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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콘택트렌즈’로 정확히 측정한다
  • 혈당, ‘콘택트렌즈’로 정확히 측정한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스마트 콘택트렌즈’로 눈물 성분을 분석해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자영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용호 교수,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장웅 교수, 박원정 연구원, 경북대학교병원 안과 김홍균 교수,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김정호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주희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실시간으로 눈물 속 생체 지표를 측정해 정확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혈당이 높은 당뇨병은 대부분의 신체 부위에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때 혈당 수치는 식사 등 생활방식에 따라 쉽게 변해서 실시간 측정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당뇨병 환자들이 바늘로 손가락을 찔러 혈당을 측정했지만, 신체 ·정신적 고통은 물론 2차 감염의 위험도 있다.침이나 땀, 소변 등 타액은 오염도가 높아 측정 수단으로 삼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접근성은 높으나 오염도는 낮은 눈물을 이용한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안구 습도 유지를 위해 눈물이 계속 나오고, 눈꺼풀이 오염을 막아서다. 하지만, 눈물 속 당과 혈당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연구팀은 당을 측정하는 고감도 센서와 이를 휴대기기로 전송하는 무선 통신용 안테나가 내장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제작해 임상 시험을 시행했다. 시판 중인 콘택트렌즈와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착용 시 이물감이 적고 시야는 가리지 않았다.연구팀은 가장 먼저 동물 실험을 통해 여러 종류의 눈물 중 혈당과의 연관성에 영향을 주는 유형을 확인했다. 눈물은 눈을 깜빡일 때마다 흘러 청결을 유지하는 기본눈물(Basal tears), 감정에 의해 나오는 감정눈물, 외부 자극으로 흐르는 반사눈물(Reflex tears)로 나뉜다. 토끼 눈에 렌즈 착용 시 발생하는 자극과 연구팀이 의도적으로 가한 자극으로 인해 반사눈물이 나올 때 눈물 속 당과 혈당의 상관관계가 줄었다.그러나 렌즈 착용 후 일정 시간(1~3분)이 지나자 눈물 당 수치가 안정되며 혈당과의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졌다. 연구팀은 반사눈물로 인한 일시적인 상관관계 변화가 기존에 눈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지 논란이 있었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안정화 시간’을 거쳐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정상이거나 당뇨를 앓는 토끼와 강아지 각 8마리, 사람 1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로는 눈물당을, 혈당 측정기로는 혈당을 쟀다. 그 결과 모든 시험에서 혈당 수치의 변화에 맞춰 눈물당도 같이 등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다만 시험 대상자들의 눈물당 등락은 개별적으로 다른 시간 간격을 두고 혈당 변화를 따라갔다. 연구팀은 이를 ‘개인화된 시간 지연’으로 정의했다. 이어 혈당과 눈물당 간 상관관계 분석에 사용한 ‘피어슨 상관계수’에 각기 다르게 지연 정도를 적용해보니 그 값이 0.9 이상으로 나왔다. 피어슨 상관계수에서는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다.끝으로 ‘일치 오류 격자’ 분석을 통해 눈물당 수치를 기반으로 혈당 수치를 예상해 설정하고, 실제로 혈당을 쟀다. 일치 오류 격자 분석법은 혈당 측정기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데 사용하는 방식이다. 값을 비교해보니 예상한 혈당 수치는 혈당 측정기를 통한 결과와 오차가 거의 없었다.이용호 교수는 “시간개념을 도입해 기존에 눈물을 이용한 혈당 분석 연구가 지지부진했던 원인을 해결하면서 눈물당과 혈당 수치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확인했다”며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당을 비롯해 눈물로 확인할 수 있는 콜레스테롤, 안압 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 다른 질환 진단과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개발한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 및 이미지.
2024.04.05 I 이순용 기자
'일확천금'과 '요행'만 바라는 사회, MZ작가의 시선으로 보다
  • '일확천금'과 '요행'만 바라는 사회, MZ작가의 시선으로 보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전시장 안에 설치된 공장 레일을 따라 풍선으로 만들어진 강아지 모형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모자를 쓴 세 명의 직원은 직접 기다란 풍선으로 바쁘게 강아지 모형을 만들고 있다. 레일 옆에 높인 전단지에는 ‘제프쿤스 99% 파격세일’이라고 적혀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미술작가 중 한 명인 제프쿤스의 ‘벌룬 도그’ 작업을 패러디한 남다현 작가의 ‘제프쿤스 파격세일’ 퍼포먼스 모습이다. 제프쿤스의 ‘벌룬 도그’는 2000만원에 달하지만, 강아지 풍선은 단돈 1000원에 살 수 있다.남다현 ‘제프쿤스 파격세일’(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신화화된 자본과 소비를 고찰한 예술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열린다. 오는 5월 26일까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예술, 실패한 신화(Protect Me From What I Want)’ 전이다. 전시는 ‘일확천금’과 ‘요행’만을 바라는 사회 구조적 문제의 탐구를 통해 현대인의 ‘욕망’과 ‘믿음’의 의미를 모색한다.특히 1980년대부터 90년대에 태어난 젊은 작가들의 시선으로 욕망과 물신주의를 다룬다.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끝없는 경쟁과 심리적 낙진(거대한 폭발에 따라 생겨난 잿더미로 상당한 범위에 영향을 줌)으로 대변되는 현시대의 모습을 반영한다. 전시작들은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살아가는 세태를 경고하며 현대 사회의 제도와 시스템의 오작동을 보여준다.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은 “암암리에 우리 사회에 신화처럼 자리잡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의미있는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손승범 ‘재생되는 꽃’(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참여작가 9명은 일확천금만이 성공의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를 비판적으로 해석한다. 손승범 작가는 노력과 경쟁, 그리고 성취의 목적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무언가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계속해서 재생되는 화환(‘재생되는 꽃’), 녹아내리는 트로피(‘사라지는 단원들’), 영원한 영광을 위해 만들어진 조각상 사이로 자라나는 잡초(‘클로즈업’)는 우리의 삶에서 절대적인 것은 없음을 시사한다.태킴 작가는 부, 장수, 지식, 출세 등 현세적 욕망을 상징화한 ‘십이지신’을 이상과 거리가 먼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현대인의 초상을 비튼다. 소는 십이지의 두 번째 동물로 우직, 근면, 희생 등을 상징한다. 하지만 태킴 작가의 ‘십이지생도’ 시리즈에 나타난 소의 모습은 다르다. 근면함의 상징인 소는 한 손에 과자를, 다른 손에 TV 리모컨과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게으른 모습이다. 보통 영민함으로 상징되는 쥐는 택배 상자 여러 개를 앞에 두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다.이외에도 인간이 추구하는 유토피아는 과연 이상적인 세계인지 질문하는 장종완의 ‘낙원 회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함을 포착한 우정수의 ‘팃포탯(Tit-for-Tat, 게임이론의 한 종류로 상대의 행동을 그대로 갚는 맞대응 전략)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박보나 학예연구사는 “예술을 통해 우리의 욕망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물질을 믿음의 대상으로 숭배하는 실패한 신화에 빠지지 않고, 더 나은 사회적 가치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태킴 ‘십이지생도’(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우정수 ‘팃포탯’(사진=서울대학교미술관).
2024.04.02 I 이윤정 기자
“맞다, 그럴 수 있겠다”…김제동표 위로
  • “맞다, 그럴 수 있겠다”…김제동표 위로
  • 김제동과 그의 반려견 ‘탄이’. 보호소에 있을 때는 까매서 ‘연탄’이라 불렸고, 김제동과 함께 살면서 ‘김탄’, 줄여서 ‘탄이’로 불리고 있다. 동네 사람들은 탄이와 함께 사는 김제동을 ‘탄이 아빠’라고 부르지만, 그는 한사코 ‘탄이 형’이라 불러 달라고 말한다.(사진=나무의마음).[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곱디고운 소리. 당신 밥 먹는 소리. 소리 내 가며 밥 드세요. 혼자서도 기죽지 말고.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는 거니까.”방송인 김제동(50)은 최근 펴낸 산문집 ‘내 말이 그 말이에요’(나무의마음) 책 첫 장에 이렇게 적었다. 그가 저자 친필 사인(서명) 대신에 쓴 말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이번 책은 “(키우는) 개 탄이와 저랑 같이 밥 나눠 먹는 이야기”다. 2016년 ‘그럴 때 있으시죠?’(나무의마음)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새 책에서 김제동은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꺼내보고, 들여다본다. 이전에는 시선이 외부를 향했다면, 이제 안으로 돌려 자신을 응시한다. 나와 남을 먹이고, 돌보는 살림 이야기, ‘임시보호’하던 강아지 ‘탄이’와 6년째 사는 이야기 등 자신의 일상을 일기장처럼 펼쳐낸다. 읽다 보면 그와 마주하고 대화하는 기분이 든달까. ‘달변가’ 김제동의 입말이 문장 속에 그대로 녹여있다. ◇밖에서 안으로 시선 향해…‘나’에 대한 질문김제동은 최근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작이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살 것인가’에 고민했다면, 새 책은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가장 큰 변화는 6년전 반려견 ‘탄이’와 같이 살 게 된 일이다. 그는 책에 대해 “김제동의 개와 사람 이야기라고 해도 된다. 탄이 덕분에 사람들과 만나고 많이 이야기한다. 중간중간 잠깐 연애도 하고 실패도 했다”며 웃었다.“한술만 떠봐요”는 그가 뽑은 ‘올해의 말’이다. 바쁜 연예인으로 살다 보니 자신을 챙기지 못했다는 것. 미워하고 째려보는 일이 많았던 자신에게 사과하듯,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모든 ‘나’의 베이스캠프는 ‘나’입니다”(28쪽), “저는 세상에서 제일 성공한 사람은 자기에게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다정한 사람”(294쪽).그는 “되게 재미있어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일 잘하는 게 웃기는 일”이라는 그는 “웃기는 게 너무 좋은데 그 일을 하는 데 방해되는 일이 그간 너무 많았다. 지금 씌워진 걸 다 벗겨 낼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사람들에게 재밌어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때 앞뒤 맥락 없이 발췌된 그의 발언들이 사회·정치적 문제로 연결돼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제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도 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회 문제가 이제 뭔지도 모르겠다. 안 시끄럽게 살고 싶고 피하고 싶다. 그런 게 무섭고 이제는 싫다”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데 장벽을 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지금은 학교 강연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틈나는 대로 경복궁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강담사’(講談師·이야기장으로 불리는 조선시대 직업)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제일 즐겁다. 책에서도 아이들과 만난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아저씨는 누구세요’(144쪽) 꼭지에선 진짜 철학적인 질문이라고 치켜세우고, ‘게임도 수능 과목으로’(138쪽)라는 글에선 아이들을 대변하는데, 아이들 등장 문구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엔 방송도 재개했다. 이달 방영을 시작한 MBC에브리원 ‘고민순삭-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의 진행을 맡았다.방송인 김제동이 새책 ‘내 말이 그 말이에요’ 출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책 제목 ‘내 말이 그 말이에요’는 그가 바라는 어른의 말이기도 하다. 김제동은 “뒤에 오는 세대들을 편들어 주는 그런 세대가 되고 싶다”며 “어떤 것이든 간에 그들에게 ‘맞다,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의 말”이라고 했다. “우리 경험으로 지금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우리의 경험은 우리 세대에만 적용되어야 하지 다른 세대에 적용되면 안되는 일이니까.”◇자칭 타칭 이야기꾼…다정한 김제동표 글말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정혜신은 추천사에서 김제동을 가리켜 ‘새로운 형태의 문객(文客)’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존하는 글 중 음성지원이 되는 글이 있다면 내겐 김제동의 글이 그렇다. 사람을 유쾌하게 각성시킨다”며 ‘대책 없는 위로’와 ‘엄청난 공감’이 “천지삐까리로 있다. 이것이 김제동표 말이자 글”이라고 적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진정한 이야기꾼”이라고 했다. 유 전 청장에 따르면, 진정한 이야기꾼의 ‘말’에는 재미와 평범성, 반드시 인생이 녹아 있어야 하는데 “김제동이 들려주는 일상사는 통쾌한 웃음, 씁쓸한 미소, 혹은 어깻죽지에 내리치는 선방의 죽비처럼 울린다”고 추천사에 썼다.“우리는 ‘덕분에’ 삽니다”(220쪽), “누가 무섭다, 아프다, 힘들다고 하면 다른 거 필요 없어요. ‘무섭겠다, 아프겠다, 힘들겠다’가 먼저입니다. 그게 사람을 살리는 말이에요”(84쪽), “흔들린다는 건 끊임없이 어떤 방향을 가리키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거니까. 저도, 여러분도 좀 흔들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43쪽).김제동은 그동안 6권의 책을 썼고, 누적 판매부수는 90만부에 이른다. 그는 “이번 책이 잘 팔리면 ‘100만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처음 책 쓸 때 인세 기부를 약속했는데 가장 큰 실수”라는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틈틈이 학교를 찾아 무료 강연을 하고, 모은 돈으로 미얀마에 학교 건물 4채를 지었다. 김제동과 반려견 ‘탄이’가 산책하고 있다. 탄이의 치켜든 꼬리가 행복해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사진=나무의마음 제공).
2024.03.20 I 김미경 기자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우리 멍뭉이 ‘견상’보러 가볼까
  •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우리 멍뭉이 ‘견상’보러 가볼까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롯데아울렛은 오는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롯데아울렛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반려견을 위한 행사를 이어간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과 타임빌라스에서는 행사 기간 매 주말마다 ‘코코스퀘어’ 매장에서 반려동물과의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스튜디오를 운영한다. 반려인에게는 샴페인, 반려동물에게는 ‘멍페리뇽’을 제공하는 시음 이벤트도 진행한다. 파주점에서는 반려동물의 용품을 모아 놓은 펫 플리마켓 ‘춘토피아 마켓’을 운영하고 광명점에서는 반려동물 대표 브랜드인 ‘미밍코’ 브랜드 데이 행사를 진행해 신상품을 1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반려동물과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SNS 이벤트도 진행한다. 롯데아울렛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20~24일 강아지 사진과을 업로드하면 ‘견상’을 봐주는 ‘견상봐드림’ 이벤트를 진행한다. 강아지 사진마다 맞춤형 견상 코멘트를 달아주는 이색 이벤트로 참여자 중 1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Pet 초상화 드로잉 작품’을 증정한다. 롯데아울렛은 증가하고 있는 반려동물 인구에 발맞춰 2018년부터 업계 최대, 최초, 최다 규모의 반려 동물 시설을 조성해오고 있다. 롯데아울렛의 펫파크 시설을 모두 합하면 초등학교 운동장 두 개 규모의 공간(약 6000㎡)이 될 정도로 업계 최대 규모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의 경우 업계 최초로 반려동물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공간(펫그라운드)을 조성했으며 현재는 파주점과 타임빌라스까지 총 세 점포로 확장해 운영 중이다.한편 매년 3월 23일은 국제 강아지의 날로 2006년 미국에서 제정된 이후 국제적인 기념일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사진=롯데아울렛)
2024.03.19 I 김미영 기자
'도그데이즈' 윤채나 "춤 계기로 연기 시작, 아이돌도 하고파"②
  • '도그데이즈' 윤채나 "춤 계기로 연기 시작, 아이돌도 하고파"[한복인터뷰]②
  •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윤채나 - 도그데이즈[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도그데이즈’를 빛낸 아역배우 윤채나(8)가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과정부터 평소에도 남다른 끼를 밝히며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을 만나고 싶은 포부와 소망을 내비쳤다. 윤채나는 연휴를 앞두고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한복 인터뷰에서 ‘도그데이즈’의 캐스팅 비화와 연기 과정, 배우가 된 계기와 다짐을 전했다.설 연휴를 앞둔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는 바라만 봐도 사랑스러운 강아지들과 윤여정, 유해진 등 국내외를 망라한 스타들의 총출동으로 화제를 모았다.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역 배우 윤채나(8)의 생애 첫 스크린 주연작이기도 하다. 윤채나는 ‘도그데이즈’에서 정아(김윤진 분), 선용(정성화 분) 부부가 가슴으로 맞이한 입양 딸 지유 역을 맡아 앙증맞은 활약을 펼쳤다. 촬영 현장은 물론 극장에서도 귀여움을 독차지 중이다.윤채나는 2021년 ‘사랑의 꽈배기’로 데뷔해 ‘내 눈의 콩깍지’, ‘악귀’, ‘남남’, ‘우아한 제국’ 등 다수 드라마에 출연해 존재감을 뽐내온 ‘안방극장의 막내딸’이다. 2022년엔 ‘사랑의 꽈배기’로 KBS 연기대상 여자 청소년 연기상도 수상했다. 그는 “평소에 춤추는 걸 좋아해 ‘핑크퐁’ 댄스 대회에 나갔다가 상을 받고 화보까지 찍으며 데뷔했다”며 “배우도 좋지만 아이돌이 되는 것도 꿈이다. 걸그룹 아이브와 보이그룹 투어스를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윤채나 - 도그데이즈연기를 하며 느끼는 즐거움도 털어놨다. 윤채나는 “처음부터 배우를 꿈꿨던 건 아니지만 배우로 일하는 것도 재미있더라”며 “대본 외우는 건 너무 힘이 들지만 TV에 나오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힘든 것도 잊고 더욱 연습을 하게 된다”고 연기의 매력을 전했다. 한창 또래 친구들과 뛰어 놀 나이에 학업과 사회생활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는 않을까. 윤채나는 연기를 하면서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취미로 수영, 피아노, 댄스, 영어 학원 등도 꾸준히 다니며 학업에 충실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윤채나는 “친구들이랑 많이 놀 수 없는 게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대신 촬영장에서 스태프 언니, 오빠들이 잘 놀아주셔서 괜찮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또 “친한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학원을 같이 다녀서 많이 이야기 나눈다”며 “시사회 때 친구 두 명이 ‘도그데이즈’를 보러 와줬다. 재미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특히 요즘은 댄스 학원을 다니며 새로운 춤들을 배우는 게 삶의 낙이라고. 윤채나는 “브루노 마스 노래로 춤을 배우고 있다. 얼마 전 방과 후 수업에서도 댄스를 배웠는데 걸그룹 있지(ITZY) 신곡도 익혔다”고 자랑했다. 기회가 된다면 지금처럼 연기 외에도 ‘1박2일’, ‘놀라운 토요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댄스 실력을 뽐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윤채나 - 도그데이즈윤채나는 올해 ‘도그데이즈’ 외에도 새 드라마와 영화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을 찾아간다. 내달부터 방영될 KBS2 드라마 ‘수지맞은 우리’에 출연하며, 개봉을 앞둔 김윤석, 이승기 등 주연 영화 ‘대가족’에서도 그를 만날 수 있다. 윤채나는 최근 ‘수지맞은 우리’ 촬영을 위해 긴 머리를 자르고 단발로 스타일 변신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머리를 잘라 조금 아쉽긴 하다”면서도, “이번엔 7살 역할인데 감독님께서 이전에 제가 늘 비슷한 스타일이었으니 이번에 좀 더 앳돼보이는 다른 머리로 바꿔보자고 말해주셔서 잘랐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할 캐릭터는 ‘도그데이즈’ 지유와 정반대 성격이라고. 윤채나는 “지유는 MBTI로 치면 I고 걔는 완전 E다. 대신 이 캐릭터도 엄마 아빠가 아기 때 놓고 가버려서 다른 분이 키워주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설 연휴 계획과 올해의 바람도 전했다. 윤채나는 “설 연휴에 할머니께 세배해서 세뱃돈 많이 받고 싶다. 올해는 특히 내 작품이 많이 나와서 축하와 선물도 많이 받아 기쁘다”며 “올해는 연기도 춤도 더 열심히 하고 엄마 말씀을 잘 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 연휴 많은 분들이 ‘도그데이즈’를 보고 힐링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24.02.09 I 김보영 기자
"강아지 안고 있던 이유는"...'만취 벤츠' DJ, 옥중 사과
  • "강아지 안고 있던 이유는"...'만취 벤츠' DJ, 옥중 사과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서울 강남에서 만취 상태로 벤츠를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여 숨지게 한 20대 클럽 DJ 안모 씨가 옥중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과를 전했다.7일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안 씨는 구속된 상태에서 어머니를 통해 “그 어떠한 말로도 제가 지은 죄를 씻을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드린 아픔을 평생 가슴 속에 안겠다”라고 말했다.만취한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다가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를 숨지게 한 20대 안모 씨가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안 씨는 사고 직후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과 관련해선 “사고 직후 피해자분이 보이지 않았고 제가 사람을 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많은 사람이 차 주변으로 모여 저도 차에서 내렸고, 이후 강아지가 너무 짖어서 현장이 시끄러우니 강아지를 안고 있으란 말에 안았다”고 해명했다.안 씨는 “저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오며 그 슬픔과 빈자리를 잘 알고 있다”며 “제가 한 가정에 그런 슬픔을 드렸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안 씨는 지난 3일 오전 4시 30분께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 A(54) 씨를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안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사건 당시 안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알려졌다.사진=유튜브 ‘카라큘라 미디어’ 커뮤니티 캡처경찰은 안 씨가 반려견을 분리하려는 경찰에게도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목격담 관련 공무집행방해 등 추가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 “수사해봐야 알 것 같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향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A씨는 파산하고 이혼을 겪은 뒤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을 홀로 키우는 가장으로 전해졌다.
2024.02.07 I 박지혜 기자
“고객님, 불량 복제견 AS됩니다”…‘반려견 복제’ 동의하십니까?
  • “고객님, 불량 복제견 AS됩니다”…‘반려견 복제’ 동의하십니까?[댕냥구조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복제로 태어난 강아지가 고객에게 납품되었을 때, 복제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있다면, 고객의 의사에 따라 회수 여부를 결정하고, 재복제를 진행해 드립니다.”(동물자유연대에 고발당한 ‘룩셀바이오’ 복제업체의 홍보문구)최근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한 사실을 알리면서 무분별한 동물복제 상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당 동물복제 업체가 경찰에 고발 당했다. 동물 복제 자체는 금지하는 법이 없어 합법이지만 복제 과정에서 강제로 임신을 당하고 호르몬을 투여하는 등 허가를 받지 않고 반려동물을 생산 및 판매한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게 하기 위함이다. 복제는 성공률이 지극히 낮아 한 마리의 복제견을 생산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 개들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가까스로 성공해 태어난 복제견들마저도 1000마리 중 5~6마리는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병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어 생명 윤리 측면에서 동물 복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단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유튜브에 등장한 복제견 사모예드 티코의 모습.(사진=해당 유튜브 채널을 캡처한 온라인 커뮤니티)2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해보면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이달 동물복제업체 룩셀바이오를 미허가 생산·판매업으로 고발했다. 이번 논란은 20만 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사모예드 티코’ 운영자가 룩셀바이오를 통해 의뢰한 복제견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해당 유튜버 ‘티코 언니’는 “펫로스로 집에 있는 것조차 괴로워 해외로 많이 다녔고, 그사이 (유전자 복제를) 의뢰했던 티코가 두 마리로 태어나 3개월 차에 제게로 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며 “복제 비용은 8000만원~1억 2000만원 사이”라고 전했다.◇동물복제 상업화, 언제 태동했고 어떻게 이뤄지나. 논란이 확산되면서 동물자유연대와 한국동물복지연구소가 이달 발간한 ‘사모예드 티코 논란에 대한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복제는 다양한 목적으로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00년 영국에서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유전자 조작된 돼지로부터 복제 돼지 다섯 마리가 태어났으며, 이듬해 미국에선 멸종 위기의 가우어(gaur)를 복제에 나서기도 했다. 2002년에는 미국에서 복제 고양이 씨씨(CC)를 복제했는데, 이는 죽은 반려동물을 복제해주는 상업화의 태동이 됐다.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복제동물로는 개와 고양이, 늑대, 제주흑우 등이 있다. 지난 2004년에 고양이 복제에 성공한 이후, 2005년에는 세계 최초로 복제 개 ‘스너피’를 만들어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동물복제 과정(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 복제 기업이 동물을 복제 과정은 손상되지 않은 개의 DNA를 포함하는 체세포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배양한다. 이후 암컷 개에게 수정되지 않은 난자를 추출하고 난자에서 핵을 제거해 난자에서 개의 DNA를 지운다. 여기에 고객의 개 DNA를 해당 난자에 삽입해 합성하고 변형된 난자를 대리 암컷 개에게 외과적으로 수술을 통해 이식하고, 대리 암컷 개에게는 일반적으로 자궁 내 착상과 성장 과정을 촉진하기 위한 호르몬을 투여한다. 대리 암컷 개는 만삭까지 임신을 유지하고 자연 출산이 가능하다. ◇대리모도 복제견도 “죽을 수 있어”…복제 과정서 ‘희생은 필수’동물 복제 관련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복제견 생산을 위해 희생되는 불특정 개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또 복제로 태어난 개들 역시 생명에 지장을 입을 만한 공통적인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 보고 되고 있다. 한국동물복지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복제 과정에서 공여견, 대리견의 불필요한 고통과 복제 과정에서 태어난 기형 개체 처리 등의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동물복제 대리모견의 제왕절개 수술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 KBS뉴스)실제 대리모견은 배아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호르몬 보충을 받아야 하며, 자연적으로 임신한 동물보다 사망하거나 심각한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더 크다. 난자 공여견은 호르몬 치료를 통해 난소를 인위적으로 자극하고 외과적으로 난자를 채취해야 하는 희생이 따른다.문제는 복제견 시술은 한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여서 수차례 해당 시술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8년 봉사동물(사역견) 복제를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배아 이식 성공은 1.7%~3.8%, 임신 성공률은 12.5%~28.6%로 보고되고 있다.서울대 수의학교 이병천 교수가 생산한 복제견 ‘메이’. 당시 연구 후 식용견으로 버려진 메이가 정신없이 사료를 먹다 코피를 쏟기도 하고 움푹 파인 허리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는 모습이 알려지며 연구팀은 동물학대로 비난을 받았다. (사진=SBS그것이 알고싶다)서울대 수의학교 이병천 교수가 생산한 복제견 ‘메이’. 당시 연구 후 식용견으로 버려진 메이가 정신없이 사료를 먹다 코피를 쏟기도 하고 움푹 파인 허리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는 모습이 알려지며 연구팀은 동물학대로 비난을 받았다. (사진=SBS그것이 알고싶다)한 마리의 복제견이 탄생하기 위해 공여견과 대리견은 여러 차례 인위적으로 배란을 유도, 임신을 반복 할 수밖에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룩셀바이오가 명확하게 어떤 복제 과정으로 복제견을 판매하고 있는 지는 허가나 공개 과정이 없었기에 알 수는 없지만 동물자유연대는 “동물 복제 관련 국내 최고 권위 기관에서도 동물학대 논란이 있었던 만큼 ‘룩셀바이오’의 동물 복제 과정에서 비윤리적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9년 이병천 서울대 교수 연구팀에서 생산된 복제견 ‘메이’는 불법 개농장으로부터 도사견 등 실험견을 공급받아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근육과다근위축증을 겪고 있는 복제견의 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전세계 복제견들에게 다수 발견되는 공통되는 질병으로는 ‘거대설증과 근육과다근위축증’이 있다. 거대설증은 혀가 불균형적으로 큰 상태로 수유 또는 호흡이 어려워 출생 후 생존율이 감소한다. 복제견 거대설증의 발생률은 태어난 새끼 1000마리의 0.97%에서 발병하고 있다. 근육과다근위축증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발달한 상태를 말한다. 복제견 근육과다근위축증의 발생률은 태어난 새끼 1000마리 당 4.95%에서 발병하고 있다. 관찰된 근육과다근위축증은 대부분 호흡 곤란 등으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운동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대설증이 발견된 복제견의 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펫로스 이해 VS 생명윤리 위배” 논란이 확산 되면서 펫로스로 인한 복제견은 자본주의 논리상 가능하다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제기술 발전을 명목으로 또 다른 의미의 불법 개농장이 만들어 지는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동물단체들은 “룩셀바이오의 현재 사옥 위치를 봤을 때, 요양원과 스터디카페와 같은 건물에 있어 실제 사육시설을 갖추고 24시간 지속적으로 사육 관리가 되고 있는 지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논란이 되는 불법 개농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육환경에서 실험견으로 감금당한 채 지낼 확률이 높다는 해석이다. 동물단체와 법조계에선 우선적으로 미허가 동물 생산업체 처벌은 당연시 돼야 함과 동시에 허가를 내더라도 생명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는 무분별한 동물 복제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상업적 용도의 반려동물 복제는 시설이나 운영의 기준 설정수준의 규제가 아니라 전면 금지가 타당하다”며 “복제를 통해 얻어지는 사회적 이득이 복제를 할만큼 자금력이 있는 특정 소수에 한정되며, 이에 비해 동물복제에 수반되는 동물남용과 학대가 심각하여 이의 규제에 드는 행정력 등 사회적 비용 지출이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특히 법조계에선 현행법이 동물복지를 합법화하는 맹점이 있다고 보고 법 개정이 요구되는 사안이란 입장이다. 이혜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운영 이사(법무법인 영 파트너 변호사)는 “해당 업체는 미허가 생산업자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문제가 크다. 다만 문제는 만약 생산업 허가를 받았다면 합법적으로 상업용 동물복제가 가능한 것”이라며 “때문에 앞으로 민간 업체가 복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동물보호법상 생산업 허가 요건에 복제 목적의 생산을 금지하거나, 또는 반려동물의 복제 자체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4.01.27 I 박지애 기자
백일섭, 딸과 7년 간 절연 "손주 외할아버지 존재도 몰랐다"
  • 백일섭, 딸과 7년 간 절연 "손주 외할아버지 존재도 몰랐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졸혼 9년 차’ 배우 백일섭이 졸혼 후 7년간 딸과 연락이 끊겼던 사연, 그리고 사위의 노력으로 다시 만나게 된 풀 스토리를 공개했다.‘아빠하고 나하고’지난 17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시청률 5.6%(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은 7.5%(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했다.이날 백일섭은 ‘아빠하고 나하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앞서 30년 만의 합가 생활을 공개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은 강주은 부녀를 언급했다. 강주은과 캐나다에서 온 ‘스윗 대디’의 모습을 유독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지켜봤던 백일섭은 “저걸 보면 나는 막 숨고 싶다”라며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나도 배워야겠다. 한국에는 아버지 학교는 없나”라며 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또한 백일섭은 “아내와 트러블이 잦았고, 술 마시고 들어가면 소리를 질렀다. 딸이 어렸을 때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섭섭했던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라며 딸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졸혼 후 딸과 연락을 안 하다가 사위의 노력으로 7년 만에 다시 만난 사실을 밝힌 백일섭은 “직접 대화한 적이 없었으니까 방향을 모르겠더라. 나는 사랑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는데...”라며 딸과의 겉도는 대화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딸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오래 걸리겠지만 차근차근 밟아 나가려고 한다”라며 ‘아빠하고 나하고’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제니’, ‘꺼멍이’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사는 백일섭의 싱글 하우스도 공개됐다. 그는 강아지 미용을 위해 집에서 1시간 이상, 3개의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먼 거리를 이동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딸이 운영하는 국수 가게 근처의 반려견 미용실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손주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 딸의 국수 가게를 찾았지만 딸은 자리를 비운 뒤였다. 백일섭은 “지은이가 안 보이니까 이상하다”라며 못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고, 백일섭의 사위는 “와이프가 아직 아버님에 대한 마음이 다 풀리지가 않아서 아버님이 오시는 걸 알면서도 자리를 피한 것 같다. 오랫동안 앙금이 쌓여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문이 절반만 열린 상태다. 그래서 제가 대신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그리고 백일섭의 사위는 “졸혼 소식을 뉴스를 통해서 봤다.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는데, 아이들이 크면서 자기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해했다. 와이프가 ‘할아버지는 없는 존재’로 상황을 넘기는 것을 보며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 아버님께 연락을 드렸다”라며 부녀 사이 중재에 나서게 된 이유를 고백했다. 이날 백일섭의 사위에 이어 외손주 3명도 공개됐다. 손주들 등장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보인 백일섭은 “제일 큰 손녀가 보고 싶어서 ‘꽃보다 할배’ 촬영으로 외국에 나가서도 맨날 전화를 했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둘째 낳아서 안고 있을 때 본 게 마지막이었다. 막내는 태어나는 걸 못 봤다”라며 손주들과의 관계를 설명했다.백일섭과 사위 둘만의 대화에서는 그동안 마음속에만 묵혀뒀던 이야기들이 오갔다. 백일섭의 사위는 “어렸을 때 TV 속 아빠는 인자한 ‘국민 아빠’인데 집에서는 큰 소리가 나고 그런 모습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라며 아내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백일섭은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나는 ‘바지 아빠’였다”라며, “지은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차를 사주기 위해 자동차 매장에도 가보고 나름대로 생각해 둔 것이 있었다. 그런데 나에게 상의도 없이 엄마와 지은이 둘이서 어떤 차를 샀으면 좋겠다고 결정을 지어 놓았다. 마음이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른다”라며 졸혼 9년 만에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그런가 하면, 백일섭의 사위는 “아버님이 하신 졸혼은 큰 실수인 것 같다”라는 직언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어, “아버님의 졸혼은 너무나도 일방적인 방법이었다. 졸혼을 하려면 양측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앙금이 최소화 되도록 진행됐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라며 백일섭의 졸혼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백일섭의 사위는 “아버님, 어머님이 같이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마음만이라도 ‘그동안 아이들 키우느라 고생했다’고 해주시면 어떨까 싶다”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백일섭은 “딸과의 대화를 통해 관계가 좋아지면, 아이 엄마와의 관계는 딸의 말을 들을 수도 있다”라며 대화를 일단락했다.다음 주에는 ‘원조 한류 프린스’ 박시후와 대한민국 1세대 모델 출신 아빠가 첫 등장을 예고했다. 단둘이 대화한 적이 없다는 ‘무소음 부자’ 박시후와 그의 아빠가 어색함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또, 아빠의 졸혼 이후 7년간 절연했던 백일섭의 딸이 모습을 드러내 솔직한 심정을 고백할 예정이다. 리얼 가족 관찰 예능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2024.01.18 I 김가영 기자
MZ세대 '멀티 페르소나'에 인생사진관 전시 화제
  • MZ세대 '멀티 페르소나'에 인생사진관 전시 화제
  • 인생사진관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요즘 ‘힙’하다는 MZ세대들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인생사진관이다. 벨리시마 디자인과 마크앤 스페이스가 공동기획해 제작한 인생사진관4 전시회가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화제다.MZ세대는 자기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개인 SNS에 사진을 올려 자신을 알리거나, 개인 포트폴리오에 활용해 스스로를 하나의 브랜드로 가꾼다. 자신만의 매력과 장점, 개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선 막내사원, 학교에선 학생일 뿐이지만 이 공간에서 벗어나면 다른 것을 함으로써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다는 ‘멀티 페르소나’ 개념도 MZ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요즘 유행하는 셀프사진관이 인기인 이유도 멀티 페르소나와 관련 있다. MZ세대는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다 보니 입는 옷, 사용하는 물품 하나에도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기를 원한다. 이를 사진에 담아 SNS에 올리며 지인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형성한다. 현실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부캐를 만들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MZ세대는 디지털,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SNS를 통해 취향을 교류하기도 한다.인생사진관은 이런 MZ세대를 주인공으로 만든 셀프사진 스튜디오 전시회다. 이번 인생사진관4의 ‘슈퍼 메가 스튜디오’는 버튼을 누르면 버블이 날리는 ‘인터렉티브 부스’, 독특한 구조에 화려한 조명이 돋보이는 ‘컬러라이팅 부스’, 인생사진관4의 시그니쳐인 회전하며 사진찍는 털복숭이 강아지 ‘퓨리’, 가구와 벽이 온통 털로된 ‘Winter Story“ 부스 등 총 23개 컨셉으로 꾸며져 각기 다른 느낌의 사진을 촬영하고 인화 및 앨범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전시회 내부에는 순간적인 표현을 담는 사진에 도움을 주는 ’스트로버 조명‘을 설치했다. 일반 휴대폰 카메라와 다르게,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피사체의 모습과 뷰파인더를 통해 촬영자에게 보이는 피사체의 모습이 동일하게 보이는 전문 스튜디오 조명을 활용했다.인생사진관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진촬영 프로그램도 있다. 이름, 생년월일을 입력하고 발급받은 QR코드로 부스에 설치되어 있는 머신에 QR코드를 인식 후 촬영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현장 QR사진출력기에서 인화할 수 있으며 모바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소문난 인생사진관4는 현재 용산 아이파크몰 리빙파크에서 개최 중이며, 인생사진관 팝업스튜디오는 연남 프레임 139에서 열리고 있다.
2024.01.12 I 문다애 기자
패밀리 뮤지컬, 엄빠와 이모의 지갑을 열어라
  • 패밀리 뮤지컬, 엄빠와 이모의 지갑을 열어라[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라이온 킹’.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히트작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이들 뮤지컬은 모두 동화 또는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거나 어린이가 주인공인 작품들이다. 따라서 작품의 가사와 대사를 번역할 때는 아동의 이해와 흥미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실질적으로 이들 작품의 ‘관극’을 결정하고 티켓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즉, 이들 작품을 번역할 때는 아동 관객뿐 아니라 성인 관객의 눈높이까지 모두 맞추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실제로 뮤지컬 업계에서는 아동뿐 아니라 부모 모두를 관객층으로 포용한다는 점에서 이들 작품을 ‘패밀리 뮤지컬’이라고 지칭하며 가족 관객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족 관객의 경우 1차적으로는 자녀와 부모가 함께 관람하기 때문에 티켓 3~4장을 한 번에 판매할 수 있는 높은 수익 구조를 창출한다. 게다가 장기적으로는 아동 관객들이 미래의 잠재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뮤지컬 시장의 정체 타개를 위안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 뮤지컬 시장 관객층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0~30대 여성 관객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다. 즉, 패밀리 뮤지컬 번역자는 아동 관객과 부모 관객뿐 아니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젊은 여성 관객, 즉 이모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하는 ‘삼중고’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의성어·의태어로 아동 관객 눈높이 맞춰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그 어려운 작업을 해낸 작품이 뮤지컬 ‘마틸다’다. 이 작품은 2018년 제7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베스트외국뮤지컬상, 2019년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올해의 프로듀서상,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또, 6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객석 점유율 90%라는 흥행 기록을 달성하며 작품성뿐 아니라 대중성까지 인정받았다. 국내 최대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기준으로 예매자가 20대 29%, 30대 31%, 40대 31% 등 전 연령대에 균형 있게 분포됐으며 가족 단위로 추정되는 예매자(티켓을 3장 이상 구매한 30대 이상)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이 작품이 아동 관객뿐 아니라 부모와 이모 관객의 취향까지 효과적으로 저격했음을 시사한다우선, 아동 관객을 위해 사용된 전략으로는 의성어·의태어의 사용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이를 통해 의미를 감각적,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리듬감을 강화해 아동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이들의 흥미를 높였다. 마틸다가 도서관 사서 펠프스 선생님에게 자신이 지어낸 동화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단적인 예다.이야기 초반 마틸다는 탈출 마술사와 공중 곡예사에 대해 설명한다. 원작은 ‘an escapologist, who could escape from any lock that was ever invented’(지금까지 발명된 어떤 자물쇠라도 탈출할 수 있는 탈출 마술사), ‘an acrobat, who was so skilled, it seemed as if she could actually fly’(기술이 너무 뛰어나서 실제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이는 공중 곡예사)로 길게 설명한다. 반면 한국어 대사는 ‘한 명은 어떤 자물쇠라도 뚝딱 열고 나올 수 있는 탈출 마술사, ‘또 한 명은 하늘을 슝- 날아오르는 우아한 공중 곡예사’로 의성어, 의태어를 적절하게 사용해 의미를 좀 더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리듬감을 살린다.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이 작품의 주요 넘버 중 하나로 마틸다가 부모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마틸다가 그러한 부당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부르는 ‘노티’(Naughty)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한국어 제목은 ‘똘끼’로 번역되었다. 넘버 중간에 나오는 “Every day starts with the tick of a clock. All escapes start with the click of a lock”는 ‘매 순간은 시계가 째깍거리면서 시작되고 모든 탈출은 자물쇠가 딸깍하면서 시작된다’는 의미다. 한국어 가사에서는 “일초씩 매 순간 똑 하고 딱”, “한발씩 춤추듯 쓱하고 싹”으로 번역됐다.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을 직역하기보다 ‘똑’, ‘딱’, ‘쓱’, ‘싹’ 등의 의성어, 의태어를 통한 리듬감 전달에 초점을 둔 것이다.바로 이어지는 ‘Cause if you’re little you can do a lot, you mustn’t let a little thing like, ‘little’ stop you”는 ‘작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작은 일 때문에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데 “쬐끄만한 게 뭐가 어때. 자꾸 쬐끄만 것 갖고 신경 쓸 것 없고”로 옮겼다. 영어 단어 자체의 의미를 충실히 재현하는 대신 ‘쬐끄만’이라는 의태어 반복에 따른 리듬감 강화 효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꾹꾹”, “찌릿한”, “짜릿한”, “깜짝”, “따끔”, “굽신굽신” 등 넘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가 자주 사용된다.어린이들에게 친숙하고 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도 원작보다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첫 넘버인 ‘미라클’(Miracle)에서 “My mummy says I’m a miracle”(우리 엄마는 내가 기적이래)는 “울 엄마는 내가 짱이래”, “special little guy”(특별한 사내 아이)는 “오구 이쁜 강아지”로, “teacher”는 “쌤”으로 번역하는 등 원문의 일반적 표현들이 어린이들에게 좀 더 익숙한 명사, 감탄사 등으로 대체함으로써 아동 관객이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극의 흐름에 보다 효과적으로 몰입하도록 도왔다.◇성인 관객 공략 위한 언어유희 번역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실질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티켓을 구매하는 엄마, 아빠 관객, 나아가 한국 뮤지컬 시장을 견인하는 이모 관객의 흥미를 높이려는 시도가 ‘전략적’으로는 좀 더 중요할 수 있다. 성인 관객을 공략하려는 시도는 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인 언어유희의 번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실제로 이 작품의 번역은 원작 특유의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언어유희를 재치 있게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의 대표 넘버인 ‘스쿨 송’(School Song)은 어린이가 처음 학교라는 조직 사회에 들어가서 겪는 두려움과 혼란을 알파벳 철자를 순서대로 배치해 표현한 언어유희의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So you think you’re able (A-ble) to survive this mess by being a Prince or a Princess (B-ing). You will soon see (C) there‘s no escaping tragedy (trage-D)”(공주님이나 왕자님으로 이 혼란을 피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곧 이 비극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와 같이 알파벳 철자를 순서대로 나열하면서 학교 생활이 기대와 다를 것임을 경고한다. 이 부분의 한국어 가사는 “오 그래쪄요. 에이(A)이구. 근데 지금부터 삐(B)지거나 울진 마라. 반항할 시(C) 죽이는 블랙 코메디(D)”로, 각 알파벳의 발음을 살리면서 영어 원문의 단어를 하나하나 직역하기보다 그 의미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뒤에 이어지는 “But if I try I can remember (rem-M-ber) Back before my life had ended (N-ded)”(하지만 노력해보면 내 인생이 끝나기 전을 기억할 순 있어)는 “이상하니. 뭔가 애매(M)해? 이런 반전 새드엔(N)딩”으로, “Before I first heard the pealing of the bell (P-ling)”(종소리를 처음 듣기 전에)는 “니 인생 종쳤다. 피(P) 볼 준비해”로 옮겼다. 역시 각 알파벳이 등장할 때마다 유사한 한국어 단어로 대체해 원문의 언어유희를 가급적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블랙 코메디”, “덫에 걸린 쥐”, “애매”, “반전”, “새드앤딩” 등은 아동 관객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표현으로 번역 과정에서 성인 관객에 좀 더 초점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다만, 아동 관객을 위한 장치도 사용되어 번역 과정에서 다양한 관객층에 대한 고민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작품의 제목은 한국어로 ‘ABC 송’으로 번역돼 관객에게 해당 넘버에서 알파벳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함을 전달한다. 또, 프로그램북에 수록된 한국어 가사에도 각 한국어 가사에 해당하는 알파벳 철자를 위의 설명과 같이 배치하여 아동 관객들도 언어유희를 좀 더 직접적, 명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층적 관객군의 기대와 수요를 좀 더 정교하게 충족시키고자 했다.◇신조어·비속어 대신할 창의적인 번역 대안도 있어야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죽이는”, “종쳤다”, “피 볼” 등은 어린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속어에 해당하는 표현이며, “짱”, “쌤” 등의 표현은 아동 관객에게 친숙하긴 하지만 신조어로 교육적 측면에서 적절한 표현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신조어와 비속어는 다른 넘버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원문에는 없던 표현이 추가되거나 원문보다 강한 표현으로 대체된다. 일례로 “My daddy says I’m a bore”(우리 아빠는 내가 지루하대)는 “울 아빠는 토 쏠린대”로, “My daddy says I should learn to shut my pie hole. No one likes a smart-mouthed girl like me”(우리 아빠는 입 닥치래. 나같이 건방진 여자애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대)는 “늘 하는 말 너는 싸가지가 없어. 꼴값 떨지 말고 입 닥쳐”로 원문보다 좀 더 비속어가 강화되었다.이러한 양상은 마틸다와 같은 학급 아이들이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히던 트런치불 교장에게 반기를 들면서 부르는 ‘리볼팅 칠드런’(Revolting Children)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넘버의 한국어 제목은 ‘토 쏠리게 개기는 아이들’이다. 이 넘버에서 “Using revolting rhymes”(반항적인 각운을 사용해)와 “Now we’ve sent the Trunchbull bolting”(우리 덕분에 트런치 불이 도망쳤어)는 각각 “빡친 춤을 추고”, “이젠 트런치불 잘 꺼졌다”로 번역되었다. 심지어 원문의 “She can take her hammer and S-H-U”(망치를 잡고 슝)에서 “S-H-U”는 트런치 불의 학대를 상징하는 해머가 날아가는 소리와 ‘shit’의 완곡어인 ‘shoot’의 발음을 동시에 연상시키면서 이중적 의미를 전달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씨ㅂ”이라는 욕설로 번역됐다.이 작품이 8세 이상 관람가인데다 평균 연령 10세 안팎의 아동 배우들이 작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표현들은 공연을 관람하는 아동 관객이나 해당 넘버를 부르는 아동 배우의 교육과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원작 자체가 잔혹 동화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마틸다를 학대에 가까운 수준으로 괴롭히는 부모의 행태나 트런치 불에 대한 아이들이 분노와 화 등 원작의 분위기나 정서를 전달하는데 이러한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해당 작품이 아동뿐 아니라 성인 관객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이 번역 과정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뮤지컬 ‘마틸다’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물론 모든 성인 관객이 극적 정서와 자극적 표현을 선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모 관객의 경우 아동의 교육과 정서를 더 중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성과 상업성이 강한 뮤지컬의 장르적 특성상 티켓 구매를 이끄는 기존 성인 관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관객에 대한 고려가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성인 관객에 대한 소구의 방법으로 신조어, 비속어 등이 주로 사용됨으로써 아동 배우와 아동 관객의 교육과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언어유희 사용 등 성인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그 밖의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본 칼럼은 2021년 출판된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제하의 논문 일부를 발췌 및 수정한 것입니다. 원작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공식 계정에 2017년 2월24일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과 뮤지컬 넘버 가사를 제공하는 ‘올 뮤지컬즈’(All Musicals) 사이트를, 한국 공연은 2022년 1월 5일 업로드된 한국 재연 공식 프레스콜 유튜브 영상을 참고한 것입니다.△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
2023.12.30 I 장병호 기자
`난방비 폭탄` 트라우마에 벌써부터 걱정…‘절약템’ 찾아 발품도
  • `난방비 폭탄` 트라우마에 벌써부터 걱정…‘절약템’ 찾아 발품도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1. 서울 강서구에서 3년째 자취 생활 중인 박모(33)씨는 외출할 때마다 수시로 보일러를 확인한다. 지난해 난방비 요금 폭탄을 맞은 이후 필요 이상의 난방 가동을 막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기 때문이다. 2. 서울 성북구에 사는 신혼부부 이모(29)씨와 정모(29)씨의 최근 관심사는 ‘난방비 절약템’이다. 최근 생활 물가가 크게 올라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고서는 마이너스(-)를 피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들 부부는 보온 기능은 물론 인테리어 효과까지 주는 제품을 찾기 위해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 서울 롯데하이마트 한 매장에 진열된 난방가전(사진=연합뉴스)지난 주말 전국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이른 혹한 추위가 닥쳤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 등에 혼자 거주하는 자취생과 사회초년생 등을 중심으로 “다가오는 겨울이 벌써부터 무섭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난방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단열 용품을 사거나 집에서 외투를 입고 생활하는 등 에너지 절약에 나선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는 절약 꿀팁에는 수도꼭지 방향까지 신경쓰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26일 검색량 지표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난방텐트’, ‘전기장판’, ‘뽁뽁이’, 내복‘ 등 난방·보온 관련 용품 검색량 지수는 지난 13일 97까지 급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약 4.6배(21) 많은 검색량이다. 작년에는 12월에서야 검색량 지수가 100에 달했는데 작년보다 한 달이나 먼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해당 지표는 가장 검색량이 많은 날을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기모 내의와 방한 슬리퍼, 경량 패딩 등 겨울철 실내에서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의류가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일상 속 난방비 절약 꿀팁도 전파되고 있다. 창문에 단열 에어캡(일명 뽁뽁이)을 붙이거나 바닥에 카펫·러그를 까는 전통적인 방법부터 집안 전체에 보일러를 트는 대신 난방 텐트와 전기 매트로 실속을 챙기는 방법도 공유됐다. 외출할 때 보일러를 끄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방법이라고 알려주는 게시글도 있었다. 전원을 다시 켜고 보일러의 물을 데우기 위해 많은 양의 가수가 소모된다는 지적이다. 물을 틀지 않더라도 화장실·부엌 개수대의 수도꼭지를 냉수 방향으로 돌려놓거나, 보일러와 가습기를 함께 트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체온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식재료나 반려동물을 위한 방한용품 정보를 공유하는 글도 이어졌다. 회원 수가 200만인 한 포털 사이트 반려견 카페에는 “강아지가 미용한 이후 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데 방법이 있느냐”는 글이 올라왔고 “소형 전기난로를 틀어보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온수 사용량을 줄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지역 모임 카페에는 “양말이나 수건은 냉수로 빨래하고 있다”, “집에 있는 게 추워서 빨리 학교나 카페로 나선다” 등의 경험담이 게시됐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구모(30)씨는 “평소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며 “난방비 절약팁은 가계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환경도 지킬 수 있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2023.11.26 I 이유림 기자
안소현 작가 "힘든 시기 위로가 됐던 바람…시원한 평온함 느껴보길”
  • 안소현 작가 "힘든 시기 위로가 됐던 바람…시원한 평온함 느껴보길”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어릴적 힘들고 막막할 때면 무작정 밖으로 나가곤 했다. 가정 폭력으로 인해 늘 불안했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혼자 지내는 시간에 숲에서 놀고 바람을 쐬면 기분이 좋았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스치고 지나갈 때면 굳이 ‘힘내라’고 위로의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에 평온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조용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바람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림 위에 되살아났다.안소현 작가의 개인전 ‘수무한 바람’이 오는 11월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도잉아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수무’(綏撫)의 사전적 의미는 ‘편안하게 하고 어루만져 달래다’라는 뜻이다. 작가가 느껴왔던 바람의 이미지를 표현해주는 수식어다.이번 전시에서는 총 41점의 작품을 통해 잔잔한 쉼과 휴식의 시간을 선물한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안 작가는 “바람만을 소재로 묶어서 전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정말 바람처럼 가볍게 와서 잠깐의 평안함과 시원함을 느끼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안소현 작가가 자신의 작품 ‘바람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도잉아트).◇일상에서 발견한 따뜻한 온기작가의 작품에는 맑은 공기와 따뜻한 온기가 담겨있다. 주로 그가 사는 동네의 산책길에서, 우연히 온라인에서 마주한 풍경 속에서도 바람을 발견한다. 여름에 놀러 간 목장의 산책로에 펼쳐진 푸른 들녘, 거대한 뭉게구름이 마을의 지붕처럼 드리워진 농촌, 노을빛에 물들어 가는 동네, 가본 적 없는 먼 나라의 이색적인 집들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안 작가는 “작품의 구성은 단순한데 그 단순함 속에서 무언가를 표현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건 ‘수무한 바람’ 시리즈다. 평온한 마을의 붉은 색 이층집을 그린 ‘수무한 바람1’은 나부끼는 커튼을 통해 잔잔한 바람을 표현했다. 어둡고 적막한 집을 그린 ‘수무한 바람3’ 역시 작은 창문으로 커튼이 날리는 순간을 포착해 그렸다.“가본 적도 없는 마을의 집 사진이 마음속에 들어왔어요. 커튼이 휘날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에 위로가 됐던 잔잔한 바람이 떠올랐죠. 창문 사이로 커튼이 날리는 모습이 마치 ‘숨구멍’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별할 게 없는 장면이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을 만나 특별한 순간이 된 거죠. 이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어서 사진을 보자마자 가감없이 그렸어요. 예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한 경계의 분위를 내기 위해서 색을 수없이 반복해서 그렸어요.”안소현 작가의 ‘수무한 바람1’(사진=도잉아트).작가는 일상적 풍경 안에서 발견한 바람의 기운을 통해 위로를 전한다. 구름이 떠 있는 하늘과 푸르른 산을 그린 ‘송현리의 구름’과 강아지 한 마리가 들판을 달리고 있는 ‘하늘 목장의 언덕에서’, 빨랫줄에 걸린 빨래가 나부끼고 있는 모습을 담은 ‘바람의 시간’ 등을 보고 있자면 자연이 주는 평온함이 느껴진다.안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상을 전공하다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전시회를 하는데 한 관람객이 저의 그림을 보고 어떤 흘러가는 장면의 포착인 것 같다며 ‘혹시 영상을 전공했느냐’고 물어봐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며 “멈춰있지만 영상처럼 살아서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바람은 무언가를 다 움직이게 한다는 점에서 이런 지향점과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고 했다.특별한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매일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그날의 기분과 의식의 흐름에 따라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일기같은 기록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신진 작가처럼 일정한 주제 없이 모든걸 다 시도해 보고 싶다”며 “그림 안에서도 내가 자유롭다는 걸 느끼고 싶고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안소현 작가의 ‘송현리의 구름’(사진=도잉아트).안소현 작가의 ‘하늘목장의 언덕에서’(사진=도잉아트).
2023.10.24 I 이윤정 기자
'너와 나' 모든 죽음 끝엔 사랑과 기억…기다림 아깝지 않은 데뷔작
  • '너와 나' 모든 죽음 끝엔 사랑과 기억…기다림 아깝지 않은 데뷔작[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너와 나’는 감독 조현철이 지난 7년간 느껴온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그 끝에 사랑의 위대함을 녹여낸 동화같은 이야기다. 우린 왜 ‘죽음’이란 단어에 공포를 느낄까, 언젠가 찾아올 나의 죽음,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린 개인적 죽음, 나아가 사회적 죽음까지. 왜 모든 죽음을 우린 똑같이 슬퍼하고 기억할까, 기억해야 할까. 조현철 감독은 ‘너와 나’를 통해 이야기한다. 모든 죽음과 이별, 그 끝엔 사랑이 있다. 사랑의 힘으로 우리의 가족부터 사랑하는 친구와 강아지, 사회적 사고로 곁을 떠난 모든 이들이 죽음 뒤에도 이 자리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그는 위로한다. ‘너와 나’(감독 조현철)는 ‘D.P.’, ‘차이나타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인상깊은 열연을 펼친 배우 조현철이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진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조현철은 사실 대학 재학시절 연기보다 뛰어난 ‘연출’적 재능으로 업계의 주목받던 유망주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재학 당시 연출을 전공했고, 그 시절 만든 단편 영화 ‘척추측만’, ‘뎀프시롤: 참회록’ 등 작품들이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너와 나’는 지난해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섹션,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돼 베일을 벗었다. 영화제 상영까지 6년, 국내 개봉을 앞둔 현재 기준 세상에 보여지기까지 7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 국내 개봉 전이지만,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접한 실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팬덤이 유독 두텁다. 7년간 한땀한땀 작품을 빚은 조현철 감독 본인부터 박혜수, 김시은 배우들과 스태프들까지 똘똘 뭉친 팀워크로 작품을 향한 사랑이 남다르다. ‘너와 나’는 수학여행 전날 벌어진 여고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영화는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햇빛이 따스한 학교의 오후. 세미가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며 시작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악몽이다. 세미는 이 꿈을 꾼 뒤 오늘만큼은 꼭 자신의 마음을 하은에게 전해야 할 것 같다고 결심한다. 하은은 자전거 사고로 다리를 다쳐 입원 중인 상황. 학교 화단에서 죽은 참새를 발견한 세미. 묘하게 불길해진 세미는 그대로 학교를 조퇴해 하은이 있는 병원으로 향한다. 세미는 인생에 한 번뿐인 고등학교 수학여행에 하은과 함께하고 싶다. 엄마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하은이를 수학여행에 보내고 싶어 떼를 쓴다. 하은도 어떻게든 세미의 바람을 들어주고 싶다. 다리가 아직 불편하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 비용을 갑자기 내기도 어렵지만 어떻게든 세미와 함께 방법을 마련해보려 장단을 맞춘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두 사람 사이엔 오해가 쌓이고, 넘쳐 흐르는 마음과 달리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 두 사람이다. 세미는 평소에도 잘 토라지지만, 하은 앞에서 유독 질투와 화를 참을 수 없다. 함께 있으면 환한 미소가 피어오르다가도, 그가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는 비밀이 있다고 느껴질 땐 눈물이 핑 돈다.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 세미역시 본인이 왜 이러는지 잘 알고 있다. 세미는 하은을 사랑한다. ‘너와 나’는 하은을 사랑하는 세미의 시선과 꿈, 세미의 주변을 둘러싼 풍경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세미와 하은의 말투와 행동, 교복 패션부터 학교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취미, 우정, 질투까지. 조현철 감독은 10대 소녀들의 관심사와 심리를 꿰뚫듯 실감나고 섬세히 그려냈다. 30대 남성 창작자로서 10대 여고생들의 마음을 이해해보기 위해 입시학원에 머물며 수 달 간 취재를 거쳤다고 한다. 사라진 하은을 찾으러 떠난 세미와 또 다른 하은의 친구 다혜(오우리 분) 무리가 안산역 앞에서 하은의 캠코더를 사러 나온 똘이 아범(박정민 분)을 만나는 장면이 특히 압권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톡톡 튀는 소녀들의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하면서, 생동감있는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다. 10대 소녀들의 풋풋한 사랑과 설렘만을 줄 것 같던 영화 속의 분위기는 중반부 이후 후반부를 달려가며 서서히 반전된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사랑엔 사실 죽음과 이별의 내러티브가 함께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미가 악몽을 꾸고 죽은 참새를 발견한 초반부터 움트고 있었다. 이후 반려견 ‘제리’를 하늘로 떠나보낸 슬픔을 남몰래 삭였던 하은이 뒤늦게 세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 잃어버린 반려견을 애타게 찾는 견주. 그들의 모습은 소중한 것들을 떠나보낸 수많은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대변하고 있다. 따스한 봄날의 햇빛, 안산역, 수학여행, 제주도. 그렇게 이야기의 단서들을 차례로 맞춰나가다 보면 후반부에 머리에 뒤통수를 맞듯 거대한 먹먹함이 밀려온다. 이 길고 긴 특별한 하루가 마침내 한 사회적 비극과 죽음을 가리키고 있음을 깨달아서다. 영화는 두 주인공과 함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쇼핑몰에서 새옷을 사 입거나,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는 다른 수많은 학생들의 모습을 비춘다. 죽음을 앞뒀던 이들의 하루도 저들처럼 평범했을 것이고, 그 일이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그런 수많은 평범한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너와 나’란 영화의 제목처럼, 너인 것도, 나인 것도 같았던 세미의 모호한 꿈속 이야기처럼. 어쩌면 너이며 나였을지도 모를 수많은 죽음, 그 끝엔 사랑이 있음을 조현철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사랑의 힘으로 죽음 뒤에도 이들이 이 자리에 있음을, 그래서 우린 기억해야 한다고 말이다. 현실조차 꿈인 듯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햇빛을 담은 연출, 꿈은 오히려 현실인 것처럼 구현한 미장센이 돋보인다. 우리 주변, 나아가 특정한 사회적 죽음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단 꿈이란 장치를 활용해 거리를 두려한 섬세함도 눈에 띈다. 덕분에 이 영화가 이야기하는 죽음과 사랑이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며 떠오르는 수많은 죽음들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작품으로 영화 음악감독에 도전한 가수 오혁의 BGM들이 극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학폭(학교폭력) 의혹을 딛고 ‘너와 나’의 촬영을 거쳐 개봉을 기다려온 박혜수와 ‘다음 소희’로 신인상을 휩씀 김시은의 열연이 이 영화를 특히 빛냈다. 서로 너무 다르면서, 같은 사람인 듯 닮은 두 여고생의 싱그러움을 훌륭히 담아냈다. 박혜수는 철부지에 잘 토라지는 밉상이지만 사랑스러운 여고생 ‘세미’의 널뛰는 감정선을 섬세히 표현했다. 사랑과 질투, 자기혐오의 경계선에 놓인 소녀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훌륭히 그려 몰입감을 높였다. 김시은 역시 세미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하은’의 캐릭터성과 유머러스함, 순수함을 대체불가한 매력과 열연으로 탄생시켰다. 7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 이 세상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향한 사랑, 감독으로서의 색깔을 담은, 기억에 남을 데뷔작이다. 한편 ‘너와 나’는 오는 10월 25일 개봉한다. 118분. 12세 관람가.
2023.10.12 I 김보영 기자
"책임질 줄 아는 배우·떳떳한 아빠"…15주년 송중기의 다짐(종합)
  • "책임질 줄 아는 배우·떳떳한 아빠"…15주년 송중기의 다짐[BIFF](종합)
  • 배우 송중기가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송중기 이전에 인간 송중기로서도 우리 아기에게 떳떳하지 못한 아빠는 되지 말자는 생각이 명증해졌다.”데뷔 15주년을 맞아 영화 ‘화란’으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송중기의 다짐이다. 보조출연자로 연기의 꿈을 시작해 베테랑 주연 배우로 거듭나기까지. 송중기는 초심을 잃지 않는, 비겁하지 않고 책임질 줄 아는 배우가 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고군분투 중이다.배우 송중기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액터스하우스’에 참석했다. ‘액터스하우스’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인기 행사다. 배우들이 직접 고른 필모그래피의 인생 작품들을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다. 송중기는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의 개봉을 앞두고 부산을 찾았다. 송중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받게 돼 진심으로 영광”이라며 “오랜만에 영화 소개하면서 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즘 워낙 한국 영화 상황이 어렵다 보니 그런 의미에서 더 간절하고 소중한 자리”라며 “진심으로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또 “상황이 해마다 바뀌는 것 같다. 그 변화에 맞게 잘 적응해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아무래도 저는 ‘관객과의 대화’를 굉장히 즐기는 편”이라며 “기자님들과 인터뷰할 때도 많지만 관객과의 대화를 하는 또 다른 매력도 있다.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좋아하는데 영화제에서만 할 수 있지 않나. 더 많이 하면 좋겠다. 영화제는 항상 신나고 설렌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송중기는 영화제와 관련해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 언제냐고 묻는 질문을 받자, 주저없이 ‘늑대소년’으로 부산을 방문했던 때를 꼽았다. 송중기는 “박보영 배우랑 ‘늑대소년’으로 부산을 왔을 때, 그 때가 10여년 전이었던 것 같다”며 “저도 그새 많이 늙은 것 같다”고 푸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그 때를 꼽은 이유에 대해 “당시 야외극장에서 영화가 처음 상영됐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소름 돋는 강렬한 기억”이라며 “끝나고 소주와 회를 맛있게 먹었다. 잊을 수 없는 소름돋는 기억”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송중기가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스1)배우 송중기가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늑대소년’이 상업적 흥행에서의 성공을 안겨준 영화이기도 하지만, 신인 배우였던 송중기에게 잊을 수 없는 깨우침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중기는 “사실 ‘늑대소년’ 대본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땐 대사가 없어서 ‘왜 대사도 없는 걸 나에게 시키지?’ 한 번 거절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건방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거절했다가 한 두 달 뒤 다시 연락이 왔다. 그 때 대본을 다시 제대로 읽고 나니 소름이 돋았다. 내가 이걸 왜 거절했지 싶었다”며 “이야기에 너무 매료되어서 다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떠올렸다. ‘늑대소년’을 하며 부딪혔던 난관도 고백했다. 송중기는 “처음엔 대사가 없으니 쉬울 줄 알고 장난으로 보영이에게 ‘우리 대사 한 번 맞춰보자’고 농담도 했었다. 근데 하면 할수록 쉽지가 않았다”며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으니 모든 것을 눈빛, 몸짓으로 표현해야 했다. 어려움을 느끼던 내게 감독님은 강아지를 계속 보고 연구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기억했다. 송중기는 “연기를 하다보니 상대 배우 보영 씨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더라. 상대 배우의 연기를 관찰하는 게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라며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주시는 영광도 누렸지만 부족한 신인 송중기에게도 많은 걸 가르쳐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확신 없던 시기를 지나 배우가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던 순간도 떠올렸다. 송중기는 배우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쇼트트랙이란 스포츠를 하는 운동 선수였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이전에도 했었다. 다만 부모님 반대가 심해 배우가 빨리 되지 못했던 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제가 확신이 없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를 가기 직전에 연기를 실행에 옮기면서 불확신의 경계를 넘게 됐다”며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신청해서 현장을 갔다. 그때 불확신의 경계가 무너진 듯하다”고 떠올렸다. 기억에 남는 보조출연 일화도 털어놨다. 송중기는 “보조출연은 보통 눈에 안 띄는데 언제는 제가 운이 좋게 ‘칼잡이 오수정’이란 드라마의 보조출연자를 갔었다. 저를 보신 조감독님께서 와보라고 하시더니 제게 정장을 입히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러더니 ‘이 대사 한마디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시더라. 그 때 제가 맡은 게 ‘기자3’역할이었다”며 “당시 제 앞에 성동일 선배님이 계셨다. 제 대사는 짧았는데 그 때 연출감독님께서 ‘잘하네 오케이’ 하셨다. 그 때 칭찬을 받으니까, 거창한 건 아니지만 좀 더 잘 할 수 있겠는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야기할수록 제가 건방져지는 것 같다”는 너스레로 객석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송중기는 “성동일 선배같은 대배우가 연기하시는 것을 눈앞에서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후 수년 뒤 ‘마음이’란 영화에서 성동일 선배님을 주연배우로서 만났다. 물론 당시 주인공은 강아지였지만, 그 때 개인적인 뿌듯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정상의 위치에 오른 지금까지 배우로서 변치 않는 다짐도 밝혔다. 송중기는 “비겁한 행동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한다”며 “책임질 줄 아는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송중기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런 마음으로 하려 한다”며 “‘화란’이란 영화도 그런 마음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서 홍보 중이다. 요즘 더더욱 한국 영화 제작 편수도 줄고, 극장 개봉 영화도 줄면서 더더욱 이런 생각이 뚜렷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신작 ‘화란’에 대해선 “공통점을 가진 청년과 소년이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해주려 한다. 하지만 그게 잘 진행이 되지 않아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실은 어제도 새벽에 ‘화란’의 주인공 홍사빈 배우랑 가볍게 술 한 잔 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며 “사빈 씨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 그래서 제가 ‘나중에 그런 위치가 된다면, 책임질 줄 알고 비겁하지 않은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고도 전했다. 올해 커리어와 별개로 개인으로서의 기쁨도 있었다. 지난 6월 아내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 사이에서 첫 아들을 품에 안은 송중기는 “아들이 태어난지 100여 일이 지났다. 배우 송중기 이전에 인간 송중기로서도 우리 아기한테 떳떳하지 못한 아빠는 되지 말자라는 생각은 명증해졌다”고 밝혔다.이어 “내 직업군으로 들어왔을 때도 배우로서 떳떳한 배우가 되자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자라는 생각을 요즘에 많이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란’은 지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송중기는 ‘치건’ 역을 맡아 장르적, 캐릭터적 변신을 시도했다.
2023.10.06 I 김보영 기자
'액터스' 송중기 "늘 책임질 줄 아는 배우되려 노력"
  • '액터스' 송중기 "늘 책임질 줄 아는 배우되려 노력"[BIFF]
  • 배우 송중기가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해 관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송중기가 본격적으로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과거 일화를 털어놨다.배우 송중기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액터스하우스’에 참석했다. ‘액터스하우스’는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인기 행사다. 배우들이 직접 고른 필모그래피의 인생 작품들을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시간이다. 송중기는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의 개봉을 앞두고 부산을 찾았다. 송중기는 배우를 결심한 계기에 대해서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쇼트트랙이란 스포츠를 하는 운동 선수였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쉽지는 않았다”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이전에도 했었다. 다만 부모님 반대가 심해 배우가 빨리 되지 못했던 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제가 확신이 없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를 가기 직전에 연기를 실행에 옮기면서 불확신의 경계를 넘게 됐다”며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신청해서 현장을 갔다. 그때 불확신의 경계가 무너진 듯하다”고 떠올렸다. 기억에 남는 보조출연 일화도 털어놨다. 송중기는 “보조출연은 보통 눈에 안 띄는데 언제는 제가 운이 좋게 ‘칼잡이 오수정’이란 드라마의 보조출연자를 갔었다. 저를 보신 조감독님께서 와보라고 하시더니 제게 정장을 입히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러더니 ‘이 대사 한마디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시더라. 그 때 제가 맡은 게 ‘기자3’역할이었다”며 “당시 제 앞에 성동일 선배님이 계셨다. 제 대사는 짧았는데 그 때 연출감독님께서 ‘잘하네 오케이’ 하셨다. 그 때 칭찬을 받으니까, 거창한 건 아니지만 좀 더 잘 할 수 있겠는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야기할수록 제가 건방져지는 것 같다”는 너스레로 객석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송중기는 “성동일 선배같은 대배우가 연기하시는 것을 눈앞에서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후 수년 뒤 ‘마음이’란 영화에서 성동일 선배님을 주연배우로서 만났다. 물론 당시 주인공은 강아지였지만, 그 때 개인적인 뿌듯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정상의 위치에 오른 지금까지 배우로서 변치 않는 다짐도 밝혔다. 송중기는 “비겁한 행동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연기한다”며 “책임질 줄 아는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은 어제도 새벽에 ‘화란’의 주인공 홍사빈 배우랑 가볍게 술 한 잔 하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며 “사빈 씨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 그래서 제가 ‘나중에 그런 위치가 된다면, 책임질 줄 알고 비겁하지 않은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고도 전했다. 송중기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런 마음으로 하려 한다”며 “‘화란’이란 영화도 그런 마음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서 홍보 중이다. 요즘 더더욱 한국 영화 제작 편수도 줄고, 극장 개봉 영화도 줄면서 더더욱 이런 생각이 뚜렷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한편 ‘화란’은 지옥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송중기는 ‘치건’ 역을 맡아 장르적, 캐릭터적 변신을 시도했다.
2023.10.06 I 김보영 기자
장진아 바이오브릭스 대표 "각막 기술 독보적...유나이티드보다 인공심장 먼저 만들겠다"
  • 장진아 바이오브릭스 대표 "각막 기술 독보적...유나이티드보다 인공심장 먼저 만들겠다"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영화 제5원소의 한 장면처럼 잘려져 나간 팔을 똑같은 피부조직으로 재건하는 것이 가능할까.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더이상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프린팅은 살아있는 세포를 활용한 생체적합성 바이오잉크를 3D 프린팅처럼 층층이 쌓아 올려 인공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손상된 근육, 치아, 조직과 장기 등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다. 특히 불의의 사고로 손발이나 팔다리 등이 절단된 환자에게 꼭 맞는 신체 일부를 제공하고, 심장이 고장 난 환자에게는 정교한 인공심장을 줄 수 있다. 노화로 인해 기능을 상실한 인체기관, 피부 노화, 탈모 등에 3D 프린팅 기술과 줄기세포 재생 치료를 함께 적용하는 연구도 현재 진행형이다.이 기술의 중심에 장진아 포스텍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 교수 겸 바이오브릭스 대표가 있다. 그는 작년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생산공학회(SME) ‘젊은 생산공학자상’을 받은 해당 분야 유망 연구자다. 장 대표는 또 국제 학술지 ‘바이오 디자인 앤 메뉴팩처링’ 부편집장과 국제 바이오패브리케이션 학회(ISBF)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를 만나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바이오브릭스, 바이오잉크 자체 개발...향후 개발 가능한 기술도 ‘무궁무진’장 대표와 조동우 포스텍 교수가 함께 창업한 바이오브릭스는 각막 및 인공심장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브릭스의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핵심은 조직 특이적 바이오잉크를 사용하는 데 있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잉크 자체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기술이다.장진아 대표는 “바이오프린팅, 신소재, 줄기세포와 같은 기술을 접목하면 더욱 ‘진짜 같은’ 인공장기를 제작할 수 있다”며 “향후 로봇이나 인공지능(AI)과도 접목해 더욱 정교하고 자동화된 인공장기 제작법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아 포스텍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 교수 겸 바이오브릭스 대표 (사진=바이오브릭스)특히 장 대표는 각막 기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여러 이유로 각막에 손상이 가해진 환자가 많다. 산업 현장에서 각막 표면이 화학적 영향으로 소실되는 경우도 있고 물리적으로 어디 부딪히거나 긁히거나 해서 손상이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중동 쪽은 모래 바람이나 나쁜 미세먼지나 이런 것들 때문에 각막 부분에 염증이 너무 심하게 생겨서 구멍이 뻥 뚫리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안약 내지는 안연고 정도로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밖에 없고 심해지면 각막 이식을 받는 극단적인 두 개의 케이스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오브릭스의 기술로는 각막을 재건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각막 궤양 때문에 각막이 뿌얘진다거나 파여서 소실된 케이스를 메꿔줄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아지의 각막 이식 실험에서 혈관세포층 위를 다 잘라내고 거기에 프린팅한 각막을 이식을 해서 강아지가 시력이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를 실험했다. 대동물 비임상에서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이 기술은 각막의 핵심 성분이 함유된 바이오잉크와 인체유래 줄기세포를 혼합해 프린팅을 통해 각막 고유의 콜라겐 결을 유도한다. 이렇게 되면 실제 인체 각막과 동일한 수준의 투명도를 갖게 되어 시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타 기관에서는 투명한 재료에만 의존하여 시간이 갈수록 각막이 혼탁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바이오브릭스의 기술은 각막 특이적 성분 + 줄기세포의 정렬 유도를 통한 콜라겐 결 생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인체 각막과 더 유사한 성능을 갖게 된다. 이 기술은 포스텍 기계과 소속 조동우, 장진아 교수 랩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 중에 있다.◇ 기술 이전 건수만 벌써 18건...인공 각막 기술 뛰어나포스텍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미 기술 이전 건수만 18건이 넘는다. 조동우 포스텍 교수와 함께한 연구 성과가 다수다. 기술 이전은 대부분 해당 분야 선두 주자인 티앤알바이오팹으로 진행됐다. 상세 이전 기술은 △3차원 인공 지지체 및 이의 제조 방법 △통합형 3차원 세포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인공 피부 제조 방법 △3차원 인공 지지체 및 멤브레인형 인공 지지체 제조 방법 △3차원 인공 지지체 및 그 제조 방법 등이다. 조동우 포스텍 교수와 장진아 포스텍 기계공학과·IT융합공학과 교수가 함께 기술이전 한 연구들 (사진=바이오브릭스)각막 기술의 경우 다른 회사가 아닌 바이오브릭스가 직접 기술 이전을 받았다. 포스텍에서 바이오브릭스로 이전한 특허는 2건이다. 먼저 각막 특이적 세포외기질을 주요 성분으로 함유한 바이오잉크를 개질하여 접착력이 있는 제형으로 만들고, 이걸 궤양이 있는 각막에 도포해서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제품명은 ‘GelCODE’이다. 장 대표는 “이 제품은 다양한 난치성 각막 궤양을 수복할 수 있는 효능을 가지고 있고, 최근에는 만성 궤양에도 효과가 있음을 검증했다”며 “해당 기술은 포스텍-건국대 공동 출원이라서 포스텍-건국대-바이오브릭스 3자 계약을 통해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술은 바이오 프린팅으로 각막 특이적 세포외기질을 함유한 바이오잉크에 인체 유래 줄기세포를 혼합, 각막 고유의 결을 프린팅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 덕분에 투명한 각막을 만들 수 있었고, 비글견 실험을 통해서 이식 후 각막 기능이 현저히 개선되어 시력을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 각막 관련 바이오 프린팅 연구 성과 (사진=바이오브릭스)인체 대상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각막 궤양 수복제 제조로는 2025년 임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각막 궤양 수복제 제조로는 내년 인체 시험을 시작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의 성과는 이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곳에 실렸다. 이에 투자 유치도 순항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 등과 투자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금년 Pre-A 라운드를 거쳐 25년에 시리즈 A 투자를 계획 중에 있다. 자체 개발을 위한 제조 시설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 제조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장 대표는 예상하고 있다. 시제품이 나오는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장 대표는 경쟁 회사로 바이오 프린팅으로 나스닥 상장한 셀링크, 인공심장을 개발 중인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를 꼽았다.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는 티엔알바이오팹, 바이오앱 등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프린팅한 장기 이식 사례는 없다. 모두 첫 회사가 되기 위해 경쟁 중인 상황”이라며 “캐나다 에스펙트 바이오시스템즈와 노보노디스크도 바이오 프린팅 조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누가 먼저 시제품화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하는 장진아 대표와의 일문일답. -영화 제 5원소를 보면 한쪽 팔이 잘린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 남은 팔 한쪽 팔을 가지고 세포 합성을 해서 다른 팔을 만든다. 이처럼 신체 부위 만드는 것이 미래에 가능하나바이오 프린팅 기술이 넘어가야 할 큰 제한들이 있다 보니까 그런 기술적인 난제를 극복하고 나면 저희도 항상 기대하는 게 그 영상이다. 현재 상황에서 연구 개발이 많이 완료되어 있는 부분은 각막 연구 등이다.몇 년 전에 한국 과학기술을 기획 평가에서 나왔던 얘기인데 거기서 10년이나 한 15년 정도 지나게 되면 그 인간 신체의 일부 조직을 바이오 인공장기로 대체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앞으로 저 같은 연구자가 열심히 연구해서 10년 후에는 가능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바이오 프린팅으로 만든 각막 치료제를 만들게 된 계기는바이오잉크는 세포를 가지고 프린팅할 때 사용하는 재료가 타깃으로 하는 조직과 유사한 구성 성분이라든지 조성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가장 주요한 포인트다.인간 신체와 비슷한 성분으로 프린팅할 때 사용하는 재료가 꾸준히 개발을 해왔고 노하우를 가지고 회사를 창업하게 된 케이스다.각막 치료제에 대한 어느 정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임상 결과가 나오면서 바이오 프린팅을 해서 만든 각막 치료제도 시제품 생산 정도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시제품 생산을 해서 어느 정도 허가용 임상을 위한 자료들이 준비되면 임상 진행을 위해서 대규모의 투자 유치가 필요할 것 같고 그 과정에서 IPO를 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의 인공장기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바이오 인공장기를 구성하는 요소가 세포도 있고 소재도 있고 바이오 프린팅을 해낼 수 있는 기술 그리고 그 외에 또 다른 제조 기술 등 굉장히 많은 영역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다른 부분들은 뭐 제가 전문적인 영역은 아니라서 잘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은 바이오 프린팅 등을 활용해 가지고 인공 조직이나 장기를 만드는 연구개발에 수준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연구 개발의 지표가 성과로 랭킹 같은 것들을 매기는 SciVal라는 시스템 있는데 거기서 포항공과대학교가 세계적으로 3~4위 정도 상위권에 랭크가 되어 있을 만큼 수준 높은 연구를 많이 진행을 해 오고 있다. -포항 포스코가 투자한 기업이 얼마나 되나입주한 기업들이 한 23개 정도 된다.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에는 실제로 연구소로 입주해 있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포스텍에서 하는 인큐베이션 센터는 실험실이 입주되어 있다. 바이오 인큐베이션 센터는 포스코에서 투자를 한 팀도 있고 포스텍 출신 동문 기업인 경우도 있다.-바이오프린팅 분야 투자 현황은투자를 받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시장이나 기존에 개발되고 허가받은 사례가 있는 게 아니다 보니 헤쳐나가는 경험이 없다. 이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투자금 회수를 막연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개념의 투자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각막 관련 바이오 프린팅 연구 성과 (사진=바이오브릭스)-각막 궤양 치료제를 주로 개발하고 있는데여러 이유로 각막에 손상이 가하는 환자들이 많다. 산업 현장에서는 각막 표면 같은 부분들이 화학적 물질 등으로 사라지고 소실되는 일도 있고 물리적으로 어디 부딪히거나 긁히거나 해서 손상이 오는 경우도 있다.아시아 국가들 중동 쪽은 모래바람이나 나쁜 미세먼지나 이런 것들 때문에 각막 부분에 염증이 너무 심하게 생겨서 구멍이 뻥 뚫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안약 내지는 안연고 정도로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밖에 없고 심해지면 각막 이식을 받는 극단적인 두 개의 케이스밖에 없다.저희는 각막 궤양 때문에 각막이 뿌예진다거나 파여서 소실된 케이스를 메꿔줄 수 있는 재료를 개발했다.-각막 이식을 위한 바이오 프린팅이란세포가 들어가 있는 프로덕트가 있는데 그거는 실제 각막이 얇은 하나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 기질 부분들을 대체할 수 있는 목적으로 프린팅했었던 제품이 있다.강아지의 각막 이식을 한다는 전제하에 혈관세포 층 위에를 다 잘라내고 거기에다가 프린팅한 각막을 이식해서 강아지가 시력이 얼마나 회복이 됐는지 행동을 통해서 검증하는 실험들을 했다. 그걸 통해서 봤을 때도 효과가 좋았었던 결과가 있다.-성형외과에 제품을 납품할 수도 있다고성형외과에서 보형물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염증이라든지 섬유화 반응을 낮춰줄 수 있는 패치 형태의 제재를 만들고 있다.패치가 함유하고 있는 약물들을 꾸준히 점진적으로 릴리즈를 시켜줘서 딱딱하게 만들어지는 질환들을 개선할 수 있다. 패치 형태로 만들어서 국소적인 부위에서 약물을 딜리버리할 수 있는 제형을 만들어서 동물 실험까지 진행을 해서 효과가 있음을 검증을 한 상황이다.-3D 프린팅 기술의 유망 영역은3D 프린팅 기술로 할 수 있는 영역은 방대하다. 특히 인공관절을 이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개발된 회사들이 많다. 순환계 질환들이 시장 규모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바이오프린팅 심장 이식의 한계는심장 이식은 누구나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공급자들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정을 좀 더 연장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로는 세포를 이용한 재생의료 기술들이 가장 이상적이다.심장은 계속해서 순환하고 펌핑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주사를 통해서 이식하듯이 이식을 하게 되면 빠르게 움직이는 기관 안에 도달할 수 있는 세포의 개수가 너무 제한적이다.우리 기술로는 구조의 형태로 이식이 가능하므로 아픈 부위 전체적으로 반창고 붙이듯이 붙일 수 있는 패치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훨씬 더 기능적인 개선이 많이 보이는 결과들을 확인했다.-젊은 창업자이자 교수로 활동 중인데 주요 허들은기초 연구 개발을 더 오랫동안 해 오다 보니까 초기 창업자이기도 하고 창업을 처음 해본 사람이기도 해서 상당 부분 실제 시장에서 워킹할 수 있는 프로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아직은 좀 어려운 것 같다. 그런 과정들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인큐베이팅 팀들이 많이 있어서 계속해서 해보고 있다.젊은 연구자들 그리고 창업자들이 가는 자기가 선택해서 앞으로 가야 되는 길이 멀고 험난하겠지만 다들 새로운 걸 경험하고 배운다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에너지를 많이 발산해서 좋은 성과들을 같이 냈으면 좋겠다.
2023.09.27 I 김승권 기자
'화란' 홍사빈이 쏘고 송중기가 밀고…여운 긴 하드보일드 성장 누아르
  • '화란' 홍사빈이 쏘고 송중기가 밀고…여운 긴 하드보일드 성장 누아르[봤어영]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은 폭력의 대물림과 소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소년들의 이야기다. 소외된 이들의 눅진하고 비참한 삶,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인물들의 극단적 선택을 처절하고 사실적으로 그린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폭력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는 주인공들.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행할 수 있을까 고민의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희망이 없는 세상, 그 세상의 일부가 된 소년들의 음울하고 잔혹한 성장 누아르다. 오는 10월 개봉을 앞둔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김창훈 감독의 장편 입봉작으로,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칸에서의 첫 스크리닝 이후 평단의 호평을 모으며 4분여 간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희망 없는 폭력의 세계에 내던져진 소년들이 영화는 태어나서 평생 지방의 작은 소도시 ‘명안시’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가난한 소년 ‘연규’(홍사빈 분)와 마찬가지로 ‘명안시’에만 갇혀서 산 불법 고리대금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송중기 분)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이들의 만남과 위태로운 연대, 극단적 선택들을 그린다. ‘명안시’는 법 대신 폭력과 불법의 정치가 지배하는, 희망이나 미래와는 거리가 먼 동네다. 동네 상권부터 마을 정치까지 불법 조직이 점거해 전부 관여하고 있다. 이곳에서 태어났든, 흘러들어왔든 이 땅 위에 발을 밟고 사는 모든 이들은 악이 드글드글한 이 마을을 자유롭게 벗어날 수 없다. 이 마을의 국회의원도 예외는 아니다. 18세 연규는 일상이 지옥이다. 학교와 집 어느 곳을 가도 폭력이 도사린다. 술만 마시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의붓아버지,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지만 매일 끼니 걱정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냉담하기만 한 엄마. 연규는 아버지의 그림자와 발소리만 들어도 수저를 들지 못하고 잠 못 이룰 정도로 가슴을 졸인다. 그나마 이복 여동생인 ‘하얀’(김형서 분) 만이 연규를 연민과 관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존재다. 연규도 하얀과 있으면 그나마 숨통을 튼다. 남매로서의 연대감은 딱히 없다. 다만 의붓아버지가 ‘하얀’과 함께 있으면 그나마 자신을 덜 때리기 때문에, 혈연은 없지만 함께 부대끼며 사는 사람이니까 딱 그 정도의 의리만 유지하는 관계다.연규의 유일한 꿈과 희망은 돈을 모아 엄마와 함께 ‘화란’(네덜란드)에 이민을 떠나 사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도 안 가고 중국집 배달 일을 뛰며 차곡차곡 돈을 모은다. 누구에게 사랑받아 본 기억도, 삶의 여유도 없지만 연규는 타인을 향한 연민을 가진 인물이다. 가난한 동네 배달기사의 어린 아들에게 자신이 아끼던 키링을 말없이 선물로 안기고, 동네 강아지의 밥을 챙기며 서툴게 관심을 표현한다. 그러던 연규는 ‘하얀’을 괴롭히던 학교 남학생을 대신 응징하다 위기에 몰린다. 연규에게 맞은 남학생의 가족들이 300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연규의 가족에겐 그럴 돈이 없었다. 의붓아버지가 장사로 돈을 벌고 있었으나, 절대 알릴 수 없다. 연규가 일하던 중국집에서 식사 중이던 ‘치건’이 우연히 연규의 사정을 듣고 합의금 300만 원을 조건 없이 내어준다. 학대 속에 자라온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연규에게 연민을 느낀 것. 치건은 자신의 세계에 연규를 들이고, 그만의 서툰 방식으로 연규를 아낀다. 친아버지와의 기억이 없었던 연규에게 치건은 유일하게 처음 손을 내민 ‘남자 어른’이었다. 연규 역시 치건의 행동과 생활 방식을 따라하며 친형, 아버지처럼 따르고, 치건이 들인 조직의 세계에 적응하고 인정을 받으려 나름 애를 쓴다. 그러나 연규가 노력할수록 상황은 더 수렁에 빠진다. 이 세계엔 선한 연규의 본성을 거슬러야만 하는 비인간적 상황과 선택들만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규가 이를 피해보려 어떻게든 애를 쓰고, ‘하얀’은 그런 연규의 모습이 안타까워 어떻게든 구해내고 싶어한다. 치건 역시 지긋지긋한 폭력의 세계와 도구처럼 쓰이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주변의 만류와 반발에도 연규의 선택을 내심 존중하고, 연규가 만든 쑥대밭을 대신 수습하려 하나 쉽지 않다. 처음부터 희망 없는 버석한 길만 걸어온 주인공들이 희망을 찾을수록 상황은 이들을 더욱 선명한 지옥으로 내몬다. 아무리 수리해도 시동이 잘 안 걸리는 폐차 직전의 오토바이처럼 매 장면이 답답하고 어두워 숨이 막힌다. 그러나 어떻게든 극한의 상황에 아등바등 맞서는 연규와 연규 곁의 하얀, 각 인물들의 혈투를 끝까지 지켜보고 난 뒤엔 묘한 여운과 희망이 피어오른다. ◇송중기의 반가운 변신, 현명한 선택…홍사빈의 발견데뷔 15주년, 한류 톱스타이자 베테랑 배우 송중기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하고 고독한 변신이 눈에 띈다. 주인공이 아닌 2번이지만, 송중기는 ‘화란’의 극 중 분위기와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가장 많이 기여한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송중기는 이 대본 특유의 어둡고 쓸쓸한 정서에 매료돼 노개런티 출연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중기는 지난 23일 언론 배급시사회를 통해 “자신의 출연료로 제작비가 상승해 이 대본에 상업영화의 흥행 방식이 덧입혀지길 원치 않아서였다”고 노개런티의 취지를 털어놓기도 했다.실제 그의 말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어둡기만 한 이 영화의 색깔은 상업성을 고려한 기존 대중 영화들과 확실히 결이 다르다. 하지만 간결한 대사와 묵직하고 강렬한 연출, 대사의 공백을 표정과 몸짓, 케미로 채우는 배우들의 앙상블은 확실히 마니아층 형성과 함께 N차 관람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껏 음울해진 송중기의 파격 변신도 반갑다. 거칠고 버석한 송중기의 낯선 얼굴과 서늘한 눈빛, 처절한 생존 액션. 큰 스크린으로 감상할 가치가 충분한 열연이다. 물러설 곳 없는 소년의 처절함과 발악, 사투를 그린 홍사빈의 출사표도 인상적이다. 위태로워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연규’의 모습에서 두려움과 동시에 연민이 느껴진 건 홍사빈의 열연 덕분이 크다. 송중기, 김형서와 눈빛만으로 케미와 서사를 완성한다. 김형서는 이번 ‘화란’으로 가수 비비에서 ‘배우 김형서’로 확실히 존재감을 다질 것이라 확신한다. 이밖에 정재광과 김종수, 정만식 등 베테랑 조연들이 짧지만 강렬한 비중으로 극의 색깔을 살렸다. 특히 김종수는 올 한 해 ‘드림’, ‘밀수’, ‘비공식작전’, ‘천박사’ 등 굵직한 한국 영화들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하며 ‘흥행 아이콘’으로 부상한 상황. ‘화란’으로 흥행 아이콘의 명성을 또 한 번 입증할지 기대된다.한편 ‘화란’은 ‘신세계’와 ‘무뢰한’, ‘검사외전’, ‘아수라’, ‘공작’, ‘헌트’ 등을 제작한 사나이픽처스의 작품이기도 하다. 한국 범죄 영화 누아르의 명가로 불리는 사나이픽처스의 명성을 ‘화란’이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우려되는 지점은 호불호와 폭력성이다. 15세 등급이지만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폭력적 장면과 효과음들이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기만 한 영화의 색깔, 주요 캐릭터들의 선택 및 결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관객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월 11일 개봉. 15세 이상 이용가.
2023.09.23 I 김보영 기자
'30주년' 삼성 안내견 학교 찾은 JY…"선친이 보셨다면.."
  • '30주년' 삼성 안내견 학교 찾은 JY…"선친이 보셨다면.."
  • [용인=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존경아, 지난해 초 처음 만난 너와 눈을 맞추고 서로에 집중하는 순간들이 생생히 떠오르곤 해. 그 행복을 이젠 시각장애인 파트너님과 나누고 있을 사실에 기뻐.” (‘존경이’ 퍼피워커 정수지씨)“1996년부터 안내견의 파트너로 지냈고 직전 안내견인 한울이는 2016년부터 함께해 지난해 12월 은퇴했습니다. 안내견 학교가 3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건 여기 계신 삼성 임직원과 퍼피워커 자원봉사자 모두가 계셨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장애인 파트너 양지호씨)19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린 안내견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前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의 모습. (사진=삼성전자)◇“30년간 안내견 280마리 분양…아름다운 동행”삼성이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19일 개최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가한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맡아 사회화 훈련을 하는 자원봉사자)와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등이 이같이 안내견과 함께 한 소회를 밝혔다. 기념행사에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 직전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등장하며 자리를 빛냈다. 홍 전 관장이 외부에 공개된 회사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17년 관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처음이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개최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최영지기자)기념식에서는 30년 전 안내견 사업을 시작한 고(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 등 성과를 되돌아보는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이 진행됐다. 안내견은 생후 훈련기간 약 2년과 활동기간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퍼피워커 봉사자들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과 함께 한다.19일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들과 시각장애인 파트너,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교장. (사진=삼성전자)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이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이재용 회장은 이날 퍼피워커 봉사자들이 레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들과의 에피소드를 들려줄 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수차례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안내견 ‘대한’의 퍼피워커 김현정씨는 “대한이는 우리집 서열 1위 막내아들이었고 퍼피워킹하는 동안 더욱 훈련을 잘해냈다”며 “파트너님도 대한이를 아껴주시고 대한이와 파트너님의 가는 그 모든 길이 꽃길이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내견의 사회화 과정인 퍼피워킹을 마치고 안내견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강아지들과 이별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며 이 회장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 회장은 이날 안내견 ‘조이’의 파트너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홍 전 관장은 “선대회장님이 굉장히 노력하던 사업이라 30주년 기념식을 보면 감동하고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두를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80두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두가 활동 중이다.고(故)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이건희 회장 혜안으로 사업 시작…“10, 20년 뒤 인정받을 것”30주년을 맞은 삼성 안내견 사업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후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당시 그는 미발간 에세이 ‘작은 것들과의 대화’를 통해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현실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거나, 바보라는 비난을 듣고 있지만 10년이나 20년이 지난 다음에 우리가 옳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한 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사진=삼성전자)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회장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여한 IGDF의 손튼 회장은 “이건희 회장은 한국에 안내견 문화를 고취시키고 전 세계적인 안내견 운동에 기업이 운영하는 안내견의 개념을 가능하게 했다”며 “이건희 회장의 비전이 없었다면 오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재용 회장을 언급하며 “오늘 이 자리에 이재용 회장께서 함께하고 계시다”며 “삼성 안내견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심에 감사하다”고 했다.한 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사진=삼성전자)삼성은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철학과, 이후 30년에 걸친 삼성을 비롯한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을 조명하며 서로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2023.09.19 I 최영지 기자
"시각장애인과 동행"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 30년 맞아
  • "시각장애인과 동행" 이건희 회장의 '안내견 사업' 30년 맞아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은 안내견 사업 30주년을 맞아 19일 기념식을 열어 그간 안내견 사업을 되돌아보며 삼성을 비롯한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故) 이건희 회장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리트리버 견종을 돌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삼성은 이날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 자원봉사자와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등 안내견의 전 생애와 함께해 온 이들이 함께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등도 참석했다.삼성은 이들이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한 고(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철학과, 이후 30년에 걸친 삼성을 비롯한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을 조명하며 서로에 대한 감사와 축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기념식에서는 먼 훗날을 내다보고 안내견 사업을 시작한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 등 성과를 되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신경영’을 선언했으며 같은 해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다. 당시 그는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 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한 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예비 안내견들. (사진=삼성전자)삼성화재(000810) 안내견학교는 기업이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안내견학교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4년 첫 번째 안내견 ‘바다’ 이래 매년 12~15두를 분양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80두의 안내견을 분양했고, 현재 76두가 활동 중이다.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일반인 대상으로 한 시각장애 체험 행사 등 장애인과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30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안내견 사업을 지속해 온 삼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IGDF) 회장은 삼성의 30년에 걸친 노력을 평가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그는 “삼성은 지난 30년간 진정성있는 노력으로 안내견을 훈련시켜왔다”며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삼성 안내견과 함께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4명도 안내견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새로운 30년을 향해 다시 또 한 걸음을 내딛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진행됐다. 퍼피워커의 손을 떠나 안내견으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아지와 7~8년 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반려견으로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은퇴견 등이 함께했다.홍원학 사장은 “자원봉사자와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진심 어린 노력으로 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았다”며 “삼성화재는 지난 30년간 동행을 이어왔던 것처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2023.09.19 I 최영지 기자
로봇이 땅 속 문화재 탐색·3D 스캔도 '뚝딱'…문화유산 최신기술 다 모였다
  • 로봇이 땅 속 문화재 탐색·3D 스캔도 '뚝딱'…문화유산 최신기술 다 모였다
  • [경주(경북)=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 강아지처럼 네발로 땅을 짚으며 360도 회전하는 로봇에 관람객들의 시선이 쏠렸다. 로봇은 땅속에 있는 무언가를 찾는 듯 발바닥으로 연신 바닥을 두드리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지상 자율주행 탐사 로봇의 시연 장면이다. 이 로봇을 활용하면 땅을 파보지 않아도 GPR 데이터를 통해 매장문화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엄장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원은 “토질과 묻혀 있는 항아리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신호 특성을 분석해 매장된 문화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며 “지하심도 1.5m 깊이까지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 현장.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개발중인 지상 자율주행 탐사 로봇(사진=이윤정 기자).◇수장 유물 찾아낸다…해양탐사선 눈길문화유산과 관련한 신기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문화재청과 경상북도, 경주시가 주최한 행사로 올해는 ‘우리 유산의 새로운 시작, 모두가 누리는 미래가치’를 주제로 관람객과 만났다. 역대 최대 규모인 7개 분야에서 96개의 문화유산 관련 기관과 업체가 참여해 331개의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국가유산기본법’이 지난 5월 제정됨에 따라 ‘국제문화재산업전’에서 ‘세계국가유산산업전’으로 행사명이 변경됐다.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흡사 디지털 산업 전시회를 방불케 하는 문화유산 신기술의 현주소였다. ‘국가유산 산업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배 모양의 전시품이 눈에 들어온다. 지오뷰에서 개발 중인 해양탐사 전문선박이다. ‘무인자율이동체’(ASV) 기반의 무인수상정으로 자율운항기술을 이용해 수중 문화유산을 탐사할 수 있다. 최민국 지오뷰 매니저는 “일반 선박의 운항이 힘든 심해까지 들어가 수중 문화재를 조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바다에 6~7척가량을 내보내면 자율적으로 이동해서 문화재 발굴을 위한 데이터를 가져온다”고 말했다.매장문화재의 디지털 기록화를 위한 캐럿펀트의 ‘Arch 3D Liner’는 약 1~2분 만에 문화재를 스캔해 3D 데이터를 제공한다. 손에 잡고 문화재를 스캔할 수 있는 핸디타입으로 데이터의 오차를 검토한 후 실측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포맷으로 변환까지 해준다. 제갈건 선임연구원은 “가령 100장의 기와 조각이 있다고 하면 스캔 버튼을 한번만 눌러도 100장의 데이터를 모두 얻을 수 있다”며 “유물의 전자 도면뿐 아니라 수치 정보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 디지털 기록화에 효율적”이라고 말했다.‘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 현장. 한 관람객이 캐럿펀트의 ‘Arch 3D Liner’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문화재청).◇6방향 감지 드론…흰개미 모니터링 기술도 ‘디지털 헤리티지’(Digital Geritage) 분야의 최신 기술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헤리티지’란 첨단 ICT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 문화유산을 기록·보급하는 것을 총칭하는 말이다. 지상을 날아다니는 MGIT의 산업용 드론은 6방향을 감지하는 기술이 탑재돼 있다. 레이저 거리 측정기 등을 통해 3차원 공간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윤철환 대리는 “‘매트리스 시리즈’로 촬영한 정자의 경우 기둥의 세밀한 모양까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기존에 사진 촬영을 통해 데이터를 기록으로 남겼다면 이제는 발전된 산업용 드론으로 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를 수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대원모빌랙의 ‘이층형 수장고용 수납장’은 문화재를 보존하는 기술을 보여준다. 압축적인 공간 배치로 유물의 수납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작은 유물부터 큰 유물까지 3톤가량 수납이 가능하며 바닥판에 롤러가 장착돼 부드럽게 수납장을 밀고 꺼낼 수 있다. 이도경 실장은 “입출식 바닥판으로 특허를 받았다”며 “중요한 유물을 보관하는 수장고이다 보니 선반을 고하중으로 제작하는 등 안전 기능에 많은 신경을 많이 썼다”고 강조했다.최근 문화재를 갉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우려를 낳았던 ‘흰개미’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도 전시장에 나왔다. ‘사물인터넷기술’(Internet of Things·IoT) 을 이용해 흰개미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박병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연구원은 “흰개미가 감지되면 땅속에 묻어놓은 장치 윗부분이 조금씩 솟아오른다”며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직접 가볼 필요 없이 목조문화유산에 대한 흰개미 피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화유산을 각종 생활용품에 활용한 업체들의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화엄사지’ 등을 생활한복에 담은 ‘아란스토리’와 수원화성 등 문화유산을 블록으로 만나볼 수 있는 ‘스토리블록’, 조선의 명작을 한지조명으로 표현한 ‘진-한지 Flower’ 등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 현장(사진=문화재청).
2023.09.18 I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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