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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만에 타오르는 성화…태극전사들 16일간 '금빛 레이스'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시아 스포츠의 성화가 다시 타오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9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으로 막을 올린다. 내달 4일까지 16일간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40~45개와 종합 3위를 목표로 내걸었다.일본에서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은 1958년 도쿄, 1994년 히로시마에 이어 세 번째다. 아시안게임은 4년마다 열리지만, 직전 항저우 대회가 코로나 여파로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미뤄지면서 이번에는 3년 만에 아시아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본진이 17일 일본 주부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리는 일본 나고야 파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작업자들이 개막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대회 슬로건은 ‘이매진 원 아시아’(Imagine One Asia·하나의 아시아를 상상하다)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 선수단과 난민팀 등 총 46개국이 참가한다. 17일 기준 등록 선수는 1만840명이다. 43개 종목, 71개 세부 종목에서 금메달 469개를 놓고 겨룬다. 농구와 축구, 배구 등 일부 종목은 개막에 앞서 경기를 시작했다.이번 대회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는 아이치현을 중심으로 분산 개최한다. 수영은 도쿄올림픽 경기장이었던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축구는 오사카 등에서도 열린다. 대규모 아파트형 선수촌을 새로 짓는 대신 크루즈선과 호텔, 컨테이너형 숙소를 이용한다. 비용 절감과 친환경을 내세웠지만, 개막 전부터 숙소 부족과 수송 혼선이 과제로 떠올랐다.새로운 종목도 눈길을 끈다. 종합격투기(MMA), 테니스와 스쿼시를 섞은 빠델, 축구와 탁구를 결합한 테크볼 등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선보인다.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는 버추얼 태권도도 펼쳐진다. 항저우에서 정식종목이 된 e스포츠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이 리그 오브 레전드 2연패에 도전한다.한국은 크리켓과 빠델을 제외한 41개 종목에 선수 792명 등 1052명을 파견했다. 이상현 선수단장이 이끄는 본단 122명은 17일 일본에 도착했다. 양궁 김우진과 사격 이보나가 남녀 주장을 맡고, 개회식에서는 탁구 신유빈과 조정 김동용이 태극기를 들고 선수단을 앞장서 이끈다.한국 선수단의 과제는 개최국 일본과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한국은 1998년 방콕부터 2014년 인천까지 5회 연속 종합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두 대회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밀려 3위에 그쳤다. 항저우에서 따낸 금메달은 42개였다. 이번 대회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앞두고 전력을 점검하는 무대이기도 하다.수영 김우민은 두 대회 연속 3관왕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선 자유형 200·400·800·1500m와 계영 400·800m 등 6개 종목에 출전한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의 안세영과 파리올림픽 펜싱 2관왕 오상욱, 높이뛰기 우상혁도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신유빈은 임종훈과 짝을 이루는 혼합복식을 비롯해 출전하는 4종목 모두 메달을 노린다.양궁에서는 남자부 김우진·김제덕, 여자부 강채영 등이 다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도 배드민턴 금메달을 노린다. 서승재는 “결과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지금까지 준비했던 대로 자신감을 갖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구기 종목에서는 야구와 남자 축구의 연속 우승 행진이 기대를 모은다. 김도영 등 프로야구 선수들이 나서는 야구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부터 이어온 5연패를 노린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는 4회 연속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다.한국 스포츠의 기록도 새로 쓰일 전망이다. 역대 하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87개를 따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3개를 추가하면 통산 800번째 금메달을 채운다. 전체 메달도 2425개여서 2500개 돌파가 기대된다.이상현 선수단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은 평소 관심을 받지 못했던 종목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민 앞에 설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라면서 “체육계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통합의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한편 북한은 축구·역도·레슬링 등 14개 종목에 선수 107명을 보냈다. 지원 인력을 합치면 180여 명 규모다.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참가는 처음이다. 북한은 항저우에서 금메달 11개 등 메달 39개로 종합 10위에 올랐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사격 금메달 41개, 역도 금메달 28개 등을 수확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인맥 없이 임상 추진 한국선 하늘 별 따기
- 다음은 1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 인맥 없이 임상 추진 한국선 하늘 별 따기- 亞 최고 대학 한자리… 한중일 AI·로봇 ‘삼각동맹’ 시동- “대입 원서 접수, 정부 직접 관리 검토”- 금리 올린 美, 연내 추가 인상 시사… 韓도 따라 올리나- [사설]미국도 금리 인상, 글로벌 긴축 안전벨트 단단히 매야- [사설] 메가 특구 만든다며 주 52시간 고수, 그래도 ‘특구’ 인가△종합- 스스로 길 찾고, 충성 탐지해 조준… 무인 전투 시대 여는 K방산- 초고령화의 그늘… 노년층 적자 189조, 유년층 첫 추월△종합- 임상심사 전담 의사 美 1500명, 韓 0명… 줄서다 시간 다보내는 K바이오- 김승원 임명 밀어붙이는 與, 장외투쟁 경고한 野△종합- 승용차 이어 유럽 상용차 시장 넘보는 中… 현대차·기아도 위협- ‘60조’ 발행어음 8파전 개막… 삼성證, 연 5%대 특판 금리 승부수- 유엔총회 가는 이재명·트럼프… 한미 정상 조우 가능성은 적어- “산책로 손보고 돗자리 공간 만들었죠”… 새단장한 노들섬 오늘 개방△美 3년 만에 긴축- 두번 연속 금리 올린 한은… 추가 인상·속도, ‘물가·집값’에 달렸다- 美 긴축 재시동에 환율 꿈틀… “1400원 열어둬야”- 카드론·현금서비스 금리 20% 육박… 중·저신용자 비명△GUVF 제1회 글로벌대학벤처포럼- 촉감 느끼는 로봇, 자율주행 중장비… 亞 명문대 딥테크에 엄지척- “무어의 법칙 끝… AI시대 핵심은 맞춤형 반도체”- 대학생 “피지컬AI 투자에 관심”… 기업·VC 상담 열기도 후끈△정치- 취임 한달 김민석… ‘부동산·용혜인’ 민심수렴 호평, 지지율 반등은 숙제- 檢개혁 후속법안 51건 국회 통과… 野 “뿌리부터 잘못된 법” 반대표- 내년 다시 열리는 청와대… ‘집무·경호·관람’ 공존 모델로- 개혁신당 “지도부 비례대표 출마 금지”… 천하람·이주영에 경기 남부 출마 촉구△최교진 교육부 장관 특별 인터뷰 - “AI시대 수능 개편에 공감… 논·서술형 평가, 내신에서 먼저 검증해야”- 수행평가에 ‘노력 요함’ 썼다고 신고… “정서적 학대 범위, 법으로 구체화해야”△경제 - 경제분석 예산 74% ‘쑥’… 공정위판 KDI 시동- K콘텐츠 호황에도 지식서비스 무역 적자- “日은 비만약 반값이래” 한국인 우르르… 적발 건수 4.2배 늘었다△금융- 카레이서가 모는 마이바흐 시승, 위스키 도슨트 투어…은행들 ‘VVIP 모시기’ 전쟁- 이찬진 금감원장 경고 하루 만에 BNK 자회사 CEO 선임 룰 수술- “생계비통장 한도 찼다고 퇴짜”… “투자 유의사항 읽기 힘들어”- 신한은행, 청년 주담대 5000억 더 푼다△글로벌- 핵심 각료 유임·‘연립’ 유신회 첫 입각… 쇄신보다 안정 방점- 美 긴축에 엔화 급락… BOJ, 오늘 선제대응 주목- 홍해 막힌 사우디, 오만 앞바다서 원유 선적- “AI가 권리 주장땐 인류 문명 파국” AI대가들의 경고- “틱톡서 분사한 AI신약개발사 가치 2조원”△산업- 피지컬AI, 반도체소재·기판, AX… AI 승부처, 집요한 실행력 갖춰야- 3D 구조 적층 vs 연산기능 탑재… 삼전·닉스 차세대 AI메모리 전쟁- “트리플코어 대전환, 속도가 생존 열쇠”- 한화오션, 나미비아 ‘4조 프로젝트’ 수주 총력전- KG케미칼 탱크터미널 구축, 에너지인프라 키운다- AI 통합 가전·빌딩… 삼성 신사업 본격화△산업- 네이버클라우드 “보안에 연 400억 투자”- ‘3N’부터 인디 개발사까지… K게임 도쿄 총출동- 구글 “동남아 시장, 저용량·소액결제로 뚫어라”- 알테오젠, 장기지속형 기술 특허… ‘월 1회 비만약’ 개발 속도△생활경제- 검색창 밖으로 나온 ‘곰곰·탐사’… 쿠팡, 중소기업 성장 무대 열었다- 하이트진로, 자립준비청년·쪽방촌에 나눔 실천- 韓 식문화까지 직접 경험… 美의 ‘한식 허들’ 낮춰요- 한우부터 일본 여행까지… 롯데홈쇼핑 “풍성한 추석 준비하세요”△부동산- 토허제 실거주 유예 연장(1년)… 전세난 해소는 ‘글쎄’- 홍지선, 부동산 난제 풀 ‘신의 한수’ 찾을까- 서울 아파트값 85주째 상승… 최장 기록 육박- ‘한화포레나’ 세련된 외관 호평… 브랜드 조사 3위△증권- 코스피, 美 금리 인상에도 일단 선방…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 모듈형DC 넘어 AI 연산도 수출… ‘풀스택 AI 인프라 기업’ 진화- 美 레버리지 시장 개척한 자산운용사… “삼전닉스 레버리지, 변동성 주범 아니다”- ‘TIGER 美 지수 커버드콜 ETF’ 2종 순자산 3조 돌파△‘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내일 개막식- 3년 만에 타오르는 성화… 태극전사들 16일간 ‘금빛 레이스’- 펜싱 만형 오상욱 “후배들과 함께 亞 정상 찌른다”- 35세에 태극마크 단 문도엽 “개인·단체전 金 정조준”- 선수단 숙소 부족해 호텔 찾고 환영 공연엔 ‘도요토미’ 등장△화폭역정 - 타히티로 떠난 화가… 예술의 원정인가 욕정의 망명인가△여행- 도심 정원·옛골목 ‘느릿느릿’… 세종서 만난 담백한 하루- “수라상 대령이오~”… ‘왕의 다섯끼’를 맛보다△오피니언- 이재명 정부, 제2의 이소영을 기대하며- 낮은 부실률에도 건전성에 갇힌 K금융- 냉장고를 부탁해야 K신약이 열린다△피플- 강남서 잘 나가던 과외쌤이었지만 느린아이 눈 밟혀 ‘두부팡’ 만들었죠- 협력사와 상생 나선 HD현대 자재대금 3762억 조기 지급- 현대건설, 서울대·서울대병원과 AI헬스케어- 김윤지 콘진원장 “K콘텐츠 성공, K컬처 산업으로 연결”- 삼성전자서비스, 한국경영대상 고객만족 2년 연속 대상- “K스타트업, 현지화·웰니스로 동남아 공략”- CJ·신세계 등 유통업계, 하반기 공채 본격화△사회- 아무도 몰랐다…한지붕가족도 복지센터도 놓친 장애인의 죽음- 서울시, 추석 앞두고 대형마트·역사 점검- 코로나 백신도 ‘필수’ 독감처럼 매년 맞는다- 위기청소년 구조 한시가 급한데… 인력충원은 ‘요원’
- “그 장면, 기억나세요?”…붓끝에서 되살아난 대하소설 ‘토지’ 속 명장면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책을 고르다 커피숍 옆으로 발길을 돌리면 뜻밖의 공간이 나타난다. 사계절 쉬지 않고 전시가 이어지는 공간. 바로 ‘교보아트스페이스’다. 이곳에서는 8일부터 박경리(1926~2008)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하소설 ‘토지’의 장면들을 그림으로 되살린 문학그림전 ‘하늘의 빛, 땅의 빛-박경리 ’토지‘ 그림으로 만나다’가 열리고 있다. 26년에 걸쳐 완성된 방대한 이야기를 화가 8명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풀어내 30점의 그림에 담았다.이동환 '화염'(사진=이윤정 기자).전시장에 들어서면 유독 눈길을 잡아끄는 그림이 있다. 붉은색과 검은색이 뒤엉켜 화면을 집어삼킬 듯 타오른다. 이동환의 ‘화염(火焰)’이다. 작품은 ‘토지’ 1부 3편 6장 ‘살해’의 한순간을 그렸다. 김서방이 방 안으로 뛰어들어 시체를 끌어내며 “나으리! 나, 나, 나으리가 돌아가셨다아!”라고 절규하는 장면이다. 활자 속 비명은 화폭에 옮겨지면서 거대한 불길이 됐다. 글로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긴박함이 붉고 거친 색채를 입고 눈앞에 펼쳐진다.철창을 사이에 두고 남녀가 마주 보는 장면도 시선을 끈다. 박영근의 ‘마주보다’다. ‘토지’ 3부 4편 7장 ‘마약의 심연’에서 형무소를 찾은 서희의 장면을 옮겼다. 소설은 그곳을 “일체를 차단하고 만 높은 담벽”과 붉은 벽돌담이 겹친 “우중충한 풍경”으로 묘사한다. 그림에서는 그 막막한 거리를 촘촘한 철창으로 표현했다. 바로 앞에 두고도 닿을 수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이 형무소의 막막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박영근 '마주보다'(사진=이윤정 기자).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미투리 한 짝도 화가의 눈을 거치면 이야기가 된다. 이동환의 ‘초록은 동색’은 ‘토지’ 1부 2편 18장에 등장하는 벌당아씨의 흔적을 화폭에 옮긴 작품이다. 일행이 언덕 아래 초막을 발견했을 때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땅바닥에는 여자의 미투리 한 짝만 남아 있다. 구천이 벌당아씨를 업고 달아났음을 짐작하게 하는 흔적이다. 이동환은 이 장면을 거칠게 일그러진 인물들의 얼굴과 붉고 어두운 색채로 풀어냈다. 소설 속 미투리 한 짝이 그림에서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암시하는 불길한 흔적으로 바뀐다.박영근의 ‘생명의 부활’에서는 강렬한 노란빛 화면 중앙에 자리한 작은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토지’ 2부 1편 12장 ‘작은 새의 죽음’에서 길상은 새끼를 주워온 소년에게 “새 새끼를 죽여왔다면서?”라고 묻는다. “그냥 두면 굶어 죽을 성싶어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살리기 위해 데려왔지만 새끼는 끝내 살아나지 못한다. 화가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에 역설적으로 ‘생명의 부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손 위에 놓인 작은 생명과 화면을 가득 채운 노란색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되묻게 한다.박영근 '생명의 부활'(사진=이윤정 기자).‘토지’의 수많은 인물과 사건 가운데 무엇을 그릴지는 누가 정했을까. 먼저 화가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됐다. 교보아트스페이스의 문화기획위원 2명과 ‘토지’라는 전시 주제를 공유하고, 작품 세계와 잘 어울리는 작가들을 추천받았다. 그렇게 길현·김선두·박문종·박세진·박영근·안중경·이동환·홍승희 등 서로 다른 화풍을 지닌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방대한 소설에서 그림이 될 장면 30개를 추리는 일은 이승윤 토지학회 회장이 맡았다. 1부에서 10개, 2부 5개, 3부 4개, 4부 5개, 5부 6개를 골랐다. 유명한 장면만 골라 모은 것은 아니다. 첫 그림부터 마지막 그림까지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토지’의 긴 이야기를 한 번 훑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30점의 그림이 거대한 소설을 압축한 하나의 ‘서사 지도’인 셈이다.전시 제목 ‘하늘의 빛, 땅의 빛’도 ‘토지’ 속 문장에서 가져왔다. 4부 1편 12장 ‘독창회’에 등장하는 구절로, 자연이 가진 여러 빛을 자신의 내면에 담고 싶어 하는 인물의 마음을 표현한 대목이다.문학과 그림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문학그림전’은 2006년 시작됐다. 박태원·이상·백석·황순원·윤동주·신동엽·김소월·김수영·김춘수·이육사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화폭으로 옮겨왔다. 올해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박경리의 ‘토지’다. 방대한 소설을 다시 완독할 엄두가 나지 않아도 괜찮다. 서점에 들른 김에 작은 전시장으로 몇 걸음만 옮기면 된다. 글로만 기억했던 ‘토지’의 장면들이 그곳에서 색을 입고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는 10월 27일까지 열린다.문학그림전 ‘하늘의 빛, 땅의 빛-박경리 ‘토지’ 그림으로 만나다’ 전경(사진=교보문고).
- 풍요의 계절, 9월 경기아트센터에서 넘치는 문예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아트센터가 9월 어린이·청소년 예술교육부터 국내외 오케스트라 공연, 연극, 지역 순회공연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경기아트센터 대극장.(사진=경기아트센터)5일 오후 2시 경기아트센터 아카데미 강습실에서는 ‘특별한 오늘수업’의 ‘어린이 뮤지컬 체험 특강’이 열린다. 도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기획하고 문화예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컬처모아’를 통해 참여자를 모집한 도민 참여형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뮤지컬 배우 김서준과 송상훈이 강사로 나서 초등학교 1~4학년 어린이들과 노래와 움직임, 연기를 배우고 하나의 무대를 완성한다. 어린이들이 뮤지컬의 주요 요소를 직접 경험하며 표현력과 자신감을 기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같은 날 오후 5시 대극장에서는 제11회 대한민국청소년교향악축제 ‘세계를 잇는 선율의 조화’가 열린다. 석적초등학교 소리빛연합오케스트라와 시흥드림필청소년오케스트라, 이탈리아 오케스트라 지오바닐레 루카나(Orchestra Giovanile Lucana), 수원시청소년교향악단이 참여한다. 공연은 전석 무료다.6일 오후 5시 소극장에서는 서울바로크앙상블의 ‘바로크 음악의 환희’가 열린다. 지휘자 양승열이 이끄는 서울바로크앙상블과 바로크 오보에·플루트·바이올린 연주자, 카운터테너 등이 참여해 비발디와 알비노니, 바흐 등의 작품을 시대악기 특유의 음색으로 들려준다.8일 오후 7시 30분 소극장에서는 2026 서가콘서트 ‘셜록 홈즈’가 열린다. 소설가 정명섭의 해설과 슈베르트, 바흐, 베토벤, 파가니니 등의 음악으로 셜록 홈즈가 활약한 19세기 런던과 추리소설의 긴장감을 그려낸다.서가콘서트는 경기아트센터가 2024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기획공연으로, 한 권의 고전문학을 작가의 해설과 실내악 연주로 함께 감상하는 시리즈다.12일 오후 2시와 6시에는 베리어프리 연극 ‘나는 코다입니다’가 공연된다.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 ‘코다(CODA)’의 시선으로 가족 간의 소통과 성장 과정을 다룬다. 수어와 음성언어, 한국어 자막을 함께 활용한다.15일 오후 7시 30분에는 ‘2026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프랑스 메스 그랑테스트 국립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대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첫 내한이자 국내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다.음악감독 다비트 라일란트가 지휘하고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협연한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과 ‘바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라벨의 ‘라 발스’를 연주한다.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마스터피스 시리즈 Ⅳ ‘베토벤 교향곡 7번’은 18일 오후 7시 30분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19일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열린다. 지휘자 이얼이 경기필을 이끌고 데뷔 70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협연한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과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을 연주한다.18일부터 20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경기도극단 ‘버닝: 타오르는 삶’이 초연된다. 2024년 경기아트센터 제4회 창작희곡공모 대상 수상작으로 학교 급식조리사들의 일상과 노동환경, 동료 간의 관계를 그린다.실제 급식조리사 인터뷰를 바탕으로 집필했으며, 2025년 입체낭독극으로 공개된 뒤 작품 개발 과정을 거쳐 정식 공연으로 제작됐다.지역을 찾아가는 공연도 이어진다.‘거리로 나온 예술 2026’은 5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10개 시의 전통시장과 공원, 광장 등에서 무료 공연을 선보인다. 오산 오색시장과 수원 만석공원, 광명 철산로데오거리, 부천 아트벙커B39, 안양 범계역 광장 야외무대, 김포 구래동 문화의 거리, 군포 중앙도서관 야외광장, 과천시민회관 일대,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음악과 무용, 전통예술 등의 공연이 진행된다.‘ON STAGE: 경기’와 ‘UP STAGE: 경기’도 수원·안성·부천에서 진행된다. 12일 오후 1시와 4시 수원 ‘경기도청 컬처라운지 경기, 장’에서는 예술인 기회소득 수혜 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는 ‘ON STAGE: 경기’가 열린다. 경기아트센터의 공식 일정에도 9월 12일 해당 공연이 예정돼 있다.‘UP STAGE: 경기’는 지역 공연장과 상주 예술단체의 창작·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9일 안성맞춤아트홀 대극장에서는 밴드날다의 ‘내 귀에 안성맞춤’, 11일 부천시민회관 야외광장에서는 얘기씨어터컴퍼니의 ‘살아남은 자, 이스메네’를 선보인다.각 공연의 자세한 일정과 관람 정보는 경기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네오위즈 파우게임즈, 신작 ‘킹덤2: 타오르는 전장’ 정식 출시
-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네오위즈(095660)는 자회사 파우게임즈의 신작 모바일 MMORPG ‘킹덤2: 타오르는 전장’을 정식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킹덤2: 타오르는 전장’은 이날 낮 12시부터 구글 플레이, 원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및 PC 클라이언트를 통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킹덤2: 타오르는 전장’은 필드 사냥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다양한 협동 및 경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정통 MMORPG다. 기존 클래스 기반 전투 방식에서 벗어나 종족과 무기를 자유롭게 조합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휴먼, 엘프, 벨칸 등 3개 종족 중 하나를 선택한 후 한손검, 대검, 활, 지팡이, 창 등 5종의 무기를 조합해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구성할 수 있다. 각 종족마다 고유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 동일한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종족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전투 전략을 펼칠 수 있다.특히 ‘킹덤2: 타오르는 전장’은 성장 시스템도 차별화했다. 길드 중심의 다양한 협동 콘텐츠 역시 ‘킹덤2: 타오르는 전장’의 핵심 요소다. 이 외에도 사냥을 통해 획득한 대부분의 아이템은 이용자 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으며, 일정 레벨 이상 달성하면 사냥을 통해 파밍 다이아를 획득할 수 있다. 획득한 파밍 다이아는 게임 내 상점 상품 구매에도 활용할 수 있어 플레이와 성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제 구조를 구현했다. 한편, 파우게임즈는 ‘킹덤2: 타오르는 전장’ 정식 출시를 기념해 인게임과 공식 커뮤니티, 카카오톡 채널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파우게임즈 관계자는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작품인 만큼, 이용자분들에게 정통 MMORPG 본연의 깊이 있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공식 출시를 기념해 풍성한 이벤트도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한편, ‘킹덤2: 타오르는 전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와 공식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창립 '52주년' 맞은 고려아연…최윤범 회장 "도가니 정신으로 더 성장할 것"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고려아연이 창립 52주년을 맞아 미국 제련소 건설과 핵심광물 사업 확대를 앞세워 글로벌 핵심광물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도가니(Crucible) 정신’을 강조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마저 더 큰 성장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고려아연은 창립 52주년을 맞아 글로벌 산업 경쟁과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력과 임직원의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2일 밝혔다.최 회장은 지난 7월 31일 창립기념사를 통해 “지난 한 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준 모든 임직원과 협력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 세상이 필요로 하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크루서블 징크와 크루서블 메탈스를 새로운 동료로 맞이한 데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최 회장은 올해 창립기념사의 핵심 화두로 ‘도가니’(Crucible)를 제시했다. 그는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기술진과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명칭으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정했다고 소개했다.최 회장은 “크루서블은 은을 녹여 정련하는 도가니이자, 뜨거운 불을 견디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고려아연의 본질과 미래 비전을 가장 잘 담아낸 이름이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완공되고 온산에서 뛰는 우리의 심장이 미국 테네시에서도 뛰는 그날까지 우리의 마음 역시 이 뜨거운 도가니 속에서 더욱 단련되고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최근 2년간 이어진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그 일이 벌어졌을 때 저는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 갈등과 번뇌를 느꼈다”며 “하지만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시작되고, 그 꿈을 함께 이루어 나아가는 데 온 힘을 다하는 지금, 그렇게 아프고 이해하지 못했던 일들이 어쩌면 엄청난 축복의 시작이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지난 52년 동안 우리는 크고 작은 도가니와 풀무를 거쳐서 오늘의 고려아연으로 정제됐다”며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고, 정면으로 돌파하고, 조금씩 우리를 바꿔가고, 오늘보다 내일을 위해서 투자하고 노력하면서 오늘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경쟁력은 설비가 아닌 사람에게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의 종합 핵심광물 제련소로 만드는 것은 기계와 장비가 아니라 여러분과 우리의 정련된 마음”이라며 “이 경쟁력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돈으로 살 수도 없다”고 말했다.또 “고려아연은 특정 개인이 아닌 모든 임직원이 함께 만들어온 회사”라며 지난 한 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10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국내외 사업장에서 안전한 조업과 경쟁력을 유지한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이와 함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와 미래 성장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추진 현황도 소개했다.최 회장은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단순한 제련소 건설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방국의 산업 및 경제안보를 뒷받침하는 출발점”이라며 “온산제련소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미국 테네시의 크루서블 메탈스는 글로벌 첨단산업에 핵심광물을 공급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자원순환과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갈륨과 게르마늄 등 핵심광물 생산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최 회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최고의 제련소를 만들었던 것처럼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함께 써 내려가자”며 “모두가 함께 뜨겁게 타오르는 도가니와 풀무 속으로 들어가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자. 여러분과 함께라면 고려아연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고 말했다.이어 “정직하게 문제를 바라보고, 온전히 몰입하며, 유연하게 행동하는 하나의 팀이 된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나 혼자만 레벨업'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 나왔다…웹툰·야구 팬덤 동시 공략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슈퍼 지식재산권(IP) ‘나 혼자만 레벨업’이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와 손잡고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인다. 작품 속 각성을 상징하는 문구와 삼성 라이온즈의 팀 정체성을 결합해 웹툰·야구 팬덤을 동시에 겨냥했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슈퍼 IP '나 혼자만 레벨업'과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컬래버레이션 MD 이미지(사진=카카오엔터)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나 혼자만 레벨업’과 삼성 라이온즈의 컬래버레이션 MD를 28일부터 삼성 라이온즈 어센틱샵에서 순차 출시한다고 밝혔다.1차 상품은 유니폼 블루·블랙, 모자 블루·블랙, 마킹키트 블루·블랙, 응원 머플러 등이다. 우의와 키캡 키링, 미니응원봉은 다음 달 4일 추가로 공개된다.이번 협업의 메인 슬로건은 ‘ARISE, LIONS’다. ‘ARISE’는 ‘나 혼자만 레벨업’에서 강렬한 각성을 상징하는 단어다. 여기에 라이온즈 파크를 달구는 선수단과 팬들의 에너지를 결합했다.타이틀 엠블럼은 두 개의 ‘SL’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삼성 라이온즈(Samsung Lions)와 나 혼자만 레벨업(Solo Leveling)의 약자를 함께 활용해 성장과 승리의 의미를 담았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슈퍼 IP '나 혼자만 레벨업'과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컬래버레이션 MD 이미지(사진=카카오엔터)엠블럼 아트워크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사자 갈기, ‘나 혼자만 레벨업’의 단검, 열정적인 불꽃 이미지가 반영됐다.블랙 유니폼은 ‘나 혼자만 레벨업’의 최고 각성을 표현한 ‘아우라 퍼플’을 메인 컬러로 삼았다. 화이트와 딥 네이비 패치를 더해 무게감 있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유니폼 패치에는 ‘ARISE, LIONS’ 슬로건에 맞춰 라이온즈 파크의 푸른 사자 안광과 한계를 돌파한 성진우의 눈빛을 겹쳐 표현한 아트워크가 적용됐다. 타오르는 불꽃 아이콘과 거친 그래피티 레터링도 더했다.‘나 혼자만 레벨업’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글로벌 IP다. 제작은 디앤씨미디어가 맡았다. 원작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등으로 확장되며 글로벌 팬덤을 확보했다. 인류 최약체로 불리던 주인공 성진우가 레벨업을 거듭해 최강의 헌터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웹툰과 웹소설 합산 기준 단일 IP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작품으로 알려졌다.원작자인 추공 작가는 이번 협업에 대해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자신만의 퀘스트를 수행 중인 젊은 선수단을 응원하겠다”며 “그림자 속에서 묵묵히 흘린 구슬땀이 마침내 한계를 깨고 나와 팬들의 눈앞에서 각성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신지은, 10년 만에 두 번째 입맞춤…"골프와 멀어지자, 열정이 타올랐다"
-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1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선수 생활의 의미를 잃어 방황하기도, 전염병으로 투어가 멈춰 어쩔 수 없이 골프채를 내려놔야 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골프를 떠나 있던 시간은 오히려 신지은(34)에게 다시 골프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리고 마침내 10년 2개월 25일(3738일)의 기다림 끝에 신지은은 두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으로 그 긴 시간을 보상받았다.신지은이 LPGA 투어 여자 스코티시 오픈에서 3738일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신지은이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노스에어셔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여자 스코티시 오픈(총상금 2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김아림은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몰아치며 2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 4900만 원)이다.신지은은 이날 우승으로 2016년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LPGA 첫 승을 거둔 이후 무려 10년 2개월 25일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PGA 투어에서 10년 이상 우승 공백을 깨고 정상에 오른 것은 1980년 이후 세 번째다. 만 33세 9개월 19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2025년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이후 33세 9개월 이상 나이로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첫 선수가 됐다.1992년생인 신지은은 9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6년 만 13세의 나이로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에는 15세의 나이로 US여자오픈 본선에 진출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쳤지만 한국 국적을 유지했고, 한국어도 능숙하게 구사한다.2011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뒤에는 줄곧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했다.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꾸준함만큼은 투어 정상급이었다. LPGA 투어 통산 368개 대회에 출전해 48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데뷔 이후 한 번도 시드를 잃지 않으며 16시즌 동안 투어에서 경쟁력을 유지했다. 다만 꾸준한 성적에도 두 번째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KLPGA 투어에는 정회원이 아닌 초청 또는 추천 선수 자격으로만 출전했다. 국내 무대에서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고, 한화 클래식에서 기록한 2017년 공동 5위와 2022년 공동 6위가 최고 성적이었다.신지은(오른쪽)이 시상식 뒤 트로피 대신 스코틀랜드 전통 악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PGA)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18홀은 지난 10년만큼이나 험난했다.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최종일 6번부터 8번 홀까지 3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흔들렸다. 경기 도중 추격자들의 거센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신지은은 쫓기는 상황에서도 승부 자체를 즐겼고, 그 여유가 끝내 우승으로 이어졌다. 그 뒤 10번과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흐름을 되찾았고, 끝내 선두를 지켜냈다.우승 후 신지은은 “리더보드를 계속 확인했다. 파자리 아난나루깐이 버디를 잡는 동안 나는 보기를 하면서 바로 뒤에서 압박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 승부 자체가 정말 재미있고 짜릿했다”며 “우리는 모두 경쟁을 즐기는 사람들이고 나 역시 그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안정적으로 투어 활동을 이어왔지만, 우승이 없었던 시간은 신지은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투어가 멈추면서 골프와 떨어져 지낸 시간이 오히려 자신이 얼마나 경쟁을 사랑하는 선수인지를 깨닫게 한 전환점이 됐다. 그 시간은 골프를 잃은 시간이 아니라 골프를 다시 사랑하게 된 시간이었다. 두 번째 우승을 향한 목표도 그때부터 다시 선명해졌다.신지은은 “투어 8년 차부터 12년 차까지는 목표도, 동기부여도 잃었다. 선수 생활의 중요한 시기를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데 보냈다”면서 “코로나19로 대회를 뛰지 못했던 기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프로골퍼가 아닌 삶을 경험하면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다시 골프를 사랑하는 마음을 찾았고, 우승이 최대 목표가 됐다”고 덧붙였다.그 과정에서 끝까지 자신을 믿어준 팀(코치와 트레이너, 캐디)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신지은은 “나보다 팀이 나를 더 믿어줬다. 내가 흔들릴 때도 계속 ‘할 수 있다’고 믿어줬고, 그 덕분에 나 역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이번 우승은 나 혼자 이뤄낸 결과가 아니라 함께 고생한 팀 모두의 우승”이라고 공을 돌렸다.신지은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이미향, 김효주(2승), 유해란(2승) 에 이어 시즌 6승을 합작했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 정상에 선 신지은은 끝까지 ‘우승’보다 ‘경쟁’을 이야기했다. “골프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지만 그래서 더 보람이 있다. 앞으로도 계속 경쟁하고 싶다. 나는 여전히 경쟁하는 순간이 가장 즐겁다.”신지은. (사진=LPGA)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CXMT의 공급…"K메모리 살길은 한미 AI동맹"
-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다음은 7월 2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CXMT의 공급…“K메모리 살길은 한미 AI동맹” -“그린벨트라도 풀겠다”…공급 총력전 예고-네이버,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지분혈맹-이란 군수선 때린 우크라…전선 확대 우려-[사설] 교육교부금 연동제 폐지, 기획처 존재 이유 보여주길-[사설] 투표자 수 수정 시군구 22%, 이런 선관위는 해체해야△종합-신지은, 10년 만에 두 번째 입맞춤-“골프와 멀어지자 열정이 타올랐다”-공개 사의 표명한 정성호 못 본 척하는 청와대,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범용 D램 넘어 HBM까지 노리는 中…韓, AI칩 초격차 속도 내야-“값싼 중국산 메모리 쓰겠다”는 애플 삼전닉스 범용시장 주도권 흔들릴 판△종합-AI 인프라 공급자로 나선 네이버…생활형 서비스 집중하는 카카오-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재개 시동…남미 공략 속도낸다-러 보급능력 약화…이란에도 경고장-SK실트론 매각협상, 7개월 만에 결판…반도체 호황에 몸값 변수△총리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종부세 인상 전 ‘다주택자’ 퇴로 열어준다…‘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유력-대출 조이되, 청년·신혼 핀셋 지원‘ 재확인-택지개발·인허가·금융 원스톱…공급 체계 대수술△정치-국힘 최고위 “멱살 잡은 권영진, 제명 포함 최고 수준 징계 필요”-한병도 “이번주 형소법 반드시 처리”…여야 정면충돌 예고-대통령실에 내줬던 옛 청사로…국방부, 4년 만에 복귀한다-ARF ’비핵화‘ 성명에…北 “어리석은 망상” 발끈△경제-勞 “플랫폼 노동자 배제”…使 “사장은 월 200만원도 못 벌어”-엔화값 40년 만에 최저 달러당 164엔 돌파 눈앞-반도체 대만 수출 9%→20%로 껑충…중국 의존도 낮췄다-“재생에너지 확대, 송전망부터 늘려야”△금융-집주인 대출, 20억원 가능합니다“…은행 막히자 ’우회 영끌‘ 확산-AI가 소상공인 신용도 다시 매긴다-KB금융, 1500억 투입해 첨단산업 유니콘기업 육성-찜통더위 속 취약계층 보살피는 수출입은행△글로벌-”美, 12.5% 강제노동 관세는 예고편일 뿐…韓, 15% 상한 명문화해야“-AI→中 바이오테크 글로벌 투자금 대이동-AI투자로 현금 마른 알파-中 딥시크 CEO ”美와 AGI 개발 경쟁서 자신“△산업-원전·가스터빈 쌍끌이 두산에너빌리티 ’질주‘-한화오션, 분기 최대 실적 2028년까지 일감 꽉 찼다-삼성 ’히트펌프 시스템‘ 전기 냉난방 시대 연다-AI 올라탄 LG이노텍, 상반기 매출 첫 10조 돌파-LG ’액체냉각 솔루션‘ 엔비디아 인증 따냈다-미래 모빌리티 인재 키운다…현대차그룹 ’힌트 1기‘ 입교식△산업-타이어업계도 ”원청 교섭“…번지는 노조 리스크-통신 3사, 갤럭시 Z8 시리즈 사전예약 ’혜택 전쟁‘-1조 규모 ’새빛가속기‘ 첫삽…2029년 완공 목표-SK이노베이션 E&S, 호주 초경질유 첫 도입△산업-타투하고, 산리오 가챠 뽑으러…MZ는 편의점에 간다-”활용성·프리미엄이 대세“…혼수 시즌 노리는 가구업계-노루페인트, ’항공기용 실란트‘ 공개…항공·방산 기술력 입증-인도 국민간식된 초코파이 롯데웰푸드, 생산 늘린다△제약·바이오-’머크 픽‘ 인제니아 황반변성 치료제 효능, 경쟁사 압도-셀트리온 2분기 매출 1.4조 ’역대 최대‘-글로벌 수술 로봇시장 출사표 낸 리브스메드-코오롱티슈진 주주들에게 사과 ”임상 3상 2차 분석 외부에 맡겨“△문화-세상 바꾼 눈 ’XX‘…화이트큐브 뚫은 ’길거리 캐릭터‘-영혼을 어루만지는 지성 가야금·판소리로 풀어△부동산-243→67건…고가주택 증세 예고에 서울 30억이상 아파트 매매 ’뚝‘-반포 대단지 효과에 서울 8월 3540가구 집들이 ’올해 최대‘ -바이오 소부장 외투기업 못받나…S-DBC 시작부터 난항△증권-”반도체 정점? ’이익 안전장치‘를 보라“-KB운용, 액티브ETF 조직 출격 3년내 점유율 10% 이상 목표-중동 리스크 장기화에 원유 ETF 이달 20% 쑥-’분할 재상장‘ 네오뷰, 혹독한 코스닥 신고가△마켓in-금리 매력 커진 회사채…우량기업에만 돈 몰린다-”인수부터 엑시트까지 큰 그림을 설계합니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학생 줄었으니 예산 깎자고? 돌봄·AI교육 등 학교 역할 더 커졌다“-”줄세우기 입시로는 창의력 못 길러…수능 절대평가·논서술형 도입해야“△피플-”구단주가 꿈…후배들 MLB 진출 가교될 것“-고팍스, AWS 출신 김나영 대표 선임-삼겹살도 이븐하게 굽는 로봇…전세계 외식업계 혁신-SK쉴더스, 국제 해킹방어대회서 ’준우승‘-”음악으로 자라는 꿈“…마샬, 홍천 해밀학교 예술활동 후원-AXZ, ’다음‘으로 사명 바꾼다…AI 포털 전환△오피니언-[정치 프리즘]근저당 논란에 대통령 부정평가 원인 1위 ’부동산‘-[생생확대경]개혁의 적은 반대가 아니라 불신이다-[기자수첩]현대차 노조 ’토끼와 거북이‘ 교훈 되새겨야
- 완도 저온창고 소방 순직사고…위험정보 부족·지휘체계 미흡이 원인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 4월 전남 완도 저온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2명과 관련해 30일간 진행한 합동조사 결과가 3일 공개됐다. 소방청은 신속동료구조팀(RIT) 선제 운영 의무화와 무인소방로봇 보급 확대, 현장 부족인력 5000여 명 확충 등을 재발방지 대책으로 내놨다.전남 완도군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냉동창고 화재를 진화하다 순직한 소방공무원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뉴스1)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방청은 사고 직후 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외부 전문가와 소방노조 관계자 등 27명이 참여하는 소방합동조사단을 꾸렸다. 조사단은 4월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화재 원인 규명과 순직사고 발생 경위, 화재 실증실험, 현장대응 및 안전관리상 문제점 등을 종합 분석했다.이번 화재는 지난 4월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의 저온창고에서 발생했다. 작업자가 바닥 에폭시를 제거하기 위해 LP가스 토치로 가열작업을 하던 중 불티로 추정되는 에폭시 조각이 바닥과 벽면 강판 틈새로 들어갔고, 이 불티가 강판 후면 우레탄 폼에 옮겨붙으면서 불이 났다고 소방청은 설명했다.해당 저온창고는 층고가 약 6.4m인 반면 출입구 높이는 약 3m로 낮았고, 창문이나 개구부가 없는 밀폐 구조였다. 이 때문에 벽면 우레탄 폼이 열분해되며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한 채 천장부에 쌓였고, 강판 후면을 따라 번진 화염이 천장부를 통해 노출되면서 축적된 가스에 옮겨붙어 전 구역이 한꺼번에 타오르는 화재가스발화(FGI) 현상이 급격히 일어난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했다.신고는 오전 8시 25분 접수됐고, 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가 8시 31분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완도구조대 등 22명이 순차 도착해 벽면 강판을 절단하고 화점을 찾는 등 내부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8시 53분쯤 천장 좌측 구석에서 화염이 확인돼 전원 퇴출 지시가 내려졌고, 내부에 있던 대원 7명 중 5명은 빠져나왔지만 고 박승원 소방위(완도구조대)와 고 노태영 소방사(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는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순직했다.조사단은 우레탄 폼 마감 등 위험정보가 출동대에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 점과 지휘권 이양 절차가 생략되고 상황평가·전략전술 결정이 미흡했던 점, 특수화재 위험성 평가를 위한 표준작전절차(SOP)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점을 사고 원인으로 짚었다. 또 RIT 편성·운영이 부실했고,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가 미흡한 채 소방관 직접 투입에 의존도가 높았으며 펌프차 진압대원 부족으로 2인 1조 임무수행에 지장이 있었던 점 등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했다.이에 따라 소방청은 상황관리와 현장지휘 체계, 현장대응 역량, 안전장비, 조직·인력체계를 강화하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재난현장의 위험정보와 전략·전술 정보가 출동대에 실시간 제공되도록 119상황관제시스템을 개선하고, 119상황근무자 교육도 체계화하기로 했다.현장지휘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지휘관 보직자 대상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우레탄 폼·샌드위치패널 등 고위험 특수화재에 대한 교육도 확대한다. 선착대장과 지휘팀장이 도착 즉시 지휘권을 명확히 선언하도록 표준절차 역시 보완하기로 했다. 인명구조 가능성이 없을 때는 방어적 전략·전술을 우선 적용하는 원칙을 세우고, 우레탄 폼 마감 창고 등 고위험 현장에서는 RIT를 선제적으로 편성·운영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아울러 위험지역 내 소방관 직접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인소방로봇 등 첨단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성능 고도화도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4대가 시범 운영 중인 무인소방로봇은 현장 활용성을 검토해 추가 확대할 예정이라고 소방청은 부연했다. 열화상카메라 등 핵심 안전장비에 대한 정기 점검·관리 체계도 강화한다.이외에도 소방청은 골든타임 확보와 대원 안전을 위해 펌프차 진압대원 등 현장에 필수적인 부족 인력 5000여 명을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단계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관계 부처와 협의해 소요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고, 지역별 인력 수요와 재난 위험도, 현장 여건 등을 고려한 인력 재배치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두 분의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합동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면밀히 살핀 만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부터 차근차근 보완하고 중장기 과제에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좀스럽고 너절했던 '영국의 자존심' [화폭역정 18]
- 윌리엄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호의 마지막 항해’(1839). 영국의 ‘국민 그림’이라 불리는 걸작이다. 테메레르호는 1798년에 진수한 3층 갑판의 목조 군함으로 1805년 트라팔가해전에서 넬슨 제독을 구하고 프랑스 군함 두 척을 포획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33년의 세월을 못 이겨내 부품을 다 뜯어낸 껍데기로 해체돼야 했고 1838년 템스강을 거슬러 선박 해체장으로 예인되는 그 마지막 항해를 터너가 포착했다. 해체장으로 가기 전 돛대까지 모두 철거됐지만 터너는 테메레르호의 마지막 품격을 지켜주기 위해 돛대를 그대로 살려냈다. 수많은 자산가·수집가가 거액 제안도 뿌리치고 터너는 평생 이 작품을 팔지 않다가 죽기 전 다른 명작들과 함께 국가에 기증했다. 캔버스에 유채, 90×121.6㎝. 내셔널갤러리(영국 런던) 소장.여기, 세상이 열광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누구나 찬사를 아끼지 않는 걸작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름다운 작품, 화려한 명성 뒤에 숨은 화가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지독하게 어긋난 운명, 고단하고 허무한 삶이었노라고 말입니다. 이데일리는 오랜 시간 ‘그림이 하는 말’을 들어온 이윤희 미술평론가와 함께 세계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천재작가들의 인생역정을 더듬습니다. 단순한 일대기를 넘어섭니다. 뜨거운 예술혼이 맞닥뜨린 차가운 현실, 그 쓸쓸한 생이 한사코 밀어냈을 결정적 장면을 엿봅니다. 삶이 묻고 그림이 답합니다. 캔버스에 굽이치던 화가의 인생길 ‘화폭역정’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께 다가섭니다. <편집자> [이윤희 미술평론가] 폭풍우 치는 겨울 밤바다 한복판. 한 노인이 증기선의 돛대에 몸을 결박한 채 네 시간째 버티고 있다.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그 폭풍이라는 게 대체 어떤 것인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봐두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을 따름이다. 폭풍우 한가운데 자신을 묶어둔 이는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다. 터너는 오늘에 이르도록 영국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화가다. 또한 그가 그린 작품 ‘전함 테메레르호의 마지막 항해’(1839)는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이다. 터너의 그 얼굴과 그림의 그 배는 현행 20파운드 지폐의 뒷면을 장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영국 현대미술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이 그의 이름을 빌린 ‘터너상’인 것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1984년 테이트미술관이 제정한 터너상은 영국 태생이거나 영국에서 활동하는 미술가를 대상으로 그해의 가장 빼어난 전시와 작업을 가려 선출해 왔다. 동시대 영국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발굴하고 국제무대에 알리는 구실을 해왔으며, 수상자는 물론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단숨에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터너의 이름이 두 세기를 건너뛰어 영국 미술의 대표자로 올라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영국 미술계의 자존심’이란 뜻이다. ◇이발사의 아들…가난 비집고 만개한 재능후대에 인상주의보다 먼저 추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튼 혁신의 화가로 일컬어지는 터너는 1775년 봄 런던 코번트가든의 좁은 골목에서 이발사 겸 가발 제조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그가 소년이던 무렵부터 정신이상을 보이기 시작해 끝내 정신병원에 수용된 채 세상을 떠났고 누이마저 일찍 떠나보내야 했다. 우환이 가득한 집에서 어린 터너는 외삼촌이 사는 템스강변의 작은 동네로, 또 켄트의 바닷가 마을로 보내졌다. 하지만 바로 그 강과 바다의 풍광이 평생 그의 화폭을 떠나지 않는 주제가 됐다. 아버지는 아들의 소묘를 이발소 진열창에 내걸어 싼값에 팔았는데, 가발과 면도비누 사이에 끼워 팔던 그 가난한 그림들 속에 훗날 한 나라가 자랑스러워한 화가의 재능이 피어나고 있었던 셈이다. 재능은 가난을 비웃듯 일찍 만개했다. 열네 살에 왕립미술학교에 입학했고, 스물여섯이 되던 해에 왕립아카데미의 정회원이 됐을 뿐만 아니라 이후 30년간 원근법을 가르치는 교수로 강단에 섰다. 그 공적 영광의 한가운데서 터너가 의지한 단 한 사람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30여 년을 아들과 한집에 살며 물감을 갈고 화포를 손질하는 조수로 일했다. 터너가 쉰네 살이던 1829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그토록 강인하던 화가의 내면에는 깊은 우울이 내려앉았다. 아버지의 부재는 터너를 끝모를 고독 속으로 밀어 넣었지만 기이하게도 내면의 어둠이 짙어 갈수록 그의 화폭은 도리어 자유롭고 눈부신 변화를 거듭했다. 만년에 이른 터너의 붓은 사물의 윤곽을 차츰 풀어헤쳐 빛과 색채의 안갯속에 녹여 버렸으니, 주위에서 ‘미완성’이라 비웃던 그 흐릿함이야말로 실은 한 거장이 도달한 가장 급진적인 경지였다. 이 황혼의 시기에 터너가 거듭 붙든 주제는 하나같이 소멸과 허무함에 관한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평생 거울이 돼준 바다는 이제 인간 운명의 덧없음과 죽음을 보여주는 무대와도 같았다. 윌리엄 터너가 1799년에 그린 ‘자화상’(캔버스에 유채, 74.3×58.4㎝·왼쪽). ‘전함 테메레르호의 마지막 항해’(1839)를 배경으로 현행하는 20파운드 지폐의 뒷면을 장식한 터너의 얼굴은 이 ‘자화상’에서 따왔다.터너의 그 만년을 대표하는 두 척의 배 그림이 있다. 20파운드 지폐 속 ‘전함 테메레르호의 마지막 항해’가 그 하나다. 본래 ‘무모한’ ‘겁 없는’을 뜻하는 프랑스어 테메레르는, 사로잡은 적의 군함이 지녔던 명성을 새로 만든 배에 이어주는 영국 해군의 관습에서 따온 것이다. 테메레르호가 가장 빛났던 때는 1805년 트라팔가해전이었으나 한 시대를 호령하던 군함은 전선에서 물러난 뒤 죄수를 옮기는 감옥선으로, 신병을 수용하는 정박선으로 사용됐고, 1838년 끝내 돛대를 비롯한 온갖 부품이 뜯겨나간 껍데기가 돼 템스강을 거슬러 선박 해체장으로 예인됐다. 바로 그림 속 ‘마지막 항해’였던 것이다. 영광에서 굴욕으로, 굴욕에서 소멸로 이어지는 이 가혹한 내리막이야말로 터너가 평생 응시한 인간 운명의 축약판이었다. ◇떠밀려 가는 군함 그림…끝까지 팔지 않아터너의 붓끝에서 이 처연한 예인의 장면은 장엄한 만가와도 같다. 화면의 왼쪽으로 유령처럼 창백한 범선이 십자가처럼 돛대를 곧추세운 채 끌려오고, 그 앞에는 시커멓고 땅딸막한 증기 예인선이 붉은 불꽃과 검은 연기를 토하며 낡은 군함을 끌고 간다. 하늘에서는 태양이 마지막 노을을 불태우고, 가느다란 초승달이 돋아 강물 위에 차갑게 어리고 있다. 노년에 접어든 화가는 빛나는 과거를 등에 진 채 소멸로 떠밀려 가는 저 군함에서 자신의 운명을 봤던 것인가. 터너가 이 그림을 ‘내 사랑’이라 부르며 어떤 값에도 팔지 않고 죽을 때까지 곁에 둔 사실이 그 은밀한 동일시를 말없이 증언한다. 테메레르호가 한 시대의 영광이 저무는 자리를 그렸다면, 몇 해 뒤의 ‘평화―바다에 수장’(1842)은 병든 친구가 바다 위에서 생을 끝내야 했던 장면을 그린 것이다. 터너에게는 데이비드 윌키라는 동료 화가가 있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풍속화가로, 왕립아카데미에서 함께한 오랜 벗이자 경쟁자였다. 1841년 윌키는 성지순례를 하고 돌아오던 뱃길에서 병을 얻어 끝내 회복하지 못했고 지브롤터 앞바다에서 수장됐다.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가족의 임종도 없이 낯선 바다 한가운데로 내려진 벗의 죽음은 터너에게 깊은 충격을 줬고, 이듬해 터너는 그 장례의 밤을 한 폭의 그림으로 남겼다. 윌리엄 터너의 ‘평화-바다에 수장’(1842). 친구이자 화가였던 데이비드 윌키의 장례 장면이다. 윌키는 1841년 중동에서 돌아오던 중 장티푸스로 사망했는데, 당국은 전염병 확산을 우려해 시신을 육지에 올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바다에 수장됐다. 터너는 배 갑판예 장례용 수레가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친구가 마땅히 받아야 했을 공개 장례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1840년대 정사각형 캔버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터너의 실험성까지 품은 작품이다. 캔버스에 유채, 87×86.7㎝. 테이트미술관(영국 런던) 소장.고요하고 어두운 화면. 증기 범선 한 척이 검은 돛을 펼친 채 정지해 있다. 횃불이 타오르는 범선의 갑판에서 벗의 장례를 치르는 중이다.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새카만 돛인데, 훗날 화면이 어둡다는 동료의 지적에 터너는 “더 검게 만들 물감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수면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오르는데 많은 이들이 하늘로 떠오르는 영혼의 형상으로 읽는다. 만년의 이 작품들은 오늘날 그의 뛰어난 성취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터너의 흥미로운 역설은 살아가는 방식에 있었다. 그토록 장엄한 감성으로 화폭을 채운 사람이 정작 자신의 생애만큼은 놀랍도록 좀스럽고 또 너절하게 영위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아버지의 부재 이후에는 임시로 사는 것 같은 삶의 형태를 유지했다. 평생 결혼하지 않았지만 세라 댄비라는 여인과의 사이에 둔 두 딸이 있었고, 좀처럼 이들의 존재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40년간 곁에서 살림을 해준 가정부와의 관계도 있었는데, 노년에는 소피아 부스라는 여인과 첼시의 강가 허름한 집에 세들어 살며 ‘부스 씨’ 혹은 ‘부스 제독’이란 가명으로 신분을 감춘 채 살았다. 인구조사라도 나오는 날에는 일부러 배를 저어 템스강 한복판으로 나가 버렸다는 일화가 있고, ‘수전노’라는 세평이 늘 따라다녔다. 말년에는 이가 다 빠져 의치마저 소용없자 하루에 우유 두 쿼트와 그만큼의 럼주로 연명했다고도 전한다. ◇천상의 빛 그린 손, 지상의 진창 뒹군 발한편에는 한 시대의 영광과 벗의 죽음을 애도하는 숭고한 화면의 작가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가명 뒤에 숨어 셈을 따지고 럼주로 끼니를 때우며 제 핏줄조차 외면한 늙고 이 빠진 한 사내가 있었다. 천상의 빛을 그린 손과 지상의 진창을 뒹군 발이 공존했던 것이다. 1851년 12월, 첼시의 강가 누옥에서 ‘부스 제독’이란 낯선 이름의 남자가 일흔여섯의 나이로 조용히 숨을 거뒀다. 영국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화가의 생애라기에는 너무도 누추하고 은밀했다. 돌이켜 보면 영광의 정점에서조차 터너는 가명 뒤로, 강가의 셋방으로, 누구의 장부에도 잡히지 않는 자리로 자꾸만 몸을 숨겼다. 어쩌면 바로 그 은둔이야말로 터너가 자기 세계를 지어올린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시선과 인정으로부터 한발 물러선 자리에서 홀로 자신만의 화풍을 끝까지 밀고 나갔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모순적 삶은 여태 풀리지 않았고 앞으로도 온전히 풀리지 않을 듯하다. 그저 그가 남긴 유일한 흔적인 작품을 보며 이리저리 추측해볼 수 있을 따름이다. △이윤희 미술평론가는…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어느 미술관에서 마주친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수많은 작품이 품은 이야기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였다. 이화여대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로 출발해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등을 거쳤고, 지금은 이화여대·추계예대 등에서 미술이론을 강의하며 오래전 렘브란트의 감동을 넓혀가고 있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는 ‘불편한 시선: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2022), ‘꿈꾸는 방: 여성과 공간의 미술사’(202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