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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명상앱 '마보' 유정은 대표 "운동하듯 마음 돌보는 일상 만들고파"[W페스...
  • 국내 첫 명상앱 '마보' 유정은 대표 "운동하듯 마음 돌보는 일상 만들고파"[W페스...
  • [이데일리 홍주연 기자] “명상은 운동처럼 매일 해야 합니다. 운동으로 근육이 생겼더라도 그만두면 사라지는 것처럼 마음의 힘도 꾸준히 길러야 하죠.”유정은 마보 대표. (사진=홍주연 기자)명상앱 ‘마보’의 유정은 대표는 오는 21일 콘래드 서울에서 열리는 ‘제15회 이데일리 W페스타’를 앞두고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따뜻한 신념, 담대한 도전’ 세션에 패널 연사로 참석한다.올해 출시 10주년을 맞은 마보는 누구나 일상에서 명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든 앱이다. 조직·인사 컨설턴트로 일하던 유 대표는 제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사람의 행동을 바꾸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꼈다. 조직심리학을 공부하던 중 구글의 명상 기반 리더십 프로그램을 접했고, 이를 국내 기업에 소개하기 시작했다.당시 유 대표의 강의를 통해 명상을 접한 사람들은 “혼자서는 어떻게 명상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해외 명상 앱을 권하자 영어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돌아왔다. 기업 교육을 넘어 누구나 한국어로 명상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계기였다.마보는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7일 기초 과정부터 수면, 무기력, 부모의 감정 돌봄 등 다양한 생활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한다. 10년간 쌓인 콘텐츠는 1000개를 넘었다. 코로나19 시기 빠르게 성장했지만 이후 이용자가 줄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유 대표는 10주년 응원 메시지에 담긴 “마보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 있다”, “회사 생활을 버틸 수 있었”는 이용자들의 말에서 사업을 이어갈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유 대표는 명상이 일회성 체험이나 과시를 위한 활동으로 소비되는 것을 경계했다. 명상의 목적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와 내 문제 사이에 거리가 생기면 그 안에 빠져 있을 때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며 “명상은 자기 중심을 잡고 삶의 주권을 되돌리는 과정”이라고 말했다.인공지능(AI) 시대에는 이 같은 마음 훈련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봤다. 유 대표는 “AI가 가져온 수많은 정보 중 무엇을 취하고 결정할지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마음챙김은 주의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훈련”이라고 강조했다.W페스타에서 유 대표는 명상이 낯설던 시절 앱을 만들고, 마음챙김을 일상의 습관으로 옮겨온 과정을 나눌 예정이다. 그는 “마보가 밤에 마음이 심란해 잠들지 못할 때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10.14 I 홍주연 기자
영혼없는 칭찬은 귀에 남지 않는다
  • 영혼없는 칭찬은 귀에 남지 않는다[리더의 소통법]
  • [문성후 문리드랩 대표] 칭찬은 왜 하는가?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칭찬은 동기를 만들고 좋은 행동을 반복하게 하며 결국 그 사람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조직 안에서 칭찬은 기분 좋게 하는 말이 아니라 성장하게 하는 말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오가는 리더의 칭찬 대부분은 이 목적에 닿지 못한다. 이유는 하나, 애매하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일을 잘하는군”, “자네의 성장을 돕겠어” 같은 말에는 무엇을 잘했는지, 무엇을 도울 것인지가 없다. 리더의 말은 포괄적일 필요가 있지만 애매함이 넘치면 말은 힘을 잃는다. “열심히 잘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이 “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해 보겠습니다”나 “남들 하는 만큼만 하겠습니다”와 다르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이런 영혼 없는 칭찬은 듣는 사람의 귀에 남지 않는다.연구에서도 증명됐다. 교육심리학에서 오래 검증된 ‘행동 특정 칭찬(BSP: Behavior-specific praise)’은 긍정적인 행동을 정확히 지목하고 그 행동 자체를 칭찬하는 방식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연구가 ‘행동 특정 칭찬’이 일반적인 칭찬보다 바람직한 행동을 훨씬 강화하고 학습 성과까지 끌어올린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반대로 막연한 칭찬은 순간적으로 효과가 있는 듯해도 장기적으로는 동기 유지를 방해할 수 있다. 무엇을 잘해서 칭찬받았는지 모르니 다음에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칭찬은 특정돼야 비로소 힘을 갖는다.그렇다면 무엇을 특정할 것인가. 직장인의 성공에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일을 해내는 능력인 실력, 둘째는 실력이 만들어 내는 성과, 셋째는 사람과 함께 일하는 마인드와 자세인 태도다. 실력과 성과가 좋아도 태도가 받쳐 주지 않으면 조직은 더 큰 기회를 맡기지 않는다. 사람은 태도를 보고 타인을 평가하고 기회를 주거나 거둔다. 필자 주변에도 실력과 성과가 좋아 더 중요한 일을 맡기려 했지만 “약속된 과업이 아니라서 하지 않겠다”며 선을 긋다 기회를 잃은 이가 있다. 그의 태도가 수용적이지 않아서다. 그래서 칭찬은 이 셋 중 두 가지를 묶되 그 안에 태도를 반드시 포함하기를 권한다. 한 가지만 칭찬하면 팀원은 한 가지만 키우지만 두 가지를 함께 칭찬하면 두세 가지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겠다는 동기를 얻는다.방법은 간단하다. 칭찬할 성과나 실력과 태도를 먼저 따로 정리한 뒤 하나로 합친다. 성과 칭찬은 “보고서의 핵심 수치를 깔끔하게 정리해 줘서 의사결정이 빨라졌어”처럼 결과와 수치를 짚는다. 태도 칭찬은 “데이터 오류가 발견됐을 때 바로 책임지고 다시 검토하는 모습이 좋았어”처럼 책임감과 협력, 꾸준함을 짚는다. 이 둘을 더하면 “핵심 수치를 깔끔하게 정리해 줘서 의사결정이 빨라졌고 오류도 바로 책임지고 수정해서 신뢰가 더 커졌어”가 된다. 실력과 태도도 같다. 실력 칭찬은 전문성과 문제 해결력, 기획 능력 같은 능력을 중심에 둔다. “짧은 시간 안에 과제를 완수한 속도감과 끝까지 잃지 않은 집중력이 대단했어.” 한 문장에 능력과 태도가 함께 들어가 있다.결국 리더의 칭찬은 리프레이밍이다. 같은 사실이라도 어떤 단어로 어떤 구조로 어떤 의도를 담아 전하느냐에 따라 팀원의 마음과 행동이 달라진다. 말은 입이 아니라 뇌가 한다.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고도 리더답게 말할 수 있고 그렇게 아낀 에너지를 더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다. 그러니 칭찬에 앞서 생각해야 한다. 이 팀원의 실력, 성과, 태도 중 무엇을 칭찬해 무엇을 길러 줄 것인가. 그 답을 갖기 위해 팀원을 세세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먼저 와야 한다. 칭찬에도 성의가 필요하다. “잘했네”는 칭찬이 아니라 인사에 가깝다.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 행동에 어떤 실력과 태도가 담겨 있었는지를 짚어 줄 때 칭찬은 비로소 특정된다. 특정된 칭찬은 팀원의 귀에 들어가고 머리에 남아 다음 행동을 만든다. 리더의 칭찬이 힘을 갖는 순간은 목소리를 높일 때가 아니라 정확히 짚어 줄 때다.
2026.09.28 I 김영수 기자
네이버 D2SF,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2곳 투자…정밀의료·수면 공략
  • 네이버 D2SF,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2곳 투자…정밀의료·수면 공략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네이버(NAVER(035420)) D2SF가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와 수면 관리 스타트업에 신규 투자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북미 인허가를 준비 중인 임프리메드와 일본·대만에서 성과를 낸 무니스에 투자해 연구개발(R&D)부터 인허가, 시장 진입까지 헬스케어 스타트업 간 협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네이버 D2SF는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임프리메드(ImpriMed)’와 ‘무니스(Munice)’에 신규 투자했다고 18일 밝혔다.임프리메드는 환자의 암세포를 체외에서 분석하고 면역표현형, 유전체, 임상 데이터 등을 결합해 최적의 항암 치료 의사결정을 돕는 정밀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핵심 기술은 환자의 암세포를 체외에서 장시간 살아 있는 상태로 유지해 생물학적 특성과 항암제 반응을 분석하는 것이다. 현재 350만건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개발 중이며, 세포 분석 기술과 데이터를 결합해 치료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임프리메드는 혈액암과 혈액 내 감염증을 중심으로 제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2027년 1분기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CLIA 인허가를 확보하고 미국 시장에서 먼저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과도 파트너십을 구축했다.신약개발과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도 진행 중이다. 제약사를 대상으로 신약 후보물질 효능을 사전 평가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을 하고 있으며, 반려견·반려묘 림프종 치료 의사결정 지원 분야에서는 2만7000건 이상의 검사를 수행했다.회사 측에 따르면 약 7년간 추적관찰 결과 생존 기간 3배 연장, 치료 반응 4배 향상 효과를 확인했으며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한국 등 600여개 동물병원에서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무니스, 일본·대만서 현지화 전략 성과무니스는 AI 기반 개인 맞춤형 수면 솔루션 앱 ‘리나잇(Renight)’을 운영한다.리나잇은 취침 전 신체·심리 상태와 수면 패턴, 수면 후 만족도 등을 분석해 개인별 수면 유도 사운드를 제공한다.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수면 부채’를 산출해 적정 취침 시간과 수면 관리도 지원한다.현재 880만건 이상의 수면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이를 활용해 개인화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무니스는 국가별 수면 문화와 생활방식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지 사용자 인터뷰와 연 400회 이상의 마케팅 가설 검증, 인플루언서 협업 등을 진행해 진출 6개월 만에 앱스토어 건강 및 피트니스 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2026년 5월 진출한 대만에서도 일본에서 검증한 방식을 현지 사용자 특성에 맞게 적용해 2주 만에 같은 카테고리 1위를 기록했다.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무니스의 2026년 9월 기준 연환산 반복 매출(ARR)은 500만달러를 넘어섰고 글로벌 활성 유료 구독자는 7만7000명을 돌파했다.무니스는 일본과 대만을 넘어 아시아, 중동, 북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야간 수면 관리에서 낮 시간대 생활 습관과 행동까지 연결하는 ‘하루의 수면 관리’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커뮤니티 강화네이버 D2SF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헬스케어 포트폴리오 기업 간 협력도 강화한다.네이버 D2SF는 사운더블헬스, 프라나큐, 누비랩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향후 이들 기업이 R&D와 인허가, 시장 진입(GTM)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강화할 계획이다.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임프리메드는 임상 근거와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정밀의료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고, 무니스는 일본과 대만에서 각 시장 특성에 맞춘 B2C 헬스케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연구개발, 인허가, 시장진입 경험을 활발히 교류하며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9.18 I 이소현 기자
최문희 칸타코리아 대표 “AI시대 마케팅, 소비자의 변화 신호 읽어야"
  • 최문희 칸타코리아 대표 “AI시대 마케팅, 소비자의 변화 신호 읽어야"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불확실성 속 무너지지 않고 적응하는 소비자에 주목해야 합니다.”최문희 칸타코리아 대표가 인공지능(AI)과 다중 위기 시대일수록 마케팅의 출발점은 ‘소비자 이해’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지갑을 닫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맞춰 소비 방식을 바꾸고 있는 만큼, 기업 역시 이들의 행동 이면에 있는 욕구와 의미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마케팅,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최문희 칸타코리아 대표가 ‘소비자를 읽는 힘 :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소비자 변화의 신호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기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최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에서 ‘소비자를 읽는 힘: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소비자 변화의 신호’를 주제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비용 상승, 기후변화, 관세정책 등 복합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소비자의 약 70%가 가계 재정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고, 식료품 지출을 줄이거나 브랜드 등급을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다만 소비자들의 심리는 단순한 위축과는 달랐다는 게 최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불확실성이 가장 낮았던 2014년에는 가계 재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답한 소비자가 45%였지만, 불확실성이 역사상 가장 높은 2025~2026년에는 53%로 오히려 높아졌다”며 “상황은 나빠졌는데 자신감은 더 올라갔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그동안의 변곡점에서 서서히 적응해 왔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최 대표는 이러한 ‘적응하는 소비자’의 변화가 기업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주목해야 할 소비자 변화의 큰 흐름으로 △자기주도 건강관리 △의미 있는 연결 △함께 만드는 경험 △시간과 노력의 가치 등 4가지를 제시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마케팅,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최문희 칸타코리아 대표가 ‘소비자를 읽는 힘 :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소비자 변화의 신호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기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주목할 첫 변화는 웰빙 영역에서의 자기주도 건강관리다. 땀을 활용해 신체 상태를 분석하고 피부관리와 영양, 운동법까지 코칭하는 일본 피탄사의 ‘피타고라스’ 등을 사례로 들었다. 초개인화된 바이오헬스와 AI 기반 자가 건강관리가 확대되고, 헬스케어와 커머스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 모델도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두 번째 흐름은 관계의 방식 변화다. 최 대표는 AI가 단순한 기능적 편리함을 넘어 인간의 감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낯선 사람과 짧게 대화하거나, 말없이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조용한 교류’도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 충성도의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최 대표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앱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관여 고객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브랜드가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려는 ‘어텐션 이코노미’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여정에 조용히 함께하는 ‘프레즌스 이코노미’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세 번째는 관람에서 참여로의 전환이다. 소비자가 브랜드가 만든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경험하는 ‘코크리에이션’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는 무대를 마련하되 그 공간을 소비자가 직접 채우도록 하는 방식으로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마지막은 시간과 노력의 가치 상승이다. 최 대표는 일본 기린의 20년 숙성 위스키 서비스를 사례로 들며 소비자가 긴 시간을 기다리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AI가 빠르고 편리하게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노력과 정성이 담긴 결과물에 대한 가치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그는 “AI가 편의성을 가져오지만 인간이 만든 것에 대한 가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아날로그 문해력’과 ‘인내심의 프리미엄화’를 주요 흐름으로 꼽았다. 브랜드 역시 속도와 편의성만 강조하기보다 소비자가 느림과 숙련, 인간적인 경험을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최 대표는 “시장의 규칙이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가 제시하는 정답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고 연결하고 참여하며 자신만의 의미를 만들어간다”고 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대규모 리서치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과 실무자를 위한 조언도 나왔다. 최 대표는 검색량과 소셜 데이터, 내부 구매 데이터 등 주변에서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검색량은 소비자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초이고, 소셜 데이터는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트렌드는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소비자 기저에 흐르는 큰 흐름”이라며 “검색량과 소셜 데이터를 활용하되 단순히 현상을 보는 데 그치지 말고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데이터에 인문학적 사고와 업계 경험을 결합해 현상 이면의 의미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마케팅,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을 묻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최문희 칸타코리아 대표가 ‘소비자를 읽는 힘 :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소비자 변화의 신호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기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6.09.15 I 김미경 기자
교사 폭행한 초등생, 평소 ‘정서불안’…전날 “시험지 더럽다” 욕설도
  • 교사 폭행한 초등생, 평소 ‘정서불안’…전날 “시험지 더럽다” 욕설도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교육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2일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5학년 A양이 교사 B씨를 폭행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A양이 교실 앞쪽에 서 있던 B씨에게 갑자기 달려들며 발로 걷어차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후 A양은 자신을 제지하는 B씨의 양팔을 붙잡고 교실 뒤편으로 끌고 가 발로 걷어차거나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했다. A양은 B씨의 머리채를 잡아챈 뒤 당기기까지 했다.B씨는 이날 조기 귀가해 병원에서 치료와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양은 전날 배부받은 시험지가 더럽다며 B씨에게 욕설했으며 이튿날 B씨가 다시 시험 치를 것을 안내하자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양은 폭행을 말리는 교감과 다른 교사 1명에게도 욕설하며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서 불안을 겪고 있는 A양은 평소 교사와 학생들에게 욕설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해 관련 약물을 복용해왔지만 학부모는 최근 임의로 투약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주 A양의 부모에게 약물 투약과 과잉행동을 지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당국은 A양에 대한 즉시분리와 출석정지 등 긴급조치를 시행했고 피해 교원 보호와 해당 학급 학생들의 심리 안정을 위한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6.09.02 I 이재은 기자
중동 리스크 재점화…유가 상승·美주식 선물은 하락
  • 중동 리스크 재점화…유가 상승·美주식 선물은 하락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동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불거지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떨어졌다.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FP)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 시장 초반 거래에서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1.9% 오른 배럴당 89.75달러(약 12만 3945원)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각각 0.3%가량 밀렸다.미군이 3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던 이란의 로켓 발사대를 타격한 영향이다. 몇 주간 이어진 상대적 소강 국면이 깨진 것으로, 한 달여 만의 첫 대이란 군사 행동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경제를 옥죄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전략으로 방향을 튼 뒤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카일 로다 캐피털닷컴 선임 애널리스트는 고객 노트에서 “시장은 이번 주 거래를 불안하게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은 투자심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지난 28일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달러화 가치는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엔화는 한 달 만의 최약세를 찍은 뒤 달러당 160.15엔 안팎에서 거래됐다.워시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를 목표치로 되돌리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이르면 다음달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쪽에 베팅을 늘렸다.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몰렸고 채권값이 떨어지면서 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크게 뛰었다. 금리 인상 확률은 60%까지 올라갔다.블룸버그가 집계한 스와프 시장 데이터를 보면 트레이더들은 다음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높게 보고 있다. 앞으로 1년간 최소 한 차례 더 긴축이 이뤄질 것으로도 내다봤다.워시 의장은 연준 수장에 오른 뒤 처음 내놓은 주요 연설에서 물가가 의미 있게 둔화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책 당국자들이 물가 둔화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연준은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진단하면서 금리를 연준의 “주된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9월 인상을 지지한다는 신호까지 보내지는 않았다는 평이다.마크 챈들러 배녹번캐피털마켓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워시 의장의 메시지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시장이 과잉 반응했다 하더라도 달러의 상승 조정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짚었다.시장은 일본 당국의 발언 수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화는 달러화 급등 여파로 지난 28일 한 달 만의 최저치로 밀리며 시장 개입으로 얻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레몬 장 등 바클레이스 전략가들은 고객 노트에서 최근 개입이 엔화 약세 압력을 어느 정도 억눌렀고, 160엔을 크게 웃도는 움직임은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여전히 큰 금리 차이, 재정 부담,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매입 지속 등 기초 여건이 엔화를 계속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6.08.31 I 방성훈 기자
"제주 야자수 실험, 비과학적"…경찰 결론에 커지는 불신
  • "제주 야자수 실험, 비과학적"…경찰 결론에 커지는 불신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강민혁 수습기자]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장미란(37) 씨 사건에 대해 경찰은 사실상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범죄·수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타살 가능성을 섣불리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28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장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과수는 장씨 시신에서 목뿔뼈(설골)의 골절 흔적을 확인한 뒤 목맴을 사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야자수 줄기를 직접 당겨보는 재연 실험을 거쳐 물리적 가능성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상훈 우석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해당 실험이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했다. 배 교수는 “야자수 맨 꼭대기에 줄을 걸면 성인 무게를 버티는 것은 당연하지만, 피해자는 신장이 160cm 미만으로 줄기에 걸 수밖에 없는 신체 조건”이라며 “나무의 상·중·하단 및 줄기 등 다양한 위치별로 하중 강도를 체계적으로 측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이어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는 경찰의 수사 태도도 꼬집었다. 배 교수는 “줄로 목을 맸다고 해서 무조건 자살로 볼 수는 없다. 흉기 등으로 위력을 행사해 강요했거나 목맴사로 위장한 타살일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명백한 물증이나 뚜렷한 자살 동기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출 중 낯선 이와의 시비 등 외부 범죄 가능성을 닫아둔 채 사건을 서둘러 종결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경찰이 앞선 실종사건 부실 대응 논란을 덮기 위해 서둘러 결론을 내리려는 인상도 짙다”며 “자살로 종결해야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도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김 교수는 “폐쇄회로(CC)TV 속 고인의 걸음걸이나 행동을 보면 자살하러 나가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신변을 정리한 흔적도 없다”며 “낮은 곳에서 끈을 묶어 숨지는 형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살로 단정하기엔 의문점이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비롯해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 역시 전날 MBC 라디오 ‘조승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타인이 목을 졸라 살해할 경우에도 설골은 골절될 수 있다”며 골절 흔적만으로 자살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시신 상태 탓에 명확한 사인 규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고인에게 저항 흔적이 없었다는 점 등을 볼 때 개인적으로는 타살 가능성을 낮게 본다”면서도 “사망 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100일 넘게 방치된 상태로 수습됐기 때문에 정밀한 법의학적 결과를 도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장씨의 정확한 사인 규명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이 교수는 “사인 공방이 격화된 근본 원인은 경찰 수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초기에 시신을 신속히 수습했다면 사인 규명이 훨씬 정확했을 텐데, 초동 수사의 실패가 결국 경찰 스스로 불신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한편 장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 이후 고인의 시신은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옮겨져 화장 절차를 밟는다.장씨는 지난 5월 실종신고가 접수됐지만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소속 부 경장이 사건을 허위 종결 처리한 뒤 104일 만인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등 혐의로 부 경장을 구속해 수사 중이다.
2026.08.28 I 이유림 기자
이익도 없는데...프로파일러가 본 실종 '연쇄 허위 종결' 심리
  • 이익도 없는데...프로파일러가 본 실종 '연쇄 허위 종결' 심리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 씨를 비롯해 A(60대)씨 등 제주 지역 실종신고를 허위로 잇따라 종결한 경찰관의 행동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사건을 단순히 ‘부실 처리’했다고 표현하기에는 행동 하나하나가 굉장히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부 경장은 신고자에게 “장씨와 연락됐다. 본인이 위치를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해 신고자의 불안을 가라앉혔다. 이후 실종아동 등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접속해 장씨에 대해 ‘교통사고 사망’으로 표시하고 관리 대상에서 삭제시켜 다른 경찰의 눈을 피했다. 또 다른 실종자인 60대 남성 A씨 실종 해제 사유로는 ‘소재 발견’을 입력했다.말 그대로 실종 사건을 행정적으로 ‘암장(暗葬, 남몰래 시신을 파묻음)’한 셈이다.부 경장이 이들과 연락을 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 경장과 장씨 통화내역 교차검증을 통해 두 사람이 연락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부 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주장을 줄곧 유지하며 혐의를 계속 부인하는 상태다.범죄분석 전문가인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27일 뉴스1에 “이러한 부 경장의 행동이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비상식적으로 보이지만 경찰, 소방, 교정 등 일정한 권한을 가진 조직에서는 종종 나타나는 경우”라고 말했다.배 프로파일러는 “히어로 크라임, 영웅주의 등으로 표현하는데, 보통 무력을 가진 집단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탈”이라며 “일종의 과시이고, 능력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현장에서는 밀려있는 일을 빠르게 처리해 주는 사람이 영웅”이라며 “실종자를 실제로 찾는 대신 사건 자체를 빠르게 종결해 ‘처리해야 할 사건의 수’를 줄이는 행태가 현장에서는 호평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부 경장이 실종자의 안전에 대한 고려나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피해에 대한 공감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표 소장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실수가 커다란 파장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죄책감을 느끼고 사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그런 점에서 일반적이거나 정상적인 반응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병의 문제라기보다 성격의 문제”라며 “경찰관이 돼서는 안 될 사람이 경찰에 들어와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평가했다.표 소장은 이번 허위 종결이 경찰관 개인에게 큰 경제적 이익이나 즉각적인 보상을 가져다주는 행위가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상적인 부패 범죄는 뇌물이나 사건 무마 등 행위에 따른 반대급부가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그런 이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표 소장은 “부 경장이 ‘내가 마음대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는 권한 자체를 행사하려 하는, 일종의 ‘갓 콤플렉스’(God Complex)가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자신의 판단으로 실종자의 가족이 더 이상 찾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식의 왜곡된 권한 의식이 작용했다면 이는 심각한 가학적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다만 표 소장은 현재 상황에서 이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경찰관의 온라인 활동이나 과거 행동, 주변 관계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26일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종결로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 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사진=뉴스1)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의 문제와 조직의 문제가 뒤섞여 있어 현재 단계에서 해당 경찰관의 성격만으로 사건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봤다.특히 이 교수는 해당 경찰관의 행동이 오랜 기간 조직에서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 경장이 이전부터 여러 건의 실종사건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했다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조직 차원의 관리·감독 실패 여부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이 교수는 “특정 지역 내에서 서로서로 봐주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런 원칙에서 벗어난 행위를 해도 발각이 잘 안되고, 발각이 된다고 해도 눈 감아주고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그러다 갑자기 문제 제기가 되면 부당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면은 부 경장이 지난 22일 긴급 체포됐으나 곧바로 체포적부심을 청구해 풀려난 면에서도 드러난다. 체포적부심은 수사기관의 체포가 부당하다고 여길 경우 법원에 체포 타당성을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다.배 프로파일러는 부 경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적부심을 청구한 것 역시 자신이 특별히 잘못한 것이 아니라 ‘나만 운 나쁘게 적발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그는 “이번 사건만 드러난 것이지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많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한 일은 안 드러났고 자신만 드러났으니 현재 상황을 억울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법원은 당시 체포의 긴급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부 경장을 24일 석방했다. 다만 부 경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도주 우려와 증거 인멸 우려로 인용되면서 부 경장은 석방 하루 만에 다시 구속됐다.배 프로파일러도 부 경장이 ‘향찰’임을 전제로 하고 사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향찰은 그 지역에서 태어나 초·중·고 등 모든 교육과정을 그곳에서 이수하고 또 그 지역에서만 경찰 수사관으로 20년, 30년 일한 경찰이 지역 토호 세력과 유착된 것을 말한다. 배 프로파일러는 전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부 경장이 향찰이라고 추정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극미한 징계밖에 받지 않았다. 사실 그 정도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찰이라면 애저녁에 해임, 파면이 되거나 이렇게 됐어야 한다”며 “생각해 보면 이 사람의 이런 말도 안 되는 망동을 누군가 봐준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이어 “그게 이 사람한테는 습성화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해도 된다는 착각에 빠졌을 수 있다”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종자를 찾거나 아니면 실종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 있는데 그는 후자를 택한 것이다. 그럼 해결률이 높아지고 인정받기 때문에 이 짓거리를 반복해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26.08.27 I 홍수현 기자
불구속 송치된 ‘사체 없는 영아 살인’…檢 보완수사 10년 만에 구속기소
  • 불구속 송치된 ‘사체 없는 영아 살인’…檢 보완수사 10년 만에 구속기소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생후 이틀 된 친딸을 한겨울 시동을 끈 차량에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이 사건 발생 약 10년 만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이른바 ‘사체 없는 살인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해 약 1년간 보완수사를 벌여 살인의 고의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보강했다.(사진=챗gpt)19일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한강일)는 살인 혐의로 A(47·여)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월 15일 오후 5시15분께부터 6시45분께 사이 평균기온 5.73도의 추운 날씨에 승용차 시동을 끄고 창문을 열어둔 채 앞좌석에 생후 이틀 된 딸 B양을 방치해 저체온 상태에 노출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B양은 같은 달 13일 태어난 몸무게 2.16㎏의 ‘부당경량아(SGA)’였다. 부당경량아는 임신 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아동을 의미한다. 범행 당시에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죄가 신설되기 전이어서 검찰은 A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사건은 신생아 임시번호 전수조사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고성군은 주민등록이 되지 않은 채 임시 신생아번호로 남아 있던 B양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보호자인 A씨가 임시관리번호를 발급받은 사실을 부인하자 2024년 12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경찰은 같은 달 10일 A씨를 긴급체포하고 이틀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A씨가 범행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후 지난해 6월 A씨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보완수사를 벌였다. 특히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A씨의 방치 행위와 B양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검찰은 A씨의 산부인과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법의학자문위원들에게 출산 당시 B양의 건강 상태와 방치 행위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 등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법의학 교수 2명은 B양이 생후 이틀 된 부당경량아로 저체온증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고 당시 날씨 등을 고려하면 A씨의 방치 행위로 B양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취지의 일치된 소견을 냈다.검찰은 대검찰청 법과학분석과의 통합심리분석도 실시했다. 임상심리평가와 뇌파분석 등을 통해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임신한 상황에서 문제 상황을 회피하려는 A씨의 성격적 특성이 결합돼 범행에 이르렀다는 범행 동기를 특정했다.통합심리분석에서는 A씨가 임신과 출산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문제를 충분히 숙고해 합리적·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회피적인 태도를 보였고, 문제 상황이 발생한 뒤 당면한 곤혹감을 처리하는 데 그치는 미숙한 대처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규명하기 위해 계좌거래 내역과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도 분석했다. 그 결과 A씨가 B양 사망 직후에도 공과금을 납부하고 식당을 방문하는 등 일상생활을 이어간 사실과 양육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하지 않은 사실, 당시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사정 등을 확인했다.또 A씨가 B양을 임신·출산한 사실을 주변에 철저히 숨긴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은 임신·출산 사실 은폐 여부와 정상적인 양육 가능성, 범행 당시 환경과 방치 정도, 신생아의 취약성에 대한 인식 정도, 범행 후 행동 등 객관적으로 드러난 간접사실을 유사 판례와 대조하고 법리를 검토한 결과 계획적인 범행이라고 판단했다.검찰은 보완수사를 마친 뒤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찰시민위원회 심의에 부쳤고 참석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재청구에 찬성했다.검찰은 형사소송법과 대법원 재판예규상 도주 우려 판단 기준 등을 검토하고 A씨의 가족관계와 사회경력 등을 심층 조사해 구속 필요성을 보강했다. 지난달 22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뒤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는 주임검사가 직접 출석해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에 관한 의견을 개진하고 구속 필요성에 관한 의견서도 두 차례 제출했다.법원은 지난 11일 종전 기각 판단과 달리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검찰은 이날 A씨를 구속 기소했다.검찰은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범죄로부터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08.19 I 백주아 기자
리더는 답 아닌 판단 기준 줘야
  • [리더의 소통법]리더는 답 아닌 판단 기준 줘야
  • [문성후 문리드랩 대표] 리더와 팀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대개 말의 양이 아니라 해석의 오차에서 비롯된다. 리더가 A라고 말했다고 믿어도 팀원이 그것을 B로 알아들었다면 조직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B다. 재택과 하이브리드 근무로 대면 시간이 줄고 세대마다 일을 대하는 감각이 다르며 여기에 인공지능(AI)까지 개입해 속도가 기본값이 된 지금, 이 해석의 틈은 예전보다 훨씬 크고 자주 벌어진다. 리더는 분명히 말했다고 생각하지만 팀원의 머릿속에 남은 문장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목표설정이론을 비롯한 여러 조직심리학 연구는 구성원이 목표의 의미와 판단 기준을 스스로 이해하고 있을 때 몰입과 성과가 함께 높아진다는 점을 꾸준히 보여 준다. 결국 관건은 리더가 얼마나 많이 말했느냐가 아니라 그 말 속에 팀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 있었느냐다.이 틈을 메우는 방법은 리더가 더 많이, 더 정확히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좋은 리더는 방법을 일일이 지시하지 않는다. 그 대신 팀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남긴다. 지시는 그 순간의 행동 하나를 만들지만 기준은 다음에도 통하는 판단력을 만든다. 리더가 자리를 비운 순간에도 팀원이 같은 잣대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그 리더의 말은 비로소 조직에 새겨진 것이다.판단 기준을 남기는 말에는 세 가지 요소가 들어간다. 첫째는 방향이다. 무엇을 하라는 지시보다 이 일이 궁극적으로 어디로 향하는지를 먼저 밝힌다. 둘째는 기준이다. 어떤 상태를 두고 잘된 결과라고 부를 것인지를 미리 정리해 준다. 셋째는 재량이다. 그 기준 안에서 팀원이 스스로 방법을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둔다. 방향과 기준 없이 재량만 주면 방임이 되고 재량 없이 방향과 기준만 강요하면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지시가 된다. 셋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팀원은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이 된다.“오늘까지 보고서 만들어 주세요”라는 말과 “내일 임원 회의에서 이 사업의 투자 여부를 결정할 자료입니다. 시장 규모, 경쟁사 대비 차별점, 예상 수익성 이 세 가지만 담기면 되고 형식은 자유롭게 정해도 좋습니다”라는 말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전자는 마감 시간만 남기지만 후자는 이 일이 왜 중요한지와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를 함께 준다. 실수를 지적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걸 왜 놓쳤어요”라고 다그치는 대신 “이 결정은 다른 팀 일정에도 영향을 주니 앞으로는 관련 부서의 계획부터 확인하고 판단해 주면 좋겠다”고 말하면 팀원은 혼나는 대신 다음에 적용할 기준을 얻는다.재량은 방임과 다르다. 항해사에게 목적지와 도착 기한, 안전하게 도착했다고 판단할 조건까지 일러 준 뒤 항로 선택을 맡기는 것과 그저 “알아서 바다로 나가라”고 던져두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방향과 기준이 촘촘할수록 재량은 오히려 더 과감하게 넘겨줄 수 있다. 팀원이 헤매는 것은 자유가 많아서가 아니라 무엇을 향해 가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자기 몫인지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리더가 모든 답을 미리 정해서 내려 주면 팀원은 그 답을 실행하는 사람에 머무른다. 반대로 판단 기준을 건네면 팀원은 그 안에서 스스로 답을 고르는 의사결정자가 된다. 실행자는 리더가 없으면 멈추지만 의사결정자는 리더가 없어도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다. 팀 규모가 작을 때는 이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리더가 웬만한 결정을 직접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이 커지고 속도가 중요해질수록 리더 한 사람이 모든 판단을 붙들고 있을 수 없다. 그 순간부터 판단 기준을 미리 심어 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 사이의 성과 격차는 빠르게 벌어진다.리더가 말을 끝냈다고 해서 소통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이 무엇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어디까지는 스스로 결정해도 되는지가 분명해졌을 때 비로소 리더의 말은 완성된다. 리더의 말이 힘을 갖는 순간은 목소리가 커질 때가 아니라 리더가 자리에 없는 순간에도 팀원들이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고 움직이기 시작할 때다.
영화 '오디세이'가 다시 불러낸 고전
  • [책]영화 '오디세이'가 다시 불러낸 고전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디세이’가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가 다시 불러낸 고전에 대한 관심 속에 출간된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그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하게 다가온다. 유튜브 채널 ‘아트인문학’의 크리에이터이자 ‘기업인재연구소’ 대표인 저자는 3000년 전 영웅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연결해 소개한다.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겪는 10년간의 모험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이야기의 원형이 됐다. 책은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따라가며 새로운 길 앞에서의 망설임과 욕망의 유혹, 예기치 않은 실패와 불운 등 누구나 살아가며 마주하는 순간들을 짚어본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영웅론을 바탕으로 열 개의 주요 에피소드에 담긴 의미를 풀어낸다.각각의 모험에는 현대의 철학과 심리학,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접목했다. 로토스 섬에서는 남들의 욕망을 좇는 삶을 하이데거의 철학으로 들여다보고,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 위기를 자초한 장면에서는 카를 융의 ‘페르소나’를 통해 사회적 가면과 진짜 나의 관계를 살핀다. 세이렌의 유혹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선택을 제한하는 행동경제학의 ‘율리시스 계약’과 연결한다.수많은 유혹과 시련을 거쳐 끝내 고향으로 향하는 오디세우스의 항해는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인생 여정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익숙했던 삶의 방식이 빠르게 바뀌는 지금, 오히려 ‘오디세이’와 같은 고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고전을 읽는 목적은 거창한 영웅담을 감상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영웅의 여정을 통해 내 인생의 길을 찾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2026.08.12 I 유준하 기자
명리학, 양자역학·뇌과학을 입다… 신간 ‘AI 시대 과학명리 특강’ 출간
  • 명리학, 양자역학·뇌과학을 입다… 신간 ‘AI 시대 과학명리 특강’ 출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이 인간의 행동 패턴을 정교하게 예측하는 시대에 전통 명리학을 과학적 언어로 재해석한 신간 ‘AI 시대 과학명리 특강’이 출간됐다. 김기승 작가가 펴낸 이 책은 AI가 설명하지 못하는 삶의 근본적인 이유, 즉 ‘왜(Why)’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시도에서 출발한다.저자는 명리학을 단순한 미신이 아닌 인간을 이해하는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제시하며 음양오행과 십성(十性) 개념을 현대 과학과 심리학 이론과 접목했다. 음양의 원리를 디지털 신호인 0과 1, 그리고 양자역학의 이중성에 연결하고 오행의 순환을 복잡계 이론의 피드백 구조로 분석했다. 또한 십성 개념은 융 심리학, 뇌과학의 거울 뉴런, 행동경제학 이론과 결합해 현대적 심리 기전으로 설명한다.책은 17명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강생들이 가상의 스승 ‘춘광 선생’과 13주간 토론하며 진행하는 인터랙티브 강의록 형식을 띠고 있다. 물리학자, 데이터 과학자, 의사, AI 창업가 등 각기 다른 시각에서 질문과 답변이 오가며 난해한 이론을 쉽게 풀어내 독자가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김기승 작가는 운명을 결정론적 미래가 아닌 개인의 에너지 분포와 위험 요소를 나타내는 ‘지도’로 정의하며,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삶의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AI 시대 과학명리 특강’은 명리학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려는 독자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사회 속에서 자기 이해의 도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2026.08.11 I 이윤정 기자
인공지능은 왜 암호자산을 필요로 하는가
  • 인공지능은 왜 암호자산을 필요로 하는가
  •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인공지능(AI)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초기의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금융회사에서는 부정거래를 탐지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상품을 추천하며, 의료 분야에서는 영상자료를 토대로 질병 가능성을 판단했다. 이 단계의 AI는 인간이 설정한 범위 안에서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분석·예측형 도구였다.그 다음 등장한 생성형 AI는 기존 자료를 분류하거나 예측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 그림, 음성, 영상, 프로그램 코드와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질문에 답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며, 복잡한 자료를 요약하고 번역한다. AI가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지적 생산활동의 일부를 대신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사진=챗GPT)최근에는 생성형 AI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주목받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일정한 목표를 부여받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한다. 사용자가 “다음 주 출장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하면 일정을 확인하고,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검색하며, 가격을 비교하고 이메일까지 작성할 수 있다. 생성형 AI가 말하고 작성하는 AI라면,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행동하는 AI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AI가 로봇의 몸과 결합하면 현실 세계에서 행동할 수 있다. 사람과 비슷한 머리, 몸통, 팔과 다리를 갖춘 휴머노이드는 AI가 물리적 신체를 얻은 대표적인 형태다. AI의 발전이 컴퓨터 화면 속 대화에서 현실 공간의 행동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그렇다면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을 수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정보를 검색하고 서비스를 구매하며 다른 AI 에이전트나 사람에게 업무를 맡기려면 거래수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AI는 자연인이나 법인과 달리 자기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렵다. 기존 금융제도는 법적 인격을 가진 자연인이나 법인을 전제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이 지점에서 블록체인과 암호자산의 역할이 등장한다. 블록체인 지갑은 반드시 사람의 이름으로 개설될 필요가 없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지갑주소를 생성하고 암호자산을 보유하거나 이전하도록 할 수 있다. 인간이 부여한 권한과 통제장치 안에서 AI 에이전트가 위임받은 블록체인 지갑을 이용해 대금을 지급하거나 받을 수 있는 것이다.AI 에이전트가 판단과 행동을 담당한다면, 블록체인은 그 거래를 기록하고 검증하며, 암호자산은 거래와 보상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무엇을 구매할지 판단하고,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기록하며,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암호자산은 지급수단으로 활용되는 구조다.현재 AI와 암호자산의 결합은 먼저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거래하는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방대한 데이터와 고성능 GPU(Graphics Processing Unit)가 필요하다. GPU는 한꺼번에 많은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장치다. CPU가 복잡한 일을 하나씩 처리하는 데 강하다면, GPU는 비슷한 계산을 동시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데 강하다. AI는 방대한 문장과 이미지를 학습하면서 수많은 숫자를 반복적으로 계산하므로 GPU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그러나 고성능 GPU와 양질의 데이터는 일부 대형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가격도 비싸다.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에서는 여러 참여자가 데이터, 저장공간, GPU와 인터넷 대역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토큰을 받을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GPU를 AI 개발자에게 빌려주거나, 데이터를 AI 학습에 제공하고 암호자산으로 보상받는 구조다. 암호자산이 AI 산업에 필요한 자원을 모으고 배분하는 인센티브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다.AI와 암호자산의 결합이 더욱 본격적으로 나타날 분야는 AI 에이전트의 자동결제다.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수행하면서 유료 데이터, 검색·번역 서비스, 컴퓨팅 자원 또는 다른 AI의 전문 서비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 경우 암호자산은 자원 제공자에게 보상하는 수단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결제수단이 된다.예를 들어 사용자가 AI 에이전트에게 “최근 비트코인 시장을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다고 하자. AI 에이전트는 무료 자료를 검색한 뒤 더 정확한 분석을 위해 유료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가 이용료로 0.07 USDC를 요구하면 AI 에이전트는 지출한도를 확인하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 USDC를 지급한 뒤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다. 이후 결과를 정리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다.이 과정에서 사람은 매번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하고 소액을 지급한 뒤 결과를 이용한다. 전통적인 신용카드 결제는 중개기관과 결제망이 필요하고 수수료와 정산시간이 발생하므로, 몇십 원이나 몇백 원에 해당하는 정보를 건별로 구매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반면 스테이블코인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이전할 수 있고 국경과 시간의 제약도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은 AI 에이전트가 데이터, 검색, 번역, 이미지 생성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를 건별로 구매하는 데 적합한 지급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정보를 한 페이지씩 보거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한 번 호출할 때마다 소액을 지급하는 AI 에이전트 간 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다른 AI에게 업무를 맡기고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도 확산될 수 있다. 개인 비서 AI가 항공권 검색 AI, 숙박시설 비교 AI, 번역 AI를 차례로 이용하고 각각의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을 지급할 수 있다. 이처럼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업무를 맡기고 서비스를 제공한 뒤 암호자산으로 대금을 주고받는 경제를 에이전트 경제, 즉 AI끼리 거래하는 경제라고 할 수 있다.지금까지 경제활동에서는 인간이나 기업이 거래의 주체였지만, 앞으로는 인간의 위임을 받은 AI 에이전트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거래를 대신 수행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암호자산 사용은 단순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가격을 예측하고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암호자산 지갑을 이용해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하고, 다른 AI나 사람에게 업무의 대가를 지급하며 거래 결과를 자동으로 정산하는 것이다. 암호자산이 AI의 투자대상에서 업무수행 수단으로 바뀌는 셈이다.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AI 에이전트에게 얼마까지 지출을 허용할 것인지, 착오송금하거나 사기를 당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계약조건을 잘못 이해하거나 해킹으로 자산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1회 사용한도, 하루 지급한도, 거래상대방 제한과 같은 통제장치가 필요하다.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기술이고,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검증하는 기술이다. 암호자산은 그 안에서 가치를 이전하고 참여자에게 보상하는 수단이다. AI가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발전하면서 두 기술의 결합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앞으로 AI 에이전트는 필요한 정보를 찾고 서비스를 선택하며 그 대가를 암호자산으로 지급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을 기록하고, 스마트계약은 정해진 조건에 따라 대금을 자동으로 정산할 수 있다. AI가 판단하고 블록체인이 기록하며 암호자산이 결제하는 새로운 경제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AI와 암호자산의 결합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직접 지갑을 이용해 유료 데이터를 구매하고 다른 AI에게 업무를 맡기는 기술은 이미 현실의 문턱에 와 있다. 장차 암호자산은 인간끼리 거래하는 수단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디지털 결제수단이 될 수 있다. AI 시대의 암호자산은 단순한 투자자산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구매하고 그 대가를 주고받는 경제적 인프라로 발전할 것이다.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객원교수 /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특임교수 / 법무법인 SL파트너스 고문. △1960년 부산 출생 △서강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회계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법학(조세법) 박사 및 경영학(회계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 심리학 석사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공학석사(블록체인전공) △공인회계사, 세무사, 증권분석사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 △한국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기업회생지원위원회 위원장 △한국회계학회·삼일회계법인 저명교수 △전 국세청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위원장 △전 국세청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본위원 △전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전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 △전 국회미래연구원 이사 △전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블록체인 유튜브 오문성의 Pick Show 운영 중. (사진=이영훈 기자)
2026.07.27 I 최훈길 기자
유가 하락에 S&P500 강보합…AI 투자 부담에 반도체주 급락, 나스닥 0.6%↓
  • 유가 하락에 S&P500 강보합…AI 투자 부담에 반도체주 급락, 나스닥 0.6%↓[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24일(현지시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에도 인공지능(AI) 투자 비용 급증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나스닥지수는 하락한 반면, 유가 하락과 견조한 기업 실적이 시장을 지지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강보합세를 유지했다.피터 터크먼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가 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5% 오른 7411.9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64% 내린 2만4975.83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애플이 3.5% 상승한 데 힘입어 0.46% 오른 5만1947.25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기술업종지수는 0.88%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 급락하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시장은 이날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반영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중재 아래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브렌트유는 3.9% 하락한 배럴당 96.7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1% 내린 배럴당 89.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소 완화됐고, 미국 국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하지만 중동 긴장 자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위 참모들과 대이란 군사행동 확대 여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하르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올해 고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연말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AI 투자 우려에 반도체주 급락이날 시장의 가장 큰 악재는 반도체주였다. 다음 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애플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투자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관련 종목에 매도세가 집중됐다.특히 알파벳이 지난 실적 발표에서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지출(CapEx)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이 언제 실제 이익으로 연결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앤더슨캐피털매니지먼트의 피터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이처럼 막대한 AI 투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때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AI 열풍에서 소외될 것을 두려워했던 분위기가 이제는 과도한 투자와 공급 확대를 우려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인텔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과 3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았고 향후 2년간 투자 확대 계획도 제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7.9% 급락했다. 브로드컴은 2.7%, AMD는 3.3%, 마이크론은 7.0% 각각 하락했고,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MH)도 3.3% 내렸다. AI 관련 종목들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맞물리며 반도체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유가 하락에도 중동 변수…다음 주 연준·빅테크 ‘분수령’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를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약 85%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이다.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토머스 리 공동창업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증시는 전쟁 관련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이런 위험회피 국면은 결국 매수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경제지표도 미국 경제의 견조한 흐름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7월 기업활동은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기록했고, 6월 신규주택 판매도 증가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로 향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애플의 실적 발표를 통해 AI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가 확인될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AI 성장 스토리 자체는 유효하지만 이제는 투자 규모보다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입증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매일 아침, 월가의 흐름을 한눈에. [월스트리트in] 구독좋아요는 선택 아닌 필수!
2026.07.25 I 김상윤 기자
유가 하락에 S&P500 보합…반도체주 급락에 나스닥 0.6%↓
  • [속보]유가 하락에 S&P500 보합…반도체주 급락에 나스닥 0.6%↓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24일(현지시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견조한 기업 실적이 반도체주 급락을 상쇄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정세와 다음 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플랫폼스, 애플 등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다.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05% 오른 7411.9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64% 하락한 2만4975.83을 기록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애플이 3.5% 상승한 데 힘입어 0.46% 오른 5만1947.25에 마감했다. S&P500 구성 종목 대부분이 상승했지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3% 급락하면서 지수 상승폭을 제한했다.시장은 이날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교적 해법 기대를 동시에 반영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중재 아래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이번 주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브렌트유는 96.78달러로 3.9% 하락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9.31달러로 3.1%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은 에너지발 물가 상승 우려를 완화시키며 미국 국채 금리도 끌어내렸다.다만 긴장 자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위 참모들과 대이란 군사행동 확대 여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하르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올해 고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반도체 업종은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인텔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7.9% 급락했고, 브로드컴과 AMD는 각각 2.7%, 3.3%, 마이크론은 7% 하락했다.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MH)도 3.3% 내렸다. 최근 AI 관련 종목들의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데다 단기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반면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를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약 85%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비율이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토머스 리 공동창업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전쟁 관련 뉴스에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런 위험회피 국면은 결과적으로 매수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 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빅테크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애플의 실적을 통해 AI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흐름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7월 기업활동은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8개월 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기록했고, 6월 신규주택 판매도 증가해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2026.07.25 I 김상윤 기자
  • [마켓무버]AI 투자 부담·유가 100달러 충격…뉴욕증시 급락
  • 뉴욕증시가 빅테크 투자 부담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0.97%, S&P500지수는 1.21%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2% 넘게 급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로 급등했다. WTI는 5% 넘게 상승하며 배럴당 91달러선에서 거래됐고, 브렌트유는 6% 이상 오르며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이날 시장의 중심에는 알파벳과 테슬라가 있었다. 알파벳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견조한 클라우드 성장에도 불구하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자본지출(CapEx) 전망을 상향하면서 비용 부담이 부각됐다. 테슬라도 매출은 증가했지만 AI 데이터센터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투자 확대 계획, 수익성 악화가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며 주가가 14% 넘게 급락했다.시장에서는 이제 AI 투자 자체보다 ‘언제 수익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고 있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과 현금흐름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빅테크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되는 모습이다.여기에 중동 긴장 고조와 강한 고용지표까지 더해졌다. 후티 반군의 홍해 유조선 공격과 미국의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이 유가를 끌어올렸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8만7천 건으로 예상치를 밑돌며 노동시장 강세를 확인시켰다. 이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고,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치며 기술주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마켓시그널 정보경 앵커
"피 묻은 옷 찝찝했을 것"…이수정이 본 '알몸 살해범' 행동
  • "피 묻은 옷 찝찝했을 것"…이수정이 본 '알몸 살해범' 행동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친구를 살해한 뒤 알몸 상태로 피를 묻힌 채 거리를 돌아다닌 정재환(24)의 범행 직후 행동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피에 젖은 옷이 불편해 무의식적으로 벗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지난 23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 교수는 정재환이 범행 직후 알몸 상태로 거리를 돌아다닌 것과 관련해 “술을 마시고 알몸으로 배회하는 사례는 흔치 않지만, 이성을 잃고 피에 젖어 축축해진 옷을 벗어버린 사례는 존재한다”고 말했다.(사진=뉴시스/경북경찰청)이 교수는 “자신을 과시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옷의 몸에 달라붙는 찝찝함과 불편함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벗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정재환은 범행 직후 피범벅이 된 알몸 상태로 집을 나와 인근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 2개와 빨대를 훔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이 교수는 이에 대해 “당시에는 충동조절이 전혀 되지 않는 극도의 흥분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며 “포악한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정신이 들자 다시 자택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정재환의 잔혹성은 범행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정재환은 사건 당일 오전 4시께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 B(20대)와 술을 마시다 B씨를 폭행하기 시작했고, 그만하라고 애원하는 피해자에게 얼굴을 물어뜯는 등 엽기적인 가해 행각을 벌였다. 당시 B씨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친구들이 건 영상통화 화면에는 정재화넹게 물어뜯겨 피범벅이 된 B씨의 얼굴과 입가에 피가 묻은 정재환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유족 측은 지난 15일 “피해자의 정강이와 손목 부위에 절단을 시도한 흔적이 있었다”며 정재환을 시체손괴 혐의로 추가 고소한 상태다.이 교수는 시체손괴 시도 정황에 대해서도 “실제로 시신을 훼손하려 했다면 당시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일부 작동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재환이 주장하는 ‘만취로 인한 기억 상실’의 신빙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그러면서 이 교수는 “시체손괴 시도가 살해 직후 이뤄졌는지, 아니면 외부를 배회한 뒤 귀가해서 이뤄졌는지 행동의 순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찰이 범행의 고의성과 계획성을 면밀하게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26.07.24 I 김민정 기자
멀티캠퍼스, AI 시대 휴먼 스킬 교육 ‘비욘드 AI’ 선봬
  • 멀티캠퍼스, AI 시대 휴먼 스킬 교육 ‘비욘드 AI’ 선봬
  •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기업교육 전문기업 멀티캠퍼스(067280)가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인간 고유 역량을 강화하는 이러닝 과정을 선보인다. AI 활용 능력뿐 아니라 사고력과 판단력, 공감력 등 이른바 ‘휴먼 스킬’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멀티캠퍼스는 오는 8월 이러닝 시리즈 ‘비욘드 AI’를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멀티캠퍼스 이러닝 시리즈 ‘비욘드 AI’ (사진=멀티캠퍼스)비욘드 AI는 사고력과 판단력, 협업 역량 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 고유 역량을 다루는 교육 과정이다. 조직 구성원이 AI를 업무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제시한 결과를 조직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이번 시리즈는 ‘기술을 주도하는 9가지 휴먼 스킬’과 ‘비즈니스 에센스 20선’ 등 2개 과정으로 구성된다. 인문학적 통찰과 경영 실무를 하나의 커리큘럼 안에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멀티캠퍼스는 철학과 인류학, 뇌인지 과학, 진화심리학, 역사, 예술, 경영 등에서 도출한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를 실제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과정을 설계했다.교수진으로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 관계 형성을 연구해온 인문·사회·과학 분야 전문가 8명과 전략경영, 마케팅, 인사조직, 회계 등 경영 분야 전문가 4명이 참여했다.‘기술을 주도하는 9가지 휴먼 스킬’ 과정은 맥락, 질문, 융합, 가치, 윤리, 감각, 공감, 집단지성, 회복탄력성 등 9가지 역량을 다룬다. AI가 빠르게 답을 제시하는 환경에서 맥락을 읽고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 가치와 윤리에 기반한 판단력, 관계를 맺고 실패에서 배우는 역량이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비즈니스 에센스 20선’ 과정은 전략경영과 마케팅, 인사조직, 회계 등 기업 경영 핵심 영역에서 AI 시대에 나타나는 변화를 조명한다. 인간 본성과 조직 행동, 고객 심리 등을 바탕으로 AI 시대 비즈니스 리더에게 필요한 통찰을 제시한다.두 과정은 학습 내용을 현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글과 엔비디아, 닌텐도, 레고, 스페이스X 등 글로벌 기업 사례와 업무 시나리오를 제공한다.장태원 멀티캠퍼스 개발운영센터장은 “AI 확산으로 기술을 이해하는 능력만큼이나 맥락을 읽고 보이지 않는 문제를 감지하며 사람과 조직을 이해하는 휴먼 스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비욘드 AI 시리즈는 조직 구성원들이 인간 고유의 통찰과 판단력을 실제 업무와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23 I 신영빈 기자
경찰에 맞아 고환 적출한 21살...'월드컵' 악몽
  • 경찰에 맞아 고환 적출한 21살...'월드컵' 악몽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16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탈환하며 엄청난 기쁨과 환희를 느꼈을 스페인 축구팬들. 그러나 기쁨도 잠시, 21살 학생이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고환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기사와 무관한 사진. 북중미월드컵 4강전에서 스페인이 프랑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자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콜론 광장에서 스페인 팬들이 환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21일(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엘 문도’에 따르면 스페인과 프랑스가 맞붙은 지난 15일. 스페인은 마침내 프랑스를 2대 1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에 마드리드 광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렁찬 함성을 발사하며 그동안 숨죽여온 긴장과 환희를 토해냈다. 광장에서는 축하 무대가 펼쳐졌고 잔뜩 신이 난 사람들은 즐겁게 파티를 즐겼다.이때 광장에는 군중 소요 사태를 대비한 경찰도 다수 포진한 상태였는데 한 경찰의 눈에 21살 청년이 눈에 띄었다. 경찰은 청년에게 다가가 경찰봉을 휘둘러 그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청년의 국부 근처를 타격한 것으로 추정된다.스페인 경찰 진압 프로토콜에 의하면 진압 시 생식기 타격은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피해자는 심한 통증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현장 응급 요원으로부터 얼음찜질하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통증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결국 피해자는 다음 날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고환이 심하게 손상된 사실이 확인돼 긴급 적출 수술이 진행됐다.피해자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군중을 벗어나 인도 쪽으로 이동하던 중 경찰이 갑자기 뒤에서 자신을 붙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뒤에서 나를 붙잡은 경찰은 경찰봉으로 무차별 가격했다”고 말했다.피해자의 아버지도 “아들은 친구들과 스페인의 결승 진출을 축하했을 뿐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경찰관이 먼저 목을 붙잡아 바닥에 쓰러뜨리고 민감한 신체 부위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까지 주요 현지 언론이 확인한 자료에는 경찰봉이 피해자의 고환을 직접 가격하는 순간이 명확하게 담긴 영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당시 진압 영상과 진단서, 수술 기록 등을 토대로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범죄학자 베아트리스 데 비센테는 라 섹스타를 통해 “경찰이 고의로 생식기를 타격해 중대한 신체 손상을 입힌 경우 이는 명백한 상해 범죄에 해당하며 6년 이상 1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문제는 현재까지 가해 경찰관 신원이 특정됐는지조차 확인이 안 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진술한 ‘키가 크고 수염이 있는 남성’이라는 단서 외에 당국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가경찰 측은 관련 질의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이며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중이다. 피해자 아버지는 “스페인 전역이 월드컵 승리의 기쁨에 취해 있을 때, 우리 가족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다”며 “공공질서를 유지해야 할 경찰이 나이트클럽 경비원처럼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다. 아들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외출조차 두려워할 정도로 극심한 심리적 트라우마와 분노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한편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최종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20일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자정쯤 스페인 북서부 살라망카주에서는 축하 행사 도중 분수대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13세 소년이 사망했다. 이 밖에 다리 골절 의심으로 병원에 이송된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다른 청소년 2명도 다쳤다고 알려졌다.
2026.07.22 I 홍수현 기자
싫은 사람의 옳은 말, 좋은 사람의 틀린 말
  • [목멱칼럼]싫은 사람의 옳은 말, 좋은 사람의 틀린 말
  •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싫은 사람이 생긴다. 말투가 거슬리거나 과거의 행동으로 신뢰가 무너졌거나 가치관이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문제는 그 감정이 판단의 자리에 앉는 순간 시작된다. ‘저 사람은 싫으니 그의 말도 틀렸을 것이다’와 ‘내가 믿는 사람이니 그의 말은 옳을 것이다’는 방향만 다를 뿐 같은 오류다. 사람에 대한 호감과 그가 내놓은 주장의 타당성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심리학은 이 오류의 작동 방식을 ‘후광효과’로 설명한다. 하나의 긍정적 인상이 그 사람의 능력과 판단 전체를 좋게 보이게 만들고 반대로 한 번 형성된 부정적 인상은 그의 모든 말을 나쁘게 해석하게 만든다. 평소 까칠한 직원이 “이 제품은 안전성 검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을 때 그가 싫다는 이유로 경고를 무시하면 조직은 큰 사고를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존경하던 상사가 “실적을 부풀려 보고하자”고 제안했을 때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잘못된 제안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판단의 대상은 ‘누가 말했는가’가 아니라 ‘그 말이 사실과 원칙에 맞는가’다. 주장을 검토하지 않고 말한 사람의 결점을 공격해 주장을 배척하는 것은 전형적인 인신공격의 오류다.물론 화자의 신뢰성이 언제나 무관한 것은 아니다.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주장은 화자가 누구든 증거로 판단하면 된다. 그러나 “내가 직접 봤다”처럼 독립적 확인이 어려운 증언이라면 화자의 과거 기록도 판단 근거가 된다. 원칙은 간단하다. 검증할 수 있는 주장은 주장을 검증하고 검증하기 어려운 증언은 화자의 기록까지 검증한다. 어느 경우에도 호감과 비호감이 증거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이 오류는 정치에서 가장 심각해진다. 같은 정책도 지지하는 정당이 제안하면 현실적 대안이 되고 반대 정당이 제안하면 숨은 의도부터 의심한다. 그 순간 시민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주체가 아니라 우리 편의 잘못까지 변호하는 응원단으로 바뀐다. 해법은 사실과 가치의 구분이다. 실업률이 올랐는지,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사실의 문제다. 증거에 따라 진영과 무관하게 같은 답이 나와야 한다. 반면 성장과 분배의 우선순위, 안보와 자유의 균형은 가치의 문제로 합리적인 사람들도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다만 가치 논쟁에도 원칙은 있다. 상대의 논거를 내 편의 논거와 같은 엄격함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내 편의 비약에는 눈감으면서 상대의 오류만 찾아낸다면 그것은 토론이 아니라 편들기다.그래서 기준은 깃발이 아니라 거울이어야 한다. 기준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될 때만 기준이다. 내 편에게는 면죄부가 되고 상대에게만 칼이 되는 잣대는 기준이 아니라 무기다.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나는 이 기준을 우리 편의 잘못에도 똑같이 적용한 적이 있는가.’ 그런 기억이 없다면 내가 들고 있는 것은 기준이 아니라 진영의 깃발일 가능성이 크다.이 분리는 조직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조직은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는 조직이 아니라 불편하더라도 필요한 이견을 말할 수 있는 조직이다. 그런 환경은 말하는 사람의 용기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듣는 사람이 ‘누가 말했는가’와 ‘그 말이 타당한가’를 분리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 껄끄러운 사람의 지적이 계속 묵살되는 조직에서는 아무리 자유로운 발언을 강조해도 결국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까다로운 반대자의 불편한 지적 하나가 조직을 실패에서 구할 수도 있다.물론 거짓과 조작을 반복하며 타인의 존엄을 해치는 사람에게까지 무조건 신뢰를 보낼 필요는 없다. 개별 주장을 인상만으로 배척하는 것은 감정이 증거를 대신하는 오류지만 반복적으로 확인된 거짓의 기록을 근거로 신뢰를 거두는 것은 축적된 증거가 내린 판단이다.“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주장은 옳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그러나 이번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두 문장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감정과 판단은 분리된다. 개인과 조직, 사회의 성숙함은 바로 그 어려운 지점에서 드러난다.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옳음이다. 사람에 대한 감정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만큼은 감정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
2026.07.22 I 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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