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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이런 곳이?…숨은 보물 '강소형 관광지' 4곳
  •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숨은 보물 '강소형 관광지' 4곳[여행]
  • 대구 남구의 앞산 해넘이전망대(대구 남구청 제공)[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외국인 중 서울·부산·제주를 다녀온 뒤 ‘한국을 다 봤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 유명 지역과 특정 관광지에 편중된 한국 관광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편견을 깨는 시도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부터 ‘강소형 잠재관광지’를 선정해 알리고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관광지를 발굴해 여행객 분산은 물론 지역경제·관광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3개 대상지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60여 곳의 숨은 명소를 발굴했다. 연말을 맞아 ‘겨울을 즐기기 좋은 강소형 잠재관광지 4선’에 가보면 어떨까. 계절의 정취와 지역 고장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한 곳을 모았다.◇전국 누비던 보부상의 세계 속으로충남 예산군 내포보부상촌 전경 (한국관광공사 제공)과거 봇짐이나 등짐을 지고 전국을 떠돌며 행상을 하던 상인을 ‘보부상’이라 불렀다. 이 보부상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가 충남에 마련돼 있다. 충남 예산군 내포보부상촌은 한국의 전통 유통 문화를 재현한 국내 유일의 보부상 테마파크다. 보부상 문화의 거점인 충남 예산군 덕산지역에 약 6만2810㎡ 규모로 2020년 7월 개장해 내포 지역의 문화적 특징과 보부상의 삶과 활동이 담긴 이야기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내부에는 유통문화전시관, 저잣거리 및 난장 등 무형문화재 공연장 및 체험 공방 등이 있으며 보부상 촌 주변의 자연을 벗 삼아 휴식도 할 수 있다.저잣거리는 옛날 5일장이 열리는 모습을 재현한 공간으로 상점들과 식음 매장이 있어서 옛 보부상들이 즐기던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보부상 놀이마당은 전통 체험의 한마당으로 팽이놀이, 죽방울놀이, 쌈지놀이, 모도지기 윷놀이, 접시돌리기 등 보부상이 즐기던 옛 놀이와 잠뱅이씨름, 딱지치기, 장터풍장, 줄타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은 쉽게 체험하기 어려운 민속놀이를 신나게 즐길 수 있다.또한 패랭이모자, 봇짐, 짚신, 등짐을 묶었던 멜빵 역할의 박다위, 호객을 위한 죽방울 등 보부상들의 다양한 소품을 제작하는 공방은 아이들에게 전통문화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이밖에도 예산의 유명 관광지인 예당호수와 추사고택, 수덕사, 덕산온천, 가야산 등을 연계하면 더욱 풍성한 일정이 만들어질 것이다. ◇일몰 보고 환상적인 야경도 즐기고대구 남구의 앞산 해넘이전망대(대구 남구청 제공)연말을 맞아 해넘이 장소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아픈 기억은 잊고, 희망찬 새해를 준비하려는 이들에게 대구 남구의 앞산 해넘이전망대는 좋은 선택지가 되고 있다.일몰과 함께 대구의 경관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앞산 해넘이전망대는 2020년 8월에 개장했다. 독특한 타워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데, 앞산 빨래터 공원의 역사와 상징을 담아 빨래 비틀어 짜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앞산에서 내려온 깨끗한 물로 빨래하던 과거상을 담았다.밤이 되면 13m 높이의 타워형 전망대는 알록달록한 빛을 내뿜으며 시선을 잡아끈다. 이제는 전망대 자체가 하나의 멋진 야경명소로 자리 잡았다. 방문하기 좋은 시간은 해가 진 뒤 30분 이내다. 사진가들이 제일 좋아하는 ‘매직아워’의 때이기도 하다. 때를 놓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밤이 되면 서서히 조명이 켜지고, 황홀한 야경이 거리를 수놓는다.전망대로 올라가는 경사도로의 길이는 총 243m로 빙글빙글 돌며 산책하듯 걷기에 좋다. 일부가 투명유리 바닥으로 이뤄진 부분이 있어서 긴장감을 주는 것도 재미 요소다.전망대에는 임진왜란, 정유재란에 참가한 명나라의 장수인 두사충 이야기길이 조성돼 있고, 관련 조형물과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돼 있다. 타워와 앞산을 연결하는 하늘다리는 교량 중앙에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사랑의 오작교로도 불린다. 지금은 연인과 데이트하거나 인증샷을 찍기 위해 젊은이들이 모이는 로맨틱한 장소가 됐다.이곳에서 도보 5분 거리에는 별자리이야기터널이 있다. 앞산 골안골로 진입하는 지하보행로 48m 구간에 있는 터널로, 현재 정비를 통해 홀로그램 등의 장치를 설치한 새로운 야간 관광지로 선보일 채비를 마무리하고 있다.◇수려한 남해를 바라보며 아찔한 하늘길 산책을설리스카이워크 (한국관광공사 제공)아름다운 한려해상을 한눈에 담으면서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도 있다. 2020년 12월 개장한 경남 남해군 설리스카이워크다. 남해를 조망하는 언덕 위에 세워진 명물로 바다를 향해 뻗은 다리 형태의 구조물 바닥이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워크는 남해군 미조면 설리에 자리하고 있다. 스카이워크의 이름인 ‘설리’도 여기서 따왔다. 이곳에는 높이 38m의 스카이워크와 하늘그네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넓은 바다 풍광과 함께 스릴을 즐기려는 이들이 전국에서 방문하고 있다.바닥이 유리로 된 스카이워크 구간의 길이는 94.7m로 꽤 길어서 담력 테스트 겸 걷기 좋다. 추억을 남기려는 여행객들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위에 서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바다를 향해 그네를 탈 수 있는 하늘그네는 마치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시설이다.독특한 것은 다리의 모양이다. 기둥이나 벽에서 튀어나와 한쪽 끝은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는 상태의 보를 의미하는 캔틸레버 구조를 사용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한 교량은 이곳이 처음이다. 입체감을 주는 새로운 디자인 때문에 다리 자체가 하나의 명물이 됐다.설리스카이워크는 남해의 동남쪽에 위치해 경관이 뛰어나며, 주변에 해안 중심 관광지와 해양레포츠 등의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입장료는 대인 기준 2000원 등으로 비교적 싼 편이라 부담 없이 들러볼 만하다. 방문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며, 11월부터 4월까지는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험난한 협곡 따라가는 스릴 넘치는 걷기 여행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 겨울 설경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을 감상하며 절벽과 허공 사이를 따라 걷는 잔도길이다. 2021년 11월에 개통돼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잔도길은 총연장 3.6㎞, 폭 1.5m로 폭이 좁기 때문에 성인 2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다. 한탄강의 대표적인 주상절리 협곡과 다양한 바위로 이뤄진 절벽을 따라 순담 매표소에서 드르니 매표소까지 이어지며 13개 교량과 3개 전망대를 지난다. 한탄강이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구간이 이어지는데 동양화 속을 걷는 듯한 장엄한 절경은 무섭다는 느낌마저 금세 사라지게 한다. 코스 도중에 있는 전망대에서 폭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흔들다리나 숲 사이를 걷는 데크 구간도 있으며, 길을 걸으면서 주상절리뿐만 아니라 수평절리, 돌개구멍 등 다양한 지질 풍경 감상도 가능하다. 또한 주변에 한탄강 물윗길 트레킹, 은하수교, 고석정 등 연계 관광지가 여럿 있어서 1박2일 일정으로 가기에도 무리가 없다.
2023.12.01 I 김명상 기자
역사 속 국제 로맨스…김수로왕과 허왕후 잠든 김해
  • 역사 속 국제 로맨스…김수로왕과 허왕후 잠든 김해
  • [경남 김해=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고구려와 백제, 신라에 가려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가야는 6세기 중엽까지 존재했던 국가다. 가야의 찬란한 문화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는 물론 일본의 고대문화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연맹왕국의 성격이 강했던 초기 가야를 이끈 것은 금관가야였고, 금관가야의 왕도는 김해였다. 약 2000년 전 김수로왕이 터를 잡은 김해에는 알에서 나온 신화 속 주인공 김수로왕과 인도에서 건너온 허왕후의 흔적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가야테마파크에 있는 김수로왕·허왕후의 모형◇수로왕비릉에 담긴 허왕후의 숨은 이야기 조선시대 명필 한석봉이 쓴 ‘구지봉석(龜旨峰石)’‘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숫제 협박에 가까운 ‘구지가’의 내용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고대 시가로도 유명한 구지가는 2000년 전 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탄생기가 담긴 노래다. 구지봉에서 사람들이 이 노래를 부르자 하늘에서 알 여섯 개를 담은 금궤가 내려왔는데 여기서 사내아이 여섯 명이 나왔고 각각 6가야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그중 가장 큰 알에서 나온 사람이 수로왕으로 김해에 있었던 가장 큰 나라인 금관가야를 이끌게 된다. 전설 속 구지봉은 지금의 김해시 구산동에 있다. 산 모양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구지봉으로 불리는 정상부에는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고인돌이 있는데 ‘구지봉석(龜旨峰石)’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명필 한석봉의 글씨로 전해진다. 흥미로운 탄생기를 가진 김수로왕은 역사상 최초의 국제결혼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수로왕의 부인 허왕후는 인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왔다. 허왕후는 본래 인도 북부 뉴델리 지방의 고대 왕국 아유타국의 공주로, 성은 허씨(許氏)이고, 이름은 황옥, 나이는 16세였다. 김해 수릉원에 있는 허왕후 동상그녀가 멀고 먼 가락국까지 온 까닭은 계시 때문이었다. 어느 날 허왕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꿈에서 하늘의 상제를 만났는데 “가락국 임금 수로는 하늘에서 내려 왕위에 오르게 하였으니, 신성한 사람이요, 아직 배필을 정하지 못하였으니 그대들은 공주를 보내 짝을 삼게 하라”고 명한다. 그렇게 허왕후는 배를 타고 가락국으로 건너와 수로왕과 혼인을 한다는 내용이 전설로 전해 내려온다. 역사서에 기록으로 남은 국제 결혼 1호 커플이라고 하겠다. 허왕후가 잠든 수로왕비릉허왕후의 무덤인 수로왕비릉은 김해 구산동 구지터널 옆에 있다. 허왕후는 일반적인 왕비와는 결이 달랐다. 김수로왕이 잠든 수로왕릉과는 약 1.5㎞ 떨어져 있다. 보통 왕과 왕비의 무덤을 가까이 두는 것과 다르다. 게다가 수로왕비릉은 왕릉보다 높은 곳에 있으며 지름은 약 16m, 높이는 약 5m로 수로왕릉의 크기와 비슷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허왕후가 157세를 일기로 먼저 세상을 떠나자 수로왕이 사랑하는 왕비를 위해 자신이 묻힐 최고의 명당을 양보했다는 것이 하나다. 또 다른 해석은 인도에서 온 허왕후의 세력이 독자적이었고 매우 강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허왕후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강한 권력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10남 2녀를 낳았는데 이 중 두 아들이 허씨 성을 물려받았다. 허왕후는 타국살이에 외로움을 많이 탔는데, 자신의 성(姓)마저 후대에 이어지지 못하는 것을 한탄했다고 한다. 이에 김수로왕이 둘째와 셋째 아들에게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했는데 이 두 왕자의 후손이 김해 허씨와 하양 허씨다. 이는 자신의 성을 물려줄 정도로 강한 입지를 가진 왕비였음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 없는 암석으로 만든 파사석탑허왕후의 능 앞에는 인도에서 가져왔다는 파사석탑이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이 석탑은 성난 파도를 가라앉혀준다는 신령한 탑이다. 허왕후가 인도에서 가락국으로 출발할 때 거센 풍랑 때문에 배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에 부왕이 파사석탑을 가져가라고 했는데 이를 싣자 파도가 잠잠해졌다고 한다. 파사석탑은 많은 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중국 명나라 시기의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파사석에 대한 언급이 있다. ‘파사석에는 해독작용이 있는데 태우면 유황 냄새가 나며, 닭 벼슬 피를 묻히면 응고되지 않고 물처럼 돼 흘러 내린다’고 나와 있다. 실제 실험 결과 파사석을 가열했더니 유황 냄새가 심하게 났고, 가루로 만든 파사석과 일반석에 닭 벼슬 피를 섞자 일반석에 넣은 피는 말라버렸지만 파사석에는 피가 마르지 않고 남아 있었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적외선 분광 등 비파괴 분석으로 파사석탑을 조사해보니 같은 암석이 나는 곳이 한반도에는 없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석탑의 산지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해외에서 왔다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허왕후의 이야기는 전설이 아닌 실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졌다. ◇가야왕궁 재현한 김해 가야테마파크 가야테마파크 입구가야는 오래된 무덤 외에는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을 찾을 수 없다. 아쉬움을 달랠 만한 곳은 ‘가야테마파크’다. 공연과 전시, 체험, 놀이 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테마파크로 사랑받고 있는 김해 가야테마파크는 역사 저편으로 사라진 가야왕국이 부활한 공간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가야테마파크 입구에는 타지마할을 떠올리게 하는 인도식 건물이 있다. 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것에서 착안한 것으로 인도의 역사·문화·종교를 소개하는 갤러리로 쓰인다. 가야테마파크의 태극전테마파크 안으로 들어가면 메인 건물인 태극전이 있다. 2010년에 방송된 MBC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으로 제작됐던 것으로 당시 8분에 이르는 김수로왕의 즉위식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다. 내부에서는 김수로왕의 탄생 설화를 영상으로 알기 쉽게 제작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고, 왕과 왕비 옷을 입고 어좌에 앉아 사진을 찍는 어좌 체험 행사도 열린다. 이어지는 허왕후스토리관에 가면 허왕후가 인도에서 가락국까지 오게 된 신행길을 보여주는 지도, 모형 파사석탑과 거울의 방도 만날 수 있다. 또한 가락정전에는 가야시대 의복을 입고 있는 김수로왕·허왕후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익사이팅 사이클가야의 역사를 만나는 김해가야테마파크가 특별한 이유는 전국 유일무이한 놀이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익사이팅 사이클’은 22m 높이의 하늘에서 왕복 500m 길이를 자전거로 날 수 있는 짜릿한 체험시설이다. 허리에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생명줄을 걸고 나면 모험이 시작된다. 교육을 맡은 안전요원은 “일반 자전거와 조작법은 같습니다.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갑니다. 천천히 가면 더 흔들리니 힘차게 전진하세요”라고 말했다. 웃는 것은 잠시. 자전거가 출발하고 외줄을 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비명이 쏟아진다. 생명줄이 연결돼 있어도 기우뚱대는 자전거를 타고 공중을 날고 있자니 저절로 식은땀이 흐른다. 주변 풍광이 펼쳐지지만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긴장감 때문에 손이 떨려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손잡이를 꽉 붙들고 페달을 밟다 보니 어느새 도착.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익사이팅 사이클도착점은 또 다른 출발점. 다시 외줄 자전거를 타고 출발점으로 돌아가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높이에 적응이 됐는지 테마파크의 시원한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약간의 용기를 내면 더 재미나게 탈 수 있다. 연인들은 서로 속도를 맞춰 손을 붙잡고 전진하며 서로를 의지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며, 두 팔을 들어 올리고 환호하는 이들도 나온다. 비언어극 ‘페인터즈 가야왕국’테마파크 내에서 상연하는 비언어극 ‘페인터즈 가야왕국’도 김해가야테마파크의 명물이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우수 공연상을 받은 페인터즈가 가야왕국과 김수로왕의 이야기를 화려하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펼치는 공연이다. 스크래치, 마블링 등 다양한 미술기법이 동원되는데, 공연자들의 실력이 보는 내내 감탄사를 자아낸다. 사적 66호로 지정된 분산성은 낙동강 하류의 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해발 326m의 분산 정상에 약 923m 길이로 쌓은 석축산성이다. 여기서 가야와 신라시대 토기 파편이 다수 출토된 것을 고려할 때 김해 가야의 중심 산성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도 허왕후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낯선 타국에서 그녀에게 위안이 된 것은 저녁 노을이었다. 그녀는 분산성에 올라 노을을 보며 고국 아유타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그래서 분산성에서 보는 노을은 ‘왕후의 노을’로 불리고 있다. 또한 1999년에 복원된 분산성 봉수대 뒤편 바위에는 흥선대원군이 쓴 만장대 휘호와 낙관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왜적을 물리치는 전진기지로 ‘만 길이나 되는 높은 대’라는 칭호를 내렸던 것에서 유래했다. 분산성에서 도보로 200m 정도 거리에는 해은사가 있다. 허왕후가 가락국에 무사히 도착한 후 바다의 은혜에 감사하는 의미를 담아 지은 사찰로, 내부의 대왕각에는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2023.04.14 I 김명상 기자
 100년 골목서 만난 어메 손맛, 참말로 게미지다
  • [미식로드] 100년 골목서 만난 어메 손맛, 참말로 게미지다
  • 전주 남부시장 골목 한켠에 전주 콩나물국밥의 원조로 불리는 현대옥이 자리하고 있다.[전주(전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참말로 게미지네”‘게미(개미)지다’는 전라도 방언이다. 겉 맛이 아니라 속 맛 또는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 당기고 그리워지는 맛을 남도에선 이렇게 표현한다. 오래 묵은 장이나 묵은지, 고향집 어머니가 손수 담근 된장으로 끓여 낸 토장국 등에서 나는 웅숭깊은 그런 맛이다. 이 게미진 맛을 찾아 전북 전주로 운전대를 향한다. 남도에서도 첫손에 드는 맛의 고장이 바로 전주이기 때문이다.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그리고 넉넉한 인심의 막걸릿집에 최근에 새롭게 뜬 ‘가맥집’ 등등. 음식에 관해서라면 내세울 게 너무도 많은 동네가 바로 전주다. ◇관리·아전·기생·소리도 전주 음식만 못하더라전주에는 ‘사불여’(四不如)라는 말이 있다. ‘관불여리(官不如史), 이불여기(史不如妓), 이불여음(妓不如音), 음불여식(音不如食)’를 줄인 말이다. 풀이하자면, ‘관리는 아전만 못하고, 아전은 기생만 못하고,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 소리는 음식만 못하다’는 뜻이다. 전주 사람들의 음식 자부심이 얼마다 대단한지를 사불여라는 이 단어만 봐도 단번에 알아챌 정도다. 전주는 ‘식재전주’(食在全州)라고 불릴 정도로 음식이 발달했는데, 여기에는 지리적 영향이 크다. 드넓은 호남평야와 풍부한 해산물을 품은 서해와 갯벌, 그리고 동부의 산악지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격조있고, 풍성한 반상 차림을 특징으로 하는 남도 한정식의 식문화가 생겨난 배경이다.전주 중심 한옥마을에서 특별한 맛을 찾고 싶다면 전주읍성의 남문인 풍남문을 지나 남부시장으로 가야한다.음식도, 여행도 전주의 중심은 역시 한옥마을이다. 행정구역상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이다. 인근 구도심과 함께 전주 역사문화벨트에 속한다. 경기전을 끼고 전주향교, 한벽당, 전동성당을 품은 이 평평하고 너른 마을을 오목대와 이목대가 둘러쌌다. 그 간극을 100여년 가까운 한옥 고택들이 채우고 있다. 실핏줄 같은 골목이 이들을 연결해 비로소 마을 자체가 숨을 쉰다는 느낌을 준다.한옥마을과 이목대와 오목대한옥마을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그 출발은 1930년대부터. 조선인들이 일본인 상인들의 세력 확장에 반발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역사는 짧아도 있을 건 다 있다. 마을 곳곳에서 ‘한국’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옥의 유려한 처마 곡선 아래 한복을 입거나, 개화기 의상을 입은 연인들이 거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타임머신을 타고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옥생활체험관 등 전주의 전통을 배울 수 있는 시설도 가득하다. 여기에 든든한 식사인 전주비빔밥, 베테랑 칼국수와 길거리 음식인 다우랑 만두, 전주 초코파이부터 먹거리까지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이 바로 한옥마을이다.눈내리는 전주 남부시장◇전주 콩나물국밥, 그 원조를 찾아가다특별한 맛을 찾고 싶다면 전주읍성의 남문인 풍남문(보물)을 지나 남부시장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전주 토박이들의 진짜 서민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 유명한 피순대는 물론이고 콩나물해장국이며 전주비빔밥, 그리고 한입 먹으면 건강해지는 따뜻한 쌍화차까지 맛볼 수 있는 식당과 작은 카페들이 거리를 이루고 있다.현대옥 콩나물국밥1비빔밥 못지않게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콩나물국밥이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두 종류가 있다. 끓이는 식(직화식)과 부어내는 식(토렴식, 전주남부시장식)이다. 전주에서의 콩나물국밥은 대부분 전주 남부시장식이다. 전주 이외 지역에서의 콩나물국밥은 대개 끓이는 식이다.그윽하고 담백한 맛의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은 지금도 남부시장 어디를 가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많고 많은 식당 중에서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의 원조는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옥’이다. 맛깔스러운 손맛으로 전주에서도 소문난 맛집이다.현대옥 외관현대옥 메뉴는 오로지 국밥 한 가지다. 식당 벽면에는 콩나물국밥 맛있게 먹는 법과 전주식 콩나물국밥이 좋은 이유를 곳곳에 붙여 놨다. 토렴식이라 국밥 온도가 적당해 김을 얹어 먹으면 맛이 2~3배 좋아진다거나, 수란 먹는 법과 잘게 썬 오징어 사리가 있어 좋다는 것 등이다. 국물을 서너 숟가락 수란에 떠 넣고 김을 잘게 부숴서 섞어 먹고 나면 그 이유가 단번에 이해된다. 먹기 좋게 따뜻한 토렴식 국밥의 매력은 식감이다. 적당한 국 온도에 콩나물의 아삭거리는 식감이 더 살아있다. 여기에 오징어 사리가 올려져 있어 질감까지 좋다. 김치, 깍두기는 국밥과 잘 어울리도록 적당하게 숙성되어 있어 감칠맛까지 더한다.◇전주 토박이만 가는 오래된 노포의 정겨움남부시장 안의 동래분식은 30년 넘게 팥죽과 수제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깊게 파인 대접에 새알심이 듬뿍 들어간 팥죽은 한 그릇에 단돈 7000원이다. 팥칼국수는 그보다 싼 6000원이다. 싼 만큼 양이 적지도 않다. 두 사람이 먹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푸짐하다. 대신 곁들이는 반찬은 단촐하다. 더 정확한 이유는 별 반찬이 필요가 없다. 팥의 달콤함을 고스란히 느끼려면 반찬은 거추장스러운 장식일 뿐이다. 취향에 따라 소금과 설탕을 넣어 먹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남도에서는 설탕으로 간을 하지만, 소금으로 간을 해도 단맛이 확 올라와 구미를 당긴다. 물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팥의 은근한 단맛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동래분식 주방에서 밭죽을 끓이고 있는 모습남부시장 뒷골목의 ‘세은이네’는 맞춤형 메뉴로 승부를 보는 특이한 식당이다. 메뉴판의 물국수(6000원), 닭곰탕(9000원)은 점심에만 판매하고 저녁에는 예약 손님만 받는다. 메뉴도 모임 성격에 맞게 맞춤으로 내는데, 주꾸미 샤부샤부가 일품이다. 주꾸미와 함께 배추, 청경채, 냉이, 숙주나물이 푸짐하게 제공된다. 데치고 끓이다 보면 채소 육수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효자문식당_불갈비전주객사 ‘풍패지관’으로 이어지는 객사길 주변에도 오래된 음식점이 많다. ‘효자문’은 1978년 문을 연 갈비탕 전문 식당이다. 35년 넘게 한결같이 100% 국내산 한우만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구이용처럼 칼집을 낸 고기가 들어간 맑은 국물의 갈비탕과 함께 진한 불고기 양념에 바싹 구워내는 ‘불갈비’가 주메뉴다. 불갈비를 주문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반갈비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보통 갈비탕은 맑고 뽀얀 국물인 반면 이곳의 갈비탕은 국물이 진한 갈색이면서도 걸쭉하다. 얇게 썬 편육이 들어 있는 일반 갈비탕과는 달리 통갈비뼈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이 집만의 비결인 특제양념으로 2~3일 정도 숙성시킨 통갈비를 넣고 끓여내기에 고기 또한 심심하지 않고 양념이 잘 배어 있다는 점이다.태봉집 복탕인근 ‘태봉집’도 1976년 개업한 복어 전문 식당이다. 주메뉴인 복탕에 미나리와 콩나물이 한 바가지 제공된다. 펄펄 끓는 맑은 탕에 살짝 데쳐 먹은 후 진하게 우러난 육수와 함께 복어를 건져 먹는다. 건더기는 식당에서 만든 특제 양념 소스에 찍어 먹어야 한다. 양념 소스는 다진 마늘과 초장을 섞은 것인데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100년 가까운 고택 캎인 행원에서는 전통차는 물론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낮에는 카페에서, 밤에는 가맥집으로 풍남문 앞 골목에는 100년 가까운 고택 카페인 ‘행원’(杏園)이 있다. 전통차와 음료뿐 아니라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은행나무 정원이란 뜻’을 가진 행원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건축법이 녹아든 한옥. 따로 마당 없이 ‘디귿’ 자 건물을 짓고 중정(건물 가운데 있는 정원)과 못을 두었다. 이곳은 전주 예술인의 성지였다. 1928년 조선요리를 팔던 식도원으로 출발했다. 해방 후 남원 권번 출신 화가인 허산옥이 인수해 ’행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1961~1978년)했다. 자연스럽게 당대의 국악인과 예술인에게 춤과 노래를 전수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행원 쌍화차 지금도 ‘소리가 있는’ 한옥 카페로 맥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엔 매주 토요일 차를 마시며 국악공연을 즐길 수 있었는데, 현재는 소규모 예약제로 운영한다.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대금과 가야금 소리가 작은 방과 소담스러운 정원까지 가득 채운다. 대추차나 쌍화차보다 깊고 그윽한 국악의 향기가 울려 퍼진다.은혜다방 쌍화차남부 시장 현대옥 바로 옆의 ‘은혜쌍화탕’은 이름처럼 은혜로운 카페다. 커피와 식혜, 매실차는 1잔에 1000원, 가장 비싼 한방쌍화차는 2000원이다. 20가지 약재를 우려낸 한방차에 예닐곱 가지 견과류를 고명으로 얹었다. 저렴한 찻값이 미안해질 정도다. 20년 가까이 시장 상인을 상대로 영업해온 비결이다.가정집을 개조한 분위기 좋은 카페도 여럿 있다. 오래된 한옥 기왓집을 트렌디하게 개조한 효자문식당 바로 옆의 ‘경우’와 개량 양옥을 MZ놀이터로 바꾼 태봉집 옆 ‘한채’는 차와 커피를 즐기면서도 풍경까지 즐길 수 있다. 좁은 골목 안에 마당을 품은 아늑한 공간으로 소문나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가맥집인 초원편의점의 북어포전주의 밤을 책임지는 가맥집들도 군데군데 있다. 가맥이란 가게에서 파는 맥주를 말한다. 옛날 주점 영업시간을 새벽 2시로 제한하던 때, 슈퍼마켓 간이의자에 앉아 차수를 늘이며 병맥주를 마시던 관습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전주의 거의 모든 슈퍼마켓 간판에는 가맥 또는 휴게실이란 글자가 따라붙는다. 가게 안팎에 탁자·의자를 마련해 두고 맥주와 갑오징어구이·황태구이·계란말이·북엇국 등 안주를 독특한 양념장과 함께 낸다. 갑오징어구이로 잘 알려진 ‘전일수퍼’, 명탯국으로 소문난 ‘임실슈퍼’, 튀김닭발을 잘하는 ‘영동슈퍼’ 등 이름난 가맥집들이 즐비하다. 왁자지껄하고 정겨운 분위기다.
2023.01.06 I 강경록 기자
 빨갛고, 파랗고, 노란 파프리카의 무한 변신
  • [미식로드] 빨갛고, 파랗고, 노란 파프리카의 무한 변신
  • 경남 합천 가야산 별빛농장의 쿠킹클래스인 ‘키토파샐 만들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어머니의 품 같은 가야산이 두 팔 벌려 감싸고 있고, 그 아래 파프리카 수백 그루가 격식을 갖춘 듯 늘어서 있다. 눈부신 7월의 햇살은 빨갛고, 노랗고, 파란 파프리카에 반사되면서 마치 동화 속 풍경에 빠져 있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한다. 잎사귀를 조심스레 흔드는 산들바람과 달보드레한 흙냄새, 그리고 망중한을 즐기는 고양이들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더한다.경남 합천군 야로면에 자리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별빛농장의 풍경이다. 울창한 숲이 우거진 가야산 자락 해발 400m 고지에 만든 별빛농장으로 들어서자 스마트팜으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거대한 유리온실이 펼쳐졌다. 5만 평 규모의 대단지에서 토마토, 바질, 새싹 인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재배하는 별빛농장은 팜핑과 캠핑을 즐기는 복합 문화 농장이다. 이곳에는 등산, 황토 둘레길 걷기, 요가, 숲속 명상 등을 접목한 1박2일 ‘자연미행’ 프로그램이 마련돼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소진된 기운을 자연의 에너지로 다시 채우기 좋은 곳이다. 최근에는 팜크닉(농장소풍) 장소로 이름나면서 인근 도시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대폭 늘어났다.가야산 별빛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파프리카를 직원들이 분류 중이다.사실 별빛농장은 이름처럼 농장이 주요 수입원. 파프리카, 새싹 삼 등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했다. 최근에는 내수 시장이 커지면서 더 이상 수출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는 등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별빛농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별빛농장에서는 각종 농산물 및 시설 채소, 특용 작물 재배 및 수확 체험 등을 운영 중이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쿠킹 클래스다. 파프리카 피자 만들기, 청란버거 만들기, 키토파샐 만들기 체험 등이 있다. 특히 키토파샐 만들기는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 파프리카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속을 만들어 말아 넣는 요리다. 김, 치즈, 루콜라에 아삭아삭한 파프리카가 더해져 맛도 식감도 뛰어나다.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체험 시간은 대략 40~60분 정도다.가야산 별빛농장의 이현주 대표
2022.07.29 I 강경록 기자
 빵·잼 넘어 마들렌·마카롱까지 변신한 성주참외
  • [미식로드] 빵·잼 넘어 마들렌·마카롱까지 변신한 성주참외
  •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경북 성주의 성주참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참외’ 앞에는 으레 ‘성주’가 수식어처럼 붙는다. 전국에 유통되는 참외의 70%가 경북 성주에서 생산되기 때문. 오죽하면 성주는 몰라도 성주참외는 안다고 할 정도다. 그만큼 성주에는 참외 농가도 많다. 성주 들판을 가득 채운 비닐하우스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비닐하우스에는 제철 맞은 참외가 매일같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참외는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멜론계의 식물이 중동과 인도, 중국을 거쳐 서양의 멜론과 동양의 참외로 분화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땅에서 참외를 처음 재배한 시기는 언제일까. 기록에 따르면 삼국시대 이전부터 참외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이 땅에 강서참외, 감참외, 골참외, 성환참외, 개구리참외, 줄참외, 노랑참외, 수통참외 등 다양한 참외 재래종이 지방 각지에 존재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노란색 참외는 1957년 일본에서 건너온 품종인 은천에서 유래했다.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경북 성주의 성주참외성주가 참외의 고장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예부터 성주는 대체로 겨울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태풍과 큰비의 피해가 적었다. 이유가 있다. 북쪽의 금오산과 서쪽의 가야산을 잇는 산줄기가 겨울의 찬바람과 눈, 여름의 태풍과 비를 막아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낙동강을 기대고 있어 습한 땅이 많다는 점 또한 참외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었다.여기에 농법이 발달하면서 성주는 참외의 고장으로 발돋움한다. 원래는 노지에서 키워 7월에 수확했는데, 비닐하우스 공법으로 이른 수확이 가능해지면서 농민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졌다.경북 성주에서는 성주참외를 활용해 참외잼이나 마들렌, 마카롱 등의 참외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성주에서 재배하는 참외 품종은 80% 이상이 오복이다. 금싸라기 계열이라 오복금싸라기라고도 부른다. 과육이 단단한 것이 특징으로, 밭에서 막 딴 것을 씹으면 그 식감으로 인해 단맛이 덜한 듯이 느껴진다. 하지만 4~5일 정도 후숙해서 먹으면 더 맛있다.맛있는 성주참외를 고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큰 놈보다는 손안에 쥘 정도로 크기가 적당한 게 좋다. 또 표면 매끈한 것보다 까칠한 것이 단맛이 더 좋다.성주에 간다면 참외를 가공한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 월향면 참외향기마을의 카페 옐롱이 대표적인 곳. 2018년 문을 연 이곳은 청년들이 지역특산물인 참외를 이용한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주민사업체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같이 먹을 수 있는 참외잼이나 마들렌, 마카롱의 참외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경북 성주 가야산역사신화테마파크에서는 여행객을 위해 명상체험과 참외를 활용한 피크닉세트를 제공하고 있다.
2022.04.22 I 강경록 기자
 뒤틀리고 휘어진 노거수, 500년간 성주를 품다
  • [여행] 뒤틀리고 휘어진 노거수, 500년간 성주를 품다
  • 경북 성주 이천변에 자리한 성밖숲에는 수령 300~500년 왕버들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성주(경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기묘하게 뒤틀린 가지와 갈라진 몸통, 가슴과 등허리에 박힌 옹이들. 나무도 나이를 들어서일까. 세월만큼 깊어진 상처를 안은 노거수들이 하나같이 지팡이를 짚은 채 맥문동 푸른 싹들을 발치에 키우며 숲을 이루고 있다. 경북 성주의 성박숲(천연기념물 제403호) 풍경이다. 이 숲은 옛 성주읍성의 서문 밖, 성주읍내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상류 이천변에 자리하고 있는 왕버들숲이다. 이 숲의 정식명칭은 ‘성주 경산리 성밖숲’. 무슨무슨 공원도 아닌, 그냥 ‘성밖숲’이다. 풀이하면 성 밖의 숲이라는 뜻이다. 직관적인 이름이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그 의미는 또 달라진다. 성 밖에서 안을 품은 숲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500년 간 성주를 품은 숲을 거닐다 온 나라에 연둣빛 붓질이 시작됐다. 바람은 싱그럽고 햇볕은 따뜻하다. 보이는 풀과 나무마다 꽃답지 않은 게 없다. 성주에도 제법 향기 나는 호젓한 명소들이 곳곳에 있다.성밖숲의 왕버들 노거수에도 신록의 향기가 가득하다. 성밖숲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이 아니라 인공숲이다. 마을을 보호하는 비보림으로, 과거부터 집중호우에 하천이 범람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 이전에는 밤나무 숲이었는데 임진왜란 직후 다 베이면서 그 자리에 왕버들을 심었다. 그 후부터 이 숲의 주인이 된 왕버들은 5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나이를 먹어가며 천변에 가지를 뒤틀고 있다.경북 성주 성밖숲의 1호 왕버들나무왕버들은 버드나뭇과에 속하는 식물. 이름 앞에 ‘왕’자가 붙은 것도 괜한 소리가 아니다. 실제로 왕버들의 평균 키는 무려 13m에 달한다. 그중에는 16m가 넘는 것도 있는데 둘레가 가장 큰 나무는 높이가 16.7m에 이른다.500년을 버텨온 숲에 사연 하나 없을까. 근래 들어 이 숲이 사라질 뻔한 위기가 있었다. 1980년대 국내에 잠사업이 성행했다. 이에 성주도 누에고치를 만들기 위해 뽕나무밭을 넓힌다는 명목으로 이 숲의 나무들을 베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성주 사람들은 거칠게 반대했다. 결국 이들의 노력으로 숲을 지켜낼 수 있었다.사라질 위기를 넘긴 노거수들은 그 험난했던 수백년의 세월을 새겨놓은 듯 주름지고, 뒤틀리고, 이끼가 덧입혀졌다. 가지 하나하나가 숲의 이력인 셈이다. 그저 운치 있다는 말 한마디로 끝맺기에는 아쉬운, 성밖숲의 진짜 모습이다. 이곳 사람들은 철을 가리지 않고 성밖숲을 찾아 흙길을 따라 걷고 달리거나, 쌍쌍이 나무의자에 앉아 속삭여 댄다.경북 성주 성밖숲의 1호 왕버들나무성밖숲에는 약 1km의 둘레길이 있다. 숲은 그리 넓지 않아서 어른 걸음으로 걸으면 10~15분 남짓 걸린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낸 거목들이 풍겨내는 기운 때문일까. 숲으로 들어서면 실제 규모보다 더 거대하고 웅장하게 느껴진다. 어른 셋이 팔을 뻗어야 겨우 감싸안을 수 있을 정도인 굵기도 엄청나지만, 뒤틀리고 울퉁불퉁한 나뭇결 따라 켜켜이 자라는 이끼가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거대하게 뻗어나간 가지마다 생명력 넘치는 연둣빛 나뭇잎들이 하늘을 덮고 있다. 덕분에 숲은 온통 맑고 푸른 기운으로 넘실댄다.나무 밑동 근처에는 저마다 번호표가 꽂혀 있다. 주차장에서 숲으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나무가 1번 나무다. 숲과 조금 떨어져 있는 덕분에 거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람한 만큼 그늘도 가장 커서 마을 주민이 가장 사랑하는 쉼터다. 나무 둘레를 따라 둥글게 놓인 벤치는 수십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하다. 하천에 놓인 돌다리를 건너면 성밖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유히 흐르는 강 풍경과 함께 바라보는 숲의 모습이 그림 같다.가야산역사신화테마파크_정견모주의길◇성주의 깊은 역사를 느리게 둘러보다성주에 눈에 확 들어오는 풍경은 없다. 대신 느긋한 뒷짐과 느린 걸음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곳들은 여럿 있다. 조선 왕족들의 태를 묻은 태실 무리가 잘 보존된 ‘세종대왕자태실’과 조상들의 발자취가 서린 전통마을인 ‘한개마을’, 가야시대 고분군이 떼지어 깔린 ‘성산동 고분군’이 있다. 또 연초록 파도가 넘실거리는 성주호에선 ‘선비산수길’을 걸으며 잠시 머리를 식혀갈 수 있다.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 뒤편에는 산책하기 좋은 정견모주의 길이 있다. 이 길에서는 최근 숲속 명상과 숲 피닉을 체험해볼 수 있다.특히 가야산 중턱에선 고대국가인 가야의 역사를 곱씹어볼 수 있다. 가야산역사신화테마관과 그 뒤편의 산책로 등으로 구성돼 있는 가야역사신화공원이 이곳에 있어서다. 테마관에서는 가야 건국 설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뒤편에는 산책하기 좋은 정견모주의 길도 있다. 가야산 원시림 사이로 나무덱을 설치해 걷기 편하다. 최근에는 숲속 명상과 숲 피크닉도 체험해볼 수 있다. 가야산의 정기가 가득한 숲속에 앉아 마음공부를 한 후 성주참외와 참외빵·잼 등이 담긴 피크닉세트를 들고 소풍 가듯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선비산수길 1코스 성주호둘레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인 부교성주호에선 호수와 어우러진 걷기길인 ‘선비산수길’을 만날 수 있다. 선비산수길은 1코스 성주호 둘레길과 2코스 가야산 에움길로 구성돼 있다. 1코스는 가천삼거리에서 출발해 성주호 주변을 빙 둘러 독용산성에 이르는 23.9km의 긴 구간이다. 1코스는 가야산 자락의 숲길을 걷는 11.3km의 2코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지만 그만큼 볼거리도 많다. 오르막과 내리막, 덱과 물 위에 떠 있는 부교를 지나는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코스여서 지루함을 잊게 만든다.회연서원은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을 이어받은 한강 정구가 세웠다.수륜면 신정리의 회연서원의 빼어난 봄풍경도 만날 수 있다. 회연서원은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의 학문을 이어받은 한강 정구가 말년에 후학들을 길러내던 초당 자리에 들어선 서원. 앞마당 앞의 400년 된 느티나무의 신록이 한창인 이즈음의 회원서원은 그야말로 빼어나다 못해 가슴이 저릿해질 정도다. 정구는 생전에 회연서원 옆으로 흐르는 대가천 물길을 따라 아름다운 경치를 지닌 아홉 곳을 골라 ‘무흘구곡’이라 이름하고 노닐었다. 서원 뒤편에 봉긋 솟은 봉비암이 제1곡이다.월향면 대산리의 한개마을은 손을 덜 대 옛 마을 분위기가 살아 있는 전통마을이다. 한개란 ‘큰 개울’ ‘큰 포구’를 뜻한다. 한자 말로는 대포(大浦)다. 조선 세종 때부터 560여년을 이어온 성산 이씨 집성촌이다. 60여가구가 사는 이 마을의 한옥·초가 등 살림집과 재실·정자 등 건물 75채가 지방 문화재와 문화재 자료로 지정돼 있다.손을 덜 대 옛 마을 분위기가 살아 있는 전통마을인 ‘한개마을’
2022.04.22 I 강경록 기자
열고는 싶은데…봄축제 알리고 고심하는 지자체
  • 열고는 싶은데…봄축제 알리고 고심하는 지자체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로 멈췄던 봄축제를 2년만에 준비하던 지자체들이 난관에 부딪혔다.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봄축제 소식을 알리면서 쏠림현상도 심각해지면서 축제 운영사 선정 등의 난관에 봉착했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축제 기획사와 이벤트 회사 등이 문을 닫거나 업종 전환을 해 각 지자체마다 축제 운영사 모시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축제 비용까지 늘어나면서 축제 준비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거리두기 해제에 기지개 펴는 축제들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역경제의 한축을 맡았던 지역축제도 마찬가지였다. 각 지지체와 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줄줄이 지역축제와 행사를 취소하거나 잠정 연기했다. 이에 각 지자체가 예정했던 축제와 행사들은 대폭 축소되거나 비대면 행사로 전환되는 등 ‘자중모드’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가졌다. 최근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18일부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다. 지자체들은 그동안 취소하거나 축소했던 봄축제를 서둘러 개최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오재열 한산모시축제 총감독은 “코로나19로 무너진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지역 축제를 개최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 해제하면서 지역민의 축제 개최 요구도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6월 초 예정된 지방선거와 지난 2년간 황폐화된 지역경제도 지역 축제를 빠르게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봄축제 쏠림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4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수백개의 봄꽃축제와 먹거리, 전통문화 축제가 줄줄이 열린다. 강원도의 대표축제 중 하나인 춘천마임축제는 다음달 22일부터 19일까지 개최를 확정했다. 강원도 영월의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당종문화제도 29일부터 3일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강릉단오제도 5월 30일부터 6월 6일까지 남대천 행사장에서 정상 개최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대부분의 연례 프로그램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릉단오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주미 봉정은 이미 13일부터 시작됐다.경북 문경의 찻사발축제도 오는 30일 열린다. 내달 8일까지 문경새재 야외공연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9일간 개최된다. 내달 5일부터는 경북 영주의 영주선비문화축제와 경북 고령의 고령대가야축제가 어린이날에 맞춰 개막하고, 5월 6일에는 경북 성주의 참외페스티벌도 개막한다◇ 축제 쏠림에 고심 깊어지는 지자체축제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도 지자체의 고민이다. 오재열 총감독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해제로 너도나도 봄축제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축제 비용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라면서도 “코로나19로 일부 축제 기획사와 이벤트 회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축제를 감당할 숭 있는 업체 또한 찾는게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축제는 공연·전시 등 이벤트 산업의 종합판이다. 작은 지역 축제 한번에 들어가는 돈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들어가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봄과 가을 기간에 너도 나도 열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갑자기 늘어난 지역 축제에 축제 기획사나 이벤트 회사들도 여기저기 불려다니기 다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축제 비용도 ‘부르는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일부 축제 전문 기획사나 이벤트 회사가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도 경쟁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다. 여름축제인 장흥물축제를 준비중인 전남 장흥의 한 공무원은 “아직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축제 준비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늘막이나 대형텐트 임대료나 경호 인력 등의 인건비가 많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일부 지자체들은 축제를 당분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여는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충북 옥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옻축제를 비대면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경남 산청의 황매산 철쭉제도 올해도 개최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이어져 축제를 부득이 취소했다”고 말했다.
2022.04.21 I 강경록 기자
 中 포털 바이두 역사왜곡 "삼계탕은 중국요리"
  • [밑줄 쫙!] 中 포털 바이두 역사왜곡 "삼계탕은 중국요리"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첫 번째/ 北 김여정 “‘남조선 집권자’ 뻔뻔해”... 문 대통령 맹비난 (사진=연합뉴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제6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한 연설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어요.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등으로 희생된 우리나라 국군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인데요. 2016년부터 3월 넷째주 금요일을 ‘서해 수호의 날’로 지정해 기념식을 열고 있습니다.문 대통령은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는데요. “지금은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강조했어요.김 부부장은 이러한 문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그는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했어요.김 부부장은 우리 군의 신형 탄도미사일인 현무-4를 지적한 것으로 보여요. 지난해 우리 군은 현무-4 발사 실험에 성공했어요.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해 “세계 최고 수준의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성공한 것에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北, 탄도미사일 발사 인정해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유엔 대북제재 위반사항인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정하고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여요.북한 매체들은 지난 25일 시험발사한 발사체가 ‘신형전술유도탄’이라고 보도했는데요. 북한은 지난 2019년부터 신형 전술무기 개발 차원에서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서도 이를 ‘신형전술유도탄’, ‘초대형방사포’ 등으로 명명해왔어요.통일부는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지난 25일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을 ‘탄도미사일’로 인정한 것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김 부부장은 이어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가 우리(북한)의 자위권을 유엔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칭찬해줘도 노여울 것은 없을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어요.북한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 국가로 지정돼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를 받고 있어요. 반면 우리나라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는 국가인데요.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엄연히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그런 차원에서 한국과 다르다”고 지적했어요.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가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합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30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지난 25일에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는데요. 이번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조치가 결정될지 주목됩니다.◆ 통일부 “김여정 담화에 강한 유감...최소한의 예법 지켜라”통일부는 30일 “정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어떤 순간에도 서로에 대한 언행에 있어 최소한의 예법은 지켜져야 한다”고 대응했습니다.이어 “남·북·미 모두가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유일하고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서경덕 교수 “삼계탕 중국 음식으로 적은 바이두에 강력 항의” (사진=바이두 백과)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30일 삼계탕을 중국 음식이라고 설명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항의 메일을 보냈어요.서 교수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두가 삼계탕을 ‘고려인삼과 영계, 찹쌀을 넣은 중국의 오랜 광둥식 국물요리’로 소개하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서 교수는 메일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삭제하고 중국 누리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한국은 삼계탕에 국제적 상품분류체계이자 수출 시 관세율과 FTA 원산지를 결정하는 기준인 ‘HS코드’를 붙여 관리하고 있지만, 중국은 삼계탕에 대한 HS코드가 없습니다.◆ 바이두 역사 왜곡 꾸준해 “김치는 중국 유래, 윤동주는 중국인”바이두의 역사 왜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바이두가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기재했음이 알려져 공분이 일었는데요. 서 교수는 과거 “바이두는 한국 김치를 소개할 때 중국식 절임채소인 파오차이라고 부르며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명백한 거짓”이라고 지적했어요. 또 바이두에 “꼭 확인하고 잘못된 정보를 반드시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서 교수의 항의에도 바이두는 역사 왜곡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항의 메일을 보낸 후 몇 시간 뒤 이 문장은 사라졌지만, 김치 기원 논쟁이라는 제목 아래 ‘김치가 삼국시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내용이 추가됐는데요. 현재 아예 이를 수정할 수 없도록 막아놓은 상태에요.바이두는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국적도 왜곡하고 있습니다. 시인 윤동주의 국적은 ‘중국’으로, 민족은 ‘조선족’으로 표기한 사실도 알려졌어요. 또 독립운동가 이봉창과 윤봉길의 국적은 ‘조선’으로 민족은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 교수는 바이두가 유관순과 김구·안창호·이회영·홍범도 등의 국적은 ‘한국’으로 올바르게 표기했으나 민족은 표기하지 않았고, 신규식은 국적 부분이 없고 이동녕은 국적과 민족 부분을 빈칸으로 놔두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매체와 인터뷰하는 서경덕 교수 (사진=이데일리)서 교수는 역사왜곡 문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중국 누리꾼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8일에는 “요즘 하루 일과의 시작은 중국 누리꾼들이 보낸 메일·DM(다이렉트 메시지)·댓글들을 지우는 것”이라며 “저를 욕하는 건 상관없지만 가족을 건드리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이런다고 윤동주 시인이 중국인이 되진 않는다”며 맞받아쳤어요.◆ 전문가 “역사 공정 이은 문화 공정...잘못된 자국 우월주의”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중국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을 ‘문화적인 열등감이 작용한 중국의 자국 우월주의’로 평가했어요.조 교수는 30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중국은 역사 공정을 통해 중국 내 소수민족의 모든 역사를 자기네 역사로 했다”며 “대표적인 예로 동북공정이 있는데 이를 마무리 했다고 생각하니 ‘우리의 위대한 중화문명을 전세계에 전파하고 홍보하자’는 과정에서 중국의 문화를 왜곡된 우월주의로 마구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조 교수는 이날 삼계탕의 원형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삼계탕의 원형은 고려시대 개성 지역에서 닭을 약재와 함께 삶아 먹는 방식이었는데, 우리가 일제강점기 때 닭에 인삼가루를 넣어 먹었다는 식으로 잘못 표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교수는 “중국의 이런 논리를 방어할 수 있도록 우리 문화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어요. 세 번째/日 모든 고교 사회과목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일본 초등 교과서 (사진=연합뉴스)일본 문부과학성이 30일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에서 내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이 사용할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어요.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검정 심사를 통과한 △역사총합 △지리총합 △공공(公共) 등 3개 사회과목 교과서 30종에는 모두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관련 기술이 포함됐는데요. 모든 사회과목 교과서에는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술이 명기됐습니다.일본의 학습지도요령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2022년부터 개편되는 일부 고교 사회과목에서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는 내용을 가르치도록 하는 학습지도요령을 2018년 3월 30일 고시했는데요. 학습지도요령은 교과서 제작에 반드시 반영돼야 해 고교 사회과목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교육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한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은 줄고...임나일본부설도 등장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역사총합 과목에서 다뤄졌지만 대체로 관련 내용이 축소돼 기술됐습니다. 일부 교과서에서는 위안부 관련 기술이 아예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어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기술한 교과서는 전체 12종 중 절반 이하였습니다.‘임나일본부설’에 입각한 극우 성격의 교과서도 검정을 통과했어요. 임나일본부설은 일본 야마토정권이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 지역에 진출해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하고 가야에 일본부라는 기관을 두어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했다는 주장입니다.◆ 외교부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영토”외교부는 30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일본 정부를 강력규탄하고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했습니다.외교부는 “자국 중심의 역사관에 따라 과거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지 않은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이의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전시 여성의 인권 유린이자 보편적 인권 침해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본질을 일본 정부가 정확히 인식하고, 스스로 표명하였던 책임통감과 사죄·반성의 정신에 입각해 관련 역사교육에 임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했어요. /스냅타임 권보경 기자
2021.03.31 I 권보경 기자
2000년간 마르지 않았던 호수, '쉼터'가 되다
  • [여행]2000년간 마르지 않았던 호수, '쉼터'가 되다
  • 물안개 핀 의림지의 아침풍경[제천(충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중부 내륙에 위치한 아담한 소도시, 충북 제천. 하늘에서 보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조용하게 돌아다니기에 안성맞춤인 도시다. 그 중심에 ‘의림지’가 있다. 제천 10경 중 으뜸으로, 제천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곳이다. 제천 시민들은 의림지에 대한 향수가 각별하다. 유년 시절 단골 소풍 장소였고, 가족의 추억이 담긴 유원지며, 오붓한 산책로와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았다. 시간을 거스르면 의림지는 용두산 아랫마을 제천의 농토를 적시는 생명줄이었다.제2의 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제천 10경 중 으뜸 ‘의림지’의림지는 제천시 모산동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 이름이 ‘임지’였지만 고려 때 의림지로 개명됐다. 저수지가 품은 역사는 선암사의 해우소만큼이나 깊다. 삼한시대에 처음 쌓았다고도 하고, 신라 진흥왕 때인 550년쯤 우륵이 만든 것으로도 전해진다. 당시 우륵은 제자들과 함께 이곳에서 가야금을 뜯으며 만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가 조석으로 가야금을 연주했다는 우륵대(제비바위)와 우륵정이 남아 있다. 이후 조선시대 초기 이곳에서 현감을 지낸 박의림이라는 사람이 증축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의림지의 나이는 대략 1500~2000살쯤 된다.용두산 자락에 안긴 의림지는 못이라기보다 호수에 가까울 만큼 크고 넓다. 저수지 주변에는 수백년은 됐음직한 노송과 수양버들이 늙은 자태를 뽐낸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2㎞ 거리의 호반 둘레길로 든다. 도로에서 불과 몇 발짝 옮겼을 뿐인데 바람 끝에 실린 솔향이 싱그럽다경승지로도 유명하다. 둘레길에는 과거 시인묵객들이 시심을 풀고 풍류를 즐겼던 영호정(1807년 건립)과 경호루(1948년 건립)가 버티고 있다. 의림지 풍광을 더욱 운치 있게 해주는 것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다. 저수지를 수호신처럼 지키고 선 소나무는 허리가 굽고 비틀어진 채로 수백년을 버텨왔다. 하늘로 곧게 솟은 소나무에선 기개가 느껴진다. 물가에 가지를 늘어뜨린 수양버들은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한다. 제천 사람들은 의림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저수지라는 이유도 있지만, 사시사철 맑고 푸른 제천의 하늘을 담아내는 거울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일까. 의림지는 삼한시대 이후 단 한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저수지 바로 아래서 지하수가 사시사철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앞날을 내다보는 우리 선조들의 혜안에 또 한번 놀란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지로 많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늘었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다. 늦은 밤 저수지 산책은 빼놓을 수 없다. 의림지는 제천에서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 가운데 하나다. 그저 바라보는 야경이 아니라 느릿하게 걸으며 느끼는 밤의 풍광이다. 의림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전망대와 용추폭포◇의림지의 새 명물, 용추폭포 유리전망대의림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전망대와 용추폭포의림지에 새 명물이 등장했다. 마치 폭포 위에 서 있는 듯 짜릿함을 안겨주는 용추폭포 유리전망대가 그것. 2020년 8월에 개방했다. 유리전망대에 가기 위해서 먼저 용추폭포를 찾는다. 제천시 캐릭터 박달신선과 금봉선녀가 앞에 있는 의림지관광안내소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오른쪽에 용추폭포가 등장한다. 유리전망대는 용추폭포 위에 설치한 인도교로, 발아래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을 바라보면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가 포말과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다. 몇 걸음 걷지 않아 마치 폭포 위를 산책하듯 아찔하다. 폭포는 아래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발아래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는 느낌이 색다르다. 용추폭포라는 이름은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하지 못하고 터져 죽어 만들어진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일부 주민은 지금도 용추폭포를 ‘용터지기’라고 부른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용 울음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용폭포’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용추폭포 아래 용 모양 바위가 있었으나, 오랜 풍화작용으로 사라졌다.용추폭포는 약 30m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경호루 뒤쪽으로 가야 한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폭포가 존재감을 뽐낸다. 경호루 근처에 있는 후선각 터도 전망 포인트다. 유리전망대에 깜짝 재미도 있다. 전망대 바닥은 투명 유리와 불투명 유리가 섞여 있는데, 철제 기둥에 설치된 센서를 지나면 불투명 유리가 투명 유리로 바뀌어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관광객은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 놀라며 즐거워한다.의림지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도보길을 따라가면 솔밭공원이 나온다. 의림지와 함께 제천사람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다.◇의림지를 중심으로 이어진 걷기 좋은 길의림지와 이어진 길도 요즘 같은 봄날에 더없기 걷기 좋다. 의림지 남쪽으로는 ‘삼한의초록길’이 있고, 북쪽으로는 한방치유숲길이 이어진다. 의림지를 중심에 두고 이어진 이 두 길은 생김새부터 다르다. 삼한의초록길이 의림지가 가둔 물이 흘러 적시는 평야지대를 걷는 길이라면, 북쪽의 한방치유숲길은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길이다. 농로를 확장·개조한 삼한의초록길은 의림지뜰을 북에서 남으로 일직선으로 관통해 시내 언저리까지 닿는다. 전체 2.3km 산책로를 걸으면 사방으로 시야가 툭 트인다. 산간지역인 제천에서 의외로 드넓은 평야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의림지에서 솔밭공원~비룡담~용두산으로 이어진 한방치유숲길은 이름 그대로 숲길이다. 특히 의림지와 이어진 솔밭공원은 의림지를 능가하는 숲의 규모에 놀란다. 멋들어지게 휘어진 소나무 가지 아래는 솔잎만 떨어진 붉은 흙길이다. 그늘 한 점 들기 힘든 소나무의 땅이다.솔밭공원 산책로는 바로 위 제2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제방에 놓인 지그재그 목재 데크를 오르면 제천의 진산인 용두산 아래에 의림지와 규모가 비슷한 저수지가 초록색 물을 담고 있다. 호수 왼편 산자락으로 난 길은 상류 피재계곡으로 이어진다.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들의 아픔이 반영된 지명이다. 약 1km를 걸으면 목재 덱이 끝나는 지점에 한방생태숲이 있다. 조성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은 생태숲이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인데, 군데군데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제2의 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의 반영◇여행메모△볼거리=2019년 1월에 문을 연 의림지역사박물관은 의림지의 역사·문화·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곳이다. 의림지와 동고동락한 제천의 세월을 대형 스크린으로 만나는 ‘시간의함’, 의림지의 역사적 가치를 낱낱이 보여주는 ‘역사의함’, 용두산 피재와 의림지 등을 거쳐 농경지로 물을 공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화의함’,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명의함’, 의림지의 과거와 현재 생활상을 전시하는 ‘추억의함’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체험거리=제천한방엑스포공원에서 운영되는 ‘홉테라피’는 제천 지역의 대표 웰니스관광 프로그램이다. 제천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맥주 원료 홉을 활용하는데, 정신 안정과 육체의 이완을 이끌어내며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혈액 순환 촉진과 면역 증진에 도움을 준다. 홉차 만들기, 홉 족욕, 홉 핸드스파, 홉 코스메틱과 테라피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먹거리=의림지 주변으로는 먹거리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도토리묵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꿀참나무 식당’과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넣은 돌솥밥과 오쌕꽃비빔밥으로 유명한 ‘오디향 식당’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2021.03.19 I 강경록 기자
가을과 엔딩하기 좋은 억새 군락지
  • 가을과 엔딩하기 좋은 억새 군락지
  • [이데일리 트립 in 장세희 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산등선을 따라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며 일렁거린다. 밤에는 선명하게 빛나는 별이 보이고, 낮에는 땅에서 반짝이는 별인 억새가 만발하는 요즘이다. 울긋불긋 곱게 물든 산을 배경으로 천천히 억새길을 걸으며 가을 산책을 해보면 어떨까. 인생샷은 덤, 황매산 억새 군락지경남 산청과 합천을 잇는 황매산은 해발 1,113m에 이르며, 축구장 100개 크기의 거대한 억새 군락지를 자랑한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합천호,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모두 보이는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져 영남의 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매년 5월 열리는 황매산철쭉제가 유명한데 진분홍빛의 대규모 철쭉 군락이 산허리를 감싸는 황홀한 풍광을 볼 수 있다. 봄에는 철쭉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푸르른 초목으로 뒤덮인다면 가을에는 흐드러진 억새풀과 야생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황매산군립공원 제1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조금만 걸으면 정상에서 드넓은 억새 평원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까지 가파르게 난 ‘하늘계단’을 올라가다 뒤돌아서면 아찔하고도 낭만적인 억새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 바로 아래서 탁 트인 풍경을 보니 가슴 속 답답함이 뻥 뚫려 가을바람이 자유자재로 내 몸속을 드나드는 기분이 든다. 꼭 정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정상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 억새 군락지로 안내하는 길이 나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게 산책하면 된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에서 억새풀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감성사진도 찍으며 더욱 생생한 가을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 모두 편안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장애나눔길과 휴게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억새길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황매산의 장점이다. 인근에 한우국밥, 비빔밥, 해물파전, 도토리묵 등을 맛볼 수 있는 ‘철쭉과 억새사이 식당’,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더치워터, 국화유자차 등을 마실 수 있는 ‘인얼스커피’, 오토캠핑장을 이용하여 가을 정취를 만끽하면서 느긋하게 쉬어가는 것도 좋다. 울긋불긋한 산맥과 억새가 한눈에, 민둥산 강원도 정선에 가면 해발 1,119m의 높이를 자랑하는 민둥산이 있다. 옛날에 화전민이 먹고살기 위해 산에 불을 질렀는데 ‘산에 나무가 없어 번번하다’는 뜻으로 ‘민둥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불을 지른 자리에는 억새가 많이 자랐고, 민둥산은 억새꽃축제가 열릴 만큼 풍성한 억새를 볼 수 있는 명소다. 가을에는 정상부터 8부 능선까지 억새꽃의 은빛 물결을 감상할 수 있으며 곱게 물든 아름다운 산 전망은 덤이다. 해발 500m에 위치한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하면 1시간 30분 만에 민둥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데 산행 초보도 쉽게 오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급경사가 없어 경치를 구경하며 쉬엄쉬엄 걷기 좋은 길이다. 숲길을 걷다가 지치면 전망 데크에서 초록 산맥이 단풍으로 뒤덮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쉬어가도 좋다. 계속해서 걷다 보면 드디어 억새 군락지가 나타나는데 산등선을 따라 즐비한 억새풀이 장관을 이룬다. 억새밭 너머로는 가리왕산, 함백산, 태백산 등 울긋불긋 은은하게 물든 산맥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구름이 수놓은 하늘, 고운 단풍,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 물결이 한눈에 담기는데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다. 하늘과 맞닿아 끝없이 이어지는 산등성이, 운치 있는 억새밭과 함께 탁 트인 시야를 만끽하고 싶다면 민둥산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가을바람 맞으며 억새바람길 걷기, 명성산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에 걸쳐 있는 해발 922m의 명성산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억새 명산이다.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억새밭, 산정호수의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사람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산이다. 매년 10월이면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데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이는 억새 물결을 만끽할 수 있다. 명성산은 산정호수 방면에 비탈진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반대편은 완만하기 때문에 산정호수에서 출발해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바람길에 도착하는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가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억새바람길에 다다르면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억새바람길은 데크길과 흙길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신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길을 걸으며 가을 정취를 즐기면 된다. 억새밭 사이에 난 길 한가운데 서서 멋진 인생사진을 남기는 것도 좋다.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포토존, 쉼터, 전망대 등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마음에 드는 곳에서 편안하게 억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팔각정에서는 억새 군락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보이는데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부드럽게 굴곡진 능선길을 따라 가을 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억새를 구경하는 것이 이곳의 최고의 묘미다.
2020.11.09 I 심보배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기업 살아야 일자리 지킨다” 정부 100兆 물량공세
  •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다음은 2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기업 살아야 일자리 지킨다” 정부 100兆 물량공세-한진 경영권 분쟁, 조원태 승기 잡아-489명 중 17명..민주당·통합당 경제 전문가 공천엔 ‘짠물’△줌인-카카오금융 족쇄 푼 변호사들..“코로나 위기가 공정위 변화 부를 걸요”-소득·나이 무관..모든 경기도민 ‘재난기본소득’ 10만원씩 받는다△정부, 긴급자금 100조 푼다-대기업까지 확대..文 “일시적 자금부족으로 기업 문 닫는 일 없을 것”-은성수 “납득할 수 있는 자구노력 있어야 대기업 지원”-유동성 위기 항공업계, 자금조달 숨통 트일 듯-‘회사채 매입’ 꺼낸 美 연준..“한은, 법 해석 넓게 해서라도 ‘새 길’ 가야”-시장안정펀드 30조 중 절반은 5대 금융지주 부담△‘경제’ 외면한 與野 공천-경제 위기 돌파할 전문가 절실..견고한 ‘현역의 벽’ 뚫을 수 있을까-비례 당선 안정권 시민당 1명, 한국당 4명 뿐△에어부산 ‘라임펀드 투자’ 논란-전문성 없으면서 ‘고위험 상품’에 덜컥 투자..이사회도 패싱-올해 현금배당 ‘0원’..펀드에 들어간 200억만 있었어도△‘n번방’ 수사 전방위 확대-회원 신상공개, 법정 최고형 구형 검토..‘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미성년 음란물 소지만해도 처벌’ 양형 기준 만든다△정치-시민당, 소수정당 배제·與 의원 꿔주기로 시끌..열린당, 후보 자질 논란-프랑스·스웨덴 이어 스페인..文대통령에 ‘코로나 방역 SOS’△경제·금융-코로나로 돈 쓸 데 많아진 정부..내년 ‘500조+a’ 초슈퍼예산 예고-코로나 직격탄 맞은 농가..정부 대책은 ‘소비 촉진’ 치중△산업&기업-3자 연합 ‘박빙 승부’서 자책골..‘경영권 유지’ 청신호 켜진 조원태-마스크 대란 해결사 삼성전자..국내 증산 돕고, 해외서 공수-권영수, 지주사 사내이사 연임 유력..계열사 ‘新 먹거리 협업’ 중책-없어선 안될 준재..‘뷰티 인플루언서’ 모시기 열풍-식기세척기·공기청정기 등 ‘위생가전’ 불티-안전성 확신 못해..나노마스크 상용화 난항△수요과학카페-코로나19 치료제, 아직 후보물질 확인 수준..임상 통해 안전성 검증해야-“마스크. 찜통에 찌면 미세먼지 차단력 94%”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 주장△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코로나 여파로 결혼·출산 미뤄 ‘아기 울음소리’ 더 줄어들 것”△증권·마켓-‘의견 거절’ 역대 최다 전망..곳곳 상장폐지 지뢰밭-효성·DGB금융지주, 저금리·약세장에 매력 돋는 배당株-8월까지 1조원 CB만기 도래..코스닥 상장사 자금조달 빨간불△엔터테인먼트-무관중 무대, 공연엔 지장 없어..컴백 안 미룰래요△피플-‘킹덤2’ 김은희 작가 “‘K-좀비’라는 수식어에 엄청 떨리고 기분 좋았죠”△부동산-둔촌주공 “HUG, 분양가 통제 월권 휘둘러..보증시장 개방해야”△사회-신규 확진자 29% 해외 유입..‘12%대’ 고연령 치명률 낮추기 숙제로
2020.03.24 I 김겨레 기자
①"내 고향 생태휴양지서 여유를"
  • [설연휴 어디갈까]①"내 고향 생태휴양지서 여유를"
  • 안산 대부해솔길 구봉도 낙조전망대. (사진=환경부)[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환경부는 닷새간 이어지는 설 연휴기간(2월 2~6일) 고향을 찾은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설 연휴 가볼만한 내 고향 생태휴양지역’ 10곳을 추천했다.‘설 연휴 가볼만한 내 고향 생태휴양지역 10선(選)’은 △안산 대부도 해솔길 △철원 비무장지대(DMZ) 철새평화타운 일원 △운곡 람사르 습지 △괴산 산막이옛길과 괴산호 △청송 지질공원 △무등산권 지질공원 △설악산 국립공원 백담사 일원 △소백산 국립공원 희방사 계곡 △지리산 국립공원 대원사 계곡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영산도 명품마을이다.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3일 “설 연휴동안 오랜만에 모인 반가운 가족들과 환경부가 추천하는 생태휴양지역을 찾아 자연을 즐기면서 여유로운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번에 추천된 지역은 자연·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생태관광지역과 지질공원, 국립공원 중에서 겨울철에 특히 가볼만한 명소다.설 연휴에 가볼만한 생태관광 추천지역은 4곳이다.①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대부해솔길’. 대부해솔길은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7개 코스·74㎞)로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된 소나무숲길, 석양길 등을 따라 걸으며 겨울철 바닷가의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봉우리가 아홉 개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구봉도 낙조전망대(대부해솔길 1코스)는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와 대부도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구봉도 입구 낙락장송과 풍력 발전소 풍경감상 및 일몰과 노을빛을 형상화한 포토존 ‘석양을 가슴에 담다’에서 겨울바다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주변 관광지로는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 전망대, 그랑꼬또 와이너리(와인농장) 등이 있다.탄도 바닷길 ‘모세의 기적’(대부해솔길 6코스)은 탄도항에서 누에섬까지 하루 2차례 바다가 갈라지는 곳으로 풍력발전소 풍경까지 어우러져 일몰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다. 주위의 동주염전, 유리섬박물관, 베르아델 승마클럽, 안산어촌민속박물관 등도 둘러보면 좋다.철원군 DMZ 철새평화타운 두루미. (사진=환경부)② 설경이 아름다운 겨울을 느끼고 싶다면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비무장지대(DMZ) ‘철새평화타운 일원’. 드넓은 철원평야에서 멸종위기종 겨울철새인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감상하는 탐방로(코스)를 비롯해 두루미 평화마을 등에서 지역 특산 공예품과 음식을 함께 만들어 먹는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특히 철원 DMZ두루미평화타운에서 운영하는 탐조 프로그램인 ‘철원을 찾은 겨울철새 두루미 탐조 여행’을 따라 해마다 월동준비를 위해 철원 평야로 날아오는 두루미, 쇠기러기, 독수리 등 겨울 철새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두루미탐조 코스는 ‘아이스크림고지→두루미월동지→철원근대문화유적센터→월정리역’으로 구성된다. 주변에 두루미마을, 두루미 자는 버들골 마을,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철원 DMZ두루미 평화마을(생태도서관·체험교육실·카페 등)도 들릴 수 있다.고창군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탐방지. (사진=환경부)③ 이색적인 겨울습지를 보고 싶다면 전북 고창의 ‘운곡 람사르 습지’. 폐경작지로 방치된 곳을 30년 넘게 자연상태로 유지·보전함으로써 태고의 신비를 가진 산지형 저층습지와 소택지 등의 습지원형으로 자연이 복원된 생태우수지역이다. 이곳은 864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산지형 저층습지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인근에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고인돌공원과 연계해 선운사 도립공원, 고창읍성, 문수사 등 역사·문화적 체험도 같이할 수 있어 더욱 가봄직한 곳이다.괴산 산막이옛길과 괴산호 전경. (사진=환경부)④ ‘괴산 산막이옛길’은 소나무향에 푹 빠진 채로 청명한 겨울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숲 속 산책길로 유명하며 인근 ‘괴산호’와 연계해 1시간 내외의 걷기(트레킹)와 유람선 체험을 할 수도 있다. 피톤치드와 면역력 증진을 가져오는 음이온을 흠뻑 흡수하면서 한번 다녀오면 3년을 무병장수하는 길로 유명하다. 괴산호의 시원한 전경이 겨울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주변관광지로는 괴산 구곡, 조령산휴양림, 성불산휴양림, 괴산 35명산 등이 위치했다.지질공원 중에서는 청송 지질공원과 무등산권 지질공원 2곳을 추천한다.청송 유네스코 국가·세계지질공원 주산지. (사진=환경부)⑤ 지난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경북 청송 지질공원’은 주왕산 주산지와 주상절리가 장관인 기암단애(Giam-cliff) 등 볼거리가 풍부하고 원시시대부터 형성된 화성암, 퇴적암 등이 모여 있어 한반도의 지질다양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청송 지질공원은 주왕산 주산지를 둘러싼 호반의 오솔길, 얼음 호수를 걷는 즐거움과 함께 인근 산길을 걸으며 설경을 즐기는 코스도 멋스럽다. 주왕산을 받쳐 든 깃발바위라는 뜻의 기암단애도 청량한 겨울산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현비암, 목계솔밭, 청송향교, 객주문화관, 청송백자체험지 등도 추천한다.무등산권 국가·세계 지질공원 서석대. (사진=환경부)⑥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화순에 걸쳐 있는 ‘무등산권 지질공원’은 백악기 화산 용암이 식으면서 빚어낸 서석대와 입석대가 유명하며 특히 겨울이 되면 하얀 눈으로 덮여 절경을 자아낸다. 무등산권 지질공원 역시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서석대와 입석대는 무등산의 대표 주상절리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이다. 뜨거웠던 용암이나 화산재가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오각·육각형 모양으로 갈라져 만들어진 주상절리는 대부분 바다에서 볼 수 있으나 이곳은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 위치해 특별하다. 서석대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눈 덮인 주상절리 풍경이 아름답다. 신선대와 억새평전, 화순적벽투어, 덕산너덜, 백마능선, 장불재, 서유리 공룡화석지, 화순고인돌 장동응회암 등도 볼거리다.국립공원의 경우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지 않게 탐방할 수 있는 저지대 위주 탐방로(코스) 중에서 겨울 끝자락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지역 4곳을 선정했다.설악산 국립공원 백담사 계곡돌탑. (사진=환경부)⑦ ‘백담사, 백담사 계곡 돌탑, 만해마을 등 설악산 백담사 일대’는 깊은 수렴동 계곡 100번째 물웅덩이(소)가 만들어진 자리에 지어졌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백수정을 깔아 놓은 것 같은 맑고 시린 백담사 계곡과 함께 이곳에 돌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 수 있다.원시림이 가까운 비경을 간직한 내설악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봉정암, 오세암을 품고 있는 내설악을 대표하는 도량이다. 시인 겸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 머물면서 ‘님의 침묵’ 등을 집필했으며 백담사 앞을 끼고도는 백담 계곡 내 소원을 비는 돌탑이 장관이다.소백산 국립공원 희방사 계곡일원 ‘희방폭포’ 설경. (사진=환경부)⑧ ‘소백산 희방사 계곡’은 깊고 풍부한 수량 덕에 만들어진 깊은 물웅덩이(소)의 투명함에 한해의 근심과 걱정을 묻으며 ‘비움의 여행’을 할 수 있는 조용한 치유(힐링) 명소다. 희방사는 서기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년) 고승 두운 조사가 소백산 남쪽 기슭 850m에 창건한 천년고찰로서 절 주변에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림이 빽빽이 우거져 있으며 절 바로 밑에 영남 내륙 최대 폭포인 높이 28m의 희방폭포가 숨겨진 절경이다. 죽령고개도 감탄을 자아낸다.지리산 국립공원 대원사 계곡길 저지대 탐방로. (사진=환경부)⑨ ‘지리산의 대원사 계곡’은 상류에서 쓸려 내려온 집채만 한 바위가 많고, 급류와 물웅덩이(소)의 반복으로 주변의 노송과 참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소막골 야영장과 대원사 야영장을 차례로 지나며 크고 작은 너럭바위와 함께 맑다 못해 시리도록 투명한 계곡이 일품이다. 작년에 대원사 계곡을 끼고 3.5㎞의 저지대 생태탐방로가 개설돼 이용이 더욱 편리하다. 대원사 외에도 베어빌리지, 의신예길도 가볼만하다.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영산도 명품마을. (사진=환경부)⑩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신안 영산도 명품마을’은 눈과 귀가 즐거운 명품해설과 함께 마을 벽화여행과 호젓한 서해 낙조 감상이 가능하다. 홍합, 미역 등 영산도 특산물도 현장에서 살 수 있다.개발되지 않은 순수함과 깨끗함이 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신안-다도해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지난 2013년엔 환경부 생태우수마을, 2015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볼거리·즐길거리가 충분한 힐링 명소다. 주변 관광지로 벽화길, 영산전망대, 석주대문, 전교1등 도서관, 영산도 일몰 등이 유명하다.(자료=환경부)아울러 환경부는 자연·생태계의 보전 가치가 크면서 관광지로서도 매력적인 지역 26곳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하고 어린이·장년층 등 수요자 맞춤형 생태관광 과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또한 기암괴석, 해안절벽 등 지구과학적으로 가치가 중요하고 경관이 아름다운 지역 10곳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으며 이 중 제주도, 청송, 무등산 등 3곳은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았다.국립공원은 전국에 22곳이 있으며 각 국립공원마다의 독특한 자연환경에 따라 숲속 탐방로, 계곡 걷기(트레킹), 해안 낙조감상 등 다양한 탐방 과정이 마련돼 있다. 북한산·지리산·설악산·소백산·무등산·가야산·한려해상국립공원 생태탐방원 등 숙박형 생태 체험학습이 가능한 생태탐방원 7곳도 북한산, 지리산 등에 설치돼 있다.
2019.02.03 I 박일경 기자
 별보고·산보고·맛보는…영월, 박물관이 살아있다
  • [여행] 별보고·산보고·맛보는…영월, 박물관이 살아있다
  • 동강 최고의 비경인 ‘어라연’. 잣봉 정상으로 가는 전망대에서 서면 어라연의 상선암과 중선암 사이로 동강 래포팅 보트들이 줄지어 떠내려오는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해 질 무렵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 정상에서 바라본 노을. 늦 여름 폭염에도 불구하고, 봉래산 정상은 추위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호야지리박물관 뒤편 주천강변에 있는 요선암. 술이 솟아나는 바위샘 주천(酒泉)의 전설이 흐르고 있는 돌개구멍으로, 세월이 빚은 자연 조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강원도 영월=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영월 땅은 박물관의 고장이다. 전국에 수많은 전시관, 박물관이 흩어져 있지만, 영월만큼 다양한 테마의 박물관을 한곳에 갖춘 고장도 드물다. 여기에 동강을 따라 어우러지는 풍경은 영월 여행의 호젓한 덤이다. 영월에는 2000년대 초반 하나둘 박물관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어느덧 20여 개의 전시관들이 옹기종기 진용을 갖췄다. 민화·사진·동굴·화석·악기·지리·천문 등 테마도 제각각이다. 콕 집어서 박물관 서너 곳만 둘러봐도 영월여행은 풍성해진다. 동강·한반도지형·선돌·고씨굴·청령포·장릉 등 수려한 자연과 문화유적을 공유한 고장이 바로 영월이다. 박물관 한 곳 보고, 자연 문화 경관까지 더불어 둘러보는 아기자기한 투어가 영월에서는 손쉽게 이뤄진다. 빛바래고 오래된 전시물에서 구수한 정서를 음미하고, 천혜의 자연에서 심호흡을 할 수 있는 고장이 바로 영월이다.동강사진박물관 전시관을 관람중인 관람객◇국내 최초의 공립박물관 ‘동강사진박물관’영월 박물관 여행의 첫 시작은 읍내의 동강사진박물관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사진의 변천사와 주제별 다양한 사진작품들을 전시한 국내 최초의 공립사진 박물관이다. 2005년 7월 문을 연 이 박물관에는 1940~80년대까지 한국사진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으로 보는 역사, 문화유산자료 등 다양한 기획 전시도 감상할 수 있다.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동강국제사진제 수상작 1500여 점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국제현대미술관 야외 전시관국제현대미술관도 읍내에 있다.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영월초등학교 삼옥분교장의 교사 3동과 관사 2동을 활용해 만든 미술관으로 2000년 11월에 개관했다. 조형예술가 박찬갑 씨가 세운 이 미술관에는 주로 조각 작품을 소장·전시하고 있다. 야외조각공원에는 17개국 100여 점이 고즈넉한 풍경과 함께 설치되어 있고, 실내 전시실에는 70여 개국 3000여점의 작품이 상설 교환 전시 중이라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준다.봉래산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별마로천문대별마로천문대도 지척이다. 동강사진박물관을 나와 봉래산 방향으로 약 10km 가면 별마로천문대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봉래산(799.8m) 정상에 세워진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천문대로, 지름 80cm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13대 등 총 14대가 있다. 별마로라는 ‘별(star)’과 ‘마루(정상)’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마루’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태백산과 소백산, 백덕산 등을 주변으로 하는 봉래산 정상의 경관 또한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해 질 무렵이다.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 정상에 서서 소박한 영월읍내와 영월을 에둘러 흘러가는 동강이 서서히 어둠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보려면 두툼한 옷과 돗자리는 필수다. 산 정상에 있다 보니 늦여름인데도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호야지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청한군용정도’. 일본이 1895년에 제작한 군사지도다. 독도를 조선의 국경선 안에 그려, 조선의 영토로 표기했다.◇지리를 통해 배우는 역사 ‘호야지리박물관’호야지리박물관 광개토대왕 비문 실물 탁본호야지리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지리 테마박물관이다. 수주면 무릉3리에 있다. 영월은 우리나라 광물 자원의 천연 표본실로 불린다. 카르스트 지형과 석회암 동굴 등 각종 지리 지형 현상을 집약해서 볼 수 있어서다. 박물관은 지리학의 역사와 종류, 체험 등 지리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독일이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기했던 1600년대 지도, 동해를 한국의 바다로 표시한 1700년대 고지도, 중국을 호령했던 고구려 광개토대왕 비문 실물 탁본 등 희귀 자료도 직접 볼 수 있다. 지리에 관한 학문적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체험 행사도 있다.호야지리박물관 뒤편 주천강변에는 요선암이 있다. 술이 솟아나는 바위샘 주천(酒泉)의 전설이 흐르고 있는 돌개 구멍으로, 세월이 빚은 자연 조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개구멍(Pot Hole)은 ‘속이 깊고 둥근 항아리 구멍’이란 의미. 오랜 시간 강을 따라 흘러내린 자갈과 모래가 화강암에 구멍을 내고, 오목해진 부분에 물의 소용돌이가 돌아가면서 만들어낸 신비로운 바위들을 말한다. 호야지리박물관 뒤편 주천강변에 있는 요선암. 술이 솟아나는 바위샘 주천(酒泉)의 전설이 흐르고 있는 돌개구멍으로, 세월이 빚은 자연 조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 생김새가 얼마나 빼어났던지 조선의 문예가 양사언은 평창 군수로 있을 때 신선이 놀만 한 바위라는 의미로 ‘요선암(邀仙岩)’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사실 요선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이른 새벽이나 노을 지는 저녁이 좋다. 햇빛양이 빠르게 변하는 새벽이나 석양에는 요선암을 이루는 바위 하나하나가 차례로 빛을 받아 제각기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보인다. 아무리 뛰어난 조각가라 할지라도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예술작품 앞에서는 경외심에 고개 숙일 수밖에 없다. 인근의 주천면에는 인도미술품을 모아놓은 ‘인도미술관’과 술과 관련한 주민의 생활사와 전통주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들을 전시한 ‘술샘박물관’도 있다.호야지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청한군용정도’. 일본이 1895년에 제작한 군사지도다. 독도를 조선의 국경선 안에 그려, 조선의 영토로 표기했다.◇한국 유일의 악기전문박물관 ‘세계민속악기박물관’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 전시중인 세계의 다양한 전통 악기들남면 연당리에는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 있다. 옛 남면복지회관 건물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아시아에서 두번째이자 한국 유일의 악기 전문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만든 다양한 민속악기를 전시하고 있다. 2009년 5월 개관한 박물관은 2003년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인 마을에 처음 들어섰고, 2007년 부산에도 세워졌다. 영월에 있는 박물관이 본관 역할을 하고 있다.이곳은 사람의 뼈로 만든 악기, 동물 형상의 악기 등 다양한 종류의 민속악기 2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2층 규모인 이곳은 1층에 아프리카의 발라폰과 젬베, 동남아시아의 안클룽과 딘파, 호주의 디저리두, 남미의 레인스틱, 유럽의 켈틱하트 등 악기를 직접 두드리고 소리 내는 체험 공간이 있다. 2층에는 인도 및 서남아시아·중동 및 중앙아시아·아프리카·아메리카·유럽·남태평양 등 문화 권역별로 분류해 악기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의 가야금, 인도의 비굴, 부룬디의 우무두리, 칠레의 차라이나, 독일의 테오르브, 터키의 주르나, 일본의 사미센 등을 볼 수 있다. 전시품들은 출처와 간단한 설명을 첨부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동강 최고의 비경인 ‘어라연’. 잣봉 정상으로 가는 전망대에서 서면 어라연의 상선암과 중선암 사이로 동강 래포팅 보트들이 줄지어 떠내려오는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동강 최고의 비경인 어라연을 빼놓고 가긴 아쉽다. 어라연은 병풍처럼 둘러친 벼랑 아래 U자로 굽이치는 소(沼)를 말한다. 굽이치는 강물과 한가운데 솟은 상선·중선·하선암 등 3개의 봉우리가 입체적인 경관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봉우리가 셋이어서 삼선암이라고도 했고, 신선이 내려와 노닌 곳이라 해서 정자암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이 모습 제대로 보려면 장성산 긴 능선의 끝자락인 잣봉(537m)에 올라야 한다. 사실 가는 길은 쉽지 않다. 동강 생태탐방로 중 ‘어라연 산소길’(약 7km)의 정취가 최고다. 다 걷는 데 3시간 30분 남짓 걸리는 코스다. 능선을 따라 잣봉 정상 쪽으로 가다 보면 최고의 조망을 자랑하는 자리가 있다. 그 아래로 옥빛 강물과 초승달 같은 백사장, 그리고 어라연의 상선암과 중선암 사이로 동강 래포팅 보트들이 줄지어 떠내려오는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성호식당 다슬기비빔밥1◇여행메모△가는길=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제천나들목으로 나와 38번 국도를 따라가면 곧 영월이다.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감곡나들목으로 나와 일찌감치 38번 국도에 오르는 방법도 있다.△먹거리=영월에는 동강에서 잡은 다슬기로 끓여낸 해장국이 유명하다. ‘성호식당’과 ‘동강다슬기’가 손꼽히는 곳이다. 해장국뿐만 아니라 다슬기 비빔밥과 다슬기 순두부도 내놓는다. 여름철이면 콩국수 딱 한 가지만 내놓는 행복식당도 괜찮은 편이다. △잠잘곳= 영월에는 펜션 등 숙소가 여럿 있다. 대부분 동강을 끼고 있다. 무릉도원면 소재지에서 법흥사로 이어지는 법흥계곡에는 펜션이 줄지어 있고, 캠핑장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사랑방식당의 오징어볶음은 마지막에 밥과 김을 넣어 볶아 먹는게 정석이다.
2018.08.24 I 강경록 기자
 백악기 호수에서 태어나다
  • [지질여행③] 백악기 호수에서 태어나다
  • 부산을 대표하는 지질공원인 태종대오륙도 절경을 감상하기 좋은 오륙도스카이워크해운대 곳곳에서 버스킹이 열려 밤바다의 낭만을 더한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질 여행은 땅의 역사를 찾아가는 흥미진진한 시간 여행이다. 바위에는 지구의 시간이 새겨졌다. 수천만 년 세월을 견딘 바위를 쓰다듬다 보면 오늘의 작은 고민쯤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더 먼 미래를 위해 지구를 좀 더 아껴야겠다는 기특한 다짐도 한다. 부산 태종대는 공룡이 지배하던 백악기에 만들어졌다. 공룡의 제왕 티라노사우루스가 살던 시대다. 태종대 앞 푸른 물이 그때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였다니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백악기 말 부산 일대에서 화산활동이 격렬했고, 휴식기에 들어가면 호수에 퇴적물이 쌓였다. 퇴적층이 굳어 바위가 되고,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씻기고 깎여 지금의 태종대가 탄생했다. 그 오묘한 모습에 반해 신라 태종무열왕이 한동안 머물며 활을 쏘았다고 하여 ‘태종대’라는 지명이 생겼다. 등대에서 바라본 자갈마당◇부산국가지질공원 ‘태종대’태종대는 부산국가지질공원 중 하나다. 낙동강하구, 몰운대, 두송반도, 송도반도, 두도, 오륙도, 이기대, 장산, 금정산, 구상반려암, 백양산 등 부산에는 모두 12군데 지질 명소가 있다. 태종대 일대는 응회질 퇴적암과 화산암류가 넓게 분포한다. 태종대 지질 명소는 영도등대 주변에 집중된다. 해식 절벽, 파식대지, 해식동굴, 역빈 등 아름다운 지질 환경을 갖췄다. 숨 막히는 절경에 깃든 흥미진진한 땅의 역사는 내외국인 여행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암석해안이 파도에 침식되어 평평해진 파식대지가 장관이다. 망부석이 서 있는 신선바위 이름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신선바위 옆에 넓고 평평한 태종바위도 있다. 태종바위와 신선바위는 녹색, 흰색, 붉은색 지층이 겹겹이 쌓인 퇴적암 층리가 선명하다. 절벽 아래가 파도에 움푹 파인 낭식흔, 절벽 표면에 아름다운 무늬가 나타나 천연 벽화라고도 부르는 슬럼프 구조는 처음 보는 사람도 찾기 쉽다. 태풍으로 암석이 무너져 2017년부터 태종바위에 올라가지 못한다.시루떡을 쌓듯 층리가 선명하다영도등대에서 계단을 지나 동쪽으로 내려가면 모래는 쓸려 가고 자갈이 파도에 동글동글해진 역빈(현생 자갈 마당), 약한 암석이 파도에 깎인 해식동굴도 있다. 다양한 지질 환경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도록 지질트레일 코스를 개발해서 지도에 표시해두었다. 다누비열차 등대 정류장에 지질공원안내센터가 있고, 전문 해설사가 각 포인트를 짚어가며 해설해준다. 등대로 내려가는 계단 입구에 지질공원 안내판과 지도가 있어 개별적으로도 지질 여행이 가능하다. 해설은 한 시간가량 이어지며, 태종대의 지질 환경은 물론 나무와 풀에 대한 생태 해설을 곁들인다. 계단 주위로 사스레피나무가 울창하다. 3월 말부터 4월 초순에 피는 사스레피나무 꽃은 오줌 냄새가 나는데, 곤충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라고 한다. 가을에 꽃이 피어 겨우내 자그마한 열매를 매달았다가 늦봄에 익는 보리밥나무, 절벽 주위에서 지저귀는 황조롱이도 흔하다. 매일(월요일·명절 연휴 휴무, 기상 악화 시 취소 가능)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과 3시에 지질공원안내센터 앞에서 출발하며, 부산국가지질공원 홈페이지(http://geopark.busan.go.kr)에서 예약하거나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해설은 한국어만 가능하고, 지질공원안내센터에 영문 리플릿이 비치되었다.평평한 파식대지로 형성된 태종바위와 망부석 바위서 서 있는 신선바위영도등대와 지질트레일 외에도 태종대 곳곳에 비경이 가득하다. 바다가 유독 짙푸른 전망대에는 식당과 카페, 매점이 있어 쉬어 가기 좋고, 태종사도 들러볼 만하다. 4월 초순이면 도로변에 동백꽃이 만개해 더 근사하다. 태종대를 일주하는 다누비열차(09:20~17:30)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20~30분이면 영도등대 입구에 닿는다. 야간 차량 개방이 시작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개별 차량으로 입장할 수 있다. 부산은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를 권한다. 주요 여행지를 지나고 이용도 간편한 시티투어버스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다. 태종대는 시티투어버스 중에서 2층으로 된 점보버스가 운행하는 구간이다. 부산역-흰여울문화마을-태종대-오륙도-송도해수욕장-남포동-자갈치시장-부산역을 운행한다. 영도에서 오륙도로 넘어갈 때 부산항대교에서 바라보는 부산항 풍광에 입이 딱 벌어진다. 태종대 영도등대 일출◇오륙도·부산영화체험박물관 등 볼거리 많아태종대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몇 개 섬이 오륙도다. 동래의 지리를 다룬 책 《동래부지》 〈산천조〉에 ‘동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라고 오륙도 이름의 유래가 나온다. 오륙도스카이워크에 오르면 오륙도는 물론 왼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이기대와 그 너머 해운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태종대까지 전망이 시원하다. 오륙도 역시 부산국가지질공원이며 해식 절벽, 파식대지, 해식동굴 등이 있다. BIFF광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무대다. 365일 북적이는 먹거리와 쇼핑의 중심지로,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 중 하나다. 씨앗호떡, 떡볶이, 비빔당면, 닭꼬치, 달걀빵, 호떡, 김밥, 토스트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식욕을 자극한다. 줄이 가장 긴 곳은 씨앗호떡으로, 쫄깃하고 달콤한 호떡에 고소한 견과류가 푸짐해 씹는 맛이 좋다. BIFF광장 곳곳에 영화 관련 조형물과 핸드프린팅 등 볼거리도 많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영화의 도시 부산을 생생하게 즐기는 공간이다. 흥미로운 전시물과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는 체험 위주 박물관이라서 제대로 보려면 두 시간 이상 걸린다. 부산 최초의 극장 ‘행좌’, 이후 신축된 ‘행관’ 등 부산 영화의 역사를 입체적인 전시물로 보여준다. 헤드셋으로 영화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거장의 연구실이나 촬영 연구실, 감독의 영화 철학, 제작 형장 25시 등 깊이 있는 전시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주인공에 도전해보는 영화공작소가 흥미롭다. 박물관 입장하면서 만든 전용 카드를 코너마다 터치한 뒤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점프와 액션, 편집을 거쳐 한 장면을 완성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한 어린이영화마을과 7세 이하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부산 여행의 마지막은 해운대해수욕장이 제격이다. 해가 넘어간 뒤 화려하게 반짝이는 마린 시티의 불빛과 시원한 파도 소리가 어우러져 낭만적이다. 해변 곳곳에서 버스킹이 펼쳐지고, 음악이 흐르는 바다 위로 봄밤이 깊어간다.태종대-오륙도 방면을 운행하는 시티버스 점보버스◇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태종대→오륙도스카이워크→BIFF광장→부산영화체험박물관→해운대해수욕장 △1박 2일 여행 코스= 태종대→국립해양박물관→오륙도스카이워크→이기대도시자연공원→해운대해수욕장→숙박→부산영화체험박물관→BIFF광장→자갈치시장△가는길▷중앙고속도로 삼락 IC→모라로→모라고가교→관문대로→백양터널요금소→관문대로→가야고가교→수정터널요금소→관문대로→성남로→제5부두사거리에서 태종대 방면 우회전→충장대로→부산대교→대교로→봉래교차로에서 태종대 방면 좌회전→태종로→해양로→태종로833번길→태종대▷남해고속도로제2지선 사상 IC→동서고가로→사상구청교차로에서 우회전→학감대로→보수대로→대영로→영주사거리에서 우회전→중앙동사거리에서 좌회전→세관삼거리에서 태종대 방면 우회전→대교로→부산대교→봉래교차로에서 좌회전→태종로→해양로→태종로833번길→태종대△주변 볼거리= 몰운대, 흰여울문화마을, 평화공원, 갈맷길700리 3코스(오륙도선착장-태종대 입구), 송도해수욕장, 송도구름산책로, 남포동, 국제시장 등
2018.03.25 I 강경록 기자
 와인향·국악선율 싣고, 봄기운 품은 보랏빛 열차가 ‘출발’
  • [여행] 와인향·국악선율 싣고, 봄기운 품은 보랏빛 열차가 ‘출발’
  •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영동 국악와인열차를 탄 승객들이 편안한 좌석에 앉아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지나가는 경치를 바라보며 와인을 음미하고 있다.[충북 영동=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영동은 우리나라 최대 포도산지다. 포도재배면적인 2200㏊로 전국 포도생산량의 12.7%에 이른다. 연간 포도생산량은 2만 3000여t. 송이로 따지면 1억 송이 정도라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적 특성과 소백산맥 주변 고지대에서 주로 재배해 달고 향이 좋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와인코리아뿐 아니라 포도재배 농가가 와이너리를 갖추고 개성 있는 와인까지 만든다. 어림잡아 영동 와이너리 농가 수는 40여 개에 이른다. 어느 곳을 가든 달콤하고 선명한 보랏빛이 인상적인 명품와인과 함께 다양한 와인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국 유일의 포도·와인특구가 바로 영동인 것이다. 따스한 봄기운을 가득 품은 와인향에 취해 영동으로 열차 타고 떠난다. 지난달 2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영동국악와인열차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모습◇1960년대부터 뿌리내린 와인산업영동에 와인산업이 뿌리내린 것은 1960년대다.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포도를 자체적으로 발효, 시음하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그때다. 지금의 와이너리로 육성한 것은 비교적 근래인 2008년 일이지만 ‘101가지 맛과 향이 있는 와인의 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와이너리가 들어섰으니 그날도 머지않았다고. 품질도 국내 최상급이다. 지난 2013년 대전와인트로피에서 세계 각지 2635종의 와인 가운데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은메달을 땄고, 2015년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한 한국와인품평회에서 대상 등 5개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영동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중 하나인 블루와인농원의 와인세트그렇다면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포도를 ‘수확’하고 ‘세척’한 후 줄기를 잘라주는 ‘줄기치기’, 손으로 포도를 눌러 껍질과 과육을 분리하는 ‘파쇄’ 과정을 거친다. 이어 잡균을 제거하고 효모가 발효작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아황산을 첨가한 뒤 당도를 측정하고 설탕과 효모를 첨가한다. 이후에는 1차 발효·여과, 2차 발효 과정을 거쳐 100일 뒤면 와인으로 거듭난다. 영동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영동의 와이너리를 들러볼 일이다. 컨추리와인, 도란원, 블루와인농원 등 농가형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면 시음뿐 아니라 구매도 할 수 있다. 영동와인 여행에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영동국악와인열차다. 열차는 서울에서 출발해 충북의 영동 사이를 왕복한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지나가는 경치를 느긋이 바라보며 와인 한 잔의 향기에 취할 수 있다. 여기에 열차여행의 낭만까지 더해져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준다. 특히 노선 중간에는 국악공연도 진행하는데 와인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다. 영동국악와인열차 외관◇열차서 마시는 와인…맛도 기분도 최고열차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영등포역과 수원역을 거쳐 영동역까지 2시간 30분에서 3시간쯤 걸린다. 열차는 기관차와 발전차를 포함해 총 8량, 249석으로 구성했다. 열차 내외부 곳곳에는 와인과 국악이 담겼다. 각 차량의 외부는 자줏빛과 보랏빛 그라데이션, 포도넝쿨, 국악기 등으로 디자인하고 포장했다. 내부는 와인을 즐기기에 최적화했다. 기관차와 발전차를 제외한 6량의 모든 좌석은 와인 고객을 위한 테이블 석이다. 또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바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미각과 후각까지 사로잡는다. 여기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인테리어, 전 객차를 연결하는 영상과 음향장비, 호차마다 이벤트 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영동국악와인열차 일반실 내부객차마다 콘셉트도 다르다. 1호차는 가족·연인을 위한 공간이다. 2인실·4인실·6호실은 별도의 방 형태로 오붓한 여행이 가능하다. 2호차·5호차· 6호차는 와인과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2·4인석 테이블을 배치했다. 3호차에는 장애인 전용석과 장애인 화장실이, 4호차에는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바를 운영한다. 열차는 가는 길 내내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객차마다 호스트와 소믈리에가 상주해 담당 객차의 와인 서빙과 오락을 책임진다. 어떤 호스트가 탔느냐에 따라 열차의 분위기도 약간씩 달라진다. 손님의 취향과 연령에 따라 순식간에 클럽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7080 라이브 무대가 되기도 한다. 열차에서 내놓는 와인은 총 4가지다. 화이트와인, 드라이 레드와인, 스위트 레드와인, 복분자와인이다. 모두 영동에서 재배한 포도를 원료로 와인코리아에서 만든 100% 국내 와인이다. 한국의 와인 제조술을 재발견할 기회다. 처음엔 이 4가지 와인을 살짝 맛보고, 그다음부터는 각자 취향에 맞는 와인을 원하는 만큼 소믈리에가 객차 안을 돌아다니며 서비스한다. 영동국악와인열차 내 이벤트◇난계 발자취 따라 잠시 쉬어가다열차가 영동에 도착하면 영동 곳곳의 볼거리도 만끽할 수 있다.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았다고 전해지는 옥계폭포와 영동시장, 국내 최대 와인생산지인 영동의 농가 와이너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영동와인열차 상품에는 영동의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포함해 부담도 없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옥계폭포다. 박연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해서 박연폭포라고도 불린다. 높이 20여m의 시원한 폭포는 겨울 동장군의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두껍게 얼어붙었다. 그 장관에 압도돼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잠시 황홀경에 빠져본다. 이 폭포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옛날 폭포 아래쪽에 양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가 폭포의 멋진 풍경을 방해한다고 마을 사람들이 치워버렸다. 그때부터 마을 남자들이 하나둘 사고로 죽기 시작했는데 이를 이상히 여겨 양바위를 제자리로 옮겨놓으니 더는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인 ‘천고’.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으며,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 된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고 한다.옥계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난계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들어섰다. 가야금을 비롯한 100여 종의 국악기와 의상을 전시하고 있고, 박연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다오라마로 연출하고 있다.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체험실도 마련해 가족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다. 천고(天鼓)도 두드려보자.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다.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는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의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을 사용했다고 한다. 영동국악체험촌 우리소리관 공연장에서 열린 난계국악단의 상설공연. 난계국악단은 국악과 퓨전국악으로 관광객들엑 아름다운 국악선율을 전하며 인기몰이중이다.◇여행메모△가는길=영동국악와인열차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한다. 가격은 8만 5000원부터다. 예약·안내는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나 콜센터에서 가능하다. △먹을 곳=영동의 맛있는 음식도 여행을 즐겁게 한다. 황간면 일원과 영동읍 전통시장 주변에는 ‘올뱅이’(올갱이·다슬기의 충북 방언) 해장국을 파는 음식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양산면 금강변에는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내놓는 식당이 즐비하다. 손질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고 튀긴 다음 양념을 발라 조린 도리뱅뱅이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바삭바삭 씹히는 맛도 좋다. 쏘가리·동자개·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은 뒤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끓인 어죽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다. 상촌면 일원에 조성된 자연산버섯음식거리에는 다양한 버섯요리를 내는 식당이 10여곳 모여 있다. 영동의 배표적인 와이너리 농원인 블루와인농원에서 와인족욕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2018.03.02 I 강경록 기자
④ 삼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가야를 만나다
  • [여기어때]④ 삼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가야를 만나다
  • 지산동 고분군에서 본 남쪽 고분군과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 풍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한반도를 지배하던 시기, 가야(42~562년)가 엄연히 존재했다. 가야는 소국 연맹으로 치부되어 삼국과 달리 고대국가로 대접받지 못했지만, 경북 고령 지방의 대가야는 수준 높은 문화와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 삼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대가야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남벌로 금관가야가 멸망한 4세기 후반부터 전성기를 누렸고, 562년 신라의 침입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가야 개국 이후 520년 만의 일이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518호분의 실제 모습◇대가야 도읍지 ‘경북 고령’경북 고령의 중심인 고령읍은 몇 해 전, 대가야의 고장답게 행정구역 이름을 대가야읍으로 바꿨다. 대가야읍 뒤로 우뚝 선 주산은 1500여 년 전 대가야의 타임캡슐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79호)을 품고 있다. 지산동 고분군은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515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341호)과 함께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선정되어 2020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한다.대가야를 온전히 만나기 위해서는 대가야역사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 우륵박물관으로 구성된 대가야박물관에 가야 한다. 대가야역사관 상설전시실은 대가야의 여명, 대가야의 성립, 대가야의 성장과 발전, 대가야 이후의 고령 등 4가지 주제로 꾸몄다. 굽다리접시와 그릇받침 같은 토기는 대가야가 얼마나 큰 영역을 차지했는지 보여준다. 물결무늬가 있거나 굽다리의 구멍이 세로로 나란히 뚫리는 등 대가야 양식 토기는 고령, 합천, 거창, 함양, 산청, 창원을 비롯해 전라도 남원, 장수, 진안 등에서도 나타난다. 대가야의 세력이 백두대간을 넘어 섬진강까지 뻗쳤다는 뜻이다. 대가야 역사관의 순장하는 과정을 담은 디오라마대가야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2월 25일까지 〈대가야 왕릉 속의 비밀, 지산동 518호분〉 특별전이 열린다. 518호분은 지산동 고분군 남쪽 봉분 중 처음 발굴된 곳으로, 금동제관모장식을 비롯한 유물이 500점 가까이 출토되어 왕릉급 고분임이 밝혀졌다. 순장 돌덧널무덤 5기와 함께 무덤 주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 고분 조성 뒤 추가로 조성한 배장(陪葬) 무덤도 발견됐다.대가야왕릉전시관은 지산동 고분군 가운데 동서 지름 27m에 이르는 44호분을 실제 크기로 복원한 곳이다. 44호분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대규모 순장 무덤이다. 무덤 주인이 묻힌 9m가 넘는 구덩식 돌방 1기와 부장 무덤인 구덩식 돌방 2기를 비롯해 소형 돌덧널무덤 32기가 부채꼴로 배치되었다. 각 돌방과 덧널에는 무덤 주인을 가까이 모신 첩이나 시녀, 호위 무사, 노비 등 40여 명이 순장되었다. 돌덧널무덤에 두 명을 합장한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부부와 부녀로 알려졌다. 고분 안쪽으로 돌방 내부와 순장 형태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전망대가 설치되었고, 전시관 벽을 따라 순장 유형과 출토 유물 등 44호분에 대한 설명을 담은 패널이 이어진다.대가야 역사관에 전시된 대가야의 토기들지산동 고분군은 주산 능선을 따라 고분 704기가 있는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분군 산책로 주변 통신 관로 공사 도중에 땅을 파는 곳마다 묘제와 유물이 출토되는 상황이다. 지산동 고분군과 함께 1500여 년 전 대가야의 속살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왕릉전시관 옆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차장 오른편 길을 따라 73호분과 74호분을 지나 비탈로 올라가면 44호분을 지나는 원래 산책로와 만난다. 숨이 가쁠 때마다 뒤돌아보면 고령 시내와 대가야통문 건너편으로 고분군이 이어진다. 금림왕릉으로 추정되는 5호분, 멀리 합천 가야산 전경이 보이는 45호분을 지나면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장 높은 1호분에 이른다. 1호분 앞에서 보면 고분군을 따라 굽은 길이 아름답다. 가야금을 켜고 있는 우륵상과 우륵박물관쾌빈리에 위치한 우륵박물관은 악성 우륵과 가야금을 테마로 꾸몄다. 우륵은 대가야 가실왕 때 가야금을 만들고, 가야 12개 지역 이름을 따 ‘상가라도’ ‘하가라도’ 등 12곡을 지었다.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박물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우륵의 생애와 가야금에 대한 이야기로 빼곡하다.대가야박물관 건너편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대가야의 토기와 철기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입구를 지나면 고대가옥촌대가야유물체험관, 대가야가마터체험관, 토기·철기방, 가야광장 등이 이어진다. 가장 높은 곳에는 왕가마을펜션과 인빈관, 캠핑장 등 숙박 시설이 있다. 인빈관 뒤 고분전망대에서 지산동 고분군이 내려다보인다. 전망대 아래로 고분군을 따라 대가야박물관까지 고분 산책로가 이어진다. 주산 능선의 대형 고분과 달리 올망졸망한 고분군 사이로 산책로가 있어 오붓하면서도 색다른 풍경을 만난다.대가야 기마문화승마체험장에서 승마체험을 하는 어린이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너머에는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이 있다. 가야 하면 철제 갑옷과 마구로 무장한 기마 무사가 떠오른다.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은 전통 말 문화와 승마, 국궁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이 포함된 농촌체험특구에는 올해 가야국역사루트재현단지가 완공될 예정이다. 고령향교 인근에 위치한 대가야다례원은 추운 겨울 따뜻한 차와 함께 전통을 배우는 곳이다. 합천 가야산 일대에서 수확한 녹차를 내는데, 찻잎을 곱게 간 말차를 추천한다. 우리 고유의 전통 막사발에 담긴 말차는 녹색 거품을 머금어 부드럽고, 입안에 느껴지는 풍미가 좋다. 다식과 함께 차를 마시는 기본 체험, 한복 입고 다례 체험하기, 고령의 로컬 푸드로 다식 만들기 등을 해볼 수 있다. 10명 이상 예약해야 체험이 가능하다.봉이땅엔 딸기따기체험고령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영남 사림의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이 400년 가까이 모여 사는 개실마을이다. 고령의 대표적인 농촌 체험 마을로, 겨울에는 엿 만들기 체험이 인기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엿을 늘이고 막대기로 먹기 좋게 자르면 끝. 고유의 단맛이 좋고, 이에 달라붙지 않아 먹기 편하다.고령은 미숭산과 만대산에서 맑은 물이 내려오고 토지가 비옥하며, 내륙의 일교차가 커서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봉이땅엔은 1만 9800여 ㎡ 비닐하우스 40동에서 친환경 유기농 딸기를 재배하는 농장으로, 딸기 따기와 딸기잼·쿠키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딸기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익어야 당도가 높기 때문에 1~2월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2월은 주말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딸기 따기 체험을 진행하니,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한다.지산동 고분군 1호분으로 가는 산책로◇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대가야역사관→대가야왕릉전시관→고령 지산동 고분군→딸기 체험(딸기 따기, 딸기잼·쿠키 만들기)→우륵박물관→개실마을△1박 2일 여행 코스= 대가야역사관→대가야왕릉전시관→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우륵박물관→(숙박)→개실마을 산책·체험→김면장군유적→대가야기마문화승마체험장→대가야다례원→딸기 체험(딸기 따기, 딸기잼·쿠키 만들기)△가는길= · 광주대구고속도로 고령 IC→고령IC교차로에서 고령 방면 좌회전→안림교차로 지나 약 2km 직진, 삼거리에서 고령 방면 좌회전→대가야박물관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성주 IC→삼거리에서 용암면 방면 우측→용정교차로에서 고령 방면 지방도 67호선으로 우회전→월산사거리에서 고령 방면 좌회전→헌문교차로에서 우회전→고령광장회전교차로에서 9시 방향 대가야로로 직진→대가야박물관△주변 볼거리=반룡사, 김면장군유적, 고령 장기리 암각화, 개경포기념공원, 미숭산자연휴양림지산동고분군의 남쪽에서 본 대가야왕릉전시관과 지산동고분군
2018.01.28 I 강경록 기자
 월출산 자락에 밴 다산의 묵향과 차향에 취하다
  • [여행] 월출산 자락에 밴 다산의 묵향과 차향에 취하다
  • 전남 강진의 백운동 별서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월출산 밑으로 넓게 펼쳐진 강진다원의 차 밭 정경이 장관을 이룬다.백운동 별서정원으로 가는 길은 드넓게 펼쳐진 강진다원의 차 밭 정경이 장관을 이룬다. .[전남 강진=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의 차 문화는 언제쯤 시작되었을까. 기록상으로는 신라시대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문무왕이 가야의 시조 김수로 왕의 제사에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고려시대에 널리 민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불교와 함께 급격히 쇠퇴했다. 조선 후기 들어 비로소 대중적인 날개를 펴기 시작한다. 그 중심에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있다. 다산은 초의(草衣) 의순(1786~1866), 그리고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와 함께 조선 후기 차 중흥기를 이끈 인물로 꼽힌다. 이들 중 으뜸은 다산이다. 초의는 다산에게서 차를 배웠고, 추사는 차 보다 서예로 더 이름을 날렸다. 다산의 남다른 차 사랑은 전남 강진 땅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동시에 수많은 ‘뒷이야기’를 남겼다. 다산의 흔적이 차향처럼 그윽하게 베여있는 강진으로 향한다. 만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다산초당. 이곳은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기간 중 10여년 동안 생활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500여권의 책을 저술한 곳이다.◇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의 유배지 ‘다산초당’만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다산초당 가는길 중간에 있는 뿌리길.강진읍에서 남서쪽을 향해, 구강포 서쪽 길모퉁이를 끼고 비스듬히 내려오면 도암면 만덕리 귤동마을이다. 이 마을을 병풍처럼 휘감고 있는 만덕산 기슭에 바로 다산의 유배지이자, 다산학의 산실인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茶山)은 차나무가 많았던 만덕산의 별명. 정약용의 호 ‘다산’도 여기서 따왔다. 다산은 장장 18년에 걸친 강진 귀양살이 가운데 다산초당에서만 10년을 지내며, 언제 끝날지 모를 귀향살이를 한겨울 동백꽃처럼 학문과 사상을 붉게 피웠다.마을을 지나면 다산초당을 향해 가는 숲길이 이어진다. 돌계단을 오르면 대숲이다. 대숲의 서걱거리는 소리를 동무삼아 걷다보면 원시적인 야성미를 느끼게 하는 길을 만난다. 수백살 먹은 소나무 뿌리들이 땅위에 온통 얽혀 있다. 200여년 전 다산도 이 뿌리들을 밟고 묵묵히 올랐을 길이다. 그는 생치기투성이 손을 내밀어 땅을 움켜진 뿌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가파른 길을 오르면 다산초당이 묵직하게 서 있다. 초당은 여전히 와당(瓦堂)이다. 원래 작은 초가였는데, 허물어진 것을 1957년 다시 지으면서 기와를 덮은 것이다. 초당 양 옆으로 역시 기와로 이은 동암과 서암, 그리고 좀 떨어진 산머루에 천일각이 있다.만덕사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여기저기서 집자해 만들었다.다산이 거주하기 전에는 해남 윤씨 가문에서 산정(山亭)으로 쓰던 곳이다. 윤선도를 배출한 해남 윤씨와 다산은 먼 친척뻘이다. 다산의 모친이 바로 그 집안 출신이다. 유배 중이라 하더라도 핏줄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터. 주막에서 유배를 시작한 다산이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서야 비로소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초당에 걸린 ‘다산초당’ 현판과 동암에 걸린 ‘보정산방(寶丁山房, 정약용을 보배롭게 모시는 산방)’ 현판은 모두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새긴 것이다. ‘다산초당’ 현판은 추사의 글씨를 여기저기서 집자해 만든 것이지만, ‘보정산방’은 추사가 직접 쓴글이다. 동암에는 다산의 글씨를 집자한 ‘다산동암’이라는 현판도 함께 걸려 있다.다산초당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넓은 돌 ‘다조’는 다산이 찻물을 끓여먹었던 차 부뚜막이다.◇ 유배지에서 차를 배우고, 친구를 얻다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다산유배길’ 끝자락에는 수백년 나이를 먹은 동백숲이 우거져 있다.다산의 흔적들도 여기저기 남아있다. 초당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넓은 돌은 다산이 찻물을 끓였다는 ‘다조(茶俎·차 부뚜막)’다. 뒤뜰에는 가뭄에도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는 샘 ‘약천’이 있다. 다산은 이 물로 차를 끓였다. 왼편 산비탈로 올라가면 다산이 바위에 손수 쓰고 새겼다는 ‘정석(丁石)’이라는 글자를 볼 수 있다. 한 획 한 획에서 옛 사람의 고독을 읽는다. 오른쪽에는 연못 ‘연지석가산(蓮池石假山)’이 있다. 연못 한가운데 돌로 산을 쌓고 대롱으로 폭포도 만들어 놓았다. 이 네 가지가 이른바 ‘다산사경(茶山四景)’이다.다산은 강진 땅에 유배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차를 마셨다. 유배 중 얻은 병 때문에 차를 찾았는데 때마침 강진 만덕산 백련사에서 야생차를 발견하는 행운을 얻는다. 다산초당과 백련산의 거리는 지척(800m)이다. 당시 다산은 아암(兒菴) 혜장이 대흥사에서 백련사로 건너와 머물며 다산을 만나려고 애를 쓴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신분을 감춘 채 백련사로 놀러가 한나절 대화를 나눈다. 둘은 급격하게 친해졌다. 이후 다산은 혜장에게 주역을 가르쳐 주면서 사제관계를 맺는다. 또 차를 만드는 법도 혜장과 백련사 승려들에게 알려준다. 다산이 혜장선사를 만나러 간 백련사. 신라 말에 창건해 1211년 원묘국사 유세가 중창했다.다산이 혜장을 만나러 가던 길이 바로 다산유배길이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800여 미터의 길이다. 걸어서 30분 남짓이지만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서로 어울려 짙은 향기를 뿜어댄다. 동암을 거쳐 천일각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간다. 천일각은 다산이 초당에 거주할 때에는 없었던 정자다. 정자에 올라서면 강진만이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다산 또한 이 언덕에서 바다를 자주 바라보았을 것이다. 백련사 인근에는 야생차나무와 수백 살은 족히 넘었을 동백나무 1000여 그루가 있다. 겨울 중턱임에도 볕 좋은 몇 그루에는 동백꽃이 고개를 내밀고 봄이 어디쯤 왔는지 가늠하고 있다. 동백나무 숲을 지나면 백련사다. 신라 말에 창건해 1211년 원묘국사 요세가 중창했다. 원래 산 이름을 따 ‘만덕사’라 했지만, 현재는 ‘백련사’로 부르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8대 국사를 배출해 전국에서 으뜸가는 명찰로 알려졌다. 호남 3대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백운동 별서정원의 정경.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조선중기 처사인 이담로가 조영한 정원이다.◇호남 3대 정원 ‘백운동 별서정원’백운동 별서정원으로 들어서면 동백터널이 짙은 숲그늘을 만든다.다산의 흔적은 백운동 별서정원으로 이어진다. ‘호남의 3대 정원’이라 일컫기도 한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동과 견줄 만하다는 것이다. 이곳은 400여 년 전 선비 이담로(1672~?)가 말년에 둘째 손자 이언길(1684~1767)을 데리고 들어와 가 은거하며 짓고 가꾼 별장이자 정원이다. 월출산의 암봉인 옥판봉 아래 세 칸짜리 초가를 짓고, 마당에는 계곡 물을 끌어들여 아홉 굽이 물길을 만들었다. 기기묘묘한 바위는 그대로 두고, 주위에는 100그루의 홍매화를 심었다. 이담로는 세상을 뜨며 ‘평천(平泉)의 경계’를 남긴다. 이는 당나라 때 재상 이덕유가 그의 별서인 평천장을 두고 자손에게 “절대로 남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당부해 나온 말이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세기가 4번 바뀌는 동안 아들에서 손자로 12대째 이어졌다. 이곳은 이담로 당대부터 명원(名園)으로 손꼽혔다. 5대 동주(主) 이시헌은 강진에 유배와 있던 다산 정약용의 막내 제자가 됐다. 정약용은 이곳을 방문한 뒤 ‘백운동 12경’을 명명하고 1경 옥판상기(玉版爽氣·옥판봉의 상쾌한 기운)부터 12경 운당천운(穿雲·운당원에 우뚝 솟은 왕대나무)까지 그 아름다움을 시로 읊었다. 다산은 자신을 스승처럼 섬긴 초의선사에게 백운동 뿐 아니라 다산초당까지 그리게 한 뒤 합쳐 백운첩(白雲帖)을 남겼다. 백운동과 다산초당 중 어느 곳이 더 아름다운지 겨뤄보려 한 것이다. 초의선사가 그린 백운동도별서 마당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술잔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든 구부러진 물길)가 굽이친다.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정원 마당으로 끌어와 한 바퀴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민간 정원에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이 정원은 호남 지역 차 문화의 산실로 꼽힌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한국 최초의 차 전문 저작인 ‘동다기’ 등이 여기서 발견했다. 현재의 백운동 별서정원의 건물은 백운동 12경의 그림을 근거로 재현한 것으로, 과거 자연과 인공을 적절히 배합한 배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까지 완벽하게 다시 만들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먹을수록 젊어진다는 ‘회춘탕’◇여행메모△가는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천안분기점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논산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까지 간다. 동림IC를 조금 못 가서 나주로 나가는 길로 빠진다. 이후 나주-영암-강진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면 된다. 고속철도(KTX)를 탄다면 나주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먹을곳= 강진군도서관 인근의 강진한정식전문점 ‘다강’은 살이 꽉찬 싱싱한 꽃게를 구입해 배, 사고, 다시마 등으로 고아낸 육수와 간장이 더해진 단맛나는 간장게장이 일품이다. 강진읍 중앙로의 ‘하나로식당’은 회춘탕 원조격인 곳이다. 소금을 한 톨도 넣지 않고 12가지 한약재를 1시간 이상 푹 고아서 담백하게 우려 낸 국물에 문어와 전복, 닭을 넣고 끓여 영양은 물론 식감이 아주 좋다. 읍내의 동해회관은 강진만의 갯벌을 누비는 짱뚱어로 만든 탕이 유명하다.△잠잘곳= 강진의 푸소(FU-SO) 체험 운영농가에서 숙박할 것을 추천한다. 푸소(FU-SO)는 ‘필링-업(Feeling-Up)’과 ‘스트레스-오프(Stress-Off)’의 줄임말이다. 푸소는 ‘덜어내시오’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이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모두 떨쳐버리라는 뜻이다.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훈훈한 농촌의 정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120곳의 푸소 체험 운영농가가 참가하고 있다. 1인당 5만원(1박 2일 기준)이다.강진 한정식전문점 ‘다강’의 한정식 한상차림 중 대표메뉴 ‘간장게장’
2017.12.22 I 강경록 기자
⑤55번의 축제, '분위기 메이커' 특명
  • [코리아세일페스타]⑤55번의 축제, '분위기 메이커' 특명
  •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17’의 불꽃들이 가을하늘의 밤하늘에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다(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달 28일 개막했다. 오는 31일까지 34일간 전국에서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전통시장, 제조업체 등 350여 기업이 최대 80%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쇼핑과 관광ㆍ문화행사간 연계를 촉진하기 위한 대규모 마케팅 축제도 열린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살거리·놀거리·볼거리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분위기를 띄워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는 문화 축제에 내려진 ‘특명’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유사한 취지로 열리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영국의 박싱데이 등과 비교하면 몰입도나 흡입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전국에서 문화축제를 열고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슬로건으로 내건대로 소비를 활성화하려면 사람들이 집밖으로 나와 돈을 쓰도록 유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을 즈음해 전국에서 열리는 문화축제는 무려 55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문화축제 중 하나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다. 2000년 첫 행사 이후 15회를 맞은 올해 불꽃축제에는 한국, 미국, 이탈리아 등 3개국의 대표 불꽃팀이 참여해 총 10만여 발의 불꽃을 가을 밤하늘에 수놓았다. 가족, 연인, 친구 등 100만여 명의 시민들이 이 광경을 관람한 것으로 주최 측인 한화는 추정했다. 서울에서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포함해 총 9개의 축제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열린다. 이밖에 △경기도 6개 △경북 4개 △경남 7개 △충북 4개 △충남 5개 △전북 5개 △전남 5개 △강원 5개 △제주 5개의 문화축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이번에 처음 열리는 ‘지역 특화 행사’들이 눈에 띈다.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 No1 스트릿페스타’, 울산 울주의 ‘봉계 한우불고기 축제, 경기도 성남의 ’코리아세일페스타 인 모란‘, 광주 ’쇼핑의 나라 충장랜드‘ 등이 대표적이다. 다음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55개 문화 축제 일정과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서울(9)△1980 남산골 야시장 -6.3(토)~10.28(토) /남산골한옥마을-1890년대 한양의 저잣거리를 테마로 재구성한 야시장 개최△강남 페스티벌 -9.27(수)∼10.1(일) / 코엑스, 영동대로일대등-K-POP공연, 패션쇼, 국제평화마라톤대회, 강남 그랜드세일 등△강동선사문화축제 -10.13(금)∼10.15(일) /서울 암사동 유적-신석기인들의 암사동유적(국가사적 267호)에서 문화행사 개최△남산골 태권도야외공연-5.1(월)∼10.30(월) /남산골한옥마을-태권도 공연, 격파체험, 태권체조,여성호신술 등 체험프로그램 진행△서울거리예술축제 -10.5(화)∼10.8(일) /광장, 서울시립미술관 등 거리예술, 신체극, 영국포커스공연 등△서울세계불꽃축제 -9.30(토) / 여의도 한강공원-여의도 밤 하늘을 무대로 환상적인 불꽃 연출△서울 밤도깨비야시장-3.24(금)∼10.29(일) / 여의도, DDP, 청계천 등-핸드메이드 제품 판매, 푸드트럭 장터운영, 문화공연 등△서울세계무용축제 -10.9(월)∼10.29(일) /마포구 신촌로 일대-2017년 20회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규모의 국제무용페스티벌△이태원 지구촌축제 -이태원관광특구 일원 -한국의 문화와 이태원의 외국 문화를 결합된 축제■경기(6)△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축제-9.28(목)∼10.2(월) /안성시내 일원-바우덕이 추모제, 길놀이 퍼레이드, 7090콘서트 등△이천쌀문화 축제 -10.18(수)~10.22(일) / 이천쌀문화축제행사장-이천시의 상징인 쌀과 농경문화의 백미인 가을걷이를 축제로 승화△의정부 국제가야금 축제-9.29(금)∼9.30(토) / 의정부 예술의 전당 등 -가야금경연 및 세미나, 공연 등△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10.20(금)∼10.22(일) / 자라섬-재즈 공연, 재즈 막걸리·재즈 와인 등 제작·판매△파주개성인삼축제 -10.21(토)∼10.22(일) / 파주 임진각광장 -인삼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행사△Korea Sale FESTA(코리아세일페스타) in 모란-9.28(목)∼10.31(화) / 모란 역세권 상권-모란역세권 상인회 중심 할인행사, 성남 시티투어 가을코스 연계 등■경북(4)△안동국제탈춤 페스티벌-9.29(금)~10.8(일) / 탈춤공원, 하회마을-국내외탈춤공연, 세계탈놀이경연대회, 대동난장퍼레이드 등△청도 반시축제 -10.13(금)~10.15(일) / 청도 야외공연장-코미디를 테마로한 공연, 체험, 전시행사 개최△영주 풍기인삼축제 -10.21(토)~10.29(일)/ 풍기읍 남원천 일원-인삼을 테마로 공연 및 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예천 세계활축제 -10.13(금)~10.16(월)/ 예천한천체육공원 등-예천의 활 관련 인프라를 기반으로 개최되는 우리나라 최초 활축제■경남(7)△동래읍성 역사축제 -10.20(금)~10.22(일) / 읍성광장, 온천장일원등-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전투, 숭고한 선열들의구국정신을바탕으로한 축제△부산국제영화제 10.12(목)∼10.21(토) / 영화의 전당, 해운대 등-국내외 영화상영,아시아영화필름마켓, 영화펀드 등△부산불꽃축제 -10.28(토) / 광안리해수욕장-광안대교 배경으로 국내 최대 물량의 멀티 불꽃쇼 개최△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10.22(일)∼10.31(화) / 부산 전역-한류콘텐츠를 주제로 개막공연 및 K-POP 공연 개최△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10.1(일)~10.15(일) / 진주시 일대-드라마어워즈, 한류콘서트 등 한류를 테마로 관광브랜드화△부산 고등어축제 -10.1(일)~10.15(일) / 송도해수욕장 일대-고등어 먹거리장터, 샌드아트공연, 문화.체험행사, 사진전 등△봉계 한우불고기 축제-10.13(금)∼10.15(일) / 울산 울주군 봉계 일대-대형먹거리광장 운영, 언양불고기 가요제, 한우관련 사진전 등■충북(4)△단양온달문화축제 -9.29(금)~10.01(일) / 단양군 온달관광지-온달장군 진혼제, 온달장군 선발대회, 온달평강 연극 등△보은대추축제 -10.13(금)∼10.22(일) / 뱃들공원 일원-대추·청정농특산물의 실비판매, 민속소싸움대회, 다채로운 문화행사 등△우륵문화제 -10.21(토)∼10.24(화) / 충주시 관아골 등-중원예술문화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충주의 대표 문화축제△증평인삼골축제 -9.28(목)∼10.1(일) / 충북 증평군 일원-홍삼포크 무료시식회, 인삼배 바둑대회, 씨름대회 등■충남(5)△금산 세계인삼엑스포 -9.22(금)~10.23(월) / 금산군 금산엑스포 광장-총 7개의 전시관, 공식행사 외 공연, 전통놀이 등△계룡 軍(군) 문화축제 -10.8(일)∼10.12(목) / 계룡시 일원-군 문화라는 독특한 콘텐츠를 축제로 승화시킨 개성 넘치는 축제△백제문화제 -9.28(목)~10.5(목) / 공주, 부여-백제역사 및 문화를 테마로 공연 및 전시, 체험행사 등△서산해미읍성축제 -10.6(금)∼10.8(일) / 해미읍성 일대-줄타기, 버나놀이, 풍물놀이 등으로 구성된 난장공연 등△태안가을꽃축제 -9.30(토)∼10.10(화) / 태안 네이처월드-사군자의 하나인 국화를 필두로 코키아, 해바라기 등 꽃축제■전북(5)△고창모양성제 -10.25(수)~10.29(일) / 고창군 고창읍성-판소리공연, 농악놀이, 답성놀이, 활쏘기 등과 체육대회 개최△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10.27(금)∼11.5(일) / 익산중앙체육공원-국화 야외전시 및 농특산물 홍보 및 판매, 전국 국화작품 경연대회 등△정읍구절초축제 -10.1(일)∼10.15(일) / 정읍 구절초테마공원-가을과 구절초, 지역 향토자원을 테마로 한 축제△전주비빔밥축제 -10.26(목)∼10.29(일) /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대동비빔퍼포먼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비빔밥 솜씨자랑 등△진안홍삼축제 -10.19(목)~10.22(일) / 마이산 북부 일원-홍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진안고원 문화체험 등■전남(5)△남도음식 문화큰잔치-10.20(금)~ 10.22(일) / 담양 죽녹원 등-남도음식을 테마로 상달제, 음식전시, 요리경연 등△대한민국 국향대전 -10.20(금)∼11.5(일) / 함평엑스포공원-대형 국화 기획작품 등 다양한 국화분재 작품 전시△목포항구축제 -10.27(금)∼10.29(일) / 목포항, 삼학도-목포 밤바다를 만끽할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 진행△서편제 보성소리축제-10.20(금)∼10.22(일) / 서편제소리전수관 등-전국판소리경연대회, 전국고수경연대회 등△추억의 충장축제 -10.18(수)∼10.22(일) / 충장로, 금남로 등-거리퍼레이드, 추억전시관, 추억 고고장, 대학가요제 등■강원(5)△강릉커피축제 -10.6(금)~10.9(월) / 강릉 일원 -다채로운 커피 관련 프로그램 등△양양연어축제 -10.19(목)∼10.22(일) / 양양 남대천 일대-용왕제, 연어맨손잡이체험, 연어 O,X 퀴즈 등△정선아리랑제 -9.29(금)∼10.2(월) / 정선읍 아라리공원 일원-정선아리랑의 전승 보전 및 홍보,아리랑시연, 아리랑 경창대회 등△춘천 호수별빛나라축제-6.2(금)∼12.31(일) / 의암호 공지천 등-호수와 공원을 활용한 축제, 노천카페 상설공연 등△평창백일홍축제 -9.23(토)∼10.8(일) / 평창읍 평창강 둔치-2018 동계올림픽도시에서 펼쳐지는 평창강과 어울어지는 낭만의 축제■제주(5)△서귀포칠십리축제 -9.29(금)~10.1(일) / 서귀포 자구리공원 등-제주의정취를느낄수있는해양체험, 민속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진행△정의고을 전통민속재현축제-10.14(토)∼10.15(일) / 성읍민속마을 남문광장-초가집줄놓기, 전통혼례식 등 문화예술행사 개최△FPC 한수위 수산물 대축제-10.20(금)∼10.22(일) / 비앙도 해안변 일원-풍어제, 꽃게잡이 폴포츠(남현봉) 축하공연, 요리경연대회, 음식체험 등△제주 馬(마) 축제 9.30(토)~10.2(월) / 렛츠런파크 제주 일원-로데오경기, 멋진 제주말 선발대회, 말고기 요리 시식회 등△제주 No1 스트릿페스타-10.20(금)∼10.28(토) / 제주 연동 7길 일대-쇼핑명소에서 미션 수행, 거리 공연(Street Concert), 체험부스 운영 등
2017.10.02 I 윤종성 기자
 물소리도 잠재우는 깊은곳에서 '악상'을 떠올리다
  • [여행] 물소리도 잠재우는 깊은곳에서 '악상'을 떠올리다
  •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하나인 ‘강선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예술가들은 자연에서 주로 영감을 받는다. 자연이 가지는 역설 때문이다. 가끔 거칠고 험하지만 매번 부드럽고 평화롭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 소리가 가득하다. 한 편으로는 고요하게 싹이 돋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진다. 인간이 자연에 비해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명제도, 자연 속에 들어서면 저절로 알게 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난계 박연(1378~1458)은 특히 자연을 사랑했다. 그가 나고 자란 충북 영동의 자연은 난계의 음악적 영감을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소백산맥의 준령에 둘러싸여 있어 산이 깊고, 골도 깊다. 그래서 흐르는 물도 맑고 스치는 바람도 고요하다. 한마디로 산수화 절경 속에 안겨 있는 도시다. 여기에선 범부조차도 묵객이 되고, 악성이 된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다는 옥계폭포.◇ 일개 범부도 시인이 되는 곳 ‘옥계폭포’박연의 음악적 영감을 쫓아 찾아간 곳은 신천면 옥계리에 자리한 옥계폭포다. 옥계폭포는 천모산 깊은 골짜기에 숨어 있다. 찾아가는 길은 의외로 쉽다. 난계사에서 옥천방향으로 3km 전방 좌측 길가에 위치한 옥계리로 진입해 천모산 골짜리고 들어서서 산길을 따라 약 1km 전방에 있다. 혹여 거동이 불편하거나, 어린 자녀를 둔 관광객이라면 자동차를 이용해 더 쉽고 편하게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옥계폭포 150m 전방 매표소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오를 수 있다. 매표소에서 옥계폭포까지 오르는 길의 풍치도 일품이다. 폭포에서 떨어진 옥수가 천모산 계곡을 따라 흐르다 잠시 머무는 산중(山中) 저수지의 풍광과 뒤이어 나타나는 오솔길의 상큼함은 걷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함이다. 폭포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옥계폭포는 한 낮의 불볕더위를 순간 잊게 할 만큼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무려 20m에 이르는 물줄기가 깍아 지른듯한 절벽에서 쏟아지면서 폭포 주변이 청량감으로 가득하다. 주변 경관도 옥계폭포와 어우러지며 일대 장관을 이룬다.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주는 옥계폭포의 또 다른 선물이다. 이곳이 바로 난계가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고,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발길도 잦았다. 다가갈수록 장쾌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의 시원한 물쏘리와 뿜어져 나오는 물보라가 세차다. 그 장관에 압도 되어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잠시 황홀경에 빠진다. 저렇게 수천년을 흘러내렸을 옥계폭포의 물줄기는 바위산을 움푹 깎아 절경을 이루며 바위틈으로 세찬 물보라를 토해내고 있다. 걸음을 뒤로하고 폭포의 장관에서 눈을 돌리자 폭포 주위에 깎아지른 절벽이 웅장하다. 폭포와 절벽의 웅장함을 한눈에 보고 있노라니 마치 살아 있는 산수화를 보는 듯 아름다우며 힘차다.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제1경인 영국사의 보물 중 보물인 1000년 묵은 은행나무◇금강이 빚은 아름다움 ‘양산팔경’ 옥계폭포를 나와 금강상류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양산면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강선대를 만난다. 제1경인 영국사는 양산팔경의 정수로 불린다. 천태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큰 절은 아니지만 사찰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멋진 은행나무가 있어 전국적으로 이름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이름처럼 유럽의 영국과는 전혀 관계는 없다. 영국사는 신라 때의 고찰이다. 고려문종 때 대각국사가 국청사라 했던 것을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 곳에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안정된 삶을 기원해 국난을 극복했다고 해 영국사로 이름을 바꿨다. 여기를 찾아가야할 이유는 경치말고도 또 있다. 영국사에는 5가지 보물과 1개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보물 제532호인 영국사부도(浮屠), 보물 제533호인 영국사삼층석탑, 보물 제534호인 영국사원각국사비, 보물 제535호인 영국사 망탑봉 3층석탑과 천연 기념물 제223호인 영국사의 은행나무가 그것이다. 그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영국사의 은행나무다. 나무의 둘레를 치자면 여른 서넛이 손을 맞잡고 둘러서야 나무를 제대로 안을 만큼 거대하다. 공식적으로는 31.4m, 둘레가 11.54m의 거목이다. 크기만큼이나 이 은행나무의 나이도 무려 1000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쪽으로 뻗은 가지 한 가운데 한 개는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또 다른 은행나무로 자라고 있는 신기한 광경도 이 은행나무의 유명한 볼거리다.영국사 인근에 양산팔경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강선대가 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오롯이 서 있는 육감정자로 멀리서 보면 주변 노송들과 어울려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흐른다. 이 외에도 금강과 양산면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비봉산’과 봉황이 깃든 곳이라 전해지고 있는 ‘봉황대’, 금강 강가에 수줍게 서 있는 ‘합벽정’, 강선대와 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서 있는 ‘여의정’, 목욕하는 선녀를 보느라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의 이야기가 깃든 ‘용암’, 글 읽는 소리조차 아름답다는 ‘자풍당’ 등이 양산팔경을 이룬다.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하나인 봉황대달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월류봉◇달도 잠시 쉬어가는 곳 ‘월류봉’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갈 무렵 서둘러 월류봉으로 향한다. 백두대간에서 살짝 빠져나온 산맥이 민주지산에서 북으로 잠시 올랐다가 황간면 원촌리에 이르러 만들어 놓은 봉우리가 바로 월류봉이다. 깍아지른 절벽산인 월류봉의 높이는 400.7m다. 그 아래로 물 맑은 초강천 상류가 휘감아 흘러 수려한 풍경을 이룬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이름처럼 달밤의 전경이 특히 아릅답다고 알려져 있다. 그 모습에 예로부터 이 일대의 뛰어난 경치를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여행차 다녀간 곳으로 알려졌다. 월류봉 아래쪽에는 한때 이곳에 머물며 작은 정자를 짓고 학문을 연구한 우암 송시열(1607~1689)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한천정사와 영동 송우암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500년 된 배롱나무가 인상적인 반야사와 반야사 계곡도 돌아볼 만하다. 반야사는 신라 성덕왕 27년(728년) 운효대사의 10대 제자 중 수제자인 상원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뒤에 고려 충숙왕 12년(1325년) 학조대사가 중수했다고 전해진다. 반야사를 끼고 있는 석천계곡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나른한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노근리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양민을 학살한 통한의 현장이다. 철길 아래 터널 등에 총탄과 포탄의 흔적이 여태 남아 있다. 주변에 평화공원도 있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개관한 ‘난계국악박물관’에는 일반인들도 국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악체험촌을 운영하고 있다.◇여행메모△가볼 만한 곳= 옥계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난계국립박물관도 꼭 들러봐야할 곳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인 난계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여기에 들어섰다. 가야금을 비롯한 100여종의 국악기와 의상이 전시되어 있고, 난계 박연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디오라마로 연출해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체험실도 따로 마련돼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다.△주변먹거리= 영동대학교 인근의 송천가든은 솥뚜껑 비밤밥이 최고 인기 메뉴다. 즉석에서 시루밥을 무쇠 철판 솥뚜껑에 올려 볶는 솥뚜껑 비빔밥 조리 광경은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천고각솓천식당 솥뚜껑비빔밥
2017.06.16 I 강경록 기자
 외국인 가득 태우고 자갈치시장으로 순천만으로
  • [여행] 외국인 가득 태우고 자갈치시장으로 순천만으로
  • 외국인 관광객이 K트래블버스 여행상품 중 하나인 ‘올해의 관광도시 경남 통영’ 코스를 방문해 여행 중이다. 관광용으로 국내 최장(1975m)인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를 타고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미륵산(461m)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륵산 전망대에선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작은 섬과 그림 같은 통영항, 이순신 장군의 구국혼이 서린 한산대첩지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감천 문화마을에서 한국의 정서를 느꼈다. 울산에선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해산물을 먹고. 부산에도 다녀왔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고향이 아닌가”(필리핀 관광객 파울리나 이사벨 메디다스).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체류형 외국인 버스여행상품 ‘K트래블버스’. 지난 3월 처음 운행한 이후 3개월여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외국인 관광객을 열심히 지방으로 나르고 있다. 국내서 내로라하는 대표 관광지를 묶어 6개 코스로 압축해 1박2일 동안 ‘족집게’처럼 요약해 보여준다.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이동의 불편함과 장소의 생소함을 넘어선다는 것이 강점. 이 상품을 직접 체험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언이다. 1인당 저렴한 비용과 전문 통역가이드는 ‘덤’. 가이드는 각 지역을 충분히 알고 있어 한국의 지방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쉬움은 단 한가지. ‘더 오래 더 많이’ 보지 못한다는 것뿐. 외국인 관광객은 K트래블버스를 이용해 전국 6개 코스를 여행할 수 있다.◇‘한방체험부터 가야문물’…·산청·김해·부산·울산 한번에“바다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신선한 해선물, 돼지국밥을 먹고 싶다”(짜이웬차이·대만). 외국인 관광객의 이 같은 소박한 소망을 담은 ‘동남권’ 코스로는 매주 화요일에 떠난다. 서울을 출발해 산청·김해·부산·울산으로 이어진다. 산청에선 ‘한방테마파크’를 둘러본다. 금서면에 자리한 테마파크에는 한의학박물관을 비롯해 한방기체험관, 한방테마공원, 한방미로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김해에선 가야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가야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다. 2010년 방영한 드라마 ‘김수로’의 촬영지를 비롯해 공연과 전시·체험·놀이시설을 갖춘 대규모 테마파크다. 부산의 목적지는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 영화 ‘국제시장’으로 더욱 많이 알려진 국제시장 인근에는 부평깡통시장과 만물의거리, 창선동 먹자골목 등이 밀집해 있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비프(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도 볼거리.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인의 핸드프린팅이 명물이다. 자길치시장에선 자갈치 아지매들의 정겨운 사투리와 싱싱한 물고기, 해산물 등이 꿈틀대는 시장을 구경할 수 있다. 싱싱한 생선을 직접 골라 바로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는 놓쳐선 안 된다. 울산에서는 국내 최대 전통민속 옹기마을인 ‘외고산옹기마을’과 태화강대공원, 복순도가를 찾아간다. 경북 문경새재에서 왕의 용포와 왕비의 당의를 입고 용상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대구’는 다이내믹하다 “예쁜 카페가 많기로 유명하다고 들었다. 꼭 들러보고 싶다”(가마노 야스코·일본). 대구로 향하는 코스는 매주 금요일에 출발한다. 콘셉트는 ‘다이내믹’이다. 서문시장, 근대골목, 약령시한의약박물관, 김광석길을 거쳐 앞산전망대, 팔공산 갓바위, 구암 팜스테이, 섬유박물관을 차례로 방문한다. 서문시장은 조선 3대 시장의 하나이자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예부터 대구장이라 불렸다. 섬유 관련 품목을 주종으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은 한방용품을 전문으로 전시하고 있다. 약령시 역사를 한눈에 살피면서 한방체험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김광석길은 ‘한국관광 100선’에 꼽힌 곳으로 가수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벽화거리다. 김광석의 초상화와 조형물 등 70여점을 볼 수 있다. 동성로는 대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으로 1년 내내 활기가 넘치고 번화한 젊음의 거리다.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영화관·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과 특색있는 맛집이 밀집해 있다. K트래블버스를 대구를 방문해 앞산전망대에 오른 외국인 관광객(사진=한국방문위원회).◇‘강원도’에는 천혜의 자연부터 ‘태양의 후예’까지 “태백의 탄광, 삼탄 아트마인 등 ‘태양의 후예’ 촬영지에 가보고 싶다”(세실라라스 팜바정 수실·인도네시아). 강원도 코스로도 매주 금요일 출발한다. 서울에서 평창 월정사와 알펜시아 리조트를 거쳐 강릉의 오죽헌, 안목카페거리, 올림픽체험센터, 정동진을 차례로 둘러본다. 월정사는 634년 신라 지장율사가 창건한 역사 깊은 사찰이다. 국보 48호인 ‘팔각9층석탑’과 보물 139호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1㎞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숲길이 압권이다. 봉평장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된 곳. 매월 끝자리 2·7일에 5일장이 열린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모노레일을 통해 정상까지 이동하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동진은 서울에서 정방향으로 가장 동쪽에 있다는 뜻을 가진 바닷가. 여전히 드라마 ‘모래시계’를 기억하는 이들이 찾는다.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강원도 강릉 정동진 해변(사진=한국방문위원회)◇맛과 멋, 문화가 살아 있는 ‘전라남도’“순천만과 보성녹차밭에 가보고 싶다. 판소리공연도 보고 싶다”(마리아 쉴레이스 라모스·필리핀). ‘전라남도’로는 매주 화요일에 떠난다. 담양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을 거쳐 여수해양케이블카, 오동도, 엑스포공원을 관람하고 순천만생태공원을 보고 돌아오는 코스다. 담양 죽녹원은 관방제림과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를 지나면 보이는 대숲이다.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으로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를 조성해 2003년 5월 개원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2.2㎞의 산책로가 대표적인 볼거리다. 곡성의 섬진강기차마을에선 증기기관차를 타볼 수 있다. 과거에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해 옛 곡성역(섬진강기차마을)부터 가정역까지 10㎞ 구간을 왕복운행하는 기차탑승체험이다. 여수에선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유명하다. 돌산(섬)과 지산(육지)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다. 크리스털캐빈과 일반캐빈이 있는데 크리스털캐빈은 투명한 바닥 아래로 바다를 관망할 수 있어서 탁 트인 시각적인 즐거움과 짜릿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순천만생태공원은 순천시 교량동과 대대동, 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리에 걸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이다. 230만㎡에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웃자란 갈대들이 빈틈없이 채운 모습과 순천만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유명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K트래블버스를 타고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을 방문했다.◇역사의 향기·전통의 숨결 살아있는 ‘경상북도’“천년도시 경주에서 석굴암과 양동마을을 방문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다”(쉘리아 마리 고레스·필리핀). ‘경상북도’로는 매주 금요일 출발한다. 서울에서 영주를 거쳐 예천·문경으로 이어진다. 영주에선 소수서원, 선비촌, 부석사, 무섬외나무다리를 둘러본다. 소수서원은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수많은 ‘명현거유’(대유학자·선비)를 배출했다. 처음에는 백운동서원으로 불렸고, 이후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하고선 소수서원으로 불렸다. 선비촌은 유교문화 발생의 중심지다. 옛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선현의 학문 탐구와 전통생활 모습을 재현해놓은 체험교육장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서기 676년)에 의상조사가 창건한 사찰.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 5점, 보물 6점, 도유형문화재 2점 등을 보유한 한국 10대 사찰 중 하나다. 예천에서는 회룡포를 둘러보고 양궁체험을 해 볼 수 있다. 회룡포는 강이 산을 부둥켜안고 용틀임을 하는 듯한 특이한 지형이다. 전국서 손꼽히는 ‘육지 속 섬마을’로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경북 문경 도자기홍보판매관에서 찻사발을 구경 중인 외국인 관광객.◇“한국의 나폴리”…올해의 관광도시 ‘통영’“해저터널이 정말 궁금하다. 매물도가 아름답다는데 직접 확인하고 싶다”(렁 풍 이·말레이시아). ‘통영’으로는 매주 화요일 출발한다.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 동피랑, 삼도수군통제영, 장사도를 돌아 나온다.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는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미륵산(461m)에 설치했다. 관광용으로는 국내 최장(1975m)이다.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작은 섬들과 그림 같은 통영항, 이순신 장군의 구국혼이 서린 한산대첩지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예쁜 벽화가 있어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 원래 재개발 계획을 추진했는데 시민단체의 반발로 재개발을 중단하고 지역의 역사와 서민의 삶이 녹아 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로 조성했다. 장사도 해상공원은 2012년 1월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동백이 조화를 이루는 장사도 해상공원 ‘카말리아’로 탄생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K트래블버스 여행상품 중 올해의 관광도시인 경남 통영을 여행 중이다.▲K트래블버스는?한국방문위원회와 8개 광역자치단체가 지난 3월 25일부터 공동운영하는 여행상품이다. 방한 외래관광객 10명 중 7명이 개별자유여행객이란 점에 착안했다. 오는 11월까지 6개 노선을 운영한다. 대구·강원·전남·경북·부울경·올해의 관광도시(무주·통영·제천) 등 ‘원하는 지역’에 맞춰 탑승할 수 있다. 가격은 145~175달러(약 1만7~20만원). 교통과 숙박, 외국어통역가이드, 관광지 입장·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다. K트래블버스 ‘전라남도’ 코스K트래블버스 ‘강원도’ 코스K트래블버스 ‘경상북도’ 코스K트래블버스 ‘대구’ 코스K트래블버스 ‘동남권’K트래블버스 ‘올해의 관광도시 통영’ 코스K트래블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K트래블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K트래블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경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레일바이크를 체험한 ‘K트래블버스 외국인 관광객’충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양궁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외국인 관광객이 K트래블버스 여행 상품 중 하나인 올해의 관광도시 경남 통영 코스를 방문해 여행 중이다.전남 담양 죽녹원 대나무 숲을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경북 문경새재 과거길 초입에 있는 선비상에서 기념촬영 중인 외국인 관광객들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탈춤 공연을 즐기고 있는 외구긴 관광객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탈춤 관람 중인 외국인 관광객전남 여수 해양케이블카를 타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전남 여수 오동도를 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경북 영주 선비촌(사진=한국방문위원회)대구 근대골목 의료선교 박물관(사진=한국방문위원회)
2016.06.17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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