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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증하는 대기자금…파킹형 상품에만 '뭉칫돈'
- [이데일리 김인경 정두리 기자] 미국이 6월이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흔들리며 여유 자금을 단기간 투자하는 ‘파킹형’ 상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시장의 방향이 보이지 않자 투자환경이 안정될 때까지 짧은 기간이나마 수익을 얻을 투자처를 찾아 나서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다. ◇갈 곳 없는 자금…CMA, 역대 최고 기록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81조610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CMA 잔액은 2조원 이상 늘어나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해주는 상품인데, 투자처가 마땅치 않을 때 목돈을 넣어두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도 불리지만, 최근엔 증시로 유입되지 않고 CMA 계좌에 누적되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잔액은 지난달 말 127조8522억 원으로 2월 말(108조4204억원)보다 19조4318억원 늘어났다. 이 기간 정기예금에서는 12조8740억원이, 정기적금에서는 1조8477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양도성 예금증서(CD)나 한국 무위험 지표금리(KOFR) 등 초단기 채권금리를 일 단위로 계산해 복리로 적용하는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도 자금몰이를 하고 있다. 초단기채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47종에 최근 한 달간 6475억원의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금융시장에서 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파킹형 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한 가운데, 고용시장까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시장에선 6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것은 물론 연내 인하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서 올해 0.25%포인트씩 3차례, 총 0.75%포인트(중앙값) 정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웃돈데다, 3월 비농업 일자리마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어서며 일각에서는 하반기에나 금리 인하가 시작할 수 있고, 3차례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정책 변화 가능성이 대두하자 투자자들은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과 예금과 적금 등 안전자산 사이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IPO 최대어 등장에 코인시장도 꿈틀…부동자금 향방은한편에서는 갈 곳 잃은 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올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다음 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16~22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25~26일 일반청약에 돌입한다. 희망 공모가는 7만3300~8만3400원으로 최대 7423억원을 공모하는데, 공모가 상단 밴드 기준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에 이른다. 올해 IPO 시장이 뜨거웠던 만큼,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반감기를 눈앞에 두고 8만달러 돌파 전망도 나오는 가상자산 시장이 대기성 자금을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4월 초 잠시 주춤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기준 1억원대를 다시 회복하며 순항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개미들의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비록 코스피 지수는 2700선에 갇혀 있지만 외국인이 한국 시장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시장 지수에서 한국 비중은 1월 12.24%에서 3월 12.82%로 상승했다.하인환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나 투자자 예탁금에서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물론, 대기성 자금인 만큼 추세적인 흐름을 확인해야 하지만 개인들이 시장을 지켜보는 의지가 확대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라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유가·환율까지 들썩…올해 물가 전망치 일제히 상향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원화 약세)이 오르면서 물가 관리에 비상등이 켜지는 모습이다. 사과, 대파 등 신선식품 가격이 들썩일 뿐 아니라 유가,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 전망기관들의 올해 물가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가 이달초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8명을 대상으로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설문조사한 결과 중간값 2.6%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조사했을 때와 같은 수치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전문가 8명 중 6명이 물가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거나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한 달 전 2.5%, 2.6%였던 전망치를 2.7%로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올해 물가전망치를 2.4%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해외 투자은행(IB) 일부도 물가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HSBC는 우리나라 올해 물가전망치를 각각 2.7%, 2.6%로 높였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2.6%로 봤는데 그 전제가 흔들릴 조짐이다. 한은은 국제유가를 브렌트유 기준으로 상반기 배럴당 평균 82달러로 전제했는데 최근 유가가 90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브렌트유는 평균 82.2달러를 기록해 전망치를 상회한다. 3월 평균 84.5달러, 4월 89.6달러로 상반기 전제치를 상회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또한 90달러를 넘어 작년 10월 이후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의 감산 지속, 미국의 원유 생산 여력 축소, 중국의 제조업 경기 반등 기대감, 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 등의 이슈가 뒤섞인 영향이다. 환율 또한 9일 종가 기준으로 1354.9원으로 사흘 연속 연고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 1일(1357.3원)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 고용지표 등 경기 호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미뤄지는 모습이다. 유럽 등이 미국보다 더 빨리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환율 상승의 조합은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2월 수입물가는 전월비 1.2% 올라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도 2월 0.3% 올라 석 달째 오름세다. 이는 소비자 물가상승세를 자극할 전망이다. 3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3.1% 올라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생활물가는 3.8%로 두 달 째 상승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월비 1.2% 올라 작년 1월(1.4%) 이후 1년 2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추세적으로 둔화하지만 유가, 농산물 가격으로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 감사인력 확대 효과 미미…'레그테크' 새 대안으로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매년 되풀이하는 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는 금융회사의 제재와 함께 신용 평판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권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늘렸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8일 이데일리가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19개 은행의 경영공시 보고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준법감시인력은 707명으로 전년(622명)대비 85명(13.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융사고는 36건으로 전년대비 2건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인력 증가분만큼의 효과도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낙제 수준이다. 이는 기존의 내부통제 시스템 개편과 인력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시스템과 인적 구성의 미비점을 보완해 줄 수단으로 떠오는 게 ‘레그테크’(Regtech)다. (그래픽=김정훈 기자)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hy)의 합성어로 기술을 활용해 규제를 관리·준수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이 지난 2022년 3월 국내 기업의 회계, 재무 관련 종사자와 감사실 임직원 59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회계감사와 디지털 감사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19%는 내부 회계관리제도가 횡령, 부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형식적 운용(62%), 담당자들의 공모(17%)를 꼽았다.레그테크 솔루션은 크게 △규제 당국 보고 사항 △위험 관리 △신원 관리 및 통제 △규제준수 모니터링 △거래 감시로 나뉜다. 미국의 JP모건은 지난 2016년 대출 계약서 검토작업에서 오류를 줄이기 위해 AI(인공지능)를 적용한 계약서 검토 소프트웨어 ‘COiN’을 도입했다. 대출 사고의 80%가 계약 해석 오류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검토 정확도가 높아졌고 작업속도도 연 36만 시간에서 초 단위로 단축됐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2022년 광고 심의 절차에 AI 자동검사와 실시간 협업 기능을 탑재한 컴플라이언스 플랫폼 ‘Saifr’를 적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단축했다. 글로벌 감독 당국도 레그테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은 소비자 보호, 보안, 안전성 확보 등을 목표로 재무·거래 활동, 잠재적인 범죄·위험, 규제준수 등을 모니터링하는 레그테크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도 레그테크를 활용해 자금세탁방지(AML) 준수, 규제 보고와 위험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규제준수, 고객 보호, 경영의 효율성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를 얻고 있다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이 일부 업무영역에 레그테크 기술을 도입했다. 주로 AML과 이상거래탐지 등에 집중돼 있다. 여신과 상품판매 등에 특화한 시스템 개발과 기존 프로그램의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지지층은 투표 거의 다 했다…캐스팅보트 쥔 중·수·청
- [이데일리 경계영 이수빈 이도영 기자] 22대 총선에서 역대 총선 가운데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다시 썼지만 사전투표율 자체만으로 여야 유불리를 예단하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진보 정당 승리’ 공식이 깨지면서다. 선거가 임박해서야 표심을 결정하는 부동층이 본투표에서 행사하는 한 표가 총선 결과를 가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이던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광진초에 마련된 구의2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사전투표율 20% 넘겼던 역대 선거, 결과는 제각각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이틀 동안 진행된 4·10 총선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1385만명으로 전체 31.28%에 달한다. 이는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도입된 2014년 이후 역대 총선 사전투표율 가운데 최고치이자 2022년 20대 대선 사전투표율 36.9%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높은 사전투표율 배경으론 제도 익숙함이 꼽힌다. 사전투표 제도가 시행된 지 11년차에 접어들며 투표날을 하루가 아닌 사흘로 유권자가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사전투표율에 따른 정당별 유불리를 따지기엔 지난 선거에서의 결과는 갈렸다. 사전투표율이 20%를 넘겼던 2017년 19대 대선과 2018년 7회 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 지난해 10·11 보궐선거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이겼지만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20대 대선·8회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사전투표는 본투표 당일 투표할 사람을 먼저 당겨 동원한 것으로 본투표를 앞두고 여야가 서로에 선거 분위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기싸움”이라며 “투표율은 통상 70% 안팎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전투표가 많아질수록 본투표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한데 높은 사전투표율은 국민의힘에 일종의 경고음”이라며 “언론 등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면 더 많은 유권자가 총선에 관심을 둘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데일리가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2일 서울 용산·동작을·경기 화성을·분당갑·인천 계양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251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가운데 57.8%가 사전투표하겠다고 답한 데 비해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가운데 30.2%만이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했다.(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이며 무선 가상번호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20대 28%·30대 52%만 “후보·정당 결정했다”선거 직전 결정하는 부동층이 결국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부동층은 중·수·청으로 요약되는 중도층과 수도권, 2030대 청년이다. 박 평론가는 “중도층과 청년은 찍을 정당이 고민하다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나도 안 할 수 없지’라고 투표장에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앙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3월31일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1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유권자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후보자·정당 모두 결정했다는 응답은 18~29세 28.1%, 30대 51.8%로 전체 평균치 67.0%를 밑돌았고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각각 65.8%, 66.0% 등에 그쳤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이며 응답률 17.9%)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030대는 무당층 성향이 강해 이들의 투표율이 낮더라도 캐스팅보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보수 성향을 보이던 20대 남성이 국민의힘을 찍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총 투표율에 따르면 유불리 전망은 전문가마다 달랐다. 홍형식 소장은 “구도상 이번 총선은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인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5% 수준이어서 투표율이 70% 가까이 나온다면 국민의힘엔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갤럽·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를 보면 2030대에서 보수가 우위를 보여 2030 투표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민주당에 유리하진 않을 것”이라며 “유권자 이념 자체도 보수 성향이 강해져 투표율이 70% 근접하면 국민의힘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총선 본투표까지 불과 사흘 남은 상황에서 변수로는 막판 여야 지지층의 결집과 후보를 둘러싼 논란, 의료개혁과 관련한 의정갈등 양상 등이 꼽힌다. 엄경영 소장은 “의대 증원과 민주당 후보에게 제기되는 도덕성 문제, ‘200석’ 탄핵 프레임 등이 막판까지 이슈가 될 텐데 이들 모두 민주당에 좋지 않아 선거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대통령과학장학생 25:1 경쟁률…최대 지원은 컴퓨터SW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제1기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생 선발이 완료됐다. 25: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총 120명이 선발됐다.분야별로 가장 많이 뽑은 분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SW)였다. 분야별 선발 인원은 신청 접수 인원에 비례 배분했다고 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석·박사 이공계 인재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생 120명을 최종 선발하고 4월부터 장학금을 즉시 지급한다고 7일 밝혔다.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2022년 12월 22일)에서 이공계 대학원생에 대한 차별화된 장학 지원 사업을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올해 신설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컴퓨터SW·소재·바이오의료융합·전기전자·기계 전공 많아올해 신규 장학생 선발인원은 석사과정생 50명(신입생 25명, 재학생 25명), 박사과정생 70명(신입생 30명, 재학생 40명)으로 총 120명이다. 선발 과정은 대학원생 개인 신청 접수 후 1단계 서류 심사, 2단계 심층면접 심사 순으로 진행됐다. 대학원생 개인 역량을 직접 평가하여 최우수 이공계 인재를 발굴하는 체계로서, 올해 선발 경쟁률은 약 25 : 1(신청 접수 인원 총 2980명)로 확인됐다.분야별 선발인원은 신청 접수 인원에 비례 배분하여, 대분류 기준으로 △자연과학 총 19명(석사 9명, 박사 10명) △생명과학 총 24명(석사 8명, 박사 16명) △공학 총 30명(석사 13명, 박사 17명), △ICT·융합연구 총 47명(석사 20명, 박사 27명)을 선발했다.소분류로 보면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14명, 소재 10명, 분자 생명 10명, 바이오의료 융합 9명, 기계 9명, 전기전자 9명 등이 많았다.과기정통부는 선발 분야의 경우 이공계 연구인력 육성 분야를 체계적으로 구분한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본부 학문단별 분류체계에 따라 총 17개 선발 분야를 적용하고, 분야별 전문가 풀을 기반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여 심사과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4월부터 장학금 지급최종 선발된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생에게는 대통령 명의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석사과정생 매월 150만원(연 1800만원, 최대 3600만원), 박사과정생 매월 200만원(연 2400만원, 최대 9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올해 신규 장학생의 장학금 지급은 2024년 3월 ~2025년 2월 동안 월별로 실시하며(단, 3월 장학금은 4월에 지급), 1년 단위 계속 지원 평가를 거쳐 차년도 지급이 진행될 예정이다. 선정 결과는 8일 오전 9시부터 한국장학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2월 제12차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 확대와 이공계 대학원생 연구생활장학금(한국형 스타이펜드(stipend)) 도입을 신속히 추진하여,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생활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끄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낙태죄 헌법불합치’ 4년, 임신중절약은 ‘0개’...현대약품 미프지미소, ‘또’ 보완요청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현대약품(004310)이 1년여간의 준비 끝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임신중절의약품의 품목허가를 재신청했지만 또 다시 보완요청을 받았다. 임신중단 여성을 처벌하는 낙태죄 조항이 효력을 상실한 지 3년이 넘었지만 대체 법안 제정은 물론 임신중절의약품 도입도 아직 답보상태다.현대약품은 지난해 3월20일 ‘미프지미소’(Mifegymiso)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이후 4개월만인 같은 해 7월 식약처로부터 보완요청을 받은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현재 미프지미소 품목허가를 위한 보완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서류보완 일정은 미프지미소 원개발사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영국 라인파마의 ‘미프지미소’ (사진=라인파마인터내셔널)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 200㎎(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마이크로그램, 1㎍ = 0.001㎎)(4정)으로 구성된 콤비팩 제품이다. 미프지미소보다 익숙한 ‘미프진’이라는 이름은 미페프리스톤 단일성분 의약품을 지칭한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을 지속시키는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억제하고, 미소프리스톨은 남은 임신 산물을 배출하기 위해 자궁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한다. 9주 이내의 초기 임신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미프지미소가 기허가된 국가들에선 미페프리스톤 1정을 복용하고 36~49시간 뒤 미소프리스톨 4정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처방된다.미페프리스톤은 1998년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에 의해 프랑스에서 최초 승인된 뒤 2000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허가를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5년부터 약 20년 가까이 미프지미소를 필수의약품 목록으로 지정, 두 성분을 병용하는 것이 약물을 통한 안전한 임신중지 방법이라고 권고하고 있다.미국 의학 연구기관 ‘가이너티 건강 프로젝트’(Gynuity Health Project)에 따르면 총 95개국에서 임신중단을 목적으로 미페프리스톤을 사용하고 있다. 95번째 승인국가인 일본은 지난해 복용시 입원이나 병원 내 대기해야 한다는 조건 아래 ‘메피고 팩’라는 이름으로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성분의 미프지미소를 승인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낙태죄 처벌 조항이 폐기됐지만 대체 법안이 없어 현재 임신중절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입법 공백 상황에서도 임신중절의약품 허가는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현대약품은 지난 2020년 라인파마와의 계약으로 국내 판권 및 독점공급권을 확보했다. 현대약품이 수입을 신청한 미프지미소는 캐나다 보건당국이 2015년 허가한 의약품과 동일한 것이다.회사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당시 식약처의 자료보완 요청에 자료 제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예 의약품 허가를 자진철회했다. 이후 1년을 훌쩍 넘긴 지난해에서야 재신청이 이뤄졌는데 다시 보완요청을 받으면서 판매 시점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중국, 일본을 비롯해 동북아시아 국가가 포함된 여러 나라에서 시판 중인 약물이지만 한국에서는 3년째 품목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앞서 현대약품의 미프지미소 품목허가 자진취하 당시 식약처는 “현대약품이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재신청하는 경우 이번 심사에서 제출하지 않은 보완사항을 중심으로 심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해 다시 신청서가 접수되면 예상보다 빠르게 허가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신청이 이뤄진 시점부터 또 다시 1년이 지났다.통상 민원에 대해 식약처는 두 번까지 자료요청을 할 수 있고, 품목허가 신청자는 3개월씩 최대 2번까지 자료 제출을 연기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2번의 자료 제출 연기가 이뤄졌다고 해도 일반적인 경우라면 올 1월에는 보완기간이 종료됐어야 한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원칙에 대한 유동적인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미프지미소의 경우 원개발사가 영국의 제약사고, 생산 역시 영국 라인파마에서 이뤄져 해외 제조소 등록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허가 지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지난 2021년 신청 당시에는 식약처가 인종 간 차이를 고려해 현대약품에 미프지미소의 가교임상 데이터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신청에서 현대약품은 기존 임상자료와 80여개국의 리얼월드데이터를 제출하며 가교임상을 대체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1년 식약처 국정감사 당시 증인으로 참석한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는 “가교임상 시행시 2~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실제 재신청 시점은 품목허가 자진철회 후 1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교임상(브릿지 스터디)은 외국에서 개발된 신약의 인종간 차이에 따른 영향을 확인하고자 내국인을 상대로 실시하는 임상시험을 말한다.회사 관계자는 “가교임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개발사와 논의가 필요하므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에서는 식약처와 소통하며 미프지미소의 품목허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식약처 관계자도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이번 품목허가에 대해 승인이나 반려 등 가부간에 결론이 나게 되면 별도로 설명할 것”이라고 답변했다.한편, 업계에서는 불법 유통되는 국내 미프진 소비량이 연간 100만정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약품은 미프지미소의 비급여 약가를 35만원 안팎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약가가 이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낮고 불법 유통시장이 계속 공존한다고 하더라도 미프지미소 매출은 연간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탈모약 마이녹실, 음료 미에로화이바 등으로 알려진 현대약품은 지난해 매출 1808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