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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투자자 깜짝 놀라는 한국 바이오 밸류에이션, 협의점 찾기 돌입
-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국내 비상장 바이오텍이 해외투자사로부터 투자받기 위해선 쌍방이 숙지해야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회수(엑싯) 창구가 명확해야 하고, 국내사로서는 기업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투자단가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인지도는 전에 비해 대폭 올라갔다. 과거 국내사들이 해외로 나가 만남의 기회를 찾아다니던 사뭇 일방적이던 구도에서 이제는 해외투자자들이 찾아올 정도로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전세계적으로 바이오 투자가 위축된 틈에 조정된 밸류에이션(몸값)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으려는 시도가 엿보인다.국내 바이오텍 C레벨 임원들이 국내외 VC 투자자와 연계하기 위해 27일 서울시 영등포구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5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를 찾았다(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엑싯 창구, 몸값…대화의 장 열렸다27일 서울시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2025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에서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모여 서로간 이해를 증진시키는 시간을 가졌다.해외 투자자들이 보기에 국내 바이오 시장은 특이하다. 엑싯 방법으로 기업공개(IPO)가 거의 유일한 창구인 점이 우선 그렇다. 해외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엑싯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과 다르다. 국내에서 바이오텍 인수합병 사례는 최근에서야 한두건씩 생겨나고 있다. 오리온(271560)이 인수한 리가켐바이오(141080),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이 인수한 큐리언트(115180) 등 상장사 단계에서 인수합병이 이뤄졌다. 증권시장에서 인정받는 주식거래 단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했다. 흔치않게 비상장 단계에 인수된 곳은 제넥신(095700)에 흡수합병한 이피디바이오테라퓨틱스 정도가 꼽힌다. 소수의 사례를 제외하고 비상장 바이오텍은 대부분 상장을 목표로 움직인다. 연쇄효과는 상당하다. 순조로운 상장을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에서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창업자 최대주주의 20% 이상 지분율 유지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는 지분희석을 방어하기 위한 장치로 비상장 단계에서 밸류를 높게 형성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노엘 지(Noel Jee) 노보홀딩스 파트너가 2025 KDDF 글로벌 바이오텍 쇼케이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국내 비상장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보고 해외 투자자들은 혀를 내두른다. KDDF 행사에 참석한 노엘 지(Noel Jee) 노보홀딩스 파트너는 “4년전 처음으로 한국 바이오 시장을 알아보려 왔고, 미국 시장 대비 20%가량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며 온게 사실이다”며 “하지만 웬걸, 한국 바이오텍은 200% 프리미엄이 붙었다.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노보홀딩스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삭센다’로 유명한 노보노디스크의 최대주주인 지주사이며 전세계적으로 유망한 바이오 회사를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지 파트너에 따르면 작년 한해에만 450곳의 새로운 회사소개를 받았고 투자는 3곳에 진행했다. 아직 국내에 투자한 이력은 없다.지 파트너는 “작년 5월 S&P 바이오텍 ETF(XBI)에 투자했다면, 일년이 지난 올해 5월 -15%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테다. 동기간 MSCI헬스케어 인덱스는 9퍼센트 떨어졌다”며 “전세계적으로 바이오텍, 그리고 바이오에 투자하는 VC들에게 힘든 시기 힘든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낮은 밸류에이션, 그리고 디리스킹(de-risking)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글로벌 VC들마다 자체적으로 투자를 위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 있고 이러한 기조를 한국 회사에 투자한다고해서 바꿀 수는 없다”며 “지금도 많이 조정됐다지만 한국 비상장 밸류에이션은 더 내려와야한다”고 말했다.한편, 한국 바이오텍에 대한 해외 관심이 커진 것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했다. 지 파트너는 “최근 모 스위스 제약사의 사업개발담당자(BD)가 ‘중국은 레드오션이니 한국에서 딜을 찾아보겠다’고 하더라. 4년 전과 비교해 한국에 쏟아지는 관심도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한국 비상장 밸류에이션 더 내려와야한다” vs. “지금이 디스카운트 투자 적기” 국내 바이오텍 몸값이 해외 대비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은 종이의 양면이다. 비상장 단계에서부터 상장 후까지 꾸준히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 높은 단가에 투자하더라도 회수에 무리는 없다는 풀이도 나온다.실제로 국내 바이오 시장은 해외 유사회사 대비 높은 시가총액을 인정받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알테오젠(196170)이 미국 유사회사(피어)인 할로자임보다 두배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한 가지 예시다. 할로자임은 작년 매출로 1조 3700억원을 냈고 나스닥 시가총액은 9조원가량이다. 동기간 알테오젠은 1000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코스닥 시가총액은 18조원이다.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가 국내 바이오텍 투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이날 KDDF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최근 3년간 국내 비상장사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조정되었다. 해외투자자들이 고민 중이었다면 지금이 진입 적기”라고 말했다. 문 전무는 루닛(328130), 오름테라퓨틱(475830), 넥스트바이오메디컬(389650) 등에 투자한 이력이다.문 전무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텍 펀딩의 투자후 기업가치(포스트밸류)가 2022년에는 시리즈 A 평균 3050만 달러(약 420억원), 시리즈 B 평균 6930만 달러(950억원), 시리즈 C 평균 1억2410만 달러(1700억원)였다. 이는 시리즈 단계별로 200억원~300억원가량 조정되어 작년 기준 시리즈 A 평균이 1430만 달러(200억원), 시리즈 B 평균 4780만 달러(655억원), 시리즈 C 평균 8330만 달러(1140억원)로 내려왔다. 문 전무는 “코스닥에 상장된 약 1700개 회사 중 3분의 1 이상이 바이오텍이다. 작년 한해에만 한국에서 15억 달러(약 2조원) 이상이 323개 바이오텍 회사에 투자되는 등, 국내 VC 시장에서 바이오가 두번째로 큰 투자 섹터였다”며 “전세계적으로 바이오 시장이 침체됐지만 작년 21개 회사가 코스닥에 안착했고 글로벌 기술 계약건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외에도 이날 패널 토론에 국내 VC로 천지웅 우리벤처파트너스 상무, 김명조 미래에셋캐피탈 선임매니저 등이 연단에 올라 국내 바이오텍의 저력을 소개했다.
- '밸류업' 모멘텀 계속될까…시장 재편 등 숙제 남아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차기 정부를 앞두고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당선 가능성이 큰 대선 후보 모두 국내 증시의 밸류업을 위한 모멘텀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다. 다만, 좀비 기업 퇴출의 연속성과 시장 구조 개편 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폐지가 진행된 기업(스팩·상장지수펀드 제외)은 코스피에서 △신세계 건설 △한국패러랠, 코스닥에서 △골든센츄리 △애닉 △이큐셀 △퀀타피아 △LB루셈 △셀리버리 △MIT △한울BnC 등이다.금융당국은 증시 밸류업을 위해 먼저 ‘시장 청소’에 나섰다. 부실기업이 주식 시장에 남아 있으면 증시 체력과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이유에서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년 연속 이자보상 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은 18%에 달하는데, 한계기업이 만일 적시에 상장폐지가 됐다고 가정하면 코스피 시장 수익률은 1% 포인트, 코스닥 시장 수익률은 25%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거래소 등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장폐기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2028년부터 코스피 기준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 코스닥 기준 300억원에 미달하는 한계기업은 퇴출하기로 했다. 매출액 기준도 2029년 코스닥시장 100억원, 유가증권시장 300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기업이 2년 연속으로 감사인으로부터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을 받으면 즉시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차기 정부에서는 이 같은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시장 청소 이후에는 종합적인 시장 재편을 위한 과제가 남아 있다. 앞서 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간 차별화와 연계성을 고려한 시장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탄핵 이후 동력이 사라진 상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공약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상장기업 특성에 따른 주식시장 재편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을 쪼개 승강제를 도입하는 등의 증시 구조가 재편되면, 저평가를 받는 우량 기업이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시장 간 ‘낙인효과’가 생겨 스타트업 등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와 시장 참여자 간 논의가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전 정부의 정책을 스톱하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여야 후보 모두가 자본시장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고차방정식이라 단순히 시장 개편이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뿐만 아니라 상법 개정, 불공정 거래 규제 강화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풀어야 한다”고 전했다.
- "지배구조 개선·배당 확대만으론 '밸류업' 안 된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내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가치를 제고(밸류업)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통한 성장 동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이미지= 챗GPT)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와 금융안정’ 컨퍼런스에서 밸류업의 해법이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나 배당 확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밸류업의 본질은 성장동력 회복”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경제학회,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최 교수는 “한국 시장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원인을 취약한 지배구조나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에서 찾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이는 절반의 진단일 뿐”이라며 “PBR은 단순한 고·저평가 지표가 아니라, 과거 투자 이력 대비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는 척도”라고 짚었다. PBR은 장부가격(청산가치) 대비 시장가격(시가총액)의 비율인데 여기서 장부가격은 회사의 과거 투자 이력을, 시장가격은 미래 가치를 각각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그는 “한국 대기업의 낮은 PBR은 곧 혁신 성장의 부재를 의미한다”면서 “현재 한국 증시는 전통 제조업 기반의 레거시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유형자산에 집중돼 있고 연구개발(R&D) 비중은 낮다”고 꼬집었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무형자산 기반의 혁신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며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PBR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배당이나 지배구조가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 연구·개발(R&D) 투자, 자본지출(CapEx), 기업의 연령 등 성장성 지표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의 자본시장 개혁 사례를 들면서 한국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 개편 △지배구조 개선 △연기금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거래소의 개편과 관련해서는 “유가증권시장을 지배구조 또는 주주환원 여부에 따라 우수-표준(가칭)시장으로 구분하고, 코스닥시장은 상장유지 조건을 강화해 과감한 퇴출을 시행하며, 코넥스 시장은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중견기업 중심의 신규 거래소나 파생상품부를 떼어 내 거래소를 지주회사화할 필요성도 있다고 봤다. 지배구조 개선은 상호주(교차지분)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상호주 축소는 거래소 개편 시 유통주식수 비율을 권고하거나 상호주에 대한 의결권을 축소하는 방안을,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선 독립이사제 도입을 제시했다. 연기금의 경우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14%로 유지하면서, 5% 이상과 1% 이상의 지분보유기업을 구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의결권 행사를 권고했다. 이 교수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원 증원 및 지원조직 신설과 의결권자문기구 설립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 나선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의 정상화가 목표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기능을 제고해서 실물 경제가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밸류업 농사' 망친 ‘트럼프 관세’…저PBR株 쏟아져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야심 차게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 1년 가까이 흘렀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밸류 다운’된 저평가 주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투자 심리가 짓눌리면서 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와 함께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진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각종 지수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투심 악화에 PBR ‘뚝’…저평가 주 쏟아져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 수준이다. 지난 7일에는 0.81배를 찍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다. PB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눠 구하는데, PBR이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청산 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PBR은 금융당국이 밸류업 지수 선정 시 기업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최근 지수가 하방압력을 받으면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PBR도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급하는 2576개 상장사의 PBR을 2020년부터 5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5년 만에 최저 PBR을 기록한 상장사는 1725곳이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의 경우 PBR 1배 미만 기업은 지난해 3월 기준 69%였으나 지난달 73%로 오히려 늘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돼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선포했고, 기업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이날 2300선이 무너지면서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 여파로 밸류업 공시도 지난해 대비 주춤하고 있다. 미래 사업 계획을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신규 투자를 하거나 주주 환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월 밸류업 공시(예고 공시 제외)를 한 코스피 기업은 4곳, 2월에는 9곳이다. 3월에는 주총 시즌 영향으로 10곳으로 소폭 늘었지만, 이달 들어선 한 곳도 없다. 지난해 11월에는 코스피 상장사 27곳, 12월에는 28곳이 밸류업 공시를 한 바 있다.◇트럼프발 관세에 밸류업 ‘원점’…외국인 ‘이탈’ 가속문제는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면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는 기업이 자구책을 세워 스스로 저평가를 해소하고 외국인 등의 자본을 끌어와 주가를 부양시키는 것인데 트럼프발 관세 ‘악재’가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호재’를 압도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에서 14조 445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순매도세다. 이처럼 외국인이 코스피에 대해 장기간 매도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높아지는 달러·원 환율도 부담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안전한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3개월 만에 최고치로 개장해 전 거래일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카드’로 쓸 것이라 예상했던 상호관세 조치가 결국 발효됐고, 중국과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에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진행되는 ‘밸류업 공시’ 우수 표창 등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많이 내려와 있는 상태고, 대선 및 내수부양 기대감, 관세 협상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추가 하락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나 그렇다고 상승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상승 추세의 회복은 관세 정책의 축소와 미 연준의 금리 인하로부터 시작하기에 4~6월의 협상과정을 자세히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은보 "박스피 주된 이유는 산업경쟁력 불확실성…밸류업 효과 있다"
- [대담=이승현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부장, 정리=김경은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근본적인 이유는 산업 경쟁력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 이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상장기업들의 가격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향후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만큼 한국 증시의 근본적 문제를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으로 풀어냈다. 정부와 거래소의 밸류업 정책 효과에 대한 인터뷰 질문에서다. 대체거래소(ATS) 출범 이후 거래소 사업 개혁 청사진 제시와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 신뢰회복, 좀비기업 퇴출 등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정 이사장의 임무가 막중했다.◇밸류업 효과 확실…밸류업은 펀더멘털 아닌 수급문제 해소그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역설했다. 정 이사장은 “1945년부터 25년 단위로 끊어 보면 극명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1970~80년대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일본 경제가 부상했고,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동안 한국이 일본의 산업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정 이사장은 “앞으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제조업은 대부분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넘어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소니처럼 되지 않을까, 포스코도 니뽄스틸처럼 존재감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미국은 과감하게 산업 구조조정을 해서 범용 제조업은 다 털어내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인텔, 아마존, 메타, 테슬라 같은 기업들이 나왔지만 일본은 그런 신산업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정 이사장은 “우리도 미국처럼 할 것인지 일본처럼 할 것인지가 이 시점의 선택의 문제”라며 “이대로 가면 10년 정도 지나고 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할 정도가 돼야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작년 2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기 위한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정 이사장은 “기업이 미래 성장 가능성으로 박스권에서 헤매는 걸 그냥 밸류업으로 평가를 하면 그건 밸류업의 원래 취지를 이해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대표적으로 대외적인 경쟁에 놓여있지 않고 내수인 은행 중심 금융산업은 작년에 밸류업 노력으로 전체적으로 꽤 상승했다”고 부연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이라던지 현금 배당의 문제 등 작년에 정말 획기적으로 개선이 됐다”며 “대한민국 증권 시장에 기념비적 시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단순히 박스권에서 맴도는 부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디스카운트 해소란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 자체를 올리는 것은 기업이 해야 하고, 디스카운트된 부분은 결국 수급의 문제”라며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잘 제공하고 소액투자자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대체거래소 출범에 “거래소, 새로운 수익원 만들 것”오는 3월 4일 대체거래소(ATS) 도입 이후 한국거래소 청사진에 대해 “경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을 우선 내놨다. 이어 “우리도 더 효율적으로 경영되고 운영돼야 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선진 거래소들은 위탁매매 중개 외에서 40~50%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한국거래소는 90%가 의탁매매 중개에 의존한다”며 “우리도 지수사업, 데이터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강화하고 IT 사업도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가상자산 ETF와 관련해서는 “외국에서는 이미 선물·현물 ETF까지 도입됐는데 우리는 선물조차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 있다면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 다소 늦었다”고 주장했다. 과도하게 앞장서 갈 필요는 없지만, 이미 선진국에서 하고 있다면 벤치마크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좀비기업 퇴출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 이사장은 “좀비기업은 무조건 빨리 털어내야 한다”며 “그래야 상장주식 평균가격이 올라가고 불공정거래의 온상이 되는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회사 수가 너무 많다”며 “벤처 지원 기능을 고려하더라도 상장 후 사업 모델에 실패하면 빨리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GDP차이에가 14~15배인데 반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회사수는 2배 불과하다. 중복상장 문제까지 더해져 주당 가격 측면에서 보면 더 낮아진 형국이라는 설명이다.거래소 구조개편과 관련해선 “코스닥 시장 개편이 핵심”이라고 꼽았다. 그는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대한 전체적인 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현재 시작하고 있다”며 “어느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날지는 모르지만 코스닥이 핵심이고, 해외 주요 시장들의 사례를 벤치마크해서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구조 개편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내 관련 용역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이사장은 “공매도와 관련해 3월 말까지 체크 시스템을 만들어 가동할 계획”이라며 “주문을 내는 시점에 공매도 여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산적으로 어려웠고 시도 안했지만 우린 하겠다는 것”이라며 “과도한 시장변동성 방지를 위해 주문을 내는 시점에 차입 여부를 판단하는 중앙에서 체크하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전 세계적으로 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증시 전망과 관련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장률이 1% 초반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이사장은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불 시대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것이 시장에 도입되면 가장 빠르게 사업화하고 수익 모델화해온 것이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정은보 이사장 주요 이력△1961년 경북 청송 △서울 대일고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 △1984년 행정고시(28회)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장 △2021년 금융감독원장 △2024년 한국거래소 이사장
- 경제계 "상법개정안, 법사위 소위 통과에 우려…재검토 촉구"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경제계는 상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하자 깊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24일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한 경제 8단체는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국회가 상법 개정안에 대해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검토해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성명에서 “경제계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기업지배구조 강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전달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상법 개정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그러면서 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리라 우려했다. 이들은 “계속되는 내수 부진에 따른 저성장,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로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전쟁이 심화되고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기업 지배구조를 과도하게 옥죄는 것은 기업의 성장 의지를 꺾고, 산업 기반을 훼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경제계는 상법 개정이 이사에 대한 소송을 남발하게 만드리라 지적해왔다. 또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피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경제계는 “소송 리스크와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결국 선량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상법 개정안을 다시 검토해달라 요구했다.이날 공동 성명을 낸 경제 단체는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총 8곳이다.이날 국회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통과했다. 그간 경제계는 상법 개정안이 아닌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주주권익 제고를 할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해왔다.
- '좀비기업' 빼고 밸류업 더하고…거래소, 韓 증시 매력 높인다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4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시장 진입·퇴출 관련 관리체계 개선 등을 통해 시장 환경을 정비하고, 밸류업으로 국내 증시의 매력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달 공매도 재개와 대체거래소 도입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11일 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핵심전략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 △미래성장동력 확보 △투자자 신뢰 제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4대 핵심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밸류업 프로그램을 올해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첫 밸류업 우수기업 선정과 표창 수여가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인할 방침이다. 또한, 기업 간담회 컨설팅 확대와 밸류업 펀드 투입 증대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밸류업으로 시장의 매력도를 높이는 한편, 시장 관리체계를 개선해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위는 시가총액과 매출액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상장폐지 심사단계와 개선기간 부여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등 상장 폐지 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는 “금융위 등과 협업해 부실·한계 기업 퇴출 속도를 높이고, 기업공개(IPO)시장 건전성을 높여 시장 진입과 퇴출 등 관리 체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내달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도입으로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해 신뢰도를 회복한다는 계획도 내세웠다. 같은 달 대체거래소(ATS) 가 도입되면 통합 시장 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도 했다.투자자 편익도 높인다. 거래소는 오는 6월 파생상품시장 야간거래를 도입한다. 또한, 지수사용권을 개방하고, 한국물 지수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 허용 및 해외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선진 지수에 편입하겠다고 전했다. 거래소는 인덱스 사업도 강화해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데이터 생산과 관리와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혁신지수 라인업 확대를 통해 데이터와 인덱스 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그러면서 신규투자 수요 확대를 위해 코파(KOFR)-OIS(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 청산개시와 코스닥150 위클리옵션, 배출권 선물 상장 추진 등 금융투자상품의 라인업도 확충한다. 올해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해 해외 주요 거래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뉴욕과 런던 해외사무소 개소 등을 통해 글로벌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K-밸류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한다. 또한, 국제표준(XBRL 2.1)을 적용한 차세대 상장 공시 시스템 구축 및 영문 공시 번역 서비스의 고도화도 추진한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대내외 불확실성 고조 등 올해 녹록지 않은 자본시장 환경에 대응해 한국시장이 ‘프리미어 자본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략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 을사년 개장식…정계·금융당국 “자본시장 선진화” 한목소리(종합)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2025년 새해 국내 증시가 첫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여야 의원들과 금융당국이 올해 자본시장 선진화에 힘을 쓰겠다며 목소리를 모았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거래소는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TF 단장,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오흥식 코스닥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입을 모았다. 지난해 코스피는 9%대, 코스닥은 21% 하락 마감하며 글로벌 주요국 대비 하위권에 머무르는 사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짐을 싸는 등 위기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부, 국회, 기업, 투자자 모두 합심해 올해 2025년이 그동안 떠났던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가 다시 우리 시장으로 돌아오는 한 해로 만들겠다”며 “세제지원 방안을 여야 의원들과 함께 다시 추진하고 우수기업 선정과 인센티브 제공, 공동 IR 등 밸류업 확산을 위한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또한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강화하는 상장폐지 제도개선 방안과 공모가의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한 기업공개(IPO) 제도개선 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자본시장 인프라 혁신과 관련해서는 “1분기 중 최초의 대체거래소(ATS) 출범을 통해 투자자에게 새로운 선택을 제공하겠다”며 “3월 말까지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하여 더는 대규모 불법 공매도에 따른 피해 없이 공매도가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STO)과 조각투자 플랫폼, 비상장주식 플랫폼도 제도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글로벌 거래소들의 주요 수익원인 데이터·인덱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것”이라며 “가상화폐 ETF 등 신규사업에 대한 해외 사례를 잘 벤치마킹해 자본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우수기업 표창, 밸류업 공시 컨설팅 확대, 세제지원 건의 등 올해에는 더 많은 대표기업이 참여해 주주 가치 중심의 경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차세대 감시시스템 등 시장감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부실 상장기업을 시장에서 조속히 퇴출시켜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자본시장 선진화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증시가 불확실성을 싫어하는데 정치 불안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쳐 집권 여당 대표로서 송구하다”며 “증시 안정과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TF 단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조기에 정리하고, 정치과 경제를 분리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경제 시스템이 복원되고, 증시가 예측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올해 단기적으로 경제시스템과 관련된 우려를 해소하는데 노력하고, 중장기적으로 밸류업과 관련 상법 개정과 불공정 거래 개선 등을 통해 정치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 "벤처투자 위기…'눌려있는 스프링' 같은 기업 찾겠다"
-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이제는 국내 벤처캐피탈(VC)이 본질을 돌이켜 볼 시기다. 그간 투자금이 아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투자해온 방식은 버려야 한다.” 김동환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벤처 시장이 위기에 봉착한 지금, 밝은 미래가 올 것이란 전망만 내놓아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당장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투자금이 늘어난다고 해서 벤처투자 시장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각 기업의 사업 특성을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밸류를 창출할 수 있는 곳에 돈이 흘러가는 ‘순환 생태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지난 몇 년간의 투자 결과를 통해 해석을 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보조금처럼 쓰이고 없어지는 돈이 아닌, 더 큰 밸류로 회수할 수 있는 ‘진짜 투자’를 하는 것이 VC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UTC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UTC인베스트먼트)김 대표는 2024년 1월 UTC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선임돼 이제 꽉 찬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11년부터 소프트뱅크벤처스(현 SBVA) 심사역으로 시작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하나벤처스 초대 대표이사로 활약한 자타공인 벤처투자 전문가다. 하나벤처스는 지난 8월 기준 운용펀드 자산총액(AUM)이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하나벤처스의 키를 쥐었던 시기를 “0에서 1을 만드는 경험”이었다고 회고한 그는 그 경험을 활용해 시행착오들을 줄여가며 UTC인베스트먼트를 이끌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부임 이후 5개 본부로 나뉘어 있던 VC 조직을 3개 본부로 줄이는 등 ‘팀 플레이’를 강화하기 위한 초석을 쌓는 작업도 진행했다. 투자처 발굴 이후 심사나 사후관리 단계에서는 한 팀처럼 움직여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김 대표의 투자철학이 반영됐다.그는 “VC 투자에는 발굴, 투자 심사, 사후 관리, 회수의 4단계가 있는데 이 중 일부는 개인의 역량이, 일부는 회사로서 팀의 역량이 돋보여야 한다”며 “새해에는 ‘팀 플레이’의 비중을 좀 더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스타트업과 VC가 보는 밸류 간 갭 좁혀져야 투자 활성화”그런 그가 내다본 올해 벤처투자 업계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한 대부분 신규 기업들이 하나같이 주가 급락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VC들의 회수유형 중 기업공개(IPO)는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코스닥에 상장하는 기업의 약 90% 이상은 VC의 투자를 받는다. 공모주 시장 한파가 VC의 고민을 키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김 대표는 “작년은 VC가 생각하는 기업의 밸류와 기업이 기대하는 밸류 간 갭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 갭만 좁혀져도 투자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을 두고 눈높이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투자를 결정할 때는 해당 기업이 성공적으로 상장했을 때를 가정하고, 거기서부터 역산해서 현재의 가치를 계산한다”면서 “그런데 상장 이후 VC들의 보호예수가 풀렸을 때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디스카운트를 적용해 현재를 보면 기업가치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밸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거나, 증시가 회복돼서 제값을 받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당연히 후자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환경 힘들어도, VC는 한 해 보고 투자하는 것 아냐”그래도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 다시 시장이 회복될 때를 기다리며 ‘스프링’처럼 튀어 오를 영역을 찾아내 투자하는 것이 VC의 역할이라고 김 대표는 보고 있다.그는 “올해는 코로나19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다르게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 없이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VC는 한 해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에 시장이 좋아질 때 눌러져 있던 스프링이 가장 많이 튀어 오를 수 있는 영역을 찾을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해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스타트업과 방산·항공·우주, K-라이프스타일(콘텐츠·푸드·뷰티) 섹터에 집중할 예정이다”라며 “국내에서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특히 작년 한 해를 보내면서 AI 투자에 대한 기준을 확립했다”며 “10조원 이상을 써야 하는 AI의 핵심 기술 관련 투자를 보기보다는 현실적으로 VC가 투자할 수 있는 AI를 활용한 서비스 스타트업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콘텐츠 투자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며,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가 가능한 지식재산권(IP)을 생산해내는 기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낼 수 있는 제작사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자금조달) 작업에 나설 예정”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에 투자하는 펀드와 바이오 펀드로 각각 5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