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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진출, ‘어디’보다 ‘가능성’ 봐야[0과 1로 보는 부동산세상]
- [윤수연 알스퀘어 글로벌투자실장] 베트남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이 먼저 고민하는 것은 어느 지역에 공장이나 사무실을 마련할 것인가다. 하노이와 호찌민 중 어디가 유리한지, 어떤 산업단지에 들어가야 하는지, 임대료와 물류비용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따져본다.그러나 입지는 단순히 사업을 시작할 장소가 아니라 앞으로 생산과 영업, 인력 운영, 사업 확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의 선택이다. 같은 베트남에서도 업종과 사업 목적에 따라 적합한 지역이 달라지고, 당장의 비용만 보고 선택한 공간이 몇 년 뒤 성장의 제약이 될 수 있다.기업들은 ‘어디에 진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곳에서 우리 사업이 제대로 작동하고 성장할 수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사진=챗GPT로 생성)베트남은 더는 저렴한 인건비만 보고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시장이 아니다. 과거 섬유·의류와 전자제품 조립 중심이었던 투자 수요는 반도체, 자동차 부품, 첨단 전자, 정보기술(IT)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의 진출 목적도 단순 생산비 절감에서 공급망 다변화, 현지 시장 진입, 연구개발과 서비스 거점 확보로 넓어졌다.산업이 달라지면 좋은 입지의 기준도 달라진다. 수출 제조기업에는 항만과 물류망 접근성이 중요하지만, 기술기업에는 전문인력 확보와 업무환경이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조직을 함께 운영하려는 기업이라면 공장과 오피스의 연결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기업의 사업 모델에 따라 입지의 가치는 전혀 달라진다.문제는 이런 차이가 임대료 비교표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대료가 저렴해도 물류 동선이 비효율적이면 운송비와 시간이 늘어난다. 적합한 인력을 구하기 어렵거나 향후 증설할 공간이 부족하면 사업이 성장할수록 부담이 커진다. 계약 당시에는 보이지 않던 비용이 실제 운영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베트남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정보의 편차도 크다. 온라인에 공개된 매물 정보만으로는 실제 공급 현황과 시설 상태, 계약 조건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주변 산업시설과 교통망, 업무환경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우리가 베트남 전역을 조사해 오피스 빌딩과 공장, 산업단지 등 5만여 건의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를 축적한 것도 이러한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 자체가 아니다. 서로 다른 지역과 건물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고, 기업의 사업 목적에 맞는 선택지를 좁혀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실제로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은 처음 확보한 공간에서 사업을 끝내지 않는다. 인력이 늘면 사무실을 확장하고, 생산량이 증가하면 공장 증설이나 이전을 검토한다. 현지 영업조직을 신설하거나 연구개발 기능을 추가하는 때도 있다.따라서 최초 입지 결정에는 현재 필요한 면적뿐 아니라 향후 사업 확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반영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은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경영 전략 일부가 된다. 공장과 사무실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물류 효율과 인력 운영, 고객 접근성이 달라진다. 공간을 확보한 이후에도 인테리어와 시설 구축, 운영 효율화까지 연결해서 판단해야 불필요한 이전 비용과 사업 지연을 줄일 수 있다.베트남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세 가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업에 적합한 지역인지, 계약 이후 예상되는 운영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3~5년 뒤 사업이 성장해도 현재 입지가 유효할 지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낮은 임대료나 주변 기업의 진출 사례만 보고 결정한다면 초기 비용을 아끼고도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용을 낼 수 있다.베트남은 여전히 한국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성장하는 시장에 진출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유망 지역을 먼저 선점하는 속도전이 아니라, 사업의 미래를 고려해 입지를 선택하는 정밀한 판단이다.베트남 진출의 첫 단추는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이 아니다. 그 계약이 5년 뒤에도 유효한 선택인지 따져보는 순간이다.윤수연 알스퀘어 글로벌투자실장. (사진=알스퀘어)
- 복잡한 시장 변수들, 나만의 멀티 경로로 운전하라[증권맨Talk]
- [안병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수 백만 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고속도로는 인간의 심리와 의사결정 패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거대한 실험실이다. 지난 연휴, 필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내비게이션의 출발 시간별 예상 정체 상황을 보고 나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오전에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고속도로 진입 직후 정체 조짐이 보이자 마자 미련 없이 핸들을 꺾어 평소 눈여겨봐 둔 우회 국도와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정체의 늪에 갇히지 않고 평소와 다름없는 쾌적한 속도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안병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대한민국 가계의 부동산 쏠림 비중 75.8%실시간 내비게이션이 한산한 우회 국도나 새로 개통한 대체 경로를 제시하더라도, 상당수 운전자는 꽉 막힌 익숙한 노선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경로가 주는 불확실성보다 늘 다니던 길이 주는 심리적 안도감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투자에서도 이러한 ‘친숙성 편향(Familiarity Bias)’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실제로 대한민국 가계 자산의 75%를 부동산이 차지한다. 잘 아는 자산, 과거에 수익을 냈던 금융상품을 다시 선택하기 쉽다. 하지만 익숙함과 효율성은 다르다. 늘 이용하던 고속도로가 오늘 가장 가장 빠른 길이 아니듯, 늘 투자하던 자산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익숙함은 분석적 정보가 아니라 감정적 잔상에 가깝기 때문에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유럽의 전설적인 투자 거장 앙드레 코스톨로니는 현명한 투자자가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로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운(Glück)’의 ‘4G’를 강조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100만 원의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100만 원의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을 약 2배 이상 크게 체감한다고 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손실회피 성향’을 투자 자산 중 평가이익이 난 자산은 서둘러 처분하고, 평가손실이 난 자산은 무작정 장기 보유하는 ‘처분 효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왜곡은 비단 금융투자 상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법인 지분이나 세제상 처분이 시급한 부동산 등, 자산 가치의 하락을 합리적으로 인정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하는 결정적 순간에도 작동한다. 손실 확정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적절한 매각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세무·재무적 기회비용을 눈덩이처럼 키우는 우를 범하게 만드는 것이다.◇낙폭을 방어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목적지로 향하는 길이 오직 1차선 고속도로 하나뿐인데 그 도로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로 극심한 병목이 발생하면 운전자는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 자산관리도 마찬가지다. 특정 자산이나 전통적인 예금에만 모든 자원을 집중하는 것은 모든 자산을 하나의 차선 위에 올려놓는 격이다. 진정한 분산투자의 목적은 단순히 여러 상품을 쪼개어 사는 양적 분할이 아니다. 서로 다른 위험과 상관관계를 가진 자산들을 정교하게 조합하는 일이다. 분산은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창이라기보다, 예상이 빗나갔을 때 전체 포트폴리오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방패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올바른 자산관리는 매번 ‘가장 빠른 길’을 맞추는 홀짝 게임이 아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자산의 멀티 경로를 탄탄하게 설계하는 일이다.코스톨로니는 “주식과 전차는 뒤쫓아 가서는 안 된다. 인내심을 가지면 다음 전차는 반드시 온다”는 명언을 남겼다. 시장에서 마주하는 모든 기회를 다 잡으려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고속도로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무리하게 차선을 바꾸며 칼치기를 감행하는 것처럼, 투자 시장에서 ‘나만 소외되는 것 아닌가(FOMO)’라는 불안과 조급함은 언제나 가장 비싼 대가를 요구한다. 결국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시장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신의 영역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내가 어떤 심리적 왜곡에 취약한지 스스로를 냉철하게 들여다보는 성찰에서 시작된다. 금리, 기업 이익, 세법 지식은 계량화된 수치와 매뉴얼로 정의할 수 있지만, 자산 시장의 변동성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심리는 수학 공식으로 대입되지 않는다. 투자가 과학의 영역인 동시에 심리의 영역이라 불리는 이유다. 최근 고유가와 고금리, AI 속도 조절론과 AI 과잉투자에 대한 경고, 11월 미국 중간 선거는 복잡한 투자 셈법이 필요해 보인다. 화려한 시장 전망표보다 앞서야 할 것은, 나만의 투자 원칙과 심리적 균형감을 점검하고 ‘나만의 최적화된 멀티 경로’로 운전하는 일이다.
- "오피스텔 매출 5200억"…신한서부티엔디, 나진상가 착공에 성장판 열리나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서울 용산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이 착공하면서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성장 전략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 분양매출만 약 5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서다.이 사업은 스폰서인 서부티엔디가 직접 개발을 맡는 구조로, 개발 이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오는 2030년 준공 후 오피스, 리테일이 안정적 임대 수익을 창출하면 리츠에 단계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의 연쇄 개발까지 맞물리면 개별 자산을 넘어 지역 전체의 부동산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나진상가 12·13동 착공…오피스·주거·상업시설 복합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은 지난 8일 착공했다. 5500억원 규모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했으며, 본PF 선순위 대주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용산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 개요 (자료=서부티엔디)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스폰서인 부동산 개발회사 서부티엔디(서부T&D)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신한리츠운용의 협업으로 설립된 리츠다. 자산관리회사(AMC)는 신한리츠운용이 맡고 있다.리츠는 호텔, 리테일, 오피스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투자 자산은 △복합 쇼핑몰 '인천 스퀘어원' △5성급 호텔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앤 레지던스 서울 용산'(용산 그랜드머큐어) △오피스·호텔·리테일 복합건물 '광화문G타워' △3성급 호텔 '신라스테이 마포' 등이다.서부티엔디가 직접 추진 중인 개발사업은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앞서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지난 2021년 상장 당시 서부티엔디가 보유한 부지를 개발해 리츠에 담는 한편 시장에서 우량 자산을 확보해 편입해서 리츠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서부티엔디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 도시첨단물류복합단지 △용산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신한서부티엔디리츠 구조도용산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2-8 일대 6026.60㎡ 규모 부지에 연면적 7만3161.33㎡(약 2만2131.30평) 규모 건물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오피스 약 1만평 △하이엔드 오피스텔 약 1만평 △리테일(판매시설) 약 2000평으로 구성된다.오는 11월~12월에는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분양할 예정이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전용면적 기준 3.3㎡(평)당 1억6000만원 수준이다. 이 경우 분양매출이 약 5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추정했다.오피스텔 입주자들이 따로 이용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과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해 고급 주거 수요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분양률 및 공사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약 50개월에 걸쳐 인식될 전망이다. 준공 예정일은 2030년 11월 30일이다.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개발 주체와 수익 구조다. 이 사업은 스폰서인 서부티엔디가 직접 개발을 맡는 구조로, 개발 이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당초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서부티엔디가 자체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프로젝트 리츠는 부동산 개발 단계부터 리츠(REITs)를 활용해 개발·운영·분양까지 전 과정을 전담하는 투자 구조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개발 후 분양·매각 중심인 반면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 후 장기 보유 및 임대, 주식 상장 등을 통한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인가 대신 신고만으로 설립 및 착수가 가능해서 속도가 빠르고 △개발 수익에 대한 세금 감면 △용적률 상향 △공공기여 완화 등 혜택이 있다.다만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할 경우 토지를 리츠에 매각해야 한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이 과정에서 개발 이익이 일부 희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서부티엔디가 코로나19 시기 해당 부지를 비교적 저렴하게 확보한 만큼 직접 개발로 더 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개발 사업으로 지어진 오피스, 리테일을 준공(2030년 11월 30일) 후 단계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다만 건물을 완공했다고 곧바로 리츠에 담는 것은 아니다. 임대가 안정적으로 이뤄져 수익 창출 기반이 마련된 이후 편입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으로 개발 이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임대 자산을 편입해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서부티엔디가 이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6240억7224만원으로, 자기자본(1조3869억4584만원) 대비 45%에 이른다. 해당 투자금액에는 공사비 및 제세공과금, 금융비용 등이 포함돼 있으며 부가가치세는 별도다. 다만 공사 진행과정에서 투자 금액 및 신축 세부내역 등이 바뀔 수 있다.용산전자상가 특별계획구역 입체보행통로 현황 (자료=서울시)◇서울드래곤시티·용산역 연결…AI·ICT 신산업 거점 재편입지 역시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사업 부지는 서울 용산의 대규모 호텔 단지인 '서울드래곤시티' 바로 앞에 있다.서울드래곤시티는 한국고속철도(KTX)·지하철 1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용산역과 브릿지로 연결돼 있다. 나진상가 12·13동은 서울드래곤시티 바로 앞에 있어서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이처럼 용산역 접근성과 호텔 이용객 수요를 함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저층부 리테일에는 수영장을 포함한 시설을 배치해 호텔 이용객까지 수요층으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오피스와 주거, 판매시설을 한데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호텔과 교통망을 연계해 복합시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또한 사업 부지는 용산 전자상가 일대 개발사업과도 맞물려 있다. 사업지 주변 용산 전자상가는 원효대교 쪽부터 순서대로 전자랜드(1~3동), 원효상가(4~7동), 나진상가(10~20동), 선인상가(21~22동)로 구성됐다. 용산전자상가 특별계획구역 구역별 추진현황 (자료=서울시)용산 전자상가는 지난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보급과 함께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 중심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쇼핑 확대와 산업구조 변화, 시설 노후화 등으로 상권 활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평균 공실률이 60%를 웃돌았다.이에 따라 기존 전자제품 유통 중심의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21년 용산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서울시는 지난 2023년 6월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전자상가 일대 연계전략'을 발표했다. 이로써 기존 전자제품 유통 중심의 용산전자상가를 소프트웨어, 디지털콘텐츠 등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신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용산전자상가 일대를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구분해 단계적 개발을 추진하고, 기존 유통업무설비 규제를 개선해 업무·상업·주거 등 복합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연면적의 30% 이상에 AI·ICT 등 신산업 용도를 도입하는 경우 공공기여 부담을 완화해 민간 개발을 유도했다.이같은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각 구역에서 개발사업이 단계적으로 진척을 보이고 있다. 현재 특별계획구역 4·5·7·10구역 등 4곳은 건축허가를 완료했다. 8구역은 건축심의, 6구역은 세부개발계획 결정고시, 1·2구역은 세부개발계획 주민 열람공고를 마쳤다. 이번에 착공한 나진상가 12·13동 개발사업은 특별계획구역 5구역에 해당한다. 용산전자상가 특별계획구역 사업부지 조감도 (자료=서울시)현재 개발이 추진 중인 8개 구역의 개발 규모는 총 연면적 약 80만㎡에 이른다. 각 구역에는 AI·ICT 기반의 첨단 업무시설을 중심으로 판매·문화·집회·운동시설 등이 들어선다. 또한 업무와 산업, 생활 기능이 결합된 복합도시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서울시는 11개 특별계획구역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도록 건물과 건물을 잇는 다리(연결 브리지)와 동서 방향 약 570m의 공중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향후 다른 구역들도 개발이 완성되면 주변 업무·상업시설과 시너지를 내면서 이 일대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진상가 개발사업이 분양 성과와 임대 안정화를 모두 확보하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서울 도심권역(CBD)에 신규 오피스가 대규모로 공급될 예정이지만,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입지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피스 개발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며 "지역 전체의 가치 상승이 실제 자산 가격과 임대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각 구역의 사업 진행과 임차 수요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 고팍스·프라뱅 해킹 침해사고에도…거래소 보안점검 결과 아직 확인중
- [이데일리 정윤영 서민지 기자] 고팍스와 프라뱅에서 침해사고가 확인됐지만 금융당국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보안 점검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침해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서도 금융당국은 다른 금융업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의 시스템 체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긴급 보안 자체 점검 결과에 대한 검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공개된 금융권 555개사의 보안 체크리스트 점검 결과에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점검은 공격자 IP 차단과 침해 시도·피해 여부 확인, 외부 노출 시스템의 취약점 관리, 강화된 인증절차 적용, 실시간 보안관제 등 12개 항목에 걸쳐 진행됐다.금융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체크리스트를 모두 배포했지만, 취합된 555개사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는 전자금융거래법 적용 회사와 시스템·체계가 달라 제출 내용을 검증하고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다른 금융업권의 결과를 신속히 공개할 필요가 있어 거래소를 제외한 집계부터 발표했다고 말했다.문제는 거래소에서도 이미 침해사고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금융위는 지난 14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열린 ‘제2차 긴급 상황대응 회의’에서 신한은행 침해사고 전후로 사고 발생이 확인된 업체가 총 16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사업자는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와 프라뱅이다.당시 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공유된 공격자 IP 등을 바탕으로 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어 사고 발생 업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사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도 거래소의 자체점검 결과는 검증이 끝나지 않은 셈이다.프라뱅이 게시한 공지에 따르면 지난 2일 외부 비인가자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부 서비스에 접근해 고객 약 20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항목은 이름(한글·영문), 성별, 국적,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직장명, 직장주소, 직장전화번호, 부서명, 직위명 등 총 12개다. 이 가운데 연락처·주소·직장명·직장주소·직위명은 암호화된 상태였다.고팍스는 비정상적인 로그인 시도가 있었으나,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을 통해 징후를 포착해 대응했으며 고객 자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계정에 대한 조치와 개별 통지, 당국 보고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기존에 해킹된 사이트와 겹치는 고객들의 이메일과 비밀번호 정보로 로그인 시도를 한 것 같다”며 “확인해서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말했다.다른 금융업권에서는 보안 관리의 미흡사항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금융권 IT 보안 자체점검 실시 결과에 따르면, 미흡사항이 가장 많이 나온 항목은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었다. 미흡사항을 보고한 130곳 중 76곳(58.5%)이 이 항목에서 미흡하다고 답했다. 제조사 기술지원이 종료된(EoS) 장비 관리가 36곳(27.7%)으로 뒤를 이었다.비정상적인 대량 호출과 자동화 봇 공격을 막는 요청 임계치 제한(Rate Limiting) 항목에서 25곳이 미흡하다고 답했다. 비정상 URL 요청이나 관리자 계정 접근 시도 등 의심 행위를 탐지하는 모니터링 체계 항목에서도 25곳이 미흡했다.업권별로는 전자금융업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에 미흡사항이 몰렸다. 미흡사항을 보고한 130곳 가운데 전자금융업이 53곳,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18곳으로 두 업권이 71곳(54.6%)을 차지했다. 이어 금융투자 19곳, 여신전문 12곳, 저축은행 11곳, 보험 7곳, 은행 6곳, 신용정보 3곳, 기타 1곳 순이었다.
- 무역협회·KOTRA 등 5개 기관, 수출기업 할랄시장 진출 협력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한국무역협회가 주요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출기업의 할랄시장 진출 지원에 나선다.16일 한국무역협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한국식품연구원(KFRI)과 함께 ‘수출기업 할랄시장 진출 지원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글로벌 할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주요국이 할랄 인증을 의무화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출기업이 인증·규제 정보 파악부터 실제 시장 진출까지 막힘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기관별 지원 역량을 한데 모으겠다는 취지다.체결식에는 정희철 한국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을 비롯해 김관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경제안보·통상협력본부장, 전기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식품이사, 신중하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글로벌본부장, 김영찬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산업연구본부장이 참석했다.협약기관들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제공해온 할랄 관련 정보와 지원사업을 연계해, 시험·분석, 인증 대응, 해외시장 정보, 마케팅 등 기관별 전문 서비스를 기업들이 한 번에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 협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국가별 할랄 정책·규정, 인증제도 및 시장동향 정보 교류 △‘할랄 종합정보 플랫폼’을 활용한 기관별 정보·지원사업 연계 제공 △수출기업의 할랄 인증·시장 진출 애로 공동 발굴 △시험·분석, 인증 상담·컨설팅, 해외마케팅 등 전문 서비스 연계 지원 등을 추진한다.무역협회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협약기관들과의 지속적인 정보 교류 및 공동사업 발굴을 통해 할랄시장 진출 지원체계를 고도화하고, 수출기업들의 할랄 시장 진출 문턱을 낮춰 나갈 방침이다.16일(금)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된 ‘수출기업 할랄시장 진출 지원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 체결식에서 협약기관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 "정부 공들이는 '모두의 AI' 수익모델 없으면 지속 어려워"
- [이데일리 김현아·윤정훈 기자]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이 수익성 시험대에 올랐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에 걸맞은 매출과 이익을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5일 국내 증시에서도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코스피가 장중 한때 8% 넘게 하락했다.이성엽 한국정보통신법학회장(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은 최근 제기되는 ‘AI 감속론’을 안전성 논쟁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의 위험을 줄이려는 움직임과 함께 막대한 투자비를 통제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빅테크의 계산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이 회장은 AI 투자 거품론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 과정으로 봤다.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와 프런티어 AI 개발 사업도 지속하려면 민간 투자를 끌어낼 수익 모델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 확산에 따른 청년 신규 채용 위축을 우려하며 전 국민 AI 교육과 새로운 직군 육성도 주문했다.◇“AI 감속론, 안전보다 빅테크 비용 계산 봐야”이 회장은 AI 감속론의 배경에 안전성뿐 아니라 투자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AI가 위험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공개(IPO) 연기나 투자 대비 수익의 불확실성 속에서 빅테크들이 비용 구조를 관리하려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7~2030년 AI 인프라에 약 6조달러가 추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비용과 금융비용 등을 회수하려면 2030년까지 8조5000억달러의 매출이 필요하지만, 실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최대 3조60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AI 시장의 주도권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만큼 투자 경쟁도 쉽게 멈추기 어렵다는 게 이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아마존이나 구글의 과거 사례에서 보듯 자본주의에서는 하나의 기업이 독점을 완료하면 투자가 둔화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오픈AI, 구글, 앤스로픽 등 어느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더 이상 기술 개발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것은 자본주의 속성과 맞지 않는다”며 “미국 정부 역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야 하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들의 개발 중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거품 논란도 투자 규모만으로 판단하기보다 AI가 실제로 돈을 낼 만큼의 효용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이 회장은 “지금의 투자는 거품이라기보다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한두 개 업체로 시장이 정리되고, 기업과 개인이 AI를 통해 충분한 효용을 느끼며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생긴다면 거품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의 AI 투자 속도가 둔화하면 한국에는 기회와 위험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그는 “미국 빅테크가 자체적으로 투자를 늦출 때 한국 등 3위권 국가들이 치고 나간다면 격차를 좁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미국이 기술 개발 중단을 명분으로 우방국에도 이를 강요한다면 기술 격차는 유지된 채 국내 반도체 수요만 떨어져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모두의 AI, 수익 모델 없으면 지속하기 어려워”이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사업에도 실질적인 수익 구조와 민간 투자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대국민 AI 서비스인 ‘모두의 AI’에 대해 그는 “현재는 정부가 GPU 등을 지원하며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지만,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성공하려면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열어줘야 한다”며 “정부가 계속 무료 봉사만 요구하면 기업들이 막대한 업데이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서비스가 정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AI 데이터센터(AIDC)와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 역시 실제 수요와 비용 부담, 투자 회수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AIDC 투자 규모가 막대한데 과연 해외 빅테크들이 모두 와서 써줄 만큼 우리 시장 수요가 확실한지 리스크가 크다”며 “막연한 청사진으로 섣불리 거액을 투자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유연한 글로벌 펀딩 전략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정부가 추진하는 독자적인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 차원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민간의 투자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이 회장은 “국방이나 안보를 고려하면 앤스로픽, 오픈AI 등과 경쟁할 수 있는 독자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가령 공공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정부가 30%, 민간이 70%를 투자한다면 참여 기업들이 수조원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프런티어급 AI 모델 개발에는 2만~3만장의 GPU와 연봉 30억~40억원 수준의 고급 AI 인력이 필요하다는 업계 추산도 있다. 전체 개발비가 약 20조원에 이를 수 있는 만큼 민간의 부담을 줄일 세제 지원과 확실한 수요처 확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그는 “정부가 AIDC 인프라를 대규모 사업으로 추진한다면 클라우드 세액공제나 조세특례 등 실질적인 혜택을 충분히 줘야 한다”며 “프런티어급 모델 개발 역시 공공이나 국방 분야 우선 사용권 같은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규 채용 줄어 청년 일자리부터 영향”AI 고용 충격은 기존 인력의 해고보다 신규 채용 축소로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우려다.그는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해고하기 어려운 국내 노동 구조상 결국 20대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구조적 실업은 상당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AI 관련 신규 직군을 육성하고 교육 체계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기술과 윤리를 동시에 이해하는 AI 감시·모니터링 전문가 등 새로운 직군을 국가 차원에서 길러내야 한다”며 “이에 맞는 자격증 구조와 대학 교육 시스템 재편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전 국민이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도록 하는 교육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 ‘국민 PC 보급’ 운동으로 정보화 강국의 기반을 다졌듯 지금은 전 국민이 AI를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EBS 등에서 대대적으로 AI 활용 교육 방송을 진행하고, 정부 공인 강사를 육성해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AI 기본법 개정, 서두르기보다 규제 체계 다시 봐야”AI 기본법 개정에 대해서는 법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살피며 규제 체계와 적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회장은 “무조건 ‘개문발차’ 식으로 법을 통과시켜 놓고 규제 때문에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무리하게 서두르기보다 합리적인 개정 방향을 논의해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AI 모델과 서비스를 실제 시장에 배포하는 사업자에 대한 규율을 구체화하고, 산업 현장의 현실과 규제의 실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 위험, 정치·외교에만 맡길건가”..기술낙관주의 VC 대표의 해법
-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가 AI가 가져올 위험을 국제 합의와 규제에만 맡겨둘 수 없다며, 기술이 남긴 문제를 기술로 풀겠다는 '기술낙관주의'를 내세웠다.블루포인트는 15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제13회 블루포인트 데모데이'를 열었다. 올해 주제는 '기술낙관주의'다. 벤처캐피탈(VC) 등 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블루포인트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로서 여는 첫 데모데이다.블루포인트는 15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제13회 블루포인트 데모데이'를 열었다. 행사 첫 순서로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가 키노트를 하고 있다. (사진=송승현 기자)◇AI 발달이 부른 기술의 양면…낙관주의냐 비관주의냐키노트에 나선 이 대표는 인류를 위협하는 기술로 핵무기와 기후위기, AI를 나란히 놓고 비교했다. 이 대표는 "핵은 오판했을 때 굉장히 큰 충격을 주지만 국가 간에 강한 통제가 작동하고 있고, 기후는 위험하지만 느리게 오고 있다"며 "AI는 너무 다르다. 급작스럽게 위협을 줄 수 있는데 제대로 통제될지 논의조차 되지 않고 합의도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AI의 위험을 두 갈래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는 언어다. 지금의 AI는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해 있어 개념을 말로 옮기는 과정의 왜곡이 그대로 리스크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 단편소설 '런어라운드'에서 제시한 로봇공학 3원칙을 예로 들며 "'인간에게 해를 가하지 마라'라는 개념 정의를 언어에 기반해 정확하게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둘째는 AI가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는 '지능 폭발'이다. 이 대표는 전 오픈AI 안전 연구원 등이 참여한 AI퓨처스프로젝트가 지난 7월 공개한 보고서 'AI 2040'을 인용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 전속력으로 개발 경쟁을 벌이면 2031년 지능 폭발이 오고 인간의 통제력이 약해진다고 봤다. 국제 합의로 속도를 조절하는 시나리오에서는 그 시점이 2039년으로 8년가량 늦춰진다. 이 대표는 "최근 정치나 국제 외교 관계 뉴스를 보면 (국제 합의는)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이 대표는 "규제나 국제 합의를 잘 이끌어내는 게 좋지만 그걸 정치나 외교에만 맡겨둘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기에 더해 뭔가 더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화학상으로 이어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AI를 활용한 수학 난제 증명 사례를 들며 AI가 과학에서 이룬 진전을 짚었다. 키노트는 '기술이 남긴 문제, 기술로 해결한다'는 메시지로 이어졌다. 블루포인트는 올해 주제를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단정하는 소모적 논쟁 대신 기술의 방향과 쓰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설명했다.◇조선소·봉제공장·실험실로 간 AI…가드레일 기업도 무대에이날 무대에는 블루포인트가 3년 이내 투자한 12개 팀이 4개 세션으로 나눠 올랐다. AI를 산업 현장과 연구실에 투입하는 팀과, AI가 낳는 위험을 막는 팀이 함께 발표에 나섰다. 이 대표가 키노트를 통해 주장했던 '기술낙관주의'를 실현하는 기업들이다.카이스트 휴보랩 출신이 창업한 디든로보틱스는 조선소 선체 블록 안을 걸어 다니는 로봇 '디든 스파이더'를 선보였다. 디든은 자체 개발한 자석발로 철판에 붙어 이동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 조선사 두 곳에 로봇을 납품했고 지난 7월에는 해외 조선소와 구매 계약을 맺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의 한국인 생산직은 최근 2년 새 1만6000명 줄었다.리프라이즈는 봉제공장에 로봇과 공장 운영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의류업 노동자 1인당 설비투자액은 207만원으로 제조업 평균 1255만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사람 손에 의존하는 공정이 많다. 리프라이즈가 직접 운영하는 공장은 작업자 45명과 로봇 4대로 월 최대 1만5000개를 생산한다. 다음 달부터는 매출 1조원 규모 완구 제조사와 로봇 도입 2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이 대표가 꼽은 AI의 과학적 성과가 계산 영역이었다면, 아스트랄큐는 실험까지 AI와 로봇에 맡긴다. 계산으로 후보 물질을 거른 뒤 계량, 혼합, 열처리, 분석까지 로봇이 사람 개입 없이 수행한다. 연간 최대 5만회 실험이 가능하고, 샘플당 실험 비용은 12달러로 기존 방식(3300달러)의 275분의 1 수준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현재 미국 배터리 기업과 유료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에임인텔리전스는 이 대표가 키노트에서 강조한 AI 가드레일을 만드는 회사다. AI 모델을 직접 공격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티밍과 실시간 통제 플랫폼을 함께 운영한다. 지금까지 160개 이상 모델을 레드티밍했고 기업 고객은 20곳이 넘는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해 위험 행동이 감지되면 로봇을 멈추는 가드레일도 개발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탐사선 관련 AI 챗봇에서 결함을 찾아내 해당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다.
- 오큐티, 140억 투자 유치…오류내성 양자컴퓨터 개발 속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팅 기업 오큐티(OQT)가 14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오류내성 양자컴퓨터 개발을 가속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오큐티는 15일 이번 투자 라운드에 DSC인베스트먼트가 주도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카카오벤처스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후속 투자했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자로는 뮤렉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슈미트, 제트벤처캐피탈(ZVC), 글로벌 이노베이션 랩스(GIL)가 합류했다.오큐티는 이번 투자로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한편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도 확대할 계획이다. ZVC를 통해 일본과 미국 시장의 산업 네트워크와 접점을 넓히고, GIL과는 미국 연구기관 SRI와의 기술 협력 및 네트워크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GIL은 SR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오큐티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이자 중성원자 양자컴퓨팅 기업 큐에라(QuEra)의 창업 멤버인 김동규 대표가 설립했다. 레이저로 냉각한 중성원자를 활용해 논리큐비트 기반의 오류내성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오류내성 양자컴퓨터는 계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감지하고 수정해 연산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한 시스템이다. 양자정보를 여러 물리큐비트에 나눠 부호화하는 논리큐비트와 오류정정 기술은 양자컴퓨터를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오큐티의 차별화 전략은 소프트웨어로 양자프로세서의 기능과 동작을 정의하는 SDQ(Software-Defined Quantum Processor)다. 알고리즘의 요구에 따라 양자프로세서의 구조와 동작 방식을 재구성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오류정정 기술, 양자 알고리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연산 효율과 정확도를 높이고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오큐티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오류내성 양자컴퓨터 개발을 앞당기고 산업 및 연구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다. 자체 기술로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기존 컴퓨터로는 현실적인 시간과 비용 안에 풀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상용화로 연결한다는 목표다.강성민 DSC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오큐티는 원자물리와 양자제어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해 왔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기술 역량과 차별화된 접근법을 갖춰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신정호 카카오벤처스 수석심사역은 “오큐티는 기술 역량과 네트워크, 글로벌 기술 흐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의 핵심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팀”이라며 “단기간에 의미 있는 연구개발 성과를 낸 만큼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도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김동규 오큐티 대표는 “양자컴퓨터의 가치는 기존 컴퓨터의 계산 한계를 넘어서는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데 있다”며 “양자 얽힘의 정밀 제어를 바탕으로 오류내성 양자컴퓨터를 직접 설계·구축해 기술력을 입증하고 글로벌 양자컴퓨팅 기술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삼닉 쏠림 부메랑…美더블펀치, 韓 가장 세게 때렸다
-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다음은 10월 1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삼닉 쏠림 부메랑…美더블펀치, 韓 가장 세게 때렸다-“AI로 일하는 시대 주52시간 족쇄 풀고 보상 체계 개편해야”-중국차 제동 건 美·유럽…현대차 기대반 우려반-실용 앞세운 500일 속도전, 이젠 입증의 시간-일자리 늘릴 서비스산업기본법,더 미룰 이유 없다-청년 고용 49개월 연속 감소, 성장 연결 고리 끊겼나△종합-“기업 성장을 국민 삶으로 연결” ‘李경제책사’가 그린 ‘진짜성장’-신압록강대교 열어 북·중 밀착 경제제재 무력화하며 트럼프 압박△李정부 500일 성과와 과제-대미투자 갈등, 핵잠·정보협력에 악영향…한미관계 ‘소탐대실’ 피해야-“반도체 세수 풍년에…빛내서 쌓은 미래기금 실망”-“국민 모두의 대통령, 옳은 방향…성공 서두르다 통합 소홀”△종합-글로벌 빅테크 ‘탈엔비디아’ 가속…삼전닉스 HBM 판 더 커진다-누리호 탄 군집위성 첫 지구촬영 성공-한일 ‘통화스와프 100억弗’ 연장 금융 협력·외환시장 안전판 기대-올해 208조 판 외국인…이달 말 귀환 여부 주목-美·유럽 中 견제로 시간 번 현대차·기아…현지화 관건△좋은 일자리 포럼-韓, AI인재 유출 심화…‘개인 성과 중심’ 인센티브 체계로 개편해야-“AI로 대체된 직무, 재교육 지원 강화하고 새 기술 배워 생산성 높인 만큼 보상 필요”△정치-“제청한 대법관 후보…대통령이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李 “개헌 음모론 벗어나도 된다” 연임목적·정계개편용 주장 일축-서영교 의원 배우자, 권익위 비상임위원으로-北, SLCM 2종 시험발사…美와 대화 염두 ‘핵 역량’ 과시△경제-기업대출 72%가 변동금리…투자·고용 옥죄다-“요지부동이던 해외 기관들 韓국세청장 친서에 문 활짝”-법인세 늘자 나라살림 숨통… 적자폭8년 만에 최소△금융-돈 못벌어… 보험사 디지털 영업실험 좌초-기업 대신 갚은 빛 두배 이상 증가 신용보증기금 부실 관리 도마에-주담대 변동금리 또 오른다…9월 코픽스 0.25%p↑-외국인등록증 없어도 선불카드 발급OK△Global-물가 뛰는데 고용 식었다 美연준, 통화정책 딜레마-유가 폭등·트럼프 독단행보 난제 속 EU정상들 브뤼셀 회동서 해법 모색-IPO 앞둔 앤스로픽, 3분기 매출 45%증가-‘눈 가린 채 날고 있어’…빅테크 깜깜이 실적에 증시 출렁-‘성장 둔화’ 넷플릭스, 직원 1000명 감원△산업-AI발 ESS 호황 올라타자…포스코, 전기차용 양극재 신공장 생산 미룬다-K조선 초격차 지키자 한화오션·포스코 맞손-한자리 모인 한미 재계 “한미 전략투자실행 단계, 이제 기업이 성과 낼 시간”-고부가화물이 효자, 대한항공3분기 최대 매출-고온다습 환경에 딱…삼성 AI냉장고·공조솔루션에 반한 동남아 인플루언서들△산업-은 자본, 美는 지분…韓 대미투자 전략 변수로-TSMC, 3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 삼성, ‘수율·물량 확대’과제로 -‘중기 대통령’ 선거, 중요한 만큼 공정·신중해야-중기부 “2030년까지 국가대표 도약기업 1500개사 육성”△산업-AI 도입하려면 흩어진 데이터부터 연결하라-핫플 성수에 로봇 공장-피 한 방울로 멍냥이 진단…美 진출 초읽기△산업-물동량 21배↑…컬리, 새먹거리 물류사업 속도-콩나물 1000만 봉에 담긴 상생 15년-AI·로봇 등으로 자동화…K뷰티 글로벌 전초기지 우뚝-K라이프스타일 상품 세계로…CJ온스타일, 글로벌온라인몰 개설△화폭역정-살아있는 권력만 좇은 붓 위대한 화가, 비루한 종말△부동산-부동산 정책 저격한 吳, 한강버스 논란엔 진땀-‘재건축·반세권’ 타고 경기 집값 껑충-“대단지도 전세물건 2,3개뿐”…세종, 1만명 이주 비상-주상복합 규제 풀어 주택공급 늘린다△증권-따따블 실종…코스닥 IPO 시장 ‘주춤’-장기전 퇴직연금, 버티는 자가 승자 TDF 60~70%, 탄력투자30~40%로-벼랑끝 종목, 검은 목요일 ‘무더기 상한가’…왜△스포츠-‘슈퍼스타’ 김도영·‘괴물 용병’ 오스틴…가을야구 운명 걸고 홈런대결-세대교체 더 미룰 수 없어…축구대표, ‘넥스트 손흥민’키워야-“베어 트로피? 결과보다 도전 즐길래요”-30대 중반에 LIV 골프 도전한 이태훈…“후배들도 계속 도전했으면”△관광비즈-글로벌 관광 톱10 눈앞, 고임금 일자리는 꼴찌…‘외화내빈’ 韓관광-더 길게 머물고 도쿄 밖 지역으로 관광대국 日 비결은‘체류’ ‘분산’-“관광청 역할은 공공 마케팅 플랫폼… 민간 여행사 뛰놀 판 깔아쥐야”△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정부 공들이는 ‘모두의 AI’ 수익 모델 없으면 지속 어려워-“플랫폼 규제, 미리 막기보다 문제 생기면 책임 물어야”△오피니언-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아닌 정합성이 문제다-파라과이의 역사에 새겨진 한인 이민 60년-인구대책인데 목표 출산율은 비밀?△피플-수제 맥주 한 잔이 여행으로… 한국판 ‘옥토버페스트’ 만들 것-새마을금고 “아이들 건강 지키며 농가 지원”-세계 바다숲에 이름 붙인 현대차, 서울디자인어워드 수상-BS한양 “건설현장 맞춤형 AI 비서 도입”-한화비전 휠체어럭비 선수단 아시안패러게임 국대 출전-삼성전자, 이탈리아 예술가와 ‘서울 디자인 위크’ 전시△사회-스토커 발묶을 전자발찌 부착, 법원 심사에 발묶여 지지부진-경찰, AI조작물 탐지역량 높인다-특목·자사고 고1 학업중단자 급감…“고교학점제 영향”-특검, 대법원에 김건희 추가 구속영장 요청
- 글로벌 톱10 '눈앞', 고임금 일자리 '골찌'…'외화내빈' K관광
-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한국 관광산업이 막대한 자본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지만, 정작 ‘알짜 수익’은 내지 못하는 구조적 병목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님을 맞이할 국가 체급은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지만,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역량은 최하위권에 머무르며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2025 관광발전지수(TTDI)’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110개국 중 12위(4.90점)를 기록했다. 10위 이탈리아(4.92점)와 불과 0.02점 차로, 아시아에서는 일본(1위), 중국(8위)에 이어 세 번째다. 겉으로 드러난 종합 순위는 최상위권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성대하게 밥상을 차려놓은 규모에 비해 정작 현장이 쥐는 ‘실속’은 턱없이 부족한 구조적 불균형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경복궁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인프라는 ‘최고’, 현장 수익·일자리는 ‘바닥’실제로 한국을 받쳐주는 기본 체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환경은 세계 1위, 도로와 항만 등 교통망은 9위를 차지했다. 출장·비즈니스 여건(9위)과 문화자원(10위) 등 전체 102개 평가 항목 중 27개가 세계 10위 안에 들었다. 계절에 따라 외국인 손님이 쏠리던 현상도 개선돼 계절성 지표가 2023년 33위에서 2025년 4위로 급상승했다.자금 투입 여건도 넉넉했다. 관광업 종사자 1인당 시설·장비 투입 규모를 뜻하는 ‘관광 자본투자 집약도’는 5.57점으로 상위 10개국 평균(4.47점)을 크게 넘어섰다. 관광업이 주변 상권이나 관련 산업으로 일자리를 파급시키는 효과(관광 고용 승수) 역시 세계 5위로 평가받았다.반면 관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일자리의 질은 참담한 수준이다. 식당·숙박업 취업자 1명이 올리는 부가가치(노동생산성)는 2.42점에 그치며 69위에 머물렀다. 상위 10개국 평균(5.22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자리 파급효과는 5위였지만 관광산업 내 ‘고임금 일자리 비중’은 109위로 사실상 최하위였다. 채용·해고 관행(88위)과 노동자 권리(75위) 등 일하는 환경 전반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WEF 2025 한국 관광발전지수 주요지표(인프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관광 매력보다 ‘약한 기초체력’이 발목 잡아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이번 결과를 재분석한 내용에서도 이러한 불균형이 그대로 드러난다. 연구원이 전체 102개 항목을 관광 정책과 직접 관련된 ‘관광지표(45개)’와 노동·환경 등 국가 전반의 여건인 ‘일반지표(57개)’로 나눠봤더니, 한국의 관광지표 점수는 4.72점으로 상위 10개국 평균(4.85점)과 겨우 0.13점 차이였다. 45개 항목 중 절반이 넘는 24개는 한국이 상위 10개국 평균보다 오히려 높았다.반면 노동시장, 환경, 법·제도 등 국가 전반의 기초체력을 뜻하는 일반지표에서 한국은 5.08점에 그쳐 상위 10개국 평균(5.42점)보다 0.34점이나 낮았다. 관광 자체의 매력 차이보다 국가 전반의 제도나 노동 환경이라는 단단한 벽이 한국 관광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정부 정책이나 숙박 시설의 부족도 과제로 지목됐다. 정부의 관광 정책 우선순위(52위)와 전체 예산 중 관광 지출 비중(76위)이 낮게 나타났고, 인구 대비 호텔 객실 수(69위)와 단기 임대 숙소 수(59위)도 부족해 전체 관광 서비스 인프라 순위는 2023년 47위에서 2025년 53위로 오히려 떨어졌다.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시설 확장서 ‘돈 되는 산업정책’으로 전환해야” 전문가들은 이제 시설 등의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광을 실제로 돈이 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진짜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교통과 ICT 등 관광 관련 기반 인프라는 상위권 수준이나 산업의 노동환경과 서비스 부분은 낮은 수준”이라며 “관광산업 실태와 관련된 세부지표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정책과의 연결부분을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관광이 인프라는 잘 갖췄지만, 영세한 현장 구조 탓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힘은 약하다”며 “방문객 수나 건물·시설 확충에 연연하기보다 일하는 사람의 전문성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키워 관광객이 오랫동안 머물며 돈을 쓰게 만드는 산업 정책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WEF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 지표에 대한 세부 보완책을 마련하고 범부처 협력 과제를 발굴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동진 문체부 관광정책관은 “여태까지 지표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WEF 평가 결과를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지표 관리와 부처 간 협업 사업 발굴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외래 관광객 2000만 명 돌파 시대를 맞아 교통·결제 등 기존의 판박이 민원 조사에 안주하지 않고, 지표가 가리키는 구조적 한계와 현장의 진짜 취약점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