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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86건

새해 해맞이는 사찰에서…'해맞이 템플스테이'
  • 새해 해맞이는 사찰에서…'해맞이 템플스테이'
  • ‘해맞이 템플스테이’를 마련한 경기 가평 백련사의 설경(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연말과 연초를 산 속 경건한 사찰에서 맞이할 수 있는 ‘해맞이 특별 템플스테이’가 전국 30여개 사찰에서 열린다.전남 구례의 천년고찰 화엄사는 ‘2015년 해맞이 노고단 등반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 예절, 스님과의 차담, 노고단 등반 및 새해 서원 세우기 등을 진행한다. 경기도 용인 법륜사에서도 ‘굿바이 2014년, 2015년 행복선언’이라는 주제로 민속놀이, 닷집 태우기, 풍등 띄우기, 타종체험, 꿈등 발원 등 동적인 프로그램 중심의 템플스테이를 마련했다.온 가족이 참여하면 좋을 가족형 템플스테이도 다양하게 선보인다.경기 가평 백련사는 ‘2015년 한바탕 웃음으로 희망을 이야기하자! 소망 템플스테이’를 준비했다. 소통과 나눔의 장에서는 동요 부르기, 사랑하고 반성하고 용서하는 시간을 갖고, 소원등과 소원지 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구 동화사의 ‘조용한 양들의 대화’에서는 소망편지 쓰기, 촛불명상, 타종, 비로봉 일출, 다도 등 어린이와 성인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충남 공주의 갑사는 염주 만들기, 탑돌이, 윷놀이 등 전통 민속 놀이 체험을 가미한 ‘용솟음 템플스테이’를 마련했다. 전남 영광 불갑사의 ‘새해맞이 행복한 템플스테이’는 108배, 사경, 사불 등 종교 체험적인 프로그램에 중점을 뒀다. 이 밖에 31일과 내년 1월1일 사이 전국의 다양한 사찰에서 다양한 해맞이 겸 템프르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4.12.13 I 김용운 기자
동부팜한농, 문화재 보존용 차세대 훈증제 개발
  • 동부팜한농, 문화재 보존용 차세대 훈증제 개발
  •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동부팜한농이 문화재 보존을 위한 친환경 훈증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동부팜한농은 문화재 보존용 훈증제 ‘EDN(Ethanedinitrile)’에 대한 약효시험을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전남 무안군 소재 원갑사(사찰, 전남문화재자료 제85호)에서 진행했다.그동안 시험 결과에 따르면 EDN은 목조문화재의 주요 병해충인 흰개미, 바구미, 딱정벌레와 목재부휴균, 사상균 등에 대한 방제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목조문화재는 해충과 균에 약하다. 흰개미, 나무좀, 바구미, 딱정벌레 등 해충은 목재를 갉아 먹거나 구멍을 뚫고 서식한다. 부후균 등 균은 목재를 변색시키고, 심하면 목재를 푸석하게 만들어 바스러지는 피해를 입힌다.해충과 균의 피해가 지속되면 문화재가 손상될 뿐만 아니라 원형 보존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상시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목조문화재 보호를 위한 방충 및 살균 작업에는 목재의 미세한 틈새 사이로도 약제가 침투할 수 있는 가스 형태의 훈증제가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문화재의 방충· 살균용 훈증제로 널리 사용돼 온 ‘메틸 브로마이드’는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에서 오존층 파괴 물질로 규정돼 2015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이에 따라 메틸 브로마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훈증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EDN은 문화재 보존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메틸 브로마이드 대체 훈증제다. EDN은 메틸 브로마이드에 비해 침투력이 뛰어나 살충·살균 효과가 더 우수하면서도 훈증 시간이 짧고 잔류가 거의 없어 환경친화적이다. 또한 5도(℃) 이하 저온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메틸 브로마이드와 달리 EDN은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동부팜한농 훈증제 개발 연구원은 “EDN은 목재뿐만 아니라 종이, 금속, 섬유, 안료 등에 대한 안전성도 우수해 앞으로 다양한 문화재의 방충·살균 작업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2016년 상용화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동부팜한농 문화재 보존용 훈증제 ‘EDN’ 시험 현장
2014.12.04 I 이진철 기자
담배가 사라졌다
  • 담배가 사라졌다
  • 논란을 거듭했던 담뱃값 인상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도매업자들이 유통 물량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3일 서울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 담배 판매대가 비어 있다.(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안승찬 임현영기자] 담배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다. 곳곳에서 담배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에세·레종 등 인기 담배 제품을 사러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을 찾았다가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가 담배에 붙는 세금을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한 달 뒤면 담배 한갑을 사기 위해 4500원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80%라는 사상 최대 인상률을 앞두고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담배를 확보하려는 소비자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는 담배를 매점매석하는 행위를 막겠다며 특별 단속반을 만들었다. 하지만 파는 사람도 눈 감고 한달만 버티면 담배 한값당 2000원을 얹어서 팔 수 있다. 담배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한갑이라도 더 사두려는 소비자와 영 팔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공급자 사이에서 담배 시장은 왜곡된다. 어렵게 담배를 구입한 한 회사원은 “여러 곳을 들러셔 겨우 몇갑 샀다”면서 “한 달 뒤면 값이 오르니까 재테크한다는 심정으로 사두려고 하는데 담배를 넉넉하게 파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담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0% 수준이지만, 담배로 인한 연관 구매 효과까지 따지면 사실상 비중이 50%에 달한다”면서 “담배 재고가 떨어지면 전체적인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2014.12.04 I 안승찬 기자
  • [세종풍향계]교회만 즐비..천주교· 불교는 '박탈감'
  •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석달째 세종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 이모(35세)씨는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말이면 성당에 다니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세종시로 근무지를 옮긴 뒤, 한 번도 성당에 가지 못했다. 성당을 가기 위해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씨는 “금남면 쪽에 성당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정확히 어디인지 잘 모르겠고 차량이 없는 경우에는 방문도 쉽지 않다고 들었다”며 “고해성사를 하고 싶은데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 씨처럼 세종시로 이주한 뒤 종교활동을 못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공무원들이 부지기수다. 종교활동을 하려면 차를 타고 30분 가량 달려 대전이나 청주를 나가야 하기에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대중목욕탕 이용 △대형마트 장보기 △종교활동이 세종시에서 하고픈 ‘3가지 소원’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천주교 신자들은 주로 세종시 금남면에 위치한 성당에서 주말 예배를 보고 있다. 지난 1월 조치원본당 금남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되긴 했으나, 제약도 많고 시설도 열악하다. 한 공무원은 “성당으로 승격됐지만 아직은 공소나 마찬가지”라면서 “비좁은 가건물이라 일부 신자들은 조치원이나 대전까지 가서 미사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천주교 신자들은 연말쯤 완공 예정인 ‘세종본당’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기념해 지난 5월 착공한 이 건물은 연내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불교 신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세종시를 둘러싸고 영평사, 경원사, 황룡사, 비암사 등 이름이 꽤 알려진 절이나 사찰 등이 있으나, 주거 지역과는 거리가 상당하다. 불교 신자인 김모(36세) 사무관은 “주말마다 등산을 겸해 동화사나 갑사 등 계룡산 자락에 있는 절을 다닌다”고 전했다.이에 비해 기독교 신자들은 여건이 풍족한 편이다. 거주민이 가장 많은 첫마을 단지 어디를 가도 십자가를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가족들과 함께 A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는 한 공무원은 “장로교는 물론 침례교도 많이 있다”며 “처음 세종시에 내려온 뒤 오히려 어떤 교회를 선택할 지 한참 고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2014.11.16 I 방성훈 기자
청정한 산사에서 더위도 잊고 세상 번뇌도 잊고
  • 청정한 산사에서 더위도 잊고 세상 번뇌도 잊고
  • 템플스테이는 여름이 제격이다. 시원한 산사에서 더위와 세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눈을 감고 있으면 절로 심신이 치유된다(사진=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데일리 김용운 기자]7월을 맞아 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산속 고요한 곳에 자리잡은 사찰에서만큼은 무더위가 힘을 쓰지 못한다. 사찰 주변의 신록과 시원한 산바람에 더위가 밀려들어올 틈이 없어서다. 무엇보다 사찰의 경건하고 조용한 분위기는 세상의 온갖 시름을 잊게 해준다. 더위와 함께 세상의 스트레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사찰이다.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이에 맞춰 올 여름 여러 사찰의 템플스테이 중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들을 4일 소개했다. ◇다 같이 놀자, ‘동심맞춤 템플스테이’충남 공주 마곡사는 29일부터 31일, 8월5일부터 8일, 8월12일부터 14일까지 3회에 걸쳐 ‘수리수리 어린이 여름캠프’를 선보인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마곡사의 템플스테이는 템플스테이 기간 중 물놀이를 비롯해 만다라 명상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최초로 청소년수련활동인증을 받은 경북 성주 심원사에서는 ‘검정고무신 동심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녹음이 우거진 가야산 생태학습·트레킹은 물론, 역사문화탐방(해인사 소리길, 대장경 로드)프로그램으로 학업에 지친 아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2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전남 영암 도갑사에서는 8월 1일부터 3일까지‘너, 나, 우리 같이 놀자!’템플스테이를 연다.불교문화체험과 숲속놀이, 캠프파이어, 스님과의 대화로 더욱 뜻 깊은 시간을 제공한다.◇함께 해서 더욱 즐겁다! ‘가족사랑 템플스테이’강원 인제 백담사는 28일부터 30일까지‘가족과 함께 하는 숲 명상’을 마련했다. 자비명상, 돌탑쌓기, 맥놀이, 마음 나누기를 통해 만해 한용운의 정신이 서려 있는 백담사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대구 동화사는 26일부터 27일까지 오직 가족 참가자들만 받는 ‘가족들의 소소한 행복여행’을 준비했다. 가족등 만들기, 촛불명상, 말 없는 대화 등 가족간의 소통과 대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충남 공주 갑사에서도 가족 템플스테이를 표방한 ‘용솟음! 여름캠프’가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 용문폭포 포행과 계룡산 트레킹을 통해 가족간의 우애를 보다 돈독히 할 수 있다. ◇내 마음이 들리니, ‘명상 템플스테이’번잡한 생각을 비우고 참 나를 만나는 시간을 위한 명상 템플스테이도 있다. 명상과 힐링을 주제로 서울 구기동의 금선사에서 여름캠프 ‘오감통통 종횡무진’이 진행된다.경기 화성 용주사에서는 ‘쿨(Cool)여름 휴(休)’라는 주제로 템플스테이로 진행한다.명상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한국불교사업단 측은 “보다 다양한 여름 템플스테이에 대한 내용과 참가 신청방법은 템플스테이 공식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07.05 I 김용운 기자
도 닦으로 왔소? 시름 덜러 왔소!
  • 도 닦으로 왔소? 시름 덜러 왔소!
  • 계룡산 북쪽 들머리에 있는 상하신 계곡. 등산객들이 너럭바위에 앉아 굽이치며 흐르는 옥류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있다. 상하신계곡은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없이 이어진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계룡산은 풍수지리상 우리나라 4대 명산에 꼽힌다. 산줄기와 물줄기가 태극 형상으로 서로를 휘감아 흐르는 ‘산태극 수태극’의 지세라 했다. 신령스러운 풍수로 계룡산의 위엄과 신비로움은 외경심을 불러일으켰고 신앙의 대상으로까지 비쳤다. 그래서일까. 전국의 수많은 ‘점집’ 도사들은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도사가 지금도 계룡산에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계룡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주변의 점집은 물론 도사들까지 사라졌다. 하지만 계룡산을 찾을 이유는 또 있다. 수려한 산세와 쪽빛처럼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바로 그 이유다. 계룡산 계곡은 동학사·갑사·신원사계곡을 포함해 모두 7곳. 이번 여행길에 찾은 계룡산계곡은 계룡산 북쪽 상신탐방지원센터의 상하신계곡. 비교적 덜 알려져 사람들의 발길도 뜸한 곳이다. 가슴 속 절절한 울림이 미련처럼 남았다면 이번 기회에 찾아보길 바란다. 신록이 짙푸러가는 6월의 계곡길. 물소리 청아한 계곡길과 새소리·바람소리 한적한 치유의 산길을 걸어보자. 계룡산 북쪽 자락인 상하신계곡.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없이 이어진다.◇계룡산을 오르는 북쪽 관문, 상신마을 계룡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네 갈래다. 산을 기준으로 ‘동서남북’에서 계룡산을 오른다. 들머리에는 유명한 절집들이 있다. 동쪽으로 비구니 절집인 동학사가 있고, 서쪽에는 갑사가 듬직하게 앉아 있다. 또 남쪽에는 계룡산 산신령을 모신 신원사가 터를 잡고 있다. 모두 내력이 만만찮은 절집이다. 그래서인지 들머리 입구에는 시주(입장료)를 받는다. 계룡산이 국립공원이거니와 절집들도 국보급이기에 보존을 위한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북쪽 들머리엔 절집이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절터만 남았다. 당간지주만 덩그러니 남아 과거 큰 절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 할 뿐이다. 절터가 있는 곳은 상신마을. 마을에는 과거 석조물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고, 그중 ‘구룡사’라고 쓰인 기와가 발견돼 구룡사 터로 추정하고 있다. 백제 후기나 통일신라시대 초기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구룡사는 넓이로 봐서 당대 제법 규모가 컸던 대찰로 추측하고 있다. 구룡사지가 있는 곳은 상신마을이다. 산천으로 둘러쌓인 전형적인 동천(洞天)부락이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산줄기에 기대고 물길에 안기어 삶의 터전인 ‘마을’을 이루며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다. 마을에서 볼 때 산줄기는 울타리이자 경계고, 계곡은 젖줄이며 마을의 중심이다. 계룡산의 주 봉우리 중 하나인 삼불봉이 동북 양방으로 뻗으면서 첩첩이 산맥으로 둘러싸여 형성된 천혜의 요새 같은 마을이다. 계룡산 주변 마을들이 동·서·남쪽으로 동학사, 갑사, 신원사, 신도안 등이 종교적 색채를 띠며 발전했다면, 상신마을은 산신당·장승·선돌 같은 토속적 요소들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마을 입구 소나무 아래에서 마주치게 되는 나무장승과 솟대가 이를 증명한다. 이곳 장승과 솟대는 금실 좋게 새끼로 묶여 있다. 마을에선 정월 대보름 전날인 음력 열나흗날에 장승제를 올린다. 장승을 지나 마을 쪽으로 좀더 들어가면 밭고랑에 머리끝이 삐죽한 입석이 하나 서 있다. ‘신야춘추 도원일월’(莘野春秋 桃源日月), 마을 들판이 계절을 따라 평화로운 게 도원 같기를 바란다는 그 뜻은 사람들의 마음을 새겨 놓은 듯하다. 상신마을 들머리에 위치한 장승고 솟대. 특이하게도 장승과 솟대를 새끼로 묶어 두었다.◇구룡의 전설이 담긴 곳, 상하신계곡 상신리계곡은 ‘이곳이 절터’임을 알리는 당간지주를 거쳐간다. 마을 끄트머리 상신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삼아 오른다. 이 계곡을 끼고 오르는 등반 코스는 남매탑과 금잔디고개 등 계룡산 명소에 가장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기 그지없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고 편의시설도 없으니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을 탓할 수도 없는 일. 상신탐방지원센터에서 10여분 발품을 팔자 숲에 묻힌 계곡이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풍광이 수려한 계곡에는 어김없이 ‘구곡’(九曲)이 있기 마련. 상하신계곡도 ‘용산구곡’(龍山九曲)을 품고 있다. 1곡 심용문을 시작으로 은룡담, 와룡강, 유룡대, 황룡암, 활룡소, 운룡택, 비룡추, 신룡연이 계곡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구곡은 조선시대 문신 권중면이 일제강점기 때 관직을 버리고 계룡산 자락으로 들어와 바위에 글을 새겨 만든 것. 그는 용이 태어나 승천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아 국권 회복을 염원했다. 계룡산자락 계곡 중 가장 빼어나다는 ‘마제소’(말제툼벙)도 이곳에 있다. 마제소는 용산구곡 중 5곡인 황룡암(黃龍岩·용이 공부가 무르익어 여의주를 얻는다)이 있는 자리다.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 없이 이어진다. 자그마한 폭포 아래 수정처럼 맑은 소(沼)는 호수처럼 보인다. 숲 그늘 아래 너럭바위에 앉아 잠시 지친 걸음을 쉰다. 너럭바위를 타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은 거울로 변해 주변의 하늘과 나무를 담고 있다. ‘솨~솨, 콸~콸’ 소리를 내며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서둘러 흐르던 계곡물도 여기서는 조용히 숲을 음미하는 듯하다. 물이 침묵하는 너럭바위 위에선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소리와 가끔씩 적막을 깨는 새소리뿐. 여름 초입의 숲은 고요 그 자체다. 계룡산 북쪽 들머리에 있는 상하신 계곡. 등산객들이 너럭바위에 앉아 굽이치며 흐르는 옥류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있다. 상하신계곡은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없이 이어진다.◇찬란했던 도자기의 혼을 잇는 ‘계룡산 도예촌’계곡에 발을 담그고 신선놀음을 했다면 이젠 마을을 둘러볼 차례. 상신마을엔 도자기를 굽는 예술가들이 모여 살고 있다. 상신탐방지원센터에서 돌담길을 따라 가면 계룡산 도예촌 표지판이 보인다. 상신마을에 도예가들이 모이게 된 이유는 이곳이 도공 이삼평(?~1655)의 주요 활동 근거지였기 때문이다. 이삼평은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가 일본 아리타 도자기의 도조로 추앙받고 있다. 이삼평의 혼을 잇는 한 ‘무리’가 모여 마을을 조성한 곳이 여기다. 계룡산에 도예촌이 형성된 것은 1992년경. 대전 충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도예가들이 찬란했던 ‘철화분청사기’를 복원해 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대부분이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이들은 작품 활동과 함께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철화분청사기는 청자와 백자의 중간 시기인 1480∼1540년에 제작된 자기로 ‘계룡산 분청’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도예촌에는 최근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외국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 입주할 때 활동했던 도예가 18명은 지금 10명으로 줄었다. 도예가들은 2년씩 돌아가며 촌장을 맡는다. 도예촌은 작업장이 일반에 공개되며 관광객이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10여 개 공방 어디나 미리 예약만 하면 도예가의 교육도 받을 수 있다. 1∼2시간 가래쌓기와 전기로 작동되는 물레작업을 배운 뒤 직접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 자신이 만든 도자기는 굽기 작업을 거쳐 택배로 전달해 주거나 다음 방문 시 직접 가져갈 수 있다. 강습료는 1만∼1만 5000원 선. 최근 계룡산국립공원 북쪽 자락에 자리한 이안숲속. 숲속 놀이공간으로 산양, 다람쥐, 토끼, 고슴도치 등의 동물을 볼 수 있고 잉꼬먹이주기체험, 목공예체험, 사계절썰매장, 물놀이장, 캠핑장, 인공동굴관, 허브체험장 등의 레저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여행메모△가는길=서울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공주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다. 공주시청 방향으로 우회전해 생명과학고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후 금강변을 따라간다. 청벽대교 건너 희망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상신마을로 향한다. 상신리체험마을을 지나 상신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다. △볼거리=계룡산의 갑사, 마곡사, 동학사를 비롯해 공산성, 무령왕릉, 석장리 선사유적지, 국립공주박물관, 고마나루, 박동진 판소리전수관 등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 뜨는 곳 중 하나는 계룡산국립공원 북쪽 자락에 자리한 이안숲길. 숲속 놀이 공간이다. 산양이며 다람쥐며 토끼, 고슴도치 등의 동물을 볼 수 있고, 잉꼬먹이주기 체험, 목공예체험, 사계절썰매장, 물놀이장, 캠핑장, 인공동물관, 허브체험관 등의 레저휴양시설을 갖추고 있다. 041-855-2008. △먹을곳=내고향묵집(닭백숙·묵무침 041-857-4884), 초가집(비밈칼국수 041-856-7997), 이학(국밥 041-855-3202), 명성불고기(불고기·삼겹살 041-857-8853) 등.무성산 승마로드내고향묵집의 닭백숙. 장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드럽지는 않지만 씹는 맛이 좋다. 특이한 것은 백숙에 삶은 달걀을 사람 숫자대로 넣어 서로 눈치보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내고향묵집의 닭백숙. 장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드럽지는 않지만 씹는 맛이 좋다. 특이한 것은 백숙에 삶은 달걀을 사람 숫자대로 넣어 서로 눈치보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계룡산 북쪽 자락인 상하신계곡. 한 등산객이 용산구곡 중 5곡인 ‘황룡암(黃龍岩·용이 공부가 무르익어 여의주를 얻는다)’이 있는 자리에 앉아 신록이 짙어져가는 6월의 초여름을 즐기고 있다..계룡산 북쪽 자락인 상하신계곡.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없이 이어진다.계룡산 북쪽 자락인 상하신계곡.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없이 이어진다.계룡산 북쪽 들머리에 있는 상하신 계곡. 등산객들이 너럭바위에 앉아 굽이치며 흐르는 옥류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어있다. 상하신계곡은 한낮에도 어둑한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를 타고 넘는 계류가 쉼없이 이어진다.
2014.06.17 I 강경록 기자
  • [전문]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
  •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잘못된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이고, 새정치가 아닌 반(反)정치”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을 중단해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다음은 심상정 원내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문 전문이다.탈원전으로 지속가능한 사회, 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강창희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입니다. ■ 선진국으로 가는 길, 결국 ‘가치’의 문제입니다박근혜 대통령은 “기존의 추격형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고,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며, 그것을 창조경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그렇습니다. 우리 경제는 추격경제였습니다. 50년 만에 1인당 GDP 80달러에서 2만6천 달러까지 도달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임금상승을 억제해서 수출대기업을 지원하고 부채에 의한 소비로 수요부족을 충당하는 경제는 선진국들의 경기침체, 국내 가계부채의 한계로 인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추격형 전략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길로 갈 수 있겠습니까? 역사적으로 선진국이 후진국으로 전락한 사례도, 후진국이 선진국으로 올라선 사례도 찾기 힘듭니다. 개별국가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와 그것을 담아내는 사회적 시스템의 현격한 차이 때문입니다. 영국에 ‘기업살인법’이라는 법이 있습니다. 산재사고로 인명피해가 나면 기업이 살인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영국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법명을 갖게 된 것은 ‘이윤보다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인간존엄성 가치가 확고히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사고가 날 때마다 언론은 후진국형 사고라고 지탄하고, 정치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입니다만, 정작 관련법은 몇 년 째 묵혀있거나 지엽적인 수준에서 바뀔 뿐입니다. ‘기업하다 보면 사고가 날 수도 있지!’라는 성장지상주의가 여전히 우리 정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가치입니다.패러다임의 전환은 가치혁신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여전히, 노동 없는 성장, 개발지상주의, 이것입니까? 성장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생태가 마구 훼손돼도 된다는 추격경제시대의 낡은 가치관으로는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인간의 존엄성을 중심가치로 재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 탈원전 선언으로 동아시아 에너지 생태 공동체로 나가야 합니다도처에서 자연의 역습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의도 윤중로 벚꽃이 예년에 비해 열흘이나 앞당겨 피었습니다. 이제, 서울하늘도 살인적인 북경하늘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중금속이 함유된 미세먼지 황사로 한 달씩 독한 감기를 앓고 있습니다. 3월 기준 관측사상 최고기온을 갈아치운 지난 며칠간의 이상고온은 올여름 다가올 폭염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50년 후 애국가 2절의 ‘남산위의 저 소나무’는 ‘남산위의 저 야자수’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생태의 위기는 바로 오늘, 시민들의 삶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탈원전은 정치가 해결해야 할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과제입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8만여 명이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일본영토의 70%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일본 밥상의 70%가 오염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일본만의 일이겠습니까?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다음 사고지역으로, 수명연장을 거듭하며 운행 중인 고리원전1호기를 지목했습니다. 섬뜩합니다. 게다가 지금 원전에 임시 저장되어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하실 겁니까? 고준위 핵폐기물의 경우, 방사능이 사라지는 데 10만년이 걸립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 고준위 핵폐기물을 처리할 기술도, 장소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세계는 이미 탈원전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재생에너지 개발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OECD 국가 중 16개국이 원전 없이 전력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지난 25년간 원전을 50여 개 줄였습니다. 미국은 같은 기간 원자력발전소를 한 기도 건설하지 않았습니다. 일본도 탈원전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원전은 사양산업입니다. 그래도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원자력 없이 경제성장 가능할까?” 걱정 되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자력 발전 없이도 경제성장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전력사용량을 유럽수준으로 맞추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전력소비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전력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몇 년 뒤 미국을 초과할 것입니다. 여러분,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이 에너지 울트라낭비 경제체계야 말로 비정상 중에 비정상입니다. 값싼 산업용 전기료 때문입니다. 이런 비정상의 주범은 결국 정부입니다.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의당은 세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첫째, 2040년을 핵 없는 원년으로 선포합시다. 박근혜 정부는 원전 비중을 높여, 원자력 발전소를 2035년까지 최대 40개를 더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이것은 탈원전의 세계적 흐름을 역행하고, 선진국의 길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에너지 수요관리를 강화하고, 수명이 끝난 원전을 폐쇄하고, 신규 원전 대신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증가시키는 것이 원전 없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길입니다. 둘째, 재생가능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로 녹색기술선진국으로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은 2.3%(2012년 기준)입니다. 산유국인 사우디를 빼면 세계 꼴찌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기자동차·재생가능에너지 개발을 위한 ‘에너지안보기금’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이미 지난 2008년 그린혁명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까지 207조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독일은 재생가능에너지 선두주자지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이 원전보다 10배나 많은 재생에너지강국입니다.우리나라도 이제 40개 원전 건설비용을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해야 합니다. 미래성장을 위해서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빨리 받아들여야 합니다. 탈원전 생태경제야 말로 창조경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제안드립니다. 녹색창조경제 하십시오. 셋째, ‘동아시아 에너지· 생태공동체’ 구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핵안보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 영변 핵단지에서 핵사고가 나면,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핵사고는 재앙 그자체입니다. 그런데 고리원전에서 핵사고가 나면 재앙이 아닙니까? 북한의 핵무기 개발, 당연히 중단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조차 핵의 평화적 이용을 그 명분으로 주장하고 있질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탈원전을 선언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200개의 원전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의 탈원전을 견인할 수 있는 도덕적 이니셔티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한반도 재생가능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후변화, 황사, 전염병, 핵발전소 안전문제 등 동아시아 환경·생태분야 협력을 강화하여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 삼성은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피해자와 가족들의 눈물과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직업병 피해자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다룬 <또 하나의 약속> 이라는 영화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상영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삼성 백혈병 문제는 지난 2007년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관련 시민단체에 의하면 현재까지 피해 제보자만 193명, 그중 73명은 이미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삼성 측으로부터 산재보상은커녕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더 이상 진실을 회피하지 말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합니다.삼성에서 일하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오로지 피해사실에 대한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행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어긋나는 모습입니다. 기업에 헌신해온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치하는 반윤리적인 기업은 진정한 일류기업이 될 수도, 지속가능할 수도 없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은 피해자와 가족들을 향한 진심어린 사과와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합니다. 아울러 재발방지를 위한 검증 가능한 책임 있는 조처를 취해야 합니다.정부도 책임 있게 나서야 합니다. 백혈병ㆍ뇌종양 등에 시달리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작업환경의 유해성과 질병의 의학적 발병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치료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마땅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엄격한 산업재해 인정기준을 완화하고, 관련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해 국회가 발 벗고 나섰듯, 이제는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국회가 앞장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 정의당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의 구제를 위한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의를 정중히 요청합니다. ■ 신뢰 구축 없이 평화로 가는 길은 열리지 않습니다저와 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등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안보 구상이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기대와 바람과는 달리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남북고위급회담으로 조성된 대화국면이 끝나고, 다시 대결국면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라 안팎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고 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신뢰외교’ 이전에 ‘신뢰구축을 위한 외교’가 절실합니다. 외교는 일방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외에서 북한에 전향적인 구상과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이 도발행위로 응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박근혜 정부는 신뢰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신뢰는 외교적 노력의 결과이지 외교의 전제가 될 수 없습니다. 상대가 변화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어떻게 유인할 것인가가 바로 외교전략이고 능력이고 의지 아닙니까? 남북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00년 3월 김대중 대통령께서 베를린선언을 했을 때, 북한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석 달 후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또 남북정상회담 후에 북한-독일 간 수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것은 국제적 협력구도 속에서 관련국들 간에 사전 신뢰구축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통일은 그냥 운 좋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길고도 험난한 평화를 향한 노정 뒤에 기적처럼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지금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힘을 쏟아야 합니다. 6자회담이 중단되어 있는 동안 북한은 핵능력을 계속 강화시켜 왔습니다. 동북아정세는 억지력의 강화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대결국면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동아시아 평화에 대한 논의를 6자회담 틀 안에서 풀어가지 않고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한미 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으로 북한의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성의 있는 조건에 대한 그림은 갖고 있는 겁니까? 9.19 공동성명의 정신에 입각한 동시행동원칙으로 지금의 고착상태를 풀어내야 합니다. 한미일 동맹구조를 튼튼히 한 후에 검토하자는 여권일각의 견해는 위험합니다. 회담 당사자국간 대립 속에서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6자회담 재개 더 미뤄서는 안 됩니다. 박근혜대통령은 평화의 촉진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6자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초당적 협력 구상을 내놓기 바랍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나 드레스덴 선언이 어느 날 불쑥 던져진 것이 아니라 여야 정치지도자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공동의 선언으로 나왔다면, 더욱 분명한 메시지가 북한과 주변국에 전달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독일 통일과정에서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1982년 보수적인 기민당이 집권했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사민당이 추진했던 동방정책을 계승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통일준비위원회부터 초당적으로, 각 분야, 시민사회계를 망라해서 만들 것을 요구합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에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새정치민주연합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정의당은 대안세력으로 경쟁하고, 정권견제를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새정치민주연합의 등장을 마냥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출현은 휘청대던 거대양당체제의 수명을 다시 연장시켰고,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향한 정의당의 사명은 한층 더 무거워졌습니다. 정의당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낡은 양당체제를 넘어서는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많은 국민들의 바람을 존중합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의 승리와 더불어 야당으로서 박근혜 정권을 견제하는 데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출범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맞는 야권의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며 새정치민주연합에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기초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을 중단하십시오.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 일성으로 민생중심정치를 천명했습니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정당공천제 폐지 농성을 하고 있지만, 싸움을 해도 민생과 경제민주화를 두고 해야 하며, 농성을 해도 기초연금제 문제나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을 위해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입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지난 3개월 동안 비례대표제 확대 등 실질적인 개혁과제는 다뤄보지도 못한 채 정당공천제 폐지 정쟁에 모든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이제와 합당의 명분이라 해서 또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공천제 폐지 문제를 끌어내는 것은 옳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습니다.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대통령 사과 요구는 정당하지만, 결기를 세우려면 그때 끝을 보았어야 합니다. 둘째, 포퓰리즘 정치와 단절하고, 강한 정당의 길로 나서십시오. 솔직히 저는 민주당과 새정추의 통합이 발표될 때, 그 명분이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라는 사실에 멘붕을 느꼈습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기초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두고, 여권을 향해 원칙이냐 당리당략이냐 물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입장을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선거를 이기기 위해 약속을 뒤집은 것을 만천하가 다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작 궁금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입니다. 기초정당공천제 폐지가 진정 원칙이고 소신입니까? 윈칙이라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가십시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이라면, 궁색하게 샛길을 찾지 말고 대로로 나서길 바랍니다. 정치에서 약속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좋은 약속은 지켜야 하지만, 나쁜 약속은 성찰하는 것이 책임정치입니다. 무능한 정치에 화가 난 국민들이 민주주의가 밥먹여주냐고 물었을 때, 그 의미는 민주주의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더 잘하라는 질책입니다.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는 잘못된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새정치가 아니라 반정치입니다. 과거 야권은 위기에 몰릴 때 마다 더디 가더라도 정당을 제대로 만드는 정도로 가지 않고, 임기응변으로 정당의 책임을 무너뜨리는 포퓰리즘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야당이 약해진 것은 정당의 내면을 단단히 하고 스스로 강해짐으로써 권한과 책임을 다하기보다 눈앞의 포퓰리즘에 편승해 정당을 약화시켜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우리는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새정치 이미지에 기대지 말고 결과로서 평가받기 바랍니다.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면 마땅히 호랑이를 잡아야 합니다. 호랑이 굴로 들어간 수많은 착호갑사(捉虎甲士)들이 호랑이를 잡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호랑이가 되어 나타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통합 결정을 두고 “거대 양당 구조의 한 축을 새정치의 그릇으로 쓰는 길”이라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천으로 보여 주시길 바랍니다. 거대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온존시킨 단순다수대표제, 교섭단체제도 등 패권정치의 상징물들을 스스로 허물어 내는 혁신을 결단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민생 중심 복지국가 선도정당으로서 민생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기초연금법,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어르신들에게 7월에 지급하기로 한 약속도 지켜야 합니다. 저희 정의당은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국민연금 연계안은 수용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힙니다. 국민연금 연계안은 가입자와 비가입자 형평성 논란, 이로 인한 국민연금 신뢰 저하의 문제를 넘어서서 10년 넘게 지체되어온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더욱 어렵게 할 우려가 큽니다.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당장의 이해에 급급하여 미래의 책임을 방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기초연금법은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서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어르신들에게 7월 지급하기로 한 기초연금 지급 약속도 지켜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은 기초노령연금법 원포인트 개정안을 제출하였습니다. 4월 국회에서 이를 처리하고, 국회 내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연금체계 개편 및 개혁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을 제안드리는 바입니다.‘세 모녀’와 같은 비극의 재발를 위해 기초생활보장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은 개정되어야 합니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의당은 그동안 고질적인 독소조항으로 지적돼온 부양의무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과 복지 취약계층의 사회보험 가입률 제고와 생계비관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고용보험법 및 산재보상법 개정안을 최우선 중점법안으로 추진해나가겠습니다.유감스럽게도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준 일부를 완화하는 수준으로 제출한 ‘세 모녀 복지법’은 마치 고양이 세수하는 격으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 통상임금 정상화는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합니다.노동시간 단축 문제는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통상임금 문제에 이미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이 난 상황입니다. 국회 내 노사정소위원회를 구성해 노동시간 단축, 통상임금 등 현안의제를 서로 논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통상임금 지침과 임금체계 개편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노사정대화에 찬물을 끼얹고 산업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저는 일찍부터 노동시간, 통상임금과 관련하여 정부의 월권적인 해석과 잘못된 지침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제가 제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대법원 판결과 법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법안인 만큼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황제귀족노역법 처리로 땅에 떨어진 정의를 바로 세웁시다. 이와 더불어 정의당은 국민적 공분을 산 황제노역뿐만 아니라 귀족노역 또한 근본적으로 퇴출하고자, 국민 눈높이에도 맞고 법체계에도 부합하는 형법개정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4월국회에서 노역장유치제도가 원 제도 취지에 맞게 고액벌금에 대한 탕감 수단이 아닌 벌금의 성실 납부를 유도하고 강제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도록 법개정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곧 6월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정의당은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에서 당의 권한과 이름을 걸고, 풀뿌리자치 혁신의 주역을 책임 있게 국민여러분께 천거할 것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정의당 소속 단체장과 의원들이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아동주치의제도’, ‘방사능 안전급식’, ‘여성·아이 안심귀가’ 등 아이들과 여성부터 행복한 골목복지를 선도해 가겠습니다. 골목까지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정안정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재정자립이 없으면 지방자치의 발전도 없습니다. 정의당은 지방재정해소를 위한 방안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의당은 민주적 선출과정을 통해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들을 공천함으로써 책임정치의 모범을 보일 것입니다. 또한 개방적인 후보공천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여성, 청년, 농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훌륭한 ‘골목복지 대표선수’를 발굴할 것입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기초의원들을 당선시켜 아래로부터 복지실현의 모범을 창출해나갈 것입니다. 노동존중 사회, 따뜻한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 속에 뿌리 내리고, 커 나가는 정의당에게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바랍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04.04 I 박수익 기자
  • 심상정 “安, 호랑이 굴 들어갔으면 호랑이 잡아라”
  •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4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향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 수많은 착호갑사(捉虎甲士)들이 호랑이를 잡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호랑이가 되어 나타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며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면 마땅히 호랑이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통해 “새정치 이미지에 기대지 말고 결과로 평가받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심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는 통합 결정을 두고 ‘거대 양당 구조의 한 축을 새정치의 그릇으로 쓰는 길’이라 말했는데, 그렇다면, 이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거대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온존시킨 단순다수대표제, 교섭단체제도 등 패권정치의 상징물들을 스스로 허물어 내는 혁신을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심 원내대표는 또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부·여당에 요구하고 있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서도 “정당공천 폐지는 잘못된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이 아니라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것이고, 새정치가 아닌 반(反)정치”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생과 경제민주화를 두고 해야 하고, 농성을 해도 기초연금제 문제나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을 위해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라며 “이제와 합당의 명분이라해서 또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공천제 폐지 문제를 끌어내는 것은 옳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선거를 이기기 위해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뒤집은 것을 만천하가 다 안다”며 “제가 정작 궁금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이다. 정치에서 약속은 중요하고, 좋은 약속은 지켜야하지만 나쁜 약속은 성찰하는 것이 책임정치”라고 거듭 강조했다.한편 심 원내대표는 원자력발전소 정책과 관련, “박근혜정부가 원자력발전소를 2035년까지 최대 40개를 더 건설하겠다고 하는 것은 세계적인 탈원전 흐름을 역행하고 선진국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와 수명이 끝난 원전 폐쇄, 신규 원전 대신에 재생가능에너지를 증가시키는 것이 원전 없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길”이라고 말했다.심 원내대표는 또 “지난해 국회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해 발 벗고 나섰듯, 이제는 삼성 백혈병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앞장서 해결해 나가야한다”며 “이를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의 구제를 위한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아울러 △기초노령연금법 원포인트 개정 및 국회내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세모녀’ 사건 방지 위한 기초생활보장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개정 △노동시간 단축, 통상임금 정상화 해결 △황제귀족노역법 처리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4.04.04 I 박수익 기자
신록으로 물든 춘마곡에서 백범의 길을 걸으며
  • 신록으로 물든 춘마곡에서 백범의 길을 걸으며
  • 창벽에서 바라본 금강[이데일리 강경록 기자]신을 벗고 길위에 섰다. 발이 아플까봐 혹여나 더러워질까봐 고민하다 조심스레 한발 내디뎠다. 발바닥부터 전해지는 느낌이 왠지 낮설지가 않다. 그러고보니 어린 적엔 맨발로 많이도 뛰어놀았다. 한해 두해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맨발이 어색해졌을 뿐이다. 이내 여유가 생기더니 발밑에서 올라오는 땅의 기운도 조금씩 느껴본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나니 아린 통증도 사라지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마저 생긴다. 온기 가득한 마곡(麻谷)의 봄은 연초록빛 신록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마곡천의 싱그러운 물소리도 들려온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떨궈놓은 꽃잎이 떠다니는 마곡천을 상상하며 몸과 마음을 마곡의 봄향기에 온전히 맞겨본다. 백범 김구선생도 그리하였을까. 그는 종종 여기 솔바람길을 맨발로 걸었다. 백범은 큰일을 앞두거나 때로는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곳이 산 속 깊은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은거하기 쉬웠을 것이다. 때로는 걸으며 때로는 잠시 멈춰서서 나라의 독립을 꿈꾸었을 것이다. 독립 후에는 새나라 건설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 처럼 대단한 고민은 아닐지라도 그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소소한 고민하나를 떠올려 본다. 이미 그는 갔지만 그의 발길이 머물렀던 흙길 위에 맨발로 서서 함께 걸어가 본다. 마곡사. 28일부터 29일까지 ‘2013마곡사신록축제’가 열린다◆춘마곡(春麻谷) 마곡사에서의 ‘신록예찬’,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우리나라에서 신록이 가장 아름답게 물드는 곳이라 알려진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마곡사다.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이다. 신라의 고승인 자장율사가 643년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마곡사라는 이름은 이 절 집에서 큰 스님들의 설법을 들으려 몰려든 사람들이 마치 삼(麻)밭의 삼이 일어선 것처럼 골짜기(谷)를 가득 메웠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창건 이후 약 200여년 동안 폐사가 된 것을 보조국사가 중창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 그 뒤 1651년 각순이 대웅전과 영산전, 적광전 등을 중수하였고 도내 100여 사찰을 관장하는 본산이 되었다고 한다. 자장 율사가 창건한 절이긴 하지만 마곡사 근현대사에서는 백범 김구 선생을 빼놓을 수 없다. 대광보전에 걸린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却來觀世間 猶如夢中事·돌아와 세상을 보니 모든 일이 꿈만 같구나)’라는 백범의 글씨가 선생과 사찰의 인연을 말해 준다. 마곡사가 자리잡은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일대는 ‘난을 피해 숨어살기 좋다’는 이른바 ‘십승지’ 중 하나로 꼽혔을 만큼 외진 곳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에 분개해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잡혀 갇혔다가 탈옥한 뒤 숨어들어온 곳도 마곡사였다. 백범은 1898년 가을 원종이란 법명으로 출가해 이듬해 봄까지 마곡사에 머물었다고 한다.마곡사가 유명해진 것은 초 봄 절 전체를 뒤덮는 신록때문이다. 마곡사 주변은 온통 고운 신록이 천지다. 단아한 절집들도 온통 연둣빛이다. 춘마곡이라 불릴만큼 수려한 주변 경관을 자랑한다. 입구부터가 남다르다. 주차장부터 산길을 따라 절까지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다. 4월 중순 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을 따라 가다보면 왜 이곳이 춘마곡이라 불리는지 알수 있다. 마곡사 솔바람길. 솔바람길을 걷다 주변의 신록을 감상하고 있는 여행객◆백범의 발자취를 따라… 3개 코스로 만든 솔바람길마곡사 주변을 걷는 이들도 많다. ‘마곡사 솔바람길’이 생기면서다. 백범당에서 시작되는 솔바람길은 태화산을 중심으로 크게 3개의 코스로 나뉜다. 태화산은 사곡면 신풍면 유구읍에 걸친 해발 416m의 나지막한 야산이다. 첫째 코스인 ‘백범명상길’은 백범당∼백범 선생 삭발터∼군왕대∼마곡사로 이어지는 3km로 50분가량 걸린다. 둘째 코스인 ‘명상산책길’은 마곡사∼천연송림욕장∼은적암∼백련암∼활인봉∼생골마을∼마곡사로 이어지는 5km의 트레킹코스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셋째 코스인 ‘송림숲길’은 마곡사∼천연송림욕장∼은적암∼백련암∼아들바위∼나발봉∼전통불교문화원∼다비식장∼장군샘∼군왕대∼마곡사이다. 11km의 본격 등산코스로 3시간 반가량 걸린다.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2013마곡사신록축제’가 열린다. 백범 김구 선생이 사색하며 걷던 ‘백범 명상길’에서는 태화산 등반대회도 열린다. 속도나 산악지형을 평가기준으로 삼는 일반적인 등반대회와는 달리 자연과 호흡할 수 있도록 맨발로 흙길을 걷는 것이 이번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함께 진행되는 나눔 프로그램으로는 사찰 식재료로 1000인분의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 먹는 ‘화합의 비빔밥 나누기’와 인절미, 화전, 떡과 부침개 나누기가 있다. 문의=공주시청 관광과(041)840-2864~5동학사를 온통 하얗게 물든 순백의 목련화◆여행메모▲먹을것=동해원 짬뽕( 041-852-3624), 청벽가든 장어구이(041-854-7383), 새이학가든 국밥,(041-854-2030) 태화식당 산채비빔밥,버섯전골(041-841-8020), 고가네칼국수 칼국수(041-856-6476) 농가식당 ▲볼거리:갑사는 계룡산 서북쪽 기슭 해묵은 노송과 느티나무 숲이 우거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봄엔 마곡사 가을엔 갑사’라는 말이 있듯이 갑사는 가을 단풍을 한껏 자랑한다. 갑사에서는 계룡산 능선을 타고 연천봉 넘어 동학사나 신원사로 갈 수 있다. 신원사에는 조선시대 계룡산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중악단이 있다. 태조 이성계의 명으로 무학대사가 지었고 나중에는 명성황후가 중건했다. 신원사는 백제의 역대 왕들과 의자왕의 아들 풍, 융의 신위를 모신 고왕암을 거느리고 있다. 융은 백제 멸망 후 고왕암에서 나당연합군에게 체포된다. 지금도 매년 10월 셋째주 월요일에는 이들을 위한 제사가 행해진다. 갑사에서 신원사까지 약 3시간, 갑사에서 동학사까지 약 4~5시간 걸린다. 강을 굽어보는 공산성의 신록도 요즘 좋다. 공산성은 웅진백제시대 축조된 산성으로 외성 둘레가 2.6km에 이른다. 금서루에서 공북루까지 풍경이 좋다. 시간 허락하면 국립공주박물관은 들려볼만하다. 무령왕릉실은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전시하는 공간인데 아주 잘 꾸며뒀다. ▲묵을곳: 공주한옥마을(041-840-8900),마곡사 템플스테이(041-841-6226) 갑사에 핀 벚꽃
2013.04.23 I 강경록 기자
''전우치'' 차태현, 도술로 상사 박주형 ''농락''
  • ''전우치'' 차태현, 도술로 상사 박주형 ''농락''
  • KBS2 ‘전우치’ 방송화면 캡처[이데일리 스타in 박미경 객원기자] 차태현이 도술을 이용해 자신보다 관직이 높은 상사 박주형을 농락했다.11월22일 방송된 KBS2 수목 미니시리즈 ‘전우치’(극본 조명주 박대영, 연출 강일수 박진석) 2회에서는 이치(차태현 분)가 자신을 구박하는 주서 오규(박주형 분)에게 도술을 부리는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이치는 강림(이희준 분)의 행방을 찾아 최갑사(김명수 분)가 호랑이에 물려 죽었다는 함경도를 찾았다. 그리고 탐문을 벌이던 중 축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다시 조보소로 돌아왔다. 축시에 회의가 있었던 것.그 시간 조보소의 주서 오규는 이치가 자신이 시킨 일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조보소 회의에 불참했다는 사실에 “회의에 빠지는 이유를 불문하고 파직시키겠다는 얘기 하지 않았냐”고 분노했다. 그러나 마침 이치가 회의실에 등장했고 오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늦었다”고 지적했다.하지만 그때 축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치는 “이제 막 축시가 됐다”며 늦지 않았음을 밝혔다. 앞서 이치는 도술로 나팔 소리를 늦췄다. 그러자 오규는 “왜 내 명령을 수행하지 않았냐. 분명 기별지를 떼어놓으라고 했는데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을 똑똑히 봤다”며 이치를 깎아 내렸다. 이치는 오규에게 “착오가 있을 거다. 시키신 대로 다 떼었다”고 고했다. 오규는 이에 “자네들도 똑같이 보라”며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문제의 장소로 향했지만 기별지는 모두 떼어져 있어 오규를 당황하게 했다. 이 또한 이치의 도술이었고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오규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어쩔 줄 몰라 해 웃음을 자아냈다.
2012.11.23 I 연예팀 기자
  • 피서객 계곡·바다 북새통…농심은 가뭄에 `울상`
  • [대전=뉴시스]김양수 기자 = 6월 두번째 주말과 휴일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는 한여름 날씨를 보이자 많은 시민들이 계곡과 바다를 찾아 유원지는 북새통을 이뤘다.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0일 대전과 천안 29도, 서산 26도, 보령 25도 등 대전과 충남지역은 한여름 날씨를 보였고 가끔 구름이 끼었으나 대부분 지역은 쾌청했다.때이른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이 몰려 지난주 개장한 대천해수욕장 등 서해안 유명 해수욕장은 10만이 넘는 인파를 기록했다.가족단위 피서객들과 연인들은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궜고 모항항 해삼축제가 열리는 태안군과 자연산 광어와 도미를 즐길 수 있는 서천군 마랑포구에도 나들이객들이 몰리면서 도로마다 차량들이 길게 늘어섰다.유명산과 계곡에도 인파들로 넘쳐났다.대전과 가까운 금산군 제원면 적벽강과 천내강에도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강변에 돗자리와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아이들은 다슬기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충남 최고봉 서대산과 국립공원 계룡산에도 등산객들이 밀려들며 인근 상점들도 바쁜 하루를 보냈고 갑사와 동학사에도 이른 아침부터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반면 지속되는 가뭄으로 농부들은 바짝 타들어가는 논과 밭에 물을 대며 고된 하루를 보냈다.모내기를 마친 논의 물꼬를 보고 타들어가는 밭에 물을 대는 등 들녘의 농부들은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오후들어 나들이 차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대전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에서는 지정체 현상이 빚어졌지만 큰 사고 없이 휴일이 마무리됐다.
2012.06.10 I 뉴시스 기자
왕의 꽃미남 수행원 정년은 16세
  • 왕의 꽃미남 수행원 정년은 16세
  •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1일자 27면에 게재됐습니다.[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조선 중종 30년인 1535년 7월 대사헌 허항은 임금에게 심각한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는 한 주 전 궁궐의 꽃과 나무 관리를 맡은 장원서에 나가 화초와 기구를 점검했다. 그런데 보존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를 묵과할 수 없던 허항은 물품목록을 대조하려 했으나 장부마저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았다. 결국 호조에 문제제기를 했다. 성종대 이후 작성된 장원서의 회계장부를 보내라 명했다. 그러나 호조도 비협조적이었다. 두세 번의 독촉이 이어지자 마지못해 장부대신 사람을 보내왔다. 산원(算員)이었다. 그는 장원서 장부가 아닌 작년 과일을 올린 회계장부를 들고 나타났다. 허항은 격노했다. 호조가 사헌부를 속였다는 것을 문제삼아 임금에게 보고를 올렸다. 자칫 호조의 하급관원인 산원이 다칠 뻔한 이 사건은 호조판서가 해임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사건에서 마치 호조의 허수아비처럼 비쳐진 산원은 실은 백성들에게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실무자였다. 수학과 관련된 일을 한 명실상부한 전문직으로, 땅의 면적과 수확량을 측정하고 정부 물품을 관리했다. 일반 백성들이 탈 수 없는 말을 탔고 일반 관리들처럼 사모를 썼다. 그들의 말 한마디는 백성들의 세금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고 더 나아가 재산까지 좌우케 했다. 그러나 왕실과 고위관리 앞에선 꼼짝없이 죽은 척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하급관원이었다. 좀더 큰 권력과 밀착된 직업도 있다. 그들은 15세가 안 되는 나이에 임용돼 16세가 되면 퇴직을 해야 했다. 꽃미남이어야 하는 조건도 있었다. 중금(中禁)이다. 임금의 행차 때 길을 정리하는 것이 임무다. 낭랑한 목소리로 “상감마마 납시오”를 외치는 일이었다. 궁궐 밖에는 더 특별한 직업도 있었다. 호랑이 전문사냥꾼인 착호갑사(捉虎甲士)다. 수시로 출몰하던 호랑이로부터 백성들의 안위를 지키는 것이 그들의 직책이었다. 무예 실력 이상의 담력과 용기가 필수조건이었다. 조선왕조의 최말단에서 공무를 담당했던 관원들의 이야기다. 나랏일은 했지만 비주류였던 탓에 조선의 `비정규직 공무원`쯤 됐던 이들도 있다. 시간을 알리는 금루관(禁漏官), 통역을 담당한 통사(通事), 풍속 위반자를 단속하는 소유(所由), 세금운반선을 운행하는 조졸(漕卒), 고급정보를 빼오는 간첩(間諜) 등등. 책은 명칭만큼 생소한 조선의 하급관리 세계를 선명히 복원한다. ▲ 김홍도의 그림 `평생도` 중 하나. 한림 겸수찬이란 한 벼슬아치의 행차 장면으로, 그를 에워싼 이들이 구사(丘史)였다. 구사는 관리의 행차를 알리는 일종의 수행원으로 나라에 소속된 남자종이다(사진=너머북스).`조선시대 백성들에게 공권력의 실체는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으로 궁금증을 끌어냈다. 한국역사고전연구소에 재직하는 저자는 단연코 관료제의 언저리에서 일하던 말단 관원들이었다고 답한다. 그들이 병약한 왕권과 부패한 사대부가 지배하던 왕조를 500년 넘게 버티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조선의 실핏줄 같은 존재였다는 거다. 역사는 기록으로 말한다는데 오히려 책은 많지 않은 기록에서 찾아낸 역사다. 왕조실록에 흔적은 있다지만 요새 신문의 사회면 단신처럼 취급되기 일쑤였던 내용들이 태반이었다고 했다. 앞뒤를 꿰어 맞춰야 어슴푸레 형태가 갖춰졌다는 저자의 토로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찮은 신분에 존엄한 가치를 부여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듯하다.
2011.12.21 I 오현주 기자
AD모터스, 전기차  판매 시동
  • AD모터스, 전기차 판매 시동
  • ▲ 백수해안도로 노을전시관에 전시된 전기자동차 "Change"[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전기자동차 전문 제조업체 AD모터스(038120)(대표 유영선)가 전기차 '체인지(Change)'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체인지'는 적재공간을 활용한 다목적 이용이 가능해 관공서와 기업체 위주의 업무차량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이 회사는&nbsp;2월 넷째주 들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산하의 강남, 송파, 마포 등 5개 소방서에 소방시설 점검 등의 대민업무용 차량으로 5대, 북서울 꿈의숲에 공원순찰업무용 차량으로 1대를 납품했다.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에도 7대가 납품됐고, 서울대 연료전지시스템실험실에 1대 납품돼 연구목적용으로 활용된다. 회사측은 자동차 관련 대학교, 연구소 등에 구매 수요가&nbsp;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공공부문 구매담당자 대상으로 설명회 및 시승행사를&nbsp;준비중이다.지난주에는 2차전지 보호회로 전문업체 파워로직스에 2대가 납품됐는데, 이를 계기로 AD모터스와 파워로직스는&nbsp;전기자동차 배터리 솔루션에 대한&nbsp;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지난 22일에는 전라남도와 영광군 3자간 투자협약 체결을 통해 영광군은 2014년까지 AD모터스 전기차 2000대를 우선 구매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체인지' 5대가 출고돼 백수해안도로 노을체험관, 원전 한마음공원, 불갑사 등에&nbsp;전시되기도 했다.한편&nbsp;AD모터스는 배터리 성능을 향상한 120Ah 'Change'에 대해 인증을 완료했다. 1충전 주행거리가 최대 100km가 됨으로써 실용적인 측면을&nbsp;보강했다. &nbsp;AD모터스 류봉선 부사장은 "획기적인 마케팅과 넓은 영업망 구축을 통해 전기차 '체인지'의 매출이&nbsp;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수출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nbsp;▶ 관련기사 ◀☞AD모터스, 영광군에 전기자동차 양산공장 설립
2011.02.25 I 김현아 기자
가을볕 받으며 백제의 옛 도읍을 걷다.
  • 가을볕 받으며 백제의 옛 도읍을 걷다.
  • ▲ 공산성 (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nbsp;[이데일리 편집부] 위치 : 충남 공주시 산성동 65-3, 충남 공주시 웅진동 57 외 공주에 들어서면 멀리 유유히 흐르는 금강 위로 구불구불 능선을 따라 지어진 공산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과 계곡을 따라 지어진 포곡형의 성으로 백제시대 도읍지였던 공주를 방어하기 위해 구축된 성이다. &nbsp;문주왕1년(475) 옮겨와 무령왕의 아들 성왕16년(538)에 부여로 수도를 옮길 때까지 이곳은 5대 64년간 수도 방어의 요새였다. 원래는 토성이었던 것을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석성으로 개축되었으며 이름도 웅진성에서 공산성으로 바꿔 불리게 되었다. &nbsp;▲ (좌) 공산성금서루, (우) 공산성성곽길 (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nbsp;매표소를 지나 처음 만나는 것은 4개의 성문 중 서쪽에 자리한 문루인 금서루이다. 이층에 자리한 문루로 가는 계단을 오르면 양옆으로 성곽이 보이고 아래로 난 길은 아찔하게 보인다. 성곽 둘레를 따라 서있는 현무, 주작, 백호, 청룡의 사방신이 그려진 깃발은 여전히 수도를 수비하고 있는 듯 힘차게 휘날린다. 금서루에서 오른쪽 성곽을 따라 걸으면 공북루로 이어지는 길이다. &nbsp;▲ 금강과 금강교 (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가는 길 중간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서면 아래로 금강의 너른 물길과 쭉 뻗은 금강교가 보인다. 탁 트인 전망에 큰 숨 들이쉬며 발을 멈춘다. &nbsp;발 아래는 깎아지른 절벽인데 바라다 보이는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 길을 지나쳐 공북루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발바닥이 간질간질하고 손바닥엔 땀이 고인다. 마침 수문병 근무교대식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리고 금서루 앞으로 되돌아오니 성벽에 도열한 수문병들의 모습이 보인다. 익히 보던 왕궁의 수문장 교대식보다 소박한 규모로 진행되지만 보는 재미가 있다. 성곽길 대신 쌍수교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들어선다. 잘 정비된 길 위로 유모차를 밀고 온 가족들과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도 보인다. 그 길을 따라 가면 진남루를 만나고 동문루, 광복루에 이른다. &nbsp;▲ 진남루 (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nbsp;진남루로 가는 갈림길인 쌍수교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조선 세조4년에 지어진 사찰인 영은사와 금강을 마주하고 서 있는 만하루에 이르게 된다. 약 2.5km의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구불구불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고 걷는 중간에 쉬어가기 좋다. 이곳에서 10여분 거리에 자리한 송산리 고분군은 그 중 7호분인 무령왕릉으로 잘 알려진 곳. 1971년 6호분의 배수로 공사 중에 최초로 발견되었다. &nbsp;▲ (좌上) 송산리고분군, (우上)&nbsp;5호분, (아래) 6호분&nbsp;&nbsp;(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큰 길을 건너 송산리 고분군으로 들어선다.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고 인접한 도로의 소음과 동떨어진 고즈넉함이 느껴져 마치 시간의 문을 넘어서는 듯 느낌이 새롭다. 매표소를 지나면 왼편으로 고분군 모형관이 자리하고 있다. 완만한 고분의 모습을 그대로 본 딴 모형관으로 들어선다. &nbsp;입구는 무령왕릉을 본딴 연꽃문양의 벽돌로 장식되어있고 어둑한 조명은 신비감을 더한다. 모형관 입구에서 휴대용 단말기를 대여하면 알찬 설명을 들으며 전시관 내부를 둘러 볼 수 있다. 보존을 위해 출입이 폐쇄된 굴식 돌방무덤인 5호분과 굴식 벽돌무덤인 6호분,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인 무령왕릉을 1:1 크기로 재현해 놓아 실물과 같은 느낌을 준다. &nbsp;또한 발굴당시의 모습과 백제시대 무덤양식의 이해를 돕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고 무령왕릉 출토 시에 발굴된 화려한 유물들이 눈길을 끈다. 그중 왕과 왕비의 금제장식과 금제 귀걸이, 목걸이, 뒤꽂이 등의 12점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모형관 밖으로 나와 송산 자락에 위치한 고분군으로 향한다. 5, 6, 7호 고분들이 먼저 보이고 그 뒤로 1∼4호 고분들이 자리하고 있다. 완만한 경사지에 자리하고 있어 고분 둘레로 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나온 길이 내려다 보인다. &nbsp;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천천히 걷기 좋은 길이다. 나무 사이로 봉긋하게 솟은 고분이 언뜻언뜻 보이고 다람쥐가 재빠르게 지나치기도 한다. 그 길이 끝나는 곳에 문화재관리소가 있는데 그곳 긴 의자에 앉아 고분군을 바라다보는 풍경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nbsp;&nbsp;▲ (시계방향) 송산리고분군모형관,&nbsp;모형관내부,&nbsp;왕비의복, 왕비금제관장식, 무령왕릉6호분벽화&nbsp;(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마지막으로 공주를 떠나기 전에 백제시대에 지어진 계룡산 갑사에 들르기로 한다. 춘마곡 추갑사란 말이 오랜 세월 회자될 만큼 가을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갑사 오리숲길. 아직 단풍은 일렀지만 부드러운 가을빛을 받으며 걸을 수 있는 아늑한 길이다. 주차장을 나와 자연 관찰로에 들어선다. 여기서부터 갑사까지 약 2km구간을 십리의 절반 오리숲길이라 부른다. &nbsp;▲ (상) 갑사대웅전, (하) 갑사모습, 갑사 찻집 (사진제공 사진작가 유현영)잘 정비된 길을 따라 걸으면 사천왕문을 지나고 멀리 갑사 강당 지붕이 보인다. 화강암 기단을 올려 쌓고 그 위에 올라앉은 강당 건물은 우뚝하고 아름답다. 강당 양 옆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대웅전이 마주 보인다. 적묵당과 진해당이 좌우대칭으로 자리하고 있어 대웅전 안마당은 단정하고 정감 있다. 대웅전을 빠져나와 석조약사여래입상을 보고 전통찻집이 있는 아랫길로 접어든다. 못을 쓰지 않고 지었다는 목조건물은 계곡 위에 숨은 듯이 앉았고 건물 앞에 선 배롱나무는 마지막 붉은 꽃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nbsp;▲ (좌로부터) 갑사 대적전, 대적전 전경, 대적전 가는길, 철당간 및 지주 (사진제공 여행작가 유현영)&nbsp;계곡을 건너 공우탑을 지나고 대적전도 지난다. 대나무 터널을 지나면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유일한 철당간과 지주가 서있다. 보통은 돌로 만든 지주만 남아있고 철당간이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24개의 철통이 연결된 것으로 원래 28개였으나 4개는 유실되었다고 한다. 철당간을 지나면 계곡물을 곁에 두고 걷는 산책길이다. 그 길을 따라 매표소까지 되돌아 나오는데 1시간 반 정도가 소요된다. 쉬엄쉬엄 얘기 나누며 걷기 좋은 길이다. 접근성이 좋으며 고즈넉한 백제의 고도 공주는 여유로운 가을 한낮을 보내기에 참 좋은 곳이다. ▶ 관련기사 ◀☞바다와 길동무하고 선인장이 말 거는 길… 제주☞제주에서 제일 따끈따끈한 걷기코스!☞억새와 들꽃이 춤추는 해변… 가을아 멈춰라!
2009.10.12 I 편집부 기자
그리워, 그리워, 꽃무릇 붉은 가슴… 전남 영광 불갑사
  • 그리워, 그리워, 꽃무릇 붉은 가슴… 전남 영광 불갑사
  • [경향닷컴 제공] 영광 하면 가을을 떠올리게 된다. 해마다 9월 셋째주면 꽃무릇 축제가 열리고, 모싯잎 송편 같은 별미도 많아서다. 요즘 여행하기 딱 좋은 곳이 영광이다. 꼭 봐야 할 것은 △불갑사 꽃무릇 △백수해안도로 △염산 염전이다. 백제불교 도래지, 원불교 성지, 기독교 순교지에는 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다. 거기에 가선 꼭 모싯잎 송편을 맛보자. 요즘 불갑사에는 꽃무릇이 지천이다. 영광군은 “상사화 군락지가 50㏊(15만평)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고 했다. (꽃무릇은 엄밀히 말하면 상사화와 다르다. 하지만 꽃과 잎이 따로 피어 서로를 못만난다고 해서 현지에선 두루뭉술하게 상사화라고 불렀다.) ▲ 영광 불갑사 입구에 핀 꽃무릇. 불갑사는 국내 최대 꽃무릇 군락지이며 꽃무릇은 19~20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불갑사 ‘상사화축제’를 관람한 사람은 3일 동안 50만명. 영광군 관계자는 오후 4시가 넘어서자 불갑사 입구의 식당 음식이 동났을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고 했다. 1999년 처음 불갑사를 찾았을 때엔 자그마한 사찰이었는데 지금은 거찰이라고 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여기저기가 공사중이어서 어수선하지만 상사화는 좋다. 초입부터 꽃무릇이 많다. 산자락, 개울을 따라 꽃이 핀다. 대웅전 뒷자락 불갑사 저수지 쪽 산길을 따라가면 산사면이 온통 꽃무릇 밭이다. 자생지도 영광과 고창이란다. 꽃무릇은 절꽃이다. 금어(탱화를 그리는 스님)가 물감에 꽃무릇 뿌리를 찧어 넣으면 그림에 좀이 슬지 않아서 많이 키웠다. 이름은 운치 있지만 코끼리도 쓰러뜨리는 독초다. 코끼리를 잡을 때 뿌리에서 추출한 독을 썼다. 하여 눈으로만 보는 게 좋다. 괜히 꽃 한송이 떼어 입에 물고 ‘폼 잡다가’ 화를 당할 수 있다. ▲ 만나떡집 주인 정장성씨가 모시밭을 둘러보고 있다. 모싯잎 송편은 보통 송편의 2~3배 크기로 빚어 영광에선 머슴송편으로 불렸다. 불갑사는 갑(甲)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으뜸이라는 뜻이다. 삼국시대 최초로 불교가 전래된 곳이 영광이다. <삼국사기>에는 백제 침류왕때인 384년에 인도의 마라난타 존자가 불교를 전했다고 나와 있다. 영광이나 법성포 같은 이름도 불교적이다. 불갑사에서 대웅전과 일광당은 빼놓지 말고 꼼꼼하게 봐야 한다. 문화유산해설사 박해자씨는 “불갑사에는 인도양식이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다”며 “대웅전(18세기에 중건)의 용마루 위에 있는 항아리 모양의 스투파가 인도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투파란 탑(塔)을 의미한다. 대웅전의 부처가 정면을 향하지 않고 남쪽으로 돌아앉아 있는 것도 신기하다.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이 부처가 서방정토인 서쪽으로 돌아앉아 있는 경우는 있지만 불갑사처럼 남쪽으로 돌아앉은 경우는 드물다. 일광당은 기울어져 있다.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다. 불을 때면 연기가 잘 빠져나가게 하기 위해서인데 건축학자들이 많이 보러 온다. 또다른 불교 답사지는 백제불교 도래지 기념관. 2005년 영광군이 법성포 너머에 이 기념관을 만들고, 인도 간다라 양식을 따라 지은 전시관과 4면대불을 세웠다. 대불상 앞에 서면 영광 앞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 염산의 영백염전. 보통 9월말까지 소금을 만든다.2005년 완공된 17㎞의 백수해안도로는 아름다운 도로로 늘 손에 꼽힌다. 지난해에는 노을전시관이 생겼고, 10월 개장 예정인 해수탕도 시범운영 중이다. 전시물은 볼 만한 게 없고, 2000원짜리 라이더가 재밌다. 해안도로에서 눈여겨볼 것은 칠산 앞바다. 칠산도는 무인도. 어부들이 조기를 잡으러 갈 때 “돈 실러 가세, 돈 실러 가세…”라고 했던 바다다. 과거엔 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조기로 굴비를 만들었지만 요즘엔 어자원이 고갈돼 영광산은 많지 않다. 그나저나 영광굴비는 왜 유명할까? 비결은 염장법과 바람이다. 물에 소금을 타서 하는 염장을 하지 않고 아가미에 간수를 뺀 천일염을 집어넣는 섭간을 한다. 소금이 좋아야 굴비도 좋은 법. 소금 얘기를 잠깐 하고 가자. 영광은 신안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소금을 많이 생산한다. 생산량이 연 4만t으로 전국 생산량의 12%다. 영광은 쌀과 소금, 목화가 많이 나 예전에는 삼백의 고장으로 불렸다. 염전은 염산면에 많다. 영백염전의 김영관 회장은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 미네랄 함량이 많은 것이 영광 소금”이라며 “간수를 뺀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88% 정도로 오히려 단맛이 난다”고 했다. 친환경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더 적어서 74~78% 정도라고 했다. 바람도 한몫 했다. 대대로 굴비를 만들어왔다는 해다올의 박윤수 사장은 법성포에는 하늬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에 포구 주변에 파리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굴비는 전통굴비와 약간 다르다. 옛날엔 굴비를 두어달씩 말렸다. 냉장기술이 발달해 요즘은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오래 말리면 조기가 오그라들게 마련. 굴비는 손톱 만큼의 길이 차이에도 가격이 벌어지므로 상인들이 좋아할 리 없다. 그럼 오래 말린 옛날 굴비는 없을까? 주문하면 만들어주고 한정식집에서도 가끔 맛볼 수 있다. 더 짜고 꾸덕꾸덕하다. 이런 굴비는 보리쌀독에 박아두었다가 쪄먹는 게 낫다. 모싯잎 송편은 4~5년 전부터 유명해졌다. 팥소보다는 모싯잎을 삶아 섞은 떡맛이 일품이다. 영광에 모싯잎송편집만 60여개인데 요즘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송편 제작과정을 보러 찾아간 만나떡집은 전화벨이 계속 울렸지만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손이 달려 더이상 주문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란다. 집주인 정장성씨는 “멥쌀과 물, 모싯잎 배합과정이 노하우”라며 “주문의 95%는 서울·경기에서 온다”고 했다. 모싯잎 송편은 검은빛을 띠고 색깔이 진한 것이 좋다. 쑥을 섞으면 색깔은 좋지만 맛은 떨어진다. 값도 25개에 1만원 정도로 싸다. 영광 장어는 “생산량이 연 1800t으로 전국 1위”라고 영광군 측이 설명했지만 “압권이다”라고 할 만큼의 맛은 아니었다. -길잡이-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빠진다. 18일부터 20일까지는 불갑사 일대에서 상사화 축제가 열린다. 불갑사는 입장료, 주차료가 없다. 영광군청 061-350-5931, 불갑사 www.bulgapsa.org *백수해안도로 노을전시관(061-350-5600) *만나떡집(061-351-1462)은 모시가 떨어지면 송편을 안 만드는 집이라고 했다. 모시밭도 따로 있다. 전통있는 떡집은 서울떡집(061-352-0248)과 장산떡집(061-351-3948)이다. *소금은 현지 농협에서 살 수 있다. 보통 한 부대씩 판다고 한다. 새하얀 소금보다는 우윳빛이 나는 소금이 좋다. *영광굴비집은 대개 한정식집으로 보면 된다. 한 상에 8만원, 10만원 하는 식이다. 법성포에서는 일번지식당(061-356-2268)이 가장 유명하지만 인터넷엔 별로라는 의견도 많다. 영광군청은 영광읍 문정식당(061-352-5450)도 유명하다고 했다. 이곳 역시 한 상에 얼마씩 하는 방식이다. 동원식당(061-356-2351)과 만나식당(061-356-2377)은 값이 조금 싼 곳이다.
  • 참여연대 "분식회계 법정형 더 높여야"(상보)
  • [이데일리 김병수기자] 분식회계에 대한 법정형을 현행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nbsp;또 최근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감사인 의무교체폐지 및 양벌규정 면책조항 도입은 보류하되 해외 상장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nbsp;참여연대도 오늘(18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개정안과 관련, 감사인 의무교체제도 폐지 및 양벌규정에 관한 면책조항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nbsp;참여연대는&nbsp;이번 개정안은 법 시행을 통해 실효성을 확인해 보기도 전에 폐지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nbsp;분명히 했다.&nbsp;참여연대는&nbsp;과거 현대건설은 1984년부터 2000년까지 17년간, SK글로벌은 9년간, 동아건설은 11년간, 대우는 17년간, 기아는 13년간 특정 회계법인과 장기간 외부감사계약을 체결해&nbsp;오랜 유착관계로 각종 분식회계 사태를 초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nbsp;정부의 분식회계 근절 의지가 확고하다면 집행유예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법정형 5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법정형을 제시해야 한다고 참여연대는 덧붙였다.&nbsp;금융위는 이번 개정안에서 `회계기준을 위반한 기업 등에 대한 처벌수준이 주요 선진국(미국 25년)에 비해 낮아 제도의 이행담보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nbsp;분식회계에 대한 법정형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nbsp;경제개혁연대도&nbsp;오늘 의견서에서 외부감사 관련 법제의 전체 수준과 사실상 과점 상태에 있는 감사 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외감법 개정안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지난 달 29일 상장기업의 경우 6년을 초과해 동일 감사인을 선임할 수 없도록 한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폐지하고, 업주에게 관리·감독의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처벌을 면제하도록 하는 외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2008/07/28 12:00 상장사 외부감사 회계법인 의무교체 폐지, 2008.08.01 07:04 기업 감사의견 협박땐 회계법인도 계약해지 기사 참고경제개혁연대는 다만, 현행 외감법상 갑사인의무교체제도를 유지하고, 국제회계기준 준수가 의무화되는 외국의 증권거래소 또는 그 산하 시장에 상장하는 경우에만 감사인 의무교체제도 적용을 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008.08.18 I 김병수 기자
  • 경제개혁연대 "외감법 완화는 해외 상장 때만"
  • [이데일리 김병수기자] 최근 금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감사인 의무교체폐지 및 양벌규정 면책조항 도입은 보류하되 해외 상장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오늘(18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개정안과 관련, 감사인 의무교체제도 폐지 및 양벌규정에 관한 면책조항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의견서에서 외부감사 관련 법제의 전체 수준과 사실상 과점 상태에 있는 감사 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외감법 개정안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지난 달 29일 상장기업의 경우 6년을 초과해 동일 감사인을 선임할 수 없도록 한 감사인 의무교체제도를 폐지하고, 업주에게 관리·감독의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처벌을 면제하도록 하는 외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2008/07/28 12:00 상장사 외부감사 회계법인 의무교체 폐지, 2008.08.01 07:04 기업 감사의견 협박땐 회계법인도 계약해지 기사 참고경제개혁연대는 다만, 현행 외감법상 갑사인의무교체제도를 유지하고, 국제회계기준 준수가 의무화되는 외국의 증권거래소 또는 그 산하 시장에 상장하는 경우에만 감사인 의무교체제도 적용을 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2008.08.18 I 김병수 기자
자린고비도 밥 한그릇 ''뚝딱'' 어휴~ 군침 도네
  • 자린고비도 밥 한그릇 ''뚝딱'' 어휴~ 군침 도네
  • [조선일보 제공]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는 '밥도둑' 굴비. 그런데 굴비 맛이 예전만 못하단 어르신들이 많다. 과연 굴비 맛이 예전과 달라진 걸까? 굴비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답을 찾으러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 법성포로 갔다. 법성포를 들어서는 순간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굴비 냄새가 하늬바람(북서풍)에 실려 솔솔 불어온다. 정말 굴비 많다. 여기도 굴비 저기도 굴비, 온통 굴비 세상이다. "옛날처럼 굴비를 바짝 말리지 않아요. 예전에는 굴비에 소금을 쳐서(뿌려서) 몸통이 비틀어지도록 바짝 말렸지요.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아요. 소금을 덜 칠 뿐 아니라, 소금을 치고 난 다음 물기만 빠지면 씻고 말려서 냉동 보관합니다."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허광석 상무는 "굴비 맛이 옛날과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입맛이 변했기 때문이다. 쌍용굴비유통 정명수 대표는 "서울 사람들은 덜 짜고 통통한 굴비를 더 쳐준다"면서 "우리 입에는 좀 싱겁지만, 그게 전국 평균 입맛 같다"고 했다. 굴비는 1~2㎝ 차이에도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게다가 냉동·냉장시설이 발달해 바짝 말리지 않아도 장기보관이 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더 이상 굴비를 오래 바짝 말리지 않는다. 하지만 조기살 즉 단백질이 소금과 만나 숙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칠맛이 예전만 못하다. 그래도 원래 굴비 맛을 알고 찾는 이들이 아직 남아있다.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옛날 방식으로 만드는 조기가 있다. '마른굴비'라고 부른다. 영산해다올 박윤수 대표는 "요즘 굴비가 수분 약 68%에 염도 1.25~1.5%인 반면, 마른굴비는 수분 50% 미만이고 염도는 3~5%"라고 설명했다. 굴비가 이름을 얻은 건 900여 년 전 고려 17대 인종 때 일이다. 딸 셋을 왕에게 시집 보내던 세도가 이자겸(?~1126)이 인종을 독살하려다 실패하고 정주(靜州), 즉 지금의 영광으로 유배됐다. 이자겸은 이곳 굴비 맛에 반했다. 왕에게 굴비를 보내면서 '정주굴비(靜州屈非)'라고 써 올렸다 한다. '굽히거나 비굴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살고 있다'는 심경의 표현이었다. 그때까지 그저 소금에 절인 생선 중 하나였던 굴비는 이 사건으로 '전국구 스타'로 떴다. 그리고 영광은 굴비의 고장이 됐다. 단지 이자겸이 이곳에 유배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주 남서쪽 수심 30m 바다 밑 모래밭에서 겨울을 난 조기는 산란기에 맞춰 황해로 이동한다. 조기는 추자도와 흑산도를 지나 법성포 앞 칠산 바다를 지나는 음력 3월 중순 곡우사리 즈음 가장 맛이 든다. 산란을 앞두고 영양을 잔뜩 비축해 살이 통통하고 알이 꽉 차있다. 이때 잡은 조기로 만든 굴비를 특별히 '오사리 굴비'라 부르고 높게 친다. 요즘은 조기가 법성포에 접근하기 훨씬 전 잡아버려 오사리 굴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더러 나오더라도 다락같이 비싸다. 칠산 바다에서 잡지 않더라도 영광에서 말리면 '영광굴비'로 유통된다. '사기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영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영광에서 말려야만 특유의 맛을 가진 영광굴비가 된다"고 말한다. 봄 평균 온도가 섭씨 10.5도, 습도 평균 75.5%, 여기에 서해에서 하늬바람이 불어줘야만 조기가 알맞게 마른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와인 명가들이 주장하는 '테루아(terroir)'가 굴비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900년 굴비를 만들어온 노하우도 무시 못한다. "다른 지역에선 물에 소금을 타 조기를 담그는 '물간'을 하지만, 영광에서는 조기에 손으로 소금을 뿌리는 '섭간'을 합니다. 물간은 손이 덜 가고 편하지만 맛이 섭간만 못하죠. 살도 쉬 부서지고, 영양학적으로도 떨어집니다." 예전에는 항아리에 소금과 조기를 한꺼번에 넣는 '독간'도 했지만 워낙 짜서 요즘은 거의 없다. 조기를 엮는 기술도 쉽지 않다. 섭간한 조기는 한 두름(큰 것 10마리, 작은 것 20마리)씩 엮는다. 너무 꽉 엮으면 조기가 뒤틀어지고, 헐거우면 빠진다. 힘 조절과 매듭법이 비결이다. 과거에는 짚으로만 엮다가 요즘은 짚과 비닐 노끈으로 함께 엮는다. 이 비닐 끈은 그리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박윤수씨가 지푸라기처럼 보이는 비닐 끈을 최근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특허를 받으면 영광굴비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엮은 굴비는 일반적으로 일주일~보름 말린 뒤 물에 씻고 걸대에 널었다 마르면 냉동 보관한다. 마른굴비는 섭간하고 엮는 과정까지는 같지만 걸대에 삼 개월 정도 건조시킨다. 바싹 마른 굴비는 굽지 말고 그대로 쪽쪽 찢어 먹어야 제 맛이다. 짙은 황갈색으로 변한 굴비살은 참기름을 바르기라도 한 듯 기름이 좔좔 흐른다. 따끈한 물에 만 밥에 한 점 올려 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천국이다. 짜고 고소하고 기름지다.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 먹어도 기막히다. 굴비가 왜 밥도둑인지, 직접 경험해 보시라. ▲ 영광 법성포. 굴비 천지다.::: 굴비·마른굴비 사려면&nbsp;굴비는 크기에 따라 가격이 크게 차이 난다. 1㎝ 차이에도 훨씬 더 통통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굴비도매상에서 굴비 20마리 기준 17~18㎝ 1만원, 18~19㎝ 2만원, 19~20㎝ 3만원, 20~22㎝ 5만원에 판다. 1~1.5㎝ 커질 때마다 대략 1만원씩 오른다. 3만~5만원 짜리가 주로 나간다. 25~26㎝ 이상부터는 10마리 단위로 판다. 25~26㎝ 10마리 10만원. 32㎝가 넘으면 10마리에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마른굴비도 크기 당 가격은 같지만, 일반 굴비보다 더 말려 크기 훨씬 작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비싼 셈이다. 법성포에 지천인 굴비도매상에서 구매 가능하다. 영산해다올 (061)356-2019, 쌍용굴비유통 (061)356-3060 www.sygulbi.com ::: 굴비정식 맛보려면 법성포에도 마른굴비를 내는 식당은 없다. 굴비백반집은 즐비하다. 백반이라지만 반찬 30여 가지가 딸려 나오는 한정식이다. 대개 사람 숫자대로 음식값을 받지 않고 '한 상' 단위로 받는다. 한 상이면 3~4명쯤 먹으니까, 1인분 2만원쯤 잡으면 된다. 솜씨는 엇비슷하나 일번지식당(061-356-2268, 6만·8만원), 동원정(061-356-3323, 6만·8만원), 명가어찬(061-356-5353, 8만·12만·20만원) 등이 이름 났다. ::: 그밖에 영광 즐길거리 '백수해안도로'는 서해안 최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영광군 백수읍 대전리에서 구수리까지 칠산도 앞바다를 끼고 해안 절벽 산허리를 19㎞ 가량 감고 돈다. 가파른 절벽이 동해안 같다. 백수해안도로가 통과하는 백암리 동백마을은 영화 '마파도'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 세트장으로 지어진 집과 우물, 절구 등이 남아있다. 작년 개통한 덕산~대치미 군도 14호선은 건설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위에 올랐다. 불갑사는 백제에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으로 알려졌다. 침류왕 원년(384년) 중국 동진에서 인도 승려 아라난타가 건너와 창건했다 한다. 절집보단 주변 경관이 낫다. 염산면과 백수읍 해안에는 염전이 많다. 굴비 생산에 꼭 필요한 질 좋은 천일염이 여기서 나온다. 늦은 오후 햇볕에 반짝거리는 소금꽃이 볼 만하다. 일부 염전은 관광객을 위한 무료 염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년 음력 5월 5일 무렵에는 '영광 법성포 단오제'가 열린다. 1637년부터 했다니 역사가 길다. 창포 머리감기, 풍어제, 용왕제, 그네뛰기, 국악경연대회 따위가 굴비 시식·판매행사와 함께 마련된다. 법성포단오보존회 (061)356-4331 www.danoje.co.kr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다 영광IC에서 나와 23번 국도를 탄다. 영광읍 우회도로를 지나 22번 국도를 따라 가면 법성포다. 고창IC에서 빠져 아산-무산-공음을 지나도 법성포에 닿는다. 차가 밀리지 않으면 서울에서 4시간쯤 걸리지만, 도로 상황 따라 다르다. 영광문화관광과 (061)350-5752 www.yeonggwang.jeon nam.kr/tour 영광법성포굴비특품사업단 (061)356-5657, 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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