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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수요는 잡았지만 집값·전셋값 못 잡아…10·15 ‘반쪽 성과’
- [이데일리 이다원 함지현 김은경 기자]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의 최대 부작용으로 전월세 매물 감소 등 임대차시장 불안을 지목했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거래를 묶고 대출을 조이는 고강도 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로 번지는 ‘풍선효과’까지 나타나면서 대책 한계가 뚜렷했다는 평가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4일 이데일리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10·15 대책) 시행 1년을 맞아 부동산 연구기관과 학계, 시장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토허제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전월세 매물 감소 등 임대차시장 영향’을 꼽은 응답자가 22명(73.3%)으로 가장 많았다. ‘실수요자의 주거 이동 제약’이 4명(13.3%), ‘주택 거래 위축’이 3명(10.0%)으로 뒤를 이었다.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는 응답은 1명(3.3%)에 그쳤다.토허제가 지난 1년간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분야 역시 ‘전월세시장 변화’라는 응답이 16명(53.3%)으로 절반을 넘었다. 당초 정책 목표였던 ‘갭투자·투기수요 억제’를 꼽은 전문가는 8명(26.7%)이었고 ‘주택 거래량 감소’는 3명(10.0%)이었다.토허제 자체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반대와 조건부 찬성이 각각 14명(46.7%)으로 같았고 찬성은 2명(6.7%)에 불과했다.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서는 ‘단기 효과에 그쳤다’가 10명(33.3%), ‘오히려 부작용이 컸다’가 9명(30.0%), ‘효과가 거의 없었다’가 7명(23.3%)이었다. 효과를 인정한 전문가는 4명(13.3%)에 그쳤다.전문가들은 실거주 의무가 갭투자를 차단하는 데는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지만 기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거래까지 제한하면서 임대차시장에 부담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매매 거래가 위축되고 임대 가능한 주택도 줄어드는 가운데 대출규제로 내 집 마련을 미룬 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머물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실거주 요건이 매매시장과 전월세시장의 연결고리를 차단해 전월세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지적했고,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실수요자 구매력이 약화하고 유통 매물이 줄면서 전월세시장 불안이 심화했다”고 진단했다.대출규제에서는 집값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풍선효과’가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대출규제의 부작용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14명(46.7%)이 ‘서울 외곽·경기 등으로 풍선효과’를 선택하면서다. 또한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력 저하’라는 응답이 8명(26.7%), ‘현금부자에게 유리한 시장 형성’과 ‘거래절벽·시장 기능 위축’이라는 응답이 각각 3명(10.0%) 나왔다.실제 올해 들어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집값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8.31%, 경기는 5.52% 올랐다. 서울에서는 성북구(15.21%)와 강서구(12.24%), 구로구(12.07%), 서대문구(11.86%), 노원구(11.86%)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에서도 수원 영통구(15.39%), 용인 수지구(15.17%), 성남 분당구(15.10%) 등이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0·15 대책은 과열 심리를 진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리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세 낀 매물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유통 매물이 줄고 임차시장 불안이 커진 데다 대출 차등 적용으로 서울 중하위·경기 인기 지역이 상승세를 이어받는 ‘갭 메우기’ 현상이 확산했다”고 분석했다.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단기간 과열된 투자수요를 억제하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었지만 정책 시행 이후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며 “강남권에서 억제된 수요가 강북과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전면 해제보다 선별 규제…공급 확대 주문전문가들은 추가 규제보다는 지역별 시장 상황에 맞는 규제 조정과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허구역 운영 방향으로는 ‘과열지역만 선별 지정’이 11명(36.7%)으로 가장 많았고 ‘단계적 해제’가 10명(33.3%)으로 뒤를 이었다. ‘전면 해제’는 6명(20.0%)이었으며 ‘현행 유지’와 ‘대상지역 확대’는 각각 2명(6.7%), 1명(3.3%)에 그쳤다.대출규제 역시 전면 완화보다는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에 무게가 실렸다. ‘실수요자 중심 일부 완화’가 21명(70.0%)으로 압도적이었고 ‘전반적 완화’가 6명(20.0%)이었다. 반면 ‘현 수준 유지’는 2명(6.7%), ‘추가 강화’는 1명(3.3%)에 불과했다.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향후 정책 중심은 추가 규제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불안심리를 낮추는 데 둬야 한다”며 “규제는 실수요자와 지역별 시장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고 시장에는 공급이 충분히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과 정비사업 활성화,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주택 확대 등을 제안했다.중장기 공급계획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발생하는 공백을 메울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규제가 능사는 아님에도 다른 정책 대안을 고민하지 않았다”며 단기적으로 비아파트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수요 억제만으로는 선호지역 수요 집중과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도심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 활성화를 주문했다.공급 확대와 함께 임대차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 보완도 과제로 꼽혔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임대차 안정대책이 미흡했던 점을 10·15 대책의 한계로 평가하며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을 주문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투기수요는 차단하는 정교한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며 “수도권 주택 공급에는 지금보다 속도를 더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설문 참여 명단(가나다 순)△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석좌교수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윤지해 부동산 평론가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 △전재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 “대출 때문에 혼인신고 미뤘는데”…이젠 결혼해도 불이익 없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결혼해도 소득이 늘었다는 이유로 주택대출이나 공공임대주택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가 바뀐다. 아이맞이지원금은 최대 2000만원까지 확대하고 프리랜서에게도 육아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이미지=생성형 AI활용 제작인구전략위원회는 14일 발표한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에 이 같은 청년 생애과정 지원 방안을 담았다. 청년이 취업과 주거 마련, 결혼, 출산, 양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우선 신혼부부 정책대출의 소득요건을 완화한다. 현재 부부합산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 결혼으로 가구소득이 늘었다는 이유로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미혼 청년이 결혼한 뒤 소득이나 자산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재계약을 허용한다. 결혼 이후에도 기존 주거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청년의 내 집 마련 지원도 확대한다. 만 39세 이하 청년이 생애 처음으로 4억원 이하 비아파트 주택을 구입하면 최대 2.1%포인트의 금리우대를 제공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신설한다. 정부는 역세권 등 청년과 신혼·양육가구가 선호하는 지역에 공공주택 57만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다자녀가구에 대한 주택 청약 혜택도 늘린다. 신혼·신생아 특별공급 등에서 자녀 수에 따른 가점을 기존 1~3점에서 2~4점으로 높인다. 신생아특례디딤돌대출 이용 가구가 셋째 이상 자녀를 추가 출산하면 우대금리를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확대하고 적용 기간도 15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한다.출산·양육에 대한 현금 지원체계도 개편한다. 기존 첫만남이용권과 부모급여, 아동수당 등을 아동기본수당과 아이맞이지원금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다. 아이맞이지원금은 첫째 10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 1500만원을 기본으로 지원한다. 지방 우대가 적용되면 첫째 1500만원, 둘째 1700만원, 셋째 이상 2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아동기본수당은 월 20만원을 기본으로 지방 우대 월 10만원, 0~1세 가정보육 월 30만원의 추가 지원을 추진한다.고용보험 중심의 육아지원에서 소외됐던 예술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프리랜서, 1인 자영업자에게는 육아수당을 신설한다. 월 50만원씩 3개월간 최대 15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개인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근무 선택제’도 추진한다. 기업이 업종과 직무에 적합한 유연근무제도를 마련하면 근로자가 이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청년의 주거·양육 부담을 줄이고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개별 지원책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요건은 후속 제도 정비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김진오 인구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감히 역대급 청년, 결혼, 신혼 또 육아 정책이라고 일컬을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 이창용 전 총재 “2차 공공기관 이전, 다 나눠주면 소용없어” 쓴소리
- [이데일리 남소연 기자]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공공기관 이전이 과거처럼 ‘나눠먹기식’으로 추진될 경우 수도권 집중 완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이 전 총재는 10일 공개된 유튜브 ‘슈카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을 지목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사진=유튜브 '슈카월드')이 전 총재는 “그것(수도권 집중)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 균형 발전이라고 해서 그간 많은 분산 투자를 해서 열 몇 개의 혁신도시를 지원했다. 그런데 이걸 다 작게 나눠주다 보니 혁신도시가 서울에 대응할 수 없다”라며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한두 개라도 서울의 대항마를 키웠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 전 총재는 “공기업을 나눠서 지방 혁신을 하자는 의도는 좋은데, 각 지역에서 하나씩 나눠 가지니까 다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발전도 없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아무 효과도 없었다”며 “공기업 2차 이전을 하는데, 그것도 15군데 나눠주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진짜 몇 군데에 집중해서 키워야 하고, 또 공기업만 내려가서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특정 산업을 어떤 지역으로 옮긴다고 해서 공장을 더 지어준다고 그곳에 젊은 사람이 내려가겠는가”라며 “공장도 짓고, 병원도 지어야 하고, 문화 활동도 할 수 있는 시설 등이 집중 투자가 돼서 서울에 대항마가 생겨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 같은 집중 전략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전 총재는 “한두 군데만 집중적으로 만들고 공기업을 옮기자고 할 때, 모든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하겠나.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여기서 촉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총재는 분양가 상한제와 정책금융 등 기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왜 사람들이 다 강남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다고 보느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양가상한제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강남에 꼭 살 필요가 없지만, 강남 부동산이 분양된다고 하면 내가 청약 예금을 가지고 신청하게 된다. 당첨되면 로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재는 “분양가상한제는 서민을 돕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정책이지만, 지금은 ‘국민 로또’가 돼서, 당첨된 소수의 사람들은 좋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로또에 당첨되지 않으니까 사회적인 불만이 생긴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이 전 총재는 “정책금융을 통해서 신혼부부나 어려운 계층, 서민들을 지원해 주는 의도는 좋게 시작했지만, 이 규모가 커지다 보니 우리나라 은행 대출의 절반가량이 정책금융과 연결돼 있다”며 “정책금융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을 사게 되고, 그게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서민들이 어려우니까 정책금융을 늘리는 이런 악순환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금융은 일반 서민을 대상으로 하면 안 되고, 극빈층이나 타깃에 대해 조금만 하고 나머지는 서민 주택 안정이 돼야 한다”며 “과거에는 의미 있던 정책들이 지금은 다 악순환시키기 때문에 이것을 고쳐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세금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낮춰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전체 틀로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이 전 총재는 “그때 돈을 번 사람도 생길 것”이라면서도 “돈 번 사람에게 신경 쓸 게 아니라, 강남이나 서울 지역에 고령화된 사람이 팔고 바깥으로 나가서 살게 되면 공급이 늘어서 젊은 사람이 들어오고 이런 선순환이 되게끔 만들어주면 정책 목표가 달성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이 전 총재는 이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일관되고 지속성 있는 세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 바뀌면 장기적인 솔루션은 없는 것”이라며 “한 정권 내에서 하기 어려우니 여야가 합의해서 이번에 세제만큼은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낮추는 쪽으로 하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 교섭·증자 제동까지…전문가들 “삼성바이오 노조 무리수”
-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노동조합이 삼성전자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회사 유상증자 일정 보류를 요청한 데 이어 2차 총파업까지 예고하면서 전문가들의 비판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법률·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유상증자 보류 요구에도 구속력이 없다며 노조의 압박 행보가 무리수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바이오 생산 전문가도 파업에 따른 공정 차질이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를 흔들고 중국 경쟁사에 추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특히 삼성전자를 교섭 상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개정 노동조합법인 '노란봉투법'을 활용한 것을 두고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는 26일부터 예고된 총파업 역시 살아 있는 세포를 다루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특성상 품질과 공급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노사 갈등이 산업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전문가들 "삼성전자 사용자성 인정 어려워"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삼성전자에 교섭을 요구하면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개정 노조법상 삼성전자를 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자의 '실질적 사용자'로 볼 수 있느냐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노조는 삼성전자가 그룹 차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보상 제도에 관여해온 만큼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별도의 인사 조직과 의사결정 체계를 갖춘 독립 법인이라, 계열사 간 가이드라인이나 협의만으로 삼성전자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인사·보상 관련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개별 근로자의 임금이나 산업안전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는 "그룹 공통 사항에 대해 하나의 지침을 제시하는 것과 근로자들의 임금이나 산업안전 등을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특히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법인데, 대기업 노조가 이걸 활용한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노란봉투법을 없애자는 얘기와도 같다"고 비판했다.경영계도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사용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게 경영계 입장"이라며 "삼성전자는 1대주주도 아닌 2대주주이며, 어떻게 보면 거래처로 볼 수 있는 회사인데 거래처를 사용자로 인정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는 7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사측의 3조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 일정 보류 및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회사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 조달 방안에도 문제를 삼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상증자는 이사회 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구속력 있는 발언은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반년 넘게 임금 인상과 인사제도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좀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9.5%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이에 난색을 표하며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이달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바이오 생산은 '멈추면 끝'…파업에 中 추격 허용할 수도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차질이 고객사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 있는 세포를 활용하는 만큼 공정이 시작되면 중간에 멈추기 어렵기 때문이다.강승훈 인하대 바이오제약공학과 교수는 "바이오 공정은 다양한 공정을 순차적으로 거쳐야 하나의 제품이 나온다"며 "살아 있는 세포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중간에 멈추면 세포가 죽거나 손상을 받아 양질의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야간 교대근무를 통해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 시간에도 세포가 성장하며 단백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속적인 공정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고객사와의 신뢰가 흔들린다는 게 장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DMO 업체를 선택하는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정해진 품질의 제품을 약속한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하는 기업들은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빅파마들이 주를 이룬다.이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의 측면"이라며 "고객사가 원하는 품질과 공급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 향후 추가 계약을 맺을 때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CDMO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경쟁사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지 않다. 이 교수는 "중국이 후발주자지만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고, 중국은 파업 등 노조 리스크도 없다"며 "삼성이 내부적인 문제로 고객사 신뢰를 잃는다면 빅파마들이 중국 업체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전역모 쓰고 ‘군대 안 간다’더니”…아파트 특공까지? ‘부글부글’
- [이데일리 남소연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의 이른바 ‘전역모’ 사진과 병역 혜택 관련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대회 입상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주택특별공급 혜택까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박승수 SNS/유튜브 'KBS News' 캡처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병역 혜택에 주택 청약 혜택까지 과도한 것 아니냐”, “실제로 이런 혜택이 있었느냐”는 반응과 함께 현행 우수선수 주택특별공급 제도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행 국토교통부령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보면, 국민주택의 특별공급 대상 중 하나로 올림픽 대회,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3위 이상의 성적으로 입상한 우수선수 및 우수 기능인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세계선수권 대회란 국제경기연맹,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등이 주최하는 대회로서 축구·야구 등 단체경기의 경우 15개국 이상, 개인경기인 경우 10개국 이상이 참가한 대회를 일컫는다. 이 대상에 해당할 경우, 관계 기관의 장이 정하는 우선순위 기준에 따라 1세대 1주택의 기준으로 국민주택과 85제곱미터 이하 민영주택을 특별 공급할 수 있다.다만,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땄다고 곧바로 아파트를 배정받는 건 아니다. 신청자는 무주택 등 청약 자격을 갖춰야 하고, 대한체육회는 각 국제 대회 성적 등을 기준으로 추천 대상자를 신청하는 절차를 거친다. 추천받은 후엔 청약홈을 통해 별도로 청약해야 하며, 이후 자격 심사와 당첨 절차가 진행된다. 실제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도 주택특별공급 대상자를 모집하는 공고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일에는 인천계양 테크노벨리 공공주택지구 등에서 총 11명의 대상을 모집하는 공고가 올라왔다. 특히 일부 인기 단지가 우수선수 특별 공급 물량에 포함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혜택의 적정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두고 보인 경솔한 언행이었다. 입대가 코앞이었던 대표팀 주장 이기혁 선수는 인터뷰 중 금메달을 들고 “군대 안 갑니다”라고 웃었고, 양민혁 선수도 “메달이나 트로피가 중요했던 게 아니라, 군 면제라는 보상,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이번 대회 출전 시간이 불과 16분에 그친 박승수 선수는 라커 룸에서 전역모를 삐딱하게 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논란의 당사자들은 잇따라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논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병역 특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국제 대회 입상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각종 혜택이 적정한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도 관련 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국방부는 같은 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예술·체육 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면·폐지를 포함해 국방개혁 기본 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투심 돌아왔다… HLB·뷰노·한국비엔씨 변곡점 중심[바이오맥짚기]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28일 코스닥 시장 반등세를 견인한 실질적 주역은 HLB그룹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의료기기(바이오) 섹터였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긴 조정 장세를 뚫고 글로벌 규제기관 인허가, 해외 거점 구축, 차세대 신약 플랫폼 효능 입증이라는 굵직한 실체가 맞물리며 얼어붙었던 바이오 투자심리가 급격히 살아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이날의 무더기 상한가 랠리가 바이오 업종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HLB 최근 주가 추이.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리픽투' 美 FDA 정식승인 쾌거… HLB그룹 10개사 동반 상한가 기염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권시장 상승률 톱15 명단에 포진한 바이오 기업은 12곳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HLB제약(047920)이 종가 9620원으로 가격제한폭(30.00%)까지 치솟은 것을 신호탄으로 HLB(028300), HLB생명과학(067630), HLB파나진(046210), HLB이노베이션(024850)을 비롯한 HLB그룹 10개 계열사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여기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뷰노(338220)가 29.98% 오른 7240원, 비만치료제 신약 플랫폼을 입증한 한국비엔씨(256840) 역시 29.98% 뛴 3425원으로 나란히 상한가에 안착하며 바이오 장세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막연한 기대감에 기댔던 바이오 투자 지형이 확실한 임상 결과와 글로벌 규제기관 허가, 수출 계약 등 '사업화 실체'를 입증한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HLB, 뷰노, 한국비엔씨 3사는 각기 다른 모멘텀으로 시장의 변곡점에 서 있어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HLB그룹주 전반을 강타한 매수세 폭발 도화선은 담관암 표적항암제 '리픽투'(LYRFIGTU·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였다. 추석 연휴 직전 전해진 낭보가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 반영되며 그룹주 10개사가 일제히 상한가로 직행했다.엘레바 테라퓨틱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리픽투를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을 동반한 성인 국소 진행성·전이성 담관암 2차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HLB의 미국 자회사다. 리픽투는 엘레바가 2024년 미국 릴레이 테라퓨틱스로부터 글로벌 전권을 도입한 신약이다. 올해 4분기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장의 환호는 기존 경쟁약인 인사이트의 '페마자이레'나 다이호온콜로지의 '리트고비'와 달리, 조건부 가속승인이 아닌 확증 임상 의무가 면제된 '정식승인'(Full Approval)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희귀암 특성상 후속 환자 모집과 확증 임상 수행이 극도로 까다로운 환경에서 규제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한 셈이다.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도 입증됐다. FDA 허가 근거가 된 임상 1·2상에서 리픽투는 객관적반응률(ORR) 46%,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11.8개월을 기록해 기존 치료제들의 30~40%대 반응률을 웃돌았다. 비표적 FGFR 억제를 최소화하고 FGFR2만 선택적으로 타격해 고인산혈증 등 부작용 발생률도 20%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과제도 명확하다. 미국 내 연간 담관암 신규 환자는 약 8000명 수준이며, 이 중 간내담관암의 15%가량에서만 FGFR2 변이가 나타난다. 진입 시장 자체가 협소한 만큼 이미 시장을 선점한 페마자이레(연매출 약 1200억원)와의 처방 경쟁, 그리고 엘레바의 미국 현지 유통·보험약가 등재 역량이 초기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HLB는 시장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비담관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 자체를 표적하는 글로벌 임상 2상 '리포커스202'를 통해 암종불문(Tumor-agnostic) 항암제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진양곤 HLB그룹 의장은 "리픽투의 담관암 정식 승인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다양한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대와 글로벌 빅파마 파이프라인과의 병용 요법을 통해 치료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뷰노 최근 주가 추이.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中 하이난 의료특구 빗장 열었다… 뷰노, 독점계약 타고 기사회생뷰노는 최대 잠재 시장인 중국 진출 낭보를 전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뷰노는 중국 의료 전문기업 궈룬과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의 하이난성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전했다. 2년 계약을 맺고 중국 정부의 의료관광 특구인 '보아오 러청 국제의료관광 선행구' 내 주요 병원에서 기술 검증(PoC)을 전격 추진한다.보아오 러청 선행구는 해외 허가 의료기기를 중국 본토 정식 허가 전 특구 내 병원에서 우선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특례 제도를 운영한다. 뷰노는 6개월 내 행정 등록을 마치고 현지 임상 데이터와 처방 실적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본토 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방침이다.여기에 AI 안저영상 진단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펀더스 AI'도 중국 바이오비전의 만성질환관리 플랫폼과 연동을 마치고 장쑤성 공공 의료기관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안과 전문의가 부족한 중국 1차 의료 현장을 파고드는 투트랙 전략이 호평을 받았다.그러나 이번 상한가 반등 이면에는 뷰노가 마주한 구조적 리스크와 유상증자라는 냉혹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이예하 대표 체제 복귀 이후 뷰노는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딥카스에 경영 자원을 집중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딥카스 매출은 10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8%를 차지할 정도로 단일 품목 의존도가 심화됐다.딥카스는 지난 3월 평가유예 기간 종료 후 현재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신의료기술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154개 상급종합병원에 보급됐으나, 만에 하나 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비급여 처방이 중단돼 매출의 85% 이상이 일시에 증발한다. 이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변수다. 미국 진출 역시 지난 4월 FDA 510(k) 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연내 재신청을 준비 중이다.누적된 결손으로 인한 재무 부담도 상존한다. 상반기 순손실 94억원을 기록한 뷰노는 31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0억원을 영구 전환사채(CB) 상환에 투입해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과 인허가에 가용한 실탄은 제한적이다. 최대주주인 이 대표의 청약 참여율이 7% 선에 그칠 경우 지분율이 11%대로 희석돼 경영권 방어 부담도 커진다.의료 AI 업계 관계자는 "중국 특구 진출은 훌륭한 돌파구지만, 뷰노 운명은 결국 4분기 신의료기술평가 통과와 FDA 재도전 성패에 달려 있다"며 "314억원의 유증 자금으로 확보한 골든타임 안에 본업 흑자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국비엔씨 최근 주가 추이. (사진=KG제로인 엠피닥터)◇동물서 체중 30% 감량… 한국비엔씨, 3중 작용 비만약 '성과'한국비엔씨는 프로앱텍과 공동 개발 중인 3중 작용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의 비임상 결과가 공개되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을 지배 중인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효능을 뛰어넘는 데이터가 도출됐다는 소식이 매수세를 자극했다.한국비엔씨에 따르면 AI 단백질 서열 설계와 위치특이적 접합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비만 유도 마우스(DIO)에 후보물질을 6주간 투여한 결과, 최대 약 30%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같은 시험 조건에서 대조군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가 기록한 감량률(23%)을 크게 앞질렀다.이 후보물질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 글루카곤(GCG)의 세 가지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을 갖췄다.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뿐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 자체를 증대시켜 체중 감량 효율을 극대화했다.투약 중단 후 요요 현상 억제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약물 투여를 종료한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비율인 체중 회복률이 27.3%에 불과해, 위고비 및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의 체중 회복률인 47.4% 대비 현저히 낮았다. 약을 끊어도 감량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체내 반감기 역시 획기적으로 늘렸다. 인체 알부민 재순환 환경을 모사한 마우스 실험(human FcRn 형질전환)에서 후보물질의 반감기는 약 41시간으로 나타나, 동일 조건의 위고비(약 7시간) 대비 5배 이상 길었다. 주 1회 투여를 넘어 월 1~2회 투여 가능한 차세대 제형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초기 동물실험 데이터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펩타이드 3중 작용제는 심박수 증가나 소화기계 독성 등 안전성 마진 확보가 까다로우며, 설치류 비임상 결과가 인체 임상에서 그대로 재현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한국비엔씨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선도물질을 확정하고 비임상 안전성 및 약동학(PK) 패키지를 구축해 글로벌 제약사 대상 기술수출(L/O·Licensing Out)과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최완규 한국비엔씨 대표는 "공동개발 후보물질의 우수한 체중 감량 효능뿐 아니라 월 단위 지속형 제제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비임상 단계에서 확인했다"며 "철저한 후속 검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비만 치료 신약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 4~6분위 내 집 마련 희망 심어준 GH, 최우수 혁신기관 선정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주택 사각지대에 놓인 소득분위 4~6분위 계층 도민들을 위해 내놓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로 최우수 혁신 기관이라는 영예를 안았다.29일 서울 서초구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열린 ‘2026년 지방공공기관 혁신 우수기관 시상식’에서 김용진 GH 사장이 지역상생·협력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29일 서울 서초구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열린 ‘2026년 지방공공기관 혁신 우수기관 시상식’에서 지역상생·협력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행정안전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이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서 GH는 ‘전국 최초,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모델로 무주택 국민들에게 내 집 마련 주거사다리 지원’ 사례로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수분양자가 분양가의 10~25%에 해당하는 지분을 먼저 취득해 입주한 뒤,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나눠 취득하는 방식이다. 초기 자본 및 자산이 부족한 신혼부부 등 소득 4~6분위에 해당하는 이른바 ‘내 집 마련 사각지대’ 계층의 내 집 마련 장벽을 낮추기 위해 설계됐다. 10분위로 나뉘어 있는 소득계층 중 임대주택 신청이 가능한 1~3분위, 목돈으로 자가 구매가 비교적 어렵지 않은 7~10분위를 제외한 4~6분위는 정책적인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GH는 이처럼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초기 자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새로운 공공분양 모델을 개발하고, 실효성 있는 공급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까지 다진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GH는 또 지분적립형 분양모델을 실현하기 위해 금융·세제·청약 등 전방위 제도 개선을 선도했다. 금융위원회 법령해석을 이끌어 내 전용 대출상품 개발 기반을 마련했으며, 법인세 및 보유세 부담을 완화했다. 또한 특별공급 대상에 청년과 신생아 가구를 신설하는 등 실제 수요자 맞춤형 공급기준 마련에도 기여했다.특히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공공분양 물량의 일정 비율(약 15%)을 지분적립형·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GH가 전국 최초로 추진해 온 모델은 단일 사업을 넘어 정부 핵심 주택정책으로 전국 확산되는 성과를 거두었다.국내 1호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수원 광교 A17블록에 들어설 예정이다. 총 600세대 중 240세대에 지분적립형 방식이 적용되며, 공간 설계 과정에는 도민으로 구성된 ‘GH 홈에디터’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주거 만족도를 높였다.김용진 GH 사장은 “이번 최우수상 수상은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고자 새로운 공공주택 모델과 제도를 끊임없이 개척해 온 노력을 인정받은 값진 결과”라며 “지분적립형 주택이 국가 주택정책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앞으로 사업 실행력을 더욱 높여 서민 주거 안정과 주거복지 향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한편, GH가 지난 2024년 10월 4일부터 18일까지 전국 24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광교 A17블록 지분적립형 청약 의향’을 묻자 ‘있다’는 대답이 83.7%로 집계되며 높은 호응도를 보인 바 있다. 실질적 수요계층인 30대는 86.3%, 40대는 84.2%로 다 연령대보다 높은 긍정답변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