁결제원은 이미 발행총량 관리 권한을 갖고 있으니 그 역할을 이전 통제로 넓히면 된다. 다른 하나는 증권대금동시결제를 위한 한시적 예외다. 자산을 영구히 옮기는 것이 아니라 결제가 완결되는 시점에만 증권 원장과 결제수단 원장이 맞물리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3단계 온체인 결제가 1단계 규범과 충돌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통로다. 마지막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사업자나 일정 요건을 갖춘 적격기관 사이에서 감독당국 승인 아래 시범 허용하고, 그 데이터를 쌓아 단계적으로 넓히는 방식이다.어느 경로든 예탁결제원이 이전 전후 총량 일치를 검증하고, 모든 이전 기록을 감독당국이 확인할 수 있게 하며, 이전 유형에 따라 사전 승인이나 사후 보고를 달리 두는 세 가지 장치를 붙이면 됩니다. 이런 이전은 무단 이전이 아니라 감독된 이전이므로 금지의 대상이 아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금지는 법률 조문이 아니라 예탁결제원 가이드라인에 담긴 기준이다. 예외 요건을 두는 일은 법 개정이 아니라 가이드라인과 업무규정 정비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다.둘째, 가상자산 금지의 범위를 확정해야 한다. 원장에서 새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것을 막는 취지인지, 결제 토큰의 유입까지 막는 취지인지 문언만으로는 분명하지 않다. 법제화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금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혀 두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다. 3단계 비전과 1단계 규범이 충돌하는 부분이므로 정합성 검토가 필요하다.셋째, 복수 원장에 발행된 종목을 하나의 장외거래소가 지원할 수 있는지 확정해야 한다. 넷째, 국내 표준과 글로벌 표준의 정합성이다. 글로벌 기관 시장이 수렴하고 있는 원장 기술과 국내 가이드라인이 허용하는 범위가 어긋나면, 국내 토큰증권이 해외 인프라와 연결될 길이 처음부터 막힌다.다섯째, 정책 방향에 빠진 부분이다. 국경 간 유통에 관한 언급이 없고, 증권이 아닌 실물자산 토큰의 법적 분류도 비어 있습니다. 금이나 부동산 자체를 표상하는 토큰이 증권도 아니고 가상자산으로 다루기도 어색한 경우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 정리가 필요하다. 국채 토큰화의 원장 구조도 정책적 결정이 남아 있다.△(윤현근) 시장에서 가장 체감되는 것은 첫 번째다. 증권사마다 다른 원장을 쓰는데 이전이 막히면 같은 자산이 원장별로 쪼개져 서로 만나지 못한다. 각 종목의 유동성이 발행된 원장에 고정되는 셈이고, 시장 분절이 제도의 초기값이 된다. 유동성이 나뉘면 가격 발견도 나뉘고, 결국 투자자가 불리해진다. 글로벌 기관 시장은 이미 원장 간 연결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어서, 여기서 어긋나면 국내 시장만 섬이 된다.-국제적으로 고민할 내용도 있나.△(김태림) 전통 국제사법은 장소를 연결점으로 삼는다. 우리 국제사법도 물건과 무기명증권에 관한 권리를 그 물건이 있는 곳의 법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종이 증권이라면 실물이 있는 장소가 분명하지만, 분산원장의 토큰은 같은 장부의 사본이 여러 나라의 노드에 동시에 존재하므로 소재지를 특정할 근거가 없다. 계약서에 한국법 준거 조항을 넣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계약 당사자 사이의 문제는 그렇게 풀리지만, 토큰의 소유권 귀속이나 담보권 순위처럼 제3자에게 효력이 미치는 문제는 당사자 합의가 아니라 법이 정한 기준을 따르기 때문이다.국제사회는 이미 한 차례 같은 문제를 겪었다. 증권이 중개기관 계좌에 전자적으로 보유되기 시작했을 때 헤이그 증권협약은 소재지 대신 계좌약정에서 합의한 법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옮겨갔다. 다만 당사국이 미국·스위스·모리셔스 정도이고 한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토큰증권처럼 중개기관이 없거나 구조가 다른 자산에 대해서는 UNIDROIT가 2023년 채택한 디지털자산과 사법 원칙이 단계적 기준을 제시한다. 자산 자체에 준거법이 명시되어 있으면 그 법, 없으면 자산이 기록된 시스템이나 플랫폼이 정한 법, 그것도 없으면 발행인의 법정 소재지법을 적용하되 그 소재지가 공중에게 확인 가능할 것을 요구하는 구조다.한국의 과제는 세 갈래다. 단기적으로는 발행 문서와 약관에 준거법과 관할을 명확히 설계하는 실무 대응이다. 발행 요건이나 가이드라인에서 토큰증권 발행 시 준거법과 기록 시스템의 적용법을 명시하도록 하면, 법 개정 전에도 상당한 예측가능성이 생긴다. 중장기적으로는 UNIDROIT 원칙을 참조해 국제사법에 디지털자산의 연결점 규정을 두는 입법이다. 국제 기준과 맞춰 두어야 외국 법원에서도 우리 토큰증권의 권리 귀속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헤이그국제사법회의의 디지털 토큰 논의에 정부가 참여해 허가형 원장과 전자등록기관 중심이라는 우리 제도의 특성이 국제 기준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시장이 커진 뒤에 공백이 드러나면 이미 늦다. 국제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 지금이 정비의 적기다.△(윤현근) 실무에서 이건 곧 한국 토큰증권의 수출 가능성 문제다. 국내 투자자만 상대하면 당장은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토큰화의 실익이 국경을 넘는 담보와 결제에서 나오는 이상, 준거법이 불명확하면 해외 자본이 한국 토큰화 자산에 들어오기 어렵다. 해외 기관이 어떤 자산을 담보로 받을지 정할 때 첫 번째로 보는 것이 “분쟁이 나면 어느 법으로 누구 것인지 정해지는가”다. 이 답이 없는 자산은 아무리 수익률이 좋아도 담보 목록에 오르지 못한다.-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 상장주식의 온체인 거래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혁신 면제 명령을 발표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김태림) 5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증권과 결제자산을 같은 설계 안에 넣었다. 미국은 상장주식 토큰의 유통을 열면서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MMF를 거래 상대 자산으로 처음부터 함께 인정했다. 우리는 분산원장 가이드라인이 증권 원장 안의 가상자산 생성·거래를 금지하면서 결제는 3단계로 미뤄 뒀다. 자산은 토큰화 하는데 값을 치를 돈은 맨 뒤에 온다는 로드맵의 구조적 문제가, 미국 사례와 나란히 놓으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증권 결제에 쓸 수 있다는 조항을 함께 둬야 하는 이유다.둘째, 금지와 허용 사이의 규제 기법을 보여 준다. 미국은 종목 수·거래량 상한, 5년 일몰, 기초시장 거래정지와의 연동, 10분 내 데이터 공개, 의견수렴을 거친 규칙 제정으로의 환류를 한 묶음으로 썼다. 우리 가이드라인의 원장 간 이전 금지에 예외를 둘 때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도구다. 예탁결제원 경유 이전을 종목 수와 물량 상한, 기한, 결과 공개를 조건으로 먼저 허용하고 데이터를 쌓아 넓히는 방식이다.셋째, 원장의 공개와 접근의 통제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미국은 거래 장소의 코드를 퍼블릭 체인에 공개해 제3자가 감사할 수 있게 하면서, 참가자는 확인된 지갑 주소로 제한했다. 다만 우리 가이드라인이 참여자를 제한하는 대상은 법적 효력을 갖는 전자등록 원장이고, 미국이 공개를 요구한 대상은 거래 장소의 스마트 컨트랙트이므로 규율의 층위가 같지 않다. 미국은 퍼블릭이고 한국은 허가형이라고 단순 대비할 일이 아니라, 어느 층에서 무엇을 통제할지를 나누어 설계할 수 있다는 근거로 읽어야 한다.넷째, 상장주식 토큰화의 권리관계 문제를 원장 설계가 아니라 검증 책임과 발행인 이의권으로 풀었다. 우리 2단계가 상장주식으로 넘어갈 때 같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다섯째, 입법 교착기의 행정 조치라는 점이다.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진전되지 못한 직후에 SEC가 기존 법률의 면제권한으로 시장을 부분적으로 열었고, SEC 의장 스스로 이를 잠정 조치로 규정하며 규칙 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계류 중인 우리로서는 시행령과 가이드라인 단계의 설계가 갖는 비중을 다시 보게 하는 사례다.윤현근 웹3 전문 컨설팅 기업 인사이트3(INSIGHT3) 대표이사는 토큰증권 관련 법과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따로 가면 안 된다며 입법 속도를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정윤영 기자)-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이 논의 중인데, 제언하고 싶은 점은.△(윤현근) 핵심은 증권의 법과 돈의 법이 따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증권을 토큰화 하는 법은 2027년 2월에 시행되는데, 그 값을 치를 스테이블코인·예금토큰의 법은 아직 국회에 있다. 이 둘의 시차가 벌어질수록 온체인 동시결제는 멀어진다. 두 입법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첫 번째 제언이다.둘째,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방어가 아니라 공격 수단이어야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온체인 결제의 기축이 된 상황에서, 원화가 디지털 환경에서 쓰이지 않으면 결제도 정산도 달러 네트워크 위에 쌓인다. 발행 주체를 누구로 할지 못지않게, 그 스테이블코인을 어디에 쓸 수 있게 할지가 시장에는 더 중요하다.△(김태림) 제언의 핵심은 발행 주체를 정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그 스테이블코인을 증권 결제에 쓸 수 있게 하는 조항을 기본법에 함께 두자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여야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여러 건이 계류되어 있고, 금융위원회는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논의가 길어진 원인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거래소 지분 규제 같은 지배구조 쟁점에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금융위 스스로 토큰증권 3단계의 전제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들고 있으므로, 기본법에 세 가지가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첫째, 법제화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증권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근거와 그 경우 전자증권 원장에 결제 토큰이 존재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상 가상자산 금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리다.둘째, 발행사가 갖춰야 할 신뢰의 조건이다. 준비자산의 구성과 분리보관, 상환 청구권, 정기 검증을 법에 담되, 본국에서 동등한 수준의 규제를 받는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인정할지에 관한 권한과 전환기간도 함께 둬야 한다. 홍콩·싱가포르·미국이 각자의 방식으로 틀을 만들었으니 글로벌 정합성을 함께 봐야 한다. 셋째, 두 법의 접점을 정하는 규정이다. 3단계에서는 하나의 원장 위에서 전자증권법이 규율하는 토큰증권과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규율하는 스테이블코인이 한 거래 안에서 맞물린다. 증권 인도와 코인 지급이 동시에 이루어지다 중간에 멈추면 결제의 효력을 어느 법으로 판단하는지, 발행사가 상환을 못 하게 됐을 때 이미 넘어간 증권은 어떻게 되는지 같은 문제가 생기는데, 지금은 두 법 모두 자기 자산만 보도록 짜여 있다. 이 접점을 어느 한 쪽 법에라도 명시해 둬야 한다.(자료=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재정경제부, 국세청)-가상자산 과세 관련 제언하고 싶은 점은.△(윤현근) 먼저 분명히 하면, 과세 자체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매긴다는 원칙에서 당연한 방향이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찬반이 아니라, 산업이 예측 가능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제도를 함께 갖추자는 것이다.실무적으로 짚을 점은 과세 인프라다. 국내 거래소는 거래명세로 세원 파악이 되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 간 거래, 개인지갑을 거친 거래는 국제 거래정보 교환체계에 기대야 한다. 그 체계가 본격 가동되기까지 해외 거래 과세정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도 나와 있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행하면 국내 거래소를 쓰는 성실 신고자만 불리해지고 거래는 밖으로 나간다. 이건 정파를 떠난 실무의 문제다.△(김태림) 제도 설계 관점에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시행 가능성입니다. 정부는 2027년 1월 시행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구체적 과세기준은 연내 국세청 고시로 공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세 차례 미뤄진 이유는 세금을 매길지 말지가 아니라 소득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지였다. 취득가액 확인,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없는 구조, 스테이킹이나 에어드랍 같은 거래 유형별 기준이 아직 고시로만 남아 있다. 시행 여부와 별개로 손실 이월공제와 취득가액 산정 기준은 법률 수준에서 먼저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경제적 실질이 다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뭉뚱그리면 분쟁의 소지도 있다.다른 하나는 토큰증권과의 형평이다. 2027년 2월부터 같은 분산원장 위에 증권과 가상자산이 나란히 존재하게 된다. 토큰증권 소득은 증권 과세체계를 따르고 가상자산은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면, 기술적으로 같은 형태의 자산이 법적 분류에 따라 전혀 다른 세제를 적용받는다. 조각투자 상품처럼 경계에 있는 자산은 이 차이가 곧바로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준다. 과세 논의를 할 때 디지털자산기본법상 분류와 세법상 분류를 함께 맞춰 둬야 한다.특정 법안이나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방향으로 결정되든, 납세자가 신고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인프라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점은 일관되게 말씀드리고 싶다.
- 정책 번복이 부른 ISA 촌극…결국 3년 타이머 다시 돌린다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을 내놨다가 한 달 만에 일부 내용을 되돌리는 사이, 3년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기존 계좌를 해지한 가입자들의 계좌 이동이 나타났다. 일부는 ISA를 다시 만들어 가입기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상당수는 해지 후 새 계좌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ISA는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형은 순이익 200만원까지, 서민형·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초과분에는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일반적인 이자·배당소득에 적용되는 15.4%보다 낮은 세율이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개 증권사가 집계한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8월 4일)부터 현행안 유지 결정일(9월 1일)까지 ISA 계좌 해지자는 총 1만 1460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소 가입 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한 해지자는 4750명으로 전체의 41.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741명은 재가입했지만 4009명은 재가입하지 않았다. 정부가 ISA 개편안을 발표하고 다시 수정한 시기와 이번 해지·재가입 기간이 겹친 만큼 정책 변화가 일부 가입자의 계좌 이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특히 3년 미만 해지자 가운데 15.6% 수준인 741명은 이후 ISA에 재가입했다. 증권사별로는 A증권사에서 888명의 3년 미만 해지자 중 80명이 재가입했고, B증권사는 3021명 중 654명이 다시 가입했다. C증권사는 218명 중 7명이 재가입했으며, D증권사는 623명의 3년 미만 해지자 가운데 재가입자가 없었다. ISA는 원칙적으로 3년의 의무가입기간을 충족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가입기간을 채우기 전에 기존 계좌를 해지하고 다시 가입한 경우 새 계좌에서도 의무가입기간 충족 요건을 다시 맞춰야 하는 셈이다.정부는 지난 8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ISA의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을 제한하고 계약기간을 5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ISA의 운용기간과 납입한도에도 변화를 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발 등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개편안을 재검토했고, 지난 9월 1일 최종안에서 기존 ISA의 계약기간 제한과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 관련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 ISA는 새로 신설한다. 다만 세법 개정 등 입법 절차가 남아 있다.3년 미만 해지자 가운데 재가입하지 않은 4009명은 향후 ISA에 다시 가입할 경우에도 의무가입기간을 새로 충족해야 한다. 기존 계좌의 가입기간을 이어갈 수 없는 데다 새 계좌에서도 다시 3년을 채워야 하는 만큼, 세제 혜택 활용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하지만 재가입 자체가 이번 정책 변화만을 이유로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SA는 만기 이후 다시 가입하면 비과세 한도를 새로 활용할 수 있어 원래도 재가입 수요가 있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정부의 ISA 개편 논의로 제도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다 증시 상승, 중개형 ISA 확대, 증권사 이벤트 등이 겹치면서 재가입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재가입자들은 새 계좌의 가입기간을 장기간으로 설정한 경우가 많았다. 가입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3개 증권사의 재가입자 710명 가운데 30년 이상으로 설정한 가입자가 470명으로 66.2%를 차지했다. 이어 10년 이상~20년 미만 122명, 20년 이상~30년 미만 92명, 10년 미만 26명 순이었다.장기간 설정은 세제 혜택을 더 많이 받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만기 관리의 편의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ISA는 만기가 짧으면 연장할 때 가입요건을 다시 확인하거나 소득 증빙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며 “이런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장기간으로 설정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 “증여하다 물딱지”…투기과열지구 내 소유권 변동 신중해야[똑똑한부동산]
-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 투기과열지구는 말 그대로 투기 수요 유입이 우려되는 지역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아 이미 투기 수요가 유입됐거나 유입될 우려가 높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와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 거래에 여러 가지 규제가 적용된다. 주택에 대한 과세요건이 강화되고, 특히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투기 수요 유입이 더욱 우려되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역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구체적으로 재개발 구역은 관리처분인가 이후부터 새 아파트 소유권이 이전될 때까지, 재건축 구역은 조합설입인가 이후부터 새 아파트 소유권이 이전될 때까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지 못한다. 이 기간에 주택을 거래하면 양수인은 조합원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 이때 조합원 지위를 취득하지 못하는 주체가 ‘양수인’으로 한정돼 있으므로, 양도인은 여전히 조합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다툼이 있지만, 법원은 주택 소유권을 양도인에게 되돌리더라도 이미 상실된 조합원 지위가 다시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한 사례가 많다.이때 거래를 해제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조합원 지위에 관한 사항이 일률적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이유로 양도인에게 조합원 지위가 되살아나는 것인지 여부를 상당히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기간에 주택을 거래하면 양도인과 양수인 모두 조합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이때 ‘양도’ 즉 거래에는 매매와 같은 유상 거래 외에도 증여처럼 무상 거래도 포함된다. 절세를 위해 자녀에게 주택 전부 또는 일부 지분을 증여함으로써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게 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역의 주택 소유권을 일부라도 변동하려는 경우 사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다만, 이때에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예외사유는 있다. 이혼이나 상속처럼 부득이한 사유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사례다. 그런데 상속의 경우 상속인 중 일부가 같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역이나 다른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재당첨 제한에 해당할 수 있는 유사한 진행단계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구역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상속 받은 주택에 대해 조합원 분양을 받지 못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상속재산은 법에 정해진 상속순위와 상속지분비율에 따라 분할할 수도 있지만, 상속인 전원이 합의하면 그 합의한 내용대로 분할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에서의 거래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만큼 사전에 따져볼 것이 많다. 자칫 잘못하면 조합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핵심적 권리인 조합원 분양에 관한 권리를 박탈당할 수가 있어 권리 변동시 특히 신중해야 한다.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
- 자동항법의 진화: "생애주기 운용이라는 발명"[김병철의 퇴직연금 개혁 시나리오]18
- [칼럼니스트=김병철 한국퇴직연금개발원 대표] “투자는 너무 어려운데, 그냥 알아서 좀 굴려주면 안 됩니까?”퇴직연금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하소연입니다. 자산 배분, 리밸런싱, 종목 선정… 본업 하기도 바쁜 직장인들에게 펀드매니저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래서 연금 선진국들은 개인이 매번 고민하지 않아도 생애주기에 맞춰 돈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상품 이름이 아닙니다. 목적은 하나입니다. 젊을 때는 장기 수익을 얻을 만큼 투자하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위험을 줄이는 자산배분을 사람이 잊어버려도 계속 작동하게 하는 것입니다.먼저 필요했던 것 — 자동으로 늙어가는 포트폴리오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401(k)가 확산되면서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가입자들이 처음에 상품을 고른 뒤, 수십 년 동안 포트폴리오를 거의 바꾸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20대 청년이 안전하다며 채권에만 넣어두고 잊어버리거나, 은퇴를 앞둔 60대가 과거에 설정해 둔 고위험 주식 비중을 그대로 방치하다가 은퇴 직전 폭락장을 맞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특정 상품이 없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에 따라 위험을 줄이고, 정기적으로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기능이 개인의 기억과 의지에 맡겨져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이 필요를 상품으로 구현한 대표 사례가 1990년대 중반 등장한 TDF(Target Date Fund, 타깃데이트펀드)입니다. 항공학 용어인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비행기가 착륙할 때 고도를 낮추듯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자산배분 곡선)’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는 단순하지만 강력했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할 때 고도를 서서히 낮추듯, 사람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자동으로 낮추자.” 웰스파고의 ‘라이프패스(LifePath)’ 펀드는 이 흐름을 연 초기 사례로 꼽힙니다. 개인은 복잡한 리밸런싱을 매번 직접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의 은퇴 예정 연도에 맞는 펀드를 고르면, 펀드가 정해진 글라이드 패스에 따라 젊을 때는 더 적극적으로,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더 안정적으로 자산배분을 바꾸어 갑니다.두 갈래의 길 — 기금이 해주느냐, 상품이 해주느냐근로자의 선택 권한은 이론적으로 직접 선택·위임 선택·집단 선택 세 가지로 나뉩니다. 생애주기 자동운용은 그중 위임·집단 선택을 실제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방법입니다. 국가의 제도적 기반에 따라 두 가지 길로 나뉩니다. 하나는 ‘기금(Fund)’이라는 조직이 생애주기 운용을 책임지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처럼 ‘TDF’라는 상품이 그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방식입니다.앞서 살펴본 호주와, 뒤에서 살펴볼 네덜란드는 기금형 제도가 발달한 나라들입니다. 이곳의 근로자들은 “어떤 상품을 살까”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대신 “어떤 기금에 가입할까”를 고민합니다. 일단 믿을 만한 기금에 가입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기금 내의 최고투자책임자와 전문가들이 시장 상황과 가입자의 연령대별 특성을 고려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하고, 인프라와 부동산에 투자합니다. 가입자가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기금은 가입자를 위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로 돈을 굴려줍니다. 즉, ‘기금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디폴트 옵션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모델입니다.반면 미국은 한국처럼 개인이 상품을 직접 골라야 하는 계약형 구조가 강합니다. 호주식의 거대 기금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TDF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기금이라는 조직이 해주는 생애주기 자산배분 기능을 펀드라는 상품 안에 넣은 것입니다. 따라서 TDF는 목적이 아닙니다. 목적은 가입자의 나이와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계속 조정하는 자동운용입니다. TDF는 그 목적을 계약형 시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표적 상품입니다.공통점 — “원리금 보장은 답이 아니다”방식은 다르지만, 호주의 기금과 미국의 TDF가 추구하는 목표는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은퇴소득을 높이되,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 위험은 줄이는 것입니다. OECD도 디폴트 투자전략의 목표를 단순한 원금 보존이 아니라, 선택하지 못하거나 선택하지 않는 사람에게 적절한 은퇴소득을 제공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30년 장기 투자에서 예금만 붙잡고 있으면 원금은 지켜 보일지 몰라도 구매력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금이 굴려주든, TDF가 굴려주든, 핵심은 돈이 장기투자의 원리에 따라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한국의 현실 — 좋은 무기와 잘못된 활용법그렇다면 한국은 어느 길로 가야 할까요? 정답은 ‘투트랙’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기금형 제도를 확산시켜 기금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생애주기 자산배분이 작동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금형이 정착되기 전까지, 수많은 계약형 가입자들에게는 TDF가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안입니다.하지만 한국의 결정적인 문제는 TDF라는 상품의 부재가 아닙니다. 이미 한국 시장에도 수많은 TDF 상품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TDF를 다루는 가입자들의 ‘쪼개기 투자’ 습관에 있습니다.TDF 같은 생애주기형 자동운용 상품은 계좌 ‘전체’의 자산을 운용 주체에게 위임하여, 가입자의 연령에 따라 정교하게 설계된 글라이드 패스로 굴러가도록 만들어진 ‘단일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가입자들은 TDF를 전체 위임 수단이 아니라 펀드 쇼핑몰 진열대의 수많은 상품 중 하나로 취급합니다. 계좌 자금의 일부는 예금에 넣고, 일부는 주식형 펀드에 넣은 뒤, 남은 20~30%만 TDF에 쪼개서 넣어두는 식입니다.이렇게 TDF를 다른 상품과 임의로 섞어 쪼개기 투자를 하는 순간, TDF가 계산해 둔 정교한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공식은 완전히 어그러집니다. 비행기의 자동항법 장치를 켜두고도 키를 절반쯤 손으로 쥐고 흔드는 셈입니다.중요한 것은 TDF라는 이름을 외우거나 새로운 상품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생애주기형 자동운용 상품은 계좌 전체를 온전히 맡길 때 비로소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원칙을 깨닫고, TDF를 파편화하여 쪼개 넣는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 구조적 위임이 작동할 때, 비로소 퇴직연금은 방치된 계좌가 아니라 시간과 함께 스스로 자라는 노후 자산이 됩니다.이제 돈이 장기투자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돈이 30년 동안 굴러갈 때, 가장 강력한 아군이자 적군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세금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세금을 언제 내느냐에 따라 내 자산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과세 이연의 마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금리 인상기, 예금 머니무브 속 '예금+α' 증권사 틈새전략은?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逆)머니무브’가 빨라지자 증권사들이 ‘예금 금리+알파(α)’를 내세운 상품으로 맞서고 있다. 단기 자금은 발행어음, 1~2년 자금은 종합투자계좌(IMA)와 손익차등형 펀드, 중장기 자금은 개인투자용국채로 겨냥하는 등 운용 기간과 성향에 맞춘 상품군으로 대기성 자금 잡기에 나섰다.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가팔라지는 머니무브 현상에 맞춰 일제히 정기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22일부터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30%에서 3.40%로 0.10%포인트 올렸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연 3.40%에서 3.50%로 각각 높였다. 이는 이달 초 5대 은행이 일제히 금리를 올린 데 이어 한 차례 더 올린 것이다.증시 대기자금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사상 최대인 139조6948억원까지 늘었지만 8월 27일 기준 96조7090억원으로 100조원을 밑돌았다. 6월 50조원을 웃돌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월 21조원대로 줄었다.◇발행어음 특판 경쟁…삼성證 최고 연 5.5%기준금리 인상에 증시 자금은 줄어들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확정금리·원금지급 구조를 갖추면서 은행 예금보다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얹어 주는 증권사 ‘틈새 금융상품’으로 고객 붙잡기에 나섰다.발행어음이 대표적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23일 이데일리가 주요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대표 틈새상품을 취합한 결과, 은행 정기예금 대비 증권사의 1년물 발행어음 금리는 최대 1.5%포인트 높은 5% 안팎의 특판 금리가 줄줄이 나왔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한 삼성증권은 시장 진입과 함께 특판 금리를 앞세우며 공격적 영업에 나서고 있다. 신규 고객과 8월 말 기준 총잔고 100만원 미만 고객에게는 2~90일물에 연 5.5% 금리를 1인당 최대 100만원 한도로 적용한다. 그 외 고객에게는 1년물에 연 4.3%를 1인당 100만원~3억원 한도로 제공한다. 특판이 끝난 뒤에도 일반 발행어음으로 가입할 수 있다. 수시입출금형은 연 2.55%이며 약정형은 기간별로 연 2.65%~3.95%다.한국투자증권은 특판 발행어음에 1년 만기 연 4.9%, 6개월 만기 연 4.7%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키움증권도 생애 최초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만기 1년, 세전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특판을 선보였다. 가입 한도는 1인당 최대 10억원이다.신한투자증권도 추석을 맞아 특판에 나섰다. 6개월 만기 약정형 ‘신한 프리미어 발행어음’에 세전 연 4.5% 금리를 적용했으며 총 판매 한도는 300억원이다. 이밖에 하나증권은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수시형 발행어음에 3.0% 금리가 적용되고, 약정형은 1년 이내 기간을 선택해 가입하는 구조로 기간에 따라 연 3.0~4.0%의 금리를 차등 적용한다. 미래에셋증권 발행어음은 만기형이 연 2.60%~3.85%의 금리를 기간에 따라 적용하고, KB증권의 약정식 발행어음은 연 2.60%~3.80%까지 적용한다.종합투자계좌(IMA) 역시 원금 보장 구조와 기업금융 투자 수익을 결합해 ‘예금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IMA는 증권사가 자기자본과 투자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대출, 회사채,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증권사가 원금 지급을 보장한다.NH투자증권은 오는 29일 1년 6개월 만기 단기형 ‘N2 IMA1 4호’를 선보인다. 모집 한도는 약 1000억원, 기준수익률은 연 4.3%다. NH투자증권이 IMA 가입 자금을 분석한 결과, 전체 유입 자금의 약 60%가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대기성 자금에서 옮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자금의 80~90%는 기업대출과 회사채, 인수금융 등에 투자된다. 그동안 기관투자자 중심이었던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 딜에 개인도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다만 발행어음과 IMA는 원금 지급형 상품이지만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어서 발행사의 신용위험과 유동성 위험에 따른 손실 가능성이 있다. 투자 전 상품 구조와 위험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가입해야 한다.◇개별 증권사 PB들이 선호하는 대표상품은? 개별 증권사별로 특화 상품을 내건 곳들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용국채로 은행 자금 흡수에 나섰다. 개인투자용국채 전용계좌 순입금액 가운데 은행에서 들어온 자금은 약 65%로, 출시 이후 누적 약 2조원에 달한다. 현재 전용계좌 판매대행기관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9월 적용금리는 3년물 연 3.780%, 5년물 연 4.185%, 10년물 연 4.765%, 20년물 연 4.920%다.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세전 총수익률은 5년물 22.75%(단순 연환산 4.55%), 10년물 59.28%(5.92%), 20년물 161.30%(8.06%)다.3년물과 5년물은 퇴직연금계좌에서 매입할 수 없어 전용계좌에서만 투자할 수 있다. 3년물은 이표채와 복리채로 나뉘며, 연 1회 이자를 지급하는 이표채는 복리 효과가 없어 같은 금리라도 복리채보다 연수익률이 낮다(세전 연 3.78% 대 3.92%). 5년물 이상을 전용계좌에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입금액 총 2억원 한도에서 이자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년물은 분리과세 대상이 아니다.한국투자증권은 대표 상품인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를 내걸고,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는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2023년 첫 상품 출시 이후 총 18개 펀드를 선보였으며 누적 설정액은 2조원에 달한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수익자를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손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일반 고객이 선순위로, 한국투자증권 등 그룹 계열사가 후순위로 참여해 손실이 나면 일정 비율까지 후순위가 먼저 떠안고, 이익이 나면 선순위에 먼저 배분된다.18개 펀드 가운데 15개가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조기 상환됐거나 상환을 앞두고 있다. 판매액은 2023년 1634억원에서 2024년 2995억원, 2025년 611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현재까지 71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모집한 ‘한국밸류 기업가치 포커스3’는 약 1066억원, 올해 4월 설정된 ‘한국투자 핵심성장포커스 펀드’는 1140억원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